공유하기
국내 유명 대기업 L사가 정부지원금을 받아 개발한 첨단 에어컨 제조기술이 2012년 중국 경쟁사에 넘어갈 뻔했다. 전직 연구원이 기술을 빼내려다 국가정보원에 적발됐다. 이 기술이 중국에 넘어갔다면 우리 기업은 향후 3년간 1조6000억 원에 이르는 매출액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에는 미래 전장의 핵심 무기인 전자기펄스(EMP)를 방어하는 첨단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가까스로 막았다. 기술개발 업체의 연구원이 비밀리에 러시아 측으로 기술을 판매하려는 것을 국정원이 포착했던 것. 이처럼 최근 5년간 해외로 유출될 뻔했던 국내 기술은 21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사람은 495명이다. 이 가운데 64건은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연구개발사업비가 투입된 기술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국정원이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국정원은 산하기관인 산업기밀보호센터를 통해 산업기술 해외 유출을 단속하고 있다. 적발된 사례 중 14건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기술이다. 시장가치가 높은 국가핵심기술은 다른 국가로 유출되면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14건 중 절반인 7건은 전기전자, 5건은 조선 분야의 기술이었다. 나머지 50건은 국가연구개발사업비를 투입해 개발한 기술이다. 이 중 34건이 전기전자와 기계 분야의 기술이다. 특히 50건 가운데 43건(86%)은 자본력이나 영업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인 것으로 나타났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국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보완하는 취지로 1963년 도입된 비례대표 제도가 50년 고개를 넘었다. 독재정권 시절엔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했지만 민주화가 정착된 뒤엔 인재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재 여야의 중진급, 간판급 인사 중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19대 국회 들어 비례대표 의원들이 각종 설화(舌禍)에 휘말리고 공천헌금이나 경선 비리가 터져 나오면서 비례대표 제도란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또 제1 야당의 경우엔 전문성이나 직능대표보다는 ‘정체성’을 공천 기준으로 내세우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이 막말 등 여러 구설과 정치 수준 하향화(下向化)의 주역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지난달 발생한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도 비례대표 의원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15∼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신’을 토대로 어떤 사람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는지 흐름을 분석해봤다. 》 ○ YS, DJ 비례대표 공천 어떻게 15대 국회는 김영삼(YS) 전 대통령, 16대 국회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당 총재직을 겸임하면서 막강한 공천권을 행사했다. 15대 총선 때 YS는 비례대표 1번에 이회창 전 국무총리를 전격 발탁한다. 안보정책조정권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떠난 이 전 총리를 다시 껴안은 것. ‘대쪽 총리’로 불리던 이 전 총리 영입은 “과감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 3번에도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이만섭 전 국회의장을 배치했다. DJ는 비례대표 1번으로 여성이자 교육계 출신인 정희경 청강학원 이사장을 발탁했다. 1995년 정계 복귀 뒤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파격’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이 덕분에 15대 총선은 ‘개혁 공천’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비례대표로 수혈돼 당의 간판급 인사가 된 인사도 많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15대 총선 때 DJ가 총재로 있던 새정치국민회의의 비례대표 6번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새누리당 대표 등을 지낸 뒤 교육부 장관으로 발탁된 황우여 의원도 15대 총선 때 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DJ는 집권 후 대통령 겸 당 총재로서 공천권을 행사한 16대 총선에서 이만섭 전 국회의장 등 옛 여권 인사, 군 출신, 각 직능대표를 비례대표 후보로 배치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비례대표 공천을 통해 과거와의 화해, 국민 통합을 시도하는 한편 안정감을 보여주려 했다”고 전했다. ○ 17, 18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들은 17대 총선은 이른바 3김(金·YS-DJ-JP)의 그늘에서 벗어나 치러진 첫 선거였다.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와 정당에 각각 1인 2표의 투표를 하고 득표 비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고, 비례대표 후보에 여성을 절반 이상 추천하는 현재의 비례대표제가 정착된 것도 이때부터다. 특히 주요 정당은 여성을 1, 3, 5… 등 홀수 순번으로 우선 배치했다. 남성 정치 지망생들 사이에선 “국회의원이 되려면 성전환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 같다”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나경원(새누리당) 박영선 의원(새정치연합)이 17대 총선 때 여성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대표적인 인사이다. ‘양극화’가 사회 문제로 대두한 18대 총선(2008년 4월) 때는 사회 소수자를 대표하거나 복지, 여성문제 전문가들의 진입이 두드러졌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1번에는 ‘부스러기사랑 나눔회’ 대표였던 강명순, 최영희 전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이 배치됐다. ○ ‘최악’ 딱지 붙은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들 대선을 8개월 앞두고 ‘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진 19대 총선(2012년 4월) 때 여당인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제1 야당인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체성 바로 세우기’를 전면에 내걸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선공약 작업을 함께한 안종범 의원 등 경제 전문가들을 중점 배치했다. 탈북자와 다문화를 상징하는 차원에서 조명철 이자스민 의원도 금배지를 달았다. 민주당은 한명숙 당시 대표와 이해찬 문재인 의원 등 친노(친노무현) 사단이 비례대표 공천을 주도하면서 김광진 김기식 김현 배재정 은수미 장하나 최민희 임수경 의원 등 친노·강경파 의원이 대거 유입됐다. 당시 민주당 안팎에서는 “당 정체성이 대체 뭐냐”란 반발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김현 의원은 대리기사 폭행 사건 과정에서 “내가 누군지 알아” 등 갑(甲)질로 물의를 빚었지만 사건 발생(9월 17일) 한 달이 훨씬 지난 29일 현재까지도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청년비례대표’란 명분으로 국회의원이 된 김광진 장하나 의원은 갖은 막말로 구설에 올라 있다. 백선엽 장군을 “민족의 반역자”라고 지칭하는가(김) 하면 박 대통령을 향해 “국가의 원수(怨讐)”라고 해(장) 국회 안팎에서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가 23∼28일 19대 비례대표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분석해본 결과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27명) 중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해 제출한 법안은 52.6%(984건 중 518건)였다. 새정치연합 비례대표 의원(21명)은 제출 법안 918건 중 30.2%(278건)가량만 전문 분야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비례대표의 취지는 각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해 입법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꾀하라는 것”이라며 “전면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수 soof@donga.com·홍정수·배혜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29일 국회 시정연설은 지난해보다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개회 선언 후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자 여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반면 야당 의원은 20여 명의 좌석이 비어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신경민 의원 등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지만 문재인 의원은 지난해와 달리 일어나서 박수에 동참했다. 시정연설이 진행된 37분 동안 박수는 모두 27차례 나왔다. 지난해엔 33차례였다. 야당 의원들은 대부분 차분히 연설을 들었다. 새정치연합 조경태 의원 등은 박수를 많이 보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전혀 박수를 치지 않았던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이번에 시정연설이 끝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박수를 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내년도 예산안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를 만드는 데 적절히 배정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전작권 환수, 세월호, 자원외교 국부 유출 등 국민이 듣고 싶고,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28일 밤부터 기다리던 50여 명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는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29일 오전 9시 40분경 박 대통령이 국회 본청 앞에 도착하자 유가족들은 “대통령님 살려주세요!” “약속 지키세요!”라고 외쳤지만 박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박 대통령은 국회를 떠나면서도 항의하는 유가족들을 한 번 보기만 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공무원이 ‘봉’입니까?”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28일 공무원연금 제도 개혁에 대한 정책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서 “부자들은 가만 놔두고 공무원만 잡으면 되겠느냐”며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대부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추인했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전 의원의 동의를 받아 당론으로 발의했다. 하지만 비공개 의총에선 의원들의 걱정과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공직 출신 의원들은 “공무원들의 생계와 자존심을 고려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었다. 비공개 의총에서 가장 먼저 입을 뗀 이한성 의원은 검사장 출신이다. ▽이 의원=“5억, 10억 원씩 받는 고소득자들의 세율을 올려야지, 공무원연금만 개혁한다고 소득 재분배 효과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김동완 의원=“타 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도 30년 공직생활을 마친 뒤 2011년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을 지낼 때 정말 어려웠습니다. 공무원연금이 있어 그나마 생계를 이었어요. 우리 공무원들의 생계에 덜 문제가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태흠 의원=“우리 집사람이 공무원입니다. 공무원들을 진정성 있게 설득하고, 일반 국민들의 전적인 지지를 받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정치 이슈화하면 ‘표심(票心)’이 이탈할 것을 걱정하는 의원도 있었다. 2007년 노무현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했을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박명재 의원이었다. ▽박명재 의원=“개정안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다만 우리 새누리당은 국가 재정을 위하는 측면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에 접근하고 있지만 야당은 이걸 공무원 표심으로 이용할 겁니다. 연금 개혁 때문에 우리 표가 야당으로 간다면 이중적인 손해가 나는 셈이죠.” 공무원연금 개혁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달리 개혁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강경 발언도 나왔다. ▽김세연 의원=“추후 퇴직수당을 민간 수준으로 맞추면 정부의 재정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습니다. 미래 세대에 부담이 덜 가게 하려면 더 개혁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한구 의원=“공무원에 대한 무차별적 처우 개선은 검토하지 않을 겁니다. 제대로 일 안 하는 공무원은 정리돼야 하고 차별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을 가져가야 합니다.” 김 대표는 의원들의 자유토론과 질의를 모두 들은 뒤 미소를 지으며 마무리 발언을 했다. ▽김 대표=“개혁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다 뜻이 같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꼭 성공시키겠습니다. 당론 발의를 하는 편이 조금 덜 부담될 겁니다.” 새누리당은 이날 당 소속 의원 158명 전원과 무소속인 유승우 의원에게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서명을 받았다. 이날 오후 5시 김 대표는 이완구 원내대표 등과 함께 의원 159명의 명의로 당론 발의한 개정안을 국회에 직접 제출했다. 김 대표가 직접 당론 발의에 서명한 것은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한 당 지도부 외 일부 의원만 개정안에 이름을 올리면 이들이 비판 공세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법안을 제출한 뒤 “야당과 내일부터라도 긴밀하게 협의해 가면서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해서 충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아이고, 오늘 참 기분 좋다”며 당 의원 전원의 뜻을 모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의 뜻이 강경한 만큼 여권 내부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공무원노조와 야당의 반발은 갈수록 거셀 것으로 보인다. 여권이 내건 ‘연내 처리’ 목표 시한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대통령의 특정한 위치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는 취지였는데 한 번 ‘알지 못한다’고 말한 일이 있습니다. 취지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했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2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방을 묻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질문에 힘을 주며 또박또박 대답했다. 김 실장은 7월 7일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이 몇 시에 출근하느냐’ ‘대통령이 집무실에 있었느냐, 관사에 있었느냐’는 질문에 “모른다”, “대통령이 경내에 있으면 어디든지 대통령 집무실”이라고 했었다. 김 실장은 당시 애매한 답변이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관한 의혹 제기의 단초가 됐다는 점을 인식한 듯 더이상의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해 신경을 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 실장은 “(청와대를) 위성에서 내려다보고 심지어 적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다니면서 촬영하고 다닌다”며 “때문에 지나간 일이든, 현재든, 앞으로든 (대통령의) 특정 시간 특정 위치를 말하는 것은 장차 경호상 큰 문제를 야기한다”며 대통령 위치 비공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또 청와대는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오전 10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 15분까지 박 대통령이 총 19차례 보고를 받았고 7차례 필요한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인사 난맥상도 국감의 주요 주제였다. 김 실장은 송광용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검증 부실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이른바 ‘만만회(박지만 이재만 정윤회)’ 등 비선이 인선에 개입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그런 사실이 있으면 국민들이 신고해 달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낙하산 인사가 많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는 “낙하산 인사 하지 않는다. 자격 있는 인사에게 인사 한다”고 단언했다.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임명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는 “적십자사 총재는 적십자사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에 대해 “안보상황 변화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이 지침을 줬다”고 답변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이현수·홍정수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수산부가 2015년도 예산에 해양 안전 관련 항목을 크게 늘린 예산안 통과를 요청했지만 국회는 예산안 편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폭 삭감을 예고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해수부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부는 집행률이 낮았던 사업의 예산 배정은 늘린 반면 안전사업으로 포함시켜야 할 사업은 분류에서 제외하는 등 허술한 사업계획을 다수 드러냈다. 내년도 해수부 안전 예산은 올해보다 16.3% 늘어난 1조434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중 471억8200만 원이 편성된 연안정비사업은 지난해 집행률이 56.4%에 그치는 등 매년 예산이 이월되어 왔다. 연안정비사업은 해안 침식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한 환경개선사업이다. 어선의 안전한 정박 등을 위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국가어항사업 역시 집행률이 67.8%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 사업에 대해 “해마다 예산 집행률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해수부는 국가어항산업의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6.2% 늘린 1630억 원으로 편성했다. 검토보고서는 “사업계획 수립의 부실 등 준비가 미흡해 일어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해수부는 대폭 늘어난 안전 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안전 예산 분류 체계를 새로 정비했지만 일부 사업이 누락되는 등 부실 관리가 발견됐다. 해수부는 어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자동소화장치 등 안전장비를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 사업을 2015년부터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 9억9000만 원은 해수부 안전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해수부는 내년부터 해양방사성물질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사업을 새로 추진하겠다며 5억1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예산을 집행할 법적 근거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해양오염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이유로 예산부터 편성하고 본 셈. 현행법에 따르면 해양방사성물질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은 원자력안전위원회만 가지고 있다. 해수부는 원안위가 아닌 기관도 연구·학술 목적으로 방사능물질 조사를 할 수 있게 하는 ‘해양환경관리법’ 개정안을 8월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해당 법률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핵심 사업인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사업의 예산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국회 검토보고서가 나왔다. 현 정부의 3대 외교안보 구상 중 하나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사업계획에 대해서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여야가 27일 국정감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뒤 곧바로 정부 예산안을 놓고 본격적인 ‘예산전쟁’에 들어간 상황에서 관련 예산에 대한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일보가 27일 단독 입수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부처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한 신규 사업 3개 중 2개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박 대통령이 2013년 10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유라시아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공식 주창한 한반도 평화 구축 방안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해 통일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예결특위는 ‘나진-하산 물류사업 등 남-북-러 3각 협력 확대’에 대해 “구체적 추진전략이 미흡하다”며 보완을 촉구했다. 한-중앙아시아 5개국 협력 공동사무국 설립에 대해선 “국제교류재단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글로벌 인사교류 사업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예결특위는 지난달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강조했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사업에 대해선 “예산안 규모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삭감 필요성을 제기했다. 검토 배경에 대해 “남북 간 협의가 진척되지 못해 집행 실적이 부진하고, 남북 합의 후 입지 선정 및 설계에 일정 시간이 소요됨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가 임박했을 때 이동식 발사대 등을 탐지해 신속히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사업에도 “현실적인 사업계획을 토대로 체계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정부는 1조1808억 원가량을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했다. 다만 한미 양국이 23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합의 과정에서 정부가 2020년대 중반에 킬 체인을 구축하기로 한 만큼 상황 변경에 따라 예산 및 일정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결특위 보고서는 또 “킬 체인은 표적 탐지 후 파괴까지 30분 이내의 시간 소요를 목표로 추진되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감시정찰 자산 등을 보유한 미군이 35분이 걸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이라며 계획 수정을 촉구했다.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과 소형무장헬기 공대지유도탄사업에 대해선 통합계획 마련 및 일부 감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각각 제시했다. 예결특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4 용지 2230쪽의 검토보고서를 특위 소속 여야 의원 50명에게 최근 배포했다. 본회의 처리에 앞서 예산안 심사를 하는 마지막 관문인 예결특위는 다음 달 각 상임위 예비심사 결과보고서와 예결특위 자체 검토보고서를 바탕으로 종합심사를 한다.고성호 sungho@donga.com·홍정수 기자}
강현진 서울맹학교 교장은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누구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설훈 위원장이 의원들에게 추가 증인신문 계획을 일일이 묻는 과정에서 강 교장을 부른 사람이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강 교장은 끝내 말 한마디 못한 채 돌아갔다. 7일 시작된 국정감사가 27일 12개 상임위원회의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어렵사리 채택된 증인들에 대한 질의와 이에 따른 답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채택 과정에서만 호통을 치고 제대로 된 정책 질의는 나 몰라라 하는 구태가 여전했던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26일 이번 국감에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302명 가운데 임원급 이상 기업인과 주요 현안 관련자 등 주요 증인 20명의 답변 시간과 내용을 분석해봤다. 그 결과 이들의 1인당 평균 답변시간은 3분 18초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명 가운데 답변 시간이 5분 미만이었던 증인은 80%(16명)나 됐다. 분석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증인 가운데는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사람들이 대다수여서 전수조사를 할 경우 평균 답변시간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실에 따르면 18대 국회에서 국감 일반증인들은 평균 3분 54초의 답변을 했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도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37명의 평균 답변시간이 2분 28초에 불과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19대 국회에 들어서도 이에 비해 나아진 게 없는 것이다. 의원들이 일반증인에게 반말을 하거나 호통을 치고 이에 대해 증인은 내용 없는 답변으로 일관하는 잘못된 행태도 되풀이됐다. 국회 안팎에서는 일반증인의 출석요구 요건을 강화하는 등 국감 관련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행정학)는 “국민 경제나 민생과 직접 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증인 등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홍정수 기자}
국정감사에서 증인 채택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치권에서도 증인 채택제도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은 증인 채택을 할 때 출석요구서에 신청 이유를 써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분량이 한 줄 정도에 불과해 구체적인 신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나 청문회에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이나 참고인이 서면으로 충분하게 답변하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같은 당 이노근 의원도 국정감사 또는 국정조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사람만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증인 채택을 엄격하게 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문가들은 증인과 참고인의 채택 기준을 더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26일 “여야 합의로 사안의 경중을 판단해 국감 현장에 반드시 출석시킬 필요가 없는 증인·참고인은 서면 답변이나 화상질의 같은 방법으로 출석을 대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홍금애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집행위원장은 “증인을 신청한 의원이 신청 이유를 A4용지 1장 분량으로 적어내서 의원들이 회람한 뒤 상임위에서 토론할 필요가 있다”며 “의원들이 서로 어떤 증인을 불렀는지 미리 의견을 교환하고 질의 내용을 연구한다면 더 깊이 있는 질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이 24일 밤 최고위원직 사퇴 철회와 관련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지 하루 만에 회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태호 “고민 깊어졌다” 김 의원은 이날 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퇴를 철회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고민이 좀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나의 요구(개헌)를 (지도부) 안에서 하는 게 더 좋지 않으냐는 요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특히 “개헌과 관련해 김무성 대표와 내가 가야 할 길이 다르지 않다”고도 했다. ‘개헌 불가피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사퇴 번복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전날 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헌은 하늘이 두 쪽 나도 해야 한다”고 했었다. 김 의원과의 통화는 김 의원이 이장우 원내대변인의 대전 상가에서 김무성 대표와 한 시간 넘게 대화를 하고 난 뒤 이뤄졌다. 김 대표는 전날 저녁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 의원을 만나 설득한 데 이어 이날도 두 차례나 만나 사퇴 철회를 요청했다. 오전 11시 40분경 김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은 데 이어 김 의원을 만나기 위해 대전까지 내려갔다. 삼고초려를 한 셈이다. 김 대표는 통화에서 “김 의원과 만나 ‘내가 사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사퇴를 유보하고 고민을 해보라’고 설득했다”고 했다.○ 하루 종일 알쏭달쏭 발언 김 의원은 이날 시종 최고위원직 사퇴 결정에 대해 알 듯 모를 듯한 해명을 내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사퇴 배경에 대해 “시작도 개헌이었고 끝도 개헌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활성화 법안을 통과시킨 뒤라야 개헌의 물꼬를 틀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전날 김 대표를 향해 박 대통령이 다걸기 하고 있는 경제 활성화에 염장을 뿌렸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사퇴가 김 대표를 정조준한 것이란 관측을 불식시키려는 듯했다. 최고위원 사퇴로 김 대표 체제가 흔들리고 있어 친박(친박근혜)계와의 사전조율설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사전에 누구와 상의하는 것은 전혀 없다. 그러면 사이비 정치”라고 펄쩍 뛰었다. 다만 차기 대선 주자로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치적 꿈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친박 일각 “존재감 부각 위한 조급증” 김 의원의 해명이 계속되면서 당내에선 사퇴 배경을 둘러싸고 각종 설이 난무했다. 친박계 일각에선 김 의원의 조급증에서 기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당 최고위원이고, 개헌론도 본인이 먼저 말했는데 김 대표에 가려서 본인의 목소리를 못 내고 정치적으로 너무 소외돼 있다 보니 조급증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주변의 말이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경제 문제에 관해서 대통령께서 간곡히 말씀하셨는데, 김 대표가 개헌론으로 여의도를 완전히 블랙홀로 빠뜨렸기 때문에 김 의원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하지 않았느냐고 판단한다”고 했다. 김 대표와 김 의원의 틈새 벌리기로 해석된다. 친박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왜 그랬는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박(비박근혜)계인 조해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고위원은 당과 청와대가 소통하는 데 있어서 전면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당직자다. 청와대와 당이 오해가 있다면 풀고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했더라면 (당청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았겠느냐”며 김 의원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 대표와 김 의원은 평소 막역한 사이로 2010년에는 당 원내대표와 국무총리 후보자의 위치였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40대(1962년생)로 경남도지사 재선 출신인 김 의원을 세대교체의 차세대 주자로 깜짝 발탁했다. 당시 비주류였던 친박계는 김 의원의 발탁이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 대통령에 대한 견제용으로 의심했다. 공교롭게 한나라당의 원내대표였던 김 대표는 친박이 껄끄러워하던 김태호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당시는 김 대표가 사실상 탈박(탈박근혜) 수순을 밟던 시기이기도 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홍정수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남다른 파스타 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3년 7개월 동안 한 파스타 집에서 8억 원 넘게 법인카드를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른 2곳의 식당에서도 각각 2억 원 넘게 사용해 3개 음식점에서만 약 13억 원을 지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평가원으로부터 받은 법인카드 결제 명세에 따르면 평가원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정동 부근의 한 파스타집에서만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법인카드로 총 4751건에 걸쳐 8억2000만여 원을 결제했다. 이 음식점의 파스타 가격은 한 그릇에 1만5000∼2만 원대, 하우스 와인은 한 잔에 8000원 수준이다. 1인당 가장 저렴한 파스타를 한 그릇씩 먹었다고 계산하면 그 기간 동안 총 5만4856인분을 먹은 셈이다. 김 의원은 24일 국정감사에서 “평가원 직원이 모두 269명이고 이 식당의 최대 수용인원이 8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년 7개월간 이 식당 전체를 빌려 685회나 회식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평가원이 지난해 이 파스타집 한 곳에 지출한 금액(2억4220만 원)은 평가원의 작년 경상운영비(17억 원)의 14.3%에 해당한다. 평가원은 하루에만 17회에 걸쳐 280만여 원을 지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의원은 “비정상적인 법인카드 사용으로 ‘카드깡’이 의심된다. 강도 높은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관 특성상 1년에 외부회의를 3000∼5000회 연다”며 “문제가 된 식당은 평가원 1층에 있어서 회의에 참석하는 수천 명의 전문가와 교육기관 관계자들이 주로 이용한 것일 뿐이며 카드깡은 있을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출범 100일을 막 지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김 대표의 개헌 발언에 청와대가 반격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23일 김태호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전격 사퇴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당 지도부 전원 명의의 의원입법으로 추진하겠다며 당청 갈등 수습에 나선 김 대표로선 곤혹스러운 형국이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밥만 축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부터 반성하고 뉘우치는 차원에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법만 제발 통과시켜 달라’고 애절하게 말했는데 국회에서 어떻게 부응했나”라며 “오히려 ‘개헌의 골든타임이다’라며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고 비판했다. 중국 방문 중 개헌론에 불을 붙인 김 대표를 정조준한 발언으로 해석할 만했다. 분권형 개헌을 역설해 온 김 의원은 이어 “이완구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을 직을 걸고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갑작스러운 ‘폭탄선언’으로 당 안팎은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전혀 이야기가 없었다. 이해가 안 가는 사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이 흔들릴 수 있다”며 사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의원은 사의를 접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우연히 김 의원을 만났다. 두 사람은 30분 정도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김 의원은 김 대표에게 사퇴 배경을 주로 설명했다. 김 대표는 “김 의원은 사퇴 의사를 고수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개헌과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 이 둘은 집권여당의 피할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작금의 사태를 보면 청와대와 당이 대립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는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여 개헌과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 이 둘 다 새누리당의 절박한 과제임을 알리고자 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김 의원은 청와대와 김 대표가 정면충돌하는 상황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김 의원이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시각도 있다. 당헌·당규상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30일 안에 전국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최고위원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계파 간 신경전이 노골화할 수 있다. 숨죽이던 친박(친박근혜) 진영도 개헌 논란을 계기로 전열을 정비하는 분위기다. 김 의원의 사퇴가 청와대와 김 대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김태호 의원 심야 인터뷰 ▼ “내 발언 진의는 하늘이 두쪽 나도 개헌해야 한다는 것경제활성화法 통과뒤에도 靑 미적거리면 할말 하겠다”최고위원직을 전격 사퇴한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23일 밤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동아일보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내 발언의 진의는 하늘이 두 쪽 나도 개헌은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퇴한 진의가 헷갈린다는 사람이 많다. “개헌은 대통령이 틀어버리면 할 수 없다. 개헌 논쟁이 탄력을 받으려면 대통령이 결심해야 한다. 지금 한국은 절박한 위기 상황이다. 경제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야 한다. 정기국회만은 경제에 다걸기(올인)해야 한다.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경제·민생 법안 이야기를 하는데 통과시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뒤에야 개헌 논의에 탄력이 붙는다.” ―김 대표 등 지도부는 사퇴를 말리고 있는데…. “사퇴는 조건부로 하면 안 된다. 계산하면 안 된다. 좌고우면 없이 담백하게 가겠다. 내가 도지사 세 번 할 수 있었는데 그것도 던지지 않았나. 최고위원 미련 없고 번복도 없다.” ―앞으로 뭘 할 건가. “경제 활성화 논의를 위한 대장 노릇하고 싶다. 다음 주부터 여야 넘나들면서 경제활성화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 법이 통과된 뒤에도 청와대가 개헌 논의를 미적거리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할 말을 하겠다.” ―혹시 오늘 발언은 대통령과 교감한 것인가. “그렇다면 내가 사이비다.” ―김 대표에게 아쉬운 점도 있었나. “물론 있었다. 우리가 전당대회에서 선택됐다는 것은 할 말이 있으면 거침없이 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중국 방문 중 개헌 요구는 할 말을 제대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꼬리 내린 것은 아니라고 본 거다.” ―김 대표와는 괜찮나. “김 대표와 저녁에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 설명했다. 순수한 원칙적 뜻을 밝힌 것이고 오해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는 23일 국회의원에게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국회가 파행하거나 국회의원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세비를 삭감하는 내용이다. 또 세비 관련 현안을 결정하기 위한 독립적인 외부기관으로 세비조정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혁신위가 제시한 세비 삭감 조건은 △국회 원(院) 구성 지연 △의원 구속 △국회 파행 또는 공전 △회의 불출석 등이다. 회의가 열리는 날 해당 의원이 출석한 날만큼 세비를 지급하는 ‘회의수당제’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방안은 여야가 이미 공감대를 이룬 ‘내년 세비 동결’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법제화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사례에 따라 세비 삭감 조건이 애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 어느 한쪽의 책임으로 국회가 공전하거나 국회의원이 불가피한 지역구 행사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경우 세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의원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혁신위는 세비 삭감 방침을 고수하겠다며 강경하다. 혁신위 간사인 안형환 전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원내 의정활동을 게을리하는 행위는 무노동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29일 국회의원 겸직 금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법제사법=법제처(14시·국회) ▽정무=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10시·국회) ▽기획재정=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10시·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원자력안전위원회(10시·국회) 방송통신위원회(14시·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문화체육관광부 및 문화재청, 그 소속기관·공공기관·유관기관(10시·국회) ▽외교통일=통일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10시·국회) ▽국방=1군단 그린캠프(10시·고양) 백학OP(GP)·JSA(15시·문산·파주) ▽안전행정=공무원연금공단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도로교통공단 한국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 새마을운동중앙회(10시·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해양수산부 및 소관기관(10시·국회) ▽산업통상자원=평동산업단지(10시·광주) 경주방폐장(10시·경주) 울산산업단지(방폐장 방문 후·울산) ▽환경노동=고용노동부(10시·국회) ▽국토교통=대한주택보증㈜ 한국시설안전공단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건설관리공사 ㈜워터웨이플러스(10시·국회) 한국감정원 대한지적공사 교통안전공단 주택관리공단㈜(10시·한국감정원)}
당정은 22일 예정대로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해체해 신설될 국민안전처에 넘기기로 했다. 새누리당 정부조직법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안전행정부와 당정 협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여권 일각에서 해경을 그대로 두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제동을 건 것이다. 정부가 6월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해경 수사권을 전부 육상경찰로 넘기도록 돼 있었다. 이번 당정 협의에선 수사권 일부를 국민안전처에 신설되는 해양안전본부에 남겨두기로 했다. 해상 사건 사고의 초동수사에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당 정부조직법 TF 위원인 윤영석 의원은 “중국 어선 불법조업. 영해 침범 행위 등이 벌어졌을 때 초반에 해경이 범인 신병 확보, 폐쇄회로(CC)TV 증거 확보 등을 해야 다음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며 “육상경찰이 현장에 도달하기까지 몇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고 있는 소방직의 국가직화는 정부조직법과 별개의 사안으로 정리됐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한다. 국회는 21일 “박 대통령이 29일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한다”고 밝혔다. 시정연설은 취임 첫 해는 대통령이 한 뒤 이듬해부터는 국무총리가 대독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해 시정연설 당시 “매년 시정연설을 직접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3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잇달아 하기로 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하루에 일괄 실시되는 것은 16대 국회 당시 229회 임시회(2002년 4월 9일) 이후 처음이다. 대정부질문은 31일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11월 3일 외교·통일·안보, 4일 경제, 5일 교육·사회·문화 분야순으로 실시된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사진)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23일로 예정된 적십자사 국감을 앞두고 피감 기관장인 김 총재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한적 측은 “21∼24일 중국에서 ‘국제적십자사연맹 제9차 아태지역회의’에 이어 25일 열리는 ‘동아시아지역 적십자사 리더십 회의’에 북한 적십자회도 참여한다”며 “이 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측) 백용호 부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야는 임명 당시부터 불거진 ‘보은 인사’ 논란을 의식해 국감을 회피하기 위해 출국한 것이 아니냐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김 총재가 중국 고위인사들과의 만남을 이유로 오늘 오후 출발하기로 한 비행기표를 오전으로 바꿔 출국했다”면서 “중국에 가서 동행명령장을 내밀어야 하는가, 안 되면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감을 받으라고 말해 달라’고 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양승조 의원은 “입법부를 무시하고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는 김 총재에게 국감 출석을 통보하고 응하지 않으면 동행명령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도 “김 총재가 국감을 앞두고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고 한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미국에서는 이미 150여 년 전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정부계약을 따내고, 재정보조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정부가 입은 손해액의 3배를 환수하는 제도를 시행해 왔다. 일명 ‘링컨법’으로 불리는 부정청구금지법(False Claims Act)이다. 이 법은 남북전쟁 중인 1863년에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정됐으며 이후 뉴욕, 캘리포니아 주 등 32개 주가 같은 법을 제정했다. 미국은 링컨법을 통해 2012년 49억5900만 달러(약 5조2600억 원)를 국고로 환수했다. 환수액은 2000년 15억7700만 달러(약 1조6720억 원)에서 2009년 24억6000만 달러(약 2조6083억 원), 2011년 30억5600만 달러(약 3조2415억 원)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링컨법에서는 법무부 장관과 일반 국민이 모두 소송 제기의 당사자다. 국민이 부정청구에 대해 정부를 대신해 직접 법원에 소송(Qui tam·퀴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퀴탐’은 왕과 자신을 위해 소송을 제기한다는 뜻의 라틴어. 국민은 정부의 이름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법무부가 이에 참여해 공동소송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소송 제기로 인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제적 행정적 불이익의 회복 조치도 규정돼 있다. 영국에서는 2002년 범죄수익 환수법률(Proceed of Crime Act)이 제정돼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재산환수청을 설치해 범죄수익을 몰수 또는 환수하고 있다. 또한 2006년에는 사기행위방지법(The Fraud Act)을 통해 △정보미공개 △지위·권한의 남용 △허위표시·진술에 의한 사기행위로 구분해 형사처벌과 동시에 재산상 이득금을 환수한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사진)이 20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에 대해 3000만 원 이하 세금은 체납에 대한 가산금을 탕감해주는 사실상의 경제적 사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경영을 하면서 다소의 잘못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됐다면 국가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이 의원은 “현재 세법상 (밀린) 세금을 납부하려면 원금보다 가산금을 우선 갚게 되어 있어 도저히 그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며 “세법을 개정해서라도 원금을 먼저 갚을 수 있도록 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과 정부가 종합적인 탕감대책과 사면정책을 검토한다면 어려운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법제사법=광주고등법원 광주지방법원 광주가정법원 전주지방법원 제주지방법원(10시·광주고등법원) 광주고등검찰청 광주지방검찰청 전주지방검찰청 제주지방검찰청(14시·광주고등검찰청) 부산고등법원 부산지방법원 부산가정법원 울산지방법원 창원지방법원(10시·부산고등법원) 부산고등검찰청 부산지방검찰청 울산지방검찰청 창원지방검찰청(14시·부산고등검찰청) ▽정무=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10시·국회) ▽기획재정=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부산 경남 울산본부 포함·10시·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대구지방국세청(14시·대구지방국세청) 광주지방국세청 대전지방국세청(14시·광주지방국세청)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ITU전권회의(10시 30분·부산) ▽교육문화체육관광=경상남도교육청 부산광역시교육청 울산광역시교육청(10시·경상남도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 전라남도교육청 전라북도교육청(10시·광주광역시교육청) ▽외교통일=주네팔대사관(현지) ▽국방=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10시·국회) ▽안전행정=중앙선거관리위원회(10시·국회)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14시·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한국마사회(10시·제주경마공원) ▽산업통상자원=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표준협회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전략물자관리원 한국세라믹기술원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10시·국회) ▽보건복지=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10시·국회) 증인신문(15시·국회) ▽환경노동=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고용정보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노사발전재단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 한국잡월드 건설근로자공제회(10시·국회) ▽국토교통=서울특별시(10시·서울특별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