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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인사 담당자가 ‘서류-필기-면접’ 방식으로 수만 명의 지원자 중 적임자를 가려내 계열사 혹은 부서별로 배치하는 방식으로는 숨어있는 인재를 찾아내거나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정기 공채 폐지 혹은 축소는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다.” 23일 SK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수시 채용 전환의 필요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산업 환경이 급변해 필요한 인재상이 수시로 달라지는 요즘 기존 공채방식으론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SK그룹은 올해 8월 말~9월에 진행될 하반기(7~12월) 공채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대신 내년부터 SK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채 규모는 단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전체 채용 규모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서류, 필기시험을 거친 뒤 희망 직무별로 1∼3회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려내는 방식으로 인재를 확보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주요 그룹의 필기시험일에는 시험장 주변에 교통체증이 생기고 시험 문제와 관련한 검색어가 포털사이트에 오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취업준비생들은 서류전형 통과를 위해 불필요한 스펙 쌓기 경쟁을 벌이거나 원하는 직무와 상관없는 공부를 해야 했다. 기업 인사채용담당자들은 기존 인력 교육에 할애할 시간을 쪼개 1년 중 절반을 채용준비에 보냈고 수억 원의 비용도 들여야 했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규모로 인력을 뽑아서 일괄 교육시킨 뒤 계열사나 부서로 배치하는 공채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며 “부서마다 ‘즉시 전력’을 뽑아 활용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는 공감대가 산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동아일보가 4월에 국내 30대 그룹(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말 발표 기준·금융사 공기업 제외)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서도 상당수 기업들이 공채 규모를 줄이고, 수시 채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이미 국내에서 실력 있는 엔지니어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며 “젊고 재능 있는 인재가 공채에 지원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언제든 문을 열고 취업 기회를 주는 게 기업의 미래를 위해 훨씬 낫다”고 말했다. ‘OO그룹 회사원’이 아닌 ‘OO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취업준비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채용 시스템 변화를 이끄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대기업들이 공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면 신규 대졸 취업자의 ‘취업문’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크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취준생보다 정보, 인맥이 갖춰진 경력자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검증된 인력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가면서 신규 대졸 구직자들은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준생과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학에서도 현장 교육을 강화하고 인턴 기회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상시채용 확대로 구직자에게는 더 많은 지원 기회가 생기고 기업은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구직자들이 매년 비슷한 시기에만 뜨는 공채소식만 기다렸다면 앞으로는 원하는 직무에 맞는 경력을 쌓으며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서동일 dong@donga.com·허동준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국산 소재 부품 사용이 강조되는 가운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이에 국산의 품질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박 장관은 18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국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마주친 최태원 회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불화수소를 안 사준 게 맞나’라는 질문에 “품질의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공정마다 불화수소 분자의 크기 등이 다 다른데 아직 우리 내부에선 그렇게까지 디테일하게는 못 들어갔다. 차차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2시경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최 회장의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박 장관은 해당 글에서 “대한상의 제주포럼 마치고 공항 가는 길에 ‘대기업이 한국 중소기업 불화수소 안 쓴다? 품질·순도 문제’라는 기사를 봤다”며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요? 만약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R&D(연구개발) 투자를 하면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했다면 지금의 상황은 어떠했을까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것에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에게 기회를 주고 용기를 주고 북돋아 주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7일 포럼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규제개혁 점수를 묻는 질문에 “정부는 많이 했다 그러는데 기업들은 체감하는 변화가 많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같은 행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영국 재무장관을 만났더니 한국이 영국보다 광범위하게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다며 놀라워했다”고 말해 규제개혁 효과에 대한 민관 인식의 차를 드러냈다.서귀포=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정부는 많이 했다 그러는데 기업들은 체감하는 변화가 많지 않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규제개혁 점수를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하지만 같은 행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영국 재무장관을 만났더니 한국이 영국보다 광범위하게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다며 놀라워했다”고 말해 규제개혁 효과에 대한 민관 인식의 차를 드러냈다. 박 회장은 “규제개혁이 안 되니까 신산업 전개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훨씬 뒤떨어지기 시작했고, 기존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져가는 것을 불 보듯 뻔히 보고 있는데 바꿀 수 있는 방안은 마땅치 않다”며 “이제는 규제개혁의 지연이 가져오는 폐해가 분명히 체감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포럼 개회사에서도 각종 규제를 ‘기성세대의 덫’으로 표현하며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회사 바로 다음 순서로 강연한 홍 부총리는 “전날까지 총 81건의 사업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진행됐다”며 “기재부가 역발상으로 규제 존치의 정당성을 공무원이 증명하는 규제 입증 책임제를 시행했더니 약 80건의 규제가 폐지되거나 개선됐다”며 규제개혁의 성과를 자랑했다. 18일에 이어진 포럼 행사에서도 한국에서 소재기업이 육성되지 못한 책임론을 놓고 민관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고 있는 불화수소와 관련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초청 강연에서 “국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한다”고 했다. 이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마주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불화수소를 안 사준 게 맞나’라는 질문에 “품질의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공정마다 불화수소 분자의 크기 등이 다 다른데 아직 우리 내부에선 그렇게까지 디테일하게는 못 들어갔다. 차차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대한상의 포럼 행사에 4대그룹 총수가 강연자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서귀포=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이번 사태가 대일(對日) 거래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기업별로 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7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회사에서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3가지 중점사안 중 하나로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을 꼽았다. 특히 박 회장은 정치권을 향해 “기업들이 소재 국산화 등 미래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R&D)과 공장 설립을 추진하려면 복잡한 인허가나 예상치 못한 장애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단의 대책을 세운다는 생각으로 기업들의 대응책에 전폭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나머지 중점 사안으로는 ‘규제 플랫폼 점검’과 ‘선진국 규범 공론화’를 언급했다. 박 회장은 “젊은 기업인들이 규제 애로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성세대가 잘못해서 놓은 덫들이 그들의 발목을 옭아매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규제들이 사라지면 완전한 카오스가 올 것 같은 공포가 사회 저변에 자리하는 것 같다”며 “기업들이 솔선해서 페어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당국에서도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만 법에 담는 선순환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개회사에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경제·사회, 가야할 길’이라는 주제로 30여분 간 초청 강연을 했다. 홍 부총리는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해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로제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보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주도 성장만 오로지 해야 할 것이 아니라 역점을 두는 건 오히려 혁신 성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날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제주포럼에는 전국 상의 회장단 등 기업인 600여 명이 참석했다. 홍 부총리 외에 리처드 볼드윈 스위스 제네바 국제경제대학원 교수,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용민 구글코리아 매니저,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등이 연사로 나선다. 서귀포=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최근 ‘홈(Home)술’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먹는 가전제품까지 나왔다. 16일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캡슐형 수제 맥주 제조기인 ‘LG 홈브루’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정수기처럼 보이는 이 제품은 레버만 당기면 신선한 수제 맥주가 쏟아져 나온다. 수제 맥주 제조기의 등장은 최근 국내에서 불고 있는 수제 맥주 열풍과 관련이 있다. 실제 국내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2016년 311억 원에서 2018년 633억 원으로 매년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제 맥주 전문 펍(PUB)이 많아지면서 수제 맥주 만들기에 직접 도전하는 일반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LG, 마니아 타깃 수제 맥주 제조기 출시 LG전자에 따르면 ‘홈브루’는 기업 간 거래(B2B) 없이 오직 맥주 마니아들만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다. LG전자는 4년 전 첫 아이디어가 나온 이후 최고의 맥주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영국과 독일, 벨기에, 미국 등 맥주 강국들의 양조장을 찾았다. 2000번 넘는 시음을 거듭하며 버린 맥주만 30t이 넘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날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제품 출시 행사에서 송대현 H&A사업본부장(사장)은 “이 제품에 관심을 가질 고객은 맥주 마니아”라며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하고 글로벌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 주세법상 주류 제조 면허가 없는 회사는 맥주 시음행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날 행사는 ‘치외법권’인 영국대사관에서 진행됐다. 글로벌 첫 진출 국가는 미국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 제품은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한 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해 5L의 맥주를 만들어 낸다. ‘인디아 페일 에일(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 ‘필스너’ 등 인기 맥주 5종을 제조할 수 있다. 캡슐 커피와 개념은 비슷하지만 맥주 종류에 따라 제조에 9∼21일이 걸린다. 캡슐은 98년 전통의 몰트(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아즙) 제조사인 영국의 ‘문톤스’사와 공동 개발했다. 관리서비스 3년을 포함한 일시불 가격은 399만 원이다. 5가지 캡슐 패키지는 각각 3만9900원이다. 송 사장은 “판매 수량이 많으면 제품 가격이 낮아질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연구비나 투자비가 많이 들어 초기 금액을 이렇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홈술’ 열풍에 ‘홈바(Home Bar)’ 매출도 급증 홈술 열풍에 집에서 술을 즐기는 관련 상품 매출도 크게 느는 추세다. 집을 술집처럼 꾸밀 수 있는 ‘홈바’ 상품이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홈바 형태의 가정용 식탁 매출은 2017년 기준 전년 대비 18.1% 증가한 데 이어 2018년(19.4%), 2019년(21.9%)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구매 고객은 주로 20, 30대 젊은층으로 전체 고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홈바 용도의 식탁은 일반 식탁 대비 20∼25cm 높이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상판을 추가한 확장형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수제 맥주, 칵테일 등 집에서 직접 술을 만들어 마시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인테리어 상품 매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허동준 hungry@donga.com·강승현 기자}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는 비스페놀A(BPA) 및 C4 유분을 생산하는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합작사는 올해 하반기(7∼12월)에 설립될 예정이며 롯데케미칼이 51%, GS에너지가 49%의 지분을 소유한다. 이 회사는 2023년까지 총 8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BPA 제품 20만 t, C4 유분 제품 21만 t 생산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 연간 매출액은 1조 원, 영업이익은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합작사업으로 7700여 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합작으로 롯데케미칼은 BPA를 합작사로부터 공급받아 가격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고 기존 C4 유분 제품 사업을 확장한다. GS에너지는 자회사 GS칼텍스를 통해 프로필렌 등을 합작사에 공급함으로써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석유화학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맞벌이 가정이 늘고 가사도우미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사노동자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국회의 벽에 가로막혀 양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가 가사서비스를 공식화하기 위해 2017년 발의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률안’이 1년 6개월째 국회에서 방치돼 가사서비스 관련 벤처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국회 소위에서 한 차례 논의됐을 뿐이다. 지난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를 찾아 전달한 경제 활성화와 규제개혁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요구안에도 이 법안을 조속히 입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사·육아도우미는 내년 21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사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대상이라 최저임금, 연차휴가 등을 비롯해 4대 보험 가입도 불가능해 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가사근로자 시장은 대부분 직업소개소를 통하거나 지인 소개 등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세한 직업소개소를 통하는 경우가 많아 서비스의 질과 비용이 천차만별인 데다 대부분 현금 거래로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시장 규모나 고용 규모도 집계되지 않고 있다. 명확한 계약서가 없다 보니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빈번하고, 가사근로자들도 차별과 폭언 등에 시달리기 일쑤다. 이에 정부가 발의한 ‘가사근로자법’은 가사근로자를 법적인 근로자로 인정하고, 4대 보험 등 기본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고용부의 인증을 거친 기관이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 가정은 여기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도우미를 파견받으면 된다. 재계에서도 법 도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법안이 통과돼 정식 고용 업체가 늘면 안정적인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련 벤처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스위스는 2010년부터 가사근로자의 지위를 인정하는 특별법을 제정했다. 일본과 홍콩은 노동관계법에 가사근로자를 포함하고 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지난해 이미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아주머니 한 분은 내보낸 상태예요. 근데 내년에 오른 최저임금에 맞춰 주휴수당까지 줘야 하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 될 겁니다. 그나마 지금 일하는 아주머니들은 오랫동안 함께한 사람들이어서 장사를 계속 하려면 주휴수당을 주기 어렵다고 이야기했어요.”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이모 씨(55)는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상승과 주휴수당 지급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며 이렇게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르고 여기에 주 15시간 이상 일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주휴수당 부담도 커지면서 소상공인들과 기업인들이 애로를 토로하고 있다.○ “쪼개기 알바로 자영업자, 근로자 모두 피해” 주휴수당은 실제로 인건비 부담이 큰 편의점과 식당 등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편의점주 홍모 씨는 “주휴수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점주들이 아르바이트 직원을 여러 명 채용해 단기 근무를 시키는 이른바 ‘쪼개기 고용’을 하고 있다”면서 “일의 효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구직자들도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돼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 직원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지급여력이 없는 소상공인들은 부득이 주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아르바이트를 쓸 수밖에 없다”며 “최저임금이 급격히 높아진 상황에서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보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주휴수당은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주휴시간을 최저임금 계산에 포함함으로써 ‘실질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됐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평균연봉이 9000만 원대인데도 주휴시간을 포함한 최저임금 계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직원 7000여 명이 최저임금 기준을 밑돈다. 이 때문에 상여금을 분할 지급하는 등 취업규칙 변경에 나섰다. ○ OECD 국가 중 한국 등 5개국만 유지 근로기준법 55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급휴일이란 쉬는 날이라도 일을 한 것으로 간주하고,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한다는 의미다. 이 조항이 보장한 유급휴일수당이 바로 주휴수당이다.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며, 1953년 5월 10일 근로기준법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있었다. 주휴수당은 저임금 시절 한국 일본 터키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이 급속한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근로자의 희생이 커지자 금전적 보상 차원에서 도입했다는 주장도 있다. 독일 호주 캐나다 등은 국가공휴일만 법정 유급휴일로 보장하고 주휴수당은 노사가 단체협약으로 정한다. 미국과 영국은 법정 유급휴일이 아예 없고 노사 자율이다. 일본도 임금 수준이 높아지자 1990년대 공론화를 거쳐 주휴수당을 없앴다. 한국도 올해(1만30원)부터 실질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어서면서 주휴수당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처럼 폐지하거나 대만처럼 주휴수당을 유지하더라도 최저임금 산정 기준(산입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휴수당이 산입범위에 들어가면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이 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휴수당은 급여로 봐야 하고, 급여는 당연히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돼야 한다”며 “오래전부터 문제가 됐던 사안인데 최저임금위원회가 아직껏 해결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유성열 ryu@donga.com·허동준·조윤경 기자안동준 인턴기자 건국대 행정학과 4학년}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개정안이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사전신고 기간(1∼6월)에 신고한 화학물질을 제외한 화학 물질은 이달부터 곧바로 안전성 평가를 등록해야 한다. 여기다 내년에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도 시행돼 기업들은 고용노동부에 화학 물질의 상세 내용을 담은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연구개발(R&D)용 화학물질을 공개하지 않으려면 따로 영업 비밀 심사를 거쳐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11일 “R&D를 할 때는 화학물질 배합을 바꿔가며 쓰고, 그 결과가 기업의 노하우다. 그런데 산안법이 시행되면 물질을 바꿀 때마다 정부에 보고해야 하는데, 그 시간만큼 뒤처지는 것 아닌가”라며 “화평법에 따라 글로벌 회사들이 영업비밀로 삼는 화학성분까지 알아내서 등록해야 하는데 현실상 쉽지 않다”고 했다.○ “취지 이해하지만 첩첩 규제 부담” 산안법과 같은 시기에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도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에 통풍 등 안전설비를 의무화한 법으로 올해 말이면 유예기간이 끝난다. 화학접착제 생산 중소기업 A사는 이 법에 대비해 연 매출(550억 원)의 30%에 달하는 180억 원가량을 들여 공장시설을 고치고 있다. 화관법은 경북 구미시 불산 누출 사고를 계기로 사업장의 화학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화평법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산안법은 하청업체 직원의 안전사고를 계기로 산업현장에서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산업계는 법의 취지와 방향은 맞는다고 본다. 하지만 엄격한 규제를 담은 3개 법이 한 번에 시행되면 “안 그래도 뒤떨어진 한국 소재·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 경쟁력이 일본에 뒤떨어진 것은 무려 100년이 넘은 일본의 업력을 따라잡기 힘들고 기술력, 인재 부족 등의 영향도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정부가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3개 법 모두 화학물질 정보를 일일이 등록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글로벌 화학업체들이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성분 공개를 꺼리는 데다 고유 물질명이 없는 화학물질도 많다”며 “사전 신고를 못 한 이런 물질들의 등록이 늦어지면 꼼짝없이 처벌을 받을 판”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당장 단속에 들어가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언제든 범법자로 몰려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화학업계 중소기업 대표는 “법을 잘 지키려면 화학 분야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며 “가뜩이나 중소기업은 인력난이 심한데 이런 고급 인재를 구하기는 훨씬 어렵다. 전문가가 없어 실수로 법을 어겨 처벌을 받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유럽보다 엄격한 규제 화평법은 당초 유럽연합(EU)의 ‘화학물질 등록·평가제도(REACH)’를 벤치마킹했지만 규제 강도는 훨씬 높다. 새로 도입되는 화학물질의 경우 EU는 1t 이상 유통하는 경우만 등록 의무를 주지만 우리는 100kg 이상이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주로 소재 개발을 담당하는 중소기업까지 부담이 커진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화평법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R&D 의지를 꺾는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다”며 “이제 와서 왜 R&D를 안 했는지 질책하는 듯한 분위기가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화관법과 산안법은 정부가 내려보낸 감독관이 자의적 판단으로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있도록 했다. 화관법에 따라 유해물질 취급 시설 충족 기준이 79개에서 413개로 늘어난 데다 공장 가동을 멈춰야 가능한 저압가스 배관 검사 등이 의무화됐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라인은 몇 분만 멈춰도 최소 수백억 원대의 손실이 발생하는데 중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일본보다 엄격한 EU의 제도를 도입한 것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라면서도 “업계와의 소통 폭을 더 넓혀 현장의 어려움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황태호 taeho@donga.com·강은지·허동준 기자}

종근당은 9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치카랑에서 현지 제약사인 오토사와의 합작법인인 ‘CKD-OTTO’사의 항암제 생산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종근당은 2016년 치카랑 산업단지에 항암제 생산 공장을 착공했고 지난해 9월 현지 정부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승인을 받았다. 또 올해 2월에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의결기구인 ‘울레마협의회’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 최초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으로 짓게 됐다. 이 공장은 3000만 달러(약 354억 원)를 투자해 연면적 1만2588m² 규모의 지상 2층 건물로 지어졌고, 연간 약 160만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 분량을 생산할 수 있다. 종근당의 제품 생산기술과 운영시스템을 이전해 시험생산을 완료했고 현지 정부로부터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추가 품목 허가를 받은 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자국에 생산설비를 갖춰야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현지 법령에 따라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2억7000만 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8조 원에서 2023년 약 13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곳이다. 종근당은 할랄 인증까지 획득한 이 공장을 향후 20억 인구에 달하는 이슬람 국가들을 비롯해 아세안경제공동체(AEC)로 진출할 수 있는 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시장 규모와 성장성이 큰 기회의 시장”이라며 “항암제 공장이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올해를 종근당의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한일 외교 갈등으로 인한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한일 모두 경제 손실이 커지고, 특히 한국 손실 폭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일본 경제제재의 영향 및 해법’ 긴급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소재가 30% 부족해지면 국내총생산이 한국은 2.2%, 일본은 0.04%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경연이 경제성평가 프로그램을 활용해 반도체 소재 부족 시 생산량 감소와 이로 인한 수출 순감액, 국내 소비 영향 등을 분석한 수치다. 기업들이 물량 확보에 실패해 소재 부족분이 45%로 확대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손실 폭은 4.2∼5.4%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조 위원은 “한국이 일본에 수출 규제로 맞대응에 나서면 양국 모두 GDP가 평균 1.2%포인트씩 추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일 싸움에 중국이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조 위원은 “수출 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이 심화되면 전기·전자산업에서 한국과 일본의 생산이 각각 20.6%, 15.5% 감소하는 반면 중국은 2.1% 증가해 독점적 지위가 중국으로 넘어간다”고 주장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LG전자가 트롬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10년 무상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LG전자는 9일 “고객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했다. 제품 사용 환경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 다를 수 있지만 보다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세척 콘덴서에 대한 10년 무상보증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제품 성능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앞서 콘덴서 자동 세척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먼지가 뭉치고 악취가 난다는 논란이 일면서 ‘엘지전자 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까지 1만5000여 명의 소비자가 몰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소비자 우롱하는 건조기 리콜 및 보상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LG전자 관계자는 “옷감의 습기를 빨아들인 고온 다습한 공기가 차가운 콘덴서를 통과하면 습기가 물로 바뀌면서 먼지와 함께 배출된다”며 “일부 먼지는 콘덴서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콘덴서에 남기도 한다”고 설명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LG화학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3000억 원의 연구개발(R&D) 투자 계획과 함께 R&D 인력을 지난해보다 700명 더 뽑아 6200명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 14%로 2024년 매출 59조 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공개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한 회사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사명을 가지고 회사를 더욱 글로벌화하고 혁신을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3M 수석부회장 출신인 신 부회장은 1947년 LG화학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최고경영자(CEO)다. 신 부회장은 사자성어 주마가편(走馬加鞭·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을 언급하며 △시장과 고객 중심의 사업 프로세스와 포트폴리오 △기술을 실제 상용화로 연결하는 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 등을 4대 경영중점과제로 제시했다. 신 부회장은 특히 ‘인재’에 방점을 찍었다.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반드시 인재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주에도 일본 도쿄에서 인재 35명을 만나는 등 인재 채용에 직접 나서고 있다. 그는 “인재 발굴과 배치는 가장 우선되어야 할 가치”라며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과 리더십이며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리더십을 배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4대 과제를 추진하는 동시에 석유화학과 전지, 첨단소재 등 3개 사업을 핵심 축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성 기반 성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를 5년 뒤 30%대까지 낮추고, 지역별로도 한국과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을 현재 약 70% 수준에서 50%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전반적으로 업황이 ‘다운턴’에 빠진 석유화학사업본부는 고부가 제품 비중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전략적 제휴와 인수합병(M&A) 등에 나선다. 전지사업본부는 자동차전지 사업을 중심으로 2024년까지 매출을 전체 절반 수준인 31조 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첨단소재사업본부는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가며 부진한 사업들은 사업 극대화를 위한 여러 전략적 방안들을 취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신 부회장은 “안정적인 석유화학, 급성장하는 전지, 미래 지향적인 첨단소재와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까지 균형적인 포트폴리오가 LG화학의 근본적인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신 부회장이 취임한 지 만 6개월. LG화학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특히 배터리 기술 유출 관련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신 부회장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관련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언급을 드리긴 어렵지만 어느 회사든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 비밀을 포함한 지식재산권 보호”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일본의 수출 제한 품목이 자동차전지 소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현재 외부에서 구매하고 있는 원재료들은 대부분 이미 내재화돼 있거나 한국과 일본, 중국, 유럽 업체 등으로부터 다각화를 준비해 왔다.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SK㈜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의 미국 판매가 8일(현지 시간) 시작된다. SK그룹이 1993년 이후 30년 가까이 매진한 글로벌 신약 개발 사업이 드디어 결실을 본 것이다.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승인시험(IND)을 획득한 지 23년 만이다. SK바이오팜은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중추신경계 치료제 신약 판매에 성공한 최초의 국내 기업이 됐다. 국내 제약업계는 솔리암페톨의 출시가 인보사와 한미약품 사태 등 잇달아 악재가 터지고 있는 제약·바이오업계에 새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 SK에 따르면 솔리암페톨은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으로 낮에 지나치게 졸린 증상을 겪는 성인 환자에게 각성 효과를 주기 위해 개발됐다. SK바이오팜이 성분을 발굴한 이후 국내에서 임상 1상 시험을 마쳤고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인수한 재즈 파마슈티컬스사가 임상 3상까지 완료해 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국내 제약사가 해외 업체들과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맺고 임상 3상을 모두 통과해 판매 허가까지 받은 유일한 제품이다. 신약 개발은 물질 개발에 성공해도 3상 시험이라는 관문을 넘기가 쉽지 않다. 일례로 한미약품은 최근 4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대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했지만 최종 판매 허가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모두 계약 해지됐다. 신약은 개발된 이후 △건강한 사람 20∼80명을 대상으로 하는 제1상 임상시험 △수백 명의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2상 임상시험 △신약 유효성이 어느 정도 확인된 후 수백∼수천 명을 대상으로 하는 제3상 임상시험의 단계를 거친다. 특히 솔리암페톨의 타깃 질환인 수면무호흡증 등은 기존에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어 북미 유럽의 선진 제약사들이 적극 공략하고 있는 ‘블루오션’이기도 하다. 재즈사는 2일(현지 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투자설명회를 갖고 “솔리암페톨의 미국 내 목표 매출은 2025년까지 5억 달러(약 5850억 원)가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고 아시아 12개국 판권도 갖는다.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출시도 준비 중이다. 세노바메이트는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 상태라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질환인 뇌전증 치료제다. SK바이오팜이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 진행했고 현재 미 FDA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11월에 시판 허가를 받으면 1상 단계 이후 기술을 수출하지 않고 한국이 독자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첫 사례가 된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시판 허가를 받으면 내년 상반기에 세노바메이트를 출시한 다음 유럽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독자 개발 신약이라 판매 수익 대부분은 SK바이오팜이 가져간다. SK바이오팜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연내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모회사인 SK㈜는 신약 개발 말고도 원료의약품 생산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2017년 브리스틀마이어스스퀴브(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통째로 인수했다. SK㈜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바이오·제약위탁개발생산(CMO) 기업 앰팩의 지분을 100% 인수하는 등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며 한국과 미국, 유럽에 생산기지를 갖추게 됐다. SK㈜는 2025년까지 CMO 사업 가치를 10조 원 수준으로 키울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의약품의 제형과 생산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제조 난도가 높아져 글로벌 제약사들도 자체 생산시설을 매각하고 전문 CMO에 생산 기능을 위탁하고 있는 추세”라며 “활발한 M&A와 증설을 통해 글로벌 선두 CMO 그룹에 조기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LG전자가 인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함께 ‘AI 드론 경진대회’(사진)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드론에 부착된 카메라로 사물의 이미지를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학습시킨 뒤 실제 경기장에서 드론으로 목표 사물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지 경쟁하는 대회다. 초·중·고·대학교별로 예선전을 치러 통과한 70여 개 팀이 본선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참가자들은 대회 기간 동안 LG전자의 게이밍 브랜드인 ‘LG 울트라기어’의 모니터와 인텔의 미니 PC ‘누크’를 사용해 소프트웨어 코딩 작업을 수행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10일부터 참가 신청을 받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유한양행은 ‘아임뉴런 바이오사이언스’에 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8일 밝혔다. 아임뉴런 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4월 성균관대 교수 2명과 유한양행 출신 김한주 대표이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소기업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혁신 기초의과학 연구 및 난치질환 신약 개발 등 미개척 분야에 도전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아임뉴런은 뇌질환 등 난치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기초의과학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다수의 플랫폼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IP)도 보유 중이다. 다양한 약물과 결합 가능한 ‘뇌혈관장벽(BBB) 투과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과 약물의 뇌혈관장벽 투과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인비보 라이브 이미징 기술’이 대표적이다. 유한양행은 아임뉴런과 뇌혈관장벽 투과 뇌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을 비롯해 뇌암과 퇴행성 뇌질환 등 뇌질환 영역에 대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향후 혁신적인 기초의과학 기술로 난치질환 신약 개발에 나서 지속적인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반도체 업황 침체가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급감했다. 미중 무역 분쟁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반도체 시장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5일 공시를 통해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56조 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 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58조4800억 원)은 4.24%, 영업이익(14조8700억 원)은 56.29% 줄었다. 직전 분기인 1분기에 비해 매출(52조3900억 원)과 영업이익(6조2300억 원)이 각각 6.89%, 4.33% 늘었지만 실적 개선으로 보기는 힘들다. 삼성이 사업 부문별 성적표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영업이익을 3조 원대 중반으로 추정했다. 올해 1분기에 9개 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4조1200억 원)이 5조 원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에 더 주저앉은 것이다. 스마트폰 부문도 ‘갤럭시 S10’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아 실적이 하락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이 흑자를 냈지만 이는 일회성 수익이 반영된 결과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계약을 체결한 애플이 아이폰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삼성 측에 지불한 9000억 원 보상금이 2분기 실적으로 잡힌 것이다. 3분기 이후 반도체 경기 전망은 엇갈린다. 반도체 재고 조정이 마무리에 접어들면서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와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본격화하면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이날 2분기 매출 15조6301억 원, 영업이익 6522억 원이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4% 떨어졌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반도체제조장비협회(SEAJ)는 올해 일본산 반도체 장비 매출이 작년보다 11.0% 감소한 약 2조2억 엔(약 21조7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가 하향 전망의 이유다. 이번 전망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이 반영되지 않아 추가 하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허동준 hungry@donga.com·임보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에 6조 원 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실적이 반영된 결과로 반도체 사업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 공시에서 2분기에 매출 56조 원, 영업이익 6조5000억 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올렸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에 비해 매출(52조3900억 원)은 6.89%, 영업이익(6조2300억 원)은 4.33% 각각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58조4800억 원)은 4.24%, 영업이익(14조8700억 원)은 56.29% 줄었다. 잠정 실적이어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영업이익을 3조 원대 중반으로 추정했다. 올해 1분기에 9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4조1200억 원)이 5조 원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에 더 주저앉은 것이다. 스마트폰 부문도 ‘갤럭시 S10’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아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디스플레이 부문은 ‘반짝흑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 일회성 수익을 반영했다고 이날 공시했는데, 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계약을 체결한 애플이 아이폰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삼성 측에 보상금을 지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3분기 이후 반도체 경기 전망은 엇갈린다. 반도체 재고 조정이 마무리에 접어들면서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와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LG전자는 이날 2분기 매출 15조6301억 원, 영업이익 6522억 원이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4% 떨어졌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반도체제조장비협회(SEAJ)는 올해 일본산 반도체장비 매출이 작년보다 11.0% 감소한 약 2조2억 엔(약 21조7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경기 둔화가 하향 전망의 이유다. 이번 전망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이 반영되지 않아 추가 하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애플코리아가 2016년 6월부터 이어져 온 ‘광고비 떠넘기기’ 의혹 조사와 관련해 스스로 잘못된 점을 고치고 피해 자구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밝혔다. 경쟁당국의 조사에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란 해석이 나오지만 애플코리아는 혐의를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5일 공정위는 거래상 지위남용 혐의로 심의를 받고 있는 애플코리아가 ‘동의의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불공정 거래를 한 조사 대상 기업이 자발적으로 피해 구제 방안을 제안하면 공정위가 의견 수렴을 거쳐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제도다. 애플코리아는 2009년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광고비와 기기 무상수리 비용을 떠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2016년 6월에 현장 조사에 착수한 뒤 지난해 4월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상정했고 세 차례에 걸쳐 전원회의 심의를 벌였다.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의 신청에 따라 심의를 잠정 중단하고 다음 달 중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절차 개시가 결정되면 애플코리아가 잠정 동의의결안을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공정위가 피해자 등에게서 의견 수렴을 해 최종 동의의결안을 마련한다. 절차 개시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의견 수렴 과정에서 동의의결안이 마련되지 않아 기각되면 심의 절차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애플코리아는 동의의결 신청을 공정위가 밝힌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애플은 “이 사안에 관한 공정위의 접근 방식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애플은 어떠한 법률 위반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이어 애플은 “20년 이상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해 온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언제나 그렇듯 한국을 포함해 어느 지역에서나 고객들에게 가장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정위에 신청한 동의의결은 총 13건이었으며 이 중 7건은 인용됐고 6건은 기각됐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신청한 현대모비스, LS, 골프존의 동의의결 건은 모두 기각됐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허동준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가 최종 확정된 다음 날인 4일 공식 사과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다만 인보사의 안전성은 확신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받아 환자, 투자자, 의료계에 심려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회사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의 이상반응 등을 관리하기 위해 전국 20개 거점병원 및 환자 안심센터 등을 운영하겠다는 대책 등을 제시했다. 약 500억∼600억 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환자들을 대상으로 15년간 임상시험에 준하는 철저한 장기추적조사를 통해 환자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4월 환자 등록에 착수해 현재까지 1725명을 등록한 상태다. 회사 측은 올해 10월까지 인보사를 투여한 3700여 명을 모두 등록할 계획이다.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3월 치료제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식약처는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최종 취소했다. 품목허가가 취소되면 1년간 동일 성분으로 재신청할 수 없다. 다만 이 대표는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과 협력해 현재 중단한 미국 임상 3상을 이른 시일 내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조만간 식약처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