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이상훈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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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책사회부장입니다.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sanghun@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칼럼42%
일본23%
국제일반23%
미국/북미3%
경제일반3%
국제교류3%
인사일반3%
  • 日, 1945년 침몰 ‘징용 귀국선’ 탑승명단 일부 전달

    1945년 광복 직후 한국인 징용 노동자 등을 태우고 부산항으로 가던 중 침몰한 ‘우키시마(浮島)’ 호의 승선자 명부 일부를 외교부가 일본 정부로부터 입수했다고 5일 밝혔다. 일본 해군 수송선인 우쿠시마호 침몰 79년 만이다. 이번 명부 확보로 당시 희생자 유족들이 위로금을 지급받을 길이 열렸다.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단초가 될 거란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아직 사망자 규모를 정확히 모르는 등 과거사 해결을 위해 산적한 과제가 많은 만큼 한일 정부 간 협의는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 후생노동성이 보관 중이던 75건의 자료 중 승선자 명부를 포함한 19건을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일본이 한국인이 아닌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가리는 작업 등 내부 검토를 마친 자료부터 우선 제공한 것”이라며 “나머지 자료도 (우리에게)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승선자 명부의 작성 시점 및 내용 등을 검토해 과거 일본 정부가 밝힌 우키시마호 피해자 규모가 타당한 수치인지 등부터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귀국 1호선’이었던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2일 일본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출발해 이틀 뒤인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일본은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했고 승선자 3700여 명 중 524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족들은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시켰고 승선자 8000명 중 3000명 이상이 숨졌다는 입장이다. ‘우키시마’ 침몰 원인-사망자 수 확인까진 과제 산적日, 징용 귀국선 탑승명단 일부 전달‘기뢰 사고’ vs ‘고의 폭침’ 주장 갈려“무슨 일인가 싶어 다들 초조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그 큰 배가 쩍 갈라졌어. 난 선상 꼭대기에 매달렸지만 대부분은 낙엽처럼 바다로 쓸려갔지.” 일본의 공군 비행장 공사에 강제징용됐다 우키시마호에 몸을 실었던 A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린 바 있다. 당시 A 씨는 살아남았지만 함께 배에 탔던 한국인 수천 명은 귀국길이 아닌 황천길에 올랐다. 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한국인 노동자 3725명 중 52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실제 탑승자는 훨씬 많았다는 입장이다. 생존자들은 부산으로 향해야 할 우키시마호가 돌연 기뢰가 가득한 마이즈루 앞바다에 멈췄고, 일부 일본 승조원이 구명정을 타고 해안으로 향한 뒤 폭발이 일어났다며 일본이 고의로 폭침시켰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런 만큼 승선자 명부는 침몰 이유나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여겨졌지만 일본 정부는 그동안 유족들에게 “명부가 없다”고만 했다. 승선자 명부가 침몰과 함께 사라져버렸다고 주장한 것. 하지만 5월 일본 후생노동성이 일본인 기자의 정보공개 청구를 받아들여 명부 3건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명부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고, 한일 교섭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그러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방한 하루 전인 이날 명단 일부를 받게 된 것이다. 정부가 2007년 일본 정부로부터 한반도 출신 옛 일본군의 공탁서를 받은 이후 17년 만에 강제징용피해자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명부를 제공받은 것이다. 정부는 앞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특별법을 제정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희생자 1명당 최대 200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위로금 지급을 신청했는데 승선 사실 등이 확인되지 않아 기각, 각하 결정을 받은 분들에 대해 추가로 위로금 지급이 가능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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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지의 섬’ 산골마을 고스게, 전 세계서 찾는 호텔 됐다

    지난달 30일 일본 야마나시현 고스게(小菅)촌. 도쿄 도심에서 차로 2시간 이상 구불거리는 도로와 터널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산촌이다. 경기 부천시와 엇비슷한 면적(52.78k㎡)에 인구가 589명에 불과할 정도로 사람이 적고 교통도 불편하다. 현지에서는 이 지역을 ‘육지 속의 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멸 위기에 처한 작은 산간 마을 고스게촌은 최근 일본에서 ‘지방 재생’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인구 수백 명의 마을 전체를 하나의 호텔로 만든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2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지역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일본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견학을 와 고스게촌의 성공 사례를 연구할 정도다. ● 소멸해 가던 산골 마을, 호텔로 부활 고스게촌은 도쿄 도심에서 직선 거리로 75km 떨어진 곳이다. 거리로만 따지면 수도권처럼 보이지만 상당수 일본인은 지명(地名)조차 알지 못하는 산골 마을. 도쿄에서 사용하는 물의 20%를 공급하는 인공 댐 오쿠타마(奥多摩)호 인근에 있고 고속도로, 철도가 닿지 않아 사람의 발길이 미치기 쉽지 않다. 1970년 1461명이던 인구는 54년이 지난 올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먹거리를 사러 슈퍼를 가려면 차로 30분을 가야 할 정도로 일본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시골이다. 2014년 어느 날, ‘대갓(大家)집’으로 불리던 마을 한가운데에 150년 된 큰 저택이 빈집이 됐다. 홀로 집을 지키던 할머니가 건강이 안 좋아지며 요양원에 갔고 자식들은 도시로 나가서 산 지 오래였다. 마을의 현관으로 불릴 정도로 상징적인 집이 쓰러져 가는 걸 그대로 지켜볼 순 없었다. 할머니의 아들이 마을 촌장에게 “빈집을 활용하고 싶다”고 의뢰했다. 촌장은 지방 재생 컨설팅 회사 ‘사토유메(さとゆめ)’를 찾았다. 흔한 관광지 하나 없는 인적 드문 산골 마을의 커다란 빈집. 고민 끝에 회사는 자연 친화적인 호텔로 꾸미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집 외관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내부는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 디자인 가구 등으로 세련되게 꾸몄다. 비가 오던 취재 당일, 호텔로 꾸며진 옛 저택 마루에 앉으니 흔한 자동차 소음 하나 없이 빗소리만 집 전체에 가득했다. 빈집이 될 뻔한 저택이 호텔 ‘닛포니아 고스게 겐류노무라’로 탈바꿈하면서 ‘마을 전체를 호텔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요리 재료는 마을에서 키운 버섯 등 채소와 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썼다. 자연스럽게 마을 농가와 협력 관계가 구축됐다. 관공서에서 정년 퇴임한 마을 주민이 가이드로 관광객과 함께 마을을 산책하고 산에 오른다. 호텔 정원 관리는 소방서에서 은퇴한 주민이 맡았다. 인근에 애물단지였던 국도 휴게소는 현지 특산물을 살 수 있는 매장이 됐다. ● 연간 관광객 20만 명 찾아 마을에 활기가 돌자, 사람이 되돌아왔다. 이 호텔 지배인 후루야 다쿠마(降矢拓磨)가 그렇다. 고스게 출신으로 도시에서 대학을 나와 취직했다가 고향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자 과감히 돌아왔다. 다른 호텔 근무자 4명은 타지 출신으로 일자리를 찾아 이곳에 왔다. 최근에는 도쿄 출신 부부가 놀러 왔다가 마을 풍광에 반해 정착을 결심했다고 한다. 후루야 지배인은 “일본인들은 잊고 있던 옛날 분위기를 느끼러, 외국인들은 관광객이 적고 일본만의 풍경을 느끼고 싶다며 이곳을 찾는다”고 소개했다. 2014년 연간 10만 명이던 관광객은 10년 만에 2배로 늘었다. 하루에 총 4개 팀, 1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미니 호텔이지만 인기가 높다. 1인당 1박에 3만5000엔(약 32만 원)으로 비싼 가격이지만 성수기에는 2∼3개월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다. 다른 지자체, 호텔 등에서 연간 20팀가량이 견학 올 정도로 일본 전역에서 주목받는 지역이 됐다. 고스게촌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일본 곳곳에서는 비슷한 방식의 지방 재생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가나가와현 바닷가 마을 미우라시는 100년 이상 된 옛집이나 오래된 창고를 료칸(旅館)으로 개조해 색다른 분위기로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작은 호텔로 상근 직원은 1명뿐이지만 청소부터 안내까지 마을 주민들을 시간제 등으로 채용하며 일자리를 창출했다. 고스게촌을 호텔로 바꾼 컨설팅 회사 사토유메는 일본 전역 50여 곳의 지역에서 비슷한 사업에 나섰다. 철도기업 JR동일본과 함께 도쿄 오쿠타마 산골 마을의 시골 역 ‘하토노스(鳩ノ巣)역’을 중심으로 인근에 레스토랑, 사우나, 미니호텔 등을 선보였다. 소멸해 가는 시골 역 인근 마을 전체를 관광 자원으로 만들어 현지 주민들과 함께 지역 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이 들어선 오메(青梅)시의 오세마치 도시아키(大勢待利明) 시장은 “지역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관광 활성화에 기대가 크다”며 “지역 활성화를 위해 이런 사업이 계속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고스게=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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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자민당 총재 후보 절반이 ‘세습 정치인’

    사실상 일본 총리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후보들의 절반 이상이 세습 정치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를 표명했거나 검토하는 11명 가운데 6명이 아버지 등의 정치 기반을 물려받은 세습 정치인이다. 아버지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을 필두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노 다로(河野太郎) 디지털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부친이 다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의원은 할아버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관방장관은 장인의 지역 기반 등을 이어받았다. 일본에선 정치를 하려면 ‘3개의 반’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지반(地盤·지역구)과 가반(가방·돈), 간반(看板·가문) 등 ‘반’으로 끝나는 3개 항목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오카노 야쓰시로 일본 도시샤대 교수는 “특권층인 세습 정치인으로 (정치권이) 가득 찬 것은 문제”라며 “고통받는 국민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자민당은 12일 총재 선거를 고시한 뒤 공식 선거전에 들어간다. 당내 국회의원과 당원 등이 참여하는 선거는 27일 치러진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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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자민당 총재 후보 절반이 ‘세습 정치인’

    사실상 일본 총리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후보들의 절반 이상이 세습 정치인인 것으로 나타났다.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를 표명했거나 검토하는 11명 가운데 6명이 아버지 등의 정치 기반을 물려받은 세습 정치인이다. 아버지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일본 총리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을 필두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노 다로(河野太郎) 디지털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부친이 다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의원은 할아버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관방장관은 장인의 지역 기반 등을 이어받았다.일본에선 정치를 하려면 ‘3개의 반’이 필요하단 말이 있다. 지반(地盤·지역구)과 가반(가방·돈), 간반(看板·가문) 등 ‘반’으로 끝나는 3개 항목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일본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오카노 야쓰시로 일본 도시샤대 교수는 “특권층인 세습 정치인으로 (정치권이) 가득찬 건 문제”라며 “고통받는 국민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자민당은 12일 총재 선거를 고시한 뒤 공식 선거전에 들어간다. 도쿄 자민당 당사는 이미 총재 선거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당내 국회의원과 당원 등이 참여하는 선거는 27일 치러진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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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北, 日총련에 “통일 활동-韓인사 접촉 전면중단” 지시

    친북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통일 관련 활동을 모두 중단하고 한국 인사와의 관계도 완전히 차단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총련은 북한 당국의 지시를 13개 활동 방침으로 정리해 자신들이 운영하는 동포 교육기관인 조선학교 등 하부 조직에 이른바 ‘13항목 지시서’로 전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의 교전국으로 규정한 이후 북한이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대남 적개심이 극에 달한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총련계 동포 일부는 갑작스러운 통일 관련 활동 금지 등에 대해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일동포 소식통에 따르면 총련은 13항목 지시서에서 각급 기관 및 단체들에 평화통일, 남북한 한민족 등의 내용이 직간접적으로 담긴 활동을 일절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또 한국의 민주적 인사, 민족 교육을 지지하며 조선학교를 지원하려는 인사 및 단체와의 관계도 완전히 끊으라고 했다. 北, 친북단체 교류도 금지… 통일 강령 유지 총련 반발총련에 전달 ‘13항목 지시서’ 보니南을 동족으로 표현 못하게 하고… 통일 관련 수업은 완전히 금지조국통일 강령으로 유지해온 총련… ‘70년 정체성’ 부정당해 반감친북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북한 당국에서 지시를 받아 하부 조직에 전달한 이른바 ‘13항목 지시서’를 보면 한국을 향한 북한의 반감과 적개심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과 연관된 사실상의 모든 교류와 교육을 중단하고, 한민족과 통일 등의 의미를 담은 단어를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조차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심지어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할 때도 남한을 동족으로 간주할 수 있는 문장과 표현은 인용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총련 집행부는 북한 당국의 지시를 그대로 하부 조직에 전달했지만, 총련계 동포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큰 것으로 전해졌다. 총련은 1955년 결성 이후 지금까지 조국 통일을 주요 강령으로 유지했는데, 북 당국의 지시로 70년 가까이 유지해 온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당한 셈이기 때문이다. ● 친북 인사도 접근 및 교류 금지 13항목 지시서는 각급 기관, 단체에 ‘동족, 동질 관계로서의 북남조선(남북한), 우리 민족끼리, 평화통일 등으로 비치는 활동을 일절 금지할 것’을 지시했다. 또 ‘대한민국의 민주적인 인사, 민족 교육에 이해를 표시하고 우리 학교(총련계 조선학교)를 지원하려는 단체, 인사와의 관계를 완전히 차단’하라고 밝혔다. 총련이나 북한에 호의적인 한국 인사 및 단체와의 교류도 중단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총련은 그동안 교류가 있었던 한국 인사, 단체들과도 사실상 교류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1일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총련 주최로 열린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1년 추도식의 경우 남한 측 참석자 없이 총련 간부, 일본 측 인사, 재일동포 일부가 모여 치렀다. 지시문에는 또 과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 중 남한을 동족으로 표현한 내용을 담은 문장 등은 인용하지 말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학교, 사무실에 설치된 시설물 중 남한을 동족으로 표현한 단어, 구호, 미술 작품도 전부 교체해야 한다. 지시서는 ‘우리 당과 공화국(북한) 정부의 새로운 대남정책 노선 전환 방침을 정확히 틀어쥘 것’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규정한 적대적 남북 관계를 총련의 기본 방침으로 삼으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 지시로 우리 역사 못 가르쳐” 반발 13항목 지시서에 따라 총련계 재일동포 교육기관인 조선학교의 교육 방침도 대대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발행한 교과서는 일단 그대로 두되, 통일 관련 교육은 수업 시간에 일절 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교사들에게는 남한을 같은 민족으로 표현하지 못하게 했다. 국어, 현대사, 지리 등에서 수업 시간에 다루지 말아야 하는 구체적인 부분까지 적시했다. 총련은 13항목 지시서 내용을 조선학교 등 하부 조직에 전달했다. 하지만 동포 개개인에게는 13개 항목을 직접 공개하진 않았다고 한다. 적잖은 내용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총련 집행부, 학교 등을 통해 지시서 내용을 알게 된 동포들은 반발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련 소식에 정통한 한 재일동포는 “그동안 북을 따르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조선노동당의 세부 지침이 하달된 것은 본 적이 없다”며 “그동안 납치 사건, 귀국선(북송선) 사업 등에 대해 조국 통일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는데 이제는 통일 자체를 언급하지 못하게 하니 황당하다”고 반발했다. 조선학교에서 현대사 일부를 수업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북한이 다루지 못하게 한 ‘현대조선력사’ 고2 제3편은 1950년대 중후반 남북의 통일 활동과 함께 재일동포 역사, 총련 결성 과정, 민족학교 설립 등 총련계 동포 초창기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13항목 지시서에는 ‘삼천리 금수강산’ ‘남녘 겨레’ ‘백두에서 한라까지’ 등의 노래 가사를 일절 부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조선학교 교가에 이런 가사가 있다면 바꿔야 하고 한반도 지도 등이 새겨진 깃발, 교표 등은 사용이 금지됐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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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슐린 주사 없는 당뇨 줄기세포 치료, 내년 시험

    일본에서 중증 당뇨병인 ‘제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줄기세포로 키운 세포를 이식해 치료하는 임상시험이 내년에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효과가 입증되면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던 해당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일 “교토대 부속병원에서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췌도(랑게르한스섬) 세포를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내년에 실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으면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쳐 2030년경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임상시험은 건강한 사람의 줄기세포에서 췌도 세포 덩어리를 만드는 게 첫 번째 단계다. 이를 모아 몇 cm 크기의 사각형 모형 시트를 제작한 뒤 이를 환자 복부 피하에 여러 장 이식하는 방식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교토대 부속병원은 20세 이상 65세 미만 환자 3명에게 1년 이상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안전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제1형 당뇨병은 전체 당뇨병의 2% 정도를 차지하는 희귀질환이다. 식습관 등으로 나이가 든 뒤 생기는 2형 당뇨병과는 다르게 어렸을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면역 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세포를 공격해 인슐린을 매우 적게 혹은 거의 만들지 못하게 만드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지금까지 이 질환은 평생 매일 수차례씩 복부에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 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었다. 당연히 완치도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일본에선 2020년부터 사망자의 췌장에서 췌도 세포를 떼어내 이식하는 ‘췌도 이식’ 치료법이 의료보험 대상이 됐지만 기증자 부족 등으로 현재까지 실시된 사례는 10명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교토대 부속병원은 줄기세포에서 췌도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지난달 대학 내 임상시험 심사위원회에서 공식 승인을 받았다. 향후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에 있는 의약품 의료기기 종합기구(PMDA)에서도 관련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에서도 제약회사 버텍스가 줄기세포로 췌도 세포를 만들어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은 바 있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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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토대지진 학살은 역사적 사실, 조사 필요”

    “역사적 사실이니까 더욱 적극적으로 여러 조사를 해야 합니다.”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福田康夫·88)가 1일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01주년 관동대진재(간토대지진)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 참석해 간토대지진 당시 한국인 학살 문제에 대한 한일 간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23년 9월 1일 도쿄 일대에서는 최대 규모 8.3의 초대형 지진인 간토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혼란스러워진 와중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일본 군경과 민간인들이 수천 명의 한국인을 학살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후쿠다 전 총리는 집권 자민당 출신 총리로 처음 간토대지진 추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은 아쉽게도 (학살에 관한) 사실을 잘 모른다”며 “옛 아픔은 아픔으로 여기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주최하고 주한 일본대사관이 후원한 이날 추념식에는 연립여당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자민당 의원, 아오야기 요이치로(靑栁陽一郞) 입헌민주당 의원 등 일본 여야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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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다 전 총리 “간토대학살 역사적 사실이라 조사 필요”

    “역사적 사실이니까 더욱 적극적으로 여러 조사를 해야 합니다.”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福田康夫·88)가 1일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01주년 관동대진재(간토대지진)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 참석해 간토대지진 당시 한국인 학살 문제에 대한 한일 간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1923년 9월 1일 도쿄 일대에서는 최대 규모 8.3의 초대형 지진인 간토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혼란스러워진 와중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일본 군경과 민간인들이 수천 명의 한국인을 학살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후쿠다 전 총리는 집권 자민당 출신 총리로 처음 간토대지진 추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은 아쉽게도 (학살에 관한) 사실을 잘 모른다”며 “옛 아픔은 아픔으로 여기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지금 여러 학자가 조사를 잘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내자”고 했다.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주최하고 주한 일본대사관이 후원한 이날 추념식에는 연립여당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자민당 의원, 아오야기 요이치로(青栁陽一郎) 입헌민주당 의원 등 일본 여야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한의원연맹 회장 겸 전 총리는 근조 화환을 보냈다.일본 시민단체는 같은 날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간토대지진 때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를 기리는 추도식을 개최했다. 다만 극우단체 회원들이 이곳에 몰려와 “6000명 학살은 거짓” “근거를 대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소동을 벌였다. 극우 성향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시민단체들이 요구한 조선인 희생자에 대한 추도문을 올해로 8년째 거부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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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 태풍 ‘산산’ 日 상륙, 4명 사망-실종… 225만명 대피령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오전 일본 남부 규슈에 상륙하면서 최소 3명이 숨지고 1명이 행방불명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사상 최강의 위력을 지닌 이번 태풍이 일본 열도를 따라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9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아이치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70대 부부, 30대 남성 등의 사망이 확인됐다. 가고시마시 가고시마항에서는 소형 선박을 타고 있던 60대 남성 선장 1명이 바다에 빠져 행방불명됐다. 미야자키현, 가고시마현, 나가사키현 등에서 최소 85명이 다쳤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산산’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중심기압 975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35m로 상륙 전보다는 다소 약해졌다. 27일부터 48시간 동안 미야자키현 미사토정에는 791.5mm 비가 내렸다. 이는 평년 8월 한 달 강우량의 1.4배다. 규슈 남부에서는 30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최대 4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총 강수량이 많은 곳에서는 1000mm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태풍으로 규슈 남부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에서는 총 113만여 가구 225만여 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태풍이 직접 상륙한 나가사키시에서는 시내 전역 20만 가구의 39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기타큐슈시에서도 시민 10만여 명에게 안전한 장소로 피난을 떠날 것을 당부했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온천 관광지 유후인이 있는 오이타현 유후시 등에선 강이 범람했다. 태풍에 따른 강풍 및 폭우로 서울과 후쿠오카를 잇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제선과 일본 국내선 항공편 500여 편이 결항됐다. 고속철도 신칸센도 후쿠오카∼가고시마 구간 운행을 이날 오전부터 중단했다. 태풍 진로에 따라 이날 오후부터는 히로시마까지 운행이 멈췄고, 31일에는 오사카까지 신칸센 운행이 멈추거나 감편될 예정이다. 규슈 지역 고속도로 상당수도 폭우 및 강풍 영향으로 통행이 금지됐다. 경·소형차 제조 업체인 다이하쓰는 태풍으로 공장 4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전날 저녁부터 일본 내 차량 조립공장 14곳의 가동을 모두 중단한 상태이고, 닛산자동차와 혼다도 29∼30일 규슈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변기업체 토토(TOTO)도 규슈 지역 등 공장 8곳의 가동을 멈췄다. 가고시마현에서는 이날 오전 22만 가구가 정전됐다. 학교 등에 마련된 대피소 중 일부는 사람이 너무 많아 늦게 온 주민들은 다른 대피소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날 미야자키와 가고시마, 시즈오카 등 6개 현에서는 초중고교 총 262개교가 휴교했다. 태풍 ‘산산’은 진로를 동쪽으로 꺾어 30일 규슈 지역을 빠져나가 일본 남서부 시코쿠 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31일에는 오사카 인근, 다음 달 1일에는 도쿄 등 수도권을 거쳐 북동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보됐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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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 태풍 ‘산산’ 日상륙, 225만명 대피령…주말까지 영향권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오전 일본 남부 규슈에 상륙하면서 최소 3명이 숨지고 1명이 행방불명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사상 최강의 위력을 지닌 이번 태풍이 일본 열도를 따라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29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태풍 ‘산산’ 영향으로 아이치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70대 부부, 30대 남성 등의 사망이 확인됐다. 가고시마시 가고시마항에서는 소형 선박을 타고 있던 60대 남성 선장 1명이 바다에 빠져 행방불명됐다. 미야자키현, 가고시마현, 나가사키현 등에서 최소 82명이 다쳤다.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산산’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중심기압 975hPa(헥토파스탈),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35m로 상륙 전보다는 다소 약해졌다. 27일부터 48시간 동안 미야자키현 미사토정에는 791.5mm 비가 내렸다. 이는 평년 8월 한달 강우량의 1.4배다.규슈 남부에서는 30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최대 4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총 강수량이 많은 곳에서는 1000mm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이번 태풍으로 규슈 남부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에서는 총 113만여 가구 225만여 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태풍이 직접 상륙한 나가사키시에서는 시내 전역 20만 가구의 39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기타큐슈시에서도 시민 10만여 명에게 안전한 장소로 피난을 떠날 것을 당부했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온천 관광지 유후인이 있는 오이타현 유후(由布)시 등에선 강이 범람했다.태풍에 따른 강풍 및 폭우로 서울과 후쿠오카를 잇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제선과 일본 국내선 항공편 500여 편이 결항됐다. 고속철도 신칸센도 후쿠오카~가고시마 구간 운행을 이날 오전부터 중단했다. 태풍 진로에 따라 이날 오후부터는 히로시마까지 운행이 멈췄고, 31일에는 오사카까지 신칸센 운행이 멈추거나 감편될 예정이다. 규슈 지역 고속도로 상당수도 폭우 및 강풍 영향으로 통행이 금지됐다.경·소형차 제조 업체인 다이하츠는 태풍으로 공장 4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전날 저녁부터 일본 내 차량 조립공장 14곳의 가동을 모두 중단한 상태이고, 닛산자동차와 혼다도 29∼30일 규슈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변기업체 토토(TOTO)도 규슈 지역 등의 공장 8곳의 가동을 멈췄다.가고시마현에서는 이날 오전 22만 가구가 정전됐다. 학교 등에 마련된 대피소 중 일부는 사람이 너무 많아, 늦게 온 주민들은 다른 대피소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날 미야자키와 가고시마, 시즈오카 등 6개 현에서는 초중고교 총 262개교가 휴교했다.태풍 ‘산산’은 진로를 동쪽으로 꺾어 30일 규슈 지역을 빠져나가 일본 남서부 시코쿠 지역에 상륙할 전망이다. 31일에는 오사카 인근, 다음 달 1일에는 도쿄 등 수도권을 거쳐 북동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보됐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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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언론 “中군용기 영공 침범은 자위대 감시능력 정찰 의도”

    일본 정부는 27일 중국 군용기가 전날 자국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은 중국이 대만 무력 침공을 염두에 두면서 자위대 감시 능력 등을 정찰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는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군용기의 우리(일본) 영공 침범은 주권의 중대한 침해일 뿐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일본 주변 군사 활동이 점점 확대되고 활발해지는 추세”라며 “중국의 군사 동향에 관심을 갖고 주시하면서 경계 감시 및 영공 침범 조치에 대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방위상도 “매우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전례가 없는 중국 군용기의 자국 영공 침범의 의도 분석에 나섰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대만 무력 침공을 염두에 두고 있는 중국이 일본 자위대의 감시 능력을 정찰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군용기가 들어온 나가사키현 단조(男女) 군도 인근에는 동중국해를 감시하기 위해 자위대 경계 관제 레이더가 배치돼 있다. 중국은 대만에 무력을 행사할 때 미군 개입을 막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미군 진입 시 미사일로 무장한 폭격기나 탄도미사일 등으로 격퇴하는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nti-Access and Area Denial·A2/AD)’ 전략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이번 영공 침범이 A2/AD 전략 강화를 위해 일본 경계 감시 능력 및 반응을 파악하려는 시도였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중국은 영공 침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중일) 양측이 기존 업무 채널을 통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어떠한 국가의 영공도 침입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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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정부, 中군용기 영공 침범에 “대만 침공 염두에 둔 정찰”

    일본 정부는 27일 중국 군용기가 전날 자국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은 중국이 대만 무력 침공을 염두에 두면서 자위대 감시 능력 등을 정찰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군용기의 우리(일본) 영공 침범은 주권의 중대한 침해일 뿐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일본 주변 군사 활동이 점점 확대되고 활발해지는 추세”라며 “중국 군사 동향에 관심을 갖고 주시하면서 경계 감시 및 영공 침범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라 미노루(木原実) 방위상도 “매우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밝혔다.일본 측은 전례가 없는 중국 군용기의 자국 영공 침범의 의도 분석에 나섰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대만 무력 침공을 염두에 두고 있는 중국이 일본 자위대의 감시 능력을 정찰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군용기가 들어온 나가사키현 단조(男女) 군도 인근에는 동중국해를 감시하기 위해 자위대 경계관제 레이더가 배치돼 있다.중국은 대만에 무력을 행사할 때 미군 개입을 막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미군 진입시 미사일로 무장한 폭격기나 탄도미사일 등으로 격퇴하는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nti-Access/Area Denial,A2/AD)’ 전략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이번 영공 침범이 A2/AD 전략 강화를 위해 일본 경계감시 능력 및 반응을 파악하려는 시도였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중국은 영공 침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린젠(林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중일) 양측이 기존 업무 채널을 통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어떠한 국가의 영공도 침입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주장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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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정보수집 군용기, 日영공 첫 침범

    중국 군용기가 26일 일본 영공을 침범해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해 경고에 나섰다고 일본 방위성이 밝혔다. 공영 NHK방송은 중국 군용기의 일본 영공 침범이 최초라고 보도했다. 비슷한 시각 한중일 방공식별구역(ADIZ)이 중첩되는 이어도 인근 상공에도 중국 군용기가 진입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UFS·을지 자유의 방패) 진행 중 중국 군용기가 일본 영공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것이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군 Y-9 정보수집기 한 대는 이날 오전 11시 29분부터 31분까지 약 2분간 일본 남서부 나가사키현 단조(男女) 군도 앞바다 영공을 침범했다. 항공자위대가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 비행 목적 분석 및 경계 감시 태세에 들어갔다. 당시 중국 군용기는 이미 일본 영공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군 정보수집기는 이후에도 일본 영공 주변을 선회했고 오후 1시 15분쯤 자국을 향해 돌아갔다. 자위대는 경고 목적의 신호탄 사격, 무기 사용 등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오후 주일 중국대사관 대사대리를 초치해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영공 진입은 주권 침해로 간주할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이다. 중국 군용기가 들어온 단조 군도는 나가사키현 고토(五島) 열도에서 남서쪽으로 70km가량 떨어진 무인도다. 일본은 이곳을 기점으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지정하려고 하나, 한일 양국은 경계 획정을 하지 않았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오전 중국 군용기 1대가 제주 이어도 남방 인근 한중일 중첩 방공식별구역에 두 차례에 걸쳐 진입한 뒤 40여 분 후 벗어났다고 밝혔다. 다만 방공식별구역은 군사적 목적으로 임의로 설정한 구역이라 확실한 주권이 미치는 영공과는 다르다. 한국 정부는 “우리 군은 중국 군용기가 KADIZ 진입 전부터 포착하여 지속 감시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NHK는 중국이 앞서 두 차례 항공기로 일본 영공을 침범했다고 전했다. 2012년 12월 국가해양국의 프로펠러기가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앞바다 상공을 비행했다. 2017년 소형 무인기가 역시 이 일대에서 비행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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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차기 총리감 여론조사서 이시바-고이즈미 선두 경쟁

    일본 차기 총리에 오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1개월 앞두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이 주요 언론 여론조사에서 선두 경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뚜렷한 1강(强)은 보이지 않아 선거 막판까지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당내 선거로 결정되는 총재 선거 특성상 현 상황에서는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 고이즈미 전 환경상, 고노 다로(河野太郎) 디지털상 등을 유력 주자로 꼽고 있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도 보수파의 지지를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26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누가 차기 총리로 적합한가’를 묻는 질문에 각각 21%의 응답을 받았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이시바 전 간사장(21%)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20%)가 비슷한 지지율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다만 자민당 지지층에서는 아사히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28%, 이시바 전 간사장이 23%를 나타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과 당원이 참여하는 당내 선거이기 때문에 국민적 인기보다 당내 지지가 결과를 좌우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08년 4차례 총재 선거에 출마했지만 줄곧 고배를 마셨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아들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세습 의원으로 화려한 배경과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지만 신선한 이미지에 비해 정책적 대안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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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접경지 中무선국 설치 반대… 유엔기구 통보”

    북중 접경지역에 중국이 라디오 방송 등에 쓰이는 무선국 설치를 추진하자 북한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이 접경지역에 무선국을 설치할 경우 자국 주파수에 심각한 간섭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북한은 지난달 유엔 전문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중국이 설치를 계획 중인 무선국 중 접경지인 랴오닝성 단둥시 등 17곳에 대해 사전 조율이 없었다고 통보했다. 또 중국의 무선국 설치 계획이 국제적인 무선통신 규칙에도 저촉된다고 ITU에 전달했다. ITU가 6월 공표한 자료 등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내 191곳에 무선국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서도 북한은 중국과 1981년 4월 서명한 합의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중국 간 의견 대립이 밖으로 표출된 건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특히 북한이 중국과의 입장 차이를 놓고 국제 기구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 역시 드문 일이다. 외교가에서는 북-중 간의 이상 신호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왕야쥔(王亞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북한이 지난달 27일 정전협정 체결 71주년(전승절)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 불참했다. 왕 대사는 그 대신 25일 평안북도 운산군에 있는 중국 인민 의용군 순교자 묘지를 따로 방문했다.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교수는 교도통신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북한과 중국 간) 관계 악화를 내비치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 관계 관련 발언 보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전인 5월 초가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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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이상훈]한국어 교가에 손뼉 쳐준 스포츠맨십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 우승으로 막을 내린 제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그라운드에서 얼싸안으며 환호의 순간을 즐긴 것도 잠시.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홈플레이트에 정렬해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불렀다. 그 순간, 상대 팀 간토다이이치고교 1루 응원석에서는 한국어 교가 박자를 맞추는 ‘손 박자’가 울려 퍼졌다. 상대 팀 응원단은 왜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에 맞춰 손뼉을 쳤을까.승리한 상대에 경의 보내는 손 박자 8강전이 열린 19일 한신 고시엔 구장. 시마네현 대표 다이샤고교와 가고시마현 대표 가미무라가쿠엔고교가 맞붙었다. 다이샤고는 교토국제고가 우승기를 거머쥐기 전까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팀이었다. ‘세기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를 배출한 와세다실업고 등 야구 명문고를 줄줄이 격파하고 준준결승까지 올랐다. 93년 만의 8강 진출에 재학생, 동창, 지역 주민 등 수천 명이 다이샤고를 응원하러 고시엔 구장에 몰렸다. 구장이 떠나갈 듯한 이 학교의 매머드급 응원전은 올해 고시엔 최고 명물이었다. 결과는 2-8 다이샤고 패. 경기가 끝나고 상대 팀 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다이샤고 응원단이 상대 교가에 맞춰 손 박자를 쳐줬다. 상대 팀 감독은 “손뼉 소리를 들었을 때 다이샤 몫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느꼈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가미무라가쿠엔고는 21일 준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교에 1-2로 역전패했다. 그러자 이번엔 가미무라가쿠엔고 응원단에서 손뼉 소리가 울려 퍼졌다. 승리한 간토다이이치고 교가에 맞춰 손 박자를 쳐 준 것이다. 막대풍선까지 치면서 상대 팀 교가에 보내는 박자 소리에 경기장이 울릴 정도였다. 이틀 뒤, 결승에서 이긴 교토국제고가 마지막 주인공으로 간토다이이치고 응원단의 손 박자를 받았다. 교가 제창 후 자신들을 응원해 준 3루 응원단에 달려와 인사한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곧바로 뒤로 돌았다. 교가에 박자를 맞춰준 1루 측 상대 팀 응원단을 향해 모자를 벗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인터넷 악플러는 이해 못할 스포츠정신 한일 관계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온라인에는 온갖 비방과 악성 댓글이 쏟아진다.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를 두고도 일본에서는 “저런 학교를 제명해야 한다”는 글이, 한국에서는 “저런 혐한을 내버려둬야 하냐”는 글이 달렸다. 이럴 때 팀은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교토국제고 안에서도 교가를 바꾸자는 제안이 많다고 한다. 이달 중순 한국에서는 광복절 프로야구 경기에 일본인 선수를 내보내야 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비방과 논란은 야구장 밖 얘기였다. 그라운드 안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시커멓게 그을린 선수들의 굵은 땀방울, 정정당당한 승부, 승리 팀에 경의를 보내고 상대 팀을 존중하는 스포츠 정신만 있었다. 8강전에서 시작된 상대 팀 교가를 향한 손 박자는 토너먼트 사다리를 타고 정상에 선 교토국제고에까지 전해졌다. 인터넷에서 상대를 공격하느라 손가락만 바쁜 ‘키보드 워리어’는 알지 못할 세계다. 경기가 끝난 뒤 한국어 교가 논란 질문에 교토국제고 주장 후지모토 하루키는 “(비난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지지 않고 우리를 응원해 주는 분들을 위해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기 후 상대 팀 응원석에서 터져 나오는 격려의 박수를 기자는 직접 들었다. 감동적인 스포츠맨십이었다. ―고시엔 구장에서 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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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접경지역 中 무선국 설치 반대…유엔기구에 통보”

    중국이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라디오 방송 등에 쓰이는 무선국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이 접경지역에 무선국을 설치할 경우 자국 주파수에 심각한 간섭을 미칠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또 북한은 지난달 유엔 전문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중국이 설치를 계획 중인 무선국 중 접경지인 랴오닝성 단둥시 등 17곳에 대해 사전 조율이 없었다고 통보했다. 또 중국이 무선국 설치 계획이 국제적인 무선통신 규칙에도 저촉된다고 ITU에 전달했다. ITU가 6월 공표한 자료 등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내 191곳에 무선국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서도 북한은 중국과 1981년 4월 서명한 합의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중국 간 의견 대립이 밖으로 표출된 건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특히 북한이 중국과의 입장 차이를 놓고 국제 기구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 역시 드문 일이다.외교가에서는 북중 간의 이상 신호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왕야쥔(王亞軍) 북한 주재 중국 대사는 북한이 지난달 27일 정전협정 체결 71주년(전승절)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 불참했다. 왕 대사는 대신 25일 평안북도 운산군에 있는 중국 인민 의용군 순교자 묘지를 따로 방문했다.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교수는 교도통신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북한과 중국 간) 관계악화를 내비치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 관계 관련 발언 보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전인 5월 초가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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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토국제고, 고시엔 첫 우승… “동해바다” 한국어 교가로 피날레

    연장 10회말 2사 만루. 안타 하나면 승부가 뒤집히는 위기. 교토국제고 마무리 투수 니시무라 잇키(西村一毅)가 헛스윙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34도 폭염보다 뜨거운 열기로 열띤 응원을 보내던 교토국제고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한 재일교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만세”를 외쳤다. 23일 일본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가 대망의 우승기를 품었다. 이날 결승에서 교토국제고는 동도쿄 대표인 간토다이이치 고교를 연장 10회 2-1로 꺾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한국어 교가가 경기장에 나왔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가사에 맞춰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재학생과 졸업생·학부모·재일교포는 물론 응원에 힘을 보탠 교토의 다른 학교 학생들까지 우렁차게 교가를 불렀다. 이 장면은 NHK방송으로 전국에 생중계되며 올해 고시엔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우승기를 거머쥔 교토국제고를 두고 일본에서는 이변을 넘어 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0명 초미니 민족학교, 2500명 학교를 꺾다 “하루라도 더 오래 함께 야구하고 싶다고 선수들에게 말해 왔지만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습니다. 이런 아저씨가 멋진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게 해줘 고맙습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은행원 출신 고마키 노리쓰구(小牧憲繼) 감독은 우승 소감을 묻자 선수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고마키 감독은 야구 선수로 간사이대를 나와 지역 은행에서 일하던 은행원 출신이다. 교토 한국 중학교 출신 고교 동기 소개로 주말에 야구를 가르치며 교토국제고와 인연을 맺었다. 24세에 은행을 그만두고 코치로 시작해 2008년 감독을 맡았다. 지금은 일본인 선수가 대부분이지만, 문화가 다른 한국 출신 선수들을 가르치며 소통의 중요성을 배웠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동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세운 교토 조선중학교가 뿌리다. 이후 한국 정부 인가를 받아 교토 한국 중·고교로 재편됐다. 민족 교육을 한다는 자부심은 컸지만 형편은 좋지 않았다. 새로운 한국인 이주자 유입이 적고 기업 주재원, 외교관 등도 거의 없어 학교는 정원을 채우기도 버거웠다. 명맥이 끊길 위기에 학교는 변화에 나섰다. 2003년 일본 정부 인가를 받아 한일 양국에서 학력을 인정받는 정식 중·고교가 됐다. 남학생은 야구, 여학생은 K팝을 좋아해 이 학교 문을 두드린다. 일본 정규 학교이지만 한국어, 한국사, 한국 문화를 가르치며 한국계 학교 정체성을 유지한다. 학생 65%는 일본인이고 나머지는 한국 혹은 일본 국적의 재일교포, 한국인 유학생이다. 전교생은 160명에 불과하고 야구부원은 61명이다. 이날 결승 상대인 동도쿄 대표 간토다이이치 고교는 전교생 2500여 명에 야구부가 92명이다. 교토국제고 운동장 길이는 70m에 불과하다. 125m 안팎 정규 규격 야구장의 절반을 조금 넘는 열악한 환경이다. 좁은 운동장 때문에 선수들은 공을 멀리 치는 연습 대신 내야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이게 올해 고시엔 우승의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본선 들어 결승까지 6차례 경기 중 3점 이상 내준 경기가 첫 경기인 1회전(3-7) 한 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짠물 수비’를 보여줬다.● 교토시 축제 열기, 지역신문은 호외도 발행 교토국제고 야구부는 1999년 창단했다. 야구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선수 12명으로 출발했다. 그해 봄 지역 예선 1차전에서 0-34로 대패하며 높은 벽을 실감했다. 재일교포인 김안일 야구부 후원회장은 “처음엔 치고 나서 3루로 뛰는 아이도 있었다”며 “고시엔 우승을 보고 회장직을 내놓겠다고 하니 주위에서 ‘100살 돼도 되겠냐’고 하더라.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8강 진출 후 “어느 학교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일본 포털 ‘야후’ 설문조사에서 교토국제고를 꼽은 응답자는 4.7%로 8개교 중 가장 적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좌완 선발 원투펀치 나카자키 루이(中崎琉生)와 니시무라 잇키의 탄탄한 마운드를 토대로 연전연승을 했다. 학교가 있는 교토시는 축제 열기에 빠졌다. 교토 대표로 68년 만의 고시엔 우승에 교토역 앞 등 교토 시내에서는 지역 신문사가 발행한 호외를 배포했다. 호외를 받아 든 한 교토 시민은 “교토국제고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로 봤다. 결승 막판 아슬아슬했는데 우승을 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한국어 교가에 기분 나쁘다” 같은 차별적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니시와키 다카토시(西脇隆俊) 교토지사는 “차별적 행위는 용서할 수 없으니 삼가 달라”며 심한 차별을 담은 4건에 대해 법무성 및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는 재일동포들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안겨주었다”고 축하했다. 니시노미야=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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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정부 “대지진 가능성 70~80%”… 잦은 지진에 국민은 동요 없어[글로벌 포커스]

    《“지진 일어날까 봐 무서운데, 지금 일본 가도 돼요?” 일본 도쿄에서 거주하는 한국 식품 대기업 주재원 K 씨는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의 지인들로부터 이런 문의를 받는다. 일상생활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고 주위 일본인 또한 개의치 않지만 뭐라고 답해야 할지 망설여진다고 했다. 그는 고민 끝에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지만, 일본은 언제라도 지진이 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 지인 대부분은 예정대로 일본에 여행을 왔다. 하지만 10명에 1, 2명은 여행을 미루거나 취소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8일 일본 남부 미야자키현 니치난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일본 정부가 “‘난카이(南海) 해곡 대지진’ 발생 확률이 높아졌다”고 발표하자 거대 지진이 실제로 발생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거대 지진 주의가 발표된 뒤 한동안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특별한 지진 징후나 이렇다 할 지각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난카이 해곡 대지진을 두고 지나치게 예민하게 불안해할 건 아니지만, 일단 발생하면 상상 이상의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평소 재난 대비를 철저히 해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확률 높아져”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란 일본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부터 시코쿠 남부를 거쳐 규슈 동부 해역을 잇는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난카이 해곡은 필리핀 북동부 필리핀해 밑의 ‘필리핀해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경계 지점에 있는 수심 4000m의 거대 해곡이다. 필리핀해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를 밀고 들어가는 형태로 융기가 발생한 곳이다. 지구의 표면은 10여 개의 거대한 지각판으로 이뤄져 있는데, 판과 판이 만나는 불안정한 곳은 거대 지진과 대형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 지진 역사에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에 해당하는 지진이 적지 않다. 1946년 오사카 인근 와카야마현에서 발생한 규모 8.0의 난카이 지진(사망자와 행방불명자 1143명), 1854년 도쿄 동쪽에서 발생한 안세이 지진(사망자 1만 명 이상 추정)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향후 30년 이내 발생할 확률이 70∼80%이고 규모 7∼8에 사망자와 실종자는 23만여 명, 무너지는 건물은 209만 채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이어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사망자(간접 사망 포함) 및 실종자가 2만5000여 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피해가 클지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한 지 78년이 지났으니, 이제부터는 걱정해야 할 때라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이런 예측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지적도 한다. 올해 2월 하시모토 마나부(橋本學) 도쿄전기대 특임교수팀은 일본 학술지 ‘자연재해 과학’에 ‘30년 이내 70∼80%’라는 확률에 대해 “데이터 신뢰성에 문제가 있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결론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위원회 측은 “발생 확률을 재검토할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 못지않게 일본에서 걱정하는 지진은 ‘수도권 직하 지진(도시 바로 아래에서 발생하는 지진)’이다. 공영 NHK방송은 2019년 12월 7회에 걸쳐 다큐멘터리 NHK 스페셜 ‘체감 수도 직하 지진’을 방영했다. 프로그램에서 일본 정부 및 학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향후 30년 이내에 70%의 확률로 도쿄 혹은 인근에서 규모 7.3의 대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망자는 2만3000명, 경제 피해액은 95조 엔(약 87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1923년 9월 조선인 학살 참극이 벌어진 간토 대지진(규모 7.9)이 대표적인 수도 직하 지진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나 올 1월 발생한 노토반도 지진, 이달 미야자키현 지진 등은 모두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곳에서 발생했다. 1995년 고베 일대를 강타해 643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규모 7.3)이 수도 직하 지진에 가까운 대도시 강진이다. 도로 기둥이 부러져 고가도로가 옆으로 누운 모습은 한국인들도 지금까지 기억하는 충격적인 피해다. 동일본 대지진은 진앙이 대도시는 아니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에 쓰나미가 닥치고 이에 대한 정부, 도쿄전력 등의 안일한 대응이 겹치면서 인류 역사에 기록될 방사능 참사를 불러왔다. ● 사재기 움직임 속 무덤덤 반응도 일본 정부는 미야자키현 지진 발생 직후 난카이 해곡 대지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지진이 발생한 미야자키현 앞바다는 난카이 해곡이 연결되는 지점이다.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전문가가 참여한 평가 검토회를 열어 거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당초 9일부터 예정됐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순방을 전격 취소하고 국내에 머물며 지진 대응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시코쿠 등 난카이 해곡 인근 지역에서는 생수, 통조림, 즉석밥 같은 상품에 대한 ‘사재기’가 발생해 편의점 등의 매출이 평소보다 2∼5배로 늘었다. 다만 도쿄 등 대도시에서 일본인들은 대체로 무덤덤한 분위기다. 지난해 일본 기상청 기준 진도 1(흔들림을 약간 느끼는 정도) 이상 지진이 지난해에만 2227회, 진도 4(대부분의 사람이 놀라고 매달린 전등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 이상은 41회에 달할 정도로 잦기 때문에 지진은 두려움의 대상이면서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일상’에 가깝다. 낮게 깔린 구름이 지진 전조 현상이라는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와 불안해하는 사람이 일부 있었지만, 일본 기상청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하며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도쿄대 방재 정보연구센터가 미야자키현 지진 이튿날인 9일부터 11일까지 거대 지진 주의가 발령된 지역의 성인 94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의를 인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83%였다. 다만 21%는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거대 지진이 발생하면 최대 34m의 쓰나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치현 구로시오(黑潮)에서는 거대 지진 주의가 발표된 뒤 마을 전역에 ‘고령자 피난’을 당부하며 피난소 32곳을 설치했지만, 실제 피난에 나선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다음 날 홀몸 고령자 등 230명에게 전화를 하거나 방문해 피난을 당부했지만, 피난자는 8명에 그쳤다. 특별한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들이 냉정하게 대응했다는 평가와 최악의 상황이 예상되는데 대응이 미진했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거대 지진 주의’가 내려진 분석 및 통계 수치를 보면 지나치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1904∼2014년 110년간 일본에서 규모 7.0 이상 지진이 일어난 1437회 중 1주 이내에 규모 8.0 이상 거대 지진이 일어난 경우는 6번 있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도 그중 하나다. 확률로 치면 1437분의 6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수백 차례에 한 번꼴로 거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 수치는 평시와 비교하면 거대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몇 배 높은 수준이다. 야모리 가쓰야(矢守克也) 교토대 방재연구소 교수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는데 이번 발표를 계기로 방심하고 있던 상태에서 깨어나게 됐다”고 평가했다. ● 매뉴얼 철저 준비해 재난 대비 언제 어디서라도 지진 재난이 발생할 수 있는 두려움 때문에 일본에서는 재난 대비가 일상이다. 막연한 걱정 대신 철저하게 준비한 매뉴얼을 몸에 익히는 것으로 재난 대비를 한다. 일본에서는 이사 후 전입신고를 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작한 ‘방재 매뉴얼북’과 재난 대비 관련 물품을 지급한다. 도쿄 시나가와구에서 제공하는 100쪽 분량의 ‘방재 핸드북’에는 ‘침실에선 베개나 이불로 머리를 보호한다’ ‘엘리베이터라면 모든 층 버튼을 누른 뒤 정지한 층에 내린다’ ‘정전 단수 발생을 전제로 피난용 생활용품을 비축한다’ 등 행동 요령 및 준비 사항을 자세히 담았다. 도쿄에서는 유치원, 초중학교에서 연 11회 피난 훈련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직장인은 해당 직장에서 연 2회 반드시 재난 대피, 소방 훈련을 받는다.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자신이 앉는 의자 등받이에 접이용 방재 모자를 끼워둔다. 지진이 나면 바로 손을 뻗어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도쿄 당국은 또 조례를 통해 사업체에 재난 대응을 위해 직원들이 3일간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비축하도록 노력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을 받는 건 아니지만, 향후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물, 채소 주스, 건빵 등을 키트로 비축해 둔다. 인터넷이나 언론으로만 접하는 지진을 체감할 수 있는 시설도 곳곳에 있다. 도쿄 오다이바 인근에 있는 재난 체험 교육시설 ‘소나에어리어 도쿄’가 대표적이다. 규모 8.0의 수도 직하 지진이 일어나면 도쿄가 어떻게 되는지, 시민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전시물 및 체험 시설 등을 통해 실감할 수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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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후쿠시마 핵연료 잔해 제거 시작부터 삐걱… “장비설치중 실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22일 원전 폭발 사고로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를 꺼내는 작업을 시작하려다가 개시 직전 연기했다.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13년 5개월 만, 오염수 방류 후 1년 만에 시작하려던 본격적인 핵연료 잔해 제거 작업이 시작부터 삐거덕거린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핵연료 잔해 제거를 마친 뒤 2050년까지 후쿠시마 1원전 폐로 작업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연료 잔해 제거는 시작조차 못 하고 있고, 오염수 방류도 종료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원전 인근 바다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원전을 둘러싼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핵연료 제거 시작부터 ‘삐걱’ 도쿄전력은 이날 후쿠시마 1원전 2호기에서 핵연료 잔해 파편 시험 제거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장비 설치 작업 중 실수가 발생해 준비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향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폐로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잔해 제거 작업이 첫날부터 난관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후쿠시마 원전 내 원자로 바닥에는 폭발 사고로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 880t가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잔해 인근에서는 시간당 최대 수십 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계측되고 있다. 이는 사람이 몇 분만 머물러도 죽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사람이 직접 작업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로봇을 개발해 원격 조종으로 꺼내겠다는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이번 시험 제거에서 원자로 격납 용기의 지름 60cm 파이프에 장치를 넣고 바닥 21m 밑에서 3g 무게의 작은 파편을 집어낼 예정이었다. 내시경 수술과 비슷한 원리다. 도쿄전력은 시험 제거한 핵연료 잔해 파편을 분석한 뒤 향후 본격적인 핵연료 제거 작업 계획 등을 세울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에 꺼낼 핵연료 잔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앞으로 언제 어떻게 어느 정도 양을 제거할지는 아직 계획이 없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2050년 폐로 계획 달성은 사실상 어려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끝 보이지 않는 오염수 처리 방류 1년째를 맞은 오염수 처리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달 25일까지 1년간 8차례 방류로 총 6만2800t의 오염수를 바다에 버렸지만 현재 탱크에 보관돼 있는 오염수는 131만 t에 달한다. 오염수는 지금도 빗물, 지하수 등이 뒤섞이며 계속 생기고 있어 처리에는 최소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전력의 허술한 대응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도쿄전력 협력업체 직원들이 오염수 정화 장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 배관을 청소하다가 방사성 액체를 뒤집어쓰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 2월에는 밸브를 실수로 열고 오염수 정화 장치 오염 제거 작업을 하다가 오염수 1.5t이 땅에 스며들었다. 사이토 겐(齋藤健) 일본 경제산업상은 잇단 사고를 일으키는 도쿄전력 경영진을 불러 “도쿄전력의 폐로 작업 안정성을 둘러싸고 지역과 국내외 불안을 사고 있다. 무겁게 받아들여 달라”고 이례적으로 공개 경고했다. 한편 현재까지 일본 정부, IAEA 등이 측정한 후쿠시마 인근 바다에서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넘어 분석된 적은 없다. 후쿠시마 1원전 주위에서 채취한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일본 정부와 IAEA가 정한 방출 기준(L당 1500베크렐·연 22조 베크렐)보다 훨씬 낮은 200∼300베크렐 수준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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