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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 인천 아시아경기 남자 복싱대표팀 박시헌 감독(49·사진)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인 화면에 올려놓은 글이다. 박 감독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신준섭, 1988년 서울 올림픽 김광선과 함께 국내 3명뿐인 복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박 감독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싱 남자 라이트미들급(71kg 이하급) 결승에서 미국의 로이 존스를 판정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땄지만 경기 후 숨어 지내다시피 했다. 편파 판정 논란과 ‘홈 텃세 덕에 금메달을 땄다’는 비난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외신들은 비아냥대듯 로이 존스를 서울 올림픽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뽑았다. 3-2 판정승이 확정되는 순간 당황한 표정으로 두 팔을 자신 있게 뻗지 못했던 박 감독의 행동도 공격 대상이 됐다. 그 충격으로 박 감독은 올림픽 직후 곧바로 링을 떠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로이 존스 측의 결승전 판정 제소에 대해 “판정을 재고할 만한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박 감독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미 박 감독은 복싱에 미련을 접은 뒤였다. “13년간 교직생활을 했어요. 사람 만나는 것도 겁나고, 기억을 잊으려고 글러브를 벗었는데 시간이 오래 지나갔어요.” 그러나 박 감독은 복싱을 잊지 못해 다시 링으로 돌아왔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대표팀 코치로 남자 복싱대표팀이 금메달 3개를 획득하는 데 기여했다. 박 감독은 2006년 대표팀에서 나온 후 7년의 공백 끝에 지난해 9월 다시 남자 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왔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복싱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고자 한다. 박 감독은 56kg 이하급 함상명과 81kg 이하급 김형규 등을 금메달 후보로 꼽았다. “평생의 한이었지 않습니까. 예전의 악몽, 정말 서러웠던 것들을 다 날려버리고 이제 두 팔을 자신 있게 뻗고 싶어요. 아시아경기를 잘 치른 뒤 명예롭게 제 손으로 진정한 올림픽 금메달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 금메달이 제 것입니다.”인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여자는 2인자들의 반란, 남자는 라이벌의 묘기 대결.’ 인천 아시아경기 펜싱이 한국의 독무대가 되고 있다. 20일과 21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남녀 개인 4개 종목에서 한국은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여자 플뢰레 4강에서 남현희(33·성남시청)와 전희숙(30·서울시청)이 맞대결한 것을 빼고, 4개 종목 중 3개 종목에서 한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벌였다. 볼거리도 확실했다. 여자 사브르와 플뢰레에서는 주목을 끌지 못했던 2진 선수가 대표팀 간판스타들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20일 남자 에페에서는 정진선(30·화성시청)과 박경두(30·해남군청)가, 21일 남자 사브르에서는 구본길(25)과 김정환(31·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모두 결승에서 화려한 묘기 대행진으로 관중들을 펜싱의 매력에 빠지게 했다. 남자 사브르 결승에서 15-13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구본길은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구본길은 “숨이 가쁠 때 한 번 더 움직인다는 생각으로 집중했다”며 “한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벌여 부담을 덜고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희숙과 여자 사브르의 이라진(24·인천 중구청)은 펜싱 인생 최고의 감격을 누렸다. 21일 여자 플뢰레 4강에서 아시아경기 3연패를 노리던 한국 펜싱의 간판 ‘엄마 검객’ 남현희를 꺾은 전희숙은 결승에서 중국의 에이스 리후이린을 15-6으로 제압하며 개인 첫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냈다. 전희숙은 “마지막 아시아경기라 생각하고 목숨을 걸고 했다”며 “6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큰 힘이 됐는데 금메달 영광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돌리겠다”고 말했다. 20일 여자 사브르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이라진도 만년 2인자의 설움을 털어냈다. 이라진은 그동안 주요 국제종합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여자 단체전 은메달과 2013년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이다. 게다가 이번 대회 결승전 상대는 한국 대표팀이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았던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26·익산시청)이었다. 그러나 이라진은 결승에서 빠른 전진 스텝을 통해 김지연의 왼쪽 상체 목 부분과 왼팔을 저돌적으로 공략했다. 이라진은 무엇보다 아시아경기 전에 꿈꿔 왔던 대결이 이뤄진 것에 기뻐했다. “이번 대회에서 꼭 지연이 언니하고 결승에서 붙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생각했거든요. 언니하고 경기하는 동안 초조했고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다음 올림픽 때도 이런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23일 한국 펜싱은 남자 플뢰레와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사흘 연속 금메달 싹쓸이를 노린다.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선수들이 개별 훈련에 집중하고 있어서 본부 임원과 지원 스태프 위주로 나왔어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선수단 본부 임원으로 나선 박명규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18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아시아드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 한국 선수단 공식 입촌식에서 양해를 구했다. 마카오, 아랍에미리트, 오만, 캄보디아, 홍콩 등 5개국 선수단과 공동으로 진행된 입촌식에는 박순호 한국 선수단장과 부단장인 최종삼 태릉선수촌장 등 본부 임원들을 중심으로 43명이 참석했다. 당초 박태환(수영), 이용대(배드민턴), 김재범(유도), 남현희 신아람 김지연(이상 펜싱) 등 대표팀 스타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지됐으나, 이날 선수들이 경기 날짜가 다가오면서 훈련에 전념하느라 입촌식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흰색 상의와 붉은색 하의 및 갈색 구두로 멋을 낸 한국 선수단은 대회 주제가에 리듬을 맞추면서 국내외 취재진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촬영과 인터뷰에 응하는 등 입촌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순호 선수단장은 “세 번째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경기가 국민들의 마음에 활력소가 됐으면 한다”며 “한국 선수단 경기를 보고 국민들이 쾌감을 얻기를 바란다”고 입촌 소감을 밝혔다. 박 단장은 북측 선수단에 대해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둬 좋은 기억을 가져갔으면 한다”며 여유 넘치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치러진 북한 선수단의 입촌식은 사뭇 딱딱한 분위기였다.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 중국, 싱가포르, 태국, 예멘, 방글라데시와 공동 입촌식을 치렀다. 김병식 북한 선수단장을 포함한 임원들과 축구, 역도 등의 선수 및 감독 30여 명이 참석했다. 북한 선수단은 식전행사인 비보이 공연이 펼쳐질 때도 무표정한 얼굴로 지켜보기만 했다. 박수를 치거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다른 국가 선수들과 대조적이었다. 앞쪽에 선 북한 여자 선수들은 서로 잡담을 하거나 취재진의 요청에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지만 뒤쪽의 남자 선수들은 굳은 표정이었다. 북한의 국기가 게양될 때 작은 소리로 국가를 부른 것이 전부였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변을 피했다. 여자축구 선수들은 우승할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네”라고 답했지만 더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식사나 숙소는 편하냐는 물음에도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북한 선수단에 각국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되자 북한 취재진이 나서서 자제시키기도 했다. 김 단장은 대회 목표에 대해 “경기를 해보기 전까지는 모르겠다. 선수단이 경기 준비를 잘해 왔다”며 웃었다. 북한 선수단은 몰려드는 취재진을 피해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났다. 인천=유재영 elegant@donga.com·주애진 기자}

《 안방에서 열리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 종목이 모두 정상에 오르는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남녀를 포함해 4개 모두 정식 종목이었던 2002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은 야구, 남자농구, 남자배구가 나란히 우승을 차지했고 남자축구는 동메달, 여자농구와 여자배구는 은메달을 땄다. 여자축구는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12년이 지난 인천에서는 어떨까. 4개 종목의 메달 가능성을 짚어 본다. 》 ▼프로 23명 아마 1명… 전원 국내파로 구성, 첫 과제는 24일 대만전▼인천 아시아경기에는 금메달 439개가 걸려 있다. 많은 금메달 가운데 소중하지 않은 게 어디 있으랴마는 야구는 조금 특별하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이기에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단순히 금메달 하나 추가하는 차원이 아니다. 많은 국민이 한국의 우승을 당연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이후 5차례의 아시아경기에서 3번 우승했다. 게다가 가장 최근인 4년 전 광저우 아시아경기 결승에서 대만을 완파하며 금메달을 땄으니 자신감을 가질 만도 하다. 하지만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한다. 2006년 동메달에 그친 ‘도하 참사’도 자만심과 방심이 부른 결과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프로 선수 23명과 아마추어 선수 1명을 최종 엔트리에 올렸다. 그중 군 미필자가 13명이나 돼 논란이 일었지만 9전 전승 우승의 신화를 쓴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도 군 미필자는 13명이었다. 아시아경기에서 야구는 사실상 한국, 일본, 대만 3개국의 싸움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만, 태국, 홍콩과 B조에 속했다. 24일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대만을 꺾는 게 첫 과제다. 대만은 국제무대에서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팀이다. 한국은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만에 4-5로 지는 바람에 2004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2006 도하 아시아경기에서도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2-4로 패해 금메달 꿈이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대만에 이어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이뤄진 일본에도 패해 역대 최악의 성적인 동메달에 그쳤다. 대만은 당시 결승에서 일본을 8-7로 꺾고 처음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대만 대표팀은 전원이 국내파로 채워진 한국과 달리 해외파가 13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투수로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왕웨이중(밀워키)을 비롯해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는 장사오칭(클리블랜드), 청런훠, 왕웨린(이상 시카고 컵스), 후즈웨이, 뤄궈화(이상 미네소타), 일본 프로야구의 에릭 첸(요코하마) 등이 이름을 올렸다. 22세인 왕웨이중은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는데 아직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두 자리 승수를 올리고 있는 천웨이인(볼티모어)과 왕젠민(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대만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거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해외파 대부분이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갖고 있어 경계해야 한다. 타선 역시 주리런(클리블랜드), 장진더(피츠버그), 판즈팡(오클랜드), 장즈셴(볼티모어) 등 마이너리거들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전력 분석원이기도 한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대만의 경우 최종 엔트리에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8월 초 발표한 24명이 그대로 참가한다고 가정하면 늘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낯선 투수를 상대로 타자들이 고전하는 사례가 많기에 이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구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던 1994년 자국에서 열린 히로시마 아시아경기에서 정상에 올랐던 일본은 이번에도 전원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엔트리를 꾸렸다. 한국은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때 대학 대표팀 위주로 팀을 꾸렸고,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부터 해외파 및 프로 선수들로 ‘드림팀’을 구성해 2006 도하 아시아경기를 빼곤 모두 우승했다. 김정준 위원은 “일본 투수들의 경우 제구력을 갖춘 기교파 선수들이 대부분인데 그렇게 강해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 대표팀과 전력 차가 꽤 있다”고 평가했다. ▼女 ‘세계 최고 공격수’ 김연경 男 ‘주포’ 박철우 앞세워 사상 첫 동반우승 꿈꿔▼한국 배구는 인천에서 사상 첫 남녀 동반우승을 노린다. 1978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 남자배구는 2002 부산 아시아경기와 2006 도하 아시아경기에서도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는 ‘수비의 핵’ 레프트 석진욱이 경기 중 부상을 당한 탓에 숙적 일본에 역전패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대표팀 박기원 감독은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상근예비역으로 복무 중인 세터 한선수를 어렵게 합류시켰다. 주포 박철우와 지난 시즌 신인왕 전광인, 전광인과 신인왕을 다퉜던 송명근 등 공격수들이 한선수와 제대로 호흡을 맞춘다면 전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훌쩍 큰 이란이 금메달로 가는 최대 걸림돌이다. 남자부는 총 16개국이 출전해 4개조로 나뉘어 예선전을 치르는데 한국은 카타르 카자흐스탄 대만과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아경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맛본 여자배구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 김연경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는 4년 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김연경을 앞세워 준결승까지 승승장구했지만 결승에서 다잡은 승리를 안방 팀 중국에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여자부는 모두 9개국이 출전하는데 한국은 태국, 일본, 인도와 함께 A조다. ▼男, 말레이시아 女, 태국 꺾고 ‘금빛 시동’▼야구와 함께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축구는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남녀가 첫 동반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축구는 1986 서울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고 여자 축구는 역대 첫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축구는 월드컵에 8회 연속 진출한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이지만 유난히 아시아경기와는 인연이 없었다. 역대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3개(1970·1978·1986), 은메달 3개(1954·1958·1962), 동메달 3개(1990·2002·2010)를 따내는 데 그쳤다. 특히 2002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는 박지성과 이영표, 이운재, 이천수 등 한일 월드컵 멤버들과 스트라이커 이동국까지 가세한 초호화 멤버로 나섰으나 이란에 막혀 동메달에 그쳤다.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박주영, 구자철(마인츠), 지동원(도르트문트), 김영권(광저우), 김승규(울산) 등 올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활약한 주축 대표 선수들이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준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에 덜미를 잡혔다. 이번 대회 예선 A조 1번 시드를 받은 남자 대표팀은 14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라오스와 같은 조에 속했다. 중동의 강호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잡고 조 1위를 확정짓는 게 1차 목표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14일 라오스를 3-0으로 꺾고 만만치 않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한국이 조 1위를 할 경우 16강전에서 B조 1위가 유력한 우즈베키스탄을 피하고 홍콩,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 중 한 팀과 편안한 16강을 치르며 8강을 준비할 수 있다. 8강에서는 C조 1위와 D조 2위 승자와 맞붙는데 C조 1위는 오만, 죽음의 조로 꼽히는 D조에서는 일본과 쿠웨이트, 이라크 중 한 팀이 올라올 것이 유력하다.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부진해 조 2위로 16강전에 올라올 경우 8강에서 숙명의 한일전이 열려 결승으로 가는 첫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일본은 2연패를 노린다. 8강의 산을 넘을 경우 준결승에서는 전력상 이란을 피해 태국, 중국(혹은 북한), 아랍에미리트 중 한 팀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여자 축구 역시 전력상 일본과 북한에 뒤지지만 안방 이점을 안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주포 박은선이 러시아에 진출하면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지만 최전방 공격수로 영국 첼시에서 활약 중인 지소연이 8강전부터 합류하게 돼 숨통이 트였다. 예선 A조에 속한 여자 대표팀은 14일 태국을 5-0으로 완파하고 금빛 시동을 걸었다. 조 1위를 차지하면 B조 혹은 C조 3위와 8강을 치르기 때문에 준결승 진출은 무난하다. 대진상 29일 준결승에서 C조 1위가 유력한 북한과 대망의 남북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어게인 2002’… 남자농구 다시 한 번 기적에 도전!▼‘어게인 2002’다. 남자 농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환희가 가시기도 전에 그해 열린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만리장성’ 중국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준결승 필리핀전에서도 경기 종료 전까지 뒤지다 이상민 현 삼성 감독의 역전 버저미터 3점포로 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기적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2002년 당시에는 중동세가 강하지 않아 중국이 유일한 적수였지만 이번 대회는 상황이 다르다. 중국이 건재하고 이란, 필리핀에 카타르, 요르단 등의 중동세도 급성장해 치열한 전쟁이 예상된다. 9월 스페인 농구 월드컵에 한국과 나란히 출전한 이란과 필리핀은 예선에서 1승씩을 거두며 수준급 경기력을 과시해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팀은 40분 내내 풀 코트를 활용하는 전면 강압 수비 등 다양한 변칙 수비 전술로 우승을 노리는 상대의 막강한 공력력을 저지할 계획이다. 중국의 높이, NBA 출신인 이란의 218cm 괴물 센터 하메드 하디디를 맞아 김종규(LG), 이종현(고려대) 등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다. 개인기가 뛰어난 필리핀 가드진의 봉쇄 여부도 금메달로 가는 길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여자 농구 대표팀은 중국, 일본과 경쟁한다. 4년 전 광저우 아시아경기 성적에 따라 8강에 자동으로 합류한 여자 대표팀은 약체와 8강전을 치른 후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날 것이 유력하다. 결승전 상대는 이변이 없는 한 중국이다. 2006과 2010년 아시아경기 결승전에서 중국에 내리 당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하지만 지난해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긴 일본도 방심할 수 없다. 다만 중국과 일본이 아시아경기 기간과 일정이 겹친 세계여자농구선수권에 1진을 출전시키는 것이 대표팀에는 호재다. 이승건 why@donga.com·유재영 기자}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인 최진철 16세 이하 축구 대표팀 감독은 17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AFC U-16 챔피언십’ 시리아와의 준결승전에서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기쁘나 슬프나 별 반응 없는 무뚝뚝한 인상이지만 경기 내내 터지는 웃음에 표정 관리가 안 돼 여러 차례 벤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국의 메시’ 이승우(16·바르셀로나 후베닐A·사진)의 활약 때문이었다. 일본과의 8강전에서 환상적인 개인기로 두 골을 뽑아낸 이승우는 시리아를 상대로는 완벽한 도우미로 변신했다. 장결희(16·바르셀로나 카데테B)의 선제골로 아슬아슬하게 전반을 1-0으로 리드한 대표팀에 이승우는 또다시 마법을 걸었다. 후반 2분 장결희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가볍게 성공시켜 4경기 연속 골을 기록한 이승우는 시리아 수비를 농락하며 자유자재로 동료들에게 도움을 배달했다. 수비 2, 3명을 유유히 따돌리고 후반 4분 장결희, 7분 장재원(16·울산 현대고), 12분 박상혁(16·매탄고)의 골을 도왔다. 후반 17분에는 정확한 크로스로 이상민(16·울산 현대고)의 헤딩골을 도왔다. 한 골 4개 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만 5개. 이승우의 활약에 시리아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마지막 도움을 올린 뒤 곧바로 결승전을 위해 교체된 이승우의 마법은 ‘쉼표’가 없었다. 대표팀은 이승우의 원맨쇼에 힘입어 시리아를 7-1로 대파하고, 2008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20일 12년 만의 우승컵 탈환에 나선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어휴, 제가 떨려서 죽겠어요.” 전화기 너머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손기정기념재단 이사(44·사진) 특유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하이 톤’으로 치솟았다. 2009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 이사에게 설레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이사가 인천 아시아경기 육상 도로 경기의 심판으로 데뷔하게 된 것이다. 이 이사는 28일 남녀 20km 경보와 10월 1일 남자 50km 경보, 10월 2일 여자마라톤과 10월 3일 남자마라톤에서 심판으로 나선다. 선수가 코스를 이탈하거나 선수끼리 잘못된 신체 접촉이 있는지, 또 경보의 경우 선수가 걸음과 스텝 규정을 위반하는지를 살핀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육상 마라톤 은메달로 세계적인 마라토너 반열에 오른 이 이사의 마라톤 인생에서 아시아경기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올림픽 은메달을 발판으로 1998년 4월 열린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당시 한국 기록(2시간7분44초)을 세운 이 이사는 상승세를 이어 그해 12월 방콕 아시아경기 마라톤에서 생애 첫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냈다. “사실 방콕 아시아경기 때는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김이용 선수(현 강원 명륜고 감독·최고기록 2시간7분49초)가 페이스가 좋아 주목을 더 받았는데 정신력으로 금메달을 땄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방콕 아시아경기는 저에게 아주 소중한 대회였고 희망을 안겨준 대회예요.” 이 이사는 아시아경기에서의 선전을 발판 삼아 2000년 2월 도쿄 국제마라톤에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한국 기록(2시간7분20초)을 세웠다. 그리고 2년 뒤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또 한번 목에 걸었다. 아시아경기에서 남자마라톤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선수는 이봉주가 유일하다.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1966년과 1970년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기미하라 겐지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육상 도로 경기에는 또 한 명의 국민 마라토너,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44)도 심판으로 나선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마라톤을 제패한 황 감독은 이래저래 이 이사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황)영조는 오랜 친구죠. 우리 선수들이 뛰는 걸 보고 있으면 둘 다 함께 뛰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 같아요. 혹시나 해서 요즘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이사는 이번 아시아경기를 통해 한국 마라톤이 부활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마음으로 선수들 곁에서 뛰겠습니다.” 현역 때보다 더 빛나는 ‘봉달이’ 이봉주의 새로운 달리기가 시작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어휴, 제가 떨려서 죽겠어요." 전화기 너머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44·사진) 손기정기념재단 이사 특유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하이 톤'으로 치솟았다. 2009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 이사에게 설레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이사가 인천 아시아경기 육상 도로 경기의 심판으로 데뷔하게 된 것이다. 이 이사는 28일 남녀 20km 경보와 10월1일 남자 50km 경보, 10월2일 여자마라톤과 10월3일 남자마라톤에서 심판으로 나선다. 선수가 코스를 이탈하거나, 선수끼리 잘못된 신체 접촉이 있는지, 또 경보의 경우 선수가 걸음과 스텝 규정을 위반하는지를 살핀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육상 마라톤 은메달로 세계적인 마라토너 반열에 오른 이 이사의 마라톤 인생에서 아시아경기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올림픽 은메달을 발판으로 1998년 4월 열린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당시 한국 기록(2시간 7분 44초)을 세운 이 이사는 상승세를 이어 그해 12월 방콕아시아경기 마라톤에서 생애 첫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냈다. "사실 방콕 아시아경기 때는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김이용(현 강원 명륜고 감독· 최고기록 2시간 7분 49초) 선수가 페이스가 좋아 주목을 더 받았는데 정신력으로 금메달을 땄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방콕 아시아경기는 저에게 아주 소중한 대회였고 희망을 안겨준 대회에요." 이 이사는 아시아경기에서의 선전을 발판 삼아 2000년 2월 도쿄국제마라톤에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한국 기록(2시간 7분 20초)을 세웠다. 그리고 2년 뒤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또 한 번 목에 걸었다. 아시아경기에서 남자마라톤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선수는 이봉주가 유일하다.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1966년과 1970년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기미하라 겐지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육상 도로 경기에는 또 한 명의 국민 마라토너,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44)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도 심판으로 나선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마라톤을 제패한 황 감독은 이래저래 이 이사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황)영조는 오랜 친구죠. 우리 선수들이 뛰는 것 보고 있으면 둘 다 함께 뛰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 같아요. 혹시나 해서 요즘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이사는 이번 아시아경기를 통해 한국 마라톤이 부활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마음으로 선수들 곁에서 뛰겠습니다." 현역 때보다 더 빛나는 '봉달이' 이봉주의 새로운 달리기가 시작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요즘 나라에 사건 사고가 많이 터지다 보니 저의 존재 이유를 생각하게 돼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무조건 받기만 했는데 이제는 ‘사회에 무언가 베풀어야 되지 않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감동을 주는 일밖에 없겠구나’라는 책임감이 지금은 앞섭니다.” 인천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남자 펜싱 에페 국가대표 박경두(30·해남군청)는 펜싱 선수들 사이에서 달변으로 유명하다. 말을 걸지 않으면 눈만 큰 무뚝뚝한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인상을 풍기지만 말문이 터지면 세련된 말솜씨를 보인다. 아시아경기를 앞둔 각오를 물으니 역시 의미심장한 답변이 되돌아왔다. 박경두는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을 노린다. 2011년 이탈리아 카타니아 세계펜싱선수권대회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던 박경두는 올해 7월 열린 러시아 카잔 세계펜싱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상대 스타일에 맞춘 수비 전략과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과감했던 선제공격 작전이 주효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선전으로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 전망이 밝지만 박경두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서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무래도 홈에서 열리는 대회고, 상대보다는 나 자신에게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과감함보다는 평정심 유지가 우선입니다.” 인천 아시아경기는 박경두 펜싱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해남 ‘땅끝’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박경두는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학교 펜싱부가 훈련하던 체육관에서 펜싱 검과 마스크를 보고 곧장 펜싱과 인연을 맺었다. 1남 6녀 중 귀한 막내아들이 하루 종일 펜싱 검으로 방벽을 찌르자 여섯 누나는 남동생을 뜯어 말렸다. 하지만 박경두는 지금 17년째 펜싱을 하고 있다. “어머니가 ‘아들 하나 있는데 운동을 시키면 건강하기라도 하겠다’면서 누나들의 반대를 한 방에 정리해주셨죠. 하하.” 박경두는 자기만의 펜싱에 흠뻑 빠졌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남자 에페 개인전에 함께 출전하는 라이벌이자 선배인 정진선(30·화성시청)의 펜싱 인생이 그제야 대단해 보였다. 나이는 같지만 생일이 빠른 정진선을 그는 형이라고 부른다. “절실함이 없었어요. (정진선) 형은 펜싱을 하면서 수없는 꾸지람과 질타를 이겨내면서 성장해왔잖아요. 저는 어떤 대회든 절실함을 느끼지 못했고, 내가 왜 이겨야 하는지 동기부여가 잘 안 됐어요.” 그래서 이번 대회에 임하는 박경두의 마음가짐은 펜싱 입문 ‘1년차’나 다름없이 새롭다. 박경두는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대로 해서 반성과 노력이 부족했다. 저의 펜싱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요즘이다”라는 말로 인천 아시아경기에 나서는 출사표를 대신했다. 펜싱을 시작한 뒤로는 열렬한 지지를 보냈던 여섯 누나도 박경두를 자극(?)하는 존재다. “누나들이 이제 경기를 제대로 못하면 ‘똑바로 정신을 차리라’고 거침없이 말해줘요. 고개를 숙여야겠습니다.” 절실함으로 새롭게 태어난 박경두는 20일 남자 에페에서 본인의 아시아경기 개인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리바운드 몇 개예요? 가로채기는요? 도움은 몇 개죠?” 대학농구 최고의 공격형 슈터로 꼽히는 고려대 문성곤(21·3학년·사진)은 경기가 끝나면 항상 취재진에게 자신의 기록을 묻는다. 다재다능한 공격력을 갖췄지만 득점에는 별 관심이 없다. 7일 고려대의 우승으로 끝난 2014 대학농구리그 챔피언전 3차전이 끝난 직후에도 문성곤은 우승의 기쁨을 뒤로한 채 기록지를 찾았다. 이날 문성곤은 라이벌 연세대를 맞아 3점 슛 5개를 포함해 21점을 올리며 팀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리바운드 10개 맞죠? 도움 4개, 가로채기 4개? 아! 대만족이에요.” 이날도 문성곤은 리바운드와 가로채기 등 궂은일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일단 수비에 전념한 뒤 3점 기회가 나면 자신 있게 던졌다. 연세대의 빠른 공격을 막기 위해 2쿼터 고려대가 장기인 ‘3-2 드롭 존’ 지역 방어로 수비를 바꾸자 문성곤은 수비의 꼭짓점에서 연세대 가드진을 압박했다. 195cm의 장신인 문성곤이 긴 팔을 활용해 패스 흐름을 끊자 연세대 공격은 주춤해졌다. 문성곤은 수비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했다. 문성곤이 궂은일에 재미를 붙인 건 지난해 국가대표팀을 다녀와서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이 이끈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뽑히면서 수비 기량이 한층 좋아졌다. 팀의 대들보 이승현(22)이 올해 말 프로에 진출하면서 문성곤은 고려대의 전성기를 이끄는 중심이 됐다. 고려대 이민형 감독도 “이제는 성곤이가 에이스”라고 선언했다. 문성곤의 성장은 한국 농구에도 반가운 일이다. 국제대회에선 문성곤과 비슷한 높이와 기량을 갖춘 선수가 절실하다. 추승균 현 KCC코치와 국가대표 슈팅 가드인 조성민(31·KT)은 문성곤의 ‘롤 모델’이다. 특히 조성민은 문성곤에게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은 존재다. 문성곤은 “성민이형이 많은 도움을 주시는데 아직 제 능력이 모자라 똑바로 형의 눈을 쳐다볼 수 없다”며 “개인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소금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 10개 구단은 내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가 유력한 문성곤의 변신을 주목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고(Go)! 고! 고!” 싱가포르 시내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싱가포르의 대표 경마장 ‘크란지 싱가포르 터프 클럽(STC)’ 내 경마 장외 발매소. 이곳은 매주 토요일 한국 경마 경주에 매료된 승부사들의 함성으로 들썩인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 국내 경마 실황 중계를 수출했다. 스포츠토토, 경륜, 경정, 카지노, 소싸움 등 7개 합법 사행 사업 중 가장 먼저 해외로 진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터프 클럽을 포함해 싱가포르 내 11개 장외 발매소에서는 매주 토요일 렛츠런파크 서울(구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리는 경주가 생중계된다. 한국마사회는 총 베팅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한국 경마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싱가포르에 먼저 수입된 홍콩과 호주 경마의 인기를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다. 토요일 하루 9000여 명이 터프 클럽 장외 발매소를 찾아 경마 베팅을 하는데, 한국 경마에 베팅하는 고객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경마의 한류(韓流)가 싱가포르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기의 이유는 한국 경마가 싱가포르 고객들의 베팅 취향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터프 클럽에서 만난 리퐁 씨(50)는 “한국 경마는 총 경주 길이(1400m)에서 직선 주로가 길고 넓어서 말끼리 의도적으로 부딪히는 ‘블로킹(Blocking)’ 같은 부정행위가 적다는 게 장점”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또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한국마사회의 경마 정보는 초보자라도 확률 높은 베팅이 가능하도록 방대하고 구체적이다. 개별 경주마들의 3년간 경주 기록이 축적된 정보를 받은 고객들은 자체 분석에 따라 승부의 방향을 다양하게 예측할 수 있는 재미를 얻는다. 싱가포르는 지난달 31일 한국마사회가 첫 국제 경마 경주로 개최한 제1회 아시아 챌린지컵 대회에 본국 경주마를 출전시켰다. 한국과 계속 폭넓게 경마 사업을 교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싱가포르=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상대 가드들에 대한 이중 압박, 그리고 실책 유도.’ 유재학 아시아경기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은 수비에 대한 그림으로 가득 차 있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12년 만에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노리는 남자농구 대표팀이 15일 경기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외국 선수 연합팀과의 연습 경기에서 다양한 수비 전술을 점검했다. 스페인 농구월드컵에서의 여독이 아직 풀리지 않은 대표팀은 선수 12명을 고루 기용하며 전진 압박 수비와 함정 수비를 집중적으로 테스트했다. 외국 선수 연합팀은 레지 오코사(205cm)와 조지프 테일러(200cm) 등 KBL 출신 경력 선수 3명과 제일런 제스퍼스(190cm), 스티븐 라마(184cm) 등 빠른 가드들이 나서 대표팀을 상대했다. 이란과 중국의 높이, 그리고 개인기가 월등한 필리핀 가드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표팀은 이날 이중 압박으로 상대의 첫 패스 길을 막는 수비를 집중 시험했다. 상대 가드들이 하프 라인을 넘는 첫 드리블부터 김종규(LG)와 김주성(동부) 이종현(고려대) 등의 센터들이 가드진과 함께 압박해 상대 가드를 코너로 몰아넣었다. 압박의 강도를 높여 드리블을 계속 유도하고, 센터들이 나와 빈 골밑은 빠른 도움 수비로 메웠다. 외국 연합팀은 이러한 변칙 수비에 몇 차례 걸려들었다.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대표팀은 NBA 출신인 이란의 공룡 센터 하메드 하디디(218cm)의 막강한 높이와 공격력을 차단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드로부터 하디디에게 투입되는 패스를 최대한 막고, 이란의 장기인 속공의 템포를 지연시키는 수비 집중력이 요구된다.화성=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박지성과 겨룬 박광룡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육탄방패’ 이명국이 왔다.” 인천 아시아경기에 참가하는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이 북한 선수단 선발대와 함께 11일 입국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던 정대세(30·수원) 홍영조(32· 4·25체육단)를 비롯해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전에서 호쾌한 골을 터뜨린 뒤 복근을 자랑했던 ‘인민 복근’ 지윤남(38) 등 북한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들은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볼 수 없다. 아시아경기 축구팀은 23세 이하 선수를 주축으로 하되 와일드카드로 24세 이상 선수 3명을 선발할 수 있지만 이들의 이름은 없었다.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북한 공격을 이끌 골잡이는 박광룡(23)이다. 이번 북한 팀에서 유일한 유럽파다. 스위스 2부 리그의 FC 윌에서 활약했던 공격수 박광룡은 2011년 6월 스위스의 명문 FC 바젤과 5년 계약을 맺은 기대주다. 올해 초 리히텐슈타인의 파두츠로 임대 이적됐다. 와일드카드로 한국 대표팀에 선발된 박주호(27·마인츠)와는 바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11년 9월 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방문 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로 나선 박지성과 ‘3박’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188cm, 84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박광룡은 장신을 활용한 포스트플레이가 위력적이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박광룡 외에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북한의 주전 골키퍼로 나선 이명국(28·평양시체육선수단)이 와일드카드로 북한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 밖에 북한 대표팀은 2013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우승 멤버와 올해 1월 오만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2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수비 정광석 장국철, 미드필더 윤일광 정일관 장성혁, 공격수 조광 김주성 등 북한 축구를 이끌고 있는 젊은 피들이 대거 20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F조에서 중국, 파키스탄과 한조에 편성된 북한은 8강행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시아경기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273명 중 94명의 선발대가 이날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북한 선발대에는 장수명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와 임원, 심판, 의료진, 남녀 축구, 조정 선수 등이 포함됐다. 북한 임원과 선수들은 취재진에 “반갑습니다”란 인사 외에는 별다른 말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명국도 목표를 묻는 질문에 미소만 지었다.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은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중국과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인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박지성과 겨룬 박광룡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육탄방패' 리명국이 온다." 인천 아시아경기에 참가하는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이 북한 선수단 선발대와 함께 11일 입국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던 정대세(30·수원), 홍영조(32· 4·25체육단)를 비롯해 남아공월드컵 브라질 전에서 호쾌한 골을 터트린 뒤 복근을 자랑했던 '인민 복근' 지윤남(38) 등 북한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들은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볼 수 없다. 아시아경기 축구팀은 23세 이하 선수를 주축으로 하되 와일드카드로 24세 이상 선수 3명을 선발할 수 있지만 이들의 이름은 없다.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북한 공격을 이끌 골잡이는 박광룡(23)이다. 이번 북한 팀에서 유일한 유럽파다. 스위스 2부 리그의 FC윌에서 활약했던 공격수 박광룡은 2011년 6월 스위스의 명문 FC 바젤과 5년 계약을 맺은 기대주다. 올해 초 리히텐슈타인의 파두츠로 임대 이적됐다. 와일드카드로 한국 대표팀에 선발된 박주호(27·마인츠)와는 바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11년 9월 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로 나선 박지성과 '3박'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북한 선수로는 보기 드물게 188cm 84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박광룡은 정대세에 버금가는 몸싸움과 장신을 활용한 포스트플레이가 위력적이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박광룡 외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북한의 주전 골키퍼로 나선 리명국(28·평양시체육선수단)이 와일드카드로 북한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밖에 북한 대표팀은 2013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우승 멤버와 올해 1월 오만에서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U-22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수비의 정광석, 장국철, 미드필더 윤일광, 정일관, 장성혁, 공격수 조광, 김주성 등 북한 축구를 이끌고 있는 젊은 피들이 대거 20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경기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273명 중 94명의 선발대가 이날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북한 선발대에는 장수명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와 임원, 심판, 의료진, 남녀축구, 조정 선수 등이 포함됐다.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은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중국과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치는 법을 모르고 세월도 잊었다. 축구 대표팀에서 35세 노장의 투혼을 과시했던 이동국(전북·사진)이 팀에 복귀하자마자 또 펄펄 날았다. 이동국은 10일 K리그 클래식 부산과의 경기에서 후반 12분 통쾌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은 리그 12골로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5일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100회 출전을 자축하는 두 골을 터뜨리고, 8일 우루과이전에서도 69분을 소화한 이동국은 48시간도 안 돼 부산 방문경기에 나섰다. 출전이 다소 무리라고 예상됐지만 이동국은 기꺼이 팀을 위해 최전방을 지켰다. 팀의 선두 수성을 위해 이날 경기가 무척 중요한 데다 이재성, 윌킨슨 등 팀의 주력 선수들이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와 호주 대표로 차출된 상황에서 이동국에게 피로는 ‘사치’였다. 남미 강호 베네수엘라와 세계랭킹 6위 우루과이의 강한 수비진을 흔들었던 이동국의 높이와 절묘한 위치 선정 감각에 부산 수비진이 오히려 힘들어했다. 이동국의 활약에도 전북(승점 48)은 부산의 파그너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전북은 전남을 1-0으로 꺾은 2위 포항(승점 47)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게 됐다. 한편 3위 수원(승점 43)과 4위 제주(승점 42)는 각각 울산과 상주를 꺾고 선두권 경쟁에 불씨를 더욱 댕겼다.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승점 38)도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고명진의 극적인 역전골로 성남을 2-1로 누르고 6위로 올라섰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대한축구협회가 5일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발표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59·독일)은 한국 축구에 강렬한 기억을 갖고 있다. 2003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독일을 이끌던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 혼쭐이 났다. F조 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패한 것. 청소년과 성인 국가대표를 합쳐 한국이 공식 경기에서 독일 대표팀을 꺾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 때문에 독일 언론은 경기 결과를 전하는 기사에서 ‘망신’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당시 경기 전부터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강한 조직력을 갖춰 힘겨운 상대가 될 것 같다”며 경계했다. 패배 후에는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가 한 단계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유럽으로 출국한 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2일 런던에서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축구협회의 제안을 적극 수용했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의 유소년 축구와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일들에 열정적으로 동참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다. 그 부분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고 밝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팀을 맡는 조건이며 아르헨티나 출신 수석코치를 데려올 것으로 전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임기 동안 아내와 함께 한국에 거주할 예정이다.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로 1975년부터 1984년까지 활약한 슈틸리케 감독은 A매치 42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때가 전성기로 독일이 치른 일곱 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해 독일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1977년부터 1985년까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 때는 최고 외국인 선수상을 네 번이나 받으면서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1988년 은퇴 후 스위스 국가대표팀 감독(1989∼1991년)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과 스페인 클럽 팀을 거쳐 1998년에는 독일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았다. 2000년부터 6년 동안은 독일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아 최근 독일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스타급 선수들을 조련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2년간 지도했던 그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카타르리그의 알 사일리아 SC와 알 아라비 SC 감독으로 활약했다. 슈틸리케 감독과 알 아라비 SC에서 함께 있었던 김기희(전북)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며 포지션 전술 활용 능력이 뛰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입국해 이날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관전할 예정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대한축구협회가 5일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발표한 울리 슈틸리케(59·독일)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해 강렬한 기억을 갖고 있다. 2003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독일을 이끌던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 혼쭐이 났다. F조 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패한 것. 청소년과 성인 국가대표를 합쳐 한국이 공식 경기에서 독일 대표팀을 꺾은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때문에 독일 언론은 경기 결과를 전하는 기사에서 '망신'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당시 경기 전부터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강한 조직력을 갖춰 힘겨운 상대가 될 것 같다"며 경계했다. 패배 후에는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가 한 단계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유럽으로 출국한 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유력한 감독 후보군들을 만나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축구협회의 제안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이 남아 있지만 일단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팀을 맡는 조건으로 연봉 등에서는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로 1975년부터 1984년까지 활약한 슈틸리케 감독은 A매치 42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때가 전성기로 독일이 치른 7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해 독일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1977년부터 1985년까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 때는 최고 외국인 선수상을 네 번이나 받으면서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는 동안 팀은 리그에서 우승을 3회(1978, 1979, 1980)하고, 1985년에는 유럽챔피언스리그(UEFA) 정상에 올랐다. 1988년 은퇴 후 스위스 국가대표팀 감독(1989~1991)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과 스페인 클럽 팀을 거쳐 1998년에는 독일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았다. 2000년부터 6년 동안은 독일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맡아 최근 독일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스타급 선수들을 조련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2년간 지도했던 그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카타르리그의 알 사일리아(Al Siliya) SC와 알 아라비(Al Arabi) SC감독으로 활약했다. 슈틸리케 감독과 알 아라비 SC에서 함께 있었던 김기희(전북)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며 부분 전술 운영능력이 좋고, 선수들의 특징과 상대 팀 전술에 따른 포지션 전술 활용 능력이 뛰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입국해 이날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관전할 예정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청용(볼턴·26)의 축구는 참 예쁘다. 간결하면서 깔끔한 패스와 팀 공격의 흐름을 살려주는 연계 플레이가 돋보인다. 축구의 종주구인 영국도 인정한 실력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계가 찾아왔다. 테크닉에 의존하다보니 볼을 갖지 않았을 때의 움직임에서 적극성이 떨어졌다. 측면 공격수로 팀 전체를 아우르는 중량감도 미흡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이청용은 부진했다. 박지성이 은퇴한 상황에서 박주영이 최전방에서 살아나지 못하자 이청용의 발끝도 무뎌졌다. 예선 3차전 벨기에 전(0-1패)에서는 투지가 상실된 무기력한 플레이로 팬들의 질타까지 받았다. 경쟁 구도 없이 월드컵 대표팀에 낙점됐던 이청용이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에서 감독대행으로 나선 신태용(44) 대표팀 코치는 '붙박이 오른쪽 윙어'인 이청용에게 중원 사령관을 맡겼다. 공격 전술의 중심을 이청용으로 끌고 온 것이다. 이청용은 달라졌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의 전방에 포진해 날카로운 패스 실력을 뽐냈다. 측면에서보다 정교함이 살아났고, 동료들을 독려하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청용의 포지션 이동은 리그 경기 도중 종아리 부상을 입은 구자철(25·마인츠)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포스트 박지성'으로서 이청용의 가능성을 점검하는 실험 성격도 있었다. 그래서 주장도 이청용에게 맡겼다. 경기 전부터 신 코치는 "청용이는 시야가 넓고 공간 패tm도 수준급"이라며 "미드필더 이청용의 새로운 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멀티 능력을 입증한 이청용의 변화는 대표팀 전술 운용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월드컵에서 한국축구는 박지성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꼈다. '제2의 박지성'으로 평가받았던 김보경(25·카디프 시티)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이청용의 달라진 모습이 울리 슈틸리게 대표팀 감독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주목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온아 얘기를 하려니 눈물이 먼저 나려고 하네요.” 여자 핸드볼의 살아 있는 전설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은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기둥 김온아(26·인천시청)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다. 뭔가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막냇동생 같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임 감독은 핸드볼에서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센터백 출신이다. 김온아도 센터백이다. 팀의 공수를 조율하고 전열의 균형을 유지하는 ‘컨트롤 타워’다. 농구로 치면 ‘포인트 가드’다. 그래서 임 감독은 누구보다 김온아의 마음과 고충을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단점도 너무 잘 보인다. “내 팀 선수였다면 ‘리더’로 만들었을 거예요.” 임 감독은 늘 김온아의 적극성이 아쉽다. 김온아는 “감독님이 절 정확하게 보신다”고 인정했다. 임 감독은 “센터백은 나를 버리고 팀에 헌신하는 열정이 있어야 하는데 온아는 소극적”이라며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선수인데 안 하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임 감독에게 김온아는 대단한 후배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이후 세대교체가 시급했던 한국 여자 핸드볼에 불쑥 나타난 ‘20세’ 김온아를 임 감독은 잊지 못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된 김온아를 처음 대면한 임 감독은 김온아의 ‘핸드볼 DNA’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만약 같은 시대에 함께 운동을 했다면 “온아의 플레이를 ‘커닝’했을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온아를 처음 보고는 ‘물건이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저는 ‘여자’가 할 수 있는 핸드볼을 했거든요. 그런데 온아는 ‘남자’ 스타일의 핸드볼을 하더라고요. 그만큼 운동 신경과 감각이 대단했어요. 축구를 해도 잘할 수 있는 독특한 스텝도 가졌어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해요.” 대표팀 에이스지만 김온아는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한 번도 누려보지 못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에 그쳤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일본에 져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가까스로 몸을 만들어 출전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예선 첫 경기 스페인전에서 무릎이 꺾이는 중상을 입고 대회를 접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로 이어지는 ‘우생순 신화’의 주역인 임 감독으로선 김온아가 힘든 훈련의 고통을 이겨낼 ‘금빛 추억’이 없는 게 못내 안타깝고 미안하다. 특히 런던 올림픽 부상 장면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민다. 김온아는 런던 올림픽 3, 4위전에서 대표팀이 동메달을 놓치는 순간 목발을 한 채 벤치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임 감독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동료들한테 미안함도 있었을 테고, 올림픽에 나갈 수 없는 몸을 겨우 만들어서 출전한 올림픽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으니 얼마나 억울했겠어요.” 런던 올림픽에서 무릎 인대가 파열된 김온아는 다른 사람의 인대로 부상 부위를 접합하고 나사로 고정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수술한 인대 부위에 염증이 생겨 또 수술을 받았다. 정말 힘든 재활 끝에 가까스로 예전의 기량을 회복한 김온아는 아직도 부상 두려움에 떤다. 김온아는 “요즘도 스텝을 잘못 밟으면 다치지 않을까 무섭다”며 “공백기도 오래돼 부담이 있지만 훈련에 최대한 집중하면서 두려움을 조금씩 없애고 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의 입에서도 “부상 조심” 연발이다. “런던 올림픽에서 다친 게 마지막 부상이면 좋겠어요. 최고의 선수지만 부상 때문에 중요한 경기에 못 나간 전례가 더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해요.” 1989년부터 2004년까지 15년간 대표 선수 생활을 한 임 감독은 2007년부터 8년째 태극 마크를 달고 있는 김온아의 ‘지금’이 핸드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임 감독은 “실책이 나오면 자신이 용서가 안 되는 때이고, 스스로 더 채찍질을 해야 할 때”라며 “온아가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더 적극적인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임 감독의 애정 어린 당부에 김온아는 “핸드볼의 레전드인 감독님 말대로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코트에서 더 적극적으로 펼쳐 보여야겠다”고 화답했다. “많이 좀 먹어, 몸매 관리하니?”(임오경 감독) “먹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아서요….”(김온아) 진지했던 두 레전드는 만남 마지막에 다시 ‘여자’로 돌아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사인은 한 장에, 사진은 두 방에 500원 주이소.” 세계복싱평의회(WBC) 전 라이트플라이급 세계 챔피언 ‘짱구’ 장정구 씨(51)를 우연히 만나면 꼭 듣는 부산 사투리다. 장 씨는 팬들이 사인을 부탁하거나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하면 이렇게 장난스럽게 말한다. 그래서 장 씨가 왼쪽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동전 지갑에는 500원짜리 동전이 두둑하게 쌓여 있다.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장 씨는 5년 전부터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임(함사모)’이라는 전직 스포츠인들의 모임을 통해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을 돕고 있다. 장 씨는 차곡차곡 모은 500원짜리 동전과 자신의 용돈을 더해 사회봉사단체를 돕고 있다. 큰돈은 아니지만 청소년 가장들이나 홀몸노인들을 찾아 자장면을 대접하거나 겨울에 쓸 연탄을 사준다. 장 씨는 1983년 WBC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타이틀을 딴 뒤 1988년 타이틀을 자진 반납하기까지 15차 방어에 성공했다. 악착같은 투지와 능수능란한 변칙 기술을 바탕으로 화끈한 경기를 펼쳐 아직도 그의 경기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열세 살 때 고향인 부산에서 어머니를 졸라 받은 1500원으로 체육관에 등록해 권투를 시작한 장 씨는 챔피언으로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나만의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멕시코 선수는 느린 대신 주먹이 강하기 때문에 절대 맞받아쳐서는 안 되고, 파나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선수들은 유연성이 있어서 근접해서 거칠게 몰아 리듬을 뺏어야 되죠. 링에서는 나를 버리고 상대를 완전히 읽는 IQ 350짜리 선수가 돼야 해요.” 장 씨는 최근 간장게장 식당을 하고 있지만 돈에는 크게 관심 없다고 한다. 대학 졸업반과 고3인 두 딸을 지원하는 정도만 벌고 손님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그만이라고 했다. 후배 사업가가 출시한 알칼리성 숙취해소음료 광고 모델로도 나섰다. 술을 좋아하는 자신이 건강한 음주 문화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응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 복서로는 처음으로 2000년 ‘WBC 20세기를 빛낸 위대한 복서 25인’에 선정됐고, 2010년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또 WBC가 제정한 ‘팬들이 선정한 위대한 선수’로 뽑혀 올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52차 WBC 총회에서 영광의 수상을 하게 된다. ‘상대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현역 시절 링에서의 생각은 지금도 그대로다. 사각 링을 떠나서도 상황에 맞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갈 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사인은 1장에, 사진은 2방에 500원 주이소." WBC(세계복싱평의회) 전 라이트플라이급 세계 챔피언 '짱구' 장정구(51) 씨를 우연히 만나면 꼭 듣는 부산 사투리다. 장 씨는 팬들이 사인을 부탁하거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면 이렇게 장난스럽게 말한다. 그래서 장 씨가 왼쪽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동전 지갑에는 500원 짜리 동전이 두둑하게 쌓여 있다.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장 씨는 5년 전부터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임(함사모)'이라는 전직 스포츠인들의 모임을 통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고 있다. 장 씨는 차곡차곡 모은 5백 원짜리 동전과 자신의 용돈을 더해 사회봉사단체를 돕고 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청소년 가장들이나 독거 노인들을 찾아 자장면을 대접하거나 겨울에 쓸 연탄을 사준다. 장 씨는 1983년 WBC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타이틀을 딴 뒤 1988년 타이틀을 자진 반납하기까지 15차 방어에 성공했다. 악착같은 투지와 능수능란한 변칙 기술을 바탕으로 화끈한 경기를 펼쳐 아직도 그의 경기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13살 때 고향인 부산에서 어머니를 졸라 받은 1500원으로 체육관에 등록해 권투를 시작한 장 씨는 챔피언으로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나만의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멕시코 선수는 느린 대신 주먹이 강하기 때문에 절대 맞받아쳐서는 안 되고, 파나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선수들은 유연성이 있어서 근접해서 거칠게 몰아 리듬을 뺏어야 되죠. 링에서는 나를 버리고 상대를 완전히 읽는 IQ 350 짜리 선수가 돼야 해요." 장 씨는 최근 간장게장 식당을 하고 있지만 돈에는 크게 관심 없다고 한다. 대학 졸업반과 고 3인 두 딸을 지원하는 정도만 벌고 손님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그만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후배 사업가가 출시한 알칼리성 숙취해소음료 광고 모델로 나섰다. 술을 좋아하는 자신이 건강한 음주 문화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응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 복서로는 처음으로 2000년 'WBC 20세기를 빛낸 위대한 복서 25인'에 선정됐고, 2010년 국제복싱 '명예에 전당'에 헌액 됐다. 또 WBC가 제정한 '팬들이 선정한 위대한 선수'로 뽑혀 오는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52차 WBC 총회에서 영광의 수상을 하게 된다. '상대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현역시절 링에서의 생각은 지금도 그대로다. 사각 링을 떠나서도 상황에 맞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갈 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