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희

조건희 차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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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사건이 되는 지점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becom@donga.com

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칼럼55%
인사일반13%
보건13%
복지7%
건강3%
사회일반3%
미담3%
기타3%
  • “빵빵” 車경적 소리에 가슴 철렁

    ‘빵 금지 귀 찢져짐(찢어짐).’ 서울 중구 을지로2가 교차로의 한 구둣방에는 이런 팻말이 붙어 있다. 구두를 닦는 김모 씨(60)가 2012년 3월부터 귀가 찢어질 듯한 경적 소음에 시달리다 못해 걸어둔 것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구두를 닦으며 하루 종일 경적을 듣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도 귀가 멍멍하고 귓밥이 굴러다니는 것 같은 환청이 들린다고 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3일 오후 3시 김 씨의 구둣방에서 1시간 동안 소음을 측정해 보니 을지로3가 방향으로 직진하는 차량과 남산 1호 터널 방향으로 우회전하려는 차량이 뒤엉켜 수십 차례 귀를 때리는 경적이 들려왔다. 구둣방 문을 닫고 안에서 측정을 했는데도 85∼90dB(데시벨)이 나왔다. 김 씨처럼 거리에서 생업을 잇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출퇴근 시간마다 혼잡한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시민들에게도 운전자들이 무분별하게 울리는 경적 소음은 심한 스트레스 요인이다. 일부 운전자는 “멋있게 들린다”는 이유로 차량을 불법 개조(튜닝)해 소리와 울림이 법으로 정한 기준(110∼112dB)보다 더 큰 경적을 장착한다. 회사원 김모 씨(31)는 최근 자신의 ‘모닝’ 경차에 중형차 ‘제네시스’의 경적을 달았다. “‘띡’ 하는 경차의 경적 소리가 경박하게 들리는 것 같다”는 이유였다. 자동차 튜닝 카페에는 전자식 경적보다 소리가 큰 버스의 공기압식 경적(에어혼)을 승용차에 달고 싶다는 글도 하루 10여 건씩 올라오고 있었다. 불법 경적을 단 ‘반칙운전자’를 잡아내기는 쉽지 않다. 경적 검사는 자동차 정기검사의 필수 항목이 아니며 배기 소음이 유난히 큰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검사차량 305만 대 중 소음 기준에 맞지 않는 경적을 장착했다가 단속된 차량은 339대뿐이었다.조건희 becom@donga.com·박성진 기자}

    • 201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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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쩡한 무릎인대 뜯고… 건강한 목뼈에 쇠핀 박고…

    2010년 12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척추전문병원 원장 권모 씨(47)가 환자 문모 씨(41)의 무릎에 수술용 메스를 댔다. 권 씨는 이어 문 씨의 멀쩡한 십자인대를 뜯어내고 인조인대를 집어넣었다. 또 다른 환자 서모 씨(38)의 건강한 목뼈 사이에는 쇠핀을 박았다. 후유장애를 인정받으면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멀쩡한 몸에 가짜 수술까지 하다가 적발된 보험전문사기범들의 행태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근로복지공단 전·현직 직원과 권 씨 등 병원 관계자들을 끼고 산업재해로 위장해 근로복지공단과 보험사들로부터 보험금 67억 원을 타낸 일당 150여 명을 검거해 그중 40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중 23명은 보험금뿐 아니라 후유연금까지 타내기 위해 허위 수술도 받았다. 일용직 근로자 홍모 씨(50)는 2007년 11월 실제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바꿔치기해 제출하고 멀쩡한 허리에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2008년 7월 보험금 1억1100만 원을 받고 장해등급 7급 판정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와 브로커는 건당 2000만∼5000만 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업재해로 인정받으면 일반 보험사가 별다른 심사 없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점을 악용해 일반 보험 10∼20개에 가입했다”며 “산업재해 보험 심사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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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강간미수범이 운영 관여 학원 버젓이 영업

    청소년 강간미수범이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동아일보 보도로 드러나 폐원 처분된 컴퓨터 학원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현재도 그대로 영업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성범죄자 A 씨(37)도 그대로 근무 중이었다. 동아일보와 채널A 취재팀이 지난달 18, 27일 이틀에 걸쳐 경기 수원시 ‘A컴퓨터 아카데미’ 현장을 확인한 결과 A 씨는 상담석에서 ‘김○○ 실장’이라는 가명으로 수강생을 상담하거나 외부 업자들과 대화하고 있었다. A 씨는 2011년 3월 B 양(당시 14세)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신상정보 공개 4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교육지원청과 고용노동부 수원고용센터에 따르면 2012년 9월 수원교육지원청이 A아카데미에 ‘폐원 요구’를 통지하자 A 씨 측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 측이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도 패소한 뒤에도 학원은 문을 닫지 않았다.A아카데미 측은 소송과 별개로 지난해 7월 시설 형태를 교육부 소관인 ‘평생직업교육학원’에서 고용부 소관인 ‘직업훈련시설’로 바꿔 수원고용센터로부터 새로 영업을 인가받았다. 직업훈련시설은 미성년자도 수강할 수 있지만 ‘성인 수강생이 더 많다’는 이유로 평생직업교육학원과 달리 성범죄자 취업 제한 시설에 포함돼 있지 않다. 수원고용센터 관계자는 “A 씨 어머니 명의로 영업을 인가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운영자가 누구인지는 따로 점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성훈 인턴기자 한양대 사학과 4학년}

    •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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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으로 가짜 대학생증 만드는 청년들

    서울 D대 4학년 재학생 김모 씨(27)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중앙도서관에 들어가는 순간 ‘고려대 미디어학부 최○○ 씨(26·여)’가 된다. 김 씨는 최 씨와 일면식도 없지만 최 씨의 이름으로 도서관을 드나들고 열람실 좌석도 예약한다. 학번만 넣으면 학생증 바코드를 만들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 덕이다. 안암동 집에서 가까워 고려대 도서관을 이용하는 김 씨는 “옆자리에 다른 학생이 앉는 것이 귀찮을 땐 학생증 바코드를 4, 5개 만들어 주변 좌석을 전부 예약해버린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바코드 생성 앱을 이용해 다른 학생의 신분으로 대학가를 활보하는 학생들이 생겨나면서 개인정보 도용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서관 등 대다수 대학교 시설은 학생증에 부착된 고유 바코드를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에 갖다 대면 얼굴 확인 없이 출입할 수 있는데 앱을 활용하면 모르는 사람의 학생증 바코드도 손쉽게 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모바일 장터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바코드 생성 앱은 20종이 넘는다. 20, 21일 취재팀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대학교 네 곳의 도서관에서 시험한 결과 스마트폰 앱으로 위조한 바코드는 전부 실제 학생증과 다름없이 작동했다. 앱에 미리 양해를 구한 재학생들의 학번을 입력하니 도서관 출입은 물론이고 열람실 좌석 예약까지 가능했다. 연세대와 성균관대의 무인 대출기에서는 도서까지 빌릴 수 있었다. 학번을 제공한 중앙대 재학생 최모 씨(27)는 “누군가가 내 신분을 도용해 학교에 돌아다닐 수 있다니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학번을 몰라도 바코드를 만들어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학교 측이 학번을 부여할 땐 입학연도 4자리(20××)와 학과 고유번호 2∼3자리, 개인 고유번호 2∼4자리 등 일정한 규칙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학번 패턴’을 공유하는 글이 쉽게 검색됐다. 취재팀이 성균관대에서 해당 패턴으로 추정한 학번을 바코드 생성 앱에 입력해 키오스크에 갖다대니 2008년에 입학한 육모 씨의 이름이 화면에 나타났다. 소지품 도난 문제도 유발할 수 있는 이런 학생증 바코드 도용은 형법상 사문서 위조 및 부정행사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하지만 일부 학생은 ‘앞자리에 다른 학생이 앉으면 다리를 쭉 펴기 힘들다’거나 ‘도서관에서 혼자 모의 토익시험을 치를 때 옆자리에 사람이 있으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별다른 죄의식 없이 바코드를 위조해 주변 좌석을 독차지하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 박모 씨(26)는 “친구 5명과 ‘자리 맡아주기’ 당번을 정하고 매일 아침 좌석을 10여 개씩 무더기로 예약한다”며 “떳떳하진 않지만 편리함 때문에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외부인이 학교 시설에 자유롭게 출입하면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위조가 어려운 ‘무선 주파수 검지(RFID)’ 방식 학생증을 발급하는 것이 대안이지만 해당 학생증에 맞게 키오스크를 교체하려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김재형 monami@donga.com·조건희 기자}

    •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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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빅토르 안의 금메달, 오히려 통쾌했다”

    회사원 박주형 씨(29)는 15일 오후 친구들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주점에서 소치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를 생중계로 보다가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를 응원하는 자신의 모습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 신다운(21·서울시청) 등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준결선과 결선에서 줄줄이 실격당하는 모습에는 혀를 차면서 러시아 국적인 안현수의 우승에는 오히려 통쾌함을 느꼈던 것. 박 씨는 “평소 애국심이 강하다고 느꼈는데 스스로 잠깐 당황했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에 실망하고 안현수의 우승에 환호한 스포츠팬은 박 씨만이 아니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 약화와 안현수의 귀화를 방치한 국내 체육계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학생 유상영 씨(29)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일지라도 체육계가 개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현수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뛰다가 악재가 겹쳐 어쩔 수 없이 귀화했다는 점 때문에 연민이 느껴진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여론이 한국 대표팀으로부터 등을 돌린 계기로 신다운이 14일 대한체육회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꼽는 팬도 있었다. 13일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준결선에서는 이호석(28·고양시청)이 넘어져 한국 대표팀이 탈락했다. 일부 누리꾼이 비난 글을 올리자 신다운은 “호석이 형은 후배들을 군 면제시켜 주기 위해 고생을 많이 했다. 제일 아쉬운 건 저희(선수)들인데 왜 여러분이 욕을 하느냐”는 글을 올렸다. 이에 일부 팬은 “올림픽 무대가 대표팀의 군 면제를 위한 곳이냐”는 논란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대표팀은 병역을 성실히 수행하라’는 뜻을 담아 선수용 헬멧에 국방색을 입힌 합성 사진 등을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신다운은 16일 페이스북에 “호석이 형이 후배들을 위해 그만큼 노력했다는 뜻이었는데 팬들이 ‘군 면제’라는 단어에만 치중하신 것 같아 안타깝다”며 “나는 병역 면제를 위해 운동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에게도 때아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2010년 말 이 시장이 성남시청 쇼트트랙 팀을 해체한 뒤 안현수가 소속팀을 잃고 러시아로 귀화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 시장이 당시 팀 해체 이유로 “소속팀 선수 1명을 유지하려면 가난한 아이 3명을 도울 돈이 필요하다. 이런 데 돈 못 쓴다”고 밝혔다는 얘기도 온라인에서 퍼지며 이 시장의 트위터와 성남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비난 글이 쇄도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16일 통화에서 “해당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성남시청 쇼트트랙 팀 해체는 성남시가 당시 모라토리엄(채무지불 유예)을 선언해 재정 긴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 공식 사이트는 15일부터 접속이 되지 않았다. 연맹에 항의하려는 누리꾼의 접속이 폭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조건희 becom@donga.com·권오혁 기자}

    •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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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로배우 강신성일씨 자택에 도둑 “롤렉스 시계 등 4000만원어치 도난”

    원로배우 강신성일 씨(77·사진) 자택에 도둑이 들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강 씨의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강 씨가 9∼12일 개인 일정으로 집을 비운 사이 잠기지 않은 3층 베란다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와 물건을 훔쳤다. 방 안에서는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이 발견됐다. 강 씨는 ‘카르티에’ ‘롤렉스’ 등 고가의 시계와 그림 등 금품 4000만 원어치가 없어졌다고 직접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강 씨 집을 드나든 사람이 있었는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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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국민 10명중 8명 “안현수 우승 오히려 통쾌했다”…왜?

    회사원 박주형 씨(29)는 15일 오후 친구들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주점에서 소치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를 생중계로 보다가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를 응원하는 자신의 모습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 신다운(21·서울시청) 등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준결승과 결승에서 줄줄이 실격 당하는 모습에는 혀를 차면서 러시아 국적인 안현수의 우승에는 오히려 통쾌함을 느꼈던 것. 박 씨는 "평소 애국심이 강하다고 느꼈는데 스스로 잠깐 당황했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에 실망하고 안현수의 우승에 환호한 스포츠팬은 박 씨만이 아니었다. 남성잡지 맥심코리아가 9일부터 "쇼트트랙에서 안현수와 한국 대표가 경합을 벌인다면 누구를 응원하겠느냐"는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16일 오후 8시 반 현재 응답자 2422명 중 2094명(86.5%)이 한국 선수 대신 안현수를 선택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 약화와 안현수의 귀화를 방치한 국내 체육계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안현수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뛰다가 악재가 겹쳐 어쩔 수 없이 귀화했다는 점 때문에 연민이 느껴진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여론이 한국 대표팀으로부터 등을 돌린 결정적 계기로 신다운이 14일 대한체육회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꼽는 팬들도 많았다. 13일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준결승에서는 이호석(28·고양시청)이 넘어져 한국 대표팀이 탈락했다. 일부 누리꾼이 비난 글을 올리자 신다운은 "호석이 형은 후배들 군 면제시켜 주려 고생 많이 했고 제일 아쉬운 건 저희(선수)들인데 왜 여러분이 욕을 하시느냐"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 "올림픽 무대가 대표팀의 군 면제를 위한 곳이냐"는 논란이 일었다. 대학생 문창범 씨(26)는 "일부 대표 선수들이 국위 선양보다 다른 목적을 우선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대표팀은 병역을 성실히 수행하라'는 뜻을 담아 선수용 헬멧에 국방색을 입히거나 군번줄(속칭 '군메달')에 금색과 은색을 입힌 합성 사진을 잇따라 올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신다운은 16일 페이스북에 "호석이 형이 우리를 위해 그만큼 노력하셨다는 글을 썼는데 그런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팬들이) 군면제라는 단어에만 치중을 두신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저는 병역 문제를 위해 운동해온 적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에게도 때 아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2010년 말 이 시장이 성남시청 쇼트트랙팀을 해체한 뒤 안현수가 소속팀을 잃고 러시아로 귀화했다는 이유였다. 이 시장이 당시 팀 해체 이유로 "소속팀 선수 1명을 유지하려면 가난한 아이 3명 도울 돈이 필요하다. 이런 데 돈 못 쓴다"고 밝혔다는 얘기도 온라인에서 퍼지며 이 시장의 트위터와 성남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비난 글이 쇄도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16일 전화통화에서 "해당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성남시청 쇼트트랙팀 해체는 성남시가 당시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해 재정 긴축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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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어머니 이인숙씨 “규혁이에게 그만하자고 설득도 많이 했죠”

    “그만하자 규혁아. 스케이트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니.” 12일 이규혁의 마지막 레이스를 TV 생중계로 지켜보며 어머니 이인숙 씨(55·전국스케이팅연합회장)는 4년 전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끝난 뒤 아들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당시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안 되는 걸 도전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며 눈물을 보인 아들의 모습에 이 씨도 가슴을 움켜잡고 울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 이후 한 번도 아들의 국제대회 경기를 생중계로 본 적이 없었던 이 씨는 12일 경기 시작 4시간 전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이번에는 꼭 경기 (생중계로) 봐줘요. 진짜 마지막이니까….” 이 씨는 힘주어 답했다. “알겠어. 엄마가 눈 동그랗게 뜨고 잘 지켜볼 테니까 걱정 마”라고. 이 씨는 “규혁이가 여느 겨울올림픽보다 편하게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했다. 12일 마지막 레이스에서 이규혁은 초반 전성기 때의 스피드를 보였다. 진작 욕심을 버렸던 이 씨도 순간적으로 아들의 메달을 응원했다. 하지만 이규혁은 600m 이후 체력이 떨어졌다. ‘조금만 나이가 어렸어도 충분히 메달권에 들었을 텐데….’ 이 씨의 마음속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떠올랐다. 하지만 레이스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는 아들을 보고 이 씨는 생각을 바꿨다. 이전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웃는 아들을 보니까 그제야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이 나더라고요.” 이 씨는 13일 이 말을 꼭 팬들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직후에는 저도 아들에게 ‘스케이트 그만하자’고 했는데…. 규혁이가 마지막 레이스에 설 수 있도록 성원해 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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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연세로 승용차 ‘쌩쌩’

    8일 0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왕복 2차로. 이른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맞아 번화가에 나왔던 시민들이 버스 막차를 타기 위해 바쁘게 도로를 가로질렀다. 연세로는 지난달 6일 서울의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돼 일반 차량의 통행이 24시간 금지되고 인도가 넓어졌다. 그때 연세로 한쪽에서 ‘빠앙’ 소리가 들려왔다. 검정 쏘나타 승용차가 차로를 횡단하던 시민 2명을 발견하고 급정거하며 경적을 울린 것. 이 승용차는 시민들이 길을 건너자 다시 속도를 올려 연세로를 빠져나갔다. 오전 7시∼오후 9시에는 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이 양쪽 진입로에서 일반 차량 통행을 막고 있지만 이들이 퇴근한 시간에는 무단 진입하는 차가 적지 않았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지난달 22, 25일, 이달 8일 총 3차례에 걸쳐 관찰해 보니 0시∼오전 3시에 1시간 평균 20대의 일반 차량이 연세로 550m 구간을 통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찔한 상황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인도 턱과 신호등이 전부 철거된 뒤 무단 횡단하는 시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횡단보도 표시가 없는 곳에서 길을 건너는 시민은 시간당 평균 80여 명이었다. 택시의 통행이 허용되는 유일한 시간대인 0시∼오전 4시가 되면 차로 양쪽을 택시가 점령했다. 주정차한 택시가 통행하는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길을 건너는 시민을 뒤늦게 발견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오전 3시가 되자 연세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연세로7길에서 음식점에 식자재를 나르는 2.5t 냉동 탑차가 빠져나와 슬그머니 연세로에 정차했다. 상점 영업에 필요한 업무차량은 서대문구로부터 미리 허가를 받아 오전 10∼11시, 오후 3∼4시에만 제한적으로 통행할 수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인근 음식점의 배달 오토바이들은 턱이 없어진 인도와 차로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곡예 운전을 했다. 연세로를 이용하는 시민 대부분은 ‘일반 차량의 통행을 엄격히 단속해야 한다’는 시각이지만 상인 일부는 통행금지를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취업준비생 임모 씨(26)는 “새벽 시간대에도 보행자가 많은 번화가의 특성을 감안해 밤과 낮 구분 없이 단속반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48)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이후 손님이 줄었다”며 “오후 9시 이후에는 차량 통행 제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대문구는 2월까지 계도 기간을 둔 뒤 이르면 3월부터 연세로 진입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 4대를 활용해 통행 제한 위반 승용차에 과태료 4만 원, 승합차에 5만 원을 각각 물릴 계획이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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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파업 노조 재산 116억 가압류… 역대 최대

    코레일이 지난해 12월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철도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낸 철도노조 재산의 가압류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달 코레일이 철도노조가 소유한 아파트 4채와 예금 및 채권 등 116억 원 상당의 재산을 대상으로 낸 가압류 신청이 인용됐다고 6일 밝혔다. 코레일은 철도 파업으로 막대한 영업상 손실을 봤다며 노조를 상대로 160억 원가량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낸 상태다. 이번 가압류 신청은 본안 소송 선고가 나기 전 노조 측이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막는 효과가 있다. 이번에 인용된 116억 원은 노조를 상대로 사측이 가압류한 액수 가운데 가장 큰 액수다. 한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이날 김명환 위원장(48), 박태만 수석부위원장(55), 최은철 사무처장 겸 대변인(40), 엄길용 서울지방본부장(47)을 파업을 주도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 기소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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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rrative Report]헤어나올 수 없는 인생의 개미지옥, 나는… 바지사장이다

    개미는 죽을힘을 다해 구덩이에서 빠져나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다른 구덩이를 힐끔거린다. 안에 놓인 과자 부스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들어가 볼까….’ 다리에 힘을 실어보는 순간 모래벽이 무너진다. 순식간에 개미는 다시 개미지옥(개미귀신이 파놓은 구덩이)으로 빨려든다. 1994년식 엘란트라 뒷자리에서 박민수(가명·31) 씨가 눈을 떴다. 유리창에 새벽이슬이 맺혀 있었다. 박 씨는 옆자리에 잠들어 있는 아내를 보다가 차 밖으로 나왔다. 담배 3대가 금방 타들어 없어졌다. 결심한 듯 휴대전화 키패드를 눌렀다. “승용차에서 먹고 잔 지 한 달째입니다…. 전에 말한 주유소 ‘바지’ 자리는 연락 없나요?” 박 씨가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2시간 후 브로커 A 씨가 왔다. A 씨는 “라면이라도 사먹으라”며 1만 원짜리 3장을 던지고 갔다. 브로커들은 바지사장들이 죽지 않을 만큼의 돈을 간간이 쥐여준다. 박 씨가 ‘바지사장’의 늪에 빠져 월세 보증금까지 압류당했던 지난해 5월 이야기다. 지난해 1월 박 씨는 친구 소개로 설비업체 대표 B 씨(30)를 만났다. B 씨는 급전 3000만 원을 해결해주면 수십억 원 규모의 설비공사 사업에 끼워주겠다고 제안했다. 그 전에 과거 공사 잔금을 일부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며 딸 셋을 키우고 있던 박 씨에게는 ‘인생 역전’의 기회였다. 하지만 직장이 변변치 않은 박 씨에게 돈을 빌려주는 곳이 없었다. 눈을 돌린 곳이 ‘작업 대출’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만난 대출 브로커는 가짜 서류를 척척 만들어냈다. 배달원이었던 박 씨는 서류상 중소기업에서 3년간 성실히 일한 근로자로 변신했다. 통장 속지를 갈아 끼우자 매달 월급을 받은 흔적이 생겼다. K은행에서 대출금 5000만 원이 나왔다. 브로커가 떼어간 수수료는 2000만 원. 3000만 원을 빌리고 5000만 원을 갚아야 하는 거래였지만 찬밥 더운밥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B 씨가 당초 약속했던 공사 시작일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대출 이자는 쌓여갔다. ‘딱 한 번만 더 하자.’ 이번에는 전세 대출에 생각이 미쳤다. 브로커가 물어온 주택에 전세로 입주할 것처럼 꾸며 전세금을 대출받는 방식이었다. 이마저 뜻대로 풀리지 않아 월세방을 빼야 했다. 어린 세 딸을 처가에 맡기며 박 씨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6월 브로커 A 씨로부터 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주유소 3곳에 바지사장으로 앉아있으면 8억 원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숨이 턱 막혔다. 그동안 쌓인 대출 이자는 물론이고 공사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로비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기회였다. 착수금을 요구하는 브로커의 말에 덥석 아내 명의로 대부업체에서 700만 원을 빌렸다. 하지만 착수금을 챙긴 A 씨는 휴대전화를 없애고 그대로 사라졌다. 공사판에 나가고 싶어도 안전화 살 돈 3만 원을 빌릴 곳이 없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장모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우리 딸과 이혼해주게.” 지난해 11월 결국 박 씨는 또다시 ‘바지’로 나섰다. 인천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2곳의 유흥주점이다. 나중에 부가가치세를 내는 조건으로 계약금 300만 원에 매달 100만 원을 받는다. 세금이 1000만 원이 될지, 1억 원이 될지 모르지만 당장 버티기 위한 돈 100만 원이 급하다. ‘다시는 바지사장 하지 말아야지.’ 박 씨의 결심은 굳다. 3000만 원이 필요해 돈을 빌리기 시작했으나 바지사장을 시작하고 1년 만에 빚이 1억 원으로 불었다. 하지만 다짐 앞에는 기약 없는 단서가 붙는다. ‘이번까지만 하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박 씨의 ‘돌려막기’가 끝없이 반복된다. 개미가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친다. 다 나왔다고 생각한 순간 머리 위로 모래가 쏟아져 다시 굴러떨어진다. 개미귀신이 아가리를 벌려 개미를 덥석 문다. “이봐, 류상식(가명·39). 우린 당신 신상 정보를 다 가지고 있어. 계속 까불면 집으로 찾아갈 거야. 요즘 청부업자들 못하는 게 없는 거 알지.” 류 씨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전화는 이미 끊겨 있었다.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낮은 음성이었지만 바지사장 브로커와 한패라는 건 확실했다. 브로커가 구인 사이트에 올린 바지사장 모집 글에 “사기꾼”이라고 댓글을 단 것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급전이 필요했던 류 씨는 12월 경기 수원역에서 한 20대 여성 바지사장 브로커를 만났다. 류 씨는 처음에는 브로커가 시키는 대로 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의 주민등록증에 자신의 사진을 붙이고 그 사람의 명의로 통장을 만들었다. 주문은 점점 수상해졌다. 위조한 신분증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휴대전화까지 개통하라는 말에 류 씨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손을 뗐다. 브로커와 연락도 끊겼다. 하지만 이미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뒤였다. 체포된 류 씨는 난생처음 유치장에 갇혀 48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브로커가 올린 글에 댓글을 달며 도발하기 시작한 게 이때였다. 협박 전화를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한밤중에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 살려…. 나 살려.” 숨넘어가는 목소리였다. 류 씨가 경찰에 신고한 뒤 집으로 달려가 보니 안방 유리창이 열려 있고 바닥에 온통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인기척을 듣고 아들과 경찰에게 전화한 어머니는 다행히 무사했다. 브로커의 경고였다. 류 씨는 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갓 세상으로 나온 어린 개미 앞에 구덩이가 있다. 안에 놓인 과자 부스러기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개미지옥 옆을 서성이는 어린 개미의 걸음이 위태하다. 이용현(가명·23) 씨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급 5000원을 받는 평범한 대학 1학년 휴학생이었다. 친구 소개로 사설 스포츠토토에 손을 댄 것이 몰락의 시작이었다. 평생 느낀 적 없는 짜릿함에 심장이 뛰었다. 판돈이 커졌다. 1만 원, 5만 원, 30만 원…. 정신을 차려 보니 아버지의 자동차를 담보로 대부업체에서 1800만 원을 빌린 뒤였다. 사실대로 고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독촉장이 날아오기 시작하자 빚을 한 방에 갚을 수 있는 일감을 찾기 시작했다. 9월 경북 포항시에서 만난 장기 매매 브로커는 “너무 어려서 신장 빼가기는 좀 그렇고…”라며 휴대전화 ‘내구제’를 권했다. 고가의 스마트폰을 할부로 구입한 뒤 업체에 되팔아 현금을 돌려받는 일종의 무등록 대부업이었다. 하지만 브로커는 이 씨가 개통한 스마트폰 3대를 챙겨 달아났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빚만 400만 원 더 늘어났다. 그때 구인 사이트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정보기술(IT) 업종, 업무 사이트 운영, 해외 파견, 월 200만 원.’ 중국 칭다오(靑島)로 건너가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경기 일정을 등록하고 도박꾼들에게 사이버머니를 환전해주는 일이었다. 명백한 불법이었다. 중국 공안에 붙잡히면 7년 옥살이를 해야 한다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빚이 쌓인 상태에서 사기까지 당해 눈이 어두워져 있던 이 씨는 브로커가 마련해준 관광 비자를 들고 지난해 11월 칭다오행 비행기를 탔다. 132m²(약 40평) 정도 되는 아파트에서 이 씨 또래의 남성 5명이 24시간 교대로 컴퓨터에 달라붙어 있었다. ‘관리실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40대 남성은 이 씨 같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외출할 때 항상 따라나서 감시했다. 전화도 엿들었다. 이 씨는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한 달 만에 귀국했다. 대학에 복학할 날이 점점 다가왔지만 등록금을 벌기는커녕 대출이자만 쌓여갔다. 위험한 돈벌이는 절대 하지 않겠다던 다짐은 점점 희미해졌다. 이 씨는 바지사장을 구한다는 글에 댓글로 휴대전화번호를 남기기 시작했다. 일주일 만에 브로커 30여 명이 연락해왔다. 휴대전화 대리점에 명의를 빌려주면 3개월 동안 30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지난해에 일했던 칭다오의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도 “다시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연락이 오고 있다. 지금 이 씨 앞에 두 갈래 길이 있다. 맞은편 길에서 손짓하는 브로커들의 말이 달콤하게 들린다. 어느 길을 택하든 후회하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이 씨는 왔던 길로 되돌아갈 생각을 못하고 있다.:: 바지사장 ::실제로 재산을 소유하거나 사업체를 경영하지 않으면서 명의만 빌려주고 그 대가를 받는 이들을 일컫는 속어. 유흥업소 사설도박장 탈세조직 은행대출 부동산임대차계약 등 분야가 다양하다. 수사 및 세무 당국에 적발되면 민형사상 책임을 대신 지고 옥살이를 할 때도 있다. 어디에서 온 말인지는 불분명하다. △총알 ‘받이’ △“도저히 내어 줄 수 없거나 양보할 수 없는 자신의 모든 것까지 다 넘겨준다”는 뜻의 관용구 ‘바지까지 벗어 주다’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키는 ‘핫바지’ 등이 어원으로 추정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오소영 인턴기자 한양대 교육공학과 졸업}

    • 201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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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털 거리뷰 사진에도 내 정보가…

    보험설계사 엄모 씨(35)는 최근 한 달 사이 낯선 사람 3명의 이름을 인터넷 검색창에 입력해봤다. 1명은 소개팅 상대, 다른 2명은 보험 고객들이었다. 이렇게 알아낸 얼굴사진, 가족관계, 취미 등 정보는 대화를 매끄럽게 이끌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엄 씨의 설명이다. ‘신상 털기’는 국내 누리꾼들에게 이미 일상이다. 2012년 한국인터넷진흥원이 12∼59세 누리꾼 3000명을 설문한 결과 3명 중 2명꼴인 67%(2010명)가 “신상 털기를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신상을 터는 이유는 △재미나 호기심 때문에(46.1%)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35.7%)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33.1%·이상 복수응답) 순이었다. 누리꾼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조각’ 정보를 이용해 업무상 만난 인물이나 지인의 개인정보를 검색해본 경험이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음 ‘로드뷰’, 네이버 ‘거리뷰’ 등 인터넷 지도의 거리영상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사진 속 작은 단서를 추적해 작성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신종 신상 털기도 등장했다. 사진을 확대해 상가 간판이나 주요 구조물을 파악한 뒤 인터넷 거리영상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라는 의혹이 제기된 임모 씨의 거처로 알려진 아파트의 외관이 언론에 나오자 누리꾼들이 이를 토대로 ‘경기 가평군 청평리 ○○아파트’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공유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신상털기 기법도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회원이라면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이 회원의 계정을 검색할 수 있다. 카카오톡 상태메시지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카카오스토리에서도 ‘전체 공개’로 설정한 게시물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본보가 분석한 일반인 12명 중 각 4명이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직장 △거주지 △출신학교 △딸의 이름 등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다른 사람이 자발적으로 온라인에 공개해놓은 자료를 검색하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를 업무 목적으로 수집하거나 다시 온라인에 배포하면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구태언 정보보호 전문 변호사는 “온라인에 공개된 자료라 하더라도 이를 악의적으로 ‘프로파일링(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것)’해 본인 동의 없이 공개한다면 형법상 비밀누설죄 및 명예훼손죄가 적용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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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만으로… 누군가 내 이력서 다 쓸판

    1억 건이 넘는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금융거래를 위한 각종 정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유통되고 있는 현실이 알려짐에 따라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의 수집과 관리, 활용 등을 두고 국민들 사이에 퍼진 불신(不信)을 제거하지 않으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신용사회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회의 국정조사와 금융당국의 종합대책 마련을 앞두고 개인정보 유출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안을 시리즈로 제시한다. △고려대 사학과 졸업 △주소 서울 중랑구 면목동 ○○빌라 ○○○호 △출신지 충북 청주시 △2013년 7∼8월 ‘○○○’ 인턴 근무 △취미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애인 없음…. 이력서에 쓴 내용들이 아니다. 회사원 서모 씨(28)가 인터넷에 남긴 흔적들을 동아일보 취재팀이 인터넷 검색 기능만으로 ‘신상 털기’한 결과다. 많은 기본정보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름과 온라인에서 즐겨 쓰는 ID ‘skil****’만으로 신상정보 10건이 검색됐고 휴대전화번호까지 활용하자 4건이 추가됐다. 이렇게 해서 얻은 서 씨의 개인정보는 휴대전화번호, 주소, 출신지, 인턴 경력 2건, 대외활동 경력 2건, 동아리 활동 경력 2건, 출신대 및 학과, 취미, 페이스북 ID, 과거 하숙집, 대화명 등 14건이다. 서 씨가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린 글 73건과 본인 사진 6장도 함께 검색됐다. 서 씨는 취재팀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전해 듣고 “발가벗겨진 기분”이라며 놀라워했다. 지난달 28일 취재팀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디지털포렌식연구센터 이상진 교수팀과 인터넷보안업체 에스이웍스에 의뢰해 온라인에 퍼진 개인의 신상정보를 인터넷 검색 기능만으로 얼마나 찾아낼 수 있는지 실험했다. 사전 동의를 받은 10∼50대 일반인 12명의 이름 ID 휴대전화번호를 검색창에 입력하니 신상정보 79건, 게시 글 1027건, 본인 사진 67장이 검색됐다. 분석 대상 중 온라인 활동이 거의 없었던 4명을 제외하면 1명당 평균 9.8건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돼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개인이 무심결에 인터넷에 올린 신상정보가 그 자체로 빅데이터 수준으로 축적됐으며 해킹 등을 통해 유출된 금융정보와 결합될 경우 해당 인물의 사회관계망을 악용한 신종 ‘소셜 사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조종엽 jjj@donga.com·조건희 기자}

    • 20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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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분만에… 애인 이름 - 동생 학력까지 좍~

    백발을 풀어헤친 맨발의 기인(奇人)이 천막 안에 앉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천막을 찾은 시민들의 직업, 문신 모양, 즐겨 타는 오토바이 색상 등을 척척 맞혀낸다. 초능력이 따로 없다. 이때 장막이 걷히고 컴퓨터 자판을 바쁘게 두드리며 인터넷 검색을 하는 남성 4명이 나타난다. 기인은 이들이 찾아낸 시민들의 신상 정보를 이어폰으로 듣고 읊었던 것. 시민들은 아연실색한다. 벨기에 재무부가 2012년 9월 브뤼셀에서 벌인 개인정보 보호 캠페인 홍보영상의 한 장면이다.○ 검색만 해도 정보 ‘와르르’ 정말 인터넷 검색만으로 ‘초능력’을 방불케 하는 신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까. 동아일보 취재팀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디지털포렌식연구센터 이상진 교수팀과 인터넷 보안업체 에스이웍스와 함께 지난달 28일 일반인 12명의 ‘신상 털기’를 시연했다. 연령은 10∼50대로, 직업은 학생 회사원 자영업자 주부 등으로 고루 분포했다. 분석팀은 1차적으로 이들의 이름과 인터넷에서 즐겨 쓰는 ID만 활용했다. 이름과 ID는 2012년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 당시 누리꾼 3000명 중 과반이 “공개해도 무방하다”고 꼽은 기본적인 개인정보다. 분석팀은 우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코글리(cogly.net)’의 복합 검색엔진에 일반인 12명의 ID를 입력했다. 코글리는 구글 네이버 등 검색엔진뿐 아니라 뉴스 댓글, 싸이월드 뒷주소, 게임 ID 등 주요 사이트 95곳을 검색할 수 있는 ‘신상 털기’ 전용 검색엔진이다. 2010년경 이름을 떨쳤다가 폐쇄된 사이트 ‘코글’과 유사하다. 복합 검색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소프트웨어 ‘슈퍼신상털기 3.0’도 동원됐다.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는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클릭 몇 차례만으로 주요 사이트 63곳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회사원 정모 씨(29)의 이름과 ID ‘sin30**********’을 구글 검색창에 입력하자 정 씨가 2009년 ○○대 ○○학과 게시판에 해당 ID로 게시한 글이 나타났다. 정 씨는 이 글에 “○○○○ 시험과 관련된 학습자료를 구한다”며 휴대전화 번호 ‘010-28××-××××’를 남겨뒀다. 즐겨 쓰는 대화명 ‘sha***’도 적혀 있었다. 분석팀은 단 1건의 게시글만으로 정 씨의 휴대전화 번호, 출신학교 및 학과, 대화명 등 신상 정보 4건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대학 시절 준비했던 시험이 무엇인지도 추론할 수 있었다. 추가로 확보한 정보는 다시 새로운 신상 털기 단서로 활용했다. 분석팀이 정 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검색 창에 넣으니 정 씨가 해외 물품 거래 사이트에 가방을 판매하기 위해 올린 글이 나타났다. ‘판매자 정보’ 칸에는 정 씨의 직장 주소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 아파트 ○○○동 ○○○호’와 또 다른 e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 e메일 주소를 검색하자 또다시 정 씨가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이 검색됐다. 이렇게 개별적인 정보를 추적해 인접 정보들과 종합하자 △정 씨의 군 복무 부대 △아르바이트 경력 △남동생이 한 사립대 공대에 2010년 합격했던 사실 등 개인정보 13종이 30여분 만에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드러났다. 정두원 디지털포렌식연구센터 연구원(26)은 “시간만 충분하다면(2∼3시간 정도) 정 씨 직장 사무실 면적과 매매가(인터넷 부동산 사이트 활용)와 건물을 담보로 대출한 내용이 있는지(대법원 인터넷등기소) 등도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보의 의뢰에 따라 진행된 개인정보 신상 털기에 소요된 시간은 1인당 30분에서 1시간 정도였다. 분석 결과를 전해들은 정 씨는 “나름대로 신상 정보를 철저히 관리했다고 자부했는데 삭제하고 싶은 정보가 너무나 많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분석팀이 이렇게 일반인 12명의 이름과 ID만으로 확보한 신상 정보는 58건이었다. 여기에 휴대전화 번호까지 활용하자 검색된 신상 정보는 79건으로 늘었다.○ 신상 털기로 이력서 작성할 정도 분석 대상 12명 중 4명은 신상 정보가 13∼16건씩 노출됐다. 기업 입사 지원서에 기재하는 개인정보가 평균 15건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온라인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이들의 이력을 거의 다 채울 수 있다는 뜻이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으로 이력서 증명사진까지 대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신상 정보 16건이 검색된 주부 최모 씨(48·여)는 인터넷 시민기자와 청소년 상담가로 활동한 경력 때문에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 작성한 글도 919건 검색됐다. 이 중에는 육아 카페에 공개한 아들의 이름과 학교, 나이도 포함돼 있었다. 최 씨가 가명으로 게재한 칼럼도 ID를 통해 추적됐다. 여러 사이트에 같은 ID로 많은 글을 ‘전체 공개’로 설정해 게시한 점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를 전해들은 최 씨는 “해킹이 아니라 검색만으로 알아낸 정보가 맞느냐”고 취재팀에게 재차 확인했다. 30대 이하 분석 대상 중에는 대학생 박모 씨(27)가 유일하게 검색된 신상 정보가 0건이었다. 2008년경 이름을 고치고 ID를 새로 만든 뒤 인터넷에 별다른 글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e메일 주소만 만든 뒤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자영업자 박모 씨(53)와 회사원 강모(52) 김모(49) 씨 등 3명도 신상 정보가 거의 검색되지 않았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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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억대 챙긴 ‘성매매 알선女’ 알고보니 남자

    2012년 5월 회사원 A 씨(42)는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의 조건 만남 주선 카페에 접속했다. 카페에는 여성들의 나체 사진들이 올라와 있었다. A 씨가 전화해 보니 ‘지소연 매니저’라고 밝힌 여성 운영자가 친절한 목소리로 “회원으로 가입하면 매주 조건 만남을 할 수 있다”고 안내해줬다. A 씨는 운영자 이모 씨(32)에게 회원 가입비 700만 원과 모텔 숙박료 40만 원을 송금한 뒤 기대에 부풀어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며칠 후 걸려온 것은 “A 씨를 포함한 카페 회원들이 성매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으니 로비 자금을 보내라”는 이 씨의 전화였다. A 씨는 여성은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채 11차례에 걸쳐 총 1억2000만 원을 송금한 뒤에야 수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건 만남을 알선한다는 글은 모두 이 씨의 거짓말이었다. ‘지소연 매니저’ 등 다른 운영자 2명도 카페가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것처럼 속이기 위해 이 씨가 ‘1인 3역’으로 목소리를 연기한 가상인물이었다. A 씨는 이 사실을 믿지 못하다 이 씨가 경찰서에서 직접 여성 목소리를 낸 뒤에야 장탄식을 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28일 이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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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恨 나눔으로 승화… ‘진짜 富者’ 떠나다

    26일 오전 1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할머니의 손발이 갑자기 차가워지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식은땀도 흘렸다. 맥박이 분당 40, 30으로 떨어졌다. 옆에 있던 간병인들이 손을 붙잡고 “할머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라며 애타게 불렀다. 할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렇게 20여 분이 지났을까. 가쁘던 할머니의 호흡이 조용히 멈췄다. 13세 때 일본군에 끌려가 간도 지방에서 위안부로 피해를 입고 살아온 황금자 할머니가 26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생전에 한이 많으셨는지 할머니는 떠날 때 미처 눈을 감지 못했다. 할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모셨던 김정환 강서구청 복지팀장(49)이 뒤늦게 도착해 눈을 감겨 드렸다. 황 할머니는 폐품 수집과 식모살이 등을 하며 돈을 모아 2006년부터 3차례에 걸쳐 총 1억 원을 강서구 장학회에 내놓았다. 자신이 죽고 나면 남은 예금과 임대아파트의 임차 보증금 등 3000만 원마저 내놓겠다며 ‘마지막 선물’도 준비했었다. 본보 기자는 15일 병실에 누워 있는 할머니를 만나 그의 선행을 25일자 3면에 보도했다. 당시 할머니는 말은 못 했지만 “할머니의 나눔에 대해 알리고 싶다”라고 얘기하자 고개를 돌려 기자를 올려다봤다. 눈빛이 맑았다. 이야기를 듣는 중간 중간 할머니는 큰 숨을 여러 차례 내쉬며 대답을 대신했다. 김 팀장은 “행여 동아일보 기사가 나가기 전에 돌아가실까 봐 마음을 졸였다”며 “25일 누워 계신 할머니께 기사를 읽어 드렸다. 기사를 못 보고 가셨다면 정말 속상해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할머니가 생전 즐겨 하던 말은 “사랑한다. 고맙다. 보고 싶다”였다고 한다. 빈소가 마련된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연분홍 블라우스에 갈색 겉옷을 차려입은 할머니의 영정은 간병인들이 할머니 앨범에서 찾았다. 간병인 김만심 씨(62)는 “최근에 찍은 영정은 너무 아파 보이셔서 고운 사진으로 찾았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보낸 조화가 여럿 왔고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오후 8시경 직접 조문을 했다. 김 대표는 “최소한 주한일본대사라도 할머니 앞에 와서 머리를 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손영미 소장은 “할머니들이 (황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듣고 가슴 아파 하셨는데, 다들 건강이 불편해 못 오셨다”며 “생전에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못 받고 떠나셔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로써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중 생존자는 55명으로 줄었다. 할머니의 가족은 없었지만 시민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 할머니 장학금 200만 원을 받아 학자금 대출 이자를 갚았다는 대학생 이진혁 씨(26)는 “아프실 때 못 찾아봬 죄송하다”며 “할머니가 주신 장학금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가수 이효리는 트위터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란 글을 올렸고, 가수 JK김동욱도 트위터에 ‘황금자 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지난 과거의 아픔들을 치유할 수 있는 행복한 곳에서 편히 쉬시길’이란 글을 올렸다. 강서구는 할머니의 장례를 구민장으로 치를 계획이다. 영결식은 28일 오전 10시 강서구청 주차장에서 하며 장지는 경기 파주시 삼각지성당 하늘묘원이다.강은지 kej09@donga.com·조건희 기자}

    •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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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CCTV영상까지… 온갖 정보 다 샌다

    가정집과 사무실, 건물 주차장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의 상당수를 외부 접속자들이 손쉽게 열람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한국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준 신용카드 정보 유출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며 이미 수년 전부터 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브로커들을 통해 조직적으로 개인정보가 유통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개인 경제생활의 핵심인 금융정보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일반인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까지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의 취약한 개인정보 관리체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보안업체 라온시큐어의 보안기술연구팀과 함께 국내 1132곳에 설치된 CCTV의 보안 실태를 확인했다. 그 결과 절반에 가까운 498곳(44%)이 비밀번호가 없거나 설치 당시 저장된 기본 비밀번호를 사용한 채 인터넷에 연결돼 있었다. 이렇게 무방비로 관리되고 있는 CCTV 카메라 수는 이날 확인된 것만 총 3029대에 달했다. 이 CCTV 화면들은 특별한 해킹 기술을 쓰지 않아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모니터에는 가정집, 점포, 사무실, 공장의 내부와 주차장, 비상계단 등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또 익명의 접속자가 관리자 계정까지 장악해 카메라 각도를 임의로 바꾸거나 감시 장소의 소리를 녹음할 수도 있었다. 과거 영상을 열람, 삭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카메라를 아예 꺼버리거나 관리자 비밀번호를 바꾸는 것도 가능했다. 라온시큐어의 신동휘 선임연구원은 “예전에 CCTV는 주로 폐쇄망으로 운영됐지만 요즘에는 관리의 편의를 위해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으로 화면을 볼 수 있는 기능까지 지원돼 유출 위험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신용카드 업체들이 갖고 있던 개인정보들은 최근 유출 문제가 불거지기 훨씬 이전부터 여러 단계로 유통되며 ‘검은 생태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취재팀이 정보 판매 브로커들을 접촉한 결과 금융기관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는 기본적으로 대부업체 등의 마케팅에 활용되지만 이 가운데 ‘대출 의향이 있는 고객’만 따로 모은 정보는 훨씬 높은 값에 별도로 거래되고 있었다. 취재팀이 인터넷을 통해 접촉한 한 브로커는 “대출을 받을 의향이 있는지 확인을 ‘완료’했다는 뜻에서 이런 사람들의 정보를 ‘1차 완콜’이라고 한다”며 “이런 정보는 1건에 1만 원 선으로 매우 비싸다”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관리 부실이 신용사회의 근간을 흔들 만큼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불법 정보 유통의 유인을 제거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범정부적 태스크포스를 구축하고 불법정보의 유통에 대한 합동 단속을 무기한 실시하기로 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조건희·이상훈 기자}

    •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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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어제 막 들어온 대출정보도 있어요… 건당 1만원”

    “‘1차 완콜 실시간’이요? 건당 1만 원입니다.” 25일 오후 동아일보 취재팀이 인터넷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디비(DB·개인정보를 뜻함)’를 찾는다”고 묻자 한 사금융 개인정보 판매 브로커가 이렇게 답했다. 그가 언급한 ‘1차 완콜’은 기존에 유출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1차로 당사자에게 대출 의향을 확인한 것을 뜻한다. ‘실시간’은 이를 확인한 지 24시간이 채 안 되는 정보라는 의미다. 이 정보는 정확성은 물론이고 실제 대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건에 1만 원으로 가격이 비싸다. 금융기관을 비롯해 포털이나 게임사이트 인터넷쇼핑몰 등을 통해 최소 한 번이라도 유출된 개인정보는 이처럼 ‘재처리’ 과정을 거쳐 무한 유통된다. 어느 날 갑자기 대부업체나 대리운전업체가 보낸 문자메시지가 늘어나거나 스팸 등록을 해도 문자메시지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개인정보 ‘AS’도 해드립니다” 개인정보 시장은 이미 ‘생산→유통→판매’ 시스템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이 브로커들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고 다시 판매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주인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정보를 이용한 ‘돈놀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취재팀이 복수의 개인정보 브로커에게 문의한 결과 ‘1차 완콜 실시간’의 경우 시장가격이 1만 원으로 형성돼 있다. 이보다 싼 정보는 ‘하루 전 부결’이 있다. 이는 24시간 전에 대출을 신청했거나 조회를 했다가 거부된 고객들의 정보다. 1건에 200원꼴. ‘아웃바운드 문자용’은 단순 금융기관 가입자 정보로 1건에 20원으로 가장 싸다. 아웃바운드는 다수의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텔레마케팅 용어다. 기자가 한 브로커에게 6만 원을 계좌이체하자 ‘아웃바운드 문자용’ 정보 3000건이 담긴 엑셀 파일을 보내줬다. 이름, 거주지, 휴대전화 번호, 직업, 월수입, 사채 이용 여부, 대출 희망액이 빠짐없이 적혀 있었다. 이 중에 3명을 무작위로 골라 전화해 보니 응답자들은 전부 “자료에 기재된 주소, 직업, 대출 사유 등이 내 것과 일치한다”고 확인했다. 이런 식의 정보 가공은 주로 대출 관련 업체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기관 등에서 유출된 원 정보를 가공해 자체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한 뒤 재판매해 부수입을 올리는 것. 특히 가격이 비싼 ‘1차 완콜 실시간’ 정보의 경우 명단에 수록된 사람과 전화 연결이 안 되거나 대출을 거부하면 판매자가 같은 양의 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 이른바 애프터서비스(AS)인 셈이다. 26일 오후 접촉한 다른 개인정보 브로커도 “1차 완콜 디비를 사겠다”고 문의하자 곧바로 샘플 자료를 보내왔다. 이 브로커는 개인정보가 구체적으로 적힌 이 자료에 대해 “신용정보 관리회사의 자료이지만 어느 회사인지는 밝힐 수 없다”며 “교육 의료 보험 쇼핑몰 대리운전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에서 이런 정보들을 구입한다”고 설명했다. 본보가 접촉한 브로커들은 모두 중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대화에 사용한 메신저 프로그램이나 돈을 송금 받은 계좌도 모두 ‘대포’(타인 명의를 도용한 것)였다. ○“카드정보 이미 오래전부터 나돌아” 신용카드사 정보도 어렵지 않게 구입이 가능하다. 브로커들은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국민 농협 롯데카드는 물론이고 삼성 우리 등 대부분의 카드사 정보를 구비하고 있었다. 다만 접촉한 브로커들 모두 “이미 과거에 유출된 정보”라고 입을 모았다. 브로커들의 주장대로라면 이번에 유출된 카드 3사의 개인정보는 아직 유통시장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 브로커는 “카드정보는 이미 예전부터 공공연하게 ‘털려서’ 거래되던 것인데 이제야 공식적으로 적발이 됐다고 금융당국이 난리를 피우는 것이 한마디로 우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이 밝힌 카드정보 유출 경로는 2가지. 사이트 해킹이거나 내부 직원과의 거래다. 해킹의 경우 최근 업체들의 보안이 강화되면서 어려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고객을 상대로 파밍(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정보를 가로채는 것) 수법을 쓰기도 한다. 카드회사 내부나 자회사 직원들이 소규모로 디비 거래를 제안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브로커들은 카드정보를 이용한 대량 물품 구매 등의 피해는 많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 브로커는 “쇼핑몰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은 추적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이번 사건 때문에 카드정보를 팔겠다며 속인 뒤 돈만 챙기는 사기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이은택 기자}

    •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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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 대출정보 훤히… 농협 사칭 보이스피싱

    고객 대출금 정보를 정확히 파악한 뒤 농협 직원을 사칭해 보이스피싱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 일당이 개인정보를 파악한 경로를 추적하고 있으며, 최근 큰 파문을 일으킨 3개 카드업체 고객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3일 “기존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겠다”고 속여 65명에게서 4억1000만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 및 송금책 김모 씨(40) 등 9명을 구속하고 정모 씨(20)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일당은 지난해 10월부터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농협 고객관리실 ○○○ 대리”라고 소개한 뒤 “연이자 5%대로 대출해 줄 테니 기존 대출금을 송금해 상환하라”고 속이는 등의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기존에 제2금융권에서 대출한 금액을 정확히 알고 거짓 대출 상품을 안내하는 등 어디선가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한 정황을 보였다. 이번에 검거된 일당은 중국 총책의 지시에 따라 피해 금액을 인출해 총책의 계좌로 송금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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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휴지통]“주택가에 다이너마이트” 전봇대 옆 이상한 물체가...

    “주택가에 다이너마이트(사진)가 있어요.” 19일 오후 1시경 서울 은평구 역촌동 주택가에서 폭발물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 지구대 직원이 출동해 보니 다이너마이트 다발로 보이는 물체가 이면도로의 전봇대 옆에 놓여 있었다. 경찰은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물체가 놓인 곳 10m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두른 뒤 지원을 요청했다. 5분 뒤 은평경찰서 소속 과학수사팀 및 강력팀원 30여 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과학수사팀이 보호 장구를 갖추고 접근해 보니 이 물체는 시중에서 3만∼5만 원에 팔리는 다이너마이트 모양의 알람시계였다. 물체를 칭칭 감고 있던 검은 선은 기폭장치가 아니라 시계와 스피커를 연결하는 전선이었다. 숨죽인 채 지켜보던 주민들은 안도와 허탈감이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이 주변을 탐문한 결과 문제의 시계는 한 40대 남성이 늦잠 자는 자녀들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샀다가 건전지가 다 닳아 버린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다이너마이트 시계’와 ‘수류탄 공구세트’ 등 폭발물을 본뜬 모조품 때문에 오인 신고가 늘면서 경찰력 낭비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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