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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봉대산 불다람쥐 드디어 잡았네.” 울산 동구에 있는 봉대산(해발 183m)에는 방화범이 자주 산불을 냈다. 2000년 이후에만 이 산에서 총 100차례 넘게 산불이 났을 정도였다. 소방당국은 정체불명의 방화범이 다람쥐처럼 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곳곳에 불을 질러 ‘봉대산 불다람쥐’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계속된 수사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자 이 방화범에게 걸린 현상금은 2009년 11월 3억 원까지 올랐다. 그러던 봉대산 불다람쥐가 24일 붙잡혔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봉대산을 비롯해 울산 동구 일대 마골산과 염포산 등에 불을 지른 혐의로 한 대기업 생산직 사원 김모 씨(52)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김 씨는 총 96차례 봉대산과 마골산 등에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으며 염포산 화재는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1년간 봉화산 주변의 통화기록 2만 건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끝에 김 씨의 신원을 파악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처음에는 마음이 우울해 등산을 갔다 불을 질렀는데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을 느껴 계속 방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이 김 씨를 붙잡는 바람에 현상금 3억 원은 없던 게 됐다”고 말했다.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학생 1만8000명 모두를 1학기 이상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글로벌 리더로 육성하겠습니다.” 이달 11일 취임한 울산대 이철 총장(62·사진)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연수 확대를 통해 학생에게 혜택을 주고, 이들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으로 첫 울산대 총장이 된 소감은…. “지난달 말 서울 아산병원에서 외래 진료 중 (총장에) 내정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아산병원에 근무할 당시 의료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교육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총장직을 수락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역점 시책은…. “모든 재학생을 1학기 또는 1년 동안 외국 대학에 보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적어도 울산대를 졸업하는 학생은 한국을 넘어 세계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만들어주려 한다. 대학이 학생에게 정의감과 신뢰성이 있도록 하고 세계를 보는 안목을 갖추게 한다면 외부에서 ‘설립자인 아산 정주영 회장의 유전자(DNA)를 이어받았다’고 평가해줄 것이다. 현재 27개국 121개 대학 또는 연구기관과 협력관계를 맺고 장·단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스마트 시대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2차원적 교육을 넘어서 스마트폰, 스마트패드를 활용해 교수와 학생이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교육을 하고 싶다.” ―대학이 직면한 문제는…. “정보가 넘치고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어떤 교육을 수행해 주목받는 지도자를 길러내느냐는 것이다. 좋은 교육을 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한정된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내는 문제는 울산대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이 풀어야 할 현안이다.” ―구조조정 방안은…. “전임 총장(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장)이 추진한 정원 감축이 포함된 개혁 시책을 잘 추진하겠다. 교수도 안주할 것이 아니라 연봉제와 학부장 외부 초빙제, 공개강의 등을 통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총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울산대 의대 교수, 울산대병원장, 울산대 의무부총장을 지냈다. 임기는 2015년 2월까지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미래 물 부족을 핑계로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가 최근 울산지역 한 일간지에 이틀 연속으로 쓴 기고문의 핵심 내용이다. 연간 8개월 이상 침수돼 훼손이 빠르게 진행되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 방안을 제시한 것. 이 암각화는 1965년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물에 잠겨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선사시대 바위그림. 사연댐 수위를 현재 60m에서 52m로 낮추면 암각화가 침수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수위부터 낮춰 암각화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정 전 대표 주장이다. 이는 “물 확보가 전제되지 않으면 수위를 낮출 수 없다”는 울산시 주장과 배치된다. 수위를 낮추면 식수가 부족하다는 것. 정 전 대표는 “겨울 가뭄으로 요즘 반구대 암각화가 모두 드러날 정도로 사연댐 수위가 낮지만 울산시 용수는 부족하지 않다”고 울산시를 압박했다. 정부도 정 전 대표와 비슷한 생각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를 수행해 15일 반구대 암각화를 방문한 최광식 문화재청장은 ‘선(先) 수위 조절, 후(後) 물 확보’를 촉구했다. 사연댐 수위를 낮추지 않으면 울산시는 반(反)문화행정을 펴는 자치단체로 몰릴 판이다. 그렇다고 시민 물 문제 역시 외면할 수 없는 처지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암각화는 풍화 직전일 만큼 훼손 상태가 심한 것으로 지난해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때문에 문화계와 일부 시민은 울산시가 먼저 수위를 낮추는 데 동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도 울산 물 공급 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라”는 목소리가 크다. 그래야 암각화는 ‘물 고문’에서 해방되고 울산도 ‘물 문제’를 해결하는 윈윈 게임이 된다는 것이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평소 “반구대 암각화를 울산시와 울산시민만큼 사랑하는 단체와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번엔 울산시가 세계적인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현명한 결단을 내렸으면 한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이 ‘장미도시’가 된다. 울산시는 “올해부터 2013년까지 시내 전역에 장미 115만 그루를 심어 장미도시로 만들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115만 그루는 울산시 인구와 비슷하며 시민 한 사람이 장미 한 그루 심기운동을 전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시는 매년 3월 장미심기 붐을 조성하기 위한 식수운동을 통해 3만 그루를 심는다. 단독 주택은 1주택 장미 3그루 심기운동을 추진해 41만4000그루를 심는다. 아파트 단지에도 총 41만 그루를 심고 기업체는 경계 담장을 따라 22만3000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요 도로변과 녹지대에는 구군별로 ‘저비용 고효율’을 위한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활용해 7만3000그루를 심어 2013년까지 모두 115만 그루를 심는다는 구상. 울산시 관계자는 “장미 115만 그루 심기 사업이 완료되면 도심 곳곳에 조성된 녹색 덩굴식물과 조화를 이뤄 생태문화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가 2005년 4월부터 운영 중인 지능형교통체계(ITS)가 통행 속도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울산시에 따르면 ITS 운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ITS 구간 내 통행 평균 시속은 34.3km. 이는 2000년부터 교통량에 따른 속도 변화 추이를 감안해 추정한 ITS 미시행 시 통행속도(26.7km)보다 7.6km(28%) 향상된 것이다. 이처럼 교통량이 매년 증가함에도 차량 통행속도가 개선될 수 있는 것은 기존 교통관리체계에 첨단 정보·통신·제어기술을 접목한 ITS가 운영됐기 때문으로 시는 분석하고 있다. 통행속도 증가에 따른 ‘통행시간 절감효과’를 경제 가치로 환산한 ITS 순현재가치(NPV)는 지난해 기준 1464억 원, 2015년 기준 3549억 원으로 추정됐다. 또 울산시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서비스 개선을 위해 버스정보시스템(BIS)을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BIS는 기다리는 시내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를 알려주는 교통정보 제공 서비스. 지난해 하루 평균 BIS 이용 실적은 홈페이지 방문이 1000건, 자동응답전화(1577-3609) 2500건, 휴대전화 문자서비스(013-3366-3609) 2만5500건 등 전체적으로 하루 3만여 건에 이르렀다. 첨단 ITS 시설을 견학하기 위해 지난해 울산시 교통관리센터를 찾은 방문객은 83개 기관 및 지역 단체 등에서 2648명으로 조사됐다. 시는 지난해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마트폰을 활용한 아이폰용 앱(울산버스정보) 서비스 등을 시작했다. 올해는 국토해양부로부터 국비 42억 원을 지원받아 ITS 미설치 지역(울주군, 석유화학공단 등)에 교통관리용 폐쇄회로(CC)TV, 도로전광판표지(VMS), 구간검지기(DSRC) 등을 설치하는 ITS 보강 및 2단계 확장 사업을 펼친다. 또 23억 원을 투입해 버스정류장 안내단말기 50여 개를 시 전역에 확대 설치하고 무선통신망을 개선하는 BIS 확대 구축사업을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고속철도(KTX) 울산역 인근에 내년 2월 울산 상징물이 건립된다. 울산시는 21일 박맹우 시장 주재로 ‘울산공업센터 50주년 기념사업추진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시는 이날 울산공업센터 착공 50주년인 내년 2월 3일 제막을 목표로 울산 공업탑을 대체할 새로운 울산 상징물을 세우기로 했다. 협의회는 2009년부터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울산 상징물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내년 1월 27일부터 2월 3일까지를 울산공업센터 50주년 기념주간으로 설정해 울산 전역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다. 울산공업센터는 1962년 2월 3일 남구 매암동 588 동양나일론㈜ 울산공장(현 효성 울산공장)에서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사가 시작됐다. 당시 박 의장 기공식 치하문은 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에 새겨져 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도심에서 금을 캔다.” 휴대전화 등 소형 폐가전제품에서 금속자원을 회수하는 ‘도시광산 사업’이 서울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울산 남구청에서 시행된다. 남구청은 올 1월부터 소형 가전제품을 모아 분류할 자원센터를 남구 야음장생포동 옛 재활용품 선별장에 짓고 있다. 선별장 건립이 끝나는 올 하반기(7∼12월)부터 본격적인 광물 채취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남구청은 올 들어 냉장고와 TV 선풍기 등 폐가전제품을 무상으로 수거했다. 지금까지 수거된 폐가전제품은 총 40t. 또 시민과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기부운동’을 펼쳐 지금까지 6540개를 모았다. 폐휴대전화 한 대에서는 금 0.04g, 은 0.2g, 팔라듐 0.03g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광산에서 금광석 1t에서 금 5g을 얻을 수 있지만 휴대전화 1t에서는 400g, 개인용 컴퓨터 1t에서는 금 52g을 모을 수 있다고 남구청은 밝혔다. 남구청은 도시광산 사업으로 얻는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이 사업은 자원 활용, 환경 개선, 일자리 창출 등 1석 3조 효과를 낼 것”이라며 “정보기술(IT) 발달로 전자제품 교체 주기가 빨라져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시광산 사업은 ‘도시 한복판에서 광물을 캐낸다’는 의미로 폐가전 제품에서 금과 은 등의 고가 금속이나 팔라듐·인듐 등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사업. 1980년대 일본에서 시작돼 효과적인 자원회수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시가 2009년 6월 처음 도입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대공원에서 인공증식 중인 멸종위기 곤충 두점박이 사슴벌레가 50마리로 늘어났다. 17일 울산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제주도에만 서식하는 환경부 고시 멸종위기 야생동물 두점박이 사슴벌레 2쌍을 2009년 7월 포획해 울산대공원 곤충생태관에서 사육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성충이 된 두점박이 사슴벌레는 번식을 계속해 현재 50마리, 다음 달에는 100마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은 울산대공원 안에 나비원과 곤충생태관 등을 갖추고 희귀동물 전시는 물론이고 인공 증식, 서식환경 조성 등에 성공함에 따라 곤충 전문기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공단은 9월경 인천 나비공원 멸종위기 곤충인 울도 하늘소를 두점박이 사슴벌레와 상호 분양해 인공증식에 나서는 등 희귀곤충 증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울산대공원 곤충생태관은 4851m²(약 1460평)에 총면적 669m²(약 200평), 지상 1층으로 2007년 6월 개관했다. 국내외 각종 곤충 모습과 표본을 전시하고 곤충 종류, 습성, 성장과정, 구조 및 관찰, 얽힌 이야기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아파트 옥상에 노란 조명이 켜지면 다음 날 우산을 챙기세요.” 아파트 옥상 조명으로 일기예보를 하는 아파트가 있어 화제다. 울산 남구 신정동 주상복합아파트인 코오롱 파크폴리스는 시민 왕래가 많은 공업탑로터리와 울산대공원 가까이에 있다. 시공사인 코오롱건설㈜은 지상 39층인 이 아파트 옥상 조명을 입주민은 물론이고 시민들을 위한 일기예보에 활용하기로 했다. 다음 날 비나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되면 노란색, 맑을 것으로 예상되면 흰색 조명을 켜는 것. 노란 조명은 기상청 일기예보에서 다음 날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강수(강설) 확률이 60% 이상이면 켠다. 이 아파트 조명이 다음 날 일기예보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았다. 회사원 이모 씨(47)는 “공업탑로터리를 지나 퇴근하면서 이 아파트 옥상 조명을 보고 다음 날 날씨를 알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학생들을 위해 자세 교정용 특수 의자가 갖춰진 독서실과 전문 트레이너가 배치된 피트니스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전용극장에서는 월 2회 이상 최신 영화를 상영한다. 코오롱은 전체 아파트 202채 가운데 미분양인 80채를 해소하기 위해 분양가를 인하하는 대신 수십억 원을 들여 다양한 입주민 편의시설을 갖췄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15일 오후 2시 반경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입구. 김황식 국무총리가 망원경으로 희미한 바위그림 문양을 찾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 암각화는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매년 8개월간 물에 잠겨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는 선사시대 바위그림.○ 줄 잇는 방문 김 총리가 반구대 암각화를 보러 온 것은 물속에 잠긴 암각화를 보존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 김 총리는 이달 초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3월 안에 반구대 암각화 현장을 방문해 보존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한나라당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이 “암각화가 발견된 지 40여 년 동안 물속에 잠겨 있다. 국보를 수장시켜 놓고 문화강국이라 말할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김 총리가 현장을 찾은 것은 암각화 보존 문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울산시는 밝혔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도 휴일인 13일 반구대 암각화를 둘러봤다. 이달 초에는 정몽준 의원 부인인 김영명 씨 등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부인들이 이곳을 찾았다.○ 주민 반발 무마가 관건 반구대 암각화 보존 대책으로는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는 대신 부족한 생활용수를 경북 청도군 운문댐에서 끌어오는 방안이 유력하다. 2009년 12월 정부가 마련한 방안이다. 이 대책에 따르면 사연댐 수위를 현재 60m에서 암각화 침수 수위 이하인 52m로 낮춘다. 댐 수위 저하에 따른 울산시민 생활용수 부족분은 1544억 원을 들여 운문댐에서 울산까지 지하관로를 매설해 하루 7만 t을 공급한다. 또 663억 원을 들여 공업용수댐으로 사용하고 있는 울산 대암댐을 생활용수댐으로 전환해 하루 5만 t을 생활용수로 공급한다는 것. 그러나 이 대책은 대구 경북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반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김 총리의 울산 방문으로 이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지가 관건이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주민 여러분! 일본 혼슈(本州) 아키타(秋田) 서북쪽 125km 지점인 동경 139.4도, 북위 42.7도 해역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15일 오후 2시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바닷가. 지진 발생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서 주민 대피훈련이 시작됐다. 이날 훈련은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상정해 실시된 제383차 민방위 훈련. 동해안 일대에서 진행한 시범훈련 가운데 하나다. 이날 훈련이 실시된 서생면은 기존 고리원전 1∼4호기와 신고리원전 1호기 등 원전 5기가 가동되고 있는 지역. 훈련 상황과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주민의 신속한 대피가 가장 필요한 곳이다. 하지만 이날 훈련에서 주민의 긴장감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훈련에 참가한 일부 주민은 대피소로 나 있는 갈림길 중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해안도로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차량이 질주했다. 울산과 부산을 오가는 시외버스에서는 훈련시간 중 승객이 타고 내렸다. 같은 시간에 강원 양양군 수산항에서 벌어진 훈련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지진 및 해일 피해가 우려되니 도하리 마을회관으로 대피하라”는 계도 방송에 따라 훈련이 시작됐지만 주민과 관광객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서로 멀뚱멀뚱 바라볼 뿐 거의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임원항에서 벌어진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임원항은 1983년 5월과 1993년 7월 일본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던 곳이다. 민방위대원의 유도에 따라 대피하는 주민은 30명 안팎에 불과했다. 나머지 주민은 민방위대원의 유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상을 계속했고 횟집에서 식사를 하던 관광객 대부분도 훈련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대피훈련에 참가하고 건어물상가로 돌아온 한 상인은 “실제로 해일이 왔다면 신발도 버리고 산으로 뛰어 도망갈 사람들이 훈련에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한빈 양양군 건설방재과장은 “지진해일 훈련 계획이 급하게 잡히다 보니 주민 참여가 매우 낮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앞으로 주민이 훈련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MBC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 울산 오픈 세트장에 세계적인 테마 박물관인 ‘테디베어 뮤지엄’이 들어선다. 울산 울주군(군수 신장열)은 간절곶 드라마 오픈 세트장 공개 입찰 결과 ㈜테디베어 뮤지엄 부산(대표 천영균)이 낙찰자로 결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세트장은 울산MBC가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 오픈 세트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사업비 30억 원을 지원받아 만든 뒤 울주군에 기부한 것. 용지 4247m²(약 1280평)에 건축면적은 664m²(약 200평)이다. 이 드라마는 27일 50회로 종영될 예정이다. 테디베어 뮤지엄 측은 울주군에 1년 사용료로 1억3432만 원을 제시했다. 사용기간은 2년이며 연장이 가능하다. 울주군은 가설 건축물인 세트장을 일반 건축물로 전환하는 비용과 전기, 수도 등 설비 설치비용 3억 원은 자체 부담한다. 테디베어 뮤지엄은 많은 사람에게 친밀한 캐릭터인 ‘테디베어’를 각종 테마로 구성해 전시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한 공간. 제주 서귀포시와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 설악산 등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제주 중문단지 테디베어 뮤지엄은 연간 60만 명이 찾고 있다. 울주군은 해맞이 명소이기도 한 간절곶에 테디베어 뮤지엄이 개관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박물관(관장 김우림)이 개관(6월 22일)을 앞두고 박물관에 전시할 포니를 구하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포니는 1975년 12월부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최초의 국산 자동차 모델. 초기의 포니1은 이후 10년간 33만 대가 생산돼 이 중 9만 대가 중동과 남미 등지로 수출됐다. 울산시와 울산박물관은 울산에서 터를 닦은 현대자동차가 포니를 생산하면서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한 만큼 산업수도 울산의 역사를 보여줄 상징물로 포니만 한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울산박물관은 지난해 유물 구입 공고를 내고 포니 초기 모델을 사들이려고 했으나 가격이 비싸 실패하고 이달 초 다시 구입 공고를 냈다. 구입 대상은 일반승용차, 영업용, 3도어, 왜건, 픽업 등 5개의 포니 모델 가운데 현재 운행이 가능하고 엔진 등 주요 부품이 원형 그대로인 것. 현재 울산에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 문화회관 1층에 1990년대 초반 중고시장에서 구입한 포니가 전시돼 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는 고속철도(KTX) 울산역과 울주군 영남알프스(신불산 능선 일대)를 연계하는 맞춤형 산악관광 프로그램을 12일부터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서울이나 부산 등지에서 KTX를 타고 매주 토 일요일 오전 9시 40분경 울산역에 도착하면 전용버스로 이동한 후 6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의 영남알프스를 등산하고 온천과 언양 한우불고기를 즐기도록 짜여 있다. 산행은 등억온천단지∼홍류폭포∼신불산 공룡능선∼신불산 억새평원∼간월재 하산, 등억온천단지∼간월산∼간월재∼신불산으로 하산하는 2개 코스를 이용한다. 등산 후에는 인근 온천이나 숯가마 찜질방에서 피로를 풀고 언양 한우불고기로 저녁식사를 한 후 울산역에서 오후 7시 20분경 출발하는 KTX로 귀가할 수 있다. 예약 및 안내는 울산시티투어 홈페이지나 태화세계로여행사(052-271-6633)로 문의하면 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지역 숙원사업인 오토밸리로(路) 미개설 구간이 완전 개통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 이 도로의 공사를 착공한 지 11년 만이다. 울산시는 “기획재정부 재정평가자문회의에서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인 ‘오토밸리로 2공구 개설사업’이 2011년 상반기(1∼6월 말)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조사는 다음 달 시작해 8월에 끝난다. 조사에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오면 내년 상반기 공사를 시작해 2015년에 마칠 예정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대규모 사업에 대한 경제성, 투자 우선순위, 적정 투자 시기, 재원 조달 방법 등을 검증하는 절차다. 오토밸리로 공사를 시작한 것은 2000년 2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에 부품 수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사업으로 노선은 북구 중산동 약수나들목∼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출고사무실까지 전체 12.46km. 이 가운데 현대차 출고사무실∼연암나들목의 1공구(길이 2.5km)는 2005년 12월, 농소2나들목∼약수나들목 3공구(3km)는 2007년 6월 각각 완공됐다. 하지만 도로 중간 부분인 2공구(연암나들목∼농소2나들목 7km)는 개설되지 않았다. 당연히 1400여억 원을 들인 1, 3공구도 ‘반쪽 도로’로 방치되고 있다. 2공구가 착공되지 못한 것은 사업주체가 서로 다른 데다 정부가 예산을 배정해주지 않았기 때문. 미개설 2공구 가운데 연암나들목∼송정지구 1.5km는 울산시가 360억 원을 들여 올 8월 완공할 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79억 원을 들여 개설하려던 송정지구∼송정나들목 1.5km는 사업비 부족으로 지지부진하다. 송정나들목∼농소2나들목 4km는 울산시가 요구한 사업비(1034억 원)를 정부가 배정해주지 않아 착공되지 못했지만 이번에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개설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사업비 확보가 어려웠던 오토밸리로 2공구가 전액 국비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도로가 완전 개통되면 울산공단 물류 수송이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북구지역 교통난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K 군은 요즘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한다. 공부가 싫어서가 아니다. 성적이 상위권인 K 군은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는 게 희망. K 군 꿈은 교육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고교에 진학하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K 군 집(울산 남구 신정동) 인근에는 고교가 밀집해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 비록 집에서 3km가량 떨어진 홍명고(울주군 청량면 용암리)로 배정받았지만 불만은 없었다. 올해 자신처럼 원하지 않는 학교로 강제 배정받은 학생이 전체 고교 신입생의 11%(1458명)에 이르기 때문. 문제는 K 군이 배정받은 학교 주변이 온통 공사장이라는 것이다. 홍명고는 울산시가 2002년부터 조성 중인 신 일반산업단지 가운데에 있다. 학교 뒤 야산은 이미 잘려 나가 공사장 먼지가 바람을 타고 교실로 들어온다. 창문을 닫아도 선생님 설명이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도 심각하다. 이 같은 열악한 교육 여건 때문에 신입생 가운데 3명은 전학하거나 자퇴를 한 뒤 유학을 가버렸다. 참다못한 학교와 학부모 대표 등은 7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터를 산업단지에 편입시킨 뒤 다른 곳으로 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교 법인 소유 용지 보상비와 학교 이전비는 356억 원. 울산시는 “추가 보상이 이뤄지면 입주 예정 기업 부담이 늘어난다”며 거부했다. 홍명고는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온산공단에 인접한 곳에 1990년 3월 개교했다. 공해로 당시에도 문제가 제기됐으나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은 학교 건립 허가를 내줬다. ‘홍명고 문제’를 풀 1차적인 책임도 이들에게 있다. 학교 법인 역시 적절한 보상가를 제시하며 이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학업에 매진해야 할 K 군을 ‘학교 가기 싫어하는 학생’으로 방치해 둘 수는 없지 않은가.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고래고기맛을 즐기기가 더 어려워진다. 정부가 고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고래유통증명제’ 여파로 시중 고래고기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고래고기는 ‘포경업 전진기지’인 울산 장생포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포경을 금지한 1986년부터 고래고기 유통이 크게 줄었다. 이때부터 고래는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 죽은 ‘혼획(混獲)’이나 이미 죽어 해변으로 떠밀려온 ‘좌초 고래’만 시중에 유통될 수 있었다. 고래를 고의로 잡은 포획 흔적이 없어야 하는 것. 이제 이마저 어렵게 됐다. 정부는 올 1월 3일부터 고래 불법 포획을 막고 유통체계를 잡기 위해 혼획 또는 좌초 고래를 유통하는 사람은 관할 해양경찰서장이 발급한 ‘유통증명서’를 반드시 지니도록 하는 ‘고래포획 금지에 관한 고시’를 시행하고 있다. 고래연구소 등에 따르면 이 고시 이후 올 2월 한 달간 국내 해역에서 유통증명서가 발급된 고래는 밍크고래 10마리, 참돌고래 11마리, 낫돌고래 2마리 등 모두 23마리였다. 그러나 울산 포항 등지에 있는 고래고기 전문 음식점 200여 곳에서 한 달 평균 소비되는 고래는 50여 마리다. 유통증명서가 발급돼 정식으로 거래된 고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이다.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UNIST(울산과학기술대·총장 조무제)가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플렉서블 2차전지’ 핵심소재 원천기술이 울산지역 기업체에 이전돼 상용화 길이 열린다. UNIST는 차세대 전지기술 융합연구단 조재필(사진) 박수진 송현곤 교수팀이 개발한 ‘고안정성 양극활물질 및 고용량·저가 음극활물질 대량합성 기술’을 울산 세진그룹(회장 윤종국)에 이전하기 위한 협약식을 7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기술료와 대학발전기금 등 총 54억 원에 이전된다. 세진그룹은 자동차와 조선 관련 중견기업. 차세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UNIST와 기술이전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번에 이전된 기술은 고온에서 수명 단축 없이 2차전지 양극 소재를 저가로 대량 합성하고 기존 음극 소재인 흑연과 특성은 같으나 용량이 3배나 많은 실리콘 물질을 합성하는 것. 특히 고용량 실리콘 물질은 현재 일본에서 생산되나 가격이 흑연의 15배(kg당 150달러)에 이르고 합성 과정도 어려워 양산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조 교수팀이 개발한 합성 기술을 이용하면 가격을 kg당 20달러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실리콘 음극소재 시장은 현재 형성 단계지만 향후 5년 내 거의 모든 모바일 기기용 2차전지에 이 물질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선점효과와 수입 대체효과는 7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UNIST는 추산했다. UNIST 관계자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저렴하면서도 높은 안정성을 가진 고용량 소재를 국내기업에서 생산하게 돼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한국이 개발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기술을 세계에서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필 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43)는 에너지 저장 분야 세계 최고 저널인 안게반테 케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나노 레터스 등에 논문을 모두 게재한 국내 유일의 과학자다. 교육과학기술부 ‘신성장동력 연구사업’에 2009년 선정돼 5년간 총 200억 원을 지원받아 ‘플렉서블 고체형 필름 전지’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틈새 채권을 찾아라.” 울산시가 숨어 있던 체납자 명의의 법원 공탁금 280건을 찾아냈다. 7억 원 상당인 이 공탁금은 압류와 추심을 통해 세수(稅收)로 확보하게 된다. 울산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30만 원 이상 체납자 2만6300여 명 이름으로 법원에 보관하던 공탁금 자료를 확보했다. 그 결과 이들의 법원 공탁금은 총 791건, 233억5000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시가 압류나 추심을 할 수 있는 공탁금은 280건, 7억1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압류와 추심을 완료해 체납세를 모두 징수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징수기법을 동원해 숨어 있는 체납자의 재산을 끝까지 징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세계적인 선사시대 문화재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와 천전리 각석(〃 제147호)이 위치한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마을이 7년째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됐다. 울주군은 이 마을이 환경부가 주관하는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선정돼 3일 대곡마을 경로당에서 신장열 울주군수를 비롯해 마을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가졌다. 대곡마을은 2005년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처음 지정된 뒤 2007년 두 번째로 지정됐다. 지난해 말 또다시 지정돼 이번에 현판식을 가졌다. 한 번 선정되면 3년 동안 유효하다. 자연생태 우수마을은 2001년부터 자연환경보존법이 만들어진 뒤 환경부가 자연환경이나 경관 등이 잘 보존된 지역을 매년 선정해 자연생태마을 보전활동비를 지원한다. 전국에는 117곳이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돼 있다. 울산에서는 대곡마을이 유일하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대곡마을은 선사시대 바위그림까지 있어 문화적 보존 가치가 높은 아름다운 마을로 평가받았다. 울주군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이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