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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타고 있던 관용차가 대법원 정문에서 ‘화염병 습격’을 당했다. 27일 오전 9시 8분경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김 대법원장을 태운 관용차가 잠시 정차하자 1인 시위를 하고 있던 남모 씨(74)가 차를 향해 다가왔고, 순간 화염이 일었다. 남 씨가 인화물질인 시너가 들어있는 500mL 용량의 플라스틱 페트병에 불을 붙인 뒤 차에 던진 것이다. 차 보조석 뒷부분 쪽에 불이 붙었지만 현장에 있던 대법원 보안관리대원이 소화기로 불을 껐다. 차 안에는 김 대법원장과 비서관, 운전사 등 3명이 탑승해 있었지만 불이 차 내부로 옮겨 붙지 않아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 씨를 형법상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남 씨 가방에서 시너가 들어 있는 500mL 페트병 4개를 압수했으며, 남 씨에 대해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남 씨는 경찰에서 “민사소송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내 주장을 받아주지 않아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강원 홍천군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남 씨는 2013년 8월 자신이 제조한 사료가 친환경인증에 부적합하다는 처분을 받았다. 이에 남 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 허위로 관련 문서를 작성해 위법한 처분을 내려 손해를 봤다며 대한민국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하지만 1, 2심 법원은 친환경인증 부적합 처분은 적법한 처분이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남 씨는 올해 7월 대법원에 상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남 씨는 9월 20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공정한 재판을 촉구한다’며 김 대법원장의 면담을 요구하는 등 1인 피켓 시위를 벌였고, 지난달 4일부터 대법원 정문 인근에 텐트를 설치하고 노숙 시위를 했다. 지난달 10일에는 대법원을 나서던 김 대법원장의 차량에 뛰어들다 제지를 받았다. 이번 달 16일 남 씨 사건을 맡은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가 상고이유 부적합을 이유로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했고 남 씨는 최종 패소했다. 수원지법 광교 신청사 신축 현장 방문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한 김 대법원장은 “왜 화염병을 투척한 것 같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윤수 ys@donga.com·김정훈 기자}

국내 최대 마약조직 ‘성일파’ 두목 윤모 씨(62)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아시아 3국 필로폰 밀반입 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이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약 3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90kg을 압수해 국내 유통을 차단했을 뿐 아니라 국내 최대 마약조직 두목까지 검거하는 성과를 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20일 부산의 한 모텔에 숨어 지내던 윤 씨와 필로폰 운반책 A 씨(52)를 체포했다. 윤 씨는 7, 8월 대만 폭력조직이 국내로 밀반입한 필로폰 112kg 중 22kg을 3차례에 걸쳐 구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로폰 22kg은 시가로는 730억 원 상당이다. 3개월간 윤 씨를 추적해온 경찰은 ‘대포폰’ 발신이 잡힌 지역을 토대로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극적으로 검거했다. ‘아시아 3국 필로폰 밀반입 사건’ 수사는 4월 시작됐다. “대만의 폭력조직 ‘죽련방’이 필로폰 150kg을 밀반입해 서울에 분산·보관 중이며 서울 마포·신촌 등지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당국의 첩보가 발단이 됐다. 서울청 마약수사계는 소속 수사관 28명을 동원해 이들 지역에서 1주일가량을 잠복 수사했다. 하지만 ‘마약 접선’은 확인되지 않았고 이후 마약수사계 3팀 수사관 6명이 ‘소수정예’가 돼 추적했다. 8월 “서울 신촌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이 거래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대만과 일본의 마약 운반책이 서울 신촌의 카페와 마포의 호텔 등에서 마약을 거래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던지기 수법’은 호텔이나 카페의 화장실 휴지통이나 변기에 판매자는 마약, 매입자는 거래대금을 놓고 오면 조직총책이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각각 장소를 알려줘 찾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수사기관에 발각될 경우 추적되지 않도록 서로 매입자와 매수자가 누구인지 모르도록 하기 위한 방식이다.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필로폰을 ‘던진’ 대만인을 추적하던 경찰은 8월 인근 원룸에 보관하던 필로폰 90kg을 압수했다. 이번 사건에는 한국, 대만, 일본의 마약·폭력조직이 관여했다. 대만은 ‘죽련방’, 일본은 요코하마 기반의 ‘시라가와파’ 그리고 한국은 ‘성일파’다. 현재 3국 경찰은 공조 수사를 통해 각국 총책을 추적 중이다. 마약 전과 15범인 성일파 두목 윤 씨는 16년 만에 다시 수갑을 차게 됐다. 마지막으로 검거된 것은 2002년 당시 46세였던 윤 씨가 북한산 필로폰 700억 원 상당을 국내에 유통했을 때다. 자신의 가명을 따서 만든 성일파는 1990년대부터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국내 최대 마약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범죄단체 구성·활동으로 처벌할 수 있는 폭력조직과 달리 마약조직은 따로 계보도가 있지는 않다”며 “성일파는 국내 마약 유통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정훈 기자}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구속될 위기에 놓이자 ‘차를 부모에게 보냈다’고 경찰을 속인 30대 남성이 결국 구속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1일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성모 씨(30)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16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 씨는 5월 20일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서초구 서초대로 인근에서 신호대기 중 잠이 들었다가 택시 운전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적발됐다. 성 씨의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77%였고, 이미 지난해 4월 이후 네 차례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어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성 씨는 구속될 위기에 처하자 경찰을 속이기까지 했다. 성 씨는 경찰에 ‘앞으로 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자신의 벤츠 차량을 부모님에게 보냈다는 탁송영수증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는 성 씨가 모바일을 통해 구입한 다른 사람의 탁송영수증이었다. 또 경찰 조사 결과 성 씨가 올해 5∼10월 음주운전 1차례를 포함해 총 10차례 무면허 운전을 했다는 점도 밝혀졌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이른바 ‘이수역 폭행사건’은 ‘화장을 안 하고 머리가 짧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인터넷 글 때문에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여성 비하와는 무관한 사건으로 밝혀지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여성 측이 먼저 시비를 걸었고 남성의 손을 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들의 억울한 사정을 듣기 위해 만들어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오히려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창구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 일행이 먼저 시비 걸고 신체 접촉” 이 사건이 처음 알려진 건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이 14일 오후 5시경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같은 날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같은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글에서는 “주점에서 언니와 둘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의 커플이 지속적으로 저희를 쳐다봤다”는 게 시비의 발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 관련 없는 남자 5명이 말싸움에 끼어들어 커플 테이블과 합세해서 우리를 비난하고 공격했다” “남자들이 ‘말로만 듣던 메갈(남성 혐오 사이트)× 실제로 본다’ 등 인신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청원 게시판 글에는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단 이유만으로 (여성) 피해자 두 명은 남자 5명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를 본 일부 연예인, 정치인 등이 ‘여성 혐오 범죄가 일어났다’는 글을 게시하며 불에 기름을 부었다. 사흘 만에 34만 명이 넘는 사람이 여성 비하 사건이라고 믿고 분노하며 강력 처벌에 동의했다. 하지만 경찰의 조사 결과는 이와 상반된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6일 브리핑에서 “여성들이 큰 소리로 소란을 피웠고 이 과정에서 남녀 커플이 쳐다보자 여성들이 ‘뭘 쳐다보냐’고 하다가 말다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여성들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것이다. ‘남성들이 먼저 신체 접촉을 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여성 일행이 먼저 남성들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점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돌아오는 남성들에게 여성들이 “안 가고 뭐 하냐”며 시비를 걸었고, 여성 1명이 먼저 남성의 손을 쳤다는 것이다. 이후 폭행 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21) 등 20대 남성 3명과 B 씨(23·여)를 폭행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 “언론의 검증 기능 중요” 사건 당사자에 대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이 브리핑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사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인터넷에 올린 글 때문에 논란이 거세졌고 확인되지 않은 영상이나 이야기가 많이 돌아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벌어진 주점은 14일 오후부터 항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주점 직원 C 씨는 “젊은 여성들이 전화를 걸어 ‘한남충’ ‘미친놈’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며 “물리적인 테러를 가할까 봐 굉장히 겁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주장이 사실 확인 없이 유포돼 ‘마녀사냥’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내 아이가 버스에서 내리기에 하차를 요구했지만 세워주지 않았다’며 240번 버스 운전사를 고발한 내용의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되며 논란이 거셌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 어린이집 사건’도 맘카페에 올라온 확인되지 않은 글이 발단이 돼 여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청와대 게시판에도 언제든 가짜뉴스가 올라올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처럼 언론이 제대로 사실을 확인해 ‘조기 진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정훈 기자}

‘아동학대범’이라는 비난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 김포시 어린이집 교사 A 씨(37·여)를 궁지로 몰아넣은 것은 맘카페에 올라온 글 1개가 단초가 됐다. ‘A 씨가 원생을 밀었다더라’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맘카페 등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확산됐고, 실명을 포함한 개인 신상정보까지 퍼져 나간 것이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주 원인이 됐다. 정보를 유포한 당사자들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인식 없이 아는 사람에게 소곤소곤 이야기한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는 끔찍한 결과를 낳았고,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하게 됐다. 경찰은 A 씨 개인정보 유출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어린이집 관계자, 타 원생 부모, 카페 회원 등 6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11일 인천 검단지역 맘카페에 ‘어린이집 교사가 아동을 밀쳤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것이었다. 게시자 B 씨는 “당시 현장을 목격했는데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112신고를 하기도 했다. B 씨는 지인인 C 씨에게 자신의 목격담을 전하며 김포지역 맘카페에도 해당 내용을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C 씨는 어린이집 이름을 적시해 김포 맘카페에 관련 글을 올렸다. 이때부터 아동학대 의혹은 커지기 시작했다. 김포 맘카페에서 C 씨의 글을 본 한 원생의 부모 D 씨가 해당 어린이집에 전화해 “피해 아동이 누구냐”고 묻자 어린이집 관계자는 당시 경위를 설명하며 A 씨의 실명을 언급했다. 이에 D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다른 원생 부모 E 씨에게 A 씨의 실명을 전했고, E 씨는 다시 지인 B 씨에게 알려줬다. 순식간에 정보가 돌고 돈 것이다. 확산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B 씨는 A 씨의 신상정보를 지인 C 씨에게 또다시 전달했다. 그러자 C 씨는 자신의 글에 ‘교사가 누구냐’고 댓글을 달았던 원생 부모 3명과 어린이집의 다른 관계자 1명에게 카페 쪽지를 통해 A 씨 신상정보를 알려줬다. 이후 A 씨의 소속 어린이집과 실명 등 관련 정보가 맘카페 등을 통해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원생 부모와 카페 회원들이 어린이집에 집단적으로 전화를 걸어 ‘우리 아이가 맞았느냐’ ‘여교사 평소 행실이 어땠느냐’고 항의하는 등 돌이킬 수 없게 됐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여교사의 정보를 최초로 유출한 어린이집 관계자, 그에게서 들은 정보를 지인에게 알려준 D 씨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 법은 당사자 동의 없이 실명 등 개인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어린이집 원장은 정보 유포엔 가담하지 않았지만 관리 책임을 물어 같은 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다. 검단 맘카페와 김포 맘카페에 관련 글을 올린 B 씨와 C 씨에 대해선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법에는 상대를 비방할 목적으로 글을 남기면 처벌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A 씨를 직접 찾아가 머그잔에 담긴 물을 뿌린 혐의 등으로 A 씨 유족이 고소한 학대 의심 원생의 이모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심사숙고하지 않고 지인과의 관계만 생각해 신상정보를 알려줄 경우 생길 수 있는 비극”이라며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의 ‘소곤소곤 문화’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도 병보석 등으로 7년 8개월 동안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56·사진)의 보석 취소 여부가 다음 달 12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이 보석의 전제 조건인 자택과 병원으로 한정된 거주지를 이탈했다는 증언이 2년 전부터 나왔지만 검찰과 법원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보석 취소 여부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 수행비서 “술 마시고 흡연, 호화 쇼핑” 폭로 이 전 회장이 환자가 아닌 일반인처럼 생활한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약 2년 전이었다. 2016년 9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간암 3기 환자로 보기 힘들다”며 이 전 회장이 집과 병원이 아닌 사찰 등에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검찰에 보석 취소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보석이 취소되진 않았다. 앞서 400억 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2011년 1월 21일 수감된 이 전 회장은 1심 도중 구속집행정지로 수감 62일 만에 풀려났다. 이어 2012년 6월 29일 2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에게 병보석을 허가했다. 법원은 간암, 대동맥류 질환 등 건강상의 이상을 호소한 이 전 회장에게 집과 병원만 오가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2심 재판 역시 1심과 같이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고, 파기환송심은 3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1, 2, 3심과 파기환송심, 재상고심을 거치는 7년 8개월 동안 병보석이 그대로 유지돼 구속을 피했다. 하지만 최근 이 전 회장의 전 수행비서가 언론을 통해 “이 전 회장이 올해 초 서울 마포와 강남, 이태원 일대 술집에 자주 들렀다”고 폭로해 보석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 수행비서는 “주치의와 함께 술을 자주 마셨다” “건강검진을 했는데, 이상이 없었다”는 증언도 했다. 골프 라운딩, 영화 관람, 액세서리 호화 쇼핑을 즐긴다는 폭로도 있었다. 이 전 회장은 과거 입원 치료를 받았던 서울아산병원에 현재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지난해 주치의가 이 전 회장의 자살 징후를 느껴 의사로서 환자의 위험한 상태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밖에서 만나기로 해 한 차례 식사를 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 측근, '골프장 로비' 의혹 사건 관련 기소될 듯 형사소송법상 보석 취소는 법원이 정한 조건을 위반하는 경우 가능하다. 법원이 직권으로 결정하거나 검찰의 취소 청구를 받아 결정한다. 이 때문에 이 전 회장의 장기 보석에 검찰과 법원 모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검찰이 이 전 회장의 보석을 반대했음에도 법원이 강행한 것”이라며 “최근 시민단체들이 제출한 의견서를 토대로 취소 청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원 관계자는 “검찰의 직접적인 취소 청구가 없었다. 진정서나 의견서를 전달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다음 달 12일 재파기환송심 법정에 처음으로 선다. 보석 취소 여부가 이날 결정될 것으로 법조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르면 이달 내 기소 의견으로 이 전 회장의 측근인 A 씨 등 임직원 6명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강원 춘천시 휘슬링락골프장의 상품권 81억여 원어치를 태광그룹 계열사 16곳의 자금으로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것이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다만 경찰은 정관계 인사에 대한 로비 의혹 등과 관련해서는 "증거 수집 단계"라고 밝혔다.김동혁 hack@donga.com·김정훈 / 수원=이경진 기자}

데뷔를 앞두고 건강 악화로 중도 포기한 걸그룹 연습생이 소속 연예기획사로부터 1억8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습생들의 불합리한 처우를 개선한다’며 도입한 표준계약서에는 건강상 이유로 포기할 경우 소속사가 손해배상 청구를 못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아직 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A 씨(21·여)는 지난해 6월 한 중소 기획사와 연습생 계약을 맺었다. A 씨는 1년 넘게 하루 10시간이 넘는 고된 연습을 하다가 성대결절과 무릎관절 염증 등 질병을 얻었다고 한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단도 받았다. A 씨는 “기획사 관계자가 막말과 욕설을 했고, 계란과 초코바만 먹고 하루 종일 연습하는 날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A 씨는 데뷔를 한 달가량 앞둔 7월 소속사 측에 “포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소속사는 10월 A 씨에게 1억8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트레이닝·앨범제작·숙식비 7000만 원, 직원 급여 3000만 원, 정신적 손해로 인한 위자료 5000만 원 등의 명목이었다. A 씨는 동료 연습생 8명과 한 팀을 이뤄 1년 1개월간 ‘무임금’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소속사 직원 2명의 지도를 받았다. 아파트에서 합숙 생활을 한 기간은 두 달 남짓이다. A 씨는 “터무니없는 액수”라며 “9명을 1년간 훈련시킨 비용을 모두 내게 청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속사가 A 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근거는 지난해 6월 A 씨와 체결한 ‘연습생 계약서’였다. 계약서에는 연습생의 사정으로 데뷔 등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못하면 소속사가 투자한 모든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A 씨의 경우 각종 진단서 등 의료기록을 확보하고 있어 표준계약서대로라면 면책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표준계약서 도입은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올 3월 대형 연예기획사 6곳에 대해 연습생 계약서상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라는 조치를 내려 이 중 3곳이 표준계약서를 도입했다. 하지만 일부 중소형 기획사에선 불공정 관행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획사 관계자는 “A 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곽준호 변호사는 “소속사가 자의적으로 만든 연습생 계약서를 강요해도 당장 데뷔를 하고 싶은 연습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서명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표준계약서를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와 답안을 유출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 씨가 6일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모든 질문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진술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4차례 경찰조사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했던 A 씨는 이날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심사에서도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변호인은 심사가 끝난 뒤 “경찰은 추측만 가지고 있지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의 범죄 혐의가 상당부분 입증됐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유출된 시험지나 정답지, 유출 장면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화면 등 직접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A 씨가 시험지와 정답지를 빼돌렸다는 정황 증거 18개를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경찰 수사 결과 A 씨는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사흘 전, 기말고사 닷새 전에 각각 야근을 하며 시험지와 정답지가 보관된 금고를 열어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이날 외에는 시간외근무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A 씨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고 직접 금고를 열었다”고 말했다. A 씨는 “결재되지 않은 시험지를 넣기 위해 금고를 열었고 당시 동료 교사가 함께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쌍둥이 자매의 휴대전화에서 영어·과학·수학(미적분)시험 문제 정답이 적힌 메모를 발견했고, A 씨 자택에서 영어시험 문제 정답이 적힌 쪽지를 확보했다. 누군가로부터 정답을 미리 건네받은 정황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쌍둥이 동생이 정정되기 전의 정답을 적어낸 것도 유력한 유출 정황 중 하나다. 쌍둥이 동생은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화학시험 서술형 문제에 ‘10:11’이라고 답했다. 이 문제의 정답은 시험 이후 ‘15:11’로 정정됐는데 정정 전 오답을 적은 사람은 전교생 중 쌍둥이 동생이 유일했다. 경찰은 A 씨가 구속됨에 따라 추가 조사를 통해 자백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다만 쌍둥이 자매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학부모와 졸업생들로 구성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A 씨 구속은 당연한 결과”라며 “철저한 조사로 깨끗하고 공정한 ‘숙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김정훈 hun@donga.com·김윤수 기자}

시험문제·정답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 씨가 6일 구속됐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15분경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변호인과 함께 법원에 도착한 A 씨는 “모든 질문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진술하겠다”고만 말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다만 ‘다른 학부모에게 할 말은 없느냐’는 물음에만 “네”라고 짧게 답했다. A 씨가 취재진 앞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A 씨는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심사를 마치고 나오며 “(자신이 무혐의라는 게) 나중에 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4차례의 경찰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심사에서도 자신에 관한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변호인 최영 변호사는 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경찰은 추측만 가지고 있지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A 씨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나온 영어시험 문제 답안은 어려운 문구여서 이해가 되지 않아 나중에 검색하려고 저장해둔 것”이라고 말했다. A 씨 집에서 발견된 답안지에 대해선 “시험 이후에 답안을 복기하기 위해 적은 것 뿐”이라며 “유출한 것이라면 진작 폐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당연한 결과”라며 “이번 사태에 관련된 이들 모두를 철저히 조사해 깨끗하고 공정한 ‘숙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김윤수 기자 ys@donga.com}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2일 이 학교 전 교무부장이자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A 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인 쌍둥이 딸에게 정기고사 시험문제와 정답을 사전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A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시험문제의 정답이 적힌 메모장 등을 확보했다. 쌍둥이 자매가 영어시험 사흘 전에 주관식 정답을 휴대전화에 적은 메모도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같은 유출 정황이 20여 건에 달하며 2학년 1학기 시험 때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범죄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어 구속영장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 A 씨가 쌍둥이 자매 등 피의자들과 말을 맞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경찰은 쌍둥이 자매에 대해선 구속영장 신청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을 다 구속영장 신청하기는 부담스럽다. 쌍둥이가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경찰이 직원과 아내의 지인을 폭행하고, 직원들에게 살아있는 닭을 석궁으로 쏘게 하는 등 엽기행각으로 물의를 빚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7)의 자택과 사무실, 펜션 등 10곳을 2일 압수수색했다. 양 회장은 검찰 수사와 고용노동부 조사도 곧 받게 된다.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위디스크 사무실 유리 정문은 불투명 테이프가 붙여져 내부가 보이지 않았고, 직원들은 ‘폐문’이라 적힌 쪽문을 이용했다. 본보 취재팀이 직원들에게 최근 사태에 대해 묻자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 “교수 폭행하며 가래침 뱉고 핥게 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양 회장의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상해, 폭행, 강요, 정보통신망법 위반, 성폭력특별법 위반, 동물보호법 위반 등 최소 6가지다. 양 회장은 2015년 4월 위디스크 전 직원 A 씨를 사무실로 불러 뺨과 뒤통수를 때리며 무릎을 꿇게 했다. 전·현직 직원들은 양 회장의 엽기적인 가혹행위가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양 회장이 회사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석궁으로 살아있는 닭을 쏘거나 일본도로 베어 죽이도록 강요했다고 직원들은 폭로했다. “중년인 직원들의 머리카락을 빨강, 초록색 등으로 염색하게 하고 술자리에서 화장실에 보내지 않은 채 토할 때까지 음주를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양 회장은 이 같은 가혹행위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임원들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경찰은 양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웹하드 사이트 ‘위디스크’ ‘파일노리’ 등을 통해 몰래카메라 음란물 등이 다수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로 수사해왔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일본도와 활 1개, 화살 20개 등을 확보했다. 직원들이 폭로한 동영상에 나오는 도구들이다. 경찰은 3일 양 회장에게 폭행을 당한 A 씨를 조사할 계획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양 회장이 2013년 대학교수 B 씨가 자신의 아내와 외도한 것으로 의심해 B 씨를 사무실로 불러 집단폭행한 혐의(상해)를 직접 수사하고 있다. B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양 회장이 동생 등과 돌아가며 폭행했으며, 내 얼굴에 가래침을 뱉은 뒤 침과 구두를 핥게 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반을 구성해 위디스크 운영사인 이지원인터넷서비스, 한국미래기술 등 양 회장 소유 회사 5곳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2주 동안 조사하기로 했다.○ 불법 영상물 유통으로 축재…형사처벌 전력 업계에선 양 회장이 불법 음란물 유통을 방치해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고 보고 있다. 양 회장은 2003년 ‘위디스크’를 만들어 포르노와 드라마 등 불법 영상 중개서비스를 시작했다. 양 회장은 2007년 ‘파일노리’를 추가로 만들었다. 웹하드 업계 1, 2위인 두 사이트의 회원수를 합하면 약 1000만 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위디스크가 210억 원, 파일노리가 159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각각 53억 원(영업이익률 25%), 98억 원(61%)으로 수익성이 높았다. 2011년 불법 저작물을 유통시키고 불법 촬영 영상물을 저작권자 허락 없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양 회장은 2013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이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양 회장이 저작권자로부터의 손해배상 청구나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대리인을 대표로 앉혀놓고, 핵심적인 사항은 직접 통제했다고 판시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김정훈 / 성남=이경진 기자}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50·사진)이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평소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주장하던 이 의원이 음주운전을 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10월 31일 오후 10시 57분경 시민 한 명이 ‘올림픽대로 잠실 방향으로 가는 제네시스 차량이 비틀거린다’고 112로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했고 이 의원은 이날 오후 11시 5분경 강남구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 인근에서 적발됐다. 이 의원의 집이 있는 서초구 반포동에서 약 7km 더 간 곳이었다. 적발 당시 이 의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로 면허정지(0.03% 이상, 0.1% 미만 ) 수준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음주운전사범 처리 절차와 같이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을 불러 이 의원을 일단 귀가시켰다”며 “조만간 이 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을 비롯해 보좌진 등 20여 명과 여의도 한 한식집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국정감사 기간 송 의원과 활동을 함께했고 송 의원이 6월 지방선거에서 보궐(선거)로 들어와 환영하는 자리였다”면서 “원래 운전기사를 따로 두지 않고 출퇴근을 직접 해 그날도 운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선 “대리운전기사를 불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기 9일 전인 지난달 22일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의 도로교통법개정안(이른바 ‘윤창호법’) 발의에 참여했다. 9월 25일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한 뒤 사경을 헤매고 있는 윤창호 씨(22)의 이름을 딴 법안이다. 음주운전 가중처벌 기준을 현행 ‘3회 위반 시’에서 ‘2회 위반 시’로, 단속 대상이 되는 혈중알코올농도를 현행 ‘최저 0.05% 이상∼최고 0.2% 이상’에서 ‘최저 0.03% 이상∼최고 0.13% 이상’으로 바꿔 처벌을 강화하는 게 주 내용이다. 현행법상 이 의원의 음주운전에 대한 최고 처벌 수위는 징역 6개월이지만, 윤창호법을 기준으로 하면 최고 형량이 징역 1년으로 높아진다. 이 의원은 10월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윤창호법, 음주운전은 범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의원은 글에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라며 “선진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살인죄로 처벌하는 반면 우리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만 처한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본인이 직접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고 했으니 살인죄로 처벌받아야 한다” “언행불일치의 표본” 등이라고 비판하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윤 씨의 친구들도 1일 이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그동안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들이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는 윤창호법으로의 개정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김정훈 hun@donga.com·박효목 기자}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 씨의 자택에서도 문제유출 정황이 의심되는 증거가 발견됐다. 1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A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목의 시험문제에 대한 답을 손글씨로 쭉 적은 메모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쌍둥이 딸은 “시험이 끝난 뒤 반장이 불러준 답을 받아 적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쌍둥이 자매 중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영어시험 정답 메모는 시험 3일 전에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단어를 배열해 문장을 만드는 문제의 정답으로, 여러 개의 단어가 문장 형태로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0월 30, 31일 시험문제 유출이 의심되는 과목의 출제를 맡은 교사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2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쌍둥이 자매의 성적이 크게 하락한 것과 관련해서는 다른 고교 교사 3명을 전문가 자격으로 불러 성적 변화 추이에 대해 자문했다. 경찰은 늦어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5일 이전에는 수사를 마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신청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핼러윈 파티가 한창이던 10월 28일 오전 2시 서울 강남구의 한 클럽. 한 남성이 스테이지에서 가장 가까운 ‘20번’ 테이블 위에 올라서자 미국의 힙합가수 에미넘의 ‘Lose Yourself’와 ‘8mile’이 클럽을 가득 채웠다. 이 자리는 금요일 밤 기준으로 테이블 값만 300만 원에 달하는 이 클럽의 중심이다. 무대 조명이 20번 테이블로 향했다. ‘헤미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A 씨가 눈을 지그시 감고는 고개를 흔들며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다. 헤미넴은 자신의 이름 끝 자음 ‘ㅎ’과 에미넴(에미넘)을 합친 것이다. A 씨 발밑에선 수백 명이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클럽 전광판에는 ‘코리안 넘버원 헤미넴. 아시아 최초 알망 30리터’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알망’은 고가의 샴페인 ‘아르망 드 브리냐크’의 준말이다. 음악이 끝나자 A 씨는 5만 원짜리 지폐 다발을 꺼내들더니 사람들을 향해 뿌렸다. 수백 명이 돈을 줍기 위해 달려들었다. 현장에 있던 B 씨(33)는 “돈을 줍느라 팔에 상처가 나고 코피를 흘린 사람도 있었다”며 “1억 원 정도 뿌린 것 같다”고 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압사를 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관이 출동했고 남성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A 씨는 지난해 말부터 강남 지역 클럽에 등장해 하룻밤에 수천만 원을 뿌리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한 유명 클럽에서 판매하는 1억 원어치의 술로 구성된 ‘만수르 세트’를 국내 최초로 구매하기도 했다. 이 세트는 아르망 드 브리냐크 12L, 위스키 ‘루이13세’ 등으로 구성됐다. 본보 기자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A 씨는 “주 수입원은 투자 분석에 관한 강연”이라며 “나는 사실상 개인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파생상품 투자를 하다 100억 원 가까이 날렸지만 투자를 통해 회복했다”며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비트코인과 투자, 무역을 겸하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SNS 계정에는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기부할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의 주장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클럽 외에 A 씨의 행보가 드러난 것은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한 ‘소통회’가 전부다. 소통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며 주식과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주로 말한다. 소통회 참석자 가운데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으면 지분을 받는 대신 돈을 투자하는 ‘에인절 투자’도 진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행보를 의심스럽게 보는 시각도 있다. 소통회에 참석했던 C 씨는 “계속 ‘주식과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월급쟁이가 되지 말라’는 말을 반복했다”며 “에인절 투자 방식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고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A 씨의 재산 형성 과정과 에인절 투자 등을 명목으로 소통회 참석자와 만나는 과정에서 불법 소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할로윈 파티가 한창이던 10월 28일 오전 2시 서울 강남구의 한 클럽. 한 남성이 스테이지에서 가장 가까운 ‘20번’ 테이블 위에 올라서자 미국의 힙합가수 에미넴(Eminem)의 ‘Lose yourself’와 ‘8mile’이 클럽을 가득 채웠다. 이 자리는 금요일 밤 기준으로 테이블 값만 300만 원에 달하는 이 클럽의 중심자리다. 무대 조명이 20번 테이블로 향했다. ‘헤미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A 씨가 눈을 지그시 감고는 고개를 흔들며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다. 헤미넴은 자신의 이름 끝 자음 ‘ㅎ’과 에미넴을 합친 것이다. A 씨 발밑에선 수백 명이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클럽 전광판에는 ‘코리안 넘버원 헤미넴. 아시아 최초 알망 30리터’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알망’은 고가의 샴페인 ‘아르망 드 브리냑’의 준말이다. 음악이 끝나자 A 씨는 5만 원짜리 지폐 다발을 꺼내들더니 사람들을 향해 뿌렸다. 수백 명의 사람이 돈을 줍기 위해 달려들었다. 현장에 있던 B 씨(33)는 “돈을 줍느라 팔에 상처가 나고 코피를 흘린 사람도 있었다”며 “1억 원 정도 뿌린 것 같다”고 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압사를 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이 출동했고 남성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A 씨는 지난해 말부터 강남 지역 클럽에 등장해 하룻밤에 수 천만 원을 뿌리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한 유명 클럽에서 판매하는 1억 원 어치의 술로 구성된 ‘만수르 세트’를 국내 최초로 구매하기도 했다. 이 세트는 아르망 드 브리냑 12 L, 위스키 ‘루이13세’ 등으로 구성됐다. 본보 기자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A 씨는 “주 수입원은 투자 분석에 관한 강연”이라며 “나는 사실상 개인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파생상품 투자를 하다 100억 원 가까이 날렸지만 투자를 통해 회복했다”며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비트코인과 투자, 무역을 겸하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SNS 계정에는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기부할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의 주장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클럽 외에 A 씨의 행보가 드러난 것은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한 ‘소통회’가 전부다. 소통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며 주식과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소통회 참석자 가운데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으면 지분을 받는 대신 돈을 투자하는 ‘엔젤투자’도 진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행보를 의심스럽게 보는 시각도 있다. 소통회에 참석했던 C 씨는 “계속 ‘주식과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월급쟁이가 되지 말라’는 말을 반복했다”며 “엔젤투자 방식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고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A 씨의 재산 형성 과정과 엔젤투자 등을 명목으로 투자자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불법 소지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 씨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에서 영어 시험 정답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25일 A 씨와 쌍둥이 자매를 비공개 조사했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결과 쌍둥이 중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영어 시험의 정답이 적혀있는 메모를 발견하고 경위를 추궁했다. 이 학생은 “공부를 하기 위해 저장했던 내용”이라는 취지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두 학생의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했던 1학기 성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숙명여고는 24일 쌍둥이 자매의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와 쌍둥이 자매는 ‘시험문제를 유출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매의 성적 변화와 관련해 숙명여고 교사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교육 관련 전문기관에도 자문을 의뢰했다. 쌍둥이 자매가 속한 2학년 두 학급의 학생들은 전원 자신의 성적을 공개한 뒤 빈 석차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쌍둥이 자매의 등수를 추적하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 B 씨는 “쌍둥이 중 언니는 상위권에 간신히 포함됐고, 동생은 언니보다 조금 더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2학년 1학기 이전에도 문제 유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자매는 1학년 1학기에 각각 문·이과에서 121등, 59등이었지만 2학기에는 5등, 2등으로 올랐다. 쌍둥이 중 언니는 1학년 2학기에 2개의 과목성적 최우수상과 3개의 과목성적 우수상을 받았고, 동생은 3개의 과목성적 최우수상과 4개의 과목성적 우수상을 수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초대형 태풍 ‘위투’가 24, 25일(현지 시간) 사이판섬을 강타해 대부분의 지역이 폐허로 돌변하면서 한국인 관광객 1800여 명이 오도 가도 못하는 노숙인 신세가 됐다. 현지 공항은 폐쇄됐으며 숙박시설이 부족해 많은 관광객들이 호텔 로비나 사무실 등에서 뜬눈으로 밤을 보내야 했다. 물과 전기 공급이 끊기고 식당도 상당수 운영이 중단돼 임산부나 노약자들은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 가족 여행을 왔다가 한순간에 ‘난민 가족’이 된 관광객은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에 불만을 터뜨렸다. ‘안전에 유의하라’는 원론적 수준의 로밍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 외에 다른 초동대응이 없었다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숙박 정보나 구호물품 등을 주고받으며 ‘자력갱생’했다. 제26호 태풍 ‘위투’는 최대풍속이 초속 58m에 이르는 초대형 태풍이다. 이 태풍으로 가로수와 전신주가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건물 지붕이 뜯겨 날아갔다. 현지 여성(44세) 한 명이 숨졌고, 13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이판 국제공항은 24일 폐쇄돼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다. 사이판으로 신혼여행을 온 김모 씨(25·여)는 “한순간에 숙소 천장이 무너지고 유리창이 깨졌다. 유리창이 추가로 깨지는 것을 막으려고 침대와 소파를 창문 앞에 세워놓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조모 씨(36·여)는 “비바람이 워낙 거세 건물이 흔들렸다. 방이 무너질까 봐 여권만 챙겨 뛰쳐나왔다”고 했다. 대부분의 숙소는 물과 전기가 끊겼다. 휴대전화 등 통신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외부와 연락하기도 쉽지 않다. 호텔 저층이 발목까지 물이 차 고층으로 올라가 복도에서 대기하는 투숙객도 많았다. 귀국길이 막혀 열악한 숙소라도 구해야 하지만 이마저 ‘하늘의 별 따기’다. 방이 필요한 관광객이 폭증한 데다 집을 잃은 현지인까지 숙소 확보에 나선 탓이다. 방값은 2배까지 치솟았다. 한 관광객은 “비싼 방값도 문제지만 방 자체가 없어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 일단 구해도 기간 연장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생필품 물가도 폭등했다. 1.75달러이던 생수 한 병이 3배가량 오른 5달러에 팔린다. 관광객 금모 씨(24·여)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부서져 인출도 못 한다. 비행기가 며칠 더 못 뜨면 굶으며 노숙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 태교여행-효도관광 왔다가… “숙소 복도서 뜬눈으로 밤새워” ▼ 사이판에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 중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다. 인천공항에서 직항으로 4시간 거리인 사이판은 연간 20만 명 정도가 방문하고, 특히 태교 여행이나 효도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현지에 고립된 관광객 중에는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가족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직장인 최모 씨(34·여)는 “몇 년간 돈을 모아 아이 데리고 떠나온 첫 해외여행인데 이렇게 갇혀버렸다. 묵을 곳도 없고 갑자기 오른 물가를 감당하려면 빚내서 귀국하게 생겼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인, 임산부 등 노약자들은 제때 챙겨 먹어야 할 약이 떨어지거나 아수라장 속에서 안정을 취하지 못해 고통을 호소했다. 영유아를 데리고 온 부부들은 기저귀가 떨어져 손으로 빨아서 재사용하며 버텼다. 정부는 태풍 전후 현지 관광객들에게 두 차례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24일 ‘태풍 통과로 공항 폐쇄 예정, 신변안전 유의’, 25일 ‘태풍 통과에 따라 공항 폐쇄, 항공기 일정 변경 등에 유의, 항공기 일정은 각 항공사 홈페이지 참조 요망’ 등 2건이었다. 하지만 원론적인 안내에 불과해 관광객들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의료 지원이나 항공편 이용 등 실질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관광객 서모 씨(20·여)는 “25일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항공편이나 공항 이용에 대해 문의했지만 ‘모르겠다’ ‘항공사에 문의하라’는 무책임한 답변만 들었다. ‘사이판에 태풍이 심각하냐’고 되물으며 안이한 인식을 보였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단체대화방을 개설해 빈 객실이 있는 숙소와 생필품 물가 등 정보를 공유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서로 필요한 물품을 주고받았다. 신혼여행 중인 임신부 박모 씨(27)는 “숙소, 식사 등 모든 게 불안정해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철분제가 필요해 다른 임산부들에게 수소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판 공항은 27일까지 시설 보수를 끝내고 이르면 28일부터 일부 구간 운영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귀국 항공기 운영 일정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사이판에 취항 중인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가운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31일과 28일까지 결항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군 수송기를 사이판에 파견해 관광객들의 귀환을 돕기로 하는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교부 등 관계기관은 26일 대책회의를 열고 사이판 공항 재개가 늦어질 경우 27일 군 수송기 1대 파견을 추진하기로 했다. 군 수송기는 사이판에서 괌으로 우리 국민을 수송한다. 괌에서 한국까지는 국적 항공기를 추가 편성해 귀환을 도울 계획이다. 군 수송기는 최대 90명이 탈 수 있으며 하루 2회 운항한다. 정부는 임산부 등 노약자부터 우선 수송한 뒤 필요하면 추가 파견을 검토할 계획이다. 관광객들은 “1800여 명이 고립되어 있는데 하루 최대 수송인원이 180명뿐이라면 나머지는 어떡하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은 출발일 기준 11월 말까지 사이판 여행상품을 예약한 고객에게 취소 수수료 없이 100% 환불 처리를 할 방침이다. 구특교 kootg@donga.com·김정훈·신나리 기자}

‘강서구 아파트 전처(前妻) 살인사건’의 피해자 이모 씨(47·여)가 전남편 김모 씨(49)에게 살해되기 전에 국가가 이 씨를 도울 수 있는 기회는 적어도 두 차례 있었다. 하지만 김 씨를 강력하게 처벌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최악의 결말을 맞았다. 2015년 이 씨를 무참히 폭행한 김 씨를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구속하지 않았다. 이 씨는 김 씨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몸을 숨겼고 김 씨에 대한 조사와 처벌은 유야무야됐다. 김 씨는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무시했지만 제재를 받지 않았다. 1년 뒤 김 씨가 이 씨를 찾아내 칼로 살해 협박을 한 날, 이 씨는 경찰서에 갔지만 김 씨를 처벌해달라고 요구하지 못했다. 경찰이 “직접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무겁게 처벌하긴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자포자기한 것이다. ○ 가정폭력사범 구속률 1% 수준 이 씨처럼 장기간 가정폭력을 당하고도 적극적인 대응을 못 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폭력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면서 살인이나 중상해 등 비극적 결말을 맞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가정폭력사범의 구속 비율은 0.8∼1.5% 수준에 불과하다. 2014, 2015년에는 각 1.3%였지만 이후 0.9%(2016), 0.8%(2017), 0.8%(2018년 6월)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의 특수성을 고려해 적극적인 구속수사를 해야 참극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올 5월 서울 관악구에서는 30대 남성이 동거녀를 상습적으로 폭행했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 남성은 영장 기각 뒤 40일 만에 동거녀를 찾아가 살해했다. 2016년 7월에는 60대 남성이 가정폭력 혐의로 두 차례 청구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된 후 아내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신혜 변호사는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남편을 보며 피해자는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피해 정도가 심각하면 공권력이 강력하게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근금지 명령 어겨도 과태료뿐 현행법상 가정폭력사범이 접근금지 명령을 위반해도 경찰 등 수사기관이 즉시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500만 원 미만의 과태료만 부과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에 대해 범칙금만 부과하는 현행법을 대폭 강화하고, 접근금지 명령 위반을 스토킹으로 간주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호주 미국 등 영미법 국가에는 ‘스토킹 방지법’이 있어서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주변을 배회하는 행위를 범죄로 본다. 경기대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미국 여성폭력방지법에는 스토킹을 하다 2차례 이상 적발되면 구속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상대를 쫓아다니면서 위협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엄격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5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접근금지 사유를 좀 더 넓게 보고 구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제도를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고인의 차량에 몰래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동선을 파악하고 범행 당시 가발을 착용하는 등 치밀하게 살인 계획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정훈 기자}
아이돌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 씨(27·여)의 전 남자친구 최모 씨(27)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피의자가 제보하려는 사진 등이 제3자에게 유출되지 않았고, 그 밖에 소명되는 일부 피의사실에 비춰 봐도 구속할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던 최 씨는 영장 기각 직후 “잘못한 점에 대해선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제가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선 더 이상의 추측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자택으로 향했다. 앞서 강남경찰서는 19일 최 씨에 대해 협박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은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사건을 마무리하고 두 명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아이돌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 씨(27·여)의 전 남자친구 최모 씨(27)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피의자(최 씨)가 피해자(구 씨)에 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얼굴 등에 심한 상처를 입게 되자 격분해 사진 등을 제보하겠다고 말했고, 사진 등이 제 3자에게 유출되지 않았다”며 “그 밖에 소명되는 일부 피의사실에 비춰 봐도 구속할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 중이던 최 씨는 영장이 기각된 뒤 “잘못한 점에 대해선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내가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선 더 이상의 추측은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자택으로 향했다. 앞서 강남경찰서는 19일 최 씨에 대해 협박·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은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씨 측은 실질심사에서 강요와 협박 혐의에 관해 집중적으로 소명했다. 특히 최 씨가 구 씨와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구 씨에게 보내며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고 협박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구 씨와 싸운 직후 홧김에 말을 한 것이고, 동영상은 한참 뒤에 보낸 것이라 협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구 씨에 대해서는 최 씨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사건을 마무리하고 두 명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