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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사진)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빈소를 상중 내내 지켰다. 칩거 중인 전남 강진군 백련사 흙집에서 22일 바로 올라와 26일 국가장 영결식에 이어 국립서울현충원 안장식까지 지켜봤다. 야권 인사로서는 드문 경우지만 자신을 정계에 입문시킨 YS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한 까닭이다. 빈소에서 손 전 고문을 지켜본 정치권 원로들은 손 전 고문을 놓고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인데…”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첫출발은 YS와 했지만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떠난 뒤에도 대통령의 꿈을 이루지 못한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손 전 고문이 YS 서거 소식을 들은 22일 “계속 YS 빈소를 지키겠다”고 했을 때 그의 측근들은 “강진으로 내려가는 게 좋겠다”고 만류했다. 혹시나 “정계 복귀하는 수순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손 전 고문은 “마음이 가는 대로 하겠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닷새 동안 서울대병원 빈소에는 손 전 고문의 ‘손님’도 적지 않았다. 신학용 양승조 조정식 이춘석 최원식 등 당내 ‘손학규계’ 의원들과 지지자 수십 명이 조문을 한 뒤 손 전 고문을 만났다. 손 전 고문의 YS 상주 행보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정치적 득실을 따지지 않고 상가를 지키며 YS의 유지인 ‘통합과 화합’을 보여 줬다”는 긍정론이 나왔다. 반면 일각에선 “야권의 대선 주자가 여권의 정치적 뿌리인 YS의 상주 노릇을 하고 있느냐”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손 전 고문은 26일 영결식이 끝난 뒤 정계 복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진에 가서 ‘청산별곡’을 다시 읽으려고 한다”며 거리를 뒀다. ‘살어리 살어리랏다’로 시작하는 청산별곡은 유배지에서 부른 고려가요로 알려져 있다. 강진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중 머무르던 곳이다. 손 전 고문은 “다산을 본받겠다”며 흙집에서 1km 떨어진 다산초당까지 매일 산책한다. 한 야당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이 스스로 정치적 유배를 선택했지만 언젠가 국민이 부르기를 기다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신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다니는 아들이 졸업시험에 떨어지자 학교 측에 “아들을 구제해 달라”며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법조계와 해당 로스쿨 등에 따르면 신 의원은 서울 소재 로스쿨에 다니는 아들이 졸업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내년 변호사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되자 로스쿨 원장을 찾아갔다. 이 자리에서 신 의원은 로스쿨 원장에게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해 달라”는 취지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원회관에서 로스쿨 부원장을 만나 자신의 아들에 대해 “기본적 자질이 있으면… 졸업시험 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니냐. 구제의 여지가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시험에서 커트라인 이하의 점수를 받은 신 의원의 아들은 이 시험에서 탈락한 학생들과 함께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 로스쿨은 26일 졸업시험 이의신청소위원회 심사를 통해 탈락 학생 전원 낙제를 결정했다. 이날 해당 로스쿨 측은 “원칙대로 해당 학생을 처리했고 부당한 압력 등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부당한 압력 행사 의혹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회부를 촉구했다. 또 “엇나간 자식 사랑으로 로스쿨과 법무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 한 것은 본분을 잃은 행위로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날 오후 해명 자료를 내고 “로스쿨을 찾아가긴 했지만 문제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자식이 ‘졸업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낙제를 하게 됐다’고 해 부모된 마음에 상담을 하고자 찾아간 것”이라며 “그런 발언을 한 사실도 없고 법무부에 영향을 미칠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어 “로스쿨 관계자들이 혹시 압력으로 받아들였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배석준 eulius@donga.com·황형준 기자}
“‘정치적 아들’이 아니라 ‘유산만 노리는 아들’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을 싸잡아 이같이 비판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인사인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이 스스로 ‘YS의 정치적 아들’, ‘YS는 정치적 대부’라고 말한 것을 두고서다. 이 원내대표는 “YS라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단식투쟁으로 반대했을 것”이라며 “두 분이 ‘정치적 아들’을 자처하려면 먼저 (민주적인) 노선을 계승 발전시키는 ‘정치적 효도’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논평할 가치가 없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전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김 대표를 두고 “(현 정부의) 독재를 찬양하면서 독재와 맞섰던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하는 이율배반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에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정치적으로 모셨던 YS의 마지막 가는 길을 정성으로 배웅하겠다는 마음마저 깎아내리는 건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당초 YS 국가장 기간에 정쟁을 자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안에 대한 충돌은 계속됐다.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국고 지원 대책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국회를 향해 ‘립 서비스’ ‘위선’ 등이라고 비판하자 새정치연합은 “사실상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노동개혁 법안을 논의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도 이날 파행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여당이 제출한 5대 법안 중 고용보험법, 기간제법, 파견제법 등 3법에 대한 심사를 거부해 회의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간사인 이인영 의원은 “소위에서 노동조합, 청년고용 촉진 관련법을 심사하기로 했는데 여당이 거부해 파행됐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시도교육청 관계자들과 ‘3+3’(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갖고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기간 중 북한인권법과 대테러방지법을 처리하자”는 수준의 원칙적 합의만 이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6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어떤 안건을 처리할지 불투명하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홍정수 기자}

국가정보원은 24일 이슬람국가(IS)를 공개 지지한 국민 10명과 관련해 “IS와 구체적 연계성이 드러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IS 찬양이 아니라 ‘시리아에 어떻게 입국하느냐’ ‘IS 대원 접촉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는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보고했다. 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측근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사진)가 백두산발전소 수로 붕괴사고의 책임을 지고 이달 초 지방 농장으로 추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장은 “최룡해가 혁명화 조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중시’ 정책과 관련해 김정은과 견해차도 있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집권 5년차를 맞는 김정은이 내년에 국면 전환을 위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또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공화국의 영웅’ 칭호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황병서와 김양건이 대북방송 확성기 방송 재개를 막은 것을 두고 ‘피도 흘리지 않고 8·25대첩에서 해결했다’고 홍보했다고 한다. 이 밖에 북한은 26개국에 의료인력 1250여 명을 보내 연간 15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2년 대선 전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불법 댓글 활동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이 지난해가 아닌 최근에야 대기발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성호 sungho@donga.com·황형준 기자}

‘양김(兩金) 시대’의 화두는 독재에 맞선 민주화 투쟁이었다. 스타일은 달랐지만 김영삼(YS), 김대중(DJ) 전 대통령 모두 독재에 항거했고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았다. 6월 민주항쟁으로 대통령직선제가 시작된 ‘1987년 체제’가 28년이 지났다. 그 사이 여야가 바뀌는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더는 ‘독재 대 민주’ ‘민주 대 반민주’의 프레임으로 정치 지형을 설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YS의 서거를 계기로 양김 시대는 종언을 고한다. 양김 시대가 아닌 새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모색해야 할 때다.○ 감각의 YS vs 논리의 DJ “YS는 감(感)의 정치를 했고, DJ는 머리가 명석했다.”(이만섭 전 국회의장) “YS는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감각적으로 이뤄냈고, DJ는 꼼꼼하고 논리적으로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새정치민주연합 정대철 상임고문) 양김 시대를 몸소 겪었던 정치 원로들은 두 사람의 리더십 차이를 ‘감각’과 ‘논리’로 설명했다. 두 사람은 출신 지역, 성장 배경, 정치적 성향이 전혀 달랐고 각각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로 나뉘어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두 사람의 공동 목표는 민주주의 완성이었다. ‘경쟁적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YS는 단도직입형, DJ는 심사숙고형 지도자였다”며 “180도 다른 리더십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업그레이드했다”고 평가했다. 리더십의 공통점도 있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두 거목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리더십, 국민을 두려워하는 리더십,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까지 포용하는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했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으며 정치적으로 반대편인 인재들에게도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스스로 앞장서고 희생하면서 카리스마를 만들어냈다. 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자기를 희생해 가면서 정치인으로 섰기 때문에 리더로서의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양김 시대를 넘어선 정치 리더십을 찾아야 양김의 리더십은 ‘독재 대 민주’ 시대의 제약을 받는다. 그 시대엔 민주주의를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눈치를 살펴야 하는 도전이었지만 지금의 민주주의는 누구나 호흡할 수 있는 ‘공기’가 됐다. 양김 시대를 보내면서 다원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찾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민주주의, 시민정신이 골고루 발휘된 민주주의가 필요한데 아직도 양김 시대의 ‘팔로 미(follow me·나를 따르라)’ 식의 리더십에 젖어 있다”며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으로 인해 세계사의 큰 조류가 변하고 있는데 한국 정치는 아직도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윤평중 교수는 “YS와 DJ는 권위주의에 대항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보였다는 점이 한계”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후대 정치지도자들은 인치(人治)에서 법치(法治)로, 카리스마적 리더십에서 민주적 리더십으로 넘어갔어야 했는데 오히려 퇴행했다”고 비판했다. 양김 시대를 거치면서 심화된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이현우 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차별성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 YS와 DJ는 지역주의를 통해 효율적으로 유권자를 동원했다”며 “두 사람이 퇴장했는데도 정치인들이 지역주의 혜택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회주의 복원은 필요 양김의 리더십에서 계승해야 할 대목도 있다. 의회주의 복원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두 사람은 정치가 국회에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현 정부가 행정부 리더십만 생각한다면 YS와 DJ의 정신을 돌이켜보고 배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김 시대의 종언을 마주한 여야는 아직도 갈등의 쳇바퀴에서 맴돌고 있다. 경제활성화·노동개혁 법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어느 현안 하나 접점을 못 찾고 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긴급 회동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26일 본회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여야를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보는 낡은 틀에서 못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YS가 생전에 정치권에 던진 키워드는 ‘통합과 화합’이었다. 이만섭 전 의장은 “앞으로의 정치는 YS의 인내와 DJ의 명석함을 합쳐야 한다”며 “여야 간에 소통과 대화를 통해 나라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홍정수 기자}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23일 “야당을 이끌어 온 정치인 모두가 국민 앞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날 신당 추진위 회의에서 “사회개혁의 역사적 과제를 외면하고 국민에게 제시할 비전을 상실한 채 패권, 패거리 권력정치에만 몰두해왔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퇴진을 직접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해체하는 창조적 파괴 수준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문 대표-안철수 의원-박원순 서울시장)’ 연대는 그런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며 “기득권 청산 없는 짜깁기 연대를 국민들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문-안-박 공동지도부 해법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만큼 문 대표가 물러난 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음달 초 발표할 ‘천정배 신당’의 2차 추진위원 명단에 유선호 장세환 전 의원 등을 포함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추진위 출범 이튿날인 19일 장 전 의원 등에게 추진위 합류를 요청했고 수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야당 현역 의원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지역 노인들이 그와 마주치면 ‘강진 양반 오셨는가’라고 인사한다.” 21일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칩거 중인 전남 강진군 백련사에서 만난 한 측근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기 시흥 출신인 손 전 고문은 이제 호남을 껴안은 것 아니냐”라고 평가했다. 이날은 마침 손 전 고문의 68세 생일이었다. 현역 의원을 포함한 측근과 지지자들은 손 전 고문의 생일을 맞아 “찾아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손 전 고문은 “절대 오지 마라”며 거절했다. 그럼에도 이날 오전부터 수십 명이 홍어, 쇠고기, 과일 등을 가지고 백련사를 찾자 손 전 고문은 부인 이윤영 씨와 함께 외출해 버렸다. 기자는 이날 백련사에서 7시간가량 손 전 고문을 기다렸지만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강진을 찾은 김병욱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 등 최측근들도 허탕을 치기는 마찬가지.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이 ‘기자들도 답답하겠지만 자꾸 동문서답하는 나도 힘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정치판과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고문이 칩거하는 집에서는 강진만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을 찾았던 지관 100여 명이 “명당”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손 전 고문은 산책하는 시간 외에는 독서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안에는 다산 정약용, 대통령의 리더십, 복지국가, 국가전략 관련 서적이 수십 권 쌓여 있다고 한다. 집 옆에서는 높게 쌓인 장작과 가지런히 놓인 털 고무신 두 켤레가 눈에 띄었다. 올겨울을 이곳에서 보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전후로 손 전 고문이 어떤 형식으로든 정계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부인과 함께 전남 담양군 메타세쿼이아길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러나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타계한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YS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던 손 전 고문은 “YS는 정치 지도자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인 ‘담대한 용기’를 우리에게 가르쳐줬다”면서도 ‘고인 서거가 정계 복귀의 계기가 되겠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강진=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당을 걱정하는 분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겠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18일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 공동지도체제’를 공식 제안하자 이같이 밝혔다. 동의가 아닌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비쳤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적당히 떡이나 몇 개 주고 데려가려는 식 아니냐”고 비판했다. 전날 안 의원은 기자에게 “당을 바꾸라는데 말귀를 못 알아먹는다”고 토로했다. 문 대표의 ‘광주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불신은 해소되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문 대표 측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안 의원이 ‘너무 많은 혼수를 가져오라’고 하지 않으면 함께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그러자 안 의원 측은 “문 대표 측근의 발언이 이러니 문 대표가 어떤 발언을 해도 혁신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때문에 안 의원도 탈당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장고에 들어간 분위기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이 ‘내년 총선과 내후년 정권교체에 희망이 있느냐’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달 중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 비주류 의원은 “안 의원이 탈당한다면 따라나설 의원이 20명은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이날 서울에서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천 의원은 “민심은 이미 수명을 다한 정당을 완전히 떠났다”면서도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주는 방식은 경계한다”고 말했다. 야권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그는 이어 “내년 총선에서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는 게 원칙이다. 나도 출마할 생각”이라며 “기존 양당과 함께 3당 정립 구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장담했다. ‘문-안-박 연대’에 대해선 “당을 해체하고 새로 만드는 수준의 변화가 있기 전에는 국민 지지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천정배 신당’은 내년 1월 중앙당 창당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날 추진위원 32명 중 현역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앞으로 ‘거물급 인사’를 얼마나 영입하느냐가 신당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길진균 기자}

“친노(친노무현)이지만 친문(친문재인)은 아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사진)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8일 ‘천정배 신당’ 창당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맡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 전 지사는 ‘천정배 신당’ 합류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천 의원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전 지사가 ‘친노 원조’ 격인 천 의원과 손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두 사람은 또 ‘반(反)문재인’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정권 교체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과 천정배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지 않겠느냐”며 “심부름할 일이 있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02년 노무현 대선후보 캠프에서 처음 만났다. 천 의원은 당시 여권의 정풍운동을 주도하며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냈지만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 등 친노 진영과 각을 세우다 2007년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이후 2012년 김두관 대선후보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반문재인’ 깃발을 들었다. 김 전 지사는 당내에서 비노 성향의 문병호 유성엽 의원 등과 가깝게 지낸다. 출범식에는 안철수 의원과 가까운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도 축사를 한다. 천 의원이 안 의원 측에 “함께하자”는 뜻을 보냈다는 관측이다. 신당 추진위원으로 전윤철 전 감사원장,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등 30여 명이 참여한다. 천 의원 이외에 현역 의원은 아직 없다. 한편 문 대표가 18일 광주 조선대 강연에서 던질 메시지를 놓고 당내 분위기는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문 대표 측근 일부가 “문 대표는 중진의 실명을 직접 거명하며 인적 쇄신을 역설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리스트까지 떠돌자 진위를 확인하는 등 부산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방안은 채택되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45세가 청년?’ 새정치민주연합 청년위원회가 16일 내년 20대 총선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의 나이 기준을 만 45세 이하로 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35세)에 비해 기준을 열 살이나 높였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40대 청년비례대표가 청년층의 고민을 대변하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청년위는 남녀 1명씩 공천할 청년비례대표의 나이 기준을 45세 이하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격론을 벌였다. 청년위 산하 후보자선출 태스크포스는 ‘35세 이하’를 제시했지만 40대 청년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한 30대 위원은 “청년위에서 40대가 7 대 3의 비율로 높아 어쩔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청년을 핑계 삼아 40대 그룹이 정치적 지분을 챙기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올 2월 개정된 새정치연합 당규에 따르면 ‘청년 당원’은 ‘만 45세 이하’로 돼 있다. 새누리당도 청년 당원의 기준은 45세다. 지방에 청년 당원이 부족해 기준을 낮추면 시도당 청년위 구성이 어려운 점이 반영됐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청년 범위를 인위적으로 넓히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석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사실상 ‘중년비례대표’가 된 셈”이라며 “많은 정책에서 청년 기준을 29세, 34세 등으로 보고 있는데 45세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이라고 꼬집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의원들이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하기로 했다. 김동철 의원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6일 오후 2시 국회에서 문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라며 “20~30명 의원들의 서명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사퇴 성명서에 서명한 의원들은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최원식 의원 등으로 ‘민집모’와 ‘정치혁신을 위한 2020 모임’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라고 한다. 당내에서 박지원 의원 등이 개별적으로 문 대표 사퇴를 촉구했으나 집단으로 사퇴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문 대표와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안철수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안철수-박원순 3명이 손잡으면 될 거라는 문 대표의) 문제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주변에서 자신의 탈당 요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문 대표가 아무런 행동도 옮기지 않는 상황이라 전국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만 말했다. 이 때문에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갈등이 가속화할수록 안 의원이 탈당 카드까지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주류-비주류의 대치가 계속되면서 양 측의 이견을 중재하는 물밑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박영선 민병두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8명이 참여하는 ‘통합행동’과, 문 대표 측 노영민 최재성 의원 및 비주류 측 정성호 문병호 의원 등이 결성한 ‘7인회’는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중재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9월 초 문제제기하고 두 달 지났는데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네요. 9월 초에 제가 한 얘기가 문재인 대표는 이대로 가도 괜찮다고 보지만 저는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거였는데…” 당 혁신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안철수 의원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당초 ‘낡은 진보’ 청산, 당 부정부패 척결, 인재영입 등 3가지 혁신안을 강조했지만 문 대표로부터 답이 없자 더 이상 목소리를 높여봤자 소용이 있겠냐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간만 가고 있고 (문 대표가) 구체적인 혁신에 대한 행동이 없고 통합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공천에 대한 것만 밀어붙이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문 대표는 ‘문안박 연대’(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먼저 출범시키자고 하지만 안 의원은 “(3명이 손잡으면 될 거라는) 문제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이 먼저 연대하며 안 의원을 압박하더라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안 의원은 당초 이날 낡은 진보 청산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어 추가적인 메시지를 내려고 했다. 당내 486 운동권을 향해 “혁신의 경쟁 대열에 참여하면 어떻겠냐”고 촉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안 의원은 더 이상 야당이 내년 총선 승리와 내후년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더 이상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가 어렵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반대 여론은 높지만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10·28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점이 감안됐다는 것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13일 1박 2일로 안 의원 측근과 지지자들과 워크숍을 진행했다”며 “지방 민심을 들은 뒤에 이번 주 중 특단의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식으로 개인을 향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측근들의 탈당 조언에 대해 안 의원 측은 “탈당은 명분이 없다”며 “혁신을 위해 (안 의원이) 내려놓을 것이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혁신을 요구하기 위해 자신의 불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박영선 민병두 의원 등이 참여하는 통합행동에서 문 대표와 안 의원의 화합을 촉구한 것에 대해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낡은 진보를 청산하자고 이야기했더니 문 대표는 ‘새누리당 논리’라고 지적했다”며 “생각이 다른 게 확인이 됐는데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연대가 가능하겠냐”라고 반문했다.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천정배 신당’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어서다. 야권에서는 “신당의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다. 신당 전망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천 의원 측은 10일 “새정치연합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을 키우고도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반박했다. 천정배 창당추진위가 늦어진 건 지난달 새정치연합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위한 ‘3자 연석회의’를 결성한 데 있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3자 연석회의를 하면서 ‘신당을 만든다’고 발표하는 게 도의적으로 맞지 않았다”며 “다음 주 중 창당추진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 의원이 3자 연석회의에 참여한 것을 두고 야권 연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의 한 의원은 “천 의원이 문 대표와 손을 잡으면서 과연 신당을 창당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이 ‘대선주자급’이 아니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신당의 성패는 대선주자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정치권의 상식이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 야권 대선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수록 천정배 신당이 불리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천 의원은 손 전 고문, 안철수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성과는 없는 상태다. 인재 영입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과 천정배 신당을 놓고 저울질하는 정치 신인들은 광주 전남을 제외한 지역에선 신당이 유리할 게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천 의원의 주변에서는 ‘기성 정치인 배제’ 원칙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한 인사는 “천 의원이 누구는 배제하고, 누구는 거리를 두다 보니 결국 아직까지 혼자 남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연말이나 내년 초에 탈당한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남지사 등과 합치고 대선주자를 모셔 오는 시나리오로 가게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선호 장세환 전 의원은 이날 “통합신당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전남·전북희망연대를 발족했다. 박주선 의원은 축사에서 “‘물은 천 굽이를 돌아 바다에 이른다’는 말처럼 신당도 우여곡절 속에 12월이면 단일 신당 창당이라는 희소식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과 공동 행보를 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신당이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인사들로만 채워질 경우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게 천 의원의 고민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1 “임종석 (서울시) 부시장 잘 부탁합니다. 곧 당으로 돌려보내겠습니다.”(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은 이달 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잘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시장이 총선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측근 챙기기에 나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박 시장의 최측근인 임 부시장은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2 “지금 (문 대표 체제로) 총선 치르면 결과는 망할 것입니다.”(안철수 의원) 안 의원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에서 강연한 뒤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 박 시장과의 ‘3자 연대’를 두고도 “(문 대표가) 내가 요구한 10가지 혁신안에 답하지 않고서는 연대는 불가능하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대표는 자신과 안 의원, 박 시장이 손을 잡는 ‘문-안-박 연대’가 결성되면 총선 필승 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3자 연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3자 연대를 바라보는 세 명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많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文 ‘총선 승리’, 朴 ‘교두보 확보’ 위해 의기투합 “문 대표와 박 시장의 관계는 계속 우호적이다. 박 시장은 이번 총선에 ‘박원순 키즈’를 당선시켜 당내 교두보를 확보하고 싶어 한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문 대표와 박 시장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실제로 박 시장은 문 대표에게 일부 인사를 직접 추천하고 있다. 서울시 출신 인사들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총선에서) 잘해 보라”고 독려한다고 한다. 임 부시장 외에도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 장백건 서울시설공단 감사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하승창 변호사, 서왕진 서울시 정책특보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들도 비례대표 명단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사퇴 요구와 호남권의 차가운 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 대표에게 박 시장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 관계자는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문 대표와 박 시장이 손을 잡는다면 나쁠 게 없다”며 “문 대표의 최대 취약지역인 호남에서 박 시장은 지지율 1위다”라고 말했다. 서로 ‘윈윈(상호 승리) 게임’이 될 거라는 얘기다. ○ 文-朴과 거리 두며 가는 安 안 의원은 3자 연대에 부정적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박 시장과의 관계는 (2011년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할 때부터) 여전히 돈독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문 대표와의 관계다. 안 의원은 9월부터 “당 혁신이 미흡하다”며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10일 “당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연대가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당의 근본적 개혁이 우선이지 3자 연대 자체가 정치공학적인 접근이라는 것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혁신은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한다는 뜻인데 문 대표는 신발도 벗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문 대표는 여전히 안 의원의 손을 잡으려 한다. 그러나 문 대표 주변에선 안 의원이 계속 ‘반(反)문재인’을 주장하는 것을 문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일단 (문-박 연대로) 시작하고, 안 의원이 손잡는 것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국회의 직무 유기가 ‘도’를 넘고 있다. 선거구 획정안의 국회 처리 시한(13일)이 임박한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3자 회동을 했지만 협상은 타결되지 못했다. 현행 300명인 의원정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점도 찾지 못한 채 협상을 계속한다는 ‘뻔한’ 결론만 나왔다.○ “반드시 타결” 약속했지만… 이날 3자 회동은 30분 만에 싱겁게 끝났다. 10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와 원내수석부대표들이 ‘2+2’ 협상을 한 뒤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4’ 회동으로 확대한다는 절차만 합의한 것이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회동 직후 “제일 시급한 건 선거구 획정 기준을 협의해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넘기는 일”이라며 “어느 정도 기준이 좁혀지면 10일 저녁이라도 양당 당 대표, 원내대표, 정개특위 간사, 수석부대표 등 ‘4+4’로 만나 합의를 보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문 대표도 “시한을 넘기지 않고 반드시 타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했다”며 실무진 협의를 선행하고 방안이 좁혀지거나 몇 가지 선택 가능한 방안이 마련되면 (10일 저녁) 밤을 새워서라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선거구 획정 작업의 실무 준비는 거의 다 되어 있는 상태다. 여야 대표가 담판을 갖고 지역구 의석수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등 ‘꼭짓점’만 따면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둘러 합의했다가 소속 당에서 거센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 담판을 주저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선거구 획정이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다음 달 15일을 넘기고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정개특위 활동시한(이달 15일) 역시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깜깜이 선거운동’으로 총선 대혼란 우려” 정 의장은 3자 회동에서 “이대로 가면 20대 총선에서 국민들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 개의 지역구를 조정해야 하는데도 아직 선거구 획정을 못하고 있다”며 “여야가 추진 중인 공천혁신을 위해서도 새 도전자들에게 공정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현역 의원들은 의정보고서 등을 통해 얼마든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정치 신인들은 ‘깜깜이 운동’이어서 대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공직선거법 부칙은 ‘국회는 2016년 4월 13일 실시하는 국회의원 선거의 선거구는 선거일 전 5개월까지 확정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13일이 처리시한으로 정해졌지만 여야 지도부가 ‘나 몰라라’하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 여야는 당초 선거구획정위를 중앙선관위 산하 독립기구로 만들었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기준을 만드는 권한은 정치권에 남겨둬 여야의 입김이 작용할 빌미를 제공했다. 정치권에선 선거구 획정은 처음부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새누리당은 현행 지역구 246석을 6석으로 늘리는 만큼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 축소 불가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이병석 정개특위위원장이 이날 지역구 의석을 260석으로 대폭 늘리되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를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균형의석’의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여야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여야 대표는 이 같은 중재안에 대해 각각 “전혀 검토 안 했다”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여야 대표가 선거구 획정의 쟁점에 대해선 전격적으로 일괄 타결을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에 민감한 당내 반발 기류의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성호 sungho@donga.com·황형준 기자}

여야가 9일부터 국회 정상화를 하기로 합의했지만 여야 원내지도부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8일 국회에서 만났지만 의제 조율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10일 예정된 본회의 등 의사일정도 합의하지 못했다. 야당이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 지원과 전월세난 대책에 대한 여당의 즉답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하지만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임위 활동은 9일 예정대로 진행된다. 여야는 이날 원유철 이종걸 원내대표를 포함해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한 ‘3+3’ 회동을 열어 정기국회 의사일정과 무쟁점 처리 법안, 선거구 획정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를 논의할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여야는 협상 결렬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유의동 원내대변인은 “‘오로지 민생을 우선시한다는 뜻을 가지고 국회 정상화 협상에 임한다’는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회담 내용이었다”며 “‘여우 집에 놀러간 두루미’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새정치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누리과정에 대한 국가의 책임 문제를 분명히 하면서 재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었는데 성의 있는 답변이 없었다”며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2개가 다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계약갱신청구권 정도는 보장이 돼야 한다”고 맞섰다. 예산 국회의 최대 쟁점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44억 원과 4대강 예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여당은 경제활성화법안과 한중 FTA 비준 문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국정화 예비비 편성과 4대강 예산 증액에 반대하고 있다. 그 대신 누리과정 예산의 정부 부담,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를 핵심으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통과 등을 이행하라며 정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회에 복귀하되 순순히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당장 받을 수 없는 것을 이 자리에서 즉시 받으라고 하니 정상화할 의지가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야 회동에서 새정치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이 문재인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주거개혁 부분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이날 민생 기자회견에서 “주거, 중소기업, 갑을, 노동 등 4대 개혁으로 민생을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4대 개혁(노동 공공 교육 금융)을 가짜 4대 개혁으로 규정하며 야당판 ‘4대 개혁’으로 맞불을 놓은 것. 그 대신 이날 회견문에는 ‘교과서’란 단어는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날 ‘3+3’ 회동 직후 이 원내대표는 “누리과정 문제와 전월세난 대책을 강하게 요구한 게 성과”라고 자평했다. 여야 협상 과정에서 야당의 뜻을 최대한 반영시키겠다는 의도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홍수영·차길호 기자}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차기 대권 주자의 핵심 측근들은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본인의 원내 진출은 물론 ‘주군(主君)’의 대권 도전을 위한 세 결집을 위해서도 총선 승리는 절박하다. 대권 주자의 입장에서도 여전히 계파 정치가 현실 정치를 움직이는 유력한 수단인 현실에서 자기 사람이 대거 ‘금배지’를 다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당내 기반이 취약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선 주자들은 내년 총선을 기점으로 세력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득권을 가진 지역위원장을 제치고 당내 경선을 통과하는 것이 우선. 선거가 아직 5개월 정도 남았고 선거구 획정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마음이 급해 보인다. 여당 ‘잠룡’ 핵심 측근들의 출마는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측근 그룹이 이미 원내에 포진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6일 한국갤럽이 지난달 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 14% △새누리당 김 대표 13%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11% △안 전 대표 9% △오세훈 전 서울시장 8% 등의 순이다. 선거 캠프, 보좌진, 당직으로 인연 새누리당 김 대표의 측근 그룹에서는 18대 의원을 지냈다가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안형환 전 의원을 비롯해 19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했던 조전혁 전 의원 등이 원내 복귀를 노리고 있다. 김 대표의 대권 행보를 도울 후보로 꼽힌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문 대표 참모들은 내년 총선 불출마 요구를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출마 예정자가 적다. 다만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은 경남 김해을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각오다. 4·28 재·보선에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정태호 전 대통령정무비서관도 재기를 노린다.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의 진심 캠프’ 출신 인사들 역시 대거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핵심 브레인인 이태규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은 경기 고양 덕양을에, 정기남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 공보실장은 경기 군포에, 이수봉 인천경제연구소장은 인천 계양갑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관계가 소원해졌지만 금태섭 전 대변인도 수도권 출마를 고민 중이다. 박인복 전 홍보위원장과 홍석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안 전 대표의 특보를 지낸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실장도 서울 동대문갑에 도전장을 내민다. 안 전 대표는 “당내에 들어와 가장 후회하는 일이 합당의 명분이 됐던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당내 반발 때문에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당내 세력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의미다. 박 시장은 2011, 2014년 선거 캠프에서 인연을 맺은 인사들을 서울시 정무직 공무원으로 임용하면서 자기 사람들을 심어 왔다. 486 학생운동권 출신의 임종석 정무부시장과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 권오중 전 정무수석 등이 ‘박의 남자’로 꼽힌다. 장백건 서울시설공단 감사는 서울 성동갑에 출마하고, 서울 시의원을 지낸 새정치연합 강희용 부대변인도 두 차례 박 시장 선거 캠프에서 특보로 활동하면서 박원순계로 분류된다. 박 시장은 최근 출마가 예상되는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출마를 격려하고 선거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 출마를 놓고 박진 전 의원과의 갈등에 휩싸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일단 여의도 재입성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오 전 시장의 측근 중에는 20대 총선 출마를 계획하는 인물은 없다고 한다. 차기 잠룡군으로 분류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측근들도 20대 원내 입성을 꿈꾸고 있다. 남 지사의 의원 시절 지역구 사무국장을 지냈던 이승철 경기도의원은 수원병 출마를 선언했고, 지난해 남 지사가 지방선거에 나섰을 당시 부대변인을 맡았던 김기철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강원 원주을에 출마한다. 원 지사의 최측근인 이기재 전 제주도 서울본부장은 원 지사가 정치를 시작했던 서울 양천갑에 출사표를 냈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여전히 정계 복귀 러브콜을 받고 있다.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손학규 캠프에 몸담았던 의원 20여 명은 손 전 고문의 최대 우군이다. 내년 총선에서는 김유정 전혜숙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측근들의 당선을 위해서 손 전 고문이 지원 유세에 나서며 몸을 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지역구 양보로, 친구로 대선 주자로 성장하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공직을 거치면서 함께 일한 동료와 선후배, 보좌진 등을 측근으로 두게 되지만 흔치 않은 경우도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인 차명진 전 의원은 ‘김 전 지사의 장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25년 넘게 인연을 맺어 왔다. 차 전 의원은 김 전 지사가 사회·노동운동을 할 당시부터 곁을 지켜 왔고 김 전 지사의 의원 시절엔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2006년 김 전 지사가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이후 차 전 의원은 김 전 지사의 지역구였던 경기 부천 소사에 출마해 당선됐고 재선에 성공했다. 김 전 지사가 국회 복귀를 결심한 직후에 차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내놓겠다는 뜻까지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후배(차 전 의원)가 열심히 하고 있어 출마할 수 없다”며 대구 수성갑으로 발길을 돌렸다. 경기 고양 덕양을에 출마를 준비하는 정재호 전 국무총리실 민정수석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30년 지기다. 고려대 재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면서 안 지사를 처음 알게 된 뒤 인연을 이어 왔다. 그 후 안 지사의 소개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 등을 지냈다. 안 지사의 충남지사 선거 땐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맡았다. 노 전 대통령 보좌관 출신인 안 지사 역시 차세대 대선 주자군에 포함된다. 새정치연합 김병욱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위원장은 2011년 4·27 분당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를 당시 당 대표였던 손 전 고문에게 양보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나오는 것보다 손 대표가 나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당원을 이끌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 대표한테 출마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에게 신뢰를 얻은 김 위원장은 2012년 총선에서 다시 지역구를 되돌려 받았고 손 전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을 맡으며 측근이 됐다. 안 전 대표의 특보를 맡고 있는 이동섭 전 새정치연합 사무부총장도 비슷한 사례다. 2013년 4·24 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구를 양보하면서 안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을 남겼다. 때로는 후광, 때로는 꼬리표 잠재적 대선 주자의 측근들은 본격적인 총선전이 시작될 경우 펼쳐질 ‘주군’들의 지원 유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약한 인지도와 검증되지 않은 능력을 단박에 보완해 줄 수 있는 한방을 기대하는 것.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여야가 각각 ‘박근혜 마케팅’ ‘안철수 마케팅’을 벌인 이유다. 하지만 후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의 참모라는 꼬리표가 내내 따라붙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문 대표를 높게 평가한 노 전 대통령이 그를 소개할 때 한 말이라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 활동에 나섰고 대선까지 출마했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후광도 누렸지만 여전히 ‘친노(친노무현)의 수장’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유력 정치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게 정치인에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이 자기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후계자 이미지를 벗는 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경석 기자 }

5일 예정된 본회의는 끝내 열리지 않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후폭풍이다. 새누리당은 이틀간 공전됐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이날 단독으로 열어 예산안 심사를 강행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날 오후 4시 반부터 국회 정상화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원 원내대표는 “역사 교과서는 국사편찬위원회나 전문가에게 맡기고 정치권은 민생에 집중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3일 국정화 고시 강행을 보고 (박정희 정부 당시) ‘긴급조치’ 발령을 연상했다”고 받아쳤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다시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5일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복귀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이르면 다음 주부터 국회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 ‘협상’과 ‘압박’ 병행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 예결위 회의실 배경막 문구를 ‘이제는 민생입니다’로 바꿨다. 이전 문구는 ‘이념 편향의 역사를 국민 통합의 역사로’였다. 확정고시가 끝난 만큼 ‘민생 이슈’로 바꾼 것이다. 물론 국회 농성에 들어간 야당을 ‘민생 외면 정당’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역사 교과서 문제를 갖고 국회를 파행시킨 건 새정치연합 내의 여러 정치적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역사 교과서로 악화된 여론을 뒤집기 위해 문 대표를 직접 겨냥한 셈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2007년 5월 8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행위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며 “당시 문 대표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배석했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경제 활성화 법안을 외면하는 것은 ‘자기모순’임을 부각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을 앞세운 것이다.○ 새정치연합 ‘투쟁 속 국회 복귀’ 저울질 문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긴 과정 동안 지치지 않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면서도 “그 기간에 교과서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무기한 농성이 아니라 국회 복귀 가능성을 열어 놓은 셈이다. 그러나 ‘회군(回軍)’(국회 복귀)의 명분과 시점을 두고는 고민이 깊다. 국회 로텐더홀 농성은 5일로 나흘째다. 국회 농성이 장기화될수록 ‘민생 외면’이라는 여당의 공세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 당장 시급한 선거구 획정과 예산안 심사는 야당의 이해관계와도 직결돼 마냥 외면하기 힘들다. 이날 의원총회와 전국 시도당 및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잇달아 열어 광범위한 당내 의견수렴에 나선 것도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6일엔 서울 종각역에서 열리는 ‘국정화 저지 문화제’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론을 살피며 국회 복귀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5일로 예정됐던 정당-시민단체 연석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참여를 요청받은 일부 시민단체가 정당과의 연대에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장외투쟁에 대한 당내 부정적 의견도 적지 않다. 안철수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장기적으로 국정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총선과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며 “당내 혁신을 병행하고 일자리 문제 등도 등한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이재명·황형준 기자}

노무현 정부 시절 정보기관의 수장이었던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의 입당에 대해 새누리당이 5일 환영의 뜻을 보였다. 김 전 원장은 8월 27일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광진구의 새누리당 당원협의회에 팩스로 입당원서를 보내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원장이 여당 당원으로서 불과 일주일 전인 10·28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부산 기장군 후보를 도왔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새누리당에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입당할 수 있다”며 “과거 정부의 핵심에 있던 사람이 새누리당을 선택한 건 새누리당을 가야 활동할 수 있고 새누리당이 신뢰할 수 있는 정당이라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이렇게 말했다. 황 사무총장은 또 “김 전 원장이 야당에 입당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입당으로) 새누리당으로 전향했다고까지 해석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당규에서 당에서 제명되거나 탈당한 자를 제외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자유롭게 입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도 김 전 원장의 입당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새누리당은 열린 정당”이라며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냈던 분이 입당을 한다는 건 새누리당에 희망이 있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원장의 부산 해운대·기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황 사무총장은 “당의 공천 절차에 따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총선출마는 누구든 출마의사와 의지가 있으면 자유”라며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는 용인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재 당협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0월말 김 전 원장과 통화할 때만 해도 입당 언급이 없었고 무소속 출마를 고려했으나 뜻을 접었다고 했는데 놀랍다”며 “이런 도둑 입당은 정치 도의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중앙당에서는 김 전 원장의 입당 사실을 이날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황 사무총장은 “요즘 오픈프라이머리 등으로 (각 지역 당원협의회에) 상당히 많은 입당원서가 들어오는 와중에 이분도 입당한 것이 나중에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그분의 새누리 입당은 노무현 정부 국정원장 출신으로 황당하기도 하고 역시 김만복답다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같은 당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트위터에서 “잘 갔습니다. 거절될 겁니다”라고 꼬집었다.특히 김 전 원장이 10·28 재·보선에서 야당 후보를 도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여당 당원이 야당 후보를 도운 셈이어서다 6일 새정치연합 해운대기장을 지역위원회는 김 전 원장의 행적에 대해 규탄 및 사죄 촉구 성명을 낼 예정이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정부가 3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안을 확정 고시하자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강(强) 대 강’ 대치 정국 속에서 국회는 멈춰 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국회 농성이 이틀째 이어진 3일 국회 본회의가 무산됐고,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공전됐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열리지 못했다. 정국이 시계(視界) 제로 상태가 됐다. 새정치연합의 ‘국회 보이콧’ 방침으로 국회 파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4일 예정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여야 원내대표·수석부대표의 ‘2+2’ 회동, 예결위 심사에도 응하지 않기로 했다. 야당은 국정 교과서가 배포되는 2017년 3월까지를 투쟁 기간으로 삼고 ‘장기전’에 나설 태세다. 야권 성향 시민단체, 정의당 등과 ‘제정당―시민단체 연석회의’를 추진해 공동 투쟁 기구를 꾸리고 법적 대응도 추진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압도적 다수의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불법 행정을 강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독재 아니냐. 독재 세력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확정 고시를 “자유민주주의의 파탄을 알리는 조종(弔鐘)”, “유신독재정권 시절 긴급조치”라고 쐐기를 박았다. 문 대표는 4일 국정화 반대 대국민 담화를 한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국회 보이콧을 비난했다. 김무성 대표는 3일 의원총회에서 “(10·28) 재·보궐선거 24개 선거구 중 단 두 곳만 야당이 당선되는 일을 당하고도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와 황교안 국무총리 등 당정청 수뇌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회의를 열고 교과서 문제는 국사편찬위원회에 일임하고 민생 행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민생 정국으로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뜻이다.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