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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힘든데, 땀 흘리며 뒤엉키니 확실히 재미는 있어요(웃음).” 핸드볼리그 여자부 부산시설공단의 신인 강은혜(23)는 한국 핸드볼에서 보기 드문 대형 피봇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장 185cm에 서양 선수 같은 듬직한 체구를 지녀 실업 데뷔 전부터 핸드볼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주역 허순영, 김차연 이후 명맥 끊긴 피봇 계보를 이을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농구에서 센터와 비슷한 포지션으로 상대 골문 앞에서 수비수와 치열한 몸싸움을 하다보니 경기 후 그의 유니폼은 너덜너덜해진다. 여기저기 잡혀 늘어져서다. 그래도 그가 상대 수비수 둘 이상을 달고 몸싸움에 나서줘야 팀 동료들에게 공격할 빈틈이 생긴다. 힘 하나는 타고나 강은혜가 마음먹고 몸을 ‘털면’ 수비수 둘도 버거워한다. 경기 중 강은혜를 유심히 보다 보면 경기 중 마치 싸움에 연루된 듯한 솔깃한 모습도 연출된다. “사람이라 가끔 ‘욱’할 때도 있죠. 그래도 언니들이 득점하거나, 수비수 파울로 퇴장을 이끌며 슛을 성공시킬 때 ‘피봇’하는 희열을 느껴요. 하하.” 득점 등 기술면에서 류은희, 심해인, 권한나 등 팀의 국가대표 ‘슛도사’ 선배들에 비해 부족하지만 리그 1위(9승 1패)를 질주하는 팀에서 ‘수비의 핵’ 역할은 톡톡히 하고 있다. 덩치 큰 그가 키 180cm인 류은희와 함께 팔을 들고 있으면 빈틈을 노려야 할 상대팀은 벽이 두 개가 세워진 듯 난감해진다. 상대가 한발 더 뛰는 플레이로 흔들려 노력하지만 후반 체력문제를 노출하며 번번이 부산시설공단에 승기를 내준다. 강은혜도 “나도 한발 더 뛰면서 상대를 부담스럽게 해 팀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며 눈을 반짝인다. 강은혜가 지난해 10월 열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힌 뒤 받은 첫 질문이 “유럽은 언제 진출 하느냐”였다. 체구가 타고난 대형 피봇의 등장에 대한 큰 기대가 담긴 것.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는 넉살좋게 재치로 받아친다. “몸이 근육질인 언니들에 비해 저는 아직 40% 수준이에요. 쟁쟁한 언니들, 제게 태극마크 단 보람을 느끼게 해준 감독님께 한 수 ‘제대로’ 배우고 꿈 꿔 보겠습니다.” 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독일, 덴마크에서 개최된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에 참가한 남북 단일팀이 2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단일팀은 2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순위결정전(21, 22위)에서 26-27로 패했다. 전반전을 14-13으로 앞서 승리로 유종의 미를 장식할 거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후반전 사우디의 맹공에 경기 종료 30초 전 역전을 허용한 뒤 이를 뒤집지 못했다. 한국이 가장 최근 출전한 2013년 세계선수권의 21위보다 한 계단 낮은 성적표다. 세계 랭킹 밖의 북한과 단일팀을 구성해 나선 대회에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일팀은 세계 최강 독일, 러시아(4위), 프랑스(5위), 세르비아(6위) 등과 A조에 속해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지난해 5월 단일팀 논의가 진행된 뒤 합동훈련은 세계선수권 개막 보름 전인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진행돼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기회가 부족했다. 하지만 단일팀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 코리아’의 저력을 과시했다. 세르비아와의 조별리그 4차전에서는 전반까지 2점 앞서다 아쉽게 역전패하기도 했다. 북한 리경송은 독일전에서 득점에 성공하고, 리성진은 사우디전에 선발로 출전하는 등 북한 선수들의 기량도 훈련을 거듭하며 발전했다. 일본을 상대로 지면 안 된다는 ‘불문율’은 단일팀에서도 유효했다. 역전패만 두 번 당한 단일팀은 19일 순위결정전 1차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역전승을 일궈내며 7경기 중 유일한 승리를 합작했다. 21일 열린 해단식에서 조영신 단일팀 감독은 “훈련 기간이 더 길었다면 좋은 성적을 거둬 단일팀의 의미도 조금 더 빛났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세계선수권으로 중단된 핸드볼리그 남자부 경기는 다음 달 1일부터 재개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V스타가 K스타에 7-5로 앞선 1세트.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파다르(23)가 어슬렁어슬렁 V스타 코트 옆으로 걸어 나왔다. 그가 팔짱을 끼고 근엄한 표정을 짓자 관중이 웃었다. 경기 전 깜짝 세리머니를 보이겠다고 예고했는데 ‘깜짝 감독’으로 나선 것. 선수 교체를 지시하며 본격 감독 역할에 나선 그는 작전타임을 부르고 득점한 선수와 함께 세리머니를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V스타의 1세트 승을 이끌었다.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 정규시즌에서 피 말리는 봄 배구 경쟁을 벌여온 선수들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4702명)과 한데 섞여 축제를 즐겼다. 식전부터 볼거리가 넘쳤다. 남녀부 정지석(대한항공)과 이재영(흥국생명)은 출입구 검표원으로, 고예림, 어나이(이상 IBK기업은행)는 판매원으로 등장해 관중의 시선을 끌었다. 서브 대결에서는 이변이 나왔다.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이 시속 124km로 여자부 ‘서브 퀸’에 오른 것. 1차 시도에서 남자부 문성민(현대캐피탈)이 2년 전 세운 역대 최고 기록(123km)을 넘자 선수 본인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2차 시도에서 시속 86km가 나와 측정기 오작동으로 보였지만 본부석은 그의 첫 기록도 인정했다. 상금 100만 원을 받은 문정원은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2, 3세트에는 남녀가 한 팀을 이루는 등 이벤트 위주였지만 경기는 팽팽했다. 지난해까지 4세트였던 경기가 올해 3세트로 줄자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한 것. V스타 남자 선수 박원빈(OK저축은행)의 스파이크를 K스타 여자 선수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블로킹해 득점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경기 중 선수에게 이끌려 코트에 선 관중, 볼보이가 서브를 넣기도 했다. V스타가 K스타에 2-1(15-12, 15-14, 13-15)로 승리했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는 남자부 서재덕(30·한국전력)이 뽑혔다. 자신의 별명 ‘덕큐리’를 유니폼에 새기고 나온 그는 경기 중 영국 록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를 연상케 하는 흰색 러닝셔츠 차림으로 관중의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정규시즌처럼 투혼 넘치는 모습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여자부는 V스타 승리를 이끈 이재영(23)이 MVP에 올랐다. 대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여기저기서 상을 주셔서…. 그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두산 투수 이영하(22)에게 이미지가 깨끗하다는 의미로 ‘야구계의 유재석’이라고 덕담을 건네자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시즌이 한창인 지난해 6월 이영하는 승부조작 브로커의 검은 유혹을 뿌리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자진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며 ‘클린베이스볼’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 일로 KBO로부터 포상금 5000만 원을 받은 그는 자신의 연봉(4200만 원)보다 많은 상금 전액을 모교(선린인터넷고) 후배 및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영하는 친구처럼 지내며 항상 자신을 믿어줬다는 아버지 이준성 씨(45)에게 공을 돌렸다. “아버지 덕에 나쁜 짓은 엄두도 못 내며 살았어요. 포상금을 받은 날도 아버지와 상의했는데 ‘없던 돈 아니냐. 좋은 데 쓰자’고 말씀하셔서 흔쾌히 받아들였죠. 기부하고 집에 들어온 날 아버지께서 ‘아빠 용돈은?’이라고 하셔서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지만요(웃음).” 그의 선행이 일으킨 물결은 해가 바뀌고도 이어졌다. 시즌 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 골든글러브 클린베이스볼 선수 등에 이름을 올린 그는 15일 구단 시무식에서 표창장과 함께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새 시즌에 들어가는 그의 어깨가 가벼워 보였다. 이영하는 “앞으로도 착하게 살라는 의미 같다. 그동안 열심히 밥 사준 (이)용찬 형, 신세를 졌던 지인, 그리고 후배들에게 열심히 밥을 사겠다”며 웃었다. 아버지 용돈 얘기가 빠진 것 같다고 하자 그는 “(구단 성적 포상금 받았을 때) 이미…”라고 답했다. 지난 시즌 1군 데뷔 2년차 만에 ‘10승 투수’(10승 3패 평균자책점 5.28)에 올라 실력도 검증받은 이영하는 올 시즌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펼쳐 ‘꾸준한 선수’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과제를 안고 있다. “10승을 경험했지만 잘하다가 실투를 하는 등 기복이 있었던 부분은 아쉬워요. 지난해 좋았던 때의 투구 영상을 보며 일정한 투구 자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두산 안방을 든든히 지키며 영건들의 성장을 돕던 포수 양의지(32)가 NC로 이적해 두산 마운드에 위기가 드리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영하는 ‘씩’ 하고 웃었다. “제가 작년에 (김)광현(SK)이 형하고 맞붙어서 이겼을 때(9월 8일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승리) 호흡을 맞춘 포수가 (박)세혁이 형이에요. 저도, 동료 투수들도 문제없습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절반 정도는 제가 가여워서 주신 동정표가 아닐까요. 하하.” 16일 경기 의왕시 프로배구 한국전력 체육관에서 만난 서재덕(30)은 팬들이 만들어준 올스타전 1위 영광에 손사래부터 쳤다.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릴 올스타전을 앞두고 진행된 온라인 투표에서 그는 8만9084표를 얻어 최다 득표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14차례 올스타전 인기투표에서 최다 득표 기록과 함께 생애 첫 영광을 누렸다. 스스로 ‘동정표’라는 말이 나올 만했다. 외국인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해 승(1)보다 패(22)가 압도적으로 많은 꼴찌 팀에서 나온 이례적인 올스타전 1위이기 때문. 시즌 종료까지 1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한국전력이 V리그 역대 최다패 기록을 새로 쓸지 모른다는 예측도 나온다. V리그 역대 최다패는 우리카드(2014∼2015시즌), 상무(2009∼2010, 2011∼2012시즌)가 기록한 33패로 이들이 거둔 시즌 승수는 3승이다. 하지만 팀이 나락으로 떨어졌어도 라이트 서재덕은 빛났다. 2011년 데뷔 후 수비형 레프트로 뛰며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한 그이지만 올 시즌 직전 구멍 난 외인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라이트로 포지션을 변경해 맹활약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득점에서 서재덕은 18.7점(22경기 411점)으로,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한다는 대한항공 정지석(17.7점·24경기 425점)보다 앞선다. 국내선수 중 1위. 공격 전문인 라이트임에도 수비(세트당 3.344개·8위), 리시브(48.21%·6위) 등 과거에 해왔던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의 역대 최다득점(41점) 기록도 갈아 치우고 승리를 향해 몸을 던지는 서재덕의 ‘인생활약’에 팀도 풀세트 경기만 8번을 할 정도로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 꼴찌여도 팬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다. “힘들어서 죽을 것 같죠. 다리도 안 움직여요. 그때마다 중학교 때 코치님이 ‘살아있는 고통을 느낄 때가 좋은 거다’라고 진지하게 내뱉은 말씀이 생각나 되레 웃음이 나요.(웃음)” 단짝이던 전광인(27)이 시즌 전 현대캐피탈로 팀을 옮겨 “광인이가 꿈에 나올 정도”라고 하소연하던 그는 ‘드래프트 동기’ 최홍석(31)이 새로 팀에 가세한 뒤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있다. ‘고독한 에이스’로 불리는 서재덕은 “최홍석은 나(2순위)보다 앞서 뽑힌 대단했던 선수다. 의지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고 형도 과거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 광인이는 꿈에 안 나온다”며 웃었다. 인터뷰 직전 전날 경기서 발목을 다친 팀 동료 김인혁(24)의 시즌아웃 소식이 전해졌다. 시즌 뒤 입대를 앞둬 남은 한 경기 한 경기 의미가 남다른 서재덕에게는 큰 비보였다. “그래도 역대 최다패 팀 이름에 한국전력이 오르지 않게 해야죠.” 어느새 웃음기가 가신 그의 얼굴에 눈빛이 반짝였다. 의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졌지만 잘 싸웠다. 핸드볼 사상 첫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세계남자선수권에 참가 중인 단일팀이 16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A조 예선 4차전서 세르비아(세계 6위)에 29-31로 석패했다. 전반전을 16-14로 마치며 단일팀 사상 첫 승 기대감을 높였던 단일팀은 후반종료 10분 전 25-25 동점을 허용한 뒤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양 팀 최다인 12점을 기록한 강전구(29·두산)가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히는 등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현지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11일 세계최강 독일과의 개막경기서 19-30으로 패한 단일팀은 러시아(4위), 프랑스(5위) 등 강호들에 연전연패(4패)했다. 하지만 단일팀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상대를 끝까지 괴롭히며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7일에는 A조에서 한국(19위)보다 세계랭킹이 유일하게 낮은 브라질(27위)을 상대한다. 결선리그 진출이 좌절됐지만 단일팀이 유종의 미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에서 14일 발표한 ‘(성)폭력 근절 대책 및 선수 인권 개선방안’을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쟁점이 된 사안은 ‘국가대표팀 및 각급 훈련단 합숙훈련 최소화’다. 관리위원회는 이날 빙상계 폭력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으로 합숙훈련의 점진적 축소를 대책으로 내놨다. 선수들이 모여 합숙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만한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폐쇄적인 합숙 훈련 기간에 각종 폭력 및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만큼 이를 장기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훈련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합숙훈련을 없애면 경기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2016년 9월 진천선수촌 수영장 여자탈의실에 당시 국가대표 남자선수 일부가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이슈화되자 당시 대한수영연맹 관리위원회는 합숙훈련 중이던 선수들을 모두 선수촌에서 내보냈다. 선수단 관리 부실 등 연맹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자 진원지가 된 훈련장의 문을 걸어 잠그는 미봉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듬해 세계선수권을 한 달 앞두고 9개월 만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고 대표선수 훈련을 재개했지만 안세현(24·SK텔레콤), 김서영(25·경북도청) 등 전담팀이 있는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세계선수권 예선에서 탈락했다. 당시 대회에 출전했던 한 선수는 “3년 전 일어난 일이 당시 터지면서 선수촌 문을 닫아 영문조차 모르던 선수들까지 피해를 봤다. 각자 클럽으로 돌아가 대회를 준비했지만 국내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선수촌에서 훈련뿐 아니라 식단까지 집중 관리를 받는 것과 차이가 확연히 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합숙훈련 폐지론자들은 합숙훈련이야말로 지나친 성적지상주의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젊은 남녀 선수들을 폐쇄적인 공간에서 오랫동안 지내도록 하는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합숙훈련을 하게 될 경우 선수단에 대한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선수단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외부 인력을 합숙 기간에 상주시켜 (성)폭력 등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도 있는데 체육계는 늘 ‘이 순간을 피하자’며 일차원적 대책만을 내놓고 있어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은 주니어 대표부터 미국 올림픽트레이닝센터(USOTC)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평소에는 소속팀에서 하지만 주요 대회를 앞두고는 합숙훈련을 시킨다. 선수 및 부모와 수시로 상담하며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가 빙상계 폭력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해 빙상 국가대표 합숙 훈련을 축소하기로 했다. 김영규 빙상연맹 관리위원장은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동계종목 경기단체사무국에서 회의를 열고 조재범 전 빙상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에 대한 징계와 빙상계 폭력, 성폭력 문제의 대책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9월 관리 단체로 지정된 빙상연맹은 임원진이 모두 해임된 가운데 대한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다. 관리위원회는 (성)폭력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대표팀 합숙훈련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각급 대표팀 여름훈련을 합동훈련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합숙훈련 폐지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또 훈련단에는 여성 지도자와 여성 심리상담사를 반드시 포함시키기로 했다. 조 전 코치에 대한 영구제명 징계 처분도 확정했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1월 진천선수촌에서 심석희를 폭행한 사실이 밝혀지며 빙상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빙상연맹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문화체육관광부는 △피해자 조사 미진행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 구성상의 하자 등을 이유로 “조 전 코치가 영구제명에 대한 이의제기를 해 징계 감경 또는 사면 등 복권 가능성이 있다”며 재심의 필요 의견을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재심의가 진행된 뒤 영구제명이 확정된 것이다. 관리위원회는 또 성폭력이나 폭력 행위로 징계를 받은 코치의 외국 취업을 막기 위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원국에 활동 금지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중국 대표팀 코치로 선임됐으나 폭행 사건이 밝혀진 후 계약이 무산됐다. 김 위원장은 “빙상계에서 선수 인권침해 행위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빙상 선수들이 운동과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이헌재 기자}

반발력 낮아진 공인구, 새로 문 여는 창원 NC파크는 투수들 기를 살릴까. 최근 몇 년 동안은 KBO리그에서 활약하는 투수들에게 가혹한 시간이었다. 10개 구단 체제를 맞아 경기 수가 많아지고 팀별로 투수층이 얇아지며 타자들의 홈런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연간 720경기에서 1500개 내외로 나온 홈런 수는 지난 시즌 1756개로 급증했다. 한때 리그 홈런왕도 가능했던 ‘30홈런대 타자’도 팀당 1명 이상(총 11명)은 있을 정도로 흔해졌다. 어퍼 스윙으로 ‘띄우는’ 타구를 만드는 타격 자세로 바꾼 타자가 늘었고 이들의 타구는 생각보다 멀리 뻗어 담장 밖으로 날아가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현역 시절 통산 120승을 거둔 한용덕 한화 감독은 “타자들이 세져 내가 요즘 뛰어도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투수의 심정으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10개 구단 체제 이후 첫해(2015년) 13명이던 ‘토종 10승’ 투수도 2016시즌 후 간신히 두 자릿수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10승 투수 1명이 거둔 평균 승수도 12.5승(2015년)에서 12승(2018시즌)으로 줄었다. 두산(3명), SK, 넥센, LG(이상 2명), KIA(1명) 외의 5개 구단에서는 토종 10승 투수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KBO가 공인구 반발력을 조정하기로 함에 따라 투수들이 기를 펼 일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KBO는 올해 시범경기부터 반발계수를 일본야구기구(NPB) 공인구와 같은 수준(0.4034∼0.4234)으로 낮출 예정이다. 기존보다 약 0.01 낮은 수치. 이럴 경우 타구가 약 5m가량 덜 뻗게 되는데 지난해까지 담장을 간신히 넘으며 투수들의 기를 죽인 타구는 외야수에게 걸릴 확률이 높아졌다. 올 시즌 새로 개장을 앞둔 창원 NC파크도 홈런 감소에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에서 가운데 담장까지 121.9m, 좌우 중간 담장까지 123m의 대규모로 지어져 ‘투수친화구장’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 제일 큰 서울 잠실구장과 비교해 중간 담장까지 거리가 3m가량 짧지만 담장 높이가 3.3m로 잠실보다 약 60cm 높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C 타자 모창민은 “구장을 봤는데 타자들이 위축될 만한 규모였다. (지난해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전보다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부분들이다. 지방 구단의 한 투수는 “홈런을 맞을 수 있다는 부담감에 원래 가지고 있는 장점마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무너졌던 측면이 있다”며 “홈런 부담이 준다면 좀 더 공격적인 투구로 ‘10승’에도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왕따 논란’에 휩싸였던 김보름(26·강원도청)이 약 1년 만에 입을 열었다. 김보름은 자신이 동료 선수 노선영을 왕따시켰다는 당시의 주장을 뒤집고 자신이 오히려 노선영으로부터 폭언을 듣고 위협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창 겨울올림픽 동안 최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당시의 ‘왕따 사건’은 새로운 논란을 맞게 됐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 ‘뉴스A 라이브’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한 오해를 풀고 가야 훈련에 집중하고 운동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선에서 ‘왕따 논란’을 일으켜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3명이 한 팀이 되어 달리는 경기였지만 당시 레이스 막판 김보름과 박지우(21)가 맨 뒤에서 달리던 노선영(30)만 멀리 뒤처져 있는 상황에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김보름의 동료를 탓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웃는 듯한 표정이 대중의 감정에 불을 붙였다. 동료를 버렸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노선영은 올림픽을 마친 뒤 “김보름이 개별 촌외 훈련을 하면서 세 선수가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 여자 팀추월은 버리는 경기였다”고 주장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김보름,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내용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고 순식간에 60만 명이 참여했다. 이후 김보름은 한동안 하루 2시간밖에 못 자고 극도의 스트레스와 고통 속에 지냈다고 밝혔었다. 거센 비난 여론 속에 지냈던 김보름이 당시의 상황과 노선영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보름은 이날 대표팀 선배였던 노선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김보름은 “국가대표가 된 뒤 선수촌에 입소한 2010년부터 올림픽이 있던 지난해까지 약 8년 동안 노선영으로부터 수시로 폭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코치 선생님이 ‘랩타임을 30초에 맞추라’고 해서 나는 거기에 맞췄는데, (노선영이) 욕설과 함께 ‘천천히 타라’며 소리를 지르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스케이트장뿐만 아니라 숙소나 라커룸에서, 휴식시간과 식사시간을 가리지 않고 노선영의 폭언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은 자신뿐 아니라 당시 대표팀에서 생활했던 다른 후배들도 노선영으로부터 욕설 및 폭행 위협(때리는 시늉)에 시달렸다고 했다. 경기 전날 노선영이 후배들을 집합시켜 1, 2시간 남짓 폭언을 했다는 주장도 했다. 김보름은 “선수 간 견제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경기력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그건 견제가 아닌 피해라고 생각한다. 선수촌이 기량 좋은 선수들을 한데 모아 선의의 경쟁을 하라는 좋은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나는 그 안에서 기량이 더 좋아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노선영의 폭언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그대로 진술했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노선영이 과거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던 내용들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팀추월 경기 당시 논란에 대해 김보름은 “마지막 주자가 지쳐서 선두와 벌어질 경우 소리를 쳐 알려주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데, 앞선 다른 경기에서 신호를 주던 노선영이 올림픽에서는 신호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노선영과 7년, 박지우와는 2년간 호흡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경기 직전 ‘노선영 마지막 주자로 골인한다’는 전략이 처음 나왔다는 노선영의 주장에 대해 김보름은 “올림픽 1년 전 세계선수권에서부터 그런 전략을 구사했고, 삿포로 아시아경기(2017년 2월)에서도 같은 전략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반박했다. 김보름은 “올림픽 경기 이틀 전 ‘모이자’는 메시지를 보내 (노선영과) 작전을 논의하고 경기 직전 웃으며 어깨동무까지 했다”고 말했다. 노선영이 제기한 한국체대 훈련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김보름은 “노선영이 대표팀 훈련을 진행하던 태릉빙상장에서 열린 회장배 전국대회에 출전해 5일 동안 합동훈련이 불가했고,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나는 훈련을 쉴 수 없어 그 기간에 맞춰 한국체대에서 훈련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5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이후 “선수들에게 고의가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날 김보름이 자신이 피해자라는 새로운 주장을 펼침에 따라 이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노선영은 김보름의 주장에 대해 “저는 별로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선영은 자신이 과거 한 말들에 대해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랩타임 30초 안에 들어오라는 감독의 지시를 따르면 노선영이 ‘천천히 달려라’라고 하기도 하고 따로 불러서 혼을 냈다는 데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지금 너무 어이가 없다”고 답했다. ‘김보름의 주장이 어이없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노선영은 “네, 그게 괴롭힘을 당한 건가요?”라고 했다. 김보름 본인이 그렇게 주장하더라고 하자 “저는 별로…”라고 했다. 같은 상황에 대해 김보름과 노선영의 생각과 느낌에 차이가 있었다. 노선영은 최근 근황을 묻는 것엔 답변을 거부했다. 최근 스피드스케이팅 쪽으로는 활동하지 않는지를 묻자 “제가 지금 너무 힘들다”고 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송찬욱 채널A 기자}

“(양)의지 형 영입 소식에 저도 ‘연예인’ 보듯 신기해했어요(웃음).” 8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김형준(20·NC·사진)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이날 열린 구단 시무식 행사를 맞아 올해 처음 팀 동료들과 재회한 그는 활짝 웃으며 동료에게 달려가 업히는 등 장난을 치는 여유도 보였다. 현역 최고 포수로 평가받는 양의지(32)가 자유계약선수(FA)로 NC에 둥지를 틀며 자신의 입지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저 최고 선수와 함께한다는 게 기뻤다. 포수로 187cm, 99kg의 당당한 체구를 가진 김형준은 2017년 9월 진행된 신인 2차 지명에서 우수한 자원이 많다는 평가 속에서도 전체 9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 6월 1군에 올라와 60경기에서 마스크를 쓰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타격(타율 0.160)이 조금 아쉬웠지만 수비에서만큼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을 보이며 경쟁하던 형님들에 한발 앞서가고 있었다. 하지만 김형준의 주전 안방마님 꿈은 몇 년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에 이어 외국인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까지 왔기 때문. 시즌 후반기에는 경찰야구단에서 활약 중인 NC ‘원조 안방마님’ 김태군(30)까지 복귀한다. 김형준도 “기회가 줄어들지 모른다는 생각에 (영입 소식들이)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역으로 생각해보면 올해 내게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한 대단한 선생님 세 명이 생기는 거다. 형들의 장점만 배운다면 아직 어린 내게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약관(弱冠)에 불과한 김형준은 여전히 NC의 미래다. 지난해 12월 11일 양의지 영입이 발표된 직후 동아스포츠대상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동욱 NC 감독은 포수 자원 중 김형준을 3번 언급하며 ‘미래’임을 강조했다. 김형준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사실 벌써부터 스프링캠프가 기다려진다. 형님들에게 열심히 배우겠다”며 각오를 다지는 김형준의 눈에는 걱정보단 기대감이 비쳤다.창원=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낚시 동호인 조수곤 씨(53)는 요즘 ‘쉬는 날’을 손꼽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한파로 꽁꽁 언 강원 춘천시 사북면 지촌리 일대로 ‘빙어잡이’에 나서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얼음이 가장 빨리 얼고 가장 늦게 녹는 곳으로 알려진 지촌리의 지촌천에 동료 동호인들로부터 “얼음이 얼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부터 휴일 오전 3시만 되면 자택이 있는 서울 강동구에서 춘천으로 약 1시간 반 거리의 여정을 떠난다. 춘천호 상류에 위치한 이곳은 한국에서 가장 추운 철원보다 얼음이 빨리 얼어 얼음낚시 애호가들 사이에 얼음낚시 시즌의 ‘개막전’을 치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얼음이 얼기에 최적화된 지형 때문. 지촌천에서 서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해발 1046m의 광덕산 백운계곡에서 시작된 물이 이곳으로 유입되는데, 사이에 위치한 오탄리 일대의 좁은 골짜기를 지나며 한껏 차가워진다. 차가워진 물이 수심 2∼3m로 비교적 얕은 지촌천에 넓게 퍼지면서 유속이 느려지고 수면 위로는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공기가 덮이면서 얼음이 얼기 시작한다. 최근 한파가 지속되며 얼음 두께는 약 30cm에 이르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더라도 골짜기에서는 계속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한번 얼어붙은 얼음은 쉽게 녹지도 않는다. 자연이 만들어준 ‘냉각시스템’인 셈이다. 물론 조 씨 ‘나 홀로’는 아니었다. 방학을 맞은 대학생 아들 재연 씨(25)와 함께였다. 재연 씨는 “졸업이 코앞이라 취업 준비 등 머리가 복잡하던 찰나에 텐트, 낚시 장비 등을 주섬주섬 차에 싣는 아버지 모습을 보고 따라나서기로 했다”며 “빙어낚시를 즐기다 밤에 아버지와 텐트 안에서 동트는지도 모른 채 고민 상담 등 긴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버지의 경험이 녹은 인생 조언이 적잖이 도움이 됐다. 방학 동안 빙어뿐만 아니라 희망도 낚고 있다”며 웃었다.○ 겨울철 ‘가족레저’ 탈바꿈하는 얼음낚시 소수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얼음낚시가 최근 가족들이 함께 즐기기 좋은 가족레저로 거듭나고 있다. 강추위가 지속되면서 전국의 호수, 저수지 일대가 15cm 이상으로 두껍게 얼음이 얼며 동호인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얼음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나 겨울이 제철인 빙어를 잡으려 캠핑장비를 꾸리고 나서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지촌리뿐 아니라 빙어잡이 명소로 알려진 강원 인제(부평리), 인천 강화(고천리) 일대 저수지에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빙어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김정호 씨(42)는 “가지고 있는 캠핑장비에 겨울용 보온장비, 1만 원대의 저렴한 빙어 낚싯대 정도를 추가하면 된다. 얼음에 구멍을 뚫으면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어 자연스레 놀이가 되고, 함께 잡은 빙어로 튀김 등 요리까지 만들며 가족과 추억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빙어로 얼음낚시에 입문해 재미를 느낀 사람들이 산천어, 송어 등 빙어보다 큰 물고기 낚시 도전에도 나서고 있는 추세다. 20여 년간 계절을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낚시를 즐긴다는 동호인 오수인 씨(55)도 “과거에는 낚시가 가족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개인 취미 정도로 여겨졌지만 빙어낚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캠핑 열풍이 더해지며 겨울 얼음낚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레저로 인식이 바뀌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얼음낚시 정보 커뮤니티 회원들 북적 얼음낚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들도 덩달아 호황을 맞고 있다. 2015년 개설된 국내 최대 얼음낚시 커뮤니티로 알려진 ‘빙어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즐빙)은 최근 1년 새 커뮤니티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2017년 약 2000명 규모이던 커뮤니티가 지난해 5000명을 넘어 올해 초(11일 기준) 8500명에 이르렀다. 인증 절차를 거친 공식 회원들에게만 정보가 제공되는 커뮤니티에 최근 한 달 새 얼음낚시 정보를 얻기 위해 약 1000명의 회원이 새로 유입되기도 했다. 동호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커뮤니티이지만 전문 정보지 못지않은 다양한 정보가 있다. 초보교실, 안전수칙, 용품정보 등 일반적인 내용부터 낚시용어집 같은 전문정보까지 범주가 넓다. 지난해 2월부터는 커뮤니티 자체에서 회원들이 다녀온 낚시터 정보를 모아 지도만 클릭하면 전국에 있는 빙어낚시 주소지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전국 빙어낚시터 지도’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낚시 후 뒷정리 캠페인을 펼치는 등 낚시문화 선도에도 나서며 즐빙 자체가 빙어 등 얼음낚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커뮤니티를 만든 장인진 씨(51)는 “지난해 초부터 회원 수가 급증하며 커뮤니티 내에서 활발히 정보가 교류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운영진 및 낚시를 좋아하는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출조’를 기획해 초보자도 낚시를 익힐 기회가 많아졌다. 얼음낚시 시즌이 끝날 올해 3월 무렵에는 커뮤니티 회원 수가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즐빙 외에도 송어, 산천어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스피싱클럽’ ‘피싱아메리카’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들도 최근의 얼음낚시 인기에 힘입어 빠르게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지자체 얼음낚시 축제도 흥행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겨울 얼음낚시 축제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얼음낚시를 위한 모든 환경이 제공돼 낚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빈손으로 행사장을 찾아도 손쉽게 얼음낚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낚시뿐 아니라 인근 놀이시설, 공연 등 ‘겨울종합세트’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시작된 강원 ‘평창송어축제’는 개막 첫날 하루 동안 얼음낚시 입장권 3만4000장이 매진됐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주말, 평일을 가리지 않고 가족, 연인 단위의 방문객들이 줄을 이으며 10일 현재 19일 동안 방문객 수 34만9000명(일평균 1만8000여 명)을 기록했다. 11년 전 한 시즌 33만7000명을 가뿐히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방문객이 약 15% 늘었다. 박용만 평창송어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은 “얼음낚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황금송어잡기 등 지난해에 없었던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며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1회 축제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764만 명의 방문객이 즐긴 ‘세계 4대 겨울축제’로 각광받는 강원 화천의 ‘2019 얼음나라화천 산천어 축제’도 지난 토요일(5일)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얼음낚시 축제가 많은 사랑을 받는 국민 이벤트로 거듭나며 행사지역의 주요 숙박업체 등에서는 행사기간에 맞춰 숙박과 행사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내놔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좀 더 쉽게 얼음낚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얼음낚시가 인기를 끌면서 각 지역 낚시터는 쓰레기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들이 낚시를 즐기는 에티켓도 함께 지켜줘야 얼음낚시가 국민 레저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또 1세트가 뼈아팠다. 대한항공이 10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방문경기에서 1-3(27-29, 13-25, 25-22, 20-25)으로 패했다. 현대캐피탈에 승점 1점 차로 1위였던 대한항공은 이날 패배로 1위 자리까지 내줬다. 고질적으로 저조한 1세트 승률이 이날도 발목을 잡았다. 올 시즌 대한항공은 23경기서 16승 7패(승점 46)로 승률 69.5%를 기록 중이지만 1세트 승률은 39.1%(23번 중 9번)다. 이날도 1세트서 현대캐피탈과 4번 듀스를 주고받는 접전을 벌였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세트부터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이후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1세트 승리는 한 차례에 불과했다. 현대캐피탈을 만나기 전 앞선 4경기서 대한항공은 1세트를 내준 뒤 5세트까지 치르는 혈투를 각각 벌였다. 기선을 제압당한 뒤 힘겹게 뒤집는 경기를 반복하며 주전들의 체력도 점점 바닥나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현대캐피탈(18승 5패, 승점 48)이 1세트(승률 74%)부터 유리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과 뚜렷하게 비교된다. 봄 배구에서의 관건도 결국 1세트다. 큰 무대에서 초반 심리적인 요인이 선수들 능력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 이날 서브에이스 8개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신영석의 활약이 돋보였다. 센터 신영석은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인 8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14점을 뽑아냈다. 문성민과 전광인은 각각 16점을 올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거액의 다년 계약 제안들을 뿌리치고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던 미국 메이저리그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31·사진)이 결국 1년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10일 “그란달이 밀워키와 입단에 합의했다. 구단은 아직 확정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피지컬 테스트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밀워키가 제시한 연봉은 1825만 달러(약 204억1000만 원)다. 원소속팀 LA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1790만 달러)를 거부하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그란달은 뉴욕 메츠가 제시한 4년 6000만 달러(약 671억1000만 원)까지 거부하며 ‘대박’을 노렸지만 불리하게 돌아가는 시장 상황을 보고 한발 후퇴했다. 그란달은 2019년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였을 때보다 35만 달러가 높은 연봉을 받고 2019시즌을 치른 뒤 다시 FA 시장에서 명예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MLB.com은 “그란달은 다재다능한 현역 정상급 포수”라고 평가하면서도 “포스트시즌 통산(2015∼2018년) 타율 0.107, 출루율 0.264, 장타력 0.200에 그쳤고, 이는 FA 시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남자핸드볼 남북단일팀이 ‘통일의 땅’에서 활짝 웃을까. 남북단일팀이 1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과 덴마크가 공동 주최하는 제26회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에서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세계선수권 무대에 복귀한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북한과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보여준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등이 세계에 준 감동을 재현하겠다는 취지다. 출전국 엔트리는 16명이지만 국제핸드볼연맹(IHF)이 중재에 나서 단일팀에 한해 엔트리 20명 등록을 허용했다. 조영신 감독(상무)이 단일팀 지휘봉을 잡고 남한선수 16명, 북한선수 4명의 단일팀이 구성됐다. 지난해 12월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첫 합동훈련을 시작한 단일팀은 현지 핸드볼팀과의 연습경기 등을 통해 호흡을 맞췄다. 단일팀이 속한 A조가 ‘죽음의 조’로 평가받아 1승 여정은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팀은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만나고 이후 러시아(4위·12일), 프랑스(5위·15일), 세르비아(6위·16일), 브라질(27위·17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한국(19위)보다 순위가 낮은 브라질도 2016 리우 올림픽에서 8강에 오르는 등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했다. 단일팀은 승패와 관계없이 전 세계에 남북이 하나 된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전력과 별개로 단일팀 자체는 독일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진 통일의 상징적인 공간에서 남북이 힘을 합쳐 경기를 치르기 때문.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7일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다시 단일팀이 세계대회에 출전하며 정치보다 스포츠 분야에서 먼저 (화해의)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쉽지 않은 시도이자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힘든 시기를 겪고 돌아온 ‘군대 동기’ 종현이 공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8일 경남 창원에서 NC 유니폼을 입으며 공식 입단식을 치른 양의지(32)는 두산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던 NC 투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원종현(32)을 언급했다. 10년 전 양의지와 함께 경찰야구단에서 호흡을 맞췄던 그는 2015년 대장암 수술 후 12차례 항암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컴백한 NC 불펜의 주축이다. 군대 동기부터 언급한 양의지는 “구창모, 장현식 등 NC에 미래가 밝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이들이 ‘자기 공’을 던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의지는 지난해 12월 11일 NC와 4년 125억 원의 조건으로 입단 계약을 했다. 역대 자유계약선수(FA) 2위에 해당하는 몸값이다. 2006년 두산 입단 후 처음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유에 대해 양의지는 ‘도전’을 언급했다. “두산에서 여러 번 우승과 준우승을 경험해 안주할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발전할 수 없을 것 같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 중 가장 큰 변화의 중심에 있다. 이동욱 감독이 새로 취임했을 뿐 아니라 창단 당시부터 숙원이던 신축구장이 다음 달 말 공식 개장한다. 양의지도 입단식 내내 ‘새 팀’, ‘새 야구장’, ‘새 팬’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 시즌 안방마님 자리가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NC는 양의지에 이어 주로 포수를 맡던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를 영입했다. 양의지 입장에서는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그는 “메이저리그 선수니 제가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배울 건 배우고 적응할 수 있게 나도 돕는다면 서로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의지 영입만으로도 벌써부터 NC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수단 사이에 할 수 있다는 의지가 확산된 것. 동료 모창민은 “새해엔 (우승)반지 한 번 끼자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동욱 감독도 “계약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나라 최고 포수와 함께한다는 생각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다”며 “대형 선수 영입이 부담되지만 ‘즐거운 부담’이라 여기고 포스트시즌 진출 등 차곡차곡 밟아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양의지도 “두산에 있을 때부터 목표는 항상 우승이라 여기고 시즌을 준비했다”며 “NC에 와서도 목표는 다르지 않다. 144경기 잘 치러서 모두 다 웃을 수 있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친정 두산에 대한 배려도 빠지지 않았다. 양의지는 “계약 직후 김태형 감독님, 오재원, 오재일 등 두산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드렸다”며 “두산 팬들의 응원이 있어 좋은 선수로 클 수 있었다. 잊지 않고 꼭 은혜를 갚겠다”고 말했다. 창원=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팀별 스프링캠프가 다음 달 1일 공식적으로 열리는 가운데 2019시즌 성공을 향한 선수들의 몸만들기 전쟁이 한창이다. 차갑거나 따뜻한 연말을 보낸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국내 헬스장, 혹은 해외의 따뜻한 곳에 개인 훈련장을 차리며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2015년 국내 복귀 후 어깨 부상 여파로 수년 동안 KIA 팬들을 애태운 윤석민(33)은 7일 류현진(32·LA 다저스)과 함께 개인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2014시즌 이후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재기 확률 7%’를 뚫고 메이저리그에서 재기한 류현진에게 부활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한 것이다. 류현진의 부활을 도운 뒤 올해부터 ‘류현진 전담’이 된 김용일 트레이너 코치(53)도 함께한다. 최근 대폭 삭감된 연봉계약서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진 윤석민이 옛 명성을 되찾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몸만들기 경쟁’은 차디찬 겨울을 맞고 있는 자유계약선수(FA)라고 예외는 아니다. 원 소속팀 한화와 줄다리기 협상을 하고 있는 이용규(34)도 6일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협상은 에이전트에게 일임하고 일찌감치 몸을 만들어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마찬가지로 한화와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고 있는 송광민(36)도 5일 팀 동료 양성우(30)와 함께 필리핀 클라크로 떠났다. FA 시장 규모가 커지고 해외 야구를 경험하고 온 선수들의 몸 관리 노하우가 퍼지며 비시즌 몸만들기는 선수들 사이에 어느덧 ‘필수 코스’가 됐다. FA 시장서 100억 원대 대박 계약을 안은 선수들이 늘며 ‘땀=대박’이라는 인식이 선수들 사이에 각인됐기 때문. 2018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LG 채은성(29)은 “(2018시즌 전 빅리그에서 복귀한) 김현수와 비시즌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여름에 지치지 않는 노하우를 터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치열한 몸만들기 시장에서 추위가 매서운 국내보다 훈련하기 좋은 따뜻한 곳을 찾아 나서는 선수도 느는 추세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은 후배 등을 데리고 함께 나서며 노하우를 전수하거나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SK 최항(25)은 팀원이자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친형 최정(32)의 특별관리하에 주전급으로 성장하고 있다. 형제는 5일 어김없이 오키나와로 나란히 출국했다. 이들의 행보에 각 구단들도 함박웃음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비시즌’이기에 간섭할 부분이 아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땀을 쏟고 그 과정에서 후배를 챙기는 모습 자체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다시 뜨거워졌다. 역대 미국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 경신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FA 최대어 브라이스 하퍼(27·사진)가 최근 원소속팀 워싱턴으로부터 ‘3억 달러(약 3372억 원)+α’라는 새로운 계약조건을 제안받았다고 디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워싱턴은 FA시장으로 나가기 전 하퍼에게 ‘10년 3억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제시했었다. 하퍼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하퍼는 4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선수”라며 워싱턴의 제안을 거절했다. 워싱턴 구단주 마크 러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며 하퍼와의 결별을 암시했다. 하퍼의 몸값도 3억 달러에서 멈추는 듯했다. 손을 뗀 듯하던 워싱턴이 상한선을 깨고 영입전에 불을 지피며 하퍼의 몸값도 한동안 오를 것으로 보인다. NBC스포츠는 “워싱턴에 이어 필라델피아가 금액 레이스에서 2위에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필라델피아의 제시액 또한 3억 달러를 넘었음을 암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퍼 영입전에 나선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등도 고심에 빠졌다. 역대 FA 계약 최고액이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MLB에서 총액 기준 역대 최고액은 2014년 겨울 장칼로 스탠턴(30)이 원소속팀 마이애미와 맺은 13년 3억2500만 달러(약 3653억 원)다. 연평균 연봉은 2500만 달러로 평균액 1위 잭 그링키(36·애리조나·3442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계약기간을 크게 늘려 총액 최대라는 실리를 챙겼다. 보라스의 꿈이 현실화된다면 하퍼는 총액, 평균액 기록을 모두 경신할 수 있다. 한편 하퍼 영입전에서 한발 밀린 LA 다저스에 구단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6일 구단별 ‘후회할 만한 실수’를 꼽으며 다저스의 실수로 류현진에게 제안한 퀄리파잉오퍼(QO)를 지적했다. 류현진이 이를 받아들여 다저스 팀 연봉 줄이기 전략에 차질을 빚고 하퍼 영입을 위한 계산이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하퍼에게 4∼5년짜리 계약만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저스를 선호한다는 하퍼의 ‘결단’이 없다면 류현진의 QO 수용과 상관없이 다저스행은 사실상 힘들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Love you all and Happy new year(사랑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일 오전 MBC 라디오 ‘여성시대’에서 낯익은 중년 외국인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해 프로야구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트레이 힐만 전 감독(56·현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주루코치). 지난해 11월 우승과 동시에 아름다운 이별을 택한 그는 “팬들의 응원과 선수들이 우승을 이끌었다. 여전히 그들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의 ‘깜짝 편지’는 ‘여성시대’에 SK 우승 주역 한동민(30)이 보낸 음성메시지가 계기가 됐다. 지난해 11월 16일 그가 한국을 떠난 엿새 뒤(22일) 한동민은 “아름다운 이별을 해 정말 기쁘다. 감독님 같은 야구인으로 성장 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보낸 것. 힘 좋다고 소문난 ‘원석’ 한동민은 힐만 감독의 믿음 아래 2년 동안 홈런 70개를 때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났다.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는 시리즈를 승리로 이끄는 끝내기 홈런을 각각 치며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여성시대’ 제작진도 방송 직후 한동민의 메시지를 번역해 힐만 감독에 전달했다. 한동민의 육성에 영어 더빙을 입혀서다. 제작진은 “진심이 담긴 한동민의 톤도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달이 지난 올해 초 힐만 감독으로부터 생각지 못한 응답이 돌아왔다. “한동안 여행을 다녀와 이제야 확인했다”고 운을 뗀 힐만 감독은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메시지를 보내왔다. 음성메시지에 음성메시지로 화답한 것. 한동민은 “답장까진 예상 못했다. 마음 따뜻한 감독님과 선수생활을 했다는 게 영광스럽다”며 웃었다. 야구팬들에 즐거운 추억만 남기고 떠난 힐만 감독은 떠난 뒤에도 아름다웠다.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KBO리그와 분위기가 정반대다. 스토브리그가 한창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야스마니 그란달(31·사진)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WS) 준우승을 이끌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그란달은 팀 동료 류현진(32)과 함께 다저스로부터 1년 1790만 달러(약 202억 원)의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았지만 거절하고 시장에 나왔다. 넘치는 투수 자원과 달리 귀한 포수 자원은 미국에서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2016년 이후 3시즌째 20홈런 이상을 때린 장타력, 심판의 눈을 속이는 절묘한 ‘프레이밍’, 리그 평균 이상의 도루저지 능력을 가진 그란달이 호기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올 시즌 예상 성적도 홈런 23개가 나왔을 정도로 그란달의 장타는 여전히 쓸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FA 시장에서 아직 그란달을 찾는 ‘고객’이 없다. KBO리그서 FA 시장이 개장한 뒤 ‘극심한 흉작’ 속에서도 포수 자원인 양의지(NC), 이재원(SK)만큼은 각각 4년 125억 원, 69억 원의 대박 계약을 안고 따뜻한 새해를 맞은 것과 비교된다. 그사이 그란달의 ‘믿을 구석’으로 여겨진 뉴욕 메츠, LA 에인절스는 윌슨 라모스(메츠), 조너선 루크로이(에인절스)와 계약을 맺으며 그란달 영입 시장에서 빠졌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년 단위의 단기계약이 아니라면 다저스로 돌아가는 일도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란달 영입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메츠는 시장에 나온 그란달에게 4년 6000만 달러의 계약을 제안했지만 그란달이 거절했다. 현지 언론은 그란달이 2013년 말 당대 최고 포수로 평가받던 브라이언 매캔(35·애틀랜타)이 뉴욕 양키스와 맺은 역대 포수 최고인 5년 8500만 달러(약 954억 원) 경신을 노린다고 보고 있다. 관심은 시들하지만 시장에서 그란달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최근 시장에 남은 FA의 순위를 매겼는데 그란달은 매니 마차도(유격수), 브라이스 하퍼(우익수)에 이어 전체 3위에 올랐다. 시장 개장 초기인 지난해 11월 12위에 불과했지만 가치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역대급 계약을 노리는 슈퍼스타 마차도, 하퍼의 행선지가 결정되면 돈을 쥐고 있던 구단들 간 그란달 영입전이 점화될 가능성도 높다. MLB.com은 “훌륭한 프레이밍 기술과 장타력을 가진 최고의 공수 겸장 포수”라며 여전히 그란달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빅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안방마님의 새 시즌 마스크 색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