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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5000대씩 불탄다는데 왜 BMW만 가지고 그럴까요.” BMW코리아 관계자가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억울하다는 호소도 나온다고 한다. 궁금했다. 그렇다면 빙산의 일각인 BMW 연쇄화재를 두고 정부와 국민, 언론이 모두 ‘오버’하고 있다는 얘길까. 우선 제조사, 모델별 화재 건수 통계가 있는지 소방청에 문의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과거 일부 자료가 노출된 적은 있지만 이제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 차량 화재 원인은 부주의, 교통사고, 노후화 등 굉장히 다양하다. 모델별 화재 건수는 자칫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엔진오일을 오랫동안 갈지 않았다든가, 차가 오래됐다든지 별별 이유로 불이 난다는 얘기다. 많이 팔린 차일수록 화재 건수가 높을 수 있다고 했다. 국내 도로를 누비는 승용차(등록대수 1800만 대) 중 리콜 대상 BMW차량(10만 대)이 차지하는 비중은 0.55% 수준이다. 그렇다면 화재 건수 중 BMW 리콜 대상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 정도일까? 아니다. 4배 수준이었다. 1∼7월 승용차 화재 건수는 약 1330여 건, 같은 기간 BMW의 화재 건수는 약 30건으로 2.25% 수준이었다. 생각보다 차량 화재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BMW가 말하는 한 해 화재 5000건은 화물차 오토바이 캠핑카 승합차 화재까지 모두 합친 수치다. 승용차는 절반 수준이다. 1∼7월 기준 승용차 화재 원인별 비중을 보면 전기적 요인(26.5%), 기계적 요인(24.1%), 방화(19.2%), 교통사고(17.9%) 순이다. 올해 과열 과부하로 불이 난 180대 중 30대가 BMW의 특정한 엔진과 부품을 탑재한 차량인 셈이다. 그것도 20년 된 낡은 차가 아니라 2011∼2016년 사이에 생산된 고급차.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특정 차종에 일어나는 연쇄 화재는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MW 연쇄 화재를 연간 화재 건수와 비교해 사안의 중대성을 약화시키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BMW가 미국에서 140만 대 리콜을 하게 된 계기는 그해 5월 ABC뉴스의 보도였다. ‘겨우’ 5년간 40대가 의심 화재 사례로 나왔다. 건수와 상관없이 소비자가 위협을 느낀다면 설명하고 조사하고 보상해야하는 게 순리다. 심지어 BMW의 한국 사고는 숫자마저 이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BMW 약 1만 대 차량에 화재 위험이 있다고 했다. 진짜 억울한 사람은 이들 차량을 믿고 산 소비자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주택 공급 물량이 넘쳐 부동산 경기가 경착륙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 주요 이슈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하반기(7∼12월)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경착륙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지방 주택 공급 과잉이 심상치 않다. 지방에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는 등 지역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사상 최대 규모로 건축 허가가 이뤄졌고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도 44만1000가구로 역대 최대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 미분양 건수는 올해 5월 기준 5만9800채로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했다. 지방 쏠림 현상도 커졌다. 올해 5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약 1만 채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줄어든 반면 지방은 11.1%가량 늘어난 5만 채로 나타났다. 현경연은 “실물 경기나 가계 신용이 위축돼 가계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택 경기가 급격히 꺾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대출 억제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은 다소 안정됐지만 하반기에 부작용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출 억제 대책은 결국 수요 억제 대책이어서 향후 수급 불균형, 지역 간 양극화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외에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도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점, 실물 경제의 침체 가능성 확대, 한계에 근접한 가계 부채 등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주행하던 BMW 차량에서 또 화재가 났다. 31일 인천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인천대로 서울 방향 가좌나들목 인근을 주행하던 420d 차량에 불이 붙었다. 이 차량은 BMW가 화재 위험이 있다며 리콜한 모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발생한 BMW 화재 사건은 28건으로 늘어났다. 이 중 가장 많은 520d 차량 화재 건수는 16건에 이른다. 당장 소비자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BMW코리아와 국토교통부가 지목한 사고 원인에 대해 일부 전문가가 “납득하기 힘들다”고 반박하면서 발화 원인은 미궁에 빠졌다.○ 한국산 부품이 원인? 전문가들 “납득 안 돼” BMW코리아와 국토부는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모듈 이상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지난달 26일 리콜을 발표했다. EGR는 디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를 식혔다가 내부에서 재순환시키는 장치다. 400도가 넘는 배기가스는 EGR 쿨러(냉각기)를 거친 후에 엔진에서 재연소된다. 문제는 배기가스를 식히는 냉각기에 누수 등 결함이 생기면 고온 가스가 그대로 흡기 라인으로 유입돼 구멍을 만든다. 이 구멍으로 고온 가스가 새나가면서 차가 과열돼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BMW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문제가 된 EGR 부품은 한국 기업이 만들었지만 독일로 수출해 글로벌 BMW 디젤 차량에 들어간다. 유럽에서 팔리는 520d에도 들어간다는 얘기다. 또 이 제조사의 EGR는 현대·기아자동차에도 납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외에서 EGR 관련 리콜은 없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영국에서 잇달아 화재 위험으로 170만 대의 리콜이 진행됐지만 냉난방 시스템 배선 과열 등이 원인이었다. 한국에서 유독 BMW의 EGR 모듈이 문제가 된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소프트웨어(SW) 설계를 문제로 지목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드웨어(부품)는 세계적으로 같아도 각국 환경기준에 따라 SW는 달라진다. 한국에서만 공기청정도를 높이기 위해 EGR가 과열되도록 SW 시스템을 운용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동일 차종, 동일 부품인데 한국에서만 문제가 됐다면 SW 시스템 설계를 의심해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SW 문제 가능성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높은 유럽 환경기준에 맞춘 후 한국에 오기 때문에 SW 세팅이 (유럽과) 다르지 않다. BMW의 리콜 계획서를 전문가 검토 후 승인한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다만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량용 소화기 판매 급증 당장 BMW 차주들은 자칫 대형 사고로 번질까 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013년 BMW 520d를 구입한 김현우 씨(42)는 “오늘 아침에 화재 전 전조증상이라는 엔진 경고등이 켜졌다. 가장 겁이 나는 것은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나 내 차뿐 아니라 다른 차나 인명 피해로 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BMW는 화재 우려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하며 ‘지하 주차장이 아닌 야외에 주차해 달라’고 권고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폭염 속에 고속 및 연속 주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이우연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졸업}

잇따른 화재로 대규모 리콜에 들어간 BMW 520d 차량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처음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차주들의 추가 소송이 예정돼 있어 소송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BMW 차량에 추가로 화재가 발생해 BMW 측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BMW 차주들 손배소송 제기…규모 커질 듯 서울중앙지법은 30일 임모 씨 등 BMW 520d 차주 4명이 수입사인 BMW코리아와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화재 피해 당사자는 아니지만 계속된 화재로 중고차 매매가격이 떨어졌고 차량 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1인당 500만 원씩을 청구했다. 차주들은 소장에서 “국내 판매 차량에만 국내 업체가 제조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가 장착됐다”며 “이를 정밀 검사하지 않은 건 자동차관리법을 위반해 결함을 은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는 “현재까지 20여 명의 차주가 소송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 일주일 뒤 추가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차량이 불에 탄 차주 윤모 씨는 27일 BMW코리아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1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윤 씨의 대리인 성승환 변호사는 “리콜 대상 차량의 차주를 포함해 500여 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밝혔다.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30일 낮 12시경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항 방면 북항터널 구간을 달리던 BMW GT 차량에서 불이 나 20여 분 만에 꺼졌다. 운전자 민모 씨(46) 등 3명이 곧바로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민 씨는 출동한 소방관에게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는데 갑자기 보닛에서 연기가 나면서 순식간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 BMW “EGR 모듈 이상…24시간 대응 체제” BMW코리아 측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EGR 모듈의 이상으로 일부 차종에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리콜 전담 고객센터와 전국 서비스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 등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5, 2016년 벌어진 화재 사건 당시 BMW코리아가 EGR 부품에 대해 정밀 조사를 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종선 변호사는 “당시 BMW코리아가 EGR를 화재 원인으로 일찍 지목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측은 “당시에는 EGR 부품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도 조사를 했지만 명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며 “이후 연료 호스 누수 문제가 제기돼 해당 차량을 리콜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잇따른 화재가 단순한 EGR 모듈 이상 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BMW는 화재 가능성으로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100만 대, 올해 5월 영국에서 30만 대 리콜을 실시했지만 EGR 부품 때문은 아니었다. 고도예 yea@donga.com·김현수 / 인천=황금천 기자}

재계 6위 포스코그룹이 최정우 신임 회장을 맞아 ‘뉴 포스코 로드(road)’를 열었다. 포스코는 2009년 정준양 전 회장, 2014년 권오준 전 회장에 이어 이달 27일 최 회장까지 최근 10년 동안 회장 취임식을 세 번 치렀다. 포스코는 그동안 정치적 전환기마다 회장이 바뀌는 등 홍역을 겪었지만 올해 창립 50주년으로 또 다른 50년을 향해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과제는 만만치 않다. 2020년 최 회장 임기 3년 차에 민영화 20주년을 맞는 만큼 정치적 외풍을 막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철강산업의 구조적 위기 속에서 신성장 사업 발굴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 최 회장은 27일 취임식에서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포스코의 새로운 비전으로 ‘기업시민’을 제시했다.○ 기업시민, 포스코가 달라진다 최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함께하는 포스코’, 기업시민은 기업도 일반 시민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역할과 책임을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내부의 성장엔진을 외부로 확대해 협력사, 관계사, 지역사회와 함께 커나가겠다는 청사진이다. 기업시민 개념은 역대 회장들의 취임사 키워드와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다. 2009년 정 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을 내세웠다. 2014년 취임한 권 전 회장은 재무적 위기에 놓인 포스코의 구조조정, 내실 경영, 철강 본업 경쟁력 강화를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앞서 2003년 취임한 이구택 전 회장도 초일류기업으로서의 성장을 강조한 바 있다. 기업시민 아이디어는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저서 ‘혁신의 용광로’에서 비롯됐다. 포스코가 50주년을 맞아 송 교수에게 의뢰해 올해 3월 포스코의 과거와 미래를 담아 펴냈다. 송 교수는 포스코가 계열사와 납품 협력업체, 외주 파트너사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각각의 노동조건, 업무 환경, 사회적 지위까지 함께 올려야 진정한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시민’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 역시 중요한 동반자다. 이는 정부의 일자리 공유, 대기업-벤처 혁신 성장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 개념이다. 포스코는 기업의 새 비전과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벤처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최 회장은 벤처 펀드를 1조 원 규모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포항 광양 등 제철소가 있는 지역사회에 벤처 밸리 조성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지역 벤처 밸리는 카네기멜론대를 중심으로 첨단도시로 탈바꿈한 미국 철강도시 피츠버그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산업 위기 극복 과제 한국 철강산업은 그간 자동차, 조선, 건설, 플랜트 등 한국 주력 산업을 전방산업으로 두고 성장해 왔지만 최근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최 회장은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소재 분야에 집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사업 등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구체적인 포스코 개혁 과제를 100일 후인 11월경 발표하고, 연말에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철강산업이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국가별 산업 생태계 경쟁력 대결로 바뀌는 등 ‘게임의 룰’이 변화하고 있다”며 “포스코는 산업 리더로서 한국 철강 경쟁력 제고와 패러다임 변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13억 인구의 거대 시장인 인도를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국가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인도를 신(新)남방정책 거점으로 지목하고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 인도 방문 이후 양국 경제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중소·중견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전략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도의 자동차, 전기전자, 포장재 등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마트 시티, 정보기술(IT) 분야 전반에서는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나선 미국, 중국, 일본에 비해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본은 활발한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자국 기업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안근배 무협 무역정책지원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인도 시장에서 일본,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차세대 기술개발 지원, 세제 혜택, 금융지원 강화 등 다각적인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 포장재·자동차·전기전자 유리 한국 기업이 인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분야는 식품 포장재, 자동차, 가공기계, 전자전기 등 주로 제조업 분야다. 식품 제조·가공 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은 생산→제조→물류→판매→서비스로 이어진다. 세계 2위 농업국가로서 1차 산업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7%에 달하는 인도는 식품 원료 생산 경쟁력이 뛰어나다. 판매 또한 민간 소비가 급격히 늘면서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제조, 물류, 서비스는 약하다. 국내 포장재, 가공기계 기업들이 인도 식품 시장에 뛰어들어볼 만하다는 얘기다. 무협 관계자는 “기술 수출과 현지 유통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진출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 가치사슬에서도 한국 기업이 진출할 여지가 큰 것으로 무협은 분석했다. 인도는 세계 4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이미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일본 스즈키 등이 진출해 있다. 인도는 자동차 생산 및 판매 분야 경쟁력이 높아진 반면 여전히 연구개발(R&D), 애프터서비스(AS) 분야는 해외 기업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무협은 “최근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전기차 분야에서 한국 완성차와 부품사가 함께 인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요에 비해 부품 조달력이 부족한 인도 AS 시장에서도 한국 중소기업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늘리는 미중일, 정부 지원 필요 무협은 인도 시장 미래 유망산업으로 꼽히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전자상거래, 스마트 시티 산업에서는 한국 경쟁력이 낮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데 힘이 달린다는 얘기다. 특히 인도 스마트 시티 시장은 정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 인도는 2020년까지 100개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기 위해 대형 인프라 사업 발주를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은 정부 차원의 프로젝트 참여 전략 및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경권 쌍용건설 인도지사장은 “인도 스마트 시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국가 단위의 대규모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뭄바이∼아마다바드 고속철도 설립 프로젝트에 대해 ODA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일본 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간접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양국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 개최 등을 통해 교류를 활성화하며 석탄화력발전소 같은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다. 무협 관계자는 “독일처럼 전자상거래 기업에 세제 지원을 하거나 일본처럼 ODA를 통한 국가 주도 프로젝트 컨소시엄을 활성화하고, 지속적인 금융규제 완화 등을 통해 한국 기업이 인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8년 만에 여름휴가 전 임협 합의에 이른 것이다. 장기 교섭으로 인한 노사갈등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은 하반기(7∼12월) 지배구조 개편과 대내외 경영 위기 대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19차 교섭 끝에 20일 오후 10시경 ‘2018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동의했다. 5월 3일 상견례 이후 두 달여 만이다. 2010년 이후 여름휴가 전인 7월에 임협 교섭을 마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26일 노조 찬반 투표를 거치면 확정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움직임 등 급속도로 악화되는 수출 환경에 대한 심각성에 노사가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4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격려금 250%+280만 원 지급,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올해 교섭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25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 노사는 20분 단축으로 합의를 봤다. 현대차는 1조 8시간, 2조 8시간 근무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1조는 5분 초과, 2조는 20분 초과해 잔업을 해왔다. 내년 1월부터 1조 8시간 5분, 2조 8시간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에 합의했다. 문제가 된 생산량 보전에 대해서는 시간당생산대수(UPH)를 0.5대씩 늘리기로 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이 9분에 해당하는 생산물량을 책임지기로 하면서 대화에 물꼬가 트였다. 이번 임협 노사 합의는 자동차 산업 위기 속에 장기 교섭 악습을 깼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반응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임협은 기아차를 비롯해 쌍용차 등 다른 자동차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반기 노사 갈등 리스크를 줄인 것은 의미 있는 행보”라고 말했다. 임협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확정되면 현대차는 하반기 파업 위험에서 벗어나 그룹 안팎 위기 대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7월 2차례 부분 파업을 해 회사 추산 1만1487대(2502억 원 상당) 생산 차질을 빚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소 규모 파업이다. 이에 따라 당장 미국 관세 부과 대응과 미중 시장 판매 회복이라는 대외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룹 내에서는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게 핵심 과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말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 특별위원회 논의 결과를 발표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안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차그룹으로선 순환출자 해소를 어떻게든 매듭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현대차는 순환출자 해소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았다가 엘리엇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의결권자문사 반대에 부딪혀 올해 5월 잠정 보류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상 장기화로 인한 노사 간 대립 등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위기 극복에 중점을 둔 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반기 생산성 향상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현대모비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검증시스템 ‘마이스트(MAIST)’를 최근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마이스트는 현대모비스가 김문주 KAIST 전산학부 교수와 공동으로 개발한 시스템으로 연구원을 대신해 소프트웨어 검증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 시스템이다. 기존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소프트웨어 검증 업무를 자동화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마이봇(MAIBOT)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에도 착수했다. 마이봇은 모비스 인공지능 로봇(Mobis AI Robot)의 줄임말로 연구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클라우드 내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자료를 찾아주는 대화형 로봇이다. 마이봇은 20만 건에 이르는 방대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료를 연구원들이 쉽게 찾을 수 있게끔 개발됐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세계 첫 아이언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내년 초에 판매된다. 현대자동차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 마블이 협업해 만든 양산형 코나 에디션(사진)이 주문생산방식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18 코믹콘 개막식에서 마블과 협업해 개발한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마블 캐릭터를 적용한 전 세계 최초의 양산 모델이다. 마블과 현대차 디자이너가 협업해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슈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주문생산방식으로 판매한다. 세계 동시 판매 이벤트를 통해 특정 기간에 한해서만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그만큼 차량의 희소성을 유지해 특별 에디션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6월 코나 신차 발표회 현장에서 ‘아이언맨 스페셜 에디션 쇼카’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양산형 모델은 앞서 공개한 쇼카의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면서 내외장의 디테일을 추가해 소장 가치 높은 상품으로 구현했다. 외장 컬러는 1963년 마블코믹스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아이언맨 오리지널 슈트 색인 메탈릭 그레이다. 최신 아이언맨 슈트 컬러인 레드는 포인트로 사용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정부가 하반기에 추진하는 내수 관련 주요 경제정책은 일반인이 지갑을 열도록 유도하고 저소득 서민층에 일자리와 생계비를 지원해 낙제점 수준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본궤도로 끌어올리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하고 결제 수수료율이 0% 초반인 소상공인 전용 간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상가에 세든 소상공인을 건물주가 마음대로 내보낼 수 없도록 하는 계약갱신요구권 보장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초기 단계인 만큼 정책 효과가 나기까지 시차가 있을 수 있지만 경직된 노동구조를 개혁하고 규제를 푸는 근본 대책 없이는 분배와 성장이 모두 부진한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 승용차 소비세 감면해 소비 진작 올해 말까지 개소세를 인하키로 한 조치에 따라 19일부터 자동차 값이 싸진다. 국산차는 차종에 따라 약 20만 원에서 300만 원가량 할인된다. 자동차 출고가 기준 소비자 가격에는 개소세, 교육세, 부가세가 포함돼 있다. 개소세가 1.5%포인트 낮아지면 교육세와 부가세도 각각 줄어 총 2.14% 가격 인하 효과가 난다. 공장도 가격이 2000만 원인 차를 산다면 세금 43만 원이 소비자 가격에서 할인되는 효과가 생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제네시스 이외의 차종에 대해서는 21만∼87만 원 인하하고 제네시스 가격은 69만∼288만 원 내리기로 했다. 기아차는 29만∼171만 원까지 소비자 가격을 내린다. 현대·기아차는 19일부터 추가 할인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승용차 개별소비세율 인하로 올해 민간 소비가 최대 0.2%포인트 오르고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1%포인트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1만6000대에만 제공되는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도 내년에는 15만 대까지 확대한다. 이는 2001∼2005년 차량 등록한 경유차를 폐차할 경우 지역 자치단체에 신청하면 차종에 따라 최대 770만 원까지 지원해주는 제도다. 경유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하면 내년 한 해 동안 100만 원 한도로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해준다. ○ 최저임금 ‘직격탄’ 맞는 소상공인 지원 하반기 정책에는 내년 최저임금 10.9% 인상의 직격탄을 맞게 된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방안도 대거 포함됐다. 우선 소상공인들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수수료율을 대폭 낮춘 소상공인 매장 전용 간편 결제 시스템이 도입된다. 카드 수수료율을 계속해서 인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간편 결제 시스템을 정부 주도로 도입하는 것이다. 연 매출 3억 원 이하인 소상공인에게는 0%, 3억∼5억 원은 0.3%, 5억 원 이상은 0.5% 수수료율을 책정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결제하는 소비자에게는 이용 금액에 대해 40% 소득공제를 지원한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도 별도로 추진해 편의점, 제과점, 약국 등 소액결제가 많은 업종의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이달 말부터 시행한다. 또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올해 안에 개정해 계약갱신요구권 보장 기간을 10년으로 늘린다. 소상공인들이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해내리 대출’의 재원이 올해 조기 소진되면서 1조 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고령층이 전세로 준 단독도 주택연금 가입 저소득층 지원대책의 초점은 주로 노년층에 맞춰져 있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 가구주 중 70대 이상 비중이 지난해 1∼3월 36.7%에서 올해 같은 기간 43.2%로 늘어나는 등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에 따라 우선 내년부터 단독·다가구주택 등을 보유한 60세 이상 고령층은 해당 주택을 전세로 임대하고 있어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울산 동구, 전북 군산 등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위기지역에 사는 고령층에게 올 하반기 일자리 3000개를 추가 지원한다. 내년에는 노인 일자리 중 학업지도, 장애인 시설보조 등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1만 개를 신설한다. 기존 30시간보다 최대 2배 늘어난 60시간 근로가 가능해 월급도 27만 원에서 54만 원으로 두 배 받을 수 있는 일자리다. 또 청년층에게만 지원되던 취업성공패키지 지원 범위를 늘려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정부의 취업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청년에게 월 30만 원씩 3개월간 지급하는 제도다. 한부모 가족의 아동양육비 지급 대상이 현재 14세에서 18세 미만으로 확대되고 지원 금액도 월 13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늘어난다. 약 2만 명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김현수 기자}
정부와 국내 자동차 업계가 19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자동차 관세 공청회를 앞두고 자동차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선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공청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현대차 고문) 등이 이날 미국으로 떠났다. 이들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대표로 하는 민관합동사절단으로서 공청회에 대응하고 미국 의회,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할 예정이다. 이날 여야 5당 원내대표도 4박 6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떠나며 지원에 나선다. 주로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청회는 미국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적용할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련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초 19, 20일 이틀간에 걸쳐 열릴 예정이었지만 19일 하루로 줄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과 글로벌 자동차 업계 관계자 약 45명이 발언권을 얻어 관세 적용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알바 월급 못 올려준다고? 능력 없으면 폐업해야죠.’ 경기 고양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3)는 최근 최저임금 관련 기사에 이처럼 달린 댓글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편의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해 단체행동에 나서자 주변에서 ‘알바보다 손에 쥐는 돈이 적으면 그냥 알바하면 되는 것 아닌가. 사장님 소리 듣고 싶어서 장사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렸다. 이 씨는 “알바를 하고 싶어도 50세가 넘으면 구하기 어렵다. 당장 경제적 손실도 걱정이지만 주변에서 편의점주들을 ‘악덕 사업주’로 오해하고 비아냥거리는 것에 상처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도 내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우리는 국민이 아닌가. 서글프다”라고 호소했다. 최저임금 대폭 상승으로 점주와 아르바이트생 간 갈등이 세대 갈등으로 격화되고 있다. 20대 아르바이트생과 5060 점주 간 갈등으로 치닫는 식이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편의점연합회가 단체행동 움직임을 보이자 ‘능력 없으면 문 닫아라’ ‘이참에 자영업 정리하자’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상당수 자영업자는 “근로자들이 누리는 저녁이 있는 삶도 없고, 최저소득 보장을 해주는 것도 아닌 자영업을 어쩔 수 없어서 선택한 것”이라고 호소한다. 경기 수원시에서 편의점을 하는 장모 씨(59)는 “공직생활을 하다 퇴직 후 편의점을 하게 됐다. 그나마 나는 연금이 있어서 버티지만 그마저도 없는 주변 퇴직자들은 일자리도 없고 막막할 따름이다. 자영업밖에 노후 대책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합친 비임금근로자 중 50대와 60대 이상 비중은 59.6%에 달했다. 2007년 47.5%에 비해 12.1%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퇴직자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비자발적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2015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최근 2년 동안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사업 동기를 묻자 ‘이 사업이 아니면 다른 선택이 없어서’ ‘임금근로자로 있을 수 없어서’라고 답한 비자발적 자영업자가 36.0%에 달했다. 소득도 근로자 평균 임금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도소매업의 경우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연간 3191만 원이었지만 소상공인은 2514만 원으로 677만 원이 낮았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에 취약한 과밀 영세자영업의 구조적 문제는 ‘중장년층 일자리 부족’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이 약 21%로 10%대인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경영계에서는 경직된 노동시장이 고령자, 저임금자 일자리를 줄인다고 주장한다. 2015년 당시 정부는 55세 이상 고령자에 한해서는 파견법을 완화해 저임금 일자리를 갖게 해주자는 취지로 파견법을 개정했지만 당시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올해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령자 중심의 아파트 경비직, 관리직 일자리도 타격을 받은 상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고 생산성을 높이지는 않으면서 임금만 올리니 20대는 알바로, 50대는 자영업으로 내몰리게 된다. 노동시장 개혁도 함께 가야 결국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조원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창출팀장은 “저성장 시대에 일자리 자체도 없어 장년층을 비롯한 취업 취약계층은 ‘치킨집’을 할 수밖에 없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해 일자리를 늘리는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변종국 기자}

19∼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튜닝 전시회 ‘2018 서울오토살롱’이 열린다. 국내외 약 150개사가 참여해 900부스를 설치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사)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서울메쎄인터내셔널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2003년에 시작됐다. 자동차 애프터마켓 트렌드와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알리는 독특한 전시회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 트렌드는 단연 ‘친환경’이다. 2018 서울오토살롱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차량 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제품, 미세먼지 유발 요인인 자동차 배출가스를 감소시킬 수 있는 튜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창문을 열기 어려워지면서 최근 차량용 공기청정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차량용 공기청정기 필터 등급은 보통 E11부터 H13까지 다양하다. 등급의 숫자가 높을수록 걸러낼 수 있는 미세먼지의 입자가 작아진다. 서울오토살롱에 따르면 ‘알엑스티엔(RXTN)’의 차량용 공기청정기 이온스틱(사진)의 인기가 높다. 자동차 시가잭에 꽂으면 쉽게 작동된다. 음이온을 내보내 담배연기, 먼지 및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질병을 퍼뜨리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살균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실내 오염물질로 꼽히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을 정화해주고 찌든 냄새를 줄여줘 운전자와 동승자의 차멀미를 줄여준다. 에어컨 필터도 주목받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엔진 내에 불순물이 쌓이기 시작하면 자동차 에어컨 필터가 오염되고, 나아가 자동차의 엔진 출력이 낮아지면서 연료소비효율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3개월마다 교체해주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코일 카매트도 이번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코일 카매트는 털어주면 먼지가 잘 제거돼 미세먼지가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쉽게 물로 씻을 수 있고 잘 마른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자동차 배출가스를 억제해주는 튜닝용 제품도 볼 수 있다. 자동차 전문기업 코펨에코는 2018 서울오토살롱에서 자동차 공회전제한장치를 선보인다. 코펨에코 공회전제한장치는 공회전을 2분 이상 하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만약 운전자가 시동을 켜 놓은 채 차 문을 열고 나가는 경우 자동으로 시동이 꺼진다. 일반차량은 연간 153kg, 영업용 차량의 경우 2100kg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코펨에코 측의 설명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알바 월급 못 올려준다고? 능력 없으면 폐업해야죠.’ 경기 고양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3)는 최근 최저임금 관련 기사에 이처럼 달린 댓글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편의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해 단체행동에 나서자 주변에서 ‘알바보다 손에 쥐는 돈이 적으면 그냥 알바하면 되는 것 아닌가. 사장님 소리 듣고 싶어서 장사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렸다. 정 씨는 “알바 하고 싶어도 50세가 넘으면 구하기 어렵다. 당장 경제적 손실도 걱정이지만 주변에서 편의점주들을 ‘악덕 사업주’로 오해하고 비아냥거리는 것에 상처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도 내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우리는 국민이 아닌가. 서글프다”라고 호소했다. 최저임금 대폭 상승으로 점주와 아르바이트생 간 갈등이 세대 갈등으로 격화되고 있다. 20대 아르바이트생과 5060 점주 간 갈등으로 치닫는 식이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편의점연합회가 단체행동 움직임을 보이자 ‘능력 없으면 문 닫아라’ ‘이참에 자영업 정리하자’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자영업충’ ‘편의점충’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일부 비판적 여론과 부족한 정부 지원 대책에 소상공인의 심리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크다”고 전했다. 상당수 자영업자는 ‘근로자들이 누리는 저녁이 있는 삶도 없고, 최저소득 보장을 해주는 것도 아닌 자영업을 어쩔 수 없어서 선택한 것’이라고 호소한다. 경기 수원시에서 편의점을 하는 장모 씨(59)는 “공직생활을 하다 퇴직 후 편의점을 하게 됐다. 그나마 나는 연금이 있어서 버티지만 그마저도 없는 주변 퇴직자들은 일자리도 없고 막막할 따름이다. 자영업밖에 노후 대책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합친 비임금근로자 중 50대와 60대 이상 비중은 59.6%에 달했다. 2007년 47.5%에 비해 12.1%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퇴직자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비자발적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2015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최근 2년 동안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사업 동기를 묻자 ‘이 사업이 아니면 다른 선택이 없어서’ ‘임금근로자로 있을 수 없어서’라고 답한 비자발적 자영업자가 36.0%에 달했다. 소득도 근로자 평균 임금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도소매업의 경우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연간 3191만 원이었지만 소상공인은 2514만 원으로 677만 원이 낮았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에 취약한 과밀 영세자영업의 구조적 문제는 ‘중장년층 일자리 부족’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이 약 21%로 10%대인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경영계에서는 경직된 노동시장이 고령자, 저임금자 일자리를 줄인다고 주장한다. 2015년 당시 정부는 55세 이상 고령자에 한해서는 파견법을 완화해 저임금 일자리를 갖게 해주자는 취지로 파견법 개정을 했지만 당시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올해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령자 중심의 아파트 경비직, 관리직 일자리도 타격을 받은 상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고 생산성을 높이지는 않으면서 임금만 올리니 20대는 알바로, 50대는 자영업으로 내몰리게 된다. 노동시장 개혁도 함께 가야 결국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장조원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창출팀장은 “한국은 호봉제가 많아 나이가 많을수록 돈을 많이 받기 때문에 퇴직 후 재취업이 힘들다. 저성장 시대에 일자리 자체도 없어 장년층을 비롯한 취업 취약계층은 ‘치킨집’을 할 수밖에 없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해 일자리를 늘리는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kimhs@donga.com변종국 기자bjk@donga.com}
산업계는 ‘최저임금 8000원대’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 인상률 16.4%만 해도 힘에 부친 상태인데, 추가로 더 오르면 감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지난해부터 계산하면 2년간 30% 가까이 인상되는 것이다. 가장 반발하는 곳은 소상공인 측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모라토리엄(불복종) 운동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한 번 겪어 봤기 때문에 또 겪을 수 없다는 것이다. 1% 인상도 힘들다. 우리가 업종별 차등 적용이 불발된 뒤 ‘투쟁하겠다’고 밝힌 것은 올해 인상분도 감내하기 힘들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편의점주들도 반발하고 있다.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가맹점주 3만 명이 모인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8000원대 이상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집단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각 편의점 앞에 ‘최저임금, 나를 잡아가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심야에는 물건 가격을 평소보다 10∼20% 올려 받는 ‘심야 할증제’를 시작할 계획이다. 성인제 전편협 공동대표는 “8000원대면 올해 최저임금에서 10%가량은 오른다는 얘기인데, 편의점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치는 5%(377원)”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중소기업계는 제조업 위기에 무역 분쟁 등 대내외 경제 이슈를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내년 근로시간 단축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덮치면 경기 악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기업도 걱정스러운 분위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의 1차 협력업체까지는 임금이 높아 최저임금에서 다소 자유롭지만, 2, 3차 협력업체는 모두 최저임금 영향권이다. 조선업 경기가 가뜩이나 안 좋은데 최저임금 인상 타격까지 겹쳐 2, 3차 협력업체가 무너지면 1차 협력사와 대기업도 연쇄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이은택·황성호 기자}
한국 완성차 업계의 위기가 협력 부품사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런 상황에도 현대차 노동조합은 12일 7년 연속 파업 행진을 이어갔다. 12일 자동차 업계와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지난달 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리한은 현대차에 에어인테이크(공기 흡입기) 등을 납품하는 연간 매출 1800억 원대의 기업이다.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단은 실사 후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리한이 미국에 수출한 일부 부품이 리콜 대상이 되면서 재무적 위기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300여 곳에 이르는 현대차 1차 협력사 중 금호타이어처럼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례는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09년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를 받을 때 협력사들이 도산한 적은 있었지만 현대차 1차 협력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리한의 워크아웃 신청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 상황을 반영한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현대·기아차 중국 물량이 36.1% 급감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악재가 몰리면서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0만4744대로 전년 동기보다 7.3% 줄어들었다. 삼성증권이 24개 상장 부품사 1분기(1∼3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24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6% 줄었다. 이 중 절반가량이 영업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12일 현대차 노조는 1조 2시간, 2조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첫 파업이자 2012년 이후 7년 연속 파업이다. 13일에는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6시간 부분 파업을 감행할 예정이다. 파업의 가장 큰 이유는 임금협상 난항이다. 노조는 기본급 대비 5.3% 인상(11만6276원·호봉승급분 제외) 등을, 사측은 미국발 관세 부과 조짐 등을 이유로 기본급 3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등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도 대외 환경의 어려움은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미국 관세 25% 부과가 현실화하면) 현대차 5000∼6000여 명의 정규직 일자리, 2만∼3만 명의 부품사 노동자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미중 무역전쟁에서 양국의 자동차 관세폭탄 예고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자유무역 체제 속에서 글로벌 최적의 생산지를 구축해 왔던 그간의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추가 무역 보복을 비롯한 불확실성도 높아진 가운데 일부 기업은 미리 생산지 전환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직격탄을 맞은 곳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이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미국에서 생산해 중국 수출 물량이 많은 기업들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2420만 대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이달 6일부터 중국은 미국산 차량에 대해서만 관세를 기존 25%에서 40%로 올리기로 했다. 반면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수입된 차에 대해서는 일부 관세를 내리기로 했다. WSJ는 “유럽에서 중국에 온 포르셰 가격은 7% 싸지고 미국에서 온 벤츠 BMW 가격은 15%가량 비싸지는 격”이라고 전했다. 루츠 메스케 포르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WSJ에 “미국에서 제조된 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테니 (유럽에서 만드는)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결국 중국 현지 생산 카드를 꺼냈다. 10일 중국 상하이(上海) 시정부는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연간 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는 테슬라가 외국에 짓는 공장 중 가장 큰 규모다.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 투자 결정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대비책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현지 공장 설립은 예견된 행보지만 미중 무역전쟁 격화가 이를 앞당겼다는 얘기다. 중국의 보복관세 이후 중국에서의 테슬라 자동차 값은 약 20% 올랐다. 독일 BMW그룹도 9일 중국 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다. BMW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파트너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와 2019년까지 중국 현지 생산량을 52만 대까지로 늘리고 전기차 iX3를 중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발표는 리커창 중국 총리의 독일 방문에 맞춘 것이지만 미국에서는 당장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 물량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생산된 총 38만5900대 중 8만7600대가 중국에 수출됐다. BMW는 “미국 공장의 해외 이전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중국 수출용 생산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 자동차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문제라는 분위기다. 당장 미국의 자동차 관세 25% 부과 조사도 시급한 문제다. 이 때문에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했던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특별자문 역할로 영입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무역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대책과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우선 이달 19, 20일 미국에서 열리는 자동차 관세 관련 공청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FTA 체결을 확대하던 추세에서 갑자기 보호무역 중심의 무역 갈등으로 치달으니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자동차업계도 대책 마련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2일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올해 처음이자 2012년 이후 7년째 이어지는 파업이다. 현대차 측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데다 중국의 판매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파업까지 맞게 돼 난감해하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열린 쟁의대책위원회에서 12일 1조 2시간, 2조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13일에는 상급단체인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총파업 지침에 따라 각 조 6시간 파업에 들어간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 노조도 7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도 5년 연속 파업 행진을 이어간다. 현대차 노사는 10일까지 16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에는 임금 인상에 근로시간 단축, ‘광주형 일자리’ 문제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라 난항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노조는 기본급 대비 5.3%인 11만627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60세 적용, 근로시간 25분 단축 등이 포함돼 있다. 사측은 기본급 3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200%+100만 원 지급을 제시했다. 근로시간을 25분 줄여 1조와 2조가 하루에 총 16시간 일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두고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근로시간 25분 단축에 따라 줄어드는 생산량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 입장 차가 크기 때문이다. 노조는 광주광역시가 임금을 기존 업계의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리려 추진하는 자동차 생산 공장에 현대차가 투자하는 것도 반대하고 있다. 자동차 공급 과잉 상태에서 새 공장이 생기면 다른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회사 측은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미국이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올해 하반기(7∼12월) 실적은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증권사들은 2분기(4∼6월) 현대차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분기(1∼3월)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조4366억 원, 68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45.5% 줄어들었다. 주가도 하락세다. 미국발 무역전쟁이 가시화되면서 현대차 시가총액은 지난달 11일 이후 약 3조5000억 원 증발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항공사들이 면허 취소 사유인 외국인 등기이사를 고용했던 사실이 잇달아 적발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 소홀도 문제지만 법률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화물전용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인천이 2012년 법인 설립 당시 러시아 국적 등기임원을 고용한 상태에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국토부는 당시 이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외국인 등기이사 재직이 적발된 건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다. 국토부 측은 전날 아시나아항공의 외국인 임원 재직 사실이 알려졌을 때 “전수조사 결과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외에 불법 등기이사 재직이 드러난 항공사는 없다”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하루 만에 “에어인천도 진에어와 함께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외부 자문을 의뢰했다”고 말을 바꿨다. 국토부는 에어인천 역시 진에어처럼 청문 절차를 밟아 면허 취소를 결정할 방침이다. 항공법령에서 외국인 임원을 금지하는 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항공협정 표준 모델’에서 유래한다. ICAO는 항공사 국적을 기준으로 국제항공 노선을 배정한다. 항공사를 누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지를 가리기 위해 많은 국가가 소유자의 국적 요건을 자국 법에 뒀다. 미국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항공사 전체 임원 중 3분의 2 이상이 시민권자여야 한다. 유럽연합(EU)도 회원국 내지 회원국 국민이 지분을 50% 이상 소유해야 한다. 일본은 외국인이 법인 등기부상 임원의 3분의 1 이상이면 안 된다. 여기에는 항공사 경영권을 외국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측면도 있다. 본보가 항공법이 제정된 1961년부터 최근까지의 개정 연혁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임원 금지 조항은 1991년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법은 외국인 임원이 있으면 당국의 판단에 따라 취소할 수도 있다(임의 취소 사유)고 규정했다. 그러다가 1999년 항공법 전면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임원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면허를 취소하도록 개정됐다. 외국인 임원 재직은 8년 뒤인 2007년 12월 개정된 항공법에서 다시 임의 취소 사유가 됐다가 2012년 필수 취소 사유로 바뀌기를 반복했다. 법이 자주 바뀐 것도 문제지만 그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도 문제다. 2012년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안홍준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07년 법 개정 과정에서 외국 투자를 끌어오려던 항공사들이 정부에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당시는 대형 항공사들이 LCC 취항에 열을 올리던 때다. 임의 사유로 바뀐 다음 해 진에어가 첫 취항을 했다. 항공업계는 항공 관련 법령이 서로 충돌하는 게 문제라고 보고 있다. 항공사업법은 임원 중 외국인이 있으면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항공안전법은 외국인이 대표자이거나 임원의 2분의 1 이상인 법인이 소유한 항공기를 등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0여 년 전 국토부 담당자와 얘기하던 도중 국토부 담당자가 ‘법인은 대표이사가 외국인이 아니거나 외국인 임원이 전체의 2분의 1이 아니면 된다’고 언급했었다. 그게 업계와 정부의 상식이었다”고 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법학부 교수는 “관련 규정이 명확한 이유 없이 땜질하듯 자주 바뀌어서 국토부 담당자들은 물론 자문을 의뢰받은 항공법 전문가들도 이를 제대로 몰랐을 것”이라고 봤다. 이창재 조선대 무역학과 교수는 “외국인 임원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규정은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 해외처럼 외국인이 항공사의 오너나 실질적 지배자가 될 수 없다는 규정만 있어도 항공산업 보호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강성휘 yolo@donga.com·김현수 기자}

“지금 졸리신 것 같아요. 신나는 음악 좀 틀어드릴까요?” “아∼함! 근처에 잠깐 쉴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이 같은 운전자와 인공지능(AI) 로봇 간 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바이두(百度)와 손잡고 자동차용 AI 로봇을 포함한 커넥티드 카 기술 협력 수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10일 현대·기아차는 중국 베이징(北京)에 위치한 바이두 본사 사옥에서 ‘커넥티드 카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를 맺었다. 2014년부터 진행해 온 양 사의 협력 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바이두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 미래 세대를 공략하겠다는 게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략이다. 바이두는 검색엔진, AI, 음성인식,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중국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업체다. 이달 4일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는 중국 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린 바이두 AI 개발자 대회에서 자동차 AI 로봇 기술을 뽐내기도 했다. 바이두의 ‘샤오두(小度·바이두의 애칭) 로봇’을 기아차 즈파오(한국명 스포티지)에 탑재해 선보인 것이다. 시범적으로 선보인 자동차용 샤오두는 날씨, 뉴스 안내, 개인 스케줄 관리 같은 비서 역할부터 자동차 내비게이션, 공조시스템, 도어 개폐 등 차량 관리까지 운전자와 소통을 통해 해결해 낸다. 표정도 지을 수 있다. 운전자가 쳐다보면 스크린 속 눈이 윙크도 한다. 졸음운전, 운전 부주의 등을 파악하고 운전자에게 경고해주는 기능으로까지 진화시킨다는 게 현대·기아차와 바이두의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바이두뿐 아니라 중국 텐센트, 차이나유니콤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협업 중이다. 스마트 기기에 민감한 중국 젊은 세대가 빠르게 첨단 미래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량은 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여파로 2016년 대비 36.1% 줄었다. 올해 2분기(4∼6월) 중국 판매량(30만7603대)은 전년 동기 대비 95.2% 급상승했지만 아직 사드 이전인 2016년 2분기 판매량(43만9038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ICT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지 제고가 가능할 뿐 아니라 미래 시장 대응에도 효과적이라는 게 현대·기아차의 판단이다. 실제로 중국 고소득 젊은층인 주링허우(1990년대생), 바링허우(1980년대생) 등은 스마트 기기와 트렌드에 민감해 세계적으로 중요한 소비 계층으로 부상 중이다. 추교웅 현대·기아자동차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 이사는 “바이두와의 협약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커넥티드 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