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준

윤완준 논설위원

논설위원실

구독 27

추천

국제부장을 거쳐 정치부장으로 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습니다.

zeitung@donga.com

취재분야

2026-03-14~2026-04-13
칼럼100%
  • [뉴스 분석]北 핵실험도 시사… 판깨기보단 떠보기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한 데 이어 핵실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이후 불과 3주일 만이다. 시점은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일 70주년 행사 전후로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한 데 이어 15일에는 원자력연구원장을 통해 “2013년 4월 이후 우라늄 농축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5MW 흑연감속로가 가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대북) 적대시 정책에 계속 매달리면 언제든 핵뢰성(뇌성)으로 대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 70주년을 기념한다며 위성으로 포장한 장거리 로켓을 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북 제재의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북한 스스로 압박과 고립의 굴레에 갇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체제 위기가 증폭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런 공감대 속에서 25일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 미중 정상회담과 다음 달 16일 한미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발에 나서면 중국도 모른 척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주목할 대목은 북한이 과거처럼 담화나 성명으로 발표하거나 구체적인 시점을 예고하지 않은 점이다. 또 국가우주개발국장과 원자력연구원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어서 메시지의 격도 낮다. 당장 도발하기보다는 시간을 벌어가면서 이해 당사국의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 ‘애드벌룬’을 띄워 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장거리미사일 美본토 사정권… 도발땐 6자회담 물거품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다음 달 1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6자회담의 ‘6’자도 못 꺼낼 것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15일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로켓 발사의 파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를 바탕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불씨를 지피고 싶어도 북핵 대화 의지가 없는 미국을 설득하기 더욱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북한 도발이 현실화할 경우 주변 열강의 외교적 역학관계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북한 도발하면 주변 열강의 대응 거세질 듯 북한은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장거리로켓 발사 시사, 모든 영변 핵시설 가동과 핵실험 위협을 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을 강조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불만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대목은 북한이 위성 발사로 포장하고, 핵개발은 2013년 이후 계속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점이다. 북한도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로켓 발사가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을 의식해 ‘신중론’을 펴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장거리로켓이 아닌 평화적 위성이고, 핵개발도 새로운 게 아니니 강경 대응을 하지 말라고 읍소하는 모양새로도 비친다. 그렇다고 해도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8·25합의 이후 기회의 판도를 위기로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봤다. 당장 25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 다음 달 1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북한의 장거리로켓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느끼는 위협이나 심각성도 과거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 ‘높은 급’ 위성은 미국 본토 위협용 북한이 14일 언급한 ‘보다 높은 급의 위성’은 어떤 수준일까. 2012년 12월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로켓 은하3호의 사거리는 6000∼7000km로 추정된다. 은하 3호를 발사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의 높이는 30m. 이 발사대는 최근 60∼65m 정도로 증축됐다. 은하 3호보다 2배 큰 로켓 발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사거리 1만 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동창리 발사대 위쪽의 발사대 암(arm·로켓을 잡아주는 부분)에는 가림막이 설치됐다고 한다. 발사대 증축을 끝낸 북한이 로켓을 발사대에 설치하는 걸 숨기려고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북한은 14일 정지궤도 위성 발사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북한은 고도 3만6000km에 정지궤도 위성을 정확히 올릴 기술이 없다. 북한의 로켓 발사 목적은 장거리미사일 시험”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15일에는 “각종 핵무기들의 질량적 수준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플루토늄(PU)탄뿐만 아니라 고농축우라늄(HEU)탄을 개발하고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한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 유엔 안보리 강력 대응 나설 듯 전직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때는 한미가 협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미중 논의 과정에서 중국의 요구로 상당 부분 빠져 반쪽짜리가 됐다. 하지만 현재 시진핑 정부는 핵, 미사일 문제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한국이 안보리에서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면 중국도 무마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이 도발하면 중국이 제재 국면에 동참할지 선택해야 하는 진실의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는 15일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쏘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신속하고 효과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안보리 이사국들과 긴밀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정부도 안보리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윤완준 zeitung@donga.com·조숭호 기자}

    • 2015-09-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위성 날아오르는 것 보게 될 것”… 北, 장거리로켓 발사 계획 밝혀

    북한이 14일 장거리로켓 도발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장거리로켓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국가우주개발국장이 “나라의 경제 발전에 적극 이바지하기 위해 기상예보 등을 위한 새로운 지구 관측 위성 개발을 마감 단계에서 다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앞으로 선군조선(북한)의 위성들이 우리 당 중앙(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르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서도 이를 주권의 영역인 인공위성 발사로 포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엔은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대북 결의안 위반으로 보고 제재할 뜻을 밝힌 상태다. 이어 그는 “보다 높은 급의 위성들을 발사할 수 있게 위성발사장들을 개건 확장하는 사업들이 성과적으로 진척됐다”고 강조했다. ‘높은 급의 위성들’이라고 밝힌 것은 은하 3호보다 사거리가 더 긴 미사일들을 발사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북한이 인공위성이라며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과 별도 사안으로 다룰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8·25 합의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비정상적인 상황’이냐는 질문에 “(비정상적 사태) 적용 여부는 북한 도발 시 안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첫 3사 출신 합참의장 이순진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합참의장에 육군3사관학교 출신인 이순진 제2작전사령관(61·14기·사진)을 발탁했다. 합참의장에 3사 출신이 기용된 건 건군 이래 처음이다. 현 정부 출범 후 해군 출신 최윤희 합참의장에 이어 비(非)육군사관학교 출신 인사가 이어진 것이다. 이날 군 인사로 전군에 8명인 현역 대장 중 올해 2월 취임한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을 제외한 7명이 경질과 승진으로 교체되거나 보직이 바뀌었다. 육군참모총장에는 장준규 제1군사령관(58·육사 36기), 공군참모총장에 정경두 합참 전략기획본부장(55·공군사관학교 30기),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에 김현집 제3군사령관(58·육사 36기)이 임명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인사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군을 안정적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원만한 리더십에 무색무취한 데다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그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출신이다. 3사 14기는 임관 시기로 볼 때 육사 33기에 해당한다. 이번 인사에서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동기인 육사 37기 가운데 3명이 대장으로 진급했다. 반면 친박지만계로 통하면서 진급설이 나왔던 이재수 3군사령부 부사령관과 신원식 합참 차장은 제외됐다.  ▼ 대장 8명중 7명 교체… 軍쇄신 ‘고삐’ ▼첫 3사 출신 합참의장 발탁국방장관 해외출장중 단행 이례적… 공군총장, 29기 제치고 30기 임명잇단 비리-기강해이에 경고 성격… 박지만 육사 동기 3명 대장 진급‘실세’ 뒷말 이재수-신원식 제외이번 대장 인사에는 각종 비리와 기강 해이가 이어진 군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불신이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이 신뢰를 되찾도록 혁신하되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안정적으로 끌고 갈 성품의 인물을 발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군을 혁신하려면 군심을 모을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지도력 부족으로 사고와 구설을 일으킬 사람이 수뇌부로 들어오면 안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지난해 8월 임명)과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지난해 4월 임명)이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경질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총장은 지난해 7월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 이후 군내에서 불거진 각종 구타 가혹행위와 성추행 문제로 지휘력을 의심받았다. 지난해 1군사령관 시절 ‘책 읽는 병영 만들기’ 운동을 주도한 장준규 신임 육군참모총장은 병영 문화 혁신을 주도할 인물로 평가된다. 최 총장은 공금을 유용해 공관에 호화 집기를 들여놓고 가족이 업무용 관용차 등을 사용한 의혹을 받았다. 국방부 감사를 받은 끝에 경고를 받는 등 도덕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공사 28기인 최 총장에 이어 30기인 신임 정경두 총장이 선배 기수인 29기를 뛰어넘어 발탁된 것도 주목된다. 공군 장성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사 기수를 뛰어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며 “29기는 10월 장성 인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군 수뇌부 인사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해외 출장 중에 전격 단행됐다. 한 장관은 10∼15일 일정으로 호주 필리핀을 방문해 외교·국방장관 회담 등을 했다. 15일 새벽에 귀국하는데도 14일에 인사를 발표한 것을 두고 한 장관으로서는 ‘물을 먹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군에 혁신하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육군사관학교 출신 합참의장을 잇달아 임명한 것도 집단 이기주의에 대한 견제의 측면으로 풀이된다. 합참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군 수뇌부는 인사청문회 없이 바로 임명이 가능하다.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15일 국무회의를 거쳐 16일 임명된다. 이로써 22일(공군), 23일(육군)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에는 새 참모총장들이 참석한다. 지금까지의 비리, 기강 해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7명 중 충남이 3명, 서울이 2명, 대구와 경남 출신이 각각 1명이었다. 호남 출신은 없었다. 박지만 씨와 동기인 육사 37기에서 친박지만계로 알려진 이재수 부사령관과 신원식 차장 등은 진급에서 제외됐다. 2012년 대선 때부터 군 실세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됐던 인물들이다. 37기에서는 김영식 육군항공작전사령관(57)이 제1군사령관, 엄기학 합참 작전본부장(58)이 제3군사령관, 박찬주 육군참모차장(57)이 제2작전사령관에 각각 임명됐다. 37기 승진자 결정 과정에 벌어진 파워게임에서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이순진 합참의장 △대구 △대구고 △3사 14기 △제2사단장 △합참 민군심리전부장 △수도군단장 △항공작전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충남 서산 △경동고 △육사 36기 △특수전사령관 △제1군사령관 ▽정경두 공군참모총장 △경남 진주 △대아고 △공사 30기 △공군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김현집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대전 △대전고 △육사 36기 △합동참모차장 △제3군사령관 ▽김영식 제1군사령관 △서울 △충암고 △육사 37기 △제5군단장 △육군항공작전사령관 ▽엄기학 제3군사령관 △서울 △보성고 △육사 37기 △제1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충남 천안 △천안고 △육사 37기 △제7군단장 △육군참모차장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66년전 몽금포 작전, 北도발 철저 응징”

    한국군 최초의 ‘대북 응징 보복 작전’인 몽금포 작전을 기리는 전승비 제막식이 15일 오후 2시 인천 월미공원에서 열린다. 북한군이 1948년 한국군 함정과 미국 군사고문단장 전용 보트를 납치하는 도발을 잇달아 일으키자 해군이 1949년 8월 17일 북한의 몽금포항을 공격했다. 당시 해군은 이승만 대통령의 승인 아래 함정 6척, 특공대 20명을 보내 북한 경비정 4척을 격침하고 1척을 나포했다. 그리고 북한군 5명을 포로로 잡았다. 이 작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비가 66년 만에 세워지는 데는 각별한 사연이 있다. 당시 존 무초 주한 미국대사가 몽금포 작전을 “한국군의 불법적인 38선 월경 사건”이라며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 이에 따라 승전 유공자도 포상을 받지 못했다. 또 북한이 이 작전을 6·25전쟁의 도화선이라고 주장하면서 오랫동안 잊혀진 작전으로 남아 있었다. 해군은 몽금포 작전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보고 2012년 9월부터 전승비 건립 사업을 시작했다. 8일 국무회의에서 몽금포 작전에 참여한 공정식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최상위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 함명수 전 해군참모총장에게 을지무공훈장, 김상길 예비역 소장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주기로 결정했다. 전승비는 가로 13m, 세로 10m, 높이 7.4m로, 특공대원들이 함정(JMS-302호)을 타고 몽금포항으로 진격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15일 행사에는 정호섭 해군참모총장과 해군 주요 지휘관 등 150명이 참석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손수 茶 끓여주고 생일엔 손편지… 부하장병들 존경받는 ‘순진형님’

    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는 육군3사관학교(2년제) 출신이다. 육군사관학교(4년제) 중심의 군 인맥에 가려 눈물을 삼킨 적이 많았다고 한다. 3사는 1968년 1·21사태 등 잇단 북한의 도발로 안보가 위태로울 때 정예 초급장교 양성을 목표로 설립됐다. 3사 출신 장군은 그동안 163명. 대장까지 진급해도 야전군사령관을 끝으로 예편해 왔다. 이 후보자는 대구고를 졸업한 뒤 경북 영천의 3사관학교로 진학했다. 일단 군대부터 갔다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군문을 떠나지 않은 것이다. 임관 뒤 위관 장교 시절 군 위탁생으로 경북대를 졸업했다. 이 후보자는 친박(친박근혜) 실세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대구고 1년 선배다. 이 후보자는 키가 163cm로 체구가 작지만 야무지고 인품이 좋아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독서량이 많아 박학다식한 지휘관으로 통했다. 제2사단장 시절에는 새벽에 제설 작업에 투입된 병사들에게 운동복 차림으로 차를 끓여줘 ‘순진 형님’이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한다. 수도군단장 때는 육군 전투복 대신 빨간 명찰을 단 해병대 군복을 입고 해병 부대를 순시해 해병대 장병들이 “우리 군단장님”으로 불렀다는 일화가 있다. 부하 장병 생일에 직접 편지를 써서 보내는 자상한 면모도 있다고 군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해 8월 제2작전사령관으로 취임한 뒤에는 공관 요리병을 소속 부대로 보내고 이 후보자의 부인이 직접 식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군에서 들리는 이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온화한 리더십이 대부분이다. 군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인화단결을 중시하는 가운데 부여된 임무를 차질 없이 완수하는 효율적 조직관리 능력을 구비했다”며 “군심을 결집하면서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육사에 밀렸던 3사 출신을 깜짝 발탁한 것은 육군 편중 인사에서 탈피해 혁신하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해군 출신으로 처음 발탁된 최윤희 현 합참의장도 군 내부 평가가 좋았다는 후문이다. 비(非)육사 출신 기용이라는 처방이 효과가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상대적으로 원만한 성품과 후보군 중 가장 문제가 없는 인물이어서 발탁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번 군 수뇌부 인사의 키워드 자체가 비리 등의 구설에 오르지 않을 흠집 없는 인물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박 대통령이 원하는 ‘집권 후반기 군의 안정적인 혁신’을 과감하게 이끌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남북, 15일 이산가족 생사확인 의뢰서 교환

    남북은 15일 판문점 남북 연락관 직통전화 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는 14일까지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250명을 선정해 15일 이들에 대한 생사확인 의뢰서를 북한에 보낸다. 250명은 일반 이산가족 200명과 국군포로 이산가족 50명으로 나뉜다. 북한은 200명에 대한 생사를 한국에 의뢰한다. 남북은 생사 확인결과를 다음달 5일 교환한다. 이어서 이산가족들의 건강 상태 등을 점검한 뒤 남북 각각 최종 상봉자 100명을 확정해 다음달 8일 명단을 교환할 예정이다. 남북은 8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다음달 20¤26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열기로 합의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13
    • 좋아요
    • 코멘트
  • 김정은 “黨창건일 훌륭한 선물 마련”… 미사일 도발 시사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3일 신의주의 군수공장을 찾아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에 주는 “훌륭한 선물을 마련했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핵·미사일 개발 핵심 간부들이 동행했다. 김정은의 군수공장 방문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날 한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향해 “장거리 미사일을 쏘지 말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군 당국은 10월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김정은은 신의주 측정계기공장을 방문해 “세계적인 수준의 최첨단 측정계기를 개발했다는 보고를 받고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고 한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공장에서 당 중앙(김정은)이 제일 관심 있는 문제 중 하나를 풀었다. 당 창건 70돌에 드리는 훌륭한 선물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측정계기가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 공장이 군수품 공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행자가 김춘섭 당 군수공업담당 비서, 조춘룡 제2경제(군수산업) 위원장, 홍영칠 당 기계공업부(군수 전담) 부부장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모두 핵·미사일 개발 핵심 엘리트들이다. 김춘섭과 조춘룡은 최고권력 기관인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홍영칠도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인물로 4월 김정은의 미사일 부품공장 시찰에 동행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의 이번 행보가 미사일 기술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4일 “이 공장이 민수품도 함께 만들기 때문에 측정계기가 무엇인지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미사일 관련 기계라면 엔진 연소, 추진체 분리, 궤도 등을 측정하기 위한 장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2012년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를 발사했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선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이 10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인공위성’ 발사로 포장할 가능성이 높다. 비군사적 기술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국제적 비난 여론을 피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인공위성 주장은 미사일 기술을 덮기 위한 ‘꼼수’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래서 실제 미사일 발사가 이뤄질 경우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로 조성된 남북 대화 무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전승절 외교 이후 박 대통령의 외교력이 첫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남북 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3일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남북대화의 흐름이 깨질 수 있다고 위협했다. 정부는 4일 통일부 논평을 통해 “북한이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중 발언을 비방하고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의 이행 여부까지 위협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8·25합의 열흘 만에 남북이 다시 설전을 벌인 것이다.윤완준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 2015-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남북한 전체에 영향력 키우려 해… 北-中, 예전같지는 않지만 아직 굳건”

    박근혜 정부 들어 한중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나오는 얘기들이 있다. 한중 관계가 북-중 관계를 넘어섰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과거에 비해 한중 관계가 가까워진 반면에 북-중 관계가 냉랭한 것은 맞지만 역전했다고 보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중국정책연구소장)는 3일 “중국은 한반도에서 남북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도발을 지속하는 약소국 북한이 강대국인 자신의 이익을 침해하는 걸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중국에 가져다주는 전략적 이익을 포기할 생각도 없다. 중국이 한국에 잘해주는 것이 한국에는 국익이지만 중국으로서는 남북 모두에 영향력을 키워야 국익이라고 보고 접근한다는 게 김 교수의 견해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의 핵심은 철저하게 ‘남북한 균형’이라는 것이다. 북한과 중국 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 관계자들을 만나 보면 양국 사이가 안 좋은 건 맞지만 북-중 관계의 근간을 해칠 정도로 나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만난 북한 관계자는 오히려 “관계의 바탕은 굳건하다. 북-중 관계가 악화됐다는 주장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한국)들의 바람일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물론 북-중 관계가 예전만 못한 것도 분명해 보인다. 가장 큰 원인은 북핵 문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북핵 6자회담에 나오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북한이 살길은 경제-핵 병진 노선, 즉 핵 억제력 보유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이 간극을 좁히지 않는 한 관계가 좋아지기 어렵다. 이처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이상 북-중 정상회담 개최는 어렵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김정은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가지 않은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실장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중은 중국 권력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다 만나고 돌아왔다는 선전거리가 있어야 한다”며 “정상회담이 어려워지고 열병식에서 길어야 10∼20분간 시 주석을 만날 상황을 김정은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목할 포인트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승절에 참석한 최룡해를 홀대했다고 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역 정상이 아닌데도 비록 맨 끝이지만 정상들과 나란히 주석단에 앉은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특별 대우를 해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한중정상회담 날 “유감은 사과 아니다”… 지뢰도발 부인 ‘딴죽’

    북한이 2일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를 내세워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명시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이 부상당한 데 대한 유감 표명’이 사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목함지뢰 도발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것 자체를 부인했다. 북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한국) 당국은 북남(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저촉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며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면 북남관계는 대결의 원점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국방위 제1위원장을 겸하고 있어서 김정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은 “(공동보도문의) 유감이란 ‘그렇게 당해서 안됐습니다’ 하는 식의 표현에 불과하다”며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은 너무나 흔히 목격할 수 있는 하나의 사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8·25 남북 고위급 합의 이후 남북은 ‘합의 정신의 이행’을 강조했지만 실제 남북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공동보도문에 지뢰 도발에 대한 유감 표명과 관련한 문항이 들어갔다는 것이 정답”이라며 “북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 왈가왈부할 필요 없다. 합의 사항을 서로 성실하게 이행하고 준수할 때”라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6자회담 속히 재개돼야”… 등돌린 北-美에 대화 촉구

    “중국은 (북한이)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2005년)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반도) 정세 긴장을 초래하는 그 어떤 행위에도 반대한다.”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국신원왕(新聞網)은 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중 정상이 인식을 같이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중국 최고지도자가 유엔 결의 이행을 먼저 강조하고 나섰다는 점이 주목된다.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박 대통령과 함께 북한에 유엔이 금지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라고 공동으로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 시진핑, 북한에 “핵실험, 미사일 발사 말라”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즈음에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시 주석이 강조해온 6자회담 재개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박 대통령은 8·25 합의로 마련된 남북관계 개선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한중 공동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었다. 이처럼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도발 중단을 강조함으로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한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하고 의미 있는 북핵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북-중 관계가 냉각된 데다 김정은이 보낸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2일 중국에 도착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북핵 불용 원칙을 재천명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한중 정상은 또 최근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으로 이란 핵협상이 타결됐음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란 핵협상은 협상(대화)과 제재(압박)를 통해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가 협력을 이룬 보기 드문 성공 사례다. 제재 중인 북한에 진지한 태도로 협상에 나오라는 메시지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데다 북핵과 관련한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한중 정상의 원칙 천명만으로 6자회담이 금방 재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의지가 없는 것도 6자회담 재개의 걸림돌이다. 시 주석이 6자회담 재개를 강조한 것은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과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을 겨냥해 미국에 북한과 대화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첫 발언부터 이번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북한 압박에 한중이 협력했음을 공개하면서 북핵 해결에 대한 중국의 실질적 역할을 주문했다.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해소하는 데 중국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힌 것. 이어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도발 사태는 한중 양국 간에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의 통일이 역내 평화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 한반도 ‘조속한’ 통일에 대한 깊은 논의 주목 청와대는 “박 대통령은 한반도가 분단 70년을 맞아 조속히 평화롭게 통일되는 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시 주석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이외에도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힌 대목이 주목된다. 특히 ‘조속한 통일 논의’는 북한 권력 내부의 불안정성이나 급변사태에 대해 얘기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음을 시사한다. 과거 한중이 공개적으로 거론조차 하기 어려웠던 조속한 통일 논의가 김정은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 시 주석, 박 대통령 대북 구상 지지 청와대는 “한중 정상이 한반도에 조성됐던 긴장 상태가 남북 간 협의를 통해 완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이번 합의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행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가속화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지역 평화와 협력에 관한 당사국의 구상을 지지한다”며 “당사국들과 동북아 지역의 협력을 전개해 지역의 공동 번영과 발전을 촉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중 정상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실크로드) 구상에 연관성이 있음에 주목하고 각 구상을 실행하면서 서로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국방위 “지뢰폭발 유감표명은 사과 아니다… 南 언행 삼가야”

    북한이 2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뢰 도발 사건의 유감 표명을 적극 부인하고 나선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8·25 남북 고위급 합의 이후 북측에선 이 같은 일련의 발언이 이어졌다. 고위급 북측 협상 대표였던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지뢰 폭발을 “근거 없는 사건”(지난달 25일)이라고 했고 김양건 노동당 비서도 “원인 모를 사건”(지난달 27일)이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유감은 사과가 아니다”라고 아예 선을 그은 것이다. 우선 북한 내부를 단속하려는 고육지책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수세에 몰린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미봉으로 남북 합의를 했고 내부에는 이를 김정은 리더십의 승리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한국의 완승’임을 강조하고 이런 소식과 평가가 북한 내부와 국제사회에 전해지자 대내외로 김정은의 위신과 체면이 손상됐다고 보고 가만있을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국방위 담화는 “위기 수습과 공동보도문 채택의 성과는 핵 무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방위력과 군대, 인민의 일심단결에 의해 이룩됐다”고 주장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연구실장은 “최고 존엄, 즉 김정은에 대한 모독에 극도로 민감한 북한이 자꾸 협상에서 굴복했다는 얘기가 나오자 당혹스러웠을 것”이라며 “김정은의 지도력이 훼손되는 얘기를 하지 말라고 한국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대화 국면의 판을 깨는 것이 아니라 유감 논란을 통해 남남 갈등을 일으키고 향후 남북 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봤다. 협상에서 “남측이 먼저 합의정신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8·25 공동보도문의 ‘유감’ 표현 자체가 지뢰 폭발의 주체를 북한으로 명시하지 않아 애초에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지뢰 도발에 대한 시인 및 사과를 강조해 온 정부도 합의문 자체가 논란이 되는 것은 부담이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합의문에 유감 표명이 들어갔다는 것이 정답이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들이 큰 의미가 없다”며 “이번 담화는 내부(를 겨냥한) 발언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유감 표명을 놓고 말싸움으로 번지는 건 실익이 없다”며 “북한이 내부적으로 저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산상봉 규모 확대-정례화 추진… 고향방문-성묘 北에 제안하기로

    정부는 7일 개최될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상봉 규모의 확대와 상봉 장소 및 방식의 다양화를 북한에 제안할 것으로 1일 알려졌다. 현재의 금강산 상봉 이외에도 △서울-평양 교차 상봉 △상호 고향 방문과 성묘 △화상상봉 등으로 넓혀 상봉자 수를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3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통해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제기할 의제들을 확정한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70대 이상이 81.6%를 차지하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하루빨리 헤어진 가족을 만나려면 상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무회의에서 “이산가족 만남을 시작으로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교류할 통로를 활짝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10월로 예상되는 상봉행사부터 남북 각 100명씩 만나던 참여 인원을 200명씩으로 늘리자고 제안할지도 주목된다. 2006년 금강산에서 열린 14차 상봉에서 남북 이산가족이 200명씩 만난 적이 있다. 북한은 상봉 장소로 금강산을 고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이번부터 서울-평양 교차 방문을 하자고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 2000∼2001년 1∼3차 상봉 때 남북 이산가족들이 서울-평양을 동시에 방문했다. 정부는 한 달에 1000명 정도의 이산가족 생사 확인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이 상봉 정례화에 합의하면 상봉자 수를 최대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고향 방문과 성묘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산가족 6만6000여 명에게 전면 생사 확인을 위한 남북 명단교환에 동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생사확인추진센터를 1일 서울 중구 적십자사에 설치했다. 적십자사는 이 작업에 한 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5년간 매년 평균 4227명의 이산가족이 세상을 떠났다. 하루 평균 12명이 사망해 신청자 12만9698명 중 절반에 가까운 6만3406명이 사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70대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은 10년 이내에 대부분 사망하고 이산가족 전체도 25년 안에 거의 사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생존한 이산가족이 생애 한 번이라도 상봉하려면 최소 상봉인원이 매년 6000명 이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윤완준 zeitung@donga.com·차길호 기자}

    • 2015-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양건 “최고수뇌부 모독 거론하며 전단중단 요구”

    8·25 합의를 이뤄낸 남북 고위급 접촉 북한대표인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가리키는 이른바 ‘최고 수뇌부’ 모독을 거론하며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김양건은 남북이 8·25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대화 국면에서 최고존엄 모독과 대북전단 중단을 내세우며 정부를 압박했고 대화의 판을 깨기도 했다. 이번에도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를 대화 지속의 조건으로 내걸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박상권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에 따르면 김양건은 27일 오후 평양에서 박 회장을 만나 “(국방부의) 참형 발언은 (북한의) 최고수뇌부를 겨냥한 것이다. 남측의 군부가 하는 것은 당국이 하는 것이지 않느냐. 당국이 협상해놓고 그럴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한 세미나에서 국방부 관계자가 북한의 핵무기 사용 징후가 포착되면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핵심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 작전’ 도입을 언급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최고수뇌부는 김정은을 가리킨다. 김양건은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군부(국방부)에서 ‘참형’이라는 말을 쓰면서 뒤통수를 치면 내가 무슨 힘을 갖고 다른 일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정부에 꼭 전해달라고 박 회장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당국 접촉에서 합의해놓고 나니까 참형이라는 말이 나오니 기절초풍할 것 같았다”는 말도 했다고 박 회장이 전했다. 김양건은 박 회장이 “북쪽만 남쪽을 나무라지 말라. 남쪽 국민에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지뢰로 다리 잃어버린 사람 있고 그렇게 다친 사람 있다. (북측 대표가) 돌아가서 일방적으로 거짓말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김양건은 “우리(북한)는 준전시상태도 해제하고 이산가족 문제도 아주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약속한 것은 다 이행하고 어기는 일 없을 테니 남측도 이번 합의를 계기로 신뢰를 쌓고 합의가 잘 이행해달라”는 뜻을 정부에 전해달라고 했다고 박 회장이 전했다. 김양건은 또 참수 발언에 대한 유감과 함께 특히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구도 정부에 전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박 회장에 따르면 △합의 이행 공동 노력 △참수 발언 유감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한국 정부에 요구한 것이다. 박 회장에 따르면 김양건이 “삐라와 확성기 방송이 다른 게 있느냐며 확성기 방송을 안 하기로 합의했으면 융통성있게 삐라도 보내지 말아 달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김정은이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 3주기에 보내는 조전과 조화를 전달받기 위해 24¤28일 평양을 방문했다.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 2015-08-31
    • 좋아요
    • 코멘트
  • 南 “이산가족 6만명 전면 생사확인 시급… 명단 교환 요구할것”

    남북이 추석(다음 달 27일)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다음 달 7일 갖기로 29일 전격 합의했다. 북한이 우리의 실무접촉 제안에 이례적으로 빨리 호응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탄력이 붙게 됐다. 남북이 모처럼 이산가족 상봉에 의기투합한 만큼 정부는 이번 기회에 남북 이산가족 전면 생사 확인과 상봉 행사 상시화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한은 29일 대한적십자사의 전날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수용하는 통지문을 판문점 남북 연락관 직통전화 채널을 통해 보내왔다. ‘다음 달 7일 판문점 한국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실무접촉을 열자’는 우리 측 제의를 수용한 것이다. 북한이 업무일이 아닌 토요일에 반응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다음 단계로 이산가족 6만6200여 명의 전면 생사 확인을 위한 남북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북한에 요구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이산가족 명단 교환 얘기를 꺼냈지만 북한 대표단이 생사 확인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려 당장은 어렵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당국자는 “한국 대표단은 이에 동의해 8·25 합의문에 넣지는 않았다”며 “적십자 실무접촉 차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 고위급접촉에서 북한도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연내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명단 교환이 이뤄지면 이산가족이 원할 때 언제든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만날 수 있는 상시 상봉도 제안할 계획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8-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南제의 하루만에 北 화답… 10월 초-중순께 상봉 급물살

    북한이 29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 제안을 전격 수용한 것은 여러모로 파격적이다. 과거 북측의 태도와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의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북한의 통지문은 우리가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다음 달) 7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열자는 제의에 동의한다’며 다른 조건을 달지도 않았다. 또 29일은 판문점 직통전화 연락관이 근무하지 않는 토요일이다. 정부는 북한이 연락관이 근무를 다시 시작하는 31일에나 답이 있을 것으로 봤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은 셈이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이후 우리의 적십자 실무접촉 제의에 즉각 반응한 적이 드물었다. 제의한 접촉 날짜가 임박할 때까지 모른 척하거나 답을 주더라도 날짜를 바꿔 역제의했다. 결국 8·25 합의 이행을 공식화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결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상봉행사 이어 전면 생사확인 추진 박근혜 정부에서 적십자 실무접촉 채널은 이덕행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국장급)과 박용일 북한 적십자 중앙위원이었다. 접촉에서 상봉자 규모와 상봉행사 일정을 정하면 남북이 각각 선발 과정을 거쳐 상봉자 명단을 교환한다. 보통 남북이 100명씩 확정한다. 준비 일정이 빠듯해 상봉행사는 추석 연휴가 지난 10월 초중순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7일 실무접촉에서는 또 추후 상봉행사의 정례화, 상봉자 규모를 현재보다 늘리는 방안, 상봉 장소를 금강산 대신 고향 상호 방문으로 하는 형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디딤돌 삼아 전면 생사확인과 상시 상봉을 위한 이산가족 명단 교환으로 나가야 한다는 복안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우리는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요구했고 북한은 “생사확인에 공감하지만 당장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이 대목은 8·25 합의문에 반영되지 않았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5일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적십자 실무협의에서 그런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연내 명단 교환을 강조한 만큼 10월경 예상되는 남북 당국 간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이 남북협력 확대의 시금석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및 문제 해결이 8·25 합의 이행의 첫 단추이자 시금석이라고 강조했다. 이산가족 상봉에서 북한이 협력해 신뢰를 보여줘야 ‘남북 당국 간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북한이 요구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큰 틀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 강조한 상시 상봉을 위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정상 가동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남북이 합의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의 성격을 정례 고위급 협의체로 보고 있다. 여기서 도출해낸 합의사안을 이행할 분야별 분과위원회로 대화 채널의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정례 고위급 협의체는 홍 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의 ‘통-통 라인’ 또는 이번처럼 안보·남북관계의 ‘2+2 고위급 협의체’가 거론된다. 고위급 협의체에서 한국이 원하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 해결과 북한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협의가 큰 틀에서 합의되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 간 회담도 재개된다. 북한이 한국 국민의 신변안전 보장을 문서로 합의하면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 또 고위급 협의체에서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전제로 5·24 조치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면 각종 경제, 군사, 사회문화 등 하위 회담에서 경원선 남북철도 연결, 개성공단 확대를 비롯해 남북 간 다방면의 경제협력 대화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다만 정부는 남북관계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북한이 신뢰를 보여주면 단계별로 차근차근 진행하겠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8-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뢰도발 지휘라인 경질? 군부 재정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일부 위원을 해임하고 임명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28일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목함지뢰 도발, 준전시상태를 거친 뒤 군부 권력을 재편했다는 뜻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김정은이 지뢰 도발 이후 한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궁지에 몰린 끝에 협상장에 나왔다는 점에서 도발을 지휘한 라인의 위원들이 경질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위기 사태의 전말을 상세히 통보하면서 전시상태가 선포된 부대들의 군사작전 준비 과정과 북남(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한 평가를 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사태 전개의 파장과 책임을 따져 경질하거나 교체했을 개연성이 있다. 군 작전권을 가진 이영길 북한군 총참모장, 대남도발 공작 총책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지휘 라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들의 신변 이상에 대해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신문의 중앙군사위 회의 사진에 이영길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착되기도 했다. 통일부는 올해 4월 말 숙청된 현영철에 이어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된 박영식이 중앙군사위 위원에 임명된 데 따른 교체 수요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외교사 명장면]1차 북핵위기와 김일성 사망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내 미국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는 계획을 발표할 것입니다.” 1994년 6월 16일. 정종욱 당시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귀를 의심했다. 그의 사무실을 찾은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국대사는 그 발표가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줄지 모르는 눈치였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사흘 전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했다. 두 달 전 4월에는 영변 원자로의 폐연료봉 8000여 개를 꺼내 재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겠다는 위협이었다. 이미 윌리엄 페리 미국 국방장관으로부터 미군의 영변 원자로 폭격 가능성과 한반도 무력 증강 계획을 들은 정 수석은 사색이 됐다. 미국인이 대피한다는 것은 한반도에 전쟁이 임박했다는 대국민 메시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레이니 대사를 보낸 그길로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집무실로 한달음에 뛰어 올라갔다. 크게 놀란 김 대통령이 레이니 대사를 다시 집무실로 급히 불렀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일방적인 대피 계획 발표를 연기하세요!” 그날로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성사됐다. 김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발표 계획은 일단 보류됐다. 당시 북한이 폐연료봉 추출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페리 국방장관은 영변 핵시설만 파괴하는 ‘외과수술식 타격(surgical strike)’이 가능한지 알아볼 것을 미 합참에 지시했다. 미 군함이 동해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면 된다고 보고가 들어왔다. 영변을 타격하면 북한이 휴전선 인근의 장사정포 다연장포로 수도권을 포격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도 함께였다. 페리 장관은 북한의 반격을 막기 위해 군사력 증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6월 16일은 미 국방부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이를 허락해 달라고 요청한 그날이었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위기 극복하겠다” 하루 전인 6월 15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 위해 방북했다. 당시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은 전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반대했다. 한국의 태도는 달랐다. 정 수석에 따르면 청와대는 한승수 당시 주미대사를 카터 전 대통령의 고향인 미국 애틀랜타로 급파했다. 김일성을 만나기 전 남북관계 상황과 정부의 생각을 자세히 설명한 것. 김영삼 대통령은 한국에서 카터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김 대통령은 “위기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풀 수밖에 없다. 필요하면 평양에서 만나도 좋다. 김일성에게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김일성을 만나 IAEA 사찰단을 추방하지 않고 영변 원자로에 새 연료봉을 넣지 않음은 물론이고 꺼낸 폐연료봉을 재처리하지 않겠다는 답을 받았다. 남북 정상회담도 합의했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는 순식간에 외교 협상 국면으로 바뀌었다. 중국의 대북 압박 이끌다 그해 6월 초 한승주 당시 외무부 장관은 중국 베이징에서 첸치천(錢其琛) 외교부장과 탕자쉬안(唐家璇) 부부장을 만났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상황까지 가지 않으려면 북한이 중국의 거부권을 기대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득했다. 6월 12일 장틴옌(張庭延) 주한 중국대사가 알릴 게 있다며 급히 한 장관을 찾았다. 그는 탕 부부장이 6월 10일 주중 북한대사에게 통보한 내용을 한 장관에게 전했다. ①중국은 북한의 핵 연료봉 인출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한다 ②국제사회의 규탄에 대해 더 이상 북한을 변호하기 어렵다 ③핵에 대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중국은 안보리 제재 결의안 통과를 막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북한에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중국은 이를 한국에 먼저 알렸고 한국이 미국에 통보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당국자는 “중국이 1993∼1994년 1차 북핵 위기에서 소극적이었다는 세간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김일성이 카터 전 대통령을 불러들여 ‘통 큰 결단’을 한 데는 중국의 압력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해 7월 8일 김일성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남북 정상회담 기회는 놓쳤지만 김일성-카터 합의는 그해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로 이어졌다. 북한발 위기를 외교로 넘으려 한 한국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 평양 훈령받은 北 “서울을 불바다로” ▼장면 1: 북핵위기 속 남북회담 일촉즉발1994년 3월 1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특사 교환을 위한 8차 실무회담. 북한은 1993년 10월 1차 회담 때부터 특사 교환과 상관없는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 포기’만 되풀이했다. 한국 대표인 송영대 당시 통일원 차관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회담 시작부터 북한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 차관의 발언 도중 북한 대표 박영수 뒤에 있던 수행원이 박영수에게 슬며시 쪽지 1장을 건넸다. 박영수는 책상 밑으로 쪽지를 내려 스윽 보더니, 회담 테이블 위해 놓인 서류 중 한 장을 들었다. 송 차관을 응시했다. “송 선생 여기서 멈추시오. 내가 중대한 제안을 하겠소.” 그러고는 서류를 읽어 내려갔다. “핵문제와 관련한 남측의 국제공조 구축은 북한의 목을 조여 오는 것과 같다.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다. 우리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 “불바다가 되면 여기 앉아 있는 송 선생도 살아 있지 못할 것이오!”(박영수) “우리 측을 향한 선전포고이군요.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소.”(송 전 차관) 그러자 박영수가 성을 더 내며 비난을 계속했다. 뒤에 앉아 있던 수행원이 박영수에게 다시 쪽지를 전했다. 쪽지를 읽은 박영수는 갑자기 “우리 할 말 다했으니 일어납시다” 하고는 일방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 유명한 ‘서울 불바다’ 발언이었다. 한국에 전쟁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북한 김일성 주석은 ‘서울 불바다’ 발언 몇 개월 뒤 미국 방송 CNN과의 인터뷰에서 “불바다 발언은 우리 대표가 지나쳤던 것 같다. 우리의 공식 견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과연 그랬을까. 송 전 차관의 말을 들어보자. “박영수는 몇 달간 회담에서 기조 발언 이외에는 원고 없이 말했다. 그런데 그날만큼은 평양에서 준비해온 원고를 쪽지 지시에 따라 꺼내 읽었다. 김일성의 결재를 받은 것이었다.”  ▼ “美와 전쟁날 상황… 오빠가 보고 안해” ▼장면 2: 다급히 김일성 찾아간 딸 김경희1994년 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폐연료봉을 꺼내 재처리하겠다고 밝혀 전쟁 위기가 고조되던 6월 어느 날.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급히 아버지 김일성을 찾았다. “지금 큰일 났어요. 오빠가 보고를 안 해서 아버지가 상황을 몰라요. 인민들은 굶어죽고 있고 미국과 전쟁 나게 생겼어요. 빨리 아버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해요.” 정종욱 당시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정부가 이런 첩보를 입수했었다고 28일 밝혔다. 사실상 북한을 움직이는 실권은 이미 김정일이 장악한 상태였다. 1994년 6월 15일 방북해 김일성과 만나고 한국에 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정부에 김일성이 “내가 2선에 물러나 있었지만 상황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1선에 복귀했다”고 말한 사실을 전했다. 송영대 당시 통일원 차관은 묘향산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전념하던 김일성이 그해 7월 8일 갑작스레 사망한 원인에 대한 정부의 분석을 들려줬다. “김정일이 묘향산 별장으로 찾아와 김일성에게 정상회담은 문제가 많으니 하지 말라고 요구해 부자가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벌였다는 첩보를 정부가 입수했다. 고령에 회담 준비로 쌓인 피로에 아들과의 심한 갈등이 겹쳤을 것이다.” 정부는 김일성 사망 전날 평양에서 의료진을 태운 헬리콥터 2대가 급하게 묘향산으로 향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정은, 준전시 선포했던 군사위서 “남북 화해로”

    “고위급 접촉에서 공동보도문이 발표된 것은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파국에 처한 북남(남북) 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20일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던 바로 그 회의다. 김정은은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8·25 합의 3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북 회담 이후 합의 사항을 이행하자는 뜻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당분간 남북 관계는 대화 모드로 순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김정은은 이 회의에서 “핵이 없었다면 이번 국면에서 평온을 찾지 못했다”며 “자주권과 근본 이익에 저촉되는 대화나 평화적 분위기는 무의미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으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당 중앙군사위 일부 위원들을 해임 및 임명했으며 조직(인사) 문제가 취급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인사 명단이나 조직 개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 김정은 대화의지 밝혔지만… ‘핵안보’ 동시 강조 ▼‘남북합의 이행’ 공식화金 “禍를 福으로… 결실 가꿔야”對中관계 냉각에 돌파구 모색… 도발→대화→판깨기 반복할 수도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는 김정은이 남북 간 군사적 대치 및 고위급 접촉 타결 과정을 정밀하게 진단하는 자리였다. 그런 점에서 남북 관계의 신뢰와 회복을 거론한 김정은의 발언은 일단 8·25 합의에 따라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스스로 이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평가를 한다”며 “북한이 앞으로 스스로 합의한 내용을 잘 지켜 나갈 수 있도록 기대하고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정부가 다음 달 7일로 제안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고지도자까지 나서 공개적으로 밝힌 ‘합의 이행’ 약속을 북한이 먼저 깨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준전시상태 선포 이후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남북 관계 개선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북-중 관계 냉각으로 고립 위기를 느낀 북한은 중국이 원하는 남북 관계 개선, 비핵화 조치, 장거리로켓 발사 중단 중 하나는 일단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한국, 미국과 협력했고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라고 압박했다. 북한의 향후 태도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발로 긴장 조성을 극대화한 뒤 대화로 나오는 패턴이 달라진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아직까지는 8·25 합의 이전에 남북 대화 조건으로 내걸었던 비방중상·전쟁연습(한미 군사훈련)·체제통일 중단 요구를 공개적으로 꺼내지는 않고 있다. 천안함 폭침으로 인한 대북 제재인 5·24 조치 해제도 거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대화가 시작돼 상봉 행사가 이뤄지는 단계에선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북한 인권, 북핵 문제 거론 단계에선 김정은이 주도한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남측이 망쳤다고 트집을 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정은은 합의 이행과 관계 개선을 강조하면서도 “교전 직전에서 되찾은 평온은 결코 회담 탁(테이블) 위에서 얻은 것이 아니라 자위적 핵 억제력을 중추로 하는 강한 군력과 일심단결 무적의 천만대오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의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게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그러면서 “방위를 위한 군사력 강화에 최우선적인 힘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주재한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는 군사정책을 결정하는 의사결정 기구다. 이 기구는 2013년 2월 핵실험을 결정해 강행했다. 그런 점에서 남북 관계 개선보다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라는 합의의 이행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성사가 대화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금석”이라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5-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靑 “남북협상 이제 시작 4대개혁 집중할 것” 우선순위 선긋기

    청와대가 8·25 남북 고위급 합의 이후 4대 개혁과 경제 활성화 등 국내 현안 해결에 역량을 더 집중하기로 했다. 27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선 4대 개혁과 경제 활성화를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남북관계는 차분하게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최근 남북 고위급 접촉 공동보도문 합의로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상황에서 국정의 우선순위를 재점검했다”며 “남북관계는 차분하게 관리하면서 정부의 역량은 4대 개혁과 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남북관계는 이제 막 불을 끈 상태로 성급한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대응 기조는 남북관계에만 매달려 있다가 북한이 다시 도발에 나설 경우 집권 후반기의 국정 추진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취임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에 훈풍이 도는 만큼 이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내치(內治)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북한의 도발에 과거와 달리 ‘원칙 있는 강경한 대응’을 했듯이 남북 대화에서도 이전과 다른 ‘새로운 협상’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염두에 두고 있는 ‘새로운 협상’은 군의 강력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남북 대화에서 내실을 기해 통일 기반 조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협상은 끝난 게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남북 고위급 접촉 북한 대표였던 김양건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는 이날 “북남(남북) 관계에서 ‘대통로’를 열어 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다”며 “합의정신에 기초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박민혁 mhpark@donga.com·윤완준 기자}

    • 2015-08-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