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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예뻐야 한다. 시계가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만 보여주는 게 아니듯이. 패션이란 것이 원래 그렇다. 누가 물건을 주워 담기만 하려고 가방을 사겠는가. 이어폰 역시 마찬가지다. 음질이 최우선 고려사항이겠지만 그 이상을 원하는 사람도 많다. 단적으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지드래곤 이어폰’ ‘박태환 헤드셋’이라고만 쳐보면 안다. 대중은 스타의 감성이나 패션까지도 가지고 싶은 것이다. ‘해피플러그(Happy plugs)’는 패션을 앞세운 이어폰이다. 2011년 9월 스웨덴에서 만들어진 이 제품은 세계 50여 개 나라에서 팔리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판매를 시작했다. 기자가 해피플러그 이어폰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고르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색상이 많아도 너무 많아 분홍, 빨강, 로즈골드부터 표범 무늬까지 열 가지가 넘었다. 국제디자인공모전인 ‘펜트어워드(Pentawards)’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솔직히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듯해 음질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 밖이었다. 의외로 음 분리가 잘 됐고 저음부터 고음까지 안정적이면서도 풍부한 음색을 들려줬다. 이어폰에는 통화용 마이크가 달려 있고, 가격도 2만 원대 중반부터 4만 원대 후반까지 합리적인 편이었다. 싱가포르의 한 블로거 역시 ‘디자인이 다양하면서도 음질의 왜곡은 적고,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다만 귀에 꽂는 부분이 조금 약해 보인다는 느낌이었고, 부품 마감이 좀 더 정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LG, G4 셀피 릴레이 기네스 신기록LG전자는 19일(현지 시간) 스마트폰 ‘G4’의 멕시코 판매를 기념하기 위해 수도 멕시코시티의 명소 ‘차풀테펙’에서 G4 전면카메라 한 대를 이용해 2시간에 걸쳐 746장의 ‘셀피(selfie)’를 연속 촬영하는 데 성공해 기네스북 신기록을 세웠다고 21일 밝혔다.■ 삼성전자, 英자연사박물관서 VR체험 프로그램삼성전자는 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과 함께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를 통해 지구 최초의 고대 해양 생태계를 소개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내놨다고 21일 밝혔다.■ 김성주 회장, 대영제국 오피서훈장 받아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수여하는 대영제국 오피서훈장(OBE)을 받았다. 주한 영국대사관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 총재이기도 한 김 회장은 런던의 ‘아시아하우스’ 이사를 지내고 영국 적십자사와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LCF)’ 등 영국 단체 및 학교를 후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영제국 훈장은 커맨더훈장, 오피서훈장, 멤버훈장 등으로 나뉘는데 한국인 여성이 오피서훈장을 받은 것은 김 회장이 처음이다.■ 신신제약, 창립 56주년 맞아 CI 교체신신제약은 창립 56주년(1959년 설립)을 맞아 기업 이미지(CI)를 바꿨다고 21일 밝혔다. 새 CI는 두 가지 푸른 색상의 마름모가 겹쳐진 모양이다. 회사의 기업 이념인 ‘믿음과 신뢰’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커피 도이창, 국내 론칭 행사 열어‘커피 도이창’의 한국 사업권을 갖고 있는 도이창 코리아가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14길 동양예술극장점에서 공식 론칭 행사를 가졌다. 커피 도이창은 태국 북쪽의 도이창 지역에서 고산족 주민들에 의해 생산되는 유기농 커피다.■ 세이코, 홈페이지서 퀴즈 맞히면 경품 증정시계 브랜드 세이코가 23일까지 20, 30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인터넷 홈페이지(www.seiko2030event.co.kr)를 통해 퀴즈를 맞히는 참가자에게 추첨으로 손목시계와 탁상시계 등을 증정한다.}

18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청담사거리에 있는 ‘하우스 오브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 앞. 검은색 양복을 입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회장(사진)이 롤스로이스 승용차에서 내렸다. 시드니 톨레다노 크리스티앙 디오르 최고경영자(CEO)와 함께였다. 2년 전 한국에 왔을 때보다 체중을 좀 뺀 듯 보였다. 헤어스타일도 짧아졌다. 아르노 회장은 시종일관 톨레다노 CEO와 경영 현안을 의논했다. 루이뷔통,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명품 브랜드를 거느린 LVMH그룹의 아르노 회장이 이날 한국에 왔다. 아르노 회장은 20일 청담동에 문을 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 ‘하우스 오브 디올’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에스프리 디올-디올 정신’(20일∼8월 25일) 전시를 둘러보기 위해 방한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아르노 회장은 공항에서 내려 가장 먼저 청담동 ‘하우스 오브 디올’을 찾았다. 앞서 일본을 방문한 아르노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청담동으로 향했다. 아르노 회장은 이곳에 2시간여 머물며 20일 오픈을 앞둔 플래그십 스토어를 살펴봤다. 플래그십 스토어 ‘하우스 오브 디올’은 아르노 회장이 첫 행선지로 선택할 정도로 디오르가 역점을 두고 있는 매장이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세계적인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르장파르크가 설계했다. 물결 형태 벽면은 한복의 질감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1층 가방과 액세서리, 2층 핸드백과 신발, 3층 의류 판매코너가 마련돼 있다. 4층에선 세계 미술가들이 디오르 가방을 모티브로 한 미술품을 전시하고, 5층은 카페테리아다. 디오르가 중국과 일본이 아닌 한국에 아시아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 새 국내에서 디오르의 인기가 다소 주춤해진 점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또 내달 사업자가 선정되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이슈와 맞물려 중국인이 많이 찾는 한국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르스에도 불구하고 방한한 아르노 회장은 이날 오후에는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들러 루이뷔통과 디오르 매장을 둘러봤다. 본보 기자들은 청담동에 이어 오후 5시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도 그를 만났다. 온화한 표정의 아르노 회장은 롯데 본점 루이뷔통 매장과 면세점(불가리, 루이뷔통, 디오르 화장품)을 꼼꼼하게 둘러봤다. 그는 매장 카운터 뒤편에 진열된 모래 색상의 루이뷔통 지피 모델 지갑을 유심히 보더니 자신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후 8시에는 DDP에서 열린 ‘에스프리 디올-디올 정신’ 전시회 기념 론칭쇼에 참석했다. 국내 유통업계의 VIP들만 참석하는 비공개 형식이었다.최고야 best@donga.com·한우신·김성모 기자}

“좋은 과일을 재배하기란 쉽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그걸 판매하는 게 훨씬 어렵더라고요.” 강원 춘천시에서 오이와 토마토를 기르던 양승훈 씨(50)는 2008년부터 멜론을 키우기 시작했다. 춘천 지역에서 오이나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아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멜론 농사는 생각보다 더 달콤했다. ‘하니원 멜론’은 이태익 강원대 농대 교수가 개발한 100% 국내 토종 품종이다. 재배한 것 중에서도 당도가 15Brix(브릭스·당의 농도를 정하는 단위)가 넘는 멜론만 골라낸다. 그래서 국산 멜론 가운데 당도가 제일 높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만큼 멜론 자체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문제는 판매였다. 전국을 돌며 판매처를 찾는 것도 힘들었지만 판로를 찾아도 머리 아픈 일이 계속 생겼다. 작은 판매처에서 제품이 2∼3일씩 묵다 보니 멜론이 물컹해진 것이다. 양 씨는 “고객들한테 항의가 들어오면 직접 판매처로 달려가 담당자랑 회의를 하는데 해결이 잘 안 될 때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어려움을 겪던 중 만난 것이 국내 대형마트였다. ○ 유통 과정은 줄이고 농가 소득은 높이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국산 농산물의 소비를 장려하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국내에 있는 우수한 농작물의 산지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관계자들이 찾아가 농가와 직접 거래를 하는 것이다. 이는 사는 쪽이나 파는 쪽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마트는 우수한 산지에서 나오는 농작물을 중간 유통과정 없이 받는 만큼 신선하고 품질 좋은 제품들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고, 농가는 판로 확보와 마케팅 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마트가 3월 시작한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이러한 취지에서 기획됐다. 우수한 국산 농산물을 발굴해 소비자들에게 줄어든 유통 마진만큼 싼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산 농산물의 힘을 기르는 게 마트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3개월밖에 안 됐지만 ‘국산의 힘’은 매서웠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소개된 ‘세발나물’은 평소 매출의 15배가 늘어 10일 만에 연간 매출 규모가 팔렸다. 오골계 농가 역시 한 달 치 물량이 5일 만에 팔리며 완판됐다. 신선하고 값진 국산 농산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보니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 명품으로 만들고 해외로 보내고 롯데마트, 한화갤러리아 역시 국산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산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롯데마트 해외MD 초청 상품설명회’를 열었는데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상품기획자(MD)들을 초대해 국산 농산물과 농식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갤러리아명품관 ‘고메이494’에서 유통 단계가 축소된 산지 직송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초콜릿빛 오징어’ ‘고당도 수박’ ‘제주 갈치’ 같은 특정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농수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국산 농산물 중에서도 맛보기가 쉽지 않은 농산물을 명품화해 판매하는 것이다. 또 갤러리아는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인 6차 산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16일 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한 공장. 약 10m² 넓이의 작업장에서 커다란 기계 두 대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다. 한 대는 합성섬유를 가공해 납작한 마스크 몸체를, 다른 한 대는 귀에 거는 흰색 고무줄을 만드는 기계다. 흰색 위생복과 마스크, 장갑으로 ‘무장’한 10명의 직원은 두 대의 기계가 쏟아내는 부품을 모아 황사 예방용 마스크를 만들어냈다.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이달 5일부터 24시간 가동에 들어간 마스크 제조업체인 ㈜엠씨 공장의 풍경이다. 직원들은 열흘 넘게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상태. 직원 20명이 2, 3교대를 하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해 최근 아르바이트생 5명을 고용했다. 메르스 사태로 주문량이 10배로 폭증했기 때문이다. 2년 전 설립된 엠씨는 원래 산업용 필터를 만들었지만 올해부터 신규 사업으로 마스크 생산을 시작했다. 정연규 대표(38)는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2000개 정도 생산했는데 주문이 일정하지 않아 쉬는 날도 많았다”며 “그러나 요즘은 하루 2만여 개를 만드는데도 주문이 쏟아져 벌써 2개월이나 밀린 상태”라고 했다. 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지만 정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메르스 환자가 늘어나고 사망자도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메르스로 일감이 늘었지만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어 기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의 특성상 무엇보다 위생이 중요하다”며 “매일 아침 직원들의 체온을 재고 조금이라도 몸이 아픈 직원은 바로 병원을 찾게 한다”고 덧붙였다. 급기야 본사가 있는 부산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비상근무에 들어가자 그는 조금이나마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방역과 역학조사에 나서는 공무원들의 마스크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12일 금정구에 마스크 800개를 기증했다. 이어 14일 첫 환자(81번)가 숨지고 부산의 두 번째 환자(143번)까지 발생하자 15일 부산시에 추가로 마스크 3200개를 전달했다. 비용은 엠씨와 마스크 판매업체인 팜피앤피㈜가 절반씩 부담했다. 정 대표는 “매일 생산되는 마스크를 보면서 메르스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함께 힘을 모아 이겨내야 할 시기인 만큼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엠씨뿐 아니라 유한킴벌리와 3M 등 대형 마스크 제조업체들도 메르스 여파로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생산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 원래 이 업체들은 공장을 하루에 8∼10시간 가동했다. 최근 매출도 메르스 발생 이전의 2, 3배 수준으로 늘었다. 유한킴벌리 측은 “봄철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수요가 늘어 마스크 물량을 충분히 준비해놓았지만 메르스 사태의 여파가 워낙 커 공장을 풀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최근엔 수입 물량도 늘리고 있다. 국내 생산만 고수하던 유한킴벌리는 최근 미국 업체로부터 의료용 마스크를 긴급 조달했다. 3M 역시 수입량을 늘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기준만 충족한다면 수입 제품들을 가능한 한 빨리 인증해주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준을 통과했다는 자료가 있다면 제품 인증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마스크가 일회용이기 때문에 재고 소진율이 높아 수요가 급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3M 관계자는 “국내 생산량을 급히 늘렸고 수입 물량 유통에 대한 준비도 어느 정도 끝나 이번 주부터는 시중에 어느 정도 물건이 풀릴 것 같다”고 말했다.양산=강성명 smkang@donga.com / 김성모 기자}
■ 기아차, 이달내 1500만대 수출 달성할 듯기아자동차는 올해 5월까지 1490여만 대를 수출해 6월 중 1500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고 16일 밝혔다. 1975년 첫 완성차를 수출한 이후 40년 만으로 지난해에는 124만 대를 수출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수출 1위 기업에 올랐다.■ ‘호식이두마리치킨’ 대구 본사 서울로 이전치킨 프랜차이즈업체 ‘호식이두마리치킨’은 대구 달성군에 있던 본사를 서울 강남구 학동로 ‘HOSIGI타워’로 이전했다고 16일 밝혔다. 최호식 회장은 “HOSIGI타워는 수도권의 가맹점 관리와 경영기획, 브랜드 혁신 등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가맹 1000호점 달성과 해외 흑자진출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도 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 폴크스바겐의 광고를 총괄하던 전문가가 현대차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노션은 세계적인 광고 전문가 제러미 크레이건 씨(52·사진)를 부사장급인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최고책임자(CCO)’로 영입했다고 16일 밝혔다.}

“30년 동안 이렇게 안 낚이기는 처음이네.” “진짜 고기가 사람 잡겠다.” 화창하게 맑았던 12일 오전 제주 서귀포항. 택시 2, 3대 크기의 작은 어선부터 10t 크기의 대형 어선까지, 100여 척의 배가 항구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배 안은 텅 비어 있었다. 항구는 어민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이미 조업과 하역을 마치고 정리를 했어야 할 시간. 하지만 기대했던 생선 비린내는 맡을 수 없었다. 제주는 국산 갈치 어획량의 90%를 차지하는 곳이다. 제주의 갈치잡이 배는 1500∼2000척에 이른다. 이들이 잡는 갈치는 연간 2000억∼2400억 원어치(경매가 기준)다. 이런 제주도의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갈치가 안 잡히기 때문이다. 김정열 씨(56·여)는 “갈치잡이를 두 달이나 못 나갔다”며 “한창 벌어야 할 시기인데 주머니가 텅텅 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갈치는 낚시로 잡는다. 그물을 사용하면 은빛 비늘에 상처가 나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큰 배들은 수십 km 길이의 낚싯줄에 수백 개의 미끼를 단 후 줄을 늘어뜨리는 주낙으로 갈치를 잡는다. 작은 배에선 3, 4명의 선원이 대나무 낚싯대에 꽁치 미끼를 달아 낚시질을 한다. 갈치는 빛을 따라 모여드는 성질이 있다. 갈치잡이 배들은 캄캄한 밤중에 대낮처럼 등불을 밝힌 채 고기를 잡는다. 따라서 배 크기에 따라 수백만∼수천만 원의 기름 값이 들고 선원들의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미끼로 쓰는 꽁치 값도 적잖은 부담이다. 어민들은 “갈치가 안 잡히다 보니 한 상자에 2만 원인 꽁치 값도 안 나온다”며 “조업량이 급격히 떨어져 바다에 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이 전국 최대 산지에서 갈치의 씨가 마르자 ‘은빛 갈치’가 ‘금갈치’가 되고 있다. 서귀포수협의 6월 현재 갈치 위판 가격은 상자(10kg)당 30만 원 정도다. 15만∼20만 원 선이었던 예년 가격보다 최대 2배가량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제주 일대의 식당들은 갈치 메뉴의 가격을 올리거나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하고 있다. 갈치조림과 전복해물뚝배기를 파는 한 식당 사장은 “어쩔 수 없이 갈치 메뉴의 가격을 2000원 정도 올렸다”며 “비싸다고 난리 피우고 안 먹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식당에서 세네갈산 수입 갈치를 국산이라고 판다’는 말이 돌아 제주시가 원산지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대형마트 가격은 지난해보다 최대 30%가량 올랐다. 산지 가격이 2배로 오른 것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싸게 사놓은 기존 구매 물량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마트 갈치 값도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생물 갈치는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물량이 없어 판매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갈치가 잡히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닷물의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이상저온 현상 때문이다. 회유성 어류인 갈치는 영상 18도의 수온을 좋아한다. 최근 제주 인근 수역의 수온은 15도 밑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갈치 어군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어민들의 설명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6월 초가 지나면서 크기가 작은 갈치가 잡히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갈치가 나오면 곧 큰 갈치가 잡힐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껑충 뛰었던 갈치 값이 안정될 수 있다. 홍석희 서귀포수협 조합장은 “원래 갈치는 4, 5월 두 달 동안 15일 정도 안 잡히는데 몇 해 전부터 그 일수가 늘어나 올해는 45일에 이르렀다”며 “다행히 최근 작은 갈치가 조금씩 잡히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큰 갈치도 잡히기 시작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서귀포=김성모 기자 mo@donga.com}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국내 주식부자 10위 안에 들어갔다. 1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임 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 평가액(12일 종가 기준)이 1조8829억 원으로, 이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주식 평가액(1조5343억 원)을 앞선 재계 10위에 해당한다. 주식평가액 재계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1조8010억 원)이다. 임 회장의 상장주식 평가액은 올 1월 2일(2999억 원)보다 527.9% 급증했다. 한미약품 주가가 그만큼 올랐기 때문이다. 12일 한미약품의 종가는 올 1월 2일의 10만1000원의 4.7배인 47만2000원이었다. 또 임 회장은 한미약품의 1대 주주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한편 임 회장의 손주 8명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도 3800억 원대로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올 3월 미국 일라이릴리와 신약 기술판권 계약을 맺는 등 수년간 집중해 온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8일에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현재 개발 중인, 한 달에 한 번만 복용해도 되는 당뇨 신약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1 CJ제일제당은 세계 각국의 특성에 맞는 한국 음식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지인들이 실란트로(고수) 향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해 ‘치킨 앤드 실란트로 만두’를 내놓았다. 닭 육수를 많이 쓰는 중국에선 닭고기 함량을 높인 조미료 ‘다시다’를, 신맛을 좋아하지 않는 일본에서는 유산균을 조절해 발효를 덜 시킨 김치를 각각 판매 중이다. #2 이상준 SN인더스트리 대표는 호떡과 닭강정을 주 메뉴로 미국과 중국, 필리핀에서 매장 2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K-푸드라고 해서 한정식과 같은 고급 음식만 떠올릴 필요는 없다”며 “한국인들이 간편하게 먹는 음식도 얼마든지 세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세계 각국이 자국의 음식을 세계화하기 위해 총성 없는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K-푸드’(한식 또는 식품 분야 한류를 일컫는 말)도 해외로 뻗어 나가기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채널A와 동아일보는 K-푸드의 세계화를 모색하기 위해 1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K-푸드 글로벌 전략 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김우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과 여인홍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등 식품·외식 분야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11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K-푸드를 선보이는 해외의 외식업체 매장(국내 업체가 운영)은 2014년 말 기준 3726곳에 이른다. 이는 전년(2717곳)보다 37.1% 증가한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2020년까지 K-푸드 매장을 7000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불고기와 비빔밥 등 전통적인 메뉴를 한식의 대표 주자로 여겼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K-푸드 매장은 길거리 음식 등 한국인이 간편하게 즐기는 음식으로 승부를 거는 게 특징이다. 한국식 자장면을 파는 중국 하얼빈의 ‘순풍’과 한국식 치킨을 선보이는 미국 뉴욕의 ‘가온누리’ 등이 대표적 사례다. 부대찌개 브랜드 놀부의 창업자인 오진권 ‘이야기 있는 외식 공간’ 대표는 “K-푸드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해야 차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빨리 빨리’ 음식을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착안한 곳도 있다. 중국과 싱가포르에서 삼겹살과 한국식 분식으로 성공한 ‘위두’의 전영민 대표는 “간단하게 조리한 음식을 파는 ‘K-Food 익스프레스(Express)’라는 매장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적인 것과 함께 현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CJ제일제당은 다시다와 김치, 즉석 밥인 ‘햇반’, 만두, 김 등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대표 상품으로 정한 뒤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정호 CJ제일제당 전략기획실장은 “세계 진출을 원한다면 한국 고유 DNA를 보존하면서도 현지인의 입맛에 최대한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최대 식품 박람회인 팬시푸드쇼에서 고추장으로 ‘소피 어워드’(식품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림)를 받은 로린 전 ‘장모김치’ 대표는 “발효를 통해 만든, 달콤하면서도 매운 한국적인 맛을 살린 고추장을 잼 병에 넣고 디자인도 현대화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지속적으로 K-푸드의 세계화를 이루려면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마트는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외국산 농산물이 식탁을 점령하는 가운데 우수한 국산 농산물을 발굴하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수확 시기를 늦춰 당도를 높인 ‘성전감귤’(제주 제주시), 다양한 색깔의 ‘무지개 방울토마토’(경기 고양시), 생태 순환 농법으로 재배한 유기농 쌈채소(충북 충주시) 등을 적극 홍보해 판매 중이다. 전남 해남군에서 특산물인 세발나물을 재배하는 김규호 씨는 “이마트와 거래한 후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배로 뛰었다”고 말했다. 농심은 대부분의 감자칩이 수입 감자로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국내산 ‘수미감자’로 감자스낵(‘수미칩’)을 제조해 지난해 26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정근 농심 경영기획실 상무는 “당근과 단호박, 사과를 넣은 과자를 개발하고, 꿀꽈배기에 쓰는 꿀을 국산으로 바꾸는 등 국내산 농산물 소비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성모 mo@donga.com·김유영 기자}

11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 1층.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한 ‘제34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는 외식 창업에 대한 노하우 등 국내 외식 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으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약 4000m² 규모의 전시장에는 치킨과 커피, 떡, 카레, 비빔밥, 삼계탕 등의 음식을 선보이는 80여 개 외식 브랜드가 부스를 차렸다. 1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는 외식업 창업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곳이 별로 없다는 점에 착안해 마련됐다. 최근 의류 매장을 접고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김모 씨(41)는 “불황 때문에 섣불리 외식업 창업에 나섰다가 폐업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치밀하게 준비해서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박람회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의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으려는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중국에서 도넛과 빙수 매장 300개를 운영 중인 펑빈 씨(33)는 이번 박람회를 보기 위해 난징(南京)에서 한국까지 일부러 찾아왔다. 그는 “중국 업체들보다 판촉 행사나 매장 디자인, 메뉴 구성 등에서 앞서 있는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보고 배우기 위해 출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국산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도 잇달아 체결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역 특산물 등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과 관련해 힘을 합치기로 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와 농식품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농식품상생협력추진본부’와 전남 해남군, 커피 브랜드 ‘커피베이’도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커피베이는 해남군의 고구마 등을 활용해 신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전국의 매장 360여 곳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외식 업체들과 지자체·농민 단체 사이의 상담도 이어졌다.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국산 농산물 소비를 늘려 농가와 소비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상생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그림보다 화려했다. 갤러리에는 앤디 워홀의 수프 깡통이나 메릴린 먼로의 사진은 없었다. 그 대신 세월과 기술이 걸려 있었다. 작품들에는 1839년부터 지금까지의 어마어마한 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스위스 시계 회사 파텍필립의 걸작들이 갤러리를 채웠다.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 첼시 지역의 킹스로드 거리에는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내려앉아 있었다. 짓궂은 영국 날씨도 두 손 두 발 다 든 듯했다. 나이가 많은 건물들에는 패션의 중심지답게 각종 의류 매장들이 가지런하게 들어서 있었다. 매장들을 지나다 보니 사치갤러리 입구가 보였다. “이렇게 인기 있는 전시는 드물죠. 그것도 남자들이 이렇게 많이 오는 전시는요.” 5월 27일부터 열흘간 사치갤러리에서 열린 ‘파텍필립 시계 예술 대전’에는 무려 4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사치갤러리는 영국 현대미술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한 곳이다. 왕족의 시계이자 최고의 시계, 파텍필립 유명 갤러리에서 현대 미술 작품이 아닌 시계를 전시하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다. 그런데 파텍필립은 2012년 두바이, 2013년 독일에서 비슷한 전시를 한 바 있다. 전시회를 할 때마다 그 나라를 기념하는 한정판을 내놓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런던을 모델로 한 5가지 한정판 시계를 선보였다. 두 개의 층, 다섯 개 테마, 21개의 방에는 파텍필립의 시작과 끝이 모두 있었다. 1층 리셉션 데스크에서 안내장을 받으면 관람은 시작된다. 30여 석으로 구성된 역사 상영 극장이 첫 번째 테마다. 1839년, 파텍필립이 창립한 이후부터의 과정이 영상으로 담겨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그림에는 150년 전 숙련된 장인공들이 수작업으로 파텍필립의 시계를 만들고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계는 왕족들의 주머니나 손목으로 향했다. 상영 극장을 지나면 ‘왕실의 방(Royal Room)’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1837∼1901)과 헝가리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1867∼1916), 스웨덴의 왕 오스카르 2세(1872∼1907)의 파텍필립 시계를 만날 수 있다. 알렉세이 마크로브 파텍필립 본사 가이드는 “빅토리아 여왕이 파텍필립의 시계를 즐겨 착용하면서 다른 왕족들도 파텍필립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파텍필립의 모든 것 오래된 왕들의 시계가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것도 신기하지만 더 놀라운 건 당시의 기술이다. 흰색이나 하늘색의 에나멜 작업, 다이아몬드 세팅이 최근에 한 것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교했다. 디자인 역시 세련되면서도 고풍스러웠다. 테마가 끝날 때마다 갤러리 관계자들은 ‘다녀갔다’는 표시로 안내장 옆쪽에 별 표시의 구멍을 뚫어줬다. 2층으로 올라가면 현재 파텍필립이 선보이는 컬렉션을 모두 볼 수 있다. 문페이즈, 노틸러스, 칼라트라바 컬렉션부터 175주년 기념 시계인 ‘그랜드마스터 차임’까지 파텍필립의 걸작들이 전부 전시됐다. 참고로 그랜드마스터 차임은 7년의 개발 기간과 2년의 제작 기간에 걸쳐 7개만 만들어진 작품이다. 29억 원이라는 가격이 놀랍지 않다. 부품만 1700개가 들어갔다. 1700개의 손톱만한 부품들이 얽히고설켜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예술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민낯까지 다 보여줘도 된다’는 자신감 시계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파텍필립의 자신감이었다. 심장까지 꺼내 보였다. 4번 테마의 ‘무브먼트 방(12번방)’에는 시계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수십 개의 무브먼트들이 전시돼 있었다. 특히 이곳은 남자 관람객들이 제일 많이 머물다 간 곳이기도 하다. 이 방에서 그랜드마스터 차임(17번방)이 전시된 곳으로 가는 길 벽면에는 ‘칼리버 300’ 시계 모델의 설계도가 상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는 자신감과 ‘세계 최고의 시계는 이렇게 만들어진다’라는 친절함이 느껴졌다. 이러한 자신감은 마지막 다섯 번째 테마에서도 느낄 수 있다. ‘시계 장인의 방’에서는 시계 장인들이 시계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들은 어김없이 500원짜리 동전만 한 ‘루페(눈에 끼는 세공용 돋보기)’를 한쪽 눈에 착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관광객이 들어올 때마다 말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파텍필립입니다.”런던=김성모 기자 mo@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확산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야쿠르트가 자사의 발효유 제품에 한시적으로 면역 강화 물질 2종을 첨가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면역 강화 물질이 첨가되는 제품은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과 ‘메치니코프’ 등 발효유 16종(사진)이다. 야쿠르트는 이들 제품에 면역 강화에 도움을 주는 아연 성분과 특허유산균(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HY7712)을 첨가할 예정이다. 10일부터는 우선 아연 성분만 넣고, 16일부터는 배양이 필요한 유산균을 추가로 첨가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시계의 도시답다. 스위스 제네바에는 호텔에도 ‘메이드 인 스위스’ 명품 시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시계 매장이 수두룩한 건 두말할 것도 없다. 곳곳이 시계 매장이다. 가격은 국내에 비해 약간 저렴한 듯 보였지만 살 수 없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가격도 명품이니까. 그런데 시계 업계 관계자들이 ‘꼭 가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곳이 있다. 파텍필립 박물관이다. 그래서 지난달 28일 제네바에 있는 파텍필립 박물관을 찾았다. 파텍필립 박물관은 2001년 처음 문을 열었다. 1919년에 세워진 고풍스러워 보이는 4층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그 안에는 1919년은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세월을 머금은 시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500년 전부터 최근에 만들어진 시계까지 2000개가 넘는다. 그래서 시계 업계 관계자들은 파텍필립 박물관을 ‘살아있는 시계의 사원’으로 부르기도 한다. 박물관에서는 1839년 파텍필립이 설립된 때부터 지금까지 파텍필립이 만든 시계 컬렉션들도 만나볼 수 있다. 솔직히 말해 지루할 것 같았다. 2000개가 넘는 시계만 전시되어 있는 공간은 생각만 해도 답답했다. 가도 가도 시계만 나오는 것일 테니 말이다. 박물관 입구에서 알렉세이 마크로브 파텍필립 본사 가이드는 “언제인지 가늠조차 안 되는 시간 속에 있었던 ‘물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 말을 듣고도 시큰둥했다. 금테 두른 시계, 보석 박힌 시계, 달 모양 그려진 시계 등 아무리 생각하고 상상해 봐도 시계는 거기서 거기였다.제네바를 시계의 도시로 부르는 이유 그런데 정반대였다. 기자는 제네바를 왜 시계의 도시로 부르는지 이곳에서 알았다. 곳곳에 시계가 있어서가 아니다. 시계의 예술성과 역사 때문이었다. 박물관을 돌아보면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파텍필립이 175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대대로 전해준 건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기술만이 아니었다. 시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예술도 포함되어 있었다.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경외감마저 든다. 박물관 1층에는 장인들이 사용했던 소품과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선조들의 물건을 떠올리게 한다. 고개를 휙 돌리면 나무로 된 책상들과 그 위에 자리한 기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구는 시계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것인데 재봉틀과 비슷하게 생겼다. 현재 파텍필립의 공장에 가면 이 기구의 10배 크기가 넘는 ‘왕재봉틀’도 있다. 물론 훨씬 복잡하게 생겼다. 기계 모양이 비슷한 건 파텍필립이 아직까지 전통 방식으로 시계를 손으로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게임은 2층부터다. 파텍필립의 시계는 2층과 3층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는데 2층에서는 근대의 시계들을, 3층에서는 그보다 이전 시기의 고시계들을 볼 수 있다. 전시실은 작품이 주인공인 만큼 조명이 어두웠다. 곳곳에 배치된 조명들도 시계와 전시물들을 주목하고 있었다. 정말 다채로운 시계들이 많았다. 1800년대의 시계는 대부분이 회중시계였는데 액세서리 성격이 강했다. 가이드는 “주로 귀족들이 소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이 회중시계도 하나하나가 정말 작품이었다. 덮개를 화려한 문양부터 꽃과 나비 그림까지 색색으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인물 그림과 당시 시대상을 스케치한 그림까지 있었다. 여인이 생각하는 모습, 의자에 앉아 책상에 기대 있는 모습, 잠든 모습…. 자세히 보면 머릿결부터 옷매무새까지 정말 세세한 묘사다. 파텍필립이 지켜온 시계 역사 더 가다 보면 지금의 시계 모습을 갖춘 시계들이 등장한다. 첫 작품은 1916년 만들어진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손목시계다. ‘슈퍼 컴플리케이션 그레이브’(1933년)도 보인다. ‘컴플리케이션(Complication)’은 단어 뜻 그대로 복잡함을 의미한다. 수백 개의 부품들이 정교하게 작동하는 시계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슈퍼 컴플리케이션 그레이브는 당시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고난도의 기술이 접목된) 시계로 알려져 있었다. 현재 가장 복잡한 시계인 ‘칼리버 89’ 역시 파텍필립이 만들었다. 이 시계는 파텍필립이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만들었다. 동전 2∼3배 크기의 시계 몸통에 1728개의 부품이 들어갔다. ‘이렇게까지 만들 필요가 있나’라고 삐딱하게 보는 사람도 분명 있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파텍필립 박물관의 3층과 4층을 둘러봐야 한다. 3층에는 16세기의 문화재나 다름없는 고시계들이 있다. 당시의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라기보다 장식품에 가까워 보였다. 부채 손잡이나 보석함 한쪽에 시계가 달려 있었다. 시계가 일종의 장신구인 셈이다. 4층에는 8000여 권의 시계와 관련된 서적이 보관되어 있는데 1700년대에 독일에서 발간된 최초의 어린이 시계 교육 책까지 있었다. 책을 한 권씩 모아가는 사이 파텍필립의 긴 역사도 함께 흘러갔으리라. 파텍필립은 시계에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집착한다. 시계를 기술이 아니라 예술로 접근하기 때문에 100분의 1mm 크기 부품까지 손으로 만든다. 그래서 파텍필립의 시계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시계에는 끝이 있을지 모르지만 예술에는 끝이 없으니까. 제네바=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내 1, 2위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지난달 28일 언론사와의 뉴스 제휴 심사를 외부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일임하기로 방침을 세운 가운데 한국광고주협회는 10일 “평가위원회 구성보다 사이비 매체 퇴출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이비 매체 양산에 책임이 있는 두 회사가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광고주협회는 이날 ‘건강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광고주 의견’을 통해 “평가위원회가 구성되기 전까지 사이비 매체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면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자체 판단을 통해 일부 사이비 매체와의 검색 제휴를 먼저 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광고주협회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서비스가 사이비 매체들의 과도한 뉴스 어뷰징(클릭률을 높이기 위해 같은 기사를 반복 전송하는 것) 행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어뷰징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곧 클릭 수와 대중에 대한 노출 정도를 판가름하게 되면서 거꾸로 어뷰징을 통해 순위를 조작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주협회는 이외에도 앞으로 구성될 뉴스 제휴 평가위원회에 광고계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광고주를 대표하는 기업이나 단체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고주협회 관계자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사이비 매체 양산의 책임을 회피하고 평가위원회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면서 “(문제의 소지가 분명한) 사이비 매체에 대해서는 검색 제휴를 해지하는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김기용 kky@donga.com·김성모 기자}

진형은 이미 갖춰져 있고,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맥주대전이 펼쳐지는 여름이 다가왔다. 여름은 맥주 시장의 최대 성수기다. 특히 올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투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주춤했던 맥주 전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 위축 분위기가 여름까지 지속돼 맥주 판매량이 쪼그라든 바 있다. 게다가 브라질 월드컵 때의 맥주 소비도 많지 않았고 여름 더위도 평소에 비해 짧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여름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 데다가 다양한 신제품 맥주들이 소비자들에게 손짓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강자인 오비맥주는 지난해 말 출시한 독일 프리미엄 맥주의 브랜드명과 제품 디자인을 확 바꾸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이트진로 역시 신제품을 기반으로 여름철 한판 승부를 준비 중이다. 롯데주류는 지난해의 호조세를 올해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바다 건너 온 수입맥주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수입맥주 제품들은 다양한 맛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오비맥주의 올몰트 맥주 ‘프리미어’ ‘진하면서도 깔끔하게.’ 새롭게 단장한 오비맥주는 올여름 대대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독일 프리미엄 맥주 ‘프리미어 OB’의 브랜드명을 ‘프리미어(Premier)’로 바꾸고 병과 캔, 페트병 제품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혔다. 특이하게도 이 제품은 맥주를 상징하는 황금색 바탕에 ‘프리미어’ 로고를 돋보이게 표기했다. OB로고는 상대적으로 작게, 그것도 하단에 배치했다. 제품 자체에 대한 자신감을 디자인에 은근히 내비친 것이다. 또 잘 익은 보리를 상징하는 황금색 띠를 가로로 넣었다. 이는 올몰트 맥주 중에 맥즙 농도가 가장 높은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프리미어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올몰트 맥주 중에 맥즙 농도가 평균 12.5%로 가장 높다. 맥즙 농도가 높을수록 맥아가 많이 들어간다. 쉽게 진한 맛을 내는 맥주라는 뜻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프리미어만의 차별성을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의 카스 역시 한정판 패키지인 ‘카스 블루캔’을 출시했다. 오비맥주는 올여름에 카스 하면 떠오르는 파란색을 강조한 ‘블루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전국 주요 해수욕장과 상권을 누비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칠 예정이다.사랑받는 맥주 ‘뉴하이트’ 올 1분기(1∼3월) 실적이 나온 뒤 하이트진로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매출액이 431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262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148.6%나 올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매출도 매출이지만 경쟁이 치열한 맥주 업계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게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올 1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뉴하이트’ 덕분이다. 지난해 4월 내놓은 뉴하이트는 1분기에만 990만 상자가 팔렸다. 하이트진로는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크림 생(生) 올몰트 맥스’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하이트진로의 대표 제품인 맥스를 리뉴얼해 만들었다. 이 제품의 특징은 ‘크림’이 들어간 이름에 잘 나타난다. 무려 266초 동안 맥주의 거품이 유지된다는 것이 하이트진로 측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을 만들면서 기존 맥스 제품의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조공정까지 바꿨다. 새로운 효모를 사용하고 저온 발효공법을 적용해 크림 거품이 많이 생기게 했다. 살균 과정에서는 열을 가하지 않는 공법을 도입해 병맥주나 캔맥주에서도 생맥주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하이트진로는 맥스 한정판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올해는 명품 홉을 사용한 한정판 맥스를 선보일 예정이다.구름(cloud)이 덮쳤다 생각지도 못한 구름이 몰려왔다. 롯데주류가 지난해 4월 선보인 맥주 ‘클라우드’ 이야기다. 클라우드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국내 맥주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인기의 비결은 차별화된 맛이었다. 기존의 국내 맥주 제품들은 청량한 맛 위주였다. 하지만 클라우드는 다른 길을 택했다.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적용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진한 맛을 그대로 살렸다. 진한 맛을 내기 위해 클라우드는 체코에서 공수한 ‘사츠(Saaz)’와 독일의 ‘사피르(Saphir)’, ‘허스부르크(Hersbrucker)’ 홉을 조합해 사용했다. 이들 홉은 수확량이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싸지만 풍부한 맛을 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맛과 향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클라우드는 올 3월까지 1억4000만 병을 팔았다. 출시 11개월 만이다. 술을 마실 수 있는 인구(3000만 명)를 감안하면 1인당 4병씩 마신 셈이다. 롯데주류 측은 “올 3월 새로운 라인에서도 클라우드를 생산하는 등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며 “물을 타지 않는 순수한 맥주 콘셉트를 내세워 판매도 더 늘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 달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당뇨병 치료제(주사용)의 성공 가능성이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8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75회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현재 개발 중인 4개의 당뇨 신약과 관련한 최신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 ADA는 130여 개 나라에서 1만8000명의 의학 전문가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의 당뇨병 관련 학회다. 한미약품의 신약 중에서 학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와 ‘랩스인슐린 콤보(LAPSInsulin Combo)’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뇨병 환자에게 월 1회만 투여해도 효과를 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치료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당뇨 환자들이 하루 1∼3회 치료제를 맞아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월 1회라는 투여 기간은 매우 획기적”이라며 “후기 2상에 참여한 당뇨 환자들에 대한 치료 효과 중간 분석에서 혈당 및 체중 감소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물론 비만 치료제로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랩스인슐린 콤보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치료제(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약으로 인슐린만 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저혈당 쇼크나 체중 증가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2가지 신약은 ADA에서 “당뇨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새로운 당뇨 치료제들이 올 초 화제가 됐던 면역치료제(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에 7800억 원에 기술 수출)의 뒤를 잇기를 기대한다”며 “임상 3상이 끝나면 시판이 가능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예전에는 채소나 과일이 수집상과 중간상, 도매상, 소매상 등 여러 단계를 거쳐서만 소비자의 손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농산물 유통구조에 변화의 조짐이 일었습니다. 농가로부터 농산물을 직접 조달하는 대형마트의 등장이 핵심 동인이었습니다. 당시를 ‘농산물 유통 혁명 2.0’ 시대라고 한다면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농산물 거래와 지역 농산물을 취급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등 신(新)유통 방식의 ‘농산물 유통 혁명 3.0’ 시대가 왔습니다. 기업 임직원이 정기적으로 ‘꾸러미 채소’를 배달받는가 하면 농가도 농산물 유통비용을 낮추기 위해 농산물을 공동 출하하는 게 특징입니다. 동아일보가 최근 달라진 농산물 유통 현장을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꽃보다 쌈 채소” 맞벌이를 하는 한성연 씨(43·여)는 3일 농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헬로네이처’에서 쌈 채소를 주문했다. 그는 화면에 펼쳐진 쌈 채소를 기르는 텃밭 광경을 통해 쌈 채소가 어떻게 재배되는지 살펴봤다. 헬로네이처의 배송기사는 결제 명세를 확인하고 경기 하남시의 농가에서 쌈 채소를 따기 시작했다. 배송기사가 한 씨의 집에 쌈 채소를 배달한 때는 4일 오전. 한 씨는 “예전엔 시장에 가서 농산물을 직접 보고 사야 마음이 놓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인터넷을 통해 채소의 재배 과정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며 “채소도 신선해 매주 1, 2차례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농산물을 산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 등이 늘면서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농산물을 구매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정보기술(IT)과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들이 대거 농식품 스타트업 창업에 나서면서 농산물의 인터넷 거래는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농산물을 파는 게 아니라 농산물을 재배한 농부의 이야기, 재배 과정 등 이야기를 덧입혀 부가가치를 높이는 곳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거래는 신(新)유통 방식의 대표적인 형태다. 유통업계는 온라인을 통한 농산물 거래액이 지난해에만 96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헬로네이처는 모바일 쇼핑업체인 쿠팡 출신의 박병열 대표(30)가 2012년 창업했다. 이 회사는 단순히 배송 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농산물 수확 후 소비자에게 이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택배회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배송기사를 고용했다. 배송기사는 냉장 차량을 타고 농가를 방문해서 수확한 뒤 제품을 직접 배달한다. 그 결과 고객들의 호응을 얻어 지난해 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삿갓유통’은 대기업 마케팅팀 출신의 김필범 대표(30)가 창업한 회사로 농산물에 스토리를 덧입혔다. 고구마의 제품명을 ‘세 가지 다르구마’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또 농가를 돌면서 느낀 체험담을 통해 소비자들이 산지를 둘러본 듯한 느낌을 준다. 삿갓유통은 지난해 매출액 17억 원에서 올해 매출액 3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대형마트 바이어 출신인 김상돈 대표(30)가 2013년 창업한 ‘프레시멘토’는 농가에 파격적인 대우를 한다. 김 대표는 생산자에게는 싸게 사려고 하고, 소비자에게는 비싸게 팔려는 기존 유통업계의 관행을 개선하고 싶어 창업을 택했다. 프레시멘토는 농가에서 판매 수수료를 4%만 받는다. 이는 다른 쇼핑몰(약 20%)보다 낮은 수준. 현재 회원이 3000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 13억 원의 매출액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2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을 통한 농산물 유통이 확산되면서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도 농산물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1∼5월 G마켓의 농산물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나 늘었다. G마켓은 지방자치단체 130여 곳과 제휴해 성주 참외, 무안 햇양파 등의 특산물을 판다. 네이버도 지난해 12월부터 농산물 산지 직송몰인 ‘프레시윈도’를 통해 농산물 직거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강원 정선의 수리취 인절미 등 월 100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산지가 10곳이나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유영 abc@donga.com·김성모 기자}
정부와 축산농가, 축산 가공·유통업계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축산물’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다. 축산자조금연합은 농림축산식품부, 축산물 가공·유통업체 등과 함께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함께하는 신선하고 안전한 우리 축산을 위한 다짐’ 행사를 열었다. 정부와 축산농가, 가공·유통업계가 함께 안전한 축산물을 만들어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다. 축산자조금연합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동물 질병을 비롯한 축산업의 안전성 문제는 축산물 소비가 늘면서 항상 지적돼 왔다”며 “축산업의 여러 이해관계자가 이런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만들기 위해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은 이미 진행 중이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농식품부, 대한한돈협회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축산농가’ 만들기 캠페인이다. 한돈 농가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캠페인은 농장 주변에 정원수나 꽃나무를 심어 축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친환경 축산농가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축산농가 자체를 더 안전한 곳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도 주목받고 있다. 경기 양평군은 친환경 유용 미생물(BM) 활성수와 가축용 생약, 유용 미생물을 무상으로 농업인들에게 공급해 축산 방역에 활용 중이다. 친환경 축산 방역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양평군은 올 초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구제역과 AI를 피했다. 충남 천안의 풍일농장은 스마트폰으로 영상정보와 온·습도 수치, 사료 소모량 등을 체크하는 등 스마트 돈사를 운영 중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의류나 화장품에서 더 나아가 먹는 것까지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닐슨코리아는 3일 발표한 ‘이커머스 환경에서의 소비재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한국 소비자 10명 중 3명 이상(35%)이 식료품을 온라인상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세계 60개국 소비자 3만 명(한국인 506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6∼12월) 중 실시한 온라인 조사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식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인터넷 식료품 판매업체 대표는 “예전에는 사람들이 옷을 꼭 입어보고 사려고 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식품 판매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닐슨의 조사에서는 한국인 응답자의 절반 이상(52%)이 “앞으로 인터넷으로 식품을 구입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식료품의 인터넷 소비 비중은 향후 계속 확대될 것이란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편 식품 중에서는 ‘견과류’(32%·복수응답)와 ‘시리얼’(29%), ‘과일’(29%) 등 3가지가 ‘온라인 구매의향 상위 20개’ 안에 들었다.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견과류와 시리얼은 장기간 저장이 가능한 품목이지만 과일은 유통기간이 짧은 신선식품에 해당한다”며 “이는 온라인 식품 판매의 저변과 구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