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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립미술관은 23일 오후 2시 1층 로비에서 ‘제로(ZERO) 토크 콘서트’를 연다. 이번 행사는 현대 음악과 제로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다. 제로는 1950년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동한 국제미술운동이다. 당시 빛이나 움직임 등 비물질적 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석모 포항시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이 진행을 맡고 백종옥 미술생태연구소장과 이배경 작가가 패널로 참여한다. 김 팀장은 독일 뒤셀도르프대 출신으로 국제미술운동인 제로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또 김성연 피아니스트와 조아라 플루티스트가 연주자로 나선다. 이번에 선보이는 연주 프로그램은 20세기를 대표하는 핀란드 프랑스 러시아 작곡가들의 곡으로 구성했다. 미술관은 사전 이벤트로 국제미술운동 제로와 전시에 대한 질문을 e메일과 현장에서 접수한다. 질문이 채택된 관람객에게는 기념품을 선물한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달서구는 지역에서 회색도시 이미지가 강한 곳이다. 1984년 조성한 대구성서산업단지는 달서구 갈산동 외 10개 동에 걸쳐 있다. 달서구 전체 면적 62.32km²의 17.9%인 1119만 m²를 차지한다. 아파트도 많다. 대구시가 2017년 조사한 8개 구군별 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달서구 내 아파트는 약 14만8156채로 지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 전체 아파트 55만5900채 가운데 26.65%에 달한다. 그래서일까. 민선 7기 1년째를 넘어선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주요 현안으로 ‘도시환경 개선 사업’부터 꼽았다. 그는 2016년 보궐선거에 이어 지난해 치른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해 3년째 구정을 챙기고 있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이 힐링할 수 있는 환경 녹지 공간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우선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녹지 공간인 도원동 월광수변공원 명품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2025년 완공 목표로 공원 내 수변산책로를 추가로 조성하고 생태학습원과 휴양 덱, 전망광장을 만들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공원 안 도원지는 농업용수시설로 만들어졌지만 생태복원 사업을 거쳐 대구의 대표적인 명소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 속 캠핑장으로 호응을 얻은 송현동 달서별빛캠핑장도 확대한다. 생태숲놀이터와 목재문화체험관, 숲체험 공간을 조성해 힐링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밖에 이곡동 와룡산과 파호동 금호강 둔치, 대곡동 대곡지에 체육공원을 조성한다. 이 구청장은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달서구에는 계명대와 계명문화대, 대구공업대 등 3개 대학이 있다. 8개 구군 가운데 전체 인구 대비 20대 비율도 14.26%로 두 번째로 높고 20, 30대 비율은 26.63%에 달한다”며 “젊은이가 많은 지역의 단체장으로서 다양한 일자리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올해 1월 청년 정책을 전담하는 일자리지원과를 신설했다. 만 39세 이하 미취업 청년을 선정해 기업과 일대일로 연결하는 ‘청년과 달서의 상상(上上) 프로젝트’와 ‘달서 청년 착한 일자리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청년들이 해외 취업에도 관심을 가지도록 전문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최근 해외 취업캠프에서는 지원자 20명 가운데 8명이 입사에 성공했고 4명은 면접이 진행 중이다. 이 구청장은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달서구는 시청 신청사 후보지 공개 모집에 두류동 옛 두류정수장 터 15만8807m²를 신청했다. 북구 산격동 옛 경북도청, 중구 현 시청사 일대, 달성군 화원읍 LH 대구경북본부 분양홍보관 터와 경쟁을 하고 있다. 다음 달 20∼22일 사흘간 진행하는 시민참여단의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지가 선정된다. 달서구가 내세우는 옛 두류정수장 터의 강점은 우선 경제성이다. 터 전체가 시(市) 소유지라서 용지 매입비가 들어가지 않는다. 또 지하철 2호선 감삼역과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다. 남구 대명동 서부정류장과도 가깝고 조성 중인 서대구 고속철도(KTX)역과는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다. 가까운 두류공원과 함께 개발하면 대구의 랜드마크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다. 이 구청장은 “신청사를 단순한 업무공간이 아닌 대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두류공원과 함께 시민들의 문화 복지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는 최적지다”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동구 봉무동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내년 설립 10년을 앞두고 존폐 위기에 처했다. 경영난으로 본사 건물이 법원의 강제 경매에 몰린 데다 올해 초에는 직원 임금도 제때 주지 못했다. 최근 신임 원장 선임과 정부 지원금 집행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19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지난달 초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건물의 강제 경매 결정 통지를 받았다. 2017년 업무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직원 A 씨의 유족에게 위로금 1억3000만 원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원 측은 유족이 요구한 2억2000만 원 가운데 9000만 원을 먼저 지급하고 산업재해 결정 이후 나머지를 주기로 했지만 계속 미뤘다. 근로복지공단은 5월 A 씨가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A 씨 유족은 7월 대구지법에 건물 가압류 신청을 냈지만 이후에도 연구원이 나머지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자 법원이 강제 경매 결정을 내렸다. 경매는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주일 전 법원 관계자가 직접 감정 작업을 벌인 후 “채권자에게 금액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고 한다. 경매가 이뤄지면 건물 매각 후 유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고 연구원 측이 나머지 차액을 받는다. 이 건물은 2010년 약 77억 원을 들여 지었다. 연구원은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위로금 지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박재범 원장 직무대행은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핵심 동력인 정부의 연구개발(R&D) 과제를 수년째 수주하지 못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2010년 설립 이후 2014년까지 대구시 경북도 산업부로부터 매년 지원금 총 16억 원을 받았지만 이후 점점 줄어 지난해엔 4억 원만 받았다. 연구원 관계자는 “2015년부터 이사장과 원장 등이 횡령과 각종 용역 비리에 연루되면서 본격적인 경영난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여기다 2016년 대구 서구 평리동의 한 건물을 45억 원에 매입했는데 임대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히려 경영난을 가중시켰다는 이야기가 연구원 안팎에서 나온다. 올해 경영 상태를 봤을 때 약 1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연구원은 올 초 직원 임금을 체불하다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직원 4명은 무급 휴직을, 1명은 퇴사를 결정했다. 이달 11일에는 내부 직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보조금 횡령 정황을 고발하면서 경찰이 연구원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관련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연구원은 지난달 신임 원장 공모 서류심사 과정에서 섬유패션 관련 경험이 없는 육군 4성 장군 출신에게 최고점을 줬다가 업계의 뭇매를 맞았다. 연구원은 해당 후보자를 포함해 3명의 인사 검증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영 호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 따라 섬유 및 의류산업 연구개발,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한국패션센터, 한국봉제기술연구소를 통합해 설립했다. 산업부 산하 전국 15개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중 하나다. 매년 대구시의 지원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시에 관리감독권이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위로금 지급을 비롯한 경영난은 산업부와 논의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본보는 산업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대한 고비들이 남아 있다”며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깊은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아시아 지역 언론 연합인 아시아뉴스네트워크(ANN) 기고문을 통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제 고향 부산에서 열려 귀한 손님들을 집에 초대하는 것처럼 무척 기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 내기 위한 아세안의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19일 오후 8시부터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다. 취임 후 처음 열리는 국민과의 대화는 MBC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사전 각본 없이 국민의 즉석 질문에 대통령이 답하는 타운홀 미팅 형식”이라며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국정운영의 방향과 의지를 소상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독도 헬기 추락사고 실종자의 가족을 직접 만난다. 실종자 박모 씨(46)의 매제 A 씨는 국민패널 모집에 직접 응모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바다와 육지 등에서 발생하는 대형 사고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대응을 주문하기 위해 패널 모집에 응모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7명이 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가 독도에서 이륙 직후 인근 바다로 떨어졌다. 정부는 시신 4구를 수습했고, 3명은 실종 상태다.박효목 tree624@donga.com·명민준 기자}

“10차례 이상 전조(前兆)를 무시한 인재였다.” “지열발전 개발을 멈췄다면 지진 확률은 크게 낮아졌을 것이다.” 경북 포항지진 2년을 맞아 11·15 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이 15일 서울 중구 소월로 밀레니엄힐튼호텔 대연회장에서 개최한 ‘무시된 경고음과 교훈’ 심포지엄에서 나온 새로운 주장들이다. 이날 공동연구단은 그동안 축적한 포항지진 연구결과를 종합해 발표했다. 지열발전 개발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규명해 같은 지진 재난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학술대회의 취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대도시 인근에서 지열발전을 이유로 대규모 단층대에 거의 직접적으로 물을 주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과 본진(本震) 발생 전에 여러 경고 전조가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는 연구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심포지엄에는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때문에 촉발됐다는 것을 과학적 근거로 증명하는 데 기여한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이준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여인욱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 단장을 맡았던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연구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해외 연사로는 유발지진의 개념을 정립한 세르게이 샤피로 독일 베를린자유대 지구물리학과 교수와 시마모토 도시히코(嶋本利彦) 일본 교토(京都)대 이학연구대학원 명예교수, 데라카와 도시코(寺川壽子) 나고야(名古屋)대 환경연구대학원 교수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이전엔 포항에 지진기록 없어 이강근 교수는 “포항 지열발전소 주입정 사이에 대규모 단층이 존재하며 주입된 유체(물)에 의해 시간이 가면서 규모가 커지는 유발지진이 일어났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효율을 위해 지하 암반에 물을 주입하는 ‘수리자극’과 관계없이 자연적인 현상으로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5년 이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한 기록은 없다. 지열발전 시험을 시작한 2016년 이후 지진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여인욱 교수는 “2016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5차례의 수리자극이 있었다. 수리자극을 위한 투입관은 단층을 통과했으므로 물 주입으로 인한 지진이 맞다. 여러 개의 단층이 무너지면서 진흙층이 침투하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열발전 과정에서 주입된 물의 양이 암석 내 압력을 최대 300kPa(킬로파스칼)까지 증가시켜 지진을 유발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대도시 지열발전 개발은 매우 위험 시마모토 교수는 “대도시 인근에서 대규모 단층대에 거의 직접적으로 물을 주입한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포항지진은 유체 주입으로 인한 지진 발생 과정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시마모토 교수는 “포항지열발전소가 부지 선정에 대해서 고민했는지, 지진 발생 전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주변 지질의 특성에 대해 고려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시마모토 교수는 구체적인 연구결과도 내놨다. 그는 “3800m 지점에서 주입정 유체 유출이 심각했다. 해당 지점의 진흙들이 함께 빠져나갔다. 나무 조각과 조개 껍데기 등만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시마모토 교수는 “지열 개발에는 지진 및 지질 자료 분석이 매우 중요한데도 포항지열발전소 실증사업에는 관련 학자가 참여하지 않은 채 공학적인 것만 강조된 것이 큰 문제였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였지만 외부 전문가 어느 누구에게도 공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진 막을 기회는 있었다” 샤피로 교수는 “본진에 앞서 발생한 진도 2 이상의 두 차례 지진 때 유체 주입을 멈췄다면 대형 지진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텐베르크-리히터 법칙에 따르면 유체 주입의 양이 늘어날수록 지진의 횟수와 강도도 비례해서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항지진 관련 자료를 검토해 보면 수리자극이 일반적인 임계점 이상의 지점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자극에 대한 신호가 오면 자극을 멈춰야 하는데 그 신호를 감지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샤피로 교수가 연구 분석한 결과 2016년 12월 23일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유체 주입을 멈췄으면 포항지진 발생 확률은 1%, 2017년 4월 15일 규모 3.3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유체 주입을 멈췄으면 포항지진 발생 확률은 3%로 낮출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샤피로 교수는 “포항지열발전 실증연구 과정에서 실시간 모니터링과 3차원 지진 분석 등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큰 지진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포항 지역의 지진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료를 이용한 추가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광희 교수는 “포항은 지열발전소 전국 후보지 가운데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지열이 높고 배후 전력 사용 시장이 크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진의 위험성과 위해성에 대한 분석이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열발전소 운영 전인 2015년 주입정을 통해 지하 3800m 부근에 주입된 물의 상당 부분이 유실된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당시 규모 0.86 지진이 발생했다. 시추 당시에 이런 부분을 알았다면 포항 지역의 지질 특수성을 감안해 가동을 다시 고려했어야 한다. 사전에 일정 규모의 지진 발생 시 작업을 중단하는 ‘신호등 체계’가 재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포항지진은 수리자극으로 인해 10차례 발생한 규모 3.0 미만 미소지진(微小地震)의 경고를 무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피해를 남겼다”고 역설했다.○ 지진 위험 감소했지만 모니터링 강화해야 강태섭 교수는 포항지열발전소 인근에 지진계 23대를 설치해 여진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강 교수는 “여진 발생 횟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해 향후 지진 발생 위험도 낮아질 것으로 본다. 다만 부지의 안정성을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교수는 “포항지진은 움직이기 쉬운 단층대에 직접 물을 주입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포항지진의 단층은 1개의 주 분절과 4개의 부수 분절로 구성된 매우 복잡한 구조다. 이 분절들이 11·15 지진 후 11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전파(성장)했다. 앞으로도 단층대에 유체가 직접 주입되면 작은 양으로도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앞으로 다시는 포항지진과 같은 불행한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내외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민관의 현명한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장영훈 jang@donga.com·명민준 기자}

14일 오전 대구 중구 태평로 역전치안센터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약 80m 떨어진 재개발 공사 현장. 얼마 전까지 공구상과 카페 등이 있었지만 이날 허허벌판으로 변해 있었다. 이곳 주민과 상인들은 “일부 철거 건물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6·25전쟁 때도 부서지지 않아 역사적 가치가 컸다”며 안타까워했다. 대구 중구 북성로 태평로 일대 공구골목이 아파트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수년간 추진했던 근대 역사 보존 사업과 어긋나면서 세금 낭비라는 부작용까지 낳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시는 올해 9월 포스시티㈜의 중구 태평로 2가 15-1번지 재개발 사업을 승인했다. 일대에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던 건물을 포함해 약 55채가 사라진 상태다. 이곳에는 지하 4층, 지상 49층 규모의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철거 지역을 포함한 공구골목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대구의 주요 상권이었다. 2, 3층 규모의 건물이 저마다 독특한 형태로 지어졌다. 보통 1층은 상가, 2, 3층은 주거시설로 쓰였다. 이번 재개발로 인해 사라진 건물들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 중구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보존 가치가 높은 근대 건축물을 정비하는 리노베이션 사업을 추진했다. 31채에 14억4116만 원을 지원했는데 이 가운데 4채가 이번 재개발 공사 때 사라졌다. 해당 건물 4채는 북성로 내에서도 사료 가치가 높은 것들이었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지원금을 받아 카페 ‘소금창고’를 운영했던 김헌동 대표는 “일제강점기 소금을 보관하는 창고로 활용됐는데 건물 내부 형태를 그대로 보존해 찾는 손님이 적지 않았다. 무분별한 재개발로 철거돼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철거된 ‘백조다방’은 광복 이후 주변 지역에 형성된 ‘모나미다방’ ‘꽃자리다방’ 등과 함께 전국 예술인들의 모임 장소로 유명했던 곳이다. 백조다방 안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선물한 피아노가 있었는데 더 이상 그 자리에서 볼 수 없게 됐다. 피아노는 다방 주인이 따로 보관하고 있다. 중구는 세금 낭비라는 지적에 따라 건물 4채에 지원한 1억2800만 원을 전액 환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재개발로 건물을 철거한 수혜자 A 씨는 “업체 측이 계약 당시 지원금까지 대납해 준다는 조건을 제시한 줄 알았는데 갑자기 보상금에 포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체 측과 논의해서 지원금 반환 주체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건물주들이 건물을 꽤 비싼 가격에 넘겼다는데 이것은 지자체 지원금으로 보수 작업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조속히 환수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근현대사 전문가들은 재개발로 인한 공구골목의 역사성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북성로는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대구 근대골목투어의 주요 코스 중 하나다. 김정자 대구 중구 골목문화해설사(55)는 “근대 건축물 철거는 대구의 역사와 전통 가치를 없애는 것”이라며 “겨우 살아난 골목관광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부동산 시장 논리에 따른 재개발 사업을 규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이희 대구시 건축주택과장은 “해당 건물이 사료 가치가 있더라도 주인이 재개발 업자에게 매매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북성로 다른 구역의 재개발이 추진되더라도 시가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1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지진 피해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당시 이곳은 진앙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어 6개 동 가운데 4개 동이 전파(全破)됐다. 주민이 모두 떠난 아파트 입구에는 약 2m 높이의 철제 펜스가 쳐져 있었다. 쩍쩍 갈라진 아파트 벽면과 깨진 창문들이 참혹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했다. 죽은 도시를 방불케 한 이곳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포항시가 대성아파트를 비롯해 이 지역의 전파된 아파트 6개 단지를 모두 매입하고 흥해 특별재생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단지 전체를 허물어 만든 120만 m² 부지에 공공도서관과 다목적 대피소, 재난심리지원센터, 공공임대주택 등을 건립한다. 2023년까지 국비를 포함한 2257억 원을 들여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항시가 지진 피해의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고 있다. 아직 상처가 곳곳에 남아있지만 미래를 향한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 시는 최근까지 지진 피해를 본 806가구의 공공주택 이주를 지원했다. 일부는 추가 2년 연장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또 지진을 촉발한 포항지열발전부지의 안전성을 검토하는 전담부서(TF)를 구성해 주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포항이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죽도시장과 영일대 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지는 조금씩 일상을 찾고 있다. 한 상인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포항을 찾는 전국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지진 피해 돕기 캠페인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흥해 특별재생사업과 지진 피해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포항지진특별법이 올해 4월 발의된 이후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법안 소위에 상정됐지만 여야의 견해차와 다른 현안 처리를 이유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상태다. 이복길 포항시 안전도시사업과장은 “특별재생사업은 무너진 도시와 가치 회복을 위한 필수 정책이다. 이재민을 위해 다시 집을 지어주는 등 직접적인 재건을 위해 특별법 통과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14일부터 열리는 국회 산자위 법안심사 소위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시장은 “대피소 이재민뿐만 아니라 지진 피해 시민들 모두가 제대로 된 현실적인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특별법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 14일 국회를 찾아가 산자위 소속 의원들에게 특별법 통과의 필요성을 적극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검찰이 지열발전이 포항지진을 촉발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4개 기관을 압수수색 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의 처벌 여론이 커지면 특별법 통과의 당위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해 10월부터 3차례에 걸쳐 소송인단 1만2867명을 모아 정부와 ㈜포항지열발전, ㈜넥스지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아직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에는 213명이 임시 거처인 텐트 생활을 하고 있다. 13일 찾은 대피소 벽면에는 ‘난민보다 못한 지진 이재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김원호 씨(59)는 “또다시 몇 달간 추위로 고생할 생각을 하니까 벌써부터 두렵다. 이곳 생활은 사람 사는 게 아니다.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발생 13일째인 12일 119특수구조대 소속 박모 대원(29·여)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다. 이로써 사고 헬기 탑승자 7명 중 현재까지 시신 4구가 수습됐고 3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은 이날 오전 11시 56분경 해상 수색 중이던 해양경찰 1513함이 헬기 동체 발견 지점에서 남쪽으로 3km 떨어진 경북 울릉군 독도 해상에서 박 대원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시신은 헬기와 차량으로 옮겨져 오후 4시 반경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에 안치됐다. 딸을 찾았다는 소식에 박 대원의 어머니 이모 씨(51)는 “우리 딸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자랑했던 거 알고 있지? 엄마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우리 딸 가슴에 묻고 있을게. 사랑해”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박 대원은 지난해 중앙 119구조본부 경력특별채용(구급분야)을 통해 구급대원이 됐다. 대학 졸업 후 2년간 응급구조사로 근무할 때 전신경련 환자를 백령도에서 인천까지 헬기로 이송해 온 119대원들의 활약을 지켜본 뒤 꿈을 키웠다고 한다. 이 씨는 “소방공무원을 준비하며 잠수를 배우던 딸이 공기통을 들고 왔는데 너무 무거워서 ‘왜 이렇게 힘든 일을 하려 하냐’며 반대했지만 딸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아버지 박모 씨(56)는 “차만 타도 멀미를 하던 애가 헬기 타는 일을 꿋꿋이 해내는 모습이 늘 대견했다”며 “독도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보람차게 일하는 모습을 봐 한편으론 마음이 편하다”며 울음을 삼켰다. 박 대원 발견 소식을 전해들은 실종자 배모 대원(31) 어머니는 “찾아서 정말 다행이다”며 이 씨를 끌어안았다. 이 씨는 배 대원 어머니에게 “먼저 찾아서 미안하다. 아들도 어서 찾을 거니까 걱정마라”며 함께 오열했다. 6일 세 번째 시신을 수습한 후 엿새 만에 추가로 실종자를 발견하면서 남은 실종자 3명의 가족도 희망을 나타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박 대원이 발견된 곳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벌여 나머지 실종자도 모두 찾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색당국은 실종자 수색에 집중하기 위해 미뤄둔 사고 헬기 블랙박스 인양을 진행할 방침이다. 사고 헬기 제작사가 포함된 프랑스 사고 조사 당국이 ‘블랙박스가 침수 상황에서 30일 동안 버틸 수 있지만 수압 등 충격이 가해질 경우 메모리가 손상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단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들과 협의해 블랙박스가 장착된 꼬리부분 인양을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도는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딸기 재배 농민 권영덕 씨(64·경주)와 표고버섯 재배 농민 김진석 씨(54·성주)를 농업 명장으로, 마늘 가공업체 대표 유춘근 씨(61·의성) 등 11명을 농어업인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권 씨는 지역에 딸기 재배 신기술을 도입해 이웃 농민들에게 전파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2006년 경북에서 처음으로 딸기를 땅이 아닌 수경으로 수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권 씨는 수경재배연합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김 씨는 한국형 표고 품종 육성을 위해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관련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자체 브랜드인 ‘참나무 박차고’를 만든 후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10년 전과 비교해 소득이 10배로 늘었다. 주변 농민들을 위해 멘토 역할을 하면서 버섯 농작 기술 전파에도 힘쓰고 있다. 농어업인대상 부문 전체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유 씨는 2001년 의성에서 우일농산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후 마늘 건조기와 마늘의 갈변 현상 방지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다진 마늘을 생산해 연 매출 120억 원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농한기 주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농어업 현장을 묵묵히 지킨 분들이 자랑스럽다. 수상자들이 청년 귀농과 정착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아들은 꼭 돌아옵니다. 울릉도에서 기다리면서 제일 먼저 아들을 맞아 꼭 안아 줄 겁니다.” 지난달 31일 독도 인근 바다에 추락한 소방헬기 ‘영남1호’에 탑승했다 실종된 배모 대원(31)의 아버지 배모 씨(59)는 바다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사고 다음날인 1일 울릉도로 달려온 배 씨는 현재 실종자 가족 중 유일하게 섬에 남았다. 아들의 손을 잡고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 울릉도 모처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는 배 씨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다 아들과의 추억에 잠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배 씨는 “아들과는 친구처럼 지낸다. 자주 운동도 같이 하고 여행도 많이 갔다”며 “어쩌다 맛집을 알게 되면 엄마와 나를 꼭 데려갈 정도로 정 많은 아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아들의 첫 구조 활동을 떠올렸다. 그는 “2010년 천안함 침몰 당시 아들이 해군해난구조대(SSU)에서 복무하고 있었다”며 “당시 순직한 한주호 준위와 함께 구조 활동을 펼쳤는데 국가적 재난 상황에 임무를 수행한 아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아들이 돌아왔을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는 질문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배 씨는 “일단 가족들과 함께 꼭 한번 끌어안아 줄 거다. 사우나에 데려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녹여주고 싶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정부의 사고 대응에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배 씨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사고가 이렇게 커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사고 등 큰 사고를 겪었음에도 정부 유관기관 간의 협조 체계가 부족한 것 같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구조대원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지적했다. 대구=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독도 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4명을 찾고 있는 수색당국이 지난 주말 헬기 잔해물 12점을 추가 발견했다. 실종자 수색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정부는 민간 잠수사 투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10일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은 이날 동체가 발견된 지점에서 1.9∼4.7km 떨어진 곳에서 헬기 잔해물 8점을 발견해 인양했다고 밝혔다. 잔해물은 여닫이문 일부분과 랜딩 기어 위 창문 프레임, 조종석 엔진계기 화면 장치, 꼬리날개 구동축 보호덮개 등이다. 9일에도 앞바퀴와 차양막 등 잔해물 4점을 인양했다. 하지만 정작 실종자 수색에는 성과를 내지 못하자 수색당국은 민간 잠수사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해경, 해군 등은 11일 오후 2시 대구 강서소방서에서 실무회의를 열고 투입 여부와 시기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경이 세월호 참사 이후 관리해 온 민간 잠수 인력풀을 통해 민간 잠수사 10명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9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강서소방서를 찾아 유족 및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수색 인력 증원과 장비 추가 투입을 요구하는 가족들에게 이 총리는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독도 해역에 민간 잠수사 투입 등을 최대한 고려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부가 할 일을 다 완수하겠다”고 밝혔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50)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구리소년 사건의 공소시효는 2006년 만료됐지만 대구경찰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개구리소년 5명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의 집을 나선 뒤 실종됐고 11년 만인 2002년 9월 집 근처 와룡산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이형호 군 유괴살인 사건과 함께 국내 3대 미제 사건으로 꼽힌다. 대구경찰청은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전면 재수사에 들어갔다. 최근 어린이 5명이 입었던 옷과 두개골 등 유류품 수십 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서 정밀 분석하고 있다. 송 청장은 “결과가 나오려면 통상 3개월 정도 걸린다. 이르면 연말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수사는 국과수 정밀 분석과 수사기록 검토, 시민 제보 등 3가지 방향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송 청장은 “모든 제보는 함부로 속단하지 않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청장은 7월 부임한 후 여러 정책과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다.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일부 도심 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60km에서 50km로 낮추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차량 속도가 10% 감소하면 부상사고와 사망사고가 각각 20%씩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송 청장은 “시민들의 공감과 동참이 없으면 성과를 낼 수 없다. 도로 사정에 맞게 꼼꼼히 점검해 교통 불편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 청장은 경찰의 실력 향상과 처우 개선이 치안서비스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믿고 있다. 최근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를 주문하는 한편으로 지방경찰공상(公傷) 지원팀을 구성했다. 그는 “경찰이 직무 수행 중에 부상을 입거나 순직하면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변호사 노무사 등으로 구성한 부서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또 대구경찰 순직유족회를 조직해 유족 자녀의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애로사항을 들을 계획이다. 송 청장의 재빠른 조직 파악과 정책 결단은 4년 전 대구경찰청 2부장 근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경북 칠곡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만큼 지역 사정도 밝은 편이다. 행정고시(39회) 출신인 송 청장은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에서 사법시험 준비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처음 시각장애인이 응시해 지원한 기억이 생생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국민 곁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는 경찰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 청장은 “어릴 적 마을 이장을 맡아 봉사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의용(義勇·의를 위해 일어나는 용기)을 배웠다. 이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늘 초심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송 청장은 영남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행정고시 경정 특채로 임용됐다. 이후 대구경찰청 2부장, 경찰청 경무담당관실 치안정책관,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경찰 조직 내에서 신망이 두터운 송 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선거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경찰 임무를 충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양승동 KBS 사장이 소방헬기 ‘영남1호’ 추락사고의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 사과하려다 가족들의 거센 반발로 발길을 돌렸다. 가족들은 KBS 직원이 촬영한 헬기 영상 원본을 공개하고 양 사장과 촬영 직원, 뉴스를 보도한 기자가 함께 와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양 사장은 6일 오후 3시 40분경 김종명 보도본부장, 이종형 기술본부장 등과 함께 가족 대기실이 있는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를 찾았다. 양 사장 일행이 가족 대기실에 들어서려고 하자 실종자 박모 대원(29·여)의 외삼촌 A 씨 등이 복도에서 막아섰다. A 씨는 “KBS와의 만남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촬영한 직원과 보도한 기자, 사장이 함께 오는 조건이 충족돼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장은 한 실종자 가족에게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가족들의 반발로 양 사장은 5분여 만에 자리를 떴다. 양 사장은 “직원들의 적절치 못한 판단으로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다. 가족들이 만나준다면 언제라도 다시 찾아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전 10시 40분경 대기실에서 KBS 측은 휴대전화로 촬영된 헬기 영상을 공개했다. 20여 초 분량의 3편으로, 2일 ‘KBS 뉴스9’에서 보도된 영상과 같은 것이다. 가족들은 “이미 다 아는 영상을 왜 또 틀었냐”며 “가족들을 한 번 더 죽이는 것”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강서소방서에 설치된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은 영상 공개와 관련해 “해경이 아니라 KBS 측에서 직접 강서소방서 직원을 통해 공개한 것”이라며 “해경은 KBS로부터 촬영자의 휴대전화를 오전 10시 50분경 임의제출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디지털포렌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오후 6시 25분경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도 강서소방서를 찾았으나 가족들은 “6일 만에 나타나 뭐하는 것이냐. 사과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질타했다. 전날 수습된 시신 1구는 선원 윤모 씨(50)로 확인됐다. 헬기 탑승자 7명 가운데 이제 남은 실종자는 4명이다. 범정부수색지원단은 “대구과학수사연구소가 수습된 시신 1구의 유전자(DNA)를 분석한 결과 시신 1구는 선원 윤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윤 씨는 지난달 31일 독도 근처에서 홍게잡이를 하다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 헬기에 탑승했다. 지원단은 남은 실종자를 찾는데 수색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고 있다. 6일 조선소에서 수리 중이던 해군의 3500t급 광양함이 추가 투입됐다. 광양함은 무인잠수정(ROV)을 활용한 수중 탐색이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영남1호 제작사 에어버스헬리콥터스가 제조한 국내 운용 헬기 39대에 대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대구=명민준 mmj86@donga.com / 울릉=구특교 기자}

“지역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한자리에서 확인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회다.” 홍석준 대구시 경제국장은 5일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개막한 것은 고무적이다. 참여 기업과 바이어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8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20회를 맞은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은 1999년 옛 달서구 성서공단 공터에 세워둔 천막 안에서 시작됐다.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초라한 환경이었지만 업체 관계자들이 열정으로 뭉쳐서 꾸준히 전시회를 발전시켰다. 그러자 기계 분야뿐만 아니라 대구지역 제조업체들이 행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매년 성과를 내면서 전시회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시장 설립이 공론화되면서 건립한 것이 현재의 엑스코다.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 규모는 이제 엑스코 전체관을 사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매년 각종 전시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 엑스코에서는 연간 최대 행사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올해 행사에선 대구 기계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재 부품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전시회를 찾아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경남 창원의 금속 절삭기기 전문기업인 세진바이트 오중세 대표는 “일본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서 회사 운영에 적잖은 타격을 입어 걱정이었는데 이번 전시회에서 대체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시회 위상도 높아졌다. 그동안 기계 로봇 관련 국내 유수 기업과 외국 기업의 관심은 국내 최대 규모 생산제조기술 전시회(SIMTOS)에 기울어져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산업용로봇 국내 1위 기업인 현대로보틱스가 30개 부스를 설치하고 홍보에 나섰다. 최근 레이저 절삭기기 분야에서 국내 진출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는 중국 기업 한스레이저, 보우더 등도 참가했다. 랴오천(廖晨) 보우더 한국사업부 과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펼쳤지만 대구를 비롯한 영남권 지역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 전시회 참여를 계기로 활로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은 대구 기계산업을 이끌 청년들에게도 좋은 견학 장소가 되고 있다. 첫날인 5일 영남대 기계공학부 학생 60여 명과 경북공고 학생 30여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경북공고 2학년 손민기 군(17)은 “교과서와 동영상으로만 보던 기계를 실제로 보니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최근 취업에 성공한 회사도 전시 중인데 입사 전에 제품을 볼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말했다.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은 완제품과 부품이 함께 전시되면서 참여 기업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 대구국제로봇산업전, 국제부품소재산업전이 동시에 열리는데 참여 기업들의 업무 관련성이 높아 만족도가 높다. 국제자동화기기전에 참가한 이민규 쿠카 로보틱스코리아 영업본부장은 “연구개발 및 제작에 활용할 부품을 한곳에서 둘러볼 수 있어서 효율적인 전시회다. 우리 업체도 큰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포항시는 최근 산림청의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도시 숲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북구와 남구에 있는 폐철도를 활용해 만든 철길 숲이 도시 환경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철길 숲은 북구 옛 포항역과 효자동 사이 4.3km 구간을 포항시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사업비 258억 원을 들여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소나무 단풍나무 등 16종 21만 그루를 심어 정원과 음악분수, 산책로 등을 갖춘 주민 생활 밀착형 도시 숲 공원으로 꾸몄다. 특히 ‘불의 정원’이 볼거리다. 2017년 3월 철길 숲 공사를 하던 업체가 굴착기로 지하 200m까지 관정을 파다가 땅속에서 생긴 가스로 굴착기에 불이 붙었다. 포항시는 불길이 계속 타오르자 발상을 전환해 주변을 공원으로 만들었다. 굴착기와 파낸 흙을 보존하고 주변에 강화 유리를 둘러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산림청은 버려진 폐철도를 재생해 남구와 북구 사이를 잇는 녹지 축을 만든 점과 숲길에서 다양한 행사를 여는 점, 시민들의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줬다. 포항 철길 숲은 전국 공모에서 올해만 3번째 수상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대한민국 국토대전 경관 부문에서 우수상을, 대통령직속 균형발전위원회의 균형 발전 사업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내성천보존회는 최근 영주댐 물문화관 강당에서 제2회 내성천포럼을 열었다. 2014년 1회 포럼 이후 5년 만이다. 내성천보존회가 주관하고 전국 강 상류연대, 5대강유역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지난달 16, 17일 열렸다. 송분선 내성천 보존회장과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배문 단국대 교수, 이광우 전국강상류연대 대표, 양호 한강네트워크 대표, 김광훈 영산강네트워크 대표, 박정수 섬진강네트워크 대표, 김재승 금강유역환경회 회장, 신용환 신기선 윤재현 백재호 김상호 내성천보존회 운영위원, 송원덕 장영희 장세미 내성천보존회 이사, 변기탁 내성천보존회 전임감사, 황선종 내성천보존회 사무국장, 김용기 내성촌보존회원이 참가했다. 포럼 첫 순서로 내성천 보존을 위한 집중 회의가 열렸다. 영주댐으로 인한 내성천 피해 상황을 보고했고 내성천보존회와 청와대 간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영주댐 붕괴 위험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들은 영주댐으로 인해 내성천 모래강 원형이 파괴된 점과 수질이 악화돼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 점을 지적했다. 또 주민 대부분이 영주댐을 찬성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참가자들은 찬반을 단정 짓기에 앞서 기술 및 정책적으로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참가자들은 향후 연대를 통해 영주댐을 철거하고 내성천 회복을 위해 노력하자고 입을 모았다. 포럼 두 번째 순으로는 ‘혁신적 환경운동’을 주제로 토의가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환경 문제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좌우되면 안 된다는 점에 공감했다. 포럼 세 번째 순으로 배문 교수의 강 생물 다양성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배 교수는 물 정원 과 강 정원에 대한 개념을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영주댐과 내성천 일대를 둘러보고 영주댐 누수 문제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내성천은 경북 봉화와 영주 예천을 잇는 낙동강 지류 가운데 하나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영주댐) 관련 정책은 환경부가 주관한다. 수자원공사 입장에서는 특별히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는 8일 오후 7시 반 중구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경북도립교향악단 대구경북상생음악회를 연다. 경북도립교향악단은 대구 경북의 상생을 기원하는 의미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2번 부활을 공연한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말러가 1888년부터 1894년까지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 종교적 성찰을 담아 만든 곡이다. 총 5장으로 구성돼 있고 1악장 영웅 장송곡으로 시작해 금원의 빛을 향한 부활의 합창으로 마무리한다. 교향악단의 연주와 함께 소프라노 이화영과 메조소프라노 김민정, 경주시립합창단, 안동시립합창단, 구미시립합창단, 에코그린합창단, 영남대 성악과 합창단 등 350여 명이 90분 동안 하모니를 펼칠 예정이다. 지휘자 백진현은 2007년 전국 교향악축제에서 최고 지휘자로 선정된 바 있다. 오늘의 음악가상, 부산음악상, 한국음악상을 수상했다. 미국 러시아 캐나다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무대에 섰고 부산시향과 대구시향 지휘자를 거쳤다. 정태일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조직위원회 위원장은 “많은 시민들이 경북도립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아름답고 숭고한 말러의 음악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4일 찾은 대구 동구 신천동 모 아파트 상가 내 옛 대구은행 신천역지점. 2011년 이곳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입점한 지점은 약 8년 만에 문을 닫았다. 대구은행 측은 ‘점포 운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폐쇄했다고 알리며 가까운 신천동지점과 통합했다는 설명이 담긴 안내문을 내걸었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에게 가깝지 않은 거리다. 옛 신천역지점과 신천동지점은 약 530m 거리로 어른 걸음으로 약 8분이 걸렸다. 몸이 성치 않은 노인이나 장애인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 경북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대구은행이 영업점을 줄여나가면서 전자금융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층과 장애인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 기술 발달로 업무 대부분을 은행 밖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시대지만 전자금융 소외계층인 노인들과 일부 장애인들은 여전히 은행 영업점을 이용하고 있다. 5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2014년 177곳이었던 대구의 영업점(출장소 포함)을 최근까지 158곳으로 줄였다. 올해만 영업점 6곳을 통폐합했다. 전자금융 발달에 따른 영업점 이용 고객 감소가 주된 이유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로 모든 은행을 거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나와서 영업점 이용 고객이 더 줄 것으로 보인다. 은행 입장에서는 인력 구조 조정과 수익 제고 차원에서 영업점 감축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대구은행은 전국 지방은행 중에서 지역 내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다. 대구시장만 놓고 보면 점유율은 46.5%다. 은행을 이용하는 대구 시민 10명 중 5명이 대구은행에 돈을 맡기고 있는 셈이다. 영업점 감소는 노년층과 장애인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5월 발표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 행태’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인 10명 중 9명이 모바일 뱅킹을 사용해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층이 전자금융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명련 씨(83·여)는 “모바일 기기 사용법이 복잡해 은행에 직접 가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초노령연금 수급일인 매달 25일만 되면 영업점마다 노인들로 가득 차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 은행원은 “귀가 어두운 노인분들이 많아 그날은 목이 다 아플 정도다”고 말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영업점 감소로 금융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정해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처장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뱅킹 음성지원 시스템이 있지만 여전히 불편하다. 은행에 꼭 가야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장애인이 많은데 영업점이 점점 줄고 있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전자금융 소외층은 거주지와 가까운 영업점이 사라져 다른 영업점까지 가야 하는데 거리가 만만치 않다. 올해 대구은행이 폐쇄한 영업점 6곳은 통합 영업점과 가깝게는 350여 m에서 멀게는 1.2km나 떨어져 있다. 어른 걸음 기준으로 길게는 20분 가까이 걸린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전자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접근성이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여러 방안을 도입해 고객 불편을 줄이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KBS 직원이 독도 인근 바다에 추락한 소방헬기 ‘영남 1호’의 영상을 촬영한 사실을 숨기고 경찰의 공유 요청을 거절한 의혹에 대해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KBS 사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KBS 측은 부사장 등을 보내 사과하려 했지만 가족들은 만남을 거부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5일 오후 대구 달성군의 강서소방서를 찾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KBS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가족들은 “만약 (KBS 직원이 찍은 사고 헬기 이륙 영상) 파일이 삭제됐다면 복원해 달라. 아니면 해당 영상을 찍은 KBS 직원이 당시 상황을 목격한 것에 대해 사실대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KBS 사장과 영상을 보도한 기자, 영상을 찍은 직원이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7시 KBS 측에서 정필모 부사장과 기술본부장, 보도부국장 등 3명이 강서소방서를 찾았지만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 가족들은 “최고 책임자가 아니면 만날 이유가 없다”며 강서소방서를 미리 떠났다. 정 부사장은 “가족들의 사정을 이해한다. 내일이라도 만나기 위해 강서소방서 인근에서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가족들은 진 장관을 만나 정부의 대처도 강하게 비판했다. “사고 초동부터 지금까지의 수색 방침이 미흡했다” “장관님 자식이었으면 6일이 지날 때까지 이렇게 손놓고 있었겠느냐”며 울분을 쏟아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과거 정부에 비해 이 정부를 상당히 믿었다. 하지만 뭔가 달라진 게 없다”며 “뉴스를 접하고 확인해 달라고 하면 소방은 해경에서, 해경은 군에서 결과를 전달받는 것밖에 안 됐다.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최선을 다해 수색에 전념하고 있다. 필요한 부분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대구=명민준 mmj86@donga.com / 홍석호 기자}

독도 인근 바다에 추락한 소방헬기 ‘영남1호’의 동체를 3일 인양하는 과정에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수습됐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5일 오후 5시 45분 해군 청해진함의 무인잠수정이 경북 울릉군 독 도 인근 사고 지점에 있던 시신 1구를 인양해 수습했다고 이날 밝혔다. 수색 당국은 3일 바다 밑 72m 지점에 있던 사고 헬기 동체를 청해진함으로 인양하는 과정에서 유실됐던 실종자 시신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수습된 시신은 앞서 2일 수습된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이모 부기장(39)과 서모 정비사(45)의 시신이 안치된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6일 옮겨질 예정이다. 2016년 3월 도입된 영남1호가 사고를 당하기 닷새 전 마지막으로 점검을 받은 장치는 ‘메인기어박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메인기어박스는 헬기를 뜨게 하는 날개에 동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5일 본보가 입수한 ‘영남1호 정비일지’에 따르면 영남1호는 메인기어박스의 부품 점검 이후 지난달 26일 추가 점검을 받았다. 추가 점검은 헬기 제작사 ‘에어버스헬리콥터스’가 9월 23일 긴급기술회보를 보내 점검을 지시한 사항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긴급기술회보는 동급 헬기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등 긴급한 개선이 필요할 때 제작사가 점검과 부품 교체 등을 지시하는 강제 사항이다. 메인기어박스는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영남1호와 같은 기종의 헬기가 추락해 13명이 사망한 사고의 원인으로 확인됐던 장치다. 당시 조사에 나선 노르웨이 당국은 메인기어박스 내 기어 1개가 피로 균열로 파열돼 추락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헬기에 탑승했던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배모 씨(31)는 올해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 구조 현장에 급파됐던 대원이다. 해군해난구조대(SSU) 출신인 배 씨는 당시 소방청 국제구조대 소속으로 동료 대원 23명과 함께 다뉴브강 수색 활동에 참가해 시신 18구를 수습했다. 배 씨는 두 달 전에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구특교 kootg@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