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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있는 만민중앙교회에서 주말 동안 16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또 다른 대형 집단 감염의 우려를 낳고 있다. 29일 오후까지 알려진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23명으로, 93명이 감염된 구로콜센터에 이어 서울 내 집단 감염으로는 2번째로 큰 규모다. 게다가 교회 확진자 2명은 금천구에 있는 한 콜센터 직원들로 확인돼 2차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온라인 예배 준비 과정서 집단 접촉 만민중앙교회는 25일까지 금천구 주민 A 씨(40)를 포함해 교인과 직원 등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8일 6명이 추가로 확진됐고, 29일에는 10명이 더 늘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목사 등 직원이 8명, 교인이 10명, 가족과 지인이 5명이다. 29일 오전 금천구에선 교회에 다니는 4남매가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로구에 사는 교회 여성(48)과 직원 가족인 남성(84)도 잇따라 확진됐다. 동작구에서는 28일 교회의 50대 여성 목사와 50대 여성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관악구도 여성 교인(56)이 확진자로 나타났다. 금천구에 따르면 이날 확진된 4남매 가운데 둘째(54·여)와 막내(49·여)는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한 콜센터 직원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27일 오전 9시경 출근해 오후 6시 반경 퇴근했다. 금천구는 당일 콘센터에서 근무한 78명 전원에 대해 30일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해당 콜센터가 있는 층은 다른 사업장까지 400여 명이 근무한다”며 “그간 방역 작업은 이뤄졌으나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로구에 따르면 만민중앙교회는 6일부터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염병에 집단 노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확진자 가운데 8명은 온라인 예배 준비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앞서 5일 전남 무안군 해제면에서 열린 무안 만민교회 20주년 행사에는 확진자 3명을 포함해 서울 교회 신도 70여 명이 참석한 사실도 드러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무안 만민교회 행사에 여러 확진자가 참석한 사실이 확인돼 만민중앙교회나 전남 지역 감염과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목포시에 따르면 붕어빵 장사를 하다 24일 확진된 70대 남편과 60대 부인은 이 행사와 연관이 있다. 이 부부는 5일 20주년 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남도와 목포시는 26일 심층 역학조사를 위해 무안 만민교회 예배를 금지하는 등 행정명령을 내렸다. 목포시는 부부와 접촉한 181명에 대한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주말 예배 강행… 시, 참석자 고발 방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 전광훈) 등 일부 교회는 서울시의 집회금지 행정명령에도 아랑곳없이 29일 주일 예배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교회 주변은 시의 집회 금지 안내 방송과 교인의 예배 소리가 뒤섞여 매우 소란했다. 서울시 추산 약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회는 바깥 골목까지 간이 의자를 늘어놓고 예배를 진행했다. 시 공무원 40여 명과 성북구 공무원 70여 명이 오전 9시경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교인들에게 가로막혀 교회로 들어가지 못하고 30여 분간 대치했다. 몇몇 교인은 고성과 폭언을 내뱉기도 했다. 오전 10시 반경 한 주민이 교인들에게 항의하자, 일부 교인이 이 주민을 밀치고 욕설을 했다. 장위동 주민인 최영부 씨(78)는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데 이렇게 모여서 되느냐”며 “시끄러운 건 둘째 치고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날 예배 참가자들을 조만간 고발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2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사랑제일교회를 대상으로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시에 따르면 22일 교회가 주일예배에서 ‘2m 간격 유지’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에 대해 1인당 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29일 서울에선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와 송파구 임마누엘교회, 강남구 광림교회도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한성희 chef@donga.com·박종민 / 목포=이형주 기자}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박사’ 조주빈(25) 관련 가상화폐 지갑주소(계좌)는 30개 가까이 된다. 유료회원들은 조주빈 일당에게 주로 가상화폐거래소나 구매대행업체를 거쳐 가상화폐로 입장료를 내왔다. 거래소와 업체에 거래 명세가 그대로 남아 있단 뜻이다. 이들의 내부 전산망에서 ‘검색’만 하면 회원의 실명과 거래 액수 등을 전부 파악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 A 씨는 “박사 일당의 가상화폐 지갑주소를 입력하면 기록이 줄줄이 뜬다. 지난주에 모든 자료를 경찰에 넘겼다”고 했다.○ 경찰, 유료회원 추적해 ‘관전자’도 처벌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달 세 차례에 걸쳐 가상화폐거래소 3곳(빗썸, 업비트, 코인원)과 구매대행업체 2곳을 압수수색하거나 자료를 넘겨받았다. 거래소 등에선 거래 명세 2000여 건을 제공했는데, 경찰은 이 가운데 유료회원 수십 명을 특정했다. 이 명단을 확보하면 거래 명세에 남은 액수를 파악해 이들이 범행에 가담한 정도도 파악할 수 있다. 아동 성 착취물 등을 공유하는 ‘2단계 자료방’에 입장하려면 6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피해 여성을 직접 대화방에 초대해 성 착취 행위를 지시한 ‘3단계 극강보안방’에는 150만 원어치의 가상화폐를 보내야 들어갈 수 있다.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조주빈 일당에게 전송한 거래 액수로 범행 가담 정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신진희 성범죄피해전담 국선변호사는 “1, 2단계 방에 들어간 이들에게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아청법)상 아동 성 착취물 소지 △성폭력범죄 등 처벌특례법상 비동의 유포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직접 성 착취 행위를 지시하는 3단계 대화방에 들어간 회원들에게는 조주빈에게 적용된 아동 성 착취물 제작 혐의까지 적용할 수 있다. 단지 관전자가 아니라 공범, 교사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사망 좁혀오자 ‘자수’ 의뢰 쇄도 ‘박사방’ ‘n번방’ 이용 회원들도 처벌하자는 여론이 거세지자 아동 성 착취물 등 영상을 구매했던 이용자들이 법무법인과 온라인사이트 등을 통해 ‘처벌 여부’를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정환 JY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차 구매자와 다른 사이트에서 성 착취 영상 등을 구매하고 소지한 사람들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25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n번방’과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며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끝까지 추적, 검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법무법인과 온라인 법률 상담사이트 등에는 “불법 영상을 내려받았는데 정말 처벌이 되는 것이냐”, “자수를 해서 감형을 받고 싶다”는 등 처벌 여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익명 상담도 줄을 잇고 있다. 법무법인에 직접 전화를 걸거나 방문할 경우 실명 등 기록이 남을 수 있다는 걱정에 온라인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 질문하는 이용자도 많다. 한 법무법인의 A 변호사는 “n번방을 이용한 이용자들은 인터넷 속성을 워낙 잘 아는 사람들이다 보니 직접 찾아오는 걸 두려워해 온라인 익명 게시판을 통해 문의하는 방식을 쓴다”고 말했다. 조주빈의 공범인 ‘직원’들 가운데 미성년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텔레그램에서 ‘태평양원정대’란 대화방을 운영하며 아동 성착취물 등을 유포한 혐의로 이모 군을 지난달 20일 검찰에 넘겼다”고 26일 밝혔다. 이 군은 조주빈에게서 일부 그룹방의 관리자 권한을 넘겨받아 성 착취물과 불법 촬영물을 유포했고, 외부에 박사방을 홍보하거나 ‘고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군은 악성코드 유포와 해킹, 사기 등 범죄 행위로 수사를 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군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운영한 태평양원정대도 회원이 최대 1만8000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박종민 blick@donga.com·이소연·구특교 기자}
“소아암 환자들에게 보건용 마스크는 필수품인데 ‘마스크 대란’으로 이를 구하지 못해서야 말이 됩니까. 환자와 부모들이 발만 동동 구른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죠.” 경남 창원에 있는 CNA서울아동병원 원장인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장는 요즘 서울에서 창원으로 KTX를 타고 가던 10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동아일보를 펼쳐들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아암 환자들이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단 기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당장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을 도와야겠단 마음이 들었죠. 내려가자마 백방으로 마스크를 구하려고 뛰어다녔습니다. 마스크업체까지 전화를 돌렸지만 어린이 보건용 마스크는 정말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대한적십자사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박 원장의 간곡한 부탁을 들은 적십자사는 소아용 보건용 마스크 1만 8000장을 포함해 마스크 11만8000장을 대한아동병원협회와 대한소아청소년학회에 지원했다. 이 마스크들은 24일부터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보내고 있다. 박 원장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런 기부가 소아암 환자들과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며 “의사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마스크를 구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소아암 환자 가족들은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딸이 소아암을 앓고 있는 우모 씨(46·여)는 “나중에 우리 딸도 타인을 도우며 살 수 있게끔 잘 키우겠다”며 “또 한 번 이 세상은 아직 살아볼만한 곳이라 믿고 힘을 냈다”고 전했다. 3일 동아일보가 소개한 서울 성북구 길음2동의 기초생활수급자 강순동 씨(62) 사연도 따뜻한 온정으로 영글고 있다. 강 씨는 곤궁한 형편에도 7년 동안 부은 암 보험을 깨 대구에 성금으로 보냈다. 그의 진심에 감동한 시민들이 계속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강 씨의 사연을 듣고 치매로 투병하고 있다는 70대 남성은 18일 “코로나19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전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10만 원이 든 봉투를 길음2동 주민센터로 부쳤다. 13일에도 “기사를 보고 엄청 울었다”는 익명의 기부자가 보건용 마스크 100장을 주민센터에 보내왔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25일 얼굴을 드러낸 조주빈(25)은 시종일관 담담했다. “멈출 수 없던 악마의 삶”이라며 자신을 악마라 칭한 조주빈은 미리 준비한 듯한 말만 남겼다. 여성 피해자들에겐 별다른 사과도 없었다. 텔레그램에서 아동 성 착취 영상 등을 제작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 조주빈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5일 아동 및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전날 신상공개가 결정된 조주빈은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죄책감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조주빈은 손석희 JTBC 사장(64)과 윤장현 전 광주시장(71), 프리랜서기자 김웅 씨(49)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들은 조주빈에게 사기 등 피해를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조주빈 일당은 사기 등 10여 개 혐의를 받고 있다. ‘직원’이던 사회복무요원들은 신원조회로 손 사장 등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범행에 이용했다. 조주빈 등이 사용한 소셜미디어에는 ‘흥신소’를 운영한다는 글도 올라와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25일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박사방’은 물론 원조 격인 ‘n번방’까지 수사해 모든 관련자를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런 인권유린 범죄는 우리 모두에 대한 반문명적, 반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검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라”고 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이호재·이소연 기자}
텔레그램에서 아동 성 착취 영상 등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 조주빈(25)은 여성 피해자들에게 분명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정면을 바라본 채 입을 열지 않았다. 범죄 심리전문가들은 “스스로를 ‘악마’라 칭한 조주빈의 태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을 ‘악마’라고 표현한 배경에는 악마가 자신들이 소속된 암흑세계에서 절대적 권력을 행사한다는 뜻에서 일부러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주빈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명인과 호형호제한다는 등 허세를 부리는 자기과시적인 면모가 있다. 사회적으로 따지자면 본인은 ‘사회적 유명 인사’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조주빈이 피해 여성에 대한 언급 없이 손석희 JTBC 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시장,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 등 세간에 알려진 인물들을 언급한 것이 다분히 의도적인 발언이란 분석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의 범행 대신 유명인의 피해 사실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게 만들려 한 것 같다. 수사의 본질을 가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 건 공감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피해자의 몸에 칼로 노예라고 새겼다는 건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감정 자체가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유명인이나 강자를 향한 집착에 가까운 동경도 엿보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주빈은 정치인이나 유명인 등 ‘더 센 남자’에 대한 동경이 드러난다. ‘내가 이 정도 돼’라는 심리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박사방 제보자 등에 따르면 조주빈은 박사방에서 손 사장을 두고 “말은 높이지만 형 동생 하는 사이다”, 김 씨에 대해서는 “(나에게) 언론사 정보를 주는 사람”이라고 얘기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소영 ksy@donga.com·김태언·박종민 기자}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25)은 ‘박사’란 별명처럼 용의주도했다. 그는 범죄조직을 흉내 내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 했다. 일본 야쿠자가 선호한다는 ‘다크 코인’으로 입장료를 받거나 마약 거래에 쓰는 ‘던지기 수법’으로 돈의 흐름을 감추려 했다. 박사방을 함께 운영한 ‘직원’을 이용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회원 입장료, 다크 코인 ‘모네로’로 출처 감춰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주빈은 텔레그램에 유료 대화방을 만든 뒤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곳에 아동 성착취 동영상 등을 올렸다. 먼저 ‘맛보기 대화방’으로 회원들을 유혹한 뒤, 더 끔찍하고 자극적인 자료를 볼 수 있는 유료 대화방으로 이끌었다. 유료 대화방의 회원들에게는 가상화폐로 ‘입장료’를 받았다.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도 받았지만 주로 ‘모네로’라는 가상화폐로 받았다.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모네로는 범죄에 최적화된 가상화폐”라며 “거래 기록이 남는 비트코인과 달리 전송 과정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입장료를 받는 방식도 주도면밀했다. ①회원들이 가상화폐 구매대행업체인 A사에 모네로 구매를 의뢰한다. ②A사는 모네로를 구입해 회원에게 다시 전달한다. ③회원은 구매한 모네로를 박사가 지정한 거래 주소로 전송한다. ④박사방을 함께 운영하는 직원이 거래소 등에서 현금으로 바꾼다. 금액도 대화방 등급별로 다양했다. ‘1단계 단체방’은 액수에 상관없이 모네로를 전송하면 초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동 성 착취물 등을 공유하는 ‘2단계 자료방’에 들어가려면 60만 원어치의 모네로를 거래 주소로 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피해 여성 신상정보까지 공유해 또 다른 범죄도 조장한 ‘3단계 극강보안방’ 입장은 약 150만 원어치의 모네로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경찰은 20일 압수수색을 통해 A사와 거래한 회원 명단을 확보했다. A사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경찰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고 했다. A사에 구매 대행을 맡긴 회원은 1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주 국내 가상화폐 4대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에도 수사 협조 공문을 보냈다. 직접 가상화폐를 구매해 전송한 회원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 환전·전달 따로 두고 여러 경로로 현금 전달 조주빈은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현금을 넘겨받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 등에 따르면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바꾼 직원 강모 씨는 종이봉투나 비닐봉지에 담아 옮겼다. 이 현금을 직원 김모 씨가 거주하는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소화전에 넣어 뒀다. 그러면 김 씨가 현금을 편의점 택배나 계좌이체 등으로 조주빈에게 보냈다. 때로는 조주빈이 인천 자택 주변에 직원들이 ‘던지기’한 현금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고 한다. 던지기는 마약조직이 주로 쓰는 수법이라고 한다. 인적이 드문 곳이나 아파트 가스계량기 등에 마약을 놓아두고 위치를 알려주는 식이다. 2010년대 초 퀵서비스나 택배로 마약을 거래하던 마약사범이 줄줄이 검거된 뒤 생겨났다고 한다. 경찰은 16일 검거 당시 조주빈의 자택에서 현금 1억3000만 원을 발견했다. 당시 조주빈은 “나는 박사가 아니라 직원이다. 돈 심부름을 했을 뿐”이라고 둘러댔다고 한다. 경찰은 이후 조주빈의 계좌에서도 수천만 원을 추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의 공범인 ‘직원’ 가운데는 현직 공무원도 있었다. 2016년 일반직으로 임관한 천모 씨는 지방의 한 시청 교통행정과에서 근무해 왔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구특교·박종민 기자}

“순수한 청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4일 인천의 한 자원봉사센터에서 만난 센터 관계자 A 씨는 한숨부터 푹 내쉬었다. A 씨가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5)을 처음 만난 건 2017년 10월. 군대에서 제대한 조주빈은 인천의 한 장애인종합복지관과 봉사센터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2018년 12월 범행을 시작한 뒤에도 조주빈은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은 조주빈이 ‘박사’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한 달에 한두 번꼴로 복지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학교 성적도 우수한 ‘착실한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2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주빈은 2014년 수도권 대학의 정보통신과에 입학한 뒤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다. 이듬해 학보사 편집국장을 맡아 학보사를 이끌기도 했다. 2014년 학교 성폭력 예방을 다룬 기사에서 “학교가 학내 폭력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해 강연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존재한다”고 썼다. 조주빈은 2018년 2월 졸업할 때까지 평균 평점이 4.17(4.5 만점)에 이를 정도로 성적도 좋았다. 2014년 6월 대학 도서관이 주최한 독후감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 교우관계는 원만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주빈이 학보사를 다니던 당시 학교 방송사에서 활동한 B 씨는 “학보사가 원래 8∼10명이었는데 조주빈과 마찰을 빚고 다 나가서 2명만 남은 적도 있다”고 했다. 조주빈이 학보사 시절 쓰던 이메일 주소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 답변 플랫폼에 입력해보니, 14세였던 2009년부터 ‘지식의 끝’이란 닉네임으로 활동해왔다. 대학 진학 직전까지 달았던 답은 477개에 이른다. 그가 올린 글들은 왜곡된 성의식을 드러내곤 했다. 2012년 10월 조주빈은 미성년자 음란물을 내려받았다는 누리꾼이 ‘다운받기만 해도 잡혀간다는데 어떡하느냐’고 묻자 “단속에 걸리면 잡혀가지만 걸릴 확률은 낮으니 걱정 마라”는 글을 남겼다. 같은 해 11월에는 ‘걸그룹 섹시코드가 사회 혼란을 부추기나’라는 질문에 “오히려 사람들 욕구 해소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대답했다. 봉사단체에 따르면 조주빈은 2018년 3월부터 1년 정도 봉사활동을 나가지 않았다. 봉사단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다시 나왔는데 그때부턴 휴대전화를 자주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니 메신저를 하는 듯했고, 여성 사진들도 보였다”고 했다. 조주빈은 19일 구속되기 일주일 전인 12일에도 봉사단체를 방문했다. 함께 봉사활동을 한 지인에게는 “도청장치를 만들어 뭔가 해보자”는 권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박종민 blick@donga.com·이소연 기자}

가수 김장훈 씨(53·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했다. 김 씨는 21일 오전 천주교 봉사단체 ‘가톨릭사랑평화의집’과 함께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쪽방촌 주민들에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손세정제와 도시락을 나눠 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때 김 씨는 건물 안에 잠시 들어갔다가 50대 남성이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 김 씨는 “도시락과 손세정제를 놓고 나오는데 누워 있는 모습이 이상해 다시 뛰어갔다”며 “119에 전화해 구급대원의 지시에 따랐다. 평소 영상을 보고 심폐소생술을 연습해 왔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 씨가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을 한 덕에 남성은 숨이 돌아왔다. 119구급대가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긴 남성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 시국에 대체 왜 모이는 거야!” 22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장 예배가 열리자 근처 주민들이 항의에 나선 것이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담임인 이 교회의 주일 연합예배에는 약 2000명의 교인(서울시와 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교인들은 예배당에 옷깃이 스칠 만큼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었다. 간이의자는 물론이고 통로까지 가득 찰 정도였다. 서울시 등에서 나온 공무원 40여 명이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점검하려 하자 일부 교인이 진입을 막으면서 실랑이도 벌어졌다.○ 방역지침 어긴 시설 이용자도 구상권 청구 대상 이날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주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추진키로 한 첫날이다. 정부는 교회 등 종교시설에 운영 중단을 강하게 권고했다. 하지만 일부 교회는 예배를 강행했다. 서울 강남구 순복음강남교회에도 300명가량의 교인이 모였다. 교회는 교인임을 증명하는 증서를 확인한 뒤 입장시켰다. 입구 옆에는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이날 대형교회 9곳을 점검했다. 김경탁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내릴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종교시설뿐 아니라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에도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실내체육시설은 무도장, 무도학원, 체력단련장 등이다. 유흥시설은 콜라텍, 클럽, 유흥주점 등이다. 밀폐된 장소에서 다수를 대상으로 강습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도 포함된다. 지방자치단체 판단에 따라 노래방과 PC방, 학원 등으로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운영한다면 방역지침을 지켜야 한다. 출입자 명단 작성, 발열 확인, 마스크 착용, 1∼2m 간격 유지, 소독제 비치, 하루 최소 2회 환기 같은 내용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지자체가 집회·집합 금지명령(운영 중단)을 내린다. 운영을 강행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방역지침을 어긴 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손해배상(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특히 지자체의 경고장이 붙은 시설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해당 이용자에게도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위험한 시설 출입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는 취지다.○ 힘들어도 ‘사회적 거리 두기’ 조금 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3주를 넘기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시기가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고통스럽지만 확실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아이들이 개학을 맞이할 수 있도록 전 국민이 힘을 모아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들에게 15일간 생필품 구매, 의료기관 방문, 출퇴근 외에는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모임, 외식, 행사, 여행은 연기하거나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중앙부처가 운영하는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국립 다중이용시설은 보름간 운영이 전면 중단된다. 수용시설의 민원인 접견과 소년원·치료감호소의 외부 봉사 및 체험학습 등도 중단할 예정이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복무관리 특별지침도 마련됐다. 보름간 대민 업무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부서별로 적정 비율의 인원은 원격근무를 한다. 밀접 접촉을 피하기 위한 시차 출퇴근제와 점심시간 시차 운용도 시행된다. 일반 사업장에도 ‘사업장 내 거리 두기 지침’을 마련해 배포할 예정이다. 재택근무, 유연근무, 휴가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코로나19 유사 증상이 있으면 재택근무를 하거나 쉬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다. 출근해서도 발열이 확인되면 곧장 퇴근해야 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보름간의 단기적인 대책으로 사태가 종식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후의 중장기적인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미지 image@donga.com·박종민·위은지 기자}

“제발 살아라, 살려야 하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살면서 이렇게 간절했던 적이 있었을까요.” 가수 김장훈 씨(53·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했다. 김 씨는 21일 오전 9시 반경부터 천주교 봉사단체 ‘가톨릭사랑평화의집’과 함께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쪽방촌 주민들에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손세정제와 도시락을 나눠 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절친한 배우 박철 씨의 요청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하던 중, 김 씨는 건물 안에 잠시 들어갔다가 50대 남성이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A 씨(52·여)는 “김 씨가 안에서 ‘숨을 안 쉬어!’라고 다급하게 외쳐서 따라 들어갔더니, 김 씨가 쓰러진 남성의 흉부를 압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도시락과 손세정제를 놓고 나오는데 누워있는 모습이 뭔가 이상해서 다시 뛰어갔다”며 “119에 전화해 구급대원의 지시대로 따랐다. 평소 영상을 보고 심폐소생술을 연습해왔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 씨가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을 한 덕에 다행히 남성은 숨이 돌아왔다. 10여 분 뒤 출동한 119구급대가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긴 남성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오후 1시 봉사활동을 끝마친 뒤에도 담당 구급대원에게 전화해 남성의 상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김 씨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돼 남는 시간에 봉사활동 등을 하며 알차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사랑평화의집은 “코로나19로 인해 낯선 사람과 접촉을 꺼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 씨는 거리낌 없이 라텍스 장갑을 벗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강화방안이 시행된 첫 날에도 일부 종교 시설의 예배가 이어졌다. 현장 점검에 나선 공무원들과 시설 관계자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 예배 강행 교회, 공무원 막던 신도 실려가기도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담임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주일 연합예배를 열었다. 예배당 안의 교인들은 옷깃이 스칠 만큼 다닥다닥 붙어 앉아있었다. 교회 측이 준비한 간이의자는 물론이고 통로까지 교인들이 가득 찼다.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교회에는 교인 20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40여 명의 공무원이 현장점검을 나오면서 이들을 막는 교회 관계자와 공무원 사이에 약 30분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서울시와 구청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교회 내부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펜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한 여성 교인이 뒤로 넘어져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이 ”이 시국에 대체 왜 모이느냐“고 항의하면서 교회 관계자와 말다툼이 벌이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교회 측이 시청과 성북구청 관계자 6명을 안으로 들여보내는 데 합의하면서 가까스로 점검이 진행됐다. 같은 시각 예배를 강행한 강남구 순복음강남교회에서도 서울시의 현장점검이 진행됐다. 예배 참석 인원은 서울시 추산 300여 명. 교회 측은 정문을 제외한 출입문을 봉쇄하고 교인임을 증명하는 증서를 확인한 뒤 입장시켰다. 입구 옆에는 열 감지 카메라라 있었다. 서울시는 현장점검 첫 날 주말 예배를 강행하기로 한 대형교회 9곳을 찾아 현장 감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경탁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내릴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보름간 교회·실내체육·유흥시설 집중 단속 정부는 이들 종교시설과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에 대해 22일부터 보름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집단발병이 전체 환자 발생의 80.7%에 이르렀다. 종교시설 관련 발생이 그 중 90여 건으로 가장 많았다. 1건당 평균 17.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실내 체육시설의 경우 집단발병 1건에서 총 116명(천안 줌바댄스)의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음달 5일까지 종교·실내체육·유흥시설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 의한 집회·집합금지 제한을 받게 된다. 불가피하게 운영할 경우 △유증상자 즉시 귀가 조치 △출입자 발열 확인 △서로 간 1~2m 간격 유지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하루 최소 2회 환기 △감염 관리 책임자 지정 및 출입자 명단 작성과 같은 방역지침을 지켜야 한다. 불이행이 적발되면 지자체로부터 운영금지 명령을 받는다. 금지명령을 어기고 운영하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한다. 이로 인해 확진 환자가 발생할 경우 입원·치료비, 방역비에 대해 손해배상(구상권)까지 해야할 수 있다. 이런 운영제한 조치는 지자체에 따라 확대적용이 가능하다. 노래방, PC방, 학원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밖에도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외출 제한을 권고했다. 보름간 모임, 여행, 행사 등도 연기하거나 취소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앞으로 보름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결정적 시기“라며 ”확산세를 확실하게 꺾고 우리 아이들에게 평온한 일상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60대 남성이 마스크를 구입하려던 시민에게 골프채를 휘두르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시행한 ‘마스크 5부제’ 다섯째 날에도 혼란이 이어졌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동래구 한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사러 줄을 서 있던 시민에게 골프채를 휘두른 60대 남성 A 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13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11일 길을 가던 A 씨는 “대기 줄 때문에 통행이 방해된다”며 말다툼을 벌이다 골프채를 휘둘렀다. 길이 92㎝의 골프채를 든 채 1시간가량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과 제주, 경기에서도 소동이 벌어졌다. 제주시 한 약국에서는 10일 B 씨가 약사가 “마스크가 예정시간보다 늦게 들어온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난동을 부렸다. B 씨는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구 한 약국 앞에서는 C 씨가 11일 줄을 서 있다가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다른 시민을 협박하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 광주시 한 약국에서도 9일 술을 마시고 낫으로 위협을 하며 “마스크를 판매하라”고 협박한 피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서로 다투다 다치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반경 해운대구에 있는 한 약국에서 70대 남성이 80대 남성에게 밀려 넘어지며 손목을 다쳤다.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일손이 모자라는 약국을 돕기 위해 파견된 공무원이 오히려 ‘갑질’을 해 논란이 됐다. 13일 부산시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따르면 부산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부산시 5급 공무원(59)과 약사가 다툼을 벌였다. 약사는 청원 게시판에 “11일 오후 1시에 와달라고 요청했지만, 공무원이 오후 2시경 도착했다”고 했다. 이후에도 공무원은 반말을 하며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고 해당 공무원이 약사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마스크 관련 다툼이 잦자 약국과 우체국 등 판매처에 순찰 인력을 늘리고 질서 유지 등 예방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13일 밝혔다.구특교기자 kootg@donga.com박종민기자 blick@donga.com}

“‘마스크 앱’만 믿고 약국을 찾았는데 세 군데 모두 허탕입니다.” 11일 정오경 서울 용산구에 있는 지하철 1호선 남영역 주변 A약국. 인근 직장을 다니는 이휘원 씨(32·여)는 약국 앞에서 인상을 찌푸렸다. 마스크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는 ‘마스크 앱’은 A약국에 재고가 있다고 나와 있었지만 막상 가 보니 “이미 다 팔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사흘째지만 마스크로 인한 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정부가 소개한 ‘마스크 앱’이 현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시민들은 헛걸음을 하기 일쑤였다. 현재 스마트폰에 깔 수 있는 ‘마스크 앱’은 10개 정도. 약국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당국에 판매 현황을 입력하면 이 앱들을 통해 마스크 수량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앱에 ‘재고 있음’이라고 뜨더라도 막상 가 보면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 씨가 방문한 A약국 역시 재고 수량이 ‘보통’(30∼99개)으로 표시됐지만 실제로는 이미 다 팔린 상태였다. 11일 동아일보가 서울 용산구와 강서구, 관악구 등에서 ‘재고 있음’으로 뜬 약국 30곳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바로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약국은 7군데(23%)뿐이었다. 7곳조차도 앱에 표시된 마스크 수량과는 50∼100개 이상 차이가 났다. 기껏 만든 앱이 이렇게 소용이 없는 이유는 뭘까. 현장에서 만난 약사들은 “실시간으로 전산 시스템에 판매 현황을 입력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A약국의 약사인 B 씨도 “우리 같은 1인 약국은 판매 정보를 전산 시스템에 하나하나 입력했다간 고객에게 마스크를 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마스크 판매 시간이나 방법이 약국 재량에 따라 다른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약사 C 씨는 “정해진 판매 시간이 아닌데 앱에는 재고가 ‘100개 이상’으로 표시돼 아침 일찍부터 손님들이 몰렸다”며 “약국마다 판매 시간 등 실제 여건이 다른데 앱에는 전혀 반영이 안 돼 있다“고 했다. 또 ‘소형 마스크’만 재고가 남았을 때에도 막상 앱에는 종류에 구분 없이 수량이 표시되는 것도 문제란 지적이 나왔다. 이로 인해 약국과 고객 사이에선 마찰이 생기는 모습도 보였다. 용산구의 한 약국은 “앱의 정보만 보고서는 ‘재고가 있는데 왜 팔지 않느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몇몇 약사들은 일부러 입고된 물량을 전산 시스템에 실시간 입력을 하지 않아 재고로 잡히지 않게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이날 오전 마스크 판매 현황의 전산 시스템까지 먹통이 돼 혼란은 더욱 커졌다. 한 약사는 “아침부터 시스템이 오류가 나는 바람에 100명 넘게 직접 종이에다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가며 마스크를 팔았다”며 “정부가 시스템이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게 미리 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몇몇 ‘마스크 앱’은 이용자가 폭주하며 접속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현장 약사들은 마스크를 사러 오는 고객들에게 “마스크 앱을 믿지 말라”고 조언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주민 D 씨는 “약국에 갔더니 약사가 ‘앱은 보지 말고 직접 전화해 확인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강서구약사회 임성호 회장은 “정부가 현장을 돌아봤으면 실시간 재고 현황을 입력할 여력이 안 된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며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은 소외될 수 있다는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구특교 kootg@donga.com·박종민 기자}

정부가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 이틀째인 10일 오후 1시 반경.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인근 A약국 앞은 시민 4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약사 박정원 씨(30)는 서너 명만 들어서도 빽빽한 좁은 약국 안에서 정신없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A약국은 박 씨 혼자 운영하는 ‘1인 약국’이다. 홀로 마스크를 구매하러 온 고객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컴퓨터에 전산 입력을 해야 한다. 구매 대상이 맞는지도 확인하고 결제를 마친 뒤 마스크를 전달한다. 박 씨는 “모든 과정을 혼자 해야 한다. 일반 환자까지 오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다. 대형 약국은 업무 분담이 되겠지만, 소형 약국은 죽을 지경”이라고 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가 서울 종로구와 용산구 일대 약국 30여 곳을 둘러보니 A약국처럼 한두 명으로 운영하는 소형 약국들은 마스크 판매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묶음으로 들어온 마스크의 낱개 포장부터 전산 입력과 결제, 판매까지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A약국 인근에서 약사 2명이 운영하는 B약국도 “평상시에도 한두 명이 약국을 운영하면 약 처방, 재고 확인 등 업무가 산더미”라며 “마스크 구매 고객까지 몰려들어 ‘교통정리’도 힘겨운 처지”라고 했다. 또 다른 1인 약국의 약사 C 씨도 “마스크 대기 줄 때문에 약을 처방받으려다 그냥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많았다”고 하소연했다. 소형 약국들은 특히 현재 5개, 10개씩 포장된 ‘묶음 마스크’라도 정부가 조치를 취해주길 요청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데 마스크 정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긴다고 토로했다. 1인 약국들은 마스크 정리 때문에 몇 시간씩 문을 닫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C 씨도 “5개가 한 묶음으로 오다 보니 2개씩 개별 포장하는 데만 최소 2시간 이상 든다”고 말했다. 신용산역 인근의 한 약국도 “현재 마스크가 하루 200∼250개 정도 들어온다. 정부가 왜 낱개 포장까지 약국에 무책임하게 떠맡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소형 약국의 약사들은 구체적인 운영 방안 없이 약국에 떠맡기듯 판매하라고 한 ‘무책임함’ 때문에 일선 약사들만 시민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70대 아내와 함께 용산구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D 씨는 “당국이 세부적인 매뉴얼은 정하지 않고 약국이 알아서 판매하도록 내버려 뒀다”며 “소형 약국들은 운영이 어렵고 판매 방법이 제각각이다 보니 현장의 항의와 비난은 우리가 다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불만이 커지자 10일 1인 약국이나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약국 2500개소에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14일 동안 약국 1곳당 3시간 정도 일을 도울 단시간 근로 인력 1명씩 지원할 방침이다. 시의 대책에 소형 약국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1인 약국의 약사는 “공익근무요원을 보내준다던데 최소한 마스크 개별 포장이라도 도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반응했다. 또 다른 소형 약국은 “별 실효성이 없어 보여 신청하지 않을 생각이다. 약국 업무를 전혀 모르는 인력이 오면 일만 더 꼬일 것”이라고 했다.구특교 kootg@donga.com·박종민 기자}

정부가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 이틀째인 10일 오후 1시 반경.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인근 A 약국 앞은 시민 4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약사 박정원 씨(30)는 3명만 들어서도 빽빽한 좁은 약국 안에서 정신없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A 약국은 박 씨 혼자 운영하는 ‘1인 약국’이다. 홀로 마스크를 구매하러 온 고객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컴퓨터에 전산 입력을 해야 한다. 구매 대상이 맞는지도 확인하고 결제를 마친 뒤 마스크를 전달한다. 박 씨는 “모든 과정을 혼자 해야 한다. 일반 환자까지 오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다”며 “대형 약국은 업무 분담이 되겠지만, 소형 약국은 죽을 지경”이라고 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가 서울 종로구와 용산구 일대 약국 30여 곳을 둘러보니, A 약국처럼 한두 명으로 운영하는 소형 약국들은 마스크 판매로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묶음으로 들어온 마스크의 낱개 포장부터 전산 입력 및 결제, 판매까지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A 약국 인근에서 약사 2명이 운영하는 B 약국도 “평상시에도 1, 2명이 약국을 운영하면 약 처방, 재고 확인 등 업무가 산더미”라며 “마스크 구매 고객까지 몰려들어 ‘교통정리’도 힘겨운 처지”라고 했다. 또 다른 1인 약국의 약사 C 씨도 “마스크 대기 줄 때문에 약을 처방받으려다 그냥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많았다”고 하소연했다. 소형 약국들은 특히 현재 5개, 10개씩 포장된 ‘묶음 마스크’라도 정부가 조치를 취해주길 요청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데 마스크 정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긴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1인 약국들은 마스크 정리 때문에 몇 시간씩 문을 닫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C 씨도 “5개가 한 묶음으로 오다보니 2개씩 개별 포장하는 데만 최소 2시간 이상 든다”고 했다. 신용산역 인근의 한 약국도 “현재 마스크가 하루 200~250개 정도 들어온다. 정부가 왜 낱개 포장까지 약국에 무책임하게 떠맡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시는 불만이 커지자 10일 1인 약국이나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약국 2500개소에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14일 동안 약국 1곳 당 3시간 정도 일을 도울 단시간 근로인력 1명씩 지원할 방침이다. 소형 약국들은 시의 대책에 반응이 엇갈렸다. 한 1인 약국의 약사는 “공익근무요원을 보내준다던데 최소한 마스크 개별 포장이라도 도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반응했다. 반면 또 다른 소형 약국은 “별 실효성이 없어 보여 신청 안할 생각이다. 약국 업무를 전혀 모르는 인력이 오면 일만 더 꼬일 것”이라고 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의 동선 정보를 제공하는 ‘코로나 알리미’ 사이트를 만들었던 대학생들이 이번에는 편의점의 마스크 재고 정보를 알려주는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들은 편의점뿐 아니라 약국이나 마트 등의 마스크 재고 정보를 알릴 수 있는 방법도 찾고 있다. 5일 개설된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는 고려대 학생인 김준태(23·미디어학부), 최주원(23·산업정보디자인 전공), 박지환(24·심리학과), 이인우 씨(28·중어중문학과)가 함께 만들었다. 전공이 모두 다른 이 4명은 프로그래밍 교육 학회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 알리미’ 사이트를 개설한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자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를 만들었다. 지난달 개설한 ‘코로나 알리미’ 사이트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내놓고 싶다는 고민을 함께 하다 만들게 됐다.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용자 주변 편의점의 마스크 재고 현황을 10분 간격으로 확인해 알려준다. 재고가 없는 곳은 ‘품절(Sold out)’로, 있는 곳은 ‘24hrs’로 표시된다. 배달앱 ‘요기요’의 ‘편의점 실시간 재고 연동 서비스’ 정보를 통해 마스크 재고 현황을 받고 있다. 최 씨는 “스타트업 등 각자 따로 하는 일들이 있다 보니 팀원들 모두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 가며 사이트를 만들고 계속 업데이트하는 중”이라며 “동시 접속자가 1만 명이 넘을 만큼 이용자들이 많아 힘든 것도 버텨가며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4명이 ‘마스크 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는 프로그래밍 교육 단체 ‘멋쟁이 사자처럼’의 이두희 대표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최 씨는 “데이터가 방대해 취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 대표가 도와주겠다고 흔쾌히 나섰다”며 “이 대표가 서버를 구축해 주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서비스가 가능했다”고 했다. 최 씨는 “사이트를 열자마자 편의점 외에 약국이나 마트 등의 마스크 재고 정보는 없는지를 묻는 이메일을 수십 통 받았다”며 “다음 주 월요일(9일)부터 ‘마스크 5부제’가 시작되는 만큼 관련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편의점 이외의 마스크 재고 정보를 추가하는 방법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구특교 kootg@donga.com·박종민 기자}

“저금통은 하나도 안 아까워요. 직접 드리지 못해서 아쉽지만 어려운 분들께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요.” 서울 종로구에 사는 안준서 군(7)은 또박또박 말도 잘했다. 4일 통화 내내 살짝 부끄러워하면서도 “저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뭔지 알아요”라고 또렷하게 답했다. 안 군 아버지는 “우리 애는 물론이고 친구들 모두 기부 물품을 직접 전하고 싶어 했다”고 귀띔했다. ‘명륜어린이집’ 원아들은 이날 고사리손으로 10개월 이상씩 모은 저금통을 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써 달라며 혜화동주민센터에 기부했다. 코로나19로 비탄에 빠진 대한민국을 보듬으려는 작지만 소중한 온정이 하얀 눈처럼 소복소복 쌓이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누군가의 기부가 모범이 되며 여기저기서 ‘온정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명륜어린이집 원아 60명이 내놓은 저금통에서 나온 돈은 모두 약 47만 원. 대부분 100원, 500원짜리 동전들이다. 아이들이 착한 일을 할 때마다 칭찬과 함께 받은 용돈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33만 원으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샀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전달했다. 이경아 명륜어린이집 원장은 “구호 물품이 더 뜻깊어 보여서 마스크 등을 샀다. 그런데 너무 구하기가 어려워 애를 먹었다”고 귀띔했다. 2일 동아일보에 실린 기초생활수급자 강순동 씨(62)의 기부 사연을 읽고 아껴둔 세뱃돈을 꺼낸 학생들도 있다. ‘의사 꿈나무 3형제’인 조용한(18) 승환(16) 성민(12) 군은 4일 서울 성북구 길음2동주민센터를 찾아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을 위해 쓰면 좋겠다”며 30만 원을 기부했다. 용한, 승환 군은 “큰돈은 아니지만 다른 분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막내인 성민 군도 “의사 선생님들이 열심히 치료하는데도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어 돕고 싶다”고 했다. 평범한 시민들의 기부도 이어졌다. 경북 경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승연 씨(33)는 3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21개월 된 딸 명의로 100만 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아이가 태어난 뒤 어린이 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코로나19로 복지시설이 연달아 문을 닫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 정릉3동주민센터에 100만 원을 기부한 진욱상 백산출판사 대표는 “좀 더 많이 기부하고 싶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기부 릴레이’가 유행하고 있다. 대구 등에 있는 코로나19 의료 현장에 성금을 릴레이로 낸다. 성금을 보낸 뒤 ‘인증 샷’을 찍어 올리며 다음 순서 2명을 지목하는 식이다.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마스크 하나라도 더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는 이 캠페인은 비교적 부담 없는 기부액으로 젊은층도 다수 동참하고 있다.전채은 chan2@donga.com·박종민·신지환 기자}

“저금통은 하나도 안 아까워요. 직접 드리지 못해서 아쉽지만 어려운 분들께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요.” 서울 종로구에 사는 안준서 군(7)이 또박또박 말도 잘했다. 4일 통화 내내 살짝 부끄러워하면서도 “저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뭔지 알아요”라고 또렷하게 답했다. 준서 아버지는 “우리 애는 물론 친구들 모두 기부 물품을 직접 전하고 싶어 했다”고 귀띔했다. ‘명륜어린이집’ 원아들은 이날 고사리 손으로 10개월 이상씩 모은 저금통을 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써 달라며 혜화동주민센터에 기부했다. 코로나19로 비탄에 빠진 대한민국을 보듬으려는 작지만 소중한 온정이 하얀 눈처럼 소복소복 쌓이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누군가의 기부가 모범이 되며 여기저기서 ‘온정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명륜어린이집 원아 60명이 내놓은 저금통에서 나온 돈은 모두 약 47만 원. 대부분 100원, 500원 동전들이다. 아이들이 착한 일을 할 때마다 칭찬과 함께 받은 용돈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33만 원으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샀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전달했다. 이경아 명륜어린이집 원장은 “기호물품이 더 뜻 깊어 보여서 마스크 등을 샀다. 그런데 너무 구하기가 어려워 애를 먹었다”며 귀띔했다. 2일 동아일보에 실린 기초생활수급자 강순동 씨(62)의 기부 사연을 읽고 아껴둔 세뱃돈을 꺼낸 학생들도 있다. ‘의사 꿈나무 3형제’인 조용한(18) 승환(16) 성민(12) 군은 4일 길음2동주민센터를 찾아 “대구동산병원 의료진들을 위해 쓰면 좋겠다”며 30만 원을 기부했다. 용한, 승한 군은 “큰 돈은 아니지만 다른 분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막내인 성민 군도 “의사 선생님들이 열심히 치료하는데도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어 돕고 싶다”고 했다. 평범한 시민들의 기부도 이어졌다. 경북 경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승연 씨(33)는 3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23개월 된 딸 명의로 100만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아이가 태어난 뒤 어린이 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코로나19로 복지시설이 연달아 문을 닫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정릉3동 주민센터에 100만 원을 기부한 진욱상 백산출판사 대표는 “좀 더 많이 기부하고 싶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라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기부릴레이’가 유행하고 있다. 대구 등에 있는 코로나19 의료 현장에 성금을 릴레이로 낸다. 성금을 보낸 뒤 ‘인증 샷’을 찍어 올리며 다음 순서 2명을 지목하는 식이다.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마스크 하나라도 더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는 이 캠페인은 비교적 부담 없는 기부액으로 젊은층도 다수 동참하고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강 선생님은 투명한 날개를 다신 천사입니다.” 살짝 낯간지러울 수도 있으련만. 3일 오후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민정 씨(64)는 스스럼없이 상대를 ‘천사’라고 불렀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강순동 씨(62)와 전화 통화가 연결되자 김 씨는 감격에 겨운 듯 목이 메었다. 실은 두 사람은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이다. 하지만 이날 아침 평소처럼 집에서 동아일보를 집어든 김 씨는 1면 기사를 보다가 한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기초생활 급여로 생계를 잇는 5급 지체장애인인 강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생하고 있는 대구 시민을 위해서 어렵사리 성금을 내놓은 사연이었다. 장장 7년 동안 아껴서 모은 암 보험을 중도 해지한 118만7360원이다. 한참 동안 고마움을 달랠 길 없던 김 씨는 어느샌가 강 씨에게 딱한 마음이 들었다. 본인이 쓸 돈도 넉넉지 않은 형편일 것 같아 끼니는 잘 챙기는지도 걱정됐다. 뭐라도 할 게 없을까 싶어 고민하다가 무작정 동아일보로 전화를 걸었다. “우리처럼 평범한, 아니 어쩌면 더 상황이 안 좋을 수도 있는 분이잖아요. 그런데 보험까지 깨가며 돈을 보내셨다니 그냥 있을 수가 없었어요. 별거 아니더라도 김치나 밑반찬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김 씨의 따스한 마음은 그대로 강 씨에게 전해졌다. 김 씨가 그를 ‘투명한 날개를 단 천사’라고 부르며 고마워하자 강 씨는 흐느끼면서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김 씨는 “그냥 목소리만 들었을 뿐인데도 눈물이 나고 힘도 났다”며 “서로 ‘함께 코로나19를 꼭 이겨내자’는 말만 여러 번 반복했다”고 했다. “만난 적도 없고 생김새도 모르지만 남 같지가 않았어요. 이제 전화번호도 알았으니 자주 연락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난 건지 모르겠지만 참 잘했다 싶어요. 너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다 함께 살아야지요.” 김 씨는 이날 오후 내내 여러 밑반찬을 만들었다고 한다. 4일 택배로 강 씨에게 보낼 계획이다. 얼마나 맛있을지는 두 사람만 알 일이다. 하나의 선행은 다른 화답으로도 퍼져나갔다. 이날 오전 대구에 사는 조모 씨(56)도 동아일보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강 씨가 돈을 전한 길음2동 주민센터로 전화해 “마음이 너무 고맙다. 많이 울었다”고 했다. 조 씨는 “강 씨 사정도 어려워 보여 보탬이 되고 싶다”며 118만7360원을 주민센터로 보내왔다. 강 씨가 냈던 성금과 10원 단위까지 똑같은 금액이었다. 연락을 받은 강 씨는 또 한번 뭉클한 모습을 선사했다. 강 씨는 “좋은 뜻으로 낸 건데 왜 자꾸 이러느냐. 고맙지만 돈은 안 받겠다. 성금으로 쓰든지 마음대로 해라”라고 한사코 거부했다. 하지만 조 씨가 강 씨 명의로 지정기탁을 신청해 주민센터가 맘대로 처리할 수 없었다. 한지용 주무관은 “설득 끝에 강 씨가 주민센터에 와서 받아갔다. 그때도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날 주민센터는 전화가 잦았다. 서울에 산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도 “성금 낸 강 씨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기사를 아침에 읽었다. 라면 한 박스를 보낼 테니 꼭 전해 달라”고 했다. 한 주무관이 “전달한 다음에 결과를 알려드리겠다”며 연락처를 요청했지만, 여성은 그저 “잘 부탁한다”며 끊었다.박종민 blick@donga.com·구특교 기자}

118만7360원은 누군가에겐 푼돈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초생활 급여로 생계를 잇는 5급 지체장애인 강순동 씨(62)에겐 결코 그렇지 않다. 그런 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이웃에게 써달라며 이 거금을 선뜻 내놓았다. 지난달 26일 강 씨는 서울 성북구 길음2동 주민센터를 찾아 돈 봉투를 내밀었다. 무려 7년 동안 없는 돈을 아껴 모은 암 보험을 깼다. 중도해지로 200만 원가량 손해를 봤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놀란 담당 공무원이 한사코 만류했지만, 강 씨는 눈물범벅인 채 “대구에서 고생하는 환자나 의료진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며 뜻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강 씨는 2일 동아일보와 만나서도 계속 울먹거렸다. 그는 “(나라가) 일도 제대로 못하는 나를 먹여 살리는데 이럴 때라도 은혜를 갚고 싶다”면서 “몸뚱이만 성하면 당장 대구에 가서 뭐든 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민센터는 강 씨의 뜻을 존중해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대구에 전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모두의 마음을 갉아먹고 있지만, 함께 상처를 달래려 손을 내미는 천사의 온정이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다. 꼬깃꼬깃 아껴뒀던 용돈을 모아 병원에 기부한 서울 양천구 초등학생들, 응원 편지와 돼지저금통만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 마포구의 한 남성, 대구 복지관들이 문을 닫자 홀몸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자청하고 나선 대학생. 코로나19의 백신 개발은 아직 멀었지만 서로에게 치료제보다 더 큰 희망과 용기를 선물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인 보건소와 병원에는 전국에서 응원 물품이 쇄도한다. 강원 태백시보건소엔 지난달 27일 “조금만 더 힘내 달라”는 익명의 편지와 건강보조식품이 도착했다. 서울 서초구보건소 등에도 떡과 손 세정제, 컵라면 등이 왔다. 한 시민이 보낸 치킨 15마리를 받은 전북 전주시보건소는 “감사하다. 꼭 열심히 해서 반드시 이겨내겠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영세업자들을 위해 임대료를 낮춰주는 상생의 물결도 거세지고 있다.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임대료 인하는 전주에서만 동참한 건물주가 111명으로 늘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지역 건물주협회는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운동을 시작했다. 경기 파주시 프로방스가든은 입주한 16개 업소의 지난달 임대료를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우리 국민은 ‘외환위기 금 모으기 운동’처럼 위기마다 자발적으로 힘을 보태 이겨냈다. 이번 사태에도 더욱 놀라운 위기 극복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박종민 blick@donga.com / 전주=박영민 / 대구=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