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최지선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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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aurinko@donga.com

취재분야

2026-02-15~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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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력엔 폭력, 억압엔 억압… 피해자 될 바엔 가해자가 되겠다”

    워마드엔 네 개의 계급이 존재한다. ‘여성’과 ‘여자’ 그리고 ‘남자’와 ‘한남’이다. ‘여권’ ‘역할’ ‘의무’의 연관어인 ‘여성’은 워마드 내 가장 계몽된 존재를 뜻한다. 워마드 유저들의 궁극적인 지향이다. 반면 ‘여자’는 아들 자(子)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워마드에선 배척되는 단어다. ‘약하다’ ‘조심’ 등과 연결돼 약자이고 권리를 침해받는 현실적 위치에 가깝다. 반면 ‘여자’와 이어지는 ‘남자’는 현실적으로 생물학적 여성들이 관계를 맺어야 하는 대상이다. 워마드의 분노 대상인 ‘한남’은 ‘여성’ ‘여자’와 단절된 최하위 계급이다. 이 같은 사실은 워마드 게시물 약 39만 건(댓글 포함)을 분석해 그려낸 ‘단어 관계지도’(지도 1)를 통해 드러난다. 이는 워마드 게시물의 단어를 모두 추출한 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들을 중심으로 연관어들을 배열해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자는 성범죄·성적 대상화의 피해자” ‘여성’과 ‘여자’ 두 단어를 이어주는 말은 ‘피해자’다. ‘피해자’는 또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 같은 성범죄, 그리고 ‘야하다’ ‘예쁘다’ ‘창녀’ ‘가슴’ 같은 성적 대상화 관련 단어와 이어진다(지도 1). 즉, 워마드 유저들은 여성을 성범죄와 성적 대상화의 피해자로 인식한다. 여성을 ‘피해자’로 만드는 주범인 남성은 워마드의 표적이 된다. 여성, 진보, 전라도 등 다양한 대상을 혐오하는 일간베스트저장소와 달리 워마드는 오로지 생물학적 남성, 그중에서도 한국 남자인 ‘한남’에게만 분노를 집중한다. 실제 워마드에는 자신의 성범죄, 성적 대상화 피해 경험담을 공유한 글이 다수 올라온다. A 씨(19)는 “백화점이나 영화관, 학교 같은 안전할 것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쉽게 몰카를 발견할 수 있어서 여성들은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시위 등 활동과 “더 이상 예쁨받으려 노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탈코르셋 운동’으로 이어졌다.○ “피해자 될 바엔 가해자가 되겠다” ‘피해자’ 워마드는 상처받은 존재가 되길 거부하는 대신에 가해자가 되는 방법을 선택한다. ‘강한 여성’이 되기 위한 무기는 미러링(mirroring·따라하기). 여성이 당했던 온갖 폭력을 성(性)만 바꿔 그대로 되갚아주는 방식이다. 폭력적이고 과격한 워마드의 미러링은 숱한 논란을 빚었다. 일부는 실제 범죄로까지 이어져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홍익대 누드모델 불법촬영’(2018년 5월) 사건의 가해자 안모 씨(25)는 20일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본보 취재진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워마드의 미러링 게시글 65건 중 일명 ‘인증샷’을 올려 구체적인 행위를 실행했을 것으로 보이는 게시글은 33건이었다. 이 가운데 2건만 실제 사법처리 대상이 됐다. ‘미러링 단어’는 워마드의 또 다른 무기다. 워마드의 최대 조롱 대상 ‘한남’은 ‘김치녀’를 미러링한 단어다. 또 여성의 성기를 활용한 욕을 대부분 남성의 성기로 바꿔 부른다. ‘한남’ ‘남자’에 대한 비속어는 대부분 여성을 대상으로 했던 비속어의 ‘바꿔 말하기’에 해당한다.○ 시위 기획·여론 선전 도모하는 ‘전쟁터’ 폭력은 폭력으로, 억압은 억압으로 갚겠다는 워마드의 투쟁이 벌어지는 공간은 ‘놀이터’가 아닌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오락거리를 찾아 점점 많은 이들이 모여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달리 워마드의 활동량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에는 워마드에 11만여 건의 게시글이 올라왔지만 올해는 10월 말 현재 4만5000여 건에 그쳐 감소세가 뚜렷했다. 월 단위로 보면 지난해 2월엔 1만7000여 건의 게시글이 올라왔지만 올 10월엔 약 1000건에 그쳤다. ‘전쟁터’ 워마드 게시판 구조의 특징은 다른 오락 사이트와 달리 조직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충성도가 높은 소수 회원을 ‘헤비유저’로 만드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게시판은 크게 5개(자유게시판→베스트→프로젝트→워념글→데스노트)다. 일정 개수 이상의 댓글을 달아야 상위 게시판에 글을 작성할 권한을 받게 된다. 가장 정치적인 게시판은 ‘프로젝트’다. 이곳에서 워마드 유저들은 각종 오프라인 시위, 온라인 여론 확산 등을 기획한다. 지난해 3월부터 올 11월까지 프로젝트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179건)을 분석한 결과 여성 대상 범죄 관련 기사에 여성 우호적인 댓글을 달고 법 개정 등 청원을 올리는 활동이 34.1%(61건)로 가장 많았다.○ ‘햇님복권’의 숨은 뜻…“여성이기에 지지” 승리를 위해선 ‘힘’도 필요하지만 ‘권력’도 중요하다. 이에 대한 열망은 ‘정치’에의 관심으로 이어진다. 워마드 유저들이 성별 다음으로 많이 언급하는 건 ‘정치’다. ‘프레임’ ‘권력’ 등 정치 관련 단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확산된다. ‘햇님복권’이 대표적인 워마드의 정치 행위다. ‘햇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뜻한다. ‘햇님’은 워마드에 달린 댓글에서 ‘여자’ ‘한남’ ‘한남충’ 못지않게 중요하게 언급된다(지도 2). 워마드 유저들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 과정에서 여성혐오를 당했다고 생각한다. B 씨(18)는 “탄핵 과정에서 올랭피아 그림에 박 전 대통령 얼굴을 합성하고 성희롱이 쏟아졌다”고 비판했다. 김보명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원은 “워마드엔 좌파도 우파도 없다. ‘햇님’은 그저 ‘여성 정치 지도자’라는 프레임이고 생물학적 여성이기에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연애-비혼-비섹스-비출산 ‘4非’로 무장한 워마드 전사들 ▼‘여성’과 ‘남자’를 잇는 단어에 연애-결혼-섹스-출산은 등장하지 않아워마드 내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격론이 오가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절대적인 가치관이 있다.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섹스를 일컫는 ‘4B(非)’다. ‘여성을 피해자로 만드는 남성과는 어떠한 관계도 맺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분석 결과 ‘여성’과 ‘남자’를 잇는 단어 중 결혼, 출산, 연애, 섹스는 등장하지 않았다. 4B의 기저엔 가부장제가 있다. “딸에게는 앱충(아버지)이 가장 위험하다. 초등학생 때 옆에 누우라고 하더니 손가락으로 가슴을 만졌다.” “딸인 나와 달리 남동충(남동생)의 반찬통에는 간장게장이 가득 담겨 있었다.” 워마드 유저들이 가부장제의 모순을 피부로 느낀 첫 공간은 가정이었다. 워마드 게시글 중 가족 구성원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125건을 분석한 결과 ‘아버지’를 비판한 글이 전체의 28.8%(36건)로 가장 많았다. 가장의 권위를 이용해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거나 아버지에게 성적으로 학대당했다고 고백하는 글이 다수였다. 아버지의 권위 때문에 유년시절에 겪었던 무력감은 “××을 터뜨리겠다” 같은 폭력적인 언어로 표출되고 있었다. 지도1에서 나타나듯 이들에게 ‘아비’는 ‘싫고’ ‘기분 나쁜’ 존재이며 ‘재기(자살)’해야 하는 존재다. ‘4B’ 중 하나인 ‘비혼’을 결심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어머니는 가부장제의 피해자인 동시에 그에 순응하며 딸을 차별하는 가해자다. 딸이라는 이유로 남자 형제와 차별한 부모를 비난하는 글은 전체의 10.4%(13건)였다. 이들은 어머니의 결혼을 반면교사로 삼는다. 유년시절부터 지켜본 결혼은 ‘망혼’(망한 결혼의 준말)이며 결혼한 여자는 ‘노예’에 가깝다(지도 3).게시글 분석에서도 결혼에 대한 반발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결혼 대상인 남자에 대해서 ‘열등’ ‘쓰레기’ 같은 표현을 빈번하게 사용했다. 결혼과 여성을 연결한 단어에는 ‘강간’ ‘강요’ ‘노예’ ‘억압’ 등 부정적 표현들이 다수 등장했다(지도 3). 본보 취재진이 인터뷰한 워마드 유저 12명 전원은 ‘4B 운동’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4B’로 여성을 착취하는 가부장제 고리를 끊어내야 여성이 ‘야망’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유저 홍모 씨는 “기혼여성이 듣는 ‘맘충’ 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데 왜 내가 내 발로 가부장제 구조의 피해자가 돼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여성 입장에서 결혼과 출산은 ‘하이 리스크-로 리턴(위험은 높고 긍정적 측면은 적다)’일 뿐”(오모 씨), “결혼은 여성을 가부장제에 갈아서 넣는 행위”(C 씨), “4B 운동은 이 나라를 우리가 망하게 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조모 씨)라는 주장이다. 여성학 연구자 김리나 씨는 “남자에게 감염됐다는 ‘남염’이라는 개념이 있다. 남염의 끝이 결혼”이라면서 “워마드에게 결혼은 남성과 관계를 맺는 최악의 방식이며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가부장제에 공모하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 “과격 미러링으로 고립” vs “폭력성 원인에 주목을” ▼워마드 여성운동 방식 놓고 논쟁‘수컷 고양이 학대’ ‘호주 남아 성폭력 인증’ ‘홍대 남성 누드모델 불법 촬영’…. 워마드의 과격하고 폭력적인 미러링(mirroring·따라하기)은 논란과 비난의 대상이 됐다. 워마드는 이를 통해 가부장제를 타파하고 여성 혐오를 지우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러링의 폭력성’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보 취재진이 인터뷰한 워마드 유저 가운데 일부는 도를 넘은 미러링에 대해 회의감을 토로했다. 2년째 워마드 유저로 활동 중인 D 씨는 호주 남아 성폭력 인증글에 대해 “미성숙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인증 사진까지 올린 건 잘못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 씨는 “낙태 인증을 한 의도는 알겠지만 사람들은 거기까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라며 “워마드가 각성시키고자 하는 여성에게마저 거부감을 줬다면 실패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워마드가 모든 사안을 성별을 기준으로 이분법적으로만 접근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대 여성연구소 김보명 연구원은 “진정한 페미니즘과 성 평등을 위해서는 성별 이분법적 사고방식과 젠더는 궁극적으로 해체해야 하는 대상”이라며 “오히려 워마드는 여성과 남성, 토대로서의 생물학적 이분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강릉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0명의 고교생이 피해를 입은 사건에 대해 이들이 남학생이라는 이유로 워마드에 조롱하는 글이 올라온 것도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워마드의 미러링은 여성 운동의 방식으로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여성협동학 박사과정 김민정 씨는 “워마드의 메시지가 20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지만 피해자가 가해자를 미러링하는 방식의 운동으로는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베’ 게시물로 논문을 쓴 엄진 씨는 “‘워마드가 왜 폭력적인 집단이 됐나’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최지선·김은지 기자}

    • 201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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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한대로 갚는다”… 남성저격 전쟁터

    올 한 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면서 젠더 갈등이 이슈가 됐다. 논란의 중심엔 여성 우월주의 사이트 워마드(Womad)가 있었다. 이곳에선 독립운동가도, 위로를 받아야 하는 사건 사고의 피해자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멸시의 대상이 된다. 남성의 외모를 품평하고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범죄 예고가 올라온다. 지나친 과격함 때문에 ‘여자 일베(일간베스트)’ ‘정신병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워마드는 스스로를 ‘신(新)서프러제트(Suffragette·전투적 여권 운동)’라고 믿는다. 온건한 목소리를 내왔지만 억압이 지속되니 돌과 폭탄을 들고 남성을 해(害)하겠다는 것이다. 본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빅데이터 분석업체 아르스프락시아와 함께 2016년 10월부터 2년간 워마드에 올라온 게시물 약 39만 건에서 추출한 단어들 사이의 관계지도를 그려서 ‘워마드의 뇌 구조’를 들여다봤다. 또 워마드 게시글의 내용을 분석하고, 워마드 유저 12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분석 결과 워마드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 남성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놀이터’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소수의 ‘헤비 유저’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온·오프라인상에서 ‘여성 혐오 지우기’에 나선 ‘전쟁터’에 가까웠다. 이들은 여성이 남성에게 당했던 방식대로 되돌려 준다는 ‘미러링(mirroring)’을 무기로 내세웠다. 워마드 유저들이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섹스 등 ‘4B(非)’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점도 확인됐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최지선·김은지 기자}

    • 201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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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사고에 안전대책 평가 싸늘… ‘문재인 케어’ 지속성에 물음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신년사 중 한 대목이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인재(人災)성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행정안전부의 ‘안전무시 관행 근절대책’이 올해 사회복지 분야 정책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다. 교육문화 분야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은 정책은 ‘깜깜이’ 기준으로 대학들의 반발을 산 대학기본역량 평가였다.》복지교육 분야 “이번이라고 다를까요? 참변이 발생하면 난리가 나지만 며칠 지나면 안전의식과 대책은 연기처럼 사라질 겁니다.” 반복되는 안전사고에 시민들은 불안한 동시에 허탈해하고 있다. 늘 인재(人災)라는 말이 뒤따르고 뒷북 대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새로운 인재를 다시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동아일보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및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와 함께 분석한 사회복지 분야 정책평가에서 ‘안전 무시 관행 근절대책’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교육문화 분야에선 대학기본역량 평가가 최악의 정책으로 꼽혔다.○ 반복되는 사고에 불신 커진 안전대책 행정안전부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 무시 관행’이 대형사고의 원인이라며 5월 ‘안전 무시 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불법 주·정차 △비상구 폐쇄 및 물건 적치 등 7가지 주요 안전 무시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책의 종합 평균 점수는 3.22점으로 사회복지 분야 평균(3.4점) 이하였다. 정책 인지도는 일반인 2.2점, 전문가 2.6점으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효과성은 2점에 그쳤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주요 원인은 올해 안전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시작으로 7월 김해공항 BMW 과속사고와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윤창호 씨 사건, 11월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 그리고 18일 강릉 펜션 사고까지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안전 무시 관행은 이 사고들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문재인표 복지정책, 지속 가능성 의문 건강보험 보장 항목을 확대하는 일명 ‘문재인 케어’와 올해 9월 도입된 아동수당 등 현 정부의 복지정책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책 체감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속성이나 효과성 등을 두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평균 점수 3.50점을 받은 문재인 케어의 항목별 평가를 보면 목표명확성과 사회현안 반영도는 각각 3.7점으로 높은 반면 실현가능성은 3.2점, 효과성은 3.1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보장성을 확대하면 국민이 내는 보험료는 오를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 1월부터 건강보험료는 3.49% 인상된다. 2011년 5.9% 인상 이후 8년 만에 인상폭이 가장 크다. 2025년에는 문재인 케어에만 100조 원이 넘는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동수당제도 역시 사회현안 반영도(3.9점)나 목표명확성(3.7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책임성(3.1점)과 효과성(3.3점)에서 평균 점수가 깎였다. 아동수당은 내년 9월부터 지급 대상이 생후 0∼83개월로, 현재보다 12개월 더 확대된다. 지급 대상을 선진국 수준(12∼15세)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경우 연평균 8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 기초연금을 최대 40만 원까지 올리는 방안이 담긴 국민연금 개편안도 14일 발표됐다. 향후 연 40조 원의 예산이 들 수 있다. 현 정부의 복지정책이 재정 고갈은 물론이고 미래 세대에게 큰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 자율 외면한 대학기본역량 평가 ‘대학 살생부’로 불리는 대학기본역량 평가는 교육문화 분야 10개 정책 중 가장 낮은 점수(2.65점)를 받았다. 전체 분석 대상 정책 40개 중 39위였다. 불투명하고 폐쇄적인 평가 방식으로 대학의 반발을 사면서 전문가들이 낙제점을 줬다. 교육부는 대학 정원이 학생 수보다 많아질 때를 대비해 대학 구조조정 차원에서 3년마다 대학기본역량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평가가 안 좋은 대학은 ‘부실 대학’으로 낙인찍혀 최악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올해는 전체 323개 대학 중 116곳이 정원 감축 조치를 받았다. 이 중 50곳은 재정 지원이 제한된다. 최하위 11곳은 학자금 대출까지 막혀 사실상 ‘퇴출 대학’으로 분류됐다. 대학기본역량 평가는 정량과 정성 평가로 이뤄지는데 정성 평가 기준은 불분명하다. 평가위원들은 대학 관계자와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위원끼리 의견을 나눠선 안 된다. 고려대 정부학연구소는 “이런 비정상적인 조건에서 대학의 미래지향적 고등교육 품질을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학 스스로 혁신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복지교육 평가: 윤견수, 김두래 고려대 교수▼ 이산상봉 지원-복무기간 단축 호평… ‘고사 위기’ 방위산업 정책 최하위권 ▼외교안보 분야 지난해 북한의 핵위협 속에서 군사분계선(MDL)을 오간 남북 차량은 단 한 대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 대화 국면 속에 무려 5687대의 차량(18일 기준)이 육로로 남북을 오갔다. 지난해 남북을 오간 인원은 115명이었지만 올핸 이미 7000명을 넘겼다. 동아일보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가 실시한 2018 대한민국 정책평가에도 이런 한반도의 해빙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일반 국민과 정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화와 교류를 강조한 외교안보 정책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정책 평가 대상이 된 각 부처의 40개 정책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5점 만점에 3.66점)를 받은 건 통일부의 ‘이산가족 문제해결 지원’이었다.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남북 총 170가족 833명이 상봉 행사를 가졌다. 2년 10개월 만에 재개된 행사에선 개별 상봉이 이전보다 1시간 늘어 3시간이 됐고, 객실 내에서 가족끼리만 도시락 점심을 먹게 돼 호평을 받았다.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은 “‘도시락 점심’ 등 우리 측 편의 제안을 북측이 적극 수용했다”고 했다. 남북 교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각 부문에서 전방위로 펼쳐졌다.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 선수단 46명이 참가했고, 9월 평양 정상회담 때는 재계 총수들을 비롯한 각계 관계자가 평양으로 갔다. 이와 관련한 통일부의 ‘남북 사회문화교류 활성화 추진’과 ‘남북대화 재개 및 남북 관계 재정립’ 정책은 나란히 3.44점을 받았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후에도 핵위력을 증강하는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우리 군사적 대응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의 ‘북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 억제 및 대응능력 강화 정책’은 3.17점을 받아 비교적 양호한 점수였지만 이는 2018년 방위력 개선비가 13조52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8% 느는 등 ‘수치적 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된 상황에서 실전 대응 태세가 무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사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방위산업의 정책인 ‘수출형 산업구조 전환 및 일자리 창출지원’과 ‘방위사업 비리에 대한 실효적 제재 정책’(이상 방위사업청)은 각각 3.16점, 3.14점에 그쳐 외교안보 평가 대상 중 최하위권이었다. 반면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 및 발굴 강화(국가보훈처)’는 3.47점, ‘병 복무기간 단축’(국방부)은 3.37점으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훈처 관계자는 “국가유공자를 향한 따뜻한 보훈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방산비리 관련 사건이 최근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이전 방산비리로 인해 ‘방위산업=비리’라는 이미지가 굳어져버린 것 같다. 제도 개선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김윤종 zozo@donga.com·김호경·최지선 기자·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외교안보 평가: 김선혁, 임현 고려대 교수}

    • 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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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부랴부랴 일산화탄소 감지기 의무화… 설치-관리규정 제대로 없어 효과 의문

    18일 발생한 강원 강릉시 펜션 사고는 일산화탄소 누출을 알려주는 감지기만 설치돼 있었어도 피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사고가 난 숙박시설인 농어촌 민박에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했지만 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설치 규정이 없어 정부 발표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뿐만 아니라 관광진흥법상의 펜션과 호텔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부 대책이 없어 가스 누출 사고의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은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농어촌정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를 농촌관광시설 기준에 포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펜션업자가 사업자 등록을 신청하거나, 정기 안전점검 때 감지기가 설치돼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주택이나 호텔, 펜션 등을 포함한 어떤 시설에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다만, 야영장은 텐트 안에서 숯불을 피우거나 가연 물질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이 개정법은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주택이나 펜션은 여전히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일산화탄소는 액화천연가스(LNG)나 액화석유가스(LPG) 등이 연소하며 나오는 일종의 폐가스로 일반적인 가연성 가스 감지기와는 별도로 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 현재 가연성 가스 감지기나 차단기 등은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농어촌정비법상 민박시설인 펜션에 감지기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지만 관광진흥법상의 펜션 등 숙박시설에는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 2017년 기준 농어촌민박 형태의 펜션은 2만6578개다. 반면 관광진흥법상 펜션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관광편의시설업으로 분류된 4114개 업체 중 일부가 해당 숙박시설이다. 전체 펜션에서 농어촌민박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셈이다. 해외에서는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추세다. 미국의 전미주의회연맹(NCSL)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등 27개 주가 민간 주거시설에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1981년에 도시가스와 LPG 등을 사용하는 모든 지하도, 지하실, 공동주택, 학교, 병원, 음식점 등의 건축물에 가스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했다. 다만, 일반 가정은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스는 종류에 따라 특성이 달라 감지기 설치와 관리 규정이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가스인 LNG는 공기보다 가벼워 천장에서 30cm 높이에 설치해야 한다. LPG는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에서 30cm 높이에 설치해야 한다. 일산화탄소는 이 같은 규정이 아직 없다. 한 소방 관계자는 “일산화탄소 감지기는 필터를 꾸준히 교체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는데 각 가정이나 숙박업소에 의무적으로 설치한다고 해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의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는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를 권고하면서도 감지기 설치만으로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완벽히 막을 수 없다고 본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숙박시설에 감지기를 의무 설치하도록 하고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최지선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 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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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곡선 구간 스스로 감속… 보행자 나타나자 급제동

    “이제 자율주행 모드로 들어가겠습니다.” 10일 경기 화성시 자율주행차실험도시(K-City)의 고속주행 시험 구간. 한현수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시속 100km로 달리던 자율주행차(자율차) 운전대에서 서서히 두 손을 뗐다. 차량에 동승한 본보 취재진은 순간 호흡을 멈추고 지켜봤다. 긴장도 잠시, 차는 스스로 매끄럽게 운전을 이어갔다. 곡선 구간에 다다르자 자동으로 시속을 80km로 낮췄다. 안전한 주행을 위해 도로의 곡률이 심하면 속도를 낮추도록 설계돼 있다. 다른 차와의 간격도 스스로 조정했다. 앞차와 간격이 좁아지자 자동으로 속력이 줄었다. 차로를 바꿀 때도 마찬가지였다. 왼쪽 차로 변경 신호를 주었는데 다른 승용차가 있자 ‘left risk(왼쪽 위험)’ 버튼에 불이 들어왔다. 자율차는 일정 거리가 확보된 뒤에야 차로를 바꿨다. 10일 자율차 실험도시인 K-City가 문을 열었다. K-City는 자율차 기술 상용화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조성한 32만 m² 규모의 실험도시다. 고속도로와 도심, 주차장 등 실제와 거의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다양한 주행 실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자율차가 교통수단 혁신뿐만 아니라 교통안전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자율차는 운전자의 실수 자체를 차단함으로써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69%(2891명)가 운전자 안전의무 불이행으로 사망했다. 이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자율차도 주행 연습에 한창이었다. ETRI의 자율차는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있는 도심 구간을 집중 주행했다. 차 외부에 붙어있는 카메라 센서가 빨간불과 파란불을 구분했다. 시속 30km를 지키면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있는 편도 4차로의 복잡한 사거리에서 신호가 바뀌자 곧바로 정지선에 맞춰 멈췄다. 보행자를 인지하는 능력도 뛰어났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성인 보행자가 나타나자 빠르게 속도를 줄여 사고를 방지했다. 이날 연습주행을 맡은 ETRI 민경욱 박사는 “악천후에도 신호와 보행자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우 한국교통안전공단 K-City 준비팀장은 “K-City는 세계적 수준의 자율차 실험공간으로 대기업은 물론이고 스타트업과 대학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서 “자율차의 상용화와 안전성 확보를 앞당길 수 있도록 실험 데이터를 축적하겠다”고 말했다.화성=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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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 나라님 김정은, 방탄소년단보다 좋아” 또 환영집회

    “김정은 위원장은 국민 기 펴게 해주는 최고의 나라님.” “방탄소년단보다 김정은이 100배, 1000배 좋다.” 15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백두칭송위원회’ 소속 대학생 50여 명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연설대회와 음원 발표회를 열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앉아 있던 참가자들은 환영의 의미로 분홍색 진달래꽃을 흔들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김정은 환영위원회 백두지킴이’를 결성하는 콩트였다. 아빠, 엄마, 아들이 가족으로 등장하는 콩트에서 아빠는 ‘김정은 forever’ ‘김정은♡’라고 적힌 손팻말을 꺼내 들었다. 아빠는 “방탄소년단보다 김정은을 100배, 1000배 좋아한다. 겸손하지, 똑똑하지, 과학이면 과학, 예술이면 예술 모르는 게 없다”고 김 위원장을 한껏 치켜세웠다. 또 “김정은은 미국놈들 찍소리 못 하게 한다. 국민들 기 펴게 해주는 게 최고의 나라님”이라고 평가했다. 콩트 말미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환영하러 서울에 인공기를 들고 나가자”고 제안했다. 콩트에 앞서 이들은 13일 발매한 디지털 미니앨범 ‘소풍은 백두산으로’ 수록곡을 공개했다. 앨범에는 ‘소풍은 백두산으로’ ‘멀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 등 7곡이 수록돼 있다. ‘눈앞에 펼쳐진 평양은 어떨까 마음 같아선 이미 내 고향’ ‘여름엔 문수 물놀이장에 겨울엔 마식령 스키장에(가자)’ 등 통일을 염원하며 북한을 그리는 내용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행사를 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김모 씨(57)는 “젊은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어디서 저런 생각을 배웠는지 기가 찬다”고 말했다. 한 중년 남성은 욕설을 하며 지나가기도 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본 시민도 있었다. 이들이 행사장 옆에 마련한 남북 정상 만남 사진전을 감상하던 이모 씨(75·여)는 “(김 위원장을) 무조건 찬양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남북이 만나려는 노력을 칭찬하는 것은 이해한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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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차가 교통안전 수준 높일 것”…‘안전’에 중점 둔 유럽 자율주행 연구

    2015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15’에서 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한 해 사업계획을 소개하는 자리에 자동차 그림을 띄웠다. 히라이 가즈오(平井一夫) 소니 회장은 운전자가 보기 힘든 자동차의 ‘사각지대’ 측면, 전면 등 7곳을 강조하면서 “전 세계 차들의 이 부분에 소니의 이미지센서가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에 쓰이는 화상(畵像)처리 반도체다. 그는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주행을 위해 자동차에서 (이미지센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첨단기술이 교통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린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자율차 안전성이 수익으로 연결 동아일보 취재팀은 자율주행차(자율차) 상용화를 2년가량 앞둔 유럽의 산업과 정책, 시민사회, 관련 기술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유럽에서는 자율차가 교통안전 수준을 한 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영국은 2013년 시험운행을 시작하는 등 자율차 상용화를 가장 빨리 준비한 국가 중 하나다. 런던에서 만난 영국자동차제조판매협회(SMMT) 호즈 회장은 자율차 확산의 전제조건으로 ‘안전’을 꼽았다. 충돌과 졸음운전 등을 막는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보급이 증가한 것처럼 안전이 확보돼야 자율차 시장도 커질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호즈 회장은 “한 해 영국에서 팔리는 차의 70%가 능동형긴급제동장치(AEBS) 등 ADAS를 장착하고 있다. 첨단장치가 사고를 줄여 보험료를 아끼게 하는 것처럼 자율차는 교통안전 관련법을 강화하는 것보다 더 큰 안전과 이익을 사회에 안겨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사회는 ‘운전자의 변함없는 책임’을 강조했다. 독일도로안전협회(DVW)의 쿠르트 보데비히 회장은 “찰나의 순간에 자율차가 사고를 경고하는 건 기술의 책임이지만, 사고가 벌어지면 책임소재 규명에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 자동차업계는 벤츠가 사이드미러로 보이지 않던 대형 화물차의 측면 사각지대의 상황을 파악하는 센서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등 앞선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자율차의 안전성이 새 수익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보데비히 회장은 “전면 자율주행 때를 대비해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국가 간 통일된 규칙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자율차는 안전차’ 사회적 합의 이뤄져야” 전문가들은 “자율차가 안전하게 도로를 달리려면 과제가 적지 않다”고 입을 맞췄다.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교통포럼(ITF)의 필리페 크리스트 자동화차량·안전담당 선임연구원은 “미국에서 한 해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90%는 운전자 과실”이라며 “이론적으로는 운전대조차 없어 사람이 운전에 개입할 수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5’에서는 사고가 모두 없어져야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운전대가 있어 비상상황시에만 사람이 운전을 하는 레벨4 자율주행 중에는 운전자가 음주운전, 휴대전화 사용 등 ‘일탈행위’를 할 우려도 있다. 실제 독일의 한 자동차 제조사는 자율차 주행실험을 하던 연구원이 운전석에서 졸기도 했다. 차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에 대처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이런 위험을 줄이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차량이 보행자와 다른 차 등 주변을 제대로 파악해 제때 속도를 줄이거나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많은 상황을 가정한 실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유럽의 자율주행 연구는 ‘안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웨덴의 국립도로교통연구소(VTI)는 자율주행 중 운전자의 신체변화를 감지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달리다가 수동으로 운전 상태가 바뀔 때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중 긴장을 놓거나 졸던 사람이 운전을 하게 되면 갑작스런 신체변화로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스웨덴 린셰핑에서 만난 안나 아눈드 VTI 도로안전연구원은 “센서를 통해 신체의 스트레스 수치 등 다양한 반응을 확인한다. 이를 통해 운전에 적합한 상태인지 점검하고, 만약의 음주운전이나 졸음운전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으로 쓰이는 대형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면 버스가 자동으로 멈추고 승객이 탑승을 마치면 자동으로 출발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승객의 탑승 상태까지 모두 일일이 확인해야 했던 버스 운전사가 안전한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난 로렌스 에트키손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 연구원은 “자율주행이 가능해져 사고를 피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더라도 안전만큼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자율차 시대의 첫 조건은 ‘안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수정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자율차 관련 연구개발(R&D), 실험도시 ‘K-City’ 구축 등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자율차가 도로를 주행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자율차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런던·베를린·파리=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린셰핑·브뤼셀=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시속 100km 달리던 자율차 운전대에서 두 손 떼니… ▼화성 ‘자율주행차 실험도시’를 가다 “이제 자율주행 모드로 들어가겠습니다.” 10일 경기 화성시 자율주행차실험도시(K-City)의 고속주행 시험 구간. 한현수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시속 100㎞로 달리던 자율주행차(자율차) 운전대에서 서서히 두 손을 뗐다. 차량에 동승한 본보 취재진은 순간 호흡을 멈추고 지켜봤다. 긴장도 잠시, 차는 스스로 매끄럽게 운전을 이어갔다. 곡선 구간에 다다르자 자동으로 시속을 80㎞로 낮췄다. 안전한 주행을 위해 도로의 곡률이 심하면 속도를 낮추도록 설계돼 있다. 다른 차와의 간격도 스스로 조정했다. 앞 차와 간격이 좁아지자 자동으로 속력이 줄었다. 차로를 바꿀 때도 마찬가지였다. 왼쪽 차로 변경 신호를 주었는데 다른 승용차가 있자 ‘left risk(왼쪽 위험)’ 버튼에 불이 들어왔다. 자율차는 일정 거리가 확보 된 뒤에야 차로를 바꿨다. 10일 자율차 실험도시인 K-City가 문을 열었다. K-City는 자율차 기술 상용화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조성한 32만㎡ 규모의 실험도시다. 고속도로와 도심, 주차장 등 실제와 거의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다양한 주행 실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자율차가 교통수단 혁신뿐만 아니라 교통안전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자율차는 운전자의 실수 자체를 차단함을써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69%(2891명)가 운전자 안전의무 불이행으로 사망했다. 이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자율차도 주행 연습에 한창이었다. ETRI의 자율차는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있는 도심 구간을 집중 주행했다. 차 외부에 붙어있는 카메라 센서가 빨간불과 파란불을 구분했다. 시속 30㎞를 지키면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있는 편도 4차로의 복잡한 사거리에서 신호가 바뀌자 곧바로 정지선에 맞춰 멈췄다. 보행자를 인지하는 능력도 뛰어났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성인 보행자가 나타나자 빠르게 속도를 줄여 사고를 방지했다. 이날 연습주행을 맡은 ETRI 민경욱 박사는 “악천후에도 신호와 보행자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우 한국교통안전공단 K-City 준비팀장은 “K-City는 세계적 수준의 자율차 실험공간으로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과 대학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서 “자율차의 상용화와 안전성 확보를 앞당길 수 있도록 실험 데이터를 축적하겠다”고 말했다. 화성=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8-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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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증 관리로 자살 크게 줄인 장수군

    지난해 국내 전체 사망자 가운데 안전사고로 숨진 사람의 비율이 처음으로 10% 밑으로 떨어졌다. 화재, 범죄, 생활안전사고 사망자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았지만 교통사고와 자살 사망자는 평균보다 훨씬 많아 개선해야 할 과제로 분석됐다. 행정안전부가 11일 발표한 ‘2018년 지역안전지수’에 따르면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안전도가 가장 높은 곳은 경기도, 낮은 곳은 대전으로 나타났다. 지역안전지수는 교통사고, 화재, 범죄, 안전사고, 자살, 감염병, 자연재해 등 7개 안전 분야를 5개 등급으로 매긴 지표다. 기초지방자치단체(시군구) 중에서는 대구 달성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달성군은 범죄를 제외한 6개 분야에서 4년 연속 1등급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 종로구는 자살과 자연재해를 제외한 5개 분야에서 4년 연속 5등급을 받아 전국에서 안전이 가장 취약한 지자체로 평가됐다. 오래된 시가지가 남아 있어 건물과 도로시설이 노후화됐고 고시원, 쪽방촌 등 안전에 취약한 주거시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지원과 지자체의 노력이 가장 필요한 안전 분야는 자살이었다. 전체 사망자 대비 안전사고 사망자 수는 9.5%를 기록했고 특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0.5명으로 OECD 평균(1.5명)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하지만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인구 10만 명당 26.5명으로 여전히 OECD 평균(13명)의 2배가 넘는다. 자살 지표를 가장 크게 개선한 곳은 전북 장수군이었다. 장수군의 자살 분야 등급은 지난해 5등급에서 올해 1등급으로 4계단이나 올랐다. 2016년 11명이었던 자살 사망자를 지난해 3명으로 줄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장수군은 꼼꼼한 우울증 선별검사와 등록, 관리가 자살 감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설문이나 상담을 통해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첫 3개월 동안은 월 4회, 다음 6개월은 월 2회, 그 다음 3개월은 월 1회 상담을 진행해 정신 건강을 면밀하게 살핀다. 올해부터는 ‘번개탄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번개탄이 자살 도구로 사용될 수 있으니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가게에 홍보하는 사업이다. 최지선 aurinko@donga.com·서형석 기자}

    • 201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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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호 사건’ 첫 공판… 부친 “음주운전 엄벌을”

    7일 오전 11시 10분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304호 법정. 만취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가 윤창호 씨를 치어 사망하게 한 피고인 박모 씨(26)가 법정에 들어서자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이날은 박 씨의 첫 공판기일이었다. 옥색 수의를 입은 박 씨는 어깨를 웅크리고 있었지만 키가 크고 건강한 청년이었다. 박 씨와 2m 거리의 방청석에는 윤 씨의 부모가 참담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어머니 최은희 씨(50)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박 씨를 바라보다가 기도하듯 눈을 감기도 했다. 아버지 윤기현 씨(53)는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박 씨가 법정에 들어서는 순간에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재판에 앞서 윤 씨의 친구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박 씨를 엄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윤 씨 친구 이영광 씨(22)는 “음주운전자가 실제로 강력한 처벌을 받는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피해자의 고통이 반복될 뿐”이라며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고 사건을 수습하기 바쁜 가해자에게 엄중한 판결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윤 씨도 재판 뒤 “음주운전을 엄중히 처벌하는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판사 김동욱)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박 씨는 재판 내내 바닥과 손끝만 번갈아 쳐다봤다. 박 씨 측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부산=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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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쾅! 덮친 순간 한 집안의 비극 도미노가 시작됐다

    2009년 4월 9일. 길현명 씨(58)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날이다. 식료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던 길 씨는 대전에서 왕복 6차로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신호위반을 하며 달려온 승용차에 치였다. 30m가량 날아가 땅에 떨어졌고,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는 본보 기자에게 “충돌 직후 기억이 끊겼고 깨어났을 때 ‘내가 왜 병원에 있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6개월 동안 입원한 뒤 2년 반 동안 재활치료를 받았다.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재활과 생계비용은 아내와 세 딸이 감당했다. 그는 “그때는 정말 살기 싫었다”고 토로했다.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던 길 씨는 가족들의 적극적 도움과 격려로 역경을 극복했다. 지금은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세종시협회에서 교통사고 예방활동, 장애인 돕기 활동을 하며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교통사고 피해자는 장애 때문에 직업을 잃고 소득이 줄면서 가족과 불화가 생기고, 이어 대인관계와 가정생활이 무너지는 ‘비극의 도미노’를 겪는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한국교통연구원이 교통사고 제로(0)화 추진·지원 평가 사업의 하나로 작성한 ‘교통사고 사회·경제영향 조사 보고서’를 6일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장애인협회 등과 함께 교통사고로 중상·장애를 입은 피해자나 가족을 잃은 유가족 등 900명을 대상으로 사고 이후 달라진 삶을 조사해 분석한 것이다. 특히 50대 가장들의 피해가 심각했다. 50대 교통사고 장애인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사고 전 311만 원에서 사고 후 120만7000원으로 61.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월 기준으로 50대 취업자 수는 639만여 명으로 4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한창 가정과 사회의 기둥 역할을 해야 할 시기에 경제력을 잃은 것이다. 이는 가정불화로 이어졌다. 사고 당시 기혼 상태였던 50대 교통사고 장애인 가운데 41.3%가 배우자와 이혼·별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186명 중 69.9%가 직업을 잃거나 사업을 중단했다. 50대 장애인은 일을 못 하게 된 비율이 78.6%에 달했고, 재취업 성공 비율은 29.5%에 그쳤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도로교통연구본부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불의의 교통사고가 개인과 가족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사회에 연쇄적으로 피해를 주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사회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교통사고 피해이후 ‘비극의 도미노’ 몸 망가지고 일자리 잃고… 가족들까지 좌절의 늪으로교통사고 피해자는 대부분 무방비 상태에서 사고를 당한다. 사고 이후 정신적·신체적 충격을 추스를 새도 없이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이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사람은 7만7266명으로 하루 211명꼴이었다. 이들의 가족들까지 감안하면 매년 수십만 명의 사람이 예상치 못했던 고통의 늪에 빠져드는 것이다. 하지만 고통을 감내하고 극복하는 건 피해자의 몫이다.○ 좌절 속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늘어 경기 양주시에 사는 엄태현 씨(47)는 친구들과 해돋이를 보려고 1998년 1월 10일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뒤따라오던 무면허 운전자의 차량에 들이받혔다. 그 충격으로 차 밖으로 튕겨 나갔다. 4일 양주시에서 기자와 만난 엄 씨는 “얼마 뒤 정신을 차렸는데 다리가 하늘에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고 기억했다. 하반신이 마비된 것이다. 그는 장애 1급 판정을 받고 휠체어 생활을 시작했다. 사고 당시 엄 씨는 키 176cm에 몸무게 70kg인 건장한 청년이었다. 경찰관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사고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사고 직후 생계를 부모님에게 의존했다. “혼자서 화장실도 못 가는 처지가 됐다는 걸 알고는 병실 침대에 누워서 죽을 방법을 궁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만히 먼 산을 쳐다보던 그를 지켜보던 어머니는 슬픈 표정으로 “너 혹시 죽으려고 그러니”라고 말했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며 엄 씨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후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소중한 딸도 생겼다. 지금은 자신과 같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장애인이 된 사람들에게 상담과 강연을 해주며 생계를 꾸리고 있다. 하지만 엄 씨는 “장애인이라는 사실이 익숙해졌을 뿐 완전히 극복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튼튼한 두 다리로 달리는 꿈을 꾸다가 깨곤 한다”고 털어놨다. 많은 교통사고 피해자들은 사고 후 심리적 좌절감과 경제적 고통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사고 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고,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겹쳐 극단적 상황까지 생각하는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피해자가 자립하기 위한 대책은 갈 길이 멀다. 교통사고 장애인의 경우 자동차사고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해 보험사에서 받을 수 있는 부상치료비는 상해 1급 기준 최대 3000만 원, 후유장애 보험금은 장애 1급 기준 최대 1억5000만 원이다. 간병과 지속적인 치료, 생활비를 감안하면 턱없이 모자란다. 한국교통연구원의 ‘교통사고 사회·경제 영향 조사’에서 교통사고 장애인 107명이 받은 보험금, 합의금 등 보상금 총액은 평균 4392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7명(90.7%)은 평균 3년 2개월 만에 이를 모두 써버렸다. 사고 당시 기혼 상태였던 교통사고 장애인의 31.9%가 배우자와 결별하며 가정의 붕괴로 이어졌다. 헤어진 이유로는 34.5%가 ‘경제적 여건 악화’를 꼽았다. ‘피해를 딛고 사회·경제적으로 재기했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37.1%에 머물렀다. 개인, 가정, 사회의 순서대로 이어지는 교통사고의 비극이다.○ 치유되지 않는 유가족의 고통교통사고로 중상, 장애를 입은 사람이나 유가족 등 교통사고 피해자들은 심리적 고통을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지난해 10월 자신이 살던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차에 치여 5세 딸을 잃은 119 구급대원 서모 씨(40·여)는 지금도 약을 먹지 않고는 일상을 이어가기 힘들다. 숨이 멎어가던 딸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했지만 살리지 못했던 고통 때문이다. 너무 힘들어 일을 그만두는 것도 생각했지만 의사의 권유로 지금도 일을 이어가고 있다. 스스로를 혼자 가두게 되면 고통이 더 악화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유가족 200명에게 ‘사고 후 생활 변화’를 물었더니 56%가 사고 후 ‘외출 빈도가 줄었다’고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43.5%)보다 많다. 가해자에 대해서는 58%가 ‘아무리 보상을 받아도 슬픔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유자녀는 응답자 157명 중 42.7%가 ‘사고로 인한 큰 충격으로 매우 힘들다’고 답했다. 36.1%가 학업 성적 하락을 겪었고, 54.1%는 ‘지금도 사고의 충격에서 재기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유자녀 양육을 위해 새 보호자를 통해 지급되는 보상금은 평균 4622만 원에 그쳤다. 학비 등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 / 양주=최지선 기자 ■ 日, 자녀들 경제난 막기위해 19세까지 연금 나눠 지급 “어디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전혀 몰랐다.” “섬에 뚝 떨어진 기분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교통사고 부상자는 32만2829명, 중상자는 7만7266명에 이른다. 하지만 교통사고 피해자들은 사고 직후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받을 수 있는 도움도 제한적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교통사고 중상자의 27.5%는 ‘사고 이후 전문가와 상담하고 싶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사고 후 처리 과정에서 경찰이나 보험회사 외 다른 기관의 도움을 받은 피해자는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은 1970년대부터 교통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쳐왔다. 2003년에는 자동차사고대책기구(NASVA)를 설립하고 교통사고 정도와 양상, 개인 형편에 따라 단계별 조치 매뉴얼을 만들었다. NASVA는 전국에 50개 센터를 운영하면서 사고 직후부터 피해자와 밀착해 대처할 수 있도록 의료센터와 위탁병원을 운영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교통사고 상담소가 상시 운영 중이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유자녀에 대한 지원도 체계적이다. 일본은 1980년 공익재단법인 ‘교통유아(遺兒) 육성기금’을 설립했다. 교통사고로 가장이 사망한 가정은 5년 이내에 저소득층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유자녀가 만 19세가 될 때까지 학령별로 연금을 차등 지원한다. 또 교통사고 유자녀 친목회를 운영해 같은 처지에 놓인 아동들이 심리적 고통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트라우마 치료 지원도 한다. 반면 국내의 경우 전문적인 교통사고 피해자 지원 기관이 없어 피해자 대부분이 경찰에 상담을 의존하는 실정이다. 김락환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은 “교통사고 피해자들은 보상금을 4년 안에 거의 대부분 소진하는데 직업 전선에 복귀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보상금을 연금식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군구별로 상담센터를 짓고 사고 직후부터 재활, 유자녀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 이들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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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2018 안전문화대상’ 대통령표창 수상

    동아일보사가 교통안전 캠페인과 소방안전을 집중 보도해 대한민국 안전문화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 안전문화대상’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본보에 안전문화 우수사례공모 민간기업 부문 대상인 대통령표창을 수여했다. 본보는 2013년부터 교통안전 캠페인을 이어오면서 올해는 ‘생명운전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 캠페인을 통해 전 좌석 안전띠 의무화, 보행자 중심의 교통체계 확산 등 교통안전문화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소방차 전용구역 불법 주정차 문제 등을 집중 보도해 소방 분야 안전 정책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자신의 크레인을 이용해 고립된 시민 3명을 구조한 이양섭 씨(55) 등 의인 12명은 ‘참안전인상’을 받았다. 제2서해안고속도로에서 정신을 잃은 운전자가 탄 승용차를 자신의 차로 멈춰 세운 후 구조한 ‘투스카니 의인’ 한영탁 씨(46), 5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오피스텔 화재 때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을 구한 김해원 씨(49) 등이 수상자에 포함됐다. 이들 외에도 각 분야에서 안전문화 활동을 펼친 유공자 35명과 21개 단체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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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안전학교, 어린이재단·DB손해보험과 함께 초등생 보행 체험 교육 실시

    어린이안전학교는 어린이재단, DB손해보험과 함께 12월 21일까지 전국 78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8000여 명을 대상으로 ‘보행자 면허증’ 취득을 위한 체험교육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보행자 면허증은 어린이가 도로에서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교통규칙을 지도한 뒤 시험에서 기준 점수 70점 이상을 취득한 어린이에게 지급하는 인증서다. 매년 1400여 명에 달하는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 어릴 때부터 안전한 교통문화를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도로를 건널 때 차와 멀리 떨어지도록 횡단보도 우측으로 걷고, 야간에 보행할 때는 밝은 색을 입고 다니는 등의 내용을 배울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2000년대 초반 도입돼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기여했다. 교육과정은 어린이안전학교 홈페이지에서 학교 대표인 허억 가천대 교수의 보행 중 사고 유형과 예방법, 안전한 보행법, 악천 후 때의 안전한 보행법 강의를 듣고 온라인 필기시험을 치른 후 학교 강당과 운동장 등에서 실제 체험교육을 받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어린이안전학교는 3일 오전 서울 강동구 한산초등학교에서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실시했으며, 서울 광주 강원 충북 전북 등지에서 교육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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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안전 몸에 배게… 스위스, 초등생에 한국 면허시험 수준 교육

    스위스의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도로 신호체계와 복잡한 표지판 읽는 법을 배운다. 국내 운전면허시험에 나올 만한 수준이다. 한 예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은 73개의 교통 상황과 각종 교통 표지판을 익힌다. 이를 소개한 책에는 보행자 우선구역, 제한 최고속도 시속 30km를 뜻하는 ‘Zone(구역) 30’ 같은 간단한 표지판부터 합류도로, 회전교차로 등 복잡한 표지판까지 자세히 쓰여 있다.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간단한 퀴즈로 평가도 받는다. 어릴 때부터 몸에 익히는 교통안전 교육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익숙한 모습이다. 취리히주(州) 경찰에서 초등학생 교통교육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안 셸리바움 씨는 “신호체계 교육은 교통안전에 필수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더 복잡한 신호와 표지판을 배운다”라고 말했다.○ 직접 자전거 타며 배우는 교통안전 10월 19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프라터 공원에서 7세 남자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조심스레 차를 몰듯 어린이는 머리에 안전모(헬멧)를 쓰고 페달을 조심스럽게 밟았다. 이곳은 빈의 어린이 누구나 교통안전을 배우는 ‘교통 유치원’이다. 교통 유치원에서는 어린이가 자전거를 타고 도로에 나가기 전 신호등과 표지판에 충분히 익숙해질 수 있도록 교통안전 규칙들을 가르친다. 오스트리아 정부가 만 12세 미만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한 ‘어린이 자전거 면허증’ 제도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어린이들은 경찰관의 지도와 감독을 받으며 신호와 표지를 잘 지키는 시험을 치르고 합격해야만 자전거 면허증을 받을 수 있다. ○ 안전도 ‘최신’을 가르치는 네덜란드 “자전거를 타면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자살 행위’와 마찬가지입니다. 자전거 운전 중 휴대전화를 쓰다 발생하는 사고가 급속히 늘고 있어서 법안을 만들었습니다.” 10월 29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아메르스포르트 네덜란드교통안전협회(VVN)에서 마케팅과 교육을 맡고 있는 로프 솜포르스트 씨가 ‘가장 대표적인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 있게 내놓은 답이다. 네덜란드는 내년 7월 1일 자전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된다. 자전거를 타면서 휴대전화를 쓰는 ‘자전거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족’ 때문에 일어나는 사고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자전거 스몸비족은 자전거를 몰면서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거나 메시지를 읽는다. 운전자가 메시지를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초. 평균 시속 25km로 자전거를 타면 20m 이상 앞을 보지 않고 달리는 셈이 된다. 자전거 운전 중 메시지를 보내는 건 더욱 위험하다. 일부는 자전거에서 두 손을 떼기도 한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 때문에 차량이 가까이 오는지 모를 때도 있다. 솜포르스트 씨는 “메시지의 답장을 빨리 보내지 않으면 친구들에게 소외될까 하는 걱정 때문에 자전거 스몸비 사고가 늘고 있다. 새 법은 이런 최근의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전거 사고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게 운전과 휴대전화 사용 중 하나만 하라는 ‘모노(MONO) 캠페인’이다. 네덜란드는 전체 인구(약 1700만 명)보다 많은 약 2200만 대의 자전거가 있는 나라다. 오스트리아처럼 자전거 교육을 어릴 때 시작한다. 정부는 자전거 안전교육 시험을 통과한 어린이에게 ‘자전거 안전 학위(디플로마)’를 제공한다. 1931년 시작한 네덜란드의 오랜 전통이다. 어린이들은 매년 4∼ 6월에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치른다. 교통 규칙이나 안전한 이용 습관, 교통 수신호 등을 평가받는다. 시험은 의무가 아니지만 네덜란드 초등학생의 92%가 학위를 받고 중학교로 진학한다. 도로에서 차를 운전하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교통안전의 한 축을 책임진다는 점을 몸으로 익힌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자전거 사용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관련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법규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는 어린 나이부터 철저한 교육을 통해 교통안전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한 유럽 국가들의 세심한 사례들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취리히·빈=최지선 aurinko@donga.com / 아메르스포르트=구특교 기자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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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적부터 교통안전 익혀야”…한국 면허시험 수준 교육 받는 스위스 초등생들

    스위스의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도로 신호체계와 복잡한 표지판 읽는 법을 배운다. 국내 운전면허시험에 나올 만한 수준이다. 한 예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은 73개의 교통 상황과 각종 교통 표지판을 익힌다. 이를 소개한 책에는 보행자 우선구역, 제한 최고속도 시속 30km를 뜻하는 ‘Zone(구역) 30’ 같은 간단한 표지판부터 합류도로, 회전교차로 등 복잡한 표지판까지 자세히 쓰여 있다.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간단한 퀴즈로 평가도 받는다. 어릴 때부터 몸에 익히는 교통안전 교육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익숙한 모습이다. 취리히주(州) 경찰에서 초등학생 교통교육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안 셸리바움 씨는 “신호체계 교육은 교통안전에 필수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더 복잡한 신호와 표지판을 배운다”라고 말했다.● 직접 자전거 타며 배우는 교통안전 10월 19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프라터 공원에서 7세 남자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조심스레 차를 몰듯 어린이는 머리에 안전모(헬멧)를 쓰고 페달을 조심스럽게 밟았다. 이곳은 빈의 어린이 누구나 교통안전을 배우는 ‘교통 유치원’이다. 교통 유치원에서는 어린이가 자전거를 타고 도로에 나가기 전 신호등과 표지판에 충분히 익숙해질 수 있도록 교통안전 규칙들을 가르친다. 오스트리아 정부가 만 12세 미만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한 ‘어린이 자전거 면허증’ 제도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어린이들은 경찰관의 지도와 감독을 받으며 신호와 표지판을 잘 지키는 시험을 치르고 합격해야만 자전거 면허증을 받을 수 있다. 시민의 55%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자전거를 타는 빈에서 어린이들은 스스로 시민의 일원이 된다는 성취감도 느낀다. 빈시(市) 자전거팀의 마르틴 블룸 매니저는 “어릴 때부터 철저하게 교육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교통 신호체계를 잘 알고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빈의 보도나 차도 대부분에는 자전거를 위한 전용차로가 갖춰져 있다. 하지만 간혹 차도를 이용할 경우가 있다. 이를 위해 어린이에게도 자동차의 신호체계를 꼼꼼히 가르치는 것이다.● 안전도 ‘최신’을 가르치는 네덜란드 “자전거를 타면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자살 행위’와 마찬가지입니다. 자전거 운전 중 휴대전화를 쓰다 발생하는 사고가 급속히 늘고 있어서 법안을 만들었습니다.” 10월 29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아메르스포르트 네덜란드교통안전협회(VVN)에서 마케팅과 교육을 맡고 있는 로프 솜포르스트 씨가 ‘가장 대표적인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 있게 내놓은 답이다. 네덜란드는 내년 7월 1일 자전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된다. 자전거를 타면서 휴대전화를 쓰는 ‘자전거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족’ 때문에 일어나는 사고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자전거 스몸비족은 자전거를 몰면서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거나 메시지를 읽는다. 운전자가 메시지를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초. 평균 시속 25km로 자전거를 타면 약 20m 이상 앞을 보지 않고 달리는 셈이 된다. 자전거 운전 중 메시지를 보내는 건 더욱 위험하다. 일부는 자전거에서 두 손을 떼기도 한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 때문에 차량이 가까이 오는지 모를 때도 있다. 솜포르스트 씨는 “메시지의 답장을 빨리 보내지 않으면 친구들에게 소외될까 하는 걱정 때문에 자전거 스몸비 사고가 늘고 있다. 새 법은 이런 최근의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전거 사고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게 운전과 휴대전화 사용 중 하나만 하라는 ‘모노(MONO) 캠페인’이다. 과거 VVN은 운전자의 두려움을 자극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자전거 운전을 하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존감이 강한 네덜란드 국민에게 외면을 받았다. 반면 ‘운전할 때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 게 올바른 일’이란 점을 강조하며 자존감을 높인 모노 캠페인은 성공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전체 인구(약 1700만 명)보다 많은 약 2200만 대의 자전거가 있는 나라다. 오스트리아처럼 자전거 교육을 어릴 때 시작한다. 정부는 자전거 안전교육 시험을 통과한 어린이에게 ‘자전거 안전 학위(디플로마)’를 제공한다. 1931년 시작한 네덜란드의 오랜 전통이다. 어린이들은 매년 4, 5, 6월에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치른다. 교통 규칙이나 안전한 이용 습관, 교통 수신호 등을 평가 받는다. 시험은 의무가 아니지만 네덜란드 초등학생의 92%가 학위를 받고 중학교로 진학한다. 도로에서 차를 운전하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교통안전의 한 축을 책임진다는 점을 몸으로 익힌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자전거 사용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관련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법규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는 어린 나이부터 철저한 교육을 통해 교통안전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한 유럽 국가들의 세심한 사례들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취리히·빈=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아메르스포르트=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한국도 음주-과속운전 막는 강력한 정책 시급”▼2015년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 국 가운데 노르웨이(2.3명), 스웨덴(2.7명), 영국(2.8명), 멕시코(2.9명)는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명대에 머물렀다. 이들 국가의 평균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한국(9.1명)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교통안전 선진국’이라 불리는 이들의 비결은 교통안전 문화가 일상이 되도록 만든 강력한 교통안전 정책이었다. 10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만난 국제교통포럼(ITF)의 베로니크 페이펠 수석연구원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일 때 가장 참고해야 할 국가 중 하나가 스웨덴”이라며 “도로 설계부터 교통사고 원인 분석까지 교통안전과 관련된 모든 정책에 ‘안전’을 최우선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도로교통사고센터(IRTAD)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한 교통안전 분야의 세계적 학자다. 스웨덴의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5명으로 2년 전보다 0.2명 더 줄었다. 지난해 8.1명이 숨진 한국의 30% 수준이다. 비결은 ‘비전제로(0)’ 정책이다. 1997년 스웨덴 정부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0으로 만들기 위해 내건 정책 방향이다. 도로를 설계할 때 중앙분리대 설치를 의무화하고, 과속을 막기 위해 수시로 차로 수를 1, 2개씩 바꿔 운전자가 긴장하도록 했다. 특히 ‘음주운전과의 전쟁’에 집중했다. 스웨덴은 전체 교통사고 사망 원인 중 절반 이상이 음주운전 때문이다. 스웨덴 정부는 음주운전으로 한 번이라도 적발된 사람의 차량에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달도록 했다. 시동을 걸기 전 음주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 장치다. 설치비용은 운전자가 부담한다. 국민도 호응하며 2007년 337명이었던 스웨덴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해 135명로 줄었다. 페이펠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음주운전자의 15%가 세 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한 상습범”이라며 “특히 버스 운전사 등 생계형 운전자일수록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의무화하는 등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심의 차량속도를 줄이는 것도 강조했다. 과속은 음주운전과 함께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다. 페이펠 연구원은 “보행자 통행이 잦은 도심에서는 시속 60km도 빠르다”며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가 40%인 점을 볼 때 도심의 차량속도 하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교통안전 선진국들의 강력한 교통안전 정책 경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파리=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 20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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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입제’ 부작용 못줄이면 화물차 안전 먼일

    나운전 씨(50)는 25t 트럭을 사기로 하고 1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모아둔 돈으로 선금 3000만 원을 먼저 내고 나머지 금액은 매달 할부로 갚기로 했다. 열심히 일하면 매달 남부럽지 않은 돈을 손에 쥘 거라는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돈이 술술 새나갔다. 먼저 화물 운송을 하려면 영업용 번호판이 있어야 하는데 영업용 번호판은 화물운수사업자에게만 나온다. 나 씨는 ‘프리미엄’ 2000만 원을 주고 운수회사에서 영업용 번호판을 샀다. 운수회사에서는 프리미엄 외에도 매달 차량 관리 명목으로 ‘지입료’를, 일감 소개비용으로 수수료를 떼겠다고 했다. 주변 화물 운전사들은 “운수회사들이 서로 영업용 번호판을 사고팔아 수시로 소속 운수회사가 바뀐다”고 말했다. 운수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 만료를 통보하면 일감을 얻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빚더미에 앉는다는 흉흉한 이야기도 들렸다. 나 씨는 ‘발을 잘못 들였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지입료와 수수료, 유류비를 벌려면 후회할 시간이 없었다. 매일 화물을 가득 싣고 땅 끝에서 끝까지 여러 차례 운행하는 생활이 시작됐다. 화물운송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화물차 운전사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재구성한 사례다. 한국에서 화물차 운전사들의 ‘3과’(과로, 과속, 과적)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지입제’라는 특수한 화물차 운용 제도 탓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지입제의 사전적 의미는 ‘운수회사에 개인 소유 차량을 등록해 일감을 받아 일한 뒤 보수를 지급받는 제도’다. 이 의미대로라면 화물차 운전사가 개인사업자로서 운수회사와 동등한 지위를 가져야 하지만 현실은 화물차 운전사가 운수회사에 종속돼 있는 철저한 갑을(甲乙)관계다. 화물차 운전사는 운수회사의 을이고, 운수회사는 화주(貨主)에게 을이다. 화물차 운전사, 운수회사, 화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인 것이다. 반면 체코를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운송사가 화물차를 소유하고, 운전사들은 회사에 고용된 직원이다. 정해진 시간 동안 일하는 월급제이기 때문에 ‘3과’의 유혹에 빠질 이유가 없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안전연구센터장은 “지입제를 당장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화물차 운전사를 위한 ‘안전임금제’를 실시하면서 화물차주에게 적절한 운송료가 배분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운행기록계(DTG)를 의무 제출하도록 하고 과적, 과속, 과로는 화물차주와 운송사에 모두 책임을 묻는 양벌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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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C카드 운행기록 모두 제출… ‘화물차 3過’ 엄두 못내는 체코

    지난해 한국에서 화물차에 의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961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4185명)의 23%였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의 39.4%는 화물차 때문에 화를 입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이 중 화물차 교통사고 사망자의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교통안전 선진국에서도 화물차는 대형 인명사고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킨다. 유럽연합(EU) 국가 간에는 화물차 교류가 활발해 공통 안전수칙이 있다. 화물차 사고의 ‘3과(過)’인 과로, 과속, 과적을 막는 엄격한 규정을 지킨다. 그래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낮은 동유럽 국가도 화물차 사고 사망 비율이 한국보다 낮다. 서유럽과 동유럽 사이에 위치해 유럽 물류의 중계기지 역할을 하는 체코의 화물차 안전 실태를 살펴봤다.○ 30년 무사고 비결은 ‘휴식’ “30년 무사고예요.”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체코 프리데크미스테크 지역에 있는 UI로지스틱 화물기사로 근무하면서 24t 트럭을 운전하는 슈테판 레이 씨(56)가 자랑스러운 듯 화물운송면허증을 내밀었다. 사진과 생년월일, 면허 취득일과 갱신일이 적혀 있는 겉모습은 한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카드를 뒷면으로 돌리니 집적회로(IC)칩이 박혀 있었다. 레이 씨가 운전석 머리 위에 있는 디지털운행기록계(DTG) ‘운전자1’ 칸에 카드를 집어넣자 ‘+1:00h’ 표시가 깜빡였다. 화물차 바퀴가 움직인 지 총 1시간이 됐다는 표시다. 4시간 30분 운전하면 45분을 의무로 쉬어야 하기 때문에 휴식시간이 되면 DTG에 알람이 뜬다. 화물차 사고를 막기 위한 첫걸음은 운전사가 과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체코의 화물차 운전사들은 주당 기본 45시간을 운행한다. 추가 운행을 하더라도 일주일에 56시간을 넘어선 안 되고 2주간 총 90시간 이하로 일해야 한다. 주간에는 4시간 30분 운전하면 45분간 의무 휴식시간을 갖고, 야간 운행시간인 오후 10시∼오전 6시에는 운행 3시간마다 45분씩 쉬어야 한다. UI로지스틱 체코법인의 김태우 사장은 “의무 휴식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운전사가 벌점을 받고, 운수회사도 벌금을 내기 때문에 잘 지켜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화물차 운전사가 4시간 운전하면 30분을 의무적으로 쉬도록 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지난해 1월부터 시행했다. 이를 위반한 운송사업자는 10∼30일의 사업 일부 정지 또는 60만∼180만 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적발 사례가 단 3건에 그쳐 유명무실한 상태다.○ 과속 막는 속도제한 장치 속도제한 장치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다. 레이 씨의 화물차 창문에는 ‘MAX 85km’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3.5t 이상 화물차에는 의무적으로 시속 85km가 넘지 않도록 속도 제한 장치를 달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3.5t 이상 화물차에는 시속 90km 속도제한 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불법 해체 사례가 많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사의 97%가 제한속도인 시속 80km를 초과해 주행하고 있다. 체코 교통부 토마스 네롤트 도로안전과장은 “DTG 보급 전에는 운행시간이나 속도를 속이는 운전사가 많았지만 이제는 매달 운행 정보를 회사에 제출해야 해서 규칙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장된 운행 정보는 교통부 산하 도로안전센터에서 수시로 단속한다. 한국에서는 2009년부터 사업용 차량에 DTG 부착이 의무화됐지만 화물차의 운행기록 제출은 의무가 아니어서 지난해 제출률이 34%에 그쳤다.○ 과적 막으려 잦은 노상 단속 과적은 잦은 단속으로 막는다. 체코 교통부 도로교통센터에서 화물차를 담당하는 파벨 베르그만 팀장은 “매일 장소를 바꿔가며 노상 단속을 한다”고 밝혔다. 단속 때는 적법한 화물운송면허 소지 유무, 음주 검사, 적재물 서류와 무게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한다. 검사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UI로지스틱 권경 매니저는 “화물차 운송을 10차례 나가면 6∼7차례는 노상 단속에 걸리고 폴란드 등 일부 국가의 국경에서는 매일 단속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년에 단속 점검을 받는 화물차 수가 전체의 10%가 안 된다. 금요일 오후 1시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에는 화물차가 아예 도로로 나오지 않도록 운행을 금지한다. 프라하·프리데크미스테크=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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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행 4시간30분 지나자 ‘알람’…체코 화물기사 30년 무사고 비결은

    지난해 한국에서 화물차에 의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961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4185명)의 23%였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의 39.4%는 화물차 때문에 화를 입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이 중 화물차 교통사고 사망자의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교통안전 선진국에서도 화물차는 대형 인명사고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킨다. 유럽연합(EU) 국가 간에는 화물차 교류가 활발해 공통 안전수칙을 갖고 있다. 화물차 사고의 ‘3과(過)’인 과로·과속·과적을 막는 엄격한 규정을 지킨다.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낮은 동유럽 국가도 화물차 사고 사망 비율이 한국보다 낮다. 서유럽과 동유럽 사이에 위치해 유럽 물류의 중계기지 역할을 하는 체코의 화물차 안전 실태를 살펴봤다.● 30년 무사고 비결은 ‘휴식’ “30년 무사고예요.”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체코 프리덱 미스텍 지역에 있는 UI로지스틱 화물기사로 근무하면서 24t 트럭을 운전하는 슈테판 레이 씨가 자랑스러운 듯 화물운송면허증을 내밀었다. 사진과 생년월일, 면허 취득일과 갱신일이 적혀있는 겉모습은 한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카드를 뒷면으로 돌리니 집적회로(IC)칩이 박혀 있었다. 레이 씨가 운전석 머리 위에 있는 디지털운행기록계(DTG) ‘운전자1’ 칸에 카드를 집어넣자 ‘+1:00h’ 표시가 깜빡였다. 화물차 바퀴가 움직인 지 총 1시간이 됐다는 표시다. 4시간30분 운전하면 45분을 의무로 쉬어야 하기 때문에 휴식시간이 되면 DTG에 알람이 뜬다. 화물차 사고를 막기 위한 첫 걸음은 운전기사가 과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체코의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주당 기본 45시간을 운행한다. 추가운행을 하더라도 일주일에 56시간을 넘어선 안 되고 2주간 총 90시간 이하로 일해야 한다. 주간에는 4시간30분 운전하면 45분간 의무 휴식시간을 갖고, 야간 운행시간인 오후 10시~오전 6시에는 운행 3시간마다 45분씩 쉬어야 한다. UI로지스틱 김태우 사장은 “의무 휴식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운전기사가 벌점을 받고, 운수회사도 벌금을 내기 때문에 잘 지켜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화물차 운전자가 4시간 운전하면 30분을 의무적으로 쉬도록 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지난해 1월부터 시행했다. 이를 위반한 운송사업자는 10~30일의 사업 일부 정지 또는 60~180만 원의 과징금을 내야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적발 사례가 단 3건에 그쳐 유명무실한 상태다.● 과속 막는 속도제한 장치 속도 제한 장치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다. 레이 씨의 화물차 창문에는 ‘MAX 85km’라는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3.5t 이상 화물차에는 의무적으로 시속 85km가 넘지 않도록 속도 제한 장치를 달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3.5t 이상 화물차에는 시속 90km 속도 제한 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불법 해체 사례가 많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자의 97%가 제한속도인 시속 80km를 초과해 주행하고 있다. 체코 교통부 토마스 네롤드 도로안전과장은 “DTG 보급 전에는 운행시간이나 속도를 속이는 운전기사가 많았지만 이제는 매달 운행정보를 회사에 제출해야 해서 규칙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장된 운행정보는 교통부 산하 도로안전센터에서 수시로 단속한다. 한국에서는 2009년부터 사업용 차량에 DTG 부착이 의무화됐지만 화물차의 운행기록 제출은 의무가 아니어서 지난해 제출율이 34%에 그쳤다.● 과적 막으려 잦은 노상 단속 과적은 잦은 단속으로 막는다. 체코 교통부 도로교통센터에서 화물차를 담당하는 파벨 버그만 팀장은 “매일 장소를 바꿔가며 노상 단속을 한다”고 밝혔다. 단속 때는 적법한 화물운송면허 소지 유무, 음주 검사, 적재물 서류와 무게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한다. 검사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UI로지스틱 권경 매니저는 “화물차 운송을 10차례 나가면 6~7차례는 노상 단속에 걸리고 폴란드 등 일부 국가의 국경에서는 매일 단속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년에 단속 점검을 받는 화물차 수가 전체의 10%가 안 된다. 금요일 오후 1시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에는 화물차가 아예 도로로 나오지 않도록 운행을 금지한다. 교외로 나들이 가는 차량이 많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손상될 수 있는 식재료나 긴급 화물 등은 미리 운행 허가를 받아야 하며, 운행 시에는 추가 세금을 내야 한다.▼ 국내 화물차 안전 위협 3過 ▼ 나운전 씨(50)는 25t 트럭을 사기로 하고 1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모아둔 돈으로 선금 3000만 원을 먼저 내고 나머지 금액은 매달 할부로 갚기로 했다. 열심히 일하면 매달 남부럽지 않은 돈을 손에 쥘 거라는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돈이 술술 새나갔다. 먼저 화물 운송을 하려면 영업용 번호판이 있어야 하는데 영업용 번호판은 화물운수사업자에게만 나온다. 나 씨는 ‘프리미엄’ 2000만 원을 주고 운수회사에게서 영업용 번호판을 샀다. 운수 회사에서는 프리미엄 외에도 매달 차량 관리 명목으로 ‘지입료’, 일감 소개비용으로 수수료를 떼겠다고 했다. 주변 화물 운전사들은 “운수 회사들이 서로 영업용 번호판을 사고팔아 수시로 소속 운수회사가 바뀐다”고 말했다. 운수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 만료를 통보하면 일감을 얻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빚더미에 앉는다는 흉흉한 이야기도 들렸다. 나 씨는 ‘발을 잘못 들였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지입료와 수수료, 유류비를 벌려면 후회할 시간이 없었다. 매일 화물을 가득 싣고 땅 끝에서 끝까지 여러 차례 운행하는 생활이 시작됐다. 화물운송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화물차 운전사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재구성한 사례다. 한국에서 화물차 운전사들의 ‘3과(과로·과속·과적)’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지입제’라는 특수한 화물차 운용 제도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입제의 사전적 의미는 ‘운수회사에 개인 소유 차량을 등록해 일감을 받아 일한 뒤 보수를 지급받는 제도’다. 이 의미대로라면 화물차 운전사가 개인사업자로서 운수회사와 동등한 지위를 가져야 하지만 현실은 화물차 운전사가 운수회사에 종속돼 있는 철저한 갑을(甲乙)관계다. 화물차 운전사는 운수회사의 을이고, 운수회사는 화주(貨主)에게 을이다. 화물차 운전사, 운수회사, 화주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인 것이다. 반면 체코를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운송사가 화물차를 소유하고, 운전사들은 회사에 고용된 직원이다. 정해진 시간동안 일하는 월급제이기 때문에 ‘3과’의 유혹에 빠질 이유가 없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안전연구센터장은 “지입제를 당장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화물차 운전사를 위한 ‘안전임금제’를 실시하면서 화물차주에게 적절한 운송료가 배분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운행기록계(DTG)를 의무제출하도록 하고 과적, 과속, 과로는 화물차주와 운송사에게 모두 책임을 묻는 양벌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라하·프리덱 미스텍=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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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처벌 세분화… 형량 높여야”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사람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는 등 엄격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 속에 사법부 내에서도 국민의 법 감정을 반영해 양형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법원 “음주운전 기준 세분화 필요”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음주와 양형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음주운전을 비롯한 주취자의 범죄와 양형기준에 대해 토론했다. 참가자들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법부의 양형기준이 국민의 법 감정과 거리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양형기준에는 음주운전 사망 사고(위험운전치사) 혐의의 피고인에게 최대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하도록 돼 있다. 법원을 대표해서 나온 최형표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은 “현재 도로교통법의 음주운전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5%를 세부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보 운전자, 10대 운전자, 대중교통 차량 운전자 등에게는 보다 강화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단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우에는 벌금형에 그친다. 최 판사는 “상습 음주운전자 등의 문제를 봤을 때 단순 음주적발에 대한 양형기준 검토가 필요하다”며 “상습 음주운전, 집행유예 처벌 기간 중의 음주운전 등 심각한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벌금형 또는 징역형 부과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사고로 사람을 숨지거나 다치게 하면 2007년 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의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가 적용된다. 하지만 최 판사가 2015∼2017년 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최종 판결결과 7352건을 분석한 결과 실형은 9.5%에 그쳤다. 치상은 91.6%, 치사는 53.7%가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이들의 평균 형량은 징역 8.6개월에 그쳤고, 치사의 경우에도 18.4개월뿐이었다. 최 판사는 “양형기준이 모든 사건에 일률적으로 적용돼야 하는 건 아니다. 사안에 따라 양형기준을 이탈해 판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검찰 “구형량 높였지만 판결에 반영 안 돼” 검찰 측의 허수진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고의범인 음주운전과 결합된 사고까지 지나치게 가벼운 형이 선고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윤창호 법’에서 위험운전치사를 살인죄와 동등하게 처벌하도록 한 것도 음주운전을 과실로 처리하는 것에 대해 국민과 사법부 간 법 감정의 괴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2016년 4월부터 음주운전 구형량을 높이고 있지만, 선고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허 검사는 밝혔다.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의 심각한 음주운전(위험운전)을 단순 음주운전 사고와 동일시하는 현행 양형 체계를 고칠 것도 제안했다. 허 검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과 특가법이 음주운전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만 양형 기준은 특가법의 위험운전 행위를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주운전 중 건물을 들이받는 것이나 음주운전 치사상의 양형 기준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허 검사는 “음주운전 치사상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특가법 조항이 사문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양형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최지선 기자}

    •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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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인사사고 90% 이상이 집유…법원 “기준 세분화 필요”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사람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는 등 엄격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 속에 사법부 내에서도 국민의 법 감정을 반영해 양형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법원 “음주운전 기준 세부화 필요”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음주와 양형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음주운전을 비롯한 주취자의 범죄와 양형기준에 대해 토론했다. 참가자들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법부의 양형기준이 국민의 법 감정과 거리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양형기준에는 음주운전 사망 사고(위험운전치사) 혐의의 피고인에게 최대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하도록 돼 있다. 법원을 대표해서 나온 최형표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은 “현재 도로교통법의 음주운전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5%를 세부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보 운전자, 10대 운전자, 대중교통 차량 운전자 등에게는 보다 강화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단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우에는 벌금형에 그친다. 최 판사는 “상습 음주운전자 등의 문제를 봤을 때 단순 음주적발에 대한 양형기준 검토가 필요하다”며 “상습 음주운전, 집행유예 처벌 기간 중의 음주운전 등 심각한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벌금형 또는 징역형 부과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사고로 사람을 숨지거나 다치게 하면 2007년 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의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가 적용된다. 하지만 최 판사가 2015~2017년 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최종 판결결과 7352건을 분석한 결과 실형은 9.5%에 그쳤다. 치상은 91.6%, 치사는 53.7%가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이들의 평균 형량은 징역 8.6개월에 그쳤고, 치사의 경우에도 18.3개월뿐이었다. 최 판사는 “양형기준이 모든 사건에 일률적으로 적용돼야하는 건 아니다. 사안에 따라 양형기준을 이탈해 판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법원이 음주운전을 하다 갓길에 있던 보행자 4명을 치어 3명을 숨지게 한 가해자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 ● 검찰 “구형량 높였지만 판결에 반영 안돼” 검찰 측의 허수진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고의범인 음주운전과 결합된 사고까지 지나치게 가벼운 형이 선고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윤창호 법’에서 위험운전치사를 살인죄와 동등하게 처벌하도록 한 것도 음주운전을 과실로 처리하는 것에 대해 국민과 사법부간 법 감정의 괴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2016년 4월부터 음주운전 구형량을 높이고 있지만, 선고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허 검사는 밝혔다.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의 심각한 음주운전(위험운전)을 단순 음주운전 사고와 동일시하는 현행 양형 체계를 고칠 것도 제안했다. 허 검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과 특가법이 음주운전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만 양형 기준은 특가법의 위험운전 행위를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주운전 중 건물을 들이받는 것이나 음주운전 치사상의 양형 기준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허 검사는 “음주운전 치사상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특가법 조항이 사문화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양형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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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은 초보때 뿌리 뽑아야” 임시면허 도입

    교통안전 선진국들은 초보 운전자를 특별 관리하는 ‘임시면허’를 운영한다. 이 기간에 교통 법규를 위반하면 일반 운전자보다 엄격하게 처벌하는데, 임시면허는 특히 상습 음주운전자가 되지 않도록 운전 초기에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쓰인다. 프랑스는 법적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5%지만 임시면허 소지자는 0.02%부터 면허가 취소된다. 0.02%는 맥주 1잔으로도 나올 수 있는 수치다. ‘단 한 잔도 안 된다’는 의식을 확실히 심어주기 위해서 기준을 강화했다. 임시면허 기간에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인 상태로 운전하다가 적발되면 3년간 면허 발급이 정지된다. 또 임시면허 기간인 3년 동안에는 의무적으로 초보운전 스티커를 차 뒤편에 붙여야 한다. 영국은 임시면허 기간인 2년간 벌점 한도가 일반 운전자보다 낮다. 벌점이 6점 이상 쌓이면 면허가 자동으로 취소된다. 음주운전은 벌점 10점이므로 임시면허 기간에 한 번만 걸려도 면허가 취소된다. 독일도 면허를 딴 뒤 2년 동안 임시면허 기간을 거쳐야 한다. 독일은 음주운전과 뺑소니, 과속 등 중대 위반행위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불법 주정차 등 보통 위반행위로 교통법규 위반 사항을 분류한다. 중대 위반행위는 1번, 보통 위반행위는 2번 적발되면 임시면허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다. 임시면허 기간이 연장된 사람은 8주 동안 교통안전 보충교육을 9시간 받아야 한다. 보충교육을 받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음주운전은 더욱 엄격하게 처분한다. 임시면허 기간에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되면 6∼12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특별보충세미나’에 참석해야 한다. 호주는 운전면허 취득 자체를 어렵게 했다. 임시면허, 예비면허를 거쳐야 정식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주고, 각 단계에 의무 보유 기간이 있어서 운전면허 취득까지 최소 4년가량 걸린다. 호주에서도 초보 운전자의 음주운전은 가장 엄격하게 제재한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여야 운전할 수 있는 ‘제로(0)용인법’을 사용하고 있다. 명묘희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은 “음주운전 위반자들을 보면 첫 적발 때부터 2회, 3회 거듭될수록 다음 적발에 걸리는 기간이 짧아지는데 이는 음주운전이 습관이 된다는 의미”라며 “초보 운전자일수록 안전운전 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 첫 적발 때부터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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