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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분위기는 여전히 활기차다. 17일 아르헨티나에 1-4로 대패했지만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23일 오전 3시 30분 남아공 더반의 모저스마비다 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B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21일 프린세스 마고고 경기장에서 훈련한 태극전사들은 “16강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태극전사들의 생활 스타일을 분석해 그 원동력을 알아봤다. 과거와 달리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더 투지를 불태우는 배경에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역할 분담이 있었다.○신뢰로 뭉친 코칭스태프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코치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 정 코치는 1995년 허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 사령탑 때 스태프로 들어가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 선수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허 감독은 넌지시 말만 하고 사라지고 정 코치가 모든 것을 떠맡아 선수들을 다독거린다. 아르헨티나에 대패한 뒤 오범석(울산)과 염기훈(수원) 등이 누리꾼들 비난의 대상이 되자 정 코치가 “세세한 데까지 너무 신경 쓰면 대의를 놓칠 수 있다”며 잘 다독거렸다. 허 감독은 가급적 선수들과도 다양한 대화를 통해 소통을 시도한다. 서로를 알고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어머니 이영표, 아버지 박지성 이영표(알 힐랄)는 자상하고 세심한 어머니 스타일. 후배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질문에도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알려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해 유럽리그를 거쳐 중동리그에 진출해 경험한 것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어머니같이 하나하나 신경 써주니 후배들이 자주 상담을 요청하며 잘 따른다. 박지성은 아버지처럼 묵묵히 자기의 역할을 다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준다. 프리미어리그의 경험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하지는 않지만 주장으로서 농담도 자주 하며 분위기를 이끌려고 노력한다. 컴퓨터 게임을 할 땐 목소리나 웃음소리가 가장 크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이다.○겁 없는 영건들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 박주영(AS 모나코) 등 젊은 유럽파 선수들은 프로 의식이 강하다. 어린 나이에 유럽에 진출해 도전 의식이 있고 자신감이 강한 데다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현재 대표팀의 주축은 이들 영건이다. 선배들 틈 속에서 다소 건방지게 행동하기는 하지만 자기 할 일은 철저하게 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없이 지낸다. 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자 선배들도 힘찬 박수를 보낸다.○후배를 키우는 노장들 김남일(톰 톰스크)과 안정환(다롄 스더) 등 노장들은 묵묵히 땀 흘리며 후배들에게 “이젠 너희들의 시대가 왔다”고 힘을 불어넣는다. “우린 3번이나 월드컵에 출전한 것으로 만족한다. 기회가 오면 열심히 하겠지만 앞으로 한국 축구는 젊은 선수들이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남일은 12일 열린 그리스전 때 출전하는 선수 하나하나를 포옹하며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중간 세대인 김동진(울산)과 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분위기 메이커. 선배와 후배들 사이에서 재밌는 말과 행동으로 가교 역할을 한다. 차두리는 독일에서 오래 활동한 경험을 살려 시의적절하게 조리 있는 말로 선수단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어느 누가 이렇게 하자고 하지도 않았는데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역대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더반=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선발이냐 조커냐.’ 허정무 감독이 ‘올드 보이’ 이동국(31·전북·사진)의 활용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을 마친 뒤 선발 라인업에 대해 “한두 자리는 바뀌겠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한두 자리에 이동국이 거론되는 이유는 나이지리아 필승전략을 짜는 데 그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결코 비기는 경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꼭 이겨야 한다. 뒷문을 열어놓고 뛰쳐나가지는 않겠지만 좋은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4-2-3-1 전형을 시도한 17일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 때 박주영(AS 모나코)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시켰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박주영은 선제골이 된 자책골을 헌납해 심적인 부담까지 안았다.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모습을 자주 보였던 만큼 허 감독은 4-4-2 전형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영의 투톱 파트너로 이동국이 선발 출전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반반이다. 이동국 카드를 쓰지 않는다면 계속 호흡을 맞춰온 염기훈(수원)이 짝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염기훈은 아르헨티나전 때 1-2로 끌려가던 후반 초반 결정적인 득점 찬스에서 동점골을 넣을 기회를 놓쳤지만 스피드가 좋아 나이지리아 수비라인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 하지만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이동국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이동국은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 때 허벅지를 다친 뒤 재활을 하느라 실전에 거의 투입되지 않았지만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 때 후반 36분 박주영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동국은 염기훈보다 몸놀림은 느리지만 순간적으로 터뜨리는 슈팅이 위협적이다. 박주영이 수비를 흔들고 이동국에게 찬스를 주는 전술로 득점 사냥에 나설 수 있다. 허 감독은 “어차피 이동국은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경기를 보고 선발했다”고 말해왔다. 허 감독은 지난해 9월 5일 호주와의 평가전 때 박주영-이동국 투톱을 실험했다. 당시 박주영이 선제골을 사냥하면서 3-1로 이겨 박주영-이동국 조합이 나쁘지 않았음을 기억하고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본선 무대에 선 이동국도 “기회만 온다면 한국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편 오른쪽 풀백에는 오범석(울산) 대신 그리스전에 나섰던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더반=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 두 경기 뛴 거리 압도21만2103m>17만9344m2. 경기장은 나이지리아 홈이주민 밀집지역이라 부담3. 태극전사들 자신만만상대는 2연패에 줄부상 ‘침울’ ‘강철 체력으로 나이지리아 넘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오전 3시 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모저스 마비다 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B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승 1패인 한국은 같은 시간 아르헨티나가 그리스에 최소한 패하지는 않는다는 가정하에 나이지리아를 잡으면 16강에 오른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에 지면 탈락이고 비기면 아르헨티나-그리스전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체력짱 태극전사’를 믿는다 이에 앞서 열린 B조 두 경기를 비교할 때 체력에선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압도한다. 한국은 12일 그리스전에서 염기훈(수원)이 풀타임 동안 1만1419m를 뛰는 등 교체 선수까지 모두 10만9017m를 뛰었다. 17일 아르헨티나전 때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만788m를 달리는 등 총 10만3086m를 뛰었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 때 9만3549m, 그리스와의 2차전 때 8만5795m를 뛰었다. 1차전 때는 사니 카이타가 1만121m, 2차전 때는 루크먼 하루나가 1만176m를 뛴 게 가장 많이 달린 거리. 2차전 때 카이타가 퇴장당했다는 것을 감안해도 한국보다는 경기당 1만 m 이상 덜 달렸다. 그만큼 한국은 쉼 없이 달렸고 압박을 심하게 했다는 얘기다. ○경기장은 나이지리아가 홈 더반은 남아공에서도 대표적인 나이지리아 이주민 밀집지역이다. 인구 350만 명인 남아공 제3의 도시로 아프리카에서 활기찬 무역 항구도시이자 관광 휴양도시로 나이지리아 노동자가 많이 살고 있다. 경기장 인근은 흑인 밀집지역으로 더반의 대표적인 우범지대이기도 하다. 경기 당일 태극전사들은 일방적인 나이지리아 응원을 이겨내야 한다.○자신감은 한국 아르헨티나에 1-4로 졌지만 태극전사들은 “어차피 아르헨티나는 버리는 카드였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를 잡고 16강에 가는 게 당초 목표였기 때문에 큰 문제 없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족구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훈련을 한 선수들은 한결같이 자신감에 차 있다. 나이지리아는 2연패를 당해 다소 침울하다. 더반의 응원을 등에 업겠지만 부상선수도 늘어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다만 한국을 잡고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꺾는다면 16강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1승 1무 4패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징크스를 넘어라 한국은 3차전이 열리지 않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과 승리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면 5번의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1무 4패다. 이 징크스를 떨쳐야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할 수 있다. 대표팀은 20일 더반으로 이동해 마지막 준비에 들어갔다.더반=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강철 체력으로 나이지리아 넘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오전 3시 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모저스 마비다 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B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승 1패인 한국은 같은 시간 아르헨티나가 그리스에 최소한 패하지는 않는다는 가정 하에 나이지리아를 잡으면 16강에 오른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에 지면 탈락이고 비기면 아르헨티나-그리스전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체력짱 태극전사'를 믿는다 앞서 열린 B조 두 경기를 비교할 때 체력에선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압도한다. 한국은 12일 그리스전에서 염기훈(수원)이 풀타임 동안 1만1419m를 뛰는 등 교체 선수까지 모두 10만9017m를 뛰었다. 17일 아르헨티나전 때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만788m를 달리는 등 총 10만3086m를 뛰었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와 1차전 때 9만3549m, 그리스와 2차전 때 8만5795m를 뛰었다. 1차전 때는 사니 카이타가 1만121m, 2차전 때는 루크만 하루나가 1만176m를 뛴 게 가장 많이 달린 거리. 2차전 때 카이타가 퇴장 당했다는 것을 감안해도 한국보다는 경기당 1만m 이상 덜 달렸다. 그만큼 한국은 쉼 없이 달렸고 압박을 심하게 했다는 얘기다. 허정무 감독이 "신경질적인 나이지리아 선수를 귀찮게 하겠다"고 했듯이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미드필드부터 거세게 압박하면 승산이 있다. ●경기장은 나이지리아가 홈 더반은 남아공에서도 대표적인 나이지리아 이주민 밀집지역이다. 인구 350만 명인 남아공 제3의 도시로 아프리카에서 활기찬 무역 항구도시이자 관광 휴양도시로 나이지리아 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경기장 인근은 흑인 밀집지역으로 더반의 대표적인 우범지대이기도 하다. 경기 당일 태극전사들은 흑인들의 일방적인 나이지리아 응원을 이겨내야 한다. ●자신감은 한국 아르헨티나에 1-4로 졌지만 태극전사들은 "어차피 아르헨티나는 버리는 카드였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를 잡고 16강에 가는 게 당초 목표였기 때문에 큰 문제없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족구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훈련을 한 선수들은 한결 같이 자신감에 차 있다. 나이지리아는 2연패를 당해 다소 침울하다. 더반의 응원을 등에 업겠지만 부상선수도 늘어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다만 한국을 잡고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꺾는다면 16강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1승 1무 4패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징크스를 넘어라 한국은 3차전이 열리지 않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과 승리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면 5번의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1무 4패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멕시코에 1-3, 네덜란드에 0-5로 진 뒤 벨기에와 1-1로 비긴 게 가장 좋은 성적.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스위스에 0-2로 지는 등 4패를 안고 있다. 이 징크스를 떨쳐야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할 수 있다. 대표팀은 20일 더반으로 이동해 마지막 준비에 들어갔다.더반=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태극전사들의 표정은 다소 굳어 있었다. 17일 아르헨티나전 대패의 충격이 아직 남아 있었다. 하지만 패배의 아픔을 잊고 다시 전선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보였다.18일 남아공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 훈련은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풀타임을 뛴 선수들은 가볍게 조깅과 스트레칭 체조를 반복했고 벤치를 지켰거나 잠시 교체 투입된 선수들은 라이몬트 페르헤이연 피지컬트레이너의 주도 아래 체력훈련과 미니게임을 했다. 분위기는 다소 침울했지만 23일 오전 3시 반 더반 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꼭 이기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주영아 힘내본의 아니게 자책골을 기록한 박주영(AS 모나코)은 덤덤했다. 경기 당일 믹스트존에서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았던 박주영은 훈련장에서도 줄곧 말없이 훈련에 집중했다. 숙소에서도 차분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말이다. 박주영은 이날 회복훈련 뒤 국내 취재진에게 “내가 실수해서 우리 팀이 어려운 경기를 한 것이 안타깝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한편 허정무 감독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하나하나의 플레이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며 박주영의 기운을 북돋고 있다.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선수 하나하나와 얘기하며 “나이지리아를 잡으면 16강에 오르니 너무 실망하지 말라”며 분위기 반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경기장과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추슬렀던 박지성은 18일 오전 가장 먼저 식당에 나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선수들과 얘기하고 맨 나중에 식당을 나설 정도로 선수들의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심하게 노력했다.○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허 감독은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으로 싸우겠다는 각오’의 뜻을 가진 ‘파부침주’란 사자성어를 나이지리아전의 출사표로 냈다.“16강을 쉽게 간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봤다. 나이지리아도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꼭 이겨야 한다. 파부침주의 심정으로 나이지리아전을 대비하겠다.”허 감독은 “그리스전에서 나이지리아 선수가 퇴장당해 역전패했지만 나이지리아는 공격과 수비 선수가 모두 뛰어나다. 경기의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의 기억을 떠올리자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2차전에 오범석(울산)이 출전한 것에 대해 “선수는 경기에 뛰고 싶지만 모든 것은 감독님이 결정한다. 감독님은 아르헨티나 경기에 오범석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나도 그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1-4 패배 후 국내 분위기가 좋지 않게 돌아가는 것에 대해 “지금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선수들과 국민들이 하나가 돼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성적에 대한 심판은 대회가 끝난 뒤 해도 된다”며 비판론을 경계했다. 차두리는 국내에서 ‘로봇 차두리’ 등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인기가 오르고 있다고 하자 “배터리가 떨어져 충전했으니 다음 경기에 기회가 오면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한국팀은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더반으로 20일 이동한다.루스텐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아이고 한국에서 오셨어요. 정말 반가워요.” 17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한국 식당 아리랑. 북한 축구대표팀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의 어머니 이정금 씨(59·사진)는 동아일보 기자들을 반갑게 맞았다. 북한 응원단과 함께 식사를 하고 나가던 이 씨는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정대세에 대해 얘기를 하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세 자녀 중 막내인데 걔가 이렇게 월드컵에서 잘해 주니 너무 기뻐요. 어제 브라질에 지고 울었는데 왜 울었냐고 했더니 이렇게 큰 무대에서 뛴 게 너무 기분이 좋아 울었다고 하네요. 정말 자랑스러워요.” 이 씨는 “솔직히 자신이 책임지고 골을 넣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분한 점도 있었을 텐데 다음 경기에 집중한다며 그런 얘기를 안 한다”라며 듬직한 막내아들이 믿음직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씨는 북한이 16강에 오른다고 자신했다. “우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이탈리아 등 강적들을 물리쳤어요. 브라질에 졌지만 코트디부아르와 포르투갈은 꼭 이길 거예요. 한국 팬들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정대세가 한국이 자신을 대표로 뽑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워서 그런 게 아니라 남과 북이 함께 월드컵에 출전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해서 말한 것일 것”이라며 “정대세는 한국도 좋아한다. 그리고 곧 통일이 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아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평소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아들의 꿈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유럽이 축구의 대륙이잖아요. 아들이 축구를 하는데 유럽에서 한번은 뛰어봐야 하지 않겠어요. 전 세계 유명 구단 관계자들이 많이 월드컵을 보러 오니 우리 아들을 꼭 데려갔으면 좋겠어요.” 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아이고 한국에서 오셨어요. 정말 반가워요." 17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한국 식당 아리랑. 북한 축구대표팀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의 어머니 이정금 씨(59)는 동아일보 기자들을 반갑게 맞았다. 북한 응원단과 함께 식사를 하고 나가던 이 씨는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정대세에 대해 얘기를 하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세 자녀 중 막내인데 걔가 이렇게 월드컵에서 잘 해주니 너무 기뻐요. 어제 브라질에 지고 울었는데 왜 울었냐고 했더니 이렇게 큰 무대에서 뛴 게 너무 기분이 좋아 울었다고 하네요. 정말 자랑스러워요." 이 씨는 "솔직히 자신이 책임지고 골을 넣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분한 점도 있었을 텐데 다음 경기에 집중한다며 그런 얘기를 안 한다"라며 듬직한 막내아들이 믿음직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씨는 북한이 16강에 오른다고 자신했다. "우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이탈리아 등 강적들을 물리쳤어요. 브라질에 졌지만 코트디부아르와 포르투갈은 꼭 이길 거예요. 한국 팬들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정대세가 한국이 자신을 대표로 뽑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워서 그런 게 아니라 남과 북이 함께 월드컵에 출전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서 말한 것일 겁니다. 정대세는 한국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곧 통일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아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평소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아들의 꿈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유럽이 축구의 대륙이잖아요. 아들이 축구를 하는데 유럽에서 한번은 뛰어봐야 하지 않겠어요. 전 세계 유명 구단 관계자들이 많이 월드컵을 보러 오니 우리 아들 꼭 데려갔으면 좋겠어요." 정대세의 아버지 정길부 씨(69)는 몸이 좋지 않아 이번에 오지 못했단다. 이 씨는 "한국과 북한이 모두 16강에 올라 한민족의 기개를 세계만방에 떨쳤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오늘밤 아르헨戰“최강 스페인도 해볼만했다”주눅든 플레이는 걱정 뚝아르헨 경기 분석 또 분석고지대 적응훈련도 성공적새 역사 창조의 날이 밝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8시 3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B조 2차전을 벌인다. 12일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한국은 아르헨티나를 잡으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짓는다. 월드컵에서 남미팀도 처음 꺾는다. 태극전사들은 “그동안 해 온 대로만 해도 아르헨티나와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 준비 vs 자만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아르헨티나를 잡기 위해 다양한 분석과 그에 따른 맞춤 훈련을 해 왔다. 허정무 감독은 “솔직히 힘겨운 상대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세계의 벽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수많은 경기 영상물을 통해 분석을 했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등 세계적인 선수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준비했다. 허 감독은 “강팀을 만나기 때문에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역습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한국에 별로 대비가 안 된 모습이다. 세계적인 강호로 평가받는 팀으로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대회가 시작돼 한국이 그리스를 완파하자 좀 신경 쓰는 듯했지만 여전히 한국은 안중에 없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한국 언론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경기를 앞두고 16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야 모습을 드러냈을 정도. 다만 박지성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는 “박지성을 막을 마르틴 데미첼리스에게 어떻게 수비해야 하는지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스페인전 기억을 떠올리며 박지성은 “4일 강력한 우승후보 스페인에 0-1로 졌지만 우린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 기억을 회상하며 우리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기성용(셀틱)과 이청용(볼턴), 박주영(AS 모나코) 등 대부분의 선수도 마찬가지. 그만큼 세계적인 강호를 만나도 이젠 절대 허둥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동안 한국은 월드컵에서 남미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아프리카의 토고를 잡고 이번 월드컵에서 유럽의 복병 그리스를 꺾었지만 남미에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남미 팀과 세 차례 맞붙었는데 1무 2패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졌고,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우루과이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1994년 미국 대회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볼리비아와 0-0으로 비겼다. 남미 악연을 끊을지도 관심거리다.○ 박지성 아시아 최다 골 도전 그리스전 쐐기골로 3개 대회 연속 골을 넣은 박지성은 아르헨티나 경기에 원톱 박주영을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4-2-3-1의 미드필드 가운데서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로 박주영과의 협력 플레이에 따라 골 기회도 잡을 수 있다. 박지성이 골을 터뜨린다면 대표팀 선배인 안정환(다롄 스더)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미 알 자베르가 함께 가지고 있던 아시아 선수 본선 최다 득점(3골) 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다. 박지성은 “팀플레이가 우선이지만 골 기회가 왔을 땐 적극적으로 슛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고지대 변수 누구에 유리?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753m의 고지대. 그만큼 산소가 희박해 뛰기에 힘들다. 공은 상대적으로 빠르다. 자불라니는 더 변화가 심하다. 결국 이런 환경에 잘 적응하는 팀이 유리하다. 기술보다는 체력과 조직력을 앞세운 한국이 다소 불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은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부터 산소방과 산소마스크로 적응했고 오스트리아와 루스텐버그의 고지대에서 훈련해 적응이 잘된 상태다. 박주영은 “처음 고지에서 훈련할 땐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도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을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에서 치르며 1-0으로 승리한 상태라 고지대에 대한 적응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6강 진출의 중요한 길목이다. 아르헨티나가 강팀이긴 하지만 우리도 선수들과 함께 많은 준비를 해왔다.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즐기는 축구를 할 것이다.”16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마무리 훈련을 한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덤덤하면서도 결의에 차 있었다. 17일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 “한국 축구는 향후 어려운 상대를 계속 만나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 경기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선수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어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 기회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허 감독은 “아르헨티나 경기는 심리적으로 접근하겠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다혈질적인 성격이 강하다. 상대를 좀 더 어렵게, 초조하게 해 과격하게 만들면 우리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아르헨티나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겠다. 강팀도 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린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허 감독은 마라도나 감독이 ‘한국을 존중하지만 발차기로 선수를 위협하면 안 된다’며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의 ‘태권 축구’를 거론한 것에 대해 “경기는 심판이 알아서 잘 진행할 것이다. 그때 당시 우린 32년 만에 월드컵에 나가 세계적인 수준에 잘 따라가지 못했다. 경험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선수들은 당당하다. 유럽에서 경험한 선수들이 많다. 그때와는 다르다. 그땐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위축돼 경기했지만 이번엔 선수들에게 즐기라고 말한다. 과거 경험에 비춰 봤을 때 너무 위축되면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새 역사 창조의 날이 밝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8시 3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B조 2차전을 벌인다. 12일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한국은 아르헨티나를 잡으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짓는다. 월드컵에서 남미팀도 처음 꺾는다. 태극전사들은 "그동안 해온 대로만 해도 아르헨티나와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 준비 vs 자만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아르헨티나를 잡기 위해 다양한 분석과 그에 따른 맞춤 훈련을 해왔다. 허정무 감독은 "솔직히 힘겨운 상대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세계의 벽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수많은 경기 영상물을 통해서 분석을 했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등 세계적인 선수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준비를 했다. 허 감독은 "강팀을 만나기 때문에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역습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한국에 별로 대비가 안 된 모습이다. 세계적인 강호로 평가받는 팀으로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대회가 시작돼 한국이 그리스를 완파하자 좀 신경 쓰는 듯했지만 여전히 한국은 안중에 없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한국 언론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경기를 앞두고 16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야 모습을 드러냈을 정도. 다만 박지성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는 "박지성을 막을 마르틴 데미첼리스에게 어떻게 수비해야 하는 지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 스페인전 기억을 떠올리며 박지성은 "4일 강력한 우승후보 스페인에 0-1로 졌지만 우린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 기억을 회상하며 우리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기성용(셀틱)과 이청용(볼턴), 박주영(AS 모나코) 등 대부분의 선수들도 마찬가지. 그만큼 세계적인 강호를 만나도 이젠 절대 허둥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남미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아프리카의 토고를 잡고 이번 월드컵에서 유럽의 복병 그리스를 꺾었지만 남미에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남미 팀과 세 차례 맞붙었는데 1무 2패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졌고,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우루과이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1994년 미국 대회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볼리비아와 0-0으로 비겼다. 남미 악연을 끊을지도 관심거리다. ● 박지성 아시아 최다 골 도전 그리스전 쐐기골로 3개 대회 연솔 골을 넣은 박지성은 아르헨티나 경기에 원톱 박주영을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전망이다. 4-2-3-1의 미드필드 가운데서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로 박주영과의 협력 플레이에 따라 골 기회도 잡을 수 있다.박지성이 골을 터뜨린다면 대표팀 선배인 안정환(다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미 알 자베르가 함께 가지고 있던 아시아 선수 본선 최다 득점(3골) 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다. 박지성은 "팀플레이가 우선이지만 골 기회가 왔을 땐 적극적으로 슛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 고지대 변수 누구에 유리?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753m의 고지대. 그만큼 산소가 희박해 뛰기에 힘들다. 공은 상대적으로 빠르다. 자불라니는 더 변화가 심하다. 결국 이런 환경에 잘 적응하는 팀이 유리하다. 기술보다는 체력과 조직력을 앞세운 한국이 다소 불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은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부터 산소방과 산소마스크로 적응했고 오스트리아와 루스텐버그의 고지대에서 훈련해 적응이 잘 된 상태다. 박주영은 "처음 고지에서 훈련할 땐 힘들었는데 지금은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도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을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에서 치르며 1-0으로 승리한 상태라 고지대에 대한 적응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산에 오르다 보면 정상을 앞에 두고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거기서 쉬거나 밑으로 내려가고 싶겠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정상이다. 우리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덤덤하면서도 결의에 차 있었다. 17일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만다는 것에 대해서 "한국축구는 향후 어려운 상대를 계속 만나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 경기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선수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어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 기회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에는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강팀임에 틀림없다. 이들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중요하다. 먼저 수비에 치중한 뒤 상대가 공격 숫자를 늘릴 때 역습을 노려야 한다. 나이지리아 경기 때 아르헨티나는 후반 들어 역습을 많이 허용했다. 그래서 나이지리아도 기회를 많이 잡았다. 물론 우리가 많이 시달리겠지만 냉정함을 잃지 않고 상대의 허점을 노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 전에 대한 전술 전략 준비도 마쳤다. "심리적으로 접근하겠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다혈질 적인 성격이 강하다. 상대를 좀 더 어렵게, 초조하게 해 과격하게 만들면 우리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겼다. 우리도 충분히 세계의 벽에 도전할 수 있다." 그리스 경기에서 한국 사령탑 월드컵 첫 승을 이뤄낸 허 감독은 이제 남미 징크스를 털고 사상 첫 원정 16강에 도전한다. 허 감독은 "한국축구는 계속 발전해야 한다. 우리는 그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를 다졌다.요하네스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0년은 중국인, 10년은 일본인 취급을 받았는데 이제야 한국인으로 인정받는 것 같아 정말 즐겁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전담 취재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TV 리포터 이달훈 씨(35·사진)는 “요즘처럼 한국인인 게 자랑스러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91년 남아공으로 이민 온 이 씨는 아시아인으로서 어렵게 성장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가 사라지고 흑인이 정권을 잡으면서 좀 나아지긴 했지만 유색 인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은 남아공에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이 열리는 지금은 완전 딴판이다. 12일 한국이 B조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하면서 분위기는 싹 바뀌었다. 그동안 남아공 팬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는 박지성은 알아도 박지성이 한국인이라는 것은 몰랐다. 박지성을 일본 사람으로 착각하는 팬이 많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코리아 저팬’을 일본 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지성이 그리스전에서 환상적인 드리블 끝에 쐐기 골을 터뜨리자 ‘박지성’과 ‘코리아’를 함께 연호하고 있다. “솔직히 축구는 잘 몰랐어요. 이번에 FIFA 쪽 일을 하면서 축구의 영향력이 이렇게 크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국위 선양이 뭐 있겠습니까. 한국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까지 잡고 16강에 오르면 그게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것 아닌가요.” 이 씨는 TV 리포터로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박지성이 그리스전 후반 7분 쐐기 골을 터뜨릴 때 골문 바로 뒤에서 봤다. 극적인 골 장면에 이은 ‘붉은 악마’의 환호성에 소름이 쫙 끼쳤단다. 그는 “평생 잊지 못할 극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1월 대표팀이 전지훈련을 왔을 때 한국 취재진 가이드를 했던 이 씨는 이번에는 한국 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을 영상에 담아 대회 주관방송사인 남아공 SABC와 FIFA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있다. FIFA는 본선에 오른 32개국에 취재진을 한 팀씩 파견해 자세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루스텐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선수들 ‘사기충천’“2002년과 분위기 비슷”허감독도 ‘자신만만’“다혈질팀 몰아세우면 승산” 승리가 가져다준 향기는 진했다. 12일 월드컵 B조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태극전사들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도 깰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드높았다.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의 한국 축구대표팀 숙소인 헌터스레스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였다. 인터뷰는 선수단이 3명씩 7개조, 2명이 1개조가 돼 앉아 있으면 기자들이 다가가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보경아, 지성 보고 힘내”허정무 감독은 2명으로 이뤄진 1개조에는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21세로 막내인 김보경(오이타)을 앉혔다. 박지성이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으라는 배려였다. 김보경은 박지성이 기자들에게 “아르헨티나도 당당히 맞서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4일 스페인과의 평가전 때 우리가 잘했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경기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옆에서 연방 웃음을 지었다. 김보경은 “저와 비슷한 포지션인 지성이 형과 함께 훈련하고 월드컵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형을 통해 많을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형들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랑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감회에 젖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말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 태극전사도 입 모아 “대∼한민국”그리스전에서 선제골을 뽑은 이정수(가시마)와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턴) 등 주전 선수나 벤치에서 응원했던 선수나 모두 “이젠 아르헨티나도 잡을 수 있다”며 입을 모았다. 허벅지 부상으로 긴 재활 기간을 보내느라 그리스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이동국(전북)은 “선수들이 그리스를 압도하며 이길 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라운드나 벤치나 똑같았다. 솔직히 여기에 벤치를 지키러 오진 않았다. 하지만 서로 도와가면서 조직력을 키워야 한다. 지금 우리는 모두가 하나다”고 말했다.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3회 연속 본선에 올랐지만 백업 요원인 안정환(다롄 스더)도 “개인의 욕심은 중요한 게 아니다. 한국이 잘하는 게 중요하다. 후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어린 나이에 유럽에 진출해 경험을 많이 쌓다 보니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고 말했다. 정성룡(성남)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준 이운재(수원)도 “모두가 열심히 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더 힘내야 한다”며 최고참답게 분발을 촉구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허 감독도 힘을 받았다. 아르헨티나전 전망을 얘기해 달라고 하자 “지도자와 선수가 보는 시각이 다르다. 그래서 선수들 얘기를 많이 들으려 한다”면서도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우회적이나마 아르헨티나를 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 감독은 “다혈질적인 상대를 좀 더 어렵게, 초조하게 만들면 우리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뛰어난 선수들이 워낙 많다. 이들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중요하다. 상대가 공격수를 늘릴 때 역습을 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한국은 17일 오후 8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B조 2차전을 갖는다.루스텐버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진공청소기’ 김남일(33·톰 톰스크)의 아내인 김보민 KBS 아나운서가 최근 전한 얘기다. 남편이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할 때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인사차 찾아오자 용돈을 넣은 두툼한 봉투를 줬단다. “왜 당신보다 돈 많이 버는 선수에게 용돈을 주냐”고 하니까 “내가 형이니까”라며 웃었단다.박지성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을 함께 오르내리며 알게 된 김남일과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박지성은 한 자서전에서 ‘프리미어리거가 된 뒤에도 아버지가 통금시간을 정해 놓았는데 늦을 경우 남일이 형 핑계를 댔다. 그때마다 아버지가 봐줬다’고 썼다. 그만큼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도 김남일에 대해선 신뢰가 깊었다. 훗날 김남일이 박성종 씨에게 ‘지성이하고 밤늦게까지 있었던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떼는 바람에 박지성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둘은 친형제나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남아공 월드컵 현장에서 김남일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팀에 큰 힘을 주고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의 대명사인 김남일이 자신을 버리고 헌신적으로 후배들을 챙기고 있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아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겠지만 “후배들이 잘해야 2002년 4강 신화가 한국 축구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기회가 오면 열심히 뛰겠지만 후배들이 잘 뛰는 걸 보는 것만도 즐겁다”고 말하며 묵묵히 뒤를 받쳐주고 있다. 특히 최고참 이운재(37·수원)와 안정환(34·다롄 스더) 등 노장들과의 가교 역할을 잘해 주장인 박지성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팀이 하나가 되기 위해선 벤치를 지키는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월드컵에 4회 연속 출전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주전보다 후보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온 김남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양지보다 음지에서 주장 박지성을 받쳐주고 있다.김남일의 박지성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요즘 젊은 선수들 참 당당하지 않냐’고 물어보면 “전 지금까지 지성이처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친 선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김남일 같은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에 박지성도 힘이 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7)은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B조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하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허 감독은 승리의 감흥이 여전히 묻어났지만 예상외로 덤덤했다. 국내 사령탑으로 월드컵 사상 첫 승리를 거뒀음에도 겸손한 태도로 다음 경기에 대한 다짐을 밝혔다.“솔직히 전 한 게 없습니다. 선수들이 잘해줬습니다. 첫 승을 했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기쁘고 좋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승리보다 17일 아르헨티나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허 감독은 그리스를 잡으면서 사무친 한(恨) 두 가지를 털어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포함해 7차례 본선에서 한국인 사령탑으로는 단 한 번도 거둬보지 못한 승리를 이번 월드컵에서야 거뒀다. 그 중심에 허 감독이 있었다.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 56년 만에 이뤄낸 성과가 허 감독의 몫이 됐다.허 감독은 또 개인적으로 2000년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 월드컵호를 두 차례 외국인 감독에게 내준 뒤 처음 출전한 무대에서 전인미답의 길을 뚫어 자존심을 세웠다. 이젠 굳이 외국인 감독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허 감독은 1998년 올림픽 및 대표팀 감독에 올라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그해 아시안컵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밀려났다. 공교롭게도 허 감독 이후 2001년 초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뒤 움베르투 코엘류, 요하네스 본프레러,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까지 줄곧 외국인이 한국 축구를 쥐고 흔들었다. 히딩크 감독은 16강을 넘어 아시아 최초로 4강까지 끌어올렸다. 2007년 말 베어벡 감독이 떠나면서 다시 국내파로 지휘봉이 돌아오며 허 감독이 맡았다. 그로선 ‘역시 국내파는 안 돼’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총력전을 벌였다. 그 결과 국내파 사령탑 월드컵 첫 승이 나온 것이다.허 감독의 환골탈태한 변신도 눈에 띈다. 절대 자기 스타일을 굽히지 않기로 유명한 그가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진돗개로 불릴 정도로 고집이 셌던 허 감독은 철저하게 지시형 지도자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그 방식은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느낀 뒤 180도 방향을 선회했다. 화합, 자율, 긍정 세 가지를 강조했다. 요즘 허 감독은 인자한 이웃집 아저씨다. 훈련할 때나 식사할 때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다. 선수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지적은 하지만 절대 몰아치진 않는다. 칭찬도 많아졌다. 하지만 철저하게 실력으로 평가한다. 외국인 감독들이 보여줬듯 학연, 지연, 인맥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선수를 선발하고 기용한다. 졌을 땐 “내 책임이다”고 했고 이기면 “선수들이 잘했다”고 했다. 허 감독의 유쾌한 변신이 한국 축구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포트엘리자베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0만9017m VS 10만5843m.' 12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한국과 그리스 선수들이 뛴 총 거리 비교다. 교체 선수를 포함해 한국 14명의 선수들이 인저리타임까지 92분 18초간 뛴 거리가 그리스 선수들에 비해 3174m가 많았다.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이 "우리 선수들은 어디 서 있어야할 지도 몰랐다"며 분개한 이유다. ● 한국 체력 짱 한국은 모든 면에서 그리스를 압도했다. 염기훈(수원)은 1만1419m로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이 뛰었다. 이청용(볼턴) 1만1003m, 김정우(성남) 1만967m,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만860m, 차두리(프라이부르크) 1만361m로 한국 선수는 5명이 1만m 이상을 달렸다. 반면 그리스는 알렉산드로 지올리스(1만777m·시에나)와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1만746m·파나티나이코스), 바실리오스 토로시디스(1만2m·올림피아코스)가 1만m를 넘겼다. 한국이 체력적으로 완벽하게 앞섰다는 얘기다. 허정무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부터 줄곤 한국 대표팀 피지컬트레이너 역할을 하는 레이먼드 베르하이옌과 함께 이날 경기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 과학적 훈련을 시켰다. 훈련의 강도를 조절해 12일 최상의 전력을 내는 프로그램이 큰 효험을 발휘한 셈이다. ● 다양한 공격 루트 공격루트도 한국이 다양했다. 한국은 왼쪽 47%, 중앙 20%, 오른쪽 33%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그리스는 왼쪽이 62%, 중앙 13%, 오른쪽 25%로 지나치게 왼쪽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 쪽으로만 패스가 이어졌고 한국은 이런 그리스의 단조로운 공격패턴을 잘 끊었다. 그리스는 미드필드에서 한국에 밀리다보니 긴 패스에 의존했다. 롱 패스가 133개로 한국(112개)에 비해 21개나 많았다. 이중 54개만 이어졌고 모두 한국 미드필더와 수비에 차단당했다. 볼 점유율이 50%-50%로 같고 패스 성공률에서는 한국이 67%로 그리스(68%)에 근소하게 뒤졌지만 체력의 우위와 그리스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잘 막은 게 2-0 완승의 배경인 셈이다. 한국은 18개의 슈팅을 날려 2골을 넣었다. 반면 그리스는 전후반을 통틀어 슈팅수가 고작 6개에 그쳤을 만큼 한국의 수비에 완벽하게 막혔다. ● 레하겔 감독 용병술의 실패?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마디로 한국의 일방적인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미드필드부터 상대 공격을 잘 차단했다. 차단한 뒤 재빠르게 이어진 역습도 돋보였다. 포백 수비라인은 간격을 짧게 잘 유지했고 중앙 미드필더 김정우와 기성용은 공격과 수비를 잘 조율했다. 박주영은 상대 수비를 잘 흔들었다. 그리스는 이런 한국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한 위원은 "레하겔 감독이 20세의 신예 미드필더 소티리스 니니스를 끝까지 투입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젊은 선수보다는 노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노쇠한 그리스를 잘 요리했다"고 말했다.포트엘리자베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쐐기 골의 주인공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그리스와 B조 1차전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12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 경기에서 후반 7분에 2-0을 만드는 쐐기 골을 뽑아낸 박지성은 후반 시작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팬 투표 결과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로 뽑혔다. 박지성은 쐐기 골 외에 유효 슈팅 2개, 반칙을 당한 횟수 4회, 패스 39회 시도에 24회 성공했다. 경기 내내 뛰어다닌 거리는 10.844㎞였다. 박지성은 "최우수 선수가 돼 기쁘다. 우리 팀이 2-0의 좋은 경기 내용으로 이겨 기쁘게 생각한다. 아프리카에서 열린 첫 월드컵에서 승리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지성은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 전망에 대해서는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고의 팀이다. 훌륭한 선수도 많다. 하지만 스페인과의 평가전 때 잘 한 기억을 떠올리며 경기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월드컵은 이변이 많이 일어난다. 우린 그 이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개 대회 연속 골을 넣은데 대해선 "그냥 기쁘다"고만 짧게 말했다. 박지성은 "그리스는 제공권이 좋은 팀이다. 세트피스에서도 골도 잘 만들어낸다. 그래서 그런 점에 유의해 플레이했다. 많은 코너킥과 프리킥을 허용했지만 잘 막았다. 공격에서는 상대 뒤 공간을 효과적으로 파고든 게 승리의 원동력이다"고 승인을 분석했다.포트엘리자베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12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레하겔 감독은 "우리 팀은 어디 서 있어야 할지도 몰랐다"며 분개해했다. 다음은 레하겔 감독과의 일문 일답. -경기 소감은. "우리 팀은 허둥댔다. 한국 측 패스 미스 상황에서 골을 넣을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수비는 한국 공격수를 잘 막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빠르고 공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계속 달려갔다. 우리는 후반에는 두 번이나 큰 실수를 했다. 사실상 대패했다." -월드컵 첫 경기에서 졌다. 얼마나 실망했나? "이것은 월드컵과는 상관없다. 어떤 경기라도 지면 실망한다. 한국은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사실 기회도 별로 없지 않았나. "맞다. 한국은 전반 7분 선제골을 넣은 뒤 우리를 지배했다. 한국 선수들은 아주 투쟁적이었다. 우리가 지배하지 못했다." -다음에 만날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는 더 강한 팀인데. 짐 싸야 하는 것 아닌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분석을 잘해서 다음 경기에 대비하겠다. 우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른 경기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세트피스로 득점을 노렸는데 못 넣었다. "페널티 지역 안에 18명이 있었다. 그 안에서는 그 어떤 일도 벌어진다. 세트피스는 압도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반대로 한국이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었다." -다음 경기엔 무슨 변화가 필요한가. "더 많이 침착해야 한다. 또 집중력도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 오늘 같이 집중하지 못하면 또 진다. 한국의 투지가 좋았다. 경기 잘했다. 박지성의 두 번째 골도 좋았다."포트엘리자베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우린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물을 얻어 기쁘다."12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B조 그리스와의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끈 감흥이 연신 묻어났다. 다음은 허 감독과의 일문일답.-경기 소감은."모든 토너먼트 대회는 첫 경기가 어려운데 선수들이 잘 해줬다. 정말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스 전에 대비해 준비를 잘했는데 준비한 것을 보여줘 좋았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더 잘 준비해 다음 경기에 대비하겠다." -국내 감독 월드컵 첫 승 소감은."솔직히 난 한 게 없다. 선수들이 잘 해줬다. 첫 승을 했지만 이제 시작이다.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한다. 기쁘고 좋지만 앞을 대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어떤 전략이 먹혀들었나."상대 공격 루트를 잘 차단하는 게 첫 번째 포인트였다. 게카스와 사마라스 등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잘 막았다. 또 세트피스 상황, 상대가 때리고 들어왔을 때에 대비했는데 효과적으로 잘 막았다. 공격할 때도 상당히 좋은 장면 많이 만들었다. 다만 좀더 침착하게 세밀하게 플레이 했으면 더 많은 골을 터뜨렸을 것이다. 하지만 만들어 가는 과정은 좋았다. 좀더 세밀한 패스에 조직력을 가다듬으면 더 좋아질 것이다."-경기 전 무슨 얘기했나."수비할 때 공격할 때 조심해야 할 것과 상대가 거칠게 나올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다시 상기시켜줬다. 또 집중력 잃지 말라고 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잘 했다."-선제골 넣은 뒤 지키는 축구 안했는데."실점할 경우만 대비를 했지 선제골 넣은 뒤 지키라고는 안했다. 선제골 후 더 기회가 많이 온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나섰다."-오늘 집중력이 좋았다. 다음 경기는 아르헨티나인데."아르헨티나는 우승후보다. 좋은 선수가 많다.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위축 되지 않는다면 해볼만 하다. 상대가 강해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 단계 발전 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선수들 좀 다듬어야 하지만 결코 강한 팀이라고 주눅 들고 그러진 않을 것이다."-오늘 우리보다 강하다는 그리스를 압도했는데."축구는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하다. 우린 선수들이 아주 잘해줬다. 항상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이기려는 경기를 했고 그렇게 했다. 선수들의 노력에 칭찬을 보낸다."포트엘리자베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국축구가 새 역사를 창조했다.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에서 열린 월드컵 B조 첫 경기에서 이정수(가시마)의 헤딩 선제골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쐐기 골을 앞세워 유럽의 복병 그리스를 2-0으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이 월드컵 원정에서 유럽 팀을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 또 허정무 감독은 한국인 사령탑으로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뒀다.한국은 첫 경기를 잡아 승점 3점으로 이날 나이지리아를 1-0으로 잡은 아르헨티나를 다득점에서 제치고 조1위가 돼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32개 팀이 본선 조별리그를 치르기 시작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첫 판을 이긴 팀은 86.1%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한국은 17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 23일 더반 스타디움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나이지리아와 2, 3차전을 치러야 한다.태극전사들의 몸은 가벼웠다. 그리스를 꺾겠다는 비장함도 묻어났지만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허 감독이 강조한 '승리를 원하지만 즐기는 축구를 하자'는 유쾌한 도전에 걸맞게 느긋하게 경기를 즐기며 그리스를 지배했다. 김정우(광주)와 기성용(셀틱)은 중앙에서 공수를 조율하며 볼을 배급했고 좌우에선 박지성과 이청용(볼턴)이 사이드를 돌파하며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염기훈(수원)은 박지성과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라인을 혼동케 했고 수비 땐 페널티지역까지 내려오며 압박했다.첫 골은 예상보다 일찍 터졌다. 전반 7분 이영표(알 힐랄)가 왼쪽 사이드를 돌파하다 코너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기성용(셀틱)이 잘 감아 올렸고 골 지역 오른쪽에서 이정수가 오른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파나티나이코스)가 머리로 걷어낸다는 게 살짝 스치고 뒤로 빠지는 것을 이정수가 놓치지 않고 골문 안에 차 넣었다.박지성은 후반 7분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 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볼을 잡아 루카스 빈트라(파나티나이코스)와 아브람 파파도풀로스(올림피아코스)의 더블 수비 사이로 골 지역 왼쪽으로 파고들어 골키퍼 알렉산드로스 조르바스(파나티나이코스)의 역을 찌르는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그리스는 첫 골을 일찍 내준 뒤 당황한 빛이 역력하며 플레이를 잘 이끌어나가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형 미드필더 요르고스 카라구니스(파나티나이코스)를 빼고 흐리스토스 파차조글루(오모니아)를 투입했고 후반 15분 판텔리스 카페타노스(스테아우아)를 투입해 공격의 흐름을 바꾸려 했지만 한국의 짜임새 있는 수비라인을 뚫지 못했다. 그리스는 후반 35분 테오파니스 게카스(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가 골 지역 정면에서 회심의 왼발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성룡(성남)의 선방에 막혀 땅을 쳤다.허 감독은 노장 이운재(수원) 대신 정성룡이 선발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통산 네 번째 월드컵(1994, 2002, 2006, 2010년) 무대에 오르는 이운재였지만,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그리스 전을 감안해 키가 크고 순발력이 좋은 정성룡을 낙점했다. 정성룡은 상대 크로스 때 펀치를 날리고 공중 전 때 몸싸움까지 하며 골문을 잘 지켰다.허 감독은 또 오른쪽 수비수에 차두리(프라이부르크)를 세웠다. 차두리와 오범석(울산), 왼쪽 풀백 자원인 김동진(울산)까지 모두 실험대에 올려놓고 좌우 풀백진의 운용을 고심해 왔는데 결국 선수들의 체격 조건이 좋은 그리스와 대결인 점을 고려해 차두리를 선발로 내보냈다.포트엘리자베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