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유럽 확산의 여파로 2020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이 8월로 연기됐다. 베니스비엔날레 측은 4일(현지시간) 당초 5월 23일부터 11월 29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건축전의 개막일을 8월 29일로 연기해 11월 29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은 하심 사르키스가 감독을 맡아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How will we live together)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었다. 이 결정에 대해 “최근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입국 제한 등 조치가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섬세한 준비가 필요한 향후 몇 주 동안 입국 제한 조치가 도미노 현상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또 “하심 사르키스 감독과 초청 건축가, 참가국의 의견을 청취하고 더 완벽한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비엔날레 측은 또 건축전이 개막하고 한 주 뒤인 9월 2일이 77회 베니스영화제 개막일이어서 더 많은 문화계 관객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2020아트 두바이(25~28일 개최 예정)도 개막 연기를 결정했다. 앞서 2020 아트바젤 홍콩은 올해 행사를 취소했으며, 같은 시기 열릴 예정이었던 소더비 모던·컨템포러리 미술 경매는 홍콩에서 뉴욕으로 장소를 옮겼다. 4~8일 열리는 미국 뉴욕 아모리쇼는 예정대로 열리고 있다. 한편 문을 닫았던 이탈리아 밀라노의 일부 미술관은 조심스럽게 재개관하고 있다. 미국 예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휴관했던 밀라노 현대미술관, 프라다미술관은 월요일부터 일부 전시관을 개방했다. 다만 사람들이 모이는 그룹투어나 시네마, 워크숍은 열지 않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등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24개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은 22일까지 휴관을 연장한다. 문체부는 당초 8일까지였던 휴관을 2주 연장했다. 관련 기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지방박물관 13곳(경주 광주 전주 대구 부여 공주 진주 청주 김해 제주 춘천 나주 익산),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4곳(과천 서울청주 덕수궁), 국립중앙도서관 3곳(서울 세종 어린이청소년)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방탄소년단(사진)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7’(Map of the Soul: 7)이 미국 빌보드에서 네 번째로 1위에 올랐다. 2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 정규 4집이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최신 차트(3월 7일자)에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빌보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발매된 ‘맵 오브 더 솔: 7’은 27일까지 42만2000장이 팔렸다. 앨범 4장이 연이어 빌보드 정상에 오른 것은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이다. 또 1년 9개월 만에 4번 연속 1위를 달성해, 그룹 중에서는 비틀스 이래 최단 기간이다. 비틀스는 ‘예스터데이 앤드 투데이’부터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까지 1년 5개월 만에 이 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정상에 오른 비영어권 앨범 10장 중 4장이 방탄소년단의 앨범이기도 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새로운 미래를 담는 그릇’ 한국의 상(床)을 채울 6번째 주인공은 모래시계와 엽서 속 1920년대 동아일보의 모습이다.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 기념 ‘한국의 상―Time(시간)’전이 3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로비 ‘한국의 상’에서 열린다. ‘한국의 상’은 올해 100주년을 맞은 동아일보의 브랜드 쇼룸이자 개방형 아트 플랫폼이다. 투명한 유리 용기 속으로 떨어지는 금색, 회색, 연분홍색 모래는 동아일보가 걸어온 100년의 시간을 상징한다. 모래시계와 함께 진열된 엽서에서는 1927년 4월 30일 촬영한 동아일보 옛 사옥(현 일민미술관)의 내·외부 모습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반짝이며 흘러내리는 모래는 시간의 흐름을 성찰하게 만든다. 보통의 모래시계에서 볼 수 있는 손잡이도 생략된 단순한 디자인은 오로지 시간을 돋보이게 한다. ‘한국의 상―Time(시간)’의 메인 오브제로 선정된 모래시계 ‘HAY Time’은 덴마크 브랜드 HAY의 대표 상품이다. 2002년 설립된 HAY는 1930∼196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린 북유럽 디자인의 정신을 젊은 감각으로 승화시켰다. “더 좋은 디자인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리도록 한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모래시계 앞에는 엽서 5장이 전시됐다. 각각 동아일보 옛 사옥의 신축 당시 전경과 내부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사장실부터 회의실, 편집국, 영업국, 인쇄장, 활자장(活字場), 사진실, 전화교환실, 안내데스크(객청·客廳) 모습을 담았다. 1920년대 동아일보 기자들이 나무 책상에 앉은 풍경, 사람이 빼곡히 들어찬 활자장,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사장실의 모습이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하다. 전화교환실 사진 속에는 수많은 전선이 연결된 거대한 전화기 앞에 앉은 교환수의 모습도 보인다. 이 사옥은 1926년 12월 10일 조선시대 우포도청이 있던 자리에 준공됐다. 준공식이 열린 1926년 12월 11일 동아일보는 ‘오늘부터 새집에서 일을 합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조선의 앞길에 등대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늘 서울의 한복판 경복궁 앞이요, 옛날 육조 앞인 황토마루 네거리에 하늘을 찌르듯이 높고 철근 콘크리트로 불에도 아니 타고 지진에도 아니 무너지고 바람비에도 아니 깎일 굉장한 새집으로 옮겨 갑니다.” 이들 엽서는 동아일보 창간호를 비롯해 주간동아, 신동아, 과학동아, 여성동아, 스포츠동아 등 주·월간지는 물론이고 동아방송 자료까지 보관하고 있는 경기 안산시 안산서고에서 찾아낸 것들이다. 동아미디어그룹의 역사 기록을 담은 안산서고는 허가 받은 사람만 출입할 수 있으며 항온항습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시는 15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영화 ‘작가 미상’을 위해 플로리안 헹켈 폰 도네르스마르크 감독은 게르하르트 리히터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며 공을 들였다고 한다. 비록 영화가 개봉한 후 “나 자신이나 화가를 소재로 하지 않기로 했다”며 리히터가 등을 돌렸지만 말이다. 도네르스마르크 감독은 “예술이 가진 치유의 힘을 묘사하고 싶었다”고 했다. 최근에는 예술가들이 직접 메가폰을 잡는 사례도 종종 있다. 영국 출신 작가 스티브 매퀸(51)이 대표적이다. 매퀸은 런던예술대를 졸업하고 1999년 터너상을 받았다. 데이미언 허스트가 포함된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Ba) 중 한 명으로도 꼽혔지만 이제는 영화감독으로 더 유명하다. 매퀸이 연출한 영화 ‘노예 12년’(2013년)은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미국 출신 화가 줄리언 슈너벨(68)은 깨진 도자기 조각을 활용한 ‘플레이트 회화’로 이름을 알렸다. 198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안젤름 키퍼, 게오르크 바젤리츠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슈너벨 역시 1996년 장미셸 바스키아의 자전 영화 ‘바스키아’를 연출하며 영화계에서 더 큰 입지를 다졌다. 메가폰을 잡은 아티스트 중 자신의 예술 세계를 가장 파급력 있게 보여준 사람은 얼굴 없는 화가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뱅크시다. 그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2010년)는 미술 시장의 허위를 신랄하게 드러냈다. 이 다큐멘터리는 빈티지 옷가게를 운영하는 티에리 게타가 ‘스트리트 예술 거장’이 되는 과정을 담는다. 게타는 그림을 그려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뱅크시의 제안으로 ‘미스터 브레인워시’라는 필명으로 전시회를 연다. 뱅크시는 ‘미스터 브레인워시’를 극찬하는 언론 플레이를 펼친다. 첫 전시에서 ‘미스터 브레인워시’는 그림을 모두 팔아치운다. 그 뒤의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담은 것이 바로 ‘선물 가게…’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이런 예술은 너도 할 수 있어.” 1937년 독일 드레스덴의 한 미술관. ‘추상화의 개척자’ 바실리 칸딘스키(1866∼1944)의 그림 앞에서 나치당원이 소년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전시는 나치에 의해 퇴행적이라 치부된 작품을 모은 ‘퇴폐미술전’이다. 나치당원은 이렇게 일갈한다. “이 예술가들이 시력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유전병에 걸렸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작가 미상’의 첫 장면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독일을 배경으로 하는 ‘작가 미상’은 예술가인 쿠르트 바르너트(톰 실링)의 삶을 그렸다. 바르너트는 독일 미술가 게르하르트 리히터(88)를 연상케 한다. 리히터는 안젤름 키퍼(75), 게오르크 바젤리츠(82)와 함께 현대 회화를 주도한 독일 출신의 세계적 작가다.○ 20세기 후반 미술사의 중심, 독일 독일은 ‘퇴폐미술전’의 굴욕을 딛고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에 이어 20세기 국제 미술사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여기에는 개인이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역사가 한몫을 했다. 리히터, 키퍼, 바젤리츠는 모두 동독 출신이다. 나치와 전쟁의 끔찍한 역사를 유년기에 겪었다. 이후 서독으로 이주하지만,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직시한 것도 공통점이다. ‘작가 미상’의 영어 제목이 ‘직시하라(Never Look Away)’인 것처럼 이들의 예술도 1차적으로는 사회를 증언했다. 리히터는 영화에서 묘사되듯, 사진을 회화로 옮겨 초점을 흐린 ‘포토 페인팅’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전쟁이나 ‘바더-마인호프 그룹’(1960, 70년대 활동한 극단적 테러 집단)도 소재가 됐지만 일상과 정물, 풍경도 그렸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이데올로기적 메시지를 떠나 불안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조건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추상 회화, 컬러 차트 등 다양한 시리즈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친절히 보여준 것도 특징이다. 영화에 등장하진 않지만 바젤리츠와 키퍼도 중요한 작가다. 바젤리츠는 위아래를 뒤집은 회화로, 키퍼는 매혹적 폐허를 회화와 설치로 보여줬다. ‘신표현주의’로도 일컬어지는 이들 작가는 하나의 소재에 집착하지 않는 끊임없는 변주와 뛰어난 기교로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개념과 설치 위주였던 미술계의 흐름을 회화로 되돌린 것도 이들이다. 영화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중절모에 낚시 조끼를 입은 안토니우스 판 페르턴 교수(올리버 마수치)다. 그는 ‘20세기 다빈치’로 불리는 현대 미술가 요제프 보이스(1921∼1986)를 모델로 했다. 설치, 퍼포먼스, 사회 참여 등 예술을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며 독일을 예술의 중심지로 바꿔 놓은 주인공이 바로 보이스다.○ 영화는 감독이 그린 픽션 영화 속 모든 인물은 가명이다. 픽션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바르너트의 이모인 엘리자베트의 죽음은 사실이다. 실제 리히터의 이모 마리안은 정신분열증으로 나치에 의해 불임수술을 당했고 수용시설에서 굶어 죽었다. 그러나 영화는 어디까지나 감독이 창조한 이야기다. 특히 리히터는 그림 속 인물에 대해 밝히기를 늘 꺼렸다. “작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영화는 재미를 위해 작품보다 개인사를 극적으로 그렸다. 이 때문에 리히터는 영화 개봉 후 슈피겔지에 “너무 선정적이고 과장됐다”고 말했다. 연출은 2006년 ‘타인의 삶’으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플로리안 헹켈 폰 도네르스마르크 감독이 맡았다. ‘작가 미상’도 2019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14년 9월. 영국 북부의 스코틀랜드 전역은 주민 투표에 돌입한다. 주제는 바로 이것. “스코틀랜드가 독립된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비록 반대(55.3%)로 결론 났지만 찬성 목소리(44.7%)도 만만치 않았다. 영어로 ‘유나이티드 킹덤(연합왕국)’인 영국은 사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라는 각기 다른 성격의 지역을 묶어 놓은 곳. 스코틀랜드의 주민 투표는 이 연합왕국의 ‘불편한 동거’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책에서 이 불편한 동거의 ‘원죄’를 만났다. 호주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찢어지게 가난해 15세까지 신발은커녕 양말도 신어본 적이 없다. 그의 아버지는 아일랜드 태생 전과자. 19세기 호주는 대영제국에서 추방된 죄수의 유형지였다. 이 중엔 아일랜드 독립을 주장했던 인물도 다수 있었다. 역사를 몰랐던 소년은 가난한 아버지를 원망하고, 배고픈 가족을 위해 12세에 소를 훔쳐 죽여 버린다. 소고기로 하룻밤의 성대한 만찬이 펼쳐지고, 다음 날 아버지는 감옥에 끌려갔다. 소년의 비극은 시작되고, 26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년의 이름은 네드 켈리(1854∼1880)다. 켈리는 호주의 실존 인물이다. 당시 ‘갱(범죄조직)’의 리더로 두 번째 은행 강도를 벌인 뒤 붙잡혀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식민 지배하에 없던 죄도 만들어지고, 가진 재산도 빼앗기기 일쑤였던 민중에게 그는 영웅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제국주의에 저항한 호주의 국가적 아이콘으로 여겨진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서 경찰에 맞서 싸우는 그의 모습이 퍼포먼스로 연출되기도 했다. ‘호주인이라면 누구나 네드 켈리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이미 수차례 책과 영화로 다뤄지기도 했다. 책은 영웅적 신화처럼 여겨졌던 켈리의 삶을 피비린내와 쓴맛 나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로 재탄생시킨다. 켈리가 생전 정의를 부르짖으며 남긴 ‘제릴데리 편지’가 출발점이 됐다. 작가는 편지를 생애 전체로 확장시켜, 켈리가 미래에 태어날 딸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적어 내려가는 문서 꾸러미로 만들었다. 켈리의 거친 날것의 삶을 문체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인상적이다. 문장 부호가 생략되었거나, 줄 바꿈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곳곳에 있다. 이는 번역의 오류가 아닌 켈리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린 문체다. ‘제릴데리 편지’에서 포착된 어색한 맞춤법을 작가가 섬세하게 되살렸다. 규칙에 어긋난 불편함에 점차 익숙해지는 과정이 마치 그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호주 대자연의 냄새가 물씬 풍겨지는 표현도 눈에 띈다. 인간이 평화로울 때 자연은 아름답지만, 켈리에겐 매정하기만 하다. 사람이 사는 것은 결국 ‘인간애’임을 일깨워준다.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가 메마른 사막을 배경으로 했다면, ‘켈리 갱’은 질척한 흙바닥과 말의 이야기다. 저자는 2000년 발표한 이 책으로 ‘오스카와 루신다’에 이어 두 번째 부커상을 수상했다. 올해에는 영국과 미국에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식민지 비극에서 우리 역사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제국의 영광 뒤 숨겨진 약탈과 핍박의 역사를 보면, 문제는 한국과 일본 간의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약육강식의 제국주의가 또 다른 버전으로 세계 곳곳에서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제주도의 콘텐츠를 최대한 끌어내고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하려고 한다. 누구보다 제주도민이 즐겨주시길 바란다.”(김인선 예술감독) 올해로 2회를 맞는 제주비엔날레가 6월 17일부터 9월 13일까지 제주시 원도심, 제주도립미술관, 저지리 제주현대미술관 등에서 열린다. 주제는 ‘할망, 크고 많고 세다’. 제주의 ‘할망 신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토대로 ‘여성 서사’, 제주의 독특한 공동체와 지역성, 구전 역사에 관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작가로는 제주를 대표하는 강요배와 백광익 등 24명이 참여한다. 미국의 퍼포먼스, 비디오 아트 원로 작가인 조앤 조나스와 개념 미술가 에이드리언 파이퍼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조나스의 1989년 영상 작품 ‘볼케이노 사가’가 전시된다. 이 작품과 연관된 드로잉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프랑스 출신 로르 프루보스트가 2018년 팔레 드 도쿄에서 선보인 설치 작품 1점도 전시된다. 비엔날레 측은 본 전시에서 국내외 작가 비율을 50%로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1차 공개된 작가 리스트에 따르면 20여 개국 70여 명(팀)이 참여한다. 2017년 시작한 제주비엔날레는 첫 개최 후 예산 집행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제주도립미술관장이었던 김준기 씨가 배임 의혹을 받았지만 지난해 9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문제로 1년 늦은 2020년 열릴 비엔날레가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정주 제주도립미술관장은 “1회 때 서둘러 진행된 부분이 있고, 지역 작가 안배 문제도 있었다.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난해부터 전문위원들의 자문과 조례 제정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영화 공연 전시 등 문화계 행사가 취소되거나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극장가에서는 26일로 예정됐던 ‘기생충’ 흑백판 개봉이 잠정 연기됐다. 같은 날 열릴 계획이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온워드’의 시사가 취소됐고 개봉은 무기한 연기됐다. 감염을 우려해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가 늘면서 영화계의 해외 촬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빈과 황정민이 주연을 맡은 ‘교섭’ 관계자는 “촬영팀 선발대 일부가 주요 촬영지인 요르단에 이미 들어갔다. 다음 달 본진이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요르단의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로 인해 예정했던 촬영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24일부터 일단 한 주 동안 모든 공연과 전시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획전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 ‘조선근대서화전’이 중단됐다. 대관 공연은 취소를 권고할 방침이다. 세종문화회관도 다음 달 말까지 한 달간 자체 기획 공연을 연기 또는 취소할 계획이다. 국립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 24개 기관은 24일부터 휴관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국립대구박물관, 국립세종도서관은 이미 휴관에 들어간 상태다. 최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반과장은 “언제까지 휴관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문화재단도 공연과 전시를 모두 중단하고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휴관 중에는 방문객 출입이 제한되며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도 중단된다. 서울시립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 역시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휴관한다”고 밝혔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 작가가 아닌 외부 관람객의 출입을 제한한다.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도 취소되고 있다. 4년 만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영국 출신의 팝 스타 미카가 다음 달 4,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기로 한 공연이 기약 없이 연기됐다. 이 공연을 기획한 프라이빗커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판매한 티켓은 전액 환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걸그룹 트와이스는 다음 달 7, 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 예정이던 월드투어 피날레 공연을 취소했다. 가수 칼리드(미국), 스톰지(영국), 루엘(호주)도 이미 내한 공연을 취소했다. 다음 달 10년 만에 한국을 찾을 예정인 미국 록밴드 그린데이의 일정에도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마시모 자네티 음악감독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다음 주까지 열릴 예정이던 ‘앤솔러지 시리즈’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피아니스트 백건우와의 협주곡 공연도 취소됐다. KBS교향악단도 28일 열기로 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정기연주회를 취소했다. 서울 정동극장은 ‘오페라 데이트’ 프로그램을 연기하고 레퍼토리 공연 ‘적벽’을 3월 8일까지 중단한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3월 14, 15일로 예정했던 부산 공연을 취소했다. 3월 22일까지 공연하기로 했던 뮤지컬 ‘줄리앤폴’은 이미 티켓을 판매한 3월 2일까지만 공연한다. 김준수 옥주현 규현 등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대형 뮤지컬 공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큘라’ ‘레베카’ ‘웃는 남자’의 티켓을 어렵게 구해 공연장을 채운 관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관람하고 있다.손택균 sohn@donga.com·김민·김기윤 기자}

신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신천지예수교(신천지)가 “신도들은 코로나19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23일 김시몬 신천지 대변인은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성도들은 당국의 방역 조치를 믿고 일상생활을 해온 국민이자 피해자”라며 “성도에 대한 혐오와 근거 없는 비난 자제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대구교회 성도 전체 명단을 보건당국에 넘겼지만, 이것이 유출돼 지역사회에서 강제 휴직이나 차별, 모욕, 심지어 퇴직 압박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신천지는 “대구교회 성도 중 연락이 닿지 않았던 670명 중 417명은 검사를 받도록 했고, 장기간 교회에 출석하지 않아 연락이 되지 않는 253명은 연락 시도 중”이라며 “사태 조기 종식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협조하겠고, 당국의 모든 조치에 협력할 것을 성도 여러분께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신천지는 앞서 22일 전국 교회와 부속기관 1100곳의 주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신천지 총회 산하 12지파에는 본부·지교회 74곳, 부속기관 1026곳이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42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170곳, 전라와 경상이 각각 128곳이었다. 신천지 측은 주소를 공개한 교회 및 부속기관에 18∼21일 방역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대구교회 성도 9000여 명과 이곳을 찾은 다른 지역 신도 201명, 확진자 접촉자에 대해 자가격리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천지가 공개한 자료에 대해 “경기도에서 확보한 자료와 일부 차이가 있다”며 “경기도민 중 16일 대구 집회에 참석한 신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세부적 자료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영화 개봉 연기와 기자간담회 취소 등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개봉할 예정이던 영화 ‘사냥의 시간’은 개봉일을 무기한 연기하고, 25일 예정됐던 언론·배급 시사회와 감독 윤성현, 배우 최우식 등의 인터뷰 일정을 취소했다. 영화 ‘결백’도 24일로 예정된 언론·배급 시사회와 배우 신혜선, 배종옥의 라운드 인터뷰 일정을 취소했다.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개봉일도 무기한 연기했다.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방탄소년단 글로벌 기자간담회’도 유튜브로 진행하기로 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현장 간담회를 취소하고, 유튜브 생중계로만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22일 정규 4집 ‘MAP OF THE SOUL: 7’을 발매했다. 발매 첫날 265만 장을 판매했고, 타이틀곡 ‘ON’은 국내 5대 음원사이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출신 화가 조지 콘도(62)는 현재 미술 시장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한 명이다. 1984년 ‘가짜 거장(fake Old Masters)’ 시리즈를 선보인 뒤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작품이 616만 달러(약 74억 원)에 팔렸다. 미술사가 사이먼 베이커가 “램브란트가 그린 벅스 버니”라고 묘사했듯, 콘도의 작품은 대중적 소재를 피카소와 같은 거장의 필치로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지드래곤이 작품을 소장해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달 세계 3대 갤러리 가운데 하나인 하우저&워스가 콘도를 영입한다고 밝혀 미술계에 화제가 됐다. 1992년 스위스에서 출발한 하우저&워스는 미국, 영국, 홍콩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소속 작가만 91명에 달한다. 특히 미술계를 뜨겁게 달군 건 하우저&워스가 콘도뿐 아니라 헨리 테일러(62), 사이먼 리(53) 등 주목받는 작가를 대거 영입했다는 소식이었다. 며칠 새 비슷한 소식이 이어지자 뉴욕타임스의 평론가 로버타 스미스는 트위터에 “돈으로 원하는 작가를 다 영입한다면 그것이 예술 갤러리일까? 작가 에이전시일까?”라고 비판했다. 하우저&워스의 성장세는 무섭다. 2010년 소속 작가가 50명이 채 안 되던 이곳은 미술사를 강조하며 세력을 확장했다. 2014년 문을 연 영국 서머싯 지점은 농장을 개조해 정원과 레스토랑, 카페를 갖췄다.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듯, 바람도 쐬면서 작품을 감상하도록 전략을 짠 것이다. 그 결과 2018년에는 15만2000명이 이곳을 찾았다. 2018년부터는 무크지 ‘Ursula’를 발간해 갤러리스트는 물론 영화감독, 시민운동가의 인터뷰도 소개한다. 미술품을 대놓고 판매하기보다는 ‘아트센터’의 역할을 모방하고 있는 것이다. 갤러리는 예술 작품의 가치를 판매한다는 점에서 일반 상점과 성격이 다르다. 작가가 표방하는 가치를 갤러리가 알아보고 지원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19세기 인상파를 지원했던 딜러 뒤랑 뤼엘이 잘 알려진 예다. “제가 초기에 알아본 작가가 잘 성장해서 국제적 대형 화랑으로 간다면, 쿨하게 보내고 남몰래 자축하는 게 제 꿈이에요.” 국제 미술전에 작가를 참여시킨 한 국내 갤러리 오너 A 씨는 이렇게 말했다. A 씨의 말처럼 주목받는 작가가 대형 갤러리로 소속을 옮기는 현상을 최근 자주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팝 아트, 미니멀리즘처럼 각기 다른 사조와 특정 갤러리가 함께 성장한 반면, 지금은 초대형 갤러리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하우저&워스 같은 초대형 갤러리는 영입 소식만으로도 작품 가격이 뛴다. 여기에 작품이 알려질 더 많은 기회, 작가들과의 교류, 새로운 컬렉터 확보뿐 아니라 연구·출판이 늘어나는 등 여러 이유로 대형 갤러리가 작가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2014년 대형 갤러리에 영입돼 가격이 치솟았던 ‘좀비 포멀리스트 작가’(토바 아우어바흐, 루시언 스미스, 오스카르 무리요)들은 몇 년 새 가격이 원점으로 떨어졌다. 컬렉터들이 작품의 가치보다는 갤러리의 이름을 보고 투자하듯 일시적으로 작품을 사들여 높은 가격이 계속 유지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자본과 시스템이 갖춰진 곳에 좋은 작가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미술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려면 작가들은 갤러리를 선택할 때 부수적인 기회를 얼마나 제공하는지가 아니라 갤러리가 작품의 가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신도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신천지예수교(신천지)가 “신도들은 코로나19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23일 김시몬 신천지 대변인은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성도들은 당국의 방역 조치를 믿고 일상생활을 해온 국민이자 피해자”라며 “성도에 대한 혐오와 근거 없는 비난 자제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대구교회 성도 전체 명단을 보건당국에 넘겼지만, 이것이 유출돼 지역사회에서 강제 휴직이나 차별, 모욕, 심지어 퇴직 압박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신천지는 “대구교회 성도 중 연락이 닿지 않았던 670명 중 407명은 검사를 받도록 했고, 장기간 교회 출석하지 않아 연락되지 않는 253명은 연락 시도 중”이라며 “사태 조기 종식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협조하겠고, 당국의 모든 조치에 협력할 것을 성도 여러분께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신천지는 앞서 22일 전국 교회와 부속기관 1100곳의 주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신천지 총회 산하 12지파에는 본부·지교회 74곳, 부속기관 1026곳이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42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170곳, 전라와 경상이 각각 128곳이었다. 신천지 측은 주소를 공개한 교회 및 부속기관에 18~21일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대구교회 성도 9000여 명과 이곳을 찾은 다른 지역 신도 201명, 확진자 접촉자에 대해 자가 격리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천지가 공개한 자료에 대해 “경기도에서 확보한 자료와 일부 차이가 있다”며 “경기도민 중 16일 대구 집회에 참석한 신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세부적 자료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며칠 새 급증했다. 띠지에 적힌 에릭 토너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 의학 박사의 “우리는 전염병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막상 표지를 펼쳐보니 책은 바이러스가 아닌 박테리아에 관한 이야기다. 주제만 보면 어렵고 무거울 것 같지만, 인간미가 뚝뚝 묻어나는 글 속에 첫 장부터 푹 빠져든다. 시작은 2014년 10월 어느 날. 흑인 정비공 잭슨이 간이침대에서 괴로운 듯 몸부림치며 저자를 찾아온다. 왼쪽 다리에 총상을 입은 그를 검사해 보니 슈퍼버그에 감염된 상태. 맞는 약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그에게 동료 톰 월시가 ‘달바반신’ 연구를 제안한다. 잭슨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에 그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책 제목인 ‘슈퍼버그’는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를 말한다. 미국 뉴욕 프레스비테리언 병원 의사인 저자는 이 슈퍼버그에 맞설 항생제를 상용화하기 위해 벌인 임상실험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저자는 수차례 거절을 당한 끝에 2017년 7∼11월, 2018년 2∼9월 사전, 사후 연구를 진행한다. 달바반신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았지만,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임상실험이 필요했다. 이 과정을 서술하며 그는 왜 부작용을 정밀하게 따져봐야 하는지, 또 임상실험 연구윤리는 어떻게 생겨나게 된 것인지 역사 속 사례를 들어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페니실린을 개발한 알렉산더 플레밍은 물론이고 유대인을 대상으로 잔혹한 생체실험을 했던 나치의 만행까지도 언급돼 지루하지 않게 읽힌다. 백미는 그가 임상실험 대상자들을 만나며 털어놓은 이야기를 열거하는 부분이다. 연구 성과를 위한 수단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피험자를 대하려는 노력이 묻어난다. 자신의 실험에 응해 준 피험자들의 사연을 인간적으로 담아냈다. 그의 피험자 중에는 나치의 생체실험을 당했던 피해자도, 제2차 세계대전에 미군으로 참여한 사람도 있었다. 두 사람이 한 병실에 모이게 된 것을 아이러니하게 생각하는 대목은 사려 깊다. 정체 모를 질병이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하는 요즘,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사람들을 생각하게도 만든다. 역사는 플레밍은 기억하지만, 시판되는 가장 값싸고 효과적인 약품 니스탄틴을 개발한 엘리자베스 헤이즌과 레이철 브라운은 기억하지 않는다. 이런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적절하게 소개하며, 명성이 아닌 사명감으로 움직인 사람들의 모습을 상세하게 스케치해 보여준다. 독서 인구가 줄어든다는 요즘, 책의 유용성은 바로 이런 곳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전문 분야의 일이 벌어지는 과정을 내부자가 된 듯 생생하고 명확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19년 4월 봉준호 감독의 전화 인터뷰를 통역하다 그가 언급한 영화 제목을 놓쳤을 때 다른 사람이 (통역) 자리를 차지하겠구나 싶었다. … 어느새 오스카 트로피 6개로 여정이 끝났다.”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캠페인 과정에서 봉 감독의 절묘한 통역사로 찬사를 받은 최성재(샤론 최·사진) 씨가 19일 미국 연예 주간지 버라이어티에 지난 6개월간 이어진 여정의 소회를 담은 기고를 보냈다. 기고에서 “불면증과 문화 차이를 극복하려 평생 본 영화와 봉 감독의 명확한 표현에 의존했다”고 밝힌 최 씨는 “그럼에도 가면증후군(imposter syndrome·자신의 성공이 운으로 얻어졌다고 생각해 불안해하는 심리)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유일한 치료제는 “무대에 오르기 전 10초간의 명상과 ‘사람들은 내게 관심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어렸을 때 2년간 미국에서 산 경험이 자신을 한국인이기에는 너무 미국적이고, 미국인이라기에는 너무 한국적인 ‘이상한 혼종’으로 만들었다는 최 씨는 “두 가지 언어를 오가는 것은 내 삶의 방식”이라며 “나는 20년간 나를 통역했다”고 했다. “보통 사람이 1만 단어를 안다면 2개 언어 구사자는 각 언어의 5000단어만을 안다고 한다. 평생 두 언어 사이에서 애를 먹었고 그래서 시각언어를 지닌 영화에 빠졌다.” 미국의 저명한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작품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홀리혹 하우스’에서 잡지 뉴욕매거진과 한 인터뷰를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봉 감독이 직관적으로 (홀리혹 하우스라는) 공간을 읽어내는 모습은 카메라, 공간, 캐릭터라는 ‘영화의 삼위일체’에 대한 마스터클래스를 듣는 듯했다.” 그는 “당분간 노트북과 씨름하며 보낼 것 같다. 내게 남은 유일한 통역은 나 자신과 영화뿐”이라며 글을 마쳤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19년 4월, 전화 인터뷰 중 봉준호 감독이 언급한 영화 제목을 놓쳤을 때, 다른 사람이 이 자리를 차지하겠구나 싶었다.…그 후 나는 프랑스 칸에서 한국 영화가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는 장면을 목격했다.” 봉 감독의 통역사 최성재 씨(샤론 최)의 기고문을 19일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독점 공개했다. 수많은 언론 인터뷰를 고사해한 최 씨가 10개월간의 ‘오스카 레이스’를 보낸 소감을 담담한 글로 공개해 눈길을 끈다. 그는 “(미국에서) 6개월은 새로운 도시와 좋은 소식, 목소리를 지키기 위한 허니레몬티로 가득 찬 시간 이었다”며 “순식간에 할리우드의 심장에 빨려 들어간 믿을 수 없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끝나면 다가올 우울함을 달래려 1월은 바닷가에서 보내기로 작정했다”고 털어놨다. 칸 영화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고국의 영화에 감동 받는 모습이 뭉클했다”고 했다. “어릴 때 미국에서 보낸 2년은 나를 이상한 ‘혼종’으로 만들었다. 미국인이 되기엔 너무나 한국적이며, 한국인이기엔 너무나 미국적인, 그렇다고 한국계 미국인도 아니었다. 한국에서도 책과 영화로 꾸준히 영어를 익혔지만, 정작 대학을 다니려고 로스앤젤레스(LA)에 갔을 때 ‘잘 지내?’라는 인사에도 답하기 어려웠다. 언어 때문에 사람들에게 내 생각의 절반만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마찬가지로 영화도 두 곳 이상의 문화를 담기는 무척 어렵다. 그런데 ‘기생충’은 순식간에 장벽을 허물었다. 나는 이틀만 통역을 맡기로 했지만, 결국 폐막식 날 무대 뒤에서 ‘기생충’의 수상을 숨죽이며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오스카 레이스’에도 함께 하게 된 그는 “나의 나머지 1년은 모두 유튜브에 있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일로 이전의 기억을 지우기 바쁜 시간이었다. 불면증과 문화 차이를 극복하려고 평생 본 영화들에 기댔고, 봉 감독의 명확한 표현에 의존했다.”고 적었다. “봉 감독의 배려와 대학에서 그에 관해 논문을 쓴 경험이 도움이 됐다. 그럼에도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자신의 성공이 운으로 얻어졌다고 생각해 불안해하는 심리)과 내가 존경하는 사람의 말을 잘못 옮길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렸다. 무대 뒤에서의 10초 명상과 ‘사람들이 보는 것은 내가 아니다’라는 생각만이 유일한 치료제였다.” 그는 ‘오스카 레이스’가 영광스러운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한다. “유머 넘치는 봉 감독와 배우 송강호의 이야기에 터지는 웃음, ‘기생충’ 출연진이 배우조합상을 수상하고 나온 기립 박수, 그리고 봉 감독이 마틴 스코세지에게 경의를 표하는 반짝이는 순간을 직접 경험한 것은 특권이다.” 그리고 평소 흠모했던 영화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기뻐하는 모습에 봉 감독이 ‘성덕’(starstruck)이라고 놀렸다고도 했다. 그는 “다가올 시간에는 그들과 함께 다시 일하게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아마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홀리혹 하우스’에서 진행한 봉 감독의 뉴욕 매거진 인터뷰를 그는 기억의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아름다운 라이트의 건축 안에서 봉 감독이 직관적으로 공간을 읽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마스터클래스를 듣는 듯했다. 자신의 비전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봉 감독의 능숙함은 그가 조여정의 화보를 연출했을 때 더 빛났다. 유머와 재치가 곁들어진 빠른 판단력은 많은 영감을 줬다.” 그러면서 “두 가지 언어를 오가는 것은 나의 직업이 아니라 오히려 생존 방식”이었다고 털어놨다. “나는 20년 동안 나를 통역해야만 했다. 한 심리학자가 언젠가 내게 말하길, 1개 국어를 하는 사람이 1만 단어를 안다면, 2개 국어 구사자는 각 언어의 5000단어만을 안다고 했다. 나는 평생 두 언어 사이에서 애를 먹었다. 그래서 영화의 시각 언어에 빠져들게 됐다. 영화는 나의 내면이 외부와 소통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통역과 비슷하지만, 억지로 단어에 끼워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는 또 “통역은 뇌의 언어적 능력이 아닌 유연한 사고 능력을 요구한다”며 “공교롭게도 유연함이 ‘기생충’을 이 자리에까지 오게 해줬다”고 덧붙였다. “유연함은 이해와 공감을 넓혀준다. 공감은 ‘타자’와 나를 연결해주는 다리다. 그리고 나는 덜 외롭기 위해 이야기꾼이 되기로 했다. 이 글은 오스카 레이스에 관한 것이 아니라 나의 지극히 사적인 경험에 대한 것이다. 봉 감독이 인용한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처럼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기에, 나는 지금 한국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 받는 관심이 순간에 불과할 것임을 안다고 털어놨다. “내 얼굴이 소셜미디어 피드에 뜨는 경험은 참 이상했다. 트위터에 내 이름이 비아그라 광고에 해시태그로 언급되는 걸 보고, 지금의 유명세가 반짝 인기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다. 심지어 화장품 광고 제안이 왔다고도 들었다. 나는 영화에 대한 관심을 퍼뜨려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 한국 정부가 2월 9일을 ‘기생충 국경일’로 정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다음번엔 내 이름이 나의 이야기(작품)를 통해 언급되었으면 좋겠다.” 그는 화려한 시간에서 벗어나 작품에 몰두할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당분간 나는 노트북과 씨름하며 보낼 것 같다. 내게 남은 유일한 통역은 내 자신과 영화뿐이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미술계도 휘청하고 있다. 아시아 미술시장의 상반기 주요 행사인 ‘아트바젤 홍콩’은 취소됐다. 갤러리와 미술관도 전시회 개막식을 치르지 않거나 전시를 미루는 분위기다. ‘아트바젤 홍콩’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중(反中) 시위 여파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는데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7일 취소를 공식 발표했다. 아트바젤 측은 참여 갤러리가 낸 부스 비용의 75%를 환불할 방침이다. 부스 비용은 1만9500달러(약 2300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1800만 원) 이상이다. 아트바젤 홍콩에 참여하려던 국내 갤러리 관계자는 “아직 작품을 운송하지 않아 손해는 줄었지만 오랜 기간 준비했기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갤러리 가운데는 관객 감소를 우려해 전시를 연기한 곳이 적지 않다. 국제갤러리는 제니 홀저와 박서보 개인전을 미뤘다. D뮤지엄은 21일로 예정된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전 개막을 다음 달 25일로 미뤘다. D뮤지엄 관계자는 “설치는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더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도록 개막일을 옮겼다”고 말했다.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C홀에서 ‘2020 화랑미술제’를 여는 한국화랑협회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110개 참여 갤러리의 개별 부스를 모두 촬영해 네이버 ‘아트 윈도’에 온라인 공개하기로 한 것. 다만 작품 목록이나 가격은 ‘아트 윈도’에 공개를 결정한 갤러리의 작품만 확인할 수 있다. ‘2020 화랑미술제’ 개최 결정은 코엑스 측과의 계약 조건도 영향을 미쳤다. 최웅철 화랑협회장은 “개최일 기준으로 열흘 이전까지 취소할 경우 위약금 80%에 2년간 장소 배정에서 배제돼 지속적인 개최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전체 갤러리의 의견을 물었더니 75개 갤러리가 개최를 찬성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드높인 예술인에게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가 ‘숟가락을 얹는’ 관습이 영화 ‘기생충’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영화 속) 기택 네 반(半)지하 집 세트 복원’부터 ‘봉준호 영화박물관’까지 봉준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봉 감독의 고향인 대구에서는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대구 달서병)이 “대구 남구에서 태어나 세계에 이름을 떨친 봉 감독은 한국의 자랑”이라며 “대구 신청사 앞 두류공원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해 관광 메카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대구 남구는 “봉 감독이 어렸을 때 살던 주택을 중심으로 영상문화사업이나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4·15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봉준호 카페거리’ ‘봉준호 생가 터 조성’ ‘봉준호 동상’에 ‘기생충 조형물 설치’ 공약까지 등장했다. 온라인에서는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옆에 있는 거대한 양손 모양의 ‘강남스타일’ 조각상이 떠오른다. ‘기생충 조형물’은 막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기생충 기택(송강호)의 반지하 집 세트가 조성됐던 경기 고양시의 이재준 시장은 “세트를 복원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스토리가 있는 문화관광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이고 치밀한 계획 없이 인기에만 편승해 기념관 등이 생긴다면 지속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봉 감독과 작품 자체에 누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 반면교사가 ‘백남준 기념사업’이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이 1990년대 귀국했을 때 그의 명성에 기대어 각종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았다. 기념관도 생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지금 그 결과는 참담하다. 백남준 작품의 저작권을 관리하는 ‘백남준 에스테이트’는 한국 미술계 누구와도 협조하려고 하지 않는다. 과거 저작권자에 대한 인식과 존중도 없이 백남준의 작품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협의도 없이 백남준의 이름을 건 미술관을 세우려는 시도들이 신뢰를 허물었다. 올해 세계 5개 도시에서 백남준 회고전이 열리지만 국내 어떤 미술관도 여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를 고국에서 볼 수 없다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기생충 공약’을 내건 정치인과 지자체는 봉 감독이나 제작사 측에 저작권 문의라도 한번 해봤을까. 16일 귀국한 봉 감독의 미국 일정 전에 이들 공약이 쏟아진 걸 보면 매우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기생충’을 보기는 했을지도 궁금하다. 훌륭한 예술작품의 의미를 곱씹어 보기도 전에 자신의 이해관계나 정치적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가슴 아프다. 소프트파워는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부가적으로 가져다줄 수 있다. 그러나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운 식으로는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아시리아 제국의 니네베 왕궁 부조의 생생한 표현과 중국 현대미술가 차이궈창의 설치 미술 작품을 비교하는 글로 시작된다. 고대 미술이라고 하면 그리스 조각상(그나마도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을 떠올리지만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만들어진 조각의 사실적이고 생생한 표현도 시대를 뛰어넘는 놀라움을 준다. 책은 이런 예술 작품들이 왜 감동을 주는지, 그 원인을 ‘생경함’에서 찾아낸다. 영국에서 미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는 ‘세계 100대 작품으로 만나는 현대미술 강의’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대중적 사랑을 받았다. 이번 책 또한 전통적 미술사 흐름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생경함을 키워드로 여러 작품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로 구성됐다. 새로운 관점보다 미술사의 기초를 큰 틀에서 다시 짚어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실과 직물을 키워드로 역사를 돌아본다. 그 중요성이 총보다 강하다면서 말이다. 이집트 미라를 감쌌던 리넨부터 네덜란드 화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레이스, 그리고 최초로 달에 안착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옷까지. 역사를 하나의 테마로 풀어낸 책은 종종 본다. 그럼에도 이 책은 ‘여성의 일’이었기에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테마를 복원해 흥미롭다. 예를 들어 박물관에 가면 유럽을 정복했던 바이킹의 나무배만 남아 있다. 그러나 그 배는 여성들이 짠 돛이 없었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중세 잉글랜드 왕국이 부상한 경제적 원동력도 양모 산업이다. 실과 바늘이 자아내는 아름다움과 사회를 추동하는 인간의 욕망을 렌즈로 해서 가려진 역사를 조명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복식사를 전공하고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기자였던 저자의 글은 치밀하고 맛깔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디즈니 같은 거대 회사가 아니다 보니 물량 대신 감독을 갈아 넣는 식으로…. 엄청난 양의 GV(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송)강호 형님은 텔루라이드 영화제에서 쌍코피도 흘렸다.”(봉준호 감독) 아카데미상(오스카)은 심사위원이 아닌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약 8400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배급사와 스튜디오가 엄청난 예산과 물량을 투입해 홍보전을 펼친다. 마치 선거운동을 방불케 해 ‘오스카 캠페인’이라고 부른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캠페인 전담팀이 상설 조직으로 있고, 통상 최대 3000만 달러(약 358억 원)를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영화 최초로 ‘오스카 캠페인’에 뛰어든 ‘기생충’은 CJ ENM과 북미 배급사인 네온(NEON)이 나서며 100억 원대를 들였을 것으로 영화계는 추정한다. 미국 콜로라도주 텔루라이드 영화제(지난해 8월 30일)를 시작으로 토론토 영화제(9월 5일), 뉴욕 영화제(9월 27일) 등 북미권 영화제 참석으로 개봉 전 ‘붐 조성’ 작업을 했다. 봉 감독도 500번 이상의 외신 인터뷰, 100여 차례 GV에 나섰다. 미국감독조합 제작자조합 등 직능단체를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고 파티도 가졌다. 그는 “첫 개봉 주에는 하루에 몇 군데씩, 봉고차 탄 유랑극단처럼 움직였다”고 했다. 캠페인의 목적은 결국 입소문과 흥행이다. ‘기생충’은 지난해 10월 뉴욕 로스앤젤레스 3개 상영관에서 개봉했으나 오스카상 후보 지명 후 미국 내 상영관이 1060개로 늘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북미 수익은 9일 기준 3437만 달러(약 410억 원), 글로벌 수익은 1억6426만 달러(약 1960억 원)에 이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