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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9일 만인 19일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은 약 140분간 이뤄졌다. 청와대는 “당초 예정보다 약 50분을 넘겨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 文, 개헌 의지 재차 확인 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개헌에 대해 강한 의지를 재차 내보였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대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개헌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해 주시고, (내년 6월) 그때까지 합의된 것만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헌법 전문부터 권력구조 개편, 선거제도 개편 등 개헌안에 담겨야 하는 사안들이 모두 합의되지 않더라도, 각 당과 청와대가 합의된 부분만이라도 개헌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개헌 논의를 존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 개헌특위가 있는데, 정부에서 (별도의) 특위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국회가 국민 여론 수렴을 제대로 한다면 그걸 존중해 정부 특위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국회 개헌 논의에) 절대 발목 잡거나 딴죽을 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사실상 내년 6월 개헌에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개헌 정국’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당(多黨) 체제 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거구제 개편 등 개헌 논의의 진행 상황에 따라 정국 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 검찰·국정원·방송 개혁 의지 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 국가정보원 개혁, 방송 개혁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각 당의 대선 공통 공약을 우선 추진하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따른 것이지만, 사실상 문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 협조로 개혁을 추진해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검찰 개혁에 대해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검찰총장 인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서 해야지 그냥 밀어붙이기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그러면 인사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면서 “검찰 인사를 신중하게 하되, 야당 반대가 있는 인사를 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김 원내대표는 전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통과에 여야가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일자리 추경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가지고 충분히 사전에 설명하면 반대할 내용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소방공무원은 2만 명이 부족한데 부족한 부분부터 충원하는 형태로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 가 무리한 예산 집행이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文, 사드 입장 요구에 “신중히 접근” 여권에서 시사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국회 비준동의 추진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가 먼저 “이미 배치된 사드 철회에 대해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 정부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문제 제기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지금 뭔가를 결정해놓고 추진하는 것은 없다”며 “현재 미국과 중국에 간 (대통령) 특사가 관련 협의를 하고 있고 외교적, 순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 절차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보고 있다”면서 “사드가 기존 무기체계와 다른 데다 기존 미군기지에 배치한 게 아니라 새로운 기지를 제공했고, 비용 분담 문제도 명쾌히 정리되지 않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야에 4강 특사 활동과 주변국 논의 사항을 소상히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게 ‘야당과 외교·안보 정보를 공유하고 정례적으로 보고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들의 예우에 신경을 썼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찬 회동이 상석(上席) 구분 없는 라운드 테이블에서 열린 것은 참석자들 간에 격의 없이 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깊이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정부와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회동이 취임 9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까지 대화한 것은 큰 쟁점이 있었다기보다는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책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는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의 ‘밤이 선생이다’라는 책을 선물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
‘돈 봉투 만찬’으로 물의를 빚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18기)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51·20기)이 문재인 대통령의 감찰 지시 하루 만인 18일 사의를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사의 표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감찰 중에는 사표 수리가 안 된다”며 사표 수리 거부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는 이어 법무부와 대검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 보고한 감찰 계획을 언론에 공개했다. 일선 검사들은 검찰이 새 정부의 첫 개혁 대상이 된 데 대해 참담해하면서 행여나 불똥이 튈까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다.○ 사퇴 못하고 고강도 감찰 받아야 공무원 징계 규정에 따르면 중징계가 예상되는 비위 연루 공무원의 사표는 감찰이나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수리가 안 된다. 진경준 전 검사장(50)은 지난해 3월 넥슨 주식 매매로 120억 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사실이 논란이 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자 사표를 냈지만 수리를 거부당했다.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은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 강도 높은 감찰을 받게 됐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이날 검사와 수사관 등 22명 규모의 합동감찰반을 구성했다. 합동감찰반은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각각 법무부 간부들과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차장 및 부장검사들에게 건넨 돈의 출처와 돈을 준 이유, 돈 지출 과정의 적법성,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안 국장은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과 지난해 7∼10월 160여 차례 휴대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일로 특수본의 내사를 받았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조사 결과 심각한 비리가 나오면 당연히 수사해야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 설명은 청와대 공식 입장이 아니고 기자단 질문에 가정을 전제로 한 설명이었다”고 해명했다.○ “입이 있어도 있는 게 아니다” 검찰의 이른바 ‘빅 2(서울중앙지검장, 검찰국장)’가 감찰을 받게 돼 사의를 표명하자 검찰 내부는 심하게 술렁였다. 하지만 18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엔 문 대통령의 감찰 지시에 반발하거나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을 비판하는 글은 단 한 건도 오르지 않았다. 이는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검사가 아닌 판사 출신 강금실 변호사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돼 검찰 개혁 조치가 단행됐을 때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당시 검찰 내부 통신망에는 100건이 넘는 비난 글이 올라왔고 서울지검 평검사들이 “올바른 검찰 개혁을 촉구한다”며 성명문을 발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14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검찰 내부 반응에 일부 간부 검사들은 “요즘 젊은 검사들이 너무 순치됐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방검찰청의 한 검사는 “새 정부가 여론을 등에 업고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데 대해 반대 의견을 말하면 그 자체로 ‘개혁 저항 세력’, ‘적폐 세력’으로 낙인찍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토사구팽(兎死狗烹), 사냥(국정 농단 수사)이 끝나니 사냥개를 삶겠다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입이 있어도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3년 대검 감찰과장으로 근무하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호위무사’가 되겠다”며 사표를 던졌던 김윤상 변호사(48·24기)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지시대로 일사불란하게 적폐 처리하면 권위주의 정부와 뭐가 다르냐”며 “인사로 퇴장시키면 되지 이렇게 부패집단을 만들어 개혁의 동력으로 삼는다면 누가 마음을 열고 개혁에 동참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이번 감찰을 통해 우 전 민정수석과 가까웠던 검사들, 이른바 ‘우병우 사단’을 제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8일 만인 18일 개헌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에서 다시 개헌 논의가 수면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이날 문 대통령이 약속한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前文) 수록은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대선 전 약속한 것처럼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초반에는 개헌에 미온적이었다가 임기 막바지로 갈수록 개헌에 적극적이었던 것과 다른 태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공학적으로 개헌에 접근하지 않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달 국회 개헌특위에서 “4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은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극복하는 길”이라며 “국회의 논의도 존중하고,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서 반드시 개헌을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청와대가 자체적인 개헌안을 내놓느냐 여부다. 당장 문 대통령이 헌법 전문 개정을 어떤 식으로 추진할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 국회에 개헌특위가 운영 중이고, 각 정당 등을 통해 국민 의사가 수렴될 것”이라며 “5·18 정신을 헌법에 담자는 대통령의 제안이 국민 의사 수렴 과정에서 담기길 바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뜻대로 국회 논의가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당장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헌법 전문 개정 약속에 대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문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뜻이 반영되도록 하려면 청와대가 개헌을 주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나아가 개헌이 중임제 또는 내각제 등 권력구조 개편, 현행 소선거구제 개편 등 민감한 사항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탓에 청와대가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도 16일 개헌에 대해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안(案)을 내는 게 쉬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발언은 후보자) 개인 의견으로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해온 개헌 발언과 배치된다”며 “청와대발(發)로 개헌을 던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개헌 합의가 말처럼 쉽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문제를 떠나 권력구조 개편 방안도 청와대와 국회 간의 시각차가 크다. 문 대통령은 4년 중임제를 희망하지만 국회 개헌특위에서는 외치(外治)를 담당하는 대통령과 내치(內治)를 담당하는 국무총리를 각각 뽑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에 찬성하는 기류가 강하다. 선거구제 개편 역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은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 다당제 정착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개헌 논의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둘러싼 각 정당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정치권의 지각 변동을 촉발하는 불씨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손을 잡는 일종의 중도 연합 시나리오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다시 통합하는 시나리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국정을 계속 주도하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생각”이라며 “국민투표에 부칠 개헌안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청와대, 그리고 각 정당 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정부는 특수활동비를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영수증을 첨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획재정부의 ‘2017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 지침’에는 현금 사용을 자제하고 집행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만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눈먼 돈’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18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특수활동비로 편성된 예산은 전년보다 59억 원 늘어난 8870억 원이었다. 기관별로는 국가정보원이 486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방부(1783억 원), 경찰청(1298억 원), 법무부(286억 원), 청와대(266억 원), 국회(79억 원) 순이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정부의 특수활동비 예산 편성액은 모두 8조5631억 원에 달했다. 각 기관은 구체적인 사용처를 공개하지는 않고 ‘총액 편성, 총액 결산’이 이뤄진다.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는 그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특수활동비에 인건비 등이 포함돼 다른 기관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에서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정보활동을 하거나 사건을 수사할 때 드는 돈을 보전하는 데 특수활동비를 쓴다. 국정원이 통제하는 정보비와 일반 예산인 수사비로 나뉜다. 정보비는 감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깜깜이 예산’이다. 국회에서는 국회의장단,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등이 특수활동비를 지급받는다. 국회 관계자는 “상임위원장의 경우 매달 1000만 원 정도 지급되는 활동비를 여야 간사들과 나누고 상임위 회의나 간담회를 할 때 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수활동비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17일 법무부와 검찰에 대한 감찰 지시를 내린 뒤 참모들에게 “청와대가 먼저 특수활동비를 축소하고 투명하게 사용하는 모범을 보이고 싶다”며 “대통령과 가족의 생활비를 직접 부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찬욱 song@donga.com·한상준·황성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18기)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51·20기)의 ‘돈 봉투 만찬’에 대해 17일 감찰을 지시한 것은 고강도 검찰 개혁의 신호탄이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문 대통령의 지시 직후 곧바로 감찰에 착수했다. 두 기관이 동시 감찰에 나선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검찰의 이른바 ‘빅 2(서울중앙지검장, 검찰국장)’가 한꺼번에 감찰 대상이 되면서 검찰은 바짝 얼어붙은 모습이다.○ 한식당서 현금 봉투 전달 문제의 저녁 자리는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부근 B한식당에서 열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한 지 나흘째 되던 날이다. 이날 모임은 이 지검장이 검찰 후배인 안 국장에게 요청해 이뤄졌다. 특수본 본부장인 이 지검장은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52·21기)과 이원석 특수1부장(48·27기) 등 부장검사 5명을 대동했다. 안 국장 옆에는 법무부 이선욱 검찰과장(47·27기)과 박세현 형사기획과장(42·29기)이 배석했다. 술잔을 주고받으며 분위기가 무르익자 안 국장은 노 차장에게 100만 원, 부장검사 5명에게 각각 70만 원씩 담긴 돈 봉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이 과장과 박 과장에게 각각 100만 원씩 든 돈 봉투를 줬다. 법무부가 검찰 수사팀에 수사비 명목의 특수활동비를 전달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 저녁 자리에서처럼 직접 현금 봉투를 건네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2011년 4월 전국검사장 워크숍에서 김준규 당시 검찰총장이 참석자들에게 200만∼300만 원씩 든 돈 봉투를 돌렸다가 구설에 오른 뒤 계좌이체 등으로 전달 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일선 지검장이 상급기관인 법무부나 대검찰청 간부에게 돈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법무부의 후배 검사들을 격려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두 법무부 과장은 받은 돈을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최근 법무부 법무실과 범죄예방정책국 등의 다른 법무부 관계자들과 회식을 할 때는 돈 봉투를 건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자발적 조치 없자 감찰 지시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돈 봉투 만찬’ 사건에 개입하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관련 언론보도가 나온 지 사흘이 되도록 검찰이 자발적인 후속 조치를 하지 않자 기류가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검찰에 자정 의지가 없다고 보고 공개 감찰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실에서 사건 내용을 보고받고 단호한 표정으로 “공직 기강 차원에서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새 정부의 확고한 검찰 개혁 의지가 드러난 조치라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검찰 간부는 “이 지검장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사정비서관 출신인 데다 국정 농단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책임자”라며 “그런 이 지검장조차 내친 것은 향후 검찰제도 개혁과 인적 쇄신이 얼마나 가혹할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검의 한 검사는 “일부 간부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책임을 묻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이번 감찰이 ‘검찰 때리기’로 변질될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신광영 neo@donga.com·한상준·전주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간의 이른바 ‘돈 봉투 만찬’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와 검찰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의 ‘5호 업무지시’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법무부 감찰위원회와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엄정히 조사해 공직 기강을 세우고 청탁금지법 등 법률 위반이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이었던 이 지검장과 검사 7명은 지난달 21일 안 국장 등 법무부 간부 3명과 저녁 식사를 했고, 이 자리에서 격려금 봉투가 오갔다. 이에 대해 윤 수석은 “당시 안 국장은 수사팀장들에게 70만∼100만 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고, 이 지검장은 법무부 과장 두 명에게 100만 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다”며 “격려금 출처와 제공 이유 및 적법 처리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직기강 확립”을 감찰의 이유로 내세웠다. 15일 관련 보도를 접한 문 대통령은 당초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만 말했지만 법무부와 검찰이 자체 조치를 하지 않자 전격적으로 감찰을 지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고, 의혹도 있고, (법무부와 검찰의) 해명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문 대통령이 ‘그 점에 대해 우선적으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법무부 검찰에 대한 동시 감찰을 통해 본격적인 검찰 개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검장은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사정비서관을 지냈고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런 이 지검장에 대해 문 대통령이 엄중 감찰을 지시한 것은 향후 고강도 검찰 개혁과 인사 쇄신을 예고하는 것으로 검찰은 받아들이고 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광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이 16일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뉴질랜드에서 장기간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관저에서 양 전 비서관을 포함해 임종석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 등과 3시간 동안 만찬을 가졌다. 당선의 일등 공신인 이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양 전 비서관은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대선 기간 내내 ‘궂은일’을 도맡아 온 양 전 비서관의 ‘깜짝’ 신상 발언에 문 대통령도 결국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한 측근은 “양 전 비서관은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내용의 글을 미리 작성해 놓고 만찬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만찬 뒤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가진 술자리에서 양 전 비서관이 말없이 술만 연거푸 들이켰다”고 했다. 양 전 비서관은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남은 여러분들이 정말 잘해야 한다”고 부탁한 뒤 16일 오전 1시 기자들에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그는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는 틀이 짜일 때까지만 소임을 다 하면 제발 면탈시켜 달라는 청을 처음부터 드렸다”며 “그분(문 대통령)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고 밝혔다. 또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문재인)’ ‘친노(친노무현)’ 프레임이니 ‘삼철’(양 전 비서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 전해철 의원)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 주시기 바란다”며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이라며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수석은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며 대선 다음 날 부인과 함께 동유럽으로 갔고, 전 의원도 주변에 정부 자리를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비서관과 전 의원은 16일 저녁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통합과 포용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문재인 자서전 ‘운명’ 기획한 복심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양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문 대통령을 정치에 입문시키는 데 관여한 핵심 측근이다. 그는 2011년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의 출간을 기획했다. 이 책의 서문에서 문 대통령은 “자료를 만들어 주느라 고생한 양 전 비서관에게 특히 고마움을 전한다. 그 작업이 없었으면 나는 책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양 전 비서관은 ‘문재인의 남자’로 거듭나게 된다. 문 대통령의 2012년 대선 도전, 2015년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2017년 대선 캠프 준비 등을 모두 기획했다. 임 비서실장, 송영길 의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 등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외부 인사 영입도 양 전 비서관의 작품이다. 송 의원에게는 지역구(인천)까지 찾아가 “선거 과정에서 언제든지 필요하시면 제 목을 치시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 비서실 부실장을 맡아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임 비서실장을 깍듯하게 모셨다. 한 친문 의원은 “문 대통령의 옆자리를 스스로 임 비서실장에게 내준 셈”이라고 했다. ○ 여권 “다른 친문들도 선뜻 공직 못 나설 것” 양 전 비서관은 좀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놓지 않는 문 대통령이 ‘양비’(양 전 비서관의 줄임말)라고 부르며 편하게 대화하는 유일한 인사였다. 지난해 문 대통령의 히말라야 트레킹에도 동행했다. 양 전 비서관은 대선 전 사석에서 “집권하더라도 청와대에 가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한다. 양 전 비서관의 퇴장은 청와대는 물론이고 여당에도 적잖은 충격을 줬다. 여권 관계자는 “여론의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 정부에서 ‘친문 패권주의’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걸 양 전 비서관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양 전 비서관조차 물러나는데 다른 친문 인사들이 선뜻 공직에 나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다른 친문 인사들의 ‘2선 후퇴’ 선언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았던 최재성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권력을 만들 때 어울리는 사람”이라며 “(문 대통령 주변에) 인재가 넘치니 비켜 있어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전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임명직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정부는 16일 국무회의를 열고 사실상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설치를 의결하고, 위원장에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70)을 임명했다. 정부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인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의결하고 부위원장에 민주당 이용섭 전 의원(66)을 임명했다.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이 직접 맡는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100일 안에 성과가 나야 한다고 강조한 일자리 창출이 가장 우선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민간부문의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한국 경제의 틀과 체질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최대 70일간 운영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기획, 경제1, 경제2, 사회, 정치행정, 외교안보 등 6개 분과위원회로 구성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16일 방한한 매슈 포틴저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정의용 청와대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의 면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국회 비준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날 면담에서 정 단장은 “사드 배치 절차에 관해 일부 문제 제기가 있다. 국회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사드 배치 국회 비준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한다. 포틴저 선임보좌관을 포함한 미 정부 대표단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정규 외교부 차관보를 만나고 난 뒤 포틴저 선임보좌관은 “사드는 이미 정해진 사안(settled matter)으로 앞으로 계속 대화해가길 기대한다”며 한미 간 합의가 끝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교안보 TF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민주적인 정당성이 결여돼 있다고 누누이 밝혀 왔다”며 “가급적 빨리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상대 국가와 (사드 배치 등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당장 19일 문 대통령과 4당 원내대표 오찬에 사드 배치 국회 비준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 단장과 포틴저 선임보좌관이 회동하는 도중 여민관을 찾아 7분가량 이야기를 나누며 북핵 해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가 충분하고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EU)에 파견할 특사단과 오찬을 갖고 “특사단 파견은 정상외교의 본격적인 시작”이라며 “새 정부가 ‘피플 파워’를 통해 출범한 정부라는 의미를 강조해주고, 이제는 정치적 정당성과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하게 됐음을 강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드 배치뿐 아니라 한일 위안부 합의, 북핵 해법 등에 대한 논의에서 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외교력을 발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일본 특사단은 17일, 중국 특사단은 18일 각각 출국한다.우경임 woohaha@donga.com·한상준·신나리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게 될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자문위)는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국민의나라위원회’를 확대 개편하는 형태로 꾸려질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정부는 16일 국무회의를 열어 국정자문위와 일자리위원회 설치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국무회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주재한다. 여당 관계자는 이날 “이번 대선은 인수위가 없는 만큼 대선 전부터 국민의나라위가 사실상의 인수위 역할을 했다”며 “여기서 ‘취임 후 100일 플랜’도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나라위는 박병석 의원이 위원장을, 백재현 의원과 김용익 전 민주연구원장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집권을 전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주요 공약의 우선순위 설정과 그에 따른 예산 조달 방안 등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대통령정책실장의 공석으로 현재 청와대 정책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김수현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도 국민의나라위 간사를 맡아 실무를 총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수석이 업무 연속성의 차원에서 정책실장 제안을 받았지만 본인이 고사했다”고 전했다. 국정자문위는 위원장 1명, 부위원장 3명과 30명 이내의 위원(간사위원 및 대변인 포함)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에는 박병석 의원과 김진표 의원이 거론된다. 부위원장 한 자리는 이날 임명된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국정자문위 내에는 국민의 정책 아이디어를 실제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을 ‘국민참여기구’도 마련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반영할 만한 구체적 정책 아이디어를 낸 국민은 국민참여기구의 운영위원으로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정자문위는 최장 70일까지 운영하며, 국민참여기구는 위원회 활동이 끝나더라도 50일 더 운영할 예정이다. 국정자문위는 위원회 활동이 끝난 뒤 30일 내에 활동 결과를 백서 형태로 발간한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5년간의 정책 로드맵이다. 일자리위원회도 16일 국무회의에서 설치안이 통과되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일자리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직접 맡고,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각 부 장관과 노동 관련 국책연구기관장,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한다.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전화 정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청와대는 15일 문 대통령이 송하진 전북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윤장현 광주시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 지사와 윤 시장과는 10일에, 송 지사와는 14일에 각각 통화했다. 송 지사도 이날 전북도청에서 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밝혔다. 송 지사는 “문 대통령이 14일 오전 10시 50분경 개인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해오셨다”며 “문 대통령이 ‘인사를 포함해 전북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으며 이후에도 자주 소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새만금 사업,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전북 유치 등 지역 현안 등을 주제로 10분가량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5·9대선 개표 결과 전북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64.8%)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당선 뒤 주변 측근들에게 “언제나 조용히 힘을 보태주는 전북 유권자들이 참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10일에는 윤 시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 대통령이 윤 시장에게 전화를 건 것은 임박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문제를 상의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최근 청와대에 5·18 행사 계획 및 지역 현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최 지사와의 통화에서는 감사 인사와 함께 평창 겨울올림픽 지원 문제 등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른 광역시장, 도지사들과도 순차적으로 통화할 예정”이라며 “시도지사들이 참석하는 ‘제2국무회의’를 열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지방 분권에 관심이 많은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처럼 문 대통령도 앞으로 다양한 인사와 직접 통화하면서 소통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광주=이형주 / 춘천=이인모 기자}

미국의 한반도 정책 핵심 인물인 매슈 포틴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1박 2일의 일정으로 15일 방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만간 고위 자문단을 보내 문 대통령의 방미 문제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틴저 보좌관은 16일 청와대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와 이정규 외교부 차관보를 면담할 예정이다. 1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등 한미 간 대북 현안을 조율하고, 한미 정상회담 실무 협상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와 외교부는 “문 대통령 예방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포틴저 보좌관은 “한국민들이 성공적인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룬 것을 축하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대화의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장 인사를 놓고 고심 중인 가운데 현재 실질적 안보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정 전 대사가 낙점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다만 정 전 대사가 ‘통상’ 전문가이고 외교부 장관 및 주미 대사로도 거론되고 있어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도 주요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한상준 기자}
당초 청와대는 14일엔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5·9대선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취임하면서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뒤인 지난달 5일 이후 하루도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북한의 갑작스러운 미사일 발사로 문 대통령은 오전 8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회의를 주재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도 그렇고 (기자) 여러분도 그렇고 쉴 팔자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휴일인 13일에는 대선 기간 자신을 취재했던 ‘마크맨’(전담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을 했다. 60여 명의 기자들과 북악산을 2시간가량 등반한 문 대통령은 산행이 끝난 뒤 청와대 경내 직원 식당에서 삼계탕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임 비서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경 산행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섰다. 주황색 바람막이와 검은색 등산용 바지, 노란색 등산화 등 대선 당일인 9일 뒷산을 올랐을 때의 복장 그대로였다. 문 대통령이 떠난 뒤 부인 김정숙 여사는 자택에서 이사 준비로 분주했다. 2016년 1월 홍은동 자택으로 이사한 문 대통령 내외는 1년 4개월여 만에 홍은동을 떠나 이날 청와대 관저에 입주했다. 관저에 입주하기 전 김 여사의 행보도 화제였다. 오후 1시 반경 배모 씨(63·여)는 대통령 자택을 향해 “국토교통부의 정경 유착을 해결해 달라. 배가 고프다”고 외쳤다. 김 여사는 배 씨의 고성을 듣고 슬리퍼 차림으로 밖으로 나왔다. 배 씨는 김 여사에게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다 지하철역 증축 공사로 건물을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라면을 끓여 주겠다”며 배 씨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향했다. 몇 분 후 나온 배 씨의 손에는 컵라면 한 개가 들려 있었다. 배 씨는 “도저히 집 안까지 들어갈 수 없어 컵라면만 받고 왔다”며 “한마디라도 들어주려는 영부인을 보니 세상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는 재개발 문제로 집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신송자 씨(62·여)와 이야기를 나누다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신 씨는 9일 대구에서 올라와 문 대통령 자택 앞 대로변에서 농성 중이었다. 김 여사는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는 신 씨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싸고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김 여사는 청와대 관저로 옮길 이삿짐을 직접 꾸렸다고 한다. 청와대로 옮긴 이삿짐은 라면 박스보다 조금 큰 크기의 박스 10여 개 분량으로 1.5t 트럭 짐칸의 절반도 채우지 않았다. 대부분 당장 입을 옷과 신발 등이다. 김 여사가 특별히 아끼는 식기와 문 대통령이 소파에서 사용하던 쿠션도 포함됐다. 이사를 도운 유송화 제2부속실장 내정자는 “최대한 간소하게 이삿짐을 쌌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여사는 ‘영부인’이란 호칭이 사용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개념보다는 독립적인 인격체인 ‘여사님’으로 불러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신규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 외교에 나설 특사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특사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중국 특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 일본 특사에는 문희상 의원, 러시아 특사에는 송영길 의원이 내정됐고, 유럽연합(EU)·독일 특사는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전병헌 전 민주당 의원, 사회수석비서관에 김수현 세종대 교수, 사회혁신수석비서관에 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임명했다. 이로써 대통령비서실장 산하 수석비서관 인선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확대된 대통령국가안보실 인선은 취임 5일째인 이날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 전략부문을 총괄한 전 정무수석은 3선 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지냈다. 김 사회수석은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과제비서관,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하 사회혁신수석에 대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오랜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온 시민사회 대표 격 인사로, ‘풀뿌리 혁신’을 국정에 반영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전병헌 전 의원, 사회혁신수석비서관에 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회수석비서관에 김수현 세종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이로써 대통령비서실장 산하 정무·민정·사회혁신·국민소통·인사수석 인선은 완료됐다. 하지만 정부 출범 후 개편된 대통령 안보실 인선은 취임 5일 째인 이날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전병헌 신임 정무수석은 3선 의원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지냈다. 청와대는 “전 수석은 풍부한 국정경험과 정치경륜, 정무감각을 갖춘 중량감 있는 인사”라며 “정당과 국회의 소통, 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반영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분류됐고, 이번 대선 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전략본부장을 맡았다. 하승창 신임 사회혁신수석과 김수현 신임 사회수석은 서울시에 몸담았던 인사들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실장 등을 지낸 하 수석은 오랜 시민사회단체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이다. 조현옥 인사수석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지냈다. 김 수석은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과제비서관, 환경부 차관 등을 지냈다. 이후 서울연구원장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혁신 정책을 뒷받침했다. 김 수석은 민주당 경선 당시에도 문 대통령 측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청와대는 “김 수석은 주택, 환경, 보건복지 등 사회정책 전 분야에서 새 정부의 정책 아젠다를 충실하게 보좌할 적임자”라며 “대통령과의 깊은 신뢰 관계와 소통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사회정책 분야에서 구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으로 임 실장에 이어 조 수석, 하 수석, 김 수석 등 ‘박원순 맨’들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여기에 조국 민정수석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임명된 수석들은 모두 민주당 선대위에서 활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원순 맨’의 전진 배치는 박 시장의 각종 정책들을 국정 운영 전반에 접목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도시재생 뉴딜사업’, ‘찾아가는 주민센터’ 등 박 시장의 대표 정책들을 공약으로 대거 수용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전 서울시를 찾아 “서울시의 검증된 정책과 인재들을 제가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 인사의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김 수석은 엄밀히 말하면 노무현 정부 인사”라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정책실장, 안보실장 등 후속 청와대 인선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취임 후 첫 현장 행보에서 비정규직 감축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대표 공약인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 실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간접고용까지 합치면 절반 정도는 비정규직이고,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이 100만 명 정도 늘었다”며 “새 정부는 일자리를 통해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경제를 살리려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실태를 전면적으로 조사하고, 적어도 하반기에는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을 재조정해 비정규직 감축 여부가 주요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라고 기획재정부에 지시했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올해 안에 공사 소속 비정규직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2020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 3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보고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침 개정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만 추진해서는 근본적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규직의 과도한 보호를 축소하고 비정규직 2년 제한 등 근로 차별을 개선해 정규직-비정규직 간 근로조건 차이를 줄이는 것이 보다 시급한 과제라는 취지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조속한 설치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공약 내용을 바탕으로 국정 방향과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이행할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전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 / 세종=박희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직제개편에 따라 신설된 민정수석비서관실 반부패비서관에 박형철 전 부장검사(49·사법연수원 25기·사진)를 임명했다. 박 비서관은 2012년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댓글 의혹 사건을 수사하다 검찰을 떠난 인물이다. 그를 반부패비서관으로 발탁한 것은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이라는 공약과 검찰 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비서관은 검찰 공안 분야의 주요 보직인 대검찰청 공안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 부장 등을 지냈다. ‘면도날’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수사력을 인정받았지만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항명 논란’에 휩싸이면서 좌천됐다. 지난해 1월 부산고검으로 발령이 나자 검찰에서 퇴직했다. 청와대는 “어떤 타협도 없이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집행할 최적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민원비서관이 폐지되고 새로 마련된 반부패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반부패’ 관련 공약의 틀을 짜고 제도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대 부패범죄(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의 양형 강화와 사면권 제한, 부정청탁 규제 강화, 공직윤리 강화와 공직자 재산공개 확대 등을 약속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반부패비서관 신설에 대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부정부패 청산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천명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연내 비정규직 1만 명을 모두 정규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공항복합도시 개발로 2020년까지 3만 명, 2025년까지 5만 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공기관 평가지침 개정 작업 등을 통해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외부 용역업체에 소속돼 간접고용 형태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인력이 대거 정규직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게 됐다. 하지만 정부가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유지한 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만 급격하게 추진할 경우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왜곡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늘리고 고용 유연성을 약화시켜 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평가지침 개정으로 공공기관 압박 비정규직 감축은 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지난해 전체 근로자의 30%가 넘는 비정규직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0%대 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일단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을 줄여 나간 뒤 대기업 등 민간 분야로까지 이런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앙부처, 지방정부,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수는 지난해 20만3864명이다. 이들 대다수가 정규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감축을 위해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 평가지침 개정’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 평가 기준을 재조정해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 기획재정부는 즉각 공공기관 평가지침에 대한 전면 개정에 착수했다. 평가지침은 기재부 내부 지침으로 법 개정 사안이 아니다. 부처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바꿀 수 있다. 기재부는 올 하반기(7∼12월) 중 평가지침을 바꾸는 한편 공공기관 비정규직 현황 및 정규직 전환 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민간 일자리 창출력 약화 우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올해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여부가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평가지침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성과를 평가하는 항목이 있지만 100점 만점에 4점(공기업 기준)에 불과한 ‘조직·인적자원 및 성과관리’에서 한 개 평가항목이어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문제는 민간이다. 공공은 어떻게든 정부 예산 등으로 정규직 전환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지만 민간에서는 고스란히 기업이 떠안아야만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벤처기업들로서는 사실상 ‘평생 고용’을 책임져야 하는 정규직을 무작정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민간 기업에 정부가 비정규직 감축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정규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차별 없는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경제 체제에서 시장 논리에 어긋날 수 있는 법을 무작정 들이대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력을 떨어뜨릴 여지가 크다. 이 때문에 정규직의 과도한 보호를 완화하는 것을 포함한 보다 근본적인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천호성 / 한상준 기자}

11일 골격을 드러낸 ‘문재인 청와대’의 시스템은 국정 과제 중심으로 짜였다. 내각에 대한 일상적인 간섭은 줄이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50대 초반의 젊은 참모들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국정 과제 중심 청와대 진용 이날 청와대 개편의 특징에 대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정책실장을 복원하고 일자리수석을 신설해 국정 과제에 대한 청와대의 정책 보좌 기능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일자리 81만 개’를 위해 일자리수석이, ‘도시재생 뉴딜 공약’을 맡는 주택도시비서관 등이 정책실장 산하에 신설됐다. 시민사회와의 소통 강화 및 사회 갈등을 관리하는 사회혁신수석을 새로 만들고 홍보수석을 국민소통수석으로 바꾼 것은 대국민 소통 강화를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기존의 연설기록비서관은 연설비서관과 국정기록비서관으로 분리됐고 재정기획관이 비서실장 산하에 신설됐다. 국가안보실은 대폭 확대됐다. 1차장 산하에 있던 국가위기관리센터는 국가안보실장 직속으로 바뀌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겸임하는 제1차장 산하에는 문 대통령의 공약인 남북 군사관리체계 구축, 군비 통제 업무를 맡는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이 신설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조직 개편은 국회 통과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그 대신 즉시 개편이 가능한 청와대의 기능을 손봐 주요 국정 과제를 청와대가 중심이 돼 곧바로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부처 장악 막겠다”는 의지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의 가장 큰 차이는 정책실장의 부활과 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 등 정책 분야 수석의 폐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정책 분야 수석으로 과거 청와대는 부처와 청와대가 ‘일대일’ 대응체계였지만, 그 체계를 완전히 허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처 일각에서는 “일자리수석이 고용복지수석을, 과학기술보좌관이 미래전략수석과 비슷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이번에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와 같이 정책실이 3수석 2보좌관 체제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 청와대가 재현된 것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당시에도 청와대가 부처를 관리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완전히 정책 어젠다 중심의 개편을 했다”고 설명했다. 부처의 인사 등에 청와대가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다. 청와대 개편에 따른 후속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책실장에는 김광두 서강대 교수, 김동연 아주대 총장 등이 거론된다. 김수현 세종대 교수는 정책실장 또는 사회혁신수석으로 등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자리수석은 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을 총괄한 김용기 아주대 교수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 안보실장에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백군기 전 의원, 정승조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의 기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핵심 측근 양정철, 청와대 안 들어가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은 청와대에 합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양 전 비서관을 청와대로 데리고 들어가려고 했으나 양 전 비서관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비서관은 민주당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3철’로 불린다. 전 의원과 이 전 수석도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한상준 alwaysj@donga.com·김윤종 / 세종=박민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전 9시 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2)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러고 4시간 반이 지난 오후 2시 김수남 검찰총장(58)이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조 신임 민정수석이 기자들에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 개혁 방안을 밝힌 직후다. 김 총장은 9일 대선 직전까지 대검찰청 참모들에게 올해 12월 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밝혔고 문 대통령이 취임한 10일까지도 평소처럼 업무 지시를 하며 주변에 사임 의사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김 총장이 조 수석을 통해 드러난 청와대의 검찰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부담을 느껴 그만둔 것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조국 민정수석 “지난 정부와 반대로 간다” 조 수석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민정수석은 검찰 수사를 지휘해서는 안 된다. (과거 민정수석들이) 그걸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또 “지난 정부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은 민심을 정반대로 해석하고, 악용하지 않았느냐. 완전히 반대로 갈 것이다. (문 대통령도) 그걸 원하신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이어 “공수처를 만드는 것이 검찰을 죽이는 게 아니고 진정으로 살리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공수처가 만들어질 것인지 말 것인지는 국회의 권한이지만 청와대와 국회가 (공수처 설치에) 합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고 영장청구권까지 가지고 있는데 그 막강한 권한을 엄정하게 사용해왔는지 의문”이라며 검찰의 수사권을 경찰에 넘겨주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올 1월 펴낸 책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검찰을 ‘무소불위의 검찰’로 규정하고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서 수사권은 경찰에, 기소권은 검찰에 분리 조정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개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수사권을 가진 경찰이 검찰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 때까지 한시적으로 대통령과 대통령 측근, 검찰, 고위 공직자 등을 수사하는 공수처를 유지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이 이 책에서 밝힌 구상이다. 또 조 수석은 민정수석실에 검사를 파견 받는 관행에 대해 “아주 제한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 검찰이 파견된 뒤 돌아가는 게 문제인데, 이건 절대 안 된다. 얼렁뚱땅 (검찰로) 돌아가는 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 임종석 비서실장과 통화 중 ‘사의’ 밝혀 김 총장은 기자들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와 대선이 끝나 소임을 마쳤다고 생각돼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사퇴와 관련해) 새 정부로부터 어떠한 압력도 없었으며 조 수석의 임명과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한 번도 “김 총장의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언급을 한 적이 없고 조 수석을 임명하면서 검찰 권한 축소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김 총장으로선 이를 용퇴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장은 11일 공식 사의를 표명하기 전 10일 오후 임 비서실장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사의를 밝혔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새 정부가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면서 사실상 총장을 내보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 수석과 얽힌 과거사가 사퇴 결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 수석은 김 총장이 2013년 수원지검장 재직 당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하자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김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뒤 박 전 대통령 측 일부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을 선처하려던 김 총장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임기 보장을 약속받고 뒤통수를 친 것 아니냐”고 비난하는 데 대해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신광영 neo@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