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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한다.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첨단 산업 핵심 자원의 공급망 다변화가 이뤄져 한국과 미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신규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이며, 버지니아주와 협력 논의를 본격화한다고 15일 밝혔다. 신규 공장 후보지는 LS전선이 미국 버지니아주 체서피크 시에 1조 원 규모로 짓고 있는 해저 케이블 제조 공장 인근이 유력하다. 생산품은 주요 완성차 및 전장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희토류 자석은 전기차, 풍력발전기, 로봇, 전투기, 도심항공교통(UAM) 등 첨단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소재다. 글로벌 생산의 약 8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고, 미국 내 생산 기업은 극소수라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꼽혀왔다. LS전선 관계자는 “사업이 현실화되면 케이블 중심의 사업을 전략 소재 분야로 확장하는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모빌리티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희토류 산화물 확보부터 금속화, 자석 제조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회사 LS에코에너지를 통해 베트남과 호주 등에서 정제된 희토류 산화물을 확보하고 금속화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S전선은 미국 내 세각선과 고품질 구리 소재 생산도 검토 중이다. LS전선은 “GM, 현대차 등에 세각선을 공급해온 만큼, 영구자석 생산 시설까지 갖추면 모빌리티 핵심 소재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LG전자가 서울대와 함께 인공지능(AI) 보안 기술을 연구하는 산학 연구센터를 설립한다. LG전자는 최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와 김주한 서울대 연구부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안(Secured) AI 연구센터’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설 연구센터는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전트의 보안 강화 기술, 데이터 유출 방지 기술 등을 연구하게 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영의 전 과정에 보안 체계를 적용하는 ‘머신러닝 특화 보안 운영’ 모델을 확립할 예정이다. LLM 에이전트가 실생활에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거짓 정보를 만드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효과와 데이터 외부 탈취 시도 등의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LG전자 측은 “기존 보안 방식으로는 이런 문제에 종합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초대 센터장은 홍용택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맡는다. LG전자에서는 임효준 차세대컴퓨팅연구소장이 연구 과제를 점검 및 조율한다. 김 CTO는 “가전,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이 활용되면서 보안과 안전성은 필수”라며 “차세대 보안 기술을 고도화해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인공지능(AI) 절약모드’를 통해 고효율 세탁기의 에너지 사용량이 약 30% 감소하는 것을 실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탄소 검증 기관 ‘카본 트러스트’와 ‘AI 절약모드’의 에너지 절감 효과 검증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년간 126개국에서 사용 중인 약 18만7000대의 삼성전자 고효율 세탁기를 대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30% 수준인 총 5.02GWh(기가와트시)의 에너지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 1만4000가구가 여름철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AI 절약모드’는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가전 기기의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하고 절감해주는 기능으로, 이번 검증은 ‘AI 절약모드’를 자유롭게 설정해 사용하는 조건으로 진행됐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본격적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시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합계가 2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12월 들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107조6120억 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기존 증권가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83조2420억 원 대비 29.3% 높은 수준이다. iM증권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내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93조843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가장 긍정적인 전망치를 합산하면 두 회사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넘게 된다.● ‘영업이익 200조 원’ 전망… 1등 공신은 D램 현재 범용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공격적인 메모리 확보에 나선 영향이 크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 평균 가격은 8.1달러로, 올해 1월(1.35달러) 대비 6배 수준으로 뛰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증권가의 시선은 삼성전자에 쏠린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을 포함한 글로벌 메모리 3사 가운데 가장 생산량이 많고,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LS증권은 “경쟁사들이 내년 팹(공장) 공간 부족에 직면한 반면 삼성전자는 D램 생산 확대를 위한 공간이 충분하다”며 “메모리 가격에 따라 추가 실적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 생산이 어려운 SK하이닉스는 출하량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보다는, 제품당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범용 D램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HBM 고객 다변화 기대감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역대급’ 실적 전망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맞춤형 AI 칩 자체 개발 이슈도 포함돼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문형 반도체(ASIC)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다.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가 대표적이다. TPU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3’의 학습과 구동을 담당하는 AI 칩이다. 오픈AI 역시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섰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트레이니엄3’를 개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내년에 AI 칩 ‘마이아200’을 출시한다. 박유악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ASIC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삼성전자의 2026년 HBM 출하량이 올해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1분기(1∼3월)에는 주요 ASIC 칩에 적용되는 HBM 판매가 크게 늘고, 2분기(4∼6월)에는 엔비디아 ‘루빈’에 탑재될 HBM4 출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본격적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시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합계가 2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12월 들어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14일 증권가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107조6120억 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기존 증권가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83조2420억 원 대비 29.3% 높은 수준이다. iM증권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내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93조843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가장 긍정적인 전망치를 합산하면 두 회사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넘게 된다.● ‘영업이익 200조’ 전망…1등 공신은 D램현재 범용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공격적인 메모리 확보에 나선 영향이 크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 평균 가격은 8.1달러로, 올해 1월(1.35달러) 대비 6배 수준으로 뛰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증권가의 시선은 삼성전자에 쏠린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을 포함한 글로벌 메모리 3사 가운데 가장 생산량이 많고,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LS증권은 “경쟁사들이 내년 팹(공장) 공간 부족에 직면한 반면, 삼성전자는 D램 생산 확대를 위한 공간이 충분하다”며 “메모리 가격에 따라 추가 실적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추가 생산이 어려운 SK하이닉스는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범용 D램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HBM 고객 다변화 기대감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역대급’ 실적 전망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맞춤형 AI 칩 자체 개발 이슈도 포함돼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문형 반도체(ASIC)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드는 HBM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다.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가 대표적이다. TPU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3’ 학습과 구동을 담당하는 AI 칩이다. 오픈AI 역시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섰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트레이니엄3’를 개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내년에 AI 칩 ‘마이아200’을 출시한다.박유악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ASIC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삼성전자의 2026년 HBM 출하량이 올해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1분기(1~3월)에는 주요 ASIC 칩에 적용되는 HBM 판매가 크게 늘고, 2분기에는 엔비디아 ‘루빈’에 탑재될 HBM4 출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LG전자가 서울대와 함께 인공지능(AI) 보안 기술을 연구하는 산학 연구센터를 설립한다. LG전자는 최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와 김주한 서울대 연구부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안(Secured) AI 연구센터’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신설 연구센터는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에이전트의 보안 강화 기술, 데이터 유출 방지 기술 등을 연구하게 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영의 전 과정에 보안 체계를 적용하는 ‘머신러닝 특화 보안 운영’ 모델을 확립할 예정이다. LLM 에이전트가 실생활에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거짓 정보를 만드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효과와 데이터 외부 탈취 시도 등의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LG전자 측은 “기존 보안 방식으로는 이런 문제에 종합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초대 센터장은 홍용택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맡는다. LG전자에서는 임효준 차세대컴퓨팅연구소장이 연구 과제를 점검 및 조율한다. 김 CTO는 “가전,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이 활용되면서 보안과 안전성은 필수”라며 “차세대 보안 기술을 고도화해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안전관리 기술이 산업재해 예방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되고 있다. 에스원은 자사의 ‘스마트비디오매니지먼트시스템(SVMS) 안전모니터링’이 AI가 위험 상황을 직접 식별해 현장 안전 공백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안전모·방독면 미착용 △위험구역 진입 △단독 작업 △쓰러짐 △화재 등 다양한 위험 요소를 실시간 분석해 알림을 전송한다. 화학물질 특화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동원로엑스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작업자 행동과 화재 위험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 에스원은 “24시간 인력 배치가 어려운 현장에서 특히 효율성이 높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원의 ‘블루스캔’ 기술 역시 노후 설비가 많은 제조 라인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발전기·전기실 등에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담당자에게 알림을 자동으로 전송한다. 서울 용산구청은 노후 주민센터 13곳에 이 시스템을 적용해 화재·누수·정전 등을 대비하고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산업 안전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AI 기술 기반의 사전 예방 체계가 주목받고 있다”며 “AI 기술을 바탕으로 안전한 산업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보육시설에서 자란 이상우 씨(25)는 19세가 되던 2019년 시설을 퇴소했다. 갑자기 혼자가 된 이 씨는 주택 보증금 마련, 보호종료아동 자립정착금 활용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할 ‘어른’이 주변에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홀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씨는 엄청난 심적 고통을 겪었다. 그러던 그는 지난해 삼성희망디딤돌 대구센터에 입소했다. 1인실 원룸 형태의 주거 공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담 선생님이 있는 센터에서 그는 다시 삶의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든든하게 나를 지지해줄 수 있는 어른이 있는 집이 생긴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현재 공기업에서 인턴을 하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자립 준비 청년에게 주거 공간과 자립 교육을 해 주는 삼성의 사회공헌활동 ‘희망디딤돌’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자립 준비 청년이란 아동 복지시설, 공동생활가정 등에서 보호를 받다 성인이 되면 보호가 끝나는 청년을 의미한다. 삼성은 11일 인천 부평구 청소년수련관에서 희망디딤돌의 16번째 센터인 인천센터 개소식과 희망디딤돌 10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삼성은 “2015년 희망디딤돌 부산센터 건립 착수를 시작으로 희망디딤돌 주거 지원 전국 네트워크를 10년 만에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희망디딤돌을 통해 지난 10년간 자립 준비 청년 5만4611명에게 센터 거주 및 자립교육·자립체험 등의 주거 지원과 취업 교육을 지원했다. 현재 전국 13개 지역에서 16개 희망디딤돌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희망디딤돌은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부한 금액으로 시작된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활동이다. 희망디딤돌이라는 이름도 임직원들이 지었다. 희망디딤돌 센터는 자립 준비 청년의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삶의 기술과 지혜를 배우는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자립 준비 청년들을 대상으로 △요리, 청소, 정리 수납 등 일상 생활 교육 △금융 지식과 자산 관리 등 기초 경제 교육 △진로 상담과 취업 알선 등을 해준다. 이날 수혜자 대표로 참석한 정재국 씨(27)는 보호 종료 이후 희망디딤돌 센터에서 생활하며 취업에 성공했다. 공기업에 취업한 그는 올 9월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정 씨는 “나는 세상에 나올 때 구멍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희망디딤돌이 구멍들을 다 메워줬다”며 “이제 내가 힘든 누군가에게 디딤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인천=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한화그룹의 협력사 동일 상여금 지급 사례를 언급하며 “그런 바람직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한화그룹이 하청 회사에도 똑같이 상여금을 주기로 했다고 하던데”라고 묻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아마 오늘내일 보도가 될 것 같다”며 아직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아, 그럼 오늘 이야기하면 다 새버렸네. 남의 영업 방해를 한 것인가”라고 머쓱해하며 웃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근로자의 임금 격차를 거론하며 “임금 체계가 발주 회사의 정규직 임금이 제일 높고 발주 회사의 비정규직이 다음으로 낮고, 하청 회사는 그다음으로 낮고, 하청 회사 중에서도 정규직은 좀 더 높고, 여자는 낮고, 이렇게 중층적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화그룹의 상여금 지급 사례를 직접 거론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 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에 순방을 다니는데 가끔 창피하다”며 “‘당신 나라는 (이주노동자를) 때린다’, ‘월급을 떼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수치스럽다.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교육을 잘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국격이 떨어지는 일”이라며 “(관련 조치를) 잘하겠다”고 했다. 노동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1700시간대)을 목표로 실노동시간 단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만들고 법적 근거를 내년 3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내년엔 주 4.5일제 도입 지원 시범사업도 시행한다. 산업재해로 사망사고가 반복된 사업장(연간 3명 이상)에 대해 영업이익 5% 이내, 하한액 30억 원의 과징금과 영업정지 등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방안은 내년 9월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오션은 이날 협력사 직원에게 본사 직원과 동일한 비율로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한화그룹의 협력사 동일 상여금 지급 사례를 언급하며 “그런 바람직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한화그룹이 하청회사에도 똑같이 상여금을 주기로 했다고 하던데”라고 묻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아마 오늘, 내일 보도가 될 것 같다”며 아직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아, 그럼 오늘 이야기하면 다 새버렸네. 남의 영업 방해를 한 것인가”라며 머쓱해 하며 웃었다.앞서 이 대통령은 근로자의 임금격차를 거론하며 “임금 체계가 발주회사의 정규직 임금이 제일 높고 발주회사의 비정규직이 다음으로 낮고, 하청회사는 그 다음으로 낮고, 하청회사 중에서도 정규직은 좀 더 높고, 여자는 낮고, 이렇게 중층적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화그룹의 상여금 지급 사례를 직접 거론했다.이주노동자의 인권 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에 순방을 다니는데 가끔 창피하다”며 “‘당신 나라는 (이주노동자를) 때린다’, ‘월급을 떼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수치스럽다.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교육을 잘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국격이 떨어지는 일”이라며 “(관련 조치를) 잘 하겠다”고 했다.노동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1700시간대)을 목표로 실노동시간 단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만들고 법적 근거를 내년 3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내년엔 주 4.5일제 도입지원 시범사업도 시행한다. 산업재해로 사망사고가 반복된 사업장(연간 3명 이상)에 대해 영업이익 5% 이내, 하한액 30억 원의 과징금과 영업정지 등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방안은 내년 9월 실시한다고 밝혔다.한편 한화오션은 이날 협력사 직원에게 본사 직원과 동일한 비율로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한화오션 협력사 직원 1만5000명이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보육시설에서 자란 이상우 씨(25)는 19세가 되던 2019년 시설을 퇴소했다. 갑자기 혼자가 된 이 씨는 주택 보증금 마련, 보호종료아동 자립정착금 활용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할 ‘어른’이 주변에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홀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씨는 엄청난 심적 고통을 겪었다.그러던 그는 지난해 삼성희망디딤돌 대구센터에 입소했다. 1인실 원룸 형태의 주거 공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담 선생님이 있는 센터에서 그는 다시 삶의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든든하게 나를 지지해줄 수 있는 어른이 있는 집이 생긴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현재 공기업에서 인턴을 하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자립 준비 청년에게 주거 공간과 자립 교육을 해 주는 삼성의 사회공헌활동 ‘희망디딤돌’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자립 준비 청년이란 아동 복지시설, 공동생활가정 등에서 보호를 받다 성인이 되면 보호가 끝나는 청년을 의미한다. 삼성은 11일 인천 부평구 청소년수련관에서 희망디딤돌의 16번째 센터인 인천센터 개소식과 희망디딤돌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삼성은 “2015년 희망디딤돌 부산센터 건립 착수를 시작으로 희망디딤돌 주거 지원 전국 네트워크를 10년 만에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희망디딤돌을 통해 지난 10년간 자립준비청년 5만4611명에게 센터 거주 및 자립교육·자립체험 등의 주거지원과 취업교육을 지원했다. 현재 전국 13개 지역에서 16개 희망디딤돌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희망디딤돌은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부한 금액으로 시작된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이다. 희망디딤돌이라는 이름도 임직원들이 지었다. 희망디딤돌 센터는 자립준비청년의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삶의 기술과 지혜를 배우는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을 대상으로 △요리∙청소∙정리 수납 등 일상 생활교육 △금융지식과 자산관리 등 기초 경제교육 △진로상담과 취업 알선 등을 해준다. 이날 수혜자 대표로 참석한 정재국 씨(27)는 보호 종료 이후 희망디딤돌 센터에서 생활하며 취업에 성공했다. 공기업에 취업한 그는 지난 9월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정 씨는 “나는 세상에 나올 때 구멍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희망디딤돌이 구멍들을 다 메워줬다”며 “이제 내가 힘든 누군가에게 디딤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안전관리 기술이 산업재해 예방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되고 있다. 에스원은 자사의 ‘스마트비디오매니지먼트시스템(SVMS) 안전모니터링’이 AI가 위험 상황을 직접 식별해 현장 안전 공백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안전모·방독면 미착용 △위험구역 진입 △단독 작업 △쓰러짐 △화재 등 다양한 위험 요소를 실시간 분석해 알림을 전송한다. 화학물질 특화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동원로엑스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작업자 행동과 화재 위험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 에스원은 “24시간 인력 배치가 어려운 현장에서 특히 효율성이 높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에스원의 ‘블루스캔’ 기술 역시 노후 설비가 많은 제조 라인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발전기·전기실 등에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담당자에게 알림을 자동으로 전송한다. 서울 용산구청은 노후 주민센터 13곳에 이 시스템을 적용해 화재·누수·정전 등을 대비하고 있다.에스원 관계자는 “산업안전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AI 기술 기반의 사전예방 체계가 주목받고 있다”며 “AI 기술을 바탕으로 안전한 산업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올 9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무선 이동형 스크린(TV·모니터) ‘더 무빙스타일’(사진)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더 무빙스타일은 화면과 스탠드 분리가 가능해 야외 활동 시에도 자유롭게 휴대가 가능하다. 더 무빙스타일은 버튼 하나로 화면을 스탠드에서 탈착할 수 있고, 자유롭게 공간을 옮겨 사용할 수 있다. 화면 뒷부분에 손잡이 형태의 ‘일체형 킥스탠드’를 거치대로 사용하면 책상, 식탁 등에 올려놓고 원하는 각도로 조절해 화면을 볼 수 있다. 캠핑장과 공원 등 야외에서 이동할 땐 손잡이를 활용해 휴대할 수 있다. 이 제품은 화면이 스탠드에 부착된 상태일 때 상하 기울기 및 높낮이 조절, 좌우 각도 조절, 가로·세로 전환 등이 가능하다. 세로 모드로 회전시키면 세로 콘텐츠(웹툰, 세로 비디오 등)를 보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더 무빙스타일로 삼성 TV 플러스 시청도 가능해 뉴스, 엔터테인먼트, 스포츠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최대 3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한 내장 배터리를 탑재했다. 27형 쿼드HD(QHD) 해상도에 터치스크린으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USB-C 포트를 이용해 외장 배터리로 편리하게 충전할 수도 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LG이노텍이 귀금속 도금 공정 없이도 고성능을 구현하는 차세대 스마트 집적회로(IC) 기판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도금 공정이 필요 없는 기판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 IC 기판은 신용카드나 전자여권, 유심(USIM) 등에 있는 금속 격자 부분으로, 개인의 보안 정보를 담은 IC칩을 장착할 때 쓰이는 필수 부품이다. 사용자가 스마트카드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여권리더기 등에 접촉시키면 IC칩의 정보를 전기 신호를 통해 리더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기판 표면의 부식을 방지하고 전기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팔라듐과 금(Au) 등 귀금속을 도금하는 공정이 필수였다. 하지만 두 금속은 채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가격도 높다는 문제가 있었다. LG이노텍은 귀금속 도금 공정 없이도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이 제품에 적용했다. 이 신소재는 도금 공정을 없애 탄소 배출을 약 50% 줄이면서도 기존 제품보다 내구성을 약 3배 강화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관련 국내 특허 20여 건을 확보하고 미국 유럽 중국 등에도 특허 등록을 추진 중이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은 글로벌 스마트카드 제조업체에 공급된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대학 졸업을 유예하고 취업 준비 중인 박민수 씨(26)는 올 하반기(7∼12월)에만 회사 10여 곳에서 ‘서류 탈락’ 통보를 받았다. 면접 한 번 보지 못한 것이다. 그는 각 기업에서 마케팅 직군 신입사원 채용 공고가 뜰 때마다 ‘일단 넣어보자’는 마음으로 서류를 냈다. 스스로도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채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붙을 거란 기대는 없었지만 솔직히 속상하다”며 “공고를 봤는데 지원을 하지 않고 넘기면 죄책감이 들어 관성적으로 넣었다”고 말했다.구직자 10명 중 6명이 이처럼 실제 취업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채용 공고에만 기계적으로 지원하는 ‘소극적 구직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절반 이상이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자 2492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극적 구직자 비중이 60.5%에 달했다고 9일 밝혔다. 소극적 구직자 비중은 △채용 공고가 뜨면 의례적으로 지원만 하는 경우(32.2%) △구직 활동을 거의 중단한 경우(21.5%) △완전히 구직을 중단한 경우(6.8%)를 합친 것이다. 적극적인 구직에 나선 대학생은 10명 중 3명꼴인 28.4%에 그쳤다.이들이 구직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는 ‘역량·기술 부족으로 추가 준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37.5%로 가장 많았다. 다만 ‘노력해도 취업이 어려울 것 같아서’(22.0%), ‘전공·관심 분야 일자리 부족’(16.2%), ‘임금·근로조건이 맞는 일자리 부족’(13.6%) 등 ‘일자리가 부족해서’란 응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51.8%에 달했다.청년들의 취업 준비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대학생 10명 중 6명이 취업에 “최소 반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그중 절반은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도 청년(20∼34세) 미취업자 중 1년 이상 장기 미취업자가 55.2%에 이른다.학생들이 취업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일자리 부족’을 지적한 만큼 기업들이 채용을 늘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외 불확실성과 노동시장 규제 강화로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이 줄고 있다”며 “규제 완화와 투자 지원으로 기업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국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인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강도 높은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가 오히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반도체 기술 자립을 앞당기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강력한 국가 안보를 계속 유지하는 조건으로 엔비디아의 H200 제품의 대중 출하를 허용할 것이라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통보했다”며 “시 주석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H200 매출의) 25%는 미국에 지불될 것”이라며 “이 정책은 미국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의 제조업을 강화하며 미국 납세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었던 제품은 저성능 AI 칩인 H20에 한정돼 있었다.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는 H20보다 성능이 좋은 고성능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번 결정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H200은 이들 기업에서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를 사용해 생산한다.美, 中기술자립 막으려 AI칩 빗장 풀어… 최첨단 블랙웰은 제외H200 매출액 25%는 美가 가져가美민주 “中 더 위험한 무기 만들 것”이번에 중국 수출이 허용된 엔비디아의 H200은 지난 세대 아키텍처 ‘호퍼’를 적용한 칩 중 최고 성능을 갖춘 제품이다. 최신 ‘블랙웰’ 기반 GPU보다는 뒤처지지만, 현재 중국 수출이 승인된 저사양 칩 ‘H20’과 견주면 연산 성능 차이가 상당하다. 다만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과 곧 출시 예정인 ‘루빈’은 수출 허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中 기술 자립 막으려 수출 허가”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H200의 대중 수출을 허용한 것은 “AI 칩 수출 제한이 오히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자체 개발을 가져온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논리를 수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황 CEO는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회동하며 “엔비디아의 중국 판매를 늘려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AI 칩에 의존하게 해야 한다”고 설득해왔다.실제로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대중 반도체 규제 정책이 시행된 이후 빠른 속도로 탈(脫)엔비디아 전략을 펼치고 있다. 수출용으로 성능을 대폭 낮춘 H20 칩을 사실상 외면하고 자체 AI 칩 공급망 조성에 나선 것이다. 화웨이가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개발한 어센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어센드는 미국 제재 이후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택률이 빠르게 늘었다.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H200 수출 재개는 중국 기업의 엔비디아 추격을 막고, AI 칩 자립을 지연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가 택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HBM 납품하는 삼성-SK에는 호재그러나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H200을 손에 넣으면서 중국 AI 산업 발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AI 기업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활용해 미국을 위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야당인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를 통해 중국은 군사 기술을 확보해 더욱 위험한 무기를 만들고 미국 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이번 수출 허가는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HBM3E 공급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향후 장기적인 실적 증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대학 졸업을 유예하고 취업 준비 중인 박민수 씨(26)는 올 하반기(7~12월)에만 회사 10여 곳에서 ‘서류 탈락’ 통보를 받았다. 면접 한번 보지 못한 것이다. 그는 각 기업에서 마케팅 직군 신입 사원 채용 공고가 뜰 때마다 ‘일단 넣어보자’는 마음으로 서류를 냈다. 스스로도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채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붙을 거란 기대는 없었지만 솔직히 속상하다”며 “공고를 봤는데 지원을 하지 않고 넘기면 죄책감이 들어 관성적으로 넣었다”고 말했다.대학생 10명 중 6명이 이처럼 실제 취업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채용공고에만 기계적으로 지원하는 ‘소극적 구직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절반 이상이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자 2492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극적 구직자 비중이 60.5%에 달했다고 9일 밝혔다. 소극적 구직자 비중은 △채용 공고가 뜨면 의례적으로 지원만 하는 경우(32.2%) △구직활동을 거의 중단한 경우(21.5%) △완전히 구직을 중단한 경우(6.8%)를 합친 것이다. 적극적인 구직에 나선 대학생은 10명 중 3명 꼴인 28.4%에 그쳤다.이들이 구직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는 ‘역량·기술 부족으로 추가 준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37.5%로 가장 많았다. 다만 ‘노력해도 취업이 어려울 것 같아서’(22.0%), ‘전공·관심 분야 일자리 부족’(16.2%), ‘임금·근로조건이 맞는 일자리 부족’(13.6%) 등 ‘일자리가 부족해서’란 응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51.8%에 달했다.청년들의 취업 준비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대학생 10명 중 6명이 취업에 “최소 반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그 중 절반은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도 청년(20~34세) 미취업자 중 1년 이상 장기 미취업자가 55.2%에 이른다.학생들이 취업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일자리 부족’을 지적한 만큼 기업들이 채용을 늘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외 불확실성과 노동시장 규제 강화로 기업의 신규채용 여력이 줄고 있다”며 “규제 완화와 투자 지원으로 기업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국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인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강도 높은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가 오히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반도체 기술 자립을 앞당기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강력한 국가 안보를 계속 유지하는 조건으로 엔비디아의 H200 제품의 대중 출하를 허용할 것이라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통보했다”며 “시 주석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H200 매출의) 25%는 미국에 지불될 것”이라며 “이 정책은 미국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의 제조업을 강화하며 미국 납세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었던 제품은 저사양 AI 칩인 H20에 한정돼 있었다.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는 H20보다 성능이 좋은 고사양 제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번 결정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H200은 이들 기업에서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를 사용해 생산한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AG와 2조 원이 넘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와 올해 2년 동안 벤츠 한 곳에서만 약 25조 원어치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약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로부터 잇따라 대규모 수주를 따내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벤츠 중저가 차량 배터리도 납품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와 계약 금액 2조601억 원짜리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25조6195억 원)의 8%에 해당하는 계약이다. 2028년 3월부터 2035년 6월까지 약 7년짜리 공급 계약이며, 유럽과 북미 지역에 납품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벤츠가 처음 손잡은 시점은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및 기타 지역 내 총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약 7조∼8조 원으로 추정됐다. 올해 9월에는 미국과 유럽 지역 내 각각 75GWh, 32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체결했는데, 총 1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대규모 수주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고객사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통해 공급될 제품이 중저가형 전기차 제품군에 탑재되는 배터리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표준형·중저가형 차종에 고전압 미드 니켈(Mid-Ni) 파우치형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을 납품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9월 대규모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4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형 전기차 제품군을 대폭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회사가 앞서 체결한 세 건의 대규모 공급 계약으로 벤츠는 하이엔드급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인 ‘46시리즈’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 46시리즈는 지름 46mm, 높이 80∼120mm 규격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고출력·고성능이 요구되는 프리미엄 전기차에 주로 쓰인다.● 중국 약진 속 ‘LG-벤츠 동맹’ 강화 이번 공급 계약을 두고 배터리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업체가 장악하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되찾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2일 SNE리서치가 발간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 1, 2위는 중국의 CATL과 BYD로 올해 1∼10월 각각 38.1%, 16.9%였다. 둘 다 지난해보다 점유율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3위·11.1→9.3%), SK온(공동 4위→6위·4.6→4%), 삼성SDI(8위·3.8→2.7%)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쪼그라들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지난달 한국을 찾아 LG그룹 수뇌부와 만나 “LG와 벤츠는 혁신, 품질,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Fabless·설계)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5일 반도체 설계 전문 인재 1400명을 양성하는 ‘ARM 스쿨’을 한국에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설계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기회를 잡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한국의 결정적 약점이 에너지”라고 지적하는 등 향후 인공지능(AI) 산업 수요를 감당할 에너지 수급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년간 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육성 산업통상부는 이날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사와 ‘한국 반도체·AI 산업 강화’를 위한 MOU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MOU에 따라 설치되는 가칭 ‘ARM 스쿨’에선 내년부터 2030년까지 1400명의 반도체 설계 인력이 양성될 계획이다. MOU에는 기술 교류 및 생태계 강화, 대학 간 연계 강화, 연구개발(R&D)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ARM은 전 세계 스마트폰의 95% 이상에 사용되는 저전력 고효율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제공하며 모바일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칩 설계의 기본 틀인 ‘설계 도면’을 만들어서 삼성, 애플 같은 회사에 사용료를 받는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ARM 지분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을 새롭게 지정해 이를 ARM 스쿨로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성균관대, 경북대, 포항공대, 한양대 등 6곳이 운영 중이다. 김 실장은 “12월 안에 반도체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그때 남부 반도체 벨트에 대한 설명도 나올 것”이라며 “(남부 반도체 벨트라는) 큰 흐름 내에서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특성화 대학원에) 적합한 후보로 제안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글로벌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AI 산업 관련 거물과 잇따라 만났다. 이번 손 회장 접견 역시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대통령과 손 회장이 거론한 항목들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 발전에 꼭 필요한 핵심 과제”라며 환영했다. 맞춤형 반도체 중심으로 산업 흐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설계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韓 데이터센터 작아… 결정적 약점은 에너지” 김 실장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한국이 가진 AI 국가로서의 잠재력, 비전에 비해서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은 너무 작다”며 “한국도 일본처럼 지리적, 구조적으로 에너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손 회장은 미국 등에서 추진 중인 기가와트(GW)급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반도체와 제조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AI 산업 수요를 감당할 전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에너지 확보’를 강조했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약속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은 2.7∼4.4TWh(테라와트시)로 추산되는데 이는 인구 20만 명인 신도시 두 곳이 1년간 쓰는 전력량과 비슷한 정도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몇 년 뒤에는 전력 부족으로 데이터센터가 들어오지 않고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외에 안정적인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