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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이 ㈜LS의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 추진을 전격 철회했다. 소액주주들이 “주주 가치가 훼손된다”며 반발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중복 상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상장을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LS는 “소액주주와 투자자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를 경청해 상장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며 “주주 보호와 신뢰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가 2008년 약 1조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전선업체 슈페리어 에식스에서 전기차 모터·변압기용 특수 권선(捲線·전선을 코일처럼 감아 놓은 것) 사업을 분리해 키운 회사다. LS는 인수 당시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던 슈페리어 에식스를 상장 폐지시키고,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LS는 2024년 4월 이 중 권선 부문만 별도 분리해 에식스솔루션즈를 출범시켰다. 이후 지배구조 개편을 거치면서 현재의 ㈜LS(지주)-LS I&D(자)-슈페리어 에식스(손자)-에식스솔루션즈(증손) 체제를 갖췄다. 에식스솔루션즈는 테슬라와 도요타 등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선두 기업이 됐다.당초 LS는 올 상반기(1∼6월) 중 이 회사를 상장시켜 약 5000억 원의 설비 투자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급증하는 북미 지역의 전력망 교체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LS 소액주주들은 “에식스솔루션즈의 성장성을 보고 ㈜LS 주식을 샀는데, 핵심 사업을 따로 상장시키는 것은 주주 가치 훼손”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LS는 ‘모회사 주주 우선 배정’ 등 보완책을 제시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여기에 이 대통령이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오찬 자리에서 LS 사례를 지목하며 중복 상장 문제를 지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IPO 추진 철회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살진 암소를 샀는데 송아지가 태어나면 남의 것”이라는 비유를 들며 증시 중복 상장 문제를 비판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LS 측이 정치권과 여론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기존 계획을 유지하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LS의 상장 철회 결정이 알려지며 비상장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던 다른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등이 최근 상장을 추진하던 대표적 기업들이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 수립에 나섰는데 그 전까지는 상장 작업이 멈출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모자기업 중복 상장이 원천 차단될 경우 국내 우량 기업들이 해외에 상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경제계가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사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조건 없는 배임죄 전면 개편’을 국회에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최근 상법 개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 기업 부담을 키우는 제도 논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배임죄 개편 논의는 사실상 진전이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8단체는 배임죄 개선을 촉구하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하고 관련 건의서를 26일 국회와 법무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제 8단체는 현행 배임죄를 처벌 대상과 구성 요건이 불명확한 ‘과도한 경제형벌’로 규정했다. 정상적인 경영 판단이나 투자 결정까지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되면서 신산업 진출과 대규모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제계는 형법, 상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흩어져 있는 배임죄를 조건 없이 전면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사기·횡령 등 명확한 범죄 유형으로 처벌하거나, 형사 문제가 아닌 민사 책임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만약 전면 개편이 어려울 경우 독일이나 일본처럼 배임죄 적용 대상과 처벌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대체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임죄 구성 요건을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는 경우로 한정하고, ‘재산상 손해’ 역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로 명확히 정의해달라는 요구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LS그룹이 ㈜LS의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 추진을 전격 철회했다. 소액주주들이 “주주 가치가 훼손된다“며 반발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중복 상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상장을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LS는 “소액주주와 투자자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를 경청해 상장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며 “주주 보호와 신뢰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가 2008년 약 1조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전선업체 슈페리어 에식스에서 전기차 모터·변압기용 특수 권선(權線·전선을 코일처럼 감아 놓은 것) 사업을 분리해 키운 회사다. LS는 인수 당시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던 슈페리어 에식스를 상장 폐지시키고,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LS는 2024년 4월 이 중 권선 부문만 별도 분리해 에식스솔루션즈를 출범시켰다. 이후 지배구조 개편을 거치면서 현재의 ㈜LS(지주)-LS I&D(자)-슈페리어 에식스(손자)-에식스솔루션즈(증손) 체제를 갖췄다. 에식스솔루션즈는 테슬라와 도요타 등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선두 기업이 됐다.당초 LS는 올 상반기(1~6월) 중 이 회사를 상장시켜 약 5000억 원의 설비 투자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급증하는 북미 지역의 전력망 교체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LS 소액주주들은 “에식스솔루션즈의 성장성을 보고 ㈜LS 주식을 샀는데, 핵심 사업을 따로 상장시키는 것은 주주 가치 훼손”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LS는 ‘모회사 주주 우선 배정’ 등 보완책을 제시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여기에 이 대통령이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오찬 자리에서 LS 사례를 지목하며 중복 상장 문제를 지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IPO 추진 철회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살진 암소를 샀는데 송아지가 태어나면 남의 것”이라는 비유를 들며 증시 중복 상장 문제를 비판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LS 측이 정치권과 여론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기존 계획을 유지하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LS의 상장 철회 결정이 알려지며 비상장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던 다른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등이 최근 상장을 추진하던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 수립에 나섰는데 그 전까지는 상장 작업이 멈출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모자기업 중복 상장이 원천 차단될 경우 국내 우량 기업들이 해외에 상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경제계가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사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조건 없는 배임죄 전면 개편’을 국회에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지난해부터 상법 개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제도 개편은 잇따르는 반면 배임죄 개편 논의는 진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제 8단체(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는 배임죄 개선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관련 건의서를 26일 국회와 법무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제8단체는 현행 배임죄를 처벌 대상과 구성요건이 불명확한 ‘과도한 경제형벌’이라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경영 판단과 투자 결정까지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돼 과감한 신산업 진출이나 대규모 투자결정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계는 형법, 상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배임죄를 조건 없이 전면 개편하고, 미국이나 영국처럼 사기·횡령죄로 처벌하거나 민사적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만약 전면 개편 대신 대체 입법을 추진할 거라면, 독일과 일본처럼 적용 대상과 처벌 행위 등 배임죄 구성요건을 엄격히 명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배임죄 구성 요건을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는 경우로 한정하고, ‘재산상 손해’ 역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로 명확히 정의해달라고 했다.경제8단체는 배임죄 개편과 함께 거론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디스커버리’(Discovery·증거 개시)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임죄가 없어져도 디스커버리와 징벌적 배상이 도입되면 ‘기획 소송’이 남발돼 오히려 경영 활동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제8단체는 또한 배임죄 전면 개편과 함께 경영판단원칙을 상법과 형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에게 “숫자가 좋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의 숫자에 만족하지 말고 우리의 실력을 쌓자”고 강조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100조 원 돌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론’을 꺼낸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장중 시가총액 1000조 원, 분기이익 20조 원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쓰고 있지만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 다음을 대비하는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한다. ● 사상 최대 실적에도… “샌드위치 신세 우려”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주부터 이달 말까지 순차 진행되는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에서 이 같은 당부의 말을 전했다. 삼성인력개발원이 주관하는 해당 세미나는 삼성이 지난해 9년 만에 부활시킨 전 계열사 임원 대상 교육이다. 이 회장은 이번 메시지를 통해 “지금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지금의 숫자’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는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란 문구가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전달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는 사업부별로 당면한 문제점을 하나씩 짚은 뒤 ‘사즉생(死則生)’의 각오, ‘승부에 독한 삼성인’ 등 위기 의식을 강조한 바 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삼성 임원은 “올해 세미나에서는 지난해 닥친 위기 이후에 실질적인 재도약과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점이 주로 강조됐다”고 전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07년 제시했던 ‘샌드위치 위기론’도 다시 거론됐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를 다시 언급하며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경쟁 구도가 바뀌었고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기업 환경이 이전의 단순한 중국 및 일본과의 경쟁을 넘어서 최근 미중 패권 경쟁과 고환율, 보호무역 기조 확산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맞닥뜨린 상황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미나에서는 노키아 등 과거 앞서 나가다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위기를 맞은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또 “외부의 툴(도구)도 잘 활용하자”며 구체적인 예로 AI를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상 메시지는 임원 교육 시작 즈음에 상영됐다. 이 회장이 영상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삼성 임원들이 올해 알아야 하는 주요 메시지가 성우의 내레이션과 자막 등을 통해 전달됐다. 영상 상영 이후에는 외부 전문가 강연과 토론 등이 이어졌다.● “선대부터 1등일 때 ‘위기 의식’ 강조” 이 회장이 올해 재도약과 혁신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가려 체질 개선과 같은 혁신 움직임이 좌초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긴장을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이 회장이 경영진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킨 것”이라며 “AI 시대를 맞아 본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대회장 때부터 세계 1등을 할 때 ‘이대로 가면 망한다’며 다음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삼성다움’”이라며 “다시 ‘삼성다움’을 찾아 조직 전반에 체질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잠정 실적으로 매출 93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을 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 20조 원 돌파는 국내 기업 역사상 처음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동안 5만 원대에 머물던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15만 원을 넘어섰다. 영상 메시지에서 강조하는 ‘좋아진 숫자’가 실적과 주가, 두 가지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삼성전자 내부에선 이번 실적 반등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는 경계심도 적지 않다. 여기에 삼성전자 내에서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 사업을 담당하는 일부 사업부는 지난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는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 원가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이 침체를 겪은 뒤 최근 반등 국면에 들어선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당부가 이번 세미나 메시지에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반도체 부문의 실적 반등과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에게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강도 높은 위기 의식과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에서 영상 메시지 형식으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회장이 영상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고 주요 내용을 성우 내레이션과 자막 등의 형태로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영상을 통해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 실적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에게 강도 높은 위기의식과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을 주문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93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을 기록하며 오랜 부진을 벗어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기업 최초로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 시대를 열었고, 연간 매출도 332조77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동안 5만 원 대에 머물렀던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15만 원을 넘겼다. 하지만 실적과 주가가 빠르게 회복됐음에도 이 회장이 임원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언급한 것은 삼성의 근원적 경쟁력이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분기 기록적인 영업이익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같은 대외적 호재에 크게 의존한 면이 크다고 본 것이다.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반의 체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공세, 반도체 등 부품 가격 상승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번 교육에서 제시된 영상에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이 다시 등장했다. 앞서 이 선대회장은 2007년 1월 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말했는데, 이 회장이 이를 다시 꺼낸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경쟁 구도를 넘어 현재는 미·중 패권 경쟁까지 더해져 대외 환경이 더욱 심각해졌음을 환기한 것이다. 이 회장은 현재의 복합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3대 핵심 과제로 △인공지능(AI) 중심 경영을 통한 미래 시장 선점 △초격차 기술을 유지할 수 있는 우수 인재 확보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혁신을 꼽았다.이번 세미나는 삼성인력개발원 주관으로 조직 관리 및 리더십 강화를 목표로 진행됐다. 참석한 임원들에게는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주어졌다. 지난해 ‘역전에 능한 삼성인’을 강조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실질적인 재도약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삼성은 2016년 이후 중단됐던 전 계열사 임원 대상 세미나를 지난해부터 재개하며 ‘삼성다움’의 가치를 확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강력한 위기 의식을 전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각종 공산품에 인공지능(AI)이 기본으로 탑재되면서 신제품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동차, 노트북, 냉장고, 세탁기 등 대부분 제품이 AI가 탑재된 뒤 가격이 상승하는, 이른바 ‘AI플레이션’(AI+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원가 10배 뛰는 고레벨 자율주행차AI플레이션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산업 중 하나가 자동차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확산과 자율주행, AI 적용으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절대량이 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필요한 반도체 수가 늘고,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단가가 같이 오르게 된다.21일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에 따르면 충돌 방지와 차선 이탈 방지 등 운전자 보조 기능을 제공하는 자율주행 레벨 0∼1 차량의 반도체 원가는 500달러 이하다. 반면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차는 반도체 원가가 5000달러 이상으로 약 10배 이상으로 늘어난다.자동차 업계에선 이미 AI 도입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2025년형 신모델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에서 AI 어시스턴트 기능이 최하위 세부옵션(트림)부터 기본 적용됐다. “에어컨 틀어줘” 등 음성을 인식하고 수행하는 기능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업그레이드됐다. 이들 기능이 추가되면서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직전 모델인 2024년형 대비 최하위 트림은 600만 원, 최상위 트림은 700만 원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그 직전 모델인 2022년형 대비 2024년형 모델 가격이 300만∼400만 원 인상된 것과 비교하면 가격 인상 폭이 크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전자화되면서 차량용 부품에도 반도체가 다수 들어가고 있고, 이들 부품의 원가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25% 오른 노트북 가격전자제품이 AI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더 많은 메모리 반도체와 센서 등이 필요하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신제품 4억 대 등 총 8억 대의 삼성 제품에 AI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AI플레이션 가속화가 예상되는 이유다.올해 들어 노트북 가격은 잇달아 올랐다.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전년 출시 모델과 비슷한 사양의 신제품 가격을 20% 안팎으로 올렸다. 삼성전자가 27일 출시할 갤럭시북6 시리즈의 가격은 351만 원(메모리 32GB, SSD 1TB, 16인치 기준)이다. 갤럭시북 프로 모델의 출고가가 300만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출시된 비슷한 사양의 제품 가격이 280만8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4.9% 오른 것이다.LG전자도 이달 초 생성형 AI를 적용한 2026년형 LG 그램을 공개했는데, 16인치 제품 출고가(메모리 16GB, SSD 512GB)가 314만 원이었다. 지난해 동급 대비 약 50만 원 인상됐다. 해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델은 지난해 12월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15∼20% 인상했다. TV, 로봇청소기, 냉장고 등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기존 가전도 ‘AI화’에 따른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열린 ‘CES 2026’에서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한 냉장고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를 공개했다. 올해 나오는 130형 마이크로 적녹청(RGB) TV는 사용자와 상호 작용하는 TV 전용 AI 플랫폼 ‘비전 AI 컴패니언’을 탑재하기도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전 제품의 AI화는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통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명분”이라며 “다만 불황에는 소비자들이 AI 명찰을 단 값비싼 가전보다 가성비 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각종 공산품에 인공지능(AI)이 기본으로 탑재되면서 신제품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동차, 노트북, 냉장고, 세탁기 등 대부분 제품이 AI가 탑재된 뒤 가격이 상승하는, 이른바 ‘AI플레이션(AI+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반도체 원가 10배 뛰는 고레벨 자율주행차AI플레이션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산업 중 하나가 자동차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확산과 자율주행, AI 적용으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절대량이 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필요한 반도체 양이 늘고,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단가가 같이 오르게 된다.21일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에 따르면 충돌 방지와 차선 이탈 방지 등 운전자 보조 기능을 제공하는 자율주행 레벨 0~1 차량의 반도체 원가는 500달러 이하다. 반면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차는 반도체 원가가 5000달러 이상으로 약 10배 이상으로 늘어난다.자동차 업계에선 이미 AI 도입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2025년형 신모델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에서 AI 어시스턴트 기능이 최하위 세부옵션(트림)부터 기본 적용됐다. “에어컨 틀어줘” 등 음성을 인식하고 수행하는 기능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업그레이드됐다. 이들 기능이 추가되면서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직전 모델인 2024년형 대비 최하위 트림은 600만 원, 최상위 트림은 700만 원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그 직전 모델인 2022년형 대비 2024년형 모델 가격이 300만~400만 원 인상된 것과 비교하면 가격 인상 폭이 크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전자화되면서 차량용 부품에도 반도체가 다수 들어가고 있고, 이들 부품의 원가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1년 만에 25% 오른 노트북 가격전자제품이 AI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더 많은 메모리 반도체와 센서 등이 필요하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신제품 4억 대 등 총 8억 대의 삼성 제품에 AI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AI플레이션 가속화가 예상되는 이유다.올해 들어 노트북 가격은 잇달아 올랐다.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전년 출시 모델과 비슷한 사양의 신제품 가격을 20% 안팎으로 올렸다. 삼성전자가 오는 27일 출시할 갤럭시북6 시리즈의 가격은 351만 원(메모리 32GB·SSD 1TB ·16인치 기준)이다. 갤럭시북 프로 모델의 출고가가 300만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출시된 비슷한 사양의 제품 가격이 280만8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4.9% 오른 것이다.LG전자도 이달 초 생성형 AI를 적용한 2026년형 LG 그램을 공개했는데, 16인치 제품 출고가(메모리 16GB, SSD 512GB)가 314만원이었다. 지난해 동급 대비 약 50만원 인상됐다. 해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델은 지난해 12월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15~20% 인상했다.TV, 로봇청소기, 냉장고 등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기존 가전도 ‘AI화’에 따른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열린 ‘CES 2026’에서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한 냉장고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를 공개했다. 올해 나오는 130형 마이크로 적녹청(RGB) TV는 사용자와 상호 작용하는 TV 전용 AI 플랫폼 ‘비전 AI 컴패니언’을 탑재하기도 했다.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전 제품의 AI화는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통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명분”이라며 “다만 불황에는 소비자들이 AI 명찰을 단 값비싼 가전보다 가성비 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경제계는 3차 상법 개정안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 내용으로 확정될 경우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제계는 배임죄 개선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8단체는 정부와 국회에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모든 자사주에 소각 의무를 적용하는 것은 반드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합병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사주는 특정 주주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자사주 소각 입법 취지와도 맞지 않는 만큼 소각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계가 말하는 이들 자사주는 지주회사 전환이나 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계는 이를 일괄 소각하면 인수합병과 사업 재편이 지연돼 산업 변화기에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기업이 상법 제341조의 2에 따라 합병 등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할 경우에는 감자 절차를 적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경제단체들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에 따른 형사 책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배임죄 제도 개선을 3차 상법 개정 이전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1차 상법 개정 당시 배임죄 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경제8단체는 “배임죄 개선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이 중요한 경영 결정을 미루거나 회피하고 있다”며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경영 판단 원칙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경제계는 3차 상법 개정안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 내용으로 확정될 경우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제계는 배임죄 개선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도 촉구했다.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8단체는 정부와 국회에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이들이 모든 자사주에 소각 의무를 적용하는 것은 반드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합병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사주는 특정 주주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자사주 소각 입법 취지와도 맞지 않는 만큼 소각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경제계가 말하는 이들 자사주는 지주회사 전환이나 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계는 이를 일괄 소각하면 인수합병과 사업 재편이 지연돼 산업 변화기에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기업이 상법 제341조의2에 따라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할 경우에는 감자 절차를 적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한편 경제단체들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에 따른 형사 책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배임죄 제도 개선을 3차 상법 개정 이전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1차 상법 개정 당시 배임죄 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경제8단체는 “배임죄 개선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이 중요한 경영 결정을 미루거나 회피하고 있다”며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경영 판단 원칙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배달 라이더와 대리기사 등 870만 명에 이르는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근로자와 플랫폼 종사자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패키지 법안이 추진된다.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에게 4대보험,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퇴직금 등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다만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데다 사업주의 인건비 등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업계 반발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안을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으로 묶어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당정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이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안을, 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당정은 노동절인 5월 1일에 맞춰 입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등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업주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게 하는 ‘근로자 추정제’가 담겼다. 최저임금이나 퇴직금 관련 분쟁이 생겼을 때 지금은 근로자 본인이 노무 제공 사실을 입증해야 하지만 이 법이 시행되면 사용자가 입증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사업주가 입증책임을 지는 것은 퇴직금이나 해고 무효확인 등 민사사건에 국한된다. 노동부가 규율하는 노동관계법 위반 형사사건에는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지 않는다. 형사사건은 입증책임이 노동부 근로감독관과 검찰 등 국가에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신고사건에서는 근로감독관이 사측에 입증자료를 요구하거나 직권조사를 할 수 있도록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입법으로 근로자로 추정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87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랜서 등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세청의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은 2023년 862만 명, 2024년 869만 명이다.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근로자들에게도 최저임금과 퇴직급여, 4대보험 등을 보장해야 해 사업주 부담이 커지고 결국 소비자에게 ‘배달비 인상’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현재 배달 건수로 지급되는 라이더 임금을 시간제로 전환해야 하는지 현장에서는 벌써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몇 건 배달했는지에 따라 최저임금보다 많이 벌기도 하고 적게 벌기도 하는데 최저시급 적용한다는 것부터 양립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 입법과 유사한 수준의 선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많지 않아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문제다. 스페인은 지난 2021년 4월 글로보, 딜리버루 등 음식배달 라이더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긴급명령을 승인했다. 이에 딜리버루는 같은 해 11월 3800여 명의 라이더를 해고하고 아예 스페인 시장에서 철수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근로자성 입증 책임을 진다는 것부터가 기업에는 상시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비용이 오르면서 단기적으로 수수료와 가격이 인상될 수 있고, 서비스 지역이나 시간 등도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국은 반도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보고 1980년대부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강온 정책을 펼쳐왔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일본 메모리 기업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미일 반도체 협정’이 대표적이다. 일본 메모리 기업들이 글로벌 D램 시장의 80%를 차지하자 레이건 행정부는 1986년 1차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일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임의로 조정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일본산 가전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기도 했다. 일본 메모리 반도체가 힘을 잃는 결정적 계기였다. 하지만 1990년대 미국에서 컴퓨터 산업이 꽃을 피우면서 ‘낮은 반도체 가격’이 미국 산업에 유리해졌다. 설계(팹리스)와 지식재산권(IP)은 미국이, 한국 및 대만이 제조를 맡는 ‘팹 라이트(Fab-lite)’ 전략이 주류가 됐다. 그 결과 전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7%에서 2022년 10%로 줄었다. 30년 넘게 반도체의 미 본토 생산에 관심이 없던 미국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2020년 이후다. 팬데믹 이후 나타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미중 패권 경쟁 격화로 반도체 제조가 다시 국가 안보의 영역이 된 것이다.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가 커지자 대만과 아시아 기반 반도체 공급망이 미국에는 리스크가 됐다. 2021년 4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웨이퍼’를 들고 흔들며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고 선언한 것은 상징적 장면이 됐다.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전략은 ‘당근’이었다. 비싼 미국 생산 비용을 정부가 보전해 주겠다는 것이다. 2022년 발효된 ‘칩스법’(반도체 및 과학법)은 527억 달러(약 70조 원)의 보조금을 앞세워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유인했다.반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고율 관세라는 ‘채찍’을 활용하고 있다. 비싼 미국 제조비용만큼을 ‘100% 관세’로 내든지,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주요 국가들을 상대로 상호관세 및 자동차 품목관세를 둔 무역 합의를 마친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새해 연초부터 노골적으로 한국 등에 반도체 투자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SK하이닉스는 차량용 저전력 D램(LPDDR5X) 제품이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표준(ISO 26262)의 최고 안전등급인 ‘ASIL-D’ 인증을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ASIL-D는 인명 안전과 직결되는 시스템에 적용되는 가장 높은 수준의 기능 안전 등급이다. 글로벌 기능 안전 인증기관인 TUV SUD가 개발 프로세스부터 제품 설계, 검증, 품질 관리 체계 전반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부여한다. 이번 인증을 계기로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메모리 분야에서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신뢰성까지 충족하는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LPDDR5X 차량용 D램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차세대 자동차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고성능·저전력·고신뢰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제품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 환경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시스템 오류 가능성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대만이 총 5000억 달러(약 736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대미(對美) 투자·보증 패키지를 내걸고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품목 관세 면제를 약속받았다. “미국에 투자하는 만큼 관세 혜택을 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가이드라인’이 드러난 것으로, 향후 한국 기업들에도 미국 투자 확대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조만간 진행될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에서 반도체 생산 기지 증설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공장 지어야 관세 면제, 아니면 관세 100%” 엄포트럼프 행정부는 15일(현지 시간) 대만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반도체 관세 우대를 ‘미국 내 신규 생산 시설’과 연동하는 구체적인 구조를 공개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 내 신규 생산 시설을 구축 중인 대만 반도체 기업은 ‘건설이 진행 중일 때’ 생산능력의 최대 2.5배 물량까지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웨이퍼 100만 개를 생산하는 공장을 지으면 건설기간 동안 250만 개를 미국에 관세 없이 들여올 수 있는 것이다. 해당 쿼터 초과분에 대해서도 우대 관세가 적용된다. 미국에서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을 완공한 반도체 기업은 생산능력의 1.5배 물량까지 관세를 면제받는다. 반도체 관세 면제 혜택을 보고 싶으면 미국에 투자해 공장을 짓고,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압박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목표는 대만 전체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의 40%를 미국 국내로 가져오는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미국에 짓지 않으면 반도체 관세는 아마 100%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만과의 협상 조건은 향후 한미 협상에서도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는 ‘미국과의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보다 많은 국가(사실상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것이란 내용만 명시됐고, 구체적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 삼성·SK에도 대미 투자 확대 압박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16일 현재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고,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 지역에 37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투자가 진행 중이지만 규모 면에서는 TSMC가 미국 내 공장을 5개 추가 신설하기로 한 대만과 차이가 작지 않다. 관세 협상 타결 당시 우리 정부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나 조선업 전용 1500억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2000억 달러는 정부 차원의 투자로, 반도체에만 국한되지 않는 자금이다. 결국 재계에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신규 투자를 하라는 압박을 받을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대미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전인 조 바이든 정부 때 결정된 사안들이다. ● 정부 추가 협의 나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새롭게 미국에 공장을 지을 여력은 부족한 형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기 용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면서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TSMC처럼 대규모 대미 투자를 또 구상하는 건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테일러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발로 뛰면서 AI 반도체 주문을 수주했다”며 “추가 투자를 논하기에는 해결해야 할 다른 과제가 너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부는 미국과 대만의 협상 결과를 점검하고, 한국에도 협상 조항이 적용될 수 있을지 검토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팩트시트만 나온 상황으로 무관세 쿼터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며 “대만에 적용된 조항이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한국 반도체 기업 공장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등을 미국과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15일(현지 시간) 미국이 대만과 무역합의를 체결하고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0%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그 대가로 대만은 TSMC 등 자국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 2500억 달러(약 368조 원)에 정부 신용보증 2500억 달러를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미 상무부는 “대만 반도체·기술 기업들이 최소 2500억 달러 규모로 미국에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호관세율을 낮춰주는 대신 반도체 기업 TSMC가 중심이 돼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에너지, 인공지능(AI) 생산 및 혁신 역량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것. 이와 별개로 대만 정부는 최소 2500억 달러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 등을 지원한다고 상무부는 덧붙였다. 특히, 미국은 자국에서 반도체 생산시설을 설립하는 대만 기업의 경우, 해당 시설이 지어지는 기간 동안 생산능력의 2.5배에 해당하는 물량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또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의 1.5배까지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한국이 지난해 미국과 무역합의를 통해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약속 받은 만큼 미국과의 추가 협상에 관심이 쏠린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15일(현지 시간) 미국이 대만과 무역합의를 체결하고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0%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그 대가로 대만은 TSMC 등 자국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 2500억 달러(약 368조 원)에 정부 신용보증 2500억 달러를 추가 제공키로 했다.이날 미 상무부는 “대만 반도체·기술 기업들이 최소 2500억 달러 규모로 미국에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호관세율을 낮춰주는 대신 반도체 기업 TSMC가 중심이 돼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에너지, 인공지능(AI) 생산 및 혁신 역량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것. 이와 별개로 대만 정부는 최소 2500억 달러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 등을 지원한다고 상무부는 덧붙였다.특히, 미국은 자국에서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설하는 대만 기업의 경우, 해당 시설이 지어지는 기간 동안 생산능력의 2.5배에 해당하는 물량에 대해 관세를 면제토록 했다. 또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의 1.5배까지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한국이 지난해 미국과 무역합의를 통해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약속 받은 만큼, 미국과의 추가 협상에 관심이 쏠린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수출용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반도체 전반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또다시 반도체 협상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보고 기업들도 긴장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합중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 반도체 제조장비 및 그 파생 제품의 수입 조정’이란 제목의 포고문을 내고 “해외 공급망 의존은 중대한 경제적 국가 안보적 위험”이라며 광범위한 반도체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또 미 상무장관과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해외 국가들과 협상에 나서라고 지시하며 “90일 내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했다. 4월 14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반도체 수출국이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당시 15%의 상호관세에 합의했지만 반도체와 관련해선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만 명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만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을 조건으로 한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포고문에 담긴 또 다른 조치는 해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시 중국 등 해외로 수출되는 반도체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AI 칩인 ‘H200’ 등의 중국 수출길을 터주는 대신 미국에 세금을 내라고 요구한 것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이 반도체 관세 협상을 개시하겠다며 관세 부과 시동을 걸자 정부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포고문이 발표된 15일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포고문의 내용과 영향을 파악하느라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귀국 일정을 늦추며 현지 상황 파악에 나섰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상호관세 위법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전격적으로 반도체 품목 관세를 꺼낸 것”이라며 “새 반도체 협상을 통해서 미국 내 신규 투자를 포함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확대 등 다양한 요구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엔 또 반도체 협상”… 긴급회의 나선 정부-기업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당시 한미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를 각각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를 하며 반도체 관세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국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파급 우려 때문에 상무부에 안보 영향 조사만 지시한 상태였다. 현재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간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다.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고율관세 예고와 협상 타임라인을 제시하자 정부와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포고문에서 “상무장관과 미 무역대표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외국과 협상을 할 것을 지시한다”며 “이 선언일로부터 90일 이내에 해당 협상의 진행 상황을 나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이날 오전 김정관 장관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포고문 발표에 따른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한국 측의 대응 활동을 점검하고 상황을 지속 관찰하면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부는 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피에스케이, 동진쎄미켐, LX세미콘 등 반도체 주요 기업과 대책 회의를 열었다. 특히 이번 포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조사한 한 보고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이 전 세계 반도체 소비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필요분의 10%만을 완전히 생산하고 있어 해외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관세 부과와 더불어 특정 반도체 공급망 부문에 투자하는 기업이 우대 관세를 받을 수 있도록 ‘관세 상계 프로그램(tariff offset program)’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은 미 행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미국 내로 가져오고 싶어 했던 것”이라며 “상호관세를 낮추며 35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미국 투자를 약속했지만, 반도체 관세에 한해서는 또 다른 요구가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대만은 TSMC가 신규 공장 5개 약속할 듯” 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반도체 생산국은 한국, 대만, 일본 정도다. 반도체 관세에 대해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다른 어떤 국가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을 약속받았다. 한국은 ‘미국과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보다 많은 국가(사실상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팩트시트에 명시했다. 한국이 미-대만 관세 협상을 주시하는 이유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무역 관료들이 15일경 미국에 도착해 조만간 무역 합의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여 본부장이 귀국 일정을 늦춰 미-대만 합의를 파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은 TSMC가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5개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것을 관세 합의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전문가들은 결국 미국이 한국에도 반도체 생산기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포고문은 미국에 생산시설을 더 많이, 더 빨리 지으라는 미 행정부의 압박”이라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 생산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이 반도체 관세 협상을 개시하겠다며 관세 부과 시동을 걸자 정부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포고문이 발표된 15일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포고문의 내용과 영향을 파악하느라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귀국 일정을 늦추며 현지상황 파악에 나섰다.재계 고위 관계자는 “상호관세 위법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전격적으로 반도체 품목 관세를 꺼낸 것”이라며 “새 반도체 협상을 통해서 미국 내 신규 투자를 포함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확대 등 다양한 요구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엔 또 반도체 협상”…긴급회의 나선 정부-기업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당시 한미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를 각각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를 하며 반도체 관세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국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파급 우려 때문에 상무부에 안보 영향 조사만 지시한 상태였다. 현재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간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다.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고율관세 예고와 협상 타임라인을 제시하자 정부와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포고문에서 “상무장관과 미 무역대표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외국과 협상을 할 것을 지시한다”며 “이 선언일로부터 90일 이내에 해당 협상의 진행 상황을 나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산업부는 이날 오전 김정관 장관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포고문 발표에 따른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한국 측의 대응 활동을 점검하고 상황을 지속 관찰하면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부는 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피에스케이, 동진쎄미켐, LX세미콘 등 반도체 주요 기업과 대책 회의를 열었다.특히 이번 포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조사한 한 보고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이 전 세계 반도체 소비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필요분의 10%만을 완전히 생산하고 있어 해외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관세 부과와 더불어 특정 반도체 공급망 부문에 투자하는 기업이 우대 관세를 받을 수 있도록 ‘관세 상계 프로그램(tariff offset program)’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은 미 행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미국 내로 가져오고 싶어 했던 것”이라며 “상호관세를 낮추며 35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미국 투자를 약속했지만, 반도체 관세에 한해서는 또 다른 요구가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대만은 TSMC가 신규 공장 5개 약속할 듯”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반도체 생산국은 한국, 대만, 일본 정도다. 반도체 관세에 대해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다른 어떤 국가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을 약속 받았다. 한국은 ‘미국과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보다 많은 국가(사실상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팩트시트에 명시했다. 한국이 미-대만 관세 협상을 주시하는 이유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무역 관료들이 15일경 미국에 도착해 조만간 무역 합의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여 본부장이 귀국 일정을 늦춰 미-대만 합의를 파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은 TSMC가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5개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것을 관세 합의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전문가들은 결국 미국이 한국에도 반도체 생산기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포고문은 미국에 생산시설을 더 많이, 더 빨리 지으라는 미 행정부의 압박”이라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 생산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수출용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반도체 전반에 대한 관세 부과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90일 내 각국과 협상을 개시해야한다는 타임라인도 제시했다. 반도체 기업들은 또다시 새로운 반도체 협상에 시동이 걸렸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합중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 반도체 제조 장비 및 그 파생제품의 수입 조정’이란 제목의 포고문을 내고 “해외 공급망 의존은 중대한 경제적 국가안보적 위험”이라며 반도체 관세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밝혔다. 포고문에는 미 상무장관이 보고한 2단계(phase) 권고 조치가 담겼다. 1단계는 해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시 중국 등 해외로 수출되는 반도체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AI칩인 ‘H200’, AMD ‘MI325X’의 중국 수출길을 터주는 대신, 미국에 세금을 낼 것을 요구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환영을 표하는 성명을 냈다. 문제는 2단계다. 포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장관은 관세율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보다 광범위한 반도체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했다”며 상무장관과 무역대표부에 “90일 이내에 반도체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했다. 이는 올 4월 14일까지 미국과 반도체 관세 협상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한국은 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당시 15%의 상호관세에 합의했지만 반도체와 관련해선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만 명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만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을 조건으로한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