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이수연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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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회부 사건팀 이수연입니다.

lotus@donga.com

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사회일반26%
사건·범죄24%
검찰-법원판결21%
정당7%
사고7%
인사일반3%
교육3%
정치일반3%
금융3%
노동3%
  • “버스 파업 몰랐다” 한파속 덜덜… “일당 털어 택시, 지각 면해”

    서울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4도였던 13일 오전 4시.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사는 청소 근로자 김모 씨(64)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매일 오전 4시 6분 시내버스를 타고 중구 서울역 인근 빌딩으로 향하던 그는 이날도 어김없이 길을 나섰지만 버스는 오지 않았다. 동료가 ‘오늘 시내버스가 파업한다’고 알려주기 전까지 1시간가량을 추위에 떨며 기다려야 했다. 김 씨는 “택시를 타고 출근해 가까스로 지각을 면했지만 일당에서 택시비를 빼면 남는 게 거의 없어 내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첫차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해 시내버스 약 7000대가 멈춰서면서 곳곳에서 ‘출퇴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파업이 출근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오전 1시 30분에야 결정된 탓에 회사원들은 대비할 틈도 없이 혼란을 겪었다. 통상임금 문제를 둘러싼 노사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시민의 고통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대혼란 출퇴근길에 시민 불편 극심 이날 오후 6시 반경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은 퇴근 인파로 가득했다. 에스컬레이터 앞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열차가 승강장에 있는 인원을 다 태우지 못한 채 출발하기도 했다. 지방 출장 후 돌아온 박현건 씨(33)는 “평소 시내버스를 이용하는데 파업한 줄 몰랐다”며 “도착 정보가 뜨지 않아 지하철로 왔다”고 말했다. 강남역도 인근 버스정류장은 텅 빈 반면 지하철 승강장은 붐볐다. 회사원 김모 씨(26)는 “내일도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재택근무를 해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했다. 출근길에도 지하철 승강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마포구에 사는 민소연 씨(24)는 “버스가 안 와 합정역으로 갔더니 사람이 가득해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택시를 잡는 데도 20분 넘게 걸렸다”고 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 회사원은 “서울에서 회의가 있어서 인천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택시가 안 잡힌다”며 발을 굴렀다. 병원 진료에 차질을 겪은 이들도 있었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성경희 씨(73)는 이날 오전 진료 예약 시간을 약 25분 앞두고 뒤늦게 서울역 인근에서 택시를 잡기 시작했지만 앞선 대기 인원만 60여 명이었다. 서초역 인근에서 만난 문혜선 씨(69)는 “2년 전에 병원 예약을 잡아뒀는데 하필 버스가 오지 않는다”며 발을 굴렀다.● 이미 최장시간 파업… 장기화 우려 서울 시내버스 전면파업은 2024년 3월 28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엔 오후 3시경 사측과 임금 인상 및 명절 수당 등에 합의하면서 파업이 11시간 만에 끝났다. 2012년 첫 파업은 2시간 20분간 지속됐다. 하지만 2004년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래 세 번째인 이번 파업은 한나절을 넘기며 최장시간 이어지고 있다. 노사 간 물밑 협상에도 진전이 없어 정상 운행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모든 게 불확실하고 노조가 어떤 요구를 할지, 언제 만날지, 어디까지 가능성을 열고 대응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파업으로 출근 시간대 시내버스 운행률은 7%에도 못 미쳤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운행 시내버스 수는 478대로 전체(7018대)의 6.8%에 불과했다. 일부 기사는 노조원이지만 버스를 운행했다. 서울시는 비상 수송 대책에 나섰다. 지하철 운행 횟수를 하루 172회 늘리고 출퇴근 혼잡 시간은 각각 1시간씩 연장했다. 막차는 오전 2시까지 운행한다. 혼잡한 역에는 질서 유지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비상 대기 열차 15편도 확보했다. 25개 자치구도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민관 차량 약 670대를 투입해 주요 거점과 지하철역 사이를 오갈 계획이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출근 시간 1시간 조정도 요청할 방침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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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지노로 눈 돌리는 ‘검은돈’… “수수료 35% 내도 코인보다 안전”

    “‘세탁비’는 원금의 35%입니다. 2000만 원부터 받습니다. 출처요? 걸릴 일 없어요.” 7일 텔레그램을 통해 접촉한 자금세탁 업자는 자신만만했다. 돈을 세탁하고 싶다는 취재팀의 요청에 그는 ‘카지노 정킷’을 추천했다. 가상화폐(코인)를 거치는 방법보다 안전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직접 만나서 현금을 건네거나 대포통장으로 돈을 보내면 30분 안에 ‘세탁된 돈’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고율의 수수료는 범죄의 흔적을 지워주는 대가이자,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익명성 프리미엄’의 가격표였다. 또 다른 업자는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며칠씩이나 걸리는 게 무슨 세탁이냐”며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빠르게 해주겠다”고 했다. 세탁 금액이 많을수록 수수료를 깎아준다고도 안내했다. 2억 원 미만엔 30%를 적용하지만, 그 이상부터는 3%만 떼는 ‘벌크 할인’을 적용해 주기로 했다. 취재팀이 접촉한 자금세탁 업자 5명은 최소 3%에서 최대 40%의 수수료를 제시하며 ‘검은돈’ 세탁을 홍보했다.● 폭행 신고한 ‘피해자’는 카지노 세탁 총책이었다 최근 국내에서 검거된 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세탁 총책 사건은 제주 등 국내의 카지노가 결코 검은돈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줬다. 발단은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8시 10분경 112로 접수된 폭행 신고였다. 신고자는 “사람들에게 맞고 1000만 원가량을 뺏겼다”고 했다. 출동한 경찰의 눈에 비친 현장은 평범한 폭행 사건처럼 보였다. 하지만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32세 중국인 남성의 가방에는 신고 금액의 8배에 달하는 8000만 원 상당의 현금 다발이 들어 있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신고자를 향해 “저 사람이 보이스피싱 총책이고, 제주 등 한국 카지노에서 돈을 세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정적 단서는 현금을 묶은 띠지였다. 발견된 현금다발의 띠지가 이미 입건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익금 띠지와 일치했다. 서울경찰청 김포공항경찰대 등 경찰 수사 결과 이 중국인 남성은 실제로 카지노를 중심으로 보이스피싱 수익금을 세탁하는 총책이었다. 그는 합법적인 외국인 등록증을 소지한 채 국내 카지노를 자유롭게 오가며 범행을 저질렀다. 다른 수거책들로부터 보이스피싱 수익금을 챙긴 뒤 매주 제주 등 국내 카지노를 방문해 자금을 세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카지노 칩으로 바꿨다가 다시 현금으로 환전하는 수법으로 검은돈을 탈바꿈한 것이다. 경찰은 중국인 남성을 구속해 지난해 12월 중순 검찰에 송치했다.● ‘투명한’ 코인의 배신… 왜 다시 아날로그인가 카지노를 통한 돈세탁은 새로운 수법은 아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2009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된 수법은 현금을 칩으로 바꿔 판돈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게임은 거의 하지 않고 다시 현금화한다. 수천∼수억 원대 큰 금액을 한 번에 환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감시를 피하고자 수백만 원대 소액으로 쪼개기도 한다. 범죄 조직이 다시 카지노라는 고전적인 수법으로 회귀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최첨단 기술인 코인의 ‘투명성’ 때문이다. 과거 코인은 익명성의 상징이었지만 수사 기법도 발전하면서 수사기관에 가장 명확한 증거를 제공하는 ‘디지털 족적’이 됐다. 현재 수사기관은 ‘온체인 데이터 분석(On-chain Analysis)’ 기술을 활용한다. 블록체인의 모든 거래 내역은 공개된 장부에 영구 기록되는데, 수사당국은 특정 범죄 지갑에서 나간 코인이 어느 거래소로 흘러가는지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특히 여러 주소를 하나로 묶어 분석하는 ‘클러스터링’ 기법과, 코인의 출처를 섞어버리는 ‘믹싱’ 수법을 무력화하는 알고리즘이 도입되면서 꼬리를 잡히는 사례가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미국과 영국 검찰은 범죄조직이 보유한 비트코인 약 12만7000개를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시가로 약 150억 달러(약 22조 원), 비트코인 전체 유통량 1.2%에 달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 압수다. 이번 조치는 코인의 블록체인 기술 등이 수사망에 편입됐음을 보여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주에서는 크라운 카지노 한 곳에서만 약 60조 원에 달하는 의심 거래가 적발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코인을 추적해 범죄자를 체포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코인 수신 주소를 변경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이를 통해 17억 원어치 코인을 빼돌린 혐의로 리투아니아인을 조지아에서 검거해 한국으로 송환,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내 코인 거래소는 물론이고 해외 국가 6곳과 기업 6개를 조사해 추적에 나선 결과 그를 체포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수사기관이 코인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코인만으로 돈세탁하기에는 (범죄 조직의) 부담이 커졌다”며 “카지노는 구조적으로 고액 현금 유입 및 유출이 가능하기에 다시 대체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도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을 통해 코인 사업자에 대한 규율 체계를 강화하고,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검사·제재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최근 증가하는 초국경 범죄와 중대 민생침해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FATF 기준에 맞추겠다는 취지다.● 4200억 위반에 과징금은 0.1% 문제는 ‘솜방망이’ 처분이 카지노에 검은돈이 몰리는 걸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카지노 업체 11곳 중 10곳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업체의 불법 환전 금액은 총 4196억 원에 달했다. 현행법에 따라 카지노 업체는 ‘카지노 환전영업자’로 등록한 뒤 환전할 수 있다. 카지노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등이 외화를 원화로 교환한 뒤 게임에 필요한 칩을 사는 구조다. 그러나 적발된 업체들은 환전 과정에서 신고 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장부를 거짓으로 작성해 범죄 자산의 유입을 사실상 방치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에 부과된 과징금은 5억87만 원으로 0.12% 수준에 불과했다. 일부 업체는 과징금이 위반 금액과 비례하지 않았다. 한 업체는 1090억 원을 불법 환전했지만, 과징금은 약 2500만 원에 불과했다. 그에 반해 위반 금액이 590억 원이었던 한 업체는 과징금으로 6800여만 원이 부과됐다. 카지노 업체 입장에서는 자금세탁 업자 역시 환전 수수료를 내는 ‘VIP 고객’인 셈이며, 걸려도 과징금보다 수익이 크니 적극적으로 업자를 걸러낼 유인이 없다. 이는 글로벌 추세와 정반대다. 해외 규제 당국은 카지노가 돈세탁을 방치하면 기업이 휘청일 정도의 제재를 가한다. 싱가포르는 자금세탁 방지 의무 위반 시 카지노 수익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네바다주 도박 규제 당국은 자금세탁 방지 규정을 위반한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카지노 업체 ‘시저스 팰리스’에 약 112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적발 금액의 3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더 큰 문제는 감시의 공백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관세청의 카지노 환전 검사 실적은 ‘0’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인력 부족을 핑계로 당국이 눈을 감은 사이, 카지노 환전소가 통제 불능의 구역이 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누진 과징금 도입하고 전문 인력 투입해야” 전문가들은 지금의 정액제 과징금을 위반 규모에 비례하는 ‘누진제’로 즉각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위반 금액과 상관없이 미미한 과징금만 내면 되는 구조는 범죄를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불법 거래가 집중된 업체에는 영업정지 등 치명적인 행정 처분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해 온 자금세탁방지(AML) 점검에 금융·수사 경험을 갖춘 전문 인력을 투입하자는 제언도 나온다. 현재 제주도 등이 1000만 원 이상 고액 현금 거래 보고나 고객 확인 의무 이행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지만, 여기에 전문 인력을 상시 배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준배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자금세탁은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짧은 편”이라며 “FIU에서 신고된 이상 보고를 곧바로 경찰이 수사하는 등 국가가 빠르게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측은 “(관세청에) 적발된 위반 업체들은 외화 환전 시 경미한 행정 절차를 위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카지노 업계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함에 따라 고객확인(KYC) 및 의심거래보고(STR) 시스템 등이 정상 작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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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안전한 경유지”… 자금세탁 거점으로 전락할 우려

    중국이 카지노를 강도 높게 단속한 이후 갈 곳을 잃은 지하 자금이 캄보디아 등 동남아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가시화된 가운데, 한국도 그중 하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인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 카지노와 선진화된 금융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동남아의 무법지대보다 더 정교한 ‘세탁’을 원하는 국제 조직범죄의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발간한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마카오 정킷 산업을 초토화한 이후 불법 자금의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정킷은 도박업자가 카지노 공간을 빌려 거액의 자산가를 유치하는 폐쇄적 구조로, 그간 중국 고위층과 범죄 조직의 주된 자금 탈출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14년 235곳에 달하던 마카오의 허가 정킷 수는 지난해 36곳으로 급감했고, 실제 운영 중인 곳은 10여 곳에 불과하다. 마카오에서 밀려난 자금은 먼저 규제가 느슨한 동남아 메콩강 유역 국가인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으로 흘러 들어갔다. 빠른 디지털화와 대규모 불법 경제가 맞물려 카지노 산업과 조직범죄가 결합하기 쉬운 환경을 갖췄다. UNODC는 이 지역에 340개가 넘는 온·오프라인 카지노가 난립하며 보이스피싱, 불법 온라인 도박, 인신매매와 결합한 ‘거대 범죄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UNODC는 동남아 지역이 이러한 조직범죄의 핵심 ‘시험장’이 되고 있다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전례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여파가 전 세계에 미칠 것이라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자금세탁을 시도하는 국제 범죄자는 한국을 최종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이 지닌 국제적인 청정 이미지를 역이용해, 자금을 최종 종착지로 밀반입하거나 송금할 때 의심을 피하기 유리하다는 점을 노린다는 얘기다.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연구소장은 “자금세탁을 하려는 이들을 상시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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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보다 돈세탁 안전”… 검은돈 다시 카지노로

    각종 범죄와 연관된 ‘검은돈’이 국내 카지노로 모여들고 있다. 최근 범죄 조직들이 가상화폐(코인)를 통해 범죄 수익을 세탁하던 수법을 써오다 수사기관의 디지털 추적 기술이 발달하자 다시 카지노를 통한 돈세탁으로 돌아선 것. 동아일보가 접촉한 자금세탁 업자들은 “코인보다 카지노 정킷방(고액 VIP 전용 도박장)이 더 안전하다”며 “수수료만 주면 현금을 ‘세탁된 돈’으로 바꿔 주겠다”고 했다. 이들이 요구한 수수료는 최대 40%에 이르렀다. 범죄 흔적을 지워 수사망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대가였다. 이 같은 범죄 수익 세탁 방식이 늘어나면서 한국도 더 이상 자금 세탁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제주 등 국내 카지노를 오가며 보이스피싱 수익금을 세탁한 중국인이 붙잡히면서 국내 카지노가 검은돈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문제는 이를 막을 수 있는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2024년 국내 카지노 업체들의 불법 환전 금액은 4196억 원에 달했지만, 부과된 과징금은 위반 금액의 0.1% 남짓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위반액에 비례한 과징금 누진제 도입, 자금세탁방지(AML) 점검을 위한 전문 인력 투입 등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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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용번호 ‘3617’ 尹, 꾸벅꾸벅 졸다가 실소 터트리기도

    9일 오전 9시 22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넥타이 없는 흰색 셔츠에 남색 정장 재킷을 입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들어섰다.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3617’이 쓰인 명찰이 달려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손에 노란 서류 봉투를 든 채 재판부에 목례를 한 뒤 방청석을 한 차례 둘러보고 피고인석으로 향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 측 좌석 두 번째 줄 가장 좌측에 앉아 재판에 참석했다. 윤 전 대통령 오른편에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가 앉아 재판 도중 윤 전 대통령과 수시로 이야기를 나눴다. 전직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었지만 변호인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윤 전 대통령은 고개가 셔츠에 파묻히도록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였다. 또 수시로 재판 도중 변호인들에게 귓속말을 하거나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에서 “이걸 왜 못마땅해할까. 반대한민국 세력, 반헌법 세력들이 아닌가”라며 비상계엄 준비 태세 유지가 정당한 직무수행이었다는 식의 발언을 할 때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피고인들은 긴장한 듯 굳은 표정으로 재판에 참석했다. 피고인 측 좌석 가장 앞줄에 앉은 김 전 장관은 꼿꼿이 허리를 세운 채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뒷줄에 앉아 있던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남색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변호인의 발언을 들었다. 417호 대법정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해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았던 곳이다. 30년 전인 1996년 검찰은 이곳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여기에 과거 윤 전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 재학 중 모의재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실이 더해지면서 전직 대통령의 수난사가 또다시 화제가 됐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역사의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쓰기도 했다. 이날 417호 법정에는 방청석 36개, 별도 중계법정에는 90개의 방청석이 마련됐다. 방청석 대다수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찼고, 이들은 재판 도중 변호인들의 발언을 듣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중앙지법 내부에는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대기하는 인원 약 80명이 보안검색대 앞에서 2열로 줄을 이뤘다. 서울중앙지법 바깥에서는 상반된 성격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자유와희망’과 ‘자유대한국민연대’ 등은 이날 오전 9시경 정곡빌딩 남관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의 무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계엄 합법”, “내란 무죄”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같은 시각 맞은편에서는 진보 성향 시민단체 등이 집회를 열고 “윤석열 사형” 등을 외쳤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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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리츠증권 압수수색… 미공개정보 활용 주식 매수 의혹

    검찰이 메리츠화재 전직 사장 등이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사들여 시세 차익을 얻은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임세진)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메리츠화재 전 사장과 상무급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메리츠금융지주의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합병 발표 정보를 미리 알고 가족 계좌를 동원해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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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공개 정보로 시세 차익 얻었나…메리츠증권 압수수색

    검찰이 메리츠화재 전직 사장 등이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사들여 시세 차익을 얻은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섰다.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임세진 부장검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해 7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메리츠화재 전 사장과 상무급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메리츠금융지주의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합병 발표 정보를 미리 알고 가족 계좌를 동원해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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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중협박죄 신설에도 ‘테러 협박 글’ 기승…경찰 “모두 손배청구”

    ‘충북 청주시 고속철도(KTX) 오송역에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취지의 글을 쓴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8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공중협박 혐의로 30대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은 6일 오전 4시 24분경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발물로 추정되는 사진을 첨부한 뒤 ‘ㅇㅅ(오송)에 이거 터트리면 되겠다’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특공대와 소방 인력이 1시간 40분가량 오송역 일대를 수색했으나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다.이런 허위 테러 예고 글은 올해 들어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5일엔 KT 휴대전화 개통 상담 게시판에 ‘경기 성남시 KT 본사에 폭탄을 설치했으며 오후 9시에 폭파할 예정’이라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에는 전북 전주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건물을 테러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한 사이트에 게시됐다. 지난해 3월 18일 이런 테러·협박범에게 최대 5년의 징역이나 2000만 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공중협박죄가 신설됐지만 이처럼 허위 테러 글은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중협박죄 신설 이후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총 193건의 관련 사건이 발생했다. 130명(139건)이 검거됐으며 이 중 99명이 송치됐다.허위 테러 협박이 끊이지 않으면서 경찰은 모든 협박 건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사회 안전망을 교란하는 공중협박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벌하고 모든 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간 경찰은 허위 협박으로 인한 대규모 경찰 인력 투입 등이 있었던 경우에만 손해배상을 청구해왔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폭파 협박 사건과 9월 경기 성남시 야탑역 살인 예고 사건의 피의자들을 상대로 각각 1256만 원과 55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경찰 투입 비용, 백화점 영업 중단 등 구체적으로 발생한 민사상 손해까지를 모두 고려해 가해자에게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하면 유사 범죄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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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道 음주사고 수습하던 경찰, 졸음운전 차량에 참변

    고속도로에서 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가 졸음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4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3분경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분기점(JC) 인근에서 사고 수습 중이던 현장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덮쳐 이승철 경정(55)과 30대 견인차 기사가 숨지고 9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선 전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이 경정 등이 앞서 발생한 음주운전 차량과 다른 차량의 추돌 사고를 조사하고 있었다. 1차로에 서 있던 음주운전 차량을 뒤따르던 다른 차량이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나자 도로 일부를 통제하고 조사를 한 것. 폐쇄회로(CC)TV 등에 따르면 사고 수습이 진행되는 1차로와 갓길에는 사고를 알리는 경광등과 불꽃 신호기가 선명하게 켜져 있었다. 하지만 뒤따라오던 SUV 운전자(38)는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채 사고 수습 현장으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이 경정과 견인차 기사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구급대원 2명과 SUV 운전자, 그의 가족 4명, 1차 사고 당시 각 차량에 타고 있던 2명 등 모두 9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급대원 중 1명은 중상을 당해 응급수술을 받았다. SUV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졸음운전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간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는 9559건, 사망자는 252명에 달한다. 숨진 이 경정은 1997년 순경으로 임용된 29년 차 베테랑으로, 평소 책임감이 강해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2024년 경감으로 승진하며 고속도로순찰대로 자리를 옮긴 고인은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고속도로를 지켜왔다. 한 동료는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동료를 챙기던 분이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을 위해 헌신하다 떠난 모습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경찰청은 그를 경감에서 경정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고, 행정안전부는 5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할 예정이다. 이 경정의 영결식은 6일 전북경찰청장장(葬)으로 엄수된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와 1남 1녀가 있다.고창=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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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명 사상’ 70대 택시기사 모르핀 검출… “사고 영향여부 조사”

    2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택시를 몰다 14명의 사상자를 낸 70대 택시 운전사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고 직후 이 운전자에 대한 약물 간이 검사에서 모르핀 성분이 검출돼 경찰은 약물 복용이 사고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정밀 분석과 경위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운전자, 모르핀 검출… 국과수 정밀검사 4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약물운전) 등 혐의로 70대 택시 운전사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2일 오후 6시 7분경 종각역 인근에서 택시를 몰다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치는 다중 추돌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사고 차량은 2022년 9월 등록된 이후 이번 사고 전까지 총 4건의 사고 이력이 있었다.경찰이 사고 직후 실시한 간이 검사 결과 운전자의 몸에서는 모르핀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감기약이나 진통제 등 처방약을 장기 복용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감기약에 포함된 코데인 등 성분은 대사 과정에서 모르핀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음주 수치는 나오지 않았고 운전자는 조사에서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40대 여성의 빈소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지인 등에 따르면 숨진 여성은 인근 은행에서 근무했고, 사고 당일 퇴근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격 검사 강화하고 약물 운전 기준 만들어야”이번처럼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내 택시 사고 1986건 가운데 60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1647건(82.9%)이었다. 전국 택시 운전사 23만7442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11만7031명(49.3%)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24년 4만2369건으로 2020년(3만1072건) 대비 36.6%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고령 택시 운전사의 자격 관리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65세 이상 버스·택시·화물차 운전사가 운전에 필요한 인지 및 신체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자격유지 검사’를 실시한다. 65∼69세는 3년마다, 70세 이상은 매년 받는다. 하지만 그동안 합격률이 평균 97.5%에 달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5일부터 판정 기준을 강화해 운영 중이다. 기존엔 7개 항목 중 2개 이상에서 최하인 5등급(불량)을 받아야 탈락했지만 이제는 사고 관련성이 높은 4개 항목 중 4등급(미흡)이 2개 이상만 나와도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 75세 이상의 경우 병원 진단서로 검사를 대신하는 것도 금지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령화 추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 촘촘한 기준이 마련돼야 고령 운전자들을 포함한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4등급 1개만으로도 통과되는 현재의 기준이 인지 기능 저하를 완벽히 걸러내기엔 부족하다는 것.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운전 능력 평가 외에도 의료진 등 전문가의 진단을 종합해 운전 적합성을 판단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 운전자에게 특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 운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자는 제언도 나온다. 현재는 처방 단계에서 약물 복용 후 얼마간 운전해선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고지하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과 독일은 향정신성의약품 복용 후 24시간, 호주는 12시간 동안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과 교수는 “고령 운전자는 노화로 인해 반응 속도가 저하돼 청년층보다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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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 위한 ‘청춘극장’ 폐관, 우린 어디로”

    “안식처이면서 희망 같은 장소였는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2026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실버영화관 ‘청춘극장’ 앞을 한참 서성이던 이기춘 씨(82)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청춘극장은 전날 폐관했지만 이 씨처럼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어르신들은 문 앞에서 머뭇거리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2010년 문을 연 청춘극장이 지난해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청춘극장은 서울시 지원으로 민간이 위탁 운영해 온 고령층 전용 문화공간으로, 2000원의 입장료만 받고 고전영화 상영과 노래교실 등을 운영해 어르신들의 문화 통로 역할을 해왔다. 남진, 조영남 등이 무대에 올라 관람객과 호흡했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와 청춘극장 위탁 운영사 등에 따르면 청춘극장 관람객은 2023년 4만4238명, 2024년 5만3208명, 지난해 11월 4만8193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운영을 맡아 온 업체 측은 “대관료는 상승하는데, 서울시 지원 예산은 계속 줄어들면서 더 이상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운영사에 따르면 지원 예산은 2024년 6억6200만 원에서 지난해 5억9500만 원, 올해 5억 원 등으로 축소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고령층 대상으로 고전 영화를 틀어주는 유사 사업이 많고, 그나마 (청춘극장은) 영화 관람객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예산을 조정했다”라며 “다른 운영사를 선정해 악기와 연극 등을 가르치는 참여형 ‘누구나 청춘무대’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다. 청춘극장을 10년간 빠지지 않고 다녔다는 심상애 씨(77)는 “사람도 만나고 노래도 듣던 삶의 낙인 공간이 사라져 일상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문했는데 문이 닫혀 있어 쓸쓸하다”고 했다. 극장 경비원으로 3년째 일했다는 공성호 씨(64)도 “이곳은 단순한 영화관이 아니라 어르신들 삶의 리듬이었다”면서 “토요일이면 가수 공연에 춤추고 가래떡 굽는 냄새에 웃음이 가득했다”며 섭섭함을 전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식적인 관계 형성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해 생활 밀착형 문화·복지 공간을 지속해서 보존하고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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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성범죄 보호관찰 처분 年 1만건… 관찰관 부족에 관리 ‘구멍’

    지난해 12월 3일 경남 창원시의 한 모텔에서 중학생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26)는 과거 아동 성범죄로 5년 동안 복역하고 지난해 6월 출소해 보호관찰을 받던 중이었다. 하지만 국가의 감시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그는 거주지로 신고한 고시텔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생활하며 범행을 준비했지만 담당 보호관찰소와 보호관찰관은 이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그는 범행 수 시간 전 이별을 통보한 여성의 주거지에 흉기를 들고 찾아갔다가 경찰에 임의동행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그가 보호관찰 대상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보호관찰관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흉기 소지와 협박 신고라는 명백한 재범 위험 신호가 포착됐음에도 기관 간 공조 부재로 인해 참극을 막지 못한 것. 아무런 제재 없이 풀려난 그는 곧바로 다시 흉기를 구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성범죄 보호관찰 늘지만 인력 제자리 그처럼 성범죄를 저질러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범죄자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보호관찰관은 늘지 않아 재범 고위험군을 놓치는 등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호관찰은 성범죄 등으로 징역을 살고 출소했거나 집행유예, 가석방 등으로 풀려난 범죄자가 재범하지 않도록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을 받는 제도다. 전자발찌 착용이나 주거지 제한, 음주 제한 등을 지키지 않으면 집행유예 취소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1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성범죄로 인해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사건은 9993건이다. 2021년 8525건 대비 17.2% 증가했다. 성범죄를 포함한 전체 보호관찰 대상 사건은 매년 9만 건을 웃돈다. 문제는 보호관찰 대상 범죄가 스토킹, 마약, 음주운전 등으로 계속 넓어지는 반면 이들을 관리할 인력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보호관찰소 근무 인력은 총 1852명으로 보호관찰관 1명당 98.3건을 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2.4건의 3배가 넘는다. 자연히 보호관찰관이 관찰 대상자를 면밀히 살피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단기간에 전자감독, 고위험 대상과 관리 등 많은 보호관찰 제도를 도입했다”며 “그러나 이에 따른 인력 확충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관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장 통제권 없는 ‘종이호랑이’인력 부족보다 더 심각한 것은 현장에서 보호관찰관이 행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상자를) 강제로 등록된 주거지에 데려올 권한은 없고, 위반 정도가 중할 경우에만 집행유예 취소를 신청하거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보호관찰관의 67.5%가 대상자로부터 욕설이나 협박, 모욕적인 행위를 당했다. 실제로 현장에선 부실한 보호관찰이 치안 공백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7월 인천에서는 강간상해죄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후 전자발찌를 차고도 외출·음주 제한 명령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50대 남성이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2023년 10월에는 강도상해죄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40대가 ‘특정 시간대의 외출 금지’ 준수 사항을 여러 차례 어기고 보호관찰관에게 욕설하는 등 감독에 불응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전문가들은 해외 보호관찰 제도를 참고해 재범 예방의 사각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영국의 경우 재범 위험이 높게 평가된 범죄자의 위치를 보호관찰 당국과 경찰이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가석방 기간에 준수 사항을 위반하면 24시간 안에 재구금하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 미국 네바다주에서는 성범죄자 보호관찰관이 비상시 영장 없이도 대상자를 압수수색하거나 체포할 수 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재범 위험 예측 능력을 높이고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을 활용한 감시·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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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극장’ 문 닫아…“이제 어디로 가나” 어르신들 아쉬움

    “안식처이면서 희망 같은 장소였는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2026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실버영화관 ‘청춘극장’ 앞을 한참 서성이던 이기춘 씨(82)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청춘극장은 전날 폐관했지만 이 씨처럼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어르신들은 문 앞에서 머뭇거리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2010년 문을 연 청춘극장이 지난해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청춘극장은 서울시 지원으로 민간이 위탁 운영해 온 고령층 전용 문화공간으로, 2000원의 입장료만 받고 고전영화 상영과 노래교실 등을 운영해 어르신들의 문화 통로 역할을 해왔다. 남진, 조영남 등이 무대에 올라 관람객과 호흡했던 곳이기도 하다.서울시와 청춘극장 위탁 운영사 등에 따르면 청춘극장 관람객은 2023년 4만4238명, 2024년 5만3208명, 지난해 11월 4만8193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운영을 맡아온 업체 측은 “대관료는 상승하는데, 서울시 지원 예산은 계속 줄어들면서 더 이상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운영사에 따르면 지원 예산은 2024년 6억6200만 원에서 지난해 5억9500만 원, 올해 5억 원 등으로 축소됐다.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고령층 대상으로 고전 영화를 틀어주는 유사 사업이 많고, 그나마 (청춘극장은) 영화 관람객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예산을 조정했다”라며 “다른 운영사를 선정해 악기와 연극 등을 가르치는 참여형 ‘누구나 청춘무대’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다.청춘극장을 10년간 빠지지 않고 다녔다는 심상애 씨(77)는 “사람도 만나고 노래도 듣던 삶의 낙인 공간이 사라져 일상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문했는데 문이 닫혀 있어 쓸쓸하다”고 했다. 극장 경비원으로 3년째 일했다는 공성호 씨(64)도 “이곳은 단순한 영화관이 아니라 어르신들 삶의 리듬이었다”며 “토요일이면 가수 공연에 춤추고 가래떡 굽는 냄새에 웃음이 가득했다”며 섭섭함을 전했다.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식적인 관계 형성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해 생활 밀착형 문화·복지 공간을 지속해서 보존하고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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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복귀 첫날부터 집회-시위도 옮겨와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복귀한 첫날인 29일, 청와대 인근에서는 집회와 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한 뒤 한동안 잠잠했던 시위가 재개되자 주민들은 교통 불편과 소음 문제를 우려했지만, 상인들은 청와대 근무 인력 복귀에 따른 특수를 기대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 일대에는 총 5건의 집회와 시위가 신고됐다. 오전 10시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50여 명은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사랑채까지 삼보일배를 하며 행진했다. 시위에는 청와대 개방 시기에 미화, 조경, 안내 업무를 맡았던 근로자들이 참여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복귀로 해고될 위기에 처한 이들은 “대통령이 사용자다. 고용 보장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31일까지 매일 오전 청와대 앞 시위를 예고했다. 또 이날 청와대 앞에선 10월 정부의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피해 숨어 있다가 추락사한 베트남 이주노동자 고(故) 뚜안 씨를 추모하기 위한 시위와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 등도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청와대 복귀) 첫날이니 대통령 만나려고 여기에 온 것”이라며 “대통령이 나서서 문제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긴 이후 약 43개월 동안 사라졌던 집회와 시위가 재개되자 주민들은 우려를 표했다. 부암동에서 40년 넘게 거주했다는 차모 씨(81)는 “(대통령이 청와대로) 오자마자 시끄러워져 걱정이다”라고 했고, 주민 조모 씨(71)는 “주말에는 (시위로) 대중교통이 아예 못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인근 식당가에선 청와대 이전에 따른 특수를 기대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광재 씨(63)는 “청와대 근무자와 경찰 기동대 등이 돌아온 만큼 안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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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노트북 자체 포렌식 숨겼다…경찰 “조작땐 엄중처벌”

    경찰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증거 조작이나 허위 자료 제출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도 범정부TF 회의를 열고 쿠팡 사건과 관련해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간담회에서 “(쿠팡이) 허위·조작된 자료를 제출하는 등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혐의는) 증거인멸이나 공무집행방해 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은 고객 정보를 유출한 중국 국적의 전직 직원을 자체적으로 특정한 뒤 중국 현지에서 잠수부를 투입해 해당 직원이 버린 노트북을 찾아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쿠팡은 해당 노트북 등을 임의 제출하며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자료를 확보하게 된 경위만 진술했을 뿐 노트북에 대해 자체 포렌식을 진행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이례적인 사례로 보인다”면서도 “경찰 수사는 경찰이 확보한 증거와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어서, 현재로선 수사 방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제출 받은 노트북 외에도 쿠팡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피의자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2020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였던 장덕준 씨의 사망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 대한 수사는 서울경찰청이 맡는다. 정부도 이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하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종합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TF에는 국가정보원, 경찰청,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과기정통부, 개인정보위 등이 참여했다. 우선 과기정통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는 3000만 건 이상으로 추정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조사한다. 또 과기정통부는 사고 원인과 쿠팡의 보안 문제점을, 금융위는 쿠팡의 부정 결제 가능성과 고금리 대출 관행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 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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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쿠팡, 노트북 자체 포렌식 안밝혀…증거 조작땐 엄정 조치”

    경찰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증거 조작이나 허위 자료 제출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도 범정부TF 회의를 열고 쿠팡 사건과 관련해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간담회에서 “(쿠팡이) 허위·조작된 자료를 제출하는 등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혐의는) 증거인멸이나 공무집행방해 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은 고객 정보를 유출한 중국 국적의 전직 직원을 자체적으로 특정한 뒤 중국 현지에서 잠수부를 투입해 해당 직원이 버린 노트북을 찾아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쿠팡은 해당 노트북 등을 임의 제출하며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자료를 확보하게 된 경위만 진술했을 뿐 노트북에 대해 자체 포렌식을 진행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이례적인 사례로 보인다”면서도 “경찰 수사는 경찰이 확보한 증거와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어서, 현재로선 수사 방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제출 받은 노트북 외에도 쿠팡 본사 등을 압수수색 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피의자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이와 별도로 2020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였던 고 장덕준 씨의 사망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 대한 수사는 서울경찰청이 맡는다. 정부도 이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하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종합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TF에는 국가정보원, 경창철,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과기정통부, 개인정보위 등이 참여했다. 우선 과기정통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는 3000만 건 이상으로 추정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조사한다. 또 과기정통부는 사고 원인과 쿠팡의 보안 문제점을, 금융위는 쿠팡의 부정 결제 가능성과 고금리 대출 관행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 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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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관광객 맞이하던 근로자 “대통령 복귀로 해고될 판” 시위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복귀한 첫날인 29일, 청와대 인근에서는 집회와 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한 뒤 한동안 잠잠했던 시위가 재개되자 주민들은 교통 불편과 소음 문제를 우려했지만, 상인들은 청와대 근무 인력 복귀에 따른 특수를 기대했다.경찰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 일대에는 총 5건의 집회와 시위가 신고됐다. 오전 10시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50여 명은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사랑채까지 삼보일배를 하며 행진했다. 시위에는 청와대 개방 시기에 미화, 조경, 안내 업무를 맡았던 근로자들이 참여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복귀로 해고될 위기에 처한 이들은 “대통령이 사용자다. 고용 보장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31일까지 매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예고했다.또 이날 청와대 앞에선 10월 정부의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피해 숨어 있다가 추락사한 베트남 이주노동자 고(故) 뚜안 씨를 추모하기 위한 시위와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 등도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청와대 복귀) 첫날이니 대통령 만나려고 여기에 온 것”이라며 “대통령이 나서서 문제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긴 이후 약 43개월 동안 사라졌던 집회와 시위가 재개되자 주민들은 우려를 표했다. 부암동에서 40년 넘게 거주했다는 차모 씨(81)는 “(대통령이 청와대로) 오자마자 시끄러워져 걱정이다”고 했고, 주민 조모 씨(71)는 “주말에는 (시위로) 대중교통이 아예 못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반면 인근 식당가에선 청와대 이전에 따른 특수를 기대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광재 씨(63)는 “청와대 근무자와 경찰 기동대 등이 돌아온 만큼 안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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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안공항 참사 1년…유족들 “정부 조사 불신·자료 비공개에 분통”

    둔덕 앞에 선 아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직접 마주한 구조물은 정부 설명과 달리 거대한 ‘콘크리트 벽’에 가까웠다. 지난해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이준화 씨는 사고 현장을 본 순간 상주(喪主) 대신 조사관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다른 유가족과 함께 레이저 측정기를 들고 현장을 돌며 사고 현장을 기록했다. 그렇게 1년간 모으고 써 내려간 자료만 2500여 장에 달한다.2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 씨는 “정부가 자료를 제대로 공개하지도 않고 공식적인 사고 원인도 밝히지 않아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사고 초기 국토교통부가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은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등 입장을 밝혔지만, 이 씨가 현장에서 확인한 사실은 정반대였다. 의문이 쌓이면서 그는 점차 정부 조사를 믿지 못하게 됐다.179명이 세상을 떠난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흘렀지만, 취재팀이 만난 유족 7명은 “조사 주체인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소통이 일방적”이라고 지적했다. 박인욱 씨(69)는 당시 참사로 부인, 외동딸과 사위, 손자·손녀 등 가족 5명을 잃고 홀로 남겨졌다. 사고 이후 매일 공항을 지키는 박 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 활주로 끝에 놓인 로컬라이저를 찾는다. 혹여 바뀐 게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박 씨는 “투명한 자료 공개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공항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유족의 불신은 정부의 ‘깜깜이 조사’에서 비롯됐다. 특히 올 7월 정부의 엔진 정밀조사 결과 발표 추진 과정을 지켜보며 더욱 깊어졌다. 당시 사조위는 ‘조종사 과실’ 등을 중심으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근거가 부실하다”는 유족의 반발에 언론 브리핑을 취소했다. 정부는 엔진 정밀 분석 보고서와 사고기 음성기록장치(CVR), 비행기록데이터(FDR) 등 정보도 유족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족들은 “무엇이 밝혀졌고 무엇이 가려졌는지조차 알 수 없는 ‘지옥의 1년’을 보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조사가 제자리를 맴도는 사이 다른 공항의 위험도 그대로다. 무안공항처럼 항공기와 충돌할 경우 대형 참사를 유발할 수 있는 구조물이 방치된 전국 7개 공항 중 5곳은 여전히 시설 개선 공사를 마치지 못한 상태다.● “원문 보고서 공개하라” 거리에 나선 유족들참사로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였던 딸을 잃은 윤순한 씨(59)는 ‘왜 사고가 났을까’라는 의문이 지난 1년간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다고 했다. 당시 큰 딸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은 윤 씨는 손이 떨려 운전대를 잡을수 없었다. 친구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착한 공항은 이미 울음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아수라장이 된 그 곳에서 윤 씨는 생전 처음으로 사돈을 만났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상견례를 마친 두 부모는 몇 날 며칠을 함께하며 사고 원인 규명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윤 씨는 사고가 나기 불과 2주 전 같은 비행기를 타고 태국 방콕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본인이 해당 비행기를 탔을 당시 착륙할 때도 덜컹거림이 심했다며 기체 결함을 의심했다. 24일 오후 광주 북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윤 씨는 “의구심을 풀어 줄 자료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니 정부 조사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실제로 사조위는 7월 조사 내용 일부를 발표하려다 유족 제지 등을 이유로 취소했다. 당시 사조위가 발표하려던 내용에 “오른쪽 엔진 손상이 심했음에도, 조종사가 왼쪽 엔진을 껐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특히 엔진 제조사인 미국 업체 측의 분석에만 의존해 기체 자체의 결함 가능성을 원천 배제하고 조종사 과실로 사고 원인을 몰아가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유족들이 엔진 결함 여부 등이 담긴 원문 보고서 공개를 요청했지만, 사조위는 영업 비밀과 국제 관례를 이유로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답답한 조사 과정 탓에 ‘거리의 투사’가 된 유족들도 있다.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인근에서 만난 고재승 씨(43)는 이날도 시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고로 부모를 잃은 고 씨는 “국가 책임이 걸린 시설물 문제나 조사 과정은 덮어둔 채 개인 과실만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근무했던 그는 올 7월부터 약 6개월 간 휴직 중이다. 국토부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일이 종종 생겨 심적 부담이 컸던 탓. 고 씨는 “사고 책임이 국토부에도 있는데 함께 일하니 ‘가해자’와 함께 일하는 기분이라 힘들었다”며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때까지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참사 이후 서득호 씨(43)의 삶은 ‘아버지의 삶’이 됐다. 서울에서 IT 업계에서 일하던 그는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광주로 내려왔다. 아버지가 손수 직접 지은 집, 타고 다니던 차, 손길이 묻은 물건들까지. 24일 오전 광주 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 씨는 “‘아버지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며 난관을 헤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1년간 정부의 대응을 지켜봐온 그는 사조위의 소통 방식을 지적했다. 서 씨는 “정부에서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자료 공개를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러한 정보 공개 문제 지적에 대해 국토부와 사조위는 블랙박스 기록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상 보안 유지 대상이고 보고서엔 영업 비밀이 포함돼있어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조사위 독립성 논란… 결론 발표 더 미뤄질 전망유족들은 참사 직후부터 독립적인 조사 기구를 요구해 왔다. 참사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국토부 소속인 사조위의 ‘셀프 조사’는 믿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려에 따라 참사 초기 국회에서는 유족들의 의견에 따라 사조위를 국토부가 아니라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하는 내용의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사고 1주년을 앞둔 10일에야 비로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개정안에는 현재 사조위 상임·비상임 위원의 임기를 종료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 과정이 역설적으로 속도에는 제동을 걸게 됐다. 조사 기구 재편과 위원 재선임, 조사 내용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말로 예상됐던 최종 사고 원인 결과 발표는 내년 하반기 이후로 밀리게 됐다.23일 오후 광주 동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근우 씨(23)는 “유족들이 원하는 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두 가지인데 그 길이 이렇게 멀고 험한 줄 몰랐다”며 “독립된 조사 기구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순식간에 부모를 잃고 혼자 남겨진 박 씨는 결국 올해 4월 가족이 함께 살던 집을 정리했다. 그는 “부모님의 흔적을 볼 때마다 눈물이 차올랐다”며 “그곳에서는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아서 결국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무안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아직도 공항 한켠에 머물며 서로를 부여잡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참사를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려는 이도 있다. 26일 전남 무안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천병현 씨(47)는 올해 사고로 숨진 형 생일에 지원금 등 일부를 고향인 전남 무안군에 기부했다. 천 씨는 “이달 26일이 형님 생일이었다”며 “작년에 형님께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 해 속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액이라도 기부하며 형님을 계속 알리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한 번에 통솔하고 조사할 수 있도록 관련 기구를 총리나 대통령 산하로 두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한편 무안공항 참사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한 주요 공항들이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활주로 내 위험 시설물을 여전히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공항을 포함한 전국 5개 공항도 항공기와 충돌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구조물 개선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광주=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무안=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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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안공항 그날 진상 ‘깜깜’… 2500쪽 보고서 쓴 유족들

    둔덕 앞에 선 아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직접 마주한 구조물은 정부 설명과 달리 거대한 ‘콘크리트 벽’에 가까웠다. 지난해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이준화 씨는 사고 현장을 본 순간 상주(喪主) 대신 조사관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다른 유가족과 함께 레이저 측정기를 들고 현장을 돌며 사고 현장을 기록했다. 그렇게 1년간 모으고 써 내려간 자료만 2500여 장에 달한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 씨는 “정부가 자료를 제대로 공개하지도 않고 공식적인 사고 원인도 밝히지 않아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사고 초기 국토교통부가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은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등 입장을 밝혔지만, 이 씨가 현장에서 확인한 사실은 정반대였다. 의문이 쌓이면서 그는 점차 정부 조사를 믿지 못하게 됐다. 179명이 세상을 떠난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흘렀지만, 취재팀이 만난 유족 7명은 “조사 주체인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소통이 일방적”이라고 지적했다. 박인욱 씨(69)는 당시 참사로 부인, 외동딸과 사위, 손자·손녀 등 가족 5명을 잃고 홀로 남겨졌다. 사고 이후 매일 공항을 지키는 박 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 활주로 끝에 놓인 로컬라이저를 찾는다. 혹여 바뀐 게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박 씨는 “투명한 자료 공개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공항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족의 불신은 정부의 ‘깜깜이 조사’에서 비롯됐다. 특히 올 7월 정부의 엔진 정밀조사 결과 발표 추진 과정을 지켜보며 더욱 깊어졌다. 당시 사조위는 ‘조종사 과실’ 등을 중심으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근거가 부실하다”는 유족의 반발에 언론 브리핑을 취소했다. 정부는 엔진 정밀 분석 보고서와 사고기 음성기록장치(CVR), 비행기록데이터(FDR) 등 정보도 유족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조사가 제자리를 맴도는 사이 다른 공항의 위험도 그대로다. 무안공항처럼 항공기와 충돌할 경우 대형 참사를 유발할 수 있는 구조물이 방치된 전국 7개 공항 중 5곳은 여전히 시설 개선 공사를 마치지 못한 상태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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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진분석 원문보고서-블랙박스도 공개 안해… 정부 조사 믿겠나”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흘렀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여전히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기체 결함을 가릴 핵심 자료인 엔진 분석 보고서 원문과 블랙박스 등 기초 자료 공개조차 거부하면서 유족들은 “무엇이 밝혀졌고 무엇이 가려졌는지조차 알 수 없는 ‘지옥의 1년’을 보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원문 보고서 공개하라” 거리에 나선 유족들참사로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였던 딸을 잃은 윤순한 씨(59)는 ‘왜 사고가 났을까’라는 의문이 지난 1년간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다고 했다. 윤 씨는 사고가 나기 불과 2주 전 같은 비행기를 타고 태국 방콕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본인이 해당 비행기를 탔을 당시 착륙할 때도 덜컹거림이 심했다며 기체 결함을 의심했다. 24일 오후 광주 북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윤 씨는 “의구심을 풀어 줄 자료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니 정부 조사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사조위는 7월 조사 내용 일부를 발표하려다 유족 제지 등을 이유로 취소했다. 당시 사조위가 발표하려던 내용에 “오른쪽 엔진 손상이 심했음에도, 조종사가 왼쪽 엔진을 껐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특히 엔진 제조사인 미국 업체 측의 분석에만 의존해 기체 자체의 결함 가능성을 원천 배제하고 조종사 과실로 사고 원인을 몰아가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유족들이 엔진 결함 여부 등이 담긴 원문 보고서 공개를 요청했지만, 사조위는 영업 비밀과 국제 관례를 이유로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답답한 조사 과정 탓에 ‘거리의 투사’가 된 유족들도 있다.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인근에서 만난 고재승 씨(43)는 이날도 시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고로 부모를 잃은 고 씨는 “국가 책임이 걸린 시설물 문제나 조사 과정은 덮어둔 채 개인 과실만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 서득호 씨(43)는 사조위의 소통 방식을 지적했다. 서 씨는 “정부에서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자료 공개를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사조위는 블랙박스 기록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상 보안 유지 대상이고 보고서엔 영업 비밀이 포함돼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조사위 독립성 논란… 결론 발표 더 미뤄질 전망 유족들은 참사 직후부터 독립적인 조사 기구를 요구해 왔다. 참사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국토부 소속인 사조위의 ‘셀프 조사’는 믿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려에 따라 참사 초기 국회에서는 유족들의 의견에 따라 사조위를 국토부가 아니라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하는 내용의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사고 1주년을 앞둔 10일에야 비로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현재 사조위 상임·비상임 위원의 임기를 종료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 과정이 역설적으로 속도에는 제동을 걸게 됐다. 조사 기구 재편과 위원 재선임, 조사 내용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말로 예상됐던 최종 사고 원인 결과 발표는 내년 하반기 이후로 밀리게 됐다. 사고로 부모를 잃은 박근우 씨(23)는 “유족들이 원하는 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두 가지인데 그 길이 이렇게 멀고 험한 줄 몰랐다”며 “독립된 조사 기구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무안공항 참사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한 주요 공항들이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활주로 내 위험 시설물을 여전히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공항을 포함한 전국 5개 공항도 항공기와 충돌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구조물 개선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광주=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무안=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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