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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남북 단일팀에서 단짝이었던 여자탁구 현정화와 리분희가 25년 만에 강원도 평창에서 재회할 문이 열렸다. 북한은 17일 남북 실무회담에서 “평창 패럴림픽에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따라 북한 장애인체육의 행정 실무책임자인 리분희 서기장(50)도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생겼다. 현정화 렛츠런 여자탁구팀 감독(49)은 리 서기장의 방한 가능성이 알려진 뒤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린 특별한 사이였다. 친언니처럼 지냈는데 만날 수만 있다면 평창 인근에서 대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 감독과 리 서기장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해 당시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때 복식조로 호흡을 맞추며 돈독한 우애를 뽐낸 둘은 2012년에 개봉한 영화 ‘코리아’의 소재가 됐다. 둘은 2년 뒤 남북이 따로 출전한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잠시 마주쳤지만 제대로 얘기도 하지 못하고 헤어진 뒤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현 감독은 “영화 코리아를 준비하며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 “그땐 눈앞에 분희 언니가 아른거려 그리움이 사무쳤다”고 설명했다. 1991년 당시 간염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리분희를 위로하고 중국을 꺾고 난 뒤 함께 부둥켜안아 눈물 흘렸던 순간들이 떠오른다는 얘기였다. 현 감독은 “만나면 물어볼 게 많다. 건강은 좀 어떤지, 왜 탁구 지도자 생활은 하지 않았는지, 아이가 아프다는데 괜찮은지…. 직접 보면 한번에 여러 말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통화 내내 현 감독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로 ‘잊지 말자’고 말하며 떠났어요. 상대 선수로 만나도 정이 드는데 우린 한 팀으로 만나 함께 우승까지 일궈냈잖아요. 그 추억이 오죽할까요.”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라이언 긱스(45·사진)가 조국 웨일스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웨일스 축구협회는 16일 “크리스 콜먼 감독의 후임으로 긱스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1987년 맨유 유스팀에 입단한 긱스는 폴 스콜스(44) 등과 함께 ‘퍼거슨의 아이들’로 불리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EPL에 데뷔한 1990년부터 2014년 은퇴까지 그는 EPL 13회, FA컵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2013∼2014시즌에 플레잉 코치와 임시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루이스 판할 전 맨유 감독(67) 체제에서는 수석 코치로 지냈고, 2016년 맨유의 새 사령탑으로 조제 모리뉴 감독(55)이 취임하면서 팀을 떠났다. 현역 시절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린 그였지만 국가대표팀으로선 별다른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긱스는 웨일스 국가대표로 64경기를 뛰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런 긱스에겐 조국 축구팀의 분위기 정비와 2020년 유로 본선 진출이란 임무가 떨어졌다. 웨일스는 지난해 10월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복병 아일랜드에 패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감독 선임 발표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긱스는 “선수와 감독은 다를 테지만 먼저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게 영광이고 흥분된다”며 “1958년 이후 웨일스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월드컵 본선 진출과 유로 대회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1차 목표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대표팀 선수 풀 확대.’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유럽 전지훈련 멤버 24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엔트리에 없었던 선수가 8명이나 포함됐다. 신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 등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선수들을 시험해볼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전지훈련 때 치러지는 평가전은 E-1 챔피언십 때와 마찬가지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국가 간 경기) 기간이 아니라서 유럽파를 선발하기 어렵다. 이번에 발표된 명단에는 중국과 일본 리그에서 뛰는 5명을 제외하면 19명이 국내 리그 선수들이다. ‘유럽파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과 E-1 챔피언십에서 국내 리그 선수들의 활약으로 우승한 것도 ‘국내 선수 풀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김영권(28·광저우)과 홍철(28·상주), 이승기(30·전북), 이찬동(25·제주), 김태환(29·상주), 김승대(27·포항), 김승규(28·빗셀 고베), 손준호(26·전북) 등을 새로 합류시켰다. 일부 과거 대표팀에 합류했던 선수들도 있지만 신 감독은 새롭게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신 감독은 E-1 챔피언십에서 활약했던 권경원(톈진)과 김민우(상주)는 소속팀 경기와 군 입대 문제로 뺐고 기초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이명주(28·아산)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염기훈(35·수원)도 제외시켰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도움왕’ 손준호는 생애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신 감독은 “손준호는 이번에 이명주가 빠지면서 제가 직접 보면서 기량 점검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뽑았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최근 국내 리그 복귀가 확정된 박주호(31·울산), 홍정호(29·전북) 등을 제외하며 “그동안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못 뛰었다. 이름값 하나로 대표팀에 뽑힐 것이라는 생각은 없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22일 터키 안탈리아로 떠난다. 이곳에서 2주간 전술훈련을 하며 몰도바(27일)와 자메이카(30일), 라트비아(2월 3일)와 평가전을 치른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사람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높이 ‘11m’.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군(軍) 공수부대의 낙하 훈련도 이 높이의 모형탑에서 실시한다. 웬만한 사람들은 서 있기만 해도 겁에 질린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그 높이에서 곡예를 하는 종목이다. 경기장은 파이프를 반으로 절단해 놓은 것 같은 반원통형 모양이다. ‘하프파이프(half pipe)’는 파이프를 반으로 잘랐다는 뜻이다. 올림픽 하프파이프 경기장은 국제스키연맹(FIS)이 정한 규격에 따라 만든다. 양쪽 벽의 평균 경사가 17∼18도로 스노보드(스키)를 타고 좌우를 오갔을 때 시속 40∼50km의 속도를 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를 수 있게 설계된다. 올림픽 하프파이프 경기장에서 ‘공포의 11m’ 공중 곡예가 등장한 시기는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 대회 때만 해도 선수들이 공중 연기를 위해 치고 올라가는 벽 높이는 3.5m에 불과했다. 밴쿠버 대회에선 벽 높이는 6.7m로 높아졌고, 선수들은 보통 이 벽의 상단부로부터 5∼7m를 더 뛰어올랐다. 즉 정점에 오른 선수가 경기장 바닥을 내려다봤을 때 11m 정도의 높이 차를 느끼게 된 것이다. 2014년 소치 대회 때부터는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돼 같은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다. 그 높이에서 선수들은 손으로 스노보드를 잡거나 좌우 또는 위아래로 몸을 빙글 돌리는 회전 연기 등을 펼친다. 보통 한 번에 좌우 경사로를 오가며 4∼5번 공중으로 뛰어올라 연기한다. 6명의 심판은 높이와 회전, 기술, 난이도 등을 기준으로 100점 만점으로 채점하고 이 중 최고와 최저 점수를 뺀 4명의 평균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대회당 선수에게 각각 3번 기회를 주고, 가장 높은 점수를 해당 선수의 최종 기록으로 한다. 박영남 대한스키협회 스노보드위원회 위원장은 “옆에서 보면 경기장이 둥글지만, 공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그냥 절벽이다”며 “실제 선수들이 착지하는 경사면(트랜지션·바닥 옆 경사로)도 공중에선 20cm밖에 보이질 않아 정말, 극도의 공포감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하프파이프의 메달 색깔은 경기장 초반부 ‘5분의 1 지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 종목의 현재 최고난도 기술로 평가받는 1440도 회전(4바퀴) 이상의 신기술이 나오기 힘들다는 스키계의 분석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정상급 선수는 가산점(위험 감수)을 노리고 4∼5번의 연기 동작 중 가장 어려운 기술을 첫 번째 순서로 배치해 승부를 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위원장은 “경기 초반에 어려운 기술을 구사하면 그만큼 실수할 확률도 높아지니, 앞 순서에 고난도 기술을 쓴 선수에게 1∼10점 사이에서 가산점을 준다”며 “숀 화이트(32·미국)나 스콧 제임스(24·호주), 히라노 아유무(20·일본) 등 유력한 금메달 후보 또한 초반에 비기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역대 최고의 올림픽 연기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과 비교해 경기장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저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유럽의 스노보드 경기장은 대부분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에 있어 바람이 세고 안개도 많이 낀다”며 “평창은 해발 700m대의 상대적 저지대에 위치해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뽐낼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올 시즌 월드컵을 5관왕으로 마무리한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4·강원도청)이 14일 금의환향을 하자마자 평창 ‘올인 모드’에 돌입했다.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윤성빈은 코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 준비를 위해 곧바로 평창 슬라이딩센터로 향했다. 안방 트랙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남은 기간 평창 트랙 분석에 전념할 계획. 윤성빈은 입국장에서 “최종 목적지인 평창을 위해 실전 연습을 잘 끝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성빈은 12일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7차 대회서 1, 2차 합계 2분14초77의 기록으로 정상을 밟았다. 3위에 오른 맞수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를 1초 이상(1초1)으로 앞지른 기록. 윤성빈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월드컵에서 시즌 5승째를 거두며 평창에서의 메달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윤성빈은 최근 두쿠르스의 ‘스켈레톤 독재 체제’를 끝내고 세계 1인자로 거듭난 모습이다. 직전 시즌만 해도 두쿠르스와 월드컵에서 8번 맞붙어 3번을 앞서고 5번을 뒤졌던 윤성빈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전세는 완전히 역전됐다. 절정의 기량을 뽐낸 윤성빈은 두쿠르스를 5번 앞질렀고 단 두 번 뒤처졌다. 이 기간 윤성빈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이에 반해 두쿠르스는 금 2, 은 2, 동 1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윤성빈은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두쿠르스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긴 이른 것 같다”며 “올림픽에서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다. 이대로라면 이번 시즌 세계 랭킹 1위 타이틀은 윤성빈의 몫이었다. 하지만 윤성빈은 평창 올림픽을 위해 과감히 그 타이틀을 포기했다. 윤성빈이 독일 쾨니히스제에서 열리는 8차 월드컵 출전을 포기하면서, 두쿠르스가 남은 대회서 8위(+160점) 이상을 기록하면 왕좌는 그의 차지가 된다. 현재 IBSF 세계 랭킹 1위인 윤성빈은 1545점, 2위 두쿠르스는 1430점을 기록하고 있다. 윤성빈은 “이제 정말 중요한 마지막 경기가 남았다”며 담담하게 각오를 밝혔다. 그는 “금메달을 꼭 따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다. 사실 금메달은 누가 따라고 해서 딸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금메달은) 그저 내 꿈이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988년 서울 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던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작별했던 성화가 30년 만에 다시 서울을 환하게 밝혔다. 인천을 돌아 13일부터 ‘문화올림픽’이란 테마로 시작된 서울 성화 봉송은 16일까지 나흘간 584명의 주자가 서울 곳곳을 돌며 평창 겨울올림픽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14일 오전 8시 51분. 이날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박미형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소장과 함께 네 명의 이주민들이 광화문 앞 도로를 달렸다. 미얀마 난민 소녀 크뇨퍼 퍼 양(16),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쯔엉티빗나응 씨(28), 네팔 이주노동자 두루버 스레스타 쿠마르 씨(28), 세네갈 유학생 파파 세네 씨(39)가 그 주인공이다. 각자 다른 이유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다. 이들은 성화 봉송 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차별 없이 경기를 펼치는 올림픽 정신이 우리 사회에도 깃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퍼 양은 2015년 말 법무부의 재정착 난민제도를 통해 한국에 정착했다. 미얀마 소수민족 카렌족인 퍼 양의 가족은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태국의 ‘매라 난민캠프’에 살았다.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그는 고향을 알지 못한다. 이들에겐 캠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이동의 자유’가 없었다. 일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난민캠프 내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퍼 양의 아버지는 낯선 한국행을 선택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사람은 친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퍼 양은 “한국 사람들은 정말 착하다”며 “길 가는 사람들도 먼저 인사해주고 학교 친구들이 공부도 많이 도와줘 금방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네갈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다 정부장학생으로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개발학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세네 씨도 “원주에서 단 한 번도 인종차별을 겪어본 적 없다”며 “모든 사람들이 날 따뜻하게 맞아줬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주민들은 한국의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게 아니다. 사회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4년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온 쿠마르 씨는 경기 이천의 한 돼지 농장에서 포클레인으로 축사 청소를 한다. 50여 명의 노동자 중 쿠마르 씨 또래의 한국인은 한 명뿐. 쿠마르 씨 같은 젊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노동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200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안산에 사는 ‘다둥이 엄마’ 쯔엉 씨는 “요즘 한국 사람들은 아이를 하나 아니면 둘 낳는데 아이를 넷이나 낳은 나한테 상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웃었다. 능숙한 한국어와 활발한 성격으로 동네의 베트남인-한국인 갈등을 중재하기도 하는 쯔엉 씨는 동사무소에서 홀몸노인 급식 봉사를 하기도 했다. 성화를 나른 네 명의 이주민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통해 ‘모두가 평등하다’는 올림픽 정신이 우리 사회에도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왔다. “네 아이도, 남편도 모두 한국 사람이니 당연히 올림픽에서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는 쯔엉 씨는 “외국인 범죄가 부각될 때마다 모든 외국인이 나쁜 사람처럼 묘사되는데 그렇지 않다. 외국인이라고 싫어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많은 외국인이 찾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이주민에 대한 색안경도 사라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서울 성화 봉송은 과거와 미래를 엿보는 이벤트도 구성됐다. 어가 행렬처럼 성화 봉송이 이뤄지기도 했으며 5세대(5G) 통신 기술이 적용된 ‘드론 성화 봉송’도 함께 마련됐다. 첫째 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매직스페이스에서 첫발을 뗀 성화는 광화문을 거쳐 둘째 날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 자리 잡았다. 서울 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던 1988년 10월 2일 한국과 작별했던 바로 그 장소다. 첫날엔 차범근, 서장훈, 양학선, 정대세 등 스포츠 스타들이 주자로 나섰고, 둘째 날엔 유명 코미디언 김재우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등이 참여했다. 서울 성화 봉송 3일째인 15일부터 마지막 날인 16일까지 성화는 남산과 현충원 등을 지난다. 이후에는 경기 북부 지역과 최북단 지역을 거쳐 평창 올림픽의 본무대인 강원도로 이동한다. 15, 16일에는 야구 선수 박용택(LG트윈스)과 배우 차승원(이상 3일 차), 박보검(4일 차) 등이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다.위은지 wizi@donga.com·김재형 기자}

1988 서울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던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작별했던 성화가 30년 만에 다시 서울을 환하게 밝혔다. 인천을 돌아 13일부터 ‘문화올림픽’이란 테마로 시작된 서울성화 봉송은 16일까지 나흘 간 584명의 주자가 서울 곳곳을 돌며 평창 겨울올림픽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14일 오전 8시 51분.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박미형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소장과 함께 네 명의 이주민들이 광화문 앞 도로를 달렸다. 미얀마 난민 소녀 크뇨퍼 퍼 양(16),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쯔엉티빛느아 씨(28), 네팔 이주노동자 두루버 스레스타 쿠마르 씨(28), 세네갈 유학생 파파 세네 씨(39)가 그 주인공이다. 각자 다른 이유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다. 이들은 성화 봉송 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차별 없이 경기를 펼치는 올림픽 정신이 우리 사회에도 깃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퍼 양은 2015년 말 법무부의 재정착 난민제도를 통해 한국에 정착했다. 미얀마 소수민족 카렌족인 퍼 양의 가족은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태국의 ‘매라 난민캠프’에 살았다.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그는 고향을 알지 못한다. 이들에겐 캠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이동의 자유’가 없었다. 일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난민캠프 내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퍼 양의 아버지는 낯선 한국행을 선택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사람은 친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퍼 양은 “한국 사람들은 정말 착하다”며 “길가는 사람들도 먼저 인사해주고 학교 친구들이 공부도 많이 도와줘 금방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네갈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다 정부장학생으로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개발학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세네 씨도 “원주에서 단 한번도 인종차별을 겪어본 적 없다”며 “모든 사람들이 날 따뜻하게 맞아줬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주민들은 한국의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게 아니다. 사회에서 맡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4년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온 쿠마르 씨는 경기도 이천의 한 돼지 농장에서 포크레인으로 축사 청소를 한다. 약 50여명의 노동자 중 쿠마르 씨 또래의 한국인은 한 명 뿐. 쿠마르 씨 같은 젊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노동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200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안산에 사는 ‘다둥이 엄마’ 쯔엉 씨는 “요즘 한국 사람들은 아이를 하나 아니면 둘 낳는데 아이를 넷이나 낳은 나한테 상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웃었다. 능숙한 한국어와 활발한 성격으로 동네의 베트남인-한국인 갈등을 중재하기도 하는 트롱 씨는 동사무소에서 독거노인 급식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성화를 나른 네 명의 이주민들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통해 ‘모두가 평등하다’는 올림픽 정신이 우리 사회에도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왔다. “네 아이도, 남편도 모두 한국 사람이니 당연히 올림픽에서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는 쯔엉 씨는 “외국인 범죄가 부각될 때마다 모든 외국인이 나쁜 사람처럼 묘사되는데 그렇지 않다. 외국인이라고 싫어하지 말아달라”는 당부했다. 그는 “많은 외국인이 찾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이주민에 대한 색안경도 사라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서울 성화 봉송은 과거와 미래를 엿보는 이벤트도 구성됐다. 어가 행렬처럼 성화 봉송이 이뤄지기도 했으며 5세대(5G) 통신 기술이 적용된 ‘드론 성화봉송’도 함께 마련됐다. 첫째 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매직스페이스에서 첫 발을 뗀 성화는 광화문을 거쳐 둘째 날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 자리 잡았다. 서울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던 1988년 10월 2일 한국과 작별했던 바로 그 장소다. 첫 날엔 차범근, 서장훈, 양학선, 정대세 등 스포츠 스타들이 주자로 나섰고, 둘째 날엔 유명 코미디언 김재우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등이 참여했다. 서울 성화봉송 3일 째인 15일부터 마지막 날인 16일까지 성화는 남산과 현충원 등을 지난다. 이후에는 경기 북부 지역과 최북단 지역을 거쳐 평창 올림픽의 본 무대인 강원도로 이동한다. 15~16일에는 야구 선수 박용택(LG트윈스)과 배우 차승원(이상 3일차), 박보검(4일차) 등이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다.위은지기자 wizi@donga.com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30일 앞둔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주요 종목 대표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빙상장 곳곳에서는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인 선수들의 기합과 웃음 소리가 들렸다. 이날 대한체육회는 평창 올림픽 개막 30일 전에 맞춰 미디어데이를 열고 쇼트트랙과 아이스하키, 컬링, 스키 국가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면 최대한 늘려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웃음).” 여자 쇼트트랙에서 전 종목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최민정(20)은 여유가 넘쳐흘렀다. 최강자의 자리에 있는 만큼 경쟁국의 견제가 예상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올림픽이라고 특별하지 않다. 꾸준히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와 함께 여자 쇼트트랙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심석희(21) 또한 마찬가지. 그는 “우리나라에서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선수들 모두 확실히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긴장보다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당한 ‘노 골드’ 수모를 씻기 위해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의 맏형 곽윤기(29)는 “이제껏 본 대표팀 중 선수 구성이 가장 훌륭하다”며 “부진을 설욕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효준(22)은 “(개막 다음 날 열리는) 1500m를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잘 풀리면 나머지 종목에서도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7 채널원컵에서 캐나다를 비롯한 강국들을 상대로 선전을 거듭했던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사기는 최고조에 올라와 있었다. 채널원컵 당시 매 경기 5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던 수문장 맷 달튼(32)은 “하키는 팀 스포츠다. ‘팀 코리아’에서 맡아야 할 역할을 위해 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지선 감독(50) 또한 “우리의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각오를 전했다. 첫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컬링 믹스더블 대표팀의 자신감도 컸다. 믹스더블 대표팀 장혜지(21)는 “‘올림픽 강자’가 없는 몇 안 되는 종목 중 하나”라며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진천=김배중 wanted@donga.com / 김재형 기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장 위치에 따른 기온과 환경 차이가 크다. 평창과 정선의 7개 경기장(마운틴 클러스터)에서 설상(雪上) 종목이, 강릉의 5개 경기장(코스털 클러스터)에서 빙상 종목이 열린다. 평창과 정선에서는 주로 야외경기가, 강릉에서는 실내경기가 열린다. 스키와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 등의 설상 경기는 야외에서 관람하게 된다. 두툼한 방한복이 필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회 기간(2월 9∼25일) 중 마운틴 클러스터 일대의 평균 기온은 영하 4.3도다. 이 기간 적설량도 총 31.9cm이기 때문에 눈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는 해발 800m 이상의 산지에 있다. 대회 기간 중 관중석은 영하 3도 이하의 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장은 좌석 7000개를 배치했고, 입석으로 2500명이 더 들어올 수 있다. 스키점프대 인근은 과거 ‘바람골’로 불렸을 정도로 바람이 센 곳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경기가 열리는 오후 9시 이후에는 바람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관람객들에게 난로와 핫팩을 나눠줄 예정이다. 좌석 관람객의 경우 방열방석 등을 준비하면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눈이나 비에 대비해 비옷도 챙기는 것이 좋다.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4)의 질주가 펼쳐질 평창 슬라이딩센터에는 2018m의 트랙 구간별로 좌석 1020석, 입석 5900석이 마련됐다. 이 경기장에서 열리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경기는 주로 오후 8시 이후에 시작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 시간 중 슬라이딩센터 전 구간의 기온은 영하 3도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초속 3m 이상의 바람이 불 가능성도 크다. 다만 바람과 눈을 막아줄 구조물이 많아 관람객들이 적절하게 몸을 움직여 가며 경기를 보면 추위를 덜 수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슬라이딩센터는 컨테이너 박스로 된 7개의 쉼터(약 6평)가 구간별로 배치돼 있어 경기 중간중간 관람객들이 몸을 녹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 등이 경기를 펼치는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6500석 중 2900석이 입석이다. 보통 오전 10∼11시에 경기가 시작된다. 이 때 기온은 영하 0.8도 정도로 다른 경기장에 비해서는 따뜻한 편이다. 하지만 2시간 동안 경기를 보다 보면 체온이 떨어질 수 있다. 스키 관계자들은 방한화를 착용하고, 장갑도 면장갑 위에 가죽장갑을 낄 것을 권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장 곳곳에 체온을 높일 수 있는 쉼터를 두고, 추위를 덜 수 있는 난로나 담요 등을 구비해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꺼운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고 장갑과 목도리, 털모자는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실내경기가 열리는 강릉에서는 따듯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다. 1981∼2010년 강릉의 2월 평균 기온은 2.2도다.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이 열리는 강릉아이스아레나(1만2000석)는 관중석 온도를 15∼18도, 습도를 40%로 유지하는 중앙 냉난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빙판에 가까운 좌석은 의자 밑에 방열기가 설치돼 있다. 강릉컬링센터(3500석)와 강릉하키센터(1만 석),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8000석) 등도 강릉아이스아레나와 비슷한 온도를 유지한다.정윤철 trigger@donga.com·김재형 기자}

두산 잔류 실패로 원치 않게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은퇴 기로에 서 있던 더스틴 니퍼트(37·사진)가 기존에 받던 몸값보다 절반 이하로 낮춰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임종택 kt 구단 단장은 4일 “구위와 이닝 소화력 등 에이스 투수로서의 기량뿐만 아니라 인성과 성실성 등이 검증된 니퍼트를 올 시즌 외국인 투수로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니퍼트는 2011년 KBO에 진출한 이후 8년째인 올해 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다. 이날 kt가 발표한 니퍼트의 계약 규모는 100만 달러(계약금+연봉 약 10억6300만 원). 지난해 두산과 재계약할 당시 그가 기록한 KBO 역대 외국인 최고액인 21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니퍼트는 지난해 말 두산과의 재계약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난 뒤 계약금을 낮춰서라도 국내 리그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니퍼트는 두산의 보류명단(구단이 재계약할 의사가 있는 선수)에서 제외돼 사실상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100만 달러 언저리에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두산에서 함께 생활한 적이 있던 김진욱 kt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kt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당시 kt는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를 데려오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니퍼트의 저력을 믿고 그의 영입을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그동안 두산의 상징 같은 투수였다. 두산에서 7년을 뛰며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특히 2016시즌에는 다승과 승률,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1위에 올라 3관왕을 차지했다. 그해 정규리그 MVP와 KBO 골든글러브를 싹쓸이했다. KBO 역대 외국인 투수의 다승 및 탈삼진 1위의 주인공도 니퍼트다. 하지만 지난 시즌 니퍼트는 하락세를 보였고 30대 후반으로 들어선 그의 나이 또한 걸림돌이 되면서 결국 두산을 떠나게 됐다. 2017시즌에 니퍼트는 14승 8패 평균자책점 4.06이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거뒀다. kt는 지난해 11월 FA 시장의 대어인 황재균(88억 원)을 잡은 데 이어 이번에 니퍼트까지 전력에 포함시키며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kt는 앞서 기존 에이스 투수인 라이언 피어밴드(105만 달러),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100만 달러)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니퍼트의 가세로 kt는 한층 두꺼워진 ‘외인 3인방’을 앞세워 새 시즌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유명 인사들이 발 벗고 나섰다.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4일 “인기 걸그룹 AOA의 멤버인 설현(23)과 메이저리거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 등 각 분야 인사들이 대회 기간 경기장 안내 등에 필요한 ‘목소리 기부’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선수 응원과 자원봉사자에게 보내는 감사 메시지, 관람 시 주의사항 등을 전달하는 내용에 이들의 목소리를 활용한다. 각 목소리는 미리 녹음돼 올림픽 기간 중 경기장에서 울려 퍼진다. 이번 목소리 기부에는 설현을 비롯해 AOA의 또 다른 멤버인 지민과 찬미, 가수 에릭남, 모델 한혜진과 이현이, 아나운서 배성재와 이재은 등 방송인도 참여했다. 스포츠인으로는 추신수 이외에 ‘차붐’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 등이 나섰다. 한편 올림픽 기간 경기장에서 사용될 모든 음향 콘텐츠물을 총괄 관리하는 스포츠 프레젠테이션 총괄 음악감독 자리는 유명 작곡가인 돈 스파이크가 맡는다. 돈 스파이크 감독은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와 관중이 경기와 어우러진 음악과 스타의 응원 목소리에 힘입어 축제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올 프로야구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출범 이후 가장 빠른 3월 24일(토요일)에 막을 올린다. KBO는 개막일을 포함해 2018년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일정을 확정한 뒤 4일 발표했다. 지난 시즌과 같이 새 시즌 경기 수는 팀당 144경기다. 팀 간으로는 안방과 방문 8경기씩 총 16차전이다. 이번 시즌 개막일이 앞당겨진 것은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때문이다. 대회 기간에 각 팀의 주축 선수가 국가대표팀으로 빠질 수밖에 없어 KBO는 8월 16일부터 9월 3일까지 정규 시즌 일정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즌 개막 전에 열리는 시범경기 수도 줄었다. 2016년에 팀당 18경기를 치렀던 시범경기는 올해 8경기로 줄었다. KBO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렸던 지난해에도 시범경기 수를 팀당 12경기로 줄였다. 토요일 개막전은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개막전은 두 시즌 전 팀 순위 상위 5개 팀의 안방에서 치른다는 원칙에 따라 잠실(삼성-두산)과 문학(롯데-SK), 광주(kt-KIA), 고척(한화-넥센), 마산(LG-NC) 등 5개 구장에서 열린다. 2016년 최종 4위를 기록한 LG는 안방 구장으로 잠실야구장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두산이 그해 우승팀이라 방문해서 개막전을 치르게 된다. 그 대신 당시 6위 팀인 SK가 안방 개막전을 갖게 됐다. 방문해 개막전을 치르는 LG와 롯데, 한화, 삼성, kt 등 5개 팀은 3월 30일(금)부터 4월 1일(일)까지 안방 개막 시리즈를 거행한다. 전반기는 7월 12일 경기를 끝으로 마감하고 올스타전은 그달 14일에 열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평창 스키점프대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허벅지 단련 장소이기도 했다. 이곳에 있는 최대 경사 37도에 이르는 두 개의 높고 가파른 언덕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루지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곳의 큰 언덕(라지힐)길을 따라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언덕을 따라 나 있는 폭 1m도 안 되는 관리용 철제 계단이었다. 이곳의 길이(언덕 크기)는 142m에 웬만한 아파트 29층에 맞먹는 높이(87.97m)였다. 5개월 전 선수들이 뛰어 올라갔던 그 언덕이 바로 다음 달이면 스키점프 선수들이 비상하고 내려앉을 착지 구간이다. 스키점프 경기장은 국제스키연맹(FIS)의 규정에 따라 크게 △인런 구간(가속 주행) △비행 및 착지 구간 △아웃런 구간(퇴장)으로 구성된다. 흔히 착지 구간의 크기에 따라 경기장을 나누는데 평창 스키점프대는 이 구간의 길이가 142m인 라지힐, 이보다 작은 109m의 노멀힐 등 두 개 경기장으로 나뉜다. 이 두 경기장의 이름은 각각 ‘K-125(라지힐)’와 ‘K-98(노멀힐)’. 도약대에서 착지 구간에 위치한 K포인트(도착 기준점)까지의 비행 거리에 따라 명명됐다. 두 경기장은 선수들이 도약대에서 초속 25.5m(시속 91.8km) 정도로 날 수 있게 설계된 인간 비행장이다. 활주 구간에 해당하는 인런 구간의 길이와 도약대의 높이는 다르지만, 선수들이 뛰어오를 때의 속도는 비슷하다. 선수들이 날아올라 착지하는 낙차(도약대와 K포인트 높이 차)는 두 곳 모두 아파트 15층을 웃돈다. 라지힐은 아파트 20층에 해당하는 60.08m, 노멀힐은 15층에 가까운 46.73m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스키점프에 달린 금메달은 총 4개. 라지힐에서는 남자 개인과 단체전이, 노멀힐에서는 남녀 개인전이 펼쳐진다. 채점은 크게 비행 거리와 심판 점수로 구분되는데 비행 거리는 K포인트를 눈여겨봐야 한다. 먼저 각 선수에게 기본 점수 60점을 준 뒤 K포인트보다 1m를 더 멀리 뛰면 라지힐은 1.8점, 노멀힐은 2점을 더하는 방식이다. 이보다 덜 뛸 경우 그만큼을 제한다. 여기에 5명의 심판 점수 중 최고와 최저를 뺀 세 명의 합산 점수(최대 60점)를 더하는데 그 기준은 활강과 착지의 자세, 비행 거리 등이다. 평창 스키점프대는 FIS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지어졌다. 규격은 다른 스키점프대와 거의 비슷하다. 다만, 평창 스키점프대는 강풍이 부는 곳에 있어 대회 때 바람이 승부를 가를 수도 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재작년 12월 최대 높이 25m에 폭 255m에 달하는 방풍 네트를 라지힐 둘레를 따라 세웠다. 이 방풍 네트는 풍속이 초속 10m에 달하는 바람이 불어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국제 규정상 풍속이 초속 3m면 경기 중단, 5m 이상이면 경기를 취소한다. 올림픽 기간에는 스키타워 1층 주차장에 선수대기실과 왁싱룸(장비관리), 탈의실이 마련된다. 그곳에서 스키점프 출발대(노멀힐 2층, 라지힐 3층)로 올라갈 때는 높이 3m짜리 대형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스키를 들고 타도 천장에 닿지 않게 설계됐다. 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출발대로 가기 전 웜업 장소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선수들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결전의 순간을 앞두고 말이 없어지는 침묵의 공간이다. 차례가 되면 선수들은 웜업존을 빠져나와 작은 구멍이 나 있어 아래가 훤히 보이는 철제 다리를 지나서 출발대로 간다. 눈이 와도 무게가 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렇게 지어졌다. 선수들은 발아래 얼음이 깔린 인런 구간의 시작점을 바라보고 출발대에 선다. 이곳에서 1차 비행이 끝나면, 선수들은 아웃런에 마련된 모노레일을 타고 2차 비행을 위해 다시 선수대기실로 향한다. 톱니바퀴처럼 짜여 있는 이곳의 설계자는 장홍만 공간종합건축 설계담당 상무(49). 그는 ‘건축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신념으로 이곳을 설계했다. “호롱불 모양의 스키점프 타워 전망대가 우리가 재량껏 설계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곳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건축은 기능에 맞춰 정확하게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창 스키점프대에서 세계 유수의 스타가 날아오를 날이 기다려집니다.”평창=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 스키점프의 유력한 메달 후보인 카밀 스토흐(31·폴란드·사진)가 이틀 사이 두 번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토흐는 2일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2017∼2018시즌 월드컵 남자 라지힐에서 1, 2차 합계 283.4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이틀 전 독일 오버슈트도르프에서 이번 시즌 첫 월드컵 정상에 올랐던 그는 이날 월드컵 개인 통산 24번째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첫 우승 이전까지 이번 시즌 7차례 월드컵에 나서 단 두 차례 준우승에 그쳤던 스토흐가 기지개를 켠 것이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2관왕(라지힐, 노멀힐) 출신인 스토흐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을 2위(523점)로 한 단계 끌어올리며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에 청신호를 켰다. 이날 준우승에 머문 리하르트 프라이타크(27·독일)는 1위(710점)를 유지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로배구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분위기 반전을 이끌 열쇠인 새 외국인 선수 마르코 페레이라(31·포르투갈)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OK저축은행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마르코를 선발에서 제외한 채 우리카드를 상대했지만 0-3(33-35, 24-26, 18-25)으로 완패했다. 우리카드 파다르(22)는 34득점을 뽑아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최하위 OK저축은행은 6위 우리카드에 승점 8점 차까지 뒤졌다. 최근 부진으로 이날 경기에서 빠진 마르코는 지난해 12월 1일 브람 반 덴 드라이스(29·벨기에)를 대신해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와는 달리 마르코의 가세는 팀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그가 팀에 들어온 이후에 치른 3라운드 6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 기간 마르코는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낮은 41%대의 공격 성공률에 그치며 좀처럼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연패 탈출에 성공한 KB손해보험전(12월 26일)에서도 그는 경기 초반부터 공격 범실을 연발하며 3세트부터 벤치를 지킨 끝에 14득점으로 마쳤다. 두 시즌 전만 해도 쿠바 특급 시몬(31)을 앞세워 2014∼2015시즌에 이어 2년 연속 V리그 왕좌에 올랐던 OK저축은행이다. 시몬을 떠나보낸 뒤 2시즌 만에 4명의 외국인 선수가 그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괴물 같았던 시몬의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해 OK저축은행은 최하위를 전전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마르코가 시즌 중간에 들어와 분위기 파악도 되기 전에 몇 경기를 뛰었는데 이때 생각대로 경기가 잘 안 풀리자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주포인 마르코가 주춤하니 세터도 그에게 토스하는 걸 피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다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코치진은 마르코에게 “네가 최고다. 자신 있게 하라”고 격려하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잠시 주춤하던 평창 겨울올림픽 스키점프의 유력 메달 후보 카밀 스토흐(31·폴란드·사진)가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2017∼2018시즌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부활했다. 스토흐는 지난해 12월 31일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스키점프 월드컵 남자 라지힐 경기에서 합계 279.7점으로 정상에 올라섰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1차 시기에선 126m를 날아 128.5m를 기록한 라이벌 리하르트 프라이타크(27·독일)에게 밀렸다. 하지만 2차 도약에선 137m를 뛰어 127m를 난 프라이타크를 멀찍이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프라이타크는 이 대회 2위를 차지했다. 세계 랭킹에선 그간 선전을 이어온 프라이타크(630점)가 1위, 스토흐(423점)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이 스토흐의 월드컵 개인 통산 23번째 우승이다. 스토흐는 이번 시즌 직전 대회까지 월드컵에 7번 출전해 2위만 두 차례 기록했다. 이날 우승으로 스토흐는 그간의 주춤하던 분위기를 역전시킬 발판을 마련했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스키점프 2관왕인 스토흐는 평창 올림픽에서도 메달이 예상되는 강호 중 한 명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올림픽에서는 선수의 육체적 능력뿐만 아니라 최첨단 시설과 장비, 경제, 문화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발휘된다. 올림픽의 다양한 측면을 테마별로 살펴본다. 》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9번 코스(구간)엔 악마가 산다. 썰매 종목 선수들에게 “한계를 극복하라”고 독촉한다. 이들의 메달 색을 차갑고 냉정하게 결정지을 악마다. 지난해 2, 3월, 평창 겨울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루지와 봅슬레이, 스켈레톤 월드컵이 강원 평창군의 이곳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렸을 때다. 16개 구간으로 이뤄진 이 경기장에서 선수들은 유독 9번 구간을 지날 때 벽에 부딪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벽이 수직에 가까운 데다 길이까지 짧아 썰매가 달려오던 관성과 원심력을 견뎌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곧이어 등장하는 10번 구간은 ‘직선처럼 보이는 곡선’ 형태라 선수들의 주행을 더 어렵게 했다. 대회 기간 경기를 생중계하는 외국 중계진은 “저 코스에서 부딪치면 안 되는데 또 속도를 갉아먹습니다”를 연발했다. 이후 외신들은 평창 겨울올림픽 썰매 종목의 승부처로 이 구간을 소개했다. 이 구간에 ‘악마의 코스’란 별명이 붙여졌고 덩달아 평창 슬라이딩센터가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악명’은 이곳의 설계자인 대림산업 최태희 현장 소장(52)에게 영광으로 기억된다. 안전상의 문제가 없는 한 경기장의 관전 포인트가 생겼다는 건 곧 트랙 설계자의 자부심이 되기 때문이다. “썰매 종목 각 국제 연맹도 트랙을 설계할 때 미로 같은 구간을 몇 개 넣으라고 권고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구간은 설계자가 마법을 걸어놓은 구간이라 할까요. 여기가 주목받으면서 속으로 ‘(선수들이) 드디어 마법에 걸렸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가 평창 슬라이딩센터 트랙이 완성된 2016년 2월 이후 1년여 만이었다. 세계에선 19번째이자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이곳 썰매장의 명성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남모르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평창 슬라이딩센터는 스타팅하우스와 피니시하우스를 포함해 총 7개의 시설물로 구성됐다. 트랙은 스타트 연습장까지 포함해 총 길이 2018m에 폭 1.5m. 트랙 내부는 콘크리트와 그 밑에 냉각 배관 수천 개가 깔린 모습이다. 배관으로 냉매인 암모니아가 순환하면 콘크리트의 온도가 떨어지고, 이곳에 물을 뿌려 얼음이 깔려 있는 경기장(FOP)을 조성한다. 썰매의 속도가 절정에 달하는 15번 구간의 최대 속도는 시속 134km에 이르도록 정교하게 설계됐다. 국제 규정상 안전상의 이유로 소치 겨울올림픽 이후 지어지는 썰매장의 최대 시속은 135km를 넘지 못한다. 평창 슬라이딩센터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대규모 공사 끝에 지어졌다. 그러나 공사 기간은 다른 곳에 비해 무척 짧은 15개월에 불과했다. 이곳 공사에 사용한 철근과 배관의 무게만 450t이다. 보통 이 정도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려면 20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2014 소치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건설엔 20개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선 30개월이 걸렸다. “이래저래 공사에 필요한 절차가 지연되면서 우리에게 할애된 시간은 너무 짧았어요. 2013년 12월에 첫 삽을 뜨고 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사전 승인을 받을 때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겁니다. 당시 썰매 종목만 일본에서 치르자는 ‘분산 개최’ 논란도 일어서 마음고생이 심했죠.”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기존 방식대로 공사를 진행했다간 마감시간을 맞추기 힘들었다. 먼저 산을 깎아 경기장의 외형을 다지는 부지 조성(경기장 하부 기초건설)과 이곳에 들어설 트랙 건설을 각각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토록 했다. 구간별로 부지가 조성될 때마다 완성된 트랙을 길이 12m 단위로 차에 실어와 얹었다. 기존 썰매장 공사는 부지 조성이 다 끝난 뒤에야 트랙을 건설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트랙 건설에 신(新)공법을 도입했다. 트랙 건설에 가장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은 뼈대인 ‘지그(Zig)’를 만들고 여기에 냉각 배관을 이어붙이는 작업이다. 예전에는 지그를 일일이 사람이 휘고 여기에 배관을 납땜해서 붙이는 등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했다. 평창 슬라이딩센터에 쓰인 지그의 수는 약 1200개. 지그 한 개에 적게는 30개에서 많게는 70개의 냉각 배관이 붙는다. 즉, 지그 하나를 만드는 시간과 이 지그에 배관 하나를 결합하는 과정을 각각 1분씩이라도 단축하면 최소 620시간(1200분+3만6000분)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다 기계화했습니다. 각 코스에 적합한 각도로 휘어진 지그를 레이저 커팅 기계로 잘라서 만들었죠. 그리고 그 지그엔 냉각 배관을 쉽게 걸 수 있는 고리를 만들었습니다. 배관을 고리에 걸면 이젠 사람이 직접 용접할 때보다 10분의 1가량으로 시간이 주는 자동용접기를 사용해 붙였습니다.” 그렇게 고비를 넘기고 이제 평창 슬라이딩센터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거의 다 마쳤다. 조경과 일부 부대시설 정돈 작업이 남은 상태. 처음 부지 조성을 시작할 때부터 ‘악마의 9번 코스’란 별명이 붙기까지 참 많은 것이 달라졌다. “2013년 설계를 할 때 합법적(?)으로 한국 국가대표팀에 도움을 주려고 국내 코치진의 의견을 받아 트랙의 초반 코스를 많이 휘어지게 했어요. 당시만 해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썰매 선수들은 스타팅 기록이 유럽에 비해 좋지 않아 그게 유리하다는 의견을 따른 거죠. 그런데 지금은 스켈레톤의 윤성빈이 세계 최고의 스타트 기록을 내고 있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네요.(웃음)”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프로야구(KBO)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인 양현종(29)이 내년에도 KIA의 에이스 투수로 활약한다. 양현종은 28일 KBO 투수로선 최고인 연봉 23억 원(1년)에 재계약하며 KIA 잔류를 확정했다. KIA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양현종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내 구단 사무실에서 조계현 단장과 면담 이후 재계약서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양현종의 연봉은 올 시즌(15억 원)보다 8억 원 인상돼 20억 원대 연봉자가 됐다. 다만 KBO 최고 연봉인 롯데 이대호(35)의 25억 원을 넘진 못해 역대 KBO 연봉 랭킹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양현종의 거취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양현종은 당시 해외 진출 여부를 고민하던 끝에 “다음 시즌에 원할 경우 자신을 방출시켜 팀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조건으로 KIA와 FA 계약(1년)을 맺었다. 그때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는 FA 자격을 써버린 결과, 올해 양현종은 팀 잔류를 원할 경우 1년 단위의 계약 연장만 할 수 있었다. KBO 규정상 FA 자격은 4년 뒤에 다시 주어진다. 올해도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줄곧 KIA 잔류 의사를 밝혔다. 다만, 계약이 늦어진 데에는 지난해 양현종이 팀을 떠날 것으로 보고 최형우(4년 100억 원), 나지완(4년 40억 원)과 대형 FA 계약을 체결해 KIA의 자금 사정이 나빠진 탓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단과 선수 모두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액수의 옵션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종은 “최고 대우를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신임 조계현 단장님의 ‘1호 계약’이라 더 뿌듯하다”면서 “그동안 걱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신영석(31·현대캐피탈)과 양효진(28·현대건설)이 팬들이 뽑은 프로배구 남녀 최고 스타에 올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내년 1월 21일 경기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17∼2018 V리그 올스타전을 앞두고 8일부터 24일까지 KOVO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인기투표에서 신영석과 양효진이 남녀 최고 득표를 했다고 28일 밝혔다. 올스타전은 남녀부 각각 K스타팀과 V스타팀으로 나뉘어 승부를 겨룬다. 이날 남녀 출전 선수 각각 24명(총 48명)의 명단도 발표됐다. 올스타전 투표에는 역대 최다인 10만8872명이 참여했다. 남자 K스타팀의 신영석은 총 8만2155표를 받아 남녀 통틀어 최다 득표자로 이름을 올렸다. 허재 한국농구국가대표 감독(52)과 닮은 외모로 ‘허재영석’이라는 애칭이 붙은 그는 그동안 탁월한 블로킹 능력을 앞세워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해 왔다. 특히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60블로킹에 성공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27일 기준). 그는 1라운드 4위에 처져 있던 팀을 3라운드 2위로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여자 V스타팀의 양효진(8만575표)은 지난 시즌 이재영(21·흥국생명)에게 내줬던 최다 득표자 타이틀을 한 시즌 만에 다시 가져가며 통산 네 번째 올스타전 여자 최고 인기 스타로 올라섰다. 2013∼2014시즌부터 3시즌 연속 올스타전 여자 득표 1위를 기록했던 양효진이었다. 여자부 블로킹 부문 1위(16경기 54개)를 달리고 있는 양효진은 이번 시즌 선두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대건설(2위)의 선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감독 인기투표에선 K스타팀에선 남자 최태웅 감독(현대캐피탈)과 여자 이정철 감독(IBK기업은행)이, V스타팀으로선 남자 신진식 감독(삼성화재)과 이도희 감독(현대건설)이 배구 팬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메이저리그 휴스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작은 거인’ 호세 알투베(27·베네수엘라)가 AP통신이 선정한 2017년 올해의 남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스포츠미디어 관계자 투표 결과 알투베는 총 715점을 얻어 2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톰 브래디(646점)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