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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스마트폰 1대로 전화번호 2개를 쓸 수 있는 e심(eSIM) 시장이 본격 문을 연다. e심은 사용자 식별을 위해 꼽는 유심(USIM) 물리칩과 달리 다운로드만으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방식의 식별장치다. 이제 통신사를 바꿀 때마다 유심칩을 일일이 갈아 끼울 필요가 없어지고 ‘듀얼심’(유심+e심)을 활용한 복수 요금제 설계가 가능해져 소비자 선택권이 더 넓어질 전망이다. 또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통신 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업체들은 e심 도입에 맞춘 마케팅·프로모션 준비에 분주한 상황이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국내 이동통신 소비자들은 e심 사용이 가능해진다. e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것이 ‘듀얼심’ 활용이다. 스마트폰 하나에 유심과 e심을 함께 적용해 번호 2개를 쓸 수 있고 요금제도 각기 다른 통신사로 골라 가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업무폰과 개인폰을 나눠쓰던 소비자는 스마트폰 하나로 통신 3사 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를 혼용해서 쓸 수 있다. e심은 또 다운로드 비용이 2700원 수준이어서 기존 7700원인 유심 보다 가격이 3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다. 특히 알뜰폰 업체가 e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들이 듀얼심을 쓸 경우 두 번째 번호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요금제 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알뜰폰 요금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에서 먼저 개통한 이후 세컨드 폰으로서 알뜰폰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업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의 이동통신 사업 계열사인 ‘스테이지파이브’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백억 원 규모의 자금 유치에 나서며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50만 명, 장기 15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까지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비대면 가입이 강점인 e심 특성과 맞물려 카카오톡 인증서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지파이브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음악, 웹툰 등 부가 콘텐츠 서비스와도 연계하는 등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약 1100만 명으로 이 중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한 순수 알뜰폰 가입자 수는 약 600만 명 수준이다. 대부분 통신 3사 자회사들이 과점하고 있지만 여기에 KB국민은행이 ‘리브엠(LivvM)’ 브랜드를 앞세워 알뜰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최근 토스가 알뜰폰 업체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해 9월 중 선보일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경쟁은 더 가열될 전망이다. 통신 3사 내부적으로는 e심 도입이 탐탁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듀얼심을 쓰는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데이터 이용료가 더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 비중을 늘리면 통신 3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심으로 번호 이동이 활발해져 마케팅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또 개당 7700원인 유심 판매 매출이 e심 등장으로 줄어들 것이 예상돼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다만 e심 등장에 따른 정확한 시장 변화는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e심이 지원되는 기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도입 직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은 2018년 XS모델부터 e심이 지원되고, 삼성 갤럭시폰 국내 제품은 이번에 선보인 갤럭시 Z폴드4와 플립4부터 e심 사용이 가능하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에 최종 서명함에 따라 이른바 국내 ‘동·서학 개미’들의 투자 전략에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IRA 법안은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대, 부자 증세 등을 골자로 한 4300억 달러(약 564조 원) 규모의 지출안을 말한다.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미국에서 생산되고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차량에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등 국내외 관련 테마주와 펀드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 자동차업계에는 불리한 내용으로 평가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RA 법안에 따라 친환경 또는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기업과 업종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관련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STAR글로벌클린에너지S&P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6개월 수익률은 42.8%나 되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미국친환경그린테마INDXX(36.6%), 한화자산운용의 그린히어로펀드(24.2%) 등도 수익률이 높다. 미국의 전기차와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시장 관련 기업으로는 전기차기업 테슬라와 태양광·풍력기업 넥스트에라, 리튬생산기업인 앨버말 등이 꼽히고 있다. 미국이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태양광 시장에서 미국 내 1.7GW(기가와트) 모듈 공장을 보유한 한화솔루션도 혜택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RA 법안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관련 기업들의 수혜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 주식에는 타격이 우려된다. 앞으로는 미국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국내 업체들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연간 순이익이 3년 평균 10억 달러가 넘는 기업들은 최소 15%의 법인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간 법인세를 적게 낸 아마존과 엔비디아 등이 피해주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IRA로 혜택을 받는다고 해서 바로 수익으로 직결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장은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들의 경우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창립 20주년을 맞은 신한금융투자가 사명(社名)을 ‘신한투자증권’으로 교체하고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새로운 사명인 신한투자증권은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의결 절차를 거쳐 올해 10월 1일부터 공식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명칭 변경은 2009년 8월 굿모닝신한증권에서 신한금융투자로 회사 이름을 바꾼 지 약 13년 만이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사명을 교체하는 것은 ‘신한’이란 금융그룹 대표 브랜드와 ‘증권’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라며 “‘투자’를 통해 자본시장 대표 증권사로서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것도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의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간 테슬라를 대거 팔아치우고 중국 리튬 기업인 톈치(天齊)리튬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7월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결제액을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 3억1990만 달러(약 416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테슬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현재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유 금액만 약 149억 달러(약 19조 원)에 이른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6월 폭락한 후 최근 900달러 안팎까지 회복했고, 국내 투자자들은 또다시 하락하기 전에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를 팔고 최근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홍콩증시에 상장한 톈치리튬이다. 지난 한 달간 톈치리튬 순매수 금액은 1억5229만 달러로 전체 해외주식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중국 쓰촨성 청두에 본사를 둔 톈치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공급하는 업체다. 2010년 중국 본토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지난달 13일 홍콩거래소에 추가로 상장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 기업공개(IPO)를 한 기업 수가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불안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IPO를 하더라도 기대하던 몸값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IPO를 꺼리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거래소가 2010년부터 이달 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상장 예비심사 승인, 공모 철회, 신규 상장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승인 받은 기업은 코스피 3곳과 코스닥 27곳 등 모두 30곳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12곳(코스피 23곳, 코스닥 89곳)을 크게 밑도는 결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말까지 4개월여가 남아 있지만, 상장 승인 기업이 크게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철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기업은 현재 22곳인데, 이 기업들이 연내에 모두 상장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상장 승인 기업은 52곳이다.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공모를 거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연평균 84곳이다. 올해 52곳 신규 상장에 그친다면 2013년(43곳)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코스피 상장 승인 기업은 올해 수산인더스트리 등 3곳에 불과해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래 가장 적다. 올해 예심 승인을 받았지만 공모를 철회한 기업은 현대오일뱅크와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4곳이다. 지난해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등 2곳이 공모를 철회한 바 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선 공모를 철회한 기업은 없지만, 예심 승인을 받은 20곳이 아직 상장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차명 투자 의혹으로 최근 물러난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사진)가 한 달여 만에 유튜브로 근황을 알렸다. 존 리 전 대표는 “국내에서 1막은 끝났고 이제 2막의 시작”이라며 아이들의 금융 교육과 노후 준비를 위한 이야기를 하면서 대중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존 리 전 대표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거 1, 2개월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며 “제 30여 년 명성에 큰 영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동안 연락을 끊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 했으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으로 입양원·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을 계속 후원할 것”이라며 “연말이 되면 제가 이야기한 것을 실천한 아이 5명을 선정해 메리츠펀드를 사주기로 약속했는데 이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존 리 전 대표는 “커피 사먹지 말고, 노후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많은 분들이 계속 경제와 금융 교육을 받고 싶어 하니 이게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고 영상을 마쳤다. 2014년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로 취임한 존 리 전 대표는 8년째 대표직을 지켰지만 올해 5월 금융감독원이 차명 투자 의혹으로 검사에 나서자 6월 말 자리에서 물러났다. 존 리 전 대표의 아내가 주주로 있는 회사에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 자금이 투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존 리 전 대표는 당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중 앞에 다시 나선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당 유튜브 채널에는 “잘못하신 부분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의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우선이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6월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원자재 등 수입 가격 상승으로 흑자 규모는 1년 전보다 30억 달러 이상 줄었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 글로벌 경기침체 등이 이어질 경우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500억 달러 달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6억1000만 달러(약 7조3379억원) 흑자를 나타냈다. 에너지 수입 비용 등이 크게 늘면서 6월 흑자액은 지난해 같은 달(88억3000만 달러)보다 32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냈다. 5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두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흑자는 247억8000만 달러로, 한은이 지난 5월 예상한 210억 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69억7000만 달러 줄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7년 230억2000만 달러 감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6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1년 전보다 39억6000만 달러 적은 35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595억3000만 달러)이 9.1% 늘었지만 수입(559억4000만 달러) 증가 폭(18.9%)은 수출의 두 배를 넘었다. 특히 6월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28.9% 늘었다. 원자재 중 석탄과 원유 수입액 증가율은 각각 189.0%, 53.1%다. 서비스수지는 4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로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5억3000만 달러 줄었다. 6월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27억7000만 달러)는 1년 전(25억6000만 달러)과 비교해 2억1000만 달러 커졌다. 한은은 이달 말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제시할 예정인데, 5월 전망치 500억 달러보다 예상 흑자 규모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4일 경제관련 브리핑에서 “쌍둥이(재정수지와 경상수지) 적자 발생 가능성은 없다”며 “무역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는 올해 연간 300억~400억 달러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또 “수출이 부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무역수지 악화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은 11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독일은 1991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다.이호기자 number2@donga.com}

증권사와 은행, 사모펀드(PEF) 등 국내 금융회사들이 기존 투자 영역에서 벗어나 미술품 투자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고가의 작품을 소액으로도 쪼개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질 정도로 미술품 투자가 크게 대중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이 이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자사의 고객 기반도 넓히려 하고 있는 것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관 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로스로드파트너스는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에 수십억 원 규모로 투자를 완료했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둔 열매컴퍼니는 누적 공동구매액 기준 국내 1위 업체로 총 150여 개 작품, 400억 원 규모의 공동구매를 진행한 바 있다. 크로스로드파트너스 김효상 대표는 “미술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향후 미술품 투자 플랫폼의 가치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최근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와 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테사는 모바일 앱을 통해 글로벌 200위 내 블루칩 아티스트의 작품을 최소 1000원부터 조각투자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미술품 등 고가 자산의 지분을 온라인에서 분할 투자하는 조각투자는 최근 들어 20, 30대 젊은층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올 3월 NH농협은행도 테사와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들 금융사와 미술품 투자기업은 상호 협력을 통해 대고객 마케팅과 투자자 보호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포석이다. 금융회사들이 이런 분야에 적극 관심을 보이는 것은 최근 미술품 투자가 비교적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 낮은 조세 부담 등의 장점을 내세워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품은 투자시장 활황기에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점진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불황기에도 거래가 유보되며 가격이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게다가 미술품은 취득세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을 내야 하는 부동산 투자와 달리 양도차익에 따른 양도세만 내면 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국내 미술 시장 거래액은 2021년 9223억 원으로 예측됐다. 전년(3291억 원) 대비 세 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승환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눈에 띄는 점은 기존 VIP 외에 일반 중산층 고객들도 미술 소액투자를 이야기한다는 것”이라며 “일부는 경매회사 크리스티나 소더비에 직접 방문할 정도로 미술품 투자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술품 시장 투자가 그 특성상 위작이나 도난, 파손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은 피해갈 수 없다. 지난해 펀드를 통해 미술품 투자를 검토했었던 한 PEF 운용사 대표는 “이 시장이 유망하다고 판단해 미술품 구입을 검토했으나 진품 판단과 도난 방지 등 실물 미술품 관리에 대한 부담감 탓에 투자를 포기했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동학개미운동의 전도사였던 1세대 가치 투자자들이 연이어 불명예 퇴진하고 있다. 올 6월 불법 투자 의혹으로 물러난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에 이어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도 차명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가 시작되자 물러날 뜻을 내비쳤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대상으로 한 정기검사에서 강 회장이 공유 오피스 업체 ‘원더플러스’에 수십억 원을 대여해줬고, 해당 법인이 이를 투자에 활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원더플러스는 강 회장이 대주주이며, 그의 딸이 2대 주주다. 금감원은 이를 일종의 차명투자로 보고 현재 제재 수위를 논의 중이다. 이에 강 회장 측은 투자수익이 원더플러스로 귀속되기 때문에 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감원은 실질적으로 강 회장이 원더플러스의 1대 주주이고, 수익금도 언제든지 강 회장의 것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지난달 29일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3년간 에셋플러스에서 맡았던 제 소임을 다하고 떠나고자 한다”며 사임 의사를 전했다. 1987년 동방증권(현 SK증권)으로 금융시장에 입성한 강 회장은 국내 ‘1세대 펀드매니저’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주식을 통해 1억 원으로 156억 원을 벌어 유명해졌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미래에셋그룹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뉴노멀 시대의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고 있다. 모바일 금융 이용자가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경영 전반에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래에셋그룹의 맏형인 미래에셋증권도 새로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한창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새롭게 서비스하는 MTS는 기능별로 나뉘어 있던 3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한 버전으로 ‘공급자 중심’의 기존 증권사 MTS를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향상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의 애플리케이션은 ‘투자의 모든 것(All about Investment)’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깔끔한 디자인으로 전 세계 투자 상품을 원터치로 연결해 24시간 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낮과 밤의 시간 변화에 따라 화이트·다크 모드 디자인이 자동으로 전환되며, 매매 가능한 시간에 맞게 최적화되는 홈 화면 등을 통해 전 세계 시장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다. 또 고객의 모든 금융자산과 계좌를 한곳에서 볼 수 있고, 내가 관심 있는 뉴스나 정보를 일일이 찾지 않아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미래에셋증권의 축적된 고객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 역량으로 투자에 도움이 될 콘텐츠들을 생산해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신청자에 한해 볼 수 있던 ‘m.Club’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고객이면 누구나 볼 수 있게 변경했고,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은 고객들의 분석 데이터를 예전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국내외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ESG 평가지표 데이터,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 위험도 등을 자체 AI기술로 분석하고 종목별 AI Score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들이 개별 종목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대표는 “이 애플리케이션의 오픈은 압도적인 넘버원 금융 투자 플랫폼이 되기 위한 시작점”이라며 “최고의 고객 경험을 드리기 위해 파괴적 혁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또한 지난해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제조와 판매 채널을 분리해 디지털 혁신, 상품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하는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비대면 채널을 고도화하고, ‘변액보험 리딩컴퍼니’의 강점을 살려 독보적 변액보험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먼저 온라인 플랫폼을 혁신했다. 2020년 10월 고객경험 개선을 위해 기존에 홈페이지, 사이버창구, 온라인보험 등 회사의 업무 구분에 따라 각각 운영되던 기존 사이트들을 하나의 도메인으로 통합하고 미래에셋생명만의 사용자경험(UX)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일관된 사용자환경과 경험을 제공하는 통합사이트를 구축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고객프라자 등 고객이 내방해 업무를 보는 창구에 종이가 필요 없는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험과 대출 등 업무 문서를 모두 전자문서로 전환하고, 전자증명서 및 전자위임장을 통해 모바일에서 서류를 주고받는 등 업무의 모든 과정에서 어떠한 종이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이달에는 기존 고객프라자를 고객 지향형 ‘디지털라운지’로 전환했다. 디지털라운지는 사무 환경의 제약 없이 방문객이 자유롭게 최신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혁신 공간으로 화상창구를 통해 직원이 눈앞에 있는 듯한 환경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비즈니스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경쟁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과 미국, 캐나다, 홍콩 등 10개국에서 ETF를 상장해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전 세계에서 운용하고 있는 ETF 규모가 10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순자산 규모는 105조5103억 원으로 같은 시기 73조7000억 원인 국내 ETF시장 규모를 웃돌았다. 이 같은 성장세는 언어, 문화, 비즈니스의 장벽을 극복하고 해외 법인에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등 미래에셋 글로벌 ETF 전략의 시너지를 낸 결과물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자사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 출연해 ETF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ETF를 상장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캐나다 호라이즌 ETFs를 인수하며 한국 ETF의 글로벌 진출을 알렸다. 액티브 ETF의 강자인 호라이즌 ETFs는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지난달 말 기준 106개의 ETF를 상장했고 총자산 규모는 21조617억 원이다. 2018년에는 전 세계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ETF 운용사 Global X를 인수했다. Global X는 ‘Beyond Ordinary ETFs’란 캐치프레이즈로 차별화된 테마형, 인컴형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운용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미국에서만 94개 ETF 및 47조6675억 원으로, 그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장기화에 따라 온라인 상거래 수요가 폭발하면서 국내 금융사들의 물류시설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상품을 보관, 분류하는 공간인 물류센터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유럽의 거점인 독일과 북미 지역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이런 물류시설 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투자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독일 튀링겐주(州) 에르푸르트시(市) 국제물류단지 아마존 물류센터에 4370만 유로(약 590억 원) 규모의 선순위 메자닌 대출 투자를 완료했다. 메자닌 대출은 선순위 대출 대비 이자율이 높지만 대출이 상환되는 권리는 후순위인 대출을 뜻한다.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메자닌 대출은 지분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는 낮고,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중위험·중수익 투자로 분류된다. 해당 사업은 연면적 26만4100m² 규모의 전자동화 물류센터를 개발하는 것이다. 물류센터로는 독일에서 최대 규모로, 아마존이 최소 20년간 임차하면서 독일 내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사는 올해 3월 첫 삽을 떴고, 내년 7월 완료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해당 사업에 19개월간 유로화 기준으로 연간 6% 초중반대 금리로 이자를 받을 예정이다. 해당 펀드에는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이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대상은 호텔이나 오피스빌딩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배송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전자상거래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물류센터가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랙트애널리시스는 전 세계 물류센터 수가 2020년 15만 개에서 2025년 18만 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국내 금융기관들도 물류센터 투자에 부지런히 나서고 있다. 그중에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의 물류센터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2019년 삼성증권은 독일 뒤셀도르프 물류센터에 약 2600억 원, 퍼시픽자산운용은 같은 해 도르트문트의 물류센터 2개동에 1800억 원을 각각 투자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영국, 스페인, 프랑스의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부동산 공모펀드를 국내에서 최초로 출시했고, 이듬해에는 약 2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미국 델라웨어에 건설 중인 물류센터를 선매입했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3300억 원 규모의 아마존 물류센터 2곳과 페덱스 물류센터 1곳을 개발 단계에서 매입했다. 다만 운용사들의 물류센터 투자가 앞으로도 계속 유망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물가상승과 건설비용의 증가로 향후 투자가치가 얼마든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물류센터의 공사비 역시 오르면서 제시된 수익률의 보장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물류센터 자동화 시설의 경우 더 많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스마트폰을 보거나 조는 등 제대로 듣는 사람은 거의 없는 가운데 교육이 끝나면 대충 서명만 하고 나간다.”(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A 씨) “매일 오는 일용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똑같은 시청각 자료 및 설명을 반복하고 있는데, 교육을 받는 사람 대부분 휴대전화를 보거나 눈을 감고 있다.”(물류센터 안전관리팀장 B 씨) 21일 인터뷰한 경기 군포시의 물류센터 노동자 A 씨와 안전관리팀장 B씨는 모두 안전교육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똑같은 교육을 매일 1시간씩 반복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시간낭비라는 것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라 일용직 근로자는 채용 시마다 1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매일 새로운 현장에서 일하게 될 수 있으므로, 해당 현장에 필요한 안전 교육을 매번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물류센터 근로자들은 고용 형태는 일용직이어도 매일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교육을 매일 1시간 이상 받아야 하는 것. 전국 물류센터에서 매일 5000명 이상의 일용직 근로자가 일한다. 매번 같은 교육이 되풀이되면서 강사와 수강자 모두 시간만 때우는 경우가 많아 산업재해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택배물류업 산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택배물류업 산재는 2017년 신청 213건, 승인 192건이었는데 2021년에는 신청 2469건, 승인 2311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물류 일용직 근로자가 매번 같은 교육을 1시간씩 받는 것이 실제적인 산재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회의적”이라며 “건설업과 같은 기초안전보건교육 제도를 도입해 현행 교육을 대체하고, 작업 시작 전에는 해당 작업에 대한 주요 위험요인 및 안전작업 방법만 집중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건설업 일용직 근로자들은 기초안전보건교육을 한번 이수하면 다른 사업장에 채용되더라도 별도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 최근 관련 법령 개정에 착수한 강대식 의원은 “물류업에도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에 준하는 맞춤형 교육 제도를 도입해 4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한 일용근로자는 채용 시 기존과 같은 교육은 안 해도 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라며 “주기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건설 일용직에는 1년 주기로 재교육을 하고, 호주의 경우 2년 내 건설현장 투입 기록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교육이수 자격을 무효화하고 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올해 30대 후반인 A 씨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2013년 증권사에 입사했다. A 씨는 정식 애널리스트가 되기 전 리서치 어시스턴트(RA)로 일했는데 월급은 250만 원가량이었다. 월급을 모아선 재산을 불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A 씨는 3억 원의 빚을 내 투자를 시작했고 수익률 100%를 달성하자 회사를 그만뒀다. 주식과 가상화폐 가격이 치솟던 지난해에는 자산을 약 20억 원까지 불려 주변에서 ‘파이어족’(경제적으로 독립한 조기 은퇴자)이라는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올 들어 주가와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금리까지 오르면서 3억 원가량을 빌려 투자하던 A 씨가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280만 원이 됐다. 물가도 올라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게 된 A 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증과 부동산 회사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로 수익 내기 어렵다” 직장 회귀주식과 가상자산, 부동산 등에 투자해 자산을 불린 뒤 조기 은퇴를 꿈꿨던 파이어족들이 최근 자산가치 하락을 겪으며 다시 일터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20대 후반인 B 씨는 회계사로 대형 회계법인에 재직 중이던 2019년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마이너스통장을 통해 마련한 종잣돈으로 적잖은 수익이 나자 이듬해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마련했던 2억 원의 이자만 해도 매달 100만 원이 되자 2년 만에 파이어족의 꿈을 버리고 회계법인 재취업을 모색하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자산가치가 폭락하면서 (투자로) 조기 은퇴를 꿈꿨던 일부 젊은 세대가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며 “대박의 꿈이 멀어지고 안정적인 생활이 더 중요해지면서 자산 가격 폭등 시기에 평가 절하됐던 노동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멀어지는 ‘4% 법칙’의 꿈파이어족을 꿈꾸는 이들 사이에선 이른바 ‘4% 법칙’이 상식처럼 여겨졌다.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재무관리사 윌리엄 벤젠이 연구한 자산 관리 법칙인데, 연간 생활비의 25배를 모은 후 매년 약 4%를 지출하면 일하지 않고 투자 수익만으로 여생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10억 원을 모은 경우 첫해는 4000만 원, 이듬해는 4000만 원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만큼 지출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전제로 하는데 최근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물가까지 오르면서 더 이상 ‘4% 법칙’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증권사가 고객 주식을 담보로 빌려주는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연 10%에 육박한다. 이를 두고 한국에서 왜곡됐던 ‘파이어족’의 의미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교육포럼 대표는 “미국에서 파이어족은 고액 연봉자가 급여를 모아 조기 은퇴한 뒤 절약하며 사회봉사 등 제2의 삶을 사는 것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재테크로 단기간에 대박을 내고 은퇴하는 것으로 왜곡됐던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올해 30대 후반인 A 씨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2013년 증권사에 입사했다. A 씨는 정식 애널리스트가 되기 전 리서치 어시스턴트(RA)로 일했는데 월급은 250만 원 가량이었다. 월급을 모아선 재산을 불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A 씨는 3억 원의 빚을 내 투자를 시작했고 수익률 100%를 달성하자 회사를 그만뒀다. 주식과 가상화폐 가격이 치솟던 지난해에는 자산을 약 20억 원까지 불려 주변에서 ‘파이어족(경제적으로 독립한 조기 은퇴자)’이라는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올 들어 주가와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금리까지 오르면서 3억 원 가량을 빌려 투자하던 A 씨가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280만 원이 됐다. 물가도 올라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게 된 A 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증과 부동산 회사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로 수익 내기 어렵다” 직장 회귀주식과 가상자산, 부동산 등에 투자해 자산을 불린 뒤 조기 은퇴를 꿈꿨던 파이어족들이 최근 자산가치 하락을 겪으며 다시 일터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20대 후반인 B 씨는 회계사로 대형 회계법인에 재직 중이던 2019년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마이너스통장을 통해 마련한 종잣돈으로 적잖은 수익이 나자 이듬해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로 마련했던 2억 원의 이자만 해도 매달 100만 원이 되자 2년 만에 파이어족의 꿈을 버리고 회계법인 재취업을 모색하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자산가치가 폭락하면서 (투자로) 조기 은퇴를 꿈꿨던 일부 젊은 세대가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며 “대박의 꿈이 멀어지고 안정적인 생활이 더 중요해지면서 자산 가격 폭등 시기 평가 절하됐던 노동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멀어지는 ‘4% 법칙’의 꿈파이어족을 꿈꾸는 이들 사이에선 이른바 ‘4% 법칙’이 상식처럼 여겨졌다.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재무관리사 윌리엄 벤젠이 연구한 자산 관리 법칙인데 연간 생활비의 25배를 모은 후 매년 약 4%를 지출하면 일하지 않고 투자 수익 만으로 여생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10억 원을 모은 경우 첫 해는 4000만 원, 이듬해는 4000만 원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만큼 지출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전제로 하는데 최근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물가까지 오르면서 더 이상 ‘4% 법칙’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증권사가 고객 주식을 담보로 빌려주는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연 10%에 육박한다. 이를 두고 한국에서 왜곡됐던 ‘파이어족’의 의미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교육포럼 대표는 “미국에서 파이어족은 고액 연봉자가 급여를 모아 조기 은퇴한 뒤 절약하며 사회봉사 등 제2의 삶을 사는 것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재테크로 단기간에 대박을 내고 은퇴하는 것으로 왜곡됐던 면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경찰의 노동조합 역할을 하는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 회장단이 15일 발표될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방안에 반발하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삼보일배 시위를 했다. 이날 오전 11시 반부터 낮 12시경까지 서강오 직협 사무국장 등 회장단 소속 경찰 4명은 몸에 ‘행안부 경찰국 설치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천을 몸에 두른 채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조계사 입구 인도 약 100m 구간에서 삼보일배를 했다. 직협 측은 이날 삼보일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고, 경찰이 정치권력에 예속되면서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삼보일배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강렬한 항의”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경찰 지휘부와 행안부 장관이 직협 회장단과 면담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국민이 과도하다고 느끼는 방식의 의사 표현은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경찰의 집단행동을 만류한 바 있다. 직협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과 1인 피켓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세종시 행안부 청사 앞에서 9일째 단식을 벌이던 민관기 직협 회장은 13일 오후 건강이상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경찰의 노동조합 역할을 하는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 회장단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방안에 반발하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삼보일배를 했다. 이날 오전 11시 반~낮 12시 서강오 직협 사무국장 등 회장단 소속 4명은 몸에 ‘행안부 경찰국 설치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천을 몸에 두른 채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조계사 입구 인도 약 100m 구간에서 삼보일배를 했다. 직협 측은 이날 삼보일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고, 경찰이 정치권력에 예속되면서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삼보일배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강렬한 항의”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경찰 지휘부와 행안부 장관이 직협 회장단과 면담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직협 등 경찰의 집단행동을 만류한 바 있다. 직협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과 1인 피켓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세종시 행안부 청사 앞에서 9일째 단식을 벌이던 민관기 직협 회장은 13일 오후 건강이상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주식에서 수천만 원을 잃으니, 정신적 충격에 한동안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3년간 대기업에서 일하며 모은 결혼 비용으로 주식에 투자했던 20대 A 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하소연했다. 그는 대출까지 받아 약 1억 원을 투자했는데 최근 주가가 고꾸라지면서 수천만 원의 손실을 봤다. A 씨는 계획했던 결혼을 미뤘고, 스트레스 탓에 회사 업무도 못 할 지경이 되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표를 냈다. 폭식으로 건강도 악화된 채로 지금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 채 주식창을 들여다보기가 일쑤라고 했다. 최근 주식과 가상화폐 등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속칭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보고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20, 30대가 늘고 있다. 허탈감 속에 관련 상담센터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폭락장 직격탄 맞은 2030세대11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30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의 41%, 가상자산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하락장에서 손실을 본 이들 중에도 2030세대가 많다는 뜻이다. 영어학원 강사였던 30대 직장인 B 씨는 2019년 한때 주식 투자에서 매일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수익이 나자 직장을 그만두고 갖고 있던 자금을 모두 털어 전업 투자를 시작했다. 하지만 코스피가 최근 1년 동안 약 30% 하락하는 바람에 1억 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충격을 받은 B 씨는 심리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B 씨는 “남편에게 돈을 잃었다는 말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가상자산에 투자했던 젊은층에서도 피해가 심각하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에서 일하는 30대 C 씨는 가상자산 투자로 재미를 보다가 최근 ‘루나 사태’가 터지면서 투자 원금을 대부분 날렸다. C 씨는 “공들인 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며 “허탈한 심정을 달래기 위해 술을 너무 자주 마시는 것 같아 스스로도 걱정”이라고 했다.○ 정신적 충격에 중독 증상까지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주식 중독’ 치료를 위해 센터를 찾는 상담자는 2019년 591명에서 지난해 1627명으로 약 2.8배가 됐다. 센터 관계자는 “특히 가상자산 등 투자 중독에 빠져 센터를 찾는 젊은 세대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전세금까지 빼 투자하면서도 본인은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가족의 권유로 센터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빼앗겼다는 박탈감 속에서 투기에 가까운 투자에 나섰다가 손해를 보고 우울감에 빠진 20, 30대가 적지 않다”며 “중독 증상이 있거나 우울감이 심하면 상담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청년층 회생 돕겠다” 지원 방안 논란도투자 실패로 인한 청년층의 고통이 커지자 서울회생법원은 1일부터 실무준칙을 바꾸면서 주식·가상자산 투자로 생긴 손실은 개인회생을 위한 변제금을 산정할 때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개인회생은 채무자가 일정 기간 빚 일부를 갚으면 나머지 빚이 탕감되는 제도다. 예를 들면 1억 원을 빌려서 투자했다가 7000만 원의 손실이 난 경우 기존에는 1억 원에 나머지 재산을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변제율)을 갚아야 회생이 가능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손실을 입은 7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3000만 원만 재산에 더해 갚을 금액을 산정하겠다는 것이다. 서울회생법원은 “20, 30대 채무자들의 경제 활동 복귀가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과도한 투자에 대해 당국이 면책권을 주는 것 같다”며 “다른 지역 법원 채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서울시 시내버스 1위 기업인 선진운수가 사모펀드에 팔린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그리니치PE는 최근 약 1000억원대에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도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포함, 선진운수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고 서울시 신고를 앞두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컨소시엄 구성은 현재 협의 중이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동아운수와 도원교통, 신길교통, 한국BRT 등 4개사를 인수한 데 이어 사모펀드의 준공영제 시내버스 사들이기가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971년에 설립된 선진운수는 서울시 시내버스 사업자 65개사 중 노선 수와 인가 대수 등에서 1위를 차지하는 회사다. 그리니치PE는 제주도 폐기물 업체 지분 투자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로 알려진 사모펀드다. 사모펀드가 버스회사를 인수하더라도 당장 버스 노선과 요금 등에 대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도입된 준공영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노선 및 요금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는 대신 제도적으로 사업자의 이윤을 보장하는 제도다. 서울시가 배차권과 노선 조정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노선과 요금이 변경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모펀드 입장에선 수익이 크진 않지만 일정한 이윤 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 투자처를 확보한다는 이점이 있다. 사모펀드의 잇따른 버스회사 인수를 두고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 등을 통해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사모펀드는 재매각을 전제로 하다 보니 재투자 없이 배당만 많이 받고 부실 상태에서 다시 팔아치우는, 이른바 ‘먹튀’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올 5월 서울시는 사모펀드의 버스회사 인수가 잇따르자 시내버스 기업 인수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지나친 단기 차익 추구로 운송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기준에 따르면 준공영제 시내버스 시장에 진출 가능한 자산운용사는 설립 후 2년 이상 운용 경력을 보유한 국내 자산운용사여야 하며, 운용 중인 펀드 총액이 1000억 원,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3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5월에 마련한 기준은 부정한 목적의 사모펀드가 시장에 진입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선진운수 관련 매각은 사기업 간 거래여서 제시한 기준만 충족하면 신고가 통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대전시도 비슷한 지침을 마련해 이달 중 관련 업계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