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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던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사진)이 최근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5월 영국을 거쳐 뉴질랜드로 출국했었다. 양 전 비서관은 2주가량 국내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양 전 비서관이 급하게 출국하면서 이삿짐조차 제대로 챙겨가지 못했다”며 “2주 정도 국내에 머물며 이사 물품들을 챙기고 개인적 용무를 처리한 뒤 다시 뉴질랜드로 출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이 국내 정치에 다시 개입할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 대선 기간 내내 ‘궂은일’을 도맡아 한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전격적으로 ‘2선 후퇴’를 선언해 화제가 됐다. 당시 양 전 비서관의 결단에 문 대통령도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이 입국 시점을 일부러 문 대통령의 해외 방문 기간에 맞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구설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 가능성은 남아있다. 여권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이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까 봐 현안에 대한 언급은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며 “다만 ‘정성을 다해 모셔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과 국무총리 직속으로 설치된 위원회 5개가 4일 공식 폐지됐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등 5개 대통령령 폐지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날 폐지된 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 청년위원회, 문화융성위원회, 통일준비위원회와 국무총리 소속 정부3.0 추진위원회다. 국민대통합위는 박 전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위해 대선 공약으로 밝힌 ‘100% 대한민국’을 추진하려고 신설됐지만 가시적 성과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화융성위는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된 광고감독 차은택 씨가 위원으로 활동해 물의를 일으킨 곳이다. 통일준비위는 2014년 박 전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남남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회의 몇 번 하고 끝내는 형식적 위원회를 탈피해 실질적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실무형 위원회들로 대통령 자문그룹을 탈바꿈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는 정책기획위원회 등 노무현 정부가 만든 위원회 5개를 폐지했고, 박근혜 정부도 출범 이후 미래기획위원회 등 이명박 정부 때 탄생한 위원회 4개를 폐지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6·19 부동산대책을 법제화하기 위한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서울은 공공택지든 민간택지든 모든 지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또 경기 광명시 공공·민간택지와 부산 기장군 공공택지는 소유권 이전등기 때까지 전매가 제한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에게 상징성 있는 선물을 드리고 싶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3일 청와대 백악실에서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메달을 한 개 꺼내들었다. 100여 년 전 IOC 설립자 피에르 쿠베르탱이 디자인한 이 메달은 한동안 잊혀졌다가 최근 IOC가 다시 제작한 것이다. 바흐 위원장은 “최근 메달을 부활시키고 두 번째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는데, 바로 다음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께 선물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은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며 “스포츠에는 ‘어렵게 승리한 것이 가장 값지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 회담 성공을 거듭 축하한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막 이후 문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국내에 머물며 접견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 구축에 있어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스포츠 분야 협력 강화가 가능해졌다”며 “평창 올림픽 성공에 대해 IOC와 우리는 동반자적 관계”라고 웃으며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은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하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바흐 위원장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북 동시입장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이 동의하면 나는 무엇이든 동의한다’고 말했는데, IOC가 이 말을 가지고 북한을 설득했다”며 “오늘 면담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의 성공 개최뿐 아니라 분단으로 상처받은 한국민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주는 평화의 올림픽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일방적인 경제 압박을 당한 것 아니냐는 일부 평가에 대해 청와대가 3일 당시 확대정상회담 분위기를 상세히 전하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에 있어 실리를 얻은 반면 경제 문제에서 압박을 당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확대정상회담 초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 인사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은 ‘FTA 이후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356% 증가했다’ 등의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며 대응했다. 특히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의 유머가 회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실장이 회담 중반 미국 측 이해를 돕기 위해 “통역 없이 영어로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 와튼스쿨 (출신) 똑똑한 분”이라고 농담을 던져 장내 웃음이 터졌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박사인 장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동문이다. 장 실장은 “제 저서가 중국어로 출판될 예정이었는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문인지 중단됐다. (중국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우리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장 실장 책이 미국에서 출판되면 무역 적자폭이 더 커진다”고 받아치면서 회담장 분위기가 밝아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영빈관에서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사진)과 예정에 없는 특별 면담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방문 중에 매케인 위원장을 비롯한 상·하원 의원들과 이미 만났지만, 매케인 위원장이 별도의 면담을 요청하자 빡빡한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매케인 위원장의 방한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미 인사들을 홀대했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을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5월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방한이 무산된 것이 아쉬웠는데, 언제든지 한국에 오시면 연락 달라”고 말했다. 이에 매케인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상원 의원들의 질의에 침착하고 완벽하게 대답을 해주셔서 매우 좋은 인상을 남겼다”며 화답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모두발언 이후 문 대통령은 매케인 위원장과 약 30분 동안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매케인 위원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 중 무기 수입액이 가장 많은 나라”라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관련 논의 시 이를 잘 설명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옷이 너무 예뻐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서울-워싱턴 여성협회’ 간담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미국 측 참석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며 나타낸 반응이다. 한국에서 체류한 경험이 있는 전직 주한 미국대사와 주한미군들의 부인들이었다. 이들은 김 여사가 입은 진분홍색 외투의 옷감을 직접 만져보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김 여사가 이날 입은 옷은 김해자 선생이 우리 전통 방식인 누빔으로 만든 옷이었다. 홍화물을 들여 붉은빛을 냈고, 안과 밖의 옷감이 달라 양면 착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미국 인사들의 칭찬이 이어지자 갑자기 외투를 벗어 토머스 허버드 전 대사의 부인에게 건넸다. 즉석 깜짝 선물을 준 셈이다. 허버드 전 대사 부인은 곧바로 김 여사의 진분홍색 외투를 걸치고는 한국식으로 고개를 깊이 숙여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주변 참석자들도 김 여사의 파격 선물에 크게 놀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동맹의 가교 역할을 하는 분들에게 한국 전통 방식으로 만든 옷을 선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날 워싱턴의 노인복지시설인 아이오나(IONA) 센터를 찾아 미술 치료 프로그램을 둘러봤다. 치매 어머니를 둔 김 여사는 이날 ‘悌(공경할 제)’ 자와 할미새, 앵두나무를 형상화한 그림이 그려진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노인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담아 특별히 준비한 의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그다지 좋은 계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FTA 재협상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또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분담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양국 국민 모두가 호혜적 성과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원론적 수준의 발언 외에는 한미 FTA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아래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공동언론발표 내용.》○ 트럼프 대통령 오늘 아침 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한국전쟁 기념비에서 헌화를 하고, 한국전 발발 67주년을 기렸다. 두 나라의 동맹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맺어진 지 60년이 지났다. 우리는 무모하고도 무자비한 북한 정권의 위협에 함께 직면하고 있다. 그 정권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굉장히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 북한의 독재정권은 자국 국민들이나 이웃 국가들의 안정과 안보를 존중하지 않고 있고,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다. 그리고 세계는 얼마 전 북한 정권이 오토 웜비어에게 무엇을 했는지 목도했다. 문 대통령이 조의를 표해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리고, 그 가족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 북한과의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제 이 인내는 끝났다.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은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고, 북한 정부에 좀 더 나은 길을, 좀 더 빨리 선택하도록, 또 다른 미래를 선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이다. 미국은 미국을 언제나 방어할 것이고, 우리의 동맹국들을 방어할 것이다. 우리는 같이 협력하고 있고,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공정하게 부담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주둔 비용의 분담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고,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해서 공정하면서도 상호 호혜적인 경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협력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이 무역협약을 체결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누가 서명을 했고 누가 원했는지를 여러분은 알고 있다. 하지만 협정 체결 뒤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그다지 좋은 계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장벽을 없애고 시장의 진입을 더욱더 확대해야 한다. 우리는 어젯밤에 굉장히 심각한 자동차, 철강의 무역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우려에 대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의 근로자와 사업가들, 특히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한국에 중국의 철강 덤핑 수출을 허용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것이 양국의 교역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문재인 대통령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한 환대에 깊이 감사드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제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외국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축하 인사를 전해줬다. 이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 승리를 달성한 우리 국민에게 전하는 따뜻한 마음이었다. 시련과 역경을 딛고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 함께 걸은 위대한 동맹국의 위로와 격려였다. 저는 5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통화를 통해 과감하고 실용적인 결단을 내리는 분이라는 느낌을 아주 강하게 받았다. 어제 오늘 오랜 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미동맹의 발전과 북핵 문제 해결,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고, 폭넓은 공감대도 형성했다. 이번 방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저 사이에 깊은 신뢰와 우애가 형성됐다. 먼저 양국은 강력한 안보만이 진정한 평화가 가능하다는 데 동의했다. 확장 억제를 포함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통해 압도적 억제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 양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관련 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 포괄적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북한은 한미 양국이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않길 바란다. 우리는 양국 간의 경제협력이 동맹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있어 중요한 한 축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양국 국민 모두가 호혜적 성과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는 테러리즘 문제 등 범세계적 도전에 함께 대응하면서 한미동맹을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아울러 오토 웜비어 씨 사망으로 슬픔에 잠긴 유족과 미국 국민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 말씀을 다시 드린다. 한미 양국은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 않도록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순리대로 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차관 인선에 대한 관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비(非)고시 출신을 대거 등용하는 등 파격을 이어갔던 장관 인사와 달리 차관 인사에는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이다. 별도의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가 없는 차관 인사는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제외하고는 인선이 마무리됐다. ○ 장관은 ‘개혁’, 차관은 ‘안정’ 고시 출신을 찾아보기 힘든 장관 인선과 달리 차관은 사법·외무·행정·기술고시 등 고시 출신이 대거 배치됐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임명한 차관 23명 중 19명이 고시 출신이다. 또 장관은 외부에서 대거 수혈한 반면 차관은 내부 승진이 주를 이뤘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 인선이 해당 부처를 개혁할 수 있는 인물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차관은 최대한 조직을 추스를 수 있는 ‘안정’에 방점을 뒀다”며 “이전 정부에서 요직을 지냈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등용한다는 기류도 차관 인사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인사 사례는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다. 임 차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지만 일찌감치 유임이 결정됐다. 미중 외교 전략통으로 꼽히는 임 차관은 4강(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대사 경험이 없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검찰 출신인 이금로 법무부 차관의 임명도 비(非)사법시험 출신의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호흡을 맞춰 안정적인 검찰 개혁을 이끌어 달라는 청와대의 뜻이 담긴 인사다. ○ ‘실세 차관’ 배치도 눈길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실세 차관’의 배치가 두드러진다. 청와대는 국방 개혁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을 지낸 서주석 국방부 차관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군 출신이 아닌 서 차관을 임명한 것은 더 이상 군에 자체적으로 개혁을 맡기지 않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국방 개혁의 방향을 가장 잘 아는 서 차관이 장관 못지않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 역시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수의 남북회담에 깊숙이 관여한 햇볕정책의 계승자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전 정부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는 부처에는 파격 인사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임명이 단적인 예다. 천 차관도 2014년 대통령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됐다가 9일 만에 철회되는 불운을 겪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교과서를 추진했던 교육부는 행시 33회인 박춘란 차관의 취임으로 대규모 인적 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 차관은 새 정부가 임명한 차관 중 행시 기수가 가장 낮고, 현 교육부 기획조정실장(행시 31회)보다 후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차관 인사에서 연공서열이 파괴됐거나 비(非)고시 출신이 임명된 부처들은 내부 개혁이 필요하다는 청와대의 사인을 강하게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 外 관심 쏠린 인선은? 후속 인사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장관급인 방송통신위원장과 금융위원장이다. 한 여당 의원은 “방통위원장은 새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방송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청와대가 적임자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며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했던 변호사 출신의 발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장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재기용이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여당과 시민단체의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석인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인선과 금융위원장 인선이 맞물려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차관급 중에는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인선이 관심사다. 국가정보원(서훈 원장), 국세청(한승희 청장)과 달리 두 곳은 아직 인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검찰총장 인사는 박상기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마무리되고 나면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유근형 noel@donga.com·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방명록에 서명을 남기면서 ‘대한미국 대통령 문재인’(사진)이라고 썼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찬에 앞서 방명록에 ‘한미동맹,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위대한 여정’이라고 적은 뒤 사인을 남기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아닌 ‘대한미국’으로 표기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에선 온라인을 중심으로 “빡빡한 방미 일정 속에 한미 외교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긴장감과 부담감 때문에 나온 실수”라는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서명을 잘못 적은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서명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올 3월 10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방명록을 적으면서 날짜를 4월 10일로 적었다. 당시 정치권에선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 갔던 문 대통령의 마음이 “벌써 선거일(5월)에 더 가까운 4월에 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오∼.” 28일(한국 시간)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이륙해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던 대통령 전용기에선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내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스탠딩 간담회를 진행하던 중 전용기가 기류 불안정으로 심하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기체가 1분 가까이 흔들리자 주변에 서 있던 참모들은 깜짝 놀랐고 천장을 짚거나 의자를 붙들고 있어야 할 정도였다. 이에 주영훈 대통령경호실장은 “규정상 앉으셔야 한다”며 간담회 중단을 요청했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기자단 여러분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참모진의 만류를 물리치고 기자단과의 대화를 이어 나갔다. 참모들은 마이크를 든 문 대통령이 넘어질 수 있어 팔과 몸을 붙잡아줘야 했다. 난기류 경고음이 울리자 참모들은 재차 간담회 중단을 요청했지만 문 대통령은 “마지막 질문만”이라며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말미에 “하나만 부탁드린다. 첫 정상회담 성공의 절반은 함께 가는 취재진에 달렸다고 생각한다”며 “새 정부의 첫 해외순방이고 한미 정상회담인 만큼 저희도 열심히 노력할 테니 성공을 거둘 수 있게 취재진 여러분도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관계의 균열이 감지된다’는 일본 등 외신 보도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국내 언론의 행태에 대해 아쉬운 감정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름 휴가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연차 휴가를 모두 사용하겠다”고 밝혀 기자단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 / 유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28일(현지 시간) ‘한미 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양국 주요 경제인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의 투자 매력을 적극 어필하면서 양국이 ‘전략적 경제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방미에 동행한 경제인단은 향후 5년간 총 128억 달러(약 14조6000억 원)어치의 투자 보따리를 미국에 안겼다. 문 대통령은 미국 경제인들에게 “우리 정부의 북핵 문제 해결 구상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여러분은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단된 한반도는 경제 분야에서 아픈 부분이지만 그것을 넘어서면 우리는 새로운 기회와 만날 수 있다”며 “새 정부는 견고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북핵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은 결국 한미 양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이번 대통령 방미에 동행한 경제인단은 화끈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52개 기업의 향후 5년간 미국 투자 규모는 총 128억 달러에 이른다. 기업들은 또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항공기 등 5년간 224억 달러(약 25조5000억 원)어치의 미국산 제품 구매 계획을 밝혔다. 국내 기업들은 문 대통령의 첫 방미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미 비즈니스 서밋은 양국 상공회의소가 함께 주관한 행사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미국은 한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해왔고 한국의 미래 또한 함께 열어갈 가장 중요한 동반자”라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앞으로는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에선 박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경제인단 52명 전원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토머스 도너휴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 폴 제이컵스 한미 재계회의 회장, 존 라이스 제너럴일렉트릭(GE) 부회장,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유근형 기자}
정부가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 중단을 논의할 공론화위원회에 원자력 및 에너지 분야 전문가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문가를 배제한 공론화위와 이들이 선정하는 시민배심원단이 신고리 5, 6호기 건설 영구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정책을 수정한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공론화위를 전문가들로만 구성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지, 전문가를 억지로 배제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27일 국무조정실은 비전문가 민간인 10명 이내로 구성된 공론화위와 이들이 구성할 시민배심원단이 최대 3개월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고리 5, 6호기 최종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야당과 에너지 전문가 등이 이를 비판하면서 정부는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이들은 국가 산업정책의 근간인 전력 수급 문제를 법적 대표성과 전문성이 없는 시민배심원단에 맡기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지역 관계자, 전문가 등이 (공론화위에) 다양하게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공론화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비판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 한국 사회가 원전에 대해 갖고 있는 고뇌를 반영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각계각층에서 제기되는 전력 수급 우려에 대해서는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을 포함한) 탈(脫)원전 계획은 전력난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요금 인상 등을 언급하며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건 다른 저의가 의심된다”며 강력 반박했다. 정부가 여론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공론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중대한 에너지 정책 사안을 비전문가들이 여론재판식으로 결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19일 문 대통령이 ‘탈원전’과 함께 사회적 합의 방안을 밝힌 뒤 정부가 절차상 문제점과 공사 중단 영향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공론화 방안을 내놔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신진우·유근형 기자}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빨리 집행되기만 하면 저성장에서 탈출해 3%대 경제성장을 열 수 있다는 게 우리 경제팀의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추경안 통과를 호소하며 ‘3% 성장론’을 꺼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4년(3.3%) 이후 2%대 성장률에 묶여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목표성장률을 2.6%로 잡았는데,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했다”며 “아직 내실 있는 성장은 아니지만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고용과 소비만 살려낸다면 내리막길을 걷는 우리 경제를 성장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상반기에 나타난 경기 회복세에 추가경정예산을 ‘마중물’ 삼아 회복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로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최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10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한국 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4월 말 현재 평균 2.6%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국제통화기금(IMF·2.6→2.7%), 한국금융연구원(2.5→2.8%) 등 3%에 가까운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 기관도 나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현재 2.6%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낙관적 전망의 바탕에는 공통적으로 ‘추경 효과’가 깔려 있다. 추경 집행 이후에 성장률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추경 논의가 지체되면서 최악의 실업난과 분배 상황 악화로 국민이 고통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일자리 추경은 민생 안정과 소비를 진작하는 고용 확대 정책으로, 하락 추세의 경제성장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도 더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추경안 통과와 함께 야당에 정부조직법 처리를 요청했다. 그는 “역대 정부를 돌아봐도 새 정부가 출범하면 추경을 통해 정책 기조를 펼칠 수 있게 국회가 협조했고, 정부조직 개편도 최대한 협력하는 게 정치적 도의”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5, 4, 3, 2, 1.” 26일 오후 8시. 청와대 앞길이 시작되는 춘추관 앞에 모인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카운트다운을 마치자 도로 위에 솟아있던 장애물이 사라지고 철문이 열렸다. 1968년 ‘1·21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야간(오후 8시∼다음 날 오전 5시 30분) 통행이 제한돼온 청와대 앞길이 24시간 전면 개방되는 순간이었다. 김 여사는 이날 ‘50년 만의 한밤 산책’에 참석해 시민 선발대 50여 명과 함께 청와대 앞길을 걸었다. 시민 선발대는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 신청을 한 3500여 명 중 추첨을 통해 선발됐다.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청와대 앞길 개방 소식을 듣고 찾아온 400여 명의 시민도 선발대를 뒤따랐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돼서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며 “작은 변화지만 권력이 막아섰던 국민의 길, 광장의 길을 다시 국민께 돌려드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산책 중간 지점인 신무문에서 KBS 국악관현악단 한충은 부수석의 대금 연주와 박준 시인의 시 낭송을 감상했다. 이날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내려 행사 진행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행사 시작 시간을 앞두고 비가 그치면서 예정대로 진행됐다. 청와대 앞길 산책 도우미로 나선 유홍준 광화문대통령총괄위원장은 “권부들에게 갇혔던 길이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순간”이라며 “조선시대에 비가 안 오면 숙정문과 북쪽 길을 열고 기우제를 지냈는데, 경복궁 뒷길인 청와대 앞길을 여는 오늘 기다리던 비가 내렸나 보다”고 소회를 밝혔다.유근형 noel@donga.com·김배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다. 28일(현지 시간) 장진호(長津湖) 전투기념비 헌화로 방미 일정을 시작해 30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는 한미동맹 발전방안, 근본적인 북핵 해법 등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민감한 이슈들이 불거진 데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정상의 첫 만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성공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난 거래 자체를 위한 거래를 한다”고 썼다. 반면 문 대통령은 실리보다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26일 전직 주미 대사 7명을 초청해 조언을 경청하는 등 한미 정상회담을 ‘열공’했다. 이들과 외교 전문가들의 제언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비책’을 정리했다.①크게, 멀리 생각하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적어도 3년 반 동안 임기를 같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공유하는 ‘큰 그림’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도 주미 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토대로 한미 동맹을 탄탄히 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②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라 청와대와 외교당국은 사드 배치나 한미 FTA 개정을 주요 의제로 삼지 않겠다는 전략이지만 돌발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나 한미 FTA를 거론하면 대화에는 응하되 즉석에서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며 “‘검토하겠다’는 정도의 원론적 답변을 하고 실무 협의로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한미 FTA 개정 문제보다 에너지, 인프라 등 대미 투자 확대에 초점을 맞춰 논의할 여지가 있다. ③한미 동맹 스토리로 어필하라 문 대통령의 개인사에는 한미 동맹의 끈끈한 역사가 담겨 있다. 1950년 겨울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미군이 중공군의 남하를 막는 동안 흥남철수 작전이 이뤄졌다. 흥남철수 마지막 상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올랐던 피란민 중에 문 대통령의 부모가 있었다. 또 문 대통령은 1976년 특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에서 복무할 당시 아서 보니파스 미군 대위가 희생된 도끼만행 사건 보복 작전에 ‘문재인 상병’으로 투입됐다. 외교 당국자는 “문 대통령은 미국 보수층이 한국 진보정권에 갖는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이를 부각시킬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④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최대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핵 해법의 선택지를 ‘대화’로만 좁힐 필요는 없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지금 ‘대화’만 강조하는 것은 우리 카드를 모두 꺼내놓는 것”이라며 “한미 간 조율된 대북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부터 대화를 재개하는 조건까지 한미 공조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유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25전쟁 67주년인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지키고 전쟁 걱정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 그래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이 참전용사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23일 6·25전쟁 참전유공자 위로연에 이어 거듭 ‘자유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보수층의 안보 불안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분단의 상처와 이산가족의 아픔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를 위해 다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적었다. 이어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겠다.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더 단단하게 맺을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4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했다. 주말에는 주로 청와대 관저에 머물지만 이날은 여민관 집무실에서 회의를 거듭하며 방미 일정과 주요 연설문, 대미 메시지 등을 조율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시절 4년 넘게 청와대 생활을 했지만, 해외 순방은 이번이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직접 참관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안보 태세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방문해 현무-2C 미사일이 예정된 사거리를 비행한 후 목표지점(이어도 북방 60km)에 정확히 명중하는 것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사일 발사 장면을 참관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이 계속 고도화돼 우리 군의 미사일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나도 궁금했는데 안심해도 된다는 걸 직접 확인하니 든든하다”며 “오늘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참으로 자랑스럽고 든든한 날”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국방과학연구소가 연구 개발하는 무기체계는 파괴·살상이 아니라 대화와 평화의 수단”이라며 “포용정책도 우리가 북한을 압도할 안보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험발사에 성공한 현무-2C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약 800km에 500kg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중부 이남 지역에서 쏘면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오고, 제주도에서 발사해도 신의주까지 타격할 수 있다. 군 당국은 현무 미사일 보유량을 대폭 늘려 유사시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를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무-2C를 주력으로 한 킬체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실시간 탐지해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공격 체계다. 군 당국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임박 시 최단 시간 내 1000여 기의 현무 계열 미사일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집무실과 전쟁지휘소 등에 쏟아부어 전쟁 수행 능력을 마비시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300km에서 800km로 늘렸다. 이후 2014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사거리 500km급 탄도미사일(현무-2B)의 시험발사를 성공해 실전 배치했고, 800km급까지 개발을 완료한 것이다. 이번 현무-2C 미사일 발사는 총 6차례의 시험평가 중 4번째에 해당하며 앞으로 2차례 시험을 거친 뒤 전력화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참관이 북한을 자극할 수 있고,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는 실무자들의 의견도 있었다”며 “당초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주관으로 참관과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었는데 보고를 받은 대통령이 의지를 보여 직접 참관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범정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가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진행된 조선 해운 구조조정이 금융산업 중심으로 진행돼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한 해법인 셈이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빌딩 회의실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의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회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김광두 부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의 담당자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등 국책 연구소 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 부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구조조정 작업 실행은 기재부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9월 안에는 전체회의에 상정할 안을 만들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 조직을 개편하면서 사문화됐던 헌법기관인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위상을 미국 백악관의 국가경제위원회(NEC)처럼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국민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김 부의장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새 정부에서 부활한 대통령정책실장,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경제 사령탑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유근형·강유현 기자}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선서식에서 공정사회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표현했다. 실력과 인성만으로 평가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정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첫 카드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하반기 도입’을 전격 지시했다. ○ 스펙 없는 이력서 문 대통령은 이날 “차별적 요인들을 일절 기재하지 않도록 해서 명문대 출신이나 일반대 출신이나, 서울에 있는 대학 출신이나 지방대 출신이나 똑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공무원과 공공부문은 우리 정부의 결정만으로 가능하니 그렇게 추진해 달라”고 지시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정부가 우선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를 대표적인 청년 공약으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공약집의 ‘스펙 없는 이력서’라는 부분에 관련 공약이 담겼다. 현 청와대 부대변인인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를 대선 캠프에 영입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였다. 고 부대변인은 2003년 KBS에 도입된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입사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KBS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전체의 70∼80%를 차지하던 명문대 출신이 30% 이하로 줄고, 지방대 출신은 10%에서 31%로 늘었다”며 “편견이 개입되는 학력과 스펙, 사진을 없애니 비명문대 출신도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 제작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과 일부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인 블라인드 채용이 하반기 공공부문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05년부터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에서는 직무와 관련이 없는 학력, 신체조건, 가족사항 등의 개인 신상정보를 이력서에 기재할 수 없다. 면접 때에도 채점자에게 응시자의 학력, 필기 및 서류 시험 성적, 나이 등을 제공하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이 적용됐다. 다만 경력 채용에선 블라인드 방식이 적용되지 않고 있고, 주요 경력이나 학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사혁신처는 ‘국가공무원 임용시험 및 실무수습 업무처리 지침’을 고쳐 경력 채용 시에도 학위, 자격증, 경력사항 등 반드시 필요한 정보만 제출받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공공기관은 지난해까지 229개 기관이 도입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제도를 전체 기관(332개)으로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NCS는 현장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태도를 산업 부문 및 수준별로 체계화해 구직자의 불필요한 ‘스펙’ 나열을 피하는 제도다. 아울러 정부는 모든 국가공무원과 공공기관 채용 시험의 입사지원서를 통일하고, 서류전형과 면접 과정에서 블라인드 방식을 어떻게 적용할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현재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됐더라도 기관마다 이력서에서 배제하는 항목이 다른 실정”이라며 “표준이력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등 모든 공공부문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탈(脫)스펙 전형 확산 전망 공공부문의 블라인드 채용 확대는 민간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부분의 대기업은 일부 직원을 블라인드 채용으로 뽑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5년부터 공개채용과는 별도로 지원자의 직무능력만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롯데 스펙(SPEC) 태클 오디션’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서류 전형에는 이름, 이메일, 주소, 연락처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만 적고, 기획제안서 등 직무 관련 서류만 요구하는 방식이다. KT는 2013년부터 학벌 등 차별적 요소를 빼고 직무 관련 역량만 약 5분간 자유롭게 발표하는 ‘스타 오디션’ 전형으로 약 10%를 채용하고 있다. SK텔레콤도 ‘바이킹 챌린지’라는 별도의 탈스펙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기업들이 모든 채용 과정에서 학력과 출신지를 아예 묻지 않거나, 영어시험 등 소위 스펙을 요구하지 않는 탈스펙 전형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박재명·이샘물 기자}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사진)의 여성비하적 표현이 담긴 과거 저서가 21일 또다시 논란이 됐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히말라야 트레킹에 동행할 정도로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이날 새롭게 논란이 된 책은 탁 행정관이 2007년 공동 저자로 참여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이다. 탁 행정관은 이 책에서 “룸살롱 아가씨는 너무 머리 나쁘면 안 된다. 얘기를 해야 되니까!”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는 등의 얘기를 거리낌 없이 했다. 특히 ‘첫경험’과 관련해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한 살 아래 경험이 많은 애였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은 탁 행정관을 비롯한 문화계 인사 4명이 이야기를 나눈 것을 정리한 대화집이다. 탁 행정관은 지난달 자신이 쓴 ‘남자마음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라는 등의 여성 비하적 표현으로 논란이 됐다. 당시 탁 행정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 글로 불편함을 느끼고 상처 받으신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 현재 저의 가치관은 달라졌지만 당시의 그릇된 사고와 언행을 반성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다른 책에서도 여성 비하 논란이 불거지자 야당은 일제히 탁 행정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대변인은 이날 “비뚤어진 여성관도 모자라 임산부에 대한 변태적 시각으로 신성한 모성을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도 “(탁 행정관을) 즉각 경질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만이 문재인 정권의 품격을 회복하고, 분노한 민심을 진정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마저 “탁 행정관은 그릇된 성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문 대통령의 성공적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면서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