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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재래식 무기를 판매하는 무역회사 홈페이지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5일 드러났다. 유엔 안보리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특히 이 회사의 본사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에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중국 광둥 성 주하이(珠海)에 본사를 둔 ‘조광무역(Zokwang Trading Company)’이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재래식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홈페이지 공개된 ‘제품 카탈로그’는 사실상 ‘북한산 무기 카탈로그’였다. 제품을 건설·농업, 중공업, 조류 추적·연구로 구분했다. 하지만 건설·농업 제품으로는 ‘폭풍호’ ‘천마호’ 전투탱크 등 전차·수송 차량, 중공업 제품으로는 170㎜ 자주포(곡산포)와 240㎜ 다연장로켓 등을 소개했다. 조류 추적·연구 제품으로는 번개-5 지대공 미사일을 소개했다. 무기 설명과 가격도 적혀있다. 폭풍호는 ‘조선인민군 기갑(機甲)의 진수’라면서 대전차유도탄 등 모든 종류의 탄약을 쏠 수 있는 강력한 125mm 전차포로 무장했다고 썼다. 가격은 420만 달러(약 50억 원)다. ‘곡산포’라고 소개한 170㎜ 자주포는 630만 달러(약 75억6000만 원)로 책정했다. 공중요격 미사일 ‘번개-5’는 사거리가 150㎞ 이상이고 가격은 5100만 달러(약 612억 원)다. 조광무역은 “제품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문가 교육을 제공한다”면서 기술 지원 의사까지 드러냈다. 조광무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소속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미국 재무부가 조광무역의 주거래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BDA)를 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하자 본사를 마카오에서 중국 주하이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한국이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에서 제외하는 맞대응 절차에 나선 것을 두고 일본 정부가 ‘근거 없는 자의적 보복 조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본의 공세적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 정부에 이 같은 항의 의견 등을 서면으로 제출했다고 3일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배제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종료하고, 약 2주 뒤 개정고시를 발효할 예정이다. 경산성은 의견서에서 “(대일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나 질문에 명확한 답변 없이 조치가 진행된다면 이는 근거 없는 자의적 보복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이 애초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불거진 문제여서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수출규제를 다룬 4일자 특집기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국과의 문제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아베 총리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대항 조치를 사실상 지시했으며, 6월 수출규제 조치 직전 관계부처 간부들에게 “허리 굽히지 말고(신념을 굽히지 않되) 출구를 찾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또 “문재인 정권 아래에 있는 동안 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양국 갈등의 원인이 한국에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4일 블룸버그통신에 ‘일본과 한국의 진짜 문제는 신뢰’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내고 “한국 정부가 청구권협정을 일방적으로 폐기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양국 간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되풀이해서 주장했다.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대해서는 “동북아 안보 정세를 완전히 오판한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이 무슬림 손님 이름을 ‘ISIS(이슬람국가)’로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1일 가디언이 보도했다. 니켈 존슨 씨(40)는 지난달 24일 필라델피아 소재 스타벅스를 방문했다. 그는 음료 세 잔을 주문하며 점원에게 자신의 이슬람식 이름인 ‘아지즈(Aziz)’를 알려줬다. 스타벅스는 음료가 준비되면 주문자의 이름을 불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점원은 이름 대신 음료 메뉴명을 크게 외쳤다. 존슨 씨가 받은 음료 세 잔에는 모두 ‘ISIS’라고 쓰여 있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존슨 씨는 “충격을 받았고 몹시 화가 난다. 차별이라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스타벅스 측은 차별 행위가 아니라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레지 보르헤스 스타벅스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WP)에 보낸 성명문에서 “조사 결과 바리스타가 철자를 잘못 입력했을 뿐 차별은 아니다. 존슨 씨의 조카와 연락이 닿아 사과를 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존슨 씨는 “가족 중 연락 받은 사람이 없다. 내게는 아주 어린 조카들뿐”이라고 밝히며 사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스타벅스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일본 여행 불매운동 영향으로 양국을 잇는 항공 노선 3개 중 2개가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을 잇는 직항편은 11개 항공사가 운영하는 128개 노선이다. 11개 항공사 가운데 8곳이 한국 항공사다. 이 중 43개(33.6%) 노선이 운항을 중단했거나 중단될 예정이다. 42개(32.8%)는 감편을 계획하고 있다. 양국을 잇는 노선 66.4%가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다. 전체 항공편수 기준으로는 1325편 중 439편(33.1%)이 영향을 받았다. 특히 한국 관광객 덕을 봤던 지역 피해가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카와(旭川), 오이타(大分), 이바라키(茨城), 도야마(富山), 고마쓰(小松), 구마모토(熊本), 사가(佐賀) 등 7개 지방 공항은 한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이 모두 중단됐거나 중단될 예정이다. 지방 21개 공항 57개 노선 중 운휴·감편은 44개(77%) 노선에 이른다. 나리타(成田), 하네다(羽田), 주부(中部), 간사이(關西), 후쿠오카(福岡) 등 5개 주요 공항은 노선의 57%가 운항 중단·감편 영향을 받았는데, 그나마 사업 방문자가 많아 비교적 영향을 적게 받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 가운데 일본 저비용항공사(LCC) 피치항공은 일본 항공사 중에선 처음으로 한일 노선 일부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피치항공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삿포로, 오사카, 오키나와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인천-삿포로 노선은 10월 27일부터, 부산-오사카 노선은 내년 1월 7일부터 운항을 멈춘다. 내년 1월 28일부터 2월 22일까지는 인천-오키나와 노선을 일시 중단한다. 모두 매일 한 편씩 운항해 온 노선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의회 정회를 요청하면서 사실상 하원을 폐쇄했다. 야권의 ‘노딜 브렉시트 금지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서다. BBC방송은 28일 존슨 총리가 여왕에게 10월 14일 새 회기 시작을 알리는 연설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의회는 여왕의 하원 연설로 새 회기를 시작한다. 의회는 다음 달 3일 문을 연 뒤 9월 둘째 주부터 10월 14일의 연설 전까지 정회하게 된다. 여왕은 스스로 의회 연설 날짜를 정할 수 없고, 내각의 요청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 여왕의 명령이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존슨 총리의 결정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시한을 두 달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존슨 총리는 EU와 합의가 없어도 탈퇴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7월 총리에 오른 뒤 내각을 강경 브렉시트 찬성론자들로 물갈이했다. 노동당 등 야권은 새 회기에 노딜 브렉시트 금지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회기가 10월 14일에 시작되면 법안을 처리할 물리적 시간이 사라진다. 존슨 총리가 야권의 손발을 묶은 셈이다. 야권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존슨 총리를 일제히 비난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존슨 정부의 무모함에 혐오감을 느낀다. 이것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자 잔학행위”라고 비판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오늘은 어둠의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철도를 언급하며 경제적 잠재력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G7 정상회의 폐막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던 중 이같이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아주 잘 알게 된 북한의 김정은에 대해서도 말하겠다. 그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를 가진 남자”라면서 화제를 돌렸다. 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다”면서 북한의 지리적 이점을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이 한국에 가려 할 때 꼭 항공편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가고 싶다면 (북한을) 가로지르고 싶어 할 것”이라면서 “철도 등 다른 모든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많은 일들이 그곳(북한)에서 일어나고 싶어 한다(many things want to happen there)”고 말했다. 철도·도로 개발은 북한의 주요 관심사다. 북한의 도로 총길이는 우리나라의 4분의 1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의존도가 높지만 철로 낙후로 열차가 시속 40km를 밑도는 수준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초대하며 “우리 측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민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9월 평양에서 남북이 체결한 9·19 평양공동선언에는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을 한다는 내용을 담아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사업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어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강조하며 철도를 언급한 것은 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실무협상에 나서라는 메시지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 김정은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전날엔 “북한은 이것을(잠재력을) 날려 버리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비핵화 협상을 촉구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저녁이 준비됐어요. 모두 식당으로 모여주세요!” 6월 13일 스웨덴 스톡홀롬 둔데르바켄의 저녁 시간. 오후 6시가 되자 앞치마를 맨 백발노인이 식사시간을 알리는 종을 쳤다. 공용 응접실에서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던 여러 사람들이 느릿느릿 식당으로 모였다. 서른 명 남짓한 이들이 줄을 서서 음식을 가져오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40분 이상이었다. 그래도 재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날 메뉴는 흰살생선과 으깬 감자. 소화가 편하고 부드러우며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이다. 사람들은 12개의 공용 탁자에 모여 식사를 했다. 여기저기서 웃는 모습이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생의 마지막까지 스스로 꾸려간다” ‘천둥의 언덕’이란 뜻을 지닌 둔데르바켄은 스웨덴의 노인 코하우징 시설이다. 60가구 70명이 모여 산다. 평균 연령은 70세. 공동 주거시설이지만 노인 코하우징은 요양원과는 다르다. 거주자들은 욕실, 부엌, 침실이 갖춰진 개인집에서 살되 식당, 도서실, 취미실 등을 공유한다. 무엇보다 거주자들이 돌아가며 식사와 청소 당번을 맡는 자율 형태로 운영된다. 그래서 노인들을 돕는 직원을 따로 고용하지 않는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 꾸려나간다’는 원칙을 따른 것이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고령화로 늘어나는 홀몸노인 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의 삶의 질도 높이기 위해 1980년대부터 ‘코하우징’을 개발했다. 코하우징이 늘면 국가가 지원하는 도우미(helper) 서비스에 진입하는 시기가 늦춰져 노인 복지 비용도 함께 줄어든다. 기자는 이날 취재를 위해 둔데르바켄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곳에서 6년째 거주하는 레나 라피두스 씨(72)는 저녁 식사가 끝나면 방으로 돌아가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17평(56m²) 규모에 작은 발코니가 딸린 라피두스 씨의 집은 혼자 살기에 안성맞춤. 침실 1개와 서재로 쓰는 작은 작업실이 있다. 라피두스 씨는 미혼이다. 나이가 드니 몸이 아프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군가 곁에 없을 것이란 생각에 코하우징을 택했다. “문만 열고 나가면 이웃들이 있어 외롭지 않아요. 말동무가 필요하면 공용 공간에 갑니다. 집에 돌아와 문을 닫으면 완전히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요. 혼자 살되 외롭지도 않죠.” 그는 여생을 코하우징에서 보내겠다고 말했다.○ ‘따로 또 같이’ 나이 드는 생활 저녁 식사 후 둔데르바켄 거주자 대부분이 자신의 공간으로 흩어졌지만 일부는 공용 공간에서 시간을 보냈다. 편안한 실내용 원피스 차림으로 TV 뉴스를 보던 이레네 바우만 씨(79)도 그중 한 명. 그는 둔데르바켄에서 다섯째 안에 드는 고령이지만 식사준비와 청소는 예외 없이 함께한다. “거동이 불편하면 앉아서 수저를 닦거나 차 준비를 하는 등 쉬운 일을 맡으면 돼요. 모두 같이 나이 들어가고 있으니 누가 일을 더하거나 덜하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둔데르바켄 거주자들은 하루를 보내면서 모였다 흩어졌다를 자유롭게 했다. 오전 11시, 1층 라운지에서 열리는 핀란드식 커피타임 ‘피카(Fika)’는 하루 중 둔데르바켄이 가장 소란스러워지는 시간이다. 거주자들이 돌아가면서 간단한 간식과 커피를 준비하고, 누구든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자신과 가족의 암 투병 이야기, 건강에 좋은 음식, 손주 자랑 등이 단골 소재다. 이날 주제는 ‘난청(難聽)’. 이날 피카에 참석한 9명 중 2명이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난청이 얼마나 진행돼야 보청기를 사용하는지, 어느 회사 보청기가 착용감이 좋은지를 두고 얘기를 나눴다. 피카 후 거주자들은 취미방에서 다른 거주자로부터 뜨개질이나 악기 연주 등을 배운다. 건물 지하 사우나도 즐긴다. 이들은 공용 공간도 자신이 사는 집의 일부라고 생각하기에 인테리어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여러 사람이 모이다 보니 의견이 안 맞아 큰소리가 날 때도 있다. 그럴 땐 거주자들의 지도부 격인 ‘신뢰 그룹’이 중재에 나선다.○ 만들기 어려운 게 유일한 단점 노인 코하우징은 이웃 나라 핀란드에도 있다. 하지만 스웨덴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방정부인 ‘코무네’가 주거 정책을 주도하는 스웨덴에선 월세를 내는 임대형 코하우징이 다수다. 반면 핀란드에서는 매매형이 대세다. 매매형은 건물을 짓기 전부터 거주자를 모집해 각자 한 채씩 구입하는 방식이다. 공용 거실, 소파의 종류, 벽지 색깔 등 모든 의사결정을 다수결로 한다. 기자는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있는 코하우징 로푸키리와 코티사타마 두 곳도 방문했다. 둘 다 매매형 시설이다. 가장 작은 평형인 38.5m² 방에서 거주하는 비용이 약 2억2700만 원. 비슷한 시설의 인근 주택 시세와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수준이다. 각자 집에 대한 소유권이 있지만 새 거주자를 들이려면 기존 거주자들의 면접 통과가 필수적이다. ‘마지막 전력 질주’란 뜻의 로푸키리는 핀란드 매매형 코하우징의 원조로 통한다. 1999년 친구 사이였던 할머니 4명이 “요양원에 사는 부모님처럼 늙고 싶지 않다”고 결심한 뒤 시작했다. 핀란드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정부가 노인 복지비용을 삭감해 요양의 질이 떨어진 것도 한몫했다. 이들은 헬싱키시에 노인 공동 주거시설용 부지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건설이 완료된 2005년까지 시와 부지 매입 임대, 지원 범위까지 줄다리기하듯 협상했다. 로푸키리를 벤치마킹해 2015년 완공한 코티사타마는 이 과정을 2년으로 줄일 수 있었다. ‘항구 옆 집’이라는 뜻의 코티사타마는 200m만 걸어 나가면 바다를 접하는 곳에 있다. 전망이 좋아 선호도가 높다. 특히 핀란드가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점을 반영하듯 코티사타마는 코하우징 전용 애플리케이션(앱)까지 만들었다. 반상회 일정, 모임 시간, 정기 건강검진 가능 날짜 등을 모두 앱으로 공유한다. 코티사타마의 홍보담당자 겸 거주자 마리우트 헬미넨 씨(71)는 “처음에는 코하우징 개념이 생소해 헬싱키 시 공무원들이 결정을 망설였다. 높은 만족도로 유명해지자 이제 타국 공무원을 직접 데려와 우수 복지 사례로 소개한다”고 귀띔했다. 거주자들은 “코하우징 시설이 기존 요양원 등에 비해 비용절감 효과는 있지만 건설 과정이나 유지에 정부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둔데르바켄에 거주하는 스웨덴 코하우징연합회장 울리카 에게뢰 씨(58)는 “스톡홀름은 주거난으로 청년들이 도심에서 밀려나 문제가 되고 있다. 세대 갈등 없이 코하우징을 활성화하려면 정부가 전 세대의 주택 수요를 고려해 노인을 위한 주거 공간 등 다양한 세대를 위한 코하우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나는 시니어 코하우징에 잘 맞을까? 체크리스트>1. 60세 이상으로 결혼 출산 이혼 등 가족 구성원 변화가 적다2. 하루종일 돌봐야 할 어린 자녀나 손주, 부모님이 없다3. 1년에 석 달 이상 집을 비우지 않는다4. 6~8주에 1주씩 공동 조리, 공용 공간 청소를 할만한 체력이 있다5.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게 즐겁다6. 살 집보다 함께 일상을 나눌 이웃이 더 필요하다7. 나이 들어도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한다※모두 ‘예’라고 응답해야 시니어 코하우징에 잘 맞는 사람.○ 고독사 없는 코하우징 코하우징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죽음’과 일상적으로 조우한다. 하지만 고독사는 없다. 식사시간에 나오지 않거나, 공용 공간에서 보이지 않으면 이웃들이 살펴보다 병원에 데리고 간다. 로푸키리 거주자 64명 중 3명이 지난해 사망했다. 이곳에서 10년간 살아온 비테 아스켈룬드 씨(70)에게 “가까운 이웃의 죽음을 계속해서 접하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대답 대신 지난해 제작한 달력을 내밀었다. 백발의 노인들이 각 달의 테마에 맞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달력이었다. 봄엔 봄의 정령을 흉내 내며 흰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을, 여름엔 노란 우산을 쓰고 일렬로 걷는 모습을 촬영했다. 달력 촬영을 맡은 노인이 지난해 세상을 뜬 3명 중 1명이라고 했다. 아스켈룬드 씨는 “이 친구가 죽었을 때 모두 와인을 들고 1층에 모였다. 달력을 넘기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까지 식사 준비와 청소를 스스로 했다. 이곳은 인생이란 달리기의 ‘마지막 동반자’를 만들기에 가장 좋은 장소”라고 거듭 강조했다.스톡홀름·헬싱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6일 북한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또다시 한국 언급 없이 미국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충분한 경계 태세하에 미국 등과 연계해 국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맺고 있는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는 지난달 25일과 31일 북한 발사체 발사 이후에도 한국 언급 없이 “미국과 긴밀히 연대하겠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평화의 소녀상 기획전 중단으로 논란이 된 일본 아이치현 ‘아이치 트리엔날레’ 예술감독이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 감독은 15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불편을 끼쳐 관계 각처에 사과드린다”면서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예술 감독으로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쓰다 감독은 성명서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실행위원회에 소녀상 전시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 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행위는 소녀상이 2015년에도 같은 기획전에 전시된 적이 있고, 소녀상을 전시할 수 없다면 그 자체가 검열이기 때문에 기획전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쓰다 감독은 이를 받아들여 기획전을 열었지만 관객과 예술인, 직원, 자원봉사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급히 전시를 중단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존중돼야 하는 작가의 의사를 최종 확인하지 않고 전시를 중지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트리엔날레를 무사히 끝낼 책임이 있다며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리엔날레는 항의가 잇따르자 개막 사흘 만인 3일 소녀상 전시를 중단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기획전 중단과 관련해 아이치현이 검증위원회를 설치해 첫 번째 회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검증위원이 기획 제안부터 전시까지 경위를 정리하고 관계자 의견을 청취한 뒤 표현의 자유에 관한 공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평화의 소녀상 전시 재개를 요청하는 서명서에 일본 시민 6691명이 서명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다이고 사토시 도쿄대 명예교수와 나미모토 가쓰토시 릿쇼대 명예교수 등 9명이 6일부터 열흘간 소녀상 전시 중단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모은 서명과 이들의 의견을 담은 성명을 전날 아이치현과 나고야시에 제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소녀상 전시 중단을 요구한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에게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중국 출신 배우 류이페이(劉亦菲·32)가 홍콩 시위대 진압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그가 출연한 디즈니 영화 뮬란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류이페이는 14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계정이 올린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적힌 붉은 배경의 게시물을 공유했다. 그는 이 게시물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홍콩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데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타박상을 입힐 수 있는 콩주머니탄총)에 오른쪽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놓인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올린 글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파장은 류이페이가 주연을 맡아 내년 3월 개봉을 앞둔 영화 ’뮬란‘에까지 미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부 네티즌들은 홍콩 경찰을 지지한 류이페이를 비판하며 온라인 내 보이콧운동(#보이콧뮬란)을 벌이고 있다. 류이페이가 올린 게시물에는 댓글이 만 개 이상 달리며 ’표현의 자유다‘ ’폭력행위를 지지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유역비는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미 국적을 갖고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6일 북한 발사체 발사 대응에 대해 설명하면서 또 다시 한국을 거론하지 않고 미국과 연대를 강조했다. NHK방송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 발사체 발사에 대해 “우리나라(일본)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충분한 경계태세 하에 미국 등과 연대하면서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시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앞서 지난달 25일과 31일 북한 발사체 발사 이후에도 “앞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이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면 6500m 이상 고봉 등반 경험을 증명해야 하는 등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진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14일 새 안전 규정을 발표하며 “향후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려는 사람은 6500m 이상 고봉 등반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등반 허가증 발급비도 1인당 3만5000달러(약 4200만 원)로 과거 1만1000달러(약 1300만 원)보다 3배 이상으로 오른다. 또 등반 가이드 경력이 3년 이상인 관광회사만 외국인 등산객을 데리고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 있다. 새 규정은 내년 봄부터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산등성이 ‘데스존(death zone)’에 너무 많은 산악인이 몰려 사망 사고가 속출한 데 따른 것이다. 데스존의 줄이 단 하나뿐이어서 많은 등반객은 자신의 차례를 몇 시간씩 기다린다. 이 과정에서 저온에 오랫동안 노출되고 산소도 부족해진다. 결국 하산 시 사망 위험이 커진다. 올해에만 11명이 숨졌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다음 달 1일부터 30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미국 행정부가 부과 시점을 12월 15일로 연기했다. 이를 통해 관세, 환율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충돌했던 미중 양국의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3일 홈페이지에 “휴대전화, 휴대용 컴퓨터, 비디오게임, 컴퓨터 모니터, 신발 및 의류 일부 등의 관세 부과 시점을 연기한다. 건강 안전 국가 안보 등과 연관된 품목은 아예 관세 부과 목록에서 빠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기업인들의 관세 철회 요구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소매 경기를 좌우하는 연말 쇼핑 특수 전에 관세가 철회되지 않으면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USTR 발표 직후 트위터에 “중국은 위대한 미국 농부들로부터 (농산물을) ‘많이’ 사겠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번엔 다를지 모르겠다”고 썼다. 관세 연기라는 양보에 중국이 농산물 구매로 화답하라는 압박이다. 이날 오전 10시 47분(현지 시간) 현재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1.71%, 2.15% 올랐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이버 해킹으로 20억 달러(약 2조4390억 원)를 탈취했고, 한국이 최소 6500만 달러(약 792억 원)를 빼앗긴 최대 피해국이 됐다고 AP통신이 13일 보도했다. 9월에 공식적으로 공개될 예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는 이처럼 북한이 최소 17개국을 35차례 사이버 해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해킹 활동은 2015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북한은 최소 20억 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피해 건수 기준으로 최대 피해국인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북한에 가장 심한 공격을 당한 피해국은 이웃인 한국”이라면서 10차례 공격당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전체 피해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고서에 관여한 전문가는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이 2017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소 4번에 걸쳐 6500만 달러를 탈취당했다고 밝혔다. 인도(3건), 방글라데시 칠레(각 2건) 등이 한국의 뒤를 이었다. 북한의 해킹 방법은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 위험은 작고 수익률은 높기 때문이다. 북한이 35차례 해킹에서 주로 사용한 방법은 은행 인프라망에 접속해 시스템을 공격하거나 암호화폐 교환소와 이용자를 공격해 훔치는 방식, 사용자 컴퓨터를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암호화폐 채굴에 불법적으로 이용한 뒤 강탈해가는 방식(크립토재킹) 등이었다. 보고서에 소개된 크립토재킹 악성코드 중 하나는 암호화폐를 채굴한 뒤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 있는 서버로 보내도록 고안됐다. 북한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킹한 암호화폐를 5000번 이상 여러 나라로 옮긴 후 최종 인출하는 등 치밀하게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해커들이 지난해 5월 칠레 은행을 해킹해 1000만 달러(약 113억 원)를 빼돌렸고, 같은 해 8월 인도의 코스모스은행에서 1350만 달러(약 164억 원)를 탈취했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11일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를 내세운 좌파 후보가 승리했다. 이 여파로 12일 현지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주가는 지난 70년간 세계 94개 주식시장 중 두 번째로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통화 가치와 채권 가격도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고 국가 부도 위험도 급증했다.○ 좌파 재집권 우려에 투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메르발 지수는 전일 대비 37.9% 낮은 27,530.80에 마감했다.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48% 하락이다. 1989년 6월 당시 내전 중이던 스리랑카 주가가 하루 만에 60% 이상 폭락한 것을 제외하면 최대 낙폭이다. 페소화 가치도 17% 넘게 급락해 달러당 53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페소화 가치는 이날 외환시장이 열리자마자 한때 30.3% 떨어졌다. 중앙은행이 약 1억500만 달러를 매각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해 겨우 낙폭을 줄였다. 국가 부도 위기를 알리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 만기 국채 기준)도 전일 대비 98% 급등한 2016bp(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포인트)다. 수치가 높을수록 부도 위험도 크다. 블룸버그는 “부도 공포가 엄습하자 국내외 투자자가 투매에 나섰다”고 했다. 로이터도 “좌파 정권이 출범하면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60)이 이끈 기업 친화 정책이 뒤집히지 않겠느냐는 투자자 우려가 높다”고 가세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아르헨티나 주식 매수 권고를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낮췄다.○ 현 정부 긴축 정책에 반발 재정 확대, 실업급여 인상, 은퇴자 의약품 무상 지급 등을 주창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정의당 후보(60·전 총리)는 전일 예비선거에서 47.7%를 얻어 마크리 대통령(32.1%)을 앞섰다. 이날 선거는 득표율 1.5% 미만의 군소 후보를 탈락시키기 위한 절차다. 당초 박빙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약 15%포인트 격차가 났다. 둘은 10월 27일 본선에서 재격돌한다. 페르난데스 후보의 러닝메이트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66·2007∼2015년 집권)이다. 고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의 부인으로 그가 집권했던 2014년 아르헨티나는 역사상 두 번째 국가 부도를 선언했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멕시코에 이은 남미 3위 경제대국이지만 최근 경기 침체, 인플레, 빈곤율 상승의 3중고와 씨름하고 있다. 특히 기업가 출신 마크리 대통령도 경제 부문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자 국민들이 포퓰리즘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리 정권은 지난해 8월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 구제금융을 받은 뒤 나랏빚을 줄이기 위해 연금 개혁, 공교육 보조금 삭감 등을 추진해 반발을 샀다. ○ 중남미 전체를 뒤덮은 포퓰리즘 이번 사태가 이웃 나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4개국이 포함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이 6월 타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FTA에 줄곧 반대해 왔다.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 혼란에도 불구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 체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베네수엘라, ‘남미 좌파의 거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건재한 브라질 등 남미 주요국에서 포퓰리즘 인기는 여전히 높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페르난데스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임보미 bom@donga.com·최지선 기자}

다음달 1일부터 30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미국 행정부가 부과 시점을 12월 15일로 연기했다. 이를 통해 관세, 환율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충돌했던 미중 양국의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3일 홈페이지에 “휴대전화, 휴대용 컴퓨터, 비디오게임, 컴퓨터 모니터, 신발 및 의류 일부 등의 관세 부과 시점을 연기한다. 건강 안전 국가 안보 등과 연관된 품목은 아예 관세 부과 목록에서 빠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관세 부과 연기 및 제외 이유에 대해서는 ‘공공 의견을 청취한 결과’라며 세부 내용을 곧 공개하겠다고도 밝혔다. 6월에 열린 청문회에서는 수백 개의 미 기업이 “대중 관세를 부과하면 큰 피해를 입는다”고 증언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기업인들의 관세 철회 요구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11월 말 추수감사절의 ‘블랙 프라이데이’, 12월 25일 성탄절 등 미 소매 경기를 좌우하는 연말 쇼핑 특수 전에 관세가 철회되지 않으면 미 경기가 침체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양국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및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별도의 통화를 갖고 협상을 논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미 워싱턴을 방문하기로 한 다음달 전 미국이 선행적으로 관세 부과를 연기한 것은 협상에 상당한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USTR 발표 직후 트위터에 “중국은 위대한 미국 농부들로부터 (농산물을) ‘많이’ 사겠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번엔 다를지 모르겠다”고 썼다. 미국이 관세 연기라는 ‘양보’를 한 만큼 중국도 미 농산물 구매로 ‘성의’를 보이라는 일종의 압박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은 일제히 반색했다. 이날 오전 10시 56분(현지 시간) 현재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일대비 1.66%, 1.99% 올랐다. 애플 주가도 3.78% 상승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홍콩 시위대가 13일(현지 시간) 전날에 이어 이틀째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출국장을 점거하자 공항 이용객들이 항의하는 등 항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반경 부터 검은 옷을 입은 송환법 반대 시위대 1000여 명이 홍콩국제공항 출발장으로 몰려들었다. 공항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이전에 수속절차를 밟은 승객만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으며, 이후 출국편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시위대 점거로 오후 4시부터 모든 입, 출국편이 취소됐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이버 해킹으로 20억 달러(약 2조4390억 원)를 탈취했고, 한국이 최소 6500만 달러(약 792억 원)를 빼앗긴 최대 피해국이 됐다고 AP통신이 13일 보도했다. 9월에 공식적으로 공개될 예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는 이처럼 북한이 최소 17개국을 35차례 사이버 해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해킹 활동은 2015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북한은 최소 20억 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피해 건수 기준으로 최대 피해국인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북한에 가장 심한 공격을 당한 피해국은 이웃인 한국”이라면서 10차례 공격당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전체 피해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고서에 관여한 전문가는 가상통화거래소 빗썸이 2017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소 4번에 걸쳐 6500만 달러를 탈취 당했다고 밝혔다. 인도(3건), 방글라데시 칠레(각 2건) 등이 한국의 뒤를 이었다. 북한의 해킹 방법은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 위험은 적고 수익률은 높기 때문이다. 북한이 35차례 해킹에서 주로 사용한 방법은 은행 인프라망에 접속해 시스템을 공격하거나 암호화폐 교환소와 이용자를 공격해 훔치는 방식, 사용자 컴퓨터를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암호화폐 채굴에 불법적으로 이용한 뒤 강탈해가는 방식(크립토재킹) 등이었다. 보고서에 소개된 크립토재킹 악성코드 중 하나는 암호화폐를 채굴한 뒤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 있는 서버로 보내도록 고안됐다. 북한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킹한 암호화폐를 5000번 이상 여러 나라로 옮긴 후 최종 인출하는 등 치밀하게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해커들이 지난해 5월 칠레 은행을 해킹해 1000만 달러(약 113억 원)를 빼돌렸고, 같은 해 8월 인도의 코스모스 은행해서 1350만 달러(약 164억 원)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런정페이(任正非·74·사진) 화웨이 창업주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거론하며 인천상륙작전 및 상감령 전투를 언급했다. 런 회장의 이날 발언은 화웨이가 위기에 처했지만 판세를 바꿀 승기를 잡아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중국 경제뉴스 포털 시나차이징(新浪財經)에 따르면 런 회장은 지난달 31일 회사 내부 행사에서 연설하며 화웨이를 전투기에 비유했다. 그는 “미국의 중점 타격 대상인 화웨이 통신장비 부문이 총탄 4300발을 맞았다. 다행히 엔진과 연료탱크는 무사하지만 스마트폰을 위주로 한 화웨이 소비자 부문의 연료탱크는 손상됐다. 2, 3년의 시간을 들여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런 회장은 또 화웨이의 결사 항전 의지를 강조하며 1950년 인천상륙작전과 1952년 상감령 전투를 거론했다. 6·25전쟁 발발 후 수세에 몰렸던 한국군과 유엔군은 인천상륙작전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후 6·25전쟁에 개입한 당시 중공군 또한 1952년 말 철원 오성산 일대에서 국군과 교전을 벌여 상당한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구호는 ‘필승’이다. 승리는 반드시 우리의 것”이라고 강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56)가 차기 러시아 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미 인터넷매체 복스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 측 실무 담당자인 비건 대표가 러시아 대사로 이동하면 향후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복스는 미 백악관 내부 사정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최우선(Top choice)’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 러시아통으로 유명한 그가 차기 러시아 대사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복스는 지난해 8월 대북정책특별 대표로 임명된 그에 대해 직속상관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포함해 행정부 내 신임이 두텁다고도 전했다. 다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대북 강경파는 비건 대표의 접근이 너무 유화적이라고 비판해왔다고 덧붙였다. 2017년 10월부터 러시아 주미대사로 재직해온 존 헌츠먼 현 대사는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10월 3일까지만 근무하겠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7일 “헌츠먼 대사가 2년간의 대사직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2005~2009년 유타주 주지사를 역임한 헌츠먼 대사는 주지사 출마를 다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1963년 미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미시건대에서 러시아어와 정치학을 전공한 뒤 1990년 대 초 워싱턴으로 건너왔고 공화당 싱크탱크 국제공화당연구소(IRI)에서 러시아 담당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그는 1990년 대 하원 및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일하면서 외국 원조 예산 등을 담당했다. 특히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당시에는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일하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예산 배정 등에 관여했다. 비건 대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1기 행정부 시절인 2001~2003년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도와 NSC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했다. 빌 프리스트 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보좌관도 역임했고 2008년 고 존 매케인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의 외교 자문을 맡는 등 공화당 실세와 친분이 두텁다. 보수진영의 대표적 외교안보 전문가로 활동한 그는 2009년 민주당의 버락 오마바 정권이 출범하자 민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 2위 자동차회사 포드의 국제담당 부회장으로 무역전략 수립 및 정치적 위험성 평가 등을 담당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출범에 따른 미 자동차업계의 이익을 적극 대변하며 한국과 맞섰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