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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경임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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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1~2025-12-21
칼럼100%
  • [엄마가 행복한 사회] 육아는 돈 먹는 하마

    《오늘날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려면 정말 많은 돈이 필요하다. 소득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가계수입의 절반이 아이에게 들어간다. 돈이 아이를 키우는 시대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사교육비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 학교에 다니지도 않는 어린아이에게 쓰는 돈이 그렇다는 얘기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취학 전 아동의 육아 비용이 가정경제를 흔들고 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 10명 중 6명(59.4%)이 취학 전 아동의 양육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 돈 없으면 아이 못 키우는 사회한모 씨(36·여·서울 양천구)는 1년 전 그만뒀던 회사에 파트타임 사원으로 최근 재입사했다. 빠듯한 살림살이 때문이었다. 한 씨의 남편은 대학교수로, 월수입이 약 700만 원이다. 이 정도면 수입이 적은 것도 아니고, 한 씨가 흥청망청 돈을 쓰는 것도 아닌데, 가계부는 왜 늘 적자일까. 원인은 육아에 있었다. 다섯 살 된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만 매달 400만∼500만 원이란다. 지출 내용을 보자. 영어유치원 비용이 매달 130만 원. 교재와 현장학습 비용 10만 원은 별도다. 여기에 일주일에 2회 하는 영어 애프터스쿨(방과 후 과외) 비용 16만 원이 추가된다. 계절마다 바뀌는 원복 값을 빼고도 150만 원이 넘는다. 영어유치원이다 보니 한글과 수학은 따로 시킨다. 매주 1회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와 가르쳐 주는 방식을 택했다. 각각 3만8000원이 든다. 창의력을 키워주는 ‘가베수업’을 듣기 위해 백화점 문화센터에도 간다. 3개월에 18만 원. 휴일에는 영어유치원 수업 보충을 위해 동물원에 가거나 뮤지컬을 본다. 10만 원은 금세 깨진다. 중국동포 도우미에게도 140만 원을 준다. 책이며 옷가지, 장난감을 사는 데도 근 100만 원은 들어간다. 한 씨가 ‘극성 엄마’일까. “비싼 영어유치원을 보낼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아이 학교 가면 영어 공부 안 시킨 것 후회한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안 보냅니까? 돈을 빌려서라도 가능하면 많은 기회를 아이에게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인데….”둘째를 가질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한 씨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하나 키우는 데도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데, 언감생심입니다.” ○ 명품 육아의 유혹에 무릎 꿇은 엄마들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2명. 1980년 2.83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자녀수가 줄었기에 육아 비용도 줄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오히려 ‘명품 육아’를 선호하는 엄마들이 늘면서 육아 비용은 늘고 있다.강모 씨(32·여·서울 용산구)는 네 살 난 딸에게 버버리나 봉프앙 같은 명품만 입힌다. 자신의 옷을 못 사는 한이 있더라도 딸아이만큼은 명품으로 치장한다. 물론 이유가 있다.“아이가 금방 자라면 버릴 옷이란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옷차림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게 현실이죠. 귀한 자식으로 보여야 푸대접을 받지 않습니다.”이모 씨(33·여·서울 강남구)도 비슷한 이유로 명품을 선호한다. 아는 유치원 선생이 아이가 무슨 브랜드 옷을 입는지 가끔 옷깃을 뒤집어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오기’가 생기기도 한다.“능력이 되는 한, 명품 옷을 입힐 겁니다. 아이가 열등감을 갖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내 아이에게만큼은 최고를 해 주려는 엄마들의 욕구와 기업 마케팅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육아용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시민모임이 24개국의 육아 생필품 52개 가격을 조사했더니 수입 분유 시밀락(800g)은 3만5500원, 스토케 유모차는 199만 원이었다. 24개국 중 가장 비싼 가격이다. 스토케 유모차는 2위인 중국보다 40만 원이 비쌌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육아용품이 가장 비싼 나라다. ○ 자녀 1명 키우는 데 2억6204만 원‘저렴한 육아’를 선택하는 엄마들도 돈이 많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노모 씨(33·여·서울 종로구)는 2007년 동대문상가에서 첫아이 출산용품을 마련했다. 배냇저고리는 5000원, 내복은 7000원 정도에 샀다. 올 7월 둘째를 낳기 전 다시 찾은 동대문시장에서 유아용품 매장들은 사라졌다. 명품 육아와 저출산 때문에 대부분 문을 닫은 것이다. 노 씨는 같은 제품을 2, 3배 더 주고 대형마트에서 사야 했다.“첫아이를 키우다 보니 예방접종이며 장난감, 책처럼 돈이 들어가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우린 둘째를 낳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둘째를 낳으라고 권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자녀 한 명을 낳아 대학 졸업할 때까지 드는 총 양육비는 2억6204만 원(2009년 기준)이다.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전국 출산력 및 가족 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나타난 연구 결과다. 자녀가 2명이라면 이 비용은 5억2408만 원으로 늘고, 3명일 때는 7억8613만 원으로 껑충 뛴다. 더욱이 한국 부모의 89.9%는 “아이들이 대학을 마칠 때까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은 “보육비와 교육비가 많이 드는 건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이는 사회가 나눠져야 할 짐을 개인이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비용 육아가 해결되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는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양육 품질을 균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내 자녀만을 위한 명품 육아, 둘째 아이 낳기가 버거운 육아가 사라지려면 소득 수준에 관계없는 공공 육아 서비스를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엄마가 행복한 사회 자문단인 조복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기회비용이 높다 보니 아이를 안 낳거나 하나만 낳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된다”며 “비용은 덜 들고 품질은 높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의 부담을 사회가 떠안을 때 비로소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는 얘기다.▼ 육아도 맞들면 낫다… 엄마들 뭉치니 진정한 ‘명품’ ▼엄마의 등골을 휘게 하는 명품 육아의 대안을 공동육아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공동육아나눔터’도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다. 기존 육아와 어떤 점이 다른지 알아보기 위해 6일 현장을 찾았다.3층에 있는 나눔터에서는 7명의 아이가 재잘거리며 놀고 있었다. 공을 던지고 받다가, 이내 함께 모여 장구와 북을 두들겼다. 5명의 엄마가 아이들과 이야기꽃을 피웠다. 뛰놀던 아이들은 엄마와 이모(친구의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 동화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엄마와 아이들은 모두 올 3월 만들어진 ‘귀여운 악동들’ 가족품앗이에 속해 있다. 가족품앗이는 같은 지역에 사는 엄마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모임이다.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동육아나눔터에서 활동한다. 여성가족부는 서울 강남구와 관악구, 경기 고양시 등 전국 23곳에서 가족품앗이를 활용해 공동육아 사업을 벌이고 있다.가족품앗이의 가장 큰 장점은 양육비 절감에 있다. 우선 어린이집 비용이 들지 않는다. 시설 이용은 모두 공짜다. 그러나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어린이집의 활동과 다른 점은 없다. 오히려 엄마들이 옆에서 지켜봐주니까 교육 효과가 높다. 가족품앗이에 소속돼 있는 가정끼리는 서로 학습교재를 빌려주거나 옷을 물려주기 때문에 다른 양육비까지 줄어든다.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가족품앗이에 참여한 장효정 씨(33·여)는 “처음에는 장난감을 독차지하려고 싸우던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노는 게 재미있다는 사실을 금세 배운다. 말도 빨리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공동육아나눔터는 엄마들에게도 유용한 공간이다. 엄마들은 함께 수다를 떨며 아이 키우는 고충을 털어놓는다. 양육 정보도 교환한다. 은행에 가거나 다른 모임에 참석해 자리를 비워도 다른 엄마들이 자기 아이처럼 봐준다. 이날도 엄마 한 명이 성당 모임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를 찾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렸고, 다른 엄마들 품에도 스스럼없이 안겼다. 엄마들의 특기를 살려 미술 수업, 수학 수업 등 다양한 특별 활동을 할 수도 있다.귀여운 악동들의 대표 격인 최정순 씨(40)는 “값비싼 옷을 입고 영어유치원에 가는 것보다 엄마랑 친구랑 함께 신나게 노는 것이 아이들이 잘 크는 데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상훈 교육복지부 차장▽팀원 정효진 (산업부) 구가인 (경제부) 신나리 (국제부) 이새샘 (사회부)우경임 한우신 남윤서 최예나(교육복지부) 곽민영 (문화부):: 엄마가 행복한 사회 자문단 (가나다순) ::강지원 변호사김미경 더블유 인사이츠 대표김행미 KB국민은행 강동지역 본부장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신의진 연세대 의대 교수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이복실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임오경 서울시청 핸드볼 감독전재희 국회의원·전 보건복지부 장관전주원 전 여자농구 국가대표정이현 소설가조복희 육아정책연구소장최성남 글로벌어린이재단 뉴욕 회장한경희 생활과학 대표한영실 숙명여대 총장happymom@donga.com   독자 여러분의 의견과 사연 제보를 받습니다. e메일로 보내주십시오.}

    • 201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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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준혁 “선생님이 사준 쇠고기 한근… 그 마음 나눌 것”

    “집안 형편이 어려워 어머니가 야구하는 걸 반대하셨습니다. 지금도 중학교 야구선생님이 쇠고기 한 근을 사준 것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 같은 친구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양신’ 양준혁 씨(42)가 대한민국 아름다운 100인 멘토 1호가 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8일 전국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장에서 ‘휴먼네트워크 선도멘토포럼’을 열고 양 씨를 멘토 1호로 위촉했다. 양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채기영 선수(16·선린인터넷고 1년)와 류승태 선수(14·수원북중학교 2년)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양 씨는 강연을 통해 “32년간 야구밖에 모르고 살았다. 막상 은퇴를 하니 두렵고 막막했다. 뛰긴 뛰어야겠는데 어디로 뛰어야 할지 몰랐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양 씨는 코치나 감독같이 익숙한 길을 가는 대신 새로운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양준혁야구재단을 세워 청소년 리더를 키우기로 한 것. 6월 출범한 양준혁야구재단은 청소년 클럽야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야구대회, 야구캠프 등을 열고 있다. “희생번트라고 있죠? 야구는 혼자 잘해서 되는 경기가 아닙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위기도 찾아옵니다. 야구를 통해 인성교육을 시키고 우리 사회의 리더를 키워내고 싶습니다.” 은퇴 경기 때의 소회를 밝히며 청소년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은퇴 경기를 보러 정말 많은 분이 왔습니다. 김광현 SK 투수가 올라와 154km의 공을 던졌습니다. 내리 삼진을 당했는데 야구 선수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첫 번째 공은 서운했고 두 번째 공부터는 고마웠습니다. 최선을 다해야 정말 프로니까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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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파일]“추석연휴 응급상황땐 1339로 전화”

    추석 연휴기간 응급환자를 위한 비상진료시스템이 가동된다. 보건복지부는 “11∼13일 사흘간 하루 평균 1881곳의 당직병원과 5286곳의 당번약국이 문을 연다”고 8일 밝혔다. 전국 460개 응급의료기관은 24시간 운영한다. 국번 없이 1339를 누르면 전국 응급의료정보센터를 통해 가까운 곳에 문을 연 병원과 약국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응급의료정보센터에는 전문의가 대기하고 있다. 당직병원과 당번약국 명단은 복지부(www.mw.go.kr) 및 각 지방자치단체, 응급의료정보센터(www.1339.or.kr)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201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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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채민, 춘천 위장전입 농지매입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53)가 상공부(현 지식경제부) 근무 시절인 1985년 서울 강남구와 강원도로 주소를 여러 차례 옮기면서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임 후보자는 그해 2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전입했다가 10개월 만에 강원 춘성군 방하리(현 춘천시)의 땅 4336m²(약 1314평)를 사서 주소를 옮겼다. 이후 한 달 만에 원래 살던 곳으로 주소를 다시 이전했다. 당시 임 후보자는 27세였다. 주소 이전을 반복한 이유는 현지 거주인만이 농지를 살 수 있도록 했던 농지법 규정 때문으로 보인다. 임 후보자는 이 토지를 22년간 보유했다가 팔아 40배의 매매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땅을 판 시점은 2007년 5월로, 500만 원이던 땅값이 2억 원으로 올랐다. 임 후보자는 1800만 원의 양도세를 냈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어머니가 묏자리로 쓰려고 외아들인 제 이름으로 땅을 구입했다. 1989년 어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셔서 공원묘지에 안장한 후 땅을 내놓았고 2007년에야 팔렸다. 투기 목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임 후보자는 지난해 3월 지식경제부 차관을 그만둔 뒤 6월 21일부터 8월 9일까지 50일간 법무법인 광장에 근무하고 5313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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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리포트

    《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53)는 지난해 8월 국무총리실장으로 임명될 당시 ‘약식 청문회’를 거쳤다. 국무총리실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은 아니지만 장관급이기 때문에 국회 요구에 따라 검증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모든 의혹이나 의문 사항이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8·30 개각으로 내정된 장관 후보자 4명에 대한 인사검증 시리즈의 첫 회로 임 후보자의 도덕성 및 보건복지 부서 수장으로서의 능력을 점검해 봤다. 》○ 500만 원에 산 땅 2억 원에 매도 임 후보자는 1985년 강원 춘성군 방하리(현 춘천시) 303의 땅 4336m²(약 1314평)를 500만 원에 샀다가 22년 만인 2007년 5월 2억 원에 팔았다. 땅을 판 시점은 임 후보자가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정책조정실장에 임명된 시기와 일치한다. 2007년 7월 재산공개를 앞두고 서둘러 땅을 정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긴다. 임 후보자는 “어머니가 묫자리로 쓰려고 외아들인 제 이름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투기 목적이 아니었음을 설명했다. 또 “1989년 갑자기 세상을 떠나셔서 공원묘지에 안장한 뒤 바로 땅을 내놓았지만 워낙 시골이라 잘 팔리지 않았다. 일대 땅을 사들이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와 바로 팔았다”고 했다. 땅을 팔기 위해 내놓았는데, 그사이 땅값이 크게 올랐음에도 18년 동안이나 팔리지 않았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묫자리로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주민의 의견이 엇갈렸다. 주민 A 씨는 “16년 전에는 가평군과 춘성군 방하리를 잇는 다리가 없었다. 그때는 배를 타야만 접근이 가능했고, 임야도 아닌 대지였다. 묫자리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 B 씨는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풍수지리상으로만 보면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묫자리로 좋은 조건이다”라고 말했다. ○ 대형 로펌 전관예우 논란 임 후보자는 지난해 3월 지식경제부 차관을 그만둔 뒤 6월 21일부터 8월 9일까지 50일간 법무법인 광장에 근무하고 5313만 원을 받아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 후보자는 “세금을 제하면 월 1500만 원 정도가 입금된 게 맞다. 지경부 차관을 지내고 퇴임하니 취업이 제한되는 곳이 3000개를 넘었다. 취업 제한 기간인 2년만 다니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통상이나 규제 부문에 대한 자문역을 맡기로 했을 뿐 전관예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아버지가 2007년부터 매형 황모 씨의 회사에서 일하며 매달 100만 원의 월급을 받은 것도 해명해야 할 부분이다. 임 후보자는 “아버지가 황 씨 소유의 유명 페인트 회사 건물을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버지가 매형의 페인트회사에서 줄곧 일해 왔고, 은퇴한 후에는 건물 관리를 돕고 있다는 것. 아버지는 임 후보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하지 않고 연소득 1200만 원에 대해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그러나 임 후보자의 아버지는 87세다. 임 후보자의 아버지가 실제로 일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4일 회사 본사가 있는 서울 서초구 K빌딩을 찾았다. 그러나 경비원 C 씨는 “그런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비원은 3명이 교대로 일하기 때문에 전 직원을 다 알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아버지가 연간 1200만 원의 소득이 있는데도 임 후보자는 2007∼2009년 이중으로 소득공제를 받았다. 부양가족은 연소득이 100만 원 이하일 때만 신청할 수 있는데도 아버지를 부양가족으로 등록한 것. 경로우대로도 공제를 받았다. 합치면 매년 250만 원씩 공제됐다. 2009년에는 경로우대 가족을 2명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이 점에 대해 임 후보자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보건복지부 감사담당관실은 “2007년, 2009년 이중 소득 공제된 부분은 지난해 국세청에서 통보가 와 이미 수정됐다. 이번에 2008년 부분만 새롭게 수정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잦은 주소 변경과 가족 간 돈거래 임 후보자는 잦은 주소 변경으로 의문을 낳았다. 2004∼2007년 임 후보자가 주미대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할 당시 부인과 자녀도 미국에서 함께 지냈다. 모시고 살던 아버지만 한국에 남았다. 그러나 서류상으로 임 후보 가족은 한국에서 두 차례 이사를 다녔다. 2005년 경기 성남시 분당 오피스텔로 주소를 옮겼고, 1년 후인 2006년에는 또다시 서울 서초구 우면동으로 이사한 것이다. 분당 오피스텔은 매형 황 씨 명의의 전셋집이고, 우면동 주택은 황 씨 자신의 집이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미국에 있는 동안 혼자 계신 아버지를 누나가 모시고 살았다. 가족이 살던 연립주택은 보증금 1억 원에 월세를 줬기 때문에 집을 구할 형편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주민등록을 옮긴 것은 당시 세입자가 주소를 옮겨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란 해명이다. 귀국 후에는 가족이 모두 아버지가 전세로 살고 있는 분당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 아파트 또한 매형 명의의 전셋집이다.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어쩔 수 없이 이 아파트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던 임 후보자는 2009년 2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P아파트 138.6m²(42평)를 8억4700만 원에 분양받았다. 임 후보자 명의로 된 첫 집이었다. 임 후보자는 예금과 대출, 퇴직금을 합쳐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검증팀 확인 결과 계약금 1억6900만 원을 포함해 2011년 1월까지 8465만 원씩 중도금을 6회 납부했다. 그리고 8월 잔금 1억6900만 원을 치렀다. 2009년과 2010년 중도금 납부 때는 씨티은행에서 두 차례 1억8000만 원씩 빌렸다. 이와 별도로 아버지에게서 지난달 1억8000만 원을 빌렸다. 연 4%의 이자를 물기로 하는 차용증도 썼다. 일부는 갚았으며 현재 부채는 모두 3억7400만 원. 매형으로부터 직접적인 재정 도움을 받진 않았지만 지속적인 가족 간 돈거래가 눈에 띈다. 전셋집을 구해 줬을 뿐만 아니라 2009년 임 후보자의 아버지에게 3억 원을 빌려줬다. 이 돈은 아버지가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3억 원을 갚는 데 쓰였다. 담보 대출이 해소된 뒤 임 후보자는 아버지 집을 담보로 다시 1억8000만 원을 빌렸다. 아파트 중도금을 갚기 위해서다. ▼ “영리병원, 얘기 더 들어보겠다”… 복지, 긴축보다 효율 강조할듯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국무총리실장으로서 ‘감투’가 많았다. 10개가 넘는 정부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고 오랜 갈등 이슈였던 검경 수사권 조정 회의를 주재했다. 민간위원 탈퇴 선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금융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의 작업도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하면서 ‘국정조율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와 함께 일해 본 공무원은 대부분 “다양한 이견을 조정하고 업무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현안 당사자를 만나면 장시간의 대화를 통해 문제의 핵심을 파고드는 업무 스타일이 정책 결정의 토대를 이룬다. 그러나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보건복지 분야의 업무 경험은 별로 없다. 국무총리실장으로 복지서비스 향상 TF를 이끌면서 올해 7월 읍면동의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을 2014년까지 2배로 늘리는 ‘복지전달체계 개선대책’을 마련한 게 거의 유일한 보건복지 분야 경험이다. 임 후보자는 3월 제주도 출신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리병원은) 제주를 위해 좋은 것 아니냐. 제주도를 위해 하는 것”이라며 영리병원을 제외한 제주도특별법 통과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국무총리실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일전에 내가 영리병원을 찬성한다는 식으로 기사에 나왔지만 제주에 (영리병원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앞뒤 이야기가 다 잘려서 내가 영리병원을 반드시 추진하자고 주장한 것처럼 나왔다”고 해명했다. 임 후보자는 “영리병원 도입 문제를 이분법적으로만 보지 않겠다. 열린 귀로,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영리병원 추진에 대해 국민에게 물어본 적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다만, 임 후보자는 “영리병원이 사회공헌을 하게 한다거나 반대로 서민 의료혜택을 확대하는 식의 보완적인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후보자는 “여당의 ‘선택적 복지’와 야당의 ‘보편적 복지’ 중 어느 쪽에 가까운가”란 물음엔 “그런 건 책에 나오는 얘기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임 후보자에 대해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제대로 보장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없는 사람에게는 혜택을 줄이는 ‘선택적·맞춤형 복지론자’에 가깝다”고 평했다. 임 후보자가 ‘복지 긴축’보다는 ‘복지 효율’을 추구할 것이란 설명이다.:: 인사검증팀 ::▽정치부 이승헌 장택동 이남희 조숭호 홍수영▽사회부 박진우 김재홍 유성열 ▽교육복지부 우경임▽문화부 민병선}

    • 201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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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회 인촌상 수상자]仁村賞 영광의 얼굴들… 수상소감과 공적

    《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6일 제25회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탄생 120주년이 되는 올해는 교육, 산업기술, 인문사회문학, 자연과학, 공공봉사 등 5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학교와 인사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 4명씩이 참여해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두 달 동안 진행됐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 교육 부문­­­-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극심한 학벌주의 분위기 속에서도 직업인 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꿋꿋이 지켜온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여성 직업교육의 산실로 꼽히는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한상국 교장(75)은 85년간 ‘국내 최고 상업고’라는 명성을 유지한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여상은 가정형편 탓에 대학에 가지 못한 여성 수재들이 지원하는 명문고였다. 1970년대에는 전교 1∼2등, 1980년대에는 반에서 1∼2등 아니면 지원조차 불가능했다. 1990년대 이후로는 특목고는 물론이고 일반계고에 밀리면서 주춤했지만 2005년 금융 및 국제통상 분야를 특성화하면서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고졸 채용이 확대되고 정부도 학벌주의 철폐에 나서면서 서울여상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서울여상은 산업계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도 전통과 역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 교장은 “많은 상고와 공고가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미디어고 인터넷고 정보고로 간판을 바꿔 달았지만 우리는 한 번도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문계고가 ‘학벌주의’라는 시류에 휘둘려 본연의 설립 취지를 잃고 진학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도 서울여상은 흔들리지 않고 실무 중심 교육을 강화했다. 전문계고 졸업생의 70%가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에서도 서울여상 졸업생의 70%가 취업을 선택하는 이유다. 이런 노력 덕에 서울여상은 100%에 육박하는 취업률로 국내 특성화고 중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지난해에는 취업 희망자 175명 중 172명이 대기업 등에 입사했다. 서울여상은 교육부로부터 2006년 금융교육 우수학교, 2009년 우수 특성화전문계고로 선정되는 등 우수학교 표창을 18차례 받았다. 또 산업자원부와 노동부의 지원사업 대상 학교로 15차례 선정됐다. 현재 1000명의 졸업생이 금융권에서 근무하는 중이다. 시중은행 여성 지점장 300명 가운데 108명이 이 학교 출신. 라근주 교감은 “금융계와 산업계에서 서울여상 출신은 능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로 꼽힌다. 앞으로도 같은 평가를 듣도록 잘 가르치겠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 공적 ▼1926년 ‘경성여자상업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여성 실업계고등학교. 올해로 개교 85주년을 맞았다.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공부하는 인재를 배출한 여성 인재의 산실로, 특히 금융권에서 활약이 두드러진다. 현재 시중은행 여성 지점장 300명 중 108명(36%)이 서울여상 출신이다. 2005년 금융, 국제통상, e비즈니스 3개 분야를 특화했으며 가상은행창구 학습 등 실무 위주의 교육과정을 강화해 특성화고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서 18차례 표창을 받았고 노동부 등에서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   ■ 산업기술 부문­­­- 정범식 씨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무척 영광스럽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쑥스럽기도 합니다. 석유화학이라는 게 워낙 거대한 사업이라 선후배들이 다 같이 한 일이니까요.”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63·사진)은 인촌상 수상의 공을 다른 이들에게 돌리며 “업계에 제일 오래 있었던 내가 대표로 상을 받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웃었다. 정 사장이 화학공학을 전공으로 택했던 1960년대 후반에는 석유화학이 지금의 반도체나 나노기술을 능가하는 첨단산업이었다. 그는 “당시 한 신문이 서울 명동을 걷고 있는 한 여성의 사진을 싣고 ‘석유화학이 갑자기 사라지면 (화학섬유로 만든 옷이 사라져) 부끄러운 모습이 될 것’이라며 석유화학의 중요성을 연재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정 사장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쓰이는 석유화학은 이론적으로는 단백질 합성을 통한 식량 생산도 가능할 만큼 아직도 중요한 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40년간 석유화학 한 우물을 판 정 사장은 변변한 기술이 없던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는 데 기여했다. 그는 “1970년대에는 해외에 엄청난 로열티를 주고 공장 운영 기술을 배워야 할 지경이었지만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시설을 대형화해 우리 기술을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정 사장이 화학공장설계기술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할 만큼 이론과 현장에 모두 밝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에는 석유화학 분야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스트레스가 쌓일 겨를이 없다는 정 사장은 본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타이탄사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우즈베키스탄에 석유화학단지를 만들고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 길을 넓혀 호남석유화학을 2018년 연매출 40조 원, 세계 10위의 석유화학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그는 “정밀화학과 첨단소재 투자를 늘려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고, 에너지 저장과 같은 신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공적 ▼1971년 한국종합화학에 입사해 석유화학 분야에 투신한 이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을 정상궤도에 올리는 데 기여했다.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의 국산화 개발을 이끌어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이 3대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정통 엔지니어이지만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해 호남석유화학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3년 이 회사의 대표이사가 된 이후 대산공장 증설, 말레이시아 타이탄사 인수 등에 성공했고, 고용 창출과 노사문화 선진화에도 앞장섰다.   ■ 인문사회문학 부문­­­- 김주영 씨 (소설가)“수상 소식을 듣고 상당히 긴장했습니다. 제가 받기에는 과분한 상이구나 싶었고, 제 자세를 많이 가다듬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일 서울 중구 장충동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실에서 만난 소설가 김주영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72·사진)은 “인촌기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역대 수상자들을 살펴보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황순원, 박두진, 김성한, 박경리, 박재삼, 윤석중, 최일남, 피천득, 김종길 등 역대 수상자 명단을 열거한 뒤 “이분들은 문학의 본령을 추구하고 문학의 위상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일생 동안 애쓰신 분들”이라며 “수상자 면면만 봐도 인촌 선생의 정신과 상의 취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서라벌예대를 졸업한 뒤 1972년 ‘휴면기’로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객주’(1981년) ‘천둥소리’(1986년) ‘화척’(1995년) ‘홍어’(1997년) 등의 작품에서 서민들의 삶의 애환과 함께 날카로운 시대 인식을 담아 문학이 갖는 일상적 삶의 진솔함과 가치를 탁월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나이가 들면 열정이 식고, 상상력이 감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예요. 젊은 시절에는 방에 엎드려서 하룻밤에 단편 하나를 썼는데 지금은 그렇게 못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글자 한 자, 문장 한 줄을 다시 생각하는 느림의 미학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1989년 심신의 피로를 호소하며 절필했던 김 이사장은 1년여 뒤 동아일보에 ‘야정’을 연재하며 문단에 복귀했다. 그는 “당시 고미석 문학담당 기자(현 동아일보 전문기자)가 끈질기게 설득을 하고 부탁을 해서 복귀를 결심했다. 지나간 일이지만 내 문학의 열정에 다시 불을 댕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동아일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문학이 예술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점차 그 위상을 다른 장르에 넘겨주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문학의 고고한 정신, 올곧은 정신을 지켜 나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공적 ▼1972년 등단해 40년 가까이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한국 문단의 거목. 장대한 스케일의 서사적 장편뿐 아니라 가족과 같은 내밀한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조명하는 데도 탁월해 중후한 서사와 깊은 서정을 모두 아우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객주’ ‘활빈도’ ‘화척’ ‘야정’ 등 대하역사소설, ‘홍어’ ‘멸치’ ‘빈집’ 등 가족소설을 냈다. 한국소설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김동리문학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으며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 한국문학번역원 이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등으로 재직 중이다.   ■ 자연과학 부문- 강현배 씨 (인하대 교수)“인촌상 수상 소식을 듣고 얼떨떨하면서도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지금껏 공부만 하던 사람에게 이런 큰 상을 준 것은 우리나라 과학계를 위해 앞으로 큰일을 해달라는 주문이라고 생각하니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강현배 인하대 수학과 교수(51·사진)는 ‘역문제(Inverse problem)와 이미징(Imaging)’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다. ‘역문제와 이미징’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같은 의료장비 분석·개발과 연관된 분야다. 2008년 강 교수가 미국 유타대 그램 밀턴 교수와 함께 풀어냈던 60년간의 미해결 문제인 ‘포여-세괴 예측’과 ‘에셸비 예측’도 모두 종양 진단의 기본 이론인 ‘편극텐서’라는 수학적 개념과 관련된 문제다. 편극텐서는 물체를 나타내는 모양을 숫자로 바꿔놓은 행렬로, 편극텐서를 알면 물체의 모양을 추정할 수 있다. 강 교수의 연구는 종양의 형태를 더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제공해 줌으로써 의료영상 장비의 오차율을 낮추고, 종양의 조기 진단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 교수는 수학자들은 연구실 내에 틀어박혀 외부와의 소통이 적다는 일반인들의 편견을 깨는 대표적인 수학자로 연구만큼이나 과학계 외부 활동도 열심이다. 수학계의 꿈이었던 국제수학자대회(ICM) 한국 유치위원으로 활동해 2014년 대회를 서울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조직위원회의 집행위원과 학술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교수는 “1948년 한국수물학회라는 것이 처음 생겨 등록된 수학자가 4명 정도밖에 안 됐던 것을 생각해보면 2014년 ICM 유치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 수학의 수준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가 최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는 의료영상, 광학 등 수학에 기초를 둔 첨단기술이 융합된 분야다. 강 교수는 “수학 연구에 대한 지평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연구로 한국 수학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유용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edmondy@donga.com  ▼ 공적 ▼서울대 수학과에서 학부와 석사과정을 졸업한 뒤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숭실대 교수, 고려대 교수, 서울대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인하대 정석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상위로 평가받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100여 편의 논문을 냈고, 미국 수학회와 독일 ‘스프링거’사를 통해 여러 권의 학술서를 내기도 했다. 2000년에는 대한수학회 ‘논문상’, 2006년에는 대한수학회 ‘학술상’, 2010년 ‘한국과학상’을 받았으며, 2008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우수연구성과 50선’에 선정됐다.   ■ 공공봉사 부문- 김성수 씨 (푸르메재단 이사장·‘우리마을’ 촌장)“신부가 된 것도, 대학총장이 된 것도, 우리마을 촌장이 된 것도 모두 다른 분이 도와준 덕인데…. 사실은 제가 도움을 받고 살았습니다. 혼자 큰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김성수 푸르메재단 이사장이자 우리마을 촌장(81·사진)은 수상소감을 묻자 “부끄럽다”는 말로 대신했다. 되레 장인에게서 물려받은 40년 된 빛바랜 양복이 그의 ‘나눔의 삶’을 대변하고 있었다. 배재중(오늘날의 배재고) 재학 시절 그는 농구와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했다. 건장하던 그가 어느 날 경기 중에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폐결핵이었다. 변변한 약도 없을 때라 “아이가 죽을 것”이라는 수군거림이 들렸다. 어머니의 지극정성이 그를 살렸다. 10년 만의 완치. 덤으로 얻은 삶이라 생각했다. 봉사로 갚기로 했다. 넉넉한 형편을 죄스러워한 어머니, 걸인을 단 한 번도 내친 적이 없는 어머니…. 나눔의 철학은 어머니에게 배웠다. 늦깎이로 단국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성공회 보육원에 부임했고, 천직이라 여겼다. 주변에서는 그에게 신부가 어울릴 거라고 했다. 다시 연세대 신학과에 입학했다. 1964년 성공회 신부로 품을 받았다. 1973년 ‘성 베드로 학교’를 설립했다. 지적장애 어린이를 위한 특수 기숙학교였다. 이곳에서 장애인을 위한 삶이 시작됐다. 장애아들이 성장한 후 갈 곳이 없다는 걸 발견했다. 졸업하는 날 아이와 부모들은 울먹였다.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이 필요했다. 1998년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강화도 땅 6600m²(약 2000평)에 콩나물·버섯 재배 공장과 기숙사를 지었다. 지적장애인의 공동체 ‘우리마을’이 탄생한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건립비 20억 원을 지원했다. 지적장애인 50여 명이 오순도순 모여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성공회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푸르메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았다. 강화도와 서울을 오가며 모금 행사를 벌였다. 이듬해 장애인을 위한 ‘푸르메나눔치과’ ‘푸르메한방어린이재활센터’를 건립했고, 요즘에는 장애인 재활병원 건립에 매진하고 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공적 ▼47년간 장애인을 위해 헌신해 온 장애인들의 아버지다. 1961년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 성공회 신부로 품을 받았다. 1973년 지적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성 베드로’ 특수학교를 세우고 10년간 교장으로 재직했다. 1998년 장애인 자립을 돕기 위해 작업장과 기숙사를 갖춘 생활공동체 ‘우리마을’을 세웠다. 여기서 50여 명의 지적장애인들이 함께 살며 자립을 준비한다. 현재는 푸르메재단 이사장으로 장애인들이 치료비 걱정 없이 재활을 할 수 있도록 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공로로 1981년 대통령 표창, 2000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 제25회 인촌상 심사위원▽교육 △위원장: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위원: 이택휘 한영외고 교장, 김헌규 동국대 명예교수, 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산업기술 △위원장: 금동화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위원: 박종용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이현순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계형 단국대 산학협력 부총장▽인문사회문학 △위원장: 진덕규 이화여대 학술원장 △위원: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 이태수 인제대 석좌교수, 홍정선 인하대 인문학부 교수▽자연과학 △위원장: 백성기 포스텍 총장 △위원: 국양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윤경병 서강대 화학과 교수, 배성한 KAIST 수학과 교수▽공공봉사 △위원장: 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위원: 양옥경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원장, 전광현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박능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언론출판 △위원장: 정진석 외국어대 명예교수 △위원: 이종석 위암장지연기념회 회장, 이기웅 도서출판 열화당 사장, 양승목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 20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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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개발국 여성 돕는 존타클럽에 한국 성장 경험이 큰 도움될 것”

    “여성이 봉사를 해야 사회가 발전합니다.” 여성 경영자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모여 봉사활동을 하는 국제존타클럽의 다이앤 커티스 회장(사진)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커티스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통 받는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이 손을 잡아야 한다. 이것이 존타클럽 회원이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국제존타클럽은 주로 저개발국 여성을 돕는다. 폭력에 노출된 아이티 여성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거나 나이지리아 여성에게 에이즈 예방교육을 하는 식이다. 지금까지 약 200만 명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둔 국제존타클럽은 65개국에서 회원 3만1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 1966년 일본, 대만과 함께 26지구로 출범했다. 2006년에는 한국존타클럽이 32지구로 독립했다. 현재 한국에서 400명이 활동 중이다. 커티스 회장은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의 경험이 국제존타클럽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아 있단다. 커티스 회장은 “한국 여성의 정치 참여율 등이 경제 수준에 비해 낮다”며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려면 정치나 고위직에 더 진출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발레리나로 활동하다 트럭 운전사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트럭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한편 3, 4일 이틀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첨단과학시대의 인권’이란 주제로 한국존타대회가 열린다. 인공수정 기술이 생긴 뒤 난자 매매가 성행하고 저개발국에서 대리모를 수출하는 등 과학이 발전하면서 여성의 몸이 착취당하고 상품화되는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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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모 폐손상 사망, 가습기 살균제 때문인듯”

    보건당국이 올해 4, 5월 임산부들 사이에서 집단 발생해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원인 미상 폐 손상 질환이 가습기 살균제(세정제) 때문일 수 있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소비자들에게 가습기 살균제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업체에는 판매를 중단하고 제품을 전량 회수토록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원인 미상 폐 손상 환자가 몰렸던 서울아산병원의 2004∼2011년 환자 18명과 일반 호흡기 환자를 조사했더니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을 때 폐 손상 위험이 47.3배 높아졌다”고 밝혔다. 폐세포에 직접 살균제 성분을 묻혀 보는 예비독성실험에서도 폐 손상이 확인됐다. 가습기 살균제는 가습기 안에 미생물이 번식하거나 물때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물에 섞어 사용하는 화학제품이다. 가습기 살균제의 화학성분을 흡입할 때 기관지부터 폐까지 염증이 일어나고 폐가 딱딱하게 굳어간다는 설명이다. 가습기 살균제에 쓰이는 살균 성분은 3가지 정도로 알려져 있다. 살균제 종류에 따라 성분의 농도는 1∼5%로 다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가습기 살균제의 어떤 성분이 병을 유발했는지 알려면 농도를 확인하는 위해성 평가와 동물실험을 추가로 진행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은 알아내지 못한 셈. 그런데도 보건당국이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환절기를 맞아 가습기 살균제 사용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서다.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는 법적인 규제를 받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앞으로는 약사법에 명시된 의약외품으로 지정 고시해 제품 기준을 마련하고 관리감독을 하기로 했다. 한편 국내 가습기 살균제 업체들은 정부의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정부 방침에 따라 시중 제품을 모두 회수하고 제품 출시도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가습기 세정제 시장은 연간 20여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체들은 협의체를 구성하고 “가습기 세정제는 제품마다 성분이 다른데 정부가 이를 전혀 밝히지 않은 채 역학조사 결과만을 바탕으로 문제가 있다고 발표해 당황스럽다”며 “정확한 원인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폐 손상 환자 가족들도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이 많은데, 그에 비해 환자 수가 적다는 것. 원인 미상 폐질환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알아본다. Q. 왜 임산부 환자가 많았나. A. 올해 서울아산병원에 원인 미상 폐질환으로 입원한 17명 가운데 10명이 임산부였다. 사망자 5명도 모두 임산부였다. 신생아는 적정한 습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습기를 많이 사용한다. 산모는 아기와 함께 가습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 또한 길다. 또 임신부의 경우 배가 부르면 숨이 가빠지면서 평소보다 호흡량이 30% 늘어난다. 독성 물질에 똑같이 노출돼도 흡입량은 더 많다. Q. 바이러스가 아닌데 왜 환절기에 발병하나. A. 겨울 내내 가습기를 사용한 뒤 봄에 발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폐 손상 환자들은 평균 3, 4년 동안 매년 4개월 정도 가습기를 사용했다. 물을 보충할 때마다 살균제를 섞었다면 매달 1병의 살균제를 쓴 셈이다. 노출 시간이 길고 흡입량이 많을수록 폐 손상이 심각했다. Q. 샴푸, 화장품, 물티슈에도 살균제 성분이 사용된다는데…. A. 화장품, 샴푸 등은 단순히 피부를 닦아내는 정도다. 공기로 흡입되지 않는다. 폐로 독성물질이 흡수될 때는 정맥주사의 원리와 비슷하다. 공기 중에 떠돌다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비율과 폐로 흡수되는 비율은 큰 차이가 있다. 또 화장품에 쓰는 살균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안정성을 확인한 것들이니 안심해도 된다. Q. 가습기 세척법은…. A. 살균제를 이용하는 이유는 안에 넣은 물이 오염되면 증기로 나오는 공기가 오염될 거라는 걱정 때문이다. 번거롭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청소해 주는 게 좋다. 가습기를 세척할 때는 먼저 손부터 씻고, 이어 부드러운 솔을 이용해 중성세제로 구석구석 씻어준다. 세제가 남지 않도록 3회 이상 헹군다. 물은 매일 갈아줘야 한다. 물통에 5분의 1 정도 물을 넣고 충분히 흔들어 안을 씻는다. 2회 이상이 좋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 201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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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국민연금에 로비땐 최대 5년 연기금 배정안해

    앞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국민연금공단에 금품 향응을 제공하다 적발되면 최대 5년간 연기금을 배정받지 못한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공단 임직원을 채용한 금융사도 최대 5년간 거래가 제한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국민연금 기금운용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운용 규모는 340조 원이 넘는다. 코스피 시가총액(약 1034조 원)의 30%를 넘기 때문에 ‘찻잔 속의 고래’라는 말까지 나돈다. 7월 감사원도 지적했듯이 주식시장의 ‘슈퍼 갑’ 국민연금의 거래 증권사로 선정되기 위한 로비가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조치는 이 로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우선 거래증권사나 위탁운용사의 로비가 드러나면 바로 기금 배정을 중단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3회 적발되면 로비 경중에 관계없이 영구히 거래를 중단한다. 금융기금운용본부 직원들에 대한 전관예우도 차단하기로 했다. 금품수수, 공금횡령 등으로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기금운용본부의 직원을 채용하는 금융회사는 최대 5년간 거래를 제한한다. 퇴사 후 비리가 드러난 직원도 마찬가지다. 비리에 얽힌 직원은 시장에서 아예 퇴출시키겠다는 것. 증권사 운용사에 대한 평가 내용과 결과도 모두 공개한다. 지금까지는 극히 일부분만 공개했다. 이 때문에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금운용본부 직원에 대한 전관예우나 로비의혹이 자주 불거졌다. 또 절반 이상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증권사 운용기관을 최종 선정하기로 했다. 공단 내부 직원들이 자의적으로 심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기금운용본부 직원의 주식매매도 전면 금지된다. 입사 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주식도 매도할 수 없다. 그동안은 주식 매입은 금지했지만 사후신고만 하면 매도는 허용했다. 내년부터는 주택 구입과 병원비 부담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감사를 거쳐 매도를 할 수 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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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합병증 환자 급증

    당뇨병을 오래 앓은 노인 환자가 늘어나면서 당뇨합병증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당뇨합병증인 말초순환장애 환자가 지난해 27만 3493명, 망막병증 환자가 21만8401명으로 5년 전에 비해 각각 60%, 35.9% 늘었다”고 28일 밝혔다. 합병증 환자 증가율은 당뇨병 환자 증가율(23.9%)을 크게 웃돌았다. 당뇨합병증은 장기간 혈당 조절에 실패했을 때 생긴다. 혈당 조절이 되지 않으면 혈관이 좁아지면서 망막 신장 팔다리의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사진기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액 순환 장애가 일어난 부위에는 출혈이 나타나고 혈관 주변 망막이 당겨지면서 망막 일부가 떨어져 나오는 ‘망막 박리’도 생긴다. 당뇨병성 말초순환장애는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미세혈관과 말초신경이 손상돼 다리나 팔의 무감각, 이상 감각, 통증이 나타난다. 발이나 다리가 저리고 찌르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불이나 옷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아프고 화끈거린다. 또 걸을 때 발에 느낌이 없는 것도 이 병의 증상이다. 당뇨병성 말초순환장애가 심해지면 발이 헐거나 썩어 들어가는 족부궤양으로 발전한다. 감각이 없어지면 팔다리에 상처가 난 것을 모르고, 여기에 세균이 침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당뇨합병증 예방을 위한 적정 혈당은 식전 dL당 120∼140mg 이하, 식후 180∼200mg 이하이다. 혈압은 120/80mmHg 미만, 콜레스테롤은 dL당 200mg 이하이다. 송영등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당뇨병 환자들의 합병증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면 당이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혈당이 줄어든다. 걷기와 조깅, 수영, 등산, 테니스,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운동이 좋다. 운동은 식사하고 한두 시간 후에 시작해 3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식사요법은 혈중 당질을 높이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부터 시작한다. 당질이 주로 들어 있는 식품은 곡류 및 단맛이 나는 식품이다. 식단에서 곡류는 줄이고 기름기가 없는 육류나 생선에서 에너지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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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금(禁)노래 심의 당분간 중단

    이른바 ‘19금(禁) 논란’을 빚고 있는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가 다음 달 음반 심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여성부 고위 관계자는 “술 담배 등 단어가 들어간 노래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 음반 심의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며 “제도 정비가 끝날 때까지 심의를 미룰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음반을 유해매체물로 지정하려면 먼저 청보위 모니터요원이 음반 목록을 선정한다. 이어 그 목록을 대상으로 음반심의위원회(음심위)의 1차 심의를 거친다. 그 다음에는 매달 청보위가 본심의를 열어 유해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여성부가 당분간 심의를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다음 달에는 ‘19금’ 음반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가 여성부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하자 다른 제작사들의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노래 가사에 ‘술’이 포함돼 음주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처분을 받은 그룹 ‘비스트’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여성부를 상대로 “유해매체물 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 201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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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병원,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에 첫 심장전문병원 설립 MOU 체결

    이르면 내년 초 카자흐스탄에 국내 병원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병원이 세워진다. 국내 병원 브랜드가 외국으로 수출된 첫 사례다. 국내 병원은 브랜드 사용 대가로 연간 50억 원을 벌어들이게 된다. 심장질환 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은 “카자흐스탄 기업 알란&넷시스템스와 알마티 시에 100병상 규모의 심장전문병원인 ‘세종-유라시아 병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25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병원은 이어 “내년 초 이 병원이 세워지면 카자흐스탄의 첫 심장질환 전문병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병원은 현지 의료진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역할을 한다. 또 전자의무기록(EMR)을 포함해 세종병원의 운영 노하우를 통째로 컨설팅해 줄 예정이다. 그 대신 매년 매출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는데, 5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의료기관의 브랜드가 외국에 수출돼 로열티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 제안은 카자흐스탄이 먼저 해 왔다. 지난해 2월 경기도가 실시한 해외 의료진 국내 연수 프로그램이 계기였다. 당시 셰가이 뱌체슬라프 세종-유라시아병원 이사가 세종병원에서 심장내과 연수를 받았다. 그는 첨단설비를 갖춘 한국 병원에 감명을 받았다. 카자흐스탄에 이런 병원을 짓는다면 심장 치료를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환자 비율을 낮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6월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 2개월 만에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세종병원은 현지 투자비용 없이 브랜드와 의술을 수출하게 됐다. 세종병원은 카자흐스탄에 꽤 알려진 병원이다. 그 시작은 1989년 저개발국의 선천성 심장병 환자 1000명에게 해준 무료 수술이었다. 수술 결과가 좋아 외국인 환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지난해에는 모두 324명의 외국인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극동아시아 환자가 224명(70%)이었다. 세종병원 관계자는 “흉터가 많이 남는 개흉수술 대신 1∼2시간 내에 끝나는 내시경수술을 많이 한다는 점, 공항에서부터 숙박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점이 카자흐스탄 사람들에게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육식 위주의 식생활 때문에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의 사망률이 높다. 하지만 의료시설은 낙후돼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국립병원은 보통 3개월 이상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유한 환자들은 외국 병원을 찾는다. 지난해 국내 병원을 찾은 카자흐스탄 환자는 346명이었다. 전체 외국인 환자의 0.5%에 불과하지만 1인당 진료비는 378만 원으로 가장 많다. 한편 30일 카이르베코바 살레다트 카자흐스탄 보건국 장관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세종병원, 경기도, 카자흐스탄 보건국, 세종-유라시아 병원 등 4개 기관이 의료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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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가사에 ‘술’있다고 청소년 유해물 아니다”

    노래가사에 ‘술’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해당곡과 앨범을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한 정부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안철상)는 25일 SM엔터테인먼트가 “프로젝트 그룹 ‘SM 더 발라드’가 발표한 노래 ‘내일은’에 내린 청소년 유해매체 결정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여성가족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노래에 ‘술에 취해 널 그리지 않게’가 3차례, ‘술에 취해 잠들면 꿈을 꾸죠’가 한 차례 들어가 있다”며 “전체 내용을 보면 연인과 헤어진 괴로운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관용적 표현일 뿐 술을 권장하는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청소년 유해매체물을 판단할 때 마약류나 환각물질 등과 술은 다르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청소년에게 접근이 허용된 시나 소설 등 문학작품과 드라마 영화 등에서도 술을 마시는 장면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노래가사에 ‘술’ 또는 ‘술에 취해’라는 문구 자체가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고 싶다는 호기심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재판부는 “가사 내용이 술을 마신 뒤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행위와 관련된 부적절한 행동을 표현하고 미화한다면 청소년 유해매체물 결정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부는 올 1월 ‘SM 더 발라드’의 노래 ‘내일은’에 대해 심의를 열어 참석위원 10인의 만장일치로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했다.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된 음반은 ‘19세 미만 판매금지’라는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또 오후 10시 이전에는 방송이 금지된다. 음악사이트 배포나 방송활동·공연 등에도 제약이 따른다. SM 측은 “곡 전체 의미를 살피지 않고 특정 단어에 국한해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저해한다”며 3월 소송을 냈다. 법원이 SM엔터테인먼트의 손을 들어주면서 노랫말에 ‘술’이 들어갔다는 등 특정 단어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이미 청소년 유해 판정을 받은 곡의 제작자나 가수들이 잇따라 소송을 낼 가능성도 커졌다. 이달 들어 여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유해매체 지정 취소 판결을 받은 SM 더 발라드의 노래뿐 아니라 비스트 ‘비가 오는 날엔’, 10cm ‘아메리카노’, 2PM의 ‘핸즈업’을 연이어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판정했다. 이날 여성부 홈페이지 게시판 ‘열린 발언대’에는 ‘상의를 벗고 나오는 박태환을 보기가 민망하다. 없애 달라’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게 야하다는 생각이다. 스마트폰을 없애 달라’ ‘애플의 사과모양 로고가 엉덩이를 연상하게 하니, 애플을 없애 달라’ 등 과도한 규제를 풍자하는 글이 올라 홈페이지가 두 차례 마비되기도 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 20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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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경영자 여성비율 4% ‘유리천장’… 국장급이상 1485명 성별 분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여성도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처럼 민간기업은 여성 임원 배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성 고위직 배출에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본보가 46개 중앙행정기관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단 1485명(2011년 6월 현재)의 성별을 분석한 결과 여성은 58명(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행정기관의 여성공무원은 29만3917명으로, 전체의 47%다. 남자공무원보다 6%포인트 적은 셈. 그러나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급감했다. 8급과 9급 공무원의 남녀 비율은 거의 같았다. 하지만 7급으로 올라가면 여성 비율은 28.8%로 떨어졌다. 이어 5급 때 15.1%로 떨어졌다가 4급 때는 8.6%로 급락했다. 1급은 0.1%에 불과하다. 특히 기획재정부, 법무부, 국방부같이 힘 있는 부처에는 여성 고위직이 한 명도 없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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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신성인’ 8명 의사상자 인정

    보건복지부는 25일 2011년 제3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고 정민중 씨(35) 등 8명을 의사상자로 인정했다. 의사상자는 1000만∼2억1800만 원의 보상금을 받는다. 정 씨는 6월 5일 충북 영동군 금강천에서 낚시를 하던 중 물살에 휩쓸린 초등학생을 구조한 뒤 탈진해 사망했다. 이윤조(18) 이문형(29) 박완영 씨(51)도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 익사해 의사자로 인정됐다. 빗길에 전복된 화물차를 발견한 뒤 현장에서 견인차를 부르다 차에 치여 숨진 임상권 씨(42)도 포함됐다.}

    • 20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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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보료 가장 많이 낸 사람? 대기업 오너 아니네!

    건강보험료를 누가 가장 많이 낼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아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아니다. 대기업 오너를 떠올렸다면 틀렸다. 서울 A캐피털업체와 경기 B레저업체를 운영하는 현모 씨다. 현 씨는 9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9개 회사 모두에 대표로 등재돼 있다 보니 매달 건보료만 1739만 원을 낸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재선 자유선진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건강보험료 최고액 납부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건보료 상한액을 납부한 사람은 모두 2247명이었다. 직장가입자는 월 소득이 7810만 원을 넘으면 최고액인 220만 원을 매달 건보료로 낸다. 지역가입자는 재산과 소득을 합쳐 점수로 환산했을 때 1만2680점을 넘으면 최고액인 210만 원을 낸다. 보통 시가 28억 원짜리 집을 가지고 있고, 매달 8500만 원을 버는 수준이면 최고액을 내게 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입자(2123만 명)의 상위 0.01%가 이 상한액을 넘는 건보료를 내고 있다. 상한액이 정해져 있는데, 1500여만 원의 보험료를 더 내는 까닭은 뭘까. 2003년 근로자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지역건강보험 대상자에서 직장건강보험 대상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지역가입자였던 자영업자들이 대거 직장가입자가 됐고, 여러 매장을 가진 자영업자들은 매장마다 대표로 등재되면서 따로따로 건보료를 내야 했다. 대기업 회장보다 음식점이나 미용실을 여러 개 운영하는 ‘숨은 부자들’의 건보료가 높게 책정된 이유다. 이번 자료에서 이 점이 확인됐다. 이를테면 강모 씨는 미용실 38곳을 운영하는데, 매장마다 대표 신분으로 4만5000∼86만5000원의 건보료를 낸다. 이렇게 해서 강 씨가 매달 내는 건보료는 832만 원에 이른다. 매달 건보료를 1000만 원 이상 내는 가입자는 15명이었는데, 모두 매장을 여러 개 가진 사람들이었다. 현 씨에 이어 두 번째로 건보료(1722만 원)를 많이 낸 오모 씨는 경기도에서 프랜차이즈 음식점 33곳을 운영하고 있었다. 938만 원을 내는 박모 씨는 고속도로 요금소 인근에서 주유소 32곳을 운영한다. ‘숨은 부자들’의 62%(1403명)가 서울에 살고 있었다. 이어 경기가 304명, 경남이 103명이었다. 가장 적은 곳은 제주(6명)였고, 대전(8명)과 강원(9명)이 그 다음으로 적었다. 흥미로운 점은 지역별 인구를 기준으로 숨은 부자들의 비율을 따져보니 서울 종로구와 중구가 1000명당 1명으로 가장 많다는 것이다.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산다는 서울 강남구는 2000명당 1명이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내년 7월부터 직장가입자에 대해 월급 외의 모든 소득에 건보료를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장가입자는 다른 재산과 소득이 있어도 임금 소득을 기준으로만 건보료를 부과한다. 반면 지역가입자는 모든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건보료를 책정한다. 가입자 간 형평성을 맞추고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현재 종합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는 153만 명이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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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태 근절운동 1년 반…]낙태반대 ‘아이러니’… 10대 미혼모 늘었다

    신경진(가명·18) 양은 미혼모자시설에서 아이를 낳았다. 동네 오빠와 사귄 지 3개월 만에 덜컥 임신했다. 피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엔 생리불순인 줄 알았다.5개월이 지나서야 산부인과를 찾았다. 의사는 “사정은 딱하지만 낙태수술은 안 한다”고 했다. 병원 세 곳에서 모두 거절당했다.낙태를 해 준다는 병원을 찾아갔더니 200만 원을 달라고 했다. 혼자 감당할 액수가 아니었다. 결국 신 양은 미혼모자시설에서 아이를 낳았다. 집에서는 가출한 것으로 안다.낙태를 반대하는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상습적으로 불법 낙태 시술을 했다면서 산부인과 병원 3곳을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2월이었다. 산부인과 의사들의 낙태 시술 거부 선언이 이어졌다. 올해 3월에는 보건소가 직접 불법 낙태 시술을 고발했다.1년 6개월이 지난 요즘, 낙태 시술을 하는 산부인과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추정한다. 경기 부천시의 A산부인과 원장은 “이제 공개적으로 낙태 시술을 홍보하는 병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대부분의 산부인과는 가급적 출산을 권한다. 그러나 위험수당을 붙여 비용을 올려 받는 산부인과가 늘었다. 청소년 미혼모가 늘어날지 모른다는 우려도 현실화됐다. 미혼모 통계는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는다. 그러나 산부인과 병원과 미혼모 시설 관계자들은 “낙태 근절 운동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미혼모가 확실히 늘어났다. 특히 10대가 많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대형병원 분만실에서도 미혼모 출산이 늘었다. A종합병원 관계자는 “1년에 2, 3명을 입양기관에 보냈는데 올해는 6개월 만에 2배로 늘었다. 자리가 없다며 입양기관에서 안 받아줄 정도”라고 말했다.C대학병원 관계자는 “미혼모 출산이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늘었는데, 특히 청소년 미혼모가 많다”고 말했다.올해 초 경기도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미혼모 시설을 묻는 문의가 많으니 전국 산부인과 의사들이 시설에 대한 설명을 잘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임신 중이거나 출산 직후 미혼모는 아이와 함께 미혼모자시설이나 모자공동시설에 들어갈 수 있다. 두 시설의 입소자는 2009년 848명, 2010년 950명, 2011년 6월 현재 981명으로 늘었다.사정이 이러니 대기자가 크게 증가했다. 한상순 애란원장은 “입소 문의 전화가 30% 늘었지만 정원이 이미 찼다”고 말했다. 신지영 자모원장은 “20명이 정원인데, 이미 지난해 말 30명으로 늘어나 빈자리가 없다”고 말했다.입양기관도 붐빈다. 홀트아동복지회 관계자는 “매년 위탁보호아동이 560명 정도인데, 지난해 말 700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60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낙태는 줄었지만 미혼모 가운데에서 청소년의 비율은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미혼모자시설 입소자의 연령을 보면 19세 이하가 31%로 2009년(26%)보다 5%포인트 늘었다. 다른 연령층은 비중이 줄었다.현행 모자보건법상 청소년 낙태는 불법이다. 산모에게 유전적 질환이 있거나 성폭행 피해 같은 아주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허용된다. 생명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다.하지만 피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후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아이를 낳으라고 한다면 ‘청소년 엄마’와 아이 모두 제대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불임 시술 비용은 지원하면서 낳은 아이는 외면하는 문제점도 있다. 청소년 미혼모는 매달 아동양육비 15만 원, 자립지원촉진수당 10만 원을 받는다. 검정고시 준비를 하면 학습비를 추가로 지원받는다. 번듯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청소년 미혼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주거 지원이나 아이 돌봄 같은 서비스도 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유하늘 인턴기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 201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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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태 근절운동 1년 반…]쑥 늘어난 미혼모들… 또 불붙는 낙태논쟁

    낙태 근절 운동 이후 미혼모가 늘면서 낙태를 금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박노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낙태에 반대한다. 그러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여중생, 여고생이 미혼모가 되는 현상이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말했다.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시술로 돈을 벌어왔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낙태가 줄어든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 직접 보면 딱한 사정이 한둘이 아니다. 미혼모가 되면 당장 학교를 다닐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회장은 “외국에서는 초기 8주 정도는 낙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낙태를 조장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피임 교육도 안 하고, 아이를 키워주지도 않는 사회에서 낙태만 하지 말라고 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반면 낙태 근절 운동을 제안한 최안나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진오비·gynob)’ 대변인은 미혼모가 많아지는 현상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고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로 받아들이는 것.최 대변인은 “낙태를 금지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저출산으로 고민한다는 사회가 낙태를 허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낙태를 못 하면 미혼모가 늘어나고 아이를 버린다고 하지만 낙태가 자유롭던 시절에도 영아 유기는 자주 일어났다. 미혼모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국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법적 문제도 지적했다. 낙태의 95%가 모자보건법상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는 현실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법이 불법을 유발한다는 뜻이다. 현행법상 산모에게 유전적 이상이 있으면 낙태를 허용하지만 태아에게 유전적 이상이 있으면 허용되지 않는다. 박 회장은 “태아가 무뇌아일지라도 낙태는 불법이다. 이런 아이는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사망한다. 산모는 열 달간 품고 지내던 아이와 이별하는 고통을 겪는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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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르면 내년 7월부터 ‘모든 소득’에 건보료 부과

    《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소득과 재산이 많은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건보료)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봉 외에 임대사업 연금소득이나 빌딩 같은 부동산도 건보료를 부과하는 기준에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보험 가입자든 직장보험 가입자든 모든 소득을 기준으로 건보료를 매기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자문기구인 보건의료미래위원회는 17일 제6차 전체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바뀌는 내용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건보료를 부과하는 모든 소득이란….“임대소득, 금융소득, 사업소득, 기타소득 등 직장 월급을 뺀 모든 소득을 말한다.”―월급 외 추가 소득이 있으면 모두 오르나.“아니다. 월 추가 소득이 100만∼200만 원이면 지금과 비슷하다. 확정되지 않았지만 추가 소득이 500만 원 이상이면 건보료가 오른다. 현재 직장 가입자 1276만 명의 12%(153만 명)가 종합소득이 있는데, 상위 2∼3%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산정 기준을 바꾼 이유는….“지역 가입자는 임대소득과 이자, 배당 등 금융소득뿐만 아니라 집과 자동차 같은 재산을 기준으로 낸다. 반면 직장 가입자는 근로소득에만 부과했다.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구체적으로 얼마나 오르나.“근로소득 외 종합소득에 매기는 보험료율은 현행 5.64%의 절반(2.82%)으로 예상된다. 지역 가입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월급 200만 원을 받는 직장인이 매달 1000만 원의 임대 소득을 올린다 해도 현재는 한 달에 5만6400원을 낸다. 하지만 제도가 바뀌면 28만2000원을 더 내야 하므로 33만8400원이 된다. 임대소득이나 금융소득이 줄어들면 건보료도 줄어든다.”―새 기준을 언제부터 적용하나.“보건복지부는 위원회의 안을 토대로 이달 안에 부처 간 협의를 마치고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달 정기 국회 때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내년 상반기에 통과될 경우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인상된다.”―피부양자는 어떻게 되나.“직장 가입자의 부모나 형제도 종합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건보료를 내야 한다. 현재는 피부양자의 연금소득에 건보료를 매기지 않는다. 사업소득이 없거나 금융소득이 4000만 원 이하인 경우도 면제 대상이다. 예를 들어 고위 공무원으로 은퇴한 신모 씨는 1년에 금융소득이 3000만 원, 연금소득이 3000만 원이지만 피부양자라서 건보료를 한 푼도 안 냈다. 앞으로는 종합소득 6000만 원에 해당하는 건보료를 부담하게 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 201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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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정책연구원장 최금숙씨

    최금숙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1·사진)가 임기 3년의 제13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에 취임했다. 신임 최 원장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가족법학회 부회장, 한국법학교수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 201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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