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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곽순환도로 경기 의정부 호원 나들목(IC)과 국도 3호선을 연결하는 도로가 2022년 6월 개통된다. 의정부시는 16일 호원 나들목 서부로에서 국도 3호선 평화로를 잇는 길이 800m, 폭 17.5m의 회룡 나들목(가칭)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1년 3월 착공을 목표로 국비 175억 원, 시비 175억 원 등 350억 원이 투입된다. 회룡 나들목 구간이 개통되면 의정부 호원동 등 지역주민 5만여 명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일대 주민들이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하려면 의정부시청 나들목까지 이동해 약 4.1km를 우회해야 했다. 출퇴근시간대 호원 나들목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의정부 예술의전당 앞 삼거리로 몰리면서 의정로와 경의로 일대에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호원 나들목 통행 차량은 2015년 6월 하루 평균 약 2만2000대에 불과했지만 올 3월에는 약 3만9700대로 늘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회룡 나들목이 개통되면 경기 북부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노원구, 도봉구 주민들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진입도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중소기업 우수상품 박람회 ‘2019 지페어코리아(G-FAIR KOREA)’가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지페어코리아는 경기도와 전국경제진흥원협의회가 주최하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KOTRA가 주관한다. 올해엔 경기 중소기업 520개 등 850개 기업이 참여해 1250개 부스를 마련한다. 중국 등 45개국 750개 기업에서 온 해외 바이어 900여 명이 참여한다. 참가 기업들은 해외 판로를 개척할 기회를 잡고 방문 기업들은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다. 전시관은 리빙, 레저, 다이닝, 뷰티, 유레카 등 5개 테마관으로 나뉘었으며 중소기업이 개발한 창의적인 제품을 선보인다. 전시관 중앙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일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마쿠아케, 싱가포르의 온라인 쇼핑몰 쇼피 등이 참여하는 ‘E-커머스관’이 마련됐다. 또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지페어 어워드’를 제정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제품을 선보인 기업 22곳에 도지사상과 원장상을 수여한다. 김기준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장은 “우수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해외 시장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찰이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56)를 피의자로 정식 입건했다. 화성사건은 공소시효가 모두 만료돼 피의자를 처벌할 수는 없지만 이춘재의 신분이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바뀌면 앞으로 신상은 공개될 수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4일 이춘재를 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춘재는 10여 차례 이어진 대면조사에서 화성사건 10건 등 살인 14건과 강간 및 강간미수 30여 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춘재가 저지른 모든 범죄는 현재 공소시효가 만료돼 이번 입건이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경찰은 처벌과는 별개로 이 사건이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았던 점,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이춘재가 용의자 신분으로 남게 하지 않으려고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잡힌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입건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춘재의 현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신상공개는 가능해졌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이거나 피의자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국민의 알 권리와 재범방지, 범죄예방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할 때도 신상을 공개한다. 이춘재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사진)가 1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1분경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자택 2층에서 설리가 숨져 있는 것을 그의 매니저가 발견해 신고했다. 설리는 혼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니저는 전날 오후 6시 반에 설리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뒤 연락이 닿지 않자 집을 직접 방문했다. 경찰은 현재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집 안에서 자신의 심경을 적은 메모장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설리의 휴대전화와 자택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행적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메모 내용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의 아역 배우로 11세에 연예계에 입문한 설리는 2009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f(x) 멤버로서 가수로 데뷔했다. ‘NU 예삐오’ ‘Hot Summer’ ‘피노키오’ 등의 곡을 히트시키며 인기를 얻었다. 2015년에는 f(x)를 탈퇴하고 TV 출연, 배우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 무렵부터 설리는 인스타그램 스타로 떠올랐다. 지인 술자리나 편안한 복장의 사진이 화제가 되자 팔로어가 수백만 명으로 늘었다.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하던 시기 “브래지어는 건강에도 좋지 않고 액세서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고정관념을 깨는 그의 게시물에 대해 통쾌하다는 환호도 많았지만 악플도 숱하게 달렸다. 댓글에 대해 설리가 직접 반격하기도 했다. 올 6월부터 JTBC2 예능 ‘악플의 밤’에 신동엽, 김숙, 김종민과 함께 고정 출연했다. 매주 악플에 시달리는 유명인을 초대해 댓글을 읽으며 터놓고 얘기하는 프로그램이다. JTBC는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성남=이경진 lkj@donga.com / 임희윤 기자}
지하철 7호선을 경기 양주시 옥정에서 포천까지 19.3km를 추가 연장하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포천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달 중 7호선 옥정∼포천 연장사업 사업계획의 적정성 검토를 마치고 경기도가 연내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한다고 13일 밝혔다. 7호선 옥정∼포천 연장사업은 2017년 12월 기본계획 승인을 받아 설계가 진행 중인 도봉산∼옥정(15.3km) 구간의 종점을 포천으로 다시 연장하는 사업이다. 7호선 도봉산∼옥정 연결사업은 2024년 개통을 목표로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종점 연장에는 1조4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와 포천시, 양주시는 내년 21억900만 원을 분담해 70억2900만 원의 예산으로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설계에 착수한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1986년 12월 12일 발생한 세 번째 화성 연쇄살인 사건 증거물에서도 용의자 이춘재(56)의 것과 일치하는 유전자(DNA)가 나왔다. 이로써 10건의 화성 사건 중 이춘재의 DNA가 확인된 사건은 모두 5건으로 늘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 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긴 3차 화성 사건 피해자 권모 씨(당시 24세·여)의 유류품 여러 곳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고 11일 밝혔다. 그간 경찰은 1991년 4월 발생한 10번째 사건부터 역순으로 증거물을 다시 감정한 결과 9번째와 7번째, 5번째, 4번째 피해자의 유류품에서 이춘재의 DNA를 찾아낸 바 있다. 권 씨의 시신은 당시 이춘재의 직장이었던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 I전기로부터 불과 500m가량 떨어진 논둑에 파묻혀 있다가 발견됐다. 사건 발생 133일 만인 1987년 4월 23일 발견된 시신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고, 당시엔 피해자 속옷에 묻은 정액에서 혈액형조차 판독해내지 못했다. 재감정에서 DNA를 찾아낸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한다.구특교 kootg@donga.com / 수원=이경진 기자}

1986년 12월 12일 발생한 세 번째 화성 연쇄살인 사건 증거물에서도 용의자 이춘재(56)의 것과 일치하는 유전자(DNA)가 나왔다. 이로써 10건의 화성 사건 중 이춘재의 DNA가 확인된 사건은 모두 5건으로 늘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 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긴 3차 화성 사건 피해자 권모 씨(당시 24세·여)의 유류품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고 11일 밝혔다. 그간 경찰은 1991년 4월 발생한 10번째 사건부터 역순으로 증거물을 다시 감정한 결과 9번째와 7번째, 5번째, 4번째 피해자의 유류품에서 이춘재의 DNA를 찾아낸 바 있다. 권 씨의 시신은 당시 이춘재의 직장이었던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 I전기로부터 불과 500m 가량 떨어진 논둑에 파묻혀 있다 발견됐다. 사건 발생 133일만인 1987년 4월 23일 발견된 시신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고, 당시엔 피해자 속옷에 묻은 정액에서 혈액형조차 판독해내지 못했다. 수사본부는 이미 윤모 씨(52)가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8차 사건도 이춘재가 자기 소행이라고 밝힘에 따라 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클로버잎도 재감정 중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 성남시가 옛 판교구청 예정부지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성남시는 8일 분당구 삼평동 641 시유지 2만5719.9m²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사용되는 이 부지는 일반업무시설용지로 감정평가액은 894억 원을 넘는다. 시는 이 부지에 들어설 시설을 연구시설, 벤처기업 집적시설, 문화산업진흥시설 등의 용도로 자격을 제한해 ‘아시아실리콘밸리 조성’의 중심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2월 16일까지 국내 법인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사업계획 등을 평가해 같은 달 3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 부지는 판교 제1테크노밸리와 인접한 노른자위 땅으로 실제 매매가는 1조 원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남시는 매각대금으로 교육청이 건립을 포기한 삼평동 이황초등학교와 판교동 특목고교, 백현동 일반고 등 3개 학교용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매입해 이황초등교 부지를 판교구청 대체부지로 남겨두고 나머지 2개 부지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공공시설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들 부지는 1379억3700만 원의 조성원가로 매입한다. 또 판교 트램 건설(2146억 원), 판교지역 13개 공용주차장 건립(1875억 원), e스포츠 전용경기장 건립(150억 원) 등에도 사용할 예정이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범인이 붙잡힌 8차 사건도 자신이 한 짓이라고 최근 자백한 이춘재(56)가 8차 사건(1988년 9월 16일 발생)과 관련해 범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8차 사건은 총 10건의 화성 사건 중 유일하게 범인이 검거됐는데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이춘재가 이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데 이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모 씨(52)도 최근 “당시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밝혀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도 ‘8차 사건 진범 논란’이 제기된 것을 알고 있다고 한다. ‘화성 사건 특별수사본부’는 10일 “이춘재가 (8차 사건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진술을 했다. 범인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부분도 있다”며 “8차 사건 관련 면담 과정에서 이춘재의 진술은 번복 없이 일관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가 밝힌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진술’은 피해자의 신체적 특징과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는 8차 사건 피해자인 박모 양(당시 13세)의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또 사건 발생 장소인 박 양의 방 구조를 펜으로 그려가며 설명했는데 방 크기를 ‘2평 정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10월 선고된 윤 씨의 1심 판결문을 보면 박 양의 방 크기는 약 8m²(약 2.4평)로 돼 있다. 수사본부는 이춘재의 이 같은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를 대비해 8차 사건 당시 수사에 잘못이 없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최근 경찰은 당시 수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윤 씨를 범인으로 특정해 자백을 받게 된 경위 등을 묻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는 당시 증거물의 감정 결과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나왔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또 범행 현장에서 발견됐던 클로버 잎 한 장에 대한 재감정을 국과수에 맡겼다. 당시 수사 관계자들은 모두 퇴직했다. 8차 사건 수사 기록 원본은 모두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8차 사건 관련 기록은 당시 검찰로 다 송치했는데 검찰이 기록을 다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근 경기 오산경찰서 문서고에 보관돼 있던 8차 사건 기록 사본 일부와 증거물(클로버 잎)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오산서는 과거 화성경찰서 자리에 있다.한성희 chef@donga.com / 수원=이경진 기자}

주한미군 부사관학교, 카투사교육대 등 미군의 주요 시설이 있던 경기 의정부 소재 캠프 잭슨(164만2000m²). 주한미군은 1953년부터 이곳에서 주둔하다 지난해 7월 주한미군 재편으로 기지를 평택으로 옮겼다. 하지만 환경오염 정화비용 문제 등으로 빈 기지는 아직까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높이 3m의 높은 철조망이 쳐져 있으며 잡초만 무성한 채 흉물처럼 방치돼 있다. 주민 김환기 씨(53)는 “6·25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해 지역 발전의 기회를 잃었다”며 “기지가 이전된 만큼 빨리 주변 지역이 개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미군반환공여구역과 주변 지역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군반환공여구역은 미군이 사용하다가 한국 정부에 반환한 옛 군기지와 시설 등을 말한다. 오랜 기간 개발에서 소외된 인근 주민을 위해 정부 주도로 개발하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서다. 정부는 올 8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주한 미군기지의 조기 반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정부가 미군에 제공한 경기 지역 주한미군공여구역은 51곳, 면적 211km²로 현재 돌려받아야 할 미군기지와 시설은 34곳, 173km²다. 이 중 산악 등을 빼고 개발이 가능한 곳은 22곳이다. 의정부 8곳, 파주 6곳, 동두천 6곳, 하남 1곳, 화성 1곳 등이다. 16곳은 이미 반환돼 경기도교육청 북부청과 동양대, 건강보험공단 등이 들어섰다. 하지만 의정부 캠프 잭슨, 캠프 레드클라우드, 캠프 스탠리와 동두천 캠프 케이시, 캠프 호비, 헬리포트 등 6곳은 환경오염 정화비용 문제 등으로 반환되지 않았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르면 기지를 돌려받으려면 반환 개시 및 협의, 환경 협의, 반환 건의, 반환 승인, 기지 이전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환경 협의부터 한국과 미국 정부가 갈등하면서 반환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옛 미군기지 지역 개발에 드는 수십조 원의 예산도 풀어야 할 과제다. 경기도가 최근 ‘미군반환공여구역 개발 추진 국회 토론회’에서 밝힌 종합계획안에 따르면 238개 사업에 39조6949억 원이 필요하다. 재정이 취약한 시군은 민간투자 사업 이외엔 개발을 추진할 뾰족한 대안이 없다. 또 용산미군기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 경기 지역의 옛 미군기지는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 지역 등 지원 특별법’을 적용해 개발하려면 도로 등 기반시설 비용의 50%를 시군이 부담해야 한다. 반면 용산미군기지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토지비, 조성비 등 11조5000억 원을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정상균 경기도 균형발전실장은 “용산미군기지 등과 비교할 때 소홀한 정부 지원을 제도 개선 등을 통해 바꿔야 한다”며 “정부가 민간 투자를 늘리기 위해 옛 미군기지 일대에 투자하는 기업에 조세 감면 등의 혜택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최근 파주시, 의정부시, 동두천시와 함께 주한 미군기지 조기 반환 및 국가 주도 개발을 위한 중앙정부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협력체계를 만들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정부가 지역 간 불평등을 초래하지 않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지구 지정 이후 11년간 별다른 진척이 없던 경기 평택시 현덕지구 개발사업이 민관 공동 개발 방식으로 추진된다. 경기도는 민간 주도로 추진하던 현덕지구 개발에 경기도시공사와 평택도시공사가 참여한다고 7일 밝혔다. 현덕지구 개발사업은 황해경제자유구역 내 평택시 포승읍 신영리와 현덕면 장수·권관리 231만6100m²에 유통, 상업, 주거, 공공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2014년 지정된 사업시행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토지 보상 등 시행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지난해 8월 지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시행자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올 7월 1심 법원은 경기도의 취소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기각했다. 도는 2020년 3월까지 출자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4월 도시공사 투자심의 이사회 의결, 지방의회 승인 등을 추진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사업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민관 공동 개발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말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국내에서 처음으로 24시간 응급의료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경기도형 닥터헬기(에어 앰뷸런스)가 출동해 인명을 구한 첫 사례가 나왔다. 6일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 24분경 경기 화성시 매송면 숙곡리 안산 방향 야목육교 인근 국도에서 통근버스가 앞서가던 굴착기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중상 3명, 경상 17명 등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중상자 1명의 상태가 위급하다고 판단해 즉시 아주대병원에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헬기는 사고 현장 인근 화성 남양고에 착륙한 후 환자를 인계받아 병원으로 12분 만에 이송했다. 사고 지점에서 아주대병원까지 거리는 약 27km로, 자동차로는 50분 정도 걸리지만 헬기 후송으로 약 40분의 골든타임을 아껴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이 헬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기도와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아주대병원)가 손잡고 도입해 8월 31일부터 정식 운항을 시작한 ‘24시간 닥터헬기’ 1호다. 응급환자를 한 번에 6명 이상 이송할 수 있고, 전문 의료진이 함께 탑승해 이송 중에도 개흉술, 대동맥 차단 등 응급수술을 할 수 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소속 구조구급대원 6명이 아주대병원으로 파견돼 24시간 출동 대기 중이다. 전국 6곳의 거점에서 운항되고 있는 닥터헬기는 안전상의 이유로 주간(일출∼일몰)에만 운항하고 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춘재(56·사진)가 경찰이 화성 사건의 모방 범죄로 결론 내린 8차 사건을 본인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사실이 드러났다. 8차 사건은 화성 사건 10건 중 그동안 유일하게 경찰이 해결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춘재는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1988년 9월 16일 발생한 8차 사건이 본인 소행이라고 자백했다. 당시 이춘재는 다른 화성 사건을 자백할 때와 마찬가지로 종이에 약도를 그리며 8차 사건 범행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8차는 피해자 박모 양(13)이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진안동) 자신의 집에서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다른 화성 사건과 달리 피해자의 손발이 묶여 있지 않았고, 야외가 아닌 유일하게 피해자의 집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로 모방 범죄로 결론 내렸다. 사건 발생 다음 해인 1989년 7월 경찰은 윤모 씨(당시 22세)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당시 윤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 몸이 불구라는 신체적 특징 때문에 피해자가 고발하면 쉽게 경찰에 잡힐 거라는 생각에 살해했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당시 경찰이 윤 씨를 진범이라고 판단한 물리적 증거는 박 양의 방에서 발견된 범인의 음모뿐이었다. 경찰은 음모에 카드뮴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중금속에 노출된 공장 직원이 범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당시 농기계 수리공이었던 윤 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체모에 포함된 중금속 성분 등을 분석하는 방사성동위원소 감별법을 통해 윤 씨의 음모와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경찰에 보냈다. 당시에는 이춘재를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한 유전자(DNA) 분석기법이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8차 사건의 진범이 본인이라는 이춘재의 자백이 맞는다면 부실한 경찰 수사로 윤 씨가 19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002년 윤 씨의 여죄를 조사하기 위해 교도소에서 그를 만난 경찰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씨가 ‘나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해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저지른 게 아니다. 형들이, 형사님들이 나를 여기다 잡아넣었잖아’라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 씨는 이후 20년으로 형량이 감형됐다가 만기 출소일을 8개월 앞둔 2009년 8월 가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는 최근 이춘재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을 찾은 경찰관이 “왜 그때 범행을 인정했느냐”고 묻자 “내가 언제 범행을 인정했냐. 당신들이 인정했지”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춘재가 경찰 조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거짓 자백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신빙성 여부를 계속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이날도 이춘재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11차 조사를 진행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충격적인 자백인 만큼 자백의 신빙성과 객관성을 수사 기록과 비교해 사실 여부를 면밀히 확인해 진상 규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성희 chef@donga.com·이경진·이소연 기자}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춘재(56)가 경찰이 화성 사건의 모방 범죄로 결론 내린 8차 사건을 본인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사실이 드러났다. 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춘재는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1988년 9월 16일 발생한 8차 사건이 본인 소행이라고 자백했다. 당시 이춘재는 다른 화성 사건을 자백할 때와 마찬가지로 종이에 약도를 그리며 8차 사건 범행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8차는 피해자 박모 양(13)이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진안동) 자신의 집에서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박 양의 어머니는 아침에 딸이 일어나지 않자 방문을 열었는데 박 양은 이불 속에서 숨져 있었다. 당시 경찰은 다른 화성 사건과 달리 피해자의 손발이 묶여 있지 않았고, 야외가 아닌 유일하게 피해자의 집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로 모방 범죄로 결론 내렸다. 사건 발생 다음해인 1989년 7월 경찰은 윤모 씨(당시 22세)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윤 씨가 박 양을 성폭행 한 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불구적인 신체적 특징’ 때문에 범행이 특정될 것을 우려해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윤 씨를 검거한 공로로 수사팀 4명이 1계급 특진했다. 당시 경찰이 윤 씨를 진범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박 양의 방에서 발견된 범인의 음모였다. 경찰은 음모에 카드뮴이 다량 함유돼있다는 점에 착안해 중금속에 노출된 공장 직원이 범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당시 농기계 수리공이었던 윤 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윤 씨의 음모와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를 비교한 결과 방사성 동위원소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경찰에 보냈다. 당시에는 이춘재를 화성 연쇄사건의 진범으로 지목한 유전자(DNA) 분석기법이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8차 사건의 진범이 본인이라는 이춘재의 자백이 맞다면 부실한 경찰 수사로 윤 씨가 19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시킨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002년 윤 씨의 여죄를 조사하기 위해 교도소에서 그를 만난 경찰은 동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윤 씨가 ‘나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 관련해 아무 것도 모른다. 내가 저지른 게 아니다. 형들이, 형사님들이 나를 여기다 잡아넣었잖아’라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윤 씨는 만기 출소일인 2010년 5월을 8개월 앞둔 2009년 8월 가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는 최근 이춘재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을 찾은 경찰관이 “왜 그때 범행을 인정했느냐”고 묻자 “내가 언제 범행을 인정했냐. 당신들이 인정했지”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춘재의 자백 신빙성 여부를 계속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기록과 피해자 조서, 이춘재 진술과 당시 현장 묘사가 부합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충격적인 자백인 만큼 자백의 신빙성과 객관성을 수사기록과 비교해 사실 여부를 면밀히 확인해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한성희 기자 chef@donga.com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4·16 생명안전공원’(가칭)이 조성된다. 안산시는 최근 ‘국무조정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지원 및 희생자 추모위원회’가 의결한 추모시설 건립 계획을 전달받았다고 3일 밝혔다. 추모시설 건립계획에 따르면 495억 원을 들여 화랑유원지 내 2만3000m² 부지에 추모비와 추모기념관, 추모공원, 시민 편의시설을 짓는다. 내년에 디자인 공모와 실시설계를 실시하고 2021년 착공해 2022년 준공할 계획이다. 추모시설 조성과 함께 화랑유원지 전체(62만여 m²)를 시민 휴식공간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문화공원화 사업도 함께 진행된다. 안산시는 앞으로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정부와 협의 중인 국립도서관, 국립의료원, 공동체 복합시설 건립 등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구할 방침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화랑유원지 내 추모시설 건립과 관련해 일부 반대 여론도 있지만 정부의 약속이 이행되도록 뒷받침하는 게 지방정부의 역할이기도 하다”며 “화랑유원지를 생명과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춘재(56)는 경찰이 피해자의 속옷 등에서 나온 유전자(DNA) 분석 결과를 들이밀자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며 태도를 바꿔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 9건 외에도 5건의 추가 살인과 34건의 강간 및 강간미수 범행을 지도까지 그려 가며 수사팀에 설명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춘재한테서 보다 구체적인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그에게 법최면 기법을 적용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춘재(56)는 화성 사건 9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과 34건의 강간 및 강간미수 범행을 자백했다. 군대를 제대한 1986년 1월부터 처제 강간 살인 혐의로 검거된 1994년 1월 사이에 두 달에 한 번꼴로 범행한 셈이다. 현재까지 자백한 것만으로도 이춘재는 20명을 살해한 유영철(2014년)과 17명의 목숨을 빼앗은 김대두(1975년)에 이은 한국 최악의 살인마다. 하지만 경찰은 이춘재의 범행이 이것이 전부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17년 고준희 양(당시 5세) 암매장 살인 사건을 해결했던 법최면 전문가 박주호 경위(45)를 투입해 이춘재에게 직접 법최면 기법을 적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DNA 증거 제시하자 “할 수 없네요” 이춘재가 지난달 18일부터 이뤄진 대면 조사 초기엔 범행을 시인하지 않다가 지난주부터 태도를 바꿔 자백한 데엔 유전자(DNA) 증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 사건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이춘재는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이 면담 도중 5, 7, 9번째 화성 사건에서 자신의 것과 일치하는 DNA가 확인된 사실을 제시하자 “DNA 증거가 나왔다니 할 수 없다”며 태도를 바꿨다고 한다. 이춘재는 이어서 “언젠가 이런 날이 와서 내가 한 일이 드러날 줄 알았다”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이후 화성 사건 10건 중 모방범 소행으로 확인된 8번째를 제외한 나머지 9건을 비롯해 추가 범행 내용을 진술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먼저 이춘재의 범행으로 의심되는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춘재가 기억을 떠올리는 대로 진술하는 방식이었다. 이춘재는 프로파일러가 펜을 건네주며 “(범행 상황을) 그려볼 수 있겠느냐”고 요청하자 선뜻 받아들였다. 이후 경찰이 출력해간 진술조서 A4용지 뒷면에 일부 범행 장소의 약도를 그려가며 내용을 설명했다. 총 48건의 범행 중 살인 14건에 대해선 상당히 구체적으로 기억해서 이야기한 반면 강간과 강간미수 범행 34건 중에는 시기나 장소, 피해자의 모습 중 일부만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춘재가 자백한 범행은 전부 그가 군대를 제대한 뒤 처제 살인 혐의로 붙잡힐 때까지 약 8년 사이에 경기 화성과 수원, 충북 청주 일대에서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화성 사건을 제외한 살인 사건은 화성 일대에서 3건, 청주에서 2건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출신인 이춘재는 수원의 S공업고등학교를 나와 당시 화성군 태안읍의 본가에서 살다가 1993년 4월 청주로 이사했다. 경찰은 2번째(1986년 10월 20일)와 3번째(1986년 12월 12일) 화성 사건 사이에 화성에서 발생한 살인미수 사건의 피해자 A 씨(69·여)도 1일 방문 조사했다. A 씨는 당시 성폭행을 당한 뒤 일부러 소똥이 쌓인 곳에서 뒹굴어 범인을 쫓아냈다고 한다. A 씨는 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춘재가 벌인 살인 사건이 14건이나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도 죽을 뻔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밥도 먹여선 안 되는 범죄자”라고 말했다. ○ 법최면으로 이춘재 기억 되살릴까 이춘재가 입을 연 뒤로 경찰은 자백한 범행이 실제로 이춘재의 소행인지 신빙성을 검증하는 한편 그의 여죄로 추정되는 다른 범행을 찾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이춘재가 임의로 진술하는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추가 범행을 파악하고 있지만 그가 미처 기억해 내지 못했거나 일부러 숨기는 다른 범행이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나 약 30년의 시간이 흘러 이춘재의 기억이 흐릿해진 점은 수사팀이 맞닥뜨린 새로운 난관이다. 수사팀이 이춘재의 범행 장소를 관할했던 경찰서 문서고를 뒤지고 있지만 수사 기록이 보존돼 있지 않은 사건이 태반이다. 이춘재의 것과 일치하는 DNA가 검출된 4, 5, 7, 9번째 화성 사건처럼 유류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려고 해도 증거물이 보존된 사건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예 새롭게 수사해야 하는 사건이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춘재의 입에서 나오는 진술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교도소 내에서 그에게 직접 법최면 기법을 적용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춘재가 뒤늦게 자백을 철회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수사팀은 이미 화성 사건의 공소시효가 2006년 4월로 완성(만료)된 상황에서 수감 중인 이춘재를 상대로 법최면 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지 법무부에 확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법최면 조사가 이뤄진다면 전북지방경찰청 박주호 경위 등 2명의 베테랑 법최면 전문수사관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 첫 최면치료 심리학 박사로 알려진 박 경위는 2017년 친아버지와 동거녀가 고준희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뒤 8개월이나 숨긴 사건을 맡아 해결한 인물이다. 폐쇄회로(CC)TV에 흔적이 없는 가운데 법최면 조사를 통해 한 주민이 고 양을 목격한 날짜를 특정하도록 이끌어 실종 시점을 확인해냈다. 2015년 전북 정읍시에서 있었던 여성 납치 사건 때도 피해자의 기억을 되살려 용의자를 가려내기도 했다. 이미 박 경위는 수사본부에 차출돼 피해자와 목격자를 상대로 법최면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입을 연 이춘재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안양교도소로 이감하려던 기존의 계획은 취소한 상태다. 수사팀은 이춘재의 심경 변화를 막기 위해 초기부터 가족의 접견도 차단해 왔다.한성희 chef@donga.com·이경진 기자}

조선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아버지 사도세자를 추모하기 위해 1795년 음력 2월 9일 일행 1779명을 거느리고 서울 창덕궁에서 경기 화성시 융릉(사도세자의 묘)으로 떠났다. 정조는 아버지 묘에서 참배를 마치고 음력 2월 13일 수원시 화성행궁(華城行宮) 봉수당(奉壽堂)에서 어머니의 회갑연을 열었다. 회갑연은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고 정조의 정통성도 확보하기 위한 행사였다. 당대 최고의 음악, 춤, 의복, 음식 등이 선을 보였다.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는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정조와 백성의 이야기를 담은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과거와 미래를 잇는 축제의 장’을 슬로건으로 3∼6일 화성행궁, 장안공원, 연무대 등 수원화성 일대에서 열린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올해 대한민국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김기배 수원시 관광과장은 “매년 50만 명이 수원화성문화제를 찾으며 신용카드로만 485억 원 정도를 사용할 정도로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며 “올해는 ‘인인화락, 여민동락의 길’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오전 10시 화성행궁 여민각에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타종 행사가 열린다. 이후 정조를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정조가 화성행궁에 머물렀을 때 신하를 접견하던 유여택에서 행사 기간 낮 12시 ‘유여택 정오음악회’가 열려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신풍루에서는 정조 친위부대인 장용영 군사들이 선보이는 군사훈련 재현 행사가 펼쳐진다.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진찬연 ‘한중록 1795’가 4, 5일 봉수당에서 열린다. 진찬연은 왕, 왕비의 생일 등 경사가 있을 때 하는 의식으로 이번에는 현대적 감각의 가무악(歌舞樂)이 마련됐다. 사성구 중앙대 교수는 “풍랑과도 같은 영욕의 세월을 살았던 혜경궁 홍씨의 시선을 중심으로 수원화성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재조명했다”고 말했다. 화서문과 장안공원에서는 시민 제안과 공모로 선정된 15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1796년 10월 16일 수원화성의 완공을 축하하기 위해 열렸던 ‘낙성연’이 재현돼 화서문 무대에 오른다. 수원화성 축조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녹로, 거중기, 유형거 등 축성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수원화성축성체험’도 마련됐다. 수원천에서는 빛과 조명이 어우러지는 등불축제, 화홍문 일대에선 콘서트 ‘달빛살롱’, 성곽 배경의 DJ 공연 ‘굿-파티’ 등이 진행된다. 폐막 공연 ‘야조(夜操)’는 6일 오후 7시 반 창룡문 연무대에서 열린다. 야조는 1795년 2월 12일 정조가 실시한 야간 군사훈련이다. 수원시립공연단과 무용단, 예무단, 무용단 등 약 200명의 출연진이 정통군사무예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했다. 사람과 말이 혼연일체가 돼 펼치는 마상무예 6기는 달리는 말에서 활쏘기와 쌍검술, 물구나무서기 등을 선보인다. 다만 창덕궁에서 출발해 융릉에 도착하는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태풍 등의 영향으로 축소됐다. 김훈동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장은 “능행차 행렬은 경기도 구간에선 모두 취소됐고 창덕궁에서 시흥행궁터를 잇는 19.5km 구간에서만 행사가 재현된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행궁광장에서 열려고 했던 개막공연도 취소했으며 음식 잔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ASF 위험 요소를 예방하기 위해 음식 관련 행사는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가 과거 강도예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춘재는 당시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같은 형량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춘재가 석방되고 7개월 뒤 9번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춘재는 1989년 9월 26일 0시 55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가정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한 혐의(강도예비 등)로 구속 기소됐다. 이듬해 2월 7일 수원지법 1심 재판부는 이춘재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같은 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두 달 뒤인 4월 19일 이춘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면서도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당시 이춘재는 기소되기 전 구속 일수를 포함해 약 200일간 수감돼 있었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이춘재의 대법원 판결문이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봐서 당시 이춘재 측이나 검찰 측 모두 상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을 것으로 짐작된다는 얘기다. 이춘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난 지 약 7개월 뒤인 1990년 11월 15일 9번째 화성 연쇄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는 13세의 여중생이었다. 처제 강간살인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수감 중인 이춘재는 피해자 유류품에서 자신의 유전자(DNA)가 확인된 5, 7, 9차 화성 연쇄살인 사건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춘재가 살았던 경기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986년 2월 9일부터 7월 중순 사이에 발생한 7건의 연쇄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 중 두세 명을 접촉해 조사 중인데 이들의 과거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법 최면 전문가 2명을 투입했다. 당시 피해자들이 진술했던 가해자의 인상착의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 때 그려진 용의자 몽타주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또 이춘재가 군에서 제대한 1986년부터 처제 강간살인 혐의로 검거된 1994년 1월 사이에 화성과 수원, 충북 청주 일대에서 발생한 유사 범죄 기록도 다시 살펴보고 있다.한성희 chef@donga.com / 수원=이경진 기자}
경기 수원의 한 노래방에서 초등학생을 집단 폭행한 중학생 7명이 소년분류심사원에 넘겨졌다. 수원서부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검거한 중학생 A 양(13) 등 7명에 대해 법원의 동행영장을 발부받아 소년분류심사원에 신병을 인계했다고 23일 밝혔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비행 청소년을 수용하는 법무부 소속 기관이다. A 양 등은 21일 오후 6시경 팔달구의 한 노래방에서 초등학생 B 양(12)을 주먹 등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양의 부모는 다음 날 경찰을 찾아 “딸이 중학생 A 양 등 7명에게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수십 차례 맞았다”며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경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명단과 고소 내용을 지구대로부터 넘겨받아 조사했다. A 양 등은 B 양의 친구 교제 문제 등으로 집단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거주지가 서울, 수원 등으로 다르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 학생들이 B 양을 때려 코피를 흘리는 영상 장면이 그대로 SNS를 통해 퍼져 2차 피해도 발생했다. B 양은 폭행을 당한 뒤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다. 다만, A양 등 가해 학생들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 처벌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촉법소년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고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06년생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으로 A 양 등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 올라와 23일 오후 8시 반 현재 18만5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B 양을 조사해야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며 “가해 학생들의 여죄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피해자의 무분별한 신상정보 유출, 동영상 유포 등으로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가 30여 년 전 화성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23일 드러났다. 경찰은 이춘재의 신상을 공개해도 되는지를 두고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이 이춘재를 조사한 적이 있다고 23일 밝혔다. 당시 이춘재는 본적 주소지인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1리(현 화성시 진안동)에 살고 있었다. 태안읍은 10건의 화성 사건 중 7건(모방범 소행으로 확인된 1건 포함)이 발생한 곳이다. 경찰에 따르면 화성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이춘재를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강간 및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이춘재가 수사선상에 오른 건 1987년과 1988∼1990년, 1991년 총 3차례다. 하지만 경찰은 특별한 증거가 없는 가운데 △8번째 사건에서 발견된 체모의 유전자(DNA)가 이춘재의 것과 일치하지 않고 △8번째 사건의 범인이 검거된 데다 △범행 현장 족적이 이춘재의 발 크기와 다른 점 등을 이유로 수사에서 배제했다. 23일 경찰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춘재를 면담하지 않고 수사 기록 검토에 집중했다. 280여 권의 책과 400여 개의 서류철로 이뤄진 화성 사건 수사기록이 총 15만 장 분량에 이를 만큼 방대한 데다 대부분 수기(手記)로 작성돼 있어 검토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화성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이춘재의 얼굴을 포함한 신상 공개를 놓고 관련 법률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의 중요미제사건전담수사팀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3일 기자 간담회에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계기로 파묻혀 있던 미제 사건 피해자 유가족의 기대와 희망이 높아졌다”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미제수사팀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 12월 각 지방경찰청에 신설된 미제수사팀에선 현재 경찰관 73명이 268건의 살인사건을 비롯한 장기미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수원=이경진 lkj@donga.com / 한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