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라

조유라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67

추천

정책사회부 교육팀 기자입니다. 2017년 입사해 정책사회부와 국제부를 거쳐 교육으로 돌아왔습니다.

jyr0101@donga.com

취재분야

2026-05-16~2026-06-15
보건35%
복지31%
사회일반13%
인사일반6%
검찰-법원판결3%
산업3%
문화 일반3%
사건·범죄3%
미담3%
  • 美공화당 “탄핵 절차 보장… 바이든 아들 불러 부패 추궁할것”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시계가 한 달 만에 다시 움직인다. 14일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15일 상원으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탄핵을 결정짓는 마지막 절차를 앞두고 양측은 새로운 증거와 증인을 거론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 “새 증거 제출” vs “바이든 아들 소환” CNN에 따르면 탄핵안 상원 송부를 하루 앞둔 14일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새로운 증거를 제출했다. 증거에는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사업가 레프 파르나스의 자필 메모와 문자메시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나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측근이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파르나스를 통해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면담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보좌관인 세르히 셰피르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CNN은 “지난해 5월 줄리아니가 셰피르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조언자로서, 그리고 그의 동의하에 5월 13일 또는 14일에 면담을 요청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들은 이후 실제로 키예프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새 증인 소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더힐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증인으로 부르면 공화당은 헌터 바이든을 소환해 우크라이나 가스회사와의 거래에 대해 증언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는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최대 가스회사 부리스마홀딩스의 이사로 재직했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 회사의 비리를 수사하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해임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21일 상원 탄핵심판 절차 시작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4일 “미국 국민은 마땅히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상원은 헌법과 은폐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며 탄핵안 상원 송부 여부를 15일 오전 10시에 표결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 탄핵심판 공정성을 보장할 절차가 필요하다’며 4주간 탄핵안 송부를 미뤄 왔다. 공화당은 21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탄핵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증인 소환을 위한 절차를 보장할 것”이라며 “심리를 진행하기 전에 고의로 탄핵안을 기각시킬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상원이 재판을 주재한다. 연방대법원장이 재판장 역할을, 민주당 하원의원이 검사 역할을 한다. 상원의원 100명 중 67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안이 가결되는데 공화당이 상원의 과반(53명)을 차지해 탄핵안이 최종 통과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 하원은 탄핵안 표결과 함께 소추위원단을 지명할 예정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소추위원으로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이 거론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는 팻 치폴론 백악관 고문과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제이 세쿨로 등이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달 만에 탄핵 시계 다시 ‘째깍째깍’…민주·공화당 결사항전 다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상원 송부 표결을 하루 앞둔 14일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새로 공개했다. 공화당은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을 증인 후보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여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시계가 다시 움직이면서 양측은 결사항전을 다짐하며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미 하원은 15일 탄핵소추안 상원 송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 국민은 마땅히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헌법은 심판을 요구하고 있다”며 “상원은 헌법과 은폐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 탄핵심판 공정성을 보장할 절차가 필요하다며 4주 간 탄핵안 송부를 미뤄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4일 21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 심판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코넬 원내대표는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탄핵심판의 첫 번째 절차에 대해 합의했다. 탄핵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증인 소환을 위한 절차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우려처럼 상원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상원이 재판을 주재한다. 연방대법원장이 재판장 역할을, 민주당 하원의원이 검사 역할을 한다. 상원의원 100명은 최종 표결을 진행하는 배심원을 맡는다. 상원의원 중 3분의 2 이상(67명)이 찬성해야 탄핵이 이뤄지는데, 공원이 상원 절반 이상(53명)을 차지해 최종적으로는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민주당은 14일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새 증거를 공개했다. CNN에 따르면 증거에는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사업가 레프 파르나스의 자필 메모, 파르나스가 줄리아니 등과 나눈 문자 메시지가 포함됐다. 파르나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스캔들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루돌프 줄리아니의 동료다. 파르나스가 제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줄리아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인 세르히 세피르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조언자로서, 그리고 그의 동의 하에 5월 13일 월요일 또는 14일 화요일에 면담을 요청한다. 시간은 30분이 넘지 않을 것”이라고 보냈다. CNN은 이후 줄리아니와 셰피르가 실제로 키예프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파르나스의 자필 메모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헌터 바이든을 조사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마리 요바노비치 전 주 우크라이나 대사를 축출하기 위해 요바노비치를 감시했다는 증거도 새로 공개됐다.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사건의 내막을 꿰고 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설 것에 대비해 ‘헌터 바이든 증인 소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4일 더힐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증인으로 부르면 공화당은 헌터 바이든을 소환해 우크라이나 가스 회사와의 거래에 대해 증언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시점에 증인 문제를 다룰 것이며 양 측이 원하는 증인에게서 모두 증언을 듣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15
    • 좋아요
    • 코멘트
  • 美 독감 대유행… 석달새 4800명 사망

    지난해 10월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약 석 달간 미국에서 최소 970만 명의 독감 환자가 발생했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3일 밝혔다. 이로 인해 최소 4800명이 숨지고 8만7000명이 입원했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에 최소 62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에 비해 독감 환자가 350만 명가량 늘었다. CDC는 이날 “미 50개 주(州) 중 노스다코타, 버몬트, 미시시피, 하와이를 제외한 46개 주에서 독감이 대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례없는 미 전역에서의 독감 유행의 이유로 이번 독감이 예년보다 빠른 지난해 10월 초부터 퍼졌다는 점을 들었다. 전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셰프너 미 밴더빌트대 교수는 CNN에 “증기 기차가 일찍 페달을 밟으면 더 빠른 속도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라며 독감이 빨리 시작돼 더 많이 퍼졌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독감은 매년 11월부터 시작하고 12월부터 다음 해 2월 중 최고조에 달한다. 독감 유행 초기와 중기 주요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A’와 유행 후기 주요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B’가 동시에 유행한다는 점도 빠른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 예상과 달리 ‘인플루엔자B’가 일찍 유행하는 바람에 독감 예방접종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일 “북반구 온대 지역에 위치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활동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를 비롯해 유럽, 중앙아시아, 중동에서도 독감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WHO는 특히 이라크, 이스라엘, 요르단, 터키, 예멘 등 중동의 독감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최악의 독감, 지난해 970만 명 환자 발생…최소 4800명 사망”

    지난해 10월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약 석 달간부터 미국에서 970만 명의 독감 환자가 발생햇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3일 밝혔다. 이로 인해 최소 4800명이 숨지고 8만 7000명이 입원했다. CDC는 이날 “미 50개 주(州) 중 노스다코다, 버몬트, 미시시피, 하와이를 제외한 46개 주에서 독감이 대유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유례없는 미 전역에서의 독감 유행 이유로 이번 독감이 예년보다 빠른 지난해 10월 초부터 퍼졌다는 점을 들었다. 전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샤프너 미 밴더빌트대 교수는 CNN에 “증기 기차가 일찍 페달을 밟으면 더 빠른 속도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며 독감이 빨리 시작돼 더 많이 퍼졌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독감은 매년 11월부터 시작해 같은 해 12월부터 다음해 2월 중 최고조에 달한다. 독감 유행 초기와 중기에 등장하는 ‘인플루엔자 A’와 유행 후기에만 등장하는 ‘인플루엔자 B’가 동시에 유행한다는 점도 빠른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플루엔자 B’가 주요 독감 바이러스가 된 것은 약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예상과 달리 ‘인플루엔자 B’가 일찍 유행하는 바람에 독감 예방 접종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6일 “북반구 온대 지역에 위치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활동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를 비롯해 유럽, 중앙아시아, 중동에서도 독감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WHO는 특히 이라크, 이스라엘, 요르단, 터키, 예멘 등 중동의 독감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14
    • 좋아요
    • 코멘트
  • 1600대1 뚫고… 한국계 조니 김, 우주인 발탁

    달과 화성을 탐사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수행할 우주비행사에 한국계 조니 김 박사(36·사진)가 포함됐다. 10일(현지 시간) NASA는 “지원자 1만8000여 명 가운데 1600 대 1의 경쟁을 뚫은 11명이 정식 우주인 자격을 갖게 됐다. 이들은 2024년 달 유인 탐사를 거쳐 2020년대 중반∼2030년대 중반 화성 탐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17년 8월 시작됐다. 최종 선발된 13명 중 김 박사를 포함한 11명은 NASA 소속, 나머지 2명은 캐나다우주청(CSA) 소속이다. 이들은 지난 2년간 우주 비행에 필요한 기초 및 필수 교육을 받아왔다고 NASA는 전했다. 김 박사는 캘리포니아주 한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2002년 샌타모니카 고교를 졸업한 뒤 같은 해에 네이비실에 입대했다. 복무 당시 100차례 넘는 전투에 참여하며 특수작전 의무병, 저격수, 항해사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두 차례 이라크로 파병을 다녀오며 전투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은성 무공훈장과 청동성 무공훈장을 받았다. 2009년 해군 장교 임관 프로그램으로 샌디에이고대 수학과에 입학한 그는 3년 만에 최우등으로 대학을 마쳤다. 이후 하버드대 의대를 거쳐 하버드대 부속 응급의료센터에서 인턴 과정을 수료했다. NASA 우주인 선발 직전까지 매사추세츠종합병원과 브링햄여성병원 등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번 우주인 선발로 NASA에서 활동하는 우주인은 모두 48명이 됐다. 김 박사 이전의 한국계 우주인으로는 2012년에 은퇴한 마크 폴란스키 박사가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볼턴 탄핵증언 입막기’ 나선 트럼프

    지난해 12월 18일 미국 하원의 탄핵소추안 가결 후 3주 넘게 미뤄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의 상원 전달이 이번 주(13∼17일) 중 이뤄진다. CNN 등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0일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에게 다음 주 상원에 탄핵소추안을 제출할 준비를 부탁했다. 14일 민주당 간부회의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할 때 상원의 탄핵 일정은 15일 이후부터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원의 탄핵 심판은 연방대법원장과 민주당 하원의원이 각각 재판장과 검사(소추위원단) 역할을 맡는다. 상원의원 100명이 배심원을 맡아 최종 표결을 진행한다. 전체 100명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최종 탄핵이 이뤄진다. 탄핵 통과 여부보다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전격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72)의 증언 여부가 더 주목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볼턴 전 보좌관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기밀 유지에 관한 대통령의 특권으로 볼턴 전 보좌관 등을 비롯한 전현직 행정부 관리들의 증언을 저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볼턴 전 보좌관이 증언해도 별문제는 없다”면서도 고위 관리들의 증언이 미래의 미 대통령들에게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글로벌 포커스]反美세력의 공격 표적… 빈라덴도 美대사관 테러로 이름 알려

    2014년 미국 케이블채널 쇼타임의 드라마 ‘홈랜드 시즌4’는 파키스탄의 유명 테러범이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미국대사관을 공격하는 과정을 그렸다. 테러범은 극중 미국대사의 남편을 포섭하고 파키스탄 정보국(ISI)의 도움까지 얻어 군사 요새나 다름없는 대사관에 침입해 수십 명을 살해한다. 허구라 해도 미 대사관을 공격하려는 테러단체의 시도가 얼마나 집요하고 치밀하게 이뤄지는지 보여준다. 최근 극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갈등의 뒤에도 미 대사관이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이라크의 친(親)이란 시위대가 바그다드 미 대사관을 공격했다. 미국은 자체 발전소, 상하수도, 무기고 등을 갖춰 사실상의 신도시나 다름없는 바그다드 대사관에 대한 공격에 큰 충격을 받았다. 2008년 대사관 건립 이후 공격을 받은 것도 처음이었다. 3일 후 미군은 드론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폭살했다. 1979년 11월 이란 혁명세력은 같은 해 2월 이슬람 혁명 후 미국으로 도피한 팔레비왕의 송환을 요구하며 444일간 테헤란 미 대사관을 점거하고 52명의 미국인을 인질로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줄곧 숫자 ‘52’를 강조하며 이란에 적대감을 표시하는 이유다.○ 빈라덴, 케냐-탄자니아 美대사관 동시 테러 세계 각국의 미 외교공관은 수십 년간 크고 작은 공격을 받았다. 특히 반미 감정이 깊고 각종 테러단체가 난립하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이런 일이 잦다. 2001년 9·11테러의 주범인 수니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1957∼2011)의 악명도 미 대사관 테러에서 시작됐다. 알카에다는 1998년 8월 7일 동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미 대사관에서 4분 간격으로 차량 폭탄 테러를 가했다. 같은 날 두 나라의 대사관에서 동시에 테러를 자행했다는 점도 놀랍지만 희생 규모도 컸다. 나이로비에서 213명, 다르에스살람에서 13명 등 총 226명이 숨졌다. 대사관 건물은 일부만 무너졌지만 폭발의 여파로 인근 빌딩이 완전히 붕괴해 사망자가 많았다. 두 테러로 인한 부상자는 4000여 명에 달했다. 미국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할리우드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2014년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에도 당시 상황이 담겼다. 주인공은 TV에서 나이로비 테러를 접한 뒤 테러범과 맞서겠다며 군대에 자원해 이라크전에서 저격수로 활약한다. 당시 미국은 두 테러의 배후로 빈라덴을 지목하고 그의 목에 4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테러 전만 해도 빈라덴은 널리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재벌가 후손인 그는 주요 테러단체에 뒷돈을 대주는 인물 정도로만 여겨졌다. 그를 대형 테러를 진두지휘할 사람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빈라덴은 테러 6개월 전인 1998년 2월 “세계 전역의 미국인을 죽이는 것이 무슬림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후 두 대사관에 대한 테러로 전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9·11테러’가 아니었다면 빈라덴은 케냐와 탄자니아 테러의 기획자로 기억됐을 것”이라며 “두 사건으로 인해 그가 반미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결국 9·11이라는 미 최악의 테러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미 대사 2명 순직 미 외교관과 민간인 직원의 희생도 잇따랐다. 미국의 대사가 목숨을 잃은 사건은 2건이다. 두 사람은 모두 미 국무부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외교관이었다. 2012년 9월 리비아 동부의 2대 도시 벵가지의 무장 시위대 수십 명이 미 영사관을 공격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제작된 한 영화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며 영사관 건물에 불을 지르고 수류탄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영사관 내 주요 시설이 연기로 뒤덮였고 시위대 일부는 대사관 내부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주리비아 미국대사(1960∼2012)와 미국인 직원 3명이 숨졌다. 스티븐스 대사는 원래 수도 트리폴리의 미 대사관에서 근무했지만 공교롭게도 그가 벵가지에 왔을 때 침입이 발생했다. 구출 당시 연기에 질식해 의식을 잃었던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곧 숨졌다. 앞서 1979년 2월 아돌프 덥스 주아프가니스탄 미국대사(1920∼1979)는 대사관 코앞에서 일어난 납치로 사망했다. 그는 출근길에 수도 카불의 미 대사관 앞에서 이슬람 무장세력과 맞닥뜨렸다. 4명의 괴한이 그의 차량에 접근한 후 운전사를 총으로 위협했다. 납치범들은 덥스 대사를 한 호텔로 끌고 가 아프간 정부에 “정치범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덥스 대사는 구출 과정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대거 숨진 사건도 있다. 1983년 4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수도 베이루트의 미 대사관에 자살 폭탄 테러를 했다. 미국인 17명이 숨졌고 이 중 8명이 CIA 요원이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 사건을 ‘하루에 가장 많은 CIA 요원이 숨진 날’로 규정했다. 헤즈볼라는 같은 해 9월에도 베이루트 미 대사관 인근에서 테러를 저질렀다.○ 상징성과 접근성으로 공격 빈번 중동 전문가들은 미 외교공관에 대한 공격이 잦은 이유로 △상징성 △군사시설에 비해 비교적 쉬운 접근 △미국과 주재국의 갈등 유발 △미 본토 공격의 대체효과 등을 꼽는다. 미 대사관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대표한다. 또 주로 각국 대도시 핵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삼엄한 경비를 펼쳐도 인근을 오가는 인파가 상당해 민간인 피해가 적지 않다. 테러 세력의 시각에서는 미국에 적대심을 표출하면서 피해는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공격이 발생했을 때 경비 소홀 등을 이유로 미국과 주재국의 갈등이 커져 정작 테러범에 대한 대응이 늦어진다는 점도 반미 무장단체들이 대사관 테러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라크 친이란 시위대의 바그다드 미 대사관 공격은 미국과 이란 갈등 못지않게 미국과 이라크의 갈등을 증폭시켰다. 미국은 대사관의 이라크인 경비 요원이 친이란 시위대에 동조해 이들의 대사관 진입을 제대로 저지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한다. 이라크도 미국이 자국 땅에서 이란 군 최고위급 인사인 솔레이마니를 공개 사살한 것은 주권 침해라고 분노한다. 바그다드 미 대사관 공격 닷새 뒤인 이달 5일 이라크 의회는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결의했다. 격분한 트럼프 행정부는 ‘이라크 제재’ 카드로 맞대응했다. 2006년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사망 후 이라크는 수니파와 시아파로 완전히 양분됐다. 2014년부터 이슬람국가(IS)가 기승을 부렸고 지난해 10월부터는 경제난 등으로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아 중앙정부 기능이 극도로 허약하다. 미국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치안을 유지할 방법이 없다. 미국 역시 중동 최대 반미 국가인 이란과 대결하려면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라크의 지정학적 가치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데도 양측이 이렇게 대립하는 것 자체가 대사관 공격의 후폭풍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미 본토에 대한 직접 공격이 어렵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중동 외교 소식통은 “미국에 큰 피해를 입히려면 9·11테러 같은 본토 공격을 감행해야 하지만 중동에서 미국이 지리적으로 워낙 멀고 9·11테러 이후 검문이 강화돼 입국이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치외법권 지역인 외교 공관에 대한 공격은 미 본토의 직접 공격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미 외교공관에 대한 테러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이유다.○ 공격받을 때마다 구조 바꿔 미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미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는 미 정부가 미 외교 공관의 구조와 경비 방식을 바꾸는 식으로 잦은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1998년 나이로비 대사관 테러 이후 대사관의 첫 번째 출입구와 본건물 사이에 상당한 간격을 두는 방식으로 건물을 짓고 있다. 테러 전 출입구와 본건물이 상당히 가까웠고 이로 인해 사망자가 컸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대사관 건물의 방탄 창문, 출입구의 차량 바리케이드 역시 필수 요소가 됐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국무부 외교경호실(DSS)은 세계 약 300곳의 미 대사관 및 영사관에 약 4만5000명의 특수요원을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대사관 건물에 대한 물리적 보호, 직원들의 안전가옥 대피, 위험 대응 지침 및 화학무기 공격 대비책 등을 담당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계 태세가 강화될수록 현지에서의 마찰 또한 불가피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미 대사관들은 대부분 높은 외벽을 쌓고 상당수 미군을 대사관 경비에 투입한다. 특히 미국은 이라크처럼 치안이 불안하거나 전쟁 중인 나라의 자국 대사관 경비를 전통적으로 해병대에 맡겨 왔다. 미 해병대의 경우 특수전 역량이 우수하면서도 해외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원정대 형태로 가장 먼저 보내진다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바그다드 대사관 공격 때도 이라크인 보안 요원들은 소극적으로 대처했고 미 해병대들이 최루탄과 섬광탄을 대거 발사하며 친이란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이처럼 대사관 보안 업무를 미군이 담당하는 것이 현지에선 ‘점령군 행세’로 받아들여져 반미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이라크에서 바그다드 미 대사관은 외세의 상징처럼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피해 없는 중국과 러시아 공관 미국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 외교공관은 아직까지 중동에서 별다른 공격을 받은 적이 없다. 두 나라가 반미 성향인 데다 중동에서의 군사력은 미국에 못 미쳐 대중의 반발 심리가 작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두 나라가 중동에서 영향력을 계속 확대한다면 모를까 아직은 미국과 비교하기 힘들다. 대중의 반중, 반러 감정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중동에 군사기지가 없고 러시아는 시리아에만 있다. 특히 지금까지 중국의 중동 정책은 철저히 경제 협력 위주였다. 러시아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후 바샤르 알 아사드 현 대통령을 지원하며 공군 등을 파견했지만 이를 시리아에만 국한했다. 반면 중동 주둔 미군의 수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뉴스위크와 MSNBC 등에 따르면 현재 아프가니스탄(1만4000명), 카타르(1만3000명), 쿠웨이트(1만3000명), 바레인(7000명), 이라크(5200명), 아랍에미리트(5000명), 사우디아라비아(3000명), 요르단(2800명), 시리아(2000명) 등 중동에만 약 6만5000명의 미군이 있다. 이번 이란과의 갈등으로 추가 파병되는 약 9000명의 군인을 감안하면 7만 명을 훌쩍 넘는다. 특히 미국은 이라크가 IS 격퇴 작전의 중심지이자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이유로 한 나라에서만 12곳의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중동 주둔 미군이 불어날수록 군사시설보다 상대적으로 공격이 용이한 외교공관의 피해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도 중동에서의 군사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두 나라는 이란과 함께 인도양 북부와 오만만 공해에서 사상 최초로 연합 해군훈련을 실시했다.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조유라·이윤태 기자}

    • 2020-01-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반미 테러단체, 대사관 공격 이유는… 美 외교공관 수난의 역사

    2014년 미국 케이블채널 쇼타임의 드라마 ‘홈랜드 시즌4’는 파키스탄의 유명 테러범이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미 대사관을 공격하고 파괴하는 과정을 그렸다. 테러범은 극중 미 대사의 남편을 포섭하고 파키스탄 정보국(ISI)의 도움까지 얻어 군사 요새나 다름없는 대사관에 침입한 후 수십 명을 살해한다. 허구라 해도 미 대사관을 공격하려는 테러단체의 시도가 얼마나 집요하고 치밀하게 이뤄지는지 보여준다. 최근 극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갈등의 뒤에도 미 대사관이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이라크의 친(親)이란 시위대가 바그다드 미 대사관을 공격했다. 미국은 자체 발전소, 상하수도, 무기고 등을 갖춰 사실상의 신도시나 다름없는 바그다드 대사관이 공격받았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2008년 대사관 건립 이후 공격을 받은 것도 처음이었다. 3일 후 미군은 드론 공습으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바그다드공항에서 공개 사살했다. 1979년 11월 이란 혁명세력은 같은 해 2월 이슬람 혁명 후 미국으로 도피한 팔레비왕의 송환을 요구하며 444일간 테헤란 미 대사관을 점거하고 52명의 미국인을 인질로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줄곧 숫자 ‘52’를 강조하며 이란에 적대감을 표시하는 이유다. ● 빈라덴도 대사관 테러로 이름 알려 세계 각국의 미 외교공관은 수십 년간 크고 작은 공격에 시달려왔다. 특히 반미 감정이 심하고 각종 테러단체가 난립하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이런 일이 잦다. 2001년 9·11 테러의 주범인 수니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라덴(1957~2011)의 악명도 미 대사관 테러에서 시작됐다. 알카에다는 1998년 8월 7일 동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미 대사관에서 4분 간격으로 차량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같은 날 두 나라의 두 대사관에서 동시에 테러를 자행했다는 점도 놀랍지만 희생자 수도 엄청났다. 나이로비에서 213명, 다르에르살람에서 13명 등 총 226명이 숨졌다. 나이로비에서는 견고하게 지어진 대사관 건물의 일부만 무너졌음에도 폭발로 인근 빌딩이 완전히 붕괴해 사망자 수가 많았다. 두 테러로 인한 부상자만 4000여 명에 달했다. 이 소식을 접한 미 전역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할리우드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2014년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에도 이 모습이 잘 나와 있다. 주인공은 TV로 나이로비 테러를 접하고 그 참상에 놀란다. 테러범과 맞서겠다며 군대에 자원해 이라크전에서 저격수로 활약한다. 당시 미국은 두 테러의 배후 조종자로 빈라덴을 지목하고 그의 목에 4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테러 전만 해도 빈라덴은 이름이 많이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재벌가 후손인 그는 주요 테러단체에 뒷돈을 대주는 인물 정도로만 여겨졌다. 그를 대형 테러를 진두지휘할 사람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빈라덴은 테러 6개월 전인 1998년 2월 “세계 전역의 미국인을 죽이는 것이 무슬림의 의무”라는 과격한 주장을 내놨다. 이후 두 대사관 테러를 자행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9·11 테러’가 아니었다면 빈라덴은 케냐와 탄자니아 테러의 기획자로 기억됐을 것“이라며 ”두 사건으로 인해 그가 반미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결국 9·11이라는 미 최악의 테러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 미 대사 2명 순직 미 외교관과 민간인 직원의 희생도 잇따랐다. 미국의 대사가 목숨을 잃은 사건은 2건이다. 두 사람은 모두 미 국무부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외교관이었다. 2012년 9월 리비아 동부의 2대 도시 벵가지의 미 영사관이 무장 시위대 수십 명의 공격을 받았다. 이들은 미국에서 제작된 한 영화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며 영사관 건물에 불을 지르고 수류탄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영사관 내 주요 시설이 연기로 뒤덮였고 시위대 일부는 대사관 내부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크리스토퍼 스티븐슨(1960~2012) 주리비아 미국 대사와 미국인 직원 3명이 숨졌다. 스티븐슨 대사는 원래 수도 트리폴리의 미 대사관에서 근무했지만 공교롭게도 그가 벵가지에 왔을 때 침입이 일어났다. 구출 당시 그는 연기로 인한 질식에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곧 숨졌다. 앞서 1979년 2월 아돌프 덥스(1920~1979) 주아프가니스탄 미국 대사는 대사관 코앞에서 일어난 납치로 사망했다. 그는 출근길에 수도 카불의 미 대사관 앞에서 이슬람 무장세력과 맞닥뜨렸다. 4명의 괴한이 그의 차량에 접근한 후 운전기사를 총으로 위협했다. 납치범들은 덥스 대사를 한 호텔로 끌고 갔고 아프간 정부에 ”정치범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덥스 대사는 구출 과정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대거 숨진 사건도 있다. 1983년 4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수도 베이루트의 미 대사관에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미국인 17명이 숨졌고 이중 8명이 CIA 요원이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 사건을 ‘하루에 가장 많은 CIA 요원이 숨진 날’로 규정했다. 헤즈볼라는 같은 해 9월에도 베이루트 대사관 인근에서 테러를 저질렀다. ● 상징성과 접근성으로 공격 빈번 중동 전문가들은 미 외교공관에 대한 공격이 잦은 이유로 △상징성 △군사 시설에 비해 비교적 쉬운 접근 △미국과 주재국의 갈등 유발 △미 본토 공격의 대체 효과 등을 꼽는다. 미 대사관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대표한다. 또 주로 각국 대도시의 도심 핵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삼엄한 경비를 펼쳐도 인근을 오가는 인파가 상당해 민간인 피해가 적지 않다. 테러 세력의 시각에서는 미국에 적대심을 표출하면서 피해는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공격이 발생했을 때 경비 소홀 등을 이유로 미국과 주재국의 갈등이 커져 정작 테러범에 대한 대응이 늦어진다는 점도 반미 무장단체들이 대사관 테러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라크 친이란 시위대의 바그다드 미 대사관 공격은 미국과 이란 갈등 못지않게 미국과 이라크의 갈등을 증폭시켰다. 미국은 대사관의 이라크인 경비세력이 친이란 시위대에 동조해 이들의 대사관 진입을 제대로 저지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한다. 이라크도 미국이 자국 땅에서 이란 군 최고위급 인사인 솔레이마니를 공개 암살한 것은 주권 침해라고 분노한다. 바그다드 대사관 공격 닷새 뒤인 이달 5일 이라크 의회는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결의했다. 격분한 트럼프 행정부는 ‘이라크 제재’ 카드를 언급하며 맞불을 놓았다. 2006년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사망 후 이라크는 수니파와 시아파로 완전히 양분됐다. 2014년부터 이슬람국가(IS)가 기승을 부렸고 지난해 10월부터는 경제난 등으로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아 중앙정부 기능이 극도로 허약하다. 미국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치안을 유지할 방법이 없다. 미국 역시 중동 최대 반미 국가 이란과 대결하려면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라크의 지정학적 가치를 과소평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데도 양측이 이렇게 대립하는 것 자체가 대사관 공격의 후폭풍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미 본토에 대한 직접 공격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중동 외교 소식통은 ”미국에 큰 피해를 입히려면 9·11 테러와 같은 본토 공격을 감행해야 하지만 중동에서 미국이 지리적으로 워낙 멀고 9·11 이후 검문이 강화돼 입국이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치외법권 지역인 외교공관에 대한 공격은 미 본토의 직접 공격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미 외교공관에 대한 테러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이유다. ● 공격 받을 때마다 구조 바꿔 미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미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는 미 정부가 미 외교공관의 구조와 경비 방식을 바꾸는 식으로 잦은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1998년 나이로비 대사관 테러 이후 대사관의 첫 번째 출입구와 본체 건물 사이에 상당한 간격을 두는 방식으로 건물을 짓고 있다. 테러 전 출입구와 본체 건물이 상당히 가까웠고 이로 인해 사망자가 컸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대사관 건물의 방탄 창문, 출입구의 차량 바리케이드 역시 필수 요소가 됐다. 국무부 외교경호실(DSS)은 세계 약 300곳 미 대사관에 약 4만5000명의 특수 요원을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대사관 건물에 대한 물리적 보호, 직원들의 안전가옥 대피, 위험 대응 지침 및 화학무기 공격 대비책 등을 담당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계 태세가 강화될수록 현지에서의 마찰 또한 불가피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미 대사관들은 대부분 높은 외벽을 쌓고 상당수 미군을 대사관 경비에 투입한다. 주재국 경호 요원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바그다드 대사관 공격 때도 이라크인 보안 요원들은 소극적으로 대처했고 미군들이 최루탄과 섬광탄을 대거 발사하며 친이란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이처럼 대사관 보안 업무를 미군이 담당하는 것이 현지에선 ‘점령군 행세’로 받아들여져 반미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이라크에서 바그다드 미 대사관은 외세의 상징처럼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 피해 없는 중국과 러시아 공관 미국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 외교공관은 아직까지 중동에서 별다른 공격을 받은 적이 없다. 두 나라가 반미 성향인데다 중동에서의 군사력은 미국에 못 미쳐 대중들의 반발 심리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두 나라가 중동에서 영향력을 계속 확대한다면 모를까 아직은 미국과 비교하기 힘들다. 대중들의 반중, 반러 감정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중동에 군사 기지가 없다. 특히 지금까지 중국의 중동 정책은 철저히 경제 협력 위주였다. 러시아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후 바샤르 알 아사드 현 대통령을 지원하며 공군 등을 파견했지만 이를 시리아에만 국한했다. 반면 중동 주둔 미군의 숫자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뉴스위크와 MSNBC 등에 따르면 현재 아프가니스탄(1만4000명), 카타르(1만3000명), 쿠웨이트(1만3000명), 바레인(7000명), 이라크(5200명), 아랍에미리트(5000명), 사우디아라비아(3000명), 요르단(2800명), 시리아(2000명) 등 중동에만 약 5만5000명의 미군이 있다. 이번 이란과의 갈등으로 추가 파병되는 약 9000명의 군인을 감안하면 6만 명을 훌쩍 넘는다. 특히 미국은 이라크가 IS 격퇴 작전의 중심지이자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이유로 한 나라에서만 12곳의 군사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중동 주둔 미군이 불어날수록 군사 시설보다 상대적으로 공격이 용이한 외교공관의 피해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도 중동에서의 군사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두 나라는 이란과 함께 인도양 북부와 오만만 공해에서 사상 최초로 합동 해군훈련을 실시했다.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10
    • 좋아요
    • 코멘트
  • 솔레이마니 장례식서 40명 압사… 안장식 연기

    7일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최종 장례식에서 군중이 몰려 최소 40명이 압사하고 213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장례위원회 측은 “불행한 사고가 일어났다. 장례식을 중단하고 안장식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고는 유해를 실은 차량으로 접근하려는 추모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이란에서는 유명 인사의 공개 장례식 때 검은 천을 관으로 던져 애도의 뜻을 표시해 운구차에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새 안장식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숨진 솔레이마니의 유해는 4일 바그다드, 카르발라, 나자프에서의 장례식을 거쳐 5일 이란에 도착했다. 이날 남부 아바즈와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 6일 수도 테헤란과 또 다른 성지 쿰, 7일 솔레이마니의 고향인 케르만 등 5일간 2개국 8개 도시에서 성대한 장례식이 거행됐다. 국영방송 ‘채널원’은 5일 장례식을 생중계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현상금 8000만 달러(약 932억8000만 원)를 걸었다. 8000만 명의 이란 국민이 1달러씩 모아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를 가져오는 사람에게 주자는 제안이다. 솔레이마니의 딸 제이나브(29)는 6일 장례식, 4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면담 등에서 부친의 복수를 강조해 반미의 상징적 인물로 부상했다. 그는 6일 “중동에 있는 미군의 가족은 그들의 아들이 죽는 것을 곧 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미친 도박꾼으로 묘사해 큰 화제를 모았다.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에서 젊은 여성이 수십만 명의 군중 앞에서 대중 연설을 하는 일은 지극히 이례적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드론공격때 쇠고기 만찬… 美 80개 도시서 반전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무인기로 사살할 당시 남부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트로프(meatloaf·다진 쇠고기 구이)’와 아이스크림 등으로 이뤄진 저녁을 먹고 있었다고 AP통신, CNN 등이 4일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매카시 집권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몇몇 친구와 만찬을 즐겼다. 미트로프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도 꼽힌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에릭 율런드 대통령 법률특보 등 미 외교안보 담당 최고위 관료 6명은 지난해 12월 27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습으로 미 민간인 1명이 숨진 직후 대응책 마련을 위해 대통령이 연말 휴가를 보내고 있는 마러라고에 도착했다. 6명의 참모는 이란 선박 및 민병대 공습 등을 포함한 여러 안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에만 관심을 보였다. 일부 참모들이 법적 정당성, 이란과의 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만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재선 전략을 논의하던 중 솔레이마니 공격안을 최종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의 사망이 확인된 3일 오후 6시경 들뜬 모습으로 마러라고 내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는 미 외교관과 군 요원에 대해 곧 이루어질 사악한 공격을 꾸미고 있었다.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중단을 위한 것”이라며 방어 차원에서 그를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솔레이마니가 미국인 수십 명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미군은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이란 정부 도청, 비밀 정보원, 정찰기 등을 통해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확보했다. 대통령의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공격용 드론 ‘리퍼 MQ-9’를 띄워 그를 제거했다. 이는 사전에 계획적으로 표적의 위치를 정한 공습이 아니라 목표물의 동선을 쫓다가 제거 결정이 내려진 후 최적의 공격 장소를 타격하는 ‘임기 표적(臨機標的·Target of Opportunity)’ 방식이라고 CNN은 풀이했다. 야당 민주당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와의 사전 논의 없이 암살을 단행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추가적인 적대 행위를 고조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발의했다. 선전포고 혹은 군사력 사용 시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례 없는 타국 지도자 공개 암살로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자 4일 미 80여 개 도시에서는 대대적인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수도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는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정의도 평화도 없다. 미국은 중동에서 떠나라”고 외쳤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시카고 트럼프타워 등 앞에 모인 시위대들도 “전쟁은 재선 전략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11월 재선 승리를 위해 미국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이날 중동으로 파병된 82공수부대 병력 3500명의 가족들은 병사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을 만드는 행사를 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전쟁 공포와 징집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 병무청(SSS)은 3일 트위터에 “병무청은 평상시처럼 업무를 보고 있다. 징집이 필요한 국가비상 상황에서 의회와 대통령은 징집을 승인하는 공식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1-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최저임금, 중위소득 46%일때 가장 효과적”

    최저임금의 긍정적인 효과는 중위소득의 46% 수준일 때 가장 최대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브리엘 알펠드 런던정경대(LSE) 연구원, 덩컨 로스 고용연구소(IER) 연구원, 토비아스 자이델 뒤스부르크에센대 연구원은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최저임금과 고용효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공동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독일 최저임금 정책 모델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중위소득의 80%가 넘는 지역에서는 고용이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 노동자를 많이 고용하는 지역에서 더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스턴연방준비은행의 대니얼 쿠퍼, 마리아 호세 루엔고프라도 연구원이 최저소득의 인상이 지역사회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의 증가는 신용도가 낮은 가계의 부채를 낮추고, 신용 대출에 대한 접근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의 최저임금 인상은 다른 기업에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로라 데레농쿠르 프린스턴대 연구원, 클레멘스 노엘크·데이비드 바일 브랜다이스대 연구원은 “2015년 월마트와 2019년 아마존의 임금인상 정책이 다른 기업들의 임금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2015년 월마트는 시간당 9달러, 2019년 아마존은 시간당 15달러로 자사 최저임금을 인상한 바 있다. 연구진은 “전국적으로 지사를 가진 기업들이 자사 최저임금을 올린 데에는 대중적 압력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속성장 배달앱… 글로벌기업들 ‘M&A전쟁’

    지난해 12월 13일 국내 최대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팔렸다. 매각 금액은 40억 달러(약 4조8000억 원). 상상을 초월한 금액에 각국 음식배달 앱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스마트폰과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음식배달 앱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컨설팅 전문회사 프로스트&설리번을 인용해 2018년 820억 달러(약 95조 원)였던 세계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가 2025년 2000억 달러(약 232조 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화를 통한 기존 음식배달 시장은 패스트푸드, 중식 등 특정 음식에만 한정됐다. 하지만 배달 앱은 그 대상을 수천 개의 식당과 수백만 가지의 요리로 확대시켰다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스마트폰에 친숙한 세대에게 선택지를 넓혀줘 급성장이 가능했다는 의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30년에는 세계인들이 대부분 집에서 요리하지 않고 배달 앱을 통해 식사를 해결할 것”으로 점쳤다. 업계의 패권 다툼도 치열하다. 지배적인 1위 기업이 없는 유럽과 북미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2016년 영국에서 ‘아마존 UK’를 설립했다 2년 만에 문을 닫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영국 음식배달 앱 딜리버루에 5억75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영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당초 딜리버루 인수를 노렸지만 영국 정부의 반대로 인수 대신 지분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네덜란드의 테이크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스퍼스(DH의 대주주)는 영국 저스트이트를 인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에서 1위 업체인 테이크어웨이는 2018년 DH의 독일 부문을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테이크어웨이는 서유럽과 북미 진출을 위해 저스트이트가 꼭 필요하다. 저스트이트가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서 미국 차량공유 업체 우버의 자회사인 우버이츠와 음식배달 앱 1, 2위를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내스퍼스 역시 이 시장을 노린다. 두 기업은 최근 인수 가격을 높여 부르며 저스트이트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현지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아시아에서는 선진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현지 업체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 그랩은 지난해 7월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산하 비전펀드로부터 14억6000만 달러(약 1조6900억 원)를 투자받았다. 당시 주요 투자 이유가 음식배달 자회사 그랩푸드의 빠른 성장세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도 2018년 1월 그랩푸드의 인도네시아 경쟁자인 고젝에 120억 달러를 투자했다. 비전펀드는 한국 쿠팡이츠와 미국 도어대시, 내스퍼스는 메이퇀, 푸드판다, 스위기 등 중국 배달 앱에도 투자했다. 중국의 음식배달 앱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340억 달러로 단일 국가 중 세계 최대다. 이곳에서도 IT 공룡을 등에 업은 1, 2위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각각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후원을 얻고 있는 메이퇀과 ‘엘레.미’의 2018년 합계 주문 건수는 100억 건을 돌파했다. 다만 ‘플랫폼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는 각국 배달 앱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소셜미디어와 앱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은 자영업자도 임금 근로자도 아닌 애매한 처지인 데다 플랫폼 소유주와의 엄청난 빈부격차로 인해 각국의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배달 앱의 급성장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영난도 심각하지만 플랫폼 대기업이 기존 대기업에 비해 사회공헌 등에 인색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NYT는 “배달 앱으로 동네 식당의 이윤이 감소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작은 식당들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도 “배달 앱이 일종의 ‘정크 이코노미(쓰레기 경제)’에 연료가 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21세 돼야 담배 구입… 가향 전자담배는 아예 금지

    미국에서 담배 판매와 구입을 규제하는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구입 연령을 3세 높였고,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는 대부분 판매가 금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부터 미국에서 담배를 구매할 수 있는 연령을 기존 만 18세에서 주류 구입 가능 연령과 같은 21세로 올리는 법안이 시행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0일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담배의 구매 가능 연령을 3세 높이는 법안에 서명했다. 당시 이미 캘리포니아,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 19개 주와 500개 이상의 도시에서는 만 21세 미만에게 담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법안이 미 전역에서 시행됨에 따라 10대 청소년의 전자담배 및 가향 담배 흡연율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증 폐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향 전자담배가 대부분 판매가 금지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르면 3일 이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10대들에게 인기가 많은 민트향도 판매가 금지되지만 담배향과 박하향 제품은 제외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이용해 액상 니코틴을 기체 형태로 복용하는 ‘베이핑’과 연관된 폐질환 환자가 지난해 27개 주에서 2561명이 발생했으며 이 중 55명이 사망했다. 미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은 10대들의 니코틴 중독은 중대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CDC는 지난해 12월 6일 “고등학생의 31.2%가 흡연 경험이 있다”며 “담배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중고교 학생 중 69.6%는 가향 전자담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국방, “北 도발하면 오늘밤에라도 싸워 이길 수 있어” 도발 자제 촉구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나쁜 행위를 억지할 미 병력의 대비 태세에 대해 확신한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군이 필요하다면 오늘밤 당장이라도 싸울 수 있음을 강조하며 “우리에게는 공군, 해군, 해병, 육군 등 전군의 병력이 있다. 또 동맹 한국이 함께 있고 더 광범위한 동맹국과 파트너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 저지에 실패하면 필요에 따라 싸우고 승리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도발) 자제를 촉구할 것이며 가장 좋은 길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에 대한 정치적 합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길로 가고 있고 계속 가고 싶다. 김 위원장과 북한 지도부에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을 것을 촉구한다”며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최근 친이란 성향 시아파 민병대의 이라크 바그다드 미 대사관 습격 시도를 언급하며 “이란과 그 배후 세력의 추가 공격을 예상하고 있다. 그들이 후회하도록 만들어주겠다”고도 강조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03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상원 탄핵 앞두고… 폼페이오, 우크라 방문 눈총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야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안이 상원의 최종 표결을 앞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탄핵 진원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 부통령, 하원의장에 이은 권력 서열 4위이자 대통령의 최측근인 그는 지난해 9월 하원의 탄핵 조사가 시작된 뒤 우크라이나를 찾는 미 최고위 관료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30일 “폼페이오 장관이 3일부터 7일까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프로스 5개국을 순방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외교장관, 국방장관 등 우크라이나 최고위 관료와 잇따라 회동한다. CNN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문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촉발한 야당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외아들 헌터의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호시탐탐 우크라이나를 노리는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주권 및 영토를 보전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부자(父子)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다. 변호사인 헌터는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최대 가스업체 부리스마홀딩스 이사로 재직해 왔다. 그가 에너지 전문가가 아닌데도 당시 현직 부통령이던 부친의 지위를 이용해 해외에서 부적절한 이득을 취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16년 초 아들의 사업을 위해 부리스마 비리를 수사하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해임을 종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상원이 탄핵 심판 일정 논의를 재개하는 3일에 폼페이오 장관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 특히 의미심장하다고 분석했다.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지만 집권 공화당에 최대한 오래 타격을 주겠다는 속내로 일부러 탄핵안을 상원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바마 “기생충 좋아요”… 올해의 영화로 꼽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선정한 ‘올해의 영화와 책’ 목록에 한국 감독 및 한국계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포함해 올해 자신이 좋아한 영화 18개 작품을 공개했다. 크리스천 베일과 맷 데이먼 주연의 자동차를 주제로 한 ‘포드 v 페라리’, 결혼과 이혼에 관한 진솔하고 현실적인 묘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은 스칼릿 조핸슨 주연의 ‘결혼 이야기’, ‘솔(soul)의 여왕’으로 불리는 전설적 흑인 여가수 어리사 프랭클린의 히트곡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녹음 현장을 담은 동명의 영화 등도 포함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하루 전 ‘올해 감명 깊게 읽은 책’ 목록도 공개했다. 한국계 수전 최 작가의 소설 ‘트러스트 엑서사이즈’,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가 포함됐다. 두 작품 모두 이 민자들의 삶과 애환을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쇼샤나 주보프가 쓴 ‘감시자본주의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도 자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처음 대통령으로 당선된 2008년부터 ‘올해의 영화, 책, 음악’ 목록 등을 공개해왔다. 그는 “문학과 예술은 일, 가정생활 등 바쁜 일상을 보내는 우리 모두에게 매일 매일을 새롭게 만들어줄 것”이라며 “(목록 공유가) 여러분에게도 기쁨이 되기를 바란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9-12-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글로벌 포커스]“AI 혁신자가 21세기 지배” 총력… 우주서 해저서 ‘IT 냉전’

    “미중 무역전쟁은 사실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기술 냉전(Tech Cold War)’이라고 평가했다. 무역 전쟁이 단순한 관세 전쟁이 아니라 상업적 이익과 국가 안보가 걸린, 양국의 기술 우위 다툼이라는 해석이다. 지난달 8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중 무역전쟁이 진정 상태(cooling off)에 접어들었지만 기술 전쟁은 가열되고 있다(heating up)고 경고했다. 미중 양국이 AI 개발 등 전 분야에서 경쟁하면서 무역 갈등보다 더 심각한 기술 패권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에서 우주와 해저까지 전선 확장 미국이 중국의 기술발전 가운데 특히 견제하는 분야는 AI다. 국립인공지능보안위원회(NSCAI)는 지난달 발표한 임시 보고서에서 미중 기술냉전의 가장 큰 위험은 AI에 있다고 지적했다. NSCAI는 지난해 8월 상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따라 만들어진 국가위원회로 에릭 슈밋 전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회장과 로버트 워크 전 국방차관이 이끌고 있다. AI는 향후 20년 내에 성장률을 두 배로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어 혁신의 첨단에 있는 국가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21세기를 중국이 지배할 것인지, 미국이 지배할 것인지는 AI 혁신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AI는 이미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정부 간 ‘체제 경쟁’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AI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단계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은 AI를 사회신용 시스템에 도입해 21세기 ‘빅브러더’를 구축했다. 중국은 얼굴 인식 시스템과 빅데이터 기술을 사용해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폐쇄회로(CC)TV 2억 대를 도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ZTE, 다화, 중국전신 등 중국 기업들이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얼굴인식, 비디오 감시 등을 위한 국제적 표준화 작업에 참여해 선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의 정보를 강제로 수집하지 않는 민주주의 정부는 상대적으로 빅데이터 분야에서 취약하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미중은 ‘미래형 컴퓨터’라 평가받는 양자컴퓨터에서도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반도체가 아닌 원자를 저장소로 활용하기 때문에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성능을 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중이 양자컴퓨터를 중요한 국가안보 문제로 간주하고 우위를 확보하려 노력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양자컴퓨터 실험실 구축에 4억 달러(약 4648억 원)를 투입하자 미국도 지난해 말 12억 달러 규모를 투입할 양자기술 진흥 법안을 통과시켰다. 기술냉전의 전선은 바다와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 전 세계 데이터 통신 중 1%만이 위성을 이용하며 나머지 99%는 해저 케이블로 전달된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회사들이 태평양 국가들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 부설 사업에 뛰어들자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이 1월 3일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키자 미국은 우주군 창설을 공포하는 등 경쟁은 모든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다.○ ‘최후의 승자’ 없는 싸움 블룸버그는 6월 미중 기술 냉전의 승패를 분석하며 “무역전쟁처럼 완벽한 승자가 없는 길고 긴 싸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평가에 따르면 시장 가치가 높은 상위 10개 기술 기업에 1위부터 5위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 등 미국 회사들이 싹쓸이했다. 중국 회사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6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9위에 랭크됐다. 아직은 시장가치와 관련된 분야에선 미국이 앞서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AI 인재 비율에서도 미국에 밀렸다. 중국 칭화대 과학기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미국은 2만8000명의 AI 인재가 국제 AI 인력 풀에 등록돼 있으나 중국의 AI 인재는 1만8000명에 불과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회사 하이실리콘의 지난해 이익은 인텔의 지난해 이익 700억 달러의 10분의 1 수준인 72억 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은 첨단 산업 제조와 5세대(5G) 시장 점유율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이 두려움을 갖기 시작한 것도 중국의 갑작스러운 성장 때문이었다. 중국의 스마트폰, 항공우주품 등 생산 규모는 약 4조 달러에 달했으나 미국은 그 절반 수준이었다. 모바일 인프라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화웨이는 29%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미국 회사는 상위 3개 회사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한편으로는 미중이 따로 갈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미중이 첨단 산업에 있어서 ‘디커플링(탈동조화)’될 수 없으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기술 발전에 관계없이 여전히 서구 국가들의 노하우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은 ‘세계의 공장’ 중국에 자국 회사들의 제품 생산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밋 전 알파벳 회장 역시 “디커플링은 미국에도 손해다. AI 경쟁에 참여하더라도 미국은 극단적인 정책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중 기술전쟁 직격탄 맞은 화웨이 미국의 제재를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중국 기업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 있었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는 지난해 12월 1일 캐나다 경찰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이란 제재 위반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한 것으로 시작됐다. 올해 1월에는 미 법무부가 미국 3위 통신회사인 T모바일의 로봇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들어 화웨이 수사에 나섰다. 화웨이 압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의 위협으로부터 미 정보통신기술(ICT) 및 서비스를 보호하겠다”며 5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선포하면서 최고조에 올랐다. 미 상무부는 이어 화웨이 및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렸고, 미국 기업이 화웨이 계열사와 거래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도 5G 인프라 사업자 선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요청하면서 반(反)화웨이 전선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의 조치는 화웨이에 결정타를 안기지 못했다. 미국의 제재에도 화웨이의 올 3분기(7∼9월)까지 매출액은 6810억 위안(약 113조8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트럼프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상황에도 내년에 최소한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는 사이 미 상무부는 미국 소비자들의 불편 최소화를 이유로 거래제한 조치 적용을 벌써 세 차례나 유예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제재를 발표하며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연계돼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을 들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최소 750억 달러(약 87조2000억 원) 상당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는 안보 위협 외에도 세계 5G 통신망 산업에서 화웨이를 몰아내겠다는 속내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현재 통신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29%)를 차지하고 있는 화웨이는 5G 분야 점유율 1위를 굳히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5G 표준 필수 특허 보유 상위 10개 회사에 화웨이가 1529건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핀란드 노키아(1397건), 3위는 삼성전자(1296건)였다. 미국 퀄컴은 787건으로 4위 중국 ZTE(1208건)에도 한참 못 미쳤다. 중국의 ‘통신굴기’는 화웨이 하나에 의존하지는 않는다. 중국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이동통신사는 지난달부터 5G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베이징, 상하이를 포함해 중국 내 50개 도시에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영국 BBC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5G 네트워크 중 하나를 출시했다”며 내년도 예정이었던 상용화를 앞당긴 것은 미국과의 기술 전쟁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헨리 폴슨은 WP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은 중국이 5G 경쟁에서 이기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 이제는 따라잡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폴슨 전 장관은 AI에서 5G에 이르기까지 기술적 기반을 마련한 것은 미국이지만 이를 상용화한 것은 중국이라고 꼬집었다. 5G 장비 제조업체가 없는 미국은 여전히 유럽 또는 중국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코믹 동영상 제작 앱 ‘틱톡’에도 불똥 미중 기술냉전의 불똥은 중국산 동영상 제작 앱 ‘틱톡’에도 튀었다. 틱톡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2016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이다. 올해 1월 틱톡의 기업가치는 750억 달러로 평가돼 우버를 넘어선 세계 최대 스타트업 유니콘으로 인정받는다. ‘메이드인 차이나’ 앱이지만 틱톡은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7년에는 ‘뮤지컬.리(musical.ly)’라는 앱을 인수하며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11월 기준 미국 내 틱톡 사용자는 월간 265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60%가 16∼24세의 청소년으로 집계돼 젊은층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 공산당의 검열 가능성을 이유로 내세워 틱톡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를 개시했다. 미국 민주당은 틱톡을 포함한 중국산 소셜미디어를 신병 모집에 이용하지 말 것을 미 육군에 촉구했다. 미 육군과 해군은 사이버 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소속 장병들에게 정부가 지급한 휴대전화에서 틱톡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틱톡은 적극적 해명과 함께 ‘중국색 지우기’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틱톡의 미국 책임자 버네사 패퍼스는 “중국 정부를 포함해 어떤 외국 정부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고 해명하며 모든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는 미 버지니아주와 싱가포르에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틱톡은 내년 초 홍콩 증시 상장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틱톡이 ‘제2의 화웨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9-1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AI서 우주·해저까지 전선 확장…美中, 무역전쟁서 ‘기술 냉전’으로

    “미중 무역전쟁은 사실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기술 냉전(Tech Cold War)’이라고 평가했다. 무역 전쟁이 단순한 관세 전쟁이 아니라 상업적 이익과 국가 안보가 걸린, 양국의 기술 우위 다툼이라는 해석이다. 지난달 8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중 무역전쟁이 진정 상태(cooling off)에 접어들었지만 기술 전쟁은 가열되고 있다(heating up)고 경고했다. 미중 양국이 AI 개발 등 전 분야에서 경쟁하면서 무역 갈등보다 더 심각한 기술 패권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에서 우주와 해저까지 전선 확장 미국이 중국의 기술발전 가운데 특히 견제하는 분야는 AI다. 국립인공지능보안위원회(NSCAI)는 지난달 발표한 임시 보고서에서 미중 기술냉전의 가장 큰 위험은 AI에 있다고 지적했다. NSCAI는 지난해 8월 상원을 통과한 국방인증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따라 만들어진 국가위원회로 에릭 슈밋 전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회장과 로버트 워크 전 국방차관이 이끌고 있다. AI는 향후 20년 내에 성장률을 두 배로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어 혁신의 첨단에 있는 국가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21세기를 중국이 지배할 것인지, 미국이 지배할 것인지는 AI 혁신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AI는 이미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정부 간 ‘체제 경쟁’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AI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단계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은 AI를 사회신용 시스템에 도입해 21세기 ‘빅브러더’를 구축했다. 중국은 얼굴 인식 시스템과 빅데이터 기술을 사용해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폐쇄회로(CC)TV 2억 대를 도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ZTE, 다화, 중국전신 등 중국 기업들이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얼굴인식, 비디오 감시 등을 위한 국제적 표준화 작업에 참여해 선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의 정보를 강제로 수집하지 않는 민주주의 정부는 상대적으로 빅데이터 분야에서 취약하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미중은 ‘미래형 컴퓨터’라 평가받는 양자컴퓨터에서도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반도체가 아닌 원자를 저장소로 활용하기 때문에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성능을 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중이 양자컴퓨터를 중요한 국가안보 문제로 간주하고 우위를 확보하려 노력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양자컴퓨터 실험실 구축에 4억 달러(약 4648억 원)를 투입하자 미국도 지난해 말 12억 달러 규모를 투입할 양자기술 진흥 법안을 통과시켰다. 기술냉전의 전선은 바다와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 전 세계 데이터 통신 중 1%만이 위성을 이용하며 나머지 99%는 해저 케이블로 전달된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회사들이 태평양 국가들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 부설 사업에 뛰어들자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이 1월 3일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키자 미국은 우주군 창설을 공포하는 등 경쟁은 모든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다.● ‘최후의 승자’ 없는 싸움 블룸버그는 6월 미중 기술 냉전의 승패를 분석하며 “무역전쟁처럼 완벽한 승자가 없는 길고 긴 싸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평가에 따르면 시장 가치가 높은 상위 10개 기술 기업에 1위부터 5위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 등 미국 회사들이 싹쓸이했다. 중국 회사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6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9위에 랭크됐다. 아직은 시장가치와 관련된 분야에선 미국이 앞서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AI 인재 비율에서도 미국에 밀렸다. 중국 칭화대 과학기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미국은 2만8000명의 AI 인재가 국제 AI 인력 풀에 등록돼 있으나 중국의 AI 인재는 1만8000명에 불과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회사 하이실리콘의 지난해 이익은 인텔의 지난해 이익 700억 달러의 10분의 1 수준인 72억 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은 첨단 산업 제조와 5세대(5G) 시장 점유율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이 두려움을 갖기 시작한 것도 중국의 갑작스러운 성장 때문이었다. 중국의 스마트폰, 항공우주품 등 생산 규모는 약 4조 달러에 달했으나 미국은 그 절반 수준이었다. 모바일 인프라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화웨이는 29%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미국 회사는 상위 3개 회사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한편으로는 미중이 따로 갈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미중이 첨단 산업에 있어서 ‘디커플링(탈동조화)’될 수 없으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기술 발전에 관계없이 여전히 서구 국가들의 노하우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은 ‘세계의 공장’ 중국에 자국 회사들의 제품 생산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밋 전 알파벳 회장 역시 “디커플링은 미국에도 손해다. AI 경쟁에 참여하더라도 미국은 극단적인 정책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중 기술전쟁 직격탄 맞은 화웨이 미국의 제재를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중국 기업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 있었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는 지난해 12월 1일 캐나다 경찰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이란 제재 위반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한 것으로 시작됐다. 올해 1월에는 미 법무부가 미국 3위 통신회사인 T모바일의 로봇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들어 화웨이 수사에 나섰다. 화웨이 압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의 위협으로부터 미 정보통신기술(ICT) 및 서비스를 보호하겠다”며 5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선포하면서 최고조에 올랐다. 미 상무부는 이어 화웨이 및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렸고, 미국 기업이 화웨이 계열사와 거래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도 5G 인프라 사업자 선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요청하면서 반(反)화웨이 전선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의 조치는 화웨이에 결정타를 안기지 못했다. 미국의 제재에도 화웨이의 올 3분기(7~9월)까지 매출액은 6810억 위안(약 113조8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트럼프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상황에도 내년에 최소한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는 사이 미 상무부는 미국 소비자들의 불편 최소화를 이유로 거래제한 조치 적용을 벌써 세 차례나 유예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제재를 발표하며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연계돼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을 들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최소 750억 달러(약 87조2000억 원) 상당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는 안보 위협 외에도 세계 5G 통신망 산업에서 화웨이를 몰아내겠다는 속내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현재 통신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29%)를 차지하고 있는 화웨이는 5G 분야 점유율 1위를 굳히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5G 표준 필수 특허 보유 상위 10개 회사에 화웨이가 1529건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핀란드 노키아(1397건), 3위는 삼성전자(1296건)였다. 미국 퀄컴은 787건으로 4위 중국 ZTE(1208건)에도 한참 못 미쳤다. 중국의 ‘통신굴기’는 화웨이 하나에 의존하지는 않는다. 중국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이동통신사는 지난달부터 5G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베이징, 상하이를 포함해 중국 내 50개 도시에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영국 BBC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5G 네트워크 중 하나를 출시했다”며 내년도 예정이었던 상용화를 앞당긴 것은 미국과의 기술 전쟁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헨리 폴슨은 WP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은 중국이 5G 경쟁에서 이기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 이제는 따라잡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폴슨 전 장관은 AI에서 5G에 이르기까지 기술적 기반을 마련한 것은 미국이지만 이를 상용화한 것은 중국이라고 꼬집었다. 5G 장비 제조업체가 없는 미국은 여전히 유럽 또는 중국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코믹 동영상 제작 앱 ‘틱톡’에도 불똥 미중 기술냉전의 불똥은 중국산 동영상 제작 앱 ‘틱톡’에도 튀었다. 틱톡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2016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이다. 올해 1월 틱톡의 기업가치는 750억 달러로 평가돼 우버를 넘어선 세계 최대 스타트업 유니콘으로 인정받는다. ‘메이드인 차이나’ 앱이지만 틱톡은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7년에는 ‘뮤지컬.리(musical.ly)’라는 앱을 인수하며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11월 기준 미국 내 틱톡 사용자는 월간 265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60%가 16~24세의 청소년으로 집계돼 젊은층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 공산당의 검열 가능성을 이유로 내세워 틱톡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를 개시했다. 미국 민주당은 틱톡을 포함한 중국산 소셜미디어를 신병 모집에 이용하지 말 것을 미 육군에 촉구했다. 미 육군과 해군은 사이버 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소속 장병들에게 정부가 지급한 휴대전화에서 틱톡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틱톡은 적극적 해명과 함께 ‘중국색 지우기’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틱톡의 미국 책임자 버네사 패퍼스는 “중국 정부를 포함해 어떤 외국 정부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고 해명하며 모든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는 미 버지니아주와 싱가포르에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틱톡은 내년 초 홍콩 증시 상장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틱톡이 ‘제2의 화웨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9-12-27
    • 좋아요
    • 코멘트
  • “K팝이 시위 배후” 황당한 칠레정부 보고서

    칠레 정부가 10월 초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돼 두 달째 이어진 반정부 시위의 배후 중 하나로 K팝을 지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칠레 일간 라테르세라는 21일(현지 시간) 칠레 내무부가 작성해 검찰에 제출한 112쪽 분량의 시위 요인 분석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이 보고서는 시위가 격화된 10월 18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한 달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시위와 관련해 500만 명의 사용자가 쓴 게시물 6000만 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SNS에서 칠레 시위와 관련해 언급한 주요 집단을 5개로 구분하며 이 중에서 K팝 팬 집단이 세 번째로 컸다고 지적했다.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시위 초기 400만 건 이상의 리트윗을 통해 시위 참여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분석에 시민들은 SNS에 풍자 글을 올리며 조롱했다. 한 누리꾼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K팝 아이돌 가수의 사진을 올리며 “칠레 사회를 혼란하게 만든 주범들의 공항 독점 사진. 얼굴을 가려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썼다. K팝 팬들은 정부의 보고서를 반박하기 위해 ‘칠레 K팝 팬 대규모 행진’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27일 산티아고에서 열 계획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9-12-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구촌 휩쓴 반체제 시위… SNS로 무장한 ‘앵그리 영맨’이 주도

    볼리비아, 이라크, 레바논, 알제리, 칠레, 홍콩, 스페인, 프랑스, 에콰도르, 아이티, 온두라스,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올해 세계 곳곳에서는 불평등 타파와 체제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대거 거리로 몰려나오는 시민 봉기(Civil Disorder)가 활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019년을 ‘거리 시위대의 해(the year of the street protester)’라고 진단한 이유다. 시위 여파로 볼리비아, 이라크, 레바논, 알제리에서는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 혹은 총리가 물러났다. 9월 홍콩 구의원 선거와 11월 스페인 총선에서도 모두 현 집권 세력과 대립각을 세운 반중 정치인과 극우 정당이 몰표를 받았다. 이들은 왜 뛰쳐나왔을까.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한결같이 경제적 불만이 깔려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든데 불평등까지 심해지니 “못 살겠다, 갈아 보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시민들이 기성 정치권이 내세우는 해법으로는 결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고 느낀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리처드 영 미 카네기 국제평화센터 연구원은 WSJ에 “시위대가 정치적 해결책이 아니라 더 직접적인 행동을 선택하는 현상은 일회성이 아니다. 세계 정치의 주류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발달은 시민 봉기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10년 12월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발원한 민주화 운동이 북아프리카와 중동 전체를 물들인 ‘아랍의 봄’으로 번진 이유는 해외 거주 국민들이 온라인으로 자국의 시위 소식을 널리 퍼뜨렸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물리적으로 시위 현장에 없지만 온라인에서 관련 소식을 전하고 퍼 나르는 것만으로도 연대와 결속을 느끼는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다. 온라인에서 손쉽게 상위 1% 부자의 소식을 접하면서 빈부 격차에 대한 불만도 급속도로 커졌다. 텔레그램 같은 암호화된 메신저도 시위 규모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6월 9일부터 반년 넘게 반중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홍콩 시위대는 텔레그램 단체방을 통해 무장경찰의 위치를 공유하고 도망치는 ‘히트앤드런’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카탈루냐 독립’을 외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의 시위대도 텔레그램에서 다음 게릴라 시위 장소를 긴급 공지하며 경찰을 따돌렸다. 이 같은 정보기술(IT)의 급격한 발달로 각국 10대들이 시위의 최전선에 등장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0월 초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칠레 시위는 교통비에 민감한 고등학생들이 지하철 개찰구를 뛰어넘어 공짜로 지하철을 타는 ‘항의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전국적 시위로 비화했다. 레바논 시위도 자신들이 즐겨 쓰는 ‘왓츠앱’ 메신저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사실에 분노한 청년층이 주도했다. WSJ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년들이 온라인에서만 활동할 것이라는 기존 시각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진단했다. 올해 각국 반정부 시위를 ‘주변부에서의 반란’이라고 진단한 영국 분쟁전문 싱크탱크 옥스퍼드리서치그룹(ORG)은 “이런 현상이 향후 30년간 국제사회를 뒤흔들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랍의 봄’에서 발발한 시리아 내전이 2011년부터 8년째 지속되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나라의 시위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시위대의 요구가 적절하게 수용되지 않으면 종교적 극단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아랍의 봄’으로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실각했지만 이후 내내 경제난이 계속된 이집트에서 실권을 잡은 세력은 시아파 급진단체 무슬림형제단이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일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19-1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