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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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화학무기 대응” 美 군사개입 초읽기

    시리아 최악의 화학무기 참사에 대응하기 위한 서방 국가들의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리아 정부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그동안 거부해왔던 유엔 조사단의 화학무기 사용 의심지역 조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 등이 25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외교안보 정책 핵심 참모들과 회의를 열고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25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지시로 모든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옵션을 준비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 해군은 지중해에 배치한 구축함도 평소 2척에서 4척으로 늘렸다. 최근 1척을 추가 배치한 데 이어 당초 버지니아 주 노퍽 기지로 귀항하기로 했던 이지스 구축함 1척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CBS방송은 “미 국방부가 시리아 정부군을 크루즈 미사일로 공격할 초기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도 “백악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코소보 공습을 유엔의 동의 없이도 미국이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전례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안보팀 회의 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전화로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다.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25일 유엔 조사단 20여 명이 화학무기 사용 의심 현장을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전날에는 국영방송을 통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정부군이 아닌 반군”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의 알렉세이 푸시코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장도 “화학무기 사용은 시리아 반군의 자작극”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9년 10월 우리 정부가 부산신항에 들어온 컨테이너 운반선에서 적발한 방호복은 북한이 시리아로 수출하려던 화학무기 관련 물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24일 “유엔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서 ‘부산항에서 적발된 방호복이 지난해 11월 북한이 시리아로 수출하려다 그리스 당국에 적발된 방호복과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동안 의혹으로만 떠돌던 북한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커넥션’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파리=전승훈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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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사회, 시리아 내전 군사개입 앞당기나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민간인 1300여 명이 사망한 참사가 빚어진 가운데 시리아 내전에 대한 군사개입을 놓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1일 오후 긴급 소집된 회의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안보리 순번제 의장을 맡은 마리아 페르세발 유엔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는 “누구든지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은 시리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침을 밝혔다.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교장관은 22일 프랑스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시리아 내전에 무력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도 성명에서 “영국은 무고한 시리아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선택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구체적인 방법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하고 서방국이 적극 개입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미국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난하면서도 내전 개입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선(레드라인)’으로 설정했으나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이나 군사 개입을 미뤄왔다.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전문 블로거 맥스 피셔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을 원하고, 미국이 반군을 온전히 믿지 않아 미국이 행동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미국이 대규모 지상전은 물론이고 제한된 미사일 공격에도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반면 시리아 동맹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시리아에 대한 엄중 제재를 반대했다. 양국은 안보리가 의장 명의로 된 ‘언론성명’을 채택하는 것에도 반대했다. 또 안보리는 시리아에 현재 체류 중인 유엔 화학무기조사단을 조사 주체로 명시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란과 러시아는 “이번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이 정부군이 아니라 반군의 소행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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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슬픔과 부끄러움 느껴”… 日과 너무 다른 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뮌헨에서 16km 떨어진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 추모관을 공식 방문했다. 다하우 강제수용소는 1933년 6월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직후에 만든 독일 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정치범 수용소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유대인, 동성애자, 집시, 전쟁포로, 장애인 등 20만여 명이 강제로 수용돼 이들 중 약 4만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이곳 수감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독일이 인종과 종교 등을 이유로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으며 얼마나 극단으로 치달았는지에 대한 이곳의 경고는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인 대부분이 당시 대학살에 눈을 감았고 나치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방문은 “역사와 현재의 다리가 돼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독일 극우주의자들의 움직임이 염려된다”며 이민자 살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오나치 집단을 비판했다. 유대인 희생자 추모에 나선 메르켈 총리의 모습은 같은 전범 국가인 일본과는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종전기념일인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대신 공물 봉납이란 꼼수를 썼고, 전몰사 추도사에서는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피해를 본 아시아 국가 국민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의 방문은 과거 이 수용소의 수감자였던 막스 만하이머 씨(93)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들은 총리의 방문을 “역사적”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다하우 수용소에 수감됐던 리투아니아 출신 아바 나오르 씨(85)는 “메르켈 총리의 방문은 독일이 그 당시 역사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독일 야당은 메르켈 총리의 속죄 행보를 다음 달 22일 예정된 총선 유세와 결부시키며 비난했다. 레나테 퀴나스트 녹색당 당수는 “만약 총리가 그 공포의 장소에서 진지하게 추모하고자 했다면 선거운동 기간에는 방문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독일 유대인 평의회의 디터 그라우만 회장은 슈피겔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총리의 다하우 수용소 방문은 나치의 범죄가 동유럽에서뿐만 아니라 바로 독일 안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며 “총리가 다하우에서 유세만 하고 추모관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메르켈 총리의 방문을 지지했다. 메르켈 총리는 2009년 6월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독일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헌화하기도 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도 다음 달 3∼5일 프랑스를 방문해 나치가 대학살을 저질렀던 리무쟁 지방의 마을인 오라두르쉬르글란을 찾아 사죄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나치 독일의 만행을 잊지 않기 위해 이곳을 보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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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군부, 무슬림형제단 최고지도자 바디에 체포

    최근 유혈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최고지도자가 체포됐다. 미국은 무슬림형제단의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한 이집트 임시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잠정 중단했지만 아랍 국가들은 경제 원조 의사를 밝혔다. 이집트 군부는 20일 무함마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70·사진)을 20일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 인근의 한 아파트에서 체포했다고 이집트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방송 화면에는 바디에 의장이 경찰 트럭으로 이송돼 구금되는 장면이 방영됐다. 그는 지난달 초 군부가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체포령을 내린 뒤 잠적했다. 이미 구속된 무슬림형제단의 실세로 알려진 카이라트 샤테르 부의장과 라샤드 바유미 씨에 대한 재판은 25일 열린다. 고대 유물에 대한 약탈도 계속되고 있다. 이집트 유물부는 남부 도시 미냐에 있는 말라위 국립박물관이 15일 오전 약탈꾼의 습격을 받아 3500년 전 만들어진 파라오 아크나톤의 딸 석상과 도자기 등 유물 1050점이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 경비원 한 명이 사망했다. 말라위 국립박물관 측은 인근 경찰서를 공격하고 약탈을 자행한 주체는 무슬림형제단이라고 주장했다. 고고학자인 모니카 해나 씨는 “박물관이 대거 약탈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부로 들어가 보니 치안 병력은 보이지 않고 10대 소년 몇 명이 미라를 불태우고 석상을 부수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집트 임시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잠정 중단했다고 CNN방송과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가 20일 보도했다. 미 의회 대외지원소위원회 위원장인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원(민주·버몬트)의 대변인 데이비드 칼 씨가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 이집트 지원액 약 13억 달러(약 1조4567억 원) 중 아직 이집트 군부에 전달되지 않은 5억8500만 달러 지급, 이집트 정부가 이미 대금을 지급한 아파치 헬리콥터의 인도 등이 중단됐다. 현행법상 미국이 이집트의 정권 전복을 ‘쿠데타’로 규정하면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쿠데타 여부에 대한 판단과 상관없이 유혈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지원 중단’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이집트에서 유혈사태가 종식되거나 민주정부가 수립되는 등 상황이 바뀌면 원조를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도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집트에 대한 원조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며 “원조를 동결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19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집트 군부는 ‘포용적 접근’ 기조로 되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에서는 이집트 원조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푸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5∼18일 미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1%가 군사 원조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군사 원조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26%에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이집트에 대한 경제 원조를 중단하면 아랍 국가들이 직접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장관인 사우드 알파이살 왕자는 19일 성명에서 “공언컨대 아랍, 이슬람 국가들은 부유하다”며 “서방국의 이집트 원조가 중단되면 우리는 이집트를 돕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걸프지역 동맹국들의 이집트 원조가 미국의 이집트에 대한 영향력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 혼란 사태가 10년 이상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20일 이집트의 상황을 “매우 비관적”이라고 진단하고, “중동의 현 상황은 세계에 미치는 충격파로 볼 때 세계 경제위기 때보다도 심각하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워싱턴=정미경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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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치 1급 전범, 9월 ‘역사적 재판’ 앞두고 폐렴 사망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유대인을 죽음의 포로수용소로 보냈던 나치 최후의 거물이 법정 단죄를 한 달 앞두고 10일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병원에서 숨진 라슬로 차타리(98·사진)는 슬로바키아 코시체(구 헝가리 영토)의 유대인 거주지(게토)를 책임진 고위 경찰이었다. 그는 1941년부터 1944년까지 유대인 1만5700명을 찾아내 폴란드 아우슈비츠와 우크라이나 수용소로 보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사이먼비젠탈센터는 차타리를 1급 ‘나치 전범 리스트’에 올려놓고 수십년간 추적해 왔다. 차타리는 종전 직후 1948년 체코 법원의 결석재판에서 ‘반인륜 범죄’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신분을 위장해 캐나다로 들어갔다. 그는 1997년 캐나다 정부에 정체가 드러날 때까지 몬트리올과 토론토 등을 떠돌며 미술품 딜러로 신분을 속인 채 살아왔다. 이후 유럽으로 돌아온 차타리는 지난해 9월 사이먼비젠탈센터의 현상수배 캠페인을 통해 거주지가 알려지며 헝가리 당국에 체포됐다. 종전 67년 만이었다. 헝가리 검찰은 1년간의 조사 끝에 그를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고문죄’로 기소했다. 사이먼비젠탈센터는 유대인들을 화물차에 태워 강제수용소로 보낼 때 차타리가 현장에서 직접 감독했으며, 유대인 여성과 노약자를 채찍으로 때리고 맨손으로 땅을 파게 하는 등 잔인하게 대우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확보해 검찰에 제출했다. 그에 대한 역사적인 재판은 부다페스트에서 9월에 열릴 예정이었다. 사이먼비젠탈센터 이스라엘 사무소의 이브라힘 주로프 소장은 성명에서 “홀로코스트의 가해자가 전범으로 기소됐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법의 심판과 처벌을 피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그의 죽음이 죄를 사라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이먼비젠탈센터는 1947년부터 현재까지 약 1100명의 나치전범을 찾아내 법정에 세워왔다. 이 센터는 지난달부터 “전범들이 단죄 없이 자연사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독일의 베를린과 함부르크, 쾰른 3개 도시의 주요 거리에 포스터를 붙여 생존 나치 전범을 신고해 달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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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1년동안 1060억원 벌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펴낸 E L 제임스(본명 에리카 레너드·50·사진) 씨가 포브스가 선정한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작가’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12일 포브스에 따르면 전직 TV 방송국 임원이었던 영국 작가 제임스 씨가 ‘여성들의 포르노’로 불린 이 데뷔작으로 지난해 1년간 9500만 달러(약 1060억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포브스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가 미국에서 8개월 만에 역사상 가장 많은 7000만 부의 판매부수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미국 영화제작사 유니버설에 팔린 영화화 판권만으로도 최근 5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시리즈는 최근 쿠바 미군기지에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 사이에서도 꾸란보다 더 인기 있는 책으로 꼽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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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준호 감독의 영상언어, 원작을 뛰어넘었다”

    “2005년 봉준호 감독이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로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연락이 왔을 때 정말 ‘초현실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했어요. 관객 600만 명을 돌파했다니 기적 같습니다.” 영화 ‘설국열차’의 원작 만화를 그린 작가 장마르크 로셰트 씨(55)는 12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에서 영화 ‘설국열차’의 인기가 높은 것에 고무돼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곧 열릴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설국열차’의 스토리 작가인 뱅자맹 르그랑 씨와 함께 초청받아 내한할 예정이다. 그는 1982년부터 2000년까지 자크 로브 등의 스토리작가와 함께 ‘설국열차’의 만화를 그려왔다. 영화 ‘설국열차’에 직접 출연하기도 하는데 화가로 출연해 열차 속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그리는 인물이 바로 그다. 그는 “봉 감독이 특유의 영상언어로 열차 내부의 디테일과 폭력성을 잘 표현해냈다”며 “영화가 만화 원작보다 개선됐다”고 극찬했다. “봉 감독은 눈 속을 뚫고 달리는 열차 내부에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풍부하게 재창조해냈어요. 비관적으로 끝나는 원작 만화보다 낙관적 희망을 가미한 결말도 더 맘에 듭니다.” 그는 “원작과 가장 다른 점은 크리스 에번스가 연기한 주인공 캐릭터”라며 “원작에서는 전형적인 고독한 프랑스 남성처럼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인물인데,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사회체제를 바꾸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 적극 협력하는 혁명가로 등장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와 같은 봉 감독의 영화는 어둡고 비관적이지만 늘 유머가 넘치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좋아한다”며 “이번 ‘설국열차’도 처음부터 세계 영화팬들을 겨냥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이 2000년대 중반 우연히 만화 설국열차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2005년 영화 판권을 사러 프랑스에 왔을 때 처음 만났으며 지금은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고 로셰트 씨는 말했다. 그는 영화 ‘설국열차’ 프랑스 개봉에 맞춰 10월 28일부터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원작 만화 작품, 영화 관련 이미지 등 60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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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신 다이제스트]만델라 딸 “아버지, 의자에 앉을 정도로 건강 회복”

    두 달 넘게 입원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95·사진)이 “하루 중 몇 분 동안 의자에 잠깐 앉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나아졌다”고 막내딸 진지(53)가 9일 전했다. 그는 남아공 국영 TV인 SABC와의 인터뷰에서 “타타(아버지)는 가족이 ‘이제는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다시 기력을 회복하곤 한다”고 말했다. 만델라는 폐 감염증 재발로 올해 6월 8일 수도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심장병원에 입원했다.}

    • 201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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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신 다이제스트]獨슈피겔 “NSA, 각국 정보 5등급 분류해 수집”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각국의 정보를 5등급으로 분류해 수집했다고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이 11일 보도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북한 등이 1등급으로 가장 높았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은 중간 수준이었다. NSA는 유럽연합(EU)의 외교와 무역, 경제 분야 정보는 3등급으로 분류했다고 전했다. 또 NSA는 영장 없이 수집한 광범위한 개인 정보 가운데 자국민의 것을 따로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비밀리에 허가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 보도했다. 이는 대규모 정보수집 활동이 외국인에게 국한됐고, 미국인을 감시하지 않았다는 그동안의 NSA 주장과 다른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한편 미 정부는 NSA의 정보수집 활동 범위를 담은 제안서를 공개하면서 NSA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전송량)의 1.6%에 해당하는 정보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201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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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사상최대 기사조작 스캔들로 몰락한 전직기자… 10년뒤 ‘인생코치’로 돈방석

    10년 전 미국 뉴욕타임스를 152년 역사상 가장 큰 스캔들로 몰아넣었던 제이슨 블레어 씨(37·사진). 여전히 ‘조작과 거짓말’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그가 기자직을 떠나 ‘인생 코치’로서 새 삶에 도전하고 있다고 프랑스의 일간 르몽드가 최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5월 11일 7페이지에 걸쳐 1998년 인턴으로 입사한 블레어 기자의 기사 조작 사건을 자세히 보도했다. 2002년부터 2003년 4월까지 그의 이름으로 쓴 73개의 기사 중 37건에서 보지 않은 현장을 묘사하거나, 코멘트를 조작한 사례 등을 일일이 밝혔다. 세계 최고의 신뢰도를 자랑하는 신문사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전 세계 언론이 기자들의 윤리 규범을 재정비할 정도로 커다란 충격을 줬다. 촉망받는 스타 기자에서 하루아침에 몰락한 그는 퇴사 뒤 은둔생활을 하며 방황했다. 뉴욕의 한 커피숍 화장실에서 자살을 기도하는가 하면 불면증과 약물중독, 알코올의존증에 빠져들기도 했다. 그는 3년 동안 수많은 정신과 상담을 거친 후 ‘조울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주변의 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온 세상으로부터 조롱받던 그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상처 극복을 돕는 일이었다. 그는 2010년 4월 고향인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의 센터빌에서 ‘구스 크리크 컨설팅’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는 2012년 50만 달러(약 5억5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가 뉴욕타임스 시절에는 결코 만져볼 수 없던 돈이었다. 현재 그의 사무실은 심리치료 전문의를 포함해 12명의 직원이 일할 정도로 성장했다. “제 고객의 40%는 제 과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찾아옵니다. 저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인생의 경력에서 문제가 생겼거나 정신적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회적 이슈에 폭넓은 관심이 있는 사람도 정작 자신 내면의 문제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치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일입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환자들에게는 “구글에서 내 이름을 검색해 보라”며 자신의 약물중독과 직장에서의 실패담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그는 스스로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 차원에서 저널리즘 스쿨에서의 ‘안티 모델’ 사례 강의 요청에도 스스럼없이 나선다. 그는 “내가 내고 싶은 성과와 내 능력 사이의 갭 때문에 너무나 큰 고민을 했었다”며 “가장 후회되는 것은 내가 잘못을 깨달았을 때 왜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 그토록 오랫동안 거짓말을 하는 길을 택했느냐 하는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또한 퇴사 후 1년 만인 2004년에 펴낸 회고록에서 자신을 뉴욕타임스 내 인종차별의 희생자로 묘사하기도 한 데 대해 “적어도 7, 8년 뒤에 회고록을 썼어야 했는데 너무나 성급했던 행동”이라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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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하라, 주민 잘 살펴라” 공포의 알카에다 민심 전략 맞아?

    "그들(점령지 주민)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라. 그러면 그들은 우리들을 공감하고 그들의 운명이 우리와 연결돼 있다고 느낄 것이다." "여러분은 친절해야 한다. 기도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때려서는 안 된다. 가능한 이슬람주의적인 처벌을 강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중동 아프리카 지역 공관의 일제 폐쇄를 가져올 정도로 서방세계를 테러 공포에 빠뜨렸던 예멘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수장인 나세르 알우하이쉬가 '지하드'(이슬람 성전) 성공을 위한 민심 확보전략을 담은 편지가 발견됐다. 지하드에 대한 청사진이 공개된 셈이다. 이 편지는 지난해 북아프리카의 알카에다 마그레부 지부(AQIM) 지도자 압델말렉 드루크델에게 보낸 것이라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지난해 5, 8월 보내진 두 통의 편지는 올해 1월까지 AQIM 사령부로 사용됐던 말리의 팀북투 건물에서 발견됐다. 알우하이쉬는 이 편지에서 자신이 2011년 2월부터 16개월간 남부 예멘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싸운 경험을 상세하게 밝혔다. 그는 편지에서 당시 말리 북부를 장악한 AQIM의 동료들에게 극단적인 방법 보다는 점령지 주민들이 전기와 물 공급을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또한 "전쟁을 너무 오래 끌어서는 안되며, 주민들을 너무 엄하게 다루지 않아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알카에다가 무력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주민들의 '가슴에 호소하는 통치방법'을 통해 민심을 장악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게 이 편지를 살펴 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그레고리 존슨 교수는 "서방세계 사람들은 알카에다를 단지 테러조직만으로 보지만, 알카에다는 훨씬 방대하고 더 많은 일을 한다"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특히 "예멘의 AQAP그룹은 스스로를 정부가 될 수 있는 조직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AQAP는 2012년까지 예멘 남부지역을 장악했다가 미군의 지원을 받은 정부군에 밀려 퇴각했다. 예멘 태생의 30대인 알우하이쉬는 과거 수년간 오사마 빈 라덴의 개인비서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이번 테러계획의 주동자는 알자와히리가 아니라 AQAP의 수장 알우하이쉬"라고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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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작의 달인, 제이슨 블레어의 인생역전

    10년 전 미국 뉴욕타임스를 162년 역사상 가장 큰 스캔들로 몰아넣었던 제이슨 블레어(37). 여전히 '조작과 거짓말'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그가 기자직을 떠나 '인생 코치'로서 새 삶에 도전하고 있다고 프랑스의 일간 르몽드가 최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5월 11일 7페이지에 걸쳐 1998년 인턴으로 입사한 젊은 기자 블레어의 기사 조작사건을 자세히 보도했다. 2002년부터 2003년 4월까지 그의 이름으로 쓴 73개의 기사 중 37건에서 보지 않은 현장을 묘사하거나, 코멘트를 조작한 사례 등을 일일이 밝혔다. 세계 최고의 신뢰도를 자랑하는 신문사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전 세계 언론에서 기자들의 윤리 규범을 재정비할 정도로 커다란 충격을 줬다. 촉망받는 스타기자에서 하루아침에 몰락한 그는 퇴사 뒤 은둔생활을 하며 방황에 빠져들었다. 뉴욕의 한 커피숍 화장실에서 자살을 기도하는가 하면, 불면증과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에 빠져들기도 했다. 그는 3년 동안 수많은 정신과 상담을 거치면서 자신의 병명이 '조울증'인 걸 알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동료 환자들을 보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냈다. 온 세상으로부터 조롱받던 그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상처극복을 돕는 일이었다. 그는 2010년 4월 고향인 버지니아 페어펙스 카운티의 센터빌에서 '구스 크릭 컨설팅'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는 2012년 50만 달러(약 5억5000만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그가 뉴욕타임스 시절에는 결코 만져볼 수 없던 돈이었다. 현재 그의 사무실은 심리치료 전문의를 포함해 12명의 직원이 일할 정도로 성장했다. "제 고객의 40%는 내 과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찾아옵니다. 저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인생의 커리어에서 문제가 생겼거나, 정신적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회적 이슈에 광범위한 관심이 있는 사람도, 정작 내면의 문제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치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일입니다."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환자들에게는 "구글에서 내 이름을 검색해보라"라며 자신의 약물중독과 직장에서의 실패담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그는 스스로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 차원에서 저널리즘 스쿨에서의 '안티 모델' 사례 강의 요청도 스스럼없이 나선다. 그는 "내가 내고 싶은 성과와 내 능력사이의 갭 때문에 너무나 큰 고민을 했었다"며 "가장 후회되는 것은 내가 잘못을 깨달았을 때 왜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 그토록 오랫동안 거짓말을 하는 길을 택했느냐 하는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또한 퇴사 후 1년 만인 2004년에 펴낸 회고록에서 자신이 뉴욕타임스 내의 인종차별의 희생자로 묘사하기도 한 데 대해 "적어도 7, 8년 뒤에 회고록을 썼어야 했는데, 너무나 성급했던 행동"이라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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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 카페]자크 아탈리가 쓴 ‘프랑스의 응급상황’

    “위기는 이미 와 있다. 엄청난 분노와 좌절, 공포가 쌓이고 있다.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정치계급은 모든 합법성을 잃을 것이다. 한 달 아니면 1년 내에…. 새로운 혁명의 방아쇠가 당겨질 것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석학인 자크 아탈리(69)의 신작은 암울하기 그지없다. ‘프랑스의 응급상황(Urgences Fran¤aises)’이란 제목 그대로 현재의 프랑스는 단순한 위기를 넘어 이미 응급실에 실려 온 중환자다. 앞으로 1년 내에 개혁을 하지 못하면 그리스와 같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다. 이 책은 요즘 프랑스에서 서점뿐 아니라 모노프리 같은 동네 할인점에서도 맨 앞에 꽂혀 있을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행복했던 나라’ 프랑스를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완벽한 기후조건, 세계 1위의 관광대국, 최상급 의료 교육 철도 시스템, 전 세계 2억2000만 명에게 통용되는 언어, 최고의 삶의 질 만족도…. 그러나 이런 ‘약속의 땅’ 프랑스가 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도덕적 위기에 빠져 버린 것일까. 저자가 짚은 가장 중요한 몰락의 원인은 기득권과 특권에 대한 집착이다. 천혜의 풍요로운 조건이 역설적으로 사회적 이동성의 거부, 세계에 대한 불신, 개혁에 대한 공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넓은 해안을 가졌다. 그러나 프랑스는 한 번도 해양국가나 상업 자본주의 국가가 되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그 대신 농업국가를 지향했다. 프랑스인들은 땅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바다 밖의 막대한 이익과 위험, 상업, 제조업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실제 프랑스 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 26%에서 2011년 12%로 줄었다. 제조업이 없으니 성장도, 고용도, 수출도 점점 줄어든다. 또 프랑스인의 60%는 자기가 태어난 지역에서 평생 살아가며, 73%는 세계화를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안정된 제도에 의한 개혁은 ‘프랑스적 전통’이 아니다. 프랑스에선 오직 극단적인 ‘혁명’과 ‘반혁명’을 통해 역사가 움직여왔다”고 냉소를 보낸다. 그러나 비극적 결말을 막을 길은 역시 개혁뿐이다. 그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승리는 언제나 낙관주의자의 몫”이라며 10가지 개혁과제를 제시한다. 여기엔 프랑스를 젊은 세대를 위한 나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사회 이동성 증대, 직업교육 강화, 기업 경쟁력 강화, 정치 개혁 같은 구체적이고 실용적 조언이 담겼다. 특히 실업자들에게 ‘제2의 기회를 주는 학교’를 통한 평생 일자리 구축 시스템이 눈여겨볼 만하다. 또 프랑스어와 문화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벗고 유럽과 세계의 인재를 적극 받아들이며 마음의 빗장을 열 것을 촉구했다. 저자는 프랑수아 미테랑부터 니콜라 사르코지까지 좌우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정책 자문에 응한 유명 학자이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쓴 그의 비판과 대안 제시가 과연 프랑스를 바꿀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는 “만일 대통령이 철저하게 개혁을 추진하다 보면 재선을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있는가. 이번이 프랑스엔 마지막 기회다”라고 말한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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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을 빌려드립니다, 한시간 3만원” 29세 여성 광고, 왜?

    프랑스의 온라인 임대 사이트(e-loue.com)에 "내 가슴을 빌려주겠다"는 특이한 광고가 올라왔다. 한 젊은 엄마가 남성 동성애 부부를 위해 아기에게 모유를 먹여주는 서비스를 해주겠다고는 제안이었다. "저는 건강한 젊은 엄마고, 견습 간호사로 일하는 29세 여성입니다. 모유 수유를 위해 제 가슴을 빌려드립니다." '세실리아232'라는 ID를 가진 이 여성은 모유 수유를 위한 가슴 임대료는 한 시간에 20유로(약 2만9700원), 하루에 100유로, 1주일에 500유로라고 밝혔다. 이 여성은 "아기가 있는 집으로 찾아갈 수 있으며, 하루에 10여 차례 이상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5월 18일 프랑스에서 동성애 커플에게도 결혼과 입양이 합법화된 이후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광고에서 "남성 동성애 부부는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할 기회가 없다"며 "모유는 완전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아기의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며 자신의 가슴을 빌려주겠다는 광고를 내건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인 알렉상드르 웅 씨는 "이 여성이 올린 광고가 진실성이 있는지 심도 깊은 대화를 통해 검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변호사와 상의해 본 결과 프랑스에서 모유를 병에 담아서 파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이 광고는 직접 방문해 모유 수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 합법적"이라고 로이터 통신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나 BFM TV는 "프랑스 모유협회에 따르면 모유의 수집, 보관, 유통은 공공기관의 의학적인 허가 아래 이뤄져야 하며, 비영리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이 광고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합법성 여부를 떠나 이 광고에는 수십 명의 신청자가 몰려 이 여성은 몇 달치를 예약해야 했다고 BFM TV가 전했다. 이 같은 임대 사이트는 2010년에도 "잔디를 깎기 위해 염소를 임대해주겠다"는 사연이 올라와 미디어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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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치 상징 깃발 ‘하켄크로이츠’, 獨 공공장소 사용땐 형사처벌

    독일 나치의 상징 깃발이었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갈고리 십자가 문양·사진)’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독일 형법에 따라 사용이 금지됐다. 나치 문양이 새겨진 휘장, 배지, 깃발 등을 공공장소에서 전시하면 ‘반(反)헌법조직 상징물 금지법’에 의해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 때문에 독일의 수많은 공공기관 건물 벽에 새겨진 나치 문양이 종전 이후 지워졌다. 심지어 1930년대의 독일 제국철도의 열차시각표를 재인쇄하려던 작업이 검열에 걸려 중단되기도 했다. 2006년 독일 의류회사인 에스프리는 신제품의 단추모양이 나치 문양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2만 장에 이르는 카탈로그를 전량 폐기했다. 2006년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경기에서 AS로마의 응원단이 경기장에 나치 깃발을 내걸었다가 ‘다음 홈경기 관중 출입금지’ 징계를 받았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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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알카에다 테러공격 첩보 입수

    미 국무부가 알카에다의 공격이 예상되는 예멘 현지 대사관에 필수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또 예멘에 머물고 있는 미 국민은 즉각 떠날 것을 통보하고, 안보 위협 등급을 최고로 올렸다. 이와 함께 중동·아프리카 지역 17개국의 공관 폐쇄를 10일까지 연장하면서 폐쇄 대상 국가에 마다가스카르 부룬디 르완다 모리셔스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4개국을 추가했다. 미국 정부는 2일 예멘 이집트 이라크 카타르 등 17개국 21개 대사관과 영사관의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도 5, 6일 예멘 공관을 폐쇄했고 노르웨이도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공관 문을 한시적으로 닫았다. 이러한 미국의 테러 경계경보는 파키스탄에 있는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예멘지부(AQAP)의 수장 나시르 알 우하이시에게 “이르면 4일 공격을 실행에 옮겨라”고 지시한 통화내용이 감청되면서 촉발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감청으로 미국과 예멘 당국은 알카에다의 테러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한다. AQAP는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 대형 테러를 감행해 알카에다 조직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세력으로 알려졌다. AQAP는 2009년 미국 디트로이트 항공기 폭파를 기도하고 2010년 화물기 폭탄 소포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5일 의회 전문 매체인 ‘더힐(The Hill)’은 “미군 특수부대가 지난주 국방부나 정보기관이 테러조직의 행방을 확인해주기를 기다리며 비상대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특수부대가 선제공격할 모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예멘에서는 알카에다 대원으로 추정되는 4명이 탄 차량이 미국 무인기의 공격을 받아 차량이 불에 타고 4명 모두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현지 소식통은 “사망자가 모두 예멘인으로 2명의 이름은 살레 알타이 알 와이리, 살레 알리 쿠티”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와이리는 전날 예멘 정부가 수배한 알카에다 대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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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폴 ‘알카에다 연계 탈옥’ 국제경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가 최근 이라크와 리비아, 파키스탄 등 9개국에서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잇단 탈옥 사건이 발생하자 3일 전 세계 교도소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인터폴은 “7월에만 테러리스트와 범죄자 수백 명이 탈출했다”며 19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인터폴은 일련의 탈옥 사건이 알카에다와 연관된 것인지를 밝혀낼 수 있도록 수사에 협조해 주고 추가 공격을 방지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해 달라고 회원국에 요청했다. 지난달 29일 파키스탄 데라이스마일칸 소재 교도소에선 박격포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의 공격으로 250여 명이 집단 탈옥했다. 지난달 27일에도 리비아 벵가지 외곽의 교도소에서 1000여 명의 재소자가 탈옥했고, 지난달 21일엔 이라크의 교도소에서 500여 명의 수감자가 탈옥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미국 내 주요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테러 공격보다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내 서방 민간인들을 타깃으로 한 산발적 공격이 테러의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4일 보도했다. 올 초 이슬람 무장세력이 알제리 가스 시설을 공격하고 서방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타임은 “미국 내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과 알카에다 조직에 대한 감시 강화 등으로 제2의 9·11테러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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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전승훈]아시아의 사이먼 비젠탈이 있었다면

    “히틀러가 집시들을 더 충분히 죽였어야 했는데….” 지난달 말 프랑스 서부 숄레 시의 질 부르둘렉스 시장은 이렇게 중얼거렸다가 신세를 망칠 위기에 몰렸다. 100여 대의 캠핑카를 불법 주차해 놓은 동유럽 출신 집시들과의 언쟁 속에서 무심코 한 말이 현장에서 녹음됐고 지역신문에 실려 일파만파를 낳았다. 그는 나치의 ‘반인륜 범죄 찬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유죄가 확정되면 5년 이하 징역형에 벌금 4만5000유로(약 6680만 원)를 물게 된다. 그는 소속 정당에서도 쫓겨났다. 이번엔 일본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던졌다.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일본의 우익 세력이 민주적인 독일 바이마르 헌법을 누구도 모르게 무력화시켰던 ‘나치식 개헌’ 수법을 배우자는 제안이었다. 나치의 개헌은 곧바로 제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600만 명 대학살의 참극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유럽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소 부총리는 ‘은밀하고 위대하게’ 개헌을 해보자는 취지였겠지만 결과적으로 전 세계에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에 대한 속내를 널리 알린 셈이 됐다. 프랑스에서 요즘에야 한류(韓流) 마니아가 생겼지만 일본 문화에 대한 열정인 ‘자포니슴(Japonisme)’의 역사는 19세기부터 이어질 정도로 뿌리가 깊다. 일본을 문화적 경제적 이유로 좋아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독일과 달리 과거사에 대해 몰역사, 몰염치로 일관하는 평소 일본의 태도를 잘 지적하지 않는 프랑스인들을 이해할 수 없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이유에 대해 전직 외교관 출신인 프랑스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프랑스 영국 등도 식민 지배를 하며 나쁜 짓을 많이 했지만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 패전한 독일만 사과를 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같은 제국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아픈 곳은 서로 건드리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그런데 유럽 언론들이 아소 부총리의 ‘나치 발언’에 대해서는 태도가 싹 달라졌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아소 부총리의 망언 시리즈에는 늘 ‘나치즘’이 빠지지 않는다”고 꼬집었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마치 나치가 정당한 절차를 통해 개헌한 것처럼 발언했는데 실제 나치는 여러 특별법을 만들어 민주주의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유럽 언론들의 아소 비판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그동안 일본의 정치인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동아시아 침략에 관한 숱한 망언을 쏟아냈지만 ‘나치 망언’만큼 조명을 받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중국 등의 항의는 무시하면서 유럽의 비판에는 잽싸게 발언을 철회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서구 사대주의’도 우습긴 마찬가지다. 이번에 아소 부총리의 망언에 가장 무거운 비판을 가한 것은 유대인 인권단체인 사이먼 비젠탈 센터였다. 이 센터를 세운 사이먼 비젠탈(1908∼2005)은 50년간 1100명이 넘는 나치 전범을 찾아내 기소해 ‘최후의 나치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인물이다. 그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총괄 지휘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에서 잡아내기도 했다. 이 센터는 최근 독일에서 나치 전범 현상수배 작전을 또다시 시작했다. 어느덧 우리도 ‘나치 미화’는 정신병자의 짓이라 생각하면서 일본 정치인들의 ‘군국주의 미화’ 망언에는 익숙해져 버린 것은 아닐까. 만일 아시아에도 비젠탈처럼 집요한 ‘일제 전범 사냥꾼’이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위안부 강제동원, 731부대의 세균전, 난징대학살 등에 관여했던 전범들이 잡힐 때마다 세계인들이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가해자의 참회다. 비젠탈은 생전에 이런 말을 했다. “가해자의 참회 없이 피해자의 용서가 가능한가.”전승훈 파리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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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연립정부 존립여부, 베를루스코니 재판에 달려

    이탈리아 대법원이 1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76·사진)의 세금 포탈 혐의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틀째 심리를 진행했다. 최종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집권 엔리코 레타 연립정부가 붕괴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대법원이 이날 낮 12시경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 그룹 미디어셋과 세금 횡령을 공모한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오후 4시 반 현재까지 최종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밀라노 항소법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과 5년간 공직진출 금지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지난 20년간 이탈리아에서 군림하던 베를루스코니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엔리코 레타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를루스코니가 속한 중도우파 자유국민당(PDL)이 판결에 반발해 각료 총사퇴와 소속 의원들의 집권연정 탈퇴를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중도좌파 민주당(PD)도 상대 당 대표가 유죄판결을 받은 상황에서 ‘적과의 동침’을 더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레타 총리도 물러나고 차세대 유력 주자인 마테오 렌치 피렌체 시장이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올해 2월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이탈리아는 수개월간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개혁 법안을 추진해 온 연립정부가 또다시 혼돈에 빠질 위기에 처하자 주변국들이 유로존 세 번째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연정이 최종 붕괴되면 국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유국민당이 베를루스코니 대신 그의 장녀 마리나 베를루스코니(46)를 차기 수장으로 내세워 연립정부 지속을 위한 정치협상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판결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관련된 재판에서 나오는 최초의 대법원 확정 판결이다. 그는 지난달에도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와 뇌물 등 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았으며, 나폴리에서는 전직 상원의원을 매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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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파라오 알시시’ 떴다

    검은색 선글라스, 온갖 메달로 장식된 군복…. 이집트 전역에서는 요즘 군부 실세로 떠오른 압둘 파타 알시시 국방장관(58·사진)의 사진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1950년대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은 군부 지도자 압델 가말 나세르(1918∼1970)와 비교해 ‘인터넷 시대의 나세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 시간) “아랍 최대 국가인 이집트에서 벌어지는 카리스마 넘치는 군부 지도자에 대한 개인숭배 현상이 권위주의 정부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이로에는 알시시와 나세르의 사진을 함께 내건 포스터도 등장했다. 국영TV와 신문은 물론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알시시 국방장관에 대한 찬양 일색이다. 이젠 정상적 수준을 벗어나 신격화 양상을 띠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에 큰 역할을 한 알시시 국방장관에 대한 지지자들의 숭배는 무슬림형제단과의 대결이 본격화한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는 24일 TV 기자회견에서 “폭력과 테러리즘에 맞서 봉기해 달라”고 직접 호소하면서 정치의 중심에 나섰다. 그 직후 카이로에서 벌어진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는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유혈진압으로 80명 이상이 사망했다. 권위주의 정부로 회귀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무함마드 이브라힘 이집트 내무장관은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축출 이후 폐지됐던 악명 높은 비밀경찰인 ‘국가안보조사국’을 재건하겠다고 29일 발표했다. 또한 이집트 과도정부는 총리에게 국가비상사태 선포권과 군의 민간인 체포 허가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집트 군부의 움직임이 1954년 나세르가 권력을 장악했던 방식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알시시 국방장관은 내년 이집트 대선 출마 여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집트 일간지 알와탄은 “당장 대선이 치러지면 그(알시시)가 당선되리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며 “사람들은 그를 이미 사실상의 통치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부의 지나친 역할 확대에 처음엔 무르시 축출을 지지했던 자유주의 세력 일부가 반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모하메드 아부 엘가르 이집트 사회민주당 대표는 “2011년 이후 아랍세계에 불어온 민주주의의 희망을 꺼뜨릴 ‘제2의 나세르’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무르시 전 대통령도, 군부도 지지하지 않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제3의 광장’이란 그룹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프랑스24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주말부터 카이로 시내 스핑크스 광장에서 무르시 전 대통령과 알시시 국방장관 사진 모두에 ‘X’자 표시를 한 포스터를 내걸고 집회를 가졌다. 카이로 시내타흐리르 광장의 군부 지지 시위대, 카이로 외곽 나스르시티의 라바 알아다위야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농성하는 친무르시 시위대와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었다. ‘제3의 광장’ 활동가인 피라스 모크타르 씨는 “이집트 사회의 양극단 분열을 막고, 군부나 종교가 아닌 시민이 이끄는 민주정치를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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