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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규제가 매년 강화되면서 기업 10곳 중 7곳은 이에 대한 대응은커녕 규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조차 힘겨워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3일 발표한 ‘기업 현장방문을 통한 환경규제 합리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환경부가 새로 도입한 규제는 509건이고 기존의 규제도 매년 30∼80건씩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8월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업 100곳 중 68곳이 ‘규제 내용 파악이 어렵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관련해 ‘비용 부담’(65개사)과 ‘내부 전문인력 부족’(56개사) 등을 또 다른 어려움으로 꼽았다. 부담이 큰 대표적인 환경규제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으로 조사됐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는 화학물질 배출 사고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등으로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국민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주요 규제의 구체적인 기준을 담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공포 이후 시행까지 평균 소요기간은 각각 5일과 10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설문 응답기업의 71%가 규제 제·개정 과정에서 정부와 협의가 잘 안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기업들이 규제를 이행하기 위해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규제가 먼저 시행되다 보니 다수의 업체가 허가취소나 폐쇄명령 조치를 받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가장 강력한 처벌인 허가취소(478건)와 폐쇄명령(609건)이 2014년에 비해 각각 476%, 1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장현숙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신설·강화하는 규제의 준비기한을 충분히 보장해 기업의 규제 이행을 돕고 관련 인프라도 사전에 구축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며 “환경과 기술 개발을 동시에 고려한 실효성 있는 규제 마련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환경규제가 매년 강화되면서 기업 10곳 중 7곳은 이에 대한 대응은커녕 규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조차 힘겨워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3일 발표한 ‘기업 현장방문을 통한 환경규제 합리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환경부가 새로 도입한 규제는 509건이고 기존의 규제도 매년 30~80건씩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8월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업 100곳 중 68곳이 ‘규제 내용 파악이 어렵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관련해 ‘비용 부담’(65개사)과 ‘내부 전문인력 부족’(56개사) 등을 또 다른 어려움으로 꼽았다. 부담이 큰 대표적인 환경규제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으로 조사됐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는 화학물질 배출사고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등으로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국민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주요 규제의 구체적인 기준을 담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공포 이후 시행까지 평균 소요기간은 각각 5일과 10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설문 응답기업의 71%가 규제 제·개정 과정에서 정부와 협의가 잘 안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기업들이 규제를 이행하기 위해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규제가 먼저 시행되다 보니 다수의 업체가 허가취소나 폐쇄명령 조치를 받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가장 강력한 처벌인 허가취소(478건)와 폐쇄명령(609건)이 2014년에 비해 각각 476%, 124%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장현숙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신설·강화하는 규제의 준비기한을 충분히 보장해 기업의 규제이행을 돕고 관련 인프라도 사전에 구축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며 “환경과 기술 개발을 동시에 고려한 실효성 있는 규제 마련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과 전동화, 커넥티비티 등 미래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력을 갖춘 미래 핵심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래차 시장 경쟁에서의 관건은 우수한 인재 확보에 있고 이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열정이 혁신의 열매를 만들어낸다는 생각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특히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양성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소프트웨어 중심 회사로의 변화를 선언하며 2025년까지 현재 1000여 명 수준인 소프트웨어 설계 인력을 4000여 명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지난해 현대모비스 전체 연구개발 인력이 4100명 수준인 걸 감안하면 대대적인 증원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정보기술(IT) 기업에 버금가는 대규모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양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차 시장은 기계 중심의 제조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의 융·복합 서비스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2030년 자동차 한 대에서 ‘소프트웨어’라는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에서 30% 수준으로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축적한 하드웨어 설계와 제조 기술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융합해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분야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산업 간, 기술 간 융합을 통해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미래차 영역에서 순발력 있게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전략적 네트워킹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2012년부터 기술포럼을 운영하면서 외부 기술 동향과 시장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기술포럼은 3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우선 전문가 초청 교육인 기술세미나가 있다. 기술 세미나의 주제는 첨단운전자지원기술(ADAS), 친환경 부품, 통신 등 현대모비스가 연구개발하고 있는 전 분야를 아우른다. 또 약 6개월간 전문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직원들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전문가 장기 자문’ 프로그램과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통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글로벌 자문 네트워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미래차 시장의 근본 경쟁력은 장치와 인프라가 아니라 인재 확보에 있다고 보고 인재 중심, 사람 중심의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는 창업 당시부터 사람의 중요성에 대한 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인재 육성에 힘써왔다. 자원도 기술도 자본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시작한 포스코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사람의 능력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인재 양성이 제철소 건설만큼 중요하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조업기술과 건설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직원의 해외연수, 제철연수원을 통한 자체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또 경제적 수익을 넘어서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토대로 포스코의 현재와 미래를 선도하고 기업시민을 구현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인재 양성의 첫걸음과 같은 신입사원 교육은 3주간의 그룹 공통 입문교육과 4주간의 현장교육, 마지막 3주 포스코 도입교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천의식과 배려의 마인드를 갖춘 창의적 인재 육성을 목표로 회사에 대한 이해와 직무지식뿐만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자세를 만들어가는 교육이다. 차세대 경영리더를 육성하고 현업에서의 성과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포스코 고유의 리더십 교육체계도 운영 중이다. 직급 승진자는 물론 신임 리더·그룹장·임원 등 신임 직책자·관리자 과정도 중요한 교육 중 하나다. 창업 초기부터 ‘직원들의 지식과 기술을 세계적 수준에 도달시킨다’는 경영방침을 앞세우면서 철강 기술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장 직원들은 기술인력 육성체계의 5단계 필요역량 레벨에 따라 직무역량 수준을 진단받고 결과에 따라 수준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받는다. 엔지니어 기술교육은 직급별로 필수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교육과 전문역량 향상을 위한 부서 맞춤형 교육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대·계층 간 공감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특히 그룹의 중심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 세대의 직원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톡톡캠프’는 회사 안팎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시민’을 강조하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청년층과 지역사회를 위한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청년 실업문제 해소를 위해 △기업실무형취업교육 △청년인공지능(AI)·빅데이터아카데미 △창업인큐베이팅스쿨 등 3가지 취·창업 프로그램을 신설한 바 있다. 또 포스코청암재단은 올해부터 지역사회와의 공존 그리고 양극화 해소를 위해 ‘포스코비전장학’ 사업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재경영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지향점 아래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부터 일반직·연구직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본사 인사부문이 관리하는 ‘정기 공개채용’에서 각 현업 부문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직무중심 ‘상시 공개채용’ 방식으로 전환했다. 상·하반기 1회씩 연간 2차례로 고정된 시점에 채용하는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하는 미래 산업 환경에 맞는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채용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필요한 인력 규모를 사전에 예상해 정해진 시점에 모든 부문의 신입사원을 일괄적으로 채용하는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부문별로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상시로 신입사원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 지원자의 입장에서도 관심 있는 직무를 중심으로 필요한 역량을 쌓으면서 수시로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턴사원 채용방식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인턴 사원 채용방식을 기존 상·하반기 두 번에 걸쳐 선발한 것에서 연중 상시 채용하는 ‘H-Experience’ 프로그램으로 전환했다. 이 프로그램은 △인턴 채용 후 현업실습을 거쳐 입사 여부가 결정되는 ‘채용전환형 인턴’ △미래 경쟁력 강화 분야의 유망 인재를 발굴하고 직무 경험·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연구 인턴’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실시된다. 지원자에게 직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미래 산업환경에 적합한 융합형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다.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에서 우수 인재를 발굴해 영입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미국에서 제9회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을 열었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점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해외 우수인재를 발굴·영입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행사다. 이 행사는 해외 이공계 석·박사급 우수인재 발굴을 위해 참가자가 자신의 전공과 연구 분야, 경력과 관련된 주제를 선택해 자유롭게 발표하는 학술 포럼 형식으로 진행된다. 현대차 7개 세션, 현대모비스 2개 세션, 현대제철 2개 세션 등으로 진행된 올해 포럼에서는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세션을 신설하면서 눈길을 모았다. 또 미래 기술 내재화를 위한 ICT 분야 핵심 인재 확보를 중점 목표로 설정하면서 소프트웨어 분야 세션을 강화하기도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로 최근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와 수입처 다변화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와 관련한 한국과 독일 기업 간의 협력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27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무역협회와 한독상공회의소는 다음 달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독 소재·부품·장비 기술협력 세미나’를 연다.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과 관련해 한국과 독일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사다. 이번 행사는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 이후 무역협회와 한독상의가 협력해 성사됐다. 무역협회는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기전자, 기계, 화학, 반도체 분야 등의 핵심 소재·부품 수십 개를 추려냈다. 한독상의는 이 품목을 독일 기업 측에 전달했다. 이를 토대로 지멘스와 머크 등의 기업이 이번 행사에 참가해 최신 소재와 부품, 기술 등을 한국에 소개하고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협회와 한독상의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협력의 기반이 마련되면 올해 안에 소재 등의 수입처 다변화를 위한 기업 간 비즈니스 미팅도 열 계획이다. 김효준 한독상의 회장은 “독일은 일본이 가진 원천기술 중 상당수를 넘겨줬다고 할 수 있는 기술 강국”이라며 “앞으로 수입처 다변화를 넘어 국산화까지 염두에 뒀을 때 ‘신뢰 있는 파트너’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27일 일본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일본이 7월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중 하나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의 한국 수출은 8월 한 달간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김도형 dodo@donga.com·김예윤 기자}

“여기 스타트업 행사장 맞아? 왜 이렇게 힙(Hip·새롭고 개성이 강하다는 뜻)하지?” 현대자동차가 26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 옛 서비스센터에서 연 스타트업과 예술가의 협업 축제인 ‘제로원데이 2019’에 참석한 취업준비생 김모 씨(24)는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놀랐다. 그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에서 내려 현대차가 제공하는 전동 킥보드를 타고 평소라면 20분 걸릴 거리를 약 7분 만에 도착한 길이었다. 현대차는 용산역과 5호선 마포역에 협업한 스타트업 슈어모빌리티의 전동 킥보드 ‘제트(ZET)’ 등을 배치해뒀다. 제로원은 창의인재를 위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현대차의 지원 아래 지난해 3월 서초구 강남대로에 문을 연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제로원데이 행사는 예술가와 개발자, 스타트업 관계자 등 다양한 창의인재들이 참여해 프로젝트와 사업모델을 일반에 선보이고 소통하는 자리였다. 올해 행사의 주제인 ‘모든 것의 무경계(Borderless in Everything)’는 예술과 기술, 그리고 산업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질 때 비로소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진정한 오픈 이노베이션은 한계 없는 만남과 협업으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큰 주제 아래의 세부 주제는 △평평한 세계(Flat World) △멀티 휴머니티(Multi Humanity) △유동하는 모빌리티(Liquid Mobility) 등이었다. 자율주행기술로 움직이는 모의주행 기기부터 전동 킥보드, 증강현실(AR) 기반의 게임과 예술품 등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현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혁신적이고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했다. 당장 사업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참신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행사라는 것이다. 이날 행사의 기조연설에 나선 설원희 현대차 미래혁신기술센터장(부사장)은 “자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만이 미래 성장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은 물론이고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설 센터장은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2000년대 초반 새로운 무선통신기술을 개발해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선도했지만 이를 서비스로 연결하는 데 실패하며 미국 애플과 구글에 선두 자리를 내준 사례를 언급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융합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스타트업계 관계자 등 모두 2000여 명이 참석했다.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들은 요리, 그림, 바느질, 목공까지 다양한 창작 활동에 참여하고 전문가들의 작업도 볼 수 있다. 지민구 warum@donga.com·김도형 기자}

반도체 회사에서 근무하는 이모 씨(35)는 ‘조국 노이로제’를 호소한다. 이 씨는 “정말 이제는 그만 듣고 싶은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조 장관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회의 시간에 동료끼리 조국 사태로 논쟁을 벌이다 주먹다툼이 나 징계가 내려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국 블랙홀’은 정치는 물론 경제 산업 사회 교육 문화 등 다른 분야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국 사태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식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면서 국가 공동체가 사실상 아노미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내에서조차 수사 상황이 아닌 조 장관에 대한 찬반 논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구내식당, 흡연실, 술자리에서 조 장관 이야기만 한다. 수사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조 장관이 나빴다거나 필요하다거나 그런 일차원적 이야기를 되돌이표처럼 무한 반복한다”고 전했다. 학계도 조국 논란으로 이미 사분오열된 지 오래다. 이제봉 울산대 교수 등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은 27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시국선언을 한다. 반면 김호범 부산대 교수 등 ‘시급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국내 및 해외 교수·연구자 일동’은 26일 부산시의회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조 장관의 검찰개혁을 지지할 계획이다. 문화계도 ‘조국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설가 이문열 씨 등 보수 진영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나섰고, 소설가 공지영 씨와 시인 안도현 씨 등 진보 진영 인사들은 ‘조국 지키기’에 나섰다. 시민단체들도 조 장관 진퇴 논란의 최전선에 서 있다. 법조계도 마찬가지다. 보수 성향의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진행하는 ‘대한민국 변호사 시국선언문’에 서명한 변호사는 1000명을 넘어섰다. 전체 변호사(2만5000여 명)의 약 4%에 이른다. 이용우 유지담 전 대법관과 김문희 이재화 정경식 김영일 권성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이 동참했다. 이들은 2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28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검찰 수사를 규탄할 예정이다.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은 조국 사태로 갈가리 찢긴 한국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조 장관 지지 여부에 따라 상대를 향해 ‘개××’ ‘달×’ 등 거친 욕설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김모 씨(27·여)는 “방송에서 조국 관련 이야기를 잘못했다가 각종 욕설과 협박이 담긴 메시지를 엄청 많이 받았다”고 했다.박성진 psjin@donga.com·김도형·이소연 기자}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한 엠에스오토텍이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퓨처모빌리티의 전기차 ‘바이톤’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전기차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엠에스오토텍의 계열사인 ㈜명신은 25일 오후 전북 군산공장에서 퓨처모빌리티와 2021년부터 군산공장에서 연간 5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공급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이날 밝혔다. 명신이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첫 차는 바이톤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엠바이트(M-BYTE)’다. 최근 폐막한 제68회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에서 양산차가 공개된 엠바이트는 운전석 앞에서 조수석 앞까지를 가로지르는 형태의 대형 스크린과 카메라 센싱, 동작 제어 기술 등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중국 텐센트 등의 투자로 2015년 설립돼 중국의 테슬라라고도 불리는 전기차 기업퓨처모빌리티는 내년 상반기부터 중국 난징시에서 연간 30만 대 생산규모의 공장을 갖추고 본격적인 바이톤 전기차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기차 생산을 위해 한국GM의 군산공장을 인수한 명신은 엠바이트 생산을 위해 퓨처모빌리티 측과 1년가량 협의를 벌였다. 이번 협약을 통해 SUV와 중형 세단을 연간 5만 대 이상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신 측은 앞으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면서 군산공장의 생산 물량을 연 20만 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명신 관계자는 “이번 계약 내용에는 바이톤 전기차 플랫폼 사용과 관련된 권한도 포함돼 있어 다양한 모델 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며 “초기 위탁생산 이후에 지속적으로 부품 등을 국산화하면서 생산 모델과 판매 시장을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이달 말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정책제안의 내용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산업계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후환경회의가 마련한 국민정책제안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자동차 산업 유관기관의 모임인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최근 내연기관차의 생산·판매 중단 시기 검토와 경유차 수요 억제 방안에 대한 기후환경회의의 국민정책제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주요 미세먼지 발생 분야를 △발전 △산업 △수송 분야로 분류한 기후환경회의는 수송 분야에서는 노후 차량 사용 제한과 함께 경유차 감축을 위한 세제 개편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연합회는 경유차 문제의 핵심은 최근 출시되는 승용차가 아니라 노후 화물차라고 지적한다. 연합회가 가장 강하게 반발한 부분은 기후환경회의가 중장기 과제로 내연기관차 생산·판매 중단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제시한 점이다. 연합회는 미세먼지 발생원에 대한 근거와 감축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연기관차의 생산·판매를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합회는 독일경제연구소(IFO)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생산 과정과 발전원을 고려하면 전기차가 경유차보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을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은 독일에서도 경유차보다 전기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30%가량 더 많다는 것이다. 가령 배터리와 원유 생산, 주행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고려하면 순수 전기차인 테슬라의 모델3는 1km를 달리는 데 156∼181g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반면 비슷한 크기의 경유차인 메르세데스벤츠의 C220d는 141g을 배출한다. 오히려 경유차가 전체적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포함해 전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선 경유차나 전기차 중 어느 하나가 반드시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자동차 산업에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까지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조언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에도 개방형 혁신 센터를 열고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 구축을 마무리했다. 23일 현대차그룹은 중국 베이징에 ‘크래들 베이징’을 공식 개소하고 현지 전략적 파트너들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래들 베이징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다섯 번째로 설립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다. 국내에 제로원을 비롯해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베를린 등에 센터를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미래 핵심 분야 선도를 목표로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크래들 베이징 개소를 계기로 중국 현지의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과 스타트업, 대학, 투자기관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20억 달러(약 2조3910억 원)를 미국 유력 자율주행 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외국 기업과 함께 조 단위의 투자에 나선 것은 창사 52년 만에 처음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미래차 시장에서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가 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3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자동차 부품 및 SW 기업인 앱티브와 미국에 합작회사를 세운다고 밝혔다.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내년 중 설립할 예정이다. 신설 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봇택시 사업자 등이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플랫폼용 SW를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합작회사는 향후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기존에 앱티브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싱가포르 등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 시범사업에도 현대·기아차를 대체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도 합작회사의 연구 거점이 신규 설립돼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도 한 차원 더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합작회사에 보유하고 있는 자율주행 관련 특허 제공, 차량 개조, 인력 지원 등을 통해 기술교류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정의선 ‘미래車 게임 체인저’ 승부수 ▼현대차, 자율주행에 2조원 투자 자율주행 세계 3위 美기업과 합작, 후발주자서 글로벌 최선두권 도약2022년까지 SW 개발-공급 계획… 中-러시아서도 미래차 가속페달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미국 기업과 공동 투자하기로 한 것은 자율주행 분야의 ‘게임 판도’를 바꾸겠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20억 달러(약 2조3910억 원)를 투자함으로써 그간 자율주행 분야에서 10위권 밖을 맴돌던 현대차는 단숨에 글로벌 최선두권으로 올라서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그룹과 미국의 자동차 부품 및 소프트웨어(SW) 기업인 앱티브는 총 40억 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을 각각 50% 소유하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직접 투자금 16억 달러와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식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 가치 등 총 20억 달러를 출자한다. 연산 30만 대 규모의 해외공장을 건설하는 데 대략 1조 원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은 2개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고도 남을 수준을 미래차 분야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식재산권, 700여 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합작회사에 출자한다. 합작법인 이사회는 양측 동수로 구성돼 공동경영 체계를 갖추게 된다. 대표이사를 어느 쪽이 맡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 부품 및 자율주행 분야의 인지시스템과 SW 등을 보유한 회사로 전 세계에 임직원이 14만 명을 넘는다. 특히 앱티브가 핵심 사업 분야로 개발 역량을 모으고 있는 레벨 4단계(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변 상황에 맞춰 주행) 이상의 순수 자율주행 분야는 구글 자회사인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에 이은 글로벌 3위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9월 정 수석부회장이 취임한 후 현대차는 미래 ‘게임 체인저’로 거듭나기 위한 과감한 행보를 이어왔다.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해 미국 인텔 및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중국 바이두가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7월 러시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얀덱스와 러시아 전역에서 로봇택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도 발표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차 기술 중에서도 최상위 기술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구글이 2009년부터 ‘X프로젝트’라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섰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각자 전략적 파트너와 손잡고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 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되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김도형 기자}
스마트폰 보급률에서는 한국에 뒤진 중국이 모바일 결제에서는 훨씬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23일 공개한 ‘제3자 모바일 결제 시장 한·중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모바일 결제 이용률은 71.4%로 한국(26.1%)의 2.7배에 달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69.0%로 한국(94.1%)에 크게 못 미치는 것과 상반되는 수치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현금에서 신용카드, 모바일로 결제 단계가 발전한 반면에 중국은 신용카드 과정을 사실상 건너뛰고 곧바로 모바일 결제가 상용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내 모바일 결제 이용액은 2014년 6조 위안(약 1000조 원)에서 지난해 190조5000억 위안(약 3경2000조 원)으로 4년 사이에 약 32배로 급등했다. 반면 지난해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결제액은 38조2000억 위안(약 6400조 원)으로 모바일 결제액의 20%에 불과했다. 심준석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이용자 편리성 확대는 물론이고 핀테크 산업의 발전까지 촉진하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인기 차종이 현대·기아자동차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쌍용차와 르노삼성, 한국GM 등 나머지 3개사가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GM 등은 노사 문제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의 판매 순위 10위 안에는 현대차가 6개, 기아차가 4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소형 상용차인 현대차 포터(7만422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0.6% 늘었다. 2위는 현대차 그랜저(6만5091대)다. 그랜저는 2017년 13만2080대, 2018년 11만3101대로 2년 연속 10만 대를 넘기는 판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 다음 순위도 현대차의 쏘나타(6만4755대)로 나타났다. 쏘나타는 올 3월 8세대 신모델이 나오면서 5월에 1만3376대가 팔렸고 7, 8월에도 8000대 이상 판매됐다. 현대차 싼타페(5만8339대), 기아차 카니발(4만4134대), 현대차 아반떼(4만2505대)가 그 뒤를 이은 가운데 현대차에서는 팰리세이드, 기아차에서는 쏘렌토와 K7 프리미어, 모닝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두 회사를 뺀 3개 사는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2만8121대)와 르노삼성 QM6(2만5614대), 한국GM 스파크(2만2698대)가 각기 최다 판매 차량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거 신차를 내놓은 현대·기아차가 독주하는 반면 르노삼성이 희망퇴직 절차를 밟고 한국GM에서는 노동조합의 파업이 이어지는 등 이른바 ‘스몰 3’는 내우외환을 겪는 모습”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23일 미국 출장길에 나선다. 정 부회장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 시장 상황을 직접 살펴보고 신규 투자 문제 등도 챙겨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3일 미국을 찾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 유엔을 방문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기간과 일부 겹치는 일정이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이번 방문을 통해 미국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미국에서 직접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차 고율관세 부과 문제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입장을 설명하고 현대글로비스 소속의 차량 운반선 사고와 관련해 24명의 인명 전원을 구조한 미국 해안경비대 측에 감사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제68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가 22일(현지 시간) 막을 내렸다. 세계 최고의 모터쇼로 꼽히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조명 받은 차 중의 하나는 폭스바겐의 저가형 전기차 ‘ID. 3’다. 대대적인 공개 행사가 열렸지만 현장에서 본 차 자체는 사실 큰 감흥이 없었다. 콘셉트카 수준의 미끈한 외관 디자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이적인 주행거리도 아닌 ‘새로 나온 깔끔한 전기차’ 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자동차의 진가는 가격표와 나란히 놓였을 때 알 수 있기 마련이다. 이 차의 숨겨진 ‘발톱’은 기본 모델을 3만 유로 밑에서 시작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우리 돈으로는 3900만 원대. 보조금을 고려하면 비슷한 크기의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에 최신형 전기차를 팔겠다는 복안이다. 손해를 감수하고 팔겠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명실 공히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기업이 가진 셈법이 그리 단순할 리는 없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여러 차종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규모의 경제’ 그리고 생산 효율화를 염두에 둔 가격표다. ID.3를 처음으로 양산하는 독일 츠비카우 공장은 폭스바겐에서 100% 내연기관차 생산 공장에서 100% 전기차 생산 공장으로 전환되는 첫 사례다. 1600대 이상의 최신 로봇을 설치하고 자동화 설비를 늘리면서 기존의 하루 1350대에서 1500대 생산으로 10% 이상 생산성을 높였다. 강력한 생산 효율화 드라이브는 필연적으로 고용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아주 오랫동안 파업이 없었다”며 협력적인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변화를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폭스바겐 측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근로자도 효율적인 전기차 생산을 위해 충실히 교육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 안정과 수익성이라는 두 날개는 결코 서로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 최대 자동차 생산기지인 현대차 울산공장도 전기차 전용 라인 구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노사는 새로운 라인의 자동화 수준과 인력 재배치 등을 논의해야 한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미 ‘전기차로의 전환을 피할 수 없다’며 근로자들에게 현실을 알리는 노력을 해왔다. 대규모 고용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강성 노조’의 이례적인 행보에 공감하는 목소리와 함께 노조가 위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변화를 부정하면서 살아남는 기업은 없다. 산업의 틀을 흔드는 대변혁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최강국 독일을 대표하는 거대 기업마저도 회사가 끌고 노조가 호응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은 함께 생존하려면 협력 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현대차의 근로자들이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좌고우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김도형 산업1부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가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에서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9일 포스코는 제철소가 자리 잡은 두 지역의 벤처기업과 창업보육기관, 지방자치단체와 유기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벤처밸리 기업협의회’를 발족하고 포항 포스텍에서 킥오프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두 지역의 197개 벤처기업으로 구성된 기업협의회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텍, 테크노파크 등 14개 창업보육기관과 포항·광양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게 된다. 기업협의회는 벤처기업 운영에 필요한 안건을 주기적으로 논의하고 맞춤형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등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활동할 계획이고 포스코는 여기에 간사로 참여한다. 기업협의회는 포스코 벤처밸리의 3대 중점 사업 분야인 △소재·에너지·환경 △바이오·신약 △스마트시티·스마트팩토리를 중심으로 분과위원회를 구성한다. 이날 킥오프 행사에는 기업협의회 회장인 장영균 휴비즈ICT 대표와 이강덕 포항시장, 포스코 오규석 신성장부문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오규석 부문장은 “포스코는 기업시민 경영이념 아래 선순환 벤처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벤처기업 생태계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5월 포스코 벤처플랫폼 구축계획을 발표하면서 2024년까지 벤처기업의 연구와 투자 유치, 기술교류 등을 촉진할 수 있는 ‘벤처밸리’ 조성에 2000억 원, 유망 기술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벤처펀드’에 8000억 원 등 총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동아네찻집 車 팀장의 브랜드 뽀개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준중형 세단을 중고로 사서 폐차할 때까지 탔습니다. 지난해엔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신차로 사서 타고 있습니다. 10만km 넘게 운전했지만 필요에 따라 차를 몰았을 뿐, ‘드라이빙 감성’까지는 사실 잘 모릅니다. 가족과 함께 안전하고 편안하게 타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자동차 담당 기자로서 점점 더 궁금해지긴 합니다. 저 차는 왜 저렇게 비쌀까. 이번에 적용했다는 그 기능, 정말 쓸만할까. 저 브랜드 차는 정말 남다를까. 모든 차를 다 타보긴 힘듭니다. 하지만 각자 철학을 얘기하는 완성차 ‘브랜드’ 자체는 차례로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차알못’ 자동차팀장의 브랜드 시승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차를 타온 ‘평범한 아빠’가 각 브랜드의 대표 차종을 통해 느껴본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볼보(XC60) 브랜드 시승 3줄 요약 브랜드 시승기의 첫 브랜드는 ‘볼보’(Volvo)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볼보코리아가 추천해 준 XC60 시승차로 이틀에 걸쳐 300km를 좀 넘게 탔다. 막히는 도심 구간도 있었고 서울 외곽의 고속도로와 경기도의 왕복 2차선 도로 등이었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고 깔끔한 내·외관. 편안한 주행질감. 그리고 충분한 가속력이 기억에 남는다. 볼보가 준 느낌을 아주 짧게 줄이자면 ‘단정하고 탄탄하다’이다.# 잘 달리는 가족용 SUV‘브랜드의 특징을 느껴보고 싶다’는 시승 개념에 볼보코리아 측의 추천이 바로 ‘XC60 T6 AWD 인스크립션’이었다. XC60은 D세그먼트, 곧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다. ‘SUV는 그래도 디젤 아니냐?’고 물어봤지만 볼보는 머지않아 디젤을 단종시킬 계획이란다. 그래서 가솔린 모델로 낙점. XC60은 볼보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파는 모델 중 하나이기도 하다. 흰색 시승차를 받고 센터 콘솔에 위치한 단추를 돌리는 방식으로 시동을 걸었다. 버튼을 누르는 대신 반짝이는 작은 단추를 비틀어 돌리는 방식이 좀 독특하다. 고급 수입차 브랜드의 가솔린 엔진 차량 치고는 엔진 소리가 조금 올라왔다. 가솔린 정숙성에 기대가 과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소리에 대한 생각은 이내 고치게 됐다. 달릴 만큼은 달릴 줄 아는 차라는 것을 나지막한 소리로 들려주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300km를 달리는 시승 기간 동안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마다 확실한 가속을 경험했다. 스포츠카는 아니기 때문에 밟는 순간 치고 나간다, 고 까진 못하겠지만 가족용 SUV로 쓴다면 ‘넘친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의 가속력이었다. 시승차 엔진은 최대 출력은 320마력에 최대 토크 40.8kg·m. 제원상 제로백(시속 0→100km 소요 시간)은 5.9초다. 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만들어내는 가속의 질감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웠다. 비교적 부드러운 서스펜션이면서도 일반적인 수준의 고속 주행에서는 안정감이 충분했다. 볼보코리아 측은 시승차가 볼보가 가진 다운사이징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동시에 적용한 고성능 엔진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4기통 2L 엔진을 쓰면서도 기존 6기통 엔진 이상의 성능을 뽑아내 ‘고성능 도심형 SUV’로써 새로운 운전의 재미를 전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5.9초의 제로백과 더불어 시승 경험으로도 나름대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설명이라는 느낌이다. 실제 주행에서는 과속방지턱을 상당히 편안하게 넘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과속방지턱은 현실적인 장애물이다. 과속을 막아주지만 차를 모는 입장에서는 가장 불편한 상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방지턱마다 실제로 시공된 진입부위의 형태와 높이가 제각각인 점 때문에 무심코 넘다가 짜증이 솟구칠 때도 있다. 큰 충격을 받으며 턱에 들어가거나 출렁거림이 예상보다 너무 클 때 등이다. 세단보다 차체가 SUV가 불리한 부분이라는 점까지 감안했을 때 시승차는 상당히 잘 세팅돼 있다는 인상이었다. 진입할 때도, 정점을 지나 빠져나올 때도 편안함이 돋보였다. 내 차로도, 남의 차로도. 과격한 코너링은 잘 시도하지 않는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매끄러운 코너링을 선보일 운전 실력이 부족한 탓이고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역시 과격한 코너링으로 ‘하체’를 시험해 보진 않았다. 다만, 산길 주행을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불안정감은 느끼지 못했다. 시승차는 이미 2만km 정도를 달린 상태였다. 시승차라 관리를 잘 한 탓일 수도 있겠지만 주행 중에 차체에서 신경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는 없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정차할 때 ‘오토홀드’가 작동했다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 출발하는 느낌도 오토홀드가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 9인치 스크린과 드리프트 우드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인테리어였다. 차 내부에 버튼이 거의 없어서다. 운전대 왼쪽으로 내부의 스크린 밝기 조절 다이얼과 전동식 트렁크 버튼. 센터페시아의 비상등 버튼과 앞·뒤 유리 김서림 제거 버튼, 카 미디어 플레이 버튼 정도. 그리고 센터콘솔에는 오토홀드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 그리고 시동 단추. 이 정도를 제외하면 차 안에 버튼이 거의 없다. 있는 걸 모두 글로 적어놓고 보니 많은 것 같지만 운전석에 앉아보면 ‘버튼은 인테리어의 적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나머지 기능은? 모두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종석 사이의 대시보드)에서 세로로 배치된 대형(9인치) 터치스크린에서 선택하게 돼 있다. 날씨가 덥다면? 에어컨 등의 공조 설정도 이 스크린에서 해야 한다. 아이보리색에 가까운 나파 가죽을 시트뿐만 아니라 곳곳에 쓰면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실내다. 버튼까지 확 줄이면서 내부는 깔끔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버튼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끄고 켤 수 있었던 많은 기능들을 터치스크린에서 해당 메뉴를 찾아가면서 눌러야 한다는 점은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짧은 시승 기간에 타야 하는 입장에서는 더 그렇다. 주행 중에 익숙하지 않은 스크린에서 메뉴를 일일이 찾아서 누르는 일이 간단하지만은 않다. 다만, 요즘 출시되는 차들이 갈수록 버튼을 줄이고 터치스크린의 역할을 키우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겠다. 이달 10일 언론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2019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 현장에서 기자가 본 차량 상당수가 ‘드라이빙 머신’을 버리고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건너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폭스바겐이 3만 유로, 우리 돈 3940만 원 이하에서 시작하겠다는 전기차 ‘ID.3’처럼 대중적인 차량 역시 그리 크지도 않은 터치스크린에서 거의 모든 기능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센터 콘솔에서는 아예 모든 버튼이 사라졌다. 인테리어에서는 대형 터치스크린을 감싸고돌면서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나무, 그리고 센터콘솔의 수납공간을 덮는 나무가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줬다.하얗게 색이 바랜 느낌의 이 나무에 대해 볼보는 ‘드리프트 우드’(강물에 떠내려온 나무)의 감성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드리프트 우드를 쓴 건 아니겠지만 이보다 짙고 선명한 색감의 월넛 같은 목재와는 확실히 다른 ‘아련한’ 느낌을 준다. 시승차에는 ‘바워스&윌킨스’(B&W, Bowers&Wilkins)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예테보리 콘서트홀’을 선택하면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마저도 웅장한 ‘에코’와 함께 흘러나오는 ‘장관’을 느껴볼 수 있다. 오디오 시스템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고음질 파일로 음악을 들어보면 좋았을 것 같은데 짧은 시승 기간에 미처 시도해 보진 못했다. 뒷좌석 공간은 부족함 없이 느껴졌다. 앞좌석 시트를 운전대와 꽤 멀찍하게 설정해 놓고 앉아본 뒷좌석에서도 레그룸(발 뻗을 공간)이 비좁지 않았다. 물론, D세그먼트 SUV로서는 당연한 부분일 수 있다. 앞좌석 시트는 제법 쓸만한 마사지 기능도 제공한다. 뒷좌석을 접지 않았을 때 505L인 트렁크는 아무래도 국산차보다 가로가 좀 좁다. 골프 캐디백은 물론 이보다 더 작은 스탠드 백도 가로로 그대로 넣기는 힘든 폭이다. 트렁크 밑에 스페어 타이어가 있는 관계로 트렁크 아래 부분을 ‘플러스 알파’ 수납공간으로 쓰기도 조금 힘들겠다. 스페어 타이어를 유지하는 것은 볼보 본사의 정책이라고 한다.# 시어머니 같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요즘 출시되는 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사고를 미연에 막는 ‘능동적 안전’에서 중요할뿐더러 운전을 아주 편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시승차에는 볼보의 ‘파일럿 어시스트2’가 적용돼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인식·조향 등이 포함돼 있다. 파일럿 어시스트2 기능 자체는 버튼을 누르면 거의 즉시 작동했다. 도로 주변 상황을 미리 인식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용하면서 앞차의 움직임에 얼마나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반응하는가, 하는 부분도 만족스러웠다. 선택한 거리 단계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했고 앞차가 정차했을 때 따라서 서는 것도 거칠지 않고 부드러웠다. 하지만 볼보의 파일럿 어시스트2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너무 깐깐하다 싶을 정도로 시간을 주지 않았다. 금방 경고하고 차 스스로 기능을 꺼버렸다. 다시 누르면 작동하지만 계속 울리는 경보음이 편안한 주행은 방해하는 느낌이다. 안전을 유난히 강조하는 볼보로서는 일부러 이렇게 세팅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시승차를 타면서 들었다. 실제로 볼보코리아 측은 현재 시판 중인 모델에 적용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홍보하면서 ‘반자율 주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운전자가 첨단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도록 하는 것은 사고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파일럿 어시스트2’ 사용 중에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있을 것을 알람을 통해 권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운전대를 잡지 않으면 약 13초쯤 1차 경고를 신호음과 함께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전대를 안 잡으면 24초쯤 후 주향 보조기능을 취소하고 스스로 대기모드로 전환한다고 한다. 편하게 운전하고 싶어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활용하고 싶은 운전자도 있겠지만 볼보의 생각은 좀 다른 듯하다.# 정리, XC60 그리고 볼보 300km 넘는 시승 동안 평균 연비는 L당 9~10km 수준이었다. 시승인 만큼 급가속과 급감속, 고속주행이 적지 않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겠다. 시승차의 국내 판매 가격은 7500만 원대다. 볼보코리아에 따르면 적지 않은 차종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인 볼보는 가격 할인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 기간과 가격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 각자의 몫일 수밖에 없다. 어쩌다보니 볼보였다, 고 했지만 사실 볼보는 최근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수입차 브랜드다.국내에서 2년 전에 6600여 대를 팔았는데 지난해 8500여 대를 팔았다. 3세대 S60이 가세한 올해 1만 대 판매 돌파가 유력하다. 누구나 그 이유가 궁금할 만 하다. XC60을 타보면서 볼보의 이런 성장세가 어느 정도는 수긍됐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독일차와는 또 다른 감성이 느껴졌다. 인테리어 특징과 관련해 볼보 측은 천연 소재를 곳곳에 사용하면서도 기능성을 기반으로 한 간결함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휴식 공간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승에서는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체험하지 않아야겠지만 어쩔 수 없이 마주하기도 하고, 볼보와 관련해 빠뜨리면 안 되는 요소가 하나 남아 있다. 바로 안전이다. 특히 사고가 났을 때 얼마나 탑승자를 보호하느냐 하는 ‘수동적 안전’에 대한 부분이다.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오랫동안 다져온 볼보지만 접촉 사고도 없이 시승을 끝냈으니 길게 쓸 말은 없다. 다만, 이와 관련해 볼보코리아 측은 “볼보는 1970년부터 별도의 교통사고 연구팀을 운영하면서 사고 현장을 찾아가 도로 및 교통상황, 사건 발생 시각 및 충돌의 원인, 이로 인한 피해 등을 연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안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로앤캡(EURONCAP)의 자동차 안전도 테스트에서 전 차종이 5스타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시티 세이프티 등을 비롯한 최신 안전 기술을 엔트리 카의 가장 낮은 트림부터 모든 차량에 동일하게 기본으로 제공하면서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임, S60 출시 행사에서 엿본 볼보 그리고 중국차 논란 브랜드 시승기라고 하지만 기반은 시승기이기 때문에 위의 글 정도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맞겠는데 전혀 언급하지 않은 익스테리어(외관)를 포함한 얘기를 볼보의 다른 차에 대한 얘기와 함께 조금 덧붙여본다. 시승 이후에 볼보의 3세대 S60 출시 행사를 취재하면서 브랜드를 더 엿볼 기회가 있었던 탓이다. 시승 그리고 시승에 따라 생긴 궁금증에 대한 질문·응답만으로는 미처 알기 어려웠던 부분을 좀 더 알 수 있는 자리였다. 볼보코리아는 지난달 27일 세단 모델인 신형 S60 출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물론 티 존 메이어 볼보자동차 미국 디자인센터장까지 참석했다. 이윤모 대표는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에서 편안한 소파에 앉아 하이앤드 오디오로 음악을 듣는 기분’을 얘기했다. 그리고 주위 시선보다는 나의 행복과 만족도를 우선시하는 ‘나심비’를 말했다. 볼보라는 브랜드가 현재 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라고 봐도 되겠다. 이날 티 존 메이어 미국 디자인센터장은 최근 볼보의 전면 디자인에 대해 ‘성난 다람쥐’가 아니라 ‘늠름한 사자’의 모습을 소비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볼보는 익스테리어에서 과장되지 않은 세련됨 등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한 셈이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볼보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신뢰도 등에 불안감이 생기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질문도 나왔다. 여기에 대해 이윤모 대표는 “2010년부터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차의 대주주가 됐지만 연구개발과 경영은 모두 스웨덴에서 하고 있다. 중국의 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있을 뿐 품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리자동차의 투자로 볼보는 더 자주 신차를 내면서 훨씬 더 많은 차를 판매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사실, 자동차 산업 전반을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볼보의 차가 지리자동차 때문에 품질이 떨어졌느냐하는 문제보다는 볼보라는 고급 브랜드를 삼킨 지리자동차가 얼마나 빠르게 차량 성능과 디자인, 내구품질 등을 끌어올리고 있느냐하는 부분에 훨씬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참고로 현재 볼보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종 중에서는 대형 세단인 S90만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는 사고가 나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펼쳐져서 승객 간의 충돌을 막아주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사진)을 자체 개발해 향후 신차에 적용한다고 18일 밝혔다. 운전석 시트 오른쪽 내부에 장착된 이 에어백은 충격이 감지되면 0.03초 만에 부풀어 오른다. 승객 사이의 충돌 방지는 물론이고 측면 충격과 유리 조각 등의 충돌 파편으로부터도 운전자를 보호해 준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에 따르면 차량 측면 충돌 사고 시 탑승자끼리의 충돌이나 파편 충격으로 인한 2차 피해 비율이 약 45%에 이르고 탑승자의 머리끼리 충돌할 경우 심각한 상해 우려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체 실험 결과 이 에어백을 적용하면 승객 간 충돌 사고로 인한 머리 부위 상해를 약 80%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제68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의 공개 행사를 하루 앞둔 9일 밤(현지 시간). 대부분의 차량이 장막에 덮여 있던 행사장 한 곳에 세계 각국의 취재진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세계 1위 자동차 브랜드인 독일 폭스바겐이 첫 양산형 전기차 ‘ID. 3’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ID. 3 소개에 직접 나선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폭스바겐은 전기차를 틈새시장에서 주류로 끌어올려 모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3만 유로’ 전기차 출시에는 독일 정부가 한몫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ID. 3를 통해 전기차 시장을 메인시장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메시지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용인 ‘MEB 플랫폼’을 활용해 ID. 3 생산을 시작함으로써 앞으로 전기차를 대량, 다품종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은 ID. 3의 소비자가격을 전략적으로 3만 유로(약 3900만 원)대로 낮췄다. 폭스바겐의 대표 차종인 골프와 비슷한 크기인 전기차에 내연차와 비슷한 가격표를 붙이면서 경쟁 전기차보다 수백만 원 이상 출고가를 낮춘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폭스바겐은 전기차 영역에서 후발주자지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하는 ‘규모의 경제’로 가격을 낮춰 주도권을 쥐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폭스바겐의 또 다른 ‘비밀 무기’는 독일 정부와의 협력이다. 독일 정부는 사실상 ID. 3를 겨냥한 맞춤형 보조금 지원 정책으로 지원에 나섰다. 탄소배출권 때문에 유럽의 다른 자동차회사들이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을 앞다퉈 도입했지만 독일은 2016년에야 보조금 정책을 도입했다. 폭스바겐 등이 친환경차 개발을 본격화한 시점까지 보조금 정책을 늦춘 것이다. 특히 폭스바겐의 전략 차종인 ID. 3 출시와 연계해 3만 유로 이하의 저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기존의 2000유로(약 260만 원)에서 2배인 4000유로로 증액하겠다는 정책도 내놨다. 또 독일 업체가 경쟁 우위에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보조금 비율을 비교적 높게 설정했다. 이날 ‘해외 주요국 친환경차 보조금 제도 특징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낸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독일을 비롯한 주요 완성차 생산국이 친환경차 보조금으로 자국 자동차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일본도 앞다퉈 자국 기업 밀어주기 2008년부터 친환경차 지원금 제도를 운용해 온 프랑스도 2017년부터 일본과 독일 완성차 업체 견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에는 일본의 도요타 등이 주도하는 하이브리드 차종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2018년에는 독일 기업 중심의 PHEV 모델까지 제외했다. 그 결과 르노를 비롯한 프랑스 기업의 보조금 수혜 비중은 2016년 44.9%에서 2018년 80.1%까지 상승했다. 일본도 순수전기차의 보조금을 줄이고 수소전기차에는 전기차의 5배에 이르는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쓰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않는 순수전기차보다 한국과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수소전기차 영역에 재원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은 친환경차 보조금 규정에 수입업체 조건을 명시하지 않지만 자국 업체가 우위에 있거나 자국 업체가 역량을 집중하는 차종에는 보조금을 선별적으로 지원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려면 기업은 물론 국가가 나서서 규제를 풀고 협력해야 ‘총성 없는 전쟁’에서 한국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정부 역시 친환경차 관련 규제를 풀고 맞춤형 보조금 정책을 만들어 주요 완성차 기업과 호흡을 맞추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프랑크푸르트=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