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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이 7일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언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진영, 국민의당이 헤쳐 모이는 이른바 제3지대 ‘빅 텐트’ 구상이 일단 소멸하면서 복잡하게 굴러가던 대선 구도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고 있다.○ 孫, 국민의당과 통합하며 ‘스몰 텐트’ 손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정치세력 간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통합력을 가진 개혁세력이 나서야 한다”고 통합을 선언했다. 이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집권은) 박근혜 패권세력에서 또 다른 패권세력으로 바뀌는 패권교체에 불과하다”며 “모든 대세론은 허상이다. 국민만이 진실”이라고 문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손 의장은 7일 새벽 측근들과의 회의에서 통합을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의장 측 관계자는 “손 의장으로서도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다”며 “앞으로 민생경제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저녁이 있는 삶’을 외치면 경선 드라마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손 의장의 통합 선언은 개혁적 보수 세력과 민주당 비문 진영을 엮어 제3지대를 만들려던 당초 구상에 못 미쳐 빛이 바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찬열 의원을 제외한 손학규계 의원 10여 명도 민주당에 잔류했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만 8일 추가로 민주당을 탈당한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경선을 치러야 하는 어려운 관문을 앞둔 손 의장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과 2012년 민주통합당 경선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을 하게 됐다. 손 의장은 이날 통합 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와의 경선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된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고향인 부산을 방문 중인 안 전 대표도 “국민의당에 대해 국민의 기대가 더 높아지고 집권 가능성을 믿는 국민이 많아질 것이다. 저도 긴장하고 열심히 경선을 준비하겠다”고 환영했다. 그는 “‘단디’(단단히) 하겠다. 화끈하게 하겠다. (저를) 화끈하게 밀어 달라”며 부산경남 민심에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경선 끝나면 ‘마지막 빅뱅’? 각 당은 연대에 앞서 각개약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서는 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경쟁을 벌이고 있고 통합 국민의당에선 안 전 대표와 손 의장, 천정배 전 공동대표 등이 각축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이인제 전 의원과 원유철 의원 등 7, 8명이,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 이사장과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의 제3지대 합류가 그나마 남아 있는 변수다. 다만 민주당 경선이 끝나는 시기에 또 한 번 정치권 빅뱅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안 지사, 이 시장이 ‘(문)재인산성’을 넘을 수 있을까 굉장히 의문”이라며 “문 전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고 탄핵이 인용되면 저는 문재인 공포증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이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국민의당 후보를 택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한 셈이다. 특히 반문(반문재인) 연대 결성 움직임이 다시 꿈틀거릴 가능성도 있다. 반 전 총장의 낙마 이후 안 지사 지지로 갔던 일부 보수층이 반문 진영으로 옮겨갈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마저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 국민의당이 ‘반문’을 기치로 보수정당과 연대하며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이는 ‘빅 텐트’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송찬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선 교육공약의 밑그림 격으로 ‘5-5-2’ 학제 개편안을 제시했다.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과정 2년을 보낸 뒤 대학(4년) 진학 또는 취업 등 체제로 현행 ‘6-3-3’ 학제와 큰 차이가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창의교육이 가능하게 하고, 대학입시로 왜곡된 보통교육을 정상화시키며, 사교육을 혁명적으로 줄이기 위함”이라고 학제 개편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에 진학할 학생은 진로탐색학교에 진학하고 취업할 학생은 직업학교로 진학시킴으로써 대학 진학률을 낮추고 직업훈련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도 만 5세로 1년 앞당겨 대학 진학이나 직장인이 되는 나이를 만 18세로 앞당겼다. 이렇게 되면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춰도 ‘고교가 정치화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게 된다. 그는 “건국 이래 가장 강력한 교육 혁신안”이라며 점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제 개편 구상은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인 서울대 조영달 교수가 주축이 돼 만들었다고 한다. 또 안 전 대표는 대선 결선투표제와 관련해 “위헌의 가능성이 있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헌재에 해석을 의뢰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대표연설은 대표나 원내대표가 많이 하지만 상임고문이나 최고위원 등이 한 전례도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은 “국민의당이 ‘안철수 사당’이라는 것을 확인시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난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7.4%)는 4위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밀리고 있는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하차에 따른 반사이익이 안 지사와 황 권한대행에게 쏠리면서 고전하는 모양새다. 5일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4자, 3자, 양자 가상 대결에서 민주당 문 전 대표에게 모두 20%포인트 안팎의 큰 차로 뒤졌다. 안 지사와 황 권한대행과의 3자 대결에서도 안 전 대표(18.6%)는 안 지사(40.1%)에게 밀렸다. 다만 신년 여론조사(지난해 12월 28∼30일 조사)보다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것은 긍정적인 추세다. 안 전 대표는 지난 조사보다 지지율이 2.7%포인트 상승했고 호남 지지율도 6.3%에서 16.9%로 올랐다. 후보별로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도 안 전 대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지난 조사보다 10.1%포인트 오른 46.6%로 문 전 대표(54.3%)와의 격차를 줄였다. 국민의당은 3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이후가 대선의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영환 대선기획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헌재의 탄핵안 인용 후에는 정권교체론이 급격히 희석되고 미래와 경제 문제가 핵심으로 떠올라 선거 판도와 여론이 출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과 여권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결국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가 짜일 것이란 희망을 내비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최근 문 전 대표의 잇따른 4차 산업혁명 행보를 의식한 듯 이날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만나 자신의 미래 가치와 정보기술(IT)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배 전 장관과 대담한 후 “2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보화 혁명으로 20년 먹거리를 장만해 휴대전화 등 산업혁명을 이끌었다”며 “그러나 이제 4차 산업혁명이 다가서고 있다. 10년 이상 갈 수 있는 튼튼한, 그런 기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배 전 장관의 ‘탱크주의’) 철학을 지금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6일 국민의당을 대표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미래, 일자리와 관련한 비전을 강조한 후 경남 창원으로 출발해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 방문에 나선다. 반 전 총장의 낙마로 갈 곳을 잃은 보수층을 잡기 위한 행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이 사실상 통합 논의에 착수했다. 5일 손 의장과 박 대표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만찬에 이어 4일 서울 시내에서 조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손 의장은 “모든 걸 내려놓고 정치를 다시 시작한 마당에 구구한 통합 조건을 내세우고 싶지 않다”라며 “다만 통합의 명분을 살리는 방안을 국민의당이 고민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권회의 측 관계자는 “이제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손 의장의 결심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손 의장을 돕는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과 경기도의원 일부도 이르면 이번 주 민주당을 탈당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당명 개정은 어렵다는 뜻을 손 의장 측에 전달했다. 그 대신 당 지도부는 공동지도부 구성과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향후 집권 시 연립정부 구성 등을 손 의장에게 약속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손 의장은 통합 후 경선을 치르더라도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에게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하차로 제3지대를 둘러싼 정치권의 프레임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빅텐트’가 소멸됐다며 제3지대 소멸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반면 제3지대 주자들은 오히려 ‘친문(친문재인) 패권 세력 vs 반문(반문재인) 개혁 주자’ 구도로 전선이 뚜렷해졌다며 제3지대 확대를 전망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3일 라디오에서 “(반 전 총장이 빠진) 그 텐트가 큰 텐트는 아니다”라며 “대통령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연합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반 전 총장이 접으면서 빅텐트는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하지만 제3지대 주자들은 친문 패권주의 청산을 강조하며 단일대오 구축에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은 최근 한목소리로 “문재인은 제2의 박근혜”라고 문 전 대표를 공격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도 문 전 대표의 4차 산업혁명 구상에 대해 “1970년대 박정희식 패러다임의 발상”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가지는 분이 많은 것은 좋은 일이다. 공부하셔야죠”라고 말했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채널A에 출연해 “9%를 받은 트럼프가 91%의 지지를 받은 힐러리에게 이겼다. 요동치는 정치 판국에서 대세론이라는 것은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문재인은 거의 ‘문러리’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안 전 대표와 손 의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 등 제3지대 주자들이 헤쳐 모일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은 이들이 독자 행보를 하며 관망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보수 진영의 전열 정비 방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 김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 여부 등 정계 개편의 주요 변수가 남아 있어서다. 일각에선 제3지대 주자들이 중도·보수 색이 짙은 만큼 대선 직전에 보수 진영과 연대하면서 파급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2일 “총선에서 녹색돌풍의 기적을 만들었듯이 이번 대선에선 녹색태풍의 기적을 만들어 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줄곧 예상한 대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도 하차하자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보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누가 더 대한민국을 개혁할 적임자인지, 누가 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할 적임자인지를 묻게 되는 순간 문재인의 시간은 안철수의 시간으로 급격하게 이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도 누가 더 좋은 정권 교체, 누가 더 나라를 살릴 수 있는 정권 교체인지 판단해 줄 것”이라며 “국민들이 과거 청산과 미래 대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행사에 참석한 정대철 상임고문은 “우리 당은 예언가 정당 같다”며 “지난해 12월 말 권노갑 상임고문, 안 전 대표와 저녁을 먹었을 때 안 전 대표가 2월 초 반 전 총장이 물러나고 그 표가 자신한테 와서 자신이 반드시 당선된다고 했다. 반은 맞았으니 나머지 반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 전 대표는 환하게 웃었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4·13총선 이후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두 원인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 의원들이 연루된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사건이 1심에서 전원 무죄 판결을 받았고 안 전 대표와 지지층이 겹치는 반 전 총장이 출마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총선 때도 봤지만 14% 지지율로 26.74%를 득표했다. 플러스 12%를 하면 된다”며 “제가 (총선) 목표 의석을 35석에서 40석 정도 말했을 때 아무도 안 믿었는데 결국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기대와 달리 지지율이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일각에서 나온다. 반 전 총장 지지층이 안 전 대표 쪽으로 쏠리기보다는 골고루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을 제외한 제3지대 ‘빅 텐트’를 추진해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도 하차하면서 제3지대 영역이 확대될지 축소될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반 전 총장이 빠지면서 제3지대에 ‘빅 텐트’가 아닌 ‘스몰 텐트’가 쳐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 이사장 등이 헤쳐 모여도 스몰 텐트에 불과하다는 것.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보수 지지층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집결되고 진보 지지층은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로 쏠리면서 제3지대의 영역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제 ‘문재인 대 안희정’ 싸움으로 간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제3지대의 파괴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제3지대 주자들은 보수·중도층 흡수로 인한 제3지대 확대를 예상하며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그간 안 전 대표의 주장대로 이번 대선이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가 된 만큼 안 전 대표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지원 대표는 1일 기자들과 만나 “보수층이 황 권한대행 쪽으로 집결한다고 해도 박근혜 대통령을 이어가는 정권 재창출은 단연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까진 안 전 대표와 문 전 대표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수정하겠다. 손 의장과 정 이사장이 들어오면 거기서 되는 국민의당 후보와 문 전 대표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변수가 사라진 만큼 제3지대의 중심이 국민의당이 될 수밖에 없고 손 의장과 정 이사장 등이 입당할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한 것이다. ‘순교’를 언급했던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겠다는 반 전 총장이 중도 하차한 만큼 김 전 대표가 스스로 나서야 된다는 사명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신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일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성공적 전환’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꿈이룸학교에서 열린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기반 마련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우선 강조했다. 그는 “공공건물 한 채도 그냥 짓지 않고 사물인터넷(IoT)망을 구축한 스마트 하우스, 도로, 도시를 건설하고 전국 주요 도로 및 주차장에 급속충전기를 설치해 전기차가 지역 경제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키워드인 ‘창업’과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 방안도 밝혔다. 창업 기업의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정부가 매매해주고, 연대보증제를 폐지해 도전의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 개편하는 것과 공공빅데이터센터 설립도 약속했다. 이를 놓고 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설전을 벌였다. 안 전 대표는 1일 대구를 방문해 “(문 전 대표가) 박정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방식”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잘 진행하는지 깊이 있는 연구가 부족한 것 같다”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도 “국가는 기초 연구 투자라든지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기 위한 많은 투자 지원 등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며 “이미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대통령 직속으로, 총리 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 추진을 준비하는 위원회들을 두고 있고 국가가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또 “문 전 대표가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안철수”라며 “저는 정권 교체 성격이 분명할 뿐 아니라, 정보화 시대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확고한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 대선 선거운동과 관련해 “정말 제가 돕지 않아서 정권 교체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느냐”며 “아무리 조그만 도움을 준 사람이라도 고맙다고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 아니냐”고 문 전 대표를 거듭 비난했다.박성진 psjin@donga.com·황형준 기자}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가 졌다고 샌더스 때문에 졌다고 탓했느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31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인류 역사상 누가 안 도와서 (선거에) 졌다는 말을 처음 듣는다”며 한 말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이후로 계속 그쪽(문 전 대표 측)에서 비판하는 것 중 하나가 ‘흔쾌히 안 도와줘서 졌다’는 것”이라며 “참 어처구니없다. 선거는 본인 실력으로 당선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작심한 듯 문 전 대표가 최근 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의 일부 내용을 거론했다. 문 전 대표는 이 대담집에서 ‘그때(지난 대선) 만약 안 전 대표가 미국으로 가지 않고 함께 선거운동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질문에 “그런 식의 아쉬움들,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하는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제가 안 전 대표가 아니니까 알 수는 없죠”라고 답했다. 안 전 대표는 2012년 당시 후보직을 사퇴한 직후에는 선거운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40여 차례의 전국 유세와 3차례의 공동 유세를 벌였고 선거 당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런데 문 전 대표의 대담집에 선거운동 없이 출국한 것으로 표현되고, 문 전 대표도 이를 인정한 듯 답을 하자 이를 적극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안 전 대표는 “본인의 생각을 직접 밝히라”고 문 전 대표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또 문 전 대표가 이날 “반문(반문재인) 연대와 제3지대 움직임은 결국은 정권 교체를 반대하는 연대”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본인만 정권 교체라고 생각하는 교만함이 묻어나오는 표현”이라고 맞받아쳤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이날 완전국민경선제 도입과 당명 개정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며 외연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희생을 감수하지 않으면 국민이 감동하겠느냐”며 “우리 당도 모든 것을 다 열어놓는다는 심정으로 나아간다는 기본적인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통상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맡지만 박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이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18대 국회에선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던 송영길 의원이 연설을 했고 이전에도 상임고문이나 사무총장 등이 연설한 전례가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설 연휴와 이를 전후로 ‘빅 텐트’ 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 제3지대 주자들이 개헌과 대선 결선투표제 등을 고리로 반문(반문재인) 연대에 나설 경우 파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주자별로 주도권을 놓고 ‘동상이몽(同床異夢)’격인 만큼 한데 뭉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1시간 동안 만난 뒤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한국 경제 위기관리 및 극복 방안 마련 등을 골자로 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안 전 대표 측 송기석 의원은 “오늘 회동으로 (정 전 총리가 국민의당 입당이나 연대로) 방향을 정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제안했던 경제비상시국대토론회 참여를 제안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면서 “특별한 의미를 두지 말라”며 국민의당과 거리를 뒀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26일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과 4시간가량 만찬을 함께하고 연휴 기간에도 전화통화를 여러 차례 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손 의장과 정 전 총리의 경우 영입이 확정적이고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는 본인이 명확한 정리를 안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자기 주도로 ‘빅 텐트’를 치려고 하는 만큼 연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를 두고도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박 대표와 손 의장은 각각 30일과 27일 반 전 총장과 만난 뒤 “수구세력과 같이 간다면 함께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보수표가 60% 정도 되는데 보수를 다 제쳐버리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라며 “(박 대표, 손 의장과) 기본적으로 상황을 보는 인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번 주 중 손 의장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단언컨대 빅텐트는 사막의 강한 바람에, 국민의 민심에 기둥도 못 박고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평가절하했지만 국민의당 박 대표는 “우리는 우리 길이 있고, 그분들은 그분들 길이 있다”고 맞섰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설 연휴가 지나면서 대선 레이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월부터 각 당의 대선후보 경선 일정이 시작되고 정치세력 간 합종연횡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30일 주요 대선 주자 캠프에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3대 변수를 꼽아 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엔 설 연휴 기간 확인한 민심과 자신들의 주요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 캠프가 꼽은 변수들은 △정권교체 프레임의 영향력 △각종 연대 시나리오의 성사 여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시 구속 여부 등으로 압축된다. 각 캠프가 이 변수들에 ‘맞춤형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조기 대선 프레임은 “바꿔” 최순실 국정 농단 및 박 대통령 탄핵 사태는 조기 대선 정국의 출발점이다. 야권의 ‘정권교체’ 프레임이 현 시점에선 민심을 파고드는 가장 강력한 투표 동인(動因)이라는 의미다. 정권교체 프레임이 부각될수록 야권의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할 수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 정권교체를 이뤄낼 확실한 후보를 밀어주자는 심리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다른 야권 주자들은 ‘어떤 정권교체냐’가 중요하다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측은 “정권교체 열망으로 인해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돼 있지만 정권교체 자체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더 좋은 정권교체’ 프레임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도 “분풀이하려는 정권교체로는 국민이 명령하는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권교체 프레임은 보수 진영 주자들에겐 극복 대상 1호다. ‘정치교체’를 내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은 “문 전 대표가 내세우는 정권교체는 결국 친박(친박근혜)에서 친문(친문재인)으로의 패권교체일 뿐”이라며 “이번 대선은 패권 대 비패권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단순히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며 ‘인물론’을 내세웠다.○ ‘비문 빅텐트’ 성사 여부 ‘여야 연정’ ‘보수 단일화’ ‘야권 공동정부’…. 제3지대에 주자들이 난립하고, 여야를 넘나드는 각종 합종연횡 구상이 무성한 것도 이번 대선의 특징이다.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으로 양분돼 충돌해 온 역대 대선과는 다소 다른 양상인 셈이다. 그런 만큼 어느 세력들이 어떤 범위로 손을 잡을지에 따라 대선 판도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현재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야권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의 ‘반문재인(반문)’ 정서다. 문 전 대표 측은 “‘제3지대론’ ‘빅텐트론’ 등의 성사 도구로 ‘반문 정서’가 활용되고 있다”며 “비문 진영이 모두 결합하는 빅텐트의 성사 여부가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모두 참여하는 야권 후보 단일화 주장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측은 “야권을 하나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며 야권 공동정부 구성과 대선 결선투표 도입을 주장했다. 역대 대선에선 주로 야권 진영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됐다면 현재는 보수 진영 내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유 의원은 “설 민심을 들어보니 그간 보수 정당을 지지했던 분들의 대선 패배에 대한 위기의식이 굉장히 강하다”며 “문 전 대표를 상대로 승리할 보수 후보로 단일화 노력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 측은 “‘반기문 대 문재인’의 확고한 양강(兩强) 구도를 형성하게 되면 보수 대통합을 넘어 중도 진영까지 포괄하는 빅텐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탄핵심판 이후 민심은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내린 뒤 민심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도 이번 대선의 핵심 변수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박 대통령의 사법 처리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박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았다. 김 의원 측은 “박 대통령이 구속되면 보수층의 동정심을 유발해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 유리한 현재의 대선 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부동층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건이다. 반 전 총장 측은 “현재 부동층은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유권자들이 많다”며 “중도, 보수 성향 부동층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가 대선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측도 “헌재 결정 전까지는 ‘정권 심판론’이 압도해 야권 주자가 득세할 수밖에 없지만 결정 이후 여론은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탄핵심판 이후 중위권 주자들에게 반전의 기회가 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안 지사 측은 “대한민국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세대교체, 시대교체 요구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시장 측은 “촛불 정국을 거치며 국민은 집단 지성체로 진화했다”며 “누가 국민의 뜻을 빠르게 파악하고 행동으로 옮기느냐가 대선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박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5일 생방송될 예정이던 ‘KBS1 신년기획 대선 주자에게 듣는다’ 대담 프로그램에 불참하기로 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전문가 그룹인 ‘더불어포럼’ 공동대표를 맡았다는 이유로 KBS가 출연을 금지한 것은 부당하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에게 검증 기회를 제공하는 건 의무”라며 “이걸 핑계로 KBS에 출연하지 않는다면 자기 자질을 국민 앞에 보여 주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씨의 출연 금지가) 그동안 방송계에서 행했던 블랙리스트의 단면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그에 대한 시정이 없다면 그 프로그램에 나갈 생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맞섰다. 한편 군 합동참모본부와 강원 지역 기갑부대를 각각 방문한 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의 군 복무기간 단축에 대해 “선거 때만 되면 군 복무기간 단축 주장이 나오는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원래 국방개혁안에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까지 단계적으로 단축하도록 설계돼 있다. (안 전 대표가) 아마 군대를 잘 안 겪어 봐 그런지 모르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문 전 대표는 특전사 사병, 안 전 대표는 군의관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24일 바른정당 창당과 함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에 연대를 공식 제안하면서 ‘제3지대’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제외한 연합전선을 구축하자는 제3지대 구상은 올해 대선의 ‘핵심 변수’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대선 주자마다 동상이몽인 탓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독자 세력화 이후 바른정당과 연대해 이른바 개혁적 보수 진영을 결집한 뒤 국민의당 및 손 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 등과 최종 통합하는 ‘3단계 빅텐트론’을 구상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손 의장 등은 중도·진보세력 연합을 주축으로 반 전 총장이 합류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불투명한 대선 일정 속에 제3지대 실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촉박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24일 “지난 10여 일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모든 행보를 볼 때 그분의 ‘빅텐트’는 보수의 빅텐트로 (우리의) 빅텐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을 보수 후보로 규정하고 중도·진보 성향 인사를 영입 대상으로 한정한 것이다. 제3지대 주도권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바른정당과 차별화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들이 제3지대는 국민의당이라고 정해줬기 때문에 내가 얘기하는 빅텐트는 국민의당의 텐트 안에서 공정한 경선으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흘째 호남을 방문 중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반 전 총장을 향해 “아직 한국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우리 국민들은 반 전 총장이 한국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줄 여유와 시간이 없다”고 각을 세웠다. 안 전 대표는 예비 대선캠프 비서실장에 송기석 의원, 대변인에 이용주 의원, 정책담당에 채이배 의원을 임명하며 캠프를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의당이 반 전 총장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박 대표 측 관계자는 “박 대표가 반 전 총장에 대해 ‘셔터를 내렸다’고 했지만 셔터는 버튼만 누르면 올라간다”며 여운을 남겼다. 국민의당에서 러브콜을 받아온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은 국민의당과 반 전 총장, 바른정당에 모두 문을 열어뒀다. 손 의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의 연대, 연합도 곧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곧 반 전 총장을 만나서 얘기를 듣고 (연대할지) 마음의 결심을 하려고 한다”며 “(바른정당이) 건설적인 모습을 보이면 또 거기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독자 노선을 유지하며 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진영과 개혁보수 세력까지 외연을 확장한 뒤 국민의당과 연대나 통합을 하려는 전략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국민의당 입당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한국의 정책 방향 간담회’를 열고 “불확실성의 시대에 유연하면서도 당당하게 국익을 실현하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라고 했다. 조병제 전 외교통상부 한미안보협력담당 대사,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한반도 주변 정세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히 마련됐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불확실성을 감안한 듯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대미 외교 방침만 밝혔다. 그는 ‘국익 우선 외교’를 외교 정책의 방향으로 제시하며 “대륙과 해양을 잇는 지정학적 이점을 살려 우리의 경제 영토를 대륙과 해양으로 확대하는 ‘교량 외교’가 국익 우선 외교”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설 이후 좀 더 구체적인 ‘교량 외교’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 동북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 문 전 대표는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발전시키면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도 지속적으로 함께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문 전 대표의 대북 송금 특검 발언을 문제 삼아 “제2의 박근혜”라고 몰아붙였다. 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문 전 대표가 (노무현 정부의) 대북 송금 특검에 대해 ‘검찰 수사는 통제할 수 없어 수사 대상이 한정된 특검을 택했다’는 거짓말을 했다”라며 “당시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특검을 강행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2의 박근혜 탄생을 우리 국민은 바라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가 22일 “구체제 청산과 신체제 건설에 앞장서는 개혁의 전사가 될 것”이라며 정치결사체인 ‘국민주권개혁회의’(주권회의)를 출범시켰다. 지지자 6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세(勢)를 과시한 가운데 손 전 대표는 주권회의 의장을 직접 맡기로 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주권회의 창립대회에서 “지역적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 사회 갈등을 봉합할 변혁적인 중도주의자가 나라를 통합해야 한다”며 “저에게 짐이 주어진다면 저부터 피하지 않고 감당하겠다”고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이번 대선이 현행 헌법에 의해 치러지면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하고 개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친박근혜),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배제한 개헌 추진 세력을 모아 공동정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선 출정식 같은 분위기에서 치러진 이날 행사에는 연대 가능성이 있는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 이상일 전 의원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2014년 6월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사퇴했던 문창극 전 후보자(사진)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국회와 이를 찬성하는 사람들을 “어둠의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 전 후보자는 21일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10차 태극기 집회’에서 “어둠의 세력이 날뛰고 있고 망국의 세력들이 활개치고 있다”며 “어둠의 세력들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심사를 담당했던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향해서는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선 “대한민국으로 시집 와서 식구를 위해 힘쓰던 며느리”라고 비유했다. 그는 “여소야대가 되자 야당이 시어머니, 새누리당이 시누이가 돼 며느리를 내쫓으려 하고 있다”며 “지금 외로운 그 며느리는 차가운 뒷방에서 울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과연 박근혜 정권의 안성맞춤인 인물임에 틀림없다”고 비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정운찬 전 국무총리(71·사진)가 19일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대선 주자로 거론되던 정 전 총리가 10년 만에 대선 판에 뛰어든 것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에서 “돈과 권력이 결탁한 부패와 기득권을 깨는 데 모든 것을 바칠 각오”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일반 직장인에게도 안식월(月)을 주는 ‘국민휴식제’와 중소기업부 신설 등 ‘동반성장 5대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충남 공주 태생의 정 전 총리는 서울대 총장을 지냈고 2009∼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냈다. 정 전 총리는 당분간 정당에 몸을 담지 않은 채 제3지대에서 진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중 어느 당으로 갈 것이냐는 물음에 “결정된 것 없다. 혼자 할 수도 있고 같이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신당 창당 여부에 대해선 “힘없고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뭔가 게을리 하신 게 아닌가”라고 각을 세우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당 대표로서 가장 공정하게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걸 약속 드린다”고 입당을 권유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성진 기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8일 “문재인 그 사람이 군 복무기간 단축을 얘기하는데 (그러면) 이 나라는 누가 지키느냐”며 “저런 엉터리 생각을 하는 후보한테 정권을 내줘서야 되겠느냐”고 강력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문 전 대표가 최근 출간한 대담집에서 군 복무기간을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쓴 데 대해 날을 세운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고, 대통령 되면 미국보다 북한 먼저 가겠다는 불안한 후보가 지금 지지율 1위”라며 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어 “대구가 보수의 심장인데,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대한민국의 보수가 제대로 갈 수 있겠느냐”며 자신의 고향인 대구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저출산 고령화로 군 입대가 가능한 젊은이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무책임하고 적절치 않다”고 문 전 대표의 군 복무기간 단축 입장을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 전 대표 측은 “공약을 한 게 아니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군의 첨단화, 정예화, 현대화, 과학화로 병력 규모를 줄일 수 있으면 복무기간을 12개월까지 단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원론적 발언”이라고 반박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황형준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던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의 태도가 180도 돌변했다. 박 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거의 문을 닫았다”며 “귀국해서 한 일련의 언행들이 마치 박근혜 정권을 이어받는 듯한 것으로 일관되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의 통화와 관련해서도 “(탄핵이) 안 됐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준비가 덜 됐다”며 “오늘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 가서 기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5·18기념곡 지정 문제를)을 물어보니까 (답변을 피하며) 엉뚱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입당이 안 된다는 것은 좀 지나친 말이다. 반 전 총장 측 인사가 연락을 해와서 (나한테) ‘너무 조지지 마라’고 하더라”며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반 전 총장의 출마를 애써 무시해 온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반 전 총장은 설 지나서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출마 여부도 반반, 여야인지도 반반, 탄핵 찬반도 반반, 진보 보수도 반반, 정권 교체인지 정권 연장인지도 반반, 어느 당으로 갈지도 반반이다. 온통 반반”이라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1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래에 대한 준비와 실력, 비전을 갖춘 인물은 감히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밖에 없었다”라며 ‘안철수 띄우기’에 나섰다. 정보기술(IT) 강국을 외친 DJ와 벤처기업가 출신으로 과학기술혁명을 주장하는 안 전 대표를 같은 반열에 올린 것이다. 박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제는 합리적인 사람이 합리적인 사고로 나라를 움직여야 한다”라며 “안 전 대표의 겸손과 합리성을 높게 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중립을 지키며 ‘박지원 대세론’이 관철되는 데 도움을 줬다. 박 대표로서도 일단 당 대주주인 안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게 낫다고 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너무 극좌적이다. 확장성이 없다”라며 “문 전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주저 없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급진적이어서는 안 된다”라고 공격했다. 그 대신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영입 대상으로 거론했다. 정 전 총리는 19일 저서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으며 손 전 대표는 22일 자신이 주도하는 정치결사체인 국민주권개혁회의 발대식을 연다. 한편 민주당 소속 대선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 당의 당리당략과 후보의 유·불리를 뛰어넘어 촛불 민심의 대의와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야 3당은 연합해 개방형 공동 경선을 치르자”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공동 경선론은 변형된 단일화론”이라고 비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유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