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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렌 로페테기 레알 마드리드 감독(52·스페인·사진)이 두 번째 경질설에 휘말렸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2일 “최근 컵 대회를 포함해 5경기 무승(1무 4패)의 부진에 빠진 레알 마드리드 수뇌부가 로페테기 경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안방에서 레반테와의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20일) 경기를 1-2로 패하며 리그 7위로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 또한 “이미 레알은 후보 감독 5명을 물색해놨다”며 “29일 숙적 바르셀로나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페테기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 감독이었던 6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물밑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감독 계약(3년·월드컵 직후)을 맺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스페인 국민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해당 사실을 언론을 통해 확인한 스페인축구협회 또한 월드컵 개막 하루 전이자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B조 1차전 3일 전에 그를 경질하기도 했다. 스페인 축구 영웅 페르난도 이에로(50)가 스페인 대표팀 감독으로 투입됐지만 16강 탈락의 수모를 안아 로페테기는 마음의 빚을 져야 했다. 출혈 끝에 얻어낸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자리였기에 로페테기로선 좋은 성과가 절실했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가 빠지고 그 빈자리를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한 개러스 베일(29), 카림 벤제마(31)가 부상 등의 여파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레알다운 압도적인 경기력이 사라졌고, 3회 연속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란 대업을 일궈낸 지네딘 지단 전임 감독의 업적도 그에게 부담으로 돌아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5월에 출산한 뒤 이번이 아들과 함께하는 세 번째 달리기 대회(5km)예요.” 결혼 2년 차 신혼부부 남편 최재웅 씨(37)와 아내 윤수정 씨(30)는 21일 경주국제마라톤대회 5km 부문(마스터스)에 생후 5개월 된 아들(이선 군)을 유모차에 태우고 나와 완주에 성공했다. 이 부부는 연애를 시작한 2013년부터 지난해 임신 전까지 매년 4번 이상 국내 마라톤대회(마스터스 하프, 10km 등)에 참가할 정도로 달리기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달리기의 매력. 아들이 자라면 건강한 취미 생활로 달리기에 입문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날도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윤 씨는 “서울에 사는데 전날 경주로 와 주변 일대를 둘러봤다. 세 식구가 함께 뛰는 날을 꿈꾸며 임신 기간을 보냈다. 몸이 근질근질했다”며 웃었다. 최 씨는 “이달 초 손기정평화마라톤(3일)과 핑크런(14일)에 이어 세 번째로 유모차 달리기를 한 것”이라며 “아기가 어려 지금은 5km인데 점차 거리를 늘려가다가 훗날 손을 잡고 세 식구가 함께 뛰는 장면을 상상한다”고 말했다. 김동은 씨(52)는 발달장애 2급인 딸 미진 씨(21)의 손을 잡고 10km를 뛰었다. 용기와 자립심을 길러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수시로 “할 수 있어”를 외치며 딸을 응원한 김 씨는 골인 지점을 통과한 뒤 “잘했어. 기특하다”라며 딸을 보고 활짝 웃었다. 김 씨는 “몇 년 전부터 매주 한 번씩 5km 달리기를 해왔는데 10km를 뛴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달리기를 하면서 딸이 ‘오늘은 달리기 안 해?’라고 묻는 등 의사 표현이 늘고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김 씨 부녀를 비롯해 이날 대회에는 경주지역 발달장애인과 이들의 가족이 모인 마라톤 동호회 ‘달려라, 달팽이’ 회원 27명이 경주 시내를 달렸다. 경주=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마지막 8km를 홀로 뛰었지만 케네디 키프로프 체보로르(28·케냐)에게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30km 때부터 개인 최고기록이 나왔다. 컨디션이 괜찮아서 그때부터 스퍼트를 했다. (첫 국제대회 우승이었던) 3월 충칭 대회 때도 막판에 혼자 달린 경험이 있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개인 최고기록으로 우승을 할 게 확실시돼서 매우 기쁘게 달렸다.” 최근 2년간 이 대회 챔피언 자리를 지켰던 필렉스 키프로티치(30·케냐)가 자리를 비웠고 한국 귀화 후 처음 출전한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30·케냐)는 대회 2주 전 아킬레스건 부상의 여파로 전력을 쏟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2시간5분대 개인 최고기록을 보유한 마크 코리르(30·케냐)에게 쏠렸다. 하지만 35km 구간부터 깜짝 스퍼트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온 체보로르가 2위와의 간격을 더욱 벌리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1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일보 2018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지난해 6위(2시간9분43초)를 차지했던 체보로르가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2시간8분26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첫 방문이었던 지난해 경주 대회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운 체보로르는 두 번째 경주 방문에서 또 한 번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우승까지 차지하며 경주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갔다. 체보로르는 “올 때마다 느끼지만 경주 날씨가 정말 좋다. 작년에 경험한 코스나 기온, 날씨에 맞춰 훈련한 게 도움이 됐다”며 “내년에는 2시간6분대 기록이 목표”라고 말했다. 3월 충칭 대회에 이어 국제대회에서 두 번째, 한국에서는 첫 우승을 거둔 체보로르는 우승상금 5만 달러(약 5600만 원)를 받게 된 소감을 묻자 “일곱 살 된 아들과 가족을 위해 먼저 쓰고 남는 건 훈련비에 보태겠다”며 웃었다. 90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대회 현장에서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 박차양 배진석 경북도의원, 김동해 경주시의회 부의장, 최귀돌 경주시체육회 상임부회장, 진장옥 대한육상연맹 부회장, 배기환 경주경찰서장, 안태현 경주소방서장, 임채청 동아일보 대표이사가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한편 귀화 후 첫 레이스였으나 이날 부상으로 완주하지 못한 에루페는 28일 공주백제마라톤 10km에서 마스터스 참가자들과 ‘즐기는 달리기’를 함께하며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경주=임보미 bom@donga.com·김재형 기자 }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 숨진 원정대원들의 시신이 17일 오전 5시 7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검역과 통관을 거쳐 오전 6시 20분 운구 행렬이 시작됐다. 막내 이재훈 대원(24)에 이어 임일진 다큐멘터리 감독(49), 유영직 대원(51),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54), 김창호 대장(49)이 차례로 운구차에 올랐다. 김 대장의 부인 김윤경 씨(45)는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면서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우리 재훈이가 스물네 살입니다. 아이고… 어떡하니….” 이번이 마지막 산행이라던 이재훈 대원의 어머니는 한참 동안 운구 행렬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운구를 위해 모인 유가족과 산악인들이 숨죽여 흐느끼는 가운데 인천공항 화물청사에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 영정 보고 아빠 찾는 25개월 딸 김 대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는 대학산악연맹 88학번 동기·선후배들이 자리를 지켰다. 김 대장의 무역학과·산악회 동기로 30년을 동고동락한 염제상 씨(49)는 김 대장을 “산 그 자체인 친구”로 기억했다. 그는 “창호가 출국 전 만난 자리에서 산악인 후배들을 위해 재단을 만들 것을 논의했다”며 “우리가 선배로부터 받았으니 후배들에게 베풀자는 소박한 꿈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오후 1시경 김 대장의 25개월 된 딸 단아 양이 이모의 품에 안겨 빈소를 찾았다. 김 대장의 영정을 보고 “아빠!”라고 외치며 손을 뻗는 딸 앞에서 그때까지 의연한 모습을 지켜왔던 김 대장의 부인은 처음으로 크게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훔쳤다. 주변의 산악인들과 지인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돌리며 눈물을 닦았다.○ 모교 서울시립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김 대장의 모교 서울시립대 대강당에는 오전 8시부터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학교 관계자 및 재학생, 산악인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회장이 자리를 지키며 추모객을 맞았다. 분향소를 찾은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그의 도전 정신을 기리기 위해 김창호 대장 기념강의실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분향소를 찾았다. 유럽 순방 중인 도종환 장관을 대신해 온 노 차관은 “(이 사고로 산악인의 도전이) 끝나서는 안 되겠지만, 위험을 줄일 방법을 찾겠다. 장비나 날씨에 따른 등반 매뉴얼을 강화하는 등 산악인들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1991년 등반 도중 열 손가락을 모두 잃은 장애인 등반가 김홍빈 씨(54)는 “지난해 7월 낭가파르바트(8126m) 등정 때 길을 잃어 김 대장에게 급하게 위성 전화를 했더니 김 대장이 새벽에 전화를 받았는데도 자세히 길을 알려주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유영직 대원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 의정부시 추병원에도 산악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유학재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교수부장(57)은 “내가 영직이를 김창호 대장에게 추천해줘 죽은 것 같다”며 비통해했다. 이재훈 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서호병원에는 김영섭 부경대 총장이 방문해 유가족에게 명예졸업장을 전달했다. 이 씨는 이 대학 컴퓨터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김 총장은 “고인을 위로하고 새 길을 개척하기 위해 도전했던 그의 정신을 함께 기억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대장이 졸업한 경북 영주시 영주제일고에도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산악인들이 추모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김재형 / 의정부=구특교 기자}

‘골 갈증’에 시달리는 손흥민(26·토트넘)이 16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 파나마를 상대로 올해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마지막 골 사냥에 나선다. 손흥민의 A매치 골 기록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6월 27일)에서 멈췄다. 벤투호 출범 이후 주장을 맡았지만 한국이 2승 1무를 기록한 세 번의 평가전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사이 두 차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손흥민은 우루과이(FIFA 5위)와의 평가전(12일) 직후 “(실축을) 계속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며 “이제는 페널티킥을 차지 않으려 한다. 난 아직도 많이 부족한 선수”라는 그답지 않게 주눅 든 소감을 남겼다. ‘벤투호 2기’의 마무리 과제로 에이스(손흥민) 기 살리기 문제가 떠오른 것이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는 손흥민을 차출하는 대신 11월 A매치에는 그를 뽑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토트넘으로 돌아가는 손흥민은 내년 1월 아시안컵 기간(본선 3차전 이후)에 대표팀에 복귀한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9)은 파나마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페널티킥이 나오면 팀 상황에 맞게 결정할 것이다. 손흥민이 보여준 활약에는 만족한다”며 손흥민을 다독였다. 이어 “일부 선수 구성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주도하는 방식의 경기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에게 이날 경기는 그간의 골 침묵을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파나마는 12일 일본과의 평가전 0-3 완패를 포함해 최근 6경기(A매치) 연속 패배를 안을 정도로 약체로 평가받는다. 토트넘에서의 올 시즌 8경기(리그 및 각종 컵대회)를 포함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3차전(8월 20일) 결승골 이후 14경기 연속 골이 없는 손흥민이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좋은 제물로 꼽힌다. 9월 첫 출항 이후 순항해온 벤투호의 ‘허니문 기간’을 완벽하게 매듭짓기 위해서도 손흥민의 골이 간절한 경기다. 그에게 A매치 첫 경기부터 주장 완장을 채운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 전파자이자 상징이 될 선수로 손흥민을 앞세웠다. 또한 손흥민은 현재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많은 A매치 골(23골)을 넣은 주포다. “경기를 지배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겠다. 최대한 상대를 압도하겠다.” 상대가 바뀌어도 벤투 감독의 철학은 변함이 없었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토대 유지를 강조하며 경기별 선수 구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그 대신 ‘지배하는 축구’ 철학을 짧은 소집 훈련 기간에 이식하기 위해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를 비롯한 ‘벤투 사단’은 고도로 분업화된 지도 방식으로 후방 빌드업(공격 전개), 짧은 볼 터치, 전방 압박 등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직접 조련한 기간이 늘어나면서 벤투 감독의 선수 파악 정도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과거에 비해 전체적인 경기 템포가 빨라지고 백패스가 줄었다. 벤투식 축구의 큰 그림이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라며 “이젠 디테일을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 후방 빌드업에 여전히 기술적 세밀함이 부족한 장면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축구의 열기가 2002 한일 월드컵 때로 되돌아간 듯한 경기였다. 2013년 10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이후 5년 만에 매진(6만4170명)이 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5위 한국이 5위 우루과이를 2-1로 꺾었다. 한국은 1982년 네루컵에서 우루과이와 처음 맞붙어 2-2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1무 6패를 기록하다 이번에 처음 승리했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36년 만에 거둔 첫 승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엔 ‘꿈★은 이어진다’는 대형 카드 섹션이 등장했고 경기는 다수의 여성을 포함한 팬들의 우레 같은 함성 속에 축제처럼 마무리됐다. 후반 20분. 한국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민이 공을 놓고 슛을 시도하려 하자 우루과이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다가왔다. 손흥민이 공을 놓은 위치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무슬레라는 여러 차례 손흥민의 신경을 건드리며 손흥민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려 했다. 페널티킥 직전 벌어지는 전형적인 골키퍼와 키커의 신경전이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주심의 킥 사인이 떨어진 뒤에도 손흥민은 곧바로 슈팅을 날리지 않고 잠시 뜸을 들였다. 이윽고 골문 왼쪽으로 슛을 날렸으나 무슬레라가 몸을 던지며 손으로 이 슛을 쳐냈다.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오려는 그 순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의 영웅 황의조가 달려들며 무슬레라가 쳐낸 공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세계적인 수비수 디에고 고딘을 중심으로 ‘철벽수비’를 자랑하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국이 선제골을 넣은 순간이다. 황의조는 이 직전 남태희의 패스를 받아 우루과이 골문을 돌파하다 상대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에게 양보했으나 손흥민이 실축하자 자신이 다시 해결한 것이다. 황의조는 2015년 10월 자메이카와의 친선전에서 골맛을 본 후 A매치에서 3년 만에 골을 넣은 뒤 박수 속에 석현준과 교체됐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빠졌다고는 하나 에딘손 카바니를 비롯해 2018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와의 8강전에 선발 출전한 9명이 그대로 뛴 정예팀이었다. 한국은 후반 27분 김영권이 측면에서 수비 도중 넘어지며 우루과이의 측면 돌파를 허용한 뒤 동점골을 내줬다. 그러나 후반 33분 손흥민이 찬 코너킥을 석현준이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 헤딩슛을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려다 공이 한국의 정우영 앞으로 향했고 정우영은 빠르게 구석으로 차 넣어 2-1 승리를 연출했다. 월드컵에서 두 번 한국에 패배를 안기며 ‘한국 잡는 적장’으로 맹위를 떨친 오스카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71)은 과거 사제의 인연을 맺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일격을 당했다. 레알 오비에도(스페인) 사령탑 시절(1997∼1998년) 벤투 감독은 선수로 뛰었다. 결국, 하루 전 “결과와 경기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한 벤투 감독의 공언은 현실이 됐다. 벤투호는 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경기를 주도하며 우루과이를 몰아세웠다. 오히려 우루과이가 자기 진영 깊숙이 진을 치고 기다리는 밀집 수비를 펼쳤다. 한국은 하프라인 너머까지 전진해 압박 수비를 펼쳤고, 긴 패스와 개인 돌파보단 짧고 간결한 패스로 골 루트를 찾아갔다. 벤투 감독 부임 후 한국은 빠른 볼 터치와 전진 패스에서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우루과이의 카바니는 한국의 수비에 막혀 좀처럼 빛을 내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2승 1무를 기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독수리’ 최용수 감독(45·사진)이 프로축구 FC서울의 소방수로 돌아왔다. 2016년 6월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2년 만이다. 서울은 11일 “최용수 감독을 제12대 감독으로 선임했다”며 “계약 기간은 2021년까지다”라고 밝혔다. 서울은 4월 황선홍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퇴한 이후 지금까지 이을용 감독 대행 체제로 꾸려왔다. 서울은 그사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7∼12위)행을 확정했다. 축구 명가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9위 서울은 남은 6경기에서 강등권 탈출을 바라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 감독은 20일 제주와의 33라운드 방문경기(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2011년 4월 30일 최 감독이 전임 황보관 감독(9대)에 이어 감독대행으로서 치른 첫 경기가 제주전이었다. 당시에도 7라운드까지 서울은 16개 구단 중 14위에 처져 있었다. 최 감독은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을 수습해 그해 서울을 리그 3위, 최종 5위(플레이오프 이후)에 올려놨다. 최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오랫동안 서울 선수들과 호흡하며 선수들 개개인을 잘 파악하고 있는 데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힘이 있다. 이런 점이 위기 상황에서 소방수로 그가 선택된 배경이다. 2012년 서울의 10대 감독으로 정식 승격한 최 감독은 그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3년에는 서울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으로 이끌며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수여하는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K리그 최연소 최단기간 100승 달성 기록을 세우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시즌 중반 중국 리그로 진출하면서 서울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중국에서 돌아온 뒤에는 방송해설자로 활동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혼을 담아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파울루 벤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49)은 강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1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팀을 상대로 우리가 얼마나 경기를 지배하고 압도하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우루과이는 한국이 7번(1무 6패) 붙어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다. 특히 오스카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71)은 14년간(1988∼1990년, 2006년∼현재) 대표팀을 이끌며 월드컵에서 한국을 잡는 맹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1 패배를 안겼고, 한국이 사상 최초로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선 8강 문턱에서 1-2 패배를 안겼다. 그만큼 한국 축구에 익숙하다. 타바레스 감독은 벤투 감독이 레알 오비에도(스페인)에서 선수로 활약할 때(1996∼2000년) 스승(1997∼1998년)으로 모셨던 인연이 있다. 벤투 감독으로선 첫 ‘사제 대결’이 부담스럽지만 “우루과이 경기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가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벤투 감독은 강호를 상대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자신의 철학과 대표팀 경기력의 화학적 결합을 극대화하겠다는 각오다. 벤투 감독은 ‘지배(점유율 우위)-압박(전진 수비)-공간(중앙미들 및 풀백 침투)’을 강조한다. 9월 코스타리카(37위)와의 A매치 첫 경기에서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가 칠레(12위)와의 2차전에선 자취를 감췄지만 이번에 다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우리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도 우리가 어떻게 대비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상황에도)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한다면 좋은 결과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바레스 감독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을) 한국에서 이렇게 다시 만나 기쁘다”면서 “한국 축구가 10년간 혁명이란 단어를 쓰고 싶을 정도로 발전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덕담 같은 각오를 전했다. 반면 우루과이의 주장이자 수비의 핵 디에고 고딘(32·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고딘은 “이번 월드컵(러시아)에서 한국은 (독일을 꺾으며) 놀라웠다”며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우루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5위로 철벽 수비를 자랑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49)이 한국 사령탑을 맡은 뒤 만나는 가장 강한 상대로 대표팀의 경기력을 제대로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루과이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8강까지 우승국 프랑스(2실점)와 포르투갈(1실점) 경기를 제외하면 실점이 없었다. 루이스 수아레스(31·FC 바르셀로나)와 에딘손 카바니(31·파리 생제르맹)의 투톱 명성에 가려졌긴 했지만 우루과이는 남미식 ‘늪 축구’의 대가로 거듭났다. 그 밑바탕엔 14년간(1988∼1990년, 2006년 이후)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을 이끈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71)의 실리 정신이 깔려 있다. 그는 점유율에 집착하지 않고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강한 역습 한 방에 무게를 싣는 전술을 특히 애용했다. 디에고 고딘(32·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우루과이 수비의 핵이자 상징과도 같은 존재.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 루카스 토레이라(22·아스널), 호세 히메네스(23·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함께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의 철벽 수비진을 구축했다. 이번에 히메네스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주장이자 대표팀 14년 차(2005년 이후) 붙박이 수비수인 고딘이 지키고 있는 우루과이는 흔들림이 없다. 마르틴 카세레스(31·SS라치오) 등 히메네스를 대체할 수비 자원도 넘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최근 5년간 활약을 종합해 보면 고딘은 세계 최고의 수비수다”라며 “수비라인 조정과 발밑 기술, 세트플레이 상황에서의 헤딩 능력, 일대일 방어까지 수비수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수아레스가 셋째 아이 출산으로 빠졌지만 카바니가 이끄는 공격도 탄탄하다.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8강전(프랑스)에 나서지 못했던 카바니는 이후 프랑스 리그1에 복귀해 현재 리그 5골(공동 7위)로 맹활약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벤투 감독은 ‘최강’ 우루과이를 상대하기 위해 선수들과 영상 미팅을 하며 득점 방법을 찾고 있다. 강한 압박에 한국이 주도권을 내줬던 강호 칠레(12위)와의 9월 A매치(국가대표팀 경기)가 주요 분석 대상이다. 미드필더 자원으로 성인대표팀에 처음 뽑힌 이진현(21·포항)은 10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영상 미팅을 통해 칠레전에서 공수에 부족했던 부분을 세부적으로 분석했다. 세트 피스를 가다듬고 또 빌드업(수비부터 공격 전개)에 관한 감독님의 철학을 들었다”고 말했다. 오른쪽 수비수 이용(32·전북)은 “(벤투) 감독님은 풀백 자원이 좀 더 공격적인 위치로 가 있길 원한다. 크로스 등 공격에 보탬이 될 만한 장면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수비수임에도 K리그1 도움 순위 3위(8개)인 이용의 돌파와 크로스는 손흥민(26·토트넘)을 비롯해 중앙 돌파를 좋아하는 1선 공격수의 침투가 막혔을 때 변칙적인 대표팀의 공격 루트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파주=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7개월 전 평창 겨울 패럴림픽 때만 해도 이도연(46·전북)은 그저 ‘완주’만을 바라던 초보였다. 검은색 아스팔트가 익숙한 그에게 흰색 설원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창피하고 아팠지만, 이 악물고 일어섰다. 그렇게 크로스컨트리 등 7개 종목에서 완주를 해냈다. 처음 겪어본 겨울 패럴림픽을 메달 없이 마무리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자신의 주 무대로 돌아온 이도연이 ‘철의 여인’으로 거듭났다. 이도연은 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센툴 국제서킷에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아경기 핸드사이클 여자 로드레이스(스포츠 등급 H2-4) 결선에서 1시간15분16초713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전날 여자 도로 독주에 이어 이틀 연속 금메달이다. 더불어 4년 전 인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전날 도로 독주에서 은메달을 딴 2위 왕계현(50·1시간29분50초706)을 14분 넘게 따돌린 완승이었다. 그 원동력은 가족의 든든한 응원이었다. 이도연은 8월 이탈리아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고장 난 장비 탓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이를 알게 된 그의 작은아버지는 새 장비를 사라고 2000만 원을 흔쾌히 내놓았다. 여름에는 핸드사이클, 겨울에는 노르딕스키를 하는 이도연에게 늘 “건강하게만 하고 오라”고 격려하는 세 딸 설유선(25) 유준(23) 유휘(21)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도연은 ‘엄마를 당당히 여겨준다. 엄마 노릇도 제대로 못 해줬는데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땀을 더 쏟았다. 1991년 추락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이후 2006년 탁구를 접하며 사회로 나오기까지, 묵묵히 이도연의 곁을 지킨 어머니 김삼순 씨(70)도 큰 버팀목이다. 2012년 육상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도연은 그해 장애인 전국체육대회에서 창과 원반, 포환던지기에서 한국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이후 핸드사이클로 전향한 뒤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는 로드레이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4세에 스키를 배워 올해 3월 평창 겨울 패럴림픽에 노르딕스키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이도연은 그래도 목마르다. 벌써부터 2020년 도쿄 패럴림픽을 바라본다. “운동선수니 금메달 욕심이 납니다. (패럴림픽에선) 은메달밖에 못 따서 만족을 못 하겠어요. 패럴림픽 금메달만은 정말 갖고 싶어요. 일단 도쿄에 ‘올인’입니다.” 한편 남북 수영 단일팀은 8일 남자계영 400m 34P 결선에서 4분24초95의 기록으로 일본과 중국에 이어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단일팀은 장애인아시아경기 사상 최초로 메달을 차지했다. 다만 대회 규정에 따라 예선만 뛴 북한 선수들은 시상대에 오를 수 없어 대한장애인체육회는 9일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 등에 남북의 시상식 공동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자카르타 공동취재단}

전광판마저 멈춘 7일 후반 추가시간 울산문수경기장. 전북이 울산에 1-2로 뒤진 그때 프로축구 K리그1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39·전북)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양 팀의 많은 것이 달려 있던 이날 경기의 결과를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1만4000여 명의 관중이 숨죽인 사이 이동국은 성큼성큼 공을 향해 뛰었다. 이동국의 발을 떠난 공은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와 동시에 전북 서포터스 쪽에선 함성이 쏟아졌다. 프로와 국가대표팀 기록을 모두 합해 개인 통산 300호 골을 쏘아올린 이동국을 향한 축하였다. 또 조기 우승을 확정하며 ‘전북 천하’를 완성한 데 대한 자축 세리머니이기도 했다. 전북이 이동국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울산에 2-2 무승부를 거두고 32라운드 만에 정규리그 2연패를 확정했다. 같은 날 2위 경남(55점)이 제주에 0-1로 패하면서 전북(74점)과의 승점 차가 19점으로 늘어나 남은 6경기에 상관없이 정상에 올랐다. 전북은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스플릿 이전(33라운드)에 우승을 확정한 최초의 팀이 됐다. 전북은 또 2012년 FC서울에 이어 6년 만에 연패 없이 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안정된 전력을 과시했다. 전북은 안방에서 2위 탈환을 노렸던 울산(53점)의 거센 저항에 휘말렸다. 울산은 전반에 70%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북을 몰아붙였다. 후반 8분 교체 투입된 지 1분 만에 전북 로페즈가 선제골을 넣긴 했지만 울산은 한승규(후반 13분) 김인성(후반 37분)의 연속 골로 승기를 잡았다. 대어를 낚는 듯 보였던 울산은 막판 손준호에게 통한의 페널티킥 파울을 내주며 이동국과 전북의 대기록 작성을 지켜봐야 했다.올 시즌 전북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직전 시즌 32라운드만 해도 당시 1위 전북은 2위 제주와 불과 3점 차 승점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올해는 공수에 걸쳐 막강한 경기력을 보였다. 12개 구단 중 7일 현재 올 시즌 60득점 이상을 올린 유일한 팀이자 실점을 20점대로 막은 단 하나의 팀이 전북이다.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 화력을 유지한 가운데 더 단단해진 수비력이 눈에 띈다. 중앙 수비에서는 2년 차로 접어들며 노련함이 가미된 김민재(22)와 올 시즌 장쑤 쑤닝(중국)에서 임대 이적한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홍정호(29)가 철통처럼 걸어 잠갔다. 여기에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국가대표 수비의 핵으로 거듭난 이용(32)과 장기 부상으로 빠진 김진수(26)의 공백을 완벽히 메운 최철순(31)의 측면 수비도 빈틈이 없다. 전북 관계자는 “주축 미드필더였던 이재성(26)이 홀슈타인 킬(독일)로 이적하고 송범근(골키퍼)과 김민재, 장윤호 등이 아시아경기 출전으로 빠진 8월 리그 6경기가 위기였다. 그래도 3승 1무 2패로 나름대로 선방했다”며 “그 기간을 넘기자 국제무대 경험을 쌓고 돌아온 선수들을 중심으로 집중력이 높아졌고 팀 분위기도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최강희 전북 감독은 자신이 보유한 K리그 감독 최다 우승 기록을 6회로 경신했다. 최 감독은 전북 팬을 6번째 별(우승)의 원동력이라 치켜세우면서 “선수들이 희생정신을 발휘해 여기까지 왔다”며 “특히 이동국 이용 최보경(30) 등 고참 선수들이 헌신해 팀을 단합시켰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2010년대 전북의 맞수로 K리그1의 흥행을 이끌었던 FC서울은 전날 전남에 0-1로 패해 창단 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7∼12위)에 떨어지는 치욕을 맛봤다. 울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9)의 선택은 수비 안정이었다. 12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 16일 70위 파나마(천안종합운동장)와의 평가전을 대비해 뽑은 ‘벤투호 2기’는 ‘1기’를 중용하며 수비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 벤투 감독은 9월 평가전 때 중용한 기존 대표팀 멤버 20명에 5명을 추가한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관심의 초점은 생애 처음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박지수(24·경남).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의 ‘돌풍’ 경남의 철벽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중앙수비수다. 벤투 감독은 “박지수는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술력도 좋다. 중앙수비수로 테스트하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9월 칠레와의 평가전 때 백패스 실수로 구설에 오른 수비수 장현수(FC 도쿄)도 다시 뽑았다. 벤투 감독은 “(경기에서 나오는) 수많은 동작과 상황 판단을 보고 판단하지 한 장면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다. 장현수는 9월 A매치 2경기를 잘 치렀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부상과 컨디션 악화 등의 이유로 1기에는 들지 못했던 수비 자원 박주호(울산)도 선발했다. 벤투 감독이 이렇게 수비수를 중용한 배경에는 세계 55위 한국이 루이스 수아레스(FC 바르셀로나),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등 화려한 멤버를 보유하고 있는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하려면 수비 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인 미드필더 이진현(21·포항)도 처음 A대표팀에 승선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수문장 조현우(대구) 등 러시아 월드컵 대표도 부름을 받았다. 최전방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부상으로 빠진 대신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이 2년 만에 대표팀 출전 기회를 얻었다. 아시아경기 금메달 파트너인 1992년생 동갑내기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황의조(감바 오사카)도 다시 뽑혔다. 박지수는 험난한 축구 인생을 걸어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인천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시작해 2013년 인천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4부 리그 격인 K3리그의 의정부FC에 입단해 재기를 노렸고 2015년 2부 리그에 있던 경남에 입단해 팀의 중심 수비수로 거듭났다. 올 시즌 그는 경남(37실점)이 전북(24실점)과 울산(36실점)에 이어 리그 최저 실점 3위를 기록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박지수는 “이 순간 그동안 뒷바라지해 준 부모님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축구를 포기하고 싶었을 정도로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니 이번 기회를 꼭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헤딩력과 빠른 발 등의 장점을 살려 벤투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해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박지수의 발탁은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K리그에서도 대표팀 차출을 향한 경쟁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벤투호 2기의 상징적인 선발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우루과이(6만4174석), 파나마(2만5486석) 경기 티켓이 발매 3시간 만에 모두 팔려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축구대표팀 평가전은 지난달 코스타리카(고양종합운동장·3만5922석), 칠레(수원월드컵경기장·4만760석)에 이어 4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벤투호 2기’ 명단(25명) ▽골키퍼=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 ▽수비수=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 장현수(FC 도쿄) 김민재 이용(이상 전북) 박지수(경남) 김문환(부산) 홍철(수원) 박주호(울산) ▽미드필더=황인범(대전)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정우영(알 사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알두하일 SC) 이진현(포항) 이승우(베로나) ▽공격수=이재성(홀슈타인 킬) 손흥민(토트넘) 문선민(인천) 황희찬(함부르크 SV)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 황의조(감바 오사카)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정신 차려 서울. 정신 차려 서울!” 1만여 FC서울 안방 팬들의 외침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2-1로 앞서다가 후반 38분 골키퍼 유상훈의 실수로 상주에 동점 골을 헌납한 직후였다. 이미 유상훈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1분에도 실책에 가까운 볼 처리로 한 골을 내줬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인사를 하기 위해 관중석 앞에 선 선수들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축구 명가’ 서울이 겪고 있는 터널의 끝은 어디인가. 서울은 30일 상주와의 K리그1 31라운드 경기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팀 순위 9위(승점 35)를 유지했다. 이날까지 8경기 연속 무승(3무 5패)이다.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뉘기까지 남은 단 두 경기(방문)에서 6위 강원, 7위 제주(이상 승점 38), 8위 대구(승점 36)를 넘어서지 못하면 서울은 사상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7∼12위)으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한다. 지난달 28일 이재하 단장이 올 시즌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직후라 이날 무승부가 더욱 뼈아프다. 4월 말 황선홍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지금까지 서울이 하위권을 맴돌자 구단 수뇌부까지 물러나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1승이 간절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도 다른 팀에 비해 부족한 안델손(6골) 마티치(1골) 등 외국인 공격수의 빈약한 화력과 수비 불안은 여전했다. 더불어 이을용 감독 대행의 한숨도 깊어졌다. 그는 이날 “팬에게 죄송하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골키퍼였다. 선수를 바꾸면 꼭 그 자리에서 문제가 생긴다”며 자신의 선수 기용을 자책했다. 이 감독 대행은 그동안 1번 수문장으로 활약한 양한빈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이달 초 상주에서 제대해 서울로 복귀한 유상훈에게 골문을 맡겼다. 이 감독 대행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너무 위축됐다”며 “열심히는 하는데 경기가 우리 뜻대로 안 된다. 늦었지만 처음부터 다시 한번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북은 지난달 29일 경기 막판에 터진 김신욱(30)의 ‘원더골’에 힘입어 강원을 3-2로 꺾고 조기 우승 확정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승점 73점으로 2위 경남(승점 55)과 무려 18점 차. 스플릿 제도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최초로 스플릿 분할(34∼38라운드) 이전에 우승을 확정짓는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북의 뒤를 이을 ‘2인자’ 싸움을 벌이고 있는 2위 경남과 3위 울산(승점 52)은 31라운드에서 각각 12위 인천과 5위 수원을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해 승점 3점 차 대결 구도를 이어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26)이 소속팀 토트넘에서는 혹독한 ‘생존 경쟁’을 하고 있다. 27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왓퍼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3라운드. 손흥민은 0-1로 팀이 뒤지던 후반 19분 교체 출전했다. 이날 2-2 무승부로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골네트를 흔들며 4-2 승리에 기여하긴 했지만 필드골은 없었다. 한국 대표팀에서 토트넘으로 복귀해 첫 경기를 치른 15일 EPL 리버풀 경기를 포함해 이번 시즌 5번째 경기에서도 무득점이다. 손흥민이 시즌 초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로 리그 3경기 출전을 못 하고 최근 계속 무득점이 이어지는 사이 그의 1992년생 동갑내기 경쟁자인 에리크 라멜라와 루카스 모라는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날 라멜라는 1-1이던 후반 41분 균형을 깨뜨리는 골까지 터뜨렸다. 손흥민도 상대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슈팅으로 답답하던 토트넘의 공격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토비 알데르베이럴트(8점)에 이어 손흥민에게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인 7점을 줄 정도로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골잡이’의 역할로서는 조금 부족했다. 손흥민은 최근 5시즌 동안 9월 안에 꼬박꼬박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2016∼2017, 2017∼2018시즌에는 각각 9월 11일(EPL 4라운드)과 9월 14일(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마수걸이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손흥민에게 ‘9월 축포’를 쏠 기회는 29일 허더즈필드타운과의 EPL 7라운드 경기뿐이다. 골이 터지지 않는 이유로 체력 저하가 거론된다. 손흥민은 아시아경기에 이어 9월 A매치(국가대표팀 경기) 2경기까지 ‘살인 일정’을 소화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또한 27일 “손흥민이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고 신뢰를 보내면서도 그동안 체력 안배를 이유로 손흥민의 풀타임 출전을 아꼈다. 체력 저하는 집중력도 떨어뜨려 골 기회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포체티노는 최근 손흥민 대신 모라와 라멜라를 주로 측면 공격수로 출전시켰다. 특히 돌파 능력에 특화된 모라는 손흥민의 공백기에 리그에서 해리 케인과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골을 넣었다. 라멜라 또한 리그 2골을 포함해 5경기에서 3골(컵대회 포함)을 넣었다. 이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라멜라가 토트넘에서 기록한 리그 총득점과 같은 수로 이번 시즌 그는 ‘커리어 하이’를 넘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케인의 득점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 알리의 침투 능력에 요즘 물오른 모라의 돌파를 조합하는 게 지금으로선 포체티노에게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일 것”이라며 “거기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수비 가담 능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라멜라까지 득점 행진에 가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손흥민의 골이 시급하다. 그 둘 보다 손흥민이 확실히 앞서는 것이 슈팅 능력과 득점력이다”라며 “시즌을 늦게 시작한 손흥민에겐 시련이 될 수 있는 시즌 초반이다”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그바는 더 이상 우리 팀의 부주장이 아니다. 우리 사이에 문제가 있진 않다. 감독으로서 내릴 수 있는 결정이고 더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조제 모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이 2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부 리그 팀인 더비카운트와의 카바라오컵 3라운드 경기에 패한 뒤 현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날 주축인 폴 포그바(25)가 빠진 맨유는 안방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7-8로 졌다. 맨유가 리그컵(2018∼2019시즌 후원사 카바라오) 4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것은 2001∼2002시즌 이후 처음. “둘의 관계는 괜찮다”는 모리뉴의 해명에도 현지 외신들은 포그바의 이적을 점치는 보도를 쏟아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포그바가 맨유를 떠나 FC 바르셀로나(스페인)로 이적하겠다는 뜻을 모리뉴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포그바는 22일 울버햄프턴전(22일) 1-1 무승부 직후 “우리는 안방에서 공격하고 또 공격해야 했다”며 수비를 강조하는 모리뉴를 비판했다. 2016∼2017시즌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모리뉴는 부임과 동시에 구단을 설득해 1300억 원이 넘는 당시 세계 최고 이적료(1억500만 유로)로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포그바를 데려왔다. 그렇기에 그런 포그바와의 불화설은 모리뉴의 현재 위태로운 처지를 상징하는 사례로 해석된다. 모리뉴는 FC포르투(포르투갈)와 첼시(잉글랜드), 인터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을 거치며 4개국 4개 리그에서 정상을 밟아 ‘우승 청부사’로 불렸다. 상대에 따라 맞춤형 전술을 구사하며 탄탄한 수비와 역습을 강조하는 모리뉴는 2000년대를 주름잡은 지도자 중 한 명. 하지만 최근 레알 마드리드(2010∼2013년)와 첼시(2013∼2015년)에서 부임 3년 차에 팀 성적 부진과 주축 선수와의 마찰로 지휘봉을 내려놔 하락세를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맨유 부임 첫해에도 모리뉴는 리그에서 6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지만, 그해 리그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기사회생했다. 2017∼2018시즌에는 리그 2위를 거뒀지만, 무관에 그쳤다. 모리뉴로선 이번 시즌이 맨유의 장기 집권을 위한 시험대인 셈. 현지 언론은 맨유가 최근 리그 6위로 처지며 각종 비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선수단의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포그바의 부주장직을 박탈한 것으로 분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경기에서 지면 축구 팬과 언론의 비판이 매섭죠. 그런데 협회는 그때마다 우왕좌왕할 건가요.”(조건웅 씨) 대한축구협회가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처음으로 공개 간담회를 개최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 ‘국가대표팀 발전 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축구 팬과 일선 지도자 등 100여 명이 찾았다. 김판곤 부회장, 홍명보 전무이사 등 협회 임직원은 두 시간여 동안 참여자들이 쏟아낸 날선 비판과 보완 방법에 귀 기울였다. 협회가 언론이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 간담회는 협회가 온라인을 통해 수렴한 세부 안건(남자 대표팀 전력 강화, 유소년 축구 발전, 감독 선임 및 대표팀 구성, 여자 대표팀 강화 등)을 두고 참여자가 ‘3분 발표’로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논란이 생길 때마다 갈대처럼 흔들리는 협회의 대응 태도를 문제 삼는 참여자가 많았다. 국내 축구 팬을 자처한 구성환 씨는 “신태용 전 감독을 선임할 때 ‘히딩크 논란’이 일었는데 그때 협회의 대응 방식이 아쉬웠다”며 “그렇게 논란이 커질 만한 일이 아니었다. 차라리 (논란에 대처할) 전담 대응팀을 마련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스포츠심리학 박사라고 소개한 김필중 씨는 “대표팀의 멘털 코칭을 전담하는 자원과 전문 인력이 부족해 보인다”며 “비용적인 문제가 있으면 아웃소싱(외주)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전력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자도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유소년팀 전력분석 코치로 일했다고 밝힌 배태한 씨는 “유럽에선 전력분석관이 한국처럼 지원 스태프가 아닌 정식 코치진으로 일한다”며 “전력 분석관의 위상을 높이고 유럽의 좋은 자료를 활용해 국내 축구의 분석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준수 씨는 대표팀의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망주의 A대표팀 조기 데뷔를 주장했다. 그는 “국가대표팀이 조직력을 가다듬을 기회는 A매치(국가대표팀 경기) 기간밖에 없다. 너무 짧다”며 “과거 이청용과 기성용이 그랬듯이 지금의 이강인처럼 어리지만 미래에 대표팀을 이끌어갈 선수 몇몇을 (A대표팀에) 빨리 데뷔시켜 손발을 맞출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감독을 선임했으면 4년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 “여자 대표팀이 소외돼 있다.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 “유소년축구의 경우 클럽 수나 대표팀 선발 숫자 등에서 서울 경기와 지방 간의 격차가 너무 크다. 바닥까지 훑을 수 있는 유소년 발굴 시스템이 필요하다” 등의 발언이 나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수원의 수문장 신화용(35·사진)이 다 무너져 가던 ‘수원성’을 간신히 지켜냈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 수원이 전북에 0-3으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수원은 1, 2차 합계 3-3이 돼 페널티킥 골을 허용하면 다 잡은 4강 티켓을 내줄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신화용은 오른쪽으로 다이빙해 전북 아드리아노가 찬 볼을 쳐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연장전이 득점 없이 끝나고 승부차기로 넘어가자 신화용의 활약이 또 한번 빛났다. 1번 키커로 나선 김신욱에 이어 3번 키커 이동국의 슛마저 막아낸 것이다. 승부차기는 4-2 수원의 승리로 끝났다. 결국 신화용은 이날 3골을 먹고도 ‘빅 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를 찾은 수원 팬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잦은 롱킥 실수와 볼 처리 미숙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신화용이 순식간에 구세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수원은 이날 ‘닥공(닥치고 공격)’을 펼친 전북의 맹공에 경기 내내 고전했다. 전북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아드리아노는 전반 11분 선제골을 넣으며 전북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전북의 볼 점유율은 61.1%. 전북이 1골을 포함한 5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수원은 단 하나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그 대신 수원은 경고 두 장을 포함해 9개의 반칙을 가하며 전북을 거칠게 막아서 가까스로 전반을 1실점으로 끝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전북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6분 최보경이 코너킥 기회에서 헤딩슛으로 수원의 골망을 가른 것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3분 뒤 그런 최보경(수비수)을 빼고 이동국(공격수)을 투입해 화력을 더했다. 후반 66분 교체 투입된 김신욱은 그라운드를 밟은 지 5분 만에 팀 동료 이용의 크로스를 받아 머리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북은 아드리아노의 페널티킥 실축에 힘이 빠진 탓인지 연장전에서 수원에 밀리며 추가골을 잡아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눈물을 흘렸다. 수원이 7년 만에 ACL 4강에 합류하며 4강 대진은 알사드(카타르)-페르세폴리스(이란),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수원으로 짜여졌다. 2000, 2001년 이 대회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에서 총 2번 정상을 밟은 수원은 바뀐 대회에서 첫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수원-가시마 앤틀러스의 경기는 10월 3일 1차전(방문), 24일 2차전(안방)이 열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데뷔 골을 터뜨렸다. 7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 리그 4경기 만이다. 호날두는 16일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리에A 4라운드 사수올로와의 안방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 골을 기록했다. 첫 골엔 약간의 행운이 따랐다. 후반 5분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려던 공이 골포스트를 맞고 호날두가 달려가던 곳으로 날아갔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침착하게 공을 ‘툭’ 밀어 넣었다. 호날두는 관중을 향해 달려가 그동안 벼르고 있던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 지 딱 320분이 되던 때였다. 구단 역대 최고 영입 이적료인 1억 유로(약 1310억 원)에 유벤투스로 이적한 호날두는 3경기에서 풀타임으로 뛰고도 1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유벤투스 팬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활약이었다. 첫 골로 부담을 덜어낸 덕인지 호날두는 15분 뒤 곧바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역습 기회에 순식간에 상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한 호날두는 동료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득점 기계’로 불리는 호날두의 빠른 발과 강력한 슈팅 모두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유벤투스는 후반 추가시간에 쿠마 바바카르(사수올로)에게 추격 골을 허용했지만 끝내 동점골을 허용하지 않고 2-1로 승리해 승점 3을 챙겼다. 이로써 4승 전승을 거둔 유벤투스는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고, 호날두는 득점 공동 5위로 올라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휴식기 이후 프로축구 K리그1이 재개된 첫 주말 대구FC가 상위 스플릿 순위권(1∼6위)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대구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8라운드 방문경기에서 김대원(전반 34분)과 에드가(후반 9분)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강원(2-0)과 수원전(4-2)에 이어 최근 3경기 연속 승리. 이날 승리로 서울(8위), 상주(9위)와 승점이 32점으로 같아졌지만 ‘득실차’에서 밀려 순위는 10위를 유지했다. 대구는 전반기 줄곧 강등권에 머물며 인천, 전남 등과 함께 꼴찌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올여름 골잡이 에드가를 태국 부리람 유나이티드에서 영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거기에 27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에이스’ 세징야가 절정의 기량을 뽐내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렇게 대구는 8월 이후 8경기에서 6승 2패의 성적을 거두며 중위권으로 뛰어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뉘기까진 5경기가 남았다. 현재 6위 강원(34점)과의 승점 차가 단 2점밖에 나지 않는 대구다. 앞으로 2위 경남과 5위 포항을 제외하면 상대적 약체인 상주(9위) 인천(12위) 전남(11위)을 상대하게 돼 충분히 상위 스플릿 도약도 노려볼 만하다. 경남은 ‘돌아온’ 말컹이 후반 추가 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전남과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남에 연패 탈출을 선사한 이 골로 말컹은 강원의 제리치와 함께 22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벤투호 1기’의 두 스트라이커 황의조(26·감바 오사카)와 지동원(27·아우크스부르크)이 소속 팀 복귀전에서 모두 골 맛을 봤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득점왕에 오른 황의조는 15일 일본 고베에서 열린 빗셀 고배와의 J리그 26라운드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직전까지 2연패에 빠졌던 빗셀 고베는 이날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4)가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반면 강등권에 빠져있던 감바 오사카는 돌아온 해결사 황의조에 기대를 걸었다. 양 팀이 1-1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던 후반 23분. 골 냄새를 맡은 황의조는 그 기대에 골로 답했다. 상대 골문으로 침투한 황의조는 팀 동료 구라타 슈의 패스를 받아 골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0호이자 컵 대회를 포함한 시즌 15호 골. 이 결승 골(2-1)에 힘입은 감바 오사카는 이니에스타의 빗셀 고베를 3연패에 빠뜨리며 2연승을 달렸다. 순위는 17위(자동 강등) 그대로지만 감바 오사카는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 날 독일 분데스리가(3라운드)에서는 지동원이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이날 마인츠와의 방문 경기에 후반 28분 교체 투입된 지동원은 그라운드를 밟은 지 9분 만에 소속 팀 아우크스부르크에 천금같은 선제골(후반 37분)을 선사했다.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근처에서 오른발로 때린 슛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오랜만에 한국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지동원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골이었다. 지동원은 지난해 10월 모로코와의 유럽 방문 경기(친선전) 이후 11개월 만에 A대표팀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파울루 벤투 감독(49)이 첫 소집한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기에 그 의미가 더했다. 하지만 골 넣은 직후 세리머니가 문제였다. 힘껏 뛰어올라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던 지동원은 착지 때 왼발을 헛디뎠다. 이후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고 결국 교체 아웃됐다. 팀은 이후 두 골을 연달아 내주며 1-2로 역전패당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복귀전이 될 수 있었던 경기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세리머니가 됐다. 살인적인 A매치 일정을 소화한 뒤 토트넘으로 복귀한 손흥민도 같은 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과의 경기에 교체 출전해 몸을 풀었다.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고 토트넘은 1-2로 패했다. 이날 독일 무대(2부리그)를 처음 밟은 황희찬(22·함부르크 SV) 또한 하이덴하임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의 3-2 승리에 일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