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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흑 대마를 방치하고 흑 ⊙로 하변 실리를 택한 것은 처절한 승부수. 일단 실리로 앞서 놓고 중앙 대마의 생사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백도 ‘공격 앞으로’를 외칠 수밖에 없다. 백 50, 52가 느슨한 보강 같지만 흑의 안형을 없애는 수순. 섣불리 참고 1도 백 1로 젖혀 공격했다간 흑 16까지 알뜰하게 두 집 내고 산다(13=●). 백은 참고 2도 1, 3으로 두는 것이 유력하다. 흑 14까지 패가 나는데 흑의 부담이 크다(11=■). 수순 중 흑 4로 ‘가’로 뛰어도 패가 날 가능성이 높고, 백은 패를 이용해 약간의 이득만 취해도 충분하다. 백이 칼자루를 확실하게 쥔 국면. 그런데 시급한 중앙을 버려두고 뜬금없이 우상 귀에 둔 백 54는 무슨 뜻일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최근 케이블 채널 엠넷에서는 남성 아이돌그룹 결성을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랜드’를 방영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주도하는 이 프로그램은 23명의 지원자 중에 12명은 1군이라 할 수 있는 ‘아이랜드’에, 나머지는 2군 격인 ‘그라운드’에 들어간다. 이후 끝없는 경쟁을 통해 아이랜드와 그라운드를 오가는 구조로 진행된다. 마지막에 아이랜드에 남는 지원자들이 빅히트의 새로운 그룹 데뷔 멤버가 된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세트는 60억 원을 들여 지었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화려하다. 공연장 연습장뿐만 아니라 숙소까지 지어졌는데, 아이랜드의 숙소 시설은 5성급 호텔을 뺨칠 정도로 잘돼 있다. 그라운드로 떨어진 한 참가자는 “꼭 저기(아이랜드 숙소)로 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숙소와 연습장 곳곳에는 CCTV가 설치돼 있어 지원자가 뭘 하고 있는지 수시로 볼 수 있다. 물론 지원자들의 동의를 받았겠지만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 아이돌이 되기 위한 연습생 때는 물론 아이돌로 데뷔하고 난 뒤에도 합숙 생활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재능 있지만 혈기왕성한 청소년들이 온갖 유혹을 이겨내고, 아이돌이 되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려면 합숙 생활이 필수라는 것이다. 요즘 ‘How You Like That’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랙핑크의 멤버들이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소속사의 6대 금기를 말한 적이 있다. 술 담배 클럽 운전 성형 연애다. 수도원 같은 생활이 아니고는 생각하기 힘든 금기들이다. 데뷔한 뒤에도 신인 때는 금기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소개한 모양이지만 이 정도면 인권 침해 수준이다. 아이돌만큼이나 합숙을 많이 하는 분야는 바로 체육이다. 초중고교팀부터 성인 팀까지 대회 훈련 등을 위해 합숙은 필수로 통한다. 합숙은 단기간 내에 가장 효율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가 생활 체육의 저변이 넓지 않은데도 일당백의 선수들이 나타나 국위를 선양하는 데는 이런 합숙의 효과가 톡톡히 한몫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합숙이 만능키가 될 수는 없다. 뒤집어 얘기하면 가장 손쉬운 통제 방식이 바로 합숙이다. 유명 걸그룹인 AOA 민아는 멤버들과 합숙하면서 리더인 지민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지민이 사과하고 연예계를 떠났다. 철인3종경기 선수였던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의 경우도 합숙 과정에서 감독과 주장(리더)의 괴롭힘을 참다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 선수는 괴롭힘에 대해 여러 곳에 호소했지만 어느 곳도 받아주질 않았다. 위계질서가 확실하고 선후배 사이가 깍듯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합숙 문화는 생활 권력 남용의 무풍지대가 되기 십상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스포츠 분야 폭력·성폭력 판례 분석 결과에 따르면 폭력의 18.6%, 성폭력의 36%가 합숙 과정에서 발생했다. 스타가 되고 싶다는 절박한 바람을 가진 아이돌 연습생이나 운동선수들은 합숙 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부조리에 대해 쉽게 얘기할 수 없다. 합숙이라는 형태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돌 연습생과 체육 선수들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는 문화가 합숙과 맞물리며 나쁜 방향으로 증폭되기 일쑤다. 개성 강한 10, 20대들이 자율적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분위기와 문화로 바꿔야 할 시점이 됐다. 각종 통제를 받던 아이돌이 인기를 얻어 통제가 풀리면 자기 절제를 못 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보지 않나.서정보 문화부장 suhchoi@donga.com}

흑 ⊙는 뜻밖의 침입. 이런 침입은 상대에게 두터운 모양을 허용해 미생인 중앙 흑 대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그걸 잘 아는 줴이가 흑 ⊙를 둔 것은 그만큼 형세가 좋지 않다는 얘기다. 이때 참고 1도 백 1로 잇는 것은 좋지 않다. 흑 6까지 백의 모양이 돌돌 뭉친 형태가 되기 때문. 백 34, 36으로 사석작전을 펼쳐 세력을 쌓는 것이 흑을 더 압박하는 행마다. 백 42의 공격이 은근하다. 어쩌면 흑에게 좌변으로 연결하라고 퇴로를 터주는 것 같다. 백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잡으러 갈 필요가 없고, 공격을 빌미로 하변에 집을 두툼하게 만들면 이긴다는 뜻. 흑 45는 최후의 승부수다. 참고 2도 흑 1로 늘면 무난하지만 백 2로 막혀 실리에서 뒤지게 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 때 흑이 잇지 않고 흑 23으로 젖힌 뒤 25로 이어 좌변을 살린 것은 냉정한 판단이다. 웅장하던 좌변 백 진에서 흑이 살았으니 성공한 것일까. 하지만 백도 24로 한 점 잡는 것이 두텁고 백 26, 28로 중앙 흑을 공격할 수 있어 좌변 공방에 불만이 없다. 흑 29의 행마는 기억해둘 만하다. 아마추어들은 습관적으로 참고 1도 흑 1로 느는데 흑 3의 보강이 불필요해 행마의 속도가 느려진다. 물론 백이 참고 2도 1로 끼워 흑 넉 점을 잡는 수는 있지만 흑에게 빵따냄을 주는 것에 비해 대가가 너무 적다. 백은 30으로 멀리서 울타리를 치기 시작하는데 흑은 중앙을 보강하지 않고 33으로 좌하 귀를 쳐들어갔다. 그만큼 지금 형세가 흑에게 여유가 없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의 응수타진은 흑이 참고 1도 1로 물러서는 것을 기대한 수. 이렇게 되면 백은 선수로 좌상 백 돌의 안전을 확보하게 돼 백 2가 강력해진다. 흑으로선 3, 5로 물러서야 하는데 좌변 흑이 살긴 하지만 백 6으로 따낸 모양은 아무래도 흑이 당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전에선 흑 9로 젖혀 반발했고, 19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백은 귀를 살리기 전에 백 20으로 막고 백 22로 단수했다. 백 22는 참고 2도 1, 3으로 두는 것도 두텁다. 흑 4로 살아가면 백 5를 선수한 뒤 큰 곳으로 달려가는 것이 더 산뜻해 보인다. 백 22는 중앙 흑을 끊는 수를 노리는 것인데 이 노림수는 얼마나 강력한 것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에 대해 백은 98로 이어 귀를 살렸다. 하지만 흑 99가 ⊙의 뜻을 잇는 멋진 수. 백의 좌변 세력이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따라서 백은 참고 1도처럼 귀를 내주고 백 5로 좌변을 웅장하게 키우는 편이 더 나았다. 흑 105, 107로 단수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착상.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아마추어적 수법이다. 참고 2도 흑 1, 3으로 두는 것이 세련된(?) 행마. 하지만 흑 105, 107은 프로기사를 두 점 접고도 이기는 줴이가 둔 수이니 더 이상 토를 달기는 어렵다. 여기서 백이 A로 단수하면 흑이 잇지 않고 B로 달려 수습한다. 긁어 부스럼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백 108로 붙였는데 이건 무슨 뜻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이 ◎로 패를 결행한 것은 86이란 절대 팻감이 있었기 때문. 이 팻감이 없었다면 흑은 무조건 패를 해소했을 것이다. 흑 89로 참고도처럼 팻감을 써서 좌상 귀를 접수하는 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백 2의 위력은 전판을 호령하는 데다 백 4로 우변 흑집이 쪼그라드는 것도 흑으로선 괴롭다. 우변 흑은 9까지 살아갈 순 있는데 백 10 이후 흑이 손을 빼면 ‘가’가 시한폭탄으로 남는다. 좌상 백 두 점을 살리는 수와 우변 흑에 대해 패를 걸어가는 수가 있어 흑이 견디기 어렵다. 백 90으로 따내 험악해 보이던 패싸움은 싱겁게 끝났다. 흑은 두터움, 백은 좌변 모양 확장의 성과를 얻어 서로 불만이 없다. 백 92가 천금의 요처. 한돌이 지금까지 세계 최강 줴이를 상대로 잘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흑 97은 매서운 응수타진. 한 점을 잡을 것인지, 귀를 이을 것인지 백의 선택은? 88=◎.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로 끊어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백은 일단 74, 76으로 전체 백을 연결하며 추이를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다. 흑 77이 날카로운 치중. 참고 1도 백 1로 이어도 흑 6까지 백을 잡을 수 있다. 결국 백 78, 흑 79로 안정을 취했다. 그러나 평화의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백 80으로 흑 한 점을 잡고자 한 것이 예상 밖의 강수. 흑도 81로 뻗어 강하게 버텼다. 여기서 백이 참고 2도 1로 끊을 수는 없는 노릇. 흑 8로 나오면 백이 지리멸렬해진다. 백82는 패를 각오한 결단. 이 패는 백이 지면 상변 백이 모두 죽기 때문에 백이 부담스러워 보이긴 하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최근 최재영 5단이 중국 인공지능 ‘골락시’에게 호선 바둑으로 승리를 거둬 화제가 되고 있다. 최 5단은 강력한 노림수 한 방으로 골락시를 KO시켰다. 골락시는 5월부터 프로기사들과 호선 대국을 펼치고 있는데, 266연승을 거두다 한승주 7단의 흉내바둑에 걸려 낙마했고, 변상일 9단에게는 축을 착각해 진 적이 있지만 이렇게 정상적인 바둑에서 패한 것은 처음이다. 상변과 중앙에 포진한 흑백이 뒤엉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우선 흑은 63으로 중앙 돌을 탈출시켰고, 백은 64로 좌상 흑의 중앙 진출을 막았다. 그러나 튼튼한 포위망이 아니어서 흑이 곤란한 모습은 아니다. 흑 65가 급소. 백도 66으로 일단 백 돌을 서로 연결시켰다. 흑이 참고도 1로 이어 한 점을 살리면 백 2로 찝는 수가 있어 6까지 흑이 잡힌다.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드는가 싶었는데, 흑이 ‘날일자는 건너 붙여라’는 격언대로 67, 71로 백을 끊자 다시 난전으로 흐른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로 한발 늦추자 흑은 51, 53으로 흑돌을 살려나왔다. 사실 우상 귀는 참고 1도 백 1, 3이 있어 패가 난다. 수순 중 흑 4로 우상 귀를 보강하면 패는 나지 않지만 상변 백의 타개가 그만큼 쉬워진다. 패가 한 수로 해결되는 단패가 아니라 이단패여서 흑도 패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백은 54 대신 참고 2도 1, 3으로 끊어 사석작전을 택할 수 있다. 백 넉 점을 가장 최소한으로 죽이는 것이어서 백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한돌은 실전 백 54로 전면전을 택했다. 백 58로는 중앙 흑을 제압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한 방에 잡기 어렵고 58의 곳을 빼앗겼을 때 실리 손해가 너무 크다. 크고 복잡한 싸움이 벌어졌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에 대해 흑 41부터 백 46까지는 당연한 수순. 이때 흑 ⊙는 쉽게 포기해선 안 되는 요석 중에 요석이다. 흑 47로 움직여 백을 양단해야 백의 행마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백 48은 견고한 행마. 급할수록 단단하게 둬야 한다. 흑 49도 인내의 한 수. 중앙을 생각한다면 참고 1도 흑 1로 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백 4, 6으로 끊으면 흑 11까지 일단 굴복해야 하는 것이 싫다. 흑 49는 우변을 확실히 지켜두고 중앙 타개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백 50은 모양상으론 참고 2도 백 1로 씌우는 것이 먼저 떠오른다. 흑 12까지 사석작전인데, 중앙 백 모양도 좋지만 흑의 실리가 더 짭짤하다고 보고 백 50으로 한발 늦췄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은 27로 좌상 쪽에 선착해 초반 흐름을 타고 있다. 백 28, 30은 강렬한 침입. 이렇게 서로 끊고 끊기는 상황에서 고수들은 함부로 단수하지 않는다. 상대 돌에 탄력을 붙여주는 악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흑 31, 33처럼 두 번 단수하면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약 참고 1도 흑 1처럼 늘면 백 2, 4로 당장 준동한다. 백 10이 좋은 자리여서 흑이 걸려든 꼴이다. 백 34로 움직이는 건 축이 유리해 가능하다. 백 38까지는 외길 수순. 이때 흑이 참고 2도 1로 지키면 백은 2를 선수한 뒤 4로 중앙을 끊어간다. 이건 백의 두터움이 흑의 실리를 능가하는 그림이다. 그래서 흑 39로 지켰고 백 40으로 끊어 전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에 대해 흑이 21의 곳을 잇는 것은 나약하다. 흑 15, 17의 반격이 필수. 여기서 흑 17로 끊은 것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 흑 17보다는 참고 1도 흑 1로 먼저 젖히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흑 5까지 우변 모양이 근사해졌기 때문. 하지만 선수를 빼앗겨 백 6을 당하는 것이 더 쓰라리다. 흑 17은 선수를 잡기 위한 수. 흑 19로 단수한 것도 깊은 의미가 있다. 보통 접근전에서는 단수하는 것보다는 참고 2도 흑 1처럼 침착하게 잇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지금은 백 2, 4의 연타가 깔끔하다. 이후 큰 싸움이 벌어지는데 흑의 부담이 더 크다. 백 26까지 흑은 우변을 키웠고, 백은 우하 돌과 중앙을 두텁게 정비해서 서로 불만이 없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1∼5는 줴이의 전매특허 같은 포석이다. 인간이 오래전에 두다가 실속이 없다고 해서 폐기한 것인데, 줴이가 들고나오자 최신 포석으로 탈바꿈했다. 백 6의 걸침에 흑 7의 세 칸 낮은 협공도 줴이가 재평가하면서 새롭게 연구되고 있다. 흑 11의 날일자는 보기 드문 수. 참고 1도 흑 1로 두면 백 2로 손을 빼는 것이 싫다는 뜻이다. 흑 3으로 둬도 백 4로 붙여 쉽게 수습한다. 흑 11은 좀 더 우하 백을 압박하는 의미가 있다. 그래도 백은 12로 손을 뺐다. 우하 타개는 자신 있다는 뜻이다. 흑 13 때 백 14가 매우 적극적인 수. 단순히 참고 2도 백 1로 뛰면 흑 2를 당해 괴롭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을 잡은 줴이의 실리작전에 대해 한돌은 중앙 경영으로 맞섰다. 중반까지 형세는 팽팽했다. 하지만 흑이 중앙을 삭감하러 왔을 때 한돌이 연이어 물러선 것이 형세를 그르친 원인이었다. 특히 백 124가 아쉬웠다. 무조건 참고도 백 1로 젖혀 끝장을 봐야 했다. 백 5까지 끊기면 흑도 수습하는 데 골치깨나 썩였을 것이다. 물론 중앙 흑은 ‘가’로 붙여 타개하는 수가 있어 쉽게 죽진 않는다. 하지만 흑이 그렇게 타개하면 좌변 흑의 생사가 문제가 된다. 백이 124로 찬스를 놓치자 흑은 127, 129로 중앙 돌을 쉽게 연결해 갔고 이때부터 형세가 흑에게 확 기울었다. 1국에서도 그랬지만 2국도 한돌이 초반에 선전하다가 뒷심 부족으로 무너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것이 아직 한돌의 한계일까. 인공지능은 대국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만큼 3국에서 좀 더 발전한 모습을 기대해본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좌상 백을 살리기 위해 백 62의 곳을 잇지 않고 실전 58로 둔 것은 응수타진. 흑이 참고 1도 1로 받아주는 그림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면 백 2로 좌상을 선수로 살리고 4, 6으로 중앙 백 집을 최대한 크게 낼 수 있다. 하지만 흑 59로 잇자 백의 달콤한 상상은 산산조각 났다. 백이 여기서 참고 2도 1, 3으로 두면 중앙 흑 두 점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흑 4 때 응수가 두절된다. 백 5로 백돌을 살리려고 해도 흑 6, 8로 좌상 백의 큰 덩어리가 통째로 잡힌다. 백 60으로 딴전을 피웠지만 흑 61을 선수하고 65로 귀를 살려 흑 승이 확정됐다. 백은 흑 73을 보고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42 때 흑이 45로 이은 것은 실리로는 손해. 46의 곳에 잇는 것이 낫다. 하지만 흑 45가 좌상 백 대마의 근거를 빼앗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일리 있는 착점이다. 백 48은 두터운 수. 손 빼도 상변 백이 죽진 않지만 여기저기 끝내기를 많이 당한다. 그러나 흑 51이 놓이자 상중앙에 제법 두툼한 흑 집이 생겼다. 백이 중반부터 중앙에 공을 들여왔는데, 중앙 백 집과 비슷한 크기의 흑 집이 난 것이다. 이렇게 돼서는 백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구나 흑 51로 좌상 백 말도 미생. 후수로 연결해야 한다면 더 이상 희망은 없다. 일단 백 56은 선수. 흑이 손을 빼 참고도 백 1로 붙이면 5까지 간단하게 수가 난다. 이제 백은 A로 후수 연결을 해야 할까. 아니면 다른 수가 있어 좌상 백을 선수로 살리고 다른 큰 곳을 갈 수 있을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이 나쁜 형세가 아니었는데, 한돌이 너무 낙관한 나머지 중앙 전투에서 연이어 후퇴하는 수를 두는 바람에 형세가 갑자기 흑에게 기울었다. 백 30으로는 참고 1도 1로 젖히는 수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흑은 2로 같이 젖힌다. 백 3, 5로 흑 두 점이 잡혀도 흑 6으로 단수해 흑 전체가 연결되기 때문에 흑은 불만이 없는 모습이다. 실전에선 좌변 흑을 계속 압박해보지만, 흑은 이미 삶을 확보해 두었기 때문에 35, 37로 끝내기까지 하면서 여유 있게 둔다. 흑 39로 완생했다. 참고 2도 백 1로 치중해도 흑 2로 두면 쉽게 살아간다. 백으로선 중앙 집만 깨지고 대가를 하나도 받지 못한 결과여서 심히 불만스럽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에서 지적한 대로 흑 ⊙에 대해 백 ◎는 너무 나약했다. 백이 약한 모습을 보이자 흑은 19로 달리며 신바람을 낸다. 백 20으로 여전히 백은 평화 모드. 한돌은 지금 형세를 좋게 보고 있는 것일까. 줴이는 백의 태도를 간파한 듯 흑 23으로 한발 더 나간다. 이렇게 백 집이 깨지면 결코 유리할 수 없다. 백 24는 참아도 너무 참았다. 그동안은 꾹 참았지만 흑 23의 도발에는 참고도 백 1로 강하게 젖혀 응징에 나서야 했다. 흑 6, 8을 선수하면 중앙은 쉽게 살 수 있지만 백 13으로 이어 좌변 흑 대마가 위험해진다. 흑은 신경 써야 할 곳이 많아 수습이 쉽지 않은 것이다. 백 24로 물러서 흑의 도발을 방치하는 바람에 흑은 27, 29로 편하게 중앙 말을 연결해 갔다. 그렇다면 좌변 흑 대마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에 대해 백 6, 8은 최강의 응수. 한돌의 기세에 움찔한 것일까. 흑 9는 약간 하수 같은 행마. 참고 1도 흑 1로 그냥 눌러두는 것이 낫다. 흑 5, 7로 타개하는 진행을 예상해볼 수 있는데, 실전보단 모양이 더 깔끔하다. 백 14는 더 이상 활용당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흑은 상변 백이 아직 확실하게 살지 못한 것을 발판으로 중앙을 삭감해야 한다. 그래서 흑 15를 선수하고 17로 큰 보폭으로 중앙으로 달렸다. 그런데 백 18의 후퇴는 어땠을까. 흑을 더 강하게 몰아붙여야 할 시기에 너무 얌전한 행마였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참고 2도 백 7까지 둬서 승부를 걸어야 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