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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판매량이 꼴찌로 추락한 한국GM이 연초부터 중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16일 열린 신차 출시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과 박남춘 인천시장 등이 참석해 한국GM 경영정상화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은 이날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공개했다. 이 차는 쉐보레의 SUV 라인업에서 소형인 트랙스와 중형인 이쿼녹스 사이의 ‘중소형 SUV’라는 게 한국GM의 설명이다. 이날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트레일블레이저는 다음 달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운전자의 개성을 극대화하고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는 스타일리시한 SUV”라며 “개발부터 생산까지 한국에서 주도한 글로벌 모델이자 쉐보레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핵심 모델”이라고 말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앞으로 부평공장에서 생산돼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도 수출된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2018년(9만3000여 대)에 비해 18.1% 급락한 7만6000여 대 판매에 그치며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최하위로 내려앉은 한국GM에 내수 판매 회복뿐만 아니라 부평공장의 생산물량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한 차량인 셈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김 위원장도 집행부 임원들과 함께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참석자들과 만나 “트레일블레이저 출시가 가진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디딤돌과 같기 때문에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노조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과 인천 부평구가 지역구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행사의 축사에 나서기도 했다. 인천 부평구의 GM테크니컬센터에서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개발이 이뤄진 트레일블레이저에는 차량 등급에 따라 1.2L 가솔린 E-터보 프라임 엔진과 1.35L 가솔린 E-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준중형 SUV보다는 작지만 소형 SUV를 뛰어넘는 공간과 편의사양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게 한국GM 측의 전략이다. 이날 100km가량의 시승에서는 배기량을 줄였지만 효율은 높인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잘 조화를 이루는 매끄러운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며 속도를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매끄럽게 작동했다. 한국GM은 구체적인 판매 목표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해 3만5000여 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 경차인 스파크의 뒤를 잇는 주요 차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격은 등급별로 1995만∼2620만 원으로 책정됐다. 1분기(1∼3월)에 르노삼성자동차도 한국에서 개발해 해외 무대까지 겨냥하고 있는 쿠페형 SUV ‘XM3’를 출시할 계획이 있어, 올해 국내 중소형 SUV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인천=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을 15일 공개했다. 2015년 첫선을 보인 제네시스 브랜드가 3종류의 세단에 이어 SUV 모델까지 라인업을 완성한 것이다. 옵션에 따라 최저 6580만 원, 최고 8900만 원인 디젤 엔진 모델로 우선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 수입차 브랜드와 격돌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만 2만4000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출시 첫날 1만5000여 대가 계약돼 순항을 예고했다. 제네시스는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GV80의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기존 SUV와 차별화되는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안전·편의 사양을 담았다”고 밝혔다. GV80은 3L 직렬 6기통 디젤 엔진 모델로 현대차의 첫 후륜구동 기반 SUV다. 국내 최고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적용하면서 차량 스스로 차선과 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운전대 조작 없이 방향지시등 레버만으로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했다. 이날 킨텍스에서 인천 연수구 송도를 왕복한 120km 시승에서는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감과 충분한 가속력, 정숙성을 느낄 수 있었다. 방향지시등 레버를 위쪽으로 지그시 밀자 차가 오른쪽 차선으로 매끄럽게 움직였다. 주행 중인 주변 차량을 모두 파악해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계기판도 인상적이었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 고유의 방패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크레스트 그릴)과 함께 ‘역동적인 우아함’을 강조했고 실내 디자인에서는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GV80에는 차량 내 간편 결제 서비스인 ‘제네시스 카 페이’ 같은 첨단 기술도 적용됐다. 주유소 등에서 지갑을 꺼내지 않고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로 도로 상태를 파악해 자동으로 서스펜션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같은 신기술도 눈길을 끈다. 세단인 G70, G80, G90에 더해 SUV 라인업까지 갖추게 된 제네시스는 올해 안에 중형 SUV GV70을 추가로 내놓고 내년에 전기차도 추가할 예정이다. GV80은 디젤 모델에 이어 올해 가솔린 2.5L와 3.5L 터보 엔진 모델 출시가 계획돼 있다. 현대차는 GV80을 올해 여름 미국 등 북미 시장에 내놓고 이어 러시아, 중동 8개국, 호주, 중국 등으로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의 첫 SUV를 주목하고 있던 자동차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다소 높은 가격대라는 평가와 함께 제네시스의 브랜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저 6580만 원의 가격에 원하는 옵션을 추가할 수 있게 해 모든 사양을 다 넣으면 최고가격은 8900만 원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디젤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다소 도전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독일을 비롯한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양=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주목 받아온 ‘GV80’이 15일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6기통 디젤 엔진을 적용한 첫 모델의 최저 가격은 6580만 원부터 시작한다. 현대자동차는 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GV80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GV80은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후륜구동 기반의 대형 SUV 모델이다. GV80은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내세우면서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기존 제네시스의 중후한 이미지에 SUV만의 역동적 이미지를 결합한 것이다. 다양한 안전 신기술도 갖춰 현대차 최초로 탑승자 간 충돌을 방지하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이 포함됐고 전방충돌 방지기능도 성능을 높였다. 특히 2.5 단계 수준으로 평가받는 자율주행 기술은 인공지능(AI)가 운전습관을 분석해 평소와 비슷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속도로 등에서 방향 지시등을 켜는 것만으로 차선을 변경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기술, 인체공학적 시트 시스템인 에르고 모션(Ergo motion) 시트 등의 기술과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제네시스 통합 컨트롤러(필기 인식 조작계) 등의 편의 기능이 적용됐다. 이번에 출시된 3L 디젤 엔진 모델의 판매 가격은 6580만 원부터 시작한다. 현대차 측은 여기에 엔진과 구동방식, 색상, 옵션 패키지 등을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유어 제네시스’ 시스템을 새롭게 적용한다고 밝혔다. GV80은 앞으로 2.5L와 3.5L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이 추가적으로 출시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기아자동차가 향후 6년 동안 총 29조 원을 투자해 2025년 전기자동차 모델을 11종류로 늘리고 영업이익률 6%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기아차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박한우 사장 주재로 기관투자가 대상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열고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을 양대 미래 사업으로 과감히 전환하겠다며 이 같은 계획을 내놓았다. 이날 공개한 계획은 자동차 산업 변화에 대응하는 기아차의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 S’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지난해 4조2000억 원을 투자한 기아차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매년 4조3000억∼5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아차는 내년에 첫 전기차 전용 모델을 내놓는다. 그간 쏘울 EV 등 전기차 전환형 모델은 있었지만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모델은 없었다. 기아차는 또 2025년 전체 차급에 걸쳐 전기차 11종을 갖출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 대수 비중도 전체의 25%를 목표로 세웠다. 2026년에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50만 대를 포함해 친환경차 10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전기차 비중은 2019년 1.0%에서 2022년 4.2%를 거쳐 2025년 12.3%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 전용 모델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하고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계를 허무는 크로스오버 디자인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500km 이상, 20분 이내 초고속 충전 등의 성능을 갖춰서 상품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 다양한 실험도 병행한다. 매달 일정한 사용료만 내는 구독 모델,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렌털·리스, 중고 배터리 사업 등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영역이 커지고 있는 모빌리티 사업과 관련해서도 해외 대도시에서 지역 사업자 등과 함께 전기차 충전소, 차량 정비 센터, 편의시설 등이 갖춰진 ‘모빌리티 허브(Hub)’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 밖에 운송, 물류, 유통 등의 영역에서 기업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면서 차량공유 서비스 전용차, 저상 물류차, 신선식품 배송차 등의 맞춤형 PBV 개발 계획도 제시했다. 박 사장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기아차가 미래 고객 가치를 우선하는 기업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투아렉이 더 세련되고 똑똑해져서 돌아왔다. 폭스바겐코리아가 투아렉 3세대 모델을 다음 달 초 국내에서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독일 현지에서 유럽 출시 모델을 먼저 시승해 본 소감이다. 속도 무제한의 독일 아우토반에서 시속 220km 주행을 너끈히 감당하고 높낮이가 차이가 심한 산악 주행에서도 차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각종 첨단 기술이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본 인근에서 시승한 신형 투아렉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대형 스크린이었다. 운전석 전면의 12.3인치 계기판을 비롯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15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을 모두 디지털화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 ‘이노비전 콕핏’이다. 최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차량의 주요 편의·보조 기능을 모두 스크린에서 제어하도록 했다. 그 덕분에 대시보드가 잡스러운 느낌 없이 차량 내부가 전반적으로 깔끔해졌다. 대형 스크린이다 보니 운전 중 한눈에 차량 상태 등을 볼 수 있어 운전이 편해진 느낌이 들었다. 아우토반 주행에 앞서 먼저 경험한 것은 산속의 오프로드 주행이었다. 굴곡이 큰 내리막길과 조수석 쪽 측면으로 크게 기울어지는 경사로, 물웅덩이와 통나무 길을 차례로 주행할 수 있는 산 속의 오프로드 주행코스를 통해 ‘이 차라면 어느 길도 달릴 수 있겠다’는 신뢰감이 들었다. 또 오프로드 주행모드로 바꾸면 차체의 높이가 높아지고 내리막 급경사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적용돼 있다. 시승차는 다음 달 국내에서 먼저 출시되는 6기통 3L 디젤엔진 모델로 최고 출력 286마력을 낸다.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제로백)은 6.1초, 최고속도는 시속 238km다. 4륜 구동 방식과 함께 8단 팁트로닉 자동 변속기가 장착됐다. 이 차로 속도 제한이 없는 독일의 아우토반에서 경험한 계기판 기준 최고 시속은 220km였다. 스포츠카와 같은 가속력은 아니지만 큰 덩치임에도 시속 200km에서 치고 나가는 힘이 대단했다. 강력한 힘을 내는 엔진과 안정적인 4륜 구동 시스템이 어느 도로에서 운전하든 안정감을 줬다. 국내에서 대형 SUV로 분류되는 차량답게 실내 공간은 충분하다. 신형 투아렉은 전장이 4878mm로 2세대보다 83mm 늘어났다. 전폭은 이전보다 44mm 늘어난 1984mm지만 전고는 이전보다 7mm 낮아진 1702mm로 날렵함을 강조했다. 전방추돌경고와 긴급제동 프런트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등 각종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보행자 보호 시스템 등은 국내에 출시되는 신형 투아렉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된다. 정식 출시를 앞둔 투아렉의 국내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실내에 대형 스크린과 원목까지 일부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자 했지만 이 같은 디자인의 의도를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프랑크푸르트·본=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기아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사진)가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기아차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2월 북미 시장에 출시된 텔루라이드는 각종 자동차 전문지의 상까지 휩쓸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4일 기아차에 따르면 텔루라이드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시 TCF센터에서 열린 ‘2020 북미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SUV 부문 올해의 차로 뽑혔다.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자동차 전문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북미 올해의 차는 승용차, 트럭, SUV 등 3개 부문의 신차를 대상으로 한다. 텔루라이드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 링컨의 에비에이터와 최종 접전을 벌였다. 지난해에는 현대차의 제네시스 G70과 코나가 각각 승용차 부문, SUV 부문에서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바 있다. 주최 측은 “새로운 사양과 성능을 겸비한 SUV로 럭셔리 수준의 디자인과 프리미엄 경험을 선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앞서 텔루라이드는 유력 자동차 전문지로 꼽히는 모터트렌드의 ‘2020 올해의 SUV’, 미국 유명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드라이버의 ‘2020 10베스트’ 등도 수상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 최대 격전지인 북미에서 한국 브랜드가 2년 연속 수상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2030년까지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자율주행 기술 시장의 85%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매출을 현재 10% 수준에서 2025년 40%까지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다.” 현대모비스에서 전략과 투자를 담당하는 고영석 기획실장(상무·사진)이 내놓은 전략이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그를 만났다. 10년 이상 컨설팅 분야에서 일했던 고 실장은 2015년 현대모비스에 합류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직속으로 현대모비스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 고 실장은 2030년 무렵까지는 운전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수준의 2레벨 자율주행 기술, 즉 ADAS와 관련된 시장이 절대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운전자를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4레벨 자율주행 시스템은 차량의 2배에 이르는 가격이 너무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다른 부품이 변화하고 완성차 업체의 사업 모델도 바뀌기 때문에 관련 기술 개발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로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과 더불어 차량 내부의 통신·문화·생활 서비스 기술, 전동화 기술 등을 꼽았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이런 기술 확보를 위해 앞으로 9조 원가량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 실장은 “지난해를 포함해 3년 동안 전동화 분야에 4조 원, 신성장기술과 제품 연구개발에 3조∼4조 원가량을 투자하고 1조 원가량은 자기 주식 매입 등 주주 환원에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재 10% 수준인 비현대·기아차 매출 비중을 2025년에는 4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ADAS 시장에서의 성장 등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고 실장은 “현대·기아차가 아닌 곳에 납품하려면 기술력과 안정성을 처음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면서도 “최근의 수주 흐름을 보면 건전한 비중이 맞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관리자 직급으로 분류돼 조합원으로 인정되지 않는 기장(과장급) 승진자들에게도 조합원 신분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부터 있었던 조합원 가입 범위 확대 등 ‘세 불리기’ 시도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 지부는 최근 발행한 소식지에서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기장급 조합원 180명에 대해 승진 이후에도 조합원 자격을 유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30년 전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기장이 사용자를 대변하는 위치에 있었지만 세월이 흘러 직급 체계가 바뀌면서 기장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진급 때문에 노조를 자동 탈퇴하는 조합원이 늘어나면서 노조의 교섭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노조는 지난해 7월 기장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바꿨다. 이는 노사가 30여 년 전 맺은 단체협약과 맞지 않는 것이다. 사측은 단협을 변경하려면 사측이 동의해야 한다며 대응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물적분할 반대 파업을 위한 지원금 확보 등을 위해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일각에서는 민노총이 제1노총 굳히기를 위해 각 기업 지부에도 조합원 확보를 주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글로벌 기업 부채 확대로 세계 경제가 연쇄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 긴장 등이 2020년 세계 경제 위기 요인으로 지목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2020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내고 ‘부채 산사태(Debt Landslide)’를 주요 경제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이어질 경우 기업 영업이익 및 매출액이 줄어들고 이들에 대출해준 금융기관도 부실해질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은 2014년 1분기(1∼3월) 88.0%에서 지난해 1분기 93.7%까지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은 낮아졌지만 주요 선진국에서 기준금리를 계속 내리면서 부채가 계속 늘어난 결과다.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금융기구는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이 80∼90%를 초과하면 과다한 빚 자체가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를 탈퇴하고 이란은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 지속도 주요한 흐름으로 꼽혔다. 호르무즈 해협에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송 경로가 집중된 만큼 국제유가 급등 및 변동성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슈라는 것이다. 올해 중국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8년 하반기 2.3%에서 지난해 하반기 3.6%로 치솟기도 했지만 기조적인 물가 흐름인 근원물가 상승률은 1.8%에서 1.5%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도 지난해 하락했다. 연구원은 또 올해 미국 달러화 가치가 지난해보다 약세를 나타낼 것이며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 글로벌 가치사슬도 재편된다고 분석했다. 자율주행차와 빅데이터 등 미래 산업 전반에서의 혁신, 재생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조커이즘’으로 대표되는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대 또한 올해 주요한 흐름으로 예측됐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팰리세이드 출시를 계기로 도요타, 혼다, 쉐보레를 타던 미국 고객이 현대차로 넘어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급차 제네시스의 도약과 함께 2025년 미국 시장에서 100만 대 판매를 달성하겠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시의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에서 만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 겸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마크 델로소 제네시스 북미 담당 최고경영자(CEO)가 한목소리로 밝힌 미국 자동차 시장 분석과 미래 목표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71만7000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2018년에 비해 미국 자동차 시장이 1.1% 축소된 상황에서 현대차 판매량은 오히려 4.7%가 늘어난 뚜렷한 반등이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팰리세이드가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도 출시되며 SUV 전 라인업을 갖춘 가운데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가 16만8000여 대, 투싼이 13만7000여 대 팔리며 전체 판매량을 이끌었다. 일본 및 미국 브랜드와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는 팰리세이드 역시 출시 이후 매달 5000대 이상 판매되면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무뇨스 본부장은 “미국 주요 자동차사가 세단에서는 포기하고 나가는 상황에서 곧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신형 쏘나타도 딜러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전했다. SUV 라인업 완비에 쏘나타와 아반떼 등 세단 신차를 앞세운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 대수를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72만8000대로 잡고 있다. 미국 시장 공략의 또 다른 카드로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꼽힌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G70, G80, G90 등 3종류 세단만으로 2만1000여 대를 팔며 2018년 1만여 대에 비해 판매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첫 SUV 모델인 GV80이 올여름 미국 시장에 투입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델로소 CEO는 “럭셔리 스포츠 세단인 G70이 판매 첫해에 ‘2019 북미 올해의 차’ 수상을 포함해 주요한 상을 휩쓸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바로 지금이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파운틴밸리=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사업은 2035년을 기점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고 현대자동차는 경쟁사에 비해 손색없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차에서 UAM 사업을 이끌고 있는 신재원 UAM사업부장(부사장·사진)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의 개막을 앞둔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신 부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항공연구를 총괄하다가 지난해 9월 현대차에 전격 영입됐다. 현대차가 이번 CES에서 UAM 솔루션을 미래 사업모델로 공개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신 부사장은 “시장경제에서는 수요가 강하면 분명히 사업이 일어난다”며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거대도시의 인구 집중 현상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어 하늘길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 부사장은 현대차와 손을 잡은 우버가 계획하는 2023년이 실제로 시범적인 UAM 서비스의 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무렵부터 제한된 범위의 테스트가 시작돼 2030년에는 규제 정비와 기체 성능 향상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대중 수용도가 높아지는 일종의 ‘도약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항공기와는 거리가 먼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가 과연 UAM 사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신 부사장은 “이 분야에 많은 스타트업이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들이 갖지 못한) 고품질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안전을 담보하면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답했다. 다수의 개인용 비행체(PAV)가 필요해지는 미래를 생각하면 현대차그룹의 안정적인 대량생산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1989년 NASA에 입사해 최근까지도 미국 워싱턴 본부에서 항공연구를 총괄했던 그가 30년의 NASA 생활을 접고 환갑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는 뭘까. 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혁신 의지에 공감했고 올바른 비전을 갖고 있다고 봤다”며 “계속 미국에서 일했기 때문에 조국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두산이 개발해 북미 시장에 출시한 수소연료전지 드론으로 하반기(7∼12월)부터는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입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 마련된 두산그룹 전시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는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계열사 대표 등 그룹 내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박 회장은 행사장의 여러 부스를 돌며 인공지능(AI)과 드론,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꼼꼼히 살펴봤다. 두산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와 연관된 기술을 중심으로 최신 트렌드를 살핀 것이다. 박 회장은 “두산은 최신 기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실천을 해야 한다”며 “올해 CES에서 두산이 제시한 미래를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그룹이 CES에 전시관을 차린 건 올해가 처음이다. 두산의 전시관은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사우스홀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였다. 건설기계와 발전 플랜트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으로 성장해온 두산그룹이 이제는 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시관에는 수소연료전지 드론과 협동로봇, 5세대(5G) 통신을 기반으로 한 건설현장 종합관제 솔루션 ‘콘셉트 엑스(Concept-X)’ 등이 전시됐다. 두산의 협동로봇은 DJ와 함께 광고판을 이리저리 돌리는 속도감 넘치는 공연을 해 시선을 끌었다. 협동로봇의 팔로 빠르고 정확하게 광고판을 돌리는 섬세한 기술을 강조한 것이다. 전시관 한쪽에선 ‘협동로봇 바리스타’가 관람객들에게 ‘핸드드립’ 대신 ‘로봇드립’ 커피를 제공하기도 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의 수소연료전지 드론도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기존 드론은 전기 배터리 기반이어서 비행시간이 20∼30분에 불과했다. 비행시간이 짧아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는 사용할 수 없고 날씨에 따라 배터리가 일찍 방전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면서 1회 충전으로 2시간 이상의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개발했다. 장시간 비행이 가능해져 재난 구조나 화물 배송, 공업용 라인 관제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의 드론은 올해 CES 2020 최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이날 CES 현장에서 만난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수소연료전지로 장시간 비행할 수 있는 드론이 다양한 사업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이번 CES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드론 분야에서 100억 원, 로봇 분야에서 500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은 “CES를 둘러보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더 많은 것 같다”며 “내년에도 CES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의 현대자동차 전시관은 문을 열자마자 몰려든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번 CES 2020에서 최고의 화제인 개인비행체(PAV)의 콘셉트 모델인 S-A1의 실물이 이날 공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 S-A1은 길이 10.7m, 좌우 폭 15m로 엄청 크진 않았지만 세련된 메탈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전기를 동력으로 쓰고,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으며 최대 100km까지 갈 수 있다. 총 8개 프로펠러가 장착돼 시속 29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자동차는 한 대도 전시하지 않은 현대차 전시관에는 하루 동안 관람객 4만4000여 명이 몰려 2009년 현대차가 CES에 첫 전시관을 낸 이후 가장 많았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다라 코즈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S-A1 앞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최근 여러 기업이 PAV를 내놨지만 이번에 특히 관심이 쏠린 건 자동차로 대량 생산 역량을 갖춘 현대차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가 손잡았기 때문이다. 우버는 그간 2023년 UAM 시범서비스를 목표로 보잉 및 스타트업들과 협업했다. 현대차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 모델을 제시해 UAM 현실화에 속도를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본격 상용화 시점을 2028년으로 보고 있다. 하늘을 나는 비행체는 대도시의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안으로 꼽혀 세계 약 200개 기업이 PAV 제작과 UAM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UAM 시장이 1조5000억 달러(약 176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버와 협력으로 인간의 이동 한계를 재정의하고, 더욱 가치 있는 시간을 (고객에게) 선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끊임없이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즈로샤히 CEO도 “현대차의 자동차 산업 경험이 항공택시 사업으로 이어지면 전 세계 도시에서 저렴하면서도 원활한 교통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라스베이거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이제 버튼을 누르면서 들어보세요.” 약 23kg 무게의 은색 여행가방이 이번에는 거짓말처럼 쉽게 들렸다. 무거운 가방을 든 채로 팔을 앞으로 뻗은 불편한 자세도 전혀 어렵지 않았다. 처음에는 불과 몇 cm를 들어올리는 것도 힘들었던 가방이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은 ‘아이언맨 슈트’처럼 보이는 ‘가디언 XO’를 입은 덕분이다. 수호자 가디언은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이다. 로봇 전문 미국 스타트업 사코스로보틱스가 개발한 이 로봇을 착용하면 최대 90kg의 짐도 한 손으로 거뜬히 들어 올릴 수 있다. 7일(현지 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이 로봇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인 곳은 미국의 델타항공이다. 델타항공은 사코스로보틱스와 계약을 하고 이 로봇을 수하물 관리 직원을 위해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CES에서는 이처럼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기술로 자신들의 사업을 알리는 기업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일본의 완성차 기업 닛산이 공개한 ‘알아서 홀을 찾아가는 골프공’도 그중 하나다. 닛산의 자율주행 기술인 ‘프로파일럿 2.0’이 반영된 이 골프공은 퍼터로 살짝 건드리기만 했을 뿐인데도 절묘한 곡선을 그리며 10m 이상 거리의 홀을 향해 굴러가더니 그대로 땡그랑 소리를 냈다. 직접 퍼팅에 나선 관람객들은 저마다 타이거 우즈를 뛰어넘는 퍼팅 실력을 으스대며 즐거워했다. 닛산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력을 쉽고 재미있게 알리기 위해 목적지(홀컵)까지 자율주행하는 골프공을 동원한 것이다. 무릎을 치게 하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제품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여행 부문에서는 미국 스타트업 모도백(Modobag)이 세계 최초로 타고 다니는 스마트 캐리어를 선보였다. 모터와 배터리가 달려 있어 한 번 충전하면 최대 시속 약 13km, 최대 10km까지 이동할 수 있는 상품이다. 미국 스타트업 에이오에어(Ao Air)는 350달러(약 41만 원)짜리 ‘개인용 공기정화 마스크’를 내놓았다. 귀밑 양쪽에 달린 팬을 통해 마스크 안쪽에 깨끗한 공기 주머니를 만드는 방식으로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됐다. 자동차 업체들이 일제히 전시한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그동안 각광받던 자율주행 기술 대신 자동차와는 무관해 보이는 미래 계획을 내놓으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도요타는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관련 신기술을 생활 속에서 검증할 수 있는 70만 m² 규모의 도시 ‘우븐 시티’ 조성 계획을 공개하고 이와 관련된 애니메이션 영상을 상영하는 데 부스 대부분을 할애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이 일종의 미래 도시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혼다는 에너지 분야 사업을 염두에 둔 듯 콘센트를 꽂을 수 있는 소형 배터리로 야외에서도 편리하게 전기를 사용하는 ‘혼다 에너지 매니지먼트 콘셉트’를 공개했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영화 ‘아바타’를 모티브로 친환경적이고 친자연적으로 설계된 차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CES 기조연설에 나선 올라 켈레니우스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이사회 회장은 “에너지와 자원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확대해 친환경적인 차량 생산에 힘쓰겠다”고 밝히면서 자동차 업계에서 ‘친환경’이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라스베이거스=김도형 dodo@donga.com·곽도영 기자}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이 첨단기술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일 하루 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우버와 손잡고 만든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2028년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김현석 가전부문장(사장)은 인공지능 로봇 ‘볼리’를 선보였다. 세계 161개국 4500여 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 한국은 역대 최대인 390개 기업이 참가해 미국(1933개), 중국(1368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현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산업 간 장벽뿐 아니라 아군과 적군의 경계도 뛰어넘는 개방적 협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경쟁사와도 손을 잡는 노력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CES에서 단연 최고의 화제로 꼽힌 현대자동차와 우버의 협업이다. 6일 미디어 행사를 연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해답으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을 제시하고 축소 모형을 공개했다. UAM은 갈수록 혼잡해지는 거대 도시에서 전기를 이용해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하늘길을 새 이동 통로로 활용하는 서비스다. PBV는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면서 승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이고, 모빌리티 환승 거점은 UAM과 PBV를 연결해 주는 개념이다. 현대차와 우버의 협력은 PAV로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인승 콘셉트 모델인 ‘S-A1’을 함께 만들었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기존 전통 자동차 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경쟁자’의 대표 주자와도 같은 우버와의 협력을 공식화한 것이다. 현대차 역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버와의 협력은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날 미디어 행사에 등장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주요 동력 중 하나가 세계 산업계 리더들과의 협력”이라며 “우버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과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이번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관련해 국내 교통 규제 기관인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도 현장을 찾아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8년을 UAM 상용화 시점으로 보고있다. 미래차 전환, 모빌리티 서비스 확산 등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한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와 우버의 사례처럼 실험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 사례를 축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바이톤은 이번 CES에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엠바이트의 양산차를 공개하면서 국경 없는 협력의 대표 사례를 선보였다. 차량 내부의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 구현을 위해 바이어컴CBS(비디오 스트리밍, 게임), 아큐웨더(날씨), 아이쿠도(음성인식 제어)와 같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일본의 액세스(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대의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면서 아이폰 등 애플 사용자들에 대한 호환성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세로 형태 TV인 ‘더 세로’는 스마트폰을 TV에 가까이 가져가면 스마트폰 화면을 TV 화면에 그대로 보여주는 동기화 기능인 ‘탭뷰’가 있다. 원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호환이 됐지만 올해 새 모델부터는 아이폰도 동기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정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사실 국내에서 선보인 것은 반쪽짜리였다. 글로벌 시장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아이폰의 iOS 운영체제도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애플TV와의 콘텐츠 연결성 강화 계획도 공개했다. LG전자 역시 AI 플랫폼 영역에서 독자 기술뿐 아니라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네이버 클로바 등 다양한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라스베이거스=김도형 dodo@donga.com·유근형 기자}

통신회사와 가전업체가 협업해 만든 초고화질 TV, 스마트폰 회사가 만든 TV…. 통신사와 스마트폰 제조사, 가전업체 등 이종 기업 간 합종연횡은 이번 CES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CES에 참가하는 SK텔레콤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C와 함께 ‘미래를 향한 진화의 주체(Evolve Towards the Future)’를 주제로 715m²(약 216평) 규모의 공동 전시를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8배 이상 큰 규모다. SK텔레콤은 이번 CES에서 지난해 9월부터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해온 세계 최초 ‘5G-8K TV’를 공개한다. 이 TV는 8K 초고화질 영상을 5세대(5G) 기술로 직접 수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8K는 가로 해상도가 약 8000픽셀임을 의미하며 상용화된 TV 화질로는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5G 신호 수신이 가능하도록 해 5G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콘텐츠 등 대용량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했다. SK텔레콤의 영상통화 서비스 ‘콜라’를 삼성전자 ‘세로 TV’에 적용한 서비스도 내놓는다. TV 본체를 스마트폰처럼 가로, 세로로 회전시키며 얼굴 인식 기반 AR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미디어 서비스로는 한 화면에서 최대 12개 채널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5GX 멀티뷰’, 물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AR 콘텐츠인 ‘점프 AR 아쿠아월드’ 등도 공개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차량이 달리며 자동으로 차선, 신호등, 교통상황 등 정보를 감지해 기존 지도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모빌리티 기술인 ‘로드러너’, 모바일 내비게이션인 T맵과 인공지능 누구(NUGU), 음원 서비스 플로(FLO) 등이 집결된 차량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이번 CES 2020 참가를 계기로 SK텔레콤은 통신회사를 뛰어넘어 차세대 미디어·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웨이, 오포의 자회사인 원플러스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경계를 뛰어넘어 스마트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샤오미가 선제적으로 중저가 TV 시장과 중국 내수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스마트폰과의 연결성에 강점을 지닌 다른 업체들까지 연이어 TV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화웨이와 오포는 각각 중국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 8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디스플레이 패널로 국내 산업에 큰 타격을 줬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이어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제2의 공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정체성 파괴’ ▼도심 항공기, 인공지능(AI) 비서, 인간과 기계의 상호 작용. CES 2020에 나서는 한국과 일본, 독일 대표 자동차 기업들이 전면에 내건 키워드들이다. 대량 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한 전통 자동차 기업들이 완성차 제도라는 본래의 업과는 동떨어진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은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시동을 걸다 이제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형태로 진화하는 초기 단계여서 각 기업이 내세우는 생존전략은 다양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CES에서 자동차라는 제품을 뛰어넘어 “사람의 이동을 모두 책임지겠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건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이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이미지에는 거대 도시의 강변에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가 날아다니고 환승 거점을 통해 하늘과 지상이 연결된 모습이 그려져 있다. 거점과 거점 사이 이동할 때에도 별도 차량이 이용되며 이 차량 안에서도 동영상을 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현대차의 이른바 ‘플라잉카’는 이르면 2023년에 시범 운행도 가능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개막 하루 전 언론 공개 행사에서 혼잡한 도로 대신 도심의 하늘 길을 개척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세계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혼다는 AI 기반의 비서 ‘혼다 퍼스널 어시스턴트(개인비서)’를 자동차 안으로 가져오는 계획을 공개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기반의 AI 비서가 음악 검색 등을 주로 해준다면 차량 AI 비서는 연료가 얼마나 남아 몇 km를 운행할 수 있는지 등 운전과 관련된 핵심 정보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아마존과 애플도 각각 자사의 음성인식 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한 AI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를 이끄는 올라 켈레니우스 다임러그룹 이사회 의장은 6일 CES 기조연설에서 ‘미래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차와 사람의 관계가 완성차 사업에서 중요해지고 있음을 강조할 예정이다. 자동차의 기계적 성능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벤츠지만 앞으로는 차와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위기에 처한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스스로의 정체성까지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함을 갖고 있다고 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전략을 보는 게 이번 CES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라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라스베이거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5일 낮(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시 중심의 유니언역. 역 주차장에서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션 카셰어’ 애플리케이션(앱)을 누르자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가까운 곳에 대기 중인 차가 확인된다. 손끝으로 한 대를 콕 찍으니 차가 예약되고 열쇠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차문을 열고 차를 운행할 수 있다. 이날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교두보로 LA에 설립한 모션랩의 ‘모션 카셰어’를 공개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이 차량공유 서비스는 유니언역을 포함한 LA시 주요 전철역 4곳에서 15대의 차량으로 시작했다. 요금은 시간당 12달러(1만4000원)로 같은 거리를 이용할 경우 지하철과 버스요금은 7달러, 택시와 우버 등은 약 60달러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모션랩은 3월까지 차량을 100대로 늘리고 도심 내 일반 주차장으로 서비스 영역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정도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서비스라면 국내에서도 이미 여러 업체가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모션랩의 모빌리티 외연을 빠른 속도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모션랩은 앞으로 차량공유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동킥보드 등의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연계해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 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또 실시간 수요를 반영해 여러 목적지를 거칠 수 있는 셔틀 공유 등도 운영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개인용 항공 이동수단(PAV)이나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등 항공 서비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사실상 사람의 이동과 관련한 모든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모션랩을 ‘모빌리티 실험실’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모션랩은 LA시가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 구글의 자율주행 전문기업 웨이모 등과 함께 만든 도시 교통체계 개선 협의체 ‘어반 무브먼트 랩스’에도 완성차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차량공유와 자율주행은 도심 내에 존재하는 차량의 수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교통량이 많은 LA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프로젝트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LA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도시 중 하나이지만 교통체증 때문에 가장 큰 비용을 치르고 있다”며 “2028년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교통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LA와 현대차그룹의 비전이 공감대를 형성해 가능해진 사업들”이라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사업 영역에서는 대표 기업인 우버와 리프트가 지난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됐지만 이후 30% 이상의 주가 급락으로 사업성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왜 수익성이 불투명한 모빌리티 사업에 뒤늦게 본격적으로 뛰어드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정헌택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상무)은 “전동화와 연결성 강화, 자율주행 등 모든 미래차 기술은 결국 모빌리티 사업 안에서 융합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는 미래차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 데이터를 축적하고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LA=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의 내·외관 디자인을 공개했다.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내세운 GV80을 이달 출시하는 제네시스는 올해 세단인 G80 완전변경 모델에 중형급 SUV인 GV70까지 내놓으면서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1일 현대차는 GV80의 내·외관 디자인 사진을 공개했다. 연료소비효율이나 가격, 상세 제원 등은 향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세단 모델 3종만 출시한 제네시스의 첫 번째 SUV인 GV80은 당초 지난해 12월 출시 예정이었다. 하지만 디젤 엔진의 인증 문제 등으로 출시가 이달로 연기됐다. GV80이 강조하는 디자인은 세단에 비해 둔탁하기 쉬운 SUV에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구현하되 SUV 특유의 강인한 느낌도 조화시키는 것이다. 차의 인상을 결정하는 전면에는 제네시스 브랜드 고유의 방패 모양인 ‘크레스트 그릴’을 앞세웠다. 앞면 좌우에는 슬림하게 세팅된 가로형 헤드램프가 각각 2개씩 배치된 쿼드램프가 적용됐다. 측면에는 쿼드램프부터 앞바퀴와 도어 상단, 뒷바퀴로 이어지는, 제네시스 기존 차량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완만한 포물선 형태인 ‘파라볼릭 라인’이 적용됐다. 측면부 아래쪽은 야생마의 근육을 형상화한 ‘애슬레틱 파워 라인’을 주름처럼 집어넣어 볼륨감과 역동성을 강조했다. 내장 디자인에서는 운전자가 복잡한 조작 버튼 대신 단순하고 깔끔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단순함을 강조했다. 보통의 스틱형이나 버튼식 변속기 대신 다이얼을 회전시키는 전자식 변속기(SBW)도 적용했다. GV80에는 충돌 시 탑승자들 간의 2차 충돌을 방지할 수 있도록 앞좌석에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이 현대차 최초로 적용됐다. 자체 실험 결과 승객 간 충돌로 인한 머리 상해를 약 80%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또 강화된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술은 교차로 좌·우측에서 다가오는 차량, 전방 보행자와의 충돌 위험을 사전에 감지해 제동하거나 회피할 수 있게 돕는다. 신기술을 적용해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한 것도 눈에 띈다. GV80에 현대차 처음으로 적용된 ‘차세대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술(HDA II)’에는 인공지능(AI)이 평소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분석해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할 때 평소와 비슷하게 주행하도록 해주는 기능이 적용됐다. GV80의 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자의 운전을 보조하면서 깜빡이를 켜면 자동으로 차선변경을 할 수 있는 레벨 2.5 수준으로, 양산차에서 구현된 최고 수준의 기술로 평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동급 SUV 차종에서는 볼 수 없던 고급감과 안락함,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해 SUV 시장의 판을 뒤흔드는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네시스는 이달 GV80 출시에 이어 올 상반기(1∼6월)에 주력 대형 세단인 G80의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고 하반기에는 중형급 SUV인 GV70을 새로 출시하는 등 올해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다. 기존의 미국 시장 외에도 유럽 등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해 12월 30일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정문 앞에서는 노동조합이 주최하는 집회가 열렸다. 박종규 르노삼성차 노조위원장 등은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적정임금 보상받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1시간 20분가량 집회를 이어갔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12월 20일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한시적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30일 집회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뒤 처음 연 집회였지만 참석자는 500명가량(경찰 추산)에 그쳤다.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지만 이날 부산공장에는 전체 근로자 2100여 명 중 약 1600명이 출근해 자동차 생산을 이어갔다. 노조원 1700여 명 중에서도 70%에 가까운 1100여 명이 집회에 참가하는 대신 출근한 것이다. 상당수 조합원이 집행부의 지시를 어긴 것이다. 통상 자동차는 컨베이어벨트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부만 파업을 하더라도 전체 생산 공정이 중단된다. 르노삼성 사측은 이 때문에 야간 생산을 중단하고 주간 8시간 통합 근무로 대응하면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원의 파업 참여율은 지난해 12월 23일 40.1%에서 26일 32.9%, 31일 30.1%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조업에 참여한 노조원 사이에서는 노조 집행부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모 씨(43)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아 미안하긴 하지만 제대로 된 협상 없는 파업 선언에 공감하기가 힘들다”며 “민노총과 연대한 이후에 너무 강경한 노선으로 치우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고객에게 인도하기로 약속한 차들이 있는데 그것마저 무책임하게 내팽개칠 수는 없다”고도 했다. 현장에서는 위탁 생산하던 닛산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후속 물량 단절로 결국 일감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도 느껴졌다. 조합원 정모 씨는 “사실상 노노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 나와서 일을 해야 돈을 벌어 갈 수 있지 않느냐”며 “앞으로 1교대 근무 등이 현실화될 수도 있는데 회사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지역의 대표기업인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1월까지 15만2439대를 생산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생산량이 24.2% 줄었다. 2019년 초 파업에 이어 닛산 로그 수출 물량이 축소되면서 연간 생산량이 5만 대 이상 줄어든 탓이다. 이미 상당수 협력업체들이 노조의 파업으로 완성차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연말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협력업체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자동차업계 노조의 대표 격인 현대자동차에서는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최근 “이른바 ‘뻥파업’은 노조원들도 식상해한다”고 밝힌 가운데 자동차업계에서는 이제 과거의 습관적인 파업 관행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르노삼성차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노조원들도 아는 상황에서 무리한 파업을 벌이면서 빚어지는 일들”이라며 “자동차업계가 생존 경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뚜렷한 명분 없는 파업은 내부적으로도 호응받기 힘들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부산=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이 30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회사가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방해했다며 고용부 포항지청에 고소장을 냈다. 고용부 관계자는 “포스코가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주장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포스코 본사의 노무 관련 부서에서 컴퓨터 등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해 9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노조원들은 포스코인재창조원에 몰래 들어가 사측의 업무수첩 등을 갖고 달아났다. 포스코지회는 업무수첩 내용을 통해 사측이 직원들의 금속노조 가입을 방해하고, 다른 노조 가입을 권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관련된 사안에서 회사에 잘못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송혜미 1am@donga.com·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