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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우체국 옆. 삼삼오오 한 모금의 여유를 즐기는 회사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무심코 지나가다 회사원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흡연자1: “근래 보기 드문 발명품이야. 아침에 일어날 때 목도 안 아파.” 흡연자2: “팀장님. 저도 이참에 갈아타려는데 정말 덜 해로운 거 맞죠?” 흡연자3: “한 대 피우고 키스해도 애인이 모른답니다.” 1과 3의 손에는 전자담배가 들려 있었다. 아이코스,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전기로 쪄 피우는 제품이다. 지난해 5월 첫 출시 이후 11개월 만에 1억6300만 갑이 팔렸다. 지난해 한 달 평균 3억 갑씩 팔리던 일반 담배는 올해 3월 2억4400만 갑이 팔리는 등 감소 추세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체 담배 판매시장에서 10%에 육박한 데엔 애용자들의 ‘예찬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흡연 후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 귀가 직전 피워도 아내나 아이들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는 식이다. ‘덜 해롭다’는 의견도 전자담배 예찬론의 주 레퍼토리다. 기자의 지인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발암물질인 알데히드가 80∼95% 적게 배출된다’는 독일 정부의 최근 조사결과를 들며 “내 선택이 옳았다”고 외칠 정도다. 정부의 금연정책을 다뤄온 기자 역시 한동안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해로운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궐련형 전자담배 관련 국내외 연구를 찾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담배 제품은 그 형태가 어떻든 결국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미국의사협회지(JAMA)는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처럼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뿐 아니라 포름알데히드 등 각종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스위스 베른대 연구에 따르면 아이코스에서 살충제 원료인 아세나프텐이 일반 담배의 3배 수준으로 검출됐다.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필립모리스 자체 실험에서도 아이코스 연기에 포함된 타르 함량은 일반 담배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궐련형 전자담배 속 각종 유해물질의 양이 설사 일반 담배보다 적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까지 적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형태나 사용 방법에 따라 특정 질병 위험성은 줄어도 다른 질병 위험성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입안에 넣는 티백 형태의 담배 ‘스누스’는 폐암을 줄여 인기를 누렸지만 구강암 발생률을 높여 논란이 됐다. 어느덧 기자는 궐련형 전자담배 예찬론을 들으면 ‘역설’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담배라는 인식이 내면에 깔려 있다 보니 ‘덜 해로운 걸 피운다’는 자기합리화를 위해 예찬을 쏟아내는 것은 아닐까? 비흡연자를 대신해 이렇게 묻고 싶다. “건강에 덜 해롭다고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요? 그렇다면 왜 가족들 앞에서 당당하게 피우지 않는 건가요?” 김윤종 정책사회부 기자 zozo@donga.com}

다음 달 20일부터 아동수당 신청을 받는다. 첫 번째 아동수당은 9월 21일 지급된다. 지급 대상은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만 0∼5세 아동 252만 명이다. 2012년 10월 1일 이후 출생아부터 신청할 수 있다. 아동수당의 궁금점을 질의응답(Q&A) 형식으로 풀어봤다. Q. 어떻게 신청하나. A. 아동수당은 신청하지 않으면 못 받는다. 수당을 신청할 수 있는 보호자 혹은 대리인은 부모를 포함한 ‘친족’(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이다. 보호자가 없을 경우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이나 아동이 입소한 시설의 종사자가 신청할 수 있다. 아동의 보호자나 대리인은 다음 달 20일부터 아동이 거주하는 지역의 읍면동 주민센터에 아동수당을 신청해야 한다. 복지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도 있다. 온라인 신청 시엔 부모 모두 공인인증서를 통해 전자서명을 해야 한다. 부모가 아닌 보호자나 대리인은 온라인 신청이 불가능하다. 이들은 신분증을 지참해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Q. 수당은 어떻게 지급되나. A. 아동 1명당 월 10만 원을 지급한다. 매월 25일 신청 당시 제출한 아동 또는 보호자의 계좌로 입금된다. 지급일이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전날 입금된다. 첫 번째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9월은 추석 연휴로 인해 21일 지급된다. Q. 9월 21일 이후 신청하면 9월분을 받을 수 없나. A. 신청한 달의 수당은 지급된다. 즉, 9월 28일 신청하면 9월분을 받을 수 있지만 10월 1일에 신청하면 9월분을 받을 수 없다. 다만 신생아의 경우 출생 후 60일 이내에 아동수당을 신청하면 출생한 달부터 소급해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Q. 고소득층은 아동수당을 받지 못한다는데…. A. 전체 아동의 4.4%인 11만여 명은 고소득층 자녀여서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득과 함께 부동산과 예금 등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소득인정액’이 △3인 가구 월 1170만 원 △4인 가구 월 1436만 원 △5인 가구 월 1702만 원 △6인 가구 월 1968만 원을 초과하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자신의 소득인정액이 헷갈린다면 일단 신청하는 것이 좋다. 담당 공무원들이 정확히 계산해 지급 여부를 안내해 준다. Q. 다자녀 가구나 맞벌이 가구는 혜택이 없나. A. 자녀가 2명 이상이면 둘째부터 1명당 월 65만 원씩 빼고 부모 소득을 산출한다. 부모 소득이 많아도 자녀가 많다면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 맞벌이 부부라면 부부 소득 합산금액의 최대 25%까지 제외하고 소득을 계산한다. Q. 수당 10만 원을 다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데…. A. 만약 어느 3인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1169만 원이라면 아동수당 지급 대상이다. 문제는 이 가구가 아동수당 10만 원을 받으면 지급 기준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이런 ‘턱걸이’ 수급 가구는 전체 수급 가구의 0.06%로 추정된다. 이들에겐 아동 1인당 5만 원만 지급한다. Q. 외국에 체류 중인 아동도 수당을 받을 수 있나. A. 수급 아동의 국외 체류 기간이 90일 이상 지속되면 90일이 되는 달의 다음 달부터 귀국한 달까지 아동수당 지급이 정지된다. 귀국한 다음 달부턴 다시 수당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거짓 신고를 하면 이미 지급된 아동수당 금액에 이자를 붙여 환수한다. 복지부는 아동수당의 궁금증을 담은 아동수당 홈페이지()를 18일 오픈한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담뱃갑에 들어가는 흡연 경고 그림과 문구가 12월 전면 교체된다. 경각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고 그림은 더 강해지고 문구는 수치로 구체화됐다. 또 아이코스와 글로, 릴 등 궐련형과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경고 그림이 의무적으로 들어간다. 보건복지부는 14일 담뱃갑에 새롭게 들어갈 흡연 경고 그림 및 문구 시안 12종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일반 담뱃갑에 부착된 10종의 경고 그림이 모두 바뀐다. 이처럼 그림을 교체하는 것은 동일한 경고 그림을 오랫동안 사용하면 흡연자에게 익숙함과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새 경고 그림과 문구는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중풍 등 흡연으로 유발되는 질환의 위험성을 구체적 수치와 사진으로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기존 경고 그림은 폐암 수술 장면과 함께 ‘폐암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란 문구가 적혀 있다. 반면 새 경고 그림은 폐암으로 인해 적출된 검붉은 폐 모습과 함께 “폐암 위험 최대 26배! 피우시겠습니까”란 문구로 바뀐다. 간접 흡연과 임산부 흡연, 성기능 장애, 조기 사망 등 질환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 경고 그림은 강도를 한층 높였다.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 그림의 경우 현재 아빠와 엄마, 딸 중 아빠의 얼굴이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지만 새 그림은 흡연자의 영정사진 앞에서 가족이 오열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이코스 등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담뱃잎을 증기로 찌는 방식)와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니코틴 용액 사용)에도 2종의 경고 그림이 새롭게 들어간다. 현재는 전자담배에 ‘흑백 주사기’ 그림만 그려져 있다. 앞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흡연으로 생긴 암 덩어리 모습이,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쇠사슬에 목이 묶인 흡연자 모습(사진)이 담긴다. 국내 남성 흡연율은 40.7%(2016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3.0%)보다 훨씬 높다. 이에 국내에선 2016년 12월 담뱃갑 경고 그림을 도입했다. 복지부 권준욱 건강정책국장은 “경고 그림 표기 면적을 현재의 30%에서 선진국 수준인 65% 이상으로 넓히는 방안과 담뱃갑 디자인을 일원화하는 무광고 포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한 미국인 남성이 얼굴에 총을 맞았다.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코와 턱 등 얼굴 대부분이 훼손됐다. 이 남성은 뇌사자로부터 얼굴을 기증 받아 안면이식 수술을 한 후 새 삶을 살고 있다. 뇌사자의 아내는 이 남성을 보며 “죽은 남편이 살아온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미국에서 실제 일어난 일이다. 영화 ‘페이스오프’처럼 2005년 프랑스에서 최초로 안면이식이 시행된 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0여 명이 이 수술을 받았다. 일부 선진국에서만 가능한 안면이식 수술이 이르면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의료계의 안면이식 연구가 본격화되자 정부도 법 개정에 나섰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의료진은 3월 해부용 시신에서 얼굴을 떼어내 또 다른 시신으로 옮기는 안면이식 1차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 이어 올 9월에는 성형외과뿐 아니라 마취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각 분야 전문의가 모여 2차 시뮬레이션을 시행할 계획이다. 안면이식 수술 정보를 공유하는 ‘안면이식 심포지엄’도 11일 열린다. 세브란스병원 홍종원 성형외과 교수는 “국내 의료진의 수술 실력이 뛰어나 허용만 되면 충분히 성공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면이식은 환자와 기증자(뇌사자)의 ‘매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령과 혈액형, 피부색, 얼굴 구조 등이 유사해야 성공확률이 높다. 수술 전 ‘3차원(3D)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가상으로 안면이식 수술 순서를 세밀하게 짜야 한다. 이후 기증자의 이마부터 턱까지 절개해 얼굴 표면 밑 혈관과 신경, 근육 등을 함께 분리한다. 동시에 안면을 이식받을 환자 얼굴 부위의 혈관과 신경, 근육 등도 엉키지 않도록 정리해야 한다. 이후 혈관, 신경, 근육 순으로 연결한다. 수술 후에는 면역억제제를 투입해 거부반응을 예방해야 한다. 국내 안면이식 대상 환자는 총상 환자가 주를 이루는 미국과 달리 주로 교통사고나 얼굴에 혹이 생기는 ‘신경섬유종’ 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으로 얼굴이 손상된 경우는 이식수술을 하기 힘들다. 안면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암세포가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정부는 안면이식 수술이 가능하도록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장기이식법상 간과 신장, 골수, 췌장 등 13개 장기와 조직을 이식할 수 있다. 지난해 팔 이식과 살아있는 폐 이식이 국내에서 성공했지만 팔과 생체 폐는 장기이식법상 허용되지 않아 불법 논란이 일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장기이식법을 개정해 이식 가능한 장기나 신체를 사실상 제약 없이 확대할 방침이다. 법으로 이식 가능한 장기를 적시하지 않고 관련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의료기술의 발전을 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복지부 박미라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최근 두 차례 국회를 찾아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에게 장기이식법 개정안 발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윤리적 논란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05년 프랑스에서 처음 안면이식 수술을 시도했을 당시 반대 목소리가 컸다. 다른 장기와 달리 얼굴은 인간의 정체성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안면이식은 의학적 접근뿐 아니라 얼굴이 갖는 대표성으로 철학적 윤리적 논란이 뒤따를 수 있다”며 “치열한 논의과정을 거쳐 꼭 필요한 환자가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이명박 전 대통령(78·구속 기소)이 1심 재판부에 제출된 검찰의 모든 진술조서와 각종 자료 등을 증거로 채택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 추가 증인신문을 거의 하지 않고 증거능력 공방을 피할 수 있어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증거 동의는 이 전 대통령이 직접 결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에 ‘모든 증거에는 동의하지만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는 요지의 ‘증거인부서’를 8일 제출했다. 이는 검찰의 진술조서 등이 증거가 될 자격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혐의는 부인한다는 취지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강훈 변호사(64·사법연수원 14기)에게 “대부분의 증인들이 같이 일해 왔던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이 검찰에서 그 같은 진술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들을 법정에 불러와 추궁하는 것이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금도가 아닌 것 같고 그런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 드리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초 변호인단은 “통상의 경우처럼 대부분 증거에 부동의하자”는 의견을 냈으나 이 전 대통령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거인부서는 피고인이 검찰의 수사기록 등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할지 여부를 밝히는 문서다. 증거 채택에 동의하면 증인신문 등을 대체로 생략할 수 있다. 반면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증인과 참고인을 법정에 불러 변호인 반대신문을 거치며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다스 관계자, 청와대 관계자, 뇌물공여자 등 이 사건 관련자 수십 명을 불러 신문할 경우 선고까지 많은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다스 회삿돈 349억여 원 횡령과 111억여 원 뇌물수수 등 16가지 혐의를 부인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도 재판부에 냈다. 강 변호사는 “죄를 인정한다는 취지가 아니다”며 “금융자료 추적이나 청와대 출입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반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도 “객관적인 물증과 법리로 싸워 달라”고 변호인단에 강조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의 전격적인 증거 동의를 놓고는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사실관계에서 승산이 적다고 판단하고 가급적 재판을 빨리 끝내려는 전략을 세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법정에서 측근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이 전 대통령의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이런 선택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잡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간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해온 만큼 혐의를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그 대신 검찰 증거 채택에 동의함으로써 검찰과의 정면 대응은 피하고 가족을 선처해 달라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71)와 아들 이시형 씨(40)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아직 결론내지 않았다.● 박근혜, 허리-어깨 통증 병원 치료 한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은 9일 오전 10시 50분 허리와 어깨 통증 치료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3시간 동안 방문했다. 병원 측은 최근 어깨 통증이 심해져 5일 전에 예약을 하고 진료를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측 도태우 변호사(49·41기)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난달 16일 박 전 대통령을 접견했을 때 허리가 아파 앉지 못해 1시간 10분 중 1시간을 서 계셨다”며 “이런 통증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거의 고문에 준하는 반인도적 조치다. 인권적 차원에서 최소한 치료적 목적의 보석(통제된 병실에서 집중치료)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윤수·김윤종 기자}

“그저 담배 피울 때가 최고야!” 담배를 문 주인공의 탄성이다. 연기를 쭉 빨아들이는 그의 손엔 시중에 파는 특정 브랜드의 담뱃갑이 들려 있다. 유명 웹툰 ‘복학왕’의 한 장면이다. 청소년이 즐겨 보는 ‘웹툰’에 흡연 장면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특히 시중에 파는 담배 제품이 그대로 묘사돼 있어 청소년의 흡연 욕구를 자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이 국내 인기 웹툰 53편(네이버 33편, 다음 20편)을 분석한 결과 ‘외모지상주의’ ‘뷰티풀 군바리’ ‘연애혁명’ ‘이태원클라쓰’ 등 18편(33.9%)에 흡연 장면이 담겨 있었다. ‘복학왕’과 ‘뷰티풀 군바리’에서는 KT&G 제품인 ‘디스플러스’와 ‘보헴시가 리브레’가 실제 제품과 똑같이 그려져 있다. ‘부활남’에서는 ‘말버러’ 제품이 자주 등장했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행하는 가운데 전자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담긴 웹툰(박살소녀)도 있었다. 이 센터장은 “특정 담배 브랜드가 웹툰 속에 나오면 실제 제품인 만큼 청소년에게 각인 효과가 매우 크다”며 “청소년이 특정 브랜드에 우호적 감정을 갖고 향후 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국내 남자 청소년의 흡연율은 현재 9.5%에 이른다. 금연단체들은 담배회사가 웹툰에 간접광고(PPL)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TV드라마에서 자연스럽게 특정 제품을 노출시키듯 담배회사들이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웹툰을 홍보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KT&G 관계자는 “담배사업법상 잡지나 담배판매점 내부 등에만 제한적으로 광고를 할 수 있다”며 “웹툰에 PPL을 한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 웹툰업체 관계자는 “작가들이 업체와 계약을 맺고 실생활에서 쓰는 각종 제품을 일부러 노출시키는 경우가 있고, 또 일부는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실제 제품을 똑같이 그리기도 한다”며 “명확한 제도나 기준이 없어 정확한 실태를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웹툰 속 흡연 장면과 담배 제품 노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 따라 흡연 장면이 규제된다. 영화 역시 ‘약물·흡연 등이 반복되지 않게 한다’는 최소한의 규정이 있다. 반면 웹툰은 관련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웹툰 상단에 흡연 장면에 대한 경고 표시를 하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만 흡연 장면을 그리도록 하는 식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웹툰작가단체와 양해각서(MOU)를 맺어 담배 브랜드 노출을 자제하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회사원 김모 씨(31)는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신장의 80%가량이 낭종(혹)으로 뒤덮여 있어서다. 그는 6년 전 병원에서 ‘다낭성신장병’ 진단을 받았다. 병명조차 생소한 이 질환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었다.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다는 말에 아이를 가지는 것조차 두려웠다. 다낭성신장병이란 양쪽 신장에 액체로 채워진 낭종이 생긴 후 점차 커져 신장이 비대해지는 질환이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된다. 이 질환은 부모 중 한 명 또는 양쪽 모두에게서 유전됐을 가능성이 크다. 부모 중 한쪽에게서만 물려받는 ‘우성 유전(상염색체우성다낭성신장병·ADPKD)’은 20세 이후 성인기에 발병한다. 유병률은 1000명 중 1명으로 높은 편이다. 더구나 유전될 확률이 50%나 돼 4인 가족의 경우 부모와 자녀 중 최소 2명이 동시에 이 병을 앓을 수 있다. 반면 부모 양쪽에게서 질환을 물려받는 ‘열성 유전’은 소아기에 발병한다. 1만 명 중 1명 정도 발병해 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우성이든 열성이든 상관없이 다낭성신장병을 앓으면 보통 허리나 옆구리에 통증을 느낀다. 또 신장이 커지면서 소화불량, 헛배부름이 생겨 복부가 불편해진다. 잦은 배뇨 현상도 나타난다. 증세가 악화되면 신장합병증으로 인해 고혈압이나 요석, 혈뇨, 신장암, 신부전을 동반할 수 있다. 문제는 낭종이 생기기 전까지 증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장 기능이 나빠진 뒤에야 다낭성신장병임을 알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다낭성신장병 환자 10명 중 7명은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해 신장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 신장 투석을 받다 보면 사회생활이 힘들어진다. 결국 빠른 발견과 대처가 필수다. 다낭성신장병의 ‘원인’ 유전자는 이미 밝혀져 있다. 가족력이 의심되면 유전자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또 신장 기능은 혈액과 소변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점검해야 한다. 그동안 다낭성신장병은 저염식 등 식이요법 외에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없었다. 또 병의 진행상태를 지켜보면서 합병증 증상을 치료하고 관리했을 뿐이다. 고혈압이 생기면 혈압을 관리하고, 신부전이 오면 투석을 하는 식이다. 다행히 2015년부터 국내에서도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다. 이 약을 복용하면 낭종 세포의 증식(낭종액 분비)을 억제해 낭종이 커지는 것을 막고 신장 기능의 약화를 늦출 수 있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 약을 다낭성신장병 치료제로 공식 승인했다. 다만 이 치료제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 달 투약 비용만 100만 원이 넘는다. 김용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유전자 검사에서 가족력 판명을 받았다면 꼭 정기적으로 신장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며 “성인 다낭성신장병을 그대로 방치하면 60세 이전에 투석 혹은 신장 이식을 해야 하는 만큼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더 많은 환자가 비용 부담 없이 사전에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그저 담배 필 때가 최고야!” 담배를 문 주인공의 탄성이다. 연기를 쭉 빨아들이는 그의 손엔 시중에 파는 특정 브랜드의 담뱃갑이 들려있다. 유명 웹툰 ‘복학왕’의 한 장면이다. 청소년이 즐겨 보는 ‘웹툰’에 흡연 장면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특히 시중에 파는 담배 제품이 그대로 묘사돼 있어 청소년의 흡연 욕구를 자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이 국내 인기 웹툰 53편(네이버 33편, 다음 20편)을 분석한 결과 ‘외모지상주의’ ‘뷰티풀 군바리’ ‘연애혁명’ ‘이태원클라쓰’ 등 18편(33.9%)에 흡연 장면이 담겨 있었다. ‘복학왕’과 ‘뷰티풀 군바리’에서는 KT&G 제품인 ‘디스플러스’와 ‘보헴시가 리브레’가 실제 제품과 똑같이 그려져 있다. ‘부활남’에서는 ‘말보르’ 제품이 자주 등장했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행하는 가운데 전자담배를 피는 장면이 담긴 웹툰(박살소녀)도 있었다. 이 센터장은 “특정 담배 브랜드가 웹툰 속에 나오면 실제 제품인 만큼 청소년에게 각인 효과가 매우 크다”며 “청소년이 특정 브랜드에 우호적 감정을 갖고 향후 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국내 남자 청소년의 흡연율은 현재 9.5%에 이른다. 금연단체들은 담배회사가 웹툰에 PPL(간접광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TV드라마에서 자연스럽게 특정 제품을 노출시키듯 담배회사들이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웹툰을 홍보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KT&G 관계자는 “담배사업법상 잡지나 담배판매점 내부 등에만 제한적으로 광고를 할 수 있다”며 “웹툰에 PPL을 한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 웹툰업체 관계자는 “작가들이 업체랑 계약을 맺고 실생활에서 쓰는 각종 제품을 일부러 노출시키는 경우가 있고, 또 일부는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실제 제품을 똑같이 그리기도 한다”며 “명확한 제도나 기준이 없어 정확한 실태를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웹툰 속 흡연 장면과 담배제품 노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 따라 흡연 장면이 규제된다. 영화 역시 ‘약물·흡연 등이 반복되지 않게 한다’는 최소한의 규정이 있다. 반면 웹툰은 관련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웹툰 상단에 흡연 장면에 대한 경고 표시를 하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만 흡연 장면을 그리도록 하는 식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웹툰작가단체와 양해각서(MOU)를 맺어 담배 브랜드 노출을 자제하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
이번 주 내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초여름 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7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과 인천 26도, 수원 안성 25도, 용인 24도, 춘천 26도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초여름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보통 일 평균기온이 20도 이상이면서 일 최고기온이 25도 이상이면 ‘초여름’으로 규정한다. 다만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6일부터 이어진 비가 이날 낮까지 내려 낮 최고기온이 20도 전후에 머물 전망이다. 하지만 8일부터 주말인 12일까지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25∼28도에 달하는 초여름 날씨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중국에서 오는 고기압으로 따뜻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데다 구름이 적어 일사량이 많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5월은 봄을 만끽하기 좋아 ‘계절의 여왕’으로 불렸다. 하지만 온난화로 봄은 3, 4월로 짧아진 반면 여름은 5월부터 8월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 2013년 이전에는 폭염주의보가 매년 6월에 처음 발령됐지만 2014년 5월 31일, 2015년 5월 25일, 2016년 5월 19일, 지난해 5월 19일 등으로 앞당겨지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자살자 10명 중 9명은 자살 전 신호를 보내지만 가족 5명 중 1명만이 이 신호를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2015∼2017년 자살자 289명의 심리를 부검한 결과 자살자의 92.0%는 △자기 비하적 언행 △불면증, 과다 수면, 과식(혹은 소식) △주변 정리 △음주와 충동구매 등의 행동 변화를 통해 ‘자살하고 싶다’란 신호를 가족에게 보냈다. 하지만 가족 중 21.4%만이 이를 자살 신호로 인식했다. 또 자살 가능성을 인지한 가족조차 ‘설마 자살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35.8%), ‘걱정됐지만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랐다’(33.3%) 등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유가족의 80.1%가 죄책감 등으로 우울감을 느꼈고, 27.0%는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2020년부터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화학물질에 ‘고유 번호’가 붙어 식품처럼 정부 관리를 받는다. 환경부는 3일부터 화학물질관리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화학물질 이력추적관리제도’ 도입이다. 국내에서 제조·수입되는 모든 화학물질에 고유식별번호(화학물질확인번호)를 부여해 화학물질이 어떻게 사용됐으며, 어떤 생활화학 제품으로 만들어져 유통·판매됐는지를 관리하는 제도다. 현재는 기업이 화학물질(혹은 제품)을 제조·수입하기 전 자발적으로 유독물질의 함유 여부를 확인해 ‘화학물질 확인명세서’에 적어 정부에 제출하면 됐다. 화학물질 이력추적관리제도가 도입되면 기업이 의무적으로 모든 제조·수입 화학물질을 신고해야 한다. 이후 해당 화학물질에 △제조국 △성분 △위험성 등의 정보가 담긴 ‘화학물질확인번호’가 부여된다. 이 번호를 통해 화학물질의 전체 유통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국민연금공단이 의결권 행사 지침을 개정해 집중투표제에 찬성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중투표제는 외국계 헤지펀드 등이 국내 상장사를 공격할 때 도입을 요구하는 제도 중 하나다. 이에 앞서 국민연금은 앞으로 보유 중인 국내 주식 모든 종목을 공개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이들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경영 투명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600조 원에 이르는 국민연금을 앞세워 민간 기업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연금 사회주의’의 폐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 투기자본 집중투표제 악용 논란 국민연금은 지난달 의결권 행사 지침을 개정해 ‘집중투표제로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주주 가치 증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마련했다.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 있는 회사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안건으로 올리면 국민연금은 이에 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2월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상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려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해 지지하는 이사 후보 1인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헤지펀드 등 외국인 소액주주도 힘을 합쳐 입맛에 맞는 이사를 선임해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에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라고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상법상 집중투표제 도입은 상장회사의 선택 사항이다.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있다. 정부가 집중투표제 도입 의무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집중투표제 찬성 근거를 만든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국의 투기자본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관할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지침대로 찬성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국민연금 “투자하는 국내 주식 전 종목 공개”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3분기(7∼9월)부터 보유 중인 국내 주식의 전 종목을 공개하기로 했다. 현재는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기업만 공개한다. 이 조치는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들을 공개해 이들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기관투자가가 기업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7월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는 만큼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장인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최근 대한항공 경영진 일가족의 일탈 행위,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로 인해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독립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금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의의”라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은 30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라고 압력을 넣은 관련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제기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계, ‘연금 사회주의’ 현상 우려 일부 전문가들은 집중투표제와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주주의 목소리를 높이면 기업 가치와 수익률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할 경우 연금 사회주의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국민연금의 거버넌스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고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경영에 개입하면 연금 사회주의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미국과 일본이 의무화했다가 부작용이 나타나자 1960, 70년대 미국 7개주만 제외하고는 도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집중투표제 ::기업이 2명 이상 이사를 선출할 때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요청하면 표를 많이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 주주가 원하는 후보에게 투표권을 몰아줄 수 있어 기업의 경영권이 흔들릴 소지가 있다. :: 스튜어드십 코드 ::기관투자가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 즉 스튜어드처럼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 강유현 yhkang@donga.com·김윤종 기자}

A 씨는 고령의 아버지가 아파 급하게 대학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선 “5일 정도 입원해야 한다”고 했다. 4인실 이상 병실에 입원하려 했지만 병실이 부족해 아버지를 2인실 병실로 모셨다. 5일간 입원료는 100만 원이 넘었다. 종합병원에 가족이나 자신이 입원할 때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문재인 케어)에 따라 대표적 비급여 항목 중 하나인 2, 3인 병실 입원료에 대해 7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병실 입원료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2, 3인실 본인 부담금은 병원 종류 및 인실에 따라 30∼50%로 차등 적용된다. 상급종합병원 2인실의 경우 전체 병실 입원료의 50%, 3인실은 40%만 본인이 내면 된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2인실의 하루 병실료는 대략 20만 원 내외다. 이 비용이 7월 이후 건강보험이 적용돼 10만 원 안팎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그동안 2, 3인실 입원료가 비쌌던 이유는 4인실 이상에만 건강보험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2, 3인실은 기본 입원료(5만 원 내외)를 빼고 ‘상급 병실료 차액’이란 비급여 항목을 만들어 병원마다 15만∼20만 원을 더 책정해 환자에게 받아왔다. 여기에 상급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면서 종합병원에선 4인실 이상 병실에 입원하고 싶어도 병실 부족으로 입원하기 힘들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고가의 2, 3인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2, 3인실은 지난해 말 현재 1만5000여 개에 이른다. 다만 병원과 의원의 2, 3인실은 현행대로 비급여 상태가 유지된다. 또 모든 병원의 4인실 이상은 지금처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병원과 병실별로 본인부담금 비율에 차이를 둔 이유에 대해 “대형병원과 2, 3인실 쏠림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일반 병실보다 본인 부담률을 다소 높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2, 3인실 건보 적용과 함께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반 병상(4인실 이상) 의무 설치 비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병원별로 전체 병상 중 4∼6인실을 70% 이상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를 80%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보다 구체적인 2, 3인실 가격과 환자 부담 비용 등은 6월까지 검토한 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윈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달부터 상복부 초음파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하반기에는 하복부 초음파에도 보험을 적용할 예정이다. 많게는 100만 원에 달하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도 9월 뇌, 혈관 MRI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보험을 적용한다. 전액 본인 부담이던 일부 컴퓨터단층촬영(CT) 역시 보험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뚜두득.” 화창한 봄날에 스포츠나 레저를 즐기다가 무릎을 부여잡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만 하면 아파오는 관절이 항상 문제다. 대한정형외과학회가 정한 ‘관절염의 날’(4월 28일)을 맞아 ‘퇴행성관절염’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전문의들에게 물었다.○ 아침마다 관절이 뻣뻣하다면…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은 뼈의 끝부분을 덮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증세다. 40대부터 관절이 퇴행해 60세 이상 남성은 9.6%, 여성은 18%나 겪게 된다. 고령층이 아니더라도 스포츠 중 부상으로 퇴행성관절염을 겪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또 다른 주요 관절염인 ‘류머티스관절염’과 확연히 다르다. 류머티스관절염은 면역 체계가 관절을 외부에서 침입한 나쁜 물질로 오해해 공격하면서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염증과 함께 관절 주변이 두꺼워지면서 신체 양쪽의 같은 관절에서 대칭적으로 통증이나 형태 기형이 발생한다. 반면 퇴행성관절염은 한쪽 관절에서만 증세를 보인다. 퇴행성관절염의 가장 큰 증상은 ‘통증’이다. 연골에는 신경이 없어 주로 관절 주변의 관절막이나 인대, 뼈, 근육 등에서 통증이 생긴다. 아침에 일어날 때 관절이 뻣뻣해지는 경직 현상이 나타나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신체 모든 관절에서 나타나지만 주로 체중이 많이 실리는 무릎에서 발생한다. 이 외에 엉덩 관절(고관절), 손가락 관절, 발목 관절, 척추 관절 등에서 생긴다. 무릎의 경우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지면서 점차 다리가 둥글게 휜다. 심해지면 무릎 모양이 변하고 허리 통증을 동반한다. 손가락에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빨갛게 붓고 아프다가 나중에는 마디가 굵어진다. 고관절에 관절염이 생기면 사타구니 부분이나 무릎에서 대퇴부 앞쪽으로 통증이 심해진다. 통증은 부기를 동반한다. 관절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평상시보다 많은 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이 심해지면 관절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뼈와 뼈 사이 연골판이 찢어지거나 관절 안에 돌아다니는 연골 조각 또는 뼛조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증세를 보이면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검사와 관절액 추출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잘못 운동하면 연골 더 파괴 퇴행성관절염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진행을 늦추고 통증을 줄이면서 관절 기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 범위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운동해 관절이 굳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연골의 영양 공급은 관절을 움직일 때 일어나는 만큼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수영이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은 좋지만 장시간 걷기나 달리기, 등산, 농구나 축구 등 격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문영완 정형외과 교수는 “관절에 무리가 없도록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한편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며 “잘못된 운동 방법은 연골을 더 파괴하는 만큼 전문의로부터 운동 방법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심한 경우 약물 혹은 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약물 치료로는 소염진통제나 일명 ‘뼈주사’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있다. 건강보조식품인 글루코사민이 퇴행성관절염에 좋다며 사 먹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글루코사민은 관절 연골의 구성 성분이다. 하지만 이를 복용한다고 노화된 관절 연골 속 글루코사민이 다시 증가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불충분하다. 관절이 아예 파괴됐다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관절 안의 염증성 물질을 제거하거나 무릎 관절 전체를 인공 관절로 바꾸는 ‘인공 관절 전치환술’을 받을 수 있다. 무릎 관절 중 관절염이 심한 부위에만 인공 관절을 집어넣는 ‘인공 관절 반치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종민 정형외과 교수는 “인공 관절은 심각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어 수술 전 의사와 환자 모두 충분한 고민과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나모 씨(80)는 3년 전을 생각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난다. 장을 본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집이 어디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너무 당황스러워 멍하니 1시간을 길에서 보낸 후에야 기억이 되돌아왔다. 이후 병원에서 치매 판정을 받았다. 더 악화되면 어떻게 하나 늘 노심초사하던 그에게 최근 희소식이 전해졌다. 집 근처에 치매안심센터가 들어선 것이다. 나 씨는 “늘 집에서 TV만 보다가 센터가 생긴 이후 인지 향상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어 다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안내한 치매안심센터 치매안심센터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할 허브기관이다. 현재 전국에 총 256곳이 문을 열었다. 치매 진단과 상담, 교육 등 환자별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12일 보건복지부가 안내해 기자가 찾은 남양주시 치매안심센터(와부읍 덕소리 소재)는 3개 층에 규모가 775m²(약 234평)나 됐다. 상근 직원만 18명에 이른다. 건물 2층 운동실에선 노인 10여 명이 조를 이뤄 운동을 하고 있었다. 한 노인이 운동기구에 앉아 무선인식표(RFID)를 태그하자 미리 입력된 신체 크기에 맞게 의자 높낮이와 각도가 자동으로 조정됐다. 이어 노인은 기구 앞 화면 속 공의 움직임에 맞춰 힘의 강약을 조절했다. 이를 통해 인지 능력과 신체 기능을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발걸음을 분석해 보행 기능의 이상을 확인하는 기기, 뇌파로 뇌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기기 등 첨단 장비가 즐비했다. 1층에선 치매환자의 인지 강화, 치매 예방, 선별검사 등을 진행했다. 나 씨는 작업치료사의 지시에 따라 색종이를 여러 형태로 접었다. 나 씨는 “처음엔 장난인가 싶었는데 자꾸 손을 써서 무언가를 만드니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옆 교실에선 노인 10여 명이 태블릿PC를 들고 ‘그룹 인지재활 훈련’을 받았다. 화면에선 축구공과 과일 등 9개의 그림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이후 각 칸에 어떤 물건이 있었는지를 찾는 식이다. 선별검사실에서는 간단한 산수와 도형 그리기 등 17개 문항을 통해 치매 여부를 판정했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보이면 보다 정밀한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진단검사에서도 치매가 의심되면 센터와 협약을 맺은 병원의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다. 센터 내 치매카페에선 치매환자 가족들이 모여 치매 정보를 교환하고 간병 스트레스 관리 등을 교육받는다. 홍모 씨(75)는 “80세인 남편이 치매”라며 “같은 처지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다른 치매안심센터 기자는 다음 날 서울 은평구의 치매안심센터를 찾았다. 정부가 주선한 센터와 그렇지 않은 곳을 비교해 보기 위해서다. 은평구 치매안심센터는 불광보건분소 1층에 있다. 남양주 센터와 달리 건물 간판과 문에는 ‘치매지원센터’라고 적혀 있어 제대로 찾은 건지 헷갈렸다. 입구에서 만난 안내원은 “원래 서울시에서 치매지원센터로 운영하던 곳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 복지부가 관할하면서 ‘치매안심센터’로 이름만 바꿨다”고 했다. 센터 로비에선 노인 10여 명이 특별한 교육 없이 TV에서 나오는 일반 방송을 보고 있었다. 내부는 인지검사실 2곳, 상담실 1곳, 진료실 1곳, 음악인지치료실 1곳, 교육실 1곳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음악인지치료실 안을 들여다보니 북과 탬버린, 징 등 몇몇 악기와 책상이 놓여 있었다. 태블릿PC를 활용해 인지재활 훈련을 하는 남양주 센터와는 한눈에 봐도 차이가 컸다. 교육실 역시 프로그램 종류별로 나눠진 남양주 센터와 달리 학교 교실처럼 책상만 일렬로 나열돼 있었다. 18명이 상주하는 남양주 센터에 비해 이곳의 직원 수는 10명에 그쳤다. 정부는 치매안심센터가 제 기능을 하려면 간호사와 임상심리사 등 평균 25명이 상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센터 직원은 “서울시 구청들은 수년 전부터 치매센터를 운영해 왔는데 다른 곳들도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치매안심센터는 은평구 센터처럼 기존 지역 보건소 내 일부 공간을 활용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렇다 보니 인력이나 시설, 프로그램 등 보완해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복지부는 치매안심센터 공간을 계속 확보해 가는 동시에 가족카페나 공공후견제도 등을 운영할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복지부 임인택 노인정책관은 “올해 하반기가 되면 치매국가책임제에 걸맞게 치매안심센터가 제 기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남양주=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나모 씨(80)는 3년 전을 생각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난다. 장을 본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집이 어디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너무 당황스러워 멍하니 1시간을 길에서 보낸 후에야 기억이 되돌아왔다. 이후 병원에서 치매 판정을 받았다. 더 악화되면 어떻게 하나 늘 노심초사하던 그에게 최근 희소식이 전해졌다. 집 근처에 치매안심센터가 들어선 것이다. 나 씨는 “늘 집에서 TV만 보다가 센터가 생긴 이후 인지향상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어 다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안내한 치매안심센터 치매안심센터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할 허브기관이다. 현재 전국에 총 256곳이 문을 열었다. 치매 진단과 상담, 교육 등 환자별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12일 보건복지부가 안내해 기자가 찾은 남양주시 치매안심센터(와부읍 덕소리 소재)는 3개 층에 규모가 775㎡(약 234평)나 됐다. 상근 직원만 18명에 이른다. 건물 2층 운동실에선 노인 10여 명이 조를 이뤄 운동을 하고 있었다. 한 노인이 운동기구에 앉아 무선인식표(RFID)를 태그하자 미리 입력된 신체 크기에 맞게 의자 높낮이와 각도가 자동으로 조정됐다. 이어 기구 앞 화면 속 공의 움직임에 맞춰 힘의 강약을 조정했다. 이를 통해 인지능력과 신체기능을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발걸음을 분석해 보행기능의 이상을 확인하는 기기, 뇌파로 뇌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기기 등 첨단장비가 즐비했다. 1층에선 치매환자의 인지강화, 치매예방, 선별검사 등을 진행했다. 나 씨는 작업치료사의 지시에 따라 색종이를 여러 행태로 접었다. 나 씨는 “처음엔 장난인가 싶었는데 자꾸 손을 써서 무언가를 만드니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옆 교실에선 노인 10여 명이 태블릿PC를 들고 ‘그룹 인지재활 훈련’을 받았다. 화면에선 축구공과 과일 등 9개의 그림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이후 각 칸에 어떤 물건이 있었는지를 찾는 식이다. 선별검사실에서는 간단한 산수와 도형 그리기 등 17개 문항을 통해 치매 여부를 판정했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보이면 보다 정밀한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진단검사에서도 치매가 의심되면 센터와 협약을 맺은 병원의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다. 센터 내 치매카페에선 치매환자 가족들이 모여 치매 정보를 교환하고 간병 스트레스 관리 등을 교육받는다. 홍모 씨(75)는 “80세인 남편이 치매”라며 “같은 처지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다른 치매안심센터 기자는 다음 날 서울 은평구의 치매안심센터를 찾았다. 정부가 주선한 센터와 그렇지 않은 곳을 비교해보기 위해서다. 은평구 치매안심센터는 불광보건분소 1층에 있다. 남양주 센터와 달리 건물 간판과 문에는 ‘치매지원센터’라고 적혀 있어 제대로 찾은 건지 헷갈렸다. 입구에서 만난 안내원은 “원래 서울시에서 치매지원센터로 운영하던 곳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 복지부가 관할하면서 ‘치매안심센터’로 이름만 바꿨다”고 했다. 센터 로비에선 노인 10여 명이 특별한 교육 없이 TV에서 나오는 일반 방송을 보고 있었다. 내부는 인지검사실 2곳, 상담실 1곳, 진료실 1곳, 음악인지치료실 1곳, 교육실 1곳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음악인지치료실 안을 들여다보니 북과 탬버린, 징 등 몇몇 악기와 책상이 놓여 있었다. 태블릿PC를 활용해 인지재활 훈련을 하는 남양주 센터와는 한눈에 봐도 차이가 컸다. 교육실 역시 프로그램 종류별로 나눠진 남양주 센터와 달리 학교 교실처럼 책상만 일렬로 나열돼 있었다. 18명이 상주하는 남양주 센터에 비해 이곳의 직원 수는 10명에 그쳤다. 정부는 치매안심센터가 제 기능을 하려면 간호사와 임상심리사 등 평균 25명이 상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센터 직원은 “서울시 구청들은 수년 전부터 치매센터를 운영해왔는데 다른 곳들도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치매안심센터는 은평구 센터처럼 기존 지역 보건소 내 일부 공간을 활용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렇다 보니 인력이나 시설, 프로그램 등 보완해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복지부는 치매안심센터 공간을 계속 확보해가는 동시에 가족카페나 공공후견제도 등을 운영할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복지부 임인택 노인정책관은 “올해 하반기가 되면 치매국가책임제에 걸맞게 치매안심센터가 제 기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면서 비급여의 20% 이상은 지금처럼 비급여로 놔두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케어는 2022년까지 미용과 성형 등을 제외하고 비급여 진료를 전면 건강보험 보장 항목으로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이와 다른 셈이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비급여의 규모는 7조3000억 원에 이른다. 복지부는 이 중 △선택진료와 상급병실 이용(1조1000억 원 규모)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2조2000억 원 규모) △각종 비급여 진료 및 치료제(2조4000억 원 규모) 등 5조7000억 원 규모의 비급여만 급여로 전환하기로 했다. △피로회복, 신체 기능 개선 등에 필요한 영양제 주사 △도수치료(맨손으로 하는 물리치료) △라식치료 △하지정맥류 수술 등 위중도가 낮은 질환이나 △특실 및 1인실 병실 이용료 등 1조6000억 원 규모(전체 비급여의 22%)의 비급여는 급여화하지 않을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라식치료의 경우 안경이란 대체재가 있지 않느냐”며 “처음부터 꼭 필요하지 않은 비급여 의료행위까지 전면 급여로 바꿀 계획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며 “미용, 성형과 같이 명백하게 보험 대상에서 제외할 것 이외에는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반대한다”며 27일 집단 휴진을 예고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역시 문재인 케어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의협 방상혁 대변인은 “모든 비급여가 급여화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안다”면서 “정부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자꾸 말을 바꾸어 신뢰가 무너진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예비급여’를 둘러싼 힘겨루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비급여는 비급여 항목 중 일부를 급여로 편입시킨 뒤 진료비의 적정성 여부를 따지는 제도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비급여가 예비급여 안에 들어가면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비급여 가격이 공개되고 정부의 통제를 받게 돼 병원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며 “결국 의료계가 이를 막기 위해 문재인 케어가 ‘전면 급여화’가 아님을 알면서도 강경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3600여 개 비급여 항목 중 급여화할 대상을 의료계와 협의해 결정하려 했지만 현재 논의가 중단됐다”며 “의협의 집단 휴진 강행 여부 등을 본 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급여 ::보험 처리가 안 돼 환자가 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것을 뜻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증평 모녀 자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아파트 관리비 체납 등의 정보를 ‘위기가구 그물망 빅데이터’에 포함시킨다.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기가구 발굴 그물망을 촘촘히 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9일 “위기가구를 찾기 위해 정부가 관리하는 정보를 현행 27종에서 30종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6일 충북 증평군의 한 민간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A 씨(41·여)와 그의 딸(3)이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가 시행 중인 복지 사각지대 발굴 정책에서도 소외됐었던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A 씨는 전기 및 수도 요금을 몇 달간 내지 못했지만 한국전력공사와 상수도사업본부의 단전·단수 데이터로는 이 사실을 파악할 수 없었다. 해당 요금이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공공 및 민간 아파트로부터 관리비 체납 정보를 신고 받고, 체납 가구에 관리사무소 직원 등이 즉시 방문해 도움이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월 5만 원 이하의 건강보험료를 6개월 넘게 내지 않은 경우에만 지원 대상인지 확인하지만, 이 기준도 월 10만 원 이하, 3개월 체납으로 각각 완화한다. A 씨는 건보료가 여러 달 밀렸지만 복지부가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아파트 보증금이 재산으로 책정돼 건보료가 5만 원 넘게 부과됐기 때문이다. 생계를 이끌던 구성원이 숨지거나 실직한 경우에도 위기가구로 분류한다. A 씨는 지난해 말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생활 여건이 열악해지고 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자살자 유가족을 위해 ‘찾아가는 심리 상담 서비스’ 등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A 씨처럼 가족을 자살로 떠나보낸 유가족도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리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조건희 becom@donga.com·김윤종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의협은 27일 집단휴진을 하고 29일에는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겠다고 9일 밝혔다. 정부와 의사단체가 전면 충돌하는 양상이라 국민 불편이 우려된다. ‘문재인 케어’는 성형, 미용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보험 처리가 안 돼 환자가 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것) 진료 항목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보장 항목으로 흡수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재의 63.4%에서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비급여 항목 치료는 환자에게 비용 부담이 크다. 예를 들어 간을 검사하는 상복부 초음파는 비급여 항목이라 2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전액 환자가 부담해왔다. 하지만 이달부터 급여로 전환돼 환자 부담 비용이 2만∼6만 원으로 내려갔다. 향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로봇수술, 2인실 등 각종 비급여 진료가 단계적으로 급여화된다.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의사들은 “원가의 70%도 안 되는 저수가(低酬價)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문재인 케어를 반대한다. ‘수가’란 건강보험 적용 시 환자 개인이 내는 의료비(본인 부담금)와 건강보험에서 의사에게 지불하는 비용을 합친 ‘총진료비’다. 보장률이 70%라면 1만 원 진료비에서 환자는 3000원, 나머지 7000원은 건강보험에서 지불된다. 그런데 의사들은 “1만 원이란 수가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인건비, 각종 장비와 시설 운영비 등 총비용(원가)은 1만5000원이 드는데 1만 원이란 낮은 수가를 받으니 항상 5000원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국내 수가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2016년 연세대의 수가 연구를 보면 의원의 원가 보전율은 62.2%, 병원 66.6%, 종합병원 75.2%, 상급 종합병원 84.2% 등에 그친다. 이에 병원들은 낮은 수가로 보는 손해를 MRI 등 비급여 진료로 메워왔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로 전면 급여화하면 비급여가 사라져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게 의사들의 논리다. 정부는 의사들의 반발을 의식해 향후 4조 원 이상을 수가 인상에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급여화와 수가 인상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협은 먼저 수가를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 27일 집단휴진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 2000년 의료계가 의약 분업에 반발해 집단휴진을 했을 당시 전국 병·의원의 70% 이상이 동참했다. 하지만 이후 2014년 원격의료 도입 반대 집단휴진까지 총 8번의 집단휴진에서 참여율은 30% 미만에 그쳤다. 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집단휴진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지역 의견을 모아 3개월은 준비해야 한다”며 “계속 의료계와 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휴진 강행은 의료계에도 부담이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교수는 “솔직히 의사들은 10년 전 한 달에 1300만 원 벌었는데, 지금도 한 달에 1300만 원을 버니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2016년 기준 국내 의사의 월평균 임금은 1304만6639원으로 적지 않은 액수다. 의료계가 인건비 등 정확한 원가 정보부터 공개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자신들의 매출만 원가에 맞춰줄 것을 요구하기보다 정확한 원가 정보를 공개해 이를 토대로 적정수가를 정하면 된다”며 “매년 수가를 올려주겠다며 정확한 원가 정보를 공개해 달라고 해도 의료계는 반대해왔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대부분의 시민들은 ‘내가 열심히 분리수거한 폐기물이 모두 친환경적으로 쓰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분리수거를 해도 다 재활용에 쓰이지는 않는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페트병의 재활용률은 79% 정도. 10개 중 2개는 재활용이 안 되고 소각되는 셈이다. 유리병은 42만6203t 중 68.7%(29만2984t), 종이팩은 6만9039t 중 단지 25.6%(1만7695t)만이 재활용됐다. 스티로폼(PSP) 역시 재활용률이 57.7%에 그쳤다. 조합 관계자는 “정부는 매년 목표치를 정하지만 재활용 목표치가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 유색 페트병, 스티로폼은 ‘천덕꾸러기’ 문제는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 구조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재활용센터에 문의한 결과 색이 있는 페트병이나 스티로폼은 제조 과정이나 제품 생산 시 불리한 점이 많았다. 수거한 페트병은 선별업체나 재활용 공장으로 보내진다. 도착한 페트병을 사람이나 기계가 무색, 갈색, 녹색, 잡색으로 나눈다. 이후 조각으로 잘라낸 뒤 물로 세척한다. 탈수 및 건조 과정을 거쳐 색깔별로 포대에 담으면 재활용 제품이 된다. 이 중 가장 품이 많이 드는 공정은 선별 작업이다. 재활용 폐기물 처리업체 A사 대표는 “인부 1명이 하루에 페트병 500kg 정도를 선별하는데 하루 10t이 (처리장으로) 들어온다고 하면 20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근 최저임금까지 올랐는데 누가 이 인건비를 감당하며 유색 페트병을 골라내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유색 페트병은 골라낸 뒤에도 ‘천덕꾸러기’다. 투명하고 접착제를 쓰지 않아 라벨이 잘 떨어지는 페트병은 1등급으로 조각이 kg당 800원이다. 반면 녹색 등 단일 유색은 2등급, 여러 색이 섞인 페트병은 3등급이다. 투명하고 깨끗한 1등급 페트병 조각은 투명하다 보니 옷, 부직포를 만드는 섬유로 재활용하기 편하고 사용 범위가 넓다. 반면 잡색이거나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kg당 30∼100원에 불과하고 사용 범위도 작다. 재활용 폐기물 처리업체 B사 관계자는 “장기적인 인건비를 줄이려 선별기계를 들였지만 유색 페트병은 가격도 싸고 색상별 양도 적어 그냥 폐기물 처리를 하고 있다. 차라리 버리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스티로폼도 마찬가지다. 분리수거된 스티로폼은 공장에 도착해 흰색, 유색으로 선별된다. 이후 열을 가해 가래떡처럼 뽑은 후 잘게 썰어 완충재나 건축 소재로 쓴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양동선 대리는 “일일이 사람이 스티로폼을 색깔별로 구분하고 스카치테이프 등을 떼어낸 후 열을 가하는 기계에 넣는다”며 “이 과정이 공정의 5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스티로폼 역시 깨끗한 하얀색 제품(A급)은 kg당 900원이지만 색깔이 있는 스티로폼은 가공하면 거무튀튀해져 kg당 200∼500원이 된다. 질이 낮은 유색 스티로폼(B급)이나 오염된 스티로폼(C급)은 아예 재활용을 하지 않고 소각하는 업체가 많다. ○ 환경부-지자체 분리수거 방식 놓고 혼선 일부 지자체가 ‘유색 스티로폼은 종량제 봉투에 버리라’는 잘못된 요령을 돌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재활용업체들이 “색이 섞인 페트병·스티로폼은 수거하지 않겠다”고 반발하니 지자체가 대신 선별할 수 없을 바에야 시민들에게 ‘선별해서 버리도록’ 잘못된 분리수거 지침을 내리는 것이다. 재활용의 장애물은 색상만이 아니다. 7세, 2세 아이를 키우는 주부 김진영 씨(35)는 “아이들이 먹는 요구르트 뚜껑 은박지를 일일이 깨끗하게 떼기 힘들어 그냥 함께 분리수거함에 버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재활용업자들은 이렇게 이중 소재가 붙은 재활용품을 일일이 처리하는 데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음료업계는 유색 페트병 제조가 제품 차별화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주장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한 제품이 가진 정체성과 브랜드를 토대로 페트병 디자인을 차별화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품의 색깔, 모양, 재질 등을 통일해 재활용률을 높이면서도 제품의 개성을 살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한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 사무총장은 “재활용 선진국들처럼 제품의 소재를 통부터 뚜껑까지 하나로 통일하거나 라벨을 떼기 쉽도록 만들어 재활용 과정이 어렵지 않게 규격을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일본은 페트병의 재질을 거의 동일하게 만들기 때문에 재활용 섬유를 만들더라도 우리보다 훨씬 양질의 섬유를 만든다. 재활용품의 부가가치도 우리 것보다 훨씬 높으니 재활용 업자들의 수익도 커져 일석이조다”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