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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대남 타격용 ‘단거리 발사체 3종 세트’를 개발하는 등 한층 고도화된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레이더와 요격무기를 확충하는 내용의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을 14일 발표했다. 북한 전력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기파(EMP)탄 등 비(非)살상 전략무기도 2020년대 말까지 개발해 배치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에서 향후 5년 290조 원을 들여 안보 위협에 대비책 마련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방패’ 확충안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전방위로 탐지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를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는 그린파인 레이더(최대 탐지거리 800km) 2대가 배치돼있는데 2022년까지 2대가 더 도입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을 밀착 감시할 수 있는 군 정찰위성 5기는 2023년까지 전력화된다. 현재 우리 군에는 정찰위성이 없어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궤적을 포착하는 핵심전력인 이지스함도 3척을 추가 건조해 2020년대 말까지 순차 배치할 예정이다. 현재 군은 3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비와 훈련에 각각 1척씩 투입되면 실제 작전에는 1척만 주력으로 투입될 수 있어 감시 공백 우려가 제기돼왔다. 북한 미사일을 직접 방어할 요격 무기도 확대된다. ‘천궁 블록-Ⅱ’(20km 이하 고도에서 요격)를 내년부터 배치하고 60km 이하 고도에서 요격하는 L-SAM도 2020년대 중반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현재 배치돼 있는 패트리엇 PAC-3 CRI(30km 이하 고도에서 요격)에 이어 내년부터는 40km 고도까지 요격할 수 있는 PAC-3 MSE 모델을 순차 도입할 예정이다. 해상에서 발사되는 요격미사일도 이지스함 추가 배치시기에 맞춰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바다의 사드’로 불리며 SM-3급 미사일 도입을 염두에 두고 선행연구를 진행 중이다. SM-3급 미사일은 사드보다 더 높은 150~500km 고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북한 미사일이 무더기로 발사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 작전을 지휘하는 탄도탄작전통제소(KTMO cell)의 표적 동시 처리 능력을 8배 이상 향상시킬 계획이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대량 응징 보복에 나서기 위해 ‘합동화력함’을 건조하는 등 대응 전력 보강에도 나선다. 합동화력함은 함대지미사일을 대량 탑재해 지상 화력작전을 지원하는 함정이다. 최대사거리 1000km급의 해성-2 함대지 미사일 등 100여 발이 넘는 미사일이 동시에 탑재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합동화력함은 한반도 유사시 미사일 등으로 북한 내 핵시설 등 핵심 시설을 집중 타격할 수 있게끔 지상 타격 능력을 극대화한 함정이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등 요격이 불가능한 장사정포 등을 사전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전력이다. 북핵 등 대량살상무기(WMD)에 대응하는 비핵전자기펄스탄(NNEMP)탄 개발 계획도 밝혔다. 북한이 핵·미사일 공격을 준비할 때 NNEMP탄을 순항미사일에 탑재해 날린 뒤 공중에서 전자기파를 방사하면 통신체계 등이 마비된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NNEMP탄은 넓게 보면 북한이 핵·미사일 사용 버튼을 누르지 못하게 억제하는 킬체인(도발 임박 시 선제타격) 전력”이라며 “미사일의 100% 요격이 어려운 만큼 북한 지휘통제시설을 마비시킬 수 있는 NNEMP탄 개발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편 국방부는 중기계획 보도자료를 내며 북한이라는 단어를 단 2번만 사용하고 북핵이라는 표현은 아예 쓰지 않았다. 북한 ‘눈치보기’라는 논란이 일자 국방부 관계자는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협이 북한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를 모두 포괄하는 ‘핵·WMD 위협’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 “승리적 전진을 무적의 군사력으로 담보해 나가는 새 무기체계들을 연속적으로 개발, 완성하는 특기할 위훈을 세웠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미사일 개발 과학자들을 격려하면서 최근 잇따라 선보인 ‘신형 단거리 발사체 3종’, 즉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탄도미사일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ATACMS(에이태킴스) 신형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직접 ‘개발 완성’을 선언한 것.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명령 제008호’를 내리며 “(과학자들이) 새로운 무기체계들을 연구 개발함으로써 나라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첨단국방과학의 고난도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우리의 힘과 지혜, 우리 기술에 의거했다”고도 했다. 북한의 급속한 신형 미사일 개발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 배경에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다는 일각의 분석을 일축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당의 전략적 구상과 의도를 빛나게 실천해 나가고 있다”면서 신형 발사체 개발과 관련된 군 과학자 103명을 특진시켰다. 무기 개발 성공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직접 공개적인 ‘특진 명령’을 내리고 대외에 공표한 것은 처음이다.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개발 이후에도 이번처럼 공개 특진은 없었다. 정부 소식통은 “올해 2월과 4월 이미 장성 인사를 했기에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라며 “개발자들의 대규모 특진 사실을 발표하면서 결국 새로운 대남 타격 수단 개발에 성공했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전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로 탄도미사일 개발 핵심 인사로 꼽히는 전일호가 상장(우리의 중장)에 올랐다. 군 당국은 20일 한미 연합 훈련이 끝나기 전에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연합 훈련 뒤 대화 재개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연합 훈련 종료 전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것. 앞서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7번이나 한 만큼 이번엔 신형 잠수함에서 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단거리로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황인찬 hic@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이 전례 없이 짧은 주기의 릴레이 도발로 대남 타격용 ‘단거리 발사체 3종 세트’를 완성하는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다음 도발 카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될 것이란 관측이 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20일 전에 북한이 신형 잠수함이나 바지선을 띄워 SLBM 시험발사에 나서거나 항구에서 지상 사출시험을 하는 식으로 긴장 고조에 나설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군 소식통은 “북한이 단거리 도발은 3개월 사이에 7번 한 만큼 이 카드는 또 꺼내봐야 무력시위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대남 깜짝쇼’ 효과가 떨어진 단거리 발사체 대신 대미, 대남 기습 타격 전력이자 ‘게임 체인저’인 SLBM으로 카드를 바꿔 공포 효과를 높여 국제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키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달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찰했다며 3000t급 추정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당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잠수함은 동해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잠수함 건조가 끝난 만큼 잠수함에 탑재할 전략무기인 SLBM 시험발사에도 곧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됐다. 신형 잠수함에는 SLBM이 3, 4기가량 탑재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북한이 고체연료 미사일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극성-3형’ 신형 SLBM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북극성-3형은 2017년 8월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할 당시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고 적힌 설명판이 노출되면서 그 실체가 공개됐다. 같은 해 12월엔 북한이 시제품 5개를 이미 완성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북극성-3형은 2016년 8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최대 사거리 2500km의 북극성-1형보다 사거리가 길 것으로 추정된다. 잠수함전대장 출신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은 북극성-3형을 지난해 이미 완성한 것으로 안다”며 “북한은 대미, 대남 기습타격 전력인 신형 SLBM을 양산 중인 사실을 어떤 식으로든 알리려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최근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이후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길 희망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보낸 것도 역설적으로 훈련 전 SLBM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 직전 대미 기습 타격 전력인 SLBM 시험발사로 협상력을 높이는 등 몸값 올리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 미국이 대북제재의 일괄 완화 등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언제라도 SLBM에 손대는 것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 성과로 자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도 뒤엎을 수 있다고 위협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 도발은 묵인한 만큼 북한이 중거리 이상 전력인 SLBM 시험발사를 통해 미국이 이 역시 용인할 것인지, 레드라인을 가늠하는 모험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북한이 SLBM을 시험발사하더라도 500km 안팎으로 사거리를 줄여 날리는 방법으로 미국을 직접 타격할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극성-1형을 시험발사했던 2016년 8월에도 연료량을 줄이고 고각 발사하는 방법으로 500km만 비행하게 한 뒤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내 해상에 낙하시킨 바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군 구축함인 강감찬함(4400t급)이 13일 청해부대 30진을 태우고 부산 해군작전기지를 떠나 작전해역인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으로 떠났다. 청해부대는 6개월 주기로 구축함 및 부대원 교대가 이뤄져 왔지만, 이번 출항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청해부대가 파견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진행된 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해군에 따르면 300여 명으로 구성된 청해부대 30진은 이날 출항해 다음 달 초 아덴만 해역에 도착한다. 현재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 29진 대조영함과 교대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감찬함 파견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 활동도 염두에 두고 파견 준비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군은 이미 최근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호르무즈까지 확대하는 방식의 파병이 가능하다고 내부 결론을 내렸다. ‘우리 국민이나 선박에 대한 보호 활동이 필요한 해역’까지 작전지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한 청해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에 따라 호르무즈 파견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낸 것.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구축함으로 빠르면 3일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해군이 이날 30진 파병 관련 보도자료를 내며 청해부대가 리비아(2011, 2014년)에서 우리 국민 철수작전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작전지역을 넓힌 사례를 소개한 것도 호르무즈 파견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감찬함이 지난달 26일 함정에서 무인기 대응훈련을 한 것 역시 파견 준비라는 해석이 나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929년 10월 전남 나주역에서 일본인 학생들에게 희롱을 당해 이후 일어난 광주학생항일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당시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 학생 박기옥 선생이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13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박 선생을 비롯한 178명이 독립유공자로 포상된다. 1919년 4월 경기 화성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에 앞장서고 일본인 순사 처단에 나섰다가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던 이봉구 선생(건국훈장 독립장)도 포함됐다. 1920년 프랑스 최초 한인단체인 재법한국민회를 조직하는 데 참여하고 파리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독립운동자금을 전달했던 홍재하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보훈처는 훈장 및 포장 등을 제74주년 광복절 중앙기념식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에서 본인과 유족에게 수여할 예정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 미사일) 요격 능력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건 사실이 아니다. 단거리탄도미사일 위협에 명확히 대응 가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공개한 대남 집중 타격용 ‘신형 단거리 발사체 3종’ 요격 가능성에 대해 12일 이렇게 말했다. 신형 3종이 실전 사용될 경우 제대로 손도 못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 국방예산이 지난해 대비 8.2% 증가한 것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자주 언급했던 ‘힘으로 지키는 평화’라는 말의 함의를 잊지 않아 줬으면 한다”고 했다. 군 당국도 앞서 “패트리엇으로 북한의 신형 미사일을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청와대의 적극적인 불안 차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최근 3개월 사이에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탄도미사일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ATACMS(에이태킴스) 신형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모두 막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의견이 아직 존재한다. 한국군에 배치된 미사일 요격 체계는 요격 가능 고도 30km 이하의 패트리엇 PAC-3 CRI가 있다. 군은 요격 고도가 40km까지 올라가는 PAC-3 MSE도 내년부터 들여와 요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국산 ‘천궁 블록-Ⅱ’(20km 이하 고도에서 요격)도 배치해 방어망을 촘촘하게 만들 계획이다. 주한미군은 패트리엇 PAC-3 MSE를 이미 운용 중이다. 다만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요격 가능 고도가 40∼150km여서 ‘신형 3종’을 요격할 수 없다. ‘신형 3종’은 낮게는 25km 등 정점고도가 50km 이하여서 사드 요격 범위를 벗어난다. 청와대는 ‘신형 3종’이 한미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저고도 비행하며 회피 기동을 하는 것에 대비해서도 대책이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신형 3종’은 요격 준비 시 경로 예측에 혼선을 주려고 하강 중 급상승(풀업·Pull-up)하는 등 회피 기동을 하는 데다 타격 정밀도도 고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변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요격 체계를) 보강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PAC-3 MSE는 이스칸데르의 회피 기동 경로를 포착해 요격할 수 있게끔 프로그램이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피 기동이 미사일 비행 속도를 떨어뜨려 오히려 요격을 쉽게 하는 ‘양날의 검’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있다. KN-23의 최고 속도는 마하 6.9지만 회피 기동 시 공기 저항으로 인해 마하 4까지 느려져 요격이 한층 수월해진다는 것. 문제는 패트리엇이 충분하냐는 것이다. 한국군 패트리엇 포대는 8개 안팎으로 알려졌다. 1개 포대로 넓게는 남한의 3분의 2 면적을 방어하는 사드와 달리 패트리엇은 청와대 등 핵심 방호시설 인근에 배치돼 사거리 20∼30km의 좁은 범위 내에서 포인트 방어를 한다. 북한이 ‘신형 3종’을 동시다발적으로 사용할 경우 핵심 시설 외 지역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북한은 방사포와 미사일을 동시에 사용해 남한 전후방을 동시 전장화하겠다고 말해왔다”며 “북한이 발사체를 퍼부으면 패트리엇 등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뿐 다 막아낼 순 없다”고 했다. 주한미군 패트리엇도 미군기지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 특히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을 하며 기술을 급진전시키고 있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등 방사포는 저고도로 수백, 수천 발이 대량 발사되기 때문에 요격 개념 자체를 적용하기 어려운 무기체계다. 방사포에 대응하는 한미 연합군 작전의 초점이 사전 무력화에 맞춰져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킬체인(도발 임박 시 선제타격)을 빠르게 보강해 방사포를 포함한 ‘신형 3종’을 초기 무력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라며 “요격 무기는 많을수록 좋은 만큼 패트리엇 포대 수와 미사일 역시 신속하게 증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박효목 기자}

북한이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 개시를 하루 앞둔 10일 또다시 단거리 신형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 하루 뒤인 11일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면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남북 대화는 아니다”라며 한미 갈라치기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0일 오전 5시 34분과 5시 50분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미사일의 정점 고도는 48km, 비행거리는 400여 km, 최대 속도는 마하 6.1 이상이었다. 6일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후 나흘 만이고 북한이 미사일이나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것은 올해 들어 일곱 번째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시험 사격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나라의 지형 조건과 주체전법의 요구에 맞게 개발된 새 무기가 기존의 무기 체계들과는 또 다른 우월한 전술적 특성을 가진 무기 체계”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속 미사일은 북한이 최근 실전 배치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는 다른 것으로 최대 사거리 300km인 미군 전술지대지미사일 ATACMS(에이태킴스)와 외형이 닮았다. ATACMS는 탄두가 300여 개의 소형 폭탄으로 이뤄진 이른바 ‘확산탄’ 형태로 1발로 축구장 4개를 초토화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처럼 하강 과정에서 한미의 요격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회피 기동’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첫 시험 발사를 시작한 이후 3개월여 만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를 비롯해 이번 미사일까지 남한 타격용 신형 단거리 발사체 3종 세트 구성을 사실상 끝냈다는 평가가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11일 북한은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 명의의 담화에서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행위를 “미국 대통령까지 인정한 상용무기 개발시험”이라고 한 뒤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하여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화는 또 “(한미 군사훈련 명칭을 바꿨다는데) 똥을 꼿꼿하게 싸서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하여 악취가 안 날 것 같은가”라며 “그렇게도 안보를 잘 챙기는 청와대이니 새벽잠을 제대로 자기는 글렀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 10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여한 관계 장관 화상회의를 열고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북한 외무성의 담화에 대해서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터무니없고 비싸다”고 평가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5일 위기관리연습(CMX)을 시작으로 11일부터 본연습을 시작한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을 말한다. 이번 훈련은 전쟁 발발 상황을 가정해 한미 연합군의 전시 작전계획을 실행해 보는 지휘소연습(CPX)이다. 북한의 남침을 가정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돼 전략폭격기 등 실제 장비가 동원되는 야외 기동훈련과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북한이 “대북 선제공격을 가정한 침략전쟁 연습”이라고 반발하면서 국방부는 본연습을 하루 앞둔 10일 이례적으로 이번 훈련 명칭을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이라고만 밝혔다. 과거처럼 ‘키리졸브’ ‘동맹’ 등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강조한 명칭을 붙이지 않는 방식으로 북한 자극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미 연합군의 작전계획을 시뮬레이션하는 만큼 미 본토, 주일미군 기지 등에서 근무 중인 미군과 미군 예비역들도 증원 병력으로 한국에 들어와 CPX에 참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돈이 많이 든다”고 한 것은 이들에게 들어가는 출장비 및 인건비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2주가량 진행되는 CPX에 드는 비용은 수십억∼수백억 원대로 추정될 뿐 총비용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군 관계자는 “야외 기동훈련에 비해 돈이 훨씬 적게 들지만 CPX도 인건비, 시스템 운용비 등 상당한 돈이 들어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터무니없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10일. 미사일 궤적을 추적하던 군 당국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이거나 비슷한 급의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초기 평가를 내렸다. 포물선을 그리며 상승한 뒤 하강 단계에서 수평비행을 하다 다시 급상승하는 이른바 ‘풀업(pull-up)’을 하는 등 한미 요격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회피 기동의 궤적을 보였기 때문. 하지만 11일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미사일은 기존에 발사한 KN-23이 아니었다. 요격을 피해 한반도 주요 시설을 폭격하면 한 번에 축구장 3, 4개 넓이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에 대해 노동신문은 “또 하나의 새 무기체계”라고 밝혔다. KN-23보다 길이가 짧고 동체는 뚱뚱해 육안으로도 확연히 구별되는 이 미사일은 미군의 전술지대지미사일 ATACMS(에이태킴스)를 닮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제원을 일절 밝히지 않고 있지만 수백 개의 자탄(子彈)을 탑재하기 위해 동체를 굵게 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우리 군도 2003년부터 실전 배치한 에이태킴스는 300개가 넘는 자탄으로 이뤄진 ‘확산탄’ 형태의 탄두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발이면 축구장 3, 4개 면적이 초토화될 정도로 막강한 위력이다. 10일 오전 5시 34분과 5시 50분 발사된 이 미사일 2발은 모두 정점고도 48km로 비행하면서도 400여 km를 날아가는 등 KN-23과 비슷한 궤적을 보였다. 100km 이상의 고도로 상승하는 다른 탄도미사일과 달리 저고도 회피 비행으로 레이더 등 한미 탐지 자산을 피해 갈 수 있음을 보여준 것.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유사시 요격 회피 기동에 더 특화된 KN-23으로 사드 기지나 요격망이 촘촘한 한국 내 핵심 방호시설을 먼저 집중 타격해 파괴한 다음 뒤이어 살상력이 배가된 이번 신형 미사일로 추가 공격에 나서는 전략을 수립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북한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은 회피 기동 능력을 더한 것은 물론 미국 에이태킴스에 비해 비행속도는 더 빠르고 사거리는 더 길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에이태킴스의 최고 비행속도는 마하 3.1, 최대 사거리는 300km 정도. 하지만 북한의 신형 미사일은 마하 6.1로 KN-23의 마하 6.9와 엇비슷한 수준인 데다 최대 사거리 역시 500km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하면 북한이 KN-23의 장점과 에이태킴스의 장점을 결합한 신형 미사일을 제작한 것이 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험발사 현장에서 “기존 무기체계들과는 또 다른 우월한 전술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을 공개하면서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대남 공격용 단거리 발사체의 세대교체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KN-23은 6일 발사를 기점으로 실전 배치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발사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우리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로 평가) 역시 회피 기동이 더해진 단거리 발사체로 북한이 실전 배치를 예고한 상황. 이날 발사한 신형 미사일은 표면에 ‘ㅈ108080002’라는 일련번호가 표시돼 있다. 2019년을 뜻하는 주체 108년(ㅈ108) 8월에 생산된 2번째 미사일이라는 뜻. 북한이 최근 연이은 도발로 남한 타격용 ‘신형 단거리 발사체 3종 세트’가 사실상 완성 단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3종 세트’는 연료 주입에만 최소 30분 이상 걸리는 기존 스커드 미사일과 달리 연료를 미리 주입해놓는 고체연료 발사체여서 기습 발사에 유리하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일단 고체연료 미사일 기술을 확보한 만큼 고체연료 기술을 적용한 여러 형태의 미사일을 개발하는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과 한반도의 현재 안보 도전들(security challenges)에 대해 논의한 것은 매우 생산적인 관여(productive engagement)였다.”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은 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이번이 첫 방한인 에스퍼 장관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갈등과 미중 분쟁, 북한의 도발 재개 등 한미 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힌 가운데 안보청구서를 내민 미국의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을 30분간 면담한 에스퍼 장관은 “취임한 지 12일이 됐다. 첫 번째 해외순방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을 정했는데, 이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번영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또 자신의 삼촌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인연을 소개하면서 “공동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한미 관계가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이 ‘공동의 희생’을 강조한 것은 방위비 증액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전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방위비 협상 시작을 선언하고, 다음 날 미 국무부가 “(한국의)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바란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미국의 안보수장이 직접 청와대를 찾아 증액 필요성을 전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사흘 연속 릴레이 압박에 나선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의 만남과 관련해 “(미국이 제시하는) 방위비 인상 액수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위비 인상 요청은 있었지만 미국의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에스퍼 장관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좀 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방한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정 실장을 만나 48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 비용 명세표를 제시하며 “한미 정상 간에 정리해야 될 문제”라는 취지로 방위비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이르면 이달 시작될 한미 간 새 방위비 협상은 ‘백악관 대 청와대’의 구조로 끌고 가려 한다”고 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 중거리 미사일의 한국 배치 문제는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이 문 대통령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정 장관에게는 이에 더해 ‘호르무즈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강조한 만큼 본격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스퍼 장관은 정 장관과의 회담에선 “미 국가방위전략상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의 우선순위 구역”이라고도 했다. 이날 에스퍼 장관을 수행한 주요 당국자들도 대중(對中) 강경파 일색이었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도 자타가 공인하는 ‘대중 매파’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미 태평양사령관 시절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공섬 인근에 군함을 진입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논의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에게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6월) 판문점 회동은 역사적 사건이었다”며 “북-미 대화의 조기 재개를 기대한다”고 했다.손효주 hjson@donga.com·문병기 기자}
러시아 군용기가 8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침범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달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과 KADIZ에 침범한 지 16일 만에 재침범한 것이다. 일본 통합막료부(한국군 합동참모본부 격)가 9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러시아 항공기 동향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해상초계기 TU-142 2대가 제주도 남쪽부터 독도 동쪽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왕복 비행하는 방식으로 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도 넘나들었다. 한국 공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역시 JADIZ 진입 당시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다. 지난달 23일 사상 최초로 독도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침범하고도 “침범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사과하지 않았던 러시아가 또다시 KADIZ에 군용기를 무단 진입시켰지만 군 당국은 침범 다음 날인 9일 오후까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진입 의도가 고의적으로 보이지 않았고 경로 역시 특이점이 없어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는 여론전을 개시한 가운데, 마크 에스퍼 미 신임 국방장관이 8일 취임 후 처음 방한하면서 “안보청구서를 받아들이라”는 미국의 압박 강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은 6월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달 방한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바통을 이어 받아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에 주력하면서 중국 견제 등을 목적으로 한 중거리 미사일의 한국 배치 가능성도 떠볼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 정부는 미국이 요구해온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한국군 파병 가능성을 높이며 미국이 다른 요구에선 한발 물러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호르무즈에 한국군 파병이 가능한지를 따지기 위해 진행하던 법률 검토를 최근 사실상 마무리했다. 군 당국은 파병이 결정될 경우 2009년부터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돼 다국적군 평화활동에 참여 중인 청해부대를 활용하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청해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에 따르면 청해부대 작전 지역은 아덴만 해역 일대지만, 우리 국민이나 선박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해역도 작전 지역에 포함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국회 추가 동의가 없어도 유사시 작전 구역을 아덴만 해역 외로 확대할 수 있는 것. 군 당국은 2014년 내전이 격화됐던 리비아에서의 한국 교민 철수를 위해 청해부대를 파견했던 사례 등 작전 지역을 일시적으로 확대한 과거 사례도 모두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다만 현재의 청해부대 병력 및 전력으로는 아덴만 작전 외 작전을 수행하는 데 무리가 있어 병력과 전력을 증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처럼 사실상 호르무즈 파병 준비를 마쳤다는 점을 에스퍼 장관에게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은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차례로 만난 뒤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에스퍼 장관은 7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호르무즈 파병 협조를 촉구한 만큼 한국에도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 가능성을 높였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시동을 건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낮출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내라’는 미션을 받고 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주체인 외교부는 8일 “협상 대표단도 꾸려지지 않았다”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러나 올 초 한미 간 끝장 협상 끝에 겨우 타결된 10차 방위비 협상 유효기간이 1년에 불과한 만큼 외교부는 이르면 이달 말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론전을 시작으로 미국의 인상 요구가 올해 더 집요해질 공산이 큰 만큼 조속히 협상단을 꾸려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일 갈등으로 청와대가 파기를 시사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서도 에스퍼 장관은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을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미국 입장을 재차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에스퍼 장관이 협정에 대해 얘기하면 협정 파기로 기울었던 정부 당국자들은 파기를 밀어붙일 수 없다는 한계를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중국의 반발을 불러 ‘제2의 사드’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중거리 미사일의 한국 배치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6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한국과 일본, 다른 지역의 동맹국 방어에 관한 것”이라며 한국을 공개 지목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는 공식 의제가 아닌 데다 최근 거론된 사안인 만큼 이번엔 서로의 입장만 교환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미국 국무부가 7일(현지 시간) 한국에 미 록히드마틴의 대잠헬기 ‘시호크(MH-60R)’ 12대를 약 8억 달러(약 9677억 원)에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미 국방부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이날 “한국이 12대의 MH-60R 판매를 요청했다. 이번 판매 계획은 미국의 외교정책과 국가 안보 목표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여기에는 시호크의 개조 및 수리, 부품 공급, 조종사 훈련 등에 대한 지원이 포함된다. 시호크는 대잠수함 공격과 탐색구조, 수송 및 후송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헬기로 어뢰와 미사일, 기관포 등을 탑재할 수 있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현재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은 기종 선정을 위한 제안서 평가를 앞두고 있으며 아직 특정 기종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윤태 oldsport@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는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미 요격망을 피해 한국 전역을 타격할 목적으로 개발된 미사일의 실전 사용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술유도탄 2발이 수도권 지역(평양) 상공과 중부 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해 동해상의 설정된 목표 섬을 정밀 타격했다”며 전날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진행한 KN-23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했다. 이 신문은 “무기체계의 신뢰성, 안전성, 실전 능력이 의심할 바 없이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발사 후 “신형 전술유도탄 위력 시위 발사가 목적한 대로 만족스럽게 진행됐다”고 했다. 이날은 앞선 도발과 달리 박봉주 등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12명 중 9명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리영길 북한군 총참모장(한국군 합참의장격) 등 북한군 지휘부도 대거 참석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마지막 세리머니를 하며 KN-23 실전배치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 후 “우리의 군사적 행동이 (한미) 합동 군사연습에 적중한 경고를 보내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도발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맞대응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대체재로 한미일 3국 간 별도의 정보체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실제로 정보보호협정 폐기 수순을 밟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실장이 밝힌 별도의 체계란 2014년 12월 29일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으로 이를 통해 한일 정보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은 미국을 거쳐 한일이 군사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이다. 미국의 개입이 ‘의무화’돼 있다. 한국 국방부가 미국 국방부에 정보를 전달한 뒤 추후 한국 승인을 거쳐 미국이 일본에 정보를 전달하는 식이다. 일본 또한 방위성이 미 국방부에 전달하면 일본 정부의 승인을 거쳐 한국에 전달된다. 한미일 약정이 한미 군사비밀보호협정과 미일 군사비밀보호협정의 연장선에 있는 데다, 한미일 3국의 정보 공유를 원활히 하기 위한 추가 약정 성격이기 때문이다. 한미일 약정을 통해 교환되는 정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비밀정보에 한정된다. 그래서 북한의 도발 관련 정보는 이 약정을 통해 대부분 주고받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을 거쳐야 하는 만큼 한일 간 즉각 2급 이하 정보를 직거래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보다 정보 교환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통해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미일 약정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앞선 임시방편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그 유용성을 인정해 이미 두 차례나 기간을 연장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종료하는 것 자체가 대북 정보력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우리가 (북한 미사일의) 발사지점은 더 빨리 확보하지만 지구 곡면 때문에 단거리가 됐든 중거리가 됐든 모든 것을 탐지하진 못한다. 미사일의 종말이나 탄착지점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건 동해를 정면에 두고 있는 일본”이라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통해 모든 정보 교환이 가능하기에 중-러 등의 위협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한미일 약정으로 ‘회귀’하더라도 정보력에 미칠 파장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 6일, 관심을 끈 건 발사 장소였다. 북한은 이날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지역에서의 미사일 도발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과일군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 지역 중 가장 서쪽이자 가장 남쪽 지역으로 안다”고 했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내륙을 가로질러 발사해도 중간에 이를 추락시키지 않을 정도로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해 서쪽 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평양 인근 상공 통과시키며 기술력 과시 특히 이번 미사일은 이례적으로 평양 남쪽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 등 지휘부 시설이 있는 평양 인근 상공으로 과감히 날려 보낸 것은 실전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미사일이 비행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선전한 것이다. 또 한국과 가까운 지역을 택한 건 대남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해당 미사일을 KN-23으로 평가했다. 한미의 요격망을 무력화할 목적으로 수평비행을 하다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등 회피 기동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점고도는 지난달 25일 같은 미사일 발사 당시 50여 km였던 것에 비해 낮아진 37km였다. 고도가 더 낮아지면 레이더 등 탐지 자산으로 포착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반면 요격을 준비할 ‘전투준비 시간’은 짧아진다. 군 당국은 6일 현재까지 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미사일은 물론이고 지난달 31일 및 이달 2일 발사한 발사체 역시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발사한 건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며 군 당국과 엇갈린 발표를 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에도 북한이 신형 대구경 방사포라고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6일 비행 사거리가 450여 km인 것으로 볼 때 북한이 최대 사거리가 400km가 넘는 신형 방사포를 개발한 뒤 최대 사거리까지 비행시험을 해봤을 수도 있다”고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쏴놓고 방사포를 발사했다고 발표하는 식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이 발사한 무기의 실체조차 모르고 있다는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심리전에 나설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일 끝나는 한미 연합훈련까지 추가 도발 우려 군 당국은 북한이 당분간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시작전계획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실행하는 이번 한미 연합연습은 20일까지 이어진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미사일을 쏘는 등 불안감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연습 기간 내내 도발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6일 미사일 발사 직후 공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연합연습을 비난하며 “국가 안전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한미 훈련 중단을 강조하면서 “뒤돌아 앉아서는 우리를 해칠 칼을 가는 것이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떠들어대는 창발적인 해결책이고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라면 우리 역시 이미 천명한 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선 북한이 미국을 직접 겨냥하는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은이 4월 미국과의 협상 시한을 연말로 못 박은 만큼 당분간 미국을 직접 자극할 도발은 하지 않는 것으로 선을 그어 두었을 것”이라며 “담화는 한미 연합연습을 위축시켜 보려는 압박용”이라고 분석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한기재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을 검토하던 기존 입장을 최근 바꿔 모든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청와대에 이어 주무 부처인 국방부까지 협정 폐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 협정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인 24일을 앞두고 한일 간 ‘강 대 강’ 힘싸움이 첨예화되는 모양새다.○ 정경두 “일본과 신뢰 결여돼” 정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협정 폐기를 주장하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에게 “협정을 연장하는 것으로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었는데 최근 일본과 신뢰가 결여됐고 수출 규제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도 연계돼 있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기존 유지 입장에서 폐기 쪽으로의 정책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강조한 것이다. 정 장관은 이어 “이 협정은 일본이 먼저 요구해서 이뤄졌다”고 강조한 뒤 “협정 체결 이후 26건의 정보 교류가 있었고 올해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3차례 정보 교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협정은 그 자체의 효용성보다도 안보와 관련된 동맹국과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있어 정부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 간 협정 유지를 통해 한미일 삼각동맹의 균열을 방지하려는 미국의 입장도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는 취지다. 정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협정 재검토’란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발신하며 여전히 한일 간 관여에 소극적인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일본이 우리에게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일본과) 민감한 협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미국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현재로는 협정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중요한 상황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이를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일각 “협정 폐기 시 한국만 고립될 수 있어” 안보 국회를 표방하는 7월 임시국회에서 이날 처음 열린 국방위에서는 협정 폐기를 두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우리의 국방력 향상에 필요한 전략물자도 통제하겠다는 의미이니 협정 폐기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조기 경보기 17대 등을 갖고 있어 정보 역량이 우수하다”며 “협정이 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하자고 시작된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2016년 11월 협정 체결 이후 일본과 북한 핵과 미사일 등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해온 국방부의 입장 변화를 두고 군내에선 우려도 나온다. 협정이 파기되면 협정 유지를 고수해온 미국마저 일본 편에 서게 돼 한국만 고립될 수 있다는 것. 군 고위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정적으로 협정을 건드렸다간 한미동맹까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에서 보고서로 제안한 핵공유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 따라 전술핵 배치는 전혀 검토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잇따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이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냐는 한국당 박맹우 의원 질의에는 신경전 끝에 “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이 정 장관에게 “사사건건 북한을 변호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민주당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회의가 50분간 정회되기도 했다.조동주 djc@donga.com·손효주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을 검토하던 기존 입장을 최근 바꿔 모든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청와대에 이어 주무 부처인 국방부까지 협정 폐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 협정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인 24일을 앞두고 한일간 ‘강 대 강’ 힘싸움이 첨예화되는 모양새다.● 정경두 “일본과 신뢰 결여돼” 정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협정 폐기를 주장하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에게 “협정을 연장하는 것으로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었는데 최근 일본과 신뢰가 결여됐고 수출 규제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도 연계돼있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기존 유지 입장에서 폐기 쪽으로의 정책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강조한 것이다. 정 장관은 이어 “이 협정은 일본이 먼저 요구해서 이뤄졌다”고 강조한 뒤 “협정 체결 이후 26건의 정보교류가 있었고 올해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3차례 정보 교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협정은 그 자체의 효용성보다도 안보와 관련된 동맹국과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있어 정부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 간 협정 유지를 통해 한미일 삼각동맹의 균열을 방지하려는 미국의 입장도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는 취지다. 정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협정 재검토’란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발신하며 여전히 한일 간 관여에 소극적인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일본이 우리에게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일본과) 민감한 협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미국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현재로는 협정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중요한 상황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이를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일각 “협정 폐기 시 한국만 고립될 수 있어” 안보 국회를 표방하는 7월 임시국회에서 이날 처음 열린 국방위에서는 협정 폐기를 두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우리의 국방력 향상에 필요한 전략물자도 통제하겠다는 의미이니 협정 폐기까지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조기 경보기 17대 등을 갖고 있어 정보 역량이 우수하다”며 “협정이 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하자고 시작된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한다”고 반박했다. 2016년 11월 협정 체결 이후 일본과 북한 핵과 미사일 등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해온 국방부의 입장 변화를 두고 군내에선 우려도 나온다. 협정이 파기되면 협정 유지를 고수해온 미국마저 일본 편에 서게 돼 한국만 고립될 수 있다는 것. 군 고위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정적으로 협정을 건드렸다간 한미동맹까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에서 보고서로 제안한 핵공유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 따라 전술핵 배치는 전혀 검토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잇따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냐는 한국당 박맹우 의원 질의에는 신경전 끝에 “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이 정 장관에게 “사사건건 북한을 변호한다”고 지적한 데 민주당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회의가 50분간 정회되기도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한일 ‘경제전쟁’이 안보 분야로 확전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의 전례 없는 경제 보복에 일각에선 협정 연장을 희망해온 일본에 맞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폐기하는 강수로 타격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우리에게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민감한 군사 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간 “(협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던 청와대가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언급하며 협정 연장에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처음 내비친 것이다. 그동안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확실시돼왔지만 정부 입장에선 맞대응할 경제 카드가 없고 ‘안보 카드’인 협정 폐기가 그나마 유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본에 대한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통보 시한은 24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효력이 발효되는 28일 직전이다. 이 때문에 협정 폐기를 충격이 극대화될 만한 시점에 빼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도 “일본도 이것(협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의 기류도 서서히 협정 폐기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해찬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규탄대회에서 “(일본과) 군사정보 교류를 유지해야 하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중한 의견을 내놨다. 미국이 이 협정을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핵심으로 여기는 만큼 협정 파기가 한미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지난달 29일 “(한일 간) 연대해야만 하는 과제는 굳건히 연대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는 등 일본은 협정 유지를 희망한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이는 일본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돼왔다. 향후 협정이 폐기되면 3각 협력 균열의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미국을 일본 편으로 만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 것.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협정 폐기론이 나오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를 추진하면 한미관계에도 균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군에서도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군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릴레이 도발 국면에선 일본이 수집한 군사정보가 더욱 필요하다”고 했다. 통상 북한은 일본과 가까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데 이 때문에 일본 이지스함 등으로 수집한 미사일 사거리 등의 정보가 더 정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쐈을 때도 한미가 수집한 정보에 일본이 운용하는 탐지 자산으로 수집한 정보를 더해 사거리가 600여 km라고 최종 분석할 수 있었다. 현재 군은 33개국 및 1개 기구와 군사정보협정 및 약정을 맺고 있다. 이 협정과 약정이 폐기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국방부가 실제 정보 교류가 없는 나라와도 협정을 폐기하지 않는 건 협정이 유사시를 대비해 만들어 놓은 군사정보 교류의 도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손효주 hjson@donga.com·강성휘 기자}

미국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사진)이 한국 및 일본과 ‘핵 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만하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힌 것은 다른 인사들의 발언보다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정책과 관련한 법안 및 예산을 주무르는 군사위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다. 그의 발언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미국 내에서 이런 논의가 더 많아지고 활발해졌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은 핵 정책과 관련해선 비확산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이어가며 핵 능력을 증강하는 과정에도 미국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물론이고 전술핵 재배치 요구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인호프 위원장이 이런 기류를 알면서도 한국 일본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을 담은 미 국방대(NDU)의 ‘21세기 핵 억제력: 2018 핵 태세 검토 보고서’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그만큼 북한 핵개발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도 이날 “미 행정부와 한국 및 일본과의 논의하에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국방대 보고서에 대한 검토 여지를 열어 놓았다. 최근 미 의회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 상원 군사위는 물론이고 외교위, 정보위의 각종 청문회에서는 더욱 강경한 대중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이 한국 및 일본과 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은 안보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중국까지 겨냥할 수 있는 다목적 포석으로 의회에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다만 이런 반응을 의회의 전반적인 기류로 일반화시키기는 어렵다. 비확산의 관점에서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상존하고 있다. 군사 분야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실무급 장교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국방대 보고서가 미 행정부의 정책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설령 정책적 차원에서 검토가 이뤄진다고 해도 실제 집행까지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군 내부에서도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1일 “미 의회나 민간 차원에서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얘기지만 미 정부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며 “특히 미군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전술핵 재배치가 아니라 유사시 한국군 전투기 등을 이용해 전술핵을 투하하는 진정한 의미의 핵 공유라면 미국이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더더욱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 등에 전술핵을 갖다 놓고 유사시 미군 전투기 등으로 이를 사용하는 전술핵 재배치 형태의 ‘반쪽 핵 공유’에 대해서도 군 내부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을 지척에 둔 한반도 전장 환경상 한반도 유사시 북한이 가장 먼저 전술핵이 보관된 기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게 되는 등 남한에 전술핵을 두는 건 군사전략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많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