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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가 반도체를 뛰어넘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티맥스의 박대연 회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하반기(7∼12월) 중에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로 출시할 서비스의 이름은 인프라와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 등 클라우드 3개 분야를 통합한 ‘클라우드 스택’이다. 박 회장은 “정보기술(IT)을 잘 모르는 사람도 클라우드 위에서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 회장이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0여 년 만이다. 박 회장은 “클라우드가 미래를 책임질 무기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티맥스 연구원 800여 명 중 700여 명이 연구에 참여했다”며 “5년간 공들인 서비스가 곧 나온다”고 말했다. 티맥스 측은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 시점이 7월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티맥스는 올해 티맥스소프트의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박 회장은 “해외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2023년에는 나스닥 상장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도 공략해 2030년에는 그룹사 매출이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본사 5층 인공지능(AI)센터의 한 회의실. 컴퓨터 모니터에 3차원(3D) 그래픽으로 만든 한 여성 캐릭터의 얼굴이 떠 있었다. “몬스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라는 다급한 목소리의 음성이 흘러나오자 화면 속 캐릭터의 입술이 들썩이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엔씨소프트 AI센터 게임AI랩 연구원들이 올해 안에 실제 게임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보이스 투 애니메이션(Voice to animation)’이다. 음성에 맞춰 캐릭터의 표정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AI 기술이다. 수작업으로 하면 1분짜리 대화에 필요한 표정을 그리는 데만 하루가 넘어갔지만 이 기술이 적용되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경종 게임AI랩 실장은 “연극배우의 표정을 ‘모션 캡처’해 이를 딥러닝(반복기계학습)한 컴퓨터가 음성에 맞는 표정을 자동으로 생성한다”며 “캐릭터의 동작까지 자동으로 만드는 ‘모션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게임 개발 초기 단계부터 AI를 적용한 사례는 없었다. 완성된 캐릭터의 공격 패턴을 다양하게 만든다거나 채팅창 욕설을 걸러내는 것처럼 개발 이후 운영 단계에서 AI를 적용한 사례가 나오곤 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 개발에 적용하기 위한 AI 원천기술은 이미 개발 완료됐고 현재 개발 부서와 실제 적용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윤송이 사장(엔씨웨스트 대표)이 AI를 미래 핵심 기술로 선정하면서 국내 게임사로서는 처음으로 AI 연구조직을 만들었다. 설립 초기에는 연구 인력이 10여 명에 불과해 스터디팀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AI 관련 2개 센터(AI센터, NLP센터)에 연구인력 150여 명이 포진해 있는 거대 연구개발(R&D) 조직으로 거듭났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게임 개발에 AI 활용을 적극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이재준 AI센터장은 “블레이드&소울 게임에 강화학습 AI인 ‘비무’를 처음 적용해보자고 제안한 것도 김 대표였다”며 “이후 게임 개발부서와 AI센터의 의사소통이 더욱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AI센터가 연구하고 있는 AI 기술이 언젠가 게임과 비게임을 넘나들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센터장은 “아트 작업 이외에도 몬스터나 캐릭터의 밸런싱(실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잡을 때도 사람 대신 AI가 적용될 수 있다”며 “자연어처리 등 비게임 분야에서도 원천기술만 확보하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AI센터는 이례적으로 AI 야구 정보 서비스가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앱) ‘페이지’를 공개했다. 비게임 부문 서비스로 AI센터가 처음으로 공개한 앱이었다. 이 센터장은 “AI를 게임 개발 과정에 활용해 다른 게임사와 차별화된 개발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 공개한 페이지 또한 기능을 가다듬어 고객과의 소통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본사 5층 인공지능(AI)센터의 한 회의실. 컴퓨터 모니터에 3차원(3D) 그래픽으로 만든 한 여성 캐릭터의 얼굴이 떠 있었다. “몬스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라는 다급한 목소리의 음성이 흘러나오자 화면 속 캐릭터의 입술이 들썩이며 공포스런 표정을 지었다. 엔씨소프트 AI센터 게임AI랩 연구원들이 올해 안에 실제 게임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보이스 투 애니메이션(Voice to animation)’이다. 음성에 맞춰 캐릭터의 표정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AI기술이다. 수작업으로 하면 1분짜리 대화에 필요한 표정을 그리는 데만 하루가 넘어갔지만 이제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경종 게임AI랩 실장은 “연극배우의 표정을 ‘모션 캡쳐’해 이를 딥러닝(반복기계학습)한 컴퓨터가 음성에 맞는 표정을 자동으로 생성한다”며 “캐릭터의 동작까지 자동으로 만드는 ‘모션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게임 개발 단계부터 AI를 적용한 사례는 없었다. 완성된 캐릭터의 공격 패턴을 다양하게 만든다거나 채팅창 욕설을 걸러내는 것처럼 개발 이후 운영 단계에서 AI를 적용 사례가 나오곤 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 개발에 적용하기 위한 AI 원천기술은 이미 개발완료됐고 현재 개발 부서와 실제 적용을 위한 테스크를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윤송이 사장(엔씨웨스트 대표)이 AI를 미래 핵심 기술로 선정하면서 국내 게임사로서는 처음으로 AI 연구조직을 만들었다. 설립 초기에는 연구 인력이 10여명에 불과해 스터디팀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AI관련 2개 센터(AI센터, NLP센터)에 연구인력 150여 명이 포진해 있는 거대 연구개발(R&D) 조직으로 거듭났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게임 개발에 AI 활용을 적극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이재준 AI센터장은 “블레이드&소울 게임에 강화학습 AI인 ‘비무’를 처음 적용해보자고 제안한 것도 김 대표였다”며 “이후 게임 개발부서와 AI센터의 의사소통이 더욱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AI센터가 연구하고 있는 AI 기술이 언젠가 게임과 비게임을 넘나들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센터장은 “아트 작업 이외에도 몬스터나 캐릭터의 밸런싱(실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잡을 때도 사람 대신 AI가 적용될 수 있다”며 “자연어처리 등 비게임분야에서도 원천기술만 확보하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AI센터는 이례적으로 AI 야구 정보 서비스가 제공되는 앱(애플리케이션) ‘페이지’를 공개했다. 비게임 부문 서비스로 AI센터가 처음으로 공개한 앱이었다. 이 센터장은 “AI를 게임 개발 과정에 활용해 다른 게임사와 차별화된 개발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 공개한 페이지 또한 기능을 가다듬어 고객과의 소통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문제는 공정한 심판 역할을 해야 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기존 산업의 눈치를 보거나 심지어 직접 선수로 뛰면서 신생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차분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56)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을 받고 나서다. 권 대표는 “기존 산업의 반발에만 신경 쓰는 상당수 공무원들이 스타트업의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공정한 심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전통 산업이든 신생 사업이든 공정하게 경쟁하며 서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면 현행법 안에서도 얼마든지 혁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권 대표는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만 유독 그 흐름에 저항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창업가들이 어떻게 자유롭게 도전하고 성과를 내겠느냐는 것이다. 권 대표는 2010년 국내 최초로 벤처육성기업(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를 설립해 후배 창업가를 육성하고 있는 국내 1세대 창업가 중 한 명이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벤처 열풍 당시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정보보안솔루션 회사인 이니택과 전자결제회사인 이니시스를 설립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던 그다. 이런 경험 때문일까. 그는 최근 세계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꼽히던 우버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직후 주가가 7% 이상 급락한 이후 줄곧 저조한 추이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위기보다 가능성을 먼저 말했다. 권 대표는 “아마존도 상장 직후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지금 그 누구도 아마존을 두고 ‘버블’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단지 주가만으로 우버의 성장 잠재력을 부인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미래 가치를 꿰뚫어 보는 관점을 지닌 사업가와 투자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자신이 직접 코칭에 나선 친환경 생리대 브랜드 라엘을 예로 들었다. 2016년 한국계 여성 3명이 만든 라엘이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오픈 마켓에서 생리대 판매량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정확히 읽었기에 가능했다는 얘기였다. 권 대표는 “(투자 대상을 찾을 때) 제일 먼저 사업계획서가 현실적인지, 인간의 욕구를 잘 해소해줄 만큼 창업자의 인사이트가 번뜩이는지를 본다”며 “양이 많거나 학술서처럼 이론적으로 완벽하기를 바라진 않는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창업 전선에서 우여곡절을 함께 겪은 1세대 창업가들끼리 가끔 만나 안부를 묻곤 한다. 눈에 띄는 후배 창업가가 누구고 이들을 육성할 방법이 무엇인지가 이들의 주된 대화 소재다. 그중에서도 권 대표의 요즘 대화 주제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이다. 권 대표는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도 있고 해외 진출을 돕는 벤처캐피털(VC) 등의 중간 창구도 다양해져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이 이전보다 쉬워졌다”며 “4차 산업혁명이란 이행기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며 글로벌 경쟁이 일어나는 시기를 맞이했다”고 진단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문제는 공정한 심판 역할을 해야 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기존 산업의 눈치를 보거나 심지어 직접 선수로 뛰면서 신생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차분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을 받고 나서다. 권 대표는 “기존 산업의 반발에만 신경 쓰는 상당수 공무원들이 스타트업의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공정한 심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전통 산업이든 신생 사업이든 공정하게 경쟁하며 서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면 현행법 안에서도 얼마든지 혁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권 대표는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만 유독 그 흐름에 저항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창업가들이 어떻게 자유롭게 도전하고 성과를 내겠느냐는 것이다. 권 대표는 2010년 국내 최초로 벤처육성기업(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를 설립해 후배 창업가를 육성하고 있는 국내 1세대 창업가 중 한 명이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벤처 열풍 당시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정보보안솔루션 회사인 이니텍과 전자결제회사인 이니시스를 설립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던 그다. 이런 경험 때문일까. 그는 최근 세계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꼽히던 우버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직후 주가가 7% 이상 급락한 이후 줄곧 저조한 추이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위기보다 가능성을 먼저 말했다. 권 대표는 “아마존도 상장 직후 비슷한 일을 겪었지만 지금 그 누구도 아마존을 두고 ‘버블’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단지 주가만으로 우버의 성장 잠재력을 부인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미래 가치를 꿰뚫어 보는 관점을 지닌 사업가와 투자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자신이 직접 코칭에 나선 친환경 생리대 브랜드 라엘을 예로 들었다. 2016년 한국계 여성 3명이 만든 라엘이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오픈 마켓에서 생리대 판매량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정확히 읽었기에 가능했다는 얘기였다. 권 대표는 “(투자 대상을 찾을 때)제일 먼저 사업계획서가 현실적인지, 인간의 욕구를 잘 해소해줄 만큼 창업자의 인사이트가 번뜩이는지를 본다”며 “양이 많거나 학술서처럼 이론적으로 완벽하기를 바라진 않는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자신과 비슷한 시기 창업 전선에서 우여곡절을 함께 겪은 1세대 창업가들끼리 가끔 만나 안부를 묻곤 한다. 눈에 띄는 후배 창업가가 누구고 이들을 육성할 방법이 무엇인지가 이들의 주된 대화 소재다. 그중에서도 권 대표의 요즘 대화 주제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이다. 권 대표는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도 있고 해외 진출을 돕는 벤처캐피탈(VC) 등의 중간 창구도 다양해져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이 이전보다 쉬워졌다”며 “4차 산업혁명이란 이행기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며 글로벌 경쟁이 일어나는 시기를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SK텔레콤은 5000개의 ‘골드번호’를 공개 추첨으로 제공한다고 20일 밝혔다. 골드번호는 뒤 4자리가 1111이나 0001, 1000, 1100처럼 특정 패턴이 있거나 1004, 2424, 8949처럼 특정 의미를 지녀 외우기 쉬운 번호를 뜻한다. 골드번호는 총 9개 유형으로 나뉜다. 31일까지 SK텔레콤 공식 인증대리점과 온라인 T월드를 통해 응모하면 다음 달 3일 공개 추첨해 번호를 제공한다. 번호 당첨자에게는 6월 7일 개별적으로 문자로 안내한다. 골드번호 공개 추첨 행사는 정부 시책에 따라 이동통신사가 매년 2회씩 시행하고 있다. 신규 가입, 번호 이동, 기기 변경, 번호 변경을 원하는 고객 모두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이미 골드번호를 사용 중이거나 최근 1년 이내에 골드번호 당첨 이력이 있는 고객은 제외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과도하게 게임에 몰입하는 증상을 질병으로 간주할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HO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이 통과되면 효력은 2022년부터 발생한다. 하지만 개정안 통과의 여파는 게임업계에 바로 불어닥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사진)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이용장애의 정의와 원인 등에 대한 학계의 공감대조차 형성되지 않았는데도 WHO가 객관적인 기준조차 제시하지 않고 졸속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근거 없이 질병으로 등재하면 멀쩡한 청소년을 질환자로 내몰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WHO와 의학계 일각에서는 술이나 도박, 마약처럼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하면 개인 의지로 빠져나오기 힘든 부작용이 있다며 질병코드 등재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강 회장은 “그런 식이면 유튜브를 많이 보는 사람은 유튜브 중독자로 취급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질병코드 등재가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덕주 서울대 산업공학과 연구팀이 지난해 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고 국내에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코드로 오르면 3년간 국내 경제적 손실이 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강 회장은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다른 나라보다 게임 규제가 심한 국내의 게임업계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한국은 심야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막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유일하게 적용되는 국가일 정도로 미국 일본 등에 비해 규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로의 인재 유입이 더욱 힘들어지고 3만5000여 명의 업계 종사자의 자긍심도 추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선배, 이름을 알려주세요.’(포커스온유 홈페이지 첫 화면)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가 6월 출시를 앞둔 가상현실(VR) 게임 두 종의 공식 홈페이지를 14일 개설했다. 각각 연애와 액션 어드벤처 장르를 표방하는 VR게임인 ‘포커스온유’와 ‘로건’을 사전에 체험하고 게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홈페이지다. 두 게임은 스마일게이트의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가 자체 개발해 시중에 내놓는 첫 VR게임이다. 국내 VR게임은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비행기를 조종하는 등 일회성 체험형 게임이 주류를 이룬다. 스토리에 따라 스테이지를 격파해 가는 어드벤처형 VR게임을 국내 대형 게임사가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업계에서는 VR게임의 장르 다양화와 상용화 가능성이 이 두 게임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포커스온유’는 게이머가 사진 촬영이 취미인 고교생이 되어 여주인공 ‘한유아’와 카페, 휴양지 등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데이트를 하는 게임이다. VR 헤드셋을 끼고 실제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여주인공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게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측이 내세우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이번에 만들어진 홈페이지에서는 이 같은 가상 연애 체험을 일부 먼저 해볼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모션 캡처 기술로 여주인공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며 “해외 게임쇼에서도 여러 번 소개했는데 특히 일본이나 대만 등에서 호응이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포커스온유는 플레이스테이션과 PC게임용으로 출시된다. ‘로건’은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게이머가 도둑 로건이 되어 블랙스톤 캐슬이라는 성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게임이다. 잠입 액션이라는 특성에 맞게 게이머가 방향이나 거리 감각 등을 느낄 수 있는 ‘3차원(3D) 입체 사운드’가 적용됐다. PC용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로건의 세계관과 기본 스토리를 소개하고 잠입 액션 플레이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캐릭터들의 일러스트와 각자의 사연도 확인할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스트리밍 게임을 비롯해 게임의 형식과 장르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이번 새로운 시도가 의미가 있다”면서 “이미 일본에서 VR 가상 연애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사례가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체험형 VR게임의 성공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승차공유 플랫폼 ‘타다’와 택시업계의 상생 모델인 ‘타다 프리미엄’이 13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타다 플랫폼 운영사인 VCNC는 이달 말까지 추첨을 통해 3000명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타다 프리미엄은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했던 베이직과 달리 K7과 제네시스 G80 등 고급 세단을 이용한다. VCNC는 2월 말부터 개인 및 법인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파트너를 모집해 왔다. 테스트 기간 출발지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로 한정하되 도착지는 서울 전역으로 설정했다. VCNC는 서울시와 협의를 완료하는 대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요금은 베이직 대비 약 30%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비슷한 시기 창업 전선에 뛰어든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은 가끔 술잔을 기울이며 동병상련의 심정을 나눈다.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그들이 ‘전우애’를 나누며 위로받는 시간이다. 2012년 직장을 떠나 사업가로 나선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도 그렇다. 그의 술자리 토크에 자주 등장하는 ‘안주 거리’는 무엇일까. “좋은 인재를 뽑고 그들과 오래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 사업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죠.”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의 크로키닷컴 사무실(공유오피스)에서 만난 서 대표는 함께 회사를 키울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갈증이 컸다. 그는 2015년 6월 동대문시장에 기반을 둔 여성 쇼핑몰 모음 애플리케이션(앱) ‘지그재그’를 출시했다. ‘스타일난다’ ‘임블리’ 등 인기 쇼핑몰 3500여 개가 입점해 △인기 △연령 △스타일 등의 카테고리별로 상품을 쉽게 검색해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허름한 오피스텔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한번은 채용 면접 중에 면접자가 5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어요.” 이제는 회사 브랜드가 잘 알려지고 탄탄한 기반을 갖췄지만 서 대표는 여전히 인재에 목마르다. 쓸 만한 인재다 싶으면 다른 회사로 쉽게 자리를 옮기는 일도 적지 않다. 서 대표는 인재를 잡으려면 ‘회사가 먼저 솔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채용하고자 하는 인재상을 명확히 정하고, 회사의 가치관과 해당 업무에 대한 설명을 블로그 등을 통해 지원자에게 상세히 제공하라”는 것이다. 서 대표는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관에 공감해 이른바 스펙 좋은 지원자가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면접자가 자유롭게 회사에 대해 묻고 궁금증을 풀 수 있게 해서 막상 들어와서 ‘속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초기에는 대기업보다 보상 체계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런 부족한 부분을 직원과 더 많이 소통하며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구체적 공감대를 형성한 게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서 대표는 정보기술(IT)회사에 다니다 자회사 수장까지 맡았던 잘나가던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지그재그를 내놓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거듭된 실패로 돈도 사람도 떨어져나가던 그때 동대문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1인 쇼핑몰’이 우후죽순 등장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플랫폼이 없다는 데 무릎을 쳤다. 서 대표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가 의류 유통의 새 플레이어로 떠올랐고 손재주 있는 디자이너까지 의류 쇼핑몰 창업에 뛰어들었다”면서 “이 많은 쇼핑몰들을 위한 플랫폼은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트렌드에 민감하고 입소문이 빠른 10, 20대 여성 고객을 공략했고 전략은 통했다. 창업 3년 만인 지난해 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고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1600만 명을 넘어섰다. 서 대표는 현재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을 ‘IT쟁이’라 칭하는 그는 해외 시장 개척이 “어쩌면 IT쟁이로서의 사명일지 모른다”라고 했다. 서 대표는 “사계절이 있어 다양한 의류를 빠르게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동대문시장의 에너지가 IT 신기술을 통해 해외로 뻗어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김재형 monami@donga.com·신동진 기자}

비슷한 시기 창업 전선에 뛰어든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은 가끔 술잔을 기울이며 동병상련의 심정을 나눈다.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그들이 ‘전우애’를 나누며 위로받는 시간이다. 2012년 직장을 떠나 사업가로 나선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도 그렇다. 그의 술자리 토크에 자주 등장하는 ‘안주거리’는 무엇일까. “좋은 인재를 뽑고 그들과 오래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 사업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죠.”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의 크로키닷컴 사무실(공유오피스)에서 만난 서정훈 대표는 함께 회사를 키울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갈증이 컸다. 그는 2015년 6월 동대문에 기반을 둔 여성 쇼핑몰 모음 앱(애플리케이션) ‘지그재그’를 출시했다. ‘스타일난다’ ‘임블리’ 등 인기 쇼핑몰 3500여 개가 입점해 △인기 △연령 △스타일 등의 카테고리별로 상품을 쉽게 검색해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허름한 오피스텔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한번은 채용 면접 중에 면접자가 5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어요.” 이제는 회사 브랜드가 잘 알려지고 탄탄한 기반을 갖췄지만 서 대표는 여전히 인재에 목마르다. 쓸만한 인재다 싶으면 다른 회사로 쉽게 자리를 옮기는 일도 적지 않다. 서 대표는 인재를 잡으려면 ‘회사가 먼저 솔직해져야한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채용하고자 하는 인재상을 명확히 정하고, 회사의 가치관과 해당 업무에 대한 설명을 블로그 등을 통해 지원자에게 상세히 제공하라”는 것이다. 서 대표는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관에 공감해 이른바 스펙 좋은 지원자가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면접자가 자유롭게 회사에 대해 묻고 궁금증을 풀 수 있게 해서 막상 들어와서 ‘속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초기에는 대기업보다 보상 체계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런 부족한 부분을 직원과 더 많이 소통하며 회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구체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서 대표는 정보통신(IT)회사에 다니다 그 자회사 수장까지 맡았던 잘 나가던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지그재그를 내놓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소비자의 니즈를 무시한 채 내가 잘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게 문제였다. 거듭된 실패로 돈도 사람도 떨어져나가던 그 때 동대문 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1인 쇼핑몰’이 우후죽순 등장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플랫폼이 없다는 데 무릎을 쳤다. 서 대표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소셜네트워크(SNS) 인플루언서가 의류 유통의 새 플레이어로 떠올랐고 손재주 있는 디자이너까지 의류 쇼핑몰 창업에 뛰어들었다”면서 “이 많은 쇼핑몰들을 위한 플랫폼은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트렌드에 민감하고 입소문이 빠른 10·20대 여성 고객을 공략했고 전략은 통했다. 창업 3년만인 지난해 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고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1600만 명을 넘어섰다. 서 대표는 현재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을 ‘IT쟁이’라 칭하는 그는 해외 시장 개척이 “어쩌면, IT쟁이로서의 사명일지 모른다”라고 했다. 서 대표는 “사계절이 있어 다양한 의류를 빠르게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동대문 시장의 에너지가 IT 신기술을 통해 해외로 뻗어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인터뷰 전문 ▼ -직장생활을 하다가 창업했다. 창업하고 나니 생각과는 달랐던 점? “창업 이전 제가 다니던 IT기업이 자회사를 만들었는데 운 좋게 대표가 됐다. 예비 창업 경험을 한 것이다. 사무실도 구하고 사람도 뽑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원래부터 사업가를 꿈꾼 게 아니었지만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막상 (창업을)해보니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 골치 아팠다. 사무실 임대하는 방법부터 사람을 뽑는 것까지. 창업 초기 오피스텔에서 면접 인터뷰를 할 때 사람들이 왔다가 5분 만에 나가서 도망가곤 했다. 그것부터 시작해 연봉협상은 어떻게 하고 직원에게 식사는 어떻게 제공해야할지, 이전에는 고민하지 않았던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채워 나가야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업무 시간에 내 일을 못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늦은 밤이나 새벽에 밀린 업무를 처리할 때가 많았다.” -창업초기에는 다른 아이템을 내놓았다고?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첫 번째는 운동 관련 아이템을 내놨다. 조기 축구회나 그룹으로 농구를 한다든지 모여서 운동을 할 때 필요한 앱이었다. 운동할 장소를 어떻게 구하고 또 누가 언제까지 집결 장소에 도착하는지 등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통할 것이라 봤다. 그래서 포부에 차서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그 앱을 출시했다. (돌이켜보면)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그렇게 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내가 겪고 있는 문제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템으로 창업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 외에도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앱을 내놨었다.” -그 아이템들은 실패했다고 하는데. “호응이 크진 않았다. (소비자를 보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국내 시장부터 견고하게 잡고 해외 시장을 넘봤어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했다. 글로벌 시장은 확실히 국내와는 다른 문화 속에서 다른 소비행태를 보인다.” -처음 창업하고 많은 분 떠났다고 들었다. “처음 지금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둘이 창업했는데 사실 시작 전에 우리가 창업하면 함께하기로 한 사람이 더 있었다. 그런데 막상 창업을 하고 작은 오피스텔을 준비했지만, 햇빛도 들어오지 않은 그 작은 오피스텔에 들어와 보더니 다들 핑계를 대며 떠나더라. 결국 창업하고 나서 둘이서 반년이상 일했다. 이후 사람을 뽑았을 때도 지그재그 서비스를 내놓기 전까지 성과가 없자 많이 떠났다.” -지그재그는 어떻게 탄생했나. “2015년 초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그때만 해도 휴대전화로 물건 구매하는 것이 대세는 아니었다. 모바일로 결제하는 것이 불편했다. PC에 기반한 오픈 마켓 결제 비중이 조금씩 모바일로 넘어가던 시기였다. 당시에 등장하던 모바일 플랫폼들도 대부분 ‘작아진 화면(모바일)’ 안에 “상품을 어떻게하면 잘 구겨 넣을 것인가”하는 문제에만 골몰해 나온 것들이었다. 지그재그는 그런 부분에 착안해 유저가 모바일 환경에서 쇼핑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모바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경험(UX)을 극대화 하는 것에서부터 지그재그는 시작됐다.” -지그재그는 현재 어떤 단계인가. “현재는 소비자가 물건을 쉽게 찾고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근데 통합 결제 시스템과 배송 과정을 자체적으로 구축하진 않았다. 지그재그는 소위 메타서비스라 불린다. 개인화 솔루션을 적용해 유저가 원하는 상품을 찾게 해 주지만 그 이후 단계를 어떻게 고도화할지가 고민이다. 더 편하게 결제하고 빨리 배달 받을 수 있게 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 -플랫폼 수익화도 이 시점에서 고민해야 하지 않나. “결국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저는 우선 유저가 지그재그를 편하게 이용하고 만족도가 높으면 여러 가지 방면에서 수익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길 것이라 본다. 우리는 중계 플랫폼이다. 판매자와 유저 사이에서 좀 더 나은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수익화 방안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 보고 이런 부분을 세심히 살피고 있다.” -창업할 당시와 비교해 현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떻게 바뀌었나. “처음 창업했을 2012년만 해도 투자자 대부분이 창업 경험이 있는 분보다는 금융권이나 컨설팅 출신들이었다. 그들도 훌륭하지만 창업 경험을 가진 창업가 출신이 드물어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에 반해 요즘은 창업가 출신 투자자도 많이 등장해 스타트업을 기존 재무적인 관점이 아닌 상품의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분석해 주는 분도 많아진 것 같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자주 만나나. “제가 창업한 2012년 즈음 함께 창업 전선에 뛰어든 대표들과 술 한잔하며 지낸다. 사업 초기 서로 고민을 많이 나눴던 분들이다. 요새는 인적자원(HR) 관리와 관련해 회사 문화나 보상 체계 등을 어떻게 만들어 좋은 사람과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을 토로한다. 구성원을 어떻게 만족시키나 등 사람 얘기를 가장 많이 나눈다.” -지그재그의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는 회사가 드물다. 국내에서도 사업을 잘하기는 어렵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마케팅이나 인력 채용, 투자 방식 등 여러 요소가 합쳐져야 하는데 이게 사업 무대를 해외로 옮기면 국내에서 쌓아났던 노하우가 다 사라지진다. 우리도 일본 시장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데 쉽진 않을 것이다. 좋은 현지 인력을 뽑기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글로벌 기업도 아니고, 그들은 우리를 모르니 작은 회사가 가서 함께 일하자고 했을 때 설득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그래도 계속 노력을 해야한다. 그 시장을 이해하기위해 일본이면 일본인, 중국이면 중국인을 채용해 그 나라,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그 과정에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위험이 큰데도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이유는? “지그재그의 기반은 우리나라 동대문 시장이다. 속도와 다양성이 생명인 디지털 시대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동대문 시장은 과거부터 손재주 좋은 분이 사계절 변화에 맞춰 많은 옷을 트렌드에 맞게 만들고 팔아왔다. 그 에너지가 국내에만 머누는 것이 안타깝다.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저희같은 IT쟁이들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해야 되는 일이라 생각하고 오랫동안 꿈꿔왔다.” -요즘 패션업계 트렌드를 꼽는다면? “마이크로한(작은) 회사가 많이 등장할 수 있는 시대인 것 같다. 사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이 나오면서 누구나 디자이너가 되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것 같다. 무엇보다 SNS를 통한 마케팅 비용이 떨어지면서 동대문 시장을 중심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개인이 쇼핑몰을 쉽게 차릴 수 있는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시대이다. 재능 있는 개인이 만들어서 올린 옷이 잘 팔리는 경우도 많고 또 그런 쇼핑몰을 한 데 모아놓은 지그재그와 같은 플랫폼도 생겨난다.” -동대문 시장의 에너지를 풀어쓴다면. “다양성과 속도가 핵심이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 공유하는 인플루언서가 생겨나고 그들을 동경하고 옷이나 식당 등의 생활 문화를 따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의류에서는 SNS를 통해 ‘그 옷 어디서 샀나요’라고 팔로워가 물으면 ‘다음주 옷 사러가는 데 사서 보내겠다’라고 인플루언서가 답하는 방식으로 소통이 이뤄지다가 쇼핑몰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 중심에는 동대문 시장이 있다. 그런 식으로 다양한 쇼핑몰이 등장하고 각 섹터별로 트렌드가 빨리 변한다. 지그재그도 다양한 색체를 지니고 빨리 변하는 이러한 쇼핑몰을 한 데 모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고민에서 탄생했다.”}

“기업들은 이제 정보화·자동화를 넘어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화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사진)는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리얼 2019’ 행사에서 디지털 전환으로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이 자사 운영 및 관리시스템에 클라우드 기술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통해 10년간 시가총액을 2배로 끌어올렸다는 것이 홍 대표의 설명이다. 삼성SDS가 디지털 전환을 위한 혁신 기술과 성공 사례를 선보이는 이날 행사에는 고객 및 업계 관계자 1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삼성SDS의 업종 경험과 기술 역량이 집약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레임워크’로 고객의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은 고객과 어떻게 접근할지, 비용 절감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을 어떻게 달성할지가 고민이다”며 “삼성SDS는 최적의 솔루션을 플랫폼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을 위한 지원 시스템을 갖췄다는 뜻이다. 삼성SDS는 기업을 고객으로 한 디지털 전환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가운데 22위에 올랐다. 2016, 2017년 같은 조사에서는 각각 27위와 25위였다. 홍 대표는 “지난해 자사 최초로 연간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며 가트너 조사에서 삼성SDS는 아시아 지역 IT 서비스사 7위 기업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카메라 업계 마케팅의 초점이 ‘1인 미디어’로 넘어가고 있다. 최근 일상의 소소한 경험을 영상으로 기록해 공유하는 이른바 ‘브이로거’(비디오와 블로거의 합성어)가 늘면서 홍보를 할 때도 “셀피(혼자서 촬영)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표어를 앞세우는 분위기다. 카메라 시장의 소비 트렌드는 영상촬영 보조제품의 판매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7일 가격 비교사이트 다나와의 통계 시스템인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셀카봉과 홀더 등의 액세서리, 외장 마이크의 온라인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101%와 248%, 43% 상승했다. 브이로그와 유튜브 영상 촬영에 활용되는 제품으로 카메라 시장에서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카메라를 소지하며 촬영하는 브이로그의 등장 이후 ‘편의성’이 중요한 홍보 대상이 됐다”며 “작고 가벼운 외형에 셀카 촬영과 외장 마이크 단자의 지원 등 나홀로 촬영에 적합한 디자인과 기능을 발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캐논은 7일 가성비에 초점을 둔 ‘EOS 200D II’를 출시하며 유튜버와 브이로거의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무게가 402g으로 가벼워 휴대성이 높다. 촬영하면서 실시간으로 ‘예쁜 피부 효과’ 등의 기능을 영상에 적용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어시스트 기능도 탑재했다. 영상에 찍히는 화면을 볼 수 있는 액정표시장치(LCD)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 셀피의 편의성을 높였다. 출시가는 67만8000원(보디 기준). 이미 캐논은 지난해 3월 EOS M50을 내놓으며 1인 미디어 시장에 발을 들인 바 있다. 캐논 관계자는 “휴대성과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으로 카메라 조작에 서툰 유튜버나 브이로거를 위해 조리개 수치 조절 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내 기능을 탑재해 호응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소니 또한 지난달 초 최소형 카메라 ‘RX0 II’를 내놓으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출시 당시 ‘브이로거용 신제품’이라는 홍보 문구를 앞세운 이 제품은 바지 주머니에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가로 5.9cm 세로 4.05cm 폭 3.5cm)에 무게는 132g에 불과하다. 2m 높이에서 떨어지거나 200kg 무게의 물건과 부딪쳐도 버텨낼 수 있는 내구성을 갖췄다는 것이 소니 측의 설명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마케팅 기회의 장이 인스타그램 안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미디어 총괄 부사장은 7일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스타그램이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사용자의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쇼핑 기능이 강화돼 인스타그램을 통한 수익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자체 조사 결과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브랜드를 인기있거나 창의적으로 인식하는 이용자가 많다”며 “인스타그램에서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만으로도 후광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스타그램은 이 최근 국내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1%)이 지난해보다 올해 인스타그램을 더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92%가 인스타그램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한 이후 구매 관련 행동을 했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사진 속 상품에 달린 태그를 터치하면 구매 페이지로 연결되는 ‘쇼핑 기능’을 지난해 5월 국내에 적용했다. 자체 결제 기능을 도입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한국 이용자들에게 인스타그램은 개성을 표현하고 관심사를 탐색하는 플랫폼인 동시에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쇼핑을 즐기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옛날 감성을 잘 살려내면 좋겠어요. 체험판으로 손 좀 풀고 있겠습니다.” 출시를 앞둔 넷마블의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 올스타’ 홈페이지에 6일 올라온 한 게이머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9일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등 양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을 통해 출시되는 이 게임의 원작은 과거 오락실을 주름잡은 2차원(2D) 대전 액션 게임인 KOF. 과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30, 40대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3차원(3D) 게임으로 전환해 10, 20대 게이머까지 사로잡을 것이라는 게 넷마블 측의 설명이다. ‘KOF 올스타’는 올해 넷마블이 내놓는 첫 신작이다. 넷마블은 뒤이어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비롯해 신작을 대거 출시한다. 그 선봉장으로 내세울 만큼 이 게임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48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한 넷마블로서는 실적 반등을 위해 첫 신작이 흥행몰이에 성공해야 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자사 신작으로서는 최초로 ‘체험판’을 내놓았다”며 “지난달 28일 사전 행사(KOF 올스타 챌린지)에도 300석이 조기 판매되는 등 호응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128억 원 영업손실)를 낸 넥슨 또한 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PC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모바일 게임(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을 3월에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지난달 19일 이 게임의 누적 다운로드 수(글로벌 기준)는 1000만 회를 돌파했다. 여기에 2017년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까지 국내 게임업계 빅3의 대표작이 모두 과거에 인기를 끌었던 IP를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카카오게임즈와 조이시티도 지난달 말 각각 1990년대를 풍미한 IP를 활용해 ‘콘트라: 리턴즈’와 ‘사무라이 쇼다운M’을 내놨다. 게임업계는 기존 IP의 인지도를 활용해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도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 이러한 ‘모바일 추억팔이’ 전략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1990년대 오락실이나 가정용 게임기를 즐긴 서른 살 안팎의 게이머가 최근 대거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추세도 게임업계가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다.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신규 IP를 토대로 만든 게임이 흥행하는 사례가 줄고 있다는 점도 게임업계로서는 부담이다. 실제 넥슨이 3년간 100억 원을 들여 지난달에 출시한 대형 IP ‘트라하’는 앱 마켓 매출 순위의 상위권 판도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단기적인 성과에 얽매여 새로운 IP 발굴을 소홀히 하다 보면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국내외 게임 규제가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게임업계는 개발 역량을 쌓고 과감한 투자를 하기보단 기존 IP의 인지도에 기대어 새 IP 게임에 대박이 터져야 국내 게임업계의 분위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지난해 국내 벤처 신규 투자액(3조 원)과 신설 법인 수(10만 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4년간 12조 원 투자를 약속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1세대 벤처기업 붐이 일었던 1990년대 후반과 비슷한 상황이다. ‘버블 붕괴’로 끝났던 당시와 닮지 않기 위해,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들을 양성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동아일보는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을 릴레이 인터뷰한다. 창업은 마라톤을 하는 것과 같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지만 완주에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페이스를 조절해줄 경험자가 같이 뛴다면 완주는 물론이고 좋은 기록도 낼 수 있다. 창업을 꿈꾸지만 마땅한 페이스메이커를 찾기 어려운 미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 성공의 단서를 엿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1995년 2월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49)는 연세대 선배인 이재웅 쏘카 대표 등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을 공동 창업했다. 국내 최초 무료 웹 메일인 ‘한메일’(1997년)과 PC통신 동호회를 웹으로 옮긴 ‘다음 카페’(1999년) 등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포털 다음은 성공 가도를 걸었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다음을 이끌던 이택경 대표는 2008년 벤처 투자가로 전향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후배 개발자들을 돕고 싶어서였다. 2010년 권도균(이니시스 창업자), 장병규 씨(네오위즈 창업자) 등과 국내 첫 벤처육성기업(액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를 설립한 데 이어 2013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스타트업 투자사 매쉬업엔젤스를 창업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벤처 1세대 출신 투자가가 바라보는 ‘스타트업 성공의 조건’을 들었다.○ 창업 성공 관건은 돈보다 무형의 조력 그를 찾아오는 창업 지망생들은 두 가지 체크리스트를 점검받는다. 창업하려는 진짜 이유와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대표는 “창업은 모든 걸 준비해도 운까지 맞아야 성공할까 말까다. 중요한 건 기발함이라기보다 간절함과 끈기인데 창업 의지나 동기가 전보다 약해진 느낌이라 아쉽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억에 남는 한 창업가가 있다고 했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창업가는 사람과 대화하는 감성형 인공지능(AI) 관련 창업을 준비하면서 머신러닝(반복적인 기계 학습)을 독학으로 마스터했다. 그는 지난해 50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벤처 창업가라면 이 정도의 집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창업 초기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로 고객의 니즈를 ‘발명’하는 것을 꼽았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자신의 비즈니스가 정말 고객이 원하는 것인지 검증하지 않고 그저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말이다. 적절히 조언해줄 경험 많은 창업 코치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창업가의 자질로 문제 해결 능력과 실행력을 꼽았다. 교과서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돌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실행을 통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필수요소라는 것이다.○ “개인기보다 팀워크 좋은 팀이 창업 성공” 이 대표가 스타트업 페이스메이커로서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은 ‘팀 빌딩’이다. “능력자들로만 구성된 어벤저스팀은 깨질 확률이 99%다. 선수 개인기가 뛰어난 남미 축구팀보다 팀워크가 잘 짜인 유럽 축구팀이 창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팀워크의 대표 사례로 그는 명함 관리 앱인 ‘리멤버’를 만든 스타트업 드라마앤컴퍼니를 꼽았다. “경쟁 업체들이 명함 정보를 AI로 처리하려 할 때 수작업으로 입력하겠다는 역발상도 신선했지만 초기 멤버들이 이전에 호흡을 맞춰본 경험자들로 구성돼 있어 마케팅, 전략, 개발이 수월하게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선 꾸준한 네트워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관련 행사 등에 최대한 발품을 팔고 기웃거리는 게 네트워크 구축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성공은 ‘운칠팀삼’(운이 7, 팀이 3)에 달렸다”면서 “운은 내가 만들 수 없지만 좋은 팀을 만들 수는 있다. 팀으로 운에 맞서 보라”고 주문했다.신동진 shine@donga.com·김재형 기자}

《지난해 국내 벤처 신규 투자액(3조 원)과 신설 법인 수(10만 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4년간 12조 원 투자를 약속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1세대 벤처기업 붐이 일었던 1990년대 후반과 비슷한 상황이다. ‘버블 붕괴’로 끝났던 당시와 닮지 않기 위해,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들을 양성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동아일보는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을 릴레이 인터뷰한다. 창업은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지만 완주에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페이스를 조절해줄 경험자가 같이 뛴다면 완주는 물론이고 좋은 기록도 낼 수 있다. 창업을 꿈꾸지만 마땅한 페이스메이커를 찾기 어려운 미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 성공의 단서를 엿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 국내 창업 환경이 황무지나 다름없던 1995년 2월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49)는 연세대 선배인 이재웅 쏘카 대표 등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을 공동 창업했다. 국내 최초 무료 웹메일인 ‘한메일’(1997년)과 PC통신 동호회를 웹으로 옮긴 ‘다음 카페’(1999년) 등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포털 다음은 성공 가도를 걸었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다음을 이끌던 이택경 대표는 2008년 퇴사 후 벤처 투자가로 전향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후배 개발자들을 돕고 싶어서였다. 2010년 권도균(이니시스 창업자), 장병규 씨(네오위즈 창업자) 등과 국내 첫 액셀러레이터(벤처육성기업)인 프라이머를 설립한 데 이어 2013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스타트업 투자사 매쉬업엔젤스를 창업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매쉬업엔젤스 사무실에서 벤처 1세대 출신 투자가가 바라보는 ‘스타트업 성공의 조건’을 들었다.● 창업 성공 관건은 돈보다 무형의 조력 그를 찾아오는 창업 지망생들은 두 가지 체크리스트를 점검받는다. 창업하려는 진짜 이유와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대표는 “창업은 모든 걸 준비해도 운까지 맞아야 성공할까 말까다. 중요한 건 기발함이라기보다 간절함과 끈기인데 창업 의지나 동기가 전보다 약해진 느낌이라 아쉽다”고 했다. 예전보다 풍성해진 창업 인프라와 정부 지원금이 창업 저변을 넓히는 데는 확실히 기여하고 있지만 간절함 없이 ‘돈을 벌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진 창업가들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작지 않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한 경영학도 출신의 창업가를 모범사례로 들었다. 사람과 대화하는 감성형 인공지능(AI) 관련 창업을 준비하던 이 창업가는 머신러닝(반복적인 기계 학습)을 독학으로 마스터했다. 이 정도의 집념과 자기투자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실제 창업과 스타트업 경영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며 “어설픈 준비만으로 잘 다니던 직장을 무작정 퇴사했다가는 ‘상상 이상의 고난’을 만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창업 초기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로 비즈니스 모델에 매몰돼 고객의 니즈를 ‘발명’하는 것을 꼽았다. 이 대표는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자신의 비즈니스가 정말 고객이 원하는 것인지 검증하지 않고 그저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적절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창업 코치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전보다 초기 투자가 많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실리콘밸리와 비교하면 사후관리(투자후 지원)가 부족하다.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조언이나 인재 및 네트워크 연결 등 ‘무형의 조력’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창업가의 자질로 문제해결 능력과 실행력을 꼽았다. 경영학 지식보다는 교과서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돌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판단력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또 비즈니스 모델을 잘 만드는 것보다 실행을 통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 “개인기보다 팀워크 좋은 팀이 창업 성공” 이 대표가 스타트업 페이스메이커로서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은 ‘팀 빌딩’이다. “능력자들로만 구성된 어벤저스팀은 깨질 확률이 99%다. 선수 개인기가 뛰어난 남미 축구팀보다 팀워크가 잘 짜인 유럽 축구팀이 창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꼽은 팀워크의 정석 업체는 명함관리 앱인 ‘리멤버’를 만든 스타트업 드라마앤컴퍼니였다. “경쟁업체들이 명함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처리하려 할 때 수작업으로 입력하겠다는 역발상도 신선했지만 초기 멤버들이 이전에 호흡을 맞춰본 경험자들로 구성돼 있어 마케팅, 전략, 개발이 수월하게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또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선 꾸준한 네트워크 관리가 필요하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관련 행사 등에 최대한 발품을 팔고 기웃거리는 게 네트워크 구축의 출발”이라고 했다. 창업 후에는 동료 스타트업들끼리 교류하며 배우는 ‘피어 러닝’을 추천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성공은 ‘운칠팀삼’(운이 7, 팀이 3)에 달렸다”면서 “창업에 운이 따라줘야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좋은 팀을 만들어 운에 맞서 보라”고 주문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에쓰오일은 서울 마포구 본사 사옥과 울산 공장 등 전국 사업장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지역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13일 서울 마포구 본사 사옥에서 ‘2019년 문화예술&나눔 캠페인 기부금 전달식’을 열고 비영리단체인 문화나눔네트워크 ‘시루’에 공연예술 후원금 2억2000만 원을 전달했다. ‘문화예술&나눔 캠페인’은 2011년 6월 마포 신사옥에 입주하면서 시작한 문화예술 후원 프로그램이다. 앞서 에쓰오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가 있는 날’ 지원 협약을 체결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개최하고, 사내 문화예술 동아리를 지원하는 등 임직원과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문화체험을 장려하고 있다. 그동안 본사 사옥 로비와 대강당에서 90여 회의 공연을 개최했다. 임직원과 지역 주민 3만여 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채로운 문화 공연을 즐겼다. 올해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대중음악을 비롯해 연극뮤지컬·개그쇼 등의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에쓰오일은 본사 앞 인도에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구도일 찻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웃들에게 따뜻한 차를 제공하여 온기를 전한다는 취지다. 하루 1000잔 이상의 음료를 이웃들에게 제공하며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에쓰오일 측의 설명이다. 구도일 찻집에 있는 자판기는 일반 음료 자판기 모델을 개조해 에쓰오일을 상징하는 색인 노란색으로 만들고 그 외관은 주유기 모양으로 제작됐다. 하루 24시간 운영되며 동절기에는 검은콩 곡차, 핫초코, 호박차의 세 가지 차를 제공한다. 하절기에는 시원한 생수를 제공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미숫가루와 비슷한 검은콩 곡차는 주변 직장인들의 출근길 허기를 달래주고 핫초코는 하교하는 학생들과 어린이들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2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러블리페이퍼’ 사무실엔 폐박스가 가득했다. 4명의 젊은이들이 폐박스를 일정한 크기로 잘랐다. 여러 장 겹친 후 그 위에 광목천을 덧댔다. 코팅 역할을 해주는 제소를 바르자 누런색의 폐박스가 새하얀 캔버스로 변신했다. “이 캔버스를 작가들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작가들이 그림을 그려 다시 저희에게 보내요.” 박스를 자르던 김인용 씨(25)가 얼굴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는 올 초부터 이곳에서 캔버스를 만들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러블리페이퍼’는 폐지를 줍는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저소득층 노인에게서 일반 폐지보다 20배 비싼 가격으로 폐박스를 사들인 후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재능기부 작가들의 그림을 그려서 판매한다. 그 수익으로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다. 김 씨는 “다양 한 일과 직업이 있겠지만 혼자서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살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나와 공동체의 성공, 함께 이뤄져야” 취재팀이 3, 4월 기성세대와 달라진 청년들의 ‘성공 법칙’을 알아보기 위해 심층 인터뷰한 20, 30대 중 상당수는 자신의 성공이 지역사회나 공동체와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공의 기준을 경쟁과 승리, 재산, 명성, 명예 등의 키워드로 설명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공존이나 공생, 배려, 공정, 환경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성공 기준으로 삼았다. 3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퇴직한 후 2017년 전남 목포로 향한 박명호 공장공장 대표(32)가 그런 사례다. 박 대표는 현재 목포시 중앙동에서 ‘괜찮아 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목포 시내 빈집과 여관 터를 개조한 후 청년들에게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다. 현재까지 60여 명의 청년이 이곳에서 거주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이곳을 거친 청년들은 목포 내 각종 공방이나 식당을 여는 등 동네를 발전시킬 각종 사업체를 설립하고 있다. 박 대표는 “주변 사람들과 공생하고, 함께 성공하는 법을 알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이런 청년들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와 함께 청년 452명에게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웃, 지역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63.1%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정해야 성공도 의미가 있어” 이런 청년들의 태도에 기성세대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90년대생들은 자기중심적이다 못해 이기적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겪어보면 의외로 공익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청년세대의 이런 흐름은 빈곤에 대한 경험이 없는 그들의 성장 배경에서 싹이 텄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갖춰진 환경에서 자랐다”며 “그러다 보니 가난했던 경험을 토대로 물질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았던 기성세대와 달리 탈물질적 가치에 삶의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많다. 명문대 출신인 고귀현 씨(32)는 6년 전 남미 배낭여행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길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가난한 어린이와 여성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한 끝에 남미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국내에 납품하는 사회적 기업 ‘크래프트링크’를 설립했다. 그는 “현지보다 두 배 정도 더 비싼 가격에 수공예품을 사들여 현지 여성들의 소득 수준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변호사 서국화 씨(34)는 동물권 연구 변호사단체 ‘PNR’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내 일도 바쁘지만, 동물을 위한 법률 개선에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공을 공동체의 성장과 연결시키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인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조영복 부산대 경영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보다 쉽게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또 해결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나보다는 우리’를 외치는 청년이 늘어났다”며 “기성세대는 이런 청년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내 삶의 주인은 나” “행복한 일 하는게 성공” ▼달라진 청년들의 말말말 “더 이상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 맞추지 않을 겁니다. 내게 중요한 가치를 지키며 살 거예요.” 대기업 8년 차인 정혜은(가명) 씨는 동아일보 창간기획 ‘“부장님처럼 살기 싫어요”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 대나무숲에 e메일을 보내 이전과 달라진 다짐을 밝혔다. 정 씨는 “기사를 보며 기성세대의 기준대로 살고 싶지 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면서 “나 역시 안정성과 높은 연봉이라는 기준에 맞춰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삶의 목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재 퇴사학교에서 삶의 목적과 방향을 고민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작더라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며 살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 5회 시리즈 연재를 위해 만난 청년들은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공통된 시각을 갖고 있었다. 기성세대의 필승 성공법칙이던 명문대 졸업, 대기업 입사, 전문직 취업은 더 이상 청년들에게 행복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이해하면서도 나만의 성공 기준을 찾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2회 ‘부모가 정해놓은 성공 공식을 거부하다’ 편에 소개된 ‘딸기 농부’ 이하영 씨(21)는 기성세대 성공의 척도인 ‘엄친아·엄친딸’에 대한 생각을 묻자 “농업계 엄친딸이 되면 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남자 유치원 교사 김건형 씨(32)는 “기성세대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내가 행복한 일을 하는 게 성공”이라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만의 성공 기준을 세우고 행복을 찾는 청년의 모습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면서 “기성세대가 이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할 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최지선 기자(국제부)}

《더 이상 기성세대처럼 살지 않겠다고 외치고 나선 청년들. 그들이 새로 쓰는 성공의 법칙에선 ‘공존’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이웃, 지역, 공동체. 그리고 환경과 동물까지도 함께 ‘동행’ 하는 삶을 추구한다. 청년들은 이제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은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는 말한다. 많은 청년들이 사회적 기업과 환경·시민단체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위해 뛰고 있다.》22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러블리페이퍼’ 사무실엔 폐박스가 가득했다. 4명의 젊은이들이 폐박스를 일정한 크기로 잘랐다. 여러 장 겹치게 한 후 그 위에 광목천을 덧댔다. 코팅 역할을 해주는 젯소를 바르자 누런색의 폐박스가 새하얀 캔버스로 변신했다. “이 캔버스를 작가들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작가들이 그림을 그려 다시 저희에게 보내요.” 박스를 자르던 김인용 씨(25)가 얼굴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는 올 초부터 이곳에서 캔버스를 만들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러블리페이퍼’는 폐지를 줍는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저소득층 노인에게서 일반 폐지보다 10여배 비싼 가격으로 폐박스를 사들인 후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재능기부 작가들의 그림을 그려서 판매한다. 그 수익으로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다. 김 씨는 “다양한 일과 직업이 있겠지만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나와 공동체의 성공, 함께 이뤄져야” 취재팀이 3, 4월 기성세대와 달라진 청년들의 ‘성공법칙’을 알아보기 위해 심층 인터뷰한 20, 30대 중 상당수는 자신의 성공이 지역사회나 공동체와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공의 기준을 경쟁과 승리, 재산, 명성, 명예 등의 키워드로 설명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공존이나 공생, 배려, 공정, 환경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성공기준으로 삼았다. 3년 간 다니던 대기업을 퇴직한 후 2013년 전남 목포로 향한 박명호 씨(32)가 그런 사례다. 박 씨는 현재 목포시 중앙동에서 ‘괜찮아 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목포 시내 빈집과 여관 터를 개조한 후 청년들에게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다. 현재까지 60여명의 청년이 이곳에서 거주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이곳을 거친 청년들은 목포 내 각종 공방이나 식당을 여는 등 동네를 발전시킬 각종 사업체를 설립하고 있다. 박 씨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공생하고, 함께 성공하는 법을 알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이런 청년들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와 함께 청년 452명에게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웃, 지역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63.1%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정해야 성공도 의미가 있어” 이런 청년들의 태도에 기성세대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90년대 생들은 자기중심적이다 못해 이기적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겪어보면 의외로 공익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청년세대의 이런 흐름은 빈곤에 대한 경험이 없는 그들의 성장배경에서 싹이 텄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갖춰진 환경에서 자랐다”며 “그러다보니 가난했던 경험을 토대로 물질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았던 기성세대와 달리 탈물질적 가치에 삶의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많다. 명문대 출신인 고귀현 씨(32)는 6년 전 남미배낭여행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길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가난한 어린이와 여성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한 끝에 남미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국내에 납품하는 사회적 기업 ‘크래프트링크’를 설립했다. 그는 “현지보다 두 배 정도 더 비싼 가격에 수공예품을 사들여 현지 여성들의 소득 수준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변호사 서국화 씨(34)는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내 일도 바쁘지만, 동물을 위한 법률 개선에 목소리 내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공을 공동체의 성장과 연결시키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인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조영복 부산대 경영대학 교수는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보다 쉽게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또 해결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나보다는 우리’를 외치는 청년이 늘어났다”이라며 “기성세대는 이런 청년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삶의 주인은 나” 달라진 청년들의 모습 ▼ “더 이상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 맞추지 않을 겁니다. 내게 중요한 가치를 지키며 살 거예요.” 대기업 8년차인 정혜은 씨(가명)는 동아일보 창간기획 ‘“부장님처럼 살기 싫어요”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 대나무숲에 e메일(youngdream@donga.com)을 보내 이전과 달라진 다짐을 밝혔다. 정 씨는 “기사를 보며 기성세대의 기준대로 살고 싶지 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면서 “나 역시 안정성과 높은 연봉이라는 기준에 맞춰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삶의 목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재 퇴사학교에서 삶의 목적과 방향을 설계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작더라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며 살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 5회 시리즈 연재를 위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청년들에게는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기성세대의 성공법칙이던 명문대 졸업, 대기업 입사, 전문직 취업이 더 이상 청년들에게 행복을 보장하지 못했다.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이해하면서도 나만의 성공 기준을 찾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2회 ‘부모가 정해놓은 성공 공식을 거부하다’ 편에 소개된 ‘딸기 농부’ 이하영 씨(21)는 기성세대 성공의 척도인 ‘엄친아·엄친딸’에 대한 생각을 묻자 “농업계 엄친딸이 되면 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남자 유치원 교사 김건형 씨(32)는 “기성세대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내가 행복한 일을 하는 게 성공”이라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만의 성공기준을 세우고 행복을 찾는 청년의 모습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면서 “기성세대가 이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할 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 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 최지선 기자(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