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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삼성카드 등 삼성의 금융계열사 수장이 모두 50대로 채워진다. 또 삼성전자에는 1970년생 부사장, 1981년생 외국인 전무가 나오는 등 젊은 리더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21일 후속 인사를 발표한 삼성이 젊은 리더 중심으로 혁신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계열사 5곳 중 3곳 대표이사 교체 이날 발표된 인사안에 따르면 삼성 금융계열사 5곳 중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3곳의 수장이 바뀌었다. 3명 다 삼성생명 출신 50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생명 대표이사사장에는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부사장(56)이 승진 선임됐다. 전 신임 대표는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을 거친 삼성 내 금융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카드 대표이사에는 2014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던 원기찬 사장(61)이 물러나고, 김대환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 부사장(57)이 내정됐다. 삼성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는 심종극 삼성생명 FC영업본부장 부사장(58)이 이동한다. 삼성증권과 삼성화재는 현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한다. 삼성증권은 장석훈 대표이사 부사장(57)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3월 선임된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57)도 유임됐다. 삼성이 금융계열사 수장을 모두 50대로 바꾸며 금융 분야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핀테크로 대표되는 디지털 전환 등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 삼성전자 5G·V낸드·AI 인재 승진 봇물 이날 삼성전자가 전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발표한 후속 임원 인사도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능력이 있으면 나이, 성별, 국적을 뛰어넘어 책임을 맡기는 성과주의 추세가 눈에 띄었다. 성과가 있으면 나이나 연차에 상관없이 승진시킨 발탁 인사가 24명으로 전년 인사보다 33%가량 늘었다. 전체적으로는 부사장 14명, 전무 42명, 상무 88명 등 총 162명이 승진했다. 전년 승진자(158명)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 특히 50대 초반의 노태문 무선사업부장(52·사장)이 이끄는 무선사업부에는 1970년생 부사장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삼성의 최연소 부사장이 된 최원준 부사장(50)은 지난해 세계 최초 5세대(5G) 스마트폰 갤럭시S10 개발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의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39)는 1981년생으로 이번에 전무로 승진하면서 삼성전자 최연소 전무가 됐다. 인도 출신으로 올해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화제가 됐던 인공인간 ‘네온’을 만드는 등 삼성 내 ‘천재 과학자’로 통한다. 로보틱스 기술 전문가로 사내 벤처 조직인 스타랩스를 신설하는 등의 성과로 발탁 인사 대상이 됐다. 외국인 임원은 총 6명이 이번 인사에서 승진했다. 여성 임원 약진도 눈에 띈다. 신규 임원 5명, 전무 승진 2명으로 총 7명이 승진했다. 안수진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AP팀 소속 전무(50)는 삼성전자 반도체 역사상 최초의 여성 전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안 전무는 삼성 반도체의 미래로 꼽히는 3차원 V낸드 소자 개발 전문가로 세계 최초 6세대 V낸드 개발에 기여했다. 한편 이인용 사장이 맡던 삼성의 사회공헌업무총괄은 성인희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가 겸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승진> ▽세트부문 △부사장 김성진 김우준 김진해 나기홍 서병훈 정해린 최용훈 최원준 △전무 강현석 김도현 김연성 김영집 김유석 김형남 노원일 문준 박순철 박정훈 손성원 송명주 양준호 여명구 용석우 이계성 이규호 이상우 이준화 이충순 이태관 조성혁 조시정 조홍상 최익수 데이브 다스, 프라나브 미스트리 △상무 강성욱 고정욱 권순범 김덕호 김성은 김승연 김원우 김재성 김진성 김태수 김형섭 나현수 남기돈 노성원 명관주 박용 박정호 반일승 부장원 설지윤 성한준 신대중 신승주 양준철 양희철 오석민 유종민 윤호용 이귀호 이기철 이재영 이종포 이종필 이준환 이지훈 이진원 임경애 정문학 정원석 조성훈 차도헌 한의택 한진규 황근철 황용호 유진 고, 마띠유 아포테커, 모한 라오 △펠로우 선임 이주호 △마스터 선임 김윤선 최광표 △전문위원 부사장급 이원식 △전문위원 전무급 전승준 △전문위원 상무급 강병욱 박상도 이계복 정의철 천상필 ▽DS부문 △부사장 송재혁 신유균 심상필 양장규 정기태 최진혁 △전무 배상우 신경섭 안수진 이동우 이상현 이성민 임준서 장재훈 조기재 최경세 허석 허성회 허운행 황상준 황하섭 △상무 강동우 권혁만 김용성 김용완 김장환 김현철 김희승 노미정 문진옥 박봉태 박세근 박정재 박현근 배상기 서성기 서정현 손영웅 손호민 송호영 심호준 오혁상 유화열 이강승 이규원 이종민 이종필 이종호 임성수 장세정 정다운 정무경 정원철 정인호 정인호 조신형 조철민 최진필 홍희일 황희돈, 제이콥 주 △펠로우 선임 강영석 황유상 △마스터 선임 김재흥 남상기 심성훈 안정훈 양승훈 윤치원 이동수 이준행 이효산 임동철 한지훈 황유철 황찬 △전문위원 상무급 김현조 박항엽 백피터 원석준 ◇삼성디스플레이 <승진> △부사장 김범동 신재호 이청 △전무 김상용 선호 유정근 차기석 최송천 △상무 곽원규 김선화 김성원 김태우 박향숙 송하정 이승주 이진석 장상민 조상환 조원석 황명진 △마스터 선임 김상열 이성준 △전문위원 전무급 윤정식 △전문위원 상무급 김남억 김도형 김봉한 ◇삼성전기 <승진> △전무 김시문 김상남 △상무 이재연 안병기 오창열 최창학 박정규 서경헌 이항복 박래순 이근목 △마스터 조한상 ◇삼성SDI <승진> △전무 김상균 박진 안병진 조용휘 △상무 김진경 김태일 윤경호 이동섭 이종훈 이진웅 임성빈 정태영 정현 정훈 최훈 한준희 황지상 △마스터 박도형 ◇삼성SDS <승진> △부사장 구형준 안정태 유병규 임수현 △전무 김병진 박철영 서재일 오구일 △상무 권대욱 김은영 김정욱 김형팔 송용학 신욱수 안대영 오명택 이수진 ◇에스원 <승진> △부사장 박준성 △전무 김수범 △상무 사광호 이동성 이민정 정민용 ◇삼성벤처투자 <승진> △전무 김정호 △상무 양성훈 △전문위원 부사장급 김민수 김현수 kimhs@donga.com·이건혁·임현석 기자}
한국거래소가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에서 특정 종목 비중이 30%를 넘지 않도록 수시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삼성전자 주식이 대규모로 쏟아져 나와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시가총액에서 한 종목 비중이 30%를 넘지 않도록 강제 조정하는 ‘시총 비중 30% 상한제’를 수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시총 비중 상한제’는 매년 3∼5월, 9∼11월 한 종목 비중이 평균 30%를 넘으면 6월과 12월에 해당 종목 비중을 강제로 낮추는 제도다. 거래소는 삼성전자의 코스피200 내 비중이 최근 30%를 넘으며 몸집이 커지자 정기 변경일인 6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미리 조정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수시 조정이 시행되면 코스피200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는 약 25조 원 규모다. 20일 현재 삼성전자 비중 33.51%를 적용할 경우 3.51%에 해당하는 약 8000억 원어치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1일 보통주 기준으로 366조5446억 원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A 씨 등 기업사냥꾼 일당 4명은 자본이 한 푼도 없는 상태에서 상장기업 B사를 인수하기 위해 대부업체로부터 인수 자금을 전액 대출받았다. 대부업체에는 확보한 주식을 담보로 넘겼다. 현행법상 대주주는 자금 출처 및 지분에 대한 담보 제공 여부를 공개해야 하지만 이들은 이를 모두 숨겼다. A 씨 일당은 면세점 사업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허위 자료로 주가를 띄웠고, 보유한 주식을 팔아치워 68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이 같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 129건을 조사해 75건을 검찰에 고발·통보했다고 21일 밝혔다. 21건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조치를 내렸고 나머지 33건은 무혐의 처분했다. 혐의가 인정된 불공정 거래 유형 중에는 부정거래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공개정보 이용(23건), 시세 조종(2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대주주가 회계 조작을 통해 부당이익을 챙긴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무자본 인수합병(M&A)과 회계부정을 이용한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를 중점적으로 조사해 적발 건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올해도 무자본 M&A, 분식회계 등과 관련한 부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정치 테마주도 중점 감시할 계획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쌍용자동차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한국을 찾아 사실상 정부의 자금 지원을 요구하면서 정부와 KDB산업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년 전 산은이 한국GM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해준 전례가 있는 만큼 쌍용차도 같은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와 산은 안팎에서는 ‘쌍용차와 한국GM은 다르다’며 추가 지원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일자리 문제가 걸려 있어 정부와 산은이 결국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일 업계와 산은 등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16, 17일 방한해 이동걸 산은 회장, 이목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났다. 고엔카 사장은 직원 간담회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3년간 약 5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접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2300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약 2700억 원은 산은 등에 직간접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은 발등의 불인 대출 연장부터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산은은 쌍용차가 보유한 토지와 공장 설비 등을 담보로 1900억 원을 대출해줬다. 쌍용차는 KB국민은행, 우리은행으로부터도 지난해 각각 100억 원, 400억 원을 대출받았다. 당장 급한 건 올해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산은의 대출금 900억 원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출 연장 여부는 쌍용차에 대한 추가 지원 여부와 함께 검토해봐야 한다. 아직 구체적인 요구액이 나온 건 아니다”고 전했다. 한국을 찾아 정부 관계자를 만난 마힌드라의 행보는 2년 전 한국GM의 전략을 흉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GM은 2018년 2월 전북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그 결과 GM 본사가 대출 및 출자전환을 포함해 64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조건 아래 산은은 한국GM에 7억5000만 달러(약 8100억 원)를 신규 지원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는 쌍용차의 경영 악화로 일자리 감소 문제가 불거지는 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산은이 한국GM에 지원했을 때 ‘혈세를 퍼줬다’는 비판을 받은 만큼 쌍용차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산은이 한국GM의 2대 주주였던 것과 달리 쌍용차의 지분은 보유하지 않아 경영상 책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산은이 쌍용차에 내준 대출 역시 다른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담보대출이어서 최악의 경우 담보를 처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 역시 회사의 유일한 국내 완성차 공장인 경기 평택공장을 폐쇄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한국GM의 경우 본사의 글로벌 경영 전략에 따라 군산공장 폐쇄를 비교적 쉽게 결정했지만 평택공장은 마힌드라그룹 내에서도 위상이 높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한국GM 때처럼 사태가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gun@donga.com·김형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1.25%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다만 금리 인하를 주장한 소수 의견이 2명 나와 상반기(1~6월) 중 금리가 한 차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1.50%에서 1.25%로 인하된 뒤 4개월 동안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1.25%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금통위는 결정문에서 “국내경제는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건설투자와 수출이 감소를 지속했으나,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하고 소비 증가세도 확대됐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한은의 결정은 예상됐던 바다. 금통위에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진행한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94개 기관) 대상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경기가 일부나마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설비투자 부진이 완화되고 소비도 다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초반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물 경기가 일부나마 회복되면서 저물가 우려도 낮아졌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하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에서 신인석, 조동철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 당시에는 1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그만큼 금통위 내에서 기준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음을 뜻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1~6월) 중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출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되고는 있으나 그 수준이 미약하다. 이르면 2월 중에라도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가 지난해 말 “2020년 통화정책방향을 완화 기조로 유지한다”고 밝힌 점도 추가 인하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 동결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한은이 금리를 더 내릴 경우 양국 간 금리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일부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경기 주체들의 경기 판단이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안정에 나선 정부와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고려할 수 있냐는 질문에 “현재 한은의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이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낮은 기준금리만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은 아니며 정부 정책에 맞춰 금리를 높일 가능성을 차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데는 수요와 공급, 시장 참여자의 향후 가격 예상과 기대, 정부정책 등 금리 이외에 다른 요인도 같이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라임 사태’로 1조 원 이상의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지만 라임자산운용이 배상액으로 쓸 수 있는 자금은 2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이 당초 이번 주로 예정됐던 라임운용 중간검사 결과 발표를 13일 전격 취소한 것도 현재 라임운용의 자산 상태로는 배상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라임 사태로 환매가 연기되는 펀드 규모는 약 1조6700억 원으로 불어났다.○ 피해 1조 원 넘는데 배상에 쓸 돈은 200억 원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라임운용의 각종 위법 행위, 불공정 시장 거래 등의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운용은 그동안 수익률 조작 행위, 펀드 돌려막기, 펀드 자금 부정사용 등의 의혹을 받아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에 수사 의뢰를 요청할 정도로 많은 자료를 쌓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사태의 장본인인 라임운용의 가용 자금이 200억 원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검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운용이 책임질 수 있는 투자자 배상액이 전체 손실액의 2%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간부회의에서 사태의 근본 해결책인 투자자 손실액에 대한 배상 방안 없이 단순히 라임운용 의혹만 밝히는 것은 시장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금감원은 13일 돌연 중간검사 발표를 취소했다. 자산운용사는 은행처럼 예대율 규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같은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전문 자산운용사들의 설립 자본금 요건은 규제 완화로 불과 10억 원”이라며 “그 자본금도 회사 장비, 직원 인건비로 지출돼 남아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사 결과 나오면 소송전으로 확산 금감원의 라임운용 검사 결과는 결국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있을 삼일회계법인의 라임펀드 실사 결과와 같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당국도 사태 해결의 방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펀드 손실액을 확정해야 하는 삼일회계법인도 실사 결과를 발표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상 회계법인의 펀드 평가는 법적 효력을 지닌다. 삼일회계의 실사 결과에 따라 투자자 및 판매사들도 ‘내가 라임 펀드로 얼마를 잃었구나’를 확정할 수 있게 된다. 손실액이 확정돼야 소송 및 금감원의 분쟁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삼일회계 실사 결과는 라임 사태를 둘러싼 투자자, 판매사, 운용사 간 벌어질 치열한 소송전의 ‘서막’인 셈이다. 라임운용 측은 실사 후 펀드 자산별 평가가격을 조정해 기준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하면 회계상 손실로 반영해 부실 자산을 털어내는 상각 처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산 가치 감소가 불가피해 일부 펀드 판매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실사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회계법인도 불과 6억 원의 수임료를 받고 유례없는 금융 사고의 불길에 휘말릴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매 중단 규모 1조6700억 원으로 늘어 라임 사태의 출구가 보이지 않은 채 환매 중단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6일 라임운용은 “‘크레딧 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에서 3월부터 추가 환매 연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환매 연기 대상 금액은 총 1조6700억 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라임운용은 또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16개 펀드 판매사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자산 회수와 분배, 개별 자펀드 운용과 관련한 사항을 협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협의체에서 마땅한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판매사 관계자는 “일단 협의체에 참여하기는 하겠지만, 얼마나 협의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이건혁·김자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2018년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무역전쟁에 돌입한 두 나라가 약 22개월 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이날 공개된 94쪽의 합의문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2년간 농산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총 2000억 달러(약 232조 원)어치의 미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미국도 약 12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7.5%로 낮추고 15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소비재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보류한다. 다만 미국은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기존의 25% 관세는 2단계 무역합의가 타결될 때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중국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중대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류 부총리가 대독한 서신에서 “양국 합의는 세계를 위해 좋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무역 거래 중 하나”라며 “2500억 달러가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며 미 역사에 이런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합의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지만 합의 내용의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이행 과정에서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영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조금 지급, 중국 최대 통신장비 회사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 등 핵심 쟁점은 2단계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해 더 큰 불씨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합의문에서 올해와 내년에 미국산 공산품(777억 달러), 에너지(524억 달러), 서비스(379억 달러), 농산물(320억 달러) 등 분야별 구매액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을 위해 미국산 유제품, 가금류, 쇠고기 등에 대한 중국 시장의 추가 개방도 약속했다. 하지만 경기 둔화에 직면한 중국이 진짜 2000억 달러어치의 미국 상품을 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류 부총리가 서명식장에서 “시장 상황에 기반해 수입 물량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급이 맞지 않는 류 부총리와 합의문에 서명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백악관은 시 국가주석과의 합의문 서명을 추진했지만 중국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중국이 이번 합의와 양국의 미래 관계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음을 알려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중국과의 2단계 협상을 곧 시작할 것”이라며 “2단계 협상이 마무리되면 그간 부과한 대중 관세를 모두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11월 대선 전까지는 관세를 중국을 압박할 협상 카드로 사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제재 역시 당장 풀 계획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류 부총리도 시 주석의 성명을 대독하며 “중국 기업의 정상적인 무역과 투자 활동에 대해 공평하게 대해 주기를 바란다”며 제재를 철회해 달라고 맞섰다. 한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20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대중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지난해 12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구입하는 제품 목록에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전기전자, 화학제품 등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이건혁 기자}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성장금융 주도로 설계된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투자 펀드가 15일부터 판매됐다. 금투협은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등 3개사가 소부장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새로 내놨다고 밝혔다. 설정액 1000억 원으로 일반 공모 대상은 700억 원이다. 한국성장금융이 선정한 사모펀드 운용사 6곳의 8개 사모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재간접형 상품이다. 사모펀드들은 소부장 기업의 주식과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가진 금융상품) 등에 50% 이상을 투자한다. 사모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운용사와 한국성장금융이 펀드별로 약 32.4%의 손실을 우선 부담하도록 설계됐다. 공모펀드는 48개월 동안 환매가 불가능하지만, 환금성 보장을 위해 90일 내로 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미국 나스닥 증시 역사상 네 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60조 원)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나스닥 코드 GOOGL)이다. 알파벳은 13일(현지 시간) 시가총액 9934억 달러로 마감해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뒤를 이어 ‘꿈의 시총’이라 불리는 1조 달러 고지를 눈앞에 뒀다.○ 나스닥 역사 새로 쓰는 정보기술(IT) 공룡들 이날 알파벳 주가는 전날 대비 0.77% 상승한 144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 1일 1100달러였던 알파벳 주가가 6개월 동안 30.9% 상승한 것이다. 시가총액 1조 달러까지 불과 66억 달러를 남겨뒀다. 포브스, CNBC 등 외신은 ‘알파벳이 1조 클럽을 향해 가고 있다’는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1998년 실리콘밸리의 한 차고에서 래리 페이지(47)와 세르게이 브린(47)이 창업한 구글은 22년 만에 하나의 전기를 맞게 됐다. 지난해 12월 두 창업자는 구글 경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인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47)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미국 테크기업 1세대가 저물고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가 오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이 곧 1조 클럽에 들어가면 피차이 체제에서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장이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만 해도 구글은 파이낸셜타임스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6위에 머물렀다. 2018년 50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져 CEO가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가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때 구글은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구글플러스를 폐쇄했다. 크고 작은 스캔들에도 신성장 사업이 발목을 잡히진 않았다. 2006년 인수한 유튜브의 글로벌 대박과 함께 AI, 양자컴퓨터, 자율주행 등 글로벌 신산업 시장을 이끌며 구글은 미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글로벌리서치팀장은 “구글의 조 단위 시총은 검색과 유튜브 플랫폼이 탄탄한 기초를 이루면서 공격적으로 개척 중인 신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기업 전방위 인수로 독점 우려도 앞서 시총 1조 클럽에 들어간 기업 세 곳도 미국 테크 공룡들이다. 애플은 2018년 8월 나스닥 역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3일 현재 1조3900억 달러까지 덩치를 키웠다. 같은 해 9월 아마존, 지난해 4월 MS가 차례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각각 현재 시총은 9377억 달러, 1조2500억 달러다. 이를 두고 테크 벤처기업의 주 무대인 나스닥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빛을 발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테크 벤처 1세대에 속한 이 기업들은 성공 경험과 자본을 바탕으로 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의 새 시장에서도 일찌감치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우버, 리프트, 스포티파이 등 비교적 늦게 뛰어든 기업들은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고전 중이다. 모빌리티, 음원, AI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기존 테크 공룡들이 전방위적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일각에선 시장 독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해 “거대 IT 기업들이 인수합병과 독점 플랫폼으로 경쟁을 없애버렸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을 분할하겠다”는 공약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곽도영 now@donga.com·이건혁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36)는 ‘전세 탈출, 아파트 장만’이라는 인생 목표를 미루고 최근 새 차를 구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포구 일대 아파트를 직접 돌아보고,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눈여겨보던 아파트(전용면적 84m²) 가격은 지난해 초 11억 원대에서 연말 14억 원으로 무섭게 오른 데다 12·16부동산대책으로 대출한도까지 1억 원 정도 줄어 이젠 마음을 비우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한 12·16대책이 발표된 이후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우회로를 찾는 투자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14일 KB국민, NH농협, 신한, 우리, KEB하나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12·16대책 시행 후 3주(12월 17일∼1월 6일)간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10조6003억 원으로, 대책 시행 전 3주(11월 26일∼12월 16일)에 비해 1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잔액 역시 지난해 12월 16일 기준 437조9523억 원에서 이달 6일 437조4616억 원으로 3주새 0.11% 줄었다. 매달 2조∼3조 원씩 불어나던 것과 비교하면 흐름이 바뀐 것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12월 17일 이전에 이미 매매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치른 경우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경과 조치 때문에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주담대 증가세가 꺾였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대책이 강력했다는 얘기다. 대출 통로가 막힌 실수요자들이 우회로를 찾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직장 사내대출 등의 틈새를 찾아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대출에 나서는 것이다. 12·16대책 발표 후 분양가 9억 원대 위례신도시 아파트에 청약을 넣었다 당첨된 A 씨는 사내대출로 5000만 원을 조달하고, 부모님에게 차용증을 쓰고 1억 원을 빌려 가까스로 계약금을 납입했다. 나머지는 대출상담사와 의논해가며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세보증금,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최대한 끌어모아 조달할 계획이다. 일부 자산가들은 법인까지 설립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됨은 물론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 부담이 커지자 법인을 동원하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영업 중인 한 법무사는 “법인 설립 문의가 하루 3, 4건씩 들어온다”며 “누구나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보니 부동산 투자 목적의 문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역 지점장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법인도 개인과 동일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받아 매력도가 떨어졌지만,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구매해 종합부동산세라도 줄이려는 자산가들이 여전히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의 틈새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일부 지방은행이 무보증 전세대출 상품을 판매하자 당국은 14일 즉각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금융위원회는 “규제를 회피·우회하는 전세대출 행위를 제한해 나갈 것”이라며 “무보증 전세대출 취급현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시 세부 취급 내용까지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금융회사에 공적 보증 공급을 제한하는 등 추가 조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김동혁 기자}
미국이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이틀 앞두고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전격 해제했다. 양국 간 무역전쟁이 최고조에 이르던 지난해 8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지 5개월 만이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돼 우리 경제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선 4년째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 시간)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했다. 동시에 중국을 한국, 일본 등과 함께 10개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외환정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위안화 가치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하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15일(현지 시간) 서명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환율조작국 전격 해제가 일견 미국의 양보처럼 보이나 중국의 무역합의 번복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는 고도의 노림수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중국도 화답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 폴리티코는 중국이 앞으로 2년간 2000억 달러 규모로 미국산 상품을 추가 구매하는 내용이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내용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불확실성 완화, 한국경제 청신호 ▼中 환율조작국 해제 금융시장에서는 환율전쟁 우려가 완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일정 수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 회복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면 외국인투자가들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수 규모를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을 격화시켰던 요인 중 하나가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이었다”며 “이번 결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한국이 이번에도 관찰대상국 명단에 포함됐지만 예견된 결과인 만큼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봤다.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는 예상됐던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며 일단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3% 오른 2,238.88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0.73%), 중국(―0.28%) 등도 소폭 오르내리는 데 그쳤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법무부가 1년 유예하기로 했던 ‘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이 담긴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바로 강행하기로 했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법무부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 심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상법 시행령 개정안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같은 상장회사에서 6년을 초과해 사외이사로 근무했거나 해당 상장사를 포함한 계열사에서 재직한 기간을 더해 9년을 초과할 경우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은 이 같은 시행령 개정안을 법제처에 제출했고, 10일 법제처가 심사를 완료했다.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 2월 초 공포돼 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재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하는 규제는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들뿐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 등에서는 자격 요건만 정해둘 뿐 임기 등은 기업에 전적으로 맡긴다. 동아일보와 CEO스코어가 국내 59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규모 5조 원 이상)의 사외이사 중 3월까지 바뀌어야 하는 사외이사는 92명이다. 국내 전체 상장회사로 범위를 넓히면 최소 566개사, 718명이 바뀌어야 한다. 전체 사외이사 1432명 중 절반이 넘는 수치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3월 이전에 전문성을 갖춘 신임 사외이사를 뽑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기업들이 전례 없는 대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동일 dong@donga.com·이건혁 기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전격 제외한 것은 무역합의에 대한 분위기를 띄우고 동시에 중국으로 하여금 합의를 확실히 이행할 것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당장 금융시장에서는 환율 전쟁 우려가 완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일정 수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향후 2단계 합의까지 적잖은 과제가 남아 있고 미국이 언제든 환율 전쟁 카드를 꺼내들 수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반응도 있다. 미국 재무부는 1년에 두 차례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를 발표해 환율조작국 및 관찰대상국을 지정해왔다. 당초 지난해 11월 보고서가 나왔어야 하지만 미 재무부가 공개 시점을 늦추자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증폭돼 왔다. 지난해 10월 278억 달러였던 미국의 대중 상품수지 적자는 한 달 후 256억 달러로 7.6% 줄었다. 환율조작국 지정을 통해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 개선 효과를 거두면서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했고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무역합의를 이틀 앞두고 중국에 한발 양보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이날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중국이 약속을 파기하면 신속하게 관세를 다시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1단계 합의 서명 후 미국이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밝힌 2단계 무역협상은 국영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중단, 해외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난제가 많아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조치로 중국 위안화 환율은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보다는 안정 또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 당 6.8위안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중 간 갈등 수위가 낮아지고 중국의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기대가 위안화 환율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환시장에서 원화와 위안화 가치가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온 만큼 원화 가치도 당분간 강세를 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중국은 물론 신흥국 통화 전체에 강세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어느 정도 예상됐던 수순인 만큼 급격한 하락보다는 현재 달러당 1150원대 안팎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조치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을 격화시켰던 요인 중 하나가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이었다”며 “이번 결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이번에도 관찰대상국 명단에 포함된 점에 대해서는 예견된 결과인 만큼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없을 것으로 봤다. 한편 미 재무부는 한국 경제가 2008~2014년 대외수요(수출)에 의존해왔지만 이후 국내수요(내수)가 강해졌다며 최근 성장률이 낮아지고 경제전망이 악화되고 있어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거시정책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권고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주택금융공사가 이를 대신 반환해 주는 상품이 이르면 6월 출시된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금공은 집주인이 반환하지 않은 전세금을 보증기관이 우선 세입자에게 주고 추후 집주인에게 받는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금공은 기존에 전세대출 보증만 취급했다. 하지만 전세금이 큰 폭으로 올라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예상되는 피해 금액이 커지면서 공적 보증수단을 통해 세입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우선 공사 전세보증 이용자에 한해 전세금 반환 보증을 제공할 방침이다. 상품 보증료율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SGI서울보증(0.13∼0.22%)보다 낮은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 임차보증금 5억 원(지방은 3억 원) 이하인 임대차 계약에 대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미국과 이란의 충돌 수위가 높아지면서 각국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쳤다.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과 실물경제 모두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11%(24.23포인트) 하락한 2,151.31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급격한 폭락세를 보이며 오전 10시 30분경 1.74%까지 하락했다. 이후 낙폭을 줄였다가 오후 들어 미군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보도에 급락하는 등 장중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스닥지수도 3.39%(22.50포인트) 급락한 640.94로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2%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인 끝에 1.57%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2%, 홍콩 H지수도 1.06%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는 0.5% 안팎 하락하며 개장했다가 장중엔 보합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170.8원으로 마감했다. 오전 한때 12원 이상 급등하는 등 중동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제유가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장중 5%대 오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도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와 금융 당국도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8일 기획재정부는 김용범 1차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관련 관계부처 합동대응반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금융, 국제유가, 실물경제, 해외건설, 해운물류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중동 정정 불안이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다.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도 긴급 금융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한국은행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갖고 이란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관련 이슈가 수시로 부각되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시에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4·15총선에 출마하려는 공직자의 사퇴 시한(16일)이 다가오면서 임기를 마치지 않은 공공기관장 출신 여권 인사들의 사퇴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7일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사장 임기는 3년이지만 이 이사장은 1년 10개월 만에 사의를 표하고 전북 전주을 출마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6일 사표가 수리된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임기를 1년가량 남긴 상태에서 퇴직하고 전북 전주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일까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출신 인사는 10여 명에 달한다. 이강래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전북 남원-임실-순창에,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지낸 오영식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강북갑에,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충북 청주상당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중 일부는 기관장 재직 시절부터 지역구 행사에 참여하고, 당내 경선에 대비해 권리당원을 모집하는 등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밖에 △서울 중-성동을 이지수 전 한국표준협회 산업표준원 원장 △부산 서-동 이재강 전 주택도시보증공사 상근감사위원 △광주 동-남갑 이정희 전 한국전력공사 상임감사위원 △충북 청주상당 이현웅 전 한국문화정보원장 등 공공기관이나 산하기관에서 감사 등을 지낸 인사들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여기에 출마를 타진 중인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공공기관 자리를 정치권 복귀를 위한 징검다리나 ‘총선용 이력’으로 삼으려는 인사들이 공공기관 운영이나 개혁을 제대로 했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윤다빈 empty@donga.com·황형준·이건혁 기자}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9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 양상도 뚜렷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2019년 11월 경상수지는 59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다. 2018년 11월 51억3000만 달러보다 8억4000만 달러(16.5%)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건 지난해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면서 나타나는 숫자상 착시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월 상품수지 흑자는 73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억1000만 달러 줄었다. 상품수출액은 465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3% 감소해 12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상품수입액은 391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11.7% 줄었다. 수출입이 동반 감소하는 것은 그만큼 경제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서비스수지는 18억9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억 달러 줄었다. 여행수지 적자는 4억 달러 줄어든 9억500만 달러였다.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의 입국이 1년 전보다 7.9% 늘었고 내국인 출국자는 일본 여행 회피 심리가 이어지면서 9.0% 줄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파생금융상품 키코(KIKO)에 가입했다가 손해를 본 기업 4곳에 대한 은행의 배상 여부가 이달 말에 판가름 난다. 배상 권고를 받은 은행들이 분쟁조정안 검토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고 금감원이 이를 받아들일 방침이다. 은행들이 배상 권고안을 수용할 경우 다른 기업들도 추가로 분쟁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파장이 커질 수 있다. 6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로부터 키코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손해 배상 권고를 받은 6개 은행 모두 구두 또는 서면으로 검토 기한을 20일 더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20일 은행들에 분조위 권고안을 통보하며 8일까지 권고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라고 전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 연초 바쁜 일정을 고려해 내부 검토를 할 시간을 더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조위 권고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전에 키코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본 4개 수출기업에 판매 은행들이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키코 판매 과정에서 환율 상승 예측치를 뺀 자료를 제공하는 등 불완전판매 정황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150억 원, 우리은행 42억 원, KDB산업은행 28억 원 등 총 255억 원이다. 배상을 위한 마지막 수단인 이번 조정안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은행은 물론 기업도 수용해야 한다. 현재까지 수용 의사를 밝힌 기업은 한 곳뿐이다. 권고안을 받아든 은행들은 일단 기한 연장을 요청했지만 결론을 내리기까지 적잖은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6일에야 사외이사들과의 간담회가 이루어졌고 신한은행은 내부 법률 검토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인 씨티은행도 본사와의 의견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은행들은 권고안을 수용했을 경우 적잖은 후폭풍이 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권고를 받아들이면 4개 기업 외에도 150여 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추가로 분쟁조정에 나설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분조위 배상비율을 적용하면 은행권의 배상 총액은 2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키코에 대한 손해배상 시효가 지나 은행들에 대한 강제이행은 불가능한 만큼 수용을 결정할 유인이 적고, 배임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어 은행들은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은행 6곳의 ‘눈치 싸움’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단번에 배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한 곳이 수용 의사를 밝히면 마지못해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먼저 움직이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생결합펀드(DLF) 판매로 금감원의 제재를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은 권고안을 수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기한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권고안 수용을 기대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해 12월 송년 간담회에서 “키코 배상에 대해 은행들이 대승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고객과의 신뢰 형성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며 은행들의 수용을 간접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이건혁 gun@donga.com·장윤정·김형민 기자}
개인과 연관된 주요 대출항목인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판매신용 잔액이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넘어섰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9월 말) 기준 3개 항목의 잔액은 2011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6월 말) 대비 28조8000억 원이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1481조6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개인사업자대출이 438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빚을 의미하는 판매신용은 91조1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 차주가 빌린 대출액의 증가분이 16조3000억 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자 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서비스분야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재료비 등을 감당하기 위해 대출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금융사 직원이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는 것처럼 설명해 가입했는데, 돈을 다 잃게 생겼다.” “프라이빗뱅커(PB)가 이제 와서 ‘이런 상품인 줄 몰랐다’며 황당한 말만 반복한다.” 유동성 부족 등의 영향으로 1조 원 이상 투자금이 묶인(환매 중단)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불완전 판매’ 의혹을 본격 제기하고 나섰다. 사모펀드를 판 금융사들이 원금 손실 가능성과 투자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판매사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해 손해를 본 가입자 등 약 900명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불완전판매 의심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가입자는 “펀드를 판매한 은행 직원이 채권이라 안전하고 적금보다 낫다고 해 가입했다”고 했다. 판매사 PB들이 투자자 성향 설문을 받지 않고 임의로 입력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른 가입자는 “신청서 실물을 확인했는데 작성한 적도 없는 서류였고 필체도 달랐다. PB가 마음대로 쓴 완전 거짓”이라고 했다. 일부 가입자들은 라임자산운용과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는 법무법인 광화 관계자는 “서류를 보내 정식으로 접수시켰거나 소송 검토를 받은 가입자가 이미 수십 명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4096명이며 이 중 개인은 3606명이다.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7월 말 5조8672억 원이었으나 12월 말에는 4조351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5개월 만에 설정액이 25.8%(1조5156억 원) 줄어든 것. 라임자산운용 측이 ‘펀드런’을 막기 위해 환매 중단 조치를 취했지만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환매 제한이 없는 상품에서도 돈을 빼갔다.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이번 주 검찰에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특히 무역금융 펀드에 주목하고 있다. 이 펀드가 투자한 미국 헤지펀드사 더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IIG)는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등록 취소 처분을 받았다. 금감원은 무역금융 펀드와 관련해 라임자산운용과 3600억 원 규모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신한금융투자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는 자산운용사 대신 실제 자금을 집행하고 투자처를 검토하는 만큼 문제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투 측은 “주문을 받아 단순 중개 업무만 수행했을 뿐”이라고 했다.이건혁 gun@donga.com·김자현·김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