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11일 이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란 정부와 군부가 궁지에 몰렸다.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사건을 계기로 반미(反美) 투쟁 여론이 높았지만 이 사건으로 응집력이 크게 약해졌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실을 인정한 뒤 “우리 실수로 여객기가 격추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죽고 싶었다. 어떤 결정이 내려져도 달게 받겠다”며 처벌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은 줄곧 기체 결함을 주장하며 서방의 피격 의혹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각국 정부 및 주요 외신이 이란의 격추 증거를 속속 제시하자 더 이상 부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자데 사령관은 지난해 6월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미국 무인기를 자체 개발한 대공 미사일로 격추하면서 반미 선봉으로 부상했다. 그런 그가 공개적으로 작전 실패를 시인한 것도 비판 여론이 상당함을 인식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란 내 반(反)혁명수비대 세력은 희생자 176명 가운데 이란 국민(82명)이 절반 가까이 되는 점 등을 들어 “반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고 경위를 엄중히 조사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1, 12일 양일간 테헤란, 이스파한 등 주요 대도시에서 대학생과 젊은이들이 반정부 집회를 열고 “거짓말쟁이에게 죽음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살인자”라고 외쳤다. ‘거짓말쟁이에게 죽음을’은 중동의 반미 시위대가 외치는 ‘미국에 죽음을’ 구호에 빗댄 말이다. 특히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의 사임 요구는 극히 이례적이어서 반정부 시위의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야당 지도자는 하메네이 사퇴를 거론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민항기 격추 사실을 숨긴 것도 모자라 비행기 잔해를 불도저로 밀어버리는 등 조직적 은폐에 나섰다고 분노한다. 시위대 일부는 솔레이마니의 사진까지 찢었다. 해당 집회에 참여한 롭 매케어 이란 주재 영국대사도 체포됐다가 3시간 만에 석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를 놓치지 않고 이란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 및 정권 흔들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에 “이란 지도자는 시위대와 위대한 이란 사람들을 죽이지 말라. 미국이 지켜보고 있다”고 썼다. 하루 전에는 영어와 페르시아어로 “시위대의 용기에 고무됐다. 취임 후부터 당신들과 함께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란 트윗도 게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3일 예멘에 있던 쿠드스군의 재무 책임자 압둘 레자 샬라이 사령관도 제거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내우외환에 직면한 이란이 결국 미국과의 핵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인터넷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이란과 마주 앉아 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8명의 이란 최고위 관료 및 철강, 알루미늄, 구리 제조업체 등 17개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하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특히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정부도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제재’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했다. 미국이 세컨더리 제재에 돌입하면 이미 단절된 것이나 다름없는 한국과 이란의 경제 교류 재개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추가 제재가 이어지면 대이란 제재 완화 등을 기대하며 현지 기반을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이란 진출 한국 기업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국이 10일(현지 시간)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대이란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대국민 성명에서 제재 방침을 밝힌 지 이틀 만에 이뤄진 후속 조치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8명의 이란 고위 관료 및 함께 철강, 알루미늄, 구리 제조업체 등 17개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하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8명에는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모하마드 레자 아시티아니 이란군 부참모총장 등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에 연루된 이란 고위 인사들이 포함됐다. 추가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들은 중동의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모바라케 철강을 비롯해 13곳의 이란 철강 회사 및 알루미늄, 구리 생산 업체 등이다. 또 중국과 세이셸 제도에 본사를 둔 3개 법인의 네트워크 및 이란산 금속의 매매와 부품 제공에 관여한 중국 선박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구체적으로 중국 팜철(Pamchel) 무역회사 및 중국의 훙위앤 상선이 보유한 선박 ‘훙쉰’이 들어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번 제재 대상들과 거래하는 제3의 개인이나 기업도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제재’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이란 제재 관련 성명에서 “이란의 건설과 제조, 섬유, 광산 부문에서 활동하는 개인과 단체 혹은 이 제재에 관여된 이들을 지원하는 자들에 대한 제재 부과를 승인하는 행정 명령을 발령했다”며 “이 행정명령은 해외의 금융기관에 대한 강력한 세컨더리 제재를 승인함으로써 이란의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로 이란 체제에 대한 수십 억 달러의 지원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번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건과 관련해 미국과 다른 나라가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참여하는 행위의 경우 제재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미국은 이번 조치 외에 당장 이란에 대한 추가 조치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란이 예상치 못한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내부적으로는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 거센 후폭풍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후 상황 전개와 여파 등을 살피는 분위기다. CNN이나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들은 관련 보도를 줄이고 트럼프 탄핵심판 등 국내 상황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측과 자리에 앉아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미국의 ‘최대의 압박’ 정책이 끝나지 않을 것이고 스스로도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원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란인들이 물러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한 이유가 4개의 미 사관에 대해 계획된 공격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박한 위협’과 관련해 이란의 목표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건 바그다드에 있는 대사관이 됐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를 통해 이란 국민에게 정권 비판 시위를 격려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영어와 함께 이란어로 “우리는 당신들의 시위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당신들의 용기에 고무돼 있다”며 “나는 취임 후부터 당신들과 함께 해왔으며 나의 행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 정부를 향해서는 “인권 단체들이 이란 국민의 시위에 대해 현장에서 감시하고 보도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평화 시위자들에 대한 대학살이나 인터넷 폐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군사적 보복 대신 강력한 경제 제재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도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고 한발 물러서면서 미국-이란 간 정면충돌의 ‘카운트다운’은 일단 멈춰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미국인 사상자는 없었고 기지 내의 피해도 크지 않다”며 “이란은 물러서는 것처럼(standing down)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정권에 즉시 징벌적인 추가 경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군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하다”면서도 “우리는 이를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이란과의 기존 핵합의(JCPOA)의 잔재에서 벗어나 세상을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한 협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이란과의 핵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 발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 “이란과 전제조건 없이 진지한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됐다”고 적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미사일 공격 뒤 트위터에 “이란은 유엔 헌장 51조 자위권 조항에 따른 비례적인 대응을 했고 (공격을) 종결했다(concluded)”며 “우리는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남북 교류 및 협력 확대를 언급한 것에 대해 미국은 대북 제재 약화 가능성 및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8일(현지 시간) “현재 시점에서 한국 정부가 남북경협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이 대북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 남북경협 사업을 밀고 나갈 경우 한미 관계가 안 좋아지고, 이는 방위비 분담금을 비롯한 다른 동맹 현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 내에서는 2017년 여름 한국 정부가 남북 철도연결사업을 위한 조사에 나설 당시 “대북 제재에 위반되는 한국의 활동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엔사령부가 ‘48시간 내 통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철도를 이용한 조사단의 방북을 불허한 것은 사실상 이런 미국 행정부의 의견이 작용한 결과였다는 것.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없고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독자적인 남북경협 사업을 재추진할 경우 미국 정부의 반응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 국무부 대변인실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 중 남북경협 부분에 대한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 질의에 대해 “모든 유엔 회원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들을 이행해야 하며, 우리는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은 북한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고 유엔 제재들이 완전히 이행되도록 공조하고 있다”며 제재 이행이 우선임을 시사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가 한미 간 현안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방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다. 미국 백악관은 9일(현지 시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의용 실장,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한국과 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 중 하나’라며 양국과 공유하는 지지 및 깊은 우정에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강조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8일 워싱턴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국장과 고위급 협의를 진행했다. 3개국 안보 고위급 협의는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를 놓고 빚어진 갈등이 잠정 봉합된 뒤 처음 재개됐다. 정 실장은 오브라이언 보좌관과는 별도의 양자 협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이란 긴장 고조에 따른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북-미 대화 재개, 한미일 동맹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3자 회의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잠깐 보자고 해서 만났던 것 같다. 미리 예정돼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정세 분석에 있어서나 중동지역 나라와의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파병을 약속한 게 아니냐’는 질의에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란과 오랫동안 경제 관계를 맺어 왔고, 지금도 인도 지원 (재개 등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한 지 사흘 만인 9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를 열었지만 파병 여부를 결론 내리지 못했다. 당초 단계적 파병 계획을 검토해온 청와대 내에서는 파병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란 사태가 터지기 전보다는 훨씬 파병에 대해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여파에 따라 미국의 파병 요구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강 장관이 14일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나는 만큼 이때 파병 논의가 가닥이 잡힐 가능성도 점쳐진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한기재·박효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이란에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란은 미사일 발사 전 이라크에 이를 미리 통보하는 등 미국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낮은 수위의 대응을 한 것은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동지역 전쟁은 피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현역병 52만여 명과 사거리 2000km 이상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보유한 이란과의 전면전이 벌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 어렵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인 사상자가 한 명도 없다는 점 △이란이 향후 추가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 △이란이 공격 계획을 미리 이라크에 알린 점 등은 ‘이 정도에서 봉합이 가능하겠다’고 판단한 근거가 됐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공화당 전략가인 앨릭스 코넌트 등을 인용해 “대선을 앞두고 강한 이미지를 만들면서도 중동에서의 끝없는 전쟁을 끝내길 원하는 지지자를 달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최대 22발이나 쐈는데도 사상자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아미르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은 9일 “전일 이라크 미군기지 2곳에 대한 공격은 미국인의 인명 살상 목적이 아니라 미군의 군사 장비를 파괴하기 위해서였다. 더 많은 살상을 할 의도였다면 최소 군인 500명을 살해할 작전을 고안했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란이 일부러 미사일을 빗나가게 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공격이 이란과 미국 모두의 체면을 세워주는 ‘계산된 이벤트’였다고 분석했다. 스위스가 이란의 공격 계획을 인지하고 이후 중재하는 데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 공습 전 기지 내 병력을 벙커로 대피시켰다. 실제로 백악관 상황실에 외교안보라인 핵심 참모가 모인 시간은 7일 오후 2시였다. 이란의 공격(오후 5시 반)이 벌어지기 3시간 반 전부터 공격 징후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란도 호응했다.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이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갈등 고조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대로 양국의 충돌 국면이 마무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자데 사령관은 “3일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적절한 보복은 미군을 중동에서 내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8일 밤 주이라크 미국대사관이 있는 바그다드의 ‘안전지대(그린존)’에도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로켓포 2발이 발사됐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남북 교류 및 협력 확대를 언급한 것에 대해 미국은 대북제재 약화 가능성 및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8일(현지 시간) “현재 시점에서 한국 정부가 남북경협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이 대북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 남북 경협사업을 밀고 나갈 경우 한미 관계가 안 좋아지고, 이는 방위비 분담금을 비롯한 다른 동맹 현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 내에서는 2017년 여름 한국 정부가 남북 철도연결사업을 위한 조사에 나설 당시 “대북제재에 위반되는 한국의 활동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엔사령부가 ‘48시간 내 통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철도를 이용한 조사단의 방북을 불허한 것은 사실상 이런 미국 행정부의 의견이 작용한 결과였다는 것.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이 없고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독자적인 남북경협 사업을 재추진할 경우 미국 정부의 반응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 국무부 대변인실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 중 남북경협 부분에 대한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 질의에 대해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들을 이행해야 하며, 우리는 모든 나라들이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은 북한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고 유엔 제재들이 완전히 이행되도록 공조하고 있다”며 제재 이행이 우선임을 시사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강력한 추가 경제제재를 즉각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군사력 사용은 원하지 않는다”며 군사적 대응이나 확전은 자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시설을 공격할 경우 몇 배로 응징하겠다고 공언해왔던 그가 한 발 물러서면서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던 양국 간의 충돌이 누그러질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지난 밤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미국인 사상자는 없었고 기지 내의 피해도 크지 않다”며 이런 향후 대응 방향을 밝혔다. 미사일 공격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이란은 물러서는 것처럼 보인다(standing down)”며 “이는 모든 관련 당사국은 물론 전 세계에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 공격에 대응할 방안들을 검토하면서 이란 정권에 즉시 징벌적인 추가 경제제재를 부과할 것”이라며 “이 강력한 제재들은 이란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이란과의 기존 핵 협정(JCPOA)의 잔재에서 벗어나 세상을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한 협정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새로운 핵 협상 의사도 내비쳤다. “이란이 아직 건드려지지 않은 엄청난 잠재력을 개발해 번영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협정을 만들어야 한다. 이란은 위대한 국가가 될 수 있다”며 이란을 달래는 듯한 발언도 덧붙였다. 군사력 사용에 대해서는 “내가 취임한 이후 2조5000억 달러를 들여 완전히 새로 정비한 미군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하다”면서도 “우리가 위대한 군대와 군사 장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꼭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는 이를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란을 향해 당장 군사적 보복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군사적, 경제적으로 모두 강한 미국의 힘이 가장 좋은 억지력”이라고도 했다. 9분 남짓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성명은 당초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발생한 직후인 전날 밤 곧바로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백악관은 7일 밤 일부 언론의 관련 보도를 부인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외교안보 참모진과의 회의를 마친 후 트위터를 통해 “내일 아침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며 하루를 늦췄다. 미국인은 물론 파트너국가인 이라크인 사상자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응 수위와 시점을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테러 행위나 핵개발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보내며 이란 정권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가 이날 대국민 성명 발표를 위해 연단에 서자마자 카메라 앞에서 꺼낸 첫 마디는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는 한 이란은 절대로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었다. 그는 “1979년 이후 국가들은 중동에서 이란의 파괴적인 행동을 견뎌야 했지만 이제 그런 날들은 끝났다”며 “우리는 이란이 테러활동을 주도적으로 지원하고 핵무기를 개발해 문명사회를 위협하는 것을 더 이상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폭살(爆殺)을 놓고 이란의 반발은 물론 국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드론 공격의 정당성도 역설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을 겨냥한 공격을 모의하고 있었던 것을 막아냈다는 것. 그는 ”솔레이마니의 손은 미국인과 이란인의 피로 물들어 있었다“며 ”그를 제거함으로써 테러리스트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셰일오일 개발로 에너지 자립을 이뤄낸 점을 바탕으로 대(對)중동정책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도 주목할 부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년간 나의 리더십 하에서 우리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며 미국은 에너지 자립을 이뤄냈다“며 ”이런 역사적인 성취는 우리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에서의 다른 선택이 가능해졌다“며 ”우리는 독립적이며, 더 이상 중동의 석유가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나는 오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중동에 더 관여할 것을 촉구하겠다“며 향후 미국은 중동문제에서 발을 빼고 유럽의 이웃국가들이 그 자리를 메워야 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 시간) “북한과 (협상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이란과 북한 핵문제가 동시에 불거진 가운데 이란에 강경 대응하는 것과 달리 북핵 문제에는 대화 기조를 유지하며 분리 대응하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전히 관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뜻하는 소위 ‘크리스마스 선물’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2018년 약속했던 비핵화를 이행할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에 대해서는 “절대로 핵무기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전임 대통령들은 이란 문제를 축소하고 달래는 데 급급했지만 우리는 이에 맞서고 제한하는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며 이란 압박 정책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3일 미국이 드론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것은 이란에 대해 추진해온 ‘최대 압박’ 작전의 군사적 측면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그는 ‘유사한 조치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란이 또 다른 나쁜 선택을 할 경우 대통령은 지난주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은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브리핑에서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최근 계속된 발표는 내적으로 북한 주민을 향한 메시지다. 그렇게 도발적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40년간 북한을 지켜봤지만 부침이 있었다. 지난해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 등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에서 좋은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후로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이 확고한 입장을 취하면서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의지와 고집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내에서는 전면전 발발과 테러 위협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됐다. 각국 항공사는 이란과 이라크 영공을 피해 항로를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등 파급이 확산됐다.○ 긴장하는 미국 사회 미 국방부는 7일(현지 시간) 이란의 공격 직후 “이라크 내 미군기지 중 아인알아사드와 아르빌 기지 등 최소 2곳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란이 발사한 게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고위 외교안보 인사들에게 관련 상황을 보고받았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받고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국가안보팀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 인사들과 통화하고 상황 브리핑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테러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CNN은 7일 밤 워싱턴 백악관 주변 경비가 대폭 강화됐다고 전했다. 백악관 근처 검문소에서는 소총으로 무장한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목격됐다. 최대 도시 뉴욕의 뉴욕시경(NYPD) 반테러부서는 트위터에 “중동 사건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매우 큰 경계감을 갖고 시 전역의 자원을 조정하고 배치 인원을 증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펜타곤(미 국방부)은 ‘미국이 이란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번엔 우리가 미국 본토에 있는 당신들에게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워싱턴 정계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집권 공화당은 트럼프 행정부를 두둔하며 이란에 더 강경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것은 전쟁 행위이며 대통령은 헌법 제2항에 따라 대응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이나 이란 원유 시설 공격 등도 거론했다. 반면 민주당을 이끄는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트럼프 행정부의 불필요한 도발 종식, 이란의 폭력 행위 중단 등을 포함해 미 군인들의 안전을 보장해야만 한다. 미국과 세계는 전쟁을 할 여유가 없다”고 썼다. CNN은 펠로시 의장이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 행동을 제한하는 ‘전쟁권한법’에 근거한 결의안을 발의해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필라델피아시 외각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외교 정책이 이번 이란 사태를 촉발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또 “이란의 문화 유적지를 공격 표적으로 삼은 점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몇몇 행동은 터무니없었다”고 비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도 전면전 자제를 촉구했다.○ 각국 항공사, 이란·이라크 영공 항로 변경 각국 항공사들은 이란과 이라크의 영공을 피해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항로를 변경해 테러 위협에 대비하고 나섰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중동 상황을 이유로 “민간 항공사의 이라크, 이란, 페르시아만, 오만만 수역의 영공 운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민항기가 군용기로 오인되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로 해석된다.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는 인도 뉴델리와 몰디브로 향하는 항공편의 경우 이란 영공 대신 다른 길로 우회하겠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연방항공청이 공지문을 내고 “러시아 민간 항공기들이 이란·이라크 영공과 페르시아만 및 오만만 상공을 이용해선 안 된다”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스위스항공도 이라크와 이란 영공은 당분간 피해 운항하기로 했다. 중국 항공사 중 유일하게 이란 노선을 운항하는 중국남방항공은 우루무치에서 테헤란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취소했다. 대만 중화항공도 “지역적 긴장으로 인해 이란과 이라크 영공 비행을 중단할 것”이라며 동참했다. 이 밖에 싱가포르항공, 말레이시아항공은 일부 노선을 우회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한편 키프로스 정부는 8일 “중동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인 철수를 지원하는 신속대응팀을 배치하게 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이란이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보복으로 8일(현지 시간)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에 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란에 강력한 추가 제재를 즉각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기자회견에서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 왔다”며 “미군의 시설에 최소한의 피해가 있었지만 단 1명의 미국인도 사망하거나 다치지 않았다. 미군 장병은 모두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해제하려면 이란 정권이 행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동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적극 개입할 것을 요청한다”며 국제사회가 이란 제재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8일 이란은 이라크 아인알아사드 공군기지에 17발, 아르빌 기지에 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작전명은 ‘순교자 솔레이마니’였고, 미사일 발사 시간은 닷새 전 솔레이마니가 사망한 시간과 같은 오전 1시 20분이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뺨을 때려줬다. 중동에서 부패한 미군의 주둔을 끝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중동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등 미국의 우방에 추가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는 달리 이란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80명이 넘는 미군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피격 직후 “현장의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다. 이라크 거주 미국 인력과 파트너, 동맹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참모진과의 회의를 마친 뒤 트위터에 “우리는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잘 무장된 가장 강력한 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5일에는 “이란이 미국인을 공격하면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과 중동 지역의 우방 정상들과 전화로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최지선 기자}

이란이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보복으로 8일(현지 시간)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에 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란에 즉각 새로운 경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기자회견에서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 왔다”며 “미군의 시설에 최소한의 피해가 있었지만 단 1명의 미국인도 사망하거나 다치지 않았다. 미군 장병은 모두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해제하려면 이란 정권이 행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동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적극 개입할 것을 요청한다”며 국제사회가 이란 제재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강력한 무기가 있다고 해서 꼭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군사력은 최고의 억지력이다. 세계를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이란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해서는 “그는 악행을 저지른 사람으로서 책임이 있다. 그는 미국인을 공격했고 그로 인해 한 명은 목숨을 잃었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폭살을 정당화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8일 이란은 이라크 아인알아사드 공군기지에 17발, 아르빌 기지에 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작전명은 ‘순교자 솔레이마니’였고, 미사일 발사 시간은 닷새 전 솔레이마니가 사망한 시간과 같은 오전 1시 20분이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뺨을 때려줬다. 중동에서 부패한 미군의 주둔을 끝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중동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등 미국의 우방에 추가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는 달리 이란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80명이 넘는 미군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피격 직후 “현장의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다. 이라크 거주 미국 인력과 파트너, 동맹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참모진과의 회의를 마친 뒤 트위터에 “우리는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잘 무장된 가장 강력한 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5일에는 “이란이 미국인을 공격하면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과 중동 지역의 우방 정상들과 전화로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국방부는 7일(현지 시간)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이라크 내 미군기지 중 알아사드 및 에르빌 기지 등 최소한 2곳이 십여 발 이상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이 미사일들은 이란이 발사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현장의 피해 상황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국방부는 우리의 파트너와 미국 인력을 지키기 위해 적절한 조치들을 취해왔다”며 “역내 미국 인력과 파트너, 동맹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벌어진 직후 백악관에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고위 외교안보 인사들에게 관련 상황을 보고받았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받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국가안보팀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 인사들과 전화 통화를 갖고 상황을 브리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그는 7일 저녁 참모진과의 회의를 마친 뒤 트위터에 “괜찮다(All is well)”이라며 “사상자와 피해 규모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는 좋다(so far, so good)”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잘 무장된 가장 강력한 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내일 아침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과 중동지역의 동맹 및 우방국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CNN과 폭스뉴스는 저녁 8시 반쯤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으나 이후 백악관은 이날 밤 성명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정정했다. 비슷한 시각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참모진이 백악관을 떠나는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 등은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까지 사상자는 없고 피해도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이 추가 공격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피해 규모가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는 않으나 테헤란타임스 등 중동 언론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미사일 공격으로 80명이 넘는 미군이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미국 민항기가 걸프 지역과 이란, 이라크 영공에서 운항하는 것을 금지했다. 앞서 중동 지역에 추가 파병이 결정된 해군 및 해병대 4500명, 육군 82공수사단소속 특수부대 750명 등 9000명은 속속 이동을 진행 중이다. 의회에서는 확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우리 군의 안전을 지키고 이란의 무력도발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며 “미국과 세계는 전쟁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메넨데스 의원도 성명을 내고 “미국인과 미국의 국가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위험한 상황 전개”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반면 공화당의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이란인들의 이번 공격을 심각하게 오판한 것”이라며 “우리 병력을 향한 공격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것(이란의 공격)은 전쟁 행위”라며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대응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 시간) “북한과 (협상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이란과 북한 핵문제가 동시에 불거진 가운데 이란에 강경 대응하는 것과 달리 북핵 문제에는 대화 기조를 유지하며 분리 대응하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전히 관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뜻하는 소위 ‘크리스마스 선물’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2018년 약속했던 비핵화를 이행할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에 대해서는 “절대로 핵무기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전임 대통령들은 이란 문제를 축소하고 달래는 데 급급했지만 우리는 이에 맞서고 제한하는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며 이란 압박 정책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3일 미국이 드론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것은 이란에 대해 추진해온 ‘최대 압박’ 작전의 군사적 측면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그는 ‘유사한 조치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란이 또 다른 나쁜 선택을 할 경우 대통령은 지난주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은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브리핑에서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최근 계속된 발표는 내적으로 북한 주민을 향한 메시지다. 그렇게 도발적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40년 간 북한을 지켜봤지만 부침이 있었다. 지난해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 등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에서 좋은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후로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이 확고한 입장을 취하면서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의지와 고집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이 6일(현지 시간) B-52 전략폭격기 6대를 인도양으로 보내고 해군 및 해병대 4500명의 중동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한 미국의 경계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미 해사청은 7일 “중동지역의 해상에서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이란의 (군사)행동 가능성이 있다”며 이 지역을 지나가는 선박들에 주의를 당부했다. CNN은 이날 이란이 무인기로 미국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개시할 것이란 첩보에 따라 중동 전역의 미군 및 패트리엇 미사일 기지가 이란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한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CNN 등은 6일 미국이 중동 최대 미 공군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가 아닌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로 B-52 전략폭격기 6대를 급파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국가안보위원회를 찾아 미국에 대한 “직접적이고 비례적인 공격”을 지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미국에 보복할 수 있는 13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사진)는 6일(현지 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유엔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 미 국가이익센터(CNI)에서 열린 세미나 및 기자간담회에서 중국·러시아가 제출한 유엔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 “통과가 쉽지는 않을 것이고 절충해야겠지만, 점진적인 제재 완화가 이뤄지고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영변 등의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 선물’로 언급한 도발에 나서지 않은 것도 중-러의 결의안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것이다. 문 특보는 “비핵화를 먼저 한 뒤 보상한다는 (미국의)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걸 몇 개 주면서 북한을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제재에 대해 “우리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는 것”이라면서도 “(북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고 국내 정치적으로 어려워지면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 수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들(지지자)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문 대통령은 정치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지금 완전히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서는 “ICBM은 15∼17차례 실험을 거친 뒤 실전 배치하는데 북한은 이제 한 차례 했다. 임박한 위협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이 중동 내 군사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등 소위 중동 ‘시아파 벨트’ 국가에서 친(親)이란 민병대의 공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선(先)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일주일 만에 미군 9000명 증원 6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미군이 현재 운용 중인 전략폭격기 중 가장 큰 기종인 ‘B-52’ 6대를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로 파견했다.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벌어질 때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B-52는 최대 항속거리가 1만6000km에 달하고 최대 32t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핵무기와 순항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는 미군의 핵심 자산이다. 이날 미국은 바탄상륙준비단(ARG) 소속 해군과 해병 4500명도 추가로 중동에 배치하기로 했다. 바탄ARG는 강습상륙함인 USS 바탄을 중심으로 독(dock)형 상륙선거함 USS오크힐, 상륙수송선거함 USS 뉴욕 등으로 구성됐다. 해외 파병 경험이 풍부한 미 해병대 제26원정단(MEU)도 여기에 속한다. 이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대사관이 친이란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지난해 12월 31일 육군 82공수사단 신속대응부대(IRF) 750명을 쿠웨이트로 보낸 것을 시작으로 약 9000명의 미군을 중동에 추가 파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5월 이후 미군의 중동 증원 규모가 1만4000여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줄곧 해외 주둔 미군 철수를 주장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미군의 전력 증강에도 이란은 보복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6일 트위터에 “IR-655편의 숫자 ‘290’도 기억해야 한다”고 적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이란의 52개 시설을 조준하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52’는 1979년 이란 테헤란 미국대사관에서 미국인 52명이 인질로 잡혔던 사건과 관련이 있고 ‘290’은 1988년 7월 미 해군이 이란 공군기로 착각해 격추한 이란 항공기 ‘IR-655’의 사망자 290명과 연관돼 있다. 두 나라 정상이 각각 구원(舊怨)을 떠올리며 강 대 강으로 맞선 것이다. 또 7일 이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고향인 케르만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적(미국)에게 보복할 것이다. 그들이 아끼는 곳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경고했다.○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설 오락가락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이라크를 향해 미 행정부가 제재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6일 이슬람국가(IS) 퇴치 다국적군 사령관인 윌리엄 실리 미 해병대 준장이 이라크군에 “이라크의 미군 철수 요구를 존중해 향후 며칠에서 몇 주 동안 병력을 재배치하겠다”고 통보하는 서한을 보냈다. 수신처는 이라크 국방부의 바그다드연합작전사령부였다. 몇 시간 뒤 미 국방부가 발칵 뒤집혔다. ‘이라크 철군 불가’ 방침을 천명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과 달리 현지 사령관이 이라크 의회의 요구대로 철수 준비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워싱턴이 들끓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늦게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라크를 떠난다는 어떤 결정도 내린 적이 없다. 실리 준장의 편지는 우리의 입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동석한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서한은 서명조차 안 됐고 발송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가세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8일 워싱턴 의회에서 이란 관련 브리핑을 한다. 야당 민주당은 3일 미군이 사살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의 정당성, 작전 내용을 의회에 통보하지 않은 점 등을 줄곧 비판하고 있어 치열한 정치 공방이 예상된다. CNN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8일 오후 2시 30분(한국 시간 9일 오전 4시 30분) 상원에서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관한 내용을 비공개로 브리핑한다. 미 대통령은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에 따라 해외의 무력 분쟁에 군사력을 투입한 지 48시간 안에 반드시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솔레이마니 사살 다음 날인 4일 의회에 공습에 대한 공식 통지를 보냈지만 대부분의 내용을 기밀로 유지해 민주당에서 “읽고 나니 궁금증만 더 생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줄곧 “공격이 의회와의 협의 없이 이뤄졌다. 더 큰 폭력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며 상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강경파 폼페이오 장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솔레이마니 제거 결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폼페이오 장관이 몇 달 전부터 이를 준비해 왔다고 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 모두 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27일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로켓포 공격으로 이라크 키르쿠크 기지의 미국 민간인 1명이 숨지자 폼페이오 장관의 강경 대응안이 힘을 얻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동기인 에스퍼 장관도 이때는 폼페이오의 방안을 지지하며 보조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욕타임스(NYT) 등은 6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상원의원 불출마 의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이후 출마 포기 여부를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예윤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6일(현지 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유엔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 미 국가안보센터(CNI)에서 열린 세미나 및 기자 간담회중국·러시아가 제출한 유엔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 “통과가 쉽지는 않을 것이고 절충해야겠지만, 점진적인 제재완화가 이뤄지고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영변 등의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로 언급한 도발에 나서지 않은 것도 중-러의 결의안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것이다. 문 특보는 “비핵화를 먼저 한 뒤 보상한다는 (미국의)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걸 몇 개 주면서 북한을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러가 제재완화 결의안을 냈으니 우리 정부도 남북철도연결 사업 같은 건 할 수 있다”며 “공공사업에 대해서는 외국 투자가 가능해진 부분이 있는 만큼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제재에 대해 “우리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는 것”이라면서도 “(북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고 국내 정치적으로 어려워지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 수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들(지지자)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문 대통령은 정치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지금 완전히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서는 “ICBM은 15~17차례 실험을 거친 뒤 실전 배치하는데 북한은 이제 한 차례 했다. 임박한 위협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이 6일(현지 시간) ‘B-52’ 전략폭격기 6대를 인도양으로 보내고 해군·해병대 4500명의 중동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 이란 정부는 1988년 7월 미 해군의 오판으로 격추된 이란 항공기 ‘IR-655’의 사망자 290명을 언급하며 맞섰다. CNN 등은 이날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무인기 공격의 사정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동 최대 미 공군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가 아닌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로 ‘B-52’ 6대를 급파한다고 전했다. 추가 파병 병력 4500명은 수륙양용함 USS 바탄호에 탑승해 우선 지중해로 파견된 뒤 대(對)이란 작전에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숫자 ‘52’를 언급하는 자들은 ‘290’도 기억해야 한다. 이란을 절대 협박하지 말라”고 썼다.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79년 11월부터 444일간 이란 테헤란 미 대사관에서 미국인 52명을 인질로 붙잡힌 사건을 거론하며 “이란의 52개 시설을 조준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맞대응한 것이다. 당시 미군은 민간 항공기 IR-655를 이란 공군기로 착각해 미사일로 격추시켰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이라크를 제재하기 위한 초안 작성에도 착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이라크 의회가 미군 철수결의안을 가결시키자 “이전까지 보지 못한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이라크에서 명망있는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미국이 이라크를 떠나지 않으면 이라크가 ‘제2의 베트남’이 될 것”이라며 철군을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란이 정상국가처럼 행동하면 대통령은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사살한 후 미 고위관계자가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