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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목선의 ‘해상 노크 귀순’ 처리 과정에서 축소·은폐는 없었지만 군의 경계 작전은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부가 3일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북 소형 목선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군이 지난달 17일 브리핑에서 북한 목선의 발견 장소를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한 것은 관련 매뉴얼에 따라 유관 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군이 당시 브리핑에서 ‘경계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힌 것도 합참의 현장 조사 등을 토대로 ‘경계작전은 정상적으로 시행됐다’고 설명하기로 한 내부 협의에 따른 것이지 은폐 정황은 아니라고 정부는 밝혔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도 안이하게 판단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유근 안보실 1차장에게 엄중 경고 조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정부는 조사 결과 레이더 운용 요원의 북한 목선의 해안 반사파 오인, 육군 23사단의 초기 상황전파 과실 및 늑장 출동, 합참의 상황전파 지연, 열상감시장비(TOD)의 감시 공백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해경의 첫 상황보고 후 21분이 지나서야 처음 사건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경계작전 실패의 책임을 물어 박 의장 등을 엄중 경고 조치하고 8군단장을 보직 해임하는 한편으로 23사단장과 해군 1함대사령관은 징계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셀프 조사’로는 의혹을 해소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17일 브리핑 내용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일선 지휘관을 문책하기로 한 것은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정부가 북한 목선 귀순 사건이 발생한 지 18일 만인 3일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은폐 및 축소 의혹을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발표된 국방부, 국가정보원, 해경 등 관련 기관의 ‘북한 소형 목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브리핑’의 핵심은 ‘축소·은폐 의혹 조사 결과’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도 청와대와 군 당국이 그동안 내놓은 해명을 반복했다. “초기 상황 관리 과정에서 대북 군사보안상 통상적으로 쓰는 용어인 ‘삼척항 인근’으로 발견 장소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에 “‘삼척항 방파제’라 하지 않고 삼척항 인근이라고 모호하게 표현할 때 얻을 수 있는 대북 군사보안상의 이익은 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목선 발견 장소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우리 군의 해안 경계 시스템이 일부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명확하지 않은 해명을 이어갔다. “애초에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쓰자고 제안하거나 제시한 주체가 누구냐”는 질문도 나왔다. ‘윗선’이 남북 군사합의로 인해 경계가 느슨해졌다는 비난이 일 것을 우려해 ‘삼척항 인근’에서 표류하다가 발견된 것처럼 모호하게 표현하도록 지시한 것 아니냐는 것.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해경, 군 당국 등 유관기관이 협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유관기관에 청와대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청와대는 ‘삼척항 인근’ 표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해경과 군이 순수하게 논의해서 결정한 것”이라고도 했다. 국방부는 큰 틀에서는 청와대와 발표문 내용을 논의했지만 세세한 표현까지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등 ‘청와대 개입 의혹’을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은폐·축소 의혹을 조사한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을 조사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개입 의혹을 밝힐 핵심 인사인 두 사람을 제외했다는 건 ‘반의 반쪽’짜리 조사이고, 애초부터 청와대와의 연결고리를 밝혀낼 의지가 없었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은폐·축소하지 않은 증거 중 하나로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에 논란이 있어 합동참모본부가 6월 18일 기자들에게 발견 지점을 삼척항 방파제라고 정정해 문자로 공지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합참은 당시 문자 공지를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국방부 기자단 간사를 통해 6월 18일 늦은 오후 구두로 전달했다. 이마저도 언론에서 목격자 증언으로 ‘목선이 삼척항 인근 해상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라 삼척항까지 입항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후에 나온 뒤늦은 조치였다. 정부 결론은 결국 은폐·축소 의도는 없었지만 군이 군사보안에 집중한 나머지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못해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생각이 짧았다’고 반성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셈이다. 다만 정부는 지난달 17일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삼척항까지 입항했는데도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군 당국이 발표한 부분에 대해선 “매우 부적절했다”고 인정했다.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군 발표 결과가 ‘해상 경계태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로 이해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안이하게 판단한 측면이 있다”면서 “대통령도 이 점을 질책하셨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 발표에 이어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 장관과 박 의장을 일제히 질타했다.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조사는 국방부에서 했는데 발표는 국무조정실 1차장이 하다니 정말 웃기는 브리핑”이라며 “정작 국정원이나 청와대 관련 부분은 전혀 조사되지 않았다”고 했다. 합참 등 군 당국의 ‘거짓 브리핑’이 사건 은폐·축소 의혹을 키웠는데도 정작 박 의장에 대해선 경계작전 감독 소홀의 책임만 물어 엄중 경고에 그친 데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허술한 첫 브리핑으로 군을 당나라군으로 만든 장본인인데 조치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군의) 문제 해결 능력이 빵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재확인했다. 한국당의 ‘북한 선박 입항 은폐·조작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영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군이 삼척항 인근이라고 발표한 직접적인 계기와 국방부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이 참석한 경위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며 “오늘 발표에서 정부가 함구한 일체의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조동주 기자}
북한 무인기일 가능성이 있는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하하는 모습이 포착돼 군 당국에 한때 비상이 걸렸다. 확인 결과 이 비행체는 20여 마리가 무리 지은 새 떼로 드러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합동참모본부는 1일 오후 3시 10분쯤 “강원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오후 1시경 레이더에 정체불명의 항적이 포착돼 확인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합참에 따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체는 공군 레이더 등 감시자산에 오후 1시 1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포착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군은 곧바로 F-16, KF-16 등 전투기를 대거 출격시키는 등 사태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전투기가 이 비행체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9·19 군사합의에서 전투기 비행을 금지한 MDL 이남 20km(서부전선 전투기 비행금지구역) 내로 접근하기도 했다. 군 당국은 북한과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오후 2시 40분쯤 군 통신선을 통해 비행체를 확인하기 위해 비행금지구역 내로 비행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북측에 보냈다. 출격한 전투기 조종사들이 강원 태백 상공에서 이 비행체와 같은 고도로 비행하며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새 떼로 드러났다. 새 떼는 3∼5km 고도에서 시속 93km로 비행했다고 한다. 이 새 떼가 흩어졌다 모였다를 반복하며 비행하는 바람에 레이더상에서도 식별됐다 사라졌다를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육군 일병이 자신의 동기에게 변을 먹이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구속된 7사단(강원 화천군) 소속 A 일병은 4월 초 같은 부대 동기 B 일병과 함께 외박을 나가 모텔에 투숙하던 중 B 일병에게 소변을 얼굴에 바르게 하고 이를 먹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일병은 외박에서 복귀한 뒤 부대 내에서도 B 일병이 느리고 어수룩하게 행동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변을 먹이고 수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A 일병은 “B 일병에게 대소변을 먹으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B 일병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일병의 이 같은 혐의는 B 일병이 지난달 12일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서 군 수사당국에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폭행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혐의가 인정돼 A 일병을 구속한 것”이라며 “다만 변을 먹인 것이 사실인지는 가해자와 피해자 진술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만큼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B 일병은 조사 과정에서 A 일병 외에도 고참인 C, D 일병 역시 4∼6월 자신을 수차례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C, D 일병은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손효주 hjson@donga.com / 춘천=이인모 기자}

하노이 노딜 이후 4개월 이상 주춤했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다시 한 번에 부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 후 비건 대표를 언급하며 북한과의 실무회담을 주도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 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협상을 하겠다. 비건 대표가 저를 대표해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많은 복잡한 일이 남았지만 우리는 이제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며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실무팀을) 선정해 이미 (명단을) 갖고 있다. 비건 대표가 (실무팀의) 대표가 될 것이다. 비건 대표는 전문가인 동시에 한국과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은 하노이 합의 결렬 이후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협상팀의 핵심 포스트 교체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향후 실무협상 방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인 협상과 합의를 하겠다는 점에 대해 합의했다”고 말한 뒤 “우리는 이미 팀을 갖고 있고, 양측이 선호하는 상대들과 얘기하기로 한 것이다. 과거 상대보다 새로운 상대와 더 좋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출국하기 전 경기 평택시 주한 미 공군기지(오산기지) 연설에서도 “대단한 팀을 꾸릴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 주도하에 (북-미)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폼페이오 장관을 주축으로 한 미국의 협상 라인은 큰 변동이 없는 대신 북한 협상팀은 외무성을 축으로 대폭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의 ‘번개 회담’에서도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특히 하노이 결렬 이후 ‘김정은의 입’으로 부상했고, 급기야 6월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3주년 행사에서 주석단에 처음 앉은 최선희가 북한 협상팀의 ‘키 맨’인 것으로 정부 당국은 주시하고 있다. 비건 대표와 최선희 제1부상 단둘이 30일 자유의 집 로비에서 5분 넘게 대화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황인찬 hic@donga.com·손효주 기자}
국가보훈처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모범 국가유공자 등 26명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엔 모범 국가보훈대상자 20명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증진하는 데 기여한 6명이 국민훈장,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총리 표창을 각각 받는다.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김정규 씨(75)는 1969년 베트남전에 참전해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한 공로로 1970년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바 있다. 그는 2013년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사무총장에 부임해 국가유공자 장례 지원 매뉴얼을 정립하는 데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 김달수 씨(76)는 윤봉길 의사 전집 발간과 상하이 훙커우 공원 내 윤봉길의사기념관 건립에 재산을 기부하는 등 40년 넘게 윤봉길 의사 선양 사업에 힘써왔다.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 이상우 씨(63)는 1977년 해병대 부사관으로 임관해 1991년 대간첩작전과 1995년 한미연합상륙작전 중 부상을 입고 의병전역한 뒤 30년 넘게 보육원과 요양원에서 자원봉사를 해왔다. 보훈처는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타의 모범이 된 분들에 대한 포상을 통해 국가보훈대상자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 분위기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처음엔 중국 배인 줄 알고 지나쳤다가 ‘북에서 왔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라 즉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15일 오전 북한 어선의 ‘해상 노크 귀순’을 최초로 신고한 김경현 씨(51·회사원)는 24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이 탄 북한 배가 우리 항구에 정박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 어선을 어떻게 발견했나. “매주 회사 일로 삼척에 올라온다. 그날도 차를 삼척항 어판장에 대고, 바닷가 산책을 나갔는데 부두에서 북한 배처럼 생긴 게 보였다. 주변에 군과 경찰이 없어서 ‘중국에서 왔겠지’ 하고 지나쳤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다시 가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북에서 왔다’고 했다.” ―다른 대화는 없었나. “가장 젊은 사람이 ‘전화기를 빌려달라’고 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서울에 있는 이모와 통화를 하려고 한다’고 해서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112에 신고했다. 그게 15일 오전 6시 46분이었다.” ―신고를 받은 112의 반응은…. “깜짝 놀란 느낌이었다. ‘어떻게 왔는지 물어봐달라’고 해서 (북한 주민들에게) 물었더니 ‘고기 잡으러 나왔다가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가장 가까이 떠밀려온 곳이 삼척항’이라고 답해서 그대로 알려줬다. 이후 112 상황실에서 문의한 내용을 북 주민들에게 파악해 전달하면서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통화를 계속했다.” ―발견 당시 북 주민들의 모습과 특이점은…. “2명은 배 안에, 나머지 2명은 방파제 부두에 올라와 1명은 앉아있고, 1명은 서성거리고 있었다. 앉은 사람은 매우 허탈한 표정으로 느껴졌다. (인민복을 입은) 젊은 사람은 진짜 옷을 깔끔하게 입고 있어서 놀랐다. (옷에) 주름까지 잡혀 있었다.” ―신고 후 경찰 출동에 얼마나 걸렸나. “오래 걸리진 않았다. 경찰차가 먼저 도착하고, 이어 해경과 사복 입은 경찰들이 와서 북한 배와 주민들을 조사했다. 현장을 지켜보다가 나도 인근 해경 파출소로 동행해서 30여 분 동안 발견·신고 경위, 북한 주민과의 대화 내용 등을 설명하고 돌아왔다.” ―관계당국에서 신고해준 것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나. “경찰 쪽 보안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감사하다. 다음에 오면 밥 한 끼 사겠다’는 말을 들은 게 전부다. 그 외 정부기관이나 단체에서 전화 한 통 없었다. 솔직히 많이 섭섭하다.” 한편 24일 본보가 입수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삼척항 입항 북한 어선 대상 소독 등 검역 협조 요청’ 공문에 따르면 북 어선 관련 정보가 방역당국과는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공문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국인 북한 어선이 입항한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확인했다”고 했다. 이 공문의 발송 시점은 북 어선 입항 5일이 지난 20일이었고 농식품부는 어선 소재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ASF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이 100%로 알려져 있다. 전파 속도도 빨라 신속한 방역이 관건이지만 부처 간 정보 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북 어선 노크 귀순에 대한 축소·은폐 의혹이 여전하지만 군은 추가 해명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북 어선의 삼척항 부두 정박 발견 신고 직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주요 관계자들이 합참 상황실에 모여서 관련 논의를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 가열되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끝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장관석·손효주 기자}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까지 들어오는 ‘해상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또 다른 북한 어선이 NLL을 남하했다. 2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상 경계 및 정찰작전을 실시 중이던 해군 해상초계기 P-3C는 이날 오전 9시경 독도 북동쪽 약 115km, NLL 남쪽 52km 해상에서 표류 중인 북한 어선 1척을 포착했다. 해군은 이 같은 상황을 어선 발견 지점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비작전 중이던 해경 경비정에 전파했다. 경비정은 오전 10시 40분 현장에 도착해 어선을 확인했다. 해당 어선은 5t 규모의 목선으로 선원 7명이 타고 있었다. 이날 낮 12시 10분엔 북한 해군이 우리 해군에 남북 통신망을 통해 “우리(북한) 어선을 구조해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해경은 조난 경위 등을 확인하려 했으나 북한 어선 선원들은 대답을 거부하며 “북으로 가겠다” “해경의 예인 없이 자력으로 북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경 감시하에 이 어선은 시속 5.5km 속도로 항해해 이날 오후 8시경 NLL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 해경 관계자는 “어선 선원들이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은 데다 북한 해군의 구조 요청이 있어 별도의 조사 없이 최대한 빨리 돌려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군이 국민들께 (북한 어선 귀순)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함께 경계 태세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보고드리지 못했다”며 재차 군에 책임을 돌리자 군 일각에서 청와대에 대한 반발이 감지되고 있다. 23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군 내부에선 15일 오전 귀순 사건이 발생하자 이날 오후 이런 사실을 지역 언론에 간단히 발표한 해경과 별도로 군 차원에서도 발표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삼척항에 북한 어선이 입항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한 경계작전 실패의 책임은 군에도 있고 11일 또 다른 어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남하했을 때는 군이 발표했던 만큼 발표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는 것. 그러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군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군이 직접 발표하면 경계작전 실패 논란은 물론이고 ‘남북 군사합의가 해상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을 우려한 조치 아니었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군의 첫 ‘대국민 발표’로 은폐·축소 논란의 핵심이 된 17일 브리핑 역시 발표문 작성에 국가안보실이 알려진 것보다 더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이 군이 만든 발표문을 보고받거나 상황을 공유·협의 정도만 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대북관계에 영향을 끼칠 중대 사건의 발표 내용은 국가안보실이 적극 개입해 사실상 발표문을 수정·승인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발표문엔 어선 발견 위치가 ‘삼척항 인근’으로 돼 있는 등 경계작전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고 이번 사건이 별게 아니라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듯한 대목이 있어 논란이 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가 ‘국가안보실에도 소홀함이 있었다’며 도의적 책임만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 영향력을 생각하면 (청와대의 해명은) 다소 당황스럽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 어선의 ‘해상판 노크 귀순’과 관련해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장에게도 관련 사실을 허위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노크 귀순의 전말이 드러난 19일 하루 전인 18일에 북한 어선 정박 상황을 보고했다. 이때 합참은 “어선이 10일 가까이 표류했다” “동력이 있는데 (어선의) 기름이 떨어졌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고했다고 안 위원장이 밝혔다. 18일은 112 신고를 통해 북한 어선이 삼척항 방파제에 정박한 사실이 알려지기 하루 전이다. 안 위원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군의) 18, 19일 보고 내용이 판이하게 180도 달랐다”며 “오직 사실만이 진실인데, 어떻게 군이 사실을 왜곡해 국회에 보고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군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했다. 특히 경계 작전에 실패한 해군은 해경으로부터 북한 선박의 정박 사실을 최초로 보고받은 지 20∼30분이 지난 후 초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안 위원장은 “정박 사실을 인지한 해경이 해군1함대에 전화 통보 없이 팩스 1통으로 상황을 전파했다”며 “해군은 이 팩스를 20∼30분 늦게 확인해 초동 대응이 더 늦어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합참은 “합동신문을 군이 아니라 통일부가 주관하기 때문에 최초 상황에 대한 정보 입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입수한 해경 최초 상황보고서에는 “배가 난파된 게 아니라 정박” “(112) 신고자가 물어보니 북한에서 왔다고 함” 등이 적시돼 해명조차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군 안팎에선 이번 사태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군 지휘부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군 지휘부가 ‘문제없다’는 합참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도 별 반응이 없다가 사태의 전말이 언론에 공개되자 엄중 문책에 나선 것이 ‘책임 미루기’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군 수뇌부의 책임도 크다는 비판 여론이 군 안팎으로 번질 경우 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장관석 jks@donga.com·손효주 기자}

15일 강원 삼척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채로 우리 주민에게 발견된 북한 어선은 ‘출항지령서(조업허가증)’를 받은 뒤 중국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해도를 싣고서 9일 함경북도 경성군의 한 어촌항을 출항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8일 북한 관계당국에서 출항지령서를 얻은 뒤 다음 날 소형 목선(1.8t)을 타고 나온 뒤 동해 북방한계선(NLL) 근처까지 내려와 위장조업을 하다가 12일 NLL을 넘어 남하했다. 이후 GPS와 해도에 의지해 경북 울릉도 인근 해상을 떠돌다가 15일 오전 6시 20분에 삼척항 방파제 부두에 접안했다. 군의 경계작전 실패로 초래된 북 어선의 ‘해상 노크귀순’ 파문이 확산되면서 해당 부대는 물론이고 군 지휘부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군은 17일 관련 브리핑에서 “조사 결과 해상·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가 주민 증언과 촬영사진 등을 통해 귀순의 전말이 공개되자 19일 경계 미비와 실책을 뒤늦게 인정했다. ○ NLL 넘어와 사흘간 기다리다가 ‘대기 귀순’ 정부당국에 따르면 9일 경성군을 출항한 북한 어선은 12일 오후 9시경 동해 NLL을 넘은 뒤 사흘간이나 울릉도와 강원 강릉 삼척 앞바다를 떠돌다가 15일 오전 6시 20분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 군 당국자는 “북 어선은 삼척항 먼바다에서 엔진을 끄고 대기하다가 15일 새벽에 시동을 걸고 귀순을 강행한 걸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당시 동해 NLL 일대의 해군 함정과 해상초계기 등 감시전력은 북한 어선의 NLL 남하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상에 배치된 지능형 영상감시장비도 삼척항으로 들어오는 북 어선을 포착했지만 우리 어선으로 판단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앞서 군은 17일 브리핑에선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군은 당초 북 어선이 표류하다가 떠내려오는 바람에 레이더 등으로 포착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가 19일 브리핑에선 자체 동력(28마력 엔진)으로 삼척항에 들어왔다고 말을 바꿨다. 군은 당시 북 어선의 부두 정박 후 1시간여가 지난 뒤에야 병력이 현장에 출동한 사실도 19일에야 처음 공개했다. 하지만 북한 어선에 GPS가 장착된 사실은 17일과 19일 브리핑에서 모두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귀순 경로 노출과 이에 따른 경계 실패 책임론을 피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사는 이모와 통화하게 휴대전화 빌려달라’ 북한 주민 4명 중 2명은 처음부터 귀순 의사를 갖고 출항했다고 진술했다고 군은 밝혔다. 이 때문에 나머지 2명은 본인 의사에 따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송환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주민 1명은 “북한에서 내려왔다. (탈북해서)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할 수 있게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말했다고 군은 전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 주민은 인민복과 군복, 작업복 차림이었고, 정부합동조사에서 모두 민간인으로 1차 확인한 뒤 구체적 신분을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한 명은 북한에서 배우자와의 불화로 귀순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히 되짚어보고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군이 경계 실패를 숨기려고 쉬쉬하다가 화를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안보의 무장해제를 가져온 국방부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 주민 4명이 타고 온 소형 어선의 행방에 대해 통일부는 “어선을 폐기했다”고 한 반면 군 당국은 “보관 중”이라며 정반대로 말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군 당국은 19일 브리핑을 열고 “어선은 동해 해군 1함대에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통상 북한 주민이 타고 온 선박은 북측의 요청이 있으면 관계기관과 협의해 북방한계선(NLL)으로 예인해 북측에 인계한다. 그러나 이는 실수로 남하한 경우이며 북한 주민이 귀순하는 과정에서 타고 온 소형 어선은 북측 요청이 없을 경우 대부분 선장의 동의를 받아 폐기한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는 선장의 동의가 있었지만 아직 정부합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일단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해당 어선은) 선장 동의하에 폐기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통일부가 어선을 폐기했다고 한 내용을 담은 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18일 저녁 때 알았다. 즉시 바로잡지 않은 건 실수였다”고 했다. 그러나 통일부 관계자는 군 당국이 “어선을 보관 중”이라고 발표한 19일에도 “(어선을) 폐기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폐기했다고 통일부에 전해준 게 국방부”라고 밝혔다. 그러자 군 관계자는 다시 “통일부가 향후 폐기할 계획인 부분을 이미 폐기가 끝난 것으로 말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국가정보원은 이날 오후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에 대한 브리핑에서 보관 중인 북한 어선 동영상까지 보여줬다. 군이 초동 단계에서 폐기 여부를 밝히지 않은 만큼 “증거인멸 차원에서 군이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한편 자유한국당이 이날 입수한 합동참모본부 자료에 따르면 합참은 2017년 12월 21일 오전 10시 반 연평도 해상에서 발견된 북한군 소속 추정 소형 선박 1척도 “대공 용의점이 없다”며 발견 당일 오후 4시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손효주 hjson@donga.com·장관석 기자}
군 당국이 15일 발생한 ‘해상판 노크 귀순’에 대해 사건 내용을 축소하거나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사건 발생 당시 우리 군의 경계 작전 상황 등에 대해 17일 브리핑한 내용을 보면 어선이 삼척항 부두에서 발견된 사실을 언급하지 않거나 어선이 먼 해상에 있었던 것처럼 암시한 흔적이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어선 높이가 1.3m로 당시 파고(1.5∼2m)보다 낮아 감시요원들이 (어선을) 파도가 일으키는 반사파로 인식했다”며 어선을 포착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어선이 발견된 정확한 위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항구에서 최소 수 km 떨어진 거리에 있었음을 시사한 것. 이어 “목선이 가까이 있었다면 탐지가 용이하고 멀리 있으면 탐지가 안 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어선은 레이더가 아닌 육안으로도 식별 가능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해 있었다. 군은 브리핑에서 해안 초소에 설치된 레이더 등 감시 장비의 노후화 문제를 언급하며 장비 탓을 하거나 레이더 운용요원 교육 강화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어선이 고장 난 기관을 자체 수리한 다음 삼척항으로 들어와 부두에 정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군이 관련 대목을 감추려 했다는 말이 나온다. 합참은 17일 “(어선이) 기동하지 않고 해류 속도로 떠내려오다 보니 근무자들이 식별하지 못했다”며 기관이 고장 난 채 삼척항 인근 해상에서 표류한 것처럼 말했다. 사건 은폐 논란에 합참 관계자는 “군은 어선이 발견된 위치나 경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한 바 없다”며 “일부 내용은 아직 조사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한 것으로 은폐하거나 거짓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5일 발생한 북한 어선의 동해 북방한계선(NLL) 남하 사건이 ‘해상판 노크 귀순’으로 확인된 가운데 과거 발생한 ‘노크 귀순’ 사건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2012년 10월 발생한 노크 귀순은 우리 군의 허술한 경계 태세에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대표적인 경계 실패 사례로 꼽힌다. 당시 북한군 병사 1명은 강원 고성 지역 3중 철책을 아무런 제지 없이 넘은 다음 우리 군 일반전방초소(GOP) 생활관까지 왔다. 이 병사는 오후 11시 20분쯤 생활관 문을 두드렸고, 군 장병들이 신병을 확보했다. 당시 이 북한군은 이 생활관 문을 두드리기에 앞서 또 다른 생활관 문을 두드리고 우리 군 초소를 찾은 사실이 밝혀지는 등 총체적인 경계 태세 소홀 문제가 드러났다. 이후에도 2013년 8월 북한 주민 1명이 인천 강화군 교동도 민가 문을 두드려 집주인을 깨우고, 집주인이 신고할 때까지 군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또 다른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했다. 2015년 6월엔 귀순하려는 북한군 병사가 한국군 최전방 감시초소(GP) 인근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기다린 뒤 다음 날 아침 GP 인근 철책을 흔들어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우리 군에 알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세간에선 노크 귀순에 이은 ‘1박 귀순’이 발생했다며 군의 경계 태세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150km 이상 남하했는데도 우리 군과 해경은 이를 전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해상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 50분경 강원 삼척시 삼척항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한국 어선은 표류 중인 북한 어선 1척을 발견해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어선에는 북한 어민 4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어선의 표류는 기관 고장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어선이 NLL 이남 150km에 이르는 지역까지 표류해 올 때까지 군이나 해경이 사전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 표류해 온 북한 어선은 소형 목선으로 알려졌다. 소형 목선은 크기 탓에 해군이나 해경 함정이 운용하는 레이더나 육군이 해안에서 운용하는 감시 장비 등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군 소형 함정이 경계를 뚫고 남하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군과 해경이 사전에 어선을 발견하지 못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면서도 “경비함을 수백, 수천 척을 배치한다고 해도 해상 특성상 경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북한 선원들이 당국에 인계된 지 하루가 지난 16일 오후 현재까지도 북한에 귀환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일부 선원들이 귀순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11일 NLL 이남으로 표류했던 또 다른 북한 어선의 선원들은 발견 6시간여 만에 북측에 인계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들이 (귀순하겠다는) 확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귀환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이지훈 기자}

영화배우 안성기, 박중훈 씨가 군 당국이 진행 중인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과 관련해 현장 탐방 행사에 참여하고 재능기부를 하는 등 유해발굴사업 알리기에 나섰다. 13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박 씨는 이날 유해발굴감식단 홍보대사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6·25 참전용사 후손 등 20여 명과 함께 강원 화천 지역의 유해발굴 현장을 찾는 등 ‘타임머신 1950’ 행사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서 교수가 2016년부터 시작한 유해발굴 현장체험 행사로 유해발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안 씨는 이달 중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6·25 전사자 유족들의 유전자 시료 채취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의 라디오 광고 내레이션을 녹음할 예정이다. 유해발굴감식단 측은 “안성기 씨의 따뜻하고 진솔한 목소리가 국민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6·25 전사자 유해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라며 유해발굴사업 알리기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그간 통신 단말·장비 제조사들이 부정해 온 ‘백도어’ 존재 가능성에 대해 “해당 제조사들 외에는 외부 인증기관들도 검증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방보안 콘퍼런스에서다. 백도어란 알려지지 않은 외부 경로, 즉 스마트폰 등 통신 단말기나 통신장비에 제조사가 악의적으로 정보 유출 등을 목적으로 심어 놓은 비밀 통로다. 이옥연 국민대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교수는 13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서 주최한 ‘2019 국방보안 콘퍼런스’에서 “4세대(4G), 5세대(5G) 통신 모두 핵심망 장비의 백도어 문제는 제조사 이외에는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통신망 장비에 제조사가 악의적으로 백도어를 심을 경우 해당 장비를 납품받아 통신망을 구축한 통신사로서는 검출이 불가능하고 결국 국가의 핵심 통신망까지 침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백도어 우려로 미 정부기관으로부터 거래가 전면 차단된 화웨이가 “CC인증(컴퓨터 보안 표준), PCI인증(결제 보안 표준) 등 글로벌 인증을 통해 명백함을 밝히겠다”고 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CC인증 등의 국제표준도 궁극적으론 정상 작동 경로를 검증하는 절차일 뿐 제조사가 몰래 숨겨 놓은 백도어를 찾을 수 있는 장치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민간의 5G 주파수 대역이 확대되면 해당 대역이 군용 주파수 대역에 영향을 줘 통신보안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군 통신망과 5G망은 분리돼 있지만 5G 주파수 대역 확대에 따라 전파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5G 장비에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전파 간섭 과정에서 군 통신망을 통해 전달되는 군사기밀이 민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곽도영 now@donga.com·손효주 기자}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6일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달 쏜 미사일을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고 명시했다는 것은 군 차원은 물론 미 연방의회도 이번 도발을 탄도미사일로 결론 냈음을 의미한다. “아직 분석 중”이라는 한국 국방부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한미 정부가 미사일 분석을 일찌감치 끝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달 중순 북한이 지난달 4일과 9일 발사한 총 3발의 미사일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결론 낸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 국방부에도 공식 보고됐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에 정책 지원 분석을 주도하는 의회조사국까지도 지난달 북한 도발을 탄도미사일로 못 박은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움직이는 두 축인 연방정부와 연방의회가 그만큼 북한의 도발 재개를 엄중하게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보고서는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여주기나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CRS 보고서는 북한의 도발에 실제 기술적인 진전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연료 주입 과정 등에서 사전 포착이 어려워 기습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기술에 요격 회피 기술 등이 추가된 한층 더 위협적인 미사일을 최종 확보하고, 이를 실전에서 사용하기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사전에 정해놓은 ‘로드맵’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조만간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한국 정부만이 탄도미사일이라고 못 박지 않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고 해서 추가 도발을 막는 등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은 착각”이라고 했다. 한편 CRS가 같은 날 공개한 ‘북한: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입법 근거’ 보고서도 북한의 KN-23 미사일에 대한 분석처럼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가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CRS 보고서만 봐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에 대한 인식이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 쪽에서도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없이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대북제재를 해제하거나 완화하는 것은 미국 체제에서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고서는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6·25전쟁에 유엔군 전차병으로 참전한 캐나다군 참전용사 유해가 한국 땅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10일 “2017년 3월 별세한 앨버트 휴 맥브라이드 씨(사진)의 유해 봉환식이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다”며 “12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유해 안장식이 개최된다”고 밝혔다. 맥브라이드 씨는 캐나다군 전차병으로 1951년 11월∼1953년 1월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6·25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1953년부터는 캐나다 왕립공군에 입대해 22년간 복무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맥브라이드 씨는 한국 땅에 안장되겠다는 뜻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한다. 보훈처 관계자는 “맥브라이드 씨가 사망 전 6·25전쟁 캐나다군 참전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함께 잠들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있는 유엔군 2300여 명의 묘지 가운데 378곳의 묘지에 캐나다군 참전용사가 안장돼 있다. 유언에 따라 고인의 부인은 지난해 한국 정부에 유해를 한국에 안장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고인의 유해는 11일 오후 부인 및 손자 브랜던 맥브라이드 씨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공항에서 봉환식이 진행된 뒤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임시로 안치된 뒤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엔군 참전용사의 사후 안장식은 2015년 5월 프랑스 참전용사 레몽 베르나르 씨 안장식이 열린 이후 이번이 9번째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하루 이틀이면 기초 분석은 다 끝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한창이던 2014∼2017년, 군 내부에서 미사일 정보 분석에 관여한 이들의 답변은 대체로 이랬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군은 비행 궤적 등의 정보를 토대로 초기 분석을 신속하게 마친다. 이후 미군이 수집한 정보를 더해 ‘미사일 퍼즐’을 완성한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종류에 따라 시간이 더 걸릴 순 있지만 탄도미사일인지를 가리느라 한 달이 넘게 걸린 적은 없었다”고 했다.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쏜 지 한 달이 넘었다. 10일 현재도 국방부는 “분석 중”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북한 도발 국면에선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군은 그간 대북 정보력이 평가절하되는 것을 막고 한미 군 당국의 빈틈없는 공조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발사 직후나 다음 날 큰 틀의 분석 결과를 발표해왔다. 군 당국자는 “스커드 등 익숙한 미사일이면 금방 분석이 되지만 이번엔 신형 아니냐”고 했다. ‘특수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해명을 반박할 사례는 많다. 북한의 2014년 8월 신형 미사일 도발이 대표적이다. 발사 당일 군 당국은 이를 300mm 방사포로 분석했다가 다음 날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수정했다. 북한이 노동신문 등을 통해 발사체 사진을 ‘셀프 공개’하며 정확한 분석을 위한 핵심 자료를 제공했던 것이다. 이번 상황은 2014년 8월과 비슷하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발사 다음 날 사진을 공개했다. 현역 장교 A 씨는 “결정적 증거물이 나왔는데도 분석 중이라는 건 정치적 이유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 ‘아직도 분석 중’이라는 말을 믿는 군인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국방부는 군의 역할을 “한미 양국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이 말의 의미를 “군이 군사안보를 강화하는 모습, 외교 뒤에 강력한 군사력이 버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 북한이 ‘외교적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는 듯하다. 탄도미사일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발표하는 것까지 자제해야 외교가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를 두고 “대화로 풀어가려는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숨겨진 의미”라고 국제사회에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정부 정책 기조가 대북 유화책인 만큼 국방부 홀로 강경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국방부가 ‘통일 및 남북대화·협력에 관한 정책 수립 등의 사무’를 하는 통일부 역할을 하는 게 맞는 것일까. 대화의 동력을 살리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건 통일부고, 이를 거드는 건 외교부다. 핵무장을 한 북한과 마주한 분단국가의 국방부가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 기조를 이유로 다른 부처처럼 ‘굿캅’ 역할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아직까지도 탄도미사일이라고 하지 않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탄도미사일 함구령으로 얻게 될 국익의 실체는 모호하다. 북한마저도 이미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한 상황. 북한과 유지해야 할 최소한의 전략적 ‘밀당’이 실종되면 북한엔 “한국은 어차피 우리 편”이라는 잘못된 시그널만 줄 수 있다. 부처별로 ‘굿캅-배드캅’으로 역할을 분담해 북한이 적당한 긴장감을 갖게 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물론 2017년 북한이 한창 도발을 이어갔을 때처럼 합동참모본부 장군이 나와 “무모한 도발은 북한의 붕괴를 재촉할 것”이라며 초강경 대응을 하라는 건 아니다. 단지 외교적 판단보다는 군사안보적 판단에 집중하는 부처 하나는 제대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탄도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이라고 있는 그대로 발표해야 군이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대북 군사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릴 수 있고, 국민적 신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핵화 해법도 사실에 기반해야 나올 수 있다. 손효주 정치부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