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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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라는 정글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합니다. 도시를 산책하고 탐사하는 즐거움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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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러, 우크라 군사개입 명백” 추가제재 경고

    전차 등으로 중무장한 러시아군 1000여 명이 국경을 넘어와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친(親)러시아 반군에 가세하면서 반군 점령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27일 아조프 해 연안 노보아좁스크가 점령당한 데 이어 인근의 스타로베셰베, 암브로시프카 등이 러시아군과 친러 반군의 수중에 들어갔다고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회가 밝혔다. 노보아좁스크에서 약 30km 떨어진 주요 도시 마리우폴 부근에서도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마리우폴은 3월 러시아가 합병한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반군이 이 도시를 점령하면 러시아 본토에서 크림 반도로 연결되는 통로가 확보된다. 우크라이나는 29일 이번 러시아군의 개입을 ‘전면적 침공’으로 규정하고 국가안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폐지됐던 징병제를 가을부터 부활시키기로 결정했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총리는 또 비동맹 지위 유지에 관한 헌법 조항을 무효화시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명백하게 침해했다고 비난했다. 또 나토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우크라이나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한 뒤 러시아에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남부에 러시아가 깊숙이 군사개입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며 “러시아는 더 큰 비용과 추가 제재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토의 니코 탁 준장은 러시아군 1000여 명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러시아군 전차, 장갑차와 텐트들로 가득 차 있는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주 국경지역 위성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날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격돌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미국대사는 “러시아는 이번 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맞서 비탈리 추르킨 유엔 러시아대사는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 군대가 전혀 없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서방의 비난에 직면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친러 반군에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포위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열어주라”면서 “이는 무의미한 희생을 피하고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여론전을 펼쳤다. 반군 지도자는 러시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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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포로셴코 첫 양자 정상회담… 우크라사태 해결 실무회담 합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 첫 양자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유혈사태 종식을 위한 실무접촉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푸틴과 포로셴코는 이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독립궁전’에서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과 함께 회동한 뒤 2시간 동안 양자회담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실무대표들로 구성된 접촉그룹이 가능한 한 빨리 민스크에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포로셴코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 합의에 이르기 위한 로드맵을 가능한 한 빨리 마련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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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펠르랭, 이번엔 佛 문화장관으로

    26일(현지 시간) 단행된 프랑스 개각에서 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41·사진) 씨가 문화대국 프랑스의 문화정책을 총괄 지휘하는 사령탑에 올랐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마뉘엘 발스 총리 2기 내각을 임명하며 펠르랭을 문화부 장관에 임명했다. 펠르랭 장관은 올랑드 정부가 출범한 2012년에 입각해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과 통상국무장관을 거쳐 이번에 문화부 장관까지 2년 넘게 장관으로 일하게 됐다. 문화부 장관은 요직 중 요직으로 사실상 승진한 셈이다. 문화를 중시하는 프랑스의 문화부 장관은 ‘문화대국’ 프랑스의 위상이 자리 잡은 이후로 내각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로 평가돼왔다. 샤를 드골 대통령 시절의 앙드레 말로 장관,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시절의 자크 랑 장관이 각각 10년씩 봉직하기도 했다. 펠르랭은 1973년 출생 직후 거리에서 발견된 뒤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됐다. 이후 원자물리학 박사인 양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니의 보살핌 속에 16세 때 대학입학 자격을 취득했고 명문 상경계 그랑제콜 에세크(ESSEC)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프랑스 최고 엘리트 양성 학교인 파리정치대와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2002년 사회당 연설 문안 작성을 맡으며 정치권에 입문했고 2007년 대선에서는 디지털 경제 전문가로 일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편 올랑드 대통령은 신임 경제장관으로 최측근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깜짝 발탁했다. 36세의 마크롱 신임 경제장관은 세계적인 금융 재벌인 로스차일드가 계열사의 고위 임원 출신으로 올 초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됐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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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임상시험중 에볼라 치료제, WHO요청땐 阿에 제공”

    일본이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지역에 임상시험 단계인 에볼라 치료제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일본 기업이 개발 중인) 미승인 에볼라 치료제의 사용 허가를 검토하고 있다”며 “WHO가 요청하면 미승인 약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WHO의 허가가 나기 전이라도 긴급한 경우 일정한 조건 아래 개별 요청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스가 장관이 언급한 치료제는 후지필름이 미국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인 인플루엔자 치료제 ‘아비간’이다.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는 못했지만 생쥐 실험 결과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정부도 에볼라 확산에 대비해 이 치료제의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후지필름은 2만 명 이상의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분량의 아비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부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도 에볼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콩고의 펠릭스 카방게 눔비 보건장관은 북서부 지역에서 이달 중순 이래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괴질 환자 8명을 상대로 표본 검사를 한 결과 “2명이 에볼라 양성반응을 나타냈다”고 24일 밝혔다. 눔비 장관은 이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 일대에 퍼진 것과는 다른 종이라며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민주콩고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기존에 없던 변종으로 밝혀지면,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제가 이 지역에서 효능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 201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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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의회 無勞無賃… 결석 잦을땐 세비삭감

    ‘고유 넘버가 붙은 의원 공식 차량은 덜레스·레이건 공항 내 무료 주차 및 교통 위반 딱지 발부하지 않기, 의원의 업무상 외유 시 군용기 사용 가능, 24시간 경호 대상은 의회 의장을 포함한 여야 지도부 5인.’ 초강대국 미국의 입법권을 쥔 연방 의원들의 ‘특권 명세서’는 이것이 전부다. 40여 개의 특권이 보장돼 있는 한국 국회의원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미 의회 의원들은 ‘보통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고 한다. 의회 자체의 윤리심사도 엄격하다. 연방 상원, 연방 하원은 각각 윤리위원회를 두고 의원들의 규정 위반 문제를 조사하고 처벌한다. 연방 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금품, 향응, 이권을 챙겼다가는 동료 의원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제명까지 당한다. 정치 선진국에서는 일하지 않으면 보수를 받지 못하는 이른바 ‘무노동·무임금’ 원칙이 뿌리를 내렸다. 프랑스는 회기의 3분의 2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세비의 최대 3분의 1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벨기에는 의원이 본회의 표결에 불참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고, 상습 결석자는 세비를 최대 40%까지 깎는다. 터키는 회기 중 한 달에 5일 이상 불출석하면 제명된다. 스웨덴은 의원들의 출석률을 높이기 위해 세비를 월(月) 단위가 아니라 주(周) 단위로 지급한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파리=전승훈 특파원}

    • 201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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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파장관 항명에 올랑드 발끈… 佛내각 총사퇴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가 취임 4개월여 만인 25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게 내각 총 사퇴서를 제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발스 총리에게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맞는 새로운 내각을 조직하라”며 개각을 지시했다. 새 내각은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내각 총사퇴는 일부 장관들이 올랑드 대통령이 추진하는 긴축정책을 공개 비난하면서 촉발됐다고 BBC가 전했다. 아르노 몽트부르 경제장관과 브누아 아몽 교육장관은 전날 사회당 행사에 참석해 “프랑스의 실업률이 오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공공지출 삭감을 중지하고 유럽연합(EU)의 긴축 기조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몽트부르 장관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우익 도그마의 덫’에 걸려 유럽이 제로 성장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고 비난했고 아몽 장관도 “메르켈 총리는 유럽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봉사한다”고 몰아붙였다. 장관들의 비난 발언의 파문이 확산되자 발스 총리는 “장관들의 발언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이날 오전 자신과 내각 총 사퇴서를 제출했다. 프랑스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0%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EU는 프랑스의 재정 적자 감축시한을 2년 연장해주면서 올해 말까지 재정기준을 충족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재정 적자는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4.3%였고 정부 부채도 GDP의 93.5%에 이르러 EU의 재정기준(GDP 대비 재정적자 3%, 정부부채 60%)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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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코하람, 나이지리아서 ‘칼리프 국가’ 선포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이달 초 나이지리아 북부 그워자에서 신정일치의 ‘이슬람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24일 AFP통신이 입수한 52분 분량의 영상에서 “그워자에서 우리 형제에 승리를 안겨준 알라신 덕분에 이 지역이 이슬람 칼리프 국가의 영토 일부가 됐다”고 선포했다. 셰카우는 영상에서 전 이슬람 세계의 리더인 ‘칼리프’를 자처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셰카우가 나이지리아에서 선포한 칼리프 국가가 IS의 일부인지, 별도의 국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A)은 이달 초 그워자가 보코하람 수중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보코하람은 보르노 주 남부에 있는 그워자 인근 지역, 북부 상당 지역, 인접한 요베 주에서 최소 도시 한 군데를 장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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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기자 참수 IS대원 아버지는 빈 라덴 심복”

    영국 정보기관이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영국인 대원 ‘존’의 신원을 밝혀냈다고 선데이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영국 국내정보국(MI5)과 국외정보국(MI6)이 밝혀낸 ‘존’의 정체로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래퍼 출신인 압델 마제드 압델 바리(23)이다. 그는 참수 동영상에 등장하는 IS 대원과 음성 억양 체구 피부색이 비슷해 수사 당국이 주목한 인물이다. 런던 서부 메이다베일의 100만 파운드(약 16억8800만 원)짜리 주택에서 어머니와 살던 바리는 2013년 시리아로 떠났다. 그는 이달 초 시리아에서 왼손에 잘린 머리를 들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인 아델 압둘 바리는 이집트 출신 군인으로 오사마 빈 라덴의 심복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에 있는 미국 대사관 폭파 테러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2012년 영국에서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24일 전했다. 바리는 시리아로 떠나기 전 런던 서부 출신의 ‘L지니’라는 이름의 래퍼로 활동했으며 그의 노래는 BBC라디오1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그의 트위터 계정(“Terrorist”@ItsLJinny)은 현재 폐쇄된 상태다. 신원 확인에는 바리의 뮤직비디오와 참수 동영상에 나오는 음성 비교분석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분석 작업에는 미국의 반테러 전문가들이 대거 영국으로 건너가 참여했다고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한편 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은 23일 자국 내 이슬람 급진세력과 관련된 단체와 종교지도자의 설교나 포교활동을 금지하고 급진세력의 반사회적 활동에 맞서 대응하는 공적기구를 설치하는 ‘반(反)지하디스트 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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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전승훈]교황과의 독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동행 취재하고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마음속에 따스함이 남아 있다.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프랑스 파리로 돌아온 뒤 거리를 걷다가 성당이 보이면 잠시 들어가 묵상을 하곤 했다. 바티칸 공식수행기자단의 한 명으로 교황 전세기에 동승해 취재할 수 있었던 것은 일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다. 더구나 나는 가톨릭 신자로서 세 번씩이나 교황을 단독으로 친견하는 행운을 얻었다. 교황은 방한 전세기에 동승한 70명의 기자와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나는 얼떨결에 교황과 악수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뭔가 아쉬웠다. 내 뒤에 줄을 선 기자들이 셀카도 찍고, 포옹도 하고, 개인적인 질문을 해도 교황은 모두 받아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용기를 내 다시 줄을 섰다. 나는 로사리오 묵주에 축성을 받은 뒤 교황에게 “매일 어떤 기도를 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예스”였다. 영어로 묻는 내 질문을 교황이 제대로 이해하셨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는 행복했다. 내가 물었고 교황이 특별한 답을 주셨기 때문이다. 이후 ‘예스’라고 기도하라는 말은 묵상의 화두가 됐다. ‘노’가 아닌 긍정적인 삶을 추구하라는 당부였을까. 아니면 천사의 수태고지(受胎告知)에 성모 마리아가 ‘예스’라고 순종한 것처럼 내게 주어진 소명을 잘 따르라는 말씀일까. 두 번이나 줄 선 나를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었던 것처럼 교황은 방한 기간 내내 ‘관대함’으로 국민을 감동시켰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에서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고속철도(KTX) 승무원, 꽃을 든 어린 소녀까지 사람들이 내민 손을 한 번도 마다하지 않았다. 교황청 경호원의 가장 큰 임무는 축복 받을 아이를 교황에게 ‘배달’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교황의 악수는 표를 얻기 위한 것도, 팬 서비스를 위한 것도 아니었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 자비와 측은지심에서 나온 몸짓이었다. 교황이 사람을 만나는 원칙은 늘 ‘독대(獨對)’였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도 교황을 만나는 사람들은 마치 단 둘이 있는 것 같은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몸을 낮춰 단 한 사람의 눈빛에 집중하는 교황의 시선 때문이었다. 교황이 차에서 내려 군중 속으로 들어갔을 때의 짜릿한 감동은 잊혀지지 않는다. 외신기자들은 내게 교황의 방한이 대통령에게 유리한가, 야권에 도움이 될 것 같은가라고 묻곤 했다. 국내에서도 정치적 계산이 분주했다. 그러나 얼어붙은 한국인들의 마음을 녹인 교황의 메시지는 정치나 종교의 테두리로 가둬 놓기엔 너무나 컸다. 나는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도 기자회견 후 교황을 뒤따라갔다. 정말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교황은 내게 “한국인에게 찬사를 보낸다. 나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는 친필 메시지를 써주었다. 교황은 가톨릭계에선 오랫동안 ‘무오류’의 존재로 알려졌는데 “기도해 주겠다”가 아니라 “기도해 달라”니 처음엔 이해가 잘 안 됐다. 그러나 교황은 기자회견에서 “매일 죄도 짓고 실수를 반성한다”며 자신이 평범한 인간임을 밝혔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현재 신경증을 앓고 있으며 앞으로 2∼3년 뒤엔 ‘아버지의 집’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외신들은 교황이 처음으로 죽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살벌한 저주가 판치는 세상에서 내가 아닌 남을 위한 기도를 하라는 당부가 아니었을까. 잠시 눈을 감고 기도해본다. 주님,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 곁에 좀더 오래 머물며 사랑의 길을 보여주게 해주소서.전승훈 파리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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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기자 참수 IS요원은 영국인”… 서방 지하디스트 골머리

    미국인 기자를 참수한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 요원이 영국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서방의 자생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전사)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IS에 인질로 잡혔다가 풀려난 이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인 제임스 폴리 기자(40)를 참수한 IS 대원은 시리아 북부 요새인 라카에서 서방 인질들을 관리해 온 런던 출신의 자칭 ‘존’이란 인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영국 정보기관 MI5 등은 이 비디오 영상에 나오는 인물의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대원은 영국 및 파키스탄 출신들과 함께 최소 10명의 서방 인질을 붙잡고 있는 ‘교도관 존(Jailer John)’으로 불리는 인물로 추정됐다. 존이 우두머리로 있는 3인조 영국 출신 지하드그룹에는 ‘비틀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시리아의 한 정보 소식통은 존이 올해 초 11명의 외국인 인질 석방 협상 당시 대표로 나왔던 사람이라고 확인했다. 존은 인질로 잡힌 외국인들의 가족과 인터넷을 통해 협상을 벌였으며 실제로 협상을 통해 터키의 한 공무원이 몸값을 내고 석방되기도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0일 여름 휴가 도중 런던으로 돌아와 긴급 장관회의를 열었다. 캐머런 총리는 “미국 기자를 참수한 IS 대원이 영국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영국인이 이라크나 시리아 내전에 참가하는 것을 막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정보당국은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활동하는 EU 국가 출신 지하디스트가 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중에는 프랑스인 700명, 영국인 500명, 벨기에인 500명이 포함돼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시리아와 이라크로 갔던 영국인 500명 중에 200명가량이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이 자국민을 상대로 테러를 시도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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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유족 인간적 슬픔 앞에서 중립 지킬수 없었다”

    “갈라진 남북한은 같은 모국어를 쓰고 있다. 같은 어머니를 가진 형제이기 때문에 화해의 희망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로마 귀국 전세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비무장지대(DMZ) 철조망으로 만든 예수의 가시관을 선물로 받았다”며 “형제들이 갈라져 서로 만나지 못하는 분단의 고통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가시관을 바티칸으로 가져가 한국인들의 분단의 고통을 끝내달라고 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남북의 하나 됨을 위해 다 함께 기도하자”며 예정에 없던 침묵의 기도를 올렸다. 교황은 기자회견 중 “나도 신경쇠약증을 앓고 있으며, 늘 내 죄와 잘못을 깨우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고백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도 드러냈다. 다음은 교황과의 일문일답. ―방한 기간 중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던 소감은? 교황의 위로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를 걱정하진 않았는가? “인간적인 슬픔 앞에 마주할 경우엔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 누군가는 ‘정치적 의도로 이런 행동을 하는구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식을 잃은 엄마, 아버지다. 나는 성직자다. 슬픔을 겪고 있는 자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일이 첫 번째 임무다. 물론 내 위로가 해결책을 줄 수 없으며, 죽은 이를 다시 살릴 수도 없다는 것을 안다.” ―중국 영공을 처음 통과한 교황이 된 소감은…. “나는 중국 영공에 진입할 때 조종석에 있었다. 이후 자리로 돌아와 고귀하고 현명한 중국인들을 위해 오랜 시간 기도했다. 나는 위대한 중국의 현자(賢者)들과 과학과 지식의 문명을 생각했다. 예수회도 중국에서 활동했으며, 마테오 리치 신부가 남긴 발자취도 크다. 내일이라도 중국에 갈 수 있다면 방문하겠다. 바티칸이 원하는 조건은 단지 중국 내 신앙의 자유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소수 종교인들에 대한 대량학살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공습을 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늘날 우리는 ‘3차 대전’을 겪고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라크,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잔혹한 전쟁으로 가득 찬 세상에 살고 있다. 현대전에서 자행되는 공습은 무고한 민간인들, 특히 죄 없는 아이들과 어머니, 여성들을 죽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당한 공격은 ‘멈추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한 국가가 공격의 부당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유엔에서 함께 토론해서 부당한 공격을 멈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매일 힘든 일정을 강행군하고 있다.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가. “실제로 몇몇이 내게 휴가를 가지라고 권했다. 최근 나는 ‘신경증에 행복하라’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사실 나는 약간의 신경쇠약증을 갖고 있다. 내 노이로제 중 하나는 삶에 너무 집착한다는 것이다. 내가 부에노스아이레스 밖에서 마지막으로 휴가를 가진 것은 1975년이었다. 휴가 중에 나는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기도를 더 많이 한다. 이러면 정말 휴식이 된다.”교황 귀국 전세기·바티칸=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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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특별판 선물 한장한장 넘기며…

    “홀리 파더(Holy Father)! 파파(Papa) 프란치스코!” 18일 오후 2시경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행 귀국 비행기에서 1시간이 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좌석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교황의 모든 공식적인 일정이 끝나고 기자들도 웅성거리며 카메라를 접는 그 순간 기자는 빠르게 일어나 교황을 따라갔다. 교황은 등 뒤에서 기자가 부르는 소리에 몸을 돌렸다. 한국 방문 기간에 어떤 사람들의 요청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다가섰던 교황이기에 용기를 낸 것이다. 교황과의 마지막 만남의 기회였던 만큼 그에게서 한국인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를 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교황에게 먼저 선물을 건넸다. 동아일보 7월 14일자에 8페이지로 발행된 교황방한 특별섹션 ‘Viva 프란치스코’를 B4용지 크기로 축소해 사진 형태로 앨범에 담은 기념품이었다. 영어로 “교황님, 한국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교황님을 보도한 동아일보 기사”라고 소개하자 옆에 있던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공보실 직원이 이탈리아어로 교황에게 “한국의 신문”이라고 통역을 해주었다. 교황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한 장 한 장을 넘겨보며 무척 즐거워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경호원에게 바티칸으로 가져가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교황에게 친필 서명을 해달라고 흰색 종이를 내밀었다. “한국인들을 위한 메시지도 적어 달라”고 하자 교황은 볼펜을 쥐고 특유의 작은 글씨로 친필 서명을 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한국인들에게) 존경의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주세요(With Compliments, and asking for you to pray for me)’라는 내용이었다.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말은 교황이 선출된 뒤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사람들과의 첫 만남에서 한 말이다. 교황이 축복을 내리던 관례에서 벗어난 파격으로 큰 화제가 됐었다. 교황 귀국 전세기·바티칸=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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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속 존엄 잃지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에 감동”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4박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로마로 귀국하는 대한항공 전세기 내에서 본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한국인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한국인에게 보내는 친필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앞서 교황은 1시간 동안 바티칸 공식수행기자단과 기내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명동대성당에서 만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이들이 강제로 끌려가 착취당하고, 노예로 살아야 했던 소녀들이었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웠다”며 “그러나 할머니들이 결코 인간적인 존엄성을 잃지 않는 모습에 감동스러웠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어 “한국인들은 일제에 의해 침략의 치욕을 겪었고, 그 결과 전쟁과 분단의 고통을 겪었지만, 이러한 고통을 견뎌낼 능력을 가졌으며 결코 품위를 잃지 않았던 국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방한 기간 내내 세월호 유족을 위로한 것에 대해 “인간적인 슬픔에 직면했을 때는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큰 힘이 된다”며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지만 성직자로서 가족을 잃은 사람의 고통과 대면한 자리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으며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따랐다”고 했다. 교황은 이탈리아 로마 참피노 공항에 도착 후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친구들이여, 고맙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저는 곧 아시아에 다시 올 것입니다”라는 내용을 남겼다. 교황 귀국 전세기·바티칸=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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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 내리자마자 한국소녀가 준 꽃다발 봉헌… 약속 지켜

    “부오나 세라(Buona sera·안녕하세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이탈리아 로마로 귀국하는 대한항공 보잉777 특별 전세기편이 이륙하자마자 노란색 세월호 리본을 단 흰색 수단과 모자 차림으로 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기자들과 달리 교황은 여전히 만면에 웃음을 띠고 농담을 즐기는 밝은 모습이었다. 이날 바티칸공식기자단(VAMP)은 오전 11시 15분경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대합실에서 출국수속을 마친 후 대기실에서 교황에게 던질 질문을 조율하느라 소란을 떨었다. 아시아(한국, 일본),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언어권으로 6개 그룹으로 분류된 지역마다 각각 2개의 질문이 배정됐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 기자가 한국 취재진에게 먼저 다가와 자신들은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를 묻고 싶다”고 상의해 왔다. 일본 기자들은 방한 전부터 교황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만남에 집요한 관심을 표명해 왔다. 1시간여에 걸쳐 교황은 이날 추가질문까지 총 15개의 질문을 이탈리아어로 답했다. 그는 각 대륙 기자들이 쏟아내는 가자지구, 이라크, 쿠르드족, 알바니아 등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한 질문에도 한마디의 ‘동문서답’ 없이 명료하게 답변했다. 기자회견을 마치자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은 “교황님이 이제 여행이 끝날 때까지 휴식을 취해야 할 시간”이라며 “아마도 교황님은 좌석으로 돌아가더라도 성모님께 기도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의 좌석은 방한할 때 탔던 알리탈리아 항공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일반 여객기 좌석 그대로였다고 승무원들이 전했다. 그러나 교황이 탑승한 자리가 일등석인지 비즈니스석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교황의 좌석 앞에는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자그마한 성모 그림이 걸려 있다. 교황은 기내 기자회견 중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곧장 마돈나(성모) 앞으로 달려갔다”고 했다. 교황은 또 한국의 수녀원 앞에서 한 소녀가 준 장미 꽃다발을 받았는데 “로마로 가져가서 성모 앞에 이 꽃을 바치고 한국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로마에 도착한 직후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을 찾아 이 꽃다발을 약속대로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했다. 교황은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중국 영공을 처음 통과할 때 성모상 앞에서 오랜 시간 중국인들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고 소개했다. 교황은 “비행기가 처음 중국 영공을 통과할 때 나는 조종석으로 들어가 조종사가 중국에 영공통과 허용을 요청하고, 시진핑 주석에게 인사말 전문을 보내는 순간을 보는 ‘증언자’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마련한 전세기는 보잉777-200ER 기종으로 교황이 방한 시 이용했던 알리탈리아 A330편보다는 큰 규모였다. 일등석 8석, 비즈니스석 28석, 이코노미석 212석이 마련돼 있었다. 취재진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내 곳곳으로 흩어졌다. 바티칸 출입기자와 일반 외신기자들의 좌석 구분은 없었다. ‘바티칸 인사이더’의 안드레아 토르니엘리 기자는 “전임 교황들과 달리 기자들과의 만남을 즐기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해외 방문 때마다 비행기에서 엄청난 일거리를 안겨준다”고 하소연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교황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간 후 70명의 세계 기자들에게 교황이 전하는 특별한 선물을 나눠 주었다. 선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과 함께 교황청 문양이 새겨진 투명한 흰색 묵주가 담겨 있었다. 또한 선물 중에는 교황청 공식 문양이 새겨진 작은 빨간색 상자도 포함돼 있었다. 상자 안에는 한복을 입은 여인상으로 구현된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동메달이 들어 있었다. 성모자 밑에는 대한민국의 국화인 무궁화가 그려져 있었고, 메달 뒷면에는 이번에 시복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대한항공은 점심식사로는 버섯소스를 곁들인 쇠고기 안심 구이, 넙치 요리, 닭다리 구이 중에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고, 저녁식사로는 로즈메리 소스가 가미된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와 크림소스 대구 요리, 해산물 그라탕 중에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중간에 간식으로는 라면과 마르게리타 피자, 브라우니 케이크 등이 제공됐다. 알리탈리아 항공편에서는 이탈리아산 와인만 제공됐던 것과 달리 대한항공은 프랑스산 포도주를 기본으로 이탈리아산 와인도 골고루 섞어서 제공했다. 저녁식사와 함께 제공된 와인으로는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보테가 골드’, ‘샤토 드 크랭 2011년’(화이트와인),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 샤토 데스클랑의 ‘위스퍼링 에인절 2013년’(로제와인)이 제공됐다. 또한 레드와인으로는 프랑스 오메도크 지방의 ‘샤토 페라봉 2008년’, 이탈리아 페루자 지방산인 ‘콜리 페루지니 로소 2009년’이 제공됐다. 비행기는 현지 시간 18일 오후 5시 45분경 로마 참피노 공항에 착륙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미소와 뜨거운 감동을 느끼게 했던 교황과의 동행취재 125시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교황 귀국 전세기·바티칸=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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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어른’ 얼마만인가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대한민국의 중심인 이곳은 최근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정치사회적 열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 됐다. 광화문, 그 앞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식’을 집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다시 그 앞에는 긴 칼을 찬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다. 이날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 ‘명량’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1362만 명)의 국내 최고 흥행 기록을 5년 만에 넘어섰다. ‘명량’은 1500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다. 5000만 인구 가운데 세 명 중 한 명꼴로 이 영화를 보는 셈이다. 대한민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한다.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를 대표하는 교황이 소형차 쏘울을 타는 모습에 반해 나흘 만에 팬 카페가 20개 넘게 생겼다. 16일 시복식은 ‘프란치스코 마법’의 절정이었다.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남녀노소, 빈부, 이념과 종교를 뛰어넘어 ‘하나 된 하루’였다. 노란 리본을 단 유족 400여 명을 포함한 80만 명(교황방한위원회 집계)이 한자리에서 교황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바티칸공식수행취재단 기자들은 한국인의 열광적인 반응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스 르피가로의 바티칸 출입기자인 게누아 장마리 씨는 “지난해 교황의 브라질 세계청년대회는 젊은 가톨릭 신자 중심이었고, 예루살렘에서는 무거운 정치적 긴장이 느껴졌다”며 “한국에서는 신자가 아닌 일반인에게까지 교황이 뜨거운 인기를 얻어 놀랍다”고 했다.▼ 프란치스코-이순신 리더십 공통점은 ‘진정성’ ▼‘프란치스코 열풍’과 ‘이순신 신드롬’의 원인은 뭘까. 최근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두드러진 ‘리더십에 대한 열망’이 우선 꼽힌다. 미국 보스턴글로브의 존 앨런 기자는 “한국인은 빠른 경제성장의 그늘을 치유해줄 따뜻한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정치인들로부터 받지 못했던 ‘보살핌’의 느낌을 교황에게서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사회학을 전공한 서우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사회가 불안하거나 위기를 느낄 때 사람들은 안전한 곳으로 이끌 강한 리더십을 원한다”며 “세월호 참사나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같은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는데 책임지는 정치인은 없었고 관료는 무능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교황과 장군의 리더십에는 차이가 있다. ‘명량’의 이순신이 죽음을 불사하는 무한책임의 리더십이라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을 낮춘 소통과 화해의 리더십이다. 리더십 전문가인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통점은 두 리더의 진정성”이라며 “이순신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을 희생해 나라를 구했고 교황 역시 낮은 곳으로 임한다는 철학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이벤트성이 아닌 실천이 감동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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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맞춰 마주봐야”… 시복식 제단 최대한 낮춰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인들이 사는 방으로 들어갈 때 몸을 굽혀 구두를 벗었다. 당초 교구 측은 서양에선 실내에서도 구두를 벗지 않고 교황이 무릎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구두 위에 신는 덧신을 마련했다. 하지만 교황은 한국의 풍습과 장애아들이 방바닥을 온몸으로 다녀야 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배려해 구두를 벗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는 곳마다 소탈하고 격의 없는 자세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비(非)신자까지 열광시키는 교황의 소통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공감 비법을 꼽는다. 눈맞춤(Eye-contact), 진심이 묻어나는 몸짓, 그리고 유머다.○ 낮게 더 낮게…“눈높이를 맞춰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찾기 직전, 바티칸 교황청은 동행 취재단에 요청을 해왔다. “교황과 사람들과의 눈맞춤을 막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교황청 대변인실의 마테오 브루니는 “교황은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를 방해하지 않도록 카메라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실제로 교황은 끊임없이 대중과 눈높이를 맞췄다. 광화문 시복식에서도 신자들과 가까이 눈을 맞추고 싶다는 교황의 뜻에 따라 제단 높이를 1.8m로 최대한 낮게 마련했다. 16일 교황이 꽃동네를 찾았을 때 남녀 수도회 대표가 무릎을 꿇고 인사하자 교황은 손짓으로 그들을 일으켜 세워 눈높이를 맞추며 악수했다. 눈맞춤은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이종선 이미지디자인컨설팅 대표는 “눈을 맞추면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백 마디 말보다 진심어린 행동 교황은 언어의 장벽을 넘는 몸짓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교황은 방한 첫날인 14일 서울공항에서 마중 나온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는 순간, 오른손을 맞잡고 왼손을 가슴에 얹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가장 중요한 심장 근처에 손을 대는 것은 상대방의 아픔을 자신도 깊이 함께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상대방에게 공감의 뜻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꾸밈없는 동작들은 진심을 느끼게 한다. 정연아 한국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은 “보통 정치인들이 유세할 때는 손바닥을 빳빳하게 펴고 손가락을 모아서 힘 있게 좌우로 흔들어야 카리스마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한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손가락 사이를 살짝 벌린 채로 손을 들어 어린아이의 자연스러운 손짓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16일 꽃동네에서 장애인들의 공연을 볼 때 의자에 앉으라는 거듭된 권유를 듣지 않고 계속 서서 지켜봤다. 공연이 끝나자 장애아동들을 꼭 껴안아줬고,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했다.○ 대중과 공감하는 유머 권위주의를 탈피한 화법과 유머도 호감을 이끌어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고통스러운 일도 유머로 넘기자”는 말을 자주 했다. 교황은 15일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에서 준비된 영어 원고를 읽다가 즉석에서 “사실 내 영어 실력이 좋지 않다(poor)”며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을 하기 위해 이탈리아어로 하겠다”고 하자 젊은이들이 열렬히 환호했다. 꽃동네에서 예정보다 일정이 늦춰져 기도를 생략한 뒤 교황은 미리 마련된 원고대로 “이 저녁 기도를 바치며, 우리는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라고 읽은 뒤 “아니, 부를 뻔했습니다”라고 재치 있게 정정하기도 했다. 강 소장은 “교황은 가만히 있어도 입꼬리가 올라가 있고, 눈도 하회탈 같다”며 “젊었을 때 많이 웃은 습관의 산물이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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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기 대신 KTX… 승객 500명 동승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의전 헬기 대신 KTX 열차를 타고 대전을 찾았다. 교황은 이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참석을 위해 오전 8시 46분 서울역에서 KTX 4019호를 타고 9시 42분 대전역에 도착했다. 악천후 등으로 헬기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코레일이 마련한 임시 열차로 쉬는 역 없이 50여 분 만에 대전으로 직행했다. 교황은 2∼5호 특실 가운데 4호 객차를 이용했는데, “빠른 기차는 처음 타봤다”면서 좋아했다고 한다. 경호를 위해 나머지 3개 특실은 비워둔 채 운행했지만 일반 객실에는 승객 500여 명이 탑승했다. 교황방한위원회 허영엽 대변인은 “대전의 날씨가 구름이 많고 바람이 강해 헬기 대신 KTX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교황이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 타고 들어간 ‘포프모빌’(교황이 타는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흰색 싼타페였다. 지붕을 들어내 개조한 오픈카로 내부 좌석은 3열이다. 교황은 두 번째 열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한편 16일 교황이 충북 음성군 꽃동네 방문과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식에서 탈 포프모빌은 기아차의 카니발로 알려졌다. 대전=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김현지·최예나 기자}

    • 201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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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두 형제 서로 이기려 하지말고 ‘한가족’ 잊지말아야”

    15일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는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 주변에는 교황이 도착하기 전부터 환영 인파가 몰려들었다. 하늘이 흐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와 달리 맑았으며, 더운 날씨 속에서도 시민들은 기대에 찬 얼굴이었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20대 중반의 각국 젊은이들은 행사장 안팎에서 성가를 부르거나 미리 준비한 “비바 파파 프란치스코(VIVA PAPA FRANCISCO)” 또는 “진짜 친구 교황님 프란치스코”라고 쓰인 푯말을 흔들며 교황을 기다렸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아시아 지역의 젊은이들이 모여 가톨릭 신앙인으로서의 영적 체험과 함께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다. 환호 속에 성지에 들어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 생가에 먼저 들렀다. 교황은 초가집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약 1분간 기도를 올린 다음 하얀 천으로 된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생가 방문을 마친 교황이 행사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일반 시민과 대회 참가자들은 크게 환호했다. 교황은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아기를 발견한 교황은 걸음을 두 번 멈추고 아기 이마에 입을 맞추거나 양 볼을 맞대며 볼키스를 나눴다. 교황이 5시 10분경 행사장 천막 안으로 들어서자 6000여 명의 젊은이들이 “비바, 파파!”를 크게 외쳤다. 마침내 천주교대전교구장인 유흥식 주교가 “우리의 친구이자 연인이신 프란치스코 교황이십니다”라고 소개하자 “꺄∼악!” “와∼” 하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전설적 록스타의 아시아 순회공연장 모습을 연상시켰다. 교황은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 이어 아시아 젊은이들에게도 21세기 최고의 스타로 받아들여졌다. 인도네시아와 한국 젊은이들의 전통 공연에 이어 캄보디아 홍콩 한국 대표 청년들이 각자의 고민을 교황에게 질문했다. 이들의 말이 이어지는 동안 교황은 이따금 종이에 무언가를 받아 적기도 했다. 연단에 오른 교황은 답변을 하다 갑자기 “잠시 침묵 중에 평화와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도하자”며 10초간 눈을 감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침묵의 기도를 제안했다. 교황의 파격은 젊은이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그대로 나타났다. 이들의 질문에 대해 영어로 답변하다 답답한 듯 원고를 덮었다. 그러면서 교황은 “연설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탈리아어로 꿈을 꾼다”며 이탈리아어 답변에 대한 통역을 부탁했다. 캄보디아에서 온 여학생 스마이 씨는 “수녀가 되고 싶어 한국에 유학 왔지만 가난한 부모와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길이 보였다. 성직자가 되길 포기하고 가족들을 부양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홍콩에서 온 청년은 “중국 본토에서도 교회가 발전하기 위해 청년들이 가질 사명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무엇보다 교황은 손자뻘인 젊은이들의 고민에 대해 자상한 할아버지와 같은 따뜻함으로 응대했다. 교황은 “저는 수녀로서의 삶을 계속 살 것인지, 공부를 더 해서 다른 사람을 도울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우리는 종교적인 수도자로서의 삶을 지향하듯, 평신도로서의 삶을 지향하듯 언제나 다른 이들을 향한 마음을 갖도록 초대를 받고 있으며 또한 주님이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기도하다 보면 응답해주실 것”이라고 했다. 교황은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인 여학생의 질문이었다. 교황은 “한반도에 형제와 가족들이 서로 갈라지고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픔을 나도 크게 느끼고 있다”며 “나는 언제나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두 형제들이 언젠가는 하나로 뭉치고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두 형제가 갈라져 있는데 그중에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한가족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장에서 만난 대학생 장윤혁 씨(27)는 “교황께서 건강하셔서 지금처럼 오래오래 우리 곁에서 우리를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기쁜 마음을 밝혔다. 일주일이나 걸려 교황을 위한 푯말을 준비했다는 임지혜 씨(29·여)는 “교황님께 ‘Coraggio avanti gen(용기를 내어 앞으로)’이라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우리 젊은이들한테도 교황님께도 꼭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시간 반에 걸친 청년대회 행사를 마치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헬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예정에 없었던 서강대 방문을 했다. 교황은 서강대 사제관을 찾아 40여 분간 100여 명의 예수회 한국관구 신부 및 수사들과 환담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출신의 첫 교황으로 서강대는 예수회가 설립한 대학이다. 당진=전승훈 raphy@donga.com / 최혜령 기자}

    • 201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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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유와 평화” 프란치스코의 8·15

    ‘아이들 머리에 입 맞추고… 신자들의 손을 잡고…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방한 이틀째를 맞아 한껏 대중과 호흡하며 축복과 은총의 행보를 이어갔다. 또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을 만나 위로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4시 반경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서 6000여 명의 참석자를 향해 “평화와 우정을 나누며 사는 세상, 장벽을 극복하고 분열을 치유하며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빈곤, 외로움, 남모를 절망감에 고통받고 있고 이런 세상에는 하느님의 자리가 더이상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정신적인 사막이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 청년들의 희망을 앗아가고, 삶 그 자체를 앗아가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교황은 오전 10시 반경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천주교 신자와 일반 시민 등 5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며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미사 시작 전 제의실(祭衣室)에서 10여 분간 세월호 참사 유가족 8명과 생존 학생 2명을 만나 위로했다. 교황은 이들의 얘기를 차례로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여 공감을 표했다. 교황은 대축일 미사 삼종기도에서도 “세월호 침몰 사고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 이 국가적인 대재앙의 결과로 지금도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기원했다. 한편 교황방한위원회는 “세월호 희생 학생의 아버지 이호진 씨가 교황에게 가톨릭 세례를 요청했고, 교황이 이를 받아들여 16일 서울 교황청대사관에서 비공개로 세례식을 집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그의 동료 123위에 대한 시복 미사를 집전한 뒤 오후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다.대전=이기진 doyoce@donga.com당진=전승훈·최혜령 기자}

    • 201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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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 “한반도 점차 하나될 것… 기도하겠다”

    14일 한국 땅을 밟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는 한반도의 평화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남북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평화의 씨앗”이라며 “이를 잘 심고 가꾸어 나가면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교황에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고 통일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한 데 대한 화답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청와대 연설에서는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며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평화의 부재(不在)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이 땅 한국에서는 이러한 호소가 더욱 절실하게 들릴 것”이라며 “한국의 평화 추구는 한반도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大義)”라고 치하했다. 지난해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이날 한국을 찾았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2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까지 4박 5일간 100시간 가까이 한국에 머물며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교황은 연설에서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화해와 연대의 문화를 증진시켜 불신과 증오의 장벽을 허물어 가는 끝없는 도전”이라며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과 동북아가 대화를 통해 역내 평화를 실현하라고 축원한 것이다. 교황은 박 대통령 등 한국 지도자들에게 ‘소통과 대화, 협력’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그동안 우리 국민은 세월호 사고의 아픔과 젊은 병사들의 죽음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교황의 방문으로 국민 마음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의 방한이 오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의 통일 시대를 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핵 없는 통일 한반도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교황을 비롯해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의 염원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세계 취재진 70명과 인사를 나누며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의 비극이 계속되면서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는 한국 방문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교황 방한 전세기=전승훈 특파원 }

    • 201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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