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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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성공회 女주교 허용… 480년 禁女의 벽 깼다

    16세기 영국 종교개혁으로 형성된 잉글랜드 성공회가 48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주교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안에 첫 여성 성공회 주교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성공회는 14일 영국 요크에서 열린 총회에서 주교직을 여성에게도 허용하는 내용의 교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주교단 의회와 성직자 의회, 평신도 의회에서 각각 의결에 필요한 3분의 2 지지를 받는 데 성공했다. 2012년 총회에서 여성 주교 허용안을 6표 차로 부결시켰던 평신도 의회는 이날 75%가 찬성표를 던졌다. 총회 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투표 결과를 발표하자 장내는 박수와 환호성으로 휩싸였고 눈물을 흘리는 성직자들도 많았다. 총회에서 반대 의사를 밝힌 칙 카우 탕 신부는 “남녀는 평등하지만 역할은 다르다. 교회가 세속적인 사고로 이끌어진다면 성서의 가르침은 곧 흐트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웰비 대주교는 “교회 발전의 역사는 여성의 참여와 함께 이뤄졌다”고 설득했다. 결국 양측은 여성 주교를 임명하기 전 교구에서 이의신청을 제출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잉글랜드 성공회는 이미 1994년 사제직을 여성에게 개방했다. 하지만 전통주의 세력의 반발로 20년이 되도록 여성 주교는 탄생하지 못했다. 전통주의 세력은 “여성 주교가 서품하는 사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해 왔다. 주교는 교구나 관구의 사목을 책임지는 성직자로서 사제를 서품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고위 성직자다. 잉글랜드 성공회에서는 현재 성직자 5명 중 1명이 여성이다. BBC는 기독교 역사 2000년 동안 남성이 전유해 왔던 주교직이 여성에게도 개방되는 것을 ‘우주적 전환(Cosmic Shift)’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결정으로 교회가 남녀평등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됨으로써 더 이상 교회가 세속으로부터 고립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기독교와 남녀평등의 역사에서 위대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로마 가톨릭은 아직까지 여성에게 사제직을 개방하지 않는 반면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웨일스 호주 캐나다 미국 등의 성공회에서는 여성들에게 주교직을 개방하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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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軍, 가자지구 첫 진입… 하마스와 交戰

    이스라엘이 13일 새벽 처음으로 지상군을 가자지구 북부까지 진입시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의 군시설을 공격했다.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장거리로켓 발사장을 파괴하기 위해 가자지구 북부로 들어갔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작전 중 교전이 벌어졌으며 4명이 경상을 입었지만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귀환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하마스 조직원 3명이 사망했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차단하고 군사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7일 시작된 ‘프로텍티브 에지’ 작전 이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BBC는 해군 특수부대가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을 앞두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시에 ‘주민들은 대피하라’는 경고 전단을 살포했다. 이스라엘군 측은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싶지 않지만 하마스 테러범이나 군시설 가까이에 머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전폭기는 12일 새벽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시설 2층에 하마스와 연계된 조직원이 살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폭격 당시에 2층엔 아무도 없었다. 미사일은 지붕을 뚫고 들어와 1층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터졌다. 장애인 3명과 간호사 1명이 벽돌 잔해 속에서 죽은 채 발견됐고 4명은 심한 화상을 입었다. 가자 시 동부 투파에서는 하마스 경찰 수장 타이시르 알바트시의 자택과 인근 모스크가 공습을 받아 일가족 18명이 몰살당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52곳을 공습했고 적어도 52명이 숨졌다. 8일 본격화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엿새 만에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170여 명, 부상자가 1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유니세프는 가자지구 폭격으로 최소 28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테러 지휘본부를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이슬람 모스크, 대학, 은행, 병원 등 민간시설까지 무차별 공습하고 있다. 유엔은 지금까지 희생된 사망자 중 77%가 민간인이라고 집계했다. 반면 지금까지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나비 필라이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12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거주지역을 무차별 공습해 ‘민간인 살상’을 금지한 국제인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가자지구 알와파 병원에서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벨기에 영국 스위스 등의 활동가 8명이 ‘인간방패’ 역할을 자처하고 나설 지경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2일 15개 회원국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국제인권법을 존중하고 2012년 11월 휴전 합의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할 의향이 있으며 중동 평화특사를 맡고 있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만나 팔레스타인 정세를 협의했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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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전승훈]안전을 위한 참견

    얼마 전 가족을 승용차에 태우고 프랑스 파리 교외로 나갔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를 무심코 지났다. 그런데 뒤에서 차 한 대가 쫓아왔다. 경찰차도 아닌 일반 승용차가 쫓아오니까 좀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점점 속도를 냈다. 여러 개의 교차로에서 이리저리 방향을 틀었는데도 뒤차가 끝까지 쫓아왔다. 한 5분쯤 흘렀을까.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차를 세웠더니 뒤차가 내 앞을 가로막고 멈춰 섰다.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60, 70대쯤으로 보이는 백발의 프랑스 할머니였다. 차에서 내린 할머니는 “교차로에서는 일단 멈춤을 하고 좌우를 살핀 다음에 천천히 통과해야지. 왜 그냥 가느냐”며 상기된 표정으로 일장 훈계를 하셨다.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존경스럽기도 했다. 당신이 가던 길도 아닌데 이런 말씀을 해주시느라고 시골길에서 내 차를 5분씩이나 뒤쫓아 오시다니…. 프랑스에서 생활하면서 이런 일은 다반사다. 도로에서 운전하다 보면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이 창문을 내리고 손짓하는 때가 흔하다. “뒷좌석에 아이가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있으니 위험하다.” “운전을 하면서 왜 휴대전화를 사용하느냐.” 한국에선 경찰도 아닌 일반 시민들이 이렇게 말하면 “당신이 뭔데 참견이냐” “오지랖이 참 넓은 분이시네요”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청소년들에게도 뭐라고 했다간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나와 관계없는 일에는 점점 더 입을 다물고 눈을 감고 만다. 세월호 참사도 이런 분위기가 거들었다고 볼 수 있다. 선박 운항 업주도, 선원도, 승객들도 ‘규정을 지키고 감시하는 것은 경찰이나 행정기관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이젠 참사 초기에 요란했던 정부 차원의 ‘국가 개조’도, 국민들의 ‘의식 변화’도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반면 ‘개인의 자유와 개성이 존중되는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는 안전과 관계된 일이라면 누구나 당당히 지적하고 받아들인다. 이달 9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 1면에는 프랑스 국영철도(SNCF) 열차 사고 관련 기사가 실렸다. 순간적으로 또 무슨 사고가 난 줄 알고 살펴보니 1년 전 7명이 사망한 파리 인근 열차 탈선사고의 보고서가 나왔다는 얘기였다. 오랫동안 철저히 사고 원인을 조사한 당국도 훌륭하지만 1년 전 사고를 1면에 실어 철도안전 대책을 준엄하게 지적한 언론도 대단해 보였다. 프랑스에 살면서 처음엔 복잡하고 융통성 없는 행정서비스가 답답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것이 이 나라에서 수백 명씩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시스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현장 직원의 막강한 ‘권위’다. 관공서뿐만 아니라 케이블TV 신청접수 안내원까지 마찬가지다. 규정에 맞지 않으면 절대 타협이 되지 않는다. 우리처럼 “책임자 나오라고 해”라고 외쳐도 소용없다. 윗사람도 창구 직원이 규정을 들어 말하는데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는 21세기 경쟁사회를 ‘피로사회’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만 피로한 것이 아니다. 만인이 만인에게 ‘과로(過勞)’를 권하는 사회다. 자장면이나 통닭 배달을 주문하는 사람들도 초스피드를 원한다. 서로 빨리빨리를 외치다 보니 사고가 터진다. 안전을 위해선 좀 느리더라도 불편을 참는 사회적 분위기를 한국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전승훈 파리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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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美 사립탐정 15만여명 활동… 日 탐정업 회사 5000개 넘어

    올해 초 스코틀랜드에 있는 한 발전소에서는 몇 달 전부터 구리 파이프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됐다. 발전소 경영진은 사립탐정을 고용해 은밀히 수사에 나섰다. 결국 3월 26일 마크 월뱅크(45)라는 직원이 범인으로 밝혀졌다. 사립탐정으로부터 범죄 정보를 받은 경찰이 월뱅크의 집을 급습했을 때 창고에는 약 7000파운드(약 1200만 원)어치의 구리 파이프 조각들이 가득 차 있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는 수많은 사립탐정(PI·Private Investigator)이 합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수사 도중 증거 불충분에 부닥치거나 수사 의지가 부족해 미제로 놔둔 사건에서 ‘해결사’ 역할을 한다. 최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Indiegogo)’에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실종된 에마 필리포프(28)의 어머니가 쓴 사연이 올라왔다. 2년 전 캐나다 빅토리아에 있는 엠프레스호텔 주변에서 누군가에게 둘러싸여 곤경에 처해 있는 모습이 911에 신고된 이후 딸이 사라졌지만 경찰은 아무런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어머니는 “사립탐정을 고용하는 데 7만5000달러가 필요하다. 도움을 달라”고 누리꾼들에게 호소했다. 사립탐정의 활동 범위는 실종자 찾기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불륜 증거 확보, 채무자 추적, 기업 간 분쟁, 금융사기 사건, 컴퓨터 및 전화 도청 사건에도 미친다. 영국에서는 1748년 런던 보스트리트의 치안판사로 임명된 헨리 필딩(1707∼1754)이 유능한 사립탐정을 뽑아 세계 최초의 공립탐정기관으로 평가되는 ‘보스트리트러너’라는 소수의 정예 탐정 조직을 만들었다. 그는 보안관과 관련된 각종 범죄의 증거를 수집해 공직사회의 적폐 해소에 나서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1833년 군인 출신인 외젠 프랑수아 비도크가 최초의 사립탐정 회사를 차렸다. 비도크는 범죄 조사에서 현장 보존, 범죄학, 탄도학 등을 도입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구두 바닥에 회반죽을 발라 족적을 확인했다. 그의 신체치수 측정 기법은 지금도 프랑스 경찰에서 이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850년 앨런 핑커턴이 설립한 ‘핑커턴 국립 탐정사무소’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 회사는 비밀 첩보조사부터 경호업, 기업 보안관리, 지식재산권 보호 등 전문 분야가 다양해 다른 나라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1998년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과 여비서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특별검사 케네스 스타는 사립탐정에게 증거 수집을 의뢰해 불륜 의혹의 단서를 확보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탐정업이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은 것은 ‘탐정업 업무 적정화에 관한 법률’이 2007년 6월 시행되면서부터다. 조사 비용은 간단한 조사가 5만∼6만 엔(약 50만∼60만 원), 어려운 조사는 100만 엔을 넘기도 한다. 2012년 말 현재 총리 산하 공안위원회에 신고된 탐정업 회사는 모두 5546개다. 각국에서 사립탐정이 되려면 면허를 받아야 한다. 미국에는 15만 명의 사립탐정이 활동하고 있다. 그중 41%는 전문 탐정회사에 소속돼 있으며 40%가량은 정부기관 로펌 은행 보험회사 신용정보회사 백화점 등에서 일하고 있다. 한편 사립탐정과 부패 경찰, 정치권의 유착관계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1987년 3월 영국의 사립탐정 대니얼 모건은 런던 경찰청의 비리 사건을 캐던 중 한 주차장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경찰은 27년간 재수사를 진행했지만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그런데 2011년 이 사건이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모건의 동업자 조너선 리즈가 한 신문사에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연간 15만 파운드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리즈는 또 경찰과의 ‘거래’를 통해 유명인의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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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550여 곳 공습… 가자지구 70명 사망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상황이 칼끝에 서 있다. 이 지역에서 최근 일어난 사태 중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사상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관계자는 10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시작된 7일 이후 지금까지 최소 70명이 숨지고 55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이 공습 시작 36시간 만에 550여 개의 목표물에 400t의 폭탄을 쏟아 부었다”며 “이는 2012년 11월 ‘8일 교전’ 당시 전체 기간보다 더 많은 양”이라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공격으로 맞대응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마스의 군사조직 잇즈앗딘 알깟삼 여단은 이날 이스라엘 원자로가 있는 사막지역 디모나에 M-75 로켓 3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의 채널2 방송은 로켓 1발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체제인 ‘아이언돔’에 의해 격추됐고 2발은 빈터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이언돔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 200여 발 가운데 약 25%인 53개를 요격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하마스 측을 압박하고 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지상군 투입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스라엘군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혀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오전 아랍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긴급회의를 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 사태를 논의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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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 보복’ 이-팔, 6년만에 地上戰 초읽기

    10대 소년 납치와 보복살인으로 재점화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이 양측의 대규모 공습과 로켓포 공격으로 확대되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8년 12월 ‘가자전쟁’ 이후 6년 만에 지상군 투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8, 9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160여 곳을 공습해 29명이 사망하고 670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미사일발사대 등 군사시설 파괴를 목표로 하는 ‘프로텍티브 이글’ 작전 발표 뒤 공습에 나섰다. 이스라엘 무인기가 신호탄을 발사한 데 이어 F-16 전투기의 폭격이 이어졌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이날 공습으로 라에드 아타르 칸유니스 지부 사령관, 무함마드 신와르 라파 지역사령관 등 로켓 발사 작전사령부로 쓰였던 8명의 하마스 고위요원 가옥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하마스 잇줏딘 깟삼 여단 소속의 고위 지도자 무함마드 샤반은 차량 폭발과 함께 사망했다. 팔레스타인이 하마스 지도부 요인을 민간인 사이에 끼워 넣는 ‘인간 방패’ 전술을 구사해 민간인 피해도 속출했다.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중에는 8명의 어린이, 청소년이 포함됐고 가자지구 남부인 칸유니스에서는 미사일이 한 가정집에 떨어지면서 일가족 7명이 몰살당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역시 로켓 발사 범위를 수도 예루살렘, 경제수도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심도시까지 넓히며 맞서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7일 이후 하마스가 146발의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 중 29발은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 돔’에 요격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4만 명 규모의 예비군에 동원령을 내리고 가자지구 접경지역에 2개 여단을 배치하며 지상군 투입 채비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어떤 나라도 이러한 위협 속에서 살 수 없을 것”이라며 “모든 것을 동원한 작전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츠하크 아하로노비흐 이스라엘 치안장관은 “이번 사태는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상군 투입 작전이 필요하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과 미국, 중동국가 등 국제사회는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마땅히 평화를 중재할 세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보도했다. 2012년 11월 150명의 사망자를 낸 8일간의 교전 당시 평화협상을 중재했던 이집트도 이번엔 별다른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취임 뒤 시나이 반도와 연결된 수백 개의 밀수터널을 파괴하는 등 하마스에 적대적 조치를 시행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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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대선 부정투표 논란… 종족갈등 번질 우려

    아프가니스탄 최대 종족인 파슈툰족 출신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65)이 지난달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것으로 7일 잠정 발표됐다. 그러나 경쟁 후보가 ‘부정선거’를 이유로 불복을 선언해 아프간에서 또다시 종족분쟁이 우려되고 있다. 가니 전 장관은 탈레반 중심세력이자 아프간 인구의 42%를 차지하는 파슈툰족 출신이다. 그는 올 4월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후보 8명 중 2위에 올랐다. 하지만 결선투표에서는 득표율 56%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압둘라 압둘라 전 외교장관(54)을 100만 표 차로 따돌렸다. 가니 전 장관은 미국에서 공부한 뒤 세계은행에서 10년간 근무했던 대표적인 ‘친서방’ 관료였다. 하지만 5년 전 미국시민권을 포기한 뒤 아프간 전통의상을 즐겨 입고 턱수염을 기르는 등 대중의 호감을 사기 위해 힘썼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압둘라 전 장관은 이번 대선 결과를 “국민 의지에 대한 쿠데타로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파슈툰족 출신인 카르자이 대통령이 대선을 가니 측에 유리하도록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압둘라는 안과의사 출신으로 2002년 카르자이 정권의 첫 외교장관이 됐지만 사퇴 후 반(反)카르자이 진영을 이끌어왔다. 그는 아프간 전체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타지크족 출신이다. 이들은 카르자이 정권과 미국이 시작한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또다시 파슈툰족의 지배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해왔다. 아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잠정 결과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전체 2만3000개 투표소 가운데 7000곳에 대해 재검표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흐메드 유수프 누리스타니 선관위원장은 “아직 최종 당선인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이의 제기를 검토한 뒤에는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종 발표는 재검표가 완전히 끝나는 22일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잠정 선거 결과가 나오자 파슈툰족은 거리로 뛰쳐나와 총을 쏘고 춤을 췄다. 반면 압둘라 후보를 지지하는 경찰과 군인들은 오히려 “압둘라 대통령 만세”라고 외치면서 하늘로 총을 난사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고 CNN이 보도했다. 최종 대선 결과가 나와도 종족 대립이 격화돼 아프간이 ‘제2의 이라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통합의 지도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아프간이 2개 이상의 영토로 나뉘거나 피로 얼룩졌던 1990년대 내전과 같은 상황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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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지구 대공습… 하마스 대원 9명 사망

    소년 보복 살해로 팔레스타인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이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단체인 하마스를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이날 공습은 2012년 가자지구 전쟁 이후 최대 규모다.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공군(IAF)은 이날 새벽 이집트 접경지역인 가자지구 남단 라파 지역을 수차례 공습해 하마스 대원 7명이 숨졌다. 또 밤사이 이스라엘 무인기가 가자지구 중부 부레이즈 난민촌을 공습해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2명을 사살했다. 이는 2012년 11월 가자지구에서 8일간 15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 이래 가장 많은 희생자 규모라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성명에서 “하마스가 6일 25발의 박격포와 로켓을 발사함에 따라 가자지구 중부의 테러 기지와 남부 하마스 비밀 로켓 발사기지 등 10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중순 이래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발사한 로켓공격이 150차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이 납치 살해된 이후 팔레스타인 소년 무함마드 아부 크다이르 군을 보복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유대인 6명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 경찰은 크다이르 군이 납치되기 하루 전 같은 동네에서 9세 소년 납치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납치에 가담한 이들을 체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크다이르 군이 납치된 정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6일 공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살인은 살인이고 선동은 선동이다. 어느 쪽이든 지역 상황을 악화시키고 유혈 사태를 일으키는 극단주의자들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도 “청소년을 살해한 이들이 결코 영웅으로 받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인티파다’라고 불렸던 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민중봉기의 재발을 우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1987년 제1차 인티파다 당시에는 이스라엘 장갑차와 팔레스타인 차량이 충돌하면서 4명이 숨졌으며 이 사건 이후 6년 동안 모두 1800명이 사망했다. 2004년 제2차 인티파다 때에는 4200명이 숨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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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美, 감청 이어 이중스파이짓” 발끈… 메르켈, 訪中회견서 “이건 아냐”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감청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이번엔 독일 정보기관 요원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이중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되면서 독일과 미국 간 외교 갈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메르켈 총리는 7일 베이징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 정보기관 요원의 이중스파이 의혹과 관련해 “보도가 맞는다면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이것은 내가 생각하는 기관 간, 파트너 간 신뢰 가능한 협력관계에 명백히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독일 검찰은 2012∼2014년 2년간 총 218건의 기밀문서를 CIA에 넘긴 혐의로 독일 정보기관(BND)에서 근무하는 31세 남성을 2일 전격 체포했다. 이 남성은 조작된 날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 기밀을 미국 측에 넘기는 대가로 2만5000유로(약 3400만 원)를 받았다고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존탁스차이퉁’(FAS)이 보도했다. 독일 검찰은 이와 관련해 존 에머슨 주독 미국대사에게 출두를 요청했고 야당은 미국 외교관들의 추방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CIA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NSA가 10여 년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급속도로 악화됐다. 독일은 재발 방지를 위해 ‘스파이 금지 협정’ 체결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몇 달간 이어졌던 미-독 사이의 훈풍이 점차 사그라지고 있다”며 이번 스파이 의혹의 파장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랑스는 미국이 자국은행 BNP파리바에 사상 최대의 벌금을 물린 데 반발해 미국의 ‘달러 패권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은 지난달 말 이란 쿠바 수단 등 경제제재 국가와의 불법거래 혐의로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에 89억 달러(약 9조 원)의 벌금을 물렸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6일 FT와의 인터뷰에서 “BNP파리바 사건은 국제 결제통화의 다변화 필요성을 일깨워준 사건”이라며 “미국이 달러화의 위력을 토대로 타국 경쟁 은행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고 ‘달러 중심주의’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유럽 기업들까지 달러로 거래해오던 결제 통화수단 다변화 문제를 7일 브뤼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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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만원 시계 찬 ‘된장남 칼리프’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최고 지도자로 추대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동영상을 처음 공개하면서 700만 원짜리 명품 브랜드 손목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5일 공개된 동영상에서 알바그다디가 오른쪽 손목에 찬 크롬 손목시계가 4000파운드(약 700만 원) 상당의 ‘오메가 시마스터’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6일 소개했다. 오메가 시마스터는 영화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1995년부터 본드 역할의 피어스 브로스넌이나 대니얼 크레이그가 계속 차고 나와 유명해진 시계다. 비슷한 가격대의 스위스 명품인 롤렉스나 영국의 세콘다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알바그다디는 이라크 모술의 모스크에 검은색 터번과 옷을 걸치고 등장해 “내가 신에게 복종하는 한 당신들도 내게 복종하라”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알바그다디가 전 세계 12억 이슬람인의 1000년 전 최고지도자인 칼리프를 상기시키려 검은색 의상을 준비했지만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크롬 시계를 차고 나와 웃음거리가 됐다”고 평했다. 누리꾼들도 “칼리프는 도대체 어느 밀레니엄(천년)에 살고 있는가”라고 조롱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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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정부 “희생자들에 상처” 유병언 사진전 취소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진전이 프랑스 정부 측 요청으로 취소됐다. ‘콩피에뉴 숲 페스티벌’ 축제 조직위원회는 4일 프랑스 북부 콩피에뉴 숲에서 콘서트와 함께 개최하려던 ‘아해 사진전’을 이날 취소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유병언은 ‘아해’라는 이름으로 사진작가 활동을 해왔다. 유 씨의 사진전은 이날 프랑스의 현대작곡가인 니콜라 바크리가 작곡한 ‘사계(四季)’ 연주에 맞춰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정을 취소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지난달 30일 숲 페스티벌 조직위에 서한을 보내 전시를 준비하던 유 씨 작품의 철거를 요청했다. 축제 조직위는 유 씨로부터 1만 유로(약 14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비위스 장관은 “슬픔에 빠진 한국인, 특히 어린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존중해 유 씨 작품 전시를 취소해 달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또 그는 “작품의 예술적 가치가 어떻든 그것을 전시하는 것은 희생자들에게 상처가 되고 한국인에 대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아울러 보수공사 후원 등의 명목으로 유 씨로부터 수백만 유로를 받은 베르사유 궁 박물관에 후원금을 받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현지 일간 ‘라 크루아’가 보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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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IL 초대 칼리프 동영상 첫 공개

    이라크 북부의 일부 유전지대를 장악한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군자금 조달을 위해 석유를 팔기 시작했다. 이라크 북부 살라흐앗딘 주의 지역 경찰서장 샬랄 압둘은 “ISIL이 2일 북부 유전지대인 우질에서 생산한 원유를 탱크 100대에 실었다”며 “탱크당 1만2000∼1만4000달러(약 1200만∼1400만 원)에 팔아 군자금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대표적 유전지대인 키르쿠크 외곽에 있는 우질 유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만 배럴 정도다. ISIL은 쿠르드 자치지역을 거쳐 개인 소유의 정유시설에 원유를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ISIL이 장악한 지역은 한국의 공기업이 개발 중인 가스전 및 유전에서도 멀지 않아 큰 피해가 예상된다. 또 ISIL은 시리아의 동북부 최대 원유·가스 생산지인 다이르앗자우르 주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한편 ISIL이 선포한 ‘이슬람국가(IS)’의 초대 칼리프로 지명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동영상이 5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동영상에서 알바그다디는 이라크 모술의 한 사원에서 “내가 신에게 복종하는 한 당신들도 내게 복종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알바그다디가 5일 이라크 중서부 암바르 주에서 이라크군 공습으로 부상을 입고 시리아로 도망갔다는 이라크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4일 성명을 내고 “수니파 반군 ISIL을 물리칠 때까지 총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며 “어떤 압력에도 세 번째 총리직을 위한 입후보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란 관영 뉴스통신 IRNA는 이라크 사태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란군 조종사가 바그다드 북부에서 전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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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부드러운 카리스마’ 프랑스 관광 개혁 팔걷었다

    “관광은 단순한 오락이나 부차적인 것이 아닙니다. 해외에 상품을 수출하는 것과 똑같이 경제의 활로를 뚫어주는 산업입니다.” 4월 프랑스 통상관광국무 장관에 임명된 한국인 입양아 출신 플뢰르 펠르랭(41·김종숙) 장관이 프랑스 관광산업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펠르랭 장관은 3일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고성(古城) ‘클로 드 부조’에서 열린 ‘한국의 여름밤, 수라상’ 행사에 참석해 관광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년 83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빛의 나라’ ‘예술과 와인, 명품의 고장’이라는 기대를 갖고 프랑스를 찾아옵니다. 그러나 영어가 통하지 않고 불친절한 종업원, 잦은 대중교통 파업 때문에 실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여행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프랑스에 환상을 품고 온 관광객들이 하루 만에 기대와는 다른 모습에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진다는 소위 ‘파리 신드롬(Paris Syndrome)’도 거론하며 외국인 관광객 1억 명 시대를 열려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펠르랭 장관은 또 프랑스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1억 명 돌파를 위해 와인과 음식, 스포츠와 산악 환경투어, 럭셔리 관광과 도심투어 등 개인의 다양한 욕구에 맞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비자발급 요건 완화 등 전반적인 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모든 관광지에서 와이파이(Wi-Fi)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개인이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모바일 관광’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프랑스 주간 누벨옵세르바퇴르는 펠르랭 장관에 대해 “부드러워 보이지만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장미꽃”이라며 “유럽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장관으로서 열정과 능력으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프랑스 내각에서 한국과의 ‘핫라인’으로 통한다. 실제로 프랑스 농림부 장관이 한국에 육류를 수출할 때 펠르랭 장관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펠르랭 장관은 “한국과 프랑스의 기업들이 함께 손잡고 아프리카와 같은 제3세계에 진출하는 협력을 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파리에서 한-프랑스 창조경제포럼을 연 데 이어 뉴욕에서도 외자 유치와 관광산업 설명회를 가졌다. 지난해 4월 처음 한국을 찾았던 펠르랭 장관은 “생후 6개월 만에 입양된 이후 프랑스인으로 살아왔는데 지난해 한국에 갔을 때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나 환영해줘서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속에서 프랑스나 한국의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내 삶을 돌이켜 봤을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 절대로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선재 스님이 만든 사찰 음식과 프랑스 와인과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번 한식 소개 행사에는 부르고뉴 와인 제조업자와 기업인 100여 명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부르고뉴(프랑스)=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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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 ‘로켓’ vs 이 ‘공습’… ‘10대 소년 납치살해’ 피의 복수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0대 소년의 잇따른 납치살해 사건을 놓고 보복공격에 나서며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영국 BBC는 3일 새벽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군사시설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전날 가자지구에서 20여 발의 박격포와 로켓을 이스라엘 남부로 발사한 데 대한 보복 공습”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군은 또 “가자지구의 무기 제조공장과 군사훈련 시설을 포함해 15개의 테러 의심 장소를 공습했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의 아슈라프 알 카이드라 보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10명이 부상당해 병원에 실려갔다”고 BBC에 밝혔다.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2일 예루살렘 동부에서 납치됐다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된 10대 소년 무함마드 후세인 아부 크다이르 군(17)의 장례식을 3일 오후 거행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크데이르 군의 살해 사건이 지난달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이 납치돼 숨진 데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보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소년 살해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이스라엘 정부와 그 지도자들을 팔레스타인 국민은 결코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2일 밤 예루살렘 주요 도로에서 이스라엘 경찰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주민들의 상호 혐오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죄 없는 17세 소년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보복이 악순환에 빠질 수 있으니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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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글로벌 북 카페]베르나르 보시옹 ‘엘리제궁에서의 서비스’

    “당신은 국가적 영속성의 상징이다. 국가의 대통령(chef de l'´Etat)은 바뀌어도, 대통령궁 주방의 셰프(Chef de cuisine)는 변치 않는다.” 2012년 5월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엘리제 궁의 주방장인 베르나르 보시옹(61)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74년부터 40년간 엘리제 궁에서 요리사로 일해 왔다. 지난해 10월 퇴임한 그가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프랑수아 미테랑,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까지 역대 대통령의 입맛을 다룬 ‘엘리제 궁에서의 서비스(Au Service Du Palais·사진)’라는 책을 펴냈다. 각자 까다롭고 변덕스러운 취향을 가진 5명의 대통령을 모시며 40년을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는 “음식 취향에서는 좌파, 우파 대통령이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1981년 ‘삶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프랑스 5공화국 최초의 좌파 대통령이 됐던 미테랑은 예상과 달리 엘리제 궁 주방팀에 “자신의 과업을 평소처럼 수행해달라”는 편지를 직접 써서 전달했다고 한다. 그 결과 엘리제 궁의 식탁은 드골, 퐁피두, 지스카르데스탱과 같은 전임 우파 대통령보다 더 화려해졌다. 저자는 “미테랑의 두 번의 임기(14년) 동안 프랑스는 고급 요리를 발전시키는 최전성시대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미테랑은 매 식사마다 양고기와 거위간(푸아그라), 상어알(캐비아)과 조개관자(생자크) 요리를 빼놓지 않았다. 1995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엘리제 궁을 방문했을 때의 식탁도 “혁명과는 관계없었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송로버섯(트뤼프)과 새끼오리 가슴살 요리가 식탁에 올랐다. 저자는 “나는 ‘캐비아 좌파’라는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딱 맞는 말”이라고 회고했다. 실제로 미테랑 시절 엘리제 궁의 식탁에는 커다란 캐비아 항아리가 훈제 연어요리 옆에 항상 놓여 있어 손님들은 캐비아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식탁이 가장 검소했던 것은 우파 대통령인 사르코지였다. 그는 프랑스 정식 코스요리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치즈 먹는 순서를 아예 생략해 버렸다. 대신 피자나 파스타, 코카콜라와 같은 이탈리아식 간편한 음식을 즐겼다. 속도광인 사르코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12분 만에 점심식사를 먹어치운 적도 있다. 대식가로 유명했던 우파 대통령 시라크는 시도 때도 없이 식탁 회동을 즐겼다. 손님을 맞기 위해 그는 한 끼에 두 번 식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재정위기 시대의 좌파 대통령 올랑드는 ‘절제’를 내세워 송로버섯이나 가재 등의 비싼 식재료 구입을 대폭 삭감했다. 저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부터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원수까지 각국의 정상들에 대한 회고도 곁들였다. 엘리제 궁의 ‘음식 외교’는 유명하다. 그는 “한 끼의 식사가 나라의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을 가슴에 새겨왔다고 말했다. 프랑스 음식점 평가서인 미슐랭가이드의 편집자인 미카엘 엘리스 씨는 “보시옹은 전 세계 요리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고 평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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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중앙亞와 가스 직거래 강행”

    러시아가 체불 대금 미납을 이유로 16일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연합(EU)이 ‘3차 가스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은 피해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EU도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U는 국제시장에서 가스 가격이 요동치는 등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자 중앙아시아와의 가스 직거래를 추진하는 등 에너지의 러시아 의존도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16일 아제르바이잔 투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U는 카스피 해와 중동, 중앙아시아의 가스를 유럽으로 직접 가져오기 위해 ‘남부 가스수송로’ 계획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현재 중앙아시아 자원 부국인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중동지역 국가들과도 가스 직거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이를 위해 남부 가스수송로의 일부인 ‘카스피 해 가스수송관(TCP)’ 건설사업을 추진해 왔다. 에너지의 러시아 의존을 낮추기 위한 TCP 사업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아제르바이잔까지 카스피 해 아래로 300km의 가스관을 연결한 다음 터키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총 40억 달러(약 4조800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를 싼값에 사들여 유럽으로 재판매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다. 러시아는 표면적으로는 환경 파괴와 카스피 해의 영토분쟁을 이유로 TCP 건설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은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 2차 가스대란’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혹한에 떨게 했으나 이번에는 여름철이라 파장은 비교적 작은 편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약 134억 m³ 규모의 가스를 비축하고 있어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겨울이 시작되기 전까지 가스 가격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연쇄 가스대란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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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라크에 병력 275명 급파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끄는 반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현지 대사관 인력과 시설 안전을 위해 병력 275명을 파견했다고 미 국방부가 16일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주말에 170명이 바그다드에 도착했으며 100명이 추가로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병력은 대사관 직원 일부의 요르단 암만 및 이라크 아르빌 이동 작전을 수행하고 대사관 시설 보호에 배치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이라크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ISIL 거점 지역 공습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으며 며칠 동안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백악관 관리들이 전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야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인기(드론)를 동원한 공습 가능성에 대해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옵션의 하나”라고 말했다. 미군은 현재 걸프 만에 조지부시 항모 전단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습을 단행하면 민간인 사살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적했다. ISIL이 이끄는 반군은 이날 이라크 정부군과 격렬한 교전 끝에 시리아 국경 인근 서북부에 있는 탈아파르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서북부 니나와 주의 한 관리는 “정부군이 철수했다. 탈아파르는 무장세력 통제 아래에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탈아파르 지역은 시리아 국경 인근의 요충지로 인구 40만 명 가운데 다수가 시아파와 튀르크족이다. 한편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이란의 핵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은 이란과 이라크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무부 고위 관리가 전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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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런두런 돌과 철의 속삭임… 베르사유의 눈과 귀 열다

    프랑스 절대 왕정을 상징하는 베르사유 궁의 정원에 낯선 금속 조형물이 등장했다. 높이 12m, 길이 30m에 이르는 스테인리스 철판이 무지개 모양으로 휘어져 있고 그 양쪽 끝에 커다란 돌이 하나씩 좌정해 있다. 하늘과 땅 사이를 가르며 미묘한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는 초대형 구조물은 바로 이우환 씨(78)의 ‘관계항-베르사유의 아치’란 입체작품이다. 베르사유 현대미술전 올해의 초대작가로 선정된 이 씨는 한국 작가 최초이자 제프 쿤스(미국), 무라카미 다카시(일본) 등에 이어 2008년 이후 역대 7번째로 개인전을 꾸몄다. 17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이우환, 베르사유’전에선 17세기 천재 조경설계사 르노트르가 설계한 바로크식 정원에 9점, 박물관에 1점 등 신작으로 ‘관계항’ 10점을 선보였다. 이 전시를 위해 50번 가까이 현장을 찾았다는 작가는 “완벽하게 꾸며진 인공 정원에서 무슨 일이 가능한지를 고민했고 결국 그 완벽을 넘어서려는 게 내 작업”이라고 말했다. 정원 중심축을 따라 초록빛 풀밭과 관목으로 조성된 미로에 군데군데 배치된 작품은 관람객에게 ‘숨은 보물찾기’를 제안한다. 자연을 상징하는 돌과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철판이 서로 마주 보거나 한데 어우러진 작품, 무덤처럼 땅을 파서 돌을 안치한 작품, 자연석에 무심히 기대놓은 철근 등이 보인다.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만든 것과 만들지 않은 것, 자연과 문명, 안과 밖 등 양면성을 끌어안으면서 ‘비움의 미학’을 성찰한 작업이다. 작가는 “이만한 규모로 작품을 하는 기회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고백할 만큼 모든 것을 전시에 쏟아 넣었다. 덕분에 프랑스 정원의 걸작으로 꼽히는 공간에 ‘여백의 예술’이 스며들어 한몸을 이뤄냈다. 동서 미학의 조화로운 화음을 보여준 작업에 호평이 이어졌다. 르몽드(12일자)는 ‘돌과 금속으로 된 그의 작품은 장소 위에 군림하거나 정복하지 않는다. 대신 풍경에 삽입되면서 기존에 잘 알려진 장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새로움을 던져준다. 이번 전시는 베르사유에서 보기 힘든 가장 모험적이고 시적인 영감을 창조하는 전시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다’는 리뷰를 실었다. 리처드 바인 ‘아트 인 아메리카’ 편집인은 “재료에 대한 순수성과 물질성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자연과 환경에 대한 조화로운 해석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전시를 기획한 알프레드 파크망 전 퐁피두센터 관장과 카트린 페가르 베르사유 박물관장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페가르 관장은 “이우환의 작품은 우리를 조용하고 매혹적인 그의 시 속으로 이끈다”고 평했다. 이 씨는 백남준에 이어 국제무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 출신의 현대미술가로 손꼽힌다. 서울대 미대 중퇴 후 1956년 일본으로 건너가 전위적 예술운동인 ‘모노하’의 중심인물로 활동했다. 파리와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그는 2011년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도 개인전을 열어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였다. 그의 작품은 철학적이지만 자연과 인공의 관계 맺기, 작품과 장소의 대화에 주목할 뿐 해석을 강요하지 않는다. 작가는 “오늘날 빠른 속도와 대량 소비에 지친 사람들이 작품 앞에 잠시 멈춰서서 다른 상상과 생각을 해보면 좋겠다. 작가 이름이나 작품 제목을 몰라도 신기하다는 느낌만 받아도 된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고미석 기자}

    •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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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반군 “정부군 1700명 처형”… 종파간 ‘피의 복수’ 우려

    이라크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 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정부군 소속 시아파 병사 1700명을 집단 처형했다고 주장하며 사진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BBC는 15일 ISIL이 주장한 집단 처형은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로 반군 1400명을 살해한 것을 뛰어넘는 최악의 학살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분노한 시아파 무장세력이 수니파 주민을 상대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보복에 나선다면 중동이 ‘민간인 살육장’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집단 처형 사진에 지구촌 경악 ISIL은 이날 자체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배교자들은 지옥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시아파 이라크 군경들을 집단 처형하는 사진을 올렸다. 한 사진에는 민간인 복장을 한 남자들이 20∼60명씩 허리를 90도로 구부린 채 땅을 보며 처형장소로 끌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른 사진에는 손이 뒤로 묶인 수십 명이 땅에 엎드린 채 피를 흘리고 있다. 사진이 촬영된 날짜와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티크리트 등 반군이 장악한 지역 5곳 이상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라크군 대변인인 카심 알무사비 중장은 “이 사진은 진짜”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ISIL의 처형 주장에 대해 “ISIL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라크에서는 수만 명의 시아파 민병대가 정부군에 합류해 ISIL에 반격을 개시했다. 파죽지세로 진군하던 ISIL은 이 저항에 부딪혀 현재 바그다드 북쪽 100km 지역에서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이라크군은 15일 시리아와 공조해 이라크 국경 인근 시리아 북부 라카 주와 북동부 하사케 등의 ISIL 기지에 공습을 가해 반군 무장세력 297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 인력 일부를 이동시키고 보안 강화를 위해 해병대와 육군 50∼100명을 현지에 급파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동상이몽 미국은 ISIL의 바그다드 점령을 막기 위해 항공모함 조지 H W 부시를 비롯한 항모 전단을 걸프 만으로 보낸 데 이어 무인기를 투입해 ISIL을 타격할 군사목표물 정보수집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지원하기 위한 활동에 착수한 미국과 혁명수비대 2000명을 파병한 이란의 계산이 다르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군사개입 전제조건으로 이라크 정부에 종파 분쟁 해소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NYT가 15일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아파 출신인 말리키 총리에게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 등 3대 종파가 적절하게 대표되는 연정을 구성하라는 것이다. 종파 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 언제든 유혈 사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법치연합은 4월 30일 실시된 총선에서 최다 의석(92석)을 차지했지만 과반 의석(165석)에 미치지 못해 연정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아파인 이란은 수니파와의 연정에 관심이 없다. NYT는 “시아파의 맹주국인 이란은 (이라크에) 시아파 주도 정부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란은 미국의 군사개입에도 반대하고 있다. 마르지에 아프감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이라크는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맞서 싸울 능력과 필요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국과 이란은 겉으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워싱턴=신석호 특파원   ▼ 한국 근로자 1300여 명 체류… 외교부, 비상탈출 계획 준비 ▼한국 외교부는 이라크에 체류하는 교민 안전을 매일 점검하면서 비상시 탈출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라크에는 80개 한국 기업에 소속된 한국 근로자 13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미 위험지역에 있던 4개 기업 한국 근로자 24명은 정부 권유에 따라 안전지역으로 대피했거나 귀국했다.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남부지역에 머물고 있다. 주이라크 대사관과 아르빌 사무소 소속 외교관은 20명에 이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6일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와 이라크 정부군의 대치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상황이 불안정해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유사시 근로자 1300명을 인접국으로 옮길 수 있는 이동수단을 확보하고 이라크 진출기업 20개사의 국내 관계자를 외교부로 불러 비상계획을 논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순방에 앞서 이라크 사태를 보고받고 “경제활동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했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20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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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공습 - 드론폭격 검토”… 오바마, 군사행동 돌입 경고

    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파죽지세로 수도 바그다드 북부지역까지 진격하자 미국이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선택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13일 바그다드에서 동북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디얄라 주의 도시 바쿠바로 진격하며 이라크 정부군과 전투를 벌였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ISIL은 전날 밤 디얄라 주의 사디야, 자라우라 등 2개 도시 일부도 장악했다. 이에 따라 ISIL이 바그다드 북부에 이어 동부 지역까지 차지하며 사실상 바그다드를 포위하려는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라크 북서부 지역에서는 미국인 수백 명이 공군기지를 통해 탈출했다.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도 조만간 철수할 예정이다. 유엔은 최근 일주일간 분쟁으로 30만 명이 난민이 됐다고 13일 밝혔다. 교전이 확산되자 시아파 이슬람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의 군대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해 ISIL이 장악했던 티크리트 지역의 85%를 되찾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는 권력의 공백을 틈타 동부의 유전도시 키르쿠크를 장악했다. 이라크가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등 3각 내전에 휩싸이자 이웃 국가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도 종파 갈등이 자국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공습, 드론 공격 등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상군 투입은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라크 내전으로 제한적 개입주의를 내세운 오바마 대통령의 신외교독트린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성공적인 종전이라고 자평하고 병력을 철수했던 이라크에서 또다시 내전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한편 이라크 확전에 대한 우려로 13일 브렌트산 원유가 전날보다 1.2% 오른 배럴당 114.2달러에 거래되는 등 국제유가가 올 들어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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