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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대체재로 한미일 3국 간 별도의 정보체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실제로 정보보호협정 폐기 수순을 밟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실장이 밝힌 별도의 체계란 2014년 12월 29일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으로 이를 통해 한일 정보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은 미국을 거쳐 한일이 군사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이다. 미국의 개입이 ‘의무화’돼 있다. 한국 국방부가 미국 국방부에 정보를 전달한 뒤 추후 한국 승인을 거쳐 미국이 일본에 정보를 전달하는 식이다. 일본 또한 방위성이 미 국방부에 전달하면 일본 정부의 승인을 거쳐 한국에 전달된다. 한미일 약정이 한미 군사비밀보호협정과 미일 군사비밀보호협정의 연장선에 있는 데다, 한미일 3국의 정보 공유를 원활히 하기 위한 추가 약정 성격이기 때문이다. 한미일 약정을 통해 교환되는 정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비밀정보에 한정된다. 그래서 북한의 도발 관련 정보는 이 약정을 통해 대부분 주고받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을 거쳐야 하는 만큼 한일 간 즉각 2급 이하 정보를 직거래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보다 정보 교환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통해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미일 약정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앞선 임시방편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그 유용성을 인정해 이미 두 차례나 기간을 연장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종료하는 것 자체가 대북 정보력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우리가 (북한 미사일의) 발사지점은 더 빨리 확보하지만 지구 곡면 때문에 단거리가 됐든 중거리가 됐든 모든 것을 탐지하진 못한다. 미사일의 종말이나 탄착지점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건 동해를 정면에 두고 있는 일본”이라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통해 모든 정보 교환이 가능하기에 중-러 등의 위협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한미일 약정으로 ‘회귀’하더라도 정보력에 미칠 파장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 6일, 관심을 끈 건 발사 장소였다. 북한은 이날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지역에서의 미사일 도발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과일군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 지역 중 가장 서쪽이자 가장 남쪽 지역으로 안다”고 했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내륙을 가로질러 발사해도 중간에 이를 추락시키지 않을 정도로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해 서쪽 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평양 인근 상공 통과시키며 기술력 과시 특히 이번 미사일은 이례적으로 평양 남쪽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 등 지휘부 시설이 있는 평양 인근 상공으로 과감히 날려 보낸 것은 실전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미사일이 비행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선전한 것이다. 또 한국과 가까운 지역을 택한 건 대남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해당 미사일을 KN-23으로 평가했다. 한미의 요격망을 무력화할 목적으로 수평비행을 하다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등 회피 기동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점고도는 지난달 25일 같은 미사일 발사 당시 50여 km였던 것에 비해 낮아진 37km였다. 고도가 더 낮아지면 레이더 등 탐지 자산으로 포착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반면 요격을 준비할 ‘전투준비 시간’은 짧아진다. 군 당국은 6일 현재까지 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미사일은 물론이고 지난달 31일 및 이달 2일 발사한 발사체 역시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발사한 건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며 군 당국과 엇갈린 발표를 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에도 북한이 신형 대구경 방사포라고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6일 비행 사거리가 450여 km인 것으로 볼 때 북한이 최대 사거리가 400km가 넘는 신형 방사포를 개발한 뒤 최대 사거리까지 비행시험을 해봤을 수도 있다”고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쏴놓고 방사포를 발사했다고 발표하는 식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이 발사한 무기의 실체조차 모르고 있다는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심리전에 나설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일 끝나는 한미 연합훈련까지 추가 도발 우려 군 당국은 북한이 당분간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시작전계획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실행하는 이번 한미 연합연습은 20일까지 이어진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미사일을 쏘는 등 불안감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연습 기간 내내 도발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6일 미사일 발사 직후 공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연합연습을 비난하며 “국가 안전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한미 훈련 중단을 강조하면서 “뒤돌아 앉아서는 우리를 해칠 칼을 가는 것이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떠들어대는 창발적인 해결책이고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라면 우리 역시 이미 천명한 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선 북한이 미국을 직접 겨냥하는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은이 4월 미국과의 협상 시한을 연말로 못 박은 만큼 당분간 미국을 직접 자극할 도발은 하지 않는 것으로 선을 그어 두었을 것”이라며 “담화는 한미 연합연습을 위축시켜 보려는 압박용”이라고 분석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한기재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을 검토하던 기존 입장을 최근 바꿔 모든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청와대에 이어 주무 부처인 국방부까지 협정 폐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 협정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인 24일을 앞두고 한일 간 ‘강 대 강’ 힘싸움이 첨예화되는 모양새다.○ 정경두 “일본과 신뢰 결여돼” 정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협정 폐기를 주장하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에게 “협정을 연장하는 것으로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었는데 최근 일본과 신뢰가 결여됐고 수출 규제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도 연계돼 있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기존 유지 입장에서 폐기 쪽으로의 정책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강조한 것이다. 정 장관은 이어 “이 협정은 일본이 먼저 요구해서 이뤄졌다”고 강조한 뒤 “협정 체결 이후 26건의 정보 교류가 있었고 올해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3차례 정보 교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협정은 그 자체의 효용성보다도 안보와 관련된 동맹국과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있어 정부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 간 협정 유지를 통해 한미일 삼각동맹의 균열을 방지하려는 미국의 입장도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는 취지다. 정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협정 재검토’란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발신하며 여전히 한일 간 관여에 소극적인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일본이 우리에게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일본과) 민감한 협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미국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현재로는 협정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중요한 상황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이를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일각 “협정 폐기 시 한국만 고립될 수 있어” 안보 국회를 표방하는 7월 임시국회에서 이날 처음 열린 국방위에서는 협정 폐기를 두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우리의 국방력 향상에 필요한 전략물자도 통제하겠다는 의미이니 협정 폐기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조기 경보기 17대 등을 갖고 있어 정보 역량이 우수하다”며 “협정이 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하자고 시작된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2016년 11월 협정 체결 이후 일본과 북한 핵과 미사일 등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해온 국방부의 입장 변화를 두고 군내에선 우려도 나온다. 협정이 파기되면 협정 유지를 고수해온 미국마저 일본 편에 서게 돼 한국만 고립될 수 있다는 것. 군 고위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정적으로 협정을 건드렸다간 한미동맹까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에서 보고서로 제안한 핵공유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 따라 전술핵 배치는 전혀 검토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잇따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이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냐는 한국당 박맹우 의원 질의에는 신경전 끝에 “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이 정 장관에게 “사사건건 북한을 변호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민주당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회의가 50분간 정회되기도 했다.조동주 djc@donga.com·손효주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을 검토하던 기존 입장을 최근 바꿔 모든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청와대에 이어 주무 부처인 국방부까지 협정 폐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 협정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인 24일을 앞두고 한일간 ‘강 대 강’ 힘싸움이 첨예화되는 모양새다.● 정경두 “일본과 신뢰 결여돼” 정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협정 폐기를 주장하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에게 “협정을 연장하는 것으로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었는데 최근 일본과 신뢰가 결여됐고 수출 규제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도 연계돼있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기존 유지 입장에서 폐기 쪽으로의 정책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강조한 것이다. 정 장관은 이어 “이 협정은 일본이 먼저 요구해서 이뤄졌다”고 강조한 뒤 “협정 체결 이후 26건의 정보교류가 있었고 올해 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3차례 정보 교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협정은 그 자체의 효용성보다도 안보와 관련된 동맹국과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있어 정부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 간 협정 유지를 통해 한미일 삼각동맹의 균열을 방지하려는 미국의 입장도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는 취지다. 정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협정 재검토’란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발신하며 여전히 한일 간 관여에 소극적인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일본이 우리에게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일본과) 민감한 협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미국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현재로는 협정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중요한 상황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이를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일각 “협정 폐기 시 한국만 고립될 수 있어” 안보 국회를 표방하는 7월 임시국회에서 이날 처음 열린 국방위에서는 협정 폐기를 두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우리의 국방력 향상에 필요한 전략물자도 통제하겠다는 의미이니 협정 폐기까지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조기 경보기 17대 등을 갖고 있어 정보 역량이 우수하다”며 “협정이 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하자고 시작된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한다”고 반박했다. 2016년 11월 협정 체결 이후 일본과 북한 핵과 미사일 등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해온 국방부의 입장 변화를 두고 군내에선 우려도 나온다. 협정이 파기되면 협정 유지를 고수해온 미국마저 일본 편에 서게 돼 한국만 고립될 수 있다는 것. 군 고위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정적으로 협정을 건드렸다간 한미동맹까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에서 보고서로 제안한 핵공유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 정책에 따라 전술핵 배치는 전혀 검토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잇따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냐는 한국당 박맹우 의원 질의에는 신경전 끝에 “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이 정 장관에게 “사사건건 북한을 변호한다”고 지적한 데 민주당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회의가 50분간 정회되기도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한일 ‘경제전쟁’이 안보 분야로 확전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의 전례 없는 경제 보복에 일각에선 협정 연장을 희망해온 일본에 맞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폐기하는 강수로 타격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우리에게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민감한 군사 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간 “(협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던 청와대가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언급하며 협정 연장에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처음 내비친 것이다. 그동안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확실시돼왔지만 정부 입장에선 맞대응할 경제 카드가 없고 ‘안보 카드’인 협정 폐기가 그나마 유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본에 대한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통보 시한은 24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효력이 발효되는 28일 직전이다. 이 때문에 협정 폐기를 충격이 극대화될 만한 시점에 빼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도 “일본도 이것(협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의 기류도 서서히 협정 폐기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해찬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규탄대회에서 “(일본과) 군사정보 교류를 유지해야 하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중한 의견을 내놨다. 미국이 이 협정을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핵심으로 여기는 만큼 협정 파기가 한미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지난달 29일 “(한일 간) 연대해야만 하는 과제는 굳건히 연대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는 등 일본은 협정 유지를 희망한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이는 일본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돼왔다. 향후 협정이 폐기되면 3각 협력 균열의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미국을 일본 편으로 만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 것.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협정 폐기론이 나오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를 추진하면 한미관계에도 균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군에서도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군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릴레이 도발 국면에선 일본이 수집한 군사정보가 더욱 필요하다”고 했다. 통상 북한은 일본과 가까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데 이 때문에 일본 이지스함 등으로 수집한 미사일 사거리 등의 정보가 더 정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쐈을 때도 한미가 수집한 정보에 일본이 운용하는 탐지 자산으로 수집한 정보를 더해 사거리가 600여 km라고 최종 분석할 수 있었다. 현재 군은 33개국 및 1개 기구와 군사정보협정 및 약정을 맺고 있다. 이 협정과 약정이 폐기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국방부가 실제 정보 교류가 없는 나라와도 협정을 폐기하지 않는 건 협정이 유사시를 대비해 만들어 놓은 군사정보 교류의 도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손효주 hjson@donga.com·강성휘 기자}

미국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사진)이 한국 및 일본과 ‘핵 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만하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힌 것은 다른 인사들의 발언보다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정책과 관련한 법안 및 예산을 주무르는 군사위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다. 그의 발언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미국 내에서 이런 논의가 더 많아지고 활발해졌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은 핵 정책과 관련해선 비확산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이어가며 핵 능력을 증강하는 과정에도 미국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물론이고 전술핵 재배치 요구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인호프 위원장이 이런 기류를 알면서도 한국 일본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을 담은 미 국방대(NDU)의 ‘21세기 핵 억제력: 2018 핵 태세 검토 보고서’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그만큼 북한 핵개발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도 이날 “미 행정부와 한국 및 일본과의 논의하에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국방대 보고서에 대한 검토 여지를 열어 놓았다. 최근 미 의회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 상원 군사위는 물론이고 외교위, 정보위의 각종 청문회에서는 더욱 강경한 대중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이 한국 및 일본과 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은 안보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중국까지 겨냥할 수 있는 다목적 포석으로 의회에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다만 이런 반응을 의회의 전반적인 기류로 일반화시키기는 어렵다. 비확산의 관점에서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상존하고 있다. 군사 분야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실무급 장교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국방대 보고서가 미 행정부의 정책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설령 정책적 차원에서 검토가 이뤄진다고 해도 실제 집행까지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군 내부에서도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1일 “미 의회나 민간 차원에서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얘기지만 미 정부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며 “특히 미군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전술핵 재배치가 아니라 유사시 한국군 전투기 등을 이용해 전술핵을 투하하는 진정한 의미의 핵 공유라면 미국이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더더욱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 등에 전술핵을 갖다 놓고 유사시 미군 전투기 등으로 이를 사용하는 전술핵 재배치 형태의 ‘반쪽 핵 공유’에 대해서도 군 내부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을 지척에 둔 한반도 전장 환경상 한반도 유사시 북한이 가장 먼저 전술핵이 보관된 기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게 되는 등 남한에 전술핵을 두는 건 군사전략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많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손효주 기자}
조선중앙TV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 일대에서 쏜 발사체가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다연장로켓)’라고 1일 보도하고, 관련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를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고 판단한 군의 대북 정보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무엇을 발사했는지도 파악을 못 하면서 추적과 요격이 가능하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300mm 방사포(KN-09)보다 사거리가 길고 정밀도를 높인 ‘신형 무기’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군은 한미 정보당국의 공동 평가 결과 지난달 25일 발사된 신형 SRBM(KN-23)으로 판단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초기 비행 속도와 포물선 궤적 등 비행 특성을 볼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 군의 이런 입장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TV가 신형 방사포의 시험 발사 영상을 공개하면서 군이 오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뒤에도 바뀌지 않았다. 군 일각에선 사진 합성 등 기만전술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북한 체제 특성상 ‘최고 존엄’이 공개한 신형 무기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은 대단히 낮고, 북한의 기술력을 고려할 때 ‘새로운 방사포’라는 데 전문가들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군이 보유한 북한의 신형 방사포와 신형 SRBM 관련 데이터가 많지 않다”며 “이런 점에서 초기 비행 속도와 궤적만으로 신형 방사포와 KN-23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이 1일만 두 차례 미사일이라고 해놓고 추후 신형 방사포로 최종 판명될 경우 군의 대북 정보력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이 지난달 25일 KN-23을 발사한 지 하루 뒤 사거리를 대폭 정정해서 탐지 실패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또다시 헛발질을 했다는 지적이 쏟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신형 방사포는 300mm 방사포보다 동체가 더 크고, 길이도 길어 400mm 신형 방사포라는 추정이 나온다. 더 무거운 탄두를 싣고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앞부분엔 유도장치를 장착한 정황도 포착됐다. KN-09 같은 기존 방사포에는 러시아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같은 유도장치가 장착돼 수백 km 밖의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오차범위는 10m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이날 쏜 것을 ‘조종 방사포’라고 밝힌 것도 바로 유도능력 탑재를 의미한다. 김 위원장이 2016년 3월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을 때도 북한 매체들은 ‘조종 방사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때보다 정밀도를 더 높여 휴전선에서 남한 어느 곳이든 ‘초정밀 타격’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방사포는 핵은 장착할 수 없지만 유사시 생화학탄두를 실어 동시 다발로 타격할 경우 핵무기급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군 1명이 임진강을 통해 귀순했다. 임진강을 통한 귀순은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일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38분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 남쪽 임진강에서 남쪽을 향해 이동하는 북한군 1명을 식별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현장 경계 병력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이 북한군을 식별했다. 당시 TOD상에는 이 북한군이 임진강에 들어가 머리만 내놓고 이동하는 바람에 임진강에 떠 있는 공 형태의 부유물처럼 식별됐다는 것이 합참 설명이다. 일반전방초소(GOP) 경계 병력은 이를 계속 감시하며 추적했고 이 물체가 GOP 철책에서 300m 떨어진 임진강 내 지점에 도착한 오후 11시 56분 사람이라는 사실을 식별했다. 우리 군은 귀순 유도조를 출동시켜 이 북한군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 북한군은 자신은 북한 군인이라며 신분을 밝히고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 당시 해당 지역은 날씨가 흐린 데다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 달빛도 전혀 없는 상태였다. 현재 군 당국 등 관계 당국은 구체적인 남하 경로 및 귀순 의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이 한국, 일본과 ‘핵 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만하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힌 것은 다른 인사들의 발언보다 무게가 실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정책과 관련한 법안 및 예산을 주무르는 군사위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다. 그의 발언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미국내에서 이런 논의가 더 많아지고 활발해졌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은 핵 정책과 관련해선 비확산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이어가며 핵 능력을 증강하는 과정에도 미국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물론 전술핵 재배치 요구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인호프 위원장이 이런 기류를 알면서도 한국, 일본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을 담은 미 국방대(NDU)의 ‘21세기 핵 억제력: 2018 핵 태세 검토 보고서’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그만큼 북한 핵개발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도 이날 “미국 행정부와 한국, 일본과의 논의 하에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국방대 보고서에 대한 검토 여지를 열어놓았다. 최근 미 의회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 상원 군사위는 물론 외교위, 정보위의 각종 청문회에서는 더 강경한 대중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이 한국, 일본과 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은 안보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중국까지 겨냥할 수 있는 다목적 포석으로 의회에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다만 이런 반응을 의회의 전반적인 기류로 일반화시키기는 어렵다. 비확산의 관점에서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상존하고 있다. 군사 분야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실무급 장교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국방대 보고서가 미 행정부의 정책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설령 정책적 차원에서 검토가 이뤄진다고 해도 실제 집행까지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 군 내부에서도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1일 “미 의회나 민간 차원에서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얘기지만 미 정부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며 “특히 미군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전술핵 재배치가 아니라 유사시 한국군 전투기 등을 이용해 전술핵을 투하하는 진정한 의미의 핵공유라면 미국이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더더욱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 등에 전술핵을 갖다놓고 유사시 미국 전투기 등으로 이를 사용하는 전술핵 재배치 형태의 ‘반쪽 핵공유’에 대해서도 군 내부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을 지척에 둔 한반도 전장 환경상 한반도 유사시 북한이 가장 먼저 전술핵이 보관된 기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게 되는 등 남한에 전술핵을 두는 건 군사전략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많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31일 일주일도 안 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또다시 발사하자 청와대와 군 당국은 긴급히 움직였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발사 3시간여 만에 이를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했고, 청와대는 5시간여 만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개최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대화 동력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 북한 향해 ‘敵’ 꺼내든 정경두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특정한 시간은 오전 8시 40분. 합참은 “우리 군은 오늘 오전 5시 6분, 5시 27분경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3시간여 만으로, 지난달 25일 발사 당시 8시간여 만에 단거리탄도미사일로 규정한 것에 비해 빨라진 것이다. 북한을 향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최한 국방포럼에 참석해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된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 장관의 대북 강경 발언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그러면서도 정 장관은 “북한이 한미 요격망으로 요격하기 힘든 정점고도와 하강 비행고도를 치밀하게 계산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군 안팎의 우려에 대해 “(북한판 이스칸데르가) 우리 (미사일) 방어 자산의 요격 가능 범위 내에 분명히 들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우려를 진화하는 모습이었다. 청와대도 미사일 발사 5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정 실장 주재로 NSC를 긴급 개최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25일 미사일 발사 당시에는 매주 목요일 오후마다 열리는 정례 NSC를 개최했지만, 이번에는 더 빠르게 긴급 NSC를 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NSC가 열리기 전 정 실장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 청와대는 NSC가 끝난 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25일에 이어 오늘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우리 군에 대해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8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역시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 靑 ‘경고’ 대신 ‘강한 우려’ 표명으로 수위 조절 다만 청와대의 이날 메시지는 지난달 2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 청와대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거듭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경고’의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일단 다시 한번 우려 표명을 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이날 북한을 향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한 것과도 온도차가 있다. 청와대의 이런 행보는 군에 이어 청와대까지 나서 강경 메시지를 보낼 경우 북한과의 대화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6월 30일 판문점에서의 북-미 정상회동 및 남북미 회동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비핵화 협상에 뚜렷한 진전이 없지만 계속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도 담겼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날 “상임위원들은 또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역사적인 남북미 3자 정상회동 이후 조성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 재개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25일 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 백악관도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며 아직은 정면 대응 기류를 택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거듭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군은 더 강한 규탄 목소리를 내고,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거듭 대화를 촉구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이 한미의 요격망을 무력화할 목적으로 개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31일 또다시 기습 발사했다. 지난달 25일 같은 미사일을 발사한 지 6일 만이다. 북한이 비 오는 날 발사를 감행한 건 날씨와 상관없이 실전에서 언제든 남한을 향해 정상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오전 5시 6분과 5시 27분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쪽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2발은 250여 km를 날아 동해상에 탄착했다. 정점고도는 30여 km. 북한이 5월부터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 6발보다 낮은 ‘초저고도’였다. 미사일 정점고도가 더 낮아지면 하강 비행 시간이 짧아 요격을 준비하고 실행할 ‘전투 시간’이 부족해진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지난달 25일과 마찬가지로 요격망을 피하기 위해 하강 단계에서 수평비행을 하다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등 회피 기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사일을 쏜 갈마 일대에서 270km가량 떨어진 거리에 청주 공군기지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청주 기지에는 올해부터 도입된 스텔스 전투기 F-35A 4대가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 “남조선 지역에 첨단 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F-35A 도입을 겨냥했다. 청와대는 미사일 발사 5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를 연 뒤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손효주 hjson@donga.com·박효목 기자}

북한이 31일 새벽 또다시 미사일 도발을 한 가운데 군 당국은 3시간여가 지난 오전 8시 40분 이를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군이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할 때마다 그 실체를 ‘단거리 미사일’이나 ‘발사체’라며 두루뭉술하게 밝혀 온 것에 비춰 보면 단시간에 탄도미사일이라고 결론 낸 것. 군 관계자는 “비행 궤도 등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거의 같았다”며 “탄도미사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비행궤도는 25일 미사일 사거리가 600여 km였던 것과 비교해 사거리가 250여 km로 줄었을 뿐 큰 틀에서 비슷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저각으로 발사돼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정점고도인 30여 km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강한 뒤 수평 비행하다가 목표물에 근접해 급상승하는 ‘풀 업’ 기동을 한 다음 수직 하강하며 표적에 내리꽂히는 ‘풀 다운’을 하는 등 요격 회피 기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점고도가 30여 km에 불과하다는 건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 범위(40∼150km) 아래로 비행한다는 것으로 사드로는 요격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군 패트리엇(PAC-3 CRI)의 요격 가능 고도(30km 이하)와 주한미군 패트리엇(PAC-3 MSE)의 요격 가능 고도(40km 이하)에는 포함된다. 그러나 통상 250여 km를 날아가는 일반 탄도미사일의 정점고도가 80km 안팎인 걸 감안하면 30여 km로 ‘초저고도’여서 요격 준비 시간이 너무 짧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이 워낙 낮게 날아 발사 초기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워 요격 준비에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게다가 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운 회피 기동까지 하는 탓에 요격이 더더욱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앞서 사거리 400km대, 600km대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이어 이날은 250여 km로 발사하고 고도 역시 앞서와는 다르게 설정한 건 사거리 등을 자유자재로 조정해 언제 어디서든 기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전배치 전 막판 신뢰도 검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당장 전력화해도 될 정도로 기술적 신뢰성이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이 이날 새벽 원산에 비가 왔음에도 시험을 강행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정상국가는 시험발사인 만큼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맑은 날 시험발사를 한다”며 “북한은 날씨와 무관하게 실전에서 미사일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25일 미사일 발사 당시 북한판 이스칸데르가 남한 공격용임을 분명히 한 것에 이어 날씨에 개의치 않는 발사로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란 분석이다. 군 당국은 한미 연합 군사연습이 시작되는 5일을 전후해 북한이 성동격서식 시험발사로 추가 도발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 시험발사 이유 중 하나로 거론한 스텔스 전투기 F-35A는 올해 말까지 10여 대가 청주 공군기지로 들어올 예정인데, F-35A가 도입될 때마다 무력시위에 나설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를 용인하는 발언을 한 만큼 앞으로 더 자주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핵 위협에 맞서 B-61 등 전술핵무기를 한국, 일본과 공유하자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NDU) 보고서가 나오면서 전술핵이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31일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자 자유한국당은 미 전술핵 도입 또는 공유를 통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자는 주장을 쏟아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 연석회의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와 비슷한 한국형 핵공유를 포함해 북한의 핵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도 이날 ‘전술핵 재배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NATO 회원국들은 핵확산방지조약(NPT) 가입국이지만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고 있다”며 전술핵 재배치를 청원하는 대국민 운동을 제안했다. 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에 사로잡혀 한동안 북-미 협상을 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줄 리가 없다”면서도 “한반도 인근 영해 바깥 수역에 미국의 토마호크 등 핵미사일이 탑재된 잠수함을 배치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NPT를 위배하지 않으면서도 핵무장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도 “한미일이 공동 관리하는 핵잠수함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대론이 많았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반도 평화공존의 길에 들어서는 단계에서 핵무장을 말하면 지금까지 비판한 북한의 주장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핵무장론이라는 허황된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은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거부감의 표시”라고 했다. 실제로 전문가 그룹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비핵화 협상이 제대로 안될 때에 대비한 ‘플랜B’로서 핵 공유를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과거 한국에 전술핵이 배치됐을 땐 북한에 핵이 없었지만 지금은 북핵이 완성된 상황”이라며 “전술핵을 직접 한반도로 가져와 북한에 보여주면서 핵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북한의 신뢰를 매우 악화시킬 것”이라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조동주 djc@donga.com·손효주·강성휘 기자}

북한이 한미의 요격망을 무력화할 목적으로 개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31일 또다시 기습 발사했다. 지난달 25일 같은 미사일을 발사한 지 6일 만이다. 북한 현지에서 비 오는 날 발사한 건 날씨와 상관없이 실전에서 언제든 남한을 향해 정상 발사가 가능한 것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오전 5시 6분과 5시 27분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쪽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2발은 250여 km를 날아 동해상에 탄착했다. 정점고도는 30여 km. 앞서 북한이 5월부터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 6발보다 낮은 ‘초저고도’였다. 미사일 정점고도가 더 낮아졌다는 건 한미 레이더 등 탐지자산으로 비행 궤도를 포착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린다는 뜻이다. 미사일 하강 비행 시간이 짧아 요격을 준비하고 실행할 ‘전투 시간’ 역시 부족해진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단기간에 30km대까지 정점고도를 낮췄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지난달 25일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에 배치된 한미 요격망을 피하기 위해 하강 단계에서 수평비행을 하다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등 회피 기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쏜 갈마 일대에서 270여 km 떨어진 거리에 청주 공군기지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청주 공군기지에는 올해부터 도입된 스텔스 전투기 F-35A 4대가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5일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 “남조선 지역에 첨단 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있다” “초기에 무력화시켜 쓰다 버린 파철로 만들 것”이라고 비난하며 사실상 F-35A 도입을 겨냥했다. 북한이 31일 250여 km 떨어진 곳을 표적으로 정한 건 발사 방향을 남쪽으로 틀어 청주기지를 겨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시험발사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미사일 발사 5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들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개최한 국방포럼 연설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대(NDU)가 최근 보고서에서 한일 양국과의 핵공유를 제안하고 나서 북한의 도발 재개와 맞물려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의 안보전략을 연구하고, 국방정책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대표적 군 싱크탱크의 주장인 만큼 실제 정책으로 수렴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이 기관이 발표한 북한 정권 붕괴 파장과 북 대량살상무기(WMD)의 군사적 제거 방안 등에 대한 보고서도 관련정책에 반영됐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보고서에 제시된 한일과의 ‘핵공유(Nuclear Sharing) 협정’은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적용되고 있다. 독일과 벨기에 등 5개 동맹국의 미군 기지에 B-61 전술핵탄두 150∼200여 기를 배치하고, 유사시 해당국 전투기로 투하하는 게 핵심이다. 핵탄두 소유권은 미국이 갖고 있어서 5개국은 비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하지 않는 구조다. 핵탄두를 실전 태세로 전환하는 ‘최종 승인코드’는 미국이 통제하고, 5개국이 탑재 및 투발수단(전투기)을 제공해 ‘사실상 50%’의 사용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한국, 일본과의 핵공유 협정이 북한의 핵·미사일을 억제하고 북한 도발을 사전에 억제토록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나토식 핵 공유를 그대로 모방(mirror)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일 양국에 전술핵의 ‘공동 사용권’은 주되 핵폭탄의 투하도 미국이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군 소식통은 “남북 간 엄청난 재래식 전력이 대치 중이고, 핵까지 보유한 북한 위협을 고려해 비상시 전술핵의 실전 사용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 산하기관이 한일과의 핵공유 협정을 제안한 것은 북한의 핵능력이 임계치를 넘었다는 방증인 동시에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 실패를 상정한 ‘플랜 B’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많다. 실제로 다량의 핵탄두와 미 본토까지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군사적으로 일시에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핵(核)을 핵으로’ 억지하는 현실적 대안이 부상할 수밖에 없고, 거점 도시를 초토화하는 핵탑재 ICBM과 같은 전략핵보다는 전선(戰線)에서 적을 무력화시키는 전술핵에 대헤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는 것. 이를 통해 미국은 북핵 위협에 대처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핵전력 증강 상쇄 및 역내 영향력 차단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미국으로서는 전략폭격기, 핵 항공모함 전개 등 핵우산 전력 유지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내년 11월 재선 도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서는 백인 지지층을 공략할 호재가 될 수도 있다. 한국 등 역내 동맹국의 핵무장론을 잠재우고, ‘전술핵 공동 사용’에 따른 핵탄두의 운영 관리비용도 해당국과 분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도 크다. 핵공유는 결국 핵을 재반입하는 것이어서 북한의 핵 보유를 정당화하고,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9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술핵을 다시 반입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극심한 국론 분열과 동맹 균열 등을 초래할 개연성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에 전술핵이 재배치되면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전방위적 압박에 나설 것이고, 러시아도 이에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27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들이 강원 양양의 군항으로 이송된 시간은 28일 오전 2시 17분. 이후 NLL 남하 경위 등을 묻는 관계기관합동정보조사를 거쳐 북한 송환이 결정된 건 28일 오후 5시 이전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 3명이 한국 땅을 밟은 지 15시간도 되지 않아 북한 송환이 결정된 셈이다. 다만 28일 밤 이들을 NLL을 통해 송환하기에는 안전 문제가 있어 다음 날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29일 오전 8시 18분 북측에 북한 주민과 어선을 인수해 갈 것을 요청하는 대북통지문을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전달했다. 해경 경비함은 어선을 양양 군항에서부터 NLL 인근까지 예인했다. 오후 3시 31분에는 NLL 이북에서 대기 중이던 또 다른 북한 어선에 어선과 주민들을 넘겨줬다. 이처럼 북한 주민이 양양에 도착한 지 약 30시간 만에 송환 절차가 시작되고 NLL을 넘은 지 40여 시간 만에 송환이 마무리됐지만 논란은 여전했다. 1명이 군복을 입고 있는 등 대공용의점이 의심되는 데다 목선 마스트(갑판의 수직 기둥)에 하얀 수건이 걸려 있는 등 귀순 의사를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송환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것.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각종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군 당국은 “대공용의점이 없다는 점이 분명해 송환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들은 민간인으로 25일 오전 1시 오징어잡이를 위해 강원 통천항을 출항했다. 어선은 북한군 부업선으로 어획물 일부를 군에 상납하는 배였다. 이들은 27일 오전 4시 반까지 통천항 동쪽 157km 해상에서 조업했다. 오전 8시 통천항으로 돌아가기 위해 항해를 시작했다. 배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없어 나침반으로 방향을 찾던 이들은 27일 밤 연안 불빛을 보고 강원 원산항 인근 해상일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이때는 NLL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온 뒤. 어선을 추적하던 우리 해군 고속정이 손전등을 깜빡이자 어선도 같은 신호를 보냈다. 합참 관계자는 “원산항 위수지역의 북한군이 ‘여기서 나가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알고 주민들도 ‘나가겠다’는 뜻으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시 엔진을 가동해 정남쪽으로 향한 건 원산 남쪽의 통천항으로 가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했다. 마스트의 하얀 수건은 대형 선박과의 충돌을 막으려고 걸어 뒀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선장이 군복을 입고 있어 대남 침투조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합참은 “선장 아내가 장마당에서 군복 원단을 구입해 만들어준 것으로 3명 모두 군인이 아니었다”고 했다. 어선에선 오징어 20kg, 어구 등이 발견됐을 뿐 대남 침투 의도를 의심케 하는 장비는 없었다고 군은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송환 전까지 조사가 너무 짧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조사에 걸린 시간과 방법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대공용의점과 남하 의도를 모두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조사했다”고 했다. 이어 “통상 실수로 NLL을 남하한 어선을 현장에서 북으로 돌려보내는 것과 달리 이번에 어선을 예인해 조사를 진행한 건 하얀 수건 등 의문점이 있어 이를 충분히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군 식량 조달에 쓰이는 목선 1척이 한밤중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다. 이 목선에는 북한 주민 3명이 타고 있었다. 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해 남하 의도 등을 조사했다. 2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27일 오후 11시 21분경 NLL을 넘는 목선을 식별했다. 곧바로 현장에 해군 함정 등을 출동시킨 뒤 28일 새벽 이들을 동해 해군1함대사령부로 이송했다. 이들은 귀순 의사를 묻는 우리 군에 “일없습니다(괜찮습니다)”라며 귀순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진술과 달리 군 당국은 목선 마스트(갑판의 수직 기둥) 끝에 귀순 의사를 뜻하는 흰색 천이 걸려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귀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밝혀 29일쯤 송환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한 명이 군복을 입고 있었지만 3명 모두 군인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 부업선이라고 해서 군인만 승선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조동주 기자}

27일 오후 10시 15분 육군의 해안 레이더에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5.5km 지점에 정지해 있는 목선이 포착됐다. 목선은 이내 엔진을 가동해 남쪽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육군은 해군과 함께 목선 동향을 밀착 감시하기 시작했다. 목선은 27일 오후 11시 21분 NLL을 통과해 남쪽으로 내려왔다. 군은 즉시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해군 고속정과 초계함을 현장으로 출동시켰다. 지난달 발생한 ‘삼척항 노크 귀순’ 사태 이후 군은 NLL 일대 동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상태. 목선이 NLL 남쪽 6.3km까지 내려왔을 때 해군 특수전전단 고속단정이 투입됐다. 부대원들은 고속단정을 목선 옆에 계류시키고 해당 목선에 승선했다. 목선엔 북한 주민 3명이 타고 있었다. 1명은 북한군 군복을 입고 있었다. 배는 확인 결과 북한군이 고기를 잡을 때 쓰는 부업선이었다. 민간인들도 이 배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복을 입은 사람이 북한군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합동참모본부는 전했다. 현장 확인 결과 목선 안에 각종 어구가 있었고 어창엔 오징어가 있었다. 배는 길이 10m로, 삼척항으로 ‘노크 귀순’해 온 북한 목선과 거의 같은 크기였다. 이들은 “방향을 잃었다”고 했다. 귀순 의사를 묻자 “아니요, 일없습니다(괜찮습니다)”라고 잘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들 진술과 달리 귀순 의사를 짐작하게 하는 부분도 있어 귀순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우선 배 마스트(갑판의 수직 기둥) 끝에 흰색 수건이 걸려 있었다. 흰색 수건은 상대에 대한 공격 의도가 없으며 귀순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전할 때 쓰인다. 해군 고속정이 손전등으로 신호를 보냈을 때 목선에서도 불빛을 보이며 응답한 점, 항로 착오인 경우와 달리 정남쪽으로 내려온 점 등도 귀순 의도를 의심케 하는 부분이었다. 군 당국이 통상 NLL 인근에서 발견된 북한 목선을 현장에서 간단한 조사를 거친 뒤 퇴거 조치하는 것과 달리 이번엔 28일 새벽 목선을 인계하고 승선자들을 이송해 조사하는 것도 불법 조업을 하려고 남하한 것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이 같은 정황과 달리 정부 조사에서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들에게서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보고 이르면 29일 중 북한으로의 송환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경우 선박 항법 장비가 열악해 엔진을 가동해 기동하는 등 정상적인 항해 패턴을 보이고도 NLL을 남하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다만 이번에는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몇 가지 특이점이 있어 신병을 확보해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5월 말부터 28일 현재까지 동해 NLL 이남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퇴거 조치된 북한 어선은 400여 척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0여 척이었다. 올해 불법 조업 어선이 대폭 늘어난 건 오징어 어장이 NLL 주위로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조동주 기자}
군 당국이 우리 해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가능한지 법률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4일 청와대를 찾아 한국 정부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협력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한 가운데 군 당국의 법률 검토까지 전해지면서 파병 임박설에 불이 붙는 분위기다. 정부 소식통은 25일 “파병에 관해 결정된 건 없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파병이 가능한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건 맞다”고 전했다. 특히 군 당국은 별도 부대를 편성해 파병하는 대신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를 보내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부대를 파병하려면 국회로부터 파병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지고 장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미 파병 동의를 받아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에 임무를 추가하고 작전 구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어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내지 않아도 가능할 걸로 판단한다”며 파병이 실현될 것임을 시사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과 러시아가 25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사건 경위 및 대응 문제점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열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이날 오전 10시 반부터 1시간가량 진행된 협의에서 한국 측은 사건 당시 우리 군 레이더에 포착된 러시아 군용기의 비행 항적, 당시 출격한 한국 전투기의 디지털 비디오 레코드 기록 등 영공 침범을 입증할 증거 자료를 제공했다.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 등은 주한 러시아대사관 무관부 무관대리인 니콜라이 마르첸코 공군대령 등에게 증거 자료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에 러시아 측은 “제공받은 자료를 러시아 정부가 진행 중인 조사에 참고할 수 있도록 본국에 충실히 보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러시아 측은 이날 실무협의가 자료를 제공받는 자리였던 만큼 “영공을 침범한 적이 없다”는 등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내세우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도 한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내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두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에 대해 전날 대일 경고를 담은 입장문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영토 침입 사실을 부인하는 러시아에 대해 비판부터 하게 되면 서로 감정적이 돼 정확한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으려 할 수 있다”며 “입증 자료가 있는 만큼 냉정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영토 침범이 군용기의) 기기 오작동으로 인한 사건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24일 브리핑에서 영공 침범이 발생한 23일 국방부로 초치된 무관이 기기 오작동 가능성을 제기하며 유감을 표명한 사실을 전하는 과정에서 이를 무관의 사견이 아닌 러시아 정부 공식 입장인 것처럼 밝혀 논란을 빚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