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민

박경민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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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n@donga.com

취재분야

2026-04-10~2026-05-10
사회일반44%
검찰-법원판결27%
사건·범죄10%
정치일반7%
교육3%
정당3%
경제일반3%
국회3%
  • 국민 10명 중 9명 “호스피스 병상-말기 간병 지원 늘려야” [품위 있는 죽음]

    “임종과 돌봄의 질은 100점 기준 60점을 넘기 힘들다.”(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생애 말기 돌봄·의료 정책들이 분산돼 환자 체감도가 낮다.”(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구체적인 사전돌봄 계획(ACP) 작성이 활성화돼야 한다.”(김대균 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 직접 임종기 환자를 돌보거나 웰다잉(well-dying)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해 온 전문가들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의 부담을 개인과 가족에게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가 책임을 지고 생애 말기 돌봄 전략 수립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종기 불필요한 의료행위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줄여야 ‘품위 있는 죽음’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호스피스와 재택의료 기반을 강화해 ‘살던 곳에서 나답게’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호스피스 병상·인력 확충 시급국민은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정부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연구처·산학협력단이 올 5월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90.4%는 웰다잉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호스피스 병상 및 의료인력 확대’를 꼽았다. ‘말기 환자 간병 지원 확대’ 89.9%, ‘웰다잉 상담 지원’ 86.9% 순이었다. 호스피스는 임종기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줄이는 완화의료가 핵심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호스피스 이용 환자는 2만4318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한국 의료가 환자를 살리는 것에만 집중할 뿐, 임종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소홀하다고 지적한다. 중증 환자 사망이 많은 상급종합병원 중에도 호스피스 병동이 있는 곳은 전체 47곳 중 19곳(40.4%)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부터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의 임종실 설치가 의무화됐다. 하지만 올 5월 기준 상급종합병원 설치율은 57.4%(27곳)에 그쳤다. 윤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등에서 적절한 통증 관리와 심리적 지원을 못 받고 생을 마감하는 환자가 많다”며 “미국 뉴욕 메모리얼 병원 등 해외 대형 병원처럼 호스피스 병동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호스피스는 암, 만성 호흡부전 등 5개 질환 환자만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설문에서 호스피스 대상에 포함되길 원하는 질환으로 응답자의 83.6%는 치매를 꼽았다. 뇌졸중 83.4%, 난치성 유전 및 신경질환 79.3% 순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선 호스피스 대상 확대보다도 기관과 인력 확충, 호스피스 이용 시기 등에 대한 진료과별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도 전체 호스피스 환자 중 암 외 4개 질환 환자 비율은 1% 미만이다. 기대 여명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암과 달리 치매 등은 질병 진행 과정이 다양해 호스피스 전환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완화의료가 쉽지 않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론 호스피스 질환 확대가 필요하다”면서도 “신부전 환자라면 언제부터 투석을 중단하고 완화의료를 받을지 기준이 있어야 한다. 호스피스 의료진도 치매 환자 등에게 어떤 완화의료를 제공해야 하는지 준비가 안 됐다”고 했다.● 임종기 의료 중심 ‘병원에서 집으로’ 전문가들은 생애 말기 돌봄은 집과 지역사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가정형 호스피스 신규 이용자는 2245명에 불과했다.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도 올해 기준 40곳뿐이다. 현재 운영 중인 방문 진료 시범사업, 재택의료 센터 등을 활용해 ‘집에서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다. 국내 재택의료 기반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2022년 12월 재택의료 센터 시범사업을 시작해 전국에 195개 센터가 운영 중이지만, 여전히 시군구 229곳 중 116곳(50.7%)은 센터가 없다.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울산엔 센터가 한 곳도 없고, 경북은 22개 시군 중 4곳만 센터를 운영 중이다. 박건우 대한재택의료학회 이사장(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은 “당사자가 재가 임종을 원해도 보호자는 사망 신고부터 장례까지 부담이 커 다시 병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재택의료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불필요한 병원 의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호스피스와 방문 진료, 지역사회 통합돌봄 등 개별 사업의 칸막이를 없애야 한정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전돌봄 계획 작성 정착돼야” 2018년 2월 전면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도 허점이 적지 않다.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미리 밝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가 올해 300만 명을 넘었지만, 정작 임종기엔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족들이 연명의료 중단을 반대하거나, 병원에서 임종기 판단을 미루기도 한다. 이는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죽기 직전까지 비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거나 인공 영양 공급을 받는다. 건강보험연구원의 2023년 사망자 분석 결과 사망 30일 이전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린 경우 마지막 한 달 의료비(약 460만 원)가 일반 사망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김 이사장은 “연명의료 중단을 이행하려면 병원에 이를 결정할 윤리위원회가 있어야 하는데, 요양병원 대다수는 위원회가 없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요양병원 윤리위원회 설치율은 지난해 기준 10.5%에 그쳤다. 연명의료만 중단했을 뿐 임종 전까지 불필요한 치료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 김 교수는 “임종 직전 환자에게 불필요한 심혈관 질환 예방약을 처방하고, 일반 환자처럼 2L짜리 수액을 맞게 해 폐에 물이 차고 팔다리가 부은 채 눈을 감는 환자가 많다. 임종에 가까울수록 의료의 역할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영 서울아산병원 완화의료센터 교수(종양내과)는 “완화의료가 필요한 환자와 보호자들도 ‘왜 포기하느냐’며 임종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호스피스가 활성화되려면 환자와 의료진의 소통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구체적인 사전 돌봄 계획(ACP)이 필수다. 호주, 미국 등에선 ‘사전 의료 지시서’를 작성해 호흡 보조 장치 사용, 항생제 처방 등 특정 치료 이행 여부까지 미리 정한다. 환자가 원하지 않는 불필요한 의료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약 처방이나 검사 대신 ‘일주일에 한 번 페디큐어를 받겠다’처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소망을 적기도 한다.● “죽음을 국가 정책 과제로 인식해야” 전문가들은 죽음을 개인적 문제로 여기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출산, 청년 정책처럼 ‘품위 있는 죽음’도 정부가 나서야 체계적인 정책 수립, 집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생애 말기 돌봄과 의료에 들어가는 간병비, 호스피스 등 비용을 투자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 이사장은 “초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사망자는 갈수록 증가하고, 이들을 돌볼 자녀 수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돌봄의 강도는 더 세지고, 노동력은 부족해지는 인구 축소기엔 정부가 생애 말기 돌봄을 적극 지원해야 젊은층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국가가 국민의 죽음의 질까지 살피겠다는 ‘웰다잉 국가책임제’가 필요하다”고 했다.※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전채은 김소영 박경민 방성은(이상 정책사회부) 기자}

    • 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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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중증 서민 지원 ‘재난적 의료비’, 탈모-개물림 치료에 써

    2020년부터 올 8월까지 중증 질환이 아닌 병 치료에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으로 2807억 원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형탈모, 개에게 물림, 치아 임플란트 등에 쓰이는 경우까지 적지 않아 사실상 ‘공짜 실손보험’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2025년 8월 정부는 재난적 의료비 사업을 통해 중증 이외 질환에 2807억3400만 원(52.5%)을 지출했다. 반면 암, 희귀질환 등 중증 질환에는 2541억6900만 원(47.5%)이 지출됐다. 전체 지원 17만6248건 중 중증 질환이 아닌 병이 11만2094건으로 63.6%를 차지했다. 건보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질환에서 재난적 의료비를 신청한 병원이 그렇지 않은 병원보다 의료비가 61% 더 많이 발생했다.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의료비가 2배 가까이로 더 많았다. 제도의 빈틈을 악용해 정부에서 더 많은 돈을 타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제도를 이용하는 이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도록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해당 지원사업과 여러 보장성 강화 제도를 통합하거나 정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정부가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을 위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통풍-임플란트에도 재난적 의료비… “정부 지원이 공짜 실손 변질”중증 저소득층 지원 취지 훼손2023년 ‘모든 질환’으로 지원 확대… 중증 외 사용 883억, 2년새 3배“희귀 질환 건보적용 늘리거나 재난적 의료비 제도 개선 필요”‘재난적 의료비 지원으로 병원비 걱정 덜어드리겠습니다.’ 강원 원주시의 한 병원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정부 지원으로 진료비 일부를 덜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됐다. 본인부담 의료비 중 연간 최대 2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문구도 달렸다. 이 병원은 허리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이다. 대전의 다른 척추관절 병원도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항목에 ‘재난적 의료비 지원’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재난적 의료비가 암,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을 지원하겠다는 당초 사업 취지와는 달리 경증질환, 만성질환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중증질환에 쓰인 재난적 의료비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6배로 늘었다. ● “재난적 의료비, 사실상 실손보험 역할”9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재난적 의료비로 지원된 상위 10개 질환 중 6개는 척추, 관절 질환으로 356억4500만 원이 쓰였다. 척추병증 119억 원, 추간판 장애 65억 원, 무릎 관절증 64억 원, 대퇴골 골절 46억 원, 요추 및 골반 골절 31억 원, 변형성 등병증 29억 원 등이었다. 탈모, 개 물림, 치아 임플란트 등 비교적 가벼운 질환 치료에도 재난적 의료비가 쓰였다.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원형탈모 치료에만 1745만7180원이 지급됐고 통풍 6791만 원,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 985만 원이 지원됐다. 지난해 ‘개에 물림이나 부딪힘’에 268만 원이 지원됐다.재난적 의료비 지원은 외래진료 지원 대상을 기존 암, 심장질환 등 6대 중증질환에서 2023년 모든 질환으로 확대하면서 크게 늘었다. 중증질환 이외 지원액은 2022년 280억 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883억 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당초 중증질환과 희귀질환 치료에 대한 환자와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제도를 마련했다”며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사실상 ‘무료 실손보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지침을 통해 도수치료, 건강검진, 한방 첩약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거나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치료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신청하면 대부분 지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인이나 의료기관이 정부에 신청한 재난적 의료비 5만4734건 중 5만735건(92.7%)이 채택됐다.● 중증 외 질환 84%는 60대 이상에게 지원 재난적 의료비는 가구 소득이 중위소득 100%(올해 2인 가구 기준 월 393만2658원) 이하이면서 재산 합산액이 7억 원 이하일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중위소득의 2배라도 본인부담 의료비가 연 소득의 20%를 초과할 때 개별 심사를 거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지원 대상이 넓다는 지적이 많다. 또 직장에서 은퇴한 뒤 소득이 거의 없는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지원을 받기 쉽다. 지난해 중증 외 질환 지원액 883억 원 중 742억 원(84.1%)은 60세 이상에게 지원됐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재난적 의료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라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중증질환이나 희귀질환의 고가 의약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3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비 중 일부를 지원할 게 아니라 건강보험 적용 항목을 늘리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의원은 “재난적 의료비는 건강보험의 보완적인 제도”라며 “가계 부담을 줄이려는 제도 취지가 무색하게 제도를 아는 사람들만 수혜를 보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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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중증 서민 지원 ‘재난적 의료비’, 탈모-개물림 치료에 써

    2020년부터 올 상반기(1~6월)까지 중증 질환이 아닌 병 치료에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으로 2807억 원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형탈모, 개에게 물림, 통풍 등에 쓰이는 경우까지 적지 않아 사실상 ‘공짜 실손보험’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2025년 6월 정부는 재난적 의료비 사업을 통해 중증 이외 질환에 2807억3400만 원(52.5%)을 지출했다. 반면 암, 희귀질환 등 중증 질환에는 2541억6900만 원(47.5%)이 지출됐다. 전체 지원 17만6248건 중 중증 질환이 아닌 병이 11만2094건으로 63.6%를 차지했다.건보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병인데도 재난적 의료비를 신청한 병원이 그렇지 않은 병원보다 의료비가 61% 더 많이 발생했다.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의료비가 2배 가까이로 더 많았다. 제도의 빈틈을 악용해 정부에서 더 많은 돈을 타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제도를 이용하는 이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도록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해당 지원사업과 여러 보장성 강화 제도를 통합하거나 정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정부가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을 위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통풍-임플란트에도 재난적 의료비…“정부 지원이 공짜 실손 변질”중증 저소득층 지원 취지 훼손2023년 ‘모든 질환’으로 지원 확대중증 외 사용 883억, 2년새 3배“희귀 질환 건보적용 늘리거나재난적 의료비 제도 개선 필요”‘재난적 의료비 지원으로 병원비 걱정 덜어드리겠습니다.’강원 원주시의 한 병원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정부 지원으로 진료비 일부를 덜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됐다. 본인부담의료비 중 연간 최대 2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문구도 달렸다. 이 병원은 허리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이다. 대전의 다른 척추관절 병원도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항목에 ‘재난적 의료비 지원’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재난적 의료비가 암,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을 지원하겠다는 당초 사업 취지와는 달리 경증질환, 만성질환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증질환에 쓰인 재난적 의료비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6배로 늘었다. ● “재난적 의료비, 사실상 실손보험 역할”9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재난적 의료비로 지원된 상위 10개 질환 중 6개는 척추, 관절 질환으로 356억4500만 원이 쓰였다. 척추병증 119억 원, 추간판장애 65억 원, 무릎관절증 64억 원, 대퇴골 골절 46억 원, 요추 및 골반 골절 31억 원, 변형성 등병증 29억 원 등이었다.탈모, 개 물림 등 비교적 가벼운 질환 치료에도 재난적 의료비가 쓰였다.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원형탈모 치료에만 1745만7180원이 지급됐고 통풍 6791만 원,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 985만 원이 지원됐다. 지난해 ‘개에 물림이나 부딪힘’에 268만 원이 지원됐다.재난적 의료비 지원은 외래진료 지원 대상을 기존 암, 심장질환 등 6대 중증질환에서 2023년 모든 질환으로 확대하면서 크게 늘었다. 중증질환 이외 지원액은 2022년 280억 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883억 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당초 중증질환과 희귀질환 치료에 대한 환자와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제도를 마련했다”며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사실상 ‘무료 실손보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복지부는 지침을 통해 도수치료, 건강검진, 한방 첩약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거나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치료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신청하면 대부분 지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인이나 의료기관이 정부에 신청한 재난적 의료비 5만4734건 중 5만735건(92.7%)이 채택됐다.● 중증 외 질환 84%는 60대 이상에 지원재난적 의료비는 가구 소득이 중위소득 100%(올해 2인 가구 기준 월 393만2658원) 이하이면서 재산 합산액이 7억 원 이하일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중위소득의 2배라도 본인부담 의료비가 연 소득의 20%를 초과할 때 개별심사를 거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지원 대상이 넓다는 지적이 많다. 또 직장에서 은퇴한 뒤 소득이 거의 없는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지원을 받기 쉽다. 지난해 중증 외 질환 지원액 883억 원 중 742억 원(84.1%)은 60세 이상에 지원됐다.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재난적 의료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라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중증질환이나 희귀질환의 고가 의약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3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비 중 일부를 지원할 게 아니라 건강보험 적용 항목을 늘리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의원은 “재난적 의료비는 건강보험의 보완적인 제도”라며 “가계 부담을 줄이려는 제도 취지가 무색하게 제도를 아는 사람들만 수혜를 보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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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성인 절반이 ‘임상 비만’…추석 연휴 즐긴 우리도?

    미국 성인의 약 45%가 ‘임상 비만’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임상 비만은 체질량지수(BMI)뿐만 아니라 실제 체지방 축적에 따른 대사 장애, 장기 손상, 일상 기능 저하 등을 반영한 새 분류 체계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저명한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 당뇨병·내분비학’의 위원회가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과식하기 쉬운 추석 연휴 기간에 체중이 과도하게 늘지 않으려면 음식 섭취 순서를 바꾸고 운동량을 늘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미국 성인 약 45% ‘임상 비만’”신민정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와 하버드대 연구팀이 함께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 약 45%가 ‘임상 비만(Clinical Obesity)’에 해당됐다. 공동 연구팀은 BMI와 임상 비만을 비교했다. BMI 기준 비만율은 43.8%, 임상 비만율은 44.7%로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으나 두 항목 모두에서 비만으로 분류된 사람은 25.8%에 그쳤다.BMI에서 비만으로 분류된 상당수가 실제 임상적인 문제는 없었다. 반대로 체중은 정상 범위에 들었지만 대사 문제, 장기 손상,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또 고령층에서는 BMI가 높지 않아도 대사 문제나 기능 저하로 임상 비만에 해당하는 사례가 많았고 젊은 층에서는 BMI가 높아도 임상적 이상이 없는 경우가 두드러졌다. 체중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비만 위험군’이 존재한다는 의미다.국내에서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BMI 지수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된다.신 교수는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체지방 관리와 신체 기능 보존이 핵심”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비만 진단, 치료, 예방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소 먼저 먹으면 과잉 영양 섭취 줄여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나는 문제를 넘어 심혈관 질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임상 비만이 의심된다면 명절 음식 중에는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 많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깨송편의 열량은 100g에 224kcal, 약과는 100g에 399kcal, 동태전은 4조각에 179kcal에 달한다.명절 음식을 먹더라도 나물, 채소 등을 먼저 섭취한 뒤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먹는 게 좋다. 또 기름진 음식이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채소를 먼저 먹으면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과잉 영양 섭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단기적으로는 식사 후 산책하는 등 운동량을 늘리는 방법도 유용하다. 장기적으로는 꾸준한 근육량을 유지하도록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적절한 신체구성비를 유지할 필요도 있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술을 줄이는 게 가장 좋다”며 “식사 후 30, 40분 고향 어르신께 인사할 겸 움직이는 게 좋다. 차 안에 있다면 도중에 내려서 걷거나 움직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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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 복귀 한달, 응급-수술 정상화 더뎌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수련병원을 떠났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의료 현장으로 복귀한 지 1일로 한 달을 맞았다. 초진 환자를 받는 등 외래를 중심으로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진료량, 수술량, 응급실 내원 환자 수 등은 의정 갈등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전공의 근무시간 감축, 진료지원(PA) 간호사 합법화 등 ‘뉴노멀’에 적응하기 위한 진통과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외래 진료 회복… 초진 환자 접수도 늘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본관 1층 내분비내과, 외과 등 외래 진료 대기실에는 환자들이 가득 찼고 수납 창구에도 외래 환자 2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의정 갈등 이후 5대 대형 병원은 1차 의료기관을 통한 초진 환자를 잘 받지 않았으나, 현재는 초진 환자도 접수하고 있었다. 백내장 진료를 받으러 처음 방문한 문승호 씨(70)는 “오늘 검사하고 12월에 다시 외래 진료를 받기로 했다”며 “수술은 이후 2, 3개월 뒤에 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비수도권 병원도 의정 갈등 이전 진료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비수도권 국립대 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전공의 복귀 이전에는 마취과 인력이 아주 부족해 수술방을 많이 열 수 없었다. 교수 1명당 1주일에 3시간만 수술을 할 수 있었다”며 “전공의 복귀 이후 정상화돼 환자 대기도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가 중증 환자 비율을 높이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착수하며 병상 수를 감축해 수술이나 입원은 회복세가 더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대 대형병원 관계자는 “외래는 이전 수준을 거의 다 회복했지만, 중증 환자 위주로 전환하며 병상 수가 줄었고 오히려 수술 일정을 잡는 게 어려워진 곳도 있다”고 전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전공의 복귀 이후로) 잡혀 있던 수술 일자를 당겨주거나 하지는 않았고, 수술 일정은 복귀 이전과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근무시간 줄면서 전공의-교수 갈등 지속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전공의 당직을 두고 교수와 전공의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시범사업으로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은 기존 80시간에서 72시간으로, 연속 근무는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었다. 의정 갈등 이전에는 야간 당직을 해도 다음 날 낮까지 이어서 근무했지만 이제는 다음 날 쉬어야 한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는 특정 진료과 전공의 근무를 모두 야간 당직으로 채우자 교수 사이에서 “낮 시간 동안 수술이나 외래 등을 맡지 않으면 어떻게 배우겠다는 것이냐”는 불만이 나왔다. 전공의 복귀가 더딘 일부 필수과나 비수도권 수련병원에서는 아직도 교수가 당직을 한다. 경상권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필수과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인력 부족이 계속돼 일부 과에서는 교수들이 아직도 당직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 복귀로 교수가 당직과 수련을 함께 맡아 오히려 업무 부담이 늘었다.● PA 간호사-전공의 업무 분담도 남아 의정 갈등 기간 전공의 업무를 맡았던 PA 간호사와 복귀한 전공의 사이에서 업무 분담이 아직 확정되지 못한 곳도 있다. PA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업무의 구체적인 범위를 규정한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청권 수련병원장은 “간호사 업무를 규정한 간호법 시행규칙이 확정되지 않아 전공의와 간호사의 업무를 나누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복지부는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1일 입법예고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환자 평가 및 기록·처방 지원, 시술 및 처치 지원, 수술 지원 및 체외 순환 등 3가지로 구분하고 43개 세부 항목으로 규정된다. 앞으로는 PA 간호사가 동맥혈천자(채취), 말초동맥관 삽입, 피부 봉합·매듭·봉합사 제거, 피하조직 절개와 배농 등을 할 수 있게 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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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의 복귀 한달…외래진료 회복됐지만 근무시간 단축에 혼란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수련병원을 떠났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의료 현장으로 복귀한 지 1일로 한 달을 맞았다. 초진 환자를 받는 등 외래를 중심으로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진료량, 수술량, 응급실 내원 환자 수 등은 의정 갈등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전공의 근무 시간 감축, 진료 지원(PA) 간호사 합법화 등 ‘뉴노멀’에 적응하기 위한 진통과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외래 진료 회복…초진 환자 접수도 늘어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본관 1층 내분비내과, 외과 등 외래진료 대기실에는 환자들이 가득 찼고 수납 창구에도 외래 환자 2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의정 갈등 이후 5대 대형 병원은 1차 의료기관을 통한 초진 환자를 잘 받지 않았으나, 현재는 초진 환자도 접수할 수 있었다. 백내장 진료를 받으러 처음 방문한 문승호 씨(70)는 “오늘 검사하고 12월에 다시 외래 진료를 받기로 했다”며 “수술은 이후 2, 3개월 뒤에 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비수도권 병원도 의정 갈등 이전 진료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비수도권 국립대 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전공의 복귀 이전에는 마취과 인력이 아주 부족해 수술방을 많이 열 수 없었다. 교수 1명당 1주일에 3시간만 수술을 할 수 있었다”며 “전공의 복귀 이후 정상화돼 환자 대기도 줄었다”고 말했다.지난해 정부가 중증 환자 비율을 높이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착수하며 병상 수를 감축해 수술이나 입원은 회복세가 더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대 대형병원 관계자는 “외래는 이전 수준을 거의 다 회복했지만, 중증 환자 위주로 전환하며 병상수가 줄었고 오히려 수술 일정을 잡는 게 어려워진 곳도 있다”고 전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전공의 복귀 이후로) 잡혀 있던 수술 일자를 당겨주거나 하지는 않았고, 수술 일정은 복귀 이전과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근무시간 줄면서 전공의-교수 갈등 지속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전공의 당직을 두고 교수와 전공의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시범사업으로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은 기존 80시간에서 72시간으로, 연속 근무는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었다. 의정 갈등 이전에는 야간 당직을 해도 다음 날 낮까지 이어서 근무했지만 이제는 다음 날 쉬어야 한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는 특정 진료과 전공의 근무를 모두 야간 당직으로 채우자 교수 사이에서 “낮 시간 동안 수술이나 외래 등을 맡지 않으면 어떻게 배우겠다는 것이냐”는 불만이 나왔다.전공의 복귀가 더딘 일부 필수과나 비수도권 수련병원에서는 아직도 교수가 당직을 한다. 경상권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필수과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인력 부족이 계속돼 일부 과에서는 교수들이 아직도 당직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 복귀로 교수가 당직과 수련을 함께 맡아 오히려 업무 부담이 늘었다.● PA 간호사-전공의 업무 분담도 남아의정 갈등 기간 전공의 업무를 맡았던 PA 간호사와 복귀한 전공의 사이에서 업무 분담이 아직 확정되지 못한 곳도 있다. PA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업무의 구체적인 범위를 규정한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청권 수련병원장은 “간호사 업무를 규정한 간호법 시행규칙이 확정되지 않아 전공의와 간호사의 업무를 나누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복지부는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1일 입법예고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환자 평가 및 기록·처방 지원, 시술 및 처치 지원, 수술지원 및 체외순환 등 3가지로 구분하고 43개 세부 항목으로 규정된다. 앞으로는 PA 간호사가 동맥혈천자(채취), 말초동맥관 삽입, 피부 봉합·매듭·봉합사 제거, 피하조직 절개와 배농 등을 할 수 있게 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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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사도 골수채취-피부봉합-진단서 초안 작성 가능해진다

    앞으로는 기존에 의사 업무로 여겨졌던 골수 채취와 피부 봉합, 피하조직 절개 등 43개 항목을 진료지원(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가 할 수 있게 된다.보건복지부는 1일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행위 목록 고시’를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제정안에는 올 6월 간호법 시행 후에도 제도화되지 않았던 PA 간호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세부적인 기준과 내용 등이 담겼다.업무 범위는 환자 평가 및 기록·처방 지원, 시술 및 처치 지원, 수술지원 및 체외순환 등 3가지로 구분하고 43개 세부 항목을 고시에 규정했다. 올해 5월 공청회 당시에는 45개 항목을 발표했으나 2개 항목이 줄었다. 시범사업에서는 54개 항목이 가능했다.세부적으로 PA 간호사가 동맥혈천자(채취), 수술·시술 및 검사·치료 동의서·진단서 초안 작성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말초동맥관 삽입, 피부 봉합·매듭·봉합사 제거, 피하조직 절개와 배농 등도 가능하다. 골수, 복수 채취는 전문간호사 자격 보유자에 한해 할 수 있다. 시범사업 등에서 가능했던 흉관삽입 및 흉수천자 보조, 수술 관련 장비 운영 등 지원 보조는 제외됐다. 시범사업엔 포함됐지만 이번에 제외된 항목은 3개월 이내 신고하면 시행일로부터 1년 3개월간 할 수 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흉관삽입 자체는 매우 위험하지만 보조 업무를 진료 지원 간호사만 하게 된다면 원래 간호사의 업무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방안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간호사가 PA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으로 한정됐다. 간호사에게 PA 업무를 맡길 병원은 2029년까지 의료법 58조에 따른 의료기관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 등에서 충분한 역량을 갖춘 병원만 간호사들이 PA 업무를 하도록 인증이 의무화된 것이다. 인증을 받아야 하는 병원은 약 500곳 내외일 것으로 복지부는 추산했다. 박혜린 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진료지원 업무들이 수련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전문성과 협업 등을 통해 발전해나가겠다”고 밝혔다.PA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담 간호사는 총 3년 이상의 임상경력을 갖추고 의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임상경력 3년 미만인 간호사가 그동안 1년 6개월 이상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했다면 임상 경력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아직까지 자격 수행 체계가 이수증과 자격증인지 명백히 규정돼있지 않다”며 “업무 범위의 경우 현장에서 문제가 나타나면 그때 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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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장 온라인 예약 안돼… 유족 “직접 찾아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로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전국 화장시설 온라인 예약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전국 장례식장에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화장장 예약을 대행하는 장례식장, 장례지도사 등은 각 화장장에 전화로 일일이 연락을 돌려 예약하고 있다. 일부 유가족은 자칫 발인 후 화장장을 못 잡는 게 아닌지 장례식 일정 내내 조마조마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국민행복카드 복지 바우처 사용이 중단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28일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화장장 예약을 통합 관리하는 사이트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동안 주요 화장장은 복지부 사이트로 통합 예약을 받아 왔기 때문에 개별 예약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복지부 측은 “개별 화장장의 온라인 및 유선 신청을 활용하는 등 서비스 제공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예약이 되지 않아 답답해하던 유가족 중에는 직접 화장장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며 “장례식장 직원들이 전화를 돌려 화장장 예약을 잡고 필요한 서류는 팩스로 보내고 있다. 이례적인 상황에 유가족과 직원들 모두 당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 화장장은 예약 창구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다. 강원 속초시 승화원 관계자는 “기존에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온라인 예약으로 창구가 단일화돼 있었는데 지금은 전화와 수기로 처리해 유가족들의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시 추모의공원 관계자는 “시간대별 화장장이 몇 기 예약돼 있는지 전산이 막혀서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사망자가 많고 화장장이 꽉 차는 겨울철이 아니라 당장 예약에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전산망 장애로 사회보장 정보시스템과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시스템 등도 멈췄다. 특히 기저귀, 분유,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국민행복카드 복지바우처 사용이 중단돼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민행복몰에서 기저귀를 주문하려니 안 된다”는 등 이용자들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 병원 간 진료기록을 전산으로 전송할 수 있는 진료기록 전송지원 시스템 등 복지부 산하 의료기관 관련 전산망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행정정보 시스템 장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27일 오전 8시 경계 경보를 발령하고 비상 근무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서비스 정상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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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장 예약 먹통에 ‘발동동’…유가족이 직접 찾아가기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로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전국 화장시설 온라인 예약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전국 장례식장에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화장장 예약을 대행하는 장례식장, 장례지도사 등은 각 화장장에 전화로 일일이 연락을 돌려 예약하고 있다. 일부 유가족은 자칫 발인 후 화장장을 못 잡는 게 아닌지 장례식 일정 내내 조마조마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국민행복카드 복지 바우처 사용이 중단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28일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화장장 예약을 통합 관리하는 사이트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동안 주요 화장장은 복지부 사이트로 통합 예약을 받아 왔기 때문에 개별 예약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복지부 측은 “개별 화장장별 온라인 및 유선 신청을 활용하는 등 서비스 제공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서울의 한 상급 종합병원 관계자는 “예약이 되지 않아 답답해하던 유가족 중에는 직접 화장장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며 “장례식장 직원들이 전화를 돌려 화장장 예약을 잡고 필요한 서류는 팩스로 보내고 있다. 이례적인 상황에 유가족과 직원들 모두 당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일부 지역 화장장은 예약 창구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다. 강원 속초시 승화원 관계자는 “기존에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온라인 예약으로 창구가 단일화돼 있었는데 지금은 전화와 수기로 처리해 유가족들의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시 추모의공원 관계자는 “시간대별 화장장이 몇 기 예약돼 있는지 전산이 막혀서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사망자가 많고 화장장이 꽉 차는 겨울철이 아니라 당장 예약에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전산망 장애로 사회보장 정보시스템과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시스템 등도 멈췄다. 특히 기저귀, 분유,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국민행복카드 복지바우처 사용이 중단돼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민행복몰에서 기저귀를 주문하려니 안된다”는 등 이용자들의 게시글이 올라왔다.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 병원 간 진료기록을 전산으로 전송할 수 있는 진료기록 전송지원시스템 등 복지부 산하 의료기관 관련 전산망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행정정보 시스템 장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27일 오전 8시 경계 경보를 발령하고 비상 근무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서비스 정상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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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례 치러야하는데 화장장 예약도 먹통…전화로 수기 접수해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로 화장장 온라인 예약 등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복지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는 복지로 사이트 등 보건복지 분야 전산망 이용도 불가한 상황이다. 28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로 전국 화장시설을 검색해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사이트인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www.15774129.go.kr) 접속이 불가능해지면서 화장장 온라인 예약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따라서 개별 화장장은 전화를 통해 수기로 화장장 이용 접수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보건복지부는 e하늘 장사시스템을 통한 장례신청 대신 개별 화장장별 온라인 및 유선신청을 활용하는 등 서비스 제공 대안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화장장 이용 자체가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 경남 김해 추모의공원 관계자는 “시간대별 화장장이 몇 기 예약돼있는지 전산이 막혀서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겨울처럼 사망자가 많고 화장장이 꽉 차는 시기가 아니라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화장장 외에도 전날 발생한 화재로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시스템 등 복지 관련 시스템 운영에 장애가 발생했다. 복지서비스 종합포털 ‘복지로’(www.bokjiro.go.kr)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하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내부 행정시스템,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방역통합정보시스템 등 일부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 환자의 동의를 받아 의료기관 간 전산으로 진료기록을 전송할 수 있게 구축된 시스템인 진료기록 전송지원시스템도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환경부의 환경민원포털, 화학물질정보처리시스템, 내부행정시스템인 이지 샘터 등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환경 민원 신고 접수 및 처리, 화학사고 발생 신고 등 여러 서비스가 제한되고 있다.보건복지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행정정보시스템 장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27일 오전 8시 경계 경보를 발령했다. 질병청도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며 시스템 복구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시스템 복구가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화학사고 발생에 따른 긴급 대응을 위해 관계부처 및 소방청 등과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고, 환경 민원은 우편과 메일 등 수기 행정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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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울대병원 외래진료 대기기간, 작년 57일서 올해 37일로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국립대병원의 외래진료 대기 기간이 2020년 대비 9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19일 교육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대병원 본원 및 분원 16곳의 외래진료 대기기간은 평균 22.32일이었다. 2020년 13.31일, 2021년 14.31일, 2022년 16.72일, 2023년 18.7일이었다.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외래진료 평균 대기기간이 57일에 달했고 분당서울대병원 52일, 전남대병원 34.7일, 화순전남대병원 25일 등이었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수련병원을 떠나며 외래 진료 대기가 길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공의들이 하던 업무를 병원 교수들이 대신하면서 입원환자 관리, 당직 등을 병행했기 때문이다. 의정갈등 초기에는 1,2차 병원으로 환자가 원활히 분산되지 않기도 했다.올해 상반기 국립대 외래진료 대기기간은 평균 20.87일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57일이었던 서울대병원의 외래진료 대기기간은 올 상반기 37일까지 줄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52일에서 42일로 감소했고 전남대병원은 30.9일로, 화순전남대병원은 22.4일로 감소했다. 병원들이 진료지원(PA)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전공의가 없는 상황에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서 의원은 “환자들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필요한 진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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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기준 충족에도…부산 기장군 등 6곳 ‘응급의료 취약지’ 지정 빠져

    부산 기장군 등 전국 6개 시군구가 응급의료 취약지 지정 기준을 충족했지만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다. 의료취약지로 지정되면 인력 확보 등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19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전북 김제시, 경북 경산시, 인천 중구, 경기 이천시 등 6곳이 응급의료 취약지 지정 기준을 충족했는데도 지정되지 않았다. 강원 정선군과 전남 완도군은 소아청소년과 취약지 기준을 충족했지만 지정에서 빠졌다. 응급의료 취약지는 지난해 기준 98곳, 소아청소년과 취약지는 18곳이 지정돼있다.복지부는 취약지 주민에게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소아·응급의료 등 분야에서 의료취약지를 지정해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2년마다 의료취약지 지정 관련 사항을 평가하고 분석한다. 응급의료취약지는 지역응급의료센터까지 30분 내 접근 불가능 인구 비율이 27% 이상이거나 권역센터까지 60분 내 접근 불가능한 인구비율이 27% 이상일 때 지정된다. 소아청소년과 취약지는 소아청소년과 60분 내 입원 의료이용률이 30% 미만이면서 소아청소년과 접근 불가능 인구비율 30% 이상일 때 지정된다.복지부 관계자는 “자료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지만 평균 시간, 최저 시간 중 어느 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취약지 지정 기준이 달라진다”며 “평균 시간 산출 방법론에 대한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봐서 지정 당시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북 경산시는 지역센터 내 30분 내 도달 불가 인구 비율이 68.42%였으며 전북 김제시는 58.1%, 인천 중구는 54.73%, 부산 기장군은 45.66%, 대구 달성군은 33.12%였다. 경기 이천시는 권역센터 내 60분 이내 도달 불가 인구비율이 32.72%였다. 모두 적정 시간 내 응급실에 도착해 진료를 받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또 강원 정선군, 전남 완도군은 60분 내 소아청소년과 입원 의료이용률이 30% 미만으로 나타났다. 강원 정선군은 60분 내 입원 의료이용률이 0%였으며 소아청소년과 접근 불가능 인구비율이 53.35%였다. 전남 완도군의 소아청소년과 접근 불가능 인구 비율은 38.76%였다. 김 의원은 “시·군·구 단위로 의료취약지를 지정해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실제로 중증 응급환자, 중증 소아환자를 적절하게 진료하기 어렵다”며 “의료생활권을 반영한 중진료권 단위로 취약지를 지정해, 응급·분만·소아 중증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종합병원을 집중적으로 육성·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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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보료 소액 체납자, 1년새 2만가구 늘어

    건강보험료 미납액이 월 5만 원 미만인 소액 체납자가 1년새 약 2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료 6개월 이상 체납자 중 월 보험료가 5만 원 미만인 가구는 71만8000가구로 2023년 69만9000가구에 비해 1만9000가구 증가했다. 체납액은 2023년 8973억 원에서 지난해 9289억 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71만7000가구가 8820억 원을 내지 않았다. 건강보험료로 월 5만 원 미만을 납부하는 이들은 저소득층, 단시간 근로자 등이 많다. 소액 체납자에 대한 압류 역시 증가세다. 공단은 지난해 부동산 2만5258건과 자동차 10만2745건, 예금 4만5671건, 기타 4032건 등 17만7706건을 압류했다. 2020년 14만3657건을 압류한 것과 비교할 때 압류량이 4년 새 19.2% 증가했다. 건보 가입자가 6회 이상 보험료를 체납하면 미납금을 모두 낼 때까지 건강보험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 서 의원은 “제도를 악용하거나 재정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납부하고 싶지만 형편상 어려운 체납자까지 과도하게 제재하지 않도록 세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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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자 진료비 급증-간병비 급여화… 의료-돌봄재정 비상 [품위 있는 죽음]

    지난해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의료비와 돌봄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30년, 국민건강보험은 2033년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비 지출을 효율화하고 별도 예산을 마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건강보험은 2032년까지 보험료율이 법정 상한선(8%)에 도달한 뒤 동결한다고 가정할 때 내년 당기수지 적자로 전환되고, 2033년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장기요양보험은 건보료 대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유지할 때 2030년 준비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전문가들은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는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쓴 ‘초고령사회 대응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44.1%에서 2030년 53.1%, 2040년 63.9%, 2050년 70.2%로 증가한다.간병비 급여화가 현실화되면 재정 악화는 더욱 가속화된다. 정부는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본인부담률을 30% 내외까지 낮출 계획을 갖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국내 요양병원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했을 때 소요되는 건강보험 재정을 최소 15조 원으로 추산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핵가족화에 따라 가족이 간병하는 게 어려워진 상황에서 간병비 급여화는 피할 수 없는 방향”이라면서도 “재원 조달과 확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미래 세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지출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기관을 과도하게 이용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질병 발생을 예방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건강 관리 등으로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면 미래 세대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건강보험이나 장기요양보험 외에 생애 말기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별도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탕세 등 일종의 ‘건강세’를 부과해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고 호스피스 등 생애 말기 돌봄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만성질환의 경우 간호사 등 의사 이외 의료 직군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선 재택의료나 방문진료를 할 때 진단이나 처방은 의사가 담당하고 예방과 관리는 간호사가 맡거나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전채은 김소영 박경민 방성은(이상 정책사회부) 기자}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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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 44% 노인인데 전문의 1명뿐 “생의 마지막 통합돌봄 막막” [품위 있는 죽음]

    10일 경북 영양군 영양병원 진료 대기실. 오후 진료가 시작되자 휠체어를 타고 지팡이를 쥔 고령 환자 30여 명이 몰렸다. 간호사는 “예약자가 많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환자들을 안내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치매를 앓는 80대 노모를 모시고 온 장유배 씨(65)는 “두 달에 한 번 관절약을 처방받고 혈압과 피 검사를 하는데, 의사가 부족하니 진료를 기다리다 하루가 다 간다”며 아쉬워했다.‘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선진국에서 가장 주력하는 정책이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AIP)’다.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늙고, 아름답게 생을 마무리한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내년 3월부터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대상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사업’이 시작된다. 핵심은 각 시군구 단위로 운영되는 재택 의료다. 그러나 영양 같은 의료 취약지는 방문 진료는커녕, 운영 중인 병원을 유지하는 것도 벅차다. 이 때문에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정부 정책이 자칫 현실의 벽에 막혀 겉돌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프면 대구·안동으로” 지역 의료 이용 29%서울 면적의 1.35배인 영양군엔 의사가 7명뿐이다. 그나마 보건소에 3명, 영양병원에 2명 배치된 공중보건의사 5명을 제외하면 자발적으로 이곳에 있는 의사는 2명에 불과하다. 공보의를 마치고 약 20년째 영양병원에서 근무 중인 이상현 원장(가정의학과)은 지역 내 유일한 전문의다. 진료실이 3개 있지만, 봉직의와 공보의가 떠난 뒤 의사를 못 구해 현재 하나만 운영 중이다. 병상 50개는 입원 환자를 돌볼 의료진이 없어 비었다. 이 원장은 “공보의 2명이 교대로 응급실 당직을 선다. 80세가 다 된 방사선사가 퇴직하면 엑스레이도 못 찍는다”고 했다.영양군 인구(1만5165명)는 전국 시군구 중 경북 울릉군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주민의 43.9%(6659명)가 65세 이상이고, 70세 이상 홀몸노인은 2000명에 이른다.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주민이 상당수지만, 경북에서도 외진 곳인 영양에선 의사를 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장여진 영양군 보건소장은 “독감 예방접종 의사가 부족해 일당을 주면서 2주 동안 근무할 의사를 겨우 구하곤 한다”고 전했다.주민은 영양군 밖 의료기관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 2023년 기준 영양군 관내 의료 이용률(총입원·내원 일수 대비 관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28.6%. 섬 지역인 인천 옹진군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낮다. 영양병원에서 만난 채정희 씨(70)는 “작년에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치료할 의사가 없어서 1시간 이상 걸리는 안동병원까지 갔다”고 했다.진료할 수 있는 질환도 제한적이다. 박모 씨(73)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우울증이 왔는데, 여기선 약 처방이 안 된다. 4주마다 안동까지 가서 약을 처방받는다”고 했다. 우울증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이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처방이 필수다. 이날 수비면 보건지소에서 만난 3년 차 공보의는 “몸만큼 마음이 아픈 노인성 우울증 환자가 많은데, 돌봐줄 의사가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영양군엔 의사 7명뿐… 통합돌봄 막막”통합돌봄 시행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영양군은 구체적인 의료·돌봄 대상과 내용을 정하지 못했다. 80세 이상 고령자, 혼자 살거나 장애가 있는 노인 등 대상자를 최대한 좁히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현 의료 자원으로는 이조차 역부족이다.민간병원 의사 2명으로 방문 진료는 엄두도 못 낸다. 공보의도 올해 2명이 줄었는데, 앞으로는 더 감소할 수도 있다. 인구 밀집도가 낮아 방문 진료에 시간도 많이 든다. 고나은 일월면 용화보건진료소장은 “의사, 간호사가 방문 진료를 가면 정작 다치거나 약 처방을 받으러 찾아오는 환자는 진료를 못 한다”며 “인력이 부족해 읍면 단위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통합 운영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또 다른 의료 공백이 생긴다”고 말했다.이런 여건을 고려해 호스피스·완화의료 등 임종기 돌봄에 집중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지난해 영양군 사망자는 296명. 이 병원장은 “독거노인이 많다 보니 한두 달에 한 번은 고독사가 발생한다.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게 평안한 임종을 돕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장 소장은 “은퇴한 시니어 의사를 불러 영양병원 병상 10개만 호스피스 병상으로 운영해도 임종기 돌봄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영양군과 같은 의료 취약지에선 특화된 통합돌봄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새롬 인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전국 시군구 중 23곳은 인구 3만 명에 못 미친다”며 “생애 말기 돌봄을 자급자족하기 어려운 지역은 정부 지원을 늘리고, 간호사 등 의사 대체 인력의 재량과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국립대 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의사 파견이나 순회 진료 등 지역 내 의료 자원을 적극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의료취약지 수가 가산 등 보상을 강화해 재택 의료 및 통합돌봄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전채은 김소영 박경민 방성은(이상 정책사회부) 기자}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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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보료 월 5만원 미만 소액 체납자, 1년새 2만명 증가

    건강보험료 미납액이 월 5만 원 미만인 소액 체납자가 1년새 약 2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료 6개월 이상 체납자 중 월 보험료가 5만 원 미만인 가구는 71만8000가구로 2023년 69만9000가구에 비해 1만 9000가구가 증가했다.체납액은 2023년 8973억 원에서 지난해 9289억 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71만7000가구가 8820억 원을 내지 않았다. 건강보험료로 월 5만 원 미만을 납부하는 이들은 저소득층, 단시간 근로자 등이 많다.소액 체납자에 대한 압류 역시 증가세다. 공단은 지난해 부동산 2만5258건과 자동차 10만2745건, 예금 4만5671건, 기타 4032건 등 17만7706건을 압류했다. 2020년 14만3657건을 압류한 것과 비교할 때 압류량이 4년새 19.2% 증가했다.건보 가입자가 6회 이상 보험료를 체납하면 미납금을 모두 낼 때까지 건강보험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 서 의원은 “제도를 악용하거나 재정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납부하고 싶지담 형편상 어려운 체납자까지 과도하게 제재하지 않도록 세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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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임종’ 가정형 호스피스 작년 2245명, 전체의 9.2% 그쳐 [품위 있는 죽음]

    1일 오후 2시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 의사와 간호사가 거실에 들어서자 대장암 말기 환자인 조모 씨(88)가 병상에 누워 환히 웃었다. 의료진은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식단, 수면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조 씨는 지난달 25일부터 인천성모병원의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아들 오승구 씨(61)는 “어머니는 죽어도 집에서 돌아가시겠다고 다짐하셨다”며 “막상 이용해 보니 가격도 저렴하고 생각보다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환자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완화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완화의료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와 시설을 가리킨다. 다만 국내에선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호스피스 병상 등 인프라도 부족해 대기하다 생을 마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전체 호스피스 이용자 중 재택 9.2% 그쳐15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호스피스 서비스 신규 이용자 2만4318명 중 가정형 호스피스 신규 이용자는 2245명(9.2%)에 불과했다.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관도 2020년 38개에서 올해 40개로 크게 늘지 않았다. 경북과 경남, 전남에는 가정형 호스피스 운영 기관이 없다.국내 호스피스 서비스는 환자가 병원에 머무는 입원형과 전문 팀이 가정을 찾아가는 가정형, 일반 병동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전문 팀에 자문을 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문형으로 나뉜다.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호흡부전, 만성 간경화 등 5개 질환의 말기 또는 임종 과정에 놓인 환자가 호스피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입원형 호스피스는 암 환자만 이용할 수 있다.입원형 호스피스 병상도 2020년 1405개에서 지난해 1751개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5대 대형병원 중에서는 한 곳만 입원형 호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길게는 2, 3개월 정도 대기한다”며 “병상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많아 대기 중 숨지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예산 투자도 아직 더딘 편이다. 영국은 지난해 말 호스피스 시설 및 서비스 개선에 1억 파운드(약 1889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반면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호스피스 관련 예산은 110억1000만 원에 그쳤다. 이 가운데 가정형 호스피스 사업 예산은 2022∼2025년 연간 17억 원 수준이다.암 이외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호스피스 이용률이 크게 떨어진다. 복지부에서 발간한 ‘2024 국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암 이외 4개 질환의 사망자는 1만4150명이었는데 이 중 71명(0.5%)만 호스피스 서비스를 새로 이용했다. 하은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다른 질환을 앓는 중환자들은 호스피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공급이 부족해 사실상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장에서는 완화의료에 대한 요구가 많은데 존엄하게 돌봄을 받다 돌아가실 수 있는 여건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선 대상 질환 늘어도 수용 쉽지 않아”정부는 지난해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 등을 바탕으로 대상 질환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호스피스·완화의료 대상을 치매, 신부전, 심부전 질환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다만 의료계 현장에서는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질환이 늘어도 환자들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가 낮아 의료기관이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김철민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암을 제외한 나머지 질환은 기대여명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들까지 모두 호스피스에 입원하기에는 사회적인 재원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호스피스 서비스 이용자가 늘면 불필요한 연명치료가 줄어들 수 있고 결과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덜 사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호스피스가 전문적으로 개입되면 의료, 돌봄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사회적 합의를 통한 정부 차원의 생애 말기 돌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균 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은 “체계적인 생애 말기 돌봄 전략을 통합 돌봄의 연장선에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전채은 김소영 박경민 방성은(이상 정책사회부) 기자}

    • 202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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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대이상 80% “고통 심한 말기 환자, 조력 존엄사 합법화 찬성” [품위 있는 죽음]

    40대 이상 10명 중 8명은 의료진이 처방한 약물을 고통이 심한 말기 환자에게 주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는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찬성 비율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호스피스, 생애 말기 돌봄 확대 등 임종기 삶의 질을 개선하지 않은 채 조력 존엄사를 합법화한다면 빈곤한 노인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음으로 내몰릴 수 있어 많은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동아일보가 40대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생애 말기 돌봄과 임종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7%가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대는 10.5%였다. 연령대별로는 60대 84.1%, 70세 이상 83.3% 등 고령층으로 갈수록 조력 존엄사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남성(81.4%)이 여성(78.2%)보다 조력 존엄사 합법화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조력 존엄사 합법화를 찬성하는 이유는 ‘삶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29.3%)가 가장 많았다. 회생 가능성 없는 환자의 생존 연장은 무의미하기 때문(26.5%), 환자의 불필요한 고통을 줄일 수 있어서(21.5%), 가족이나 보호자의 부담 경감(16.9%) 등이 뒤를 이었다.반대하는 이유는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수 있음(26.2%)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삶의 마지막은 스스로 결정할 수 없음(24.2%), 가족 부담을 이유로 원치 않는 죽음 선택 가능(20.0%), 조력 존엄사를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 증가(13.1%) 순으로 조사됐다.지난해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만큼 조력 존엄사를 포함해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극심한 고통을 피하고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다혜 한국존엄사협회장은 “죽음을 개인의 문제로 방치하지 말고 존엄한 삶의 마무리가 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하지만 현 상황에서 조력 존엄사가 합법화될 경우 노인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죽음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인 38.2%를 기록했다. 김율리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노인은 가족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한다”며 “이런 부분이 사회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력 존엄사가 허용된다면 악용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간병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부 지원과 호스피스 시설,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 등을 먼저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누구나 생의 말기에 충분히 돌봄을 받고 온전히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을 때 존엄사 합법화가 의미 있게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조력 존엄사 합법화는 사전 생애말기 돌봄계획 수립과 호스피스 병상 확충 등의 문제와 병행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전채은 김소영 박경민 방성은(이상 정책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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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절반 ‘재가 임종’ 원하지만 실제 16%뿐… “재택의료 확충을” [품위 있는 죽음]

    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주택. 3평 남짓한 방에 미동 없이 누운 윤화수 씨(91)의 몸을 의료진이 옆으로 돌리자 등에 주먹만 한 욕창이 보였다. 의료진 김주형 집으로의원 원장이 “오늘은 그래도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고 말하자 윤 씨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간호사는 간단한 연고를 바른 뒤 드레싱 처치를 했다. 치매와 당뇨를 앓고 있는 윤 씨는 방문진료를 받기 전엔 심장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여러 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다. 딸 유관희 씨(69)는 “90kg이 넘었던 엄마를 휠체어에 태워 여러 병원에 다니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이젠 집에서 진료받으니 약 처방이 중복될 일도 없어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유 씨는 어머니를 임종까지 집에서 돌볼 계획이다. 그는 “엄마도 병원이나 요양원에 가는 걸 싫어한다. 원하는 곳에서 덜 아프다가 가셨으면 한다”고 했다.● “재가 임종 희망”… 현실은 병원이 75%동아일보가 40대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생애 말기 돌봄과 임종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1%는 희망하는 임종 장소로 ‘자택’을 꼽았다. 병원 임종은 25.4%, 요양시설은 17.1%였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2023년 기준 임종 장소는 의료기관이 75.4%였고, 주택은 15.5%에 그쳤다. 임종기 간병 부담이 큰 데다, 사망 시 경찰 신고와 검안부터 시신 이송까지 재가 임종 절차가 까다롭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어디서 임종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도 20.8%만이 ‘자택’을 꼽았다. 병원 37.1%, 요양시설 30.3% 등 국민 3명 중 2명은 집이 아닌 곳에서 임종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가 임종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재택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가 임종 시 사망 진단 등을 위해 연락하는 재택의료센터는 전국 113개 시군구에만 지정돼 있다. 2019년부터 1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됐지만, 올 6월 기준 등록 기관은 986곳으로 전체 의원 3만7234곳 중 2.6%에 불과하다. 진료 환자는 2020년 1545명에서 올 1∼6월 1만7517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 의료계에선 거동이 불편해 방문진료가 꼭 필요한 노인과 장애 인구가 1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박건우 대한재택의료학회 이사장(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은 “선진국일수록 아픈 노인을 찾아가는 재택의료가 발달해 있다. 생애 말기를 대형병원에 의존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망 진단 방문 수가 신설, 임종기 돌봄 가족 유급휴가 등 의료기관 참여를 늘리고, 가족의 부담을 덜어줄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형 집으로의원 원장은 “먼 거리 환자, 야간 환자를 봐도 수가는 똑같다. 방문진료가 활성화되려면 보상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다사 사회’ 진입에도 죽음 언급 꺼려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된 한국은 2020년부터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다사(多死) 사회에 진입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문화 탓에 임종 계획을 세우고 생의 말기를 보내는 사례는 흔치 않다. ‘생애 말기 돌봄과 임종을 고민하거나 가족과 상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38%가 ‘없다’고 답했다. 임종 계획을 세우지 않은 이유로는 ‘가족과 죽음을 얘기하는 것이 불편해서’라는 의견이 25.8%로 가장 많았고, ‘죽음을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답변도 25.4%로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호스피스 등 생애 말기 의료·돌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15.2%, ‘계획에 대한 필요를 못 느껴서’라는 답변은 14%를 나타냈다.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선 노인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응답자들은 노년기 가장 큰 고민으로 ‘간병비 등 의료·돌봄 비용’(26.6%)을 꼽았다. 72.1%는 ‘의료비, 간병비, 주거비 등 노년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간병 부담을 덜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중증환자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38.4%)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월평균 간병비는 약 370만 원에 이른다. 정부는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증환자의 요양병원 간병비 본인부담률을 3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간병비 급여화를 위해선 대상 환자 범위와 간병인 배치 기준 등에 따라 연간 최소 1조9770억 원에서 최대 7조3881억 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순둘 이화여대 연령통합고령사회연구소장은 “재원 마련을 위해선 건강보험료 인상 등 국민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정부가 솔직히 밝혀야 한다”며 “호스피스와 재택의료 지원은 늘리고 요양병원의 불필요한 입원은 줄이는 등 지출 재구조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전채은 김소영 박경민 방성은 (이상 정책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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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위 있는 죽음 위한 ‘엔딩플래너’ 필요, 정부가 적극 도와야” [품위 있는 죽음]

    “죽음은 삶을 빛내주는 마지막 장식 같아요.” 6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웰다잉 수업. 스크린에 띄운 영상에서 한 초등학생이 죽음을 이렇게 정의하자 몇몇 수강생이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죽음을 삶의 한 단계로 받아들이고, 아름다운 마지막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건 이날 교육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했다. 강사로 나선 대한웰다잉협회 이계상 대외협력팀장은 “입시, 취업, 결혼, 출산을 준비하듯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선 임종에도 계획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남은 삶의 가치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임종 계획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한다. 웰다잉 교육에선 생의 행복과 불행을 그래프로 나타낸 ‘인생 곡선’ 그리기, 자기소개서 쓰기 등을 권한다. 경기도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일하는 권소진 씨(35)는 “방문하는 어르신들에게 인생 노트와 사전 장례 계획을 써 보길 권한다. 처음에는 죽음을 떠올리는 것에 두려움과 거부감이 크지만, 삶을 한번 돌아본 뒤 홀가분해졌다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수강생들은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미리 상상하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했다.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로 오래 일한 전소연 씨(49)는 최근 중학생 자녀에게 연명치료를 받지 않고,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전 씨는 “가족에게 부담되는 화려한 장례식보다는, 조촐한 ‘생전 이별식’으로 주위에 감사와 용서를 전한 뒤 떠나고 싶다”고 했다.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선 집과 지역 사회에서 생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원미선 씨(54)는 “80세 어머니가 ‘집에 있다가 죽기 전 일주일만 병원에 있고 싶다’고 하더라. 가족들이 충분히 임종기 돌봄을 감당할 수 있도록 가정 호스피스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00만 명이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처럼 구체적인 사전돌봄계획(ACP) 수립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2018년부터 ‘인생회의’라는 이름으로 사전돌봄계획 수립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연명의료와 완화의료 중 무엇을 선택할지부터 생의 마지막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과 장소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윤영호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가정의학과 교수)은 “임종 계획을 세우는 것은 누구나 막막하다. 정부가 존엄한 삶의 마지막이 가능하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며 “결혼의 웨딩플래너처럼 ‘엔딩플래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전채은 김소영 박경민 방성은 (이상 정책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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