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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대외 여건에 따른 (경제)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처음으로 경기 회복세 지연 우려를 공식화하면서 낙관적인 경제 상황 인식에서 ‘유턴’한 것이다. 윤 수석은 7일 간담회를 갖고 “1분기에 생각했던 것보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수석은 “(미중) 통상마찰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활동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도 기대보다 크게 하락했다”며 “통상마찰이 (화웨이 사태 등 미중 간의) 글로벌 백본(backbone·중추 통신망) 경쟁 등과 결부되면서 조금 더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일자리에 대해서도 윤 수석은 “경기 하방 위험을 고려할 때 고용 여건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 수석은 이날 간담회에서 ‘하방’을 10차례 언급했다. 청와대가 경제수석을 통해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에도 하반기 경기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서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에 해당하는 2% 중후반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수석은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정책의 최우선을 둘 생각”이라며 6월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 8월 미래차 육성계획을 발표하고 규제 샌드박스 등 규제혁신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제통화기금(IMF) 분석 결과 소득불평등이 높을수록 성장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소득주도성장 기조 수정 가능성은 일축했다. 청와대의 경제 상황 인식 변화를 두고 46일째 국회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 통과를 압박하고 재정지출 확대를 겨냥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일 북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환송에 나선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추경이 안 돼 답답하고 국민도 좋지 않게 볼 것”이라며 추경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당부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사회 변화가 급격히 일어난다고 느끼면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은 위협을 느껴 어딘가로 숨거나 도망가려 합니다. 기업과 자산가가 경제 현장에 남아 있어야 궁극적으로 나눌 수 있는 파이도 생기는 거죠.”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으로 선출된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사진)는 9일 본보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분배 정책을 정밀하게 검토, 수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계층별 근로 의욕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분배를 개선하면 내수시장이 든든해지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자산가들이 ‘내가 벌어서 남들 준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니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고 했다. 분배 방식과 관련해서도 “돈을 직접 나눠 주는 건 분배 과정에서 돈을 내는 사람, 돈을 받는 사람 모두 일을 하지 않게 만든다”며 “실업수당이 지나치면 차라리 실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구직자가 많아지듯 모든 계층이 일할 수 있는 선에서 분배가 이뤄지는 게 맞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정책 신뢰도와 관련해 “리디노미네이션 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요즘 이런 불확실성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잇단 부인에도 불구하고 리디노미네이션 단행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은 신뢰 저하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재정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중심이 된 ‘톱다운’식 정책 결정 과정을 손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 청와대가 숫자(실적)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있는 재정조차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100만 원씩 주는 식의 퍼주기 정책은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나 분배 정책은 현장과 가까울수록 실제로 무엇이 필요하고 부족한지 잘 안다”며 “‘상부’에서 숫자에 집착하다 보면 부정 수급자가 생겨도 현장 공무원들이 눈감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오너에게 경영 결정권이 몰려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세계적인 경제 변화에 오너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세계 기업 시장의 선두에서 뛰기 시작한 대기업 오너들이 겪는 성장통의 과정”이라고 밝혔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사회 변화가 급격히 일어난다고 느끼면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은 위협을 느껴 어딘가로 숨거나 도망가려 합니다. 기업과 자산가가 경제 현장에 남아 있어야 궁극적으로 나눌 수 있는 파이도 생기는 거죠.”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으로 선출된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사진)는 9일 본보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분배 정책을 정밀하게 검토·수정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계층별 근로 의욕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분배를 개선하면 내수 시장이 든든해지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자산가들이 ‘내가 벌어서 남들 준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니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고 했다. 분배 방식과 관련해서도 “돈을 직접 나눠주는 건 분배 과정에서 돈을 내는 사람, 돈을 받는 사람 모두 일을 하지 않게 만든다”며 “취업수당이 지나치면 차라리 실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구직자가 많아지듯 모든 계층이 일할 수 있는 선에서 분배가 이뤄지는 게 맞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정책 신뢰도와 관련해 “리디노미네이션 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요즘 이런 불확실성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잇단 부인에도 불구하고 리디노미네이션 단행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은 신뢰 저하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재정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중심이 된 ‘톱-다운’식 정책 결정 과정을 손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 청와대가 숫자(실적)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있는 재정조차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숫자에 집착하다 보면 부정수급자가 생겨도 현장 공무원들이 눈 감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대기업에서 이뤄지는 중요한 결정들이 오너에게 집중되고 있는데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세계적인 경제 변화에 오너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세계 기업 시장의 선두에서 뛰기 시작한 대기업 오너들이 겪는 성장통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개인용 의료기기 등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알앤엘, 솔고바이오메디칼, 지구촌의료기가 생산한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발견돼 판매 중지와 수거 명령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알앤엘은 의료기기인 개인용 온열기 ‘바이오매트 프로페셔널’과 전기매트 ‘BMP-7000MX’, ‘알지 바이오매트 프로페셔널’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 온열기는 1435개, 매트는 각각 240개, 300개가 판매됐다. 솔고바이오메디칼은 의료기 ‘슈퍼천수 SO-1264’, 지구촌의료기는 ‘GM-9000’에서 법적 기준치를 넘는 라돈이 확인됐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호흡기를 통해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원안위와 식약처는 각 업체를 통해 해당 제품을 수거할 계획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비닐을 씌우면 라돈이 99% 차단되니 수거 전까지 비닐 커버를 씌워 보관하면 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고액 체납자를 유치장에 가두는 ‘초강수’를 동원해 탈세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악의적인 체납자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을 해소하고, 이들에 대한 징수 실적을 올려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한 의도다. 다만 감치(監置) 명령 제도와 체납자의 친인척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조회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인권 침해 논란이 일 수도 있다. 과세당국이 이번에 감치 명령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현재 제도로는 악성 체납자를 찾아내더라도 실질적인 처벌이 어렵다는 제약 때문이다. 고의적인 탈루를 형사법으로 충분히 억제할 수 없다면 행정처분을 통해서라도 편법 탈세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것이다. 관가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내부에서는 생활이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유예해 주는 대신 고액 자산가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산을 숨겨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의 강제 징수 규모는 2015년 1조5863억 원에서 지난해 1조8805억 원으로 19% 증가했다. 차기 국세청장 후보자로 대기업, 고액 자산가에 대한 조사 경험이 풍부한 ‘조사통’ 김현준 서울지방국세청장이 낙점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재산 은닉을 통한 탈루는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검찰에 고발하더라도 기소율이 낮은 게 현실”이라며 “3회 이상 1억 원을 체납하면 유치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규정 자체가 이들에게 충분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경기 부진으로 세수가 줄어들자 고액 체납자를 타깃으로 세수를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번 대책의 핵심인 감치 제도 도입과 체납자 친인척의 금융거래정보 확인을 위해선 국세징수법과 금융실명법 등 현행법이 개정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권 침해 논란이 일어 국회 통과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김상식 기획재정부 조세법령운용과장은 “고액 체납자를 감치하는 것에 대해 여론이 그리 나쁘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액 체납자는 여권이 없어도 출국 금지가 가능하도록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바꾸기로 했다. 여권이 없으면 출국 금지 신청이 불가능한 점을 악용해 여권 발급 당일에 해외로 도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현재는 명단이 공개된 2억 원 이상의 고액 체납자만 정부포상이 금지되지만 앞으로는 액수와 관계없이 체납이 있으면 모두 포상을 받을 수 없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세금을 일부러 내지 않는 고액 체납자를 30일간 유치장에 가두는 감치(監置) 명령제도를 도입한다. 체납자 가족의 금융거래정보를 세무당국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금융실명법 개정도 추진한다. 세수 감소에 시달리는 정부가 악성 체납자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세수 확보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호화생활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세금을 낼 수 있는데도 상습적으로 체납하면 유치장에 최장 30일간 감치된다. 감치제도는 1000만 원 이상의 과태료를 3회 이상 내지 않거나 민사소송 중 채무자가 재산목록을 내지 않을 때 시행되는 행정처분이다. 정부는 여기에 국세 조항을 추가해 1억 원 이상의 국세를 3회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내지 않으면 체납자를 감치할 계획이다. 감치 전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주고 같은 체납 건으로 두 번 이상 감치할 수 없도록 하는 체납자 인권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한다. 또 재산을 숨겨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의 배우자와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의 계좌정보를 국세청이 살펴볼 수 있도록 금융실명법을 바꾸기로 했다. 현재는 체납자 본인의 금융거래정보만 볼 수 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현재 7%대에서 3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미 지어진 원전은 수명이 다하면 폐기하고 새로운 원전을 짓지 않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하지만 원전 비중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 발전비용은 어떻게 변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정부가 대규모 용지가 필요한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했다고 밝혔다. 에너지기본계획은 5년마다 수립하는 최상위 단계의 국가 에너지 계획으로 이번 계획은 2040년까지 전력 수급 등 정부 에너지 정책의 근거가 된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핵심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태양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최대 35%까지 늘리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가 평균 28.6%에 이르는 점도 감안했다. 원전은 일본 후쿠시마 사고와 포항 지진 등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신규 원전은 짓지 않는 방식으로 원전 비중을 낮춰 가기로 했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석탄 발전도 줄일 방침이다. 1, 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달리 3차 계획에서는 원전 비중을 얼마나 낮출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의 핵심은 신재생에너지이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숫자는 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발전단가가 싼 원전이 줄고 단가가 비싼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늘면 전기료 인상 압박이 커지기 마련이다. 한전의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발전원별 구입단가는 1kWh당 원자력 62.18원, 유연탄 83.55원, 액화천연가스(LNG) 121.44원, 신재생에너지 180.86원이다. 산술적으로 원전의 발전단가가 신재생에너지의 약 34%다. 그럼에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높여 잡은 건 2028∼2030년경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원전보다 싸질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근거는 지난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원가’ 보고서다. 균등화 발전원가는 전력의 제조원가 외에 사고 복구 및 환경 등 발전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모두 더한 개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 1kWh를 만들 때 원전의 균등화 발전원가는 2030년 76.98원으로 추산된다. 사회적 비용이 높아진다고 본 것이다. 반면 태양광발전의 원가는 66.03원으로 떨어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발전용량 3000kW 기준, 태양광 장비 가격 하락, 땅값이 안 드는 유휴 용지 활용을 전제로 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10년 정도 뒤엔 태양광발전 단가가 원전보다 싸진다. 문제는 전제조건이 상당히 예외적이라는 것이다. 3000kW급 태양광 설비를 지으려면 축구장 5.5배 면적(약 3만9600m²)의 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이런 유휴 부지를 충분히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국내 태양광 설비 중 1000kW급 이하 비중이 75%, 그중에서도 100kW급 이하 소규모 비중이 40%다. 100kW급 태양광발전소의 발전 단가는 2030년이 돼도 94.88원으로 원전보다 높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는 용지 선정이 가장 중요한데 2017년 말 공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이날 내놓은 에너지기본계획 모두 부지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빠져 있다”고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황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요금이 싸지는 시점이 2030년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후 변동성이 심한 한국의 특성상 단순한 발전비용 외에 전기를 배송하는 데 추가 비용이 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김인수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는 기후에 따라 변동성이 심해 배송 비용이 더 늘어난다”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이 뒷받침돼야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보편화될지 몰랐던 것처럼 앞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얼마나 확산되고 가격이 떨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기본계획에는 전기요금을 포함해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 체계를 조정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계절별, 시간대별 요금을 다르게 부과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스마트계량기 보급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식이다. 현재 계시별 요금제는 산업용과 일반용 고압 전기에만 적용하고 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이새샘 기자}

《올해 7월부터 매년 7, 8월 두 달간 전기료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3일 세 가지 예상 누진제 개편안을 공개했는데 여름마다 누진제 구간을 확대해 전기료를 낮춰주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약 1600만 가구가 여름철 월평균 1만142원씩 요금 할인 혜택을 보게 된다. 전기료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좋지만 이에 따르는 추가 비용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전이 떠맡는다. 한전의 적자가 심해지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매년 7, 8월마다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을 뼈대로 한 누진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올여름 가구당 전기요금은 월평균 1만∼1만8000원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요금 할인으로 늘어나는 비용을 한전이 부담해야 한다는 견해다. 한전은 1분기(1∼3월)에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기요금누진제 민관 태스크포스(TF)’와 소비자단체, 학계, 정부가 참여하는 누진제 개편안 토론회를 열고 그동안 검토한 3가지 방안을 공개했다. 1안은 매년 7, 8월 누진제 구간별 사용량을 확대해 전기를 많이 써도 요금 부담을 줄여주는 내용이다. 현행 누진제는 △1단계 200kWh 이하 △2단계 201∼400kWh △3단계 400kWh 초과로 돼 있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요금이 비싸다. 이를 1단계 300kWh 이하, 2단계 301∼450kWh로 확대하는 것이다. 2안은 매년 7, 8월에 3단계 구간을 폐지해 201kWh 이상은 모두 2단계 요금을 내도록 하는 식이다. 3안은 누진제를 폐지하고 단일요금(kWh당 125.5원)을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로선 수혜 대상이 가장 많은 1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별 요금 할인 혜택을 보는 가구 수는 각각 1629만 가구, 609만 가구, 887만 가구다. 4인 가구가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3시간씩 한 달 쓴다고 가정하면 1안은 1만6030원, 2안 1만7020원, 3안 3만980원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 사용량이 많으면 2, 3안의 요금 할인 폭이 크지만 2안은 전기를 가장 덜 쓰는 1단계 사용자의 요금 변화가 없다는 점이, 3안은 1단계 사용자 요금이 35%가량 오른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정부와 한전은 지난해 8월 가구당 전기 사용량이 평균 347kWh로 월평균 전기 사용량(235kWh)보다 많았던 만큼 여름철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누진제 개편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1안처럼 7, 8월에 한시적으로 누진 구간을 넓혀 전기를 많이 써도 요금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번 누진제 개편 방안도 사실상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전의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별도의 조치 없이 여름철 전기료 인하를 반복할 경우 결국은 누적적자를 재정으로 메워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권기보 한전 영업본부장은 “원전 가동률을 늘리지 않는 한 당분간 재무상황이 좋지 않을 것 같아 우려가 많다”며 “한전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공기업이지만 뉴욕증시에도 상장된 주식회사다. 저소득층에 에너지 바우처를 주는 등 다른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장경제에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1안을 채택하면 한전은 매년 추가비용으로 2847억 원을 떠안아야 한다. 주요국보다 낮은 전기요금 체계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많은 상황에서 여론 눈치를 보느라 소비효율화에 대한 고민은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정치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으면 효율이나 분배 측면에서 누진제 운용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호정 고려대 그린스쿨대학원 교수는 “소비자들이 온실가스 감축, 기후 변화 등에 관심이 높은 만큼 이를 위한 요금 인상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관 TF는 11일 공청회를 거친 뒤 최종 권고안을 만들어 이르면 13일 최종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한전 이사회와 산업부 인가를 거치면 7월 1일부터 개정된 요금제가 시행된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31일 비공개 회의인 ‘녹실회의’ 이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수출 감소 추이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국회의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있지만 기획재정부는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확정통계가 나오기 전에 미리 경고 메시지를 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경상수지 적자가 4월 한시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시장 평가는 이보다 비관적이다. 박성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장기화하면 국내 반도체 수출 회복이 더뎌져 경상수지 적자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일시적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더라도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상품수지 악화가 구조적으로 지속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돼 외환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경상수지 적자가 특히 우려되는 건 대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이 악화하는 등 기초체력이 소진되고 있는데다 내수 여건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4월 생산과 투자가 두 달 연속 증가했고,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는 점에서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소매판매가 줄어든 데다 정부가 밝혔듯 5월 수출도 전년 대비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이에 따라 재정 확대와 함께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모양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10년물 금리는 각각 1.587%, 1.605%, 1.682%로 마감하며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특히 초장기물인 30년물과 50년물도 기준금리(1.75%) 밑으로 떨어졌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도 금리인하로 방향을 틀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데 이어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끈질긴 압박에도 금리를 동결해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금리인하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30일(현지 시간)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만약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지속적으로 밑돌거나, 세계 경제 및 금융 전개 상황이 우리의 기준 전망에 비해 중대한 하방 위험을 나타내면 현재 금리에 대한 입장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지만, 금통위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는 조동철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0.3%)를 보이는 등 부진했지만, 소비를 중심으로 점차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들어 수출과 투자도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신민기 minki@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정부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전파 속도가 빠르고 백신도 없어 중국에 이어 한반도도 ASF의 사정권에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라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가축 질병을 막을 방역 역량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ASF가 한국 농가로 전염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수의학계에 따르면 ASF는 최대 20일간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 피부 출혈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일단 감염되면 치사율은 100%다. 급성형의 경우 돼지가 아무런 증상 없이 1∼4일 뒤 갑자기 폐사하기도 한다. 문제는 ASF를 치료할 약도, 예방할 백신도 없다는 것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홈페이지에 “승인된 백신이 없어 감염된 돼지나 돼지고기가 넘어오지 않도록 하는 게 예방을 좌우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가 접경지역의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한 번에 끌어올리고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선 것도 높은 전염성을 우려해서다. 중국에선 지난해 8월 이후 총 134건의 ASF 발생 사례가 OIE에 접수됐다. 지금까지 돼지 113만 마리가 도살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ASF 감염이 시작되면 사실상 도살처분 외에는 처리 방법이 없는 만큼 한국에서도 2010∼2011년 구제역 파동으로 350만 마리의 소·돼지가 도살처분됐던 ‘재앙’이 재현될 수 있다. 정부가 특히 우려하는 건 멧돼지에 의한 전염이다.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접경 지역을 넘어 한국 농가와 접촉할 경우 순식간에 국내로 확산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에 먹이가 부족해지는 11월경부터 멧돼지들이 농가로 내려와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유한상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예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방역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멧돼지 포획을 확대하고 울타리 설치를 늘려 우선 멧돼지로 인한 전파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맹금류, 사람 등 모든 접촉 경로에 대한 사전 예방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류영수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독수리가 감염된 돼지 사체를 먹으면 몸에 바이러스가 묻은 피와 살점이 붙게 된다”며 “멧돼지보다 이동 속도가 빠른 맹금류가 몸에 바이러스를 묻힌 채 한국으로 넘어와 돼지와 접촉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과 협의해 합동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북한 내 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한 남북 협력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측과 협의가 진행되는 대로 구체적인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이 협의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4월 말 북한에 ASF 사전 방역 협력 의사를 타진했으나 반응이 없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황인찬 기자}

현재 3000달러인 출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나오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개장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출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인 3000달러는 2006년에 정해진 금액”이라며 “물가, 소득 수준이 변한 만큼 구매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내용을 검토하면서 (금액 결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면세점 구매 한도는 시내 면세점과 출국장 면세점을 합해 3000달러, 입국장 면세점은 600달러다. 출국장 면세점과 달리 입국장 면세점은 1L 이하인 술과 60mL 이하 향수 1병은 한도와 별도로 살 수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구매한도를 늘려 달라는 요구가 늘자 정부가 이를 상향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비행기에서 구매하는 면세쇼핑은 구매 한도가 없다. 다만 600달러로 제한된 면세 한도는 당분간 시간을 두고 어떻게 조정할지 더 검토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면세 한도 600달러는 2014년 400달러에서 상향한 것인 만큼 입국장 면세점 시범 운영 기간인 6개월간 살핀 뒤 검토하겠다”고 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동남아와 중국을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북한에 상륙한 것으로 확인돼 국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남북 접경지역 10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선정해 집중 방역에 착수했지만 ASF가 활동성이 높은 멧돼지들을 매개로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확산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1일 북한 ASF 발병과 관련해 이재욱 차관 주재로 긴급방역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북한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통제초소와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하는 등 ASF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특별관리지역으로 선정한 10개 시군은 △강화군 △옹진군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 등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0일 중국 랴오닝성과 인접한 자강도 우시군의 한 농장에서 ASF가 발견돼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폐사하고 22마리가 도살처분됐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신고했다. ASF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이 100%에 이르지만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옮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재정과 함께 한국 경제의 마지막 보루인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가 밝혔다. 지난달 수출도 작년 동기보다 줄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부처 장관들 간 비공식 회의인 ‘녹실회의’를 열어 수출과 경상수지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이 반도체 단가 하락과 세계 경제 둔화 등의 영향으로 5월에도 전년 동기 수준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12년 5월부터 8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온 경상수지가 4월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5월 수출 실적은 6월 1일에, 4월 경상수지는 6월 5일에 공식 발표된다. 기재부는 보도자료에서 “외국인투자가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4월에 이뤄져 일시적으로 경상수지가 소폭 적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외국인 배당금은 올해뿐 아니라 매년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부 설명대로 ‘일시적’일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 글로벌 교역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 여건이 더 악화하고 있어서다.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보다 해외로 나가는 달러가 더 많다는 뜻이다. 외화 유동성이 줄면 국가 신용도 하락, 금융 조달 비용 증가, 원화가치 하락, 외국인 투자 유출, 외화 부족 가속화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무역분쟁이 악화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지난번 봤던 (경기)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했다.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신민기 minki@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국세청 고액체납자 재산추적팀은 최근 고액체납자 A 씨의 집을 뒤지다 주방 싱크대 수납함에서 검은 봉지로 감싼 꾸러미를 발견했다. 봉지를 열어보니 5만 원권 약 1만 장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추적팀이 한 달간 8번이나 A 씨를 잠복·미행해 거주지를 파악해 수색한 성과였다. A 씨는 수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체납한 뒤 이를 내지 않기 위해 12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숨겨오다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세금고지서가 나온 바로 다음 날 외제차를 며느리 명의로 옮기는 등 치밀하게 재산을 숨기는 모습도 보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자녀 명의의 아파트에 살며 호화생활을 누리면서도 체납 세금을 내지 않아 추적에 나섰다”고 했다. 국세청은 A 씨처럼 세금을 안 내려고 재산을 빼돌린 채 호화생활을 해 온 고액체납자 325명을 추적해 현금, 골드바 등 1535억 원을 징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세무 당국은 고의로 재산을 숨긴 고액체납자들 때문에 대부분의 성실한 납세자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2013년부터 각 지방국세청에 총 19개 팀의 추적조사 전담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당국은 올해 서울 강남 등 부촌에 있는 다른 사람 명의의 주택에 거주하면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세금 체납자들을 집중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추적해 왔다. 가족의 소비지출, 재산변동, 생활실태 등을 정밀 분석해 서울 166명, 경기 124명, 부산 15명, 대전 11명, 대구 5명, 광주 4명 등 총 325명을 타깃으로 정했다. 조사팀은 탐문 및 잠복 활동을 통해 체납자가 실제 살고 있는 집을 파악해 수색하는 방식으로 밀린 세금을 거뒀다. 성형외과 의사인 B 씨는 지인 명의의 고급주택에 살며 병원과 같은 건물에 위장법인을 만들어 매출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체납 세금 징수를 피해 왔다. 조사팀은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거주지와 병원을 수색해 금고에 있던 2억1000만 원 상당의 달러와 엔화를 찾아냈다. 이후 자진납부액을 포함해 총 4억6000만 원을 거뒀다. 집에 3억 원 상당의 수표를 숨기거나 심지어 이혼한 배우자 집 장난감 인형 아래 현금 7000만 원을 은닉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세무 당국은 체납자의 숨긴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선 국세청의 노력과 국민들의 신고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은닉재산을 제보한 신고자에게 최대 20억 원까지 포상금을 주고 있다. 체납자 신고는 국세청 홈페이지나 국세상담센터(126), 지방국세청 체납자재산추적과에 하면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재산을 숨긴 고액체납자에 대해선 체납자 본인뿐 아니라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조력자까지 형사고발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며 “세금을 낼 수 있는데 이를 내지 않고 호화롭게 사는 체납자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수소충전소 착공식 및 협약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착공식에는 홍일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성윤모 산업부 장관,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을 포함해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수소충전소는 세계에서 최초로 국회에 설치되는 수소충전소다. 산업부는 국회 수소충전소가 2월 규제 샌드박스 1호 승인을 통해 허가된 만큼 규제 혁신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완공은 8월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도 파리 에펠탑, 도쿄의 도쿄타워 인근 수소충전소처럼 상징적인 수소충전소를 갖게 됐다”며 “국회에 수소충전소가 들어서며 수소충전소에 대해 국민들이 가진 불안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국세청 고액체납자 재산추적팀은 최근 고액체납자 A씨의 집을 뒤지다 주방 싱크대 수납함에서 검은 봉지로 감싼 꾸러미를 발견했다. 봉지를 열어보니 5만 원 권 약 1만 장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추적팀이 한 달 간 8번이나 A씨를 잠복·미행해 거주지를 파악해 수색한 성과였다. A씨는 수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체납한 뒤 이를 내지 않기 위해 12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숨겨오다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세금고지서가 나온 바로 다음 날 외제차를 며느리 명의로 옮기는 등 치밀하게 재산을 숨기는 모습도 보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자녀 명의 아파트에 살며 호화생활을 누리면서도 체납 세금을 내지 않아 추적에 나섰다”고 했다. 국세청은 A씨처럼 세금을 안 내려고 재산을 빼돌린 채 호화생활을 해 온 고액체납자 325명을 추적해 현금, 골드바 등 1535억 원을 징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세무 당국은 고의로 재산을 숨긴 고액체납자들 때문에 대부분의 성실한 납세자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2013년부터 각 지방국세청에 총 19개 팀의 추적조사 전담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당국은 올해 서울 강남 등 부촌에 있는 다른 사람 명의의 주택에 거주하면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세금 체납자들을 집중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추적해 왔다. 가족의 소비지출, 재산변동, 생활실태 등을 정밀 분석해 서울 166명, 경기 124명, 부산 15명, 대전 11명, 대구 5명, 광주 4명 등 총 325명을 타깃으로 정했다. 조사팀은 탐문 및 잠복 활동을 통해 체납자가 실제 살고 있는 집을 파악해 수색하는 방식으로 밀린 세금을 거뒀다. 성형외과 의사인 B씨는 지인 명의의 고급주택에 살며 병원과 같은 건물에 위장법인을 만들어 매출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체납 세금 징수를 피해 왔다. 조사팀은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거주지와 병원을 수색해 금고에 있던 2억1000만 원 상당의 달러와 엔화를 찾아냈다. 이후 자진납부액을 포함해 총 4억6000만 원을 거뒀다. 집에 3억 원 상당의 수표를 숨기거나 심지어 이혼한 배우자 집 장난감 인형 아래 현금 7000만 원을 은닉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세무 당국은 체납자의 숨긴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선 국세청의 노력과 국민들의 신고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은닉재산을 제보한 신고자에게 최대 20억 원까지 포상금을 주고 있다. 체납자 신고는 국세청 홈페이지(nts.go.kr)나 국세상담센터(126), 지방국세청 체납자재산추적과에 하면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재산을 숨긴 고액체납자에 대해선 체납자 본인 뿐 아니라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조력자까지 형사고발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며 “세금을 낼 수 있는데 이를 내지 않고 호화롭게 사는 체납자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기업인이 자녀에게 가업을 넘겨줄 때 내는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상속세 공제 혜택을 받은 기업이 업종과 고용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줄여주는 세법 개정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29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다음 달 초 당정청 협의를 거쳐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가업상속공제를 실효성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편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가업상속공제는 창업 이후 10년 이상 된 매출 3000억 원 미만인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자녀에게 기업을 넘겨줄 때 과세 대상에 되는 재산가액에서 최대 500억 원을 빼주는 제도다. 가업을 유지해온 기간이 △10년 이상∼20년 미만이면 200억 원 △20년 이상∼30년 미만이면 300억 원 △30년 이상이면 500억 원이 공제된다. 이런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은 상속인은 상속 이후 10년 동안 업종과 고용, 지분 등을 유지해야 한다. 상속세를 감면받으면 급변하는 경제·산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재계는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제도라고 비판해왔다. 이 때문에 경영계에서는 가업상속공제의 기준을 완화해 가업을 이으려는 기업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8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속세제 개선 토론회’에서 “세계 각국이 기업 경영의 영속성을 높이기 위해 상속세를 완화하고 있다”며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속세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상속 이후 업종과 고용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지금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에 속해 있는 업종에 한해 제한적으로 업종 변경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업종 변경 대상을 ‘중분류’ 항목으로 확대해 업종 선택의 폭을 넓혀줄 방침이다. 가령 부모가 운영하던 호텔을 물려받으면서 상속공제를 받은 사람은 현행 제도에선 호텔업만 해야 한다. 하지만 업종 변경 폭이 넓어지면 휴양, 콘도 등 숙박업 내 다른 분야로 진출할 여지가 생긴다. ‘매출액 3000억 원 미만 기업’이라는 공제 적용 대상과 최대 500억 원인 공제 한도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부의 대물림’을 조장한다는 시민단체의 반발 등을 고려해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을 늘리는 것을 꺼리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4월 미국 출장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제 한도 및 적용 대상을 조정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기업인들의 기를 살리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만큼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 기업을 매출액 5000억 원 또는 7000억 원 미만 기업으로 확대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고용을 100% 유지해야 하는 조건도 단순히 인원만 유지하기보다 기업이 인건비 전체를 고려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추진된다. 정부 관계자는 “여당 내에서 매출액을 오히려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부분이라 추가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국세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현준 서울지방국세청장(51·사진)은 국세청 조사 부문의 핵심 요직을 거친 ‘조사통’이다.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과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조세회피처와 해외 현지 법인을 이용해 소득을 숨기는 역외탈세 조사를 진두지휘하며 1조3000억 원이 넘는 탈루 세금을 추징하는 성과를 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청와대에 파견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공직기강과 인사검증 업무를 맡았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때도 청와대에서 공직자 인사 검증을 수행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도 두 번 파견돼 근로장려세제(EITC)의 근간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를 두루 거친 만큼 국정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정고시 동기 중 서기관 승진이 가장 빨랐을 뿐 아니라 머리가 좋고 일처리 능력이 뛰어나 ‘수재형 관료’로 불린다. 정식으로 임명되면 역대 최연소 청장이다. ‘일 중독자’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무섭게 업무에 집중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관가에서는 그가 조사국을 거치며 쌓은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자산가들의 불법 탈법 세금 탈루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부 평가가 좋은 편이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해 주는 상사”로 통한다. 경기 화성 출신으로 현 한승희 청장과 동향이어서 2대 연속 같은 곳에서 청장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말도 있었지만 업무역량을 평가받아 청장 후보자로 낙점됐다. 김 후보자가 내부 승진하게 됨에 따라 청문회 통과 직후 고위직 후속 인사가 예상된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경기(51) △수성고 △서울대 경영학과 △행시 35회 △국세청 기획조정관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공정거래위원회가 비대한 권한을 가지고 조사기관 내지 수사기관으로 인식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정재훈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업 간 거래를 갑을관계로만 보는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섞인 거래를 미시적으로만 보는 것이다. 조사가 자의적이고 제재 일변도라는 지적도 있다.”(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정위와 서울대 경쟁법센터가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공정거래정책 2년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공정위의 정책 행보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토론회에선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을 보호해야 할 공정위가 시장을 옥죄거나 기업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정위가 경제부처인지 사정기관인지 궁금하다”며 “공정위 설립의 취지와 목적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의 확산인데 경쟁을 저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 간 거래관계를 모두 ‘갑을’ 프레임에 넣어서 보는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성운 변호사는 현행법에선 원사업자가 제품 판매가격이 떨어져도 이를 하도급 업체에 전가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이는 판매가격이 과도하게 떨어질 때는 지키기 힘든 규정이라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남근 변호사는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직적 거래를 벗어나려면 중소기업, 하도급 업체들이 조직력을 강화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공정위가 감시, 단속 업무를 주로 하다 보니 이런 중재 행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상조 공정위원장(사진)은 재벌개혁과 갑질개혁이 우리 사회의 과제이며 공정위의 주요 업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공정위가 경쟁 주창자 역할에 주력할지, 한국 사회의 시대적 과제로 부상한 재벌개혁 갑질개혁에 주력해야 하는지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공정위는 현재의 한국 사회에 맞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러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 이슈를 두고 찬반 논란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과거를 각자 입장에서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만들려면 과거의 트라우마를 모두 잊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재벌개혁은 그런 식으로 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재벌개혁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공정위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1개의 100점짜리 수단으로 모든 걸 이루겠다는 게 아니라 30점짜리 수단 3개를 묶어 90점을 이루는 현실적인 목표로 가려 한다”고 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토론회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토론자로 섭외했지만 박 회장은 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박 회장이 토론회에서 무슨 말을 하더라도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고심 끝에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운영하는 ‘나와’가 장기정비계약(LTMA) 입찰 방식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는 원전 운영에 대한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원전업계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 파견 인력을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등 UAE와 마찰을 빚어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나와는 장기정비계약을 한 업체에 통째로 넘기는 방식 대신 여러 업체에 정비 업무를 나눠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사업 전체를 따낼 것으로 기대했던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으로선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라카 원전은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설치돼 한국 업체가 정비계약을 따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수원은 2016년 원전 운영지원계약도 따내 발전소 운전원과 일부 지원인력 등을 파견하고 있다. 나와는 이처럼 한수원이 바라카 원전의 건설과 운영을 모두 도맡는 상황에서 정비계약까지 따내게 될 경우, 바라카 원전에 대한 장악력을 놓치게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업계 핵심 관계자는 “나와가 한국, 영국, 미국 등 3개 입찰 회사 중 어느 한쪽으로 마음이 기울지 않았다”며 “또 나와 내부에 정비 조직을 담당하는 본부를 만들어 정비 업무를 리드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인 바라카 원전의 경우 핵연료 교체 주기인 18개월 뒤 원전 가동과 관련한 100여 개 항목을 점검하는 계획예방정비를 진행한다. 업계에선 나와가 일상적인 정비 활동을 저렴한 가격에 한수원에 넘긴 뒤 상대적으로 비용이 비싼 핵심 정비 분야에 대해서는 시간을 끌면서 입찰을 유리하게 이끌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라카 정비계약의 단독 수주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인 정부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UAE를 방문해 한국의 단독 수주를 설득한 바 있다. 단독 수주가 무산될 경우 계약 수주는 영국 밥콕, 미국 얼라이드파워 등 입찰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 주자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각에서는 UAE와 한수원이 인력 배치 문제 등을 두고 마찰을 빚어온 게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