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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7·사진)가 코로나19의 기원을 천산갑 등 희귀동물을 먹는 문화라고 지목했다.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중국이 세계 최대 천산갑 소비국임을 감안할 때 누가 봐도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에 무게를 싣는 발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11일 온라인 연설에서 코로나19가 인수공통 감염병임을 언급하며 “천산갑과 박쥐 등을 먹는 문화, 특히 천산갑의 비늘을 먹으면 강해진다는 미친 믿음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일리아드’까지 거론하며 “고대 그리스인에게 닥친 최초의 역병도 야생동물에서 기원했다. 천산갑, 박쥐를 포획해 먹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불균형해지면서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미국 호주 등 서방국가들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코로나19의 발원지이며 전대미문의 전염병 대유행 사태의 책임 또한 중국에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중국은 우한은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곳일 뿐 기원지가 아니라고 맞선다. 일부 과학자 또한 천산갑이 코로나19 중간숙주라는 가설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천산갑에서 코로나19와 유전자 배열이 거의 같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존슨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중국은 발끈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근거 없는 추측과 과장된 논쟁은 코로나19 기원을 밝히려는 국제 협력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북부 허베이성에서는 지난해 5월 16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영국이 이달 31일부터 해외시민여권(BNO)을 가진 홍콩인의 이민 신청을 받기로 한 것도 양국 관계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BNO는 1997년 홍콩 반환 전까지 영국이 홍콩에 발급한 특수 여권이다. 이 여권을 소지하거나 과거 보유한 홍콩인은 300만여 명. 전체 인구(750만 명)의 40%에 달한다. 이에 중국은 여권 효력을 중지하거나, 이 여권을 소지한 사람의 공직 진출 및 투표권 박탈 등을 검토하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한 브라질 당국이 해당 백신의 예방 효과가 50.4%라고 밝혔다. 불과 5일 전에는 78%라고 발표해 중국산 백신 정보의 불투명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중국 국영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 임상 시험을 담당한 상파울루 주정부 산하 부탄탕연구소는 코로나백의 예방 효과가 50.4%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최소 기준인 50%를 가까스로 넘긴 셈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95%)나 모더나(94.1%),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70.8%)의 예방 효과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앞서 7일 상파울루 주정부는 코로나백의 예방 효과가 78%이고, 고위험군은 100%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예방 효과가 돌연 낮아진 이유는 앞서 발표 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더라도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매우 가벼운 경우는 포함하지 않아서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제조사인 시노백은 화이자나 모더나와 달리 자체 임상시험 세부 결과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3일 “‘시노백의 침묵’이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한 브라질 당국이 해당 백신의 예방 효과가 50.4%라고 밝혔다. 불과 5일 전에는 78%라고 발표해 중국산 백신 정보의 불투명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중국 국영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 임상시험을 담당한 상파울루 주정부 산하 부탄탕연구소는 코로나백의 예방효과가 50.4%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최소 기준인 50%를 가까스로 넘긴 셈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95%)나 모더나(94.1%),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70.8%)의 예방 효과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앞서 7일 상파울루 주정부는 코로나백의 예방 효과가 78%이고, 고위험군은 100%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예방 효과가 돌연 낮아진 이유는 앞서 발표 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더라도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매우 가벼운 경우는 포함하지 않아서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같은 백신임에도 국가별로 예방 효과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코로나백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터키는 지난달 13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코로나백 예방 효과가 91%라고 발표한 반면, 인도네시아는 11일 162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예방 효과를 65.3%라고 밝혔다. 제조사인 시노백은 화이자나 모더나와 달리 자체 임상시험 세부 결과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3일 “‘시노백의 침묵’이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에 근접한 가운데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2019년 11월 이미 코로나19 환자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밀라노대와 유럽종양학연구소(IEO) 공동 조사결과 밀라노 출신의 25세 여성은 2019년 11월 10일 몸에 붉은 점과 열이 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당시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았지만 병명이나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최근 연구팀이 해당 여성의 조직검사 기록을 재분석한 결과, 당시 붉은 점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피부 발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은 지난해 6월 코로나19 검사에서도 항체가 발견됐다. 중국이 2019년 12월 31일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첫 보고한 시점보다 1개월 이상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된 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2019년 12월 이전부터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었다는 연구는 지난해부터 속속 발표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연구진은 2019년 3월 채취된 바르셀로나 하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흔적을 발견했다. 프랑스 알베르트 슈바이처 병원도 2019년 11월부터 자국 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은 2019년 8월 여름 첫 발병가능성을 제기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팀은 14일 중국을 방문해 바이러스 기원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10여 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WHO 조사팀은 중국에 도착해 2주간 격리 기간을 거친 후 4주 동안 바이러스 샘플 수집, 감염자 인터뷰 등 조사를 진행한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보다 더 조기에 발병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WHO는 앞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동당 총비서 추대 사실을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을 “주체혁명의 유일무이한 계승자이자 영도자”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모두 죽기 직전까지 당내 최고 직함인 총비서를 지낸 만큼 집권 10년 차를 맞은 37세의 김 위원장이 이들을 계승해 같은 반열에 올랐다고 강조한 것. 지난해 심각한 경제난과 주민들의 불만에 직면한 김 위원장이 이른바 ‘백두혈통’의 정통성과 선대의 후광에 기대 1인 지배체제를 한층 더 강화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김일성·김정일 시대로 회귀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를 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한 데 대한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전하면서 “당 총비서는 당 전체를 대표하고 영도하는 당의 수반”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김정일 사망 뒤 다음 해인 2012년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당 제1비서에 올랐다.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자신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제1비서로 시작한 것. 이후 2016년 7차 당 대회에서 당 위원장이라는 새로운 직함을 만들었고 국가수반으로서는 신설된 국무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왔다. 7차 당 대회에서 1966년부터 50년간 유지돼 온 비서국을 폐지해 선대와 차별화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당 대회에서 결국 당 비서국을 부활시켜 김일성·김정일 시대로 회귀한 뒤 스스로 당 총비서에 오른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10년간 견제 세력을 숙청하며 권력을 강화해 온 김 위원장이 이제는 과도기를 끝내고 선대의 반열에 올라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성장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위원도 “김정은이 당 제1비서와 위원장 체제를 시험했다가 결국 김일성·김정일의 총비서 체제로 복귀한 것은 이 체제가 유일독재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NHK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달 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김일성의 생전 직함이었던 주석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019년 북-미 협상 결렬에 이어 지난해 대북 제재, 수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라는 3중고가 겹쳐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한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의 후계자임을 강조해 선대의 권위에 기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인민에게 미안하다”며 울기도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내부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김정은의 권위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권위까지 내세운 것은 북한 내부의 위기감을 보여준다”고 했다.○ 김영철 통전부장 복귀했지만 대남-대미 라인 강등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대남공작 기구인 당 통일전선부 부장에서 해임됐던 김영철 전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당 통전부장에 복귀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대남 강경파로 분류된 인사다. 김영철은 통전부장에 복귀했지만 당 비서국 부활에 따라 맡았어야 할 당 비서에는 오르지 못했다. 통전부장이었던 장금철도 2019년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 참석한 뒤 별다른 활동을 드러내지 못한 채 이번에 해임됐다.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을 맡아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최고 지도기관인 당 중앙위원회의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던 리선권 외무상은 자리를 유지했지만 후보위원 11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호명됐다. 반면 중국통인 김성남 국제부 제1부부장은 당 부장에 임명됐다. 비핵화 협상 결렬 이후 경색 국면인 북-미, 남북관계에 대해 이들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총비서 추대를 축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베일에 가려졌던 중국 정보기관 국가안전부(MSS)가 1983년 창설 후 최초로 홍보 동영상을 공개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대미 공세의 주요 역할을 맡을 정보기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미 중앙정보국(CIA), 영국 MI6처럼 유명한 서구 정보기관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안전부를 확대하려는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국가안전부는 10일 4분 20초짜리 홍보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날은 당국이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인민경찰의 날’이다. 최근 드라마에서 경찰 역할을 맡아 큰 인기를 끈 배우 리이펑(李易峰·34)이 해설자로 나서 “현대 사회에는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더 늘어나고 더 치밀해졌다”며 “많은 국가안전부 요원이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이들은 조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보이지 않는 장성을 쌓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여러분과 똑같다.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녀이고, 수천만의 애국자 중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영상 후반부에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과, 달 탐사,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톈옌(天眼) 등을 소개하며 중국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킨다. 웨이보 등을 통해 확산된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1억 회가 넘는다. 한 중국 안보 전문가는 “CIA와 미 연방수사국(FBI)은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라며 “홍보를 통해 그들의 이미지가 미화됐다. 국가안전부 또한 대중이 널리 알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6일에는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 겸 국가안전부장이 법치일보 인터뷰를 통해 국가안전부 업무를 소개하고 첫 공개 채용 방침 또한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주가 공개석상에서 사라지자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배후에 장기집권을 굳히려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이에 저항하는 세력의 대결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중국 경제 발전과 개혁의 아이콘’ 마윈(馬雲·57) 알리바바 창업주가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넘게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중국 금융당국은 ‘전당포 영업’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강하게 비판한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발언 직후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기대됐던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그룹의 홍콩 주식시장 상장이 무산됐다. 알리바바 주가 급락으로 부동의 중국 부호 1위 자리도 내줬다. 이젠 신변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특정 기업인에 대한 손보기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2년 집권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공산혁명 원로의 후손을 뜻하는 태자당을 정적으로 인식하면서 두 세력과 가까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의미다. 즉, 마윈 사태 이면에는 시 주석의 종신 집권을 둘러싼 파워 게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중 갈등, 경기 둔화 조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진 등에도 장기 집권 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시 주석과 이에 저항하는 세력의 대결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민영기업 옥죄기 가속화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을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거듭나게 한 중심에는 민영기업이 있다. 2018년 기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민영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고용(87%), 수출(88%), 고정자산 투자(65%) 부문에서도 민영기업이 절대적이다. 무엇보다 총자산 순이익률이 평균 8%로 국영기업(4%)보다 2배 높다. 2010년대 이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이 애플, 구글 등에 맞먹는 세계적 대기업으로 발전하면서 중국인의 자존심을 높여줬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시 주석은 집권 직후인 2013년 11월 공산당 18기 3중 전회에서 “국유 경제가 활력을 찾아야 한다. 국유기업의 영향력을 계속 증대시켜야 한다”며 줄곧 국유기업 주도의 경제 성장, 즉 ‘국진민퇴(國進民退·국영기업의 약진과 민영기업의 후퇴)’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그가 공산당의 오랜 관행이던 권력 분점 원칙을 깨고 1인 장기집권 체제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정치적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영기업을 옥죄고 있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알리바바 외에도 많은 민영기업이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샤오젠화(肖建華·50) 밍톈(明天)그룹 회장을 홍콩의 한 호텔에서 체포했다. 중국에서 ‘신비의 사업가’로 불렸던 그는 복잡한 지분 거래를 통해 금융, 제조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100여 개 상장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재계 거물이었다. 정체불명의 남자들에게 체포된 후 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샤오 회장의 종적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 “금융시장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밍톈그룹 산하 9개 금융사를 정부가 직접 경영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2조 위안(약 348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최대 민영보험사인 안방보험의 설립자 우샤오후이(吳小暉·55) 전 회장 또한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체포됐다.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은 그 역시 105억 위안(약 1조7800억 원)의 개인 자산을 모조리 몰수당한 채 현재 복역 중이다. 2004년 안방보험을 설립한 우 전 회장은 회사를 급속도로 성장시켜 ‘중국의 금융굴기’를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특히 그는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로 불리는 덩샤오핑의 손녀사위이기도 하다. 경제적 성공과 정치적 배경을 두루 갖춘 우 전 회장은 시 주석 측 입장에서는 요주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당국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을 아예 청산시켜 버렸다. 에너지 재벌 예젠밍(葉簡明·44) 화신에너지그룹 회장 역시 2018년 비슷한 혐의로 경영권 및 주주 권리를 박탈당했다. 세 사람은 유망한 청년 기업가 시절부터 당국, 국유은행 등의 전폭적 후원으로 급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특히 태자당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의 눈 밖에 났다는 설이 파다하다. 반중 성향의 홍콩 핑궈(빈果)일보는 시 주석이 셋의 회사 외에도 다롄완다, 하이난항공, 푸싱, 센추리 등 태자당과 연루된 7개 그룹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방·태자당 권력 다툼중국의 3대 파벌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장쩌민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공산혁명 원로의 후손을 뜻하는 태자당이다. 혁명 원로 시중쉰(習仲勳)의 아들인 시 주석은 집권 당시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리 총리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동향인 안후이성 출신이고 공청단 경력까지 같다. 시 주석이 현 위치에 오른 것은 두 번 연속 공청단에 주석직을 내줄 수 없다는 상하이방과 태자당의 공동 견제 심리가 작용한 덕이 크다. 시 주석은 집권 후 1인 장기 집권 체제를 강화하며 상하이방과 태자당 출신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견제하고 있다. 이에 과거 한배를 탔지만 척을 진 상하이방과 태자당 역시 ‘누구 덕에 국가주석에 올랐는지 잊었느냐’며 상당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 청년 시절을 상하이에서 보낸 장 전 주석은 상하이방 대부 노릇을 하며 아직도 막후에서 작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마윈은 장 전 주석의 장남 장몐헝(江綿恒·70)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장몐헝은 1990, 2000년대 초반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좌장 노릇을 했다. 최고 권력자를 부친으로 둔 데다 본인 또한 전기공학 박사 출신이어서 많은 IT 기업가와 돈독한 교분을 유지했다.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할 때 공개한 주주 명단에도 장 전 주석의 측근이 대거 포함됐다. 태자당 분파인 ‘훙얼다이(紅二代)’, 즉 혁명 원로 2세 집단에는 노골적으로 시 주석을 비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표적 인물이 지난해 3월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은폐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 주석을 ‘벌거벗은 광대’에 비유했다가 체포돼 18년형을 받은 런즈창(任志强·70) 전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이다. 몇 년 전까지 공산당 이념을 가르치는 중앙당교(中央黨校) 교수를 지내다 시 주석 비판 때문에 미국으로 도피한 여성 학자 차이샤(蔡霞·69)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한 강연에서 “시 주석을 바꾸자는 것이 공산당 내 보편적 생각”이라며 시 주석 퇴진을 주장하다 중국을 떠나야 했다. 이들은 시 주석이 권력을 사유화하면서 공산 혁명의 순수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현직 국가주석과 대립하면서 수세에 몰렸지만 두 세력은 사회 전반에 작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 주석 또한 장기집권 장애물인 두 세력을 동시에 견제하기 위해 이들과 가까운 민영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 이번 사태를 ‘붉은 자본주의(Red Capitalism)’의 민낯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미중 갈등, 코로나19가 명분시 주석이 권력 기반 강화만을 위해 민영기업 때리기에 나섰다면 아무리 중국이라 해도 상당한 반발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명분을 더해준 것이 바로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사태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출범할 조 바이든 신임 미국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갈 뜻을 밝히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쉬 가라앉지 않으면서 지도부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국유기업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미국과의 갈등이 금방 끝날 문제가 아니므로 국유기업을 앞세워 ‘자립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국이 최근 ‘쌍순환 전략’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내수와 수출을 모두 증가시켜 미국의 경제 공세에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쌍순환’을 내세웠지만 미국의 규제로 어려워진 수출 대신 사실상 내수로 성장을 이끌겠다는 속내가 뚜렷하다. 내수 확대를 통한 성장을 단행하려면 민간기업보다는 사실상 정부 조직이나 다름없는 국유기업이 편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마윈 사태에서 보듯 ‘머리 커진 민간 기업가는 못 믿겠다’는 생각이 지도부에 광범위하게 퍼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민영기업이 승승장구하더라도 결국 정치권력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국유기업의 부실이 상당하다는 데 있다. 2019년 국유기업은 총 1조5000억 위안(약 257조 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익률이 0.7%에 불과했다. 국영 철강사 바오우(寶武)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한 해 전보다 42%나 줄었는데도 공산당으로부터 “가난한 이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빈곤 해소는 입버릇처럼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한 사회)’을 언급하는 시 주석의 최우선 과제다. 이윤 추구보다 권력자의 정책 목표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이 피 튀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리 만무하다.○ 국유기업 부실 문제 심각이미 일부 국유기업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반도체기업 칭화유니그룹이 채권 원금을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회사 측은 채권단에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신용평가사 중국청신은 즉시 등급을 ‘AA’에서 ‘BBB’로 낮췄다. 급기야 당국은 자오웨이궈(趙偉國·54) 창업자 겸 회장이 있는데도 룽다웨이 공산당 서기를 보내 두 사람을 공동 회장으로 만들었다. 앞으로 실제 경영은 룽 서기가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간기업에 비해 의사결정 속도와 혁신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국유기업 위주의 성장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는 의문도 상당하다. 세계 각국 경제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상황에서 내수 위주 성장이 일종의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중국연구소장은 “내부 결속을 다지고 미국에 맞서기 위한 구심점으로 국유기업을 내세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치열하게 싸워 본 중국 정부가 ‘타격은 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한 결과라는 의미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 수뇌부 역시 제2의 알리바바, 텐센트가 나와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국유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을 펴더라도 디지털 개혁개방 노선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조유라 기자}

‘중국 경제발전과 개혁의 아이콘’ 마윈(馬雲·57) 알리바바 창업주가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넘게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중국 금융이 ‘전당포 영업’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당국을 강하게 비판한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발언 직후 세계 최대규모의 기업공개(IPO)가 기대됐던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그룹의 홍콩 주식시장 상장이 무산됐다. 알리바바 주가 급락으로 부동의 중국 부호 1위 자리도 내줬다. 이젠 신변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특정 기업인에 대한 손보기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2년 집권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공산혁명 원로의 후손을 뜻하는 태자당을 정적으로 인식하면서 두 세력과 가까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의미다. 즉 마윈 사태 이면에는 시 주석의 종신 집권을 둘러싼 파워 게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중 갈등, 경기둔화 조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진 등에도 장기집권 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시 주석과 이에 저항하는 세력의 대결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민영기업 옥죄기 가속화덩샤오핑 개혁개방 이후 중국을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거듭나게 한 중심에는 민영기업이 있다. 2018년 기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민영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고용(87%), 수출(88%), 고정자산 투자(65%) 부문에서도 민영 기업이 절대적이다. 무엇보다 총자산 순이익률이 평균 8%로 국영기업(4%)보다 2배 높다. 2010년대 이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이 애플, 구글 등에 맞먹는 세계적 대기업으로 발전하면서 중국인의 자존심을 높여줬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시 주석은 집권 직후인 2013년 11월 공산당 18기 3중 전회에서 “국유경제가 활력을 찾아야 한다. 국유 기업의 영향력을 계속 증대시켜야 한다”며 줄곧 국유기업 주도의 경제 성장, 즉 ‘국진민퇴’(國進民退·국영기업의 약진과 민영기업의 후퇴)를 내세우고 있다.특히 그가 공산당의 오랜 관행이던 권력분점 원칙을 깨고 1인 장기집권 체제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정치적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영기업을 옥죄고 있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몇 년 간 알리바바 외에도 많은 민영기업이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샤오젠화(肖建華·50) 밍톈그룹 회장을 홍콩의 한 호텔에서 체포했다. 중국에서 ‘신비의 사업가’로 불렸던 그는 복잡한 지분 거래를 통해 금융, 제조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100여 개 상장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재계 거물이었다. 정체불명의 남자들에 의해 체포된 후 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샤오 회장의 종적은 아직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 “금융시장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밍톈그룹 산하 9개 금융사를 정부가 직접 경영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2조 위안(약 348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최대 민영보험사인 안방보험의 설립자 우샤오후이(吳小暉·55) 전 회장 또한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체포됐다. 징역 18년 형을 선고받은 그 역시 105억 위안(약 1조7800억 원)의 개인 자산을 모조리 몰수당한 채 현재 복역 중이다. 2004년 안방보험을 설립한 우 전 회장은 회사를 중국 10대 기업에 속할 만큼 키워낸데다 미국 등 선진국으로의 진출을 시도해 ‘중국의 금융굴기’를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당국 또한 그를 “민영 금융회사의 성공사례를 보여주는 기업인”이라고 칭찬했지만 이제는 그를 언급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당국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을 아예 청산시켜 버렸다. 에너지재벌 예젠밍(葉簡明·44) 화신에너지그룹 회장 역시 2018년 비슷한 혐의로 경영권 및 주주 권리를 박탈당했다. 세 사람은 유망한 청년 기업가 시절부터 당국, 국유은행 등의 전폭적 후원으로 급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특히 태자당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 눈 밖에 났다는 설이 파다하다. 반중 성향의 홍콩 빈과일보는 시 주석이 셋의 회사 외에도 다롄완다, 하이난항공, 푸싱, 센추리 등 태자당과 연루된 7개 그룹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방·훙얼다이와의 권력 다툼중국의 3대 파벌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장쩌민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공산혁명 원로의 후손을 뜻하는 태자당이다. 혁명 원로 시중쉰(習仲勛)의 아들인 시 주석은 집권 당시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리 총리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동향인 안후이성 출신이고 공청단 경력까지 같다. 시 주석이 현 위치에 오른 것은 두 번 연속 공청단에게 주석직을 내줄 수 없다는 상하이방과 태자당의 공동 견제 심리가 작용한 덕이 크다. 시 주석은 집권 후 1인 장기집권 체제를 강화하며 상하이방과 태자당 출신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견제하고 있다. 이에 과거 한 배를 탔지만 척을 진 상하이방과 태자당 역시 ‘누구 덕에 국가주석에 올랐는지 잊었느냐’며 상당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 청년 시절을 상하이에서 보낸 장 전 주석은 상하이방 대부 노릇을 하며 아직도 막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마윈은 장 전 주석의 장남 장멘헝(江綿恒·70)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장멘헝은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중국 IT산업의 좌장 노릇을 했다. 최고 권력자를 부친으로 둔 데다 본인 또한 전기공학 박사 출신이어서 많은 IT 기업가와 돈독한 교분을 유지했다.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할 때 공개한 주주명단에도 장 전 주석의 측근이 대거 포함됐다. 태자당 분파인 ‘훙얼다이(紅二代)’ 즉 혁명원로 2세 집단에는 노골적으로 시 주석을 비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표적 인물이 지난해 3월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은폐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 주석을 ‘벌거벗은 광대’에 비유했다가 체포돼 18년형을 받은 런즈창(任志强·70) 전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몇 년전까지 공산당 이념을 가르치는 중앙당교(中央黨校) 교수를 지내다 시 주석 비판 때문에 미국으로 도피한 여성 학자 차이샤(蔡霞·69)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한 강연에서 “시 주석을 바꾸자는 것이 공산당 내 보편적 생각”이라며 시 주석 퇴진을 주장하다 중국을 떠나야 했다. 이들은 시 주석이 권력을 사유화하면서 공산혁명의 순수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현직 국가주석과 대립하면서 수세에 몰렸지만 두 세력은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 주석 또한 장기집권 장애물인 두 세력을 동시에 견제하기 위해 이들과 가까운 민영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 이번 사태를 ‘붉은 자본주의(Red Capitalism)’의 민낯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 미중 갈등·코로나19가 명분시 주석이 권력기반 강화만을 위해 민영기업 때리기에 나섰다면 아무리 중국이라 해도 상당한 반발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명분을 더해준 것이 바로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사태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출범할 조 바이든 신임 미국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기조를 이어갈 뜻을 밝히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쉬 가라앉지 않으면서 지도부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국유기업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미국과의 갈등이 금방 끝날 문제가 아니므로 국유기업을 앞세워 ‘자립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국이 최근 ‘쌍순환 전략’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내수와 수출을 모두 증가시켜 미국의 경제공세에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쌍순환’을 내세웠지만 미국의 규제로 어려워진 수출 대신 사실상 내수로 성장을 이끌겠다는 속내가 뚜렷하다. 내수 확대를 토한 성장을 단행하려면 민간기업보다는 사실상 정부조직이나 다름없는 국유기업이 편하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마윈 사태에서 보듯 ‘머리 커진 민간 기업가는 못 믿겠다’는 생각이 지도부에 광범위하게 퍼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민영 기업이 승승장구하더라도 결국 정치권력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유기업 부실 문제 심각문제는 국유기업의 부실이 상당하다는 데 있다. 2019년 국유기업은 총 1조5000억 위안(약 257조 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익률이 0.7%에 불과했다. 국영 철강사 바오우(寶武)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한 해 전보다 42%나 줄었는데도 공산당으로부터 “가난한 이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빈곤 해소는 입버릇처럼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한 사회)을 언급하는 시 주석의 최우선 과제다. 이윤 추구보다 권력자의 정책 목표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이 피 튀기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리 만무하다. 이미 일부 국유기업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반도체기업 칭화유니그룹이 채권 원금을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회사 측은 채권단에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신용평가사 중국청신은 즉시 등급을 ‘AA’에서 ‘BBB’로 낮췄다. 급기야 당국은 자오웨이궈(趙偉國·54) 창업자 겸 회장이 있는데도 룽다웨이 공산당 서기를 보내 두 사람을 공동 회장으로 만들었다. 앞으로 실제 경영은 룽 서기가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간기업에 비해 의사결정 속도와 혁신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국유기업 위주의 성장체제가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는 의문도 상당하다. 세계 각국 경제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상황에서 내수 위주 성장이 일종의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연구소장은 “내부 결속을 다지고 미국을 맞서기 위한 구심점으로 국유기업을 내세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치열하게 싸워 본 중국 정부가 ‘타격은 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한 결과라는 의미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 수뇌부 역시 제2의 알리바바, 텐센트가 나와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국유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을 펴더라도 디지털 개혁개방 노선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세계 전역에 강풍과 폭설을 동원한 한파가 몰아쳐 곳곳에서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눈보라에 고립되는 사건 사고도 속출하면서 한파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전역 곳곳에서 폭설과 강풍이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 국립기상청은 6일 “폭설과 강풍이 몰아치면서 일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34.1도로 떨어져 역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하 34.1도는 피레네산맥 남쪽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사이의 아라곤 지역 일대에서 측정됐다. 스페인 기상당국이 기온을 측정한 이래 가장 추운 날씨로, 이전 최저기온 기록인 1956년 스페인 북동부 예이다 지방의 영하 32도보다 2도 낮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스페인 중부와 북부 대부분 지역에서도 이날 영하 10도∼영하 20도의 한파와 20cm 내외의 폭설이 내렸다. 이로 인해 75세 남성이 눈보라 속에서 구조되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수도 마드리드 등 10년간 눈을 볼 수 없던 지역까지 눈으로 뒤덮일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이웃 포르투갈 역시 이틀 전부터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일대에서도 이번 주 초부터 내린 눈이 2m나 쌓이면서 소방대원들이 총동원돼 도로 곳곳에서 제설작업에 나섰다. 영국에도 한파가 몰아쳐 6일 스코틀랜드, 웨일스, 잉글랜드 남부 등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계속 눈이 오면서 곳곳에 10∼20cm 내외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BBC는 “강한 폭풍으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찬 공기가 유럽대륙으로 오면서 40cm의 폭설이 내리는 지역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한파 경보가 내려졌다.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은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영하 19.5도까지 떨어지면서 한파가 불어닥쳤다. 7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베이징의 이날 오전 최저기온은 영하 19.5도를 기록했다. 시속 87km의 강풍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43도까지 내려갔다. 공식적인 관측이 시작된 이후 베이징의 역대 최저기온은 1969년 2월 24일 영하 19.3도였다. 시베리아와 가까운 북부 헤이룽장성의 다싱안링(大興安嶺)은 5일 최저기온이 영하 44.7도를 기록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기상청 역시 “이번 주에 시베리아 일대를 중심으로 쿠르간, 첼랴빈스크, 튜멘 등의 지역에 최저 영하 40도의 비정상적인 한파가 닥칠 것”으로 경고했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중국 정부에 반대하면서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해 온 범민주진영 인사 53명이 6일 새벽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 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이후 단일 체포 규모로는 가장 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 우치와이 전 주석 등 민주파 인사 5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면서 “홍콩 현지 로펌에서 일하는 미국인 존 클랜시 변호사도 체포돼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클랜시 변호사는 그동안 홍콩 민주화 인사들을 변호해 왔다. 홍콩 경찰의 체포 작전은 이날 새벽 홍콩 전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7월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기 위해 실시한 예비선거 결과를 조작했고 이 과정에서 국가 전복까지 시도했다고 관련 혐의를 설명했다. 홍콩보안법은 국가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네 가지 혐의에 대해 각각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체포는 필요하고, 필수적인 조치였다”면서 “홍콩 정부는 국가 전복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홍콩은 공산주의자가 지배하는 또 다른 도시가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홍콩 민주진영을 압박하는 중국을 비난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 완화를 얻어내려는 시도다.” 4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선박 나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이란군의 나포가 단순히 상선 한 척이나 한국 정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 제재를 흔들려는 의도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선박 나포와 이란 정부의 ‘우라늄 농축 농도 상향 발표’가 같은 날 이뤄진 점을 들어 차기 조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까지 있다고 보고 있다. 5일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미국이 파놓은 구덩이에 한국이 빠진 것”이라고 전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강경책이 이번 사건의 빌미가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한국은 중동에서 미국 편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어야 했다”며 이번 사건 발생 직후 미국이 한국을 대신해 이란을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사이에 한국이 끼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건 발생 직후 로키(Low-key) 대응을 유지하던 정부는 이란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 대한 불만으로 한국 선박을 나포했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여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란 정권이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 완화를 얻어내려는 명백한 시도의 하나로 페르시아만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선박 억류를 즉각 해제하라는 한국의 요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특히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이란이 미국의 동맹인 한국 선박을 억류하고 같은 날 “우라늄 농축 농도를 기존 4.5%에서 20%로 대폭 상향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란이 2015년 핵합의 이후 본 적이 없는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고 한국 국적의 선박까지 나포한 것은 중동에서의 긴장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이는 서구 국가에 대한 이란의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로 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은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과 맺은 핵합의에 따라 최소 15년간은 3.67% 이상 농도로는 우라늄을 농축하지 않기로 하고 그 대신 ‘제재 완화’를 얻었다. 하지만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것이다. 미국은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가 지난해 1월 3일 미군 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사망 1주기 무렵에 이뤄졌다는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최근 이란의 공군과 해병대 경계 태세 수위가 높아진 것을 확인하고 이란이 조만간 이라크 등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5일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하는 등 공개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도 한국 선박 나포 직후부터의 대응 상황을 시간대별로 공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사건 발생 직후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한 뒤 어제 오후 4시 56분부터 외교부, 해양수산부, 국방부 등이 참석하는 긴급 관계부처 화상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부는 오늘(5일) 오전 9시부터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 및 국정원까지 참석하는 상황 점검 회의를 통해 범정부적으로 상황을 공유했다”며 “오후 3시에는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여는 등 상시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도 한 달 전부터 솔레이마니 사망 1주기를 전후해 선박 나포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나왔는데 선제적 대응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초 원유대금 동결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선박 나포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중동 주재 공관에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이란 내부 상황 등을 고려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인근 공관에 지속적으로 알리며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를 위한 각별한 안전 관리를 당부해 왔던 상황”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최지선 기자}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 온 국제질서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중국은 미국을 대신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다원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안보 분야의 석학 자칭궈(賈慶國·65)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서방국들의 국가 운영에서 총체적인 실력 부족이 드러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주장하는 세계화와 다원화의 핵심은 미국을 대신하는 패권국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원화된 세상에 필요한 새 규칙과 규범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 교수는 “서방이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사회주의 통제에 의한 일종의 인권 탄압으로 폄훼한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을 포함한 많은 아시아인은 집단 이익을 중요시하는 전통에 따라 자발적으로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을 했다”고 반박했다. 또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제발 마스크를 써 달라’고 정부가 국민에게 부탁해야 하는 사회와 국민 스스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회 중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지는 자명하다”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하게 되면서 미중 관계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봤다. 그러나 양국이 기후 환경 등 분야에서는 협력하겠지만 경제 인권 문제에서는 충돌하는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제는 총과 무기가 아닌 기술로 전쟁하는 시대가 왔다고도 했다. 자 교수는 자신의 생각을 공산당 지도부에 곧바로 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국무원, 전국인민대표대회와 함께 중국 3대 정치기구로 꼽히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이다. 2018년까지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을 지냈다. 지난해 12월 24일 베이징대 인근의 한 찻집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 사태가 세계를 어떻게 바꿀까. “나라마다 피해 규모와 회복 속도가 달라 국가 간 역학 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주목할 것은 서방의 국가 운영 실력 부족이 총체적으로 드러났고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과정에서 개발도상국과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국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과거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가 세계 질서를 주도해 왔지만 이제는 한두 개 패권국가가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 세계는 지금보다 더 다원화, 다양화될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국가 간 행동을 관리하기 위한 규칙과 규범이 더 많이 필요하다. 많은 부분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중국이 주장하는 다원화, 세계화의 핵심이다.” ―많은 이들이 결국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가가 될 것이란 의미로 여긴다. “믿지 않겠지만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이미 선언했다(웃음). 중국은 미국과 같은 세계 패권국은 고사하고 아직 동아시아의 리더로도 준비가 덜 됐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여러 국가와 협력하고 갈등하는 관계를 풀어낸 경험도 부족하다. 한국과 일본이 중국을 동아시아 리더 국가로 인정할 리가 없지 않은가. 더 많이 소통하고 협력할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중국 내부의 일부터 잘 처리해 주변국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자 교수는 인터뷰 내내 중국의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 그는 덩샤오핑(鄧小平)이 주창했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한물 간 것으로 평가받았던 외교정책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름)’까지 언급하며 아직 미국과 맞설 단계가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바이든 당선인 집권 이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는 중국 정부의 속내를 보는 듯했다. 최근 중국 누리꾼들의 도를 넘는 애국주의에 대해서도 “중국이 진짜 강하다고 믿는다면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나 역시 당황스럽다”고 했다. ―중국 누리꾼의 지나친 애국주의 때문에 한중 갈등이 심각하다. “나를 포함한 중국의 많은 지식인들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용기를 북돋우는 작업이 많이 필요했다. 그 후폭풍이 지금 일부의 과도한 애국주의, 중국 중심 민족주의로 나타나는 것 같다. 한중 관계에서도 그동안 한국의 위상보다 중국의 위상이 더 많이 변한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한국은 미국의 주변국처럼 움직여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앞으로 한국은 자국 이익을 고려해 개별 사안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한국은 민주국가다. 여러 사안에 대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편에 서려고 할 때 반대 목소리가 있을 것이다. 이것을 미국에 전달하고 국민의 뜻을 앞세우면 한국이 못 할 일이 없다.” ―지난해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시 주석의 방한은 분명히 이뤄질 것이다. 중국은 한국이 한중 관계를 더 중요시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라도 시 주석의 방한이 필요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중 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집권했다면 미중 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념 경제 군사 등 모든 면에서 중국을 경쟁자로 봤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최악의 충돌은 피했지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기조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본다. 양국 관계 역시 협력과 경쟁을 반복할 것이다. 기후와 환경 문제 등에서는 협력을 강화하고 경제와 인권 문제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충돌이 발생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과 서방의 최대 쟁점은 인권이 될 것으로 본다. 홍콩과 신장위구르 문제 역시 인권이 핵심이다. 이를 빌미로 서방이 중국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서구에서는 논란이 많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중국 정치 체제가 권력이 집중된 형태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서구가 ‘민주화 수준이 낮은 사회이기 때문에 강한 통제가 가능했다’고 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중국뿐 아니라 대만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 아시아 국가의 방역 상태가 좋다. 그런데 이런 나라들이 다 (중국처럼) 사회주의를 택한 건 아니다. 정치 체제는 다양하다. 비결은 바로 문화에 있다. 동아시아 국가는 집단의 이익과 개인의 자유가 충돌할 때 집단 이익을 중요하게 여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마스크 착용만으로도 상당한 방역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작업을 미국과 서방국가는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식 가치와 세계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아시아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때가 많다. 공공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두고 ‘틀렸다’고 말하는 서방이 오히려 틀렸다.” ―중국과 미국의 기술전쟁에 대해 자주 언급해 왔다. “미래는 총과 무기가 아닌 기술로 전쟁하는 시대다. 최근 중국 정부가 과학기술 자립을 강조하는 것도 서방과의 치열한 기술전쟁에 대비하려는 의도다. 중국과 미국은 우주항공 등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벌일 것이다. 하지만 제조업 등의 기술 분야에서는 협력할 것이다. 미국도 중국 시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7년을 끌어온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투자협정이 타결됐다. “이번 협정이 꼭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유럽과 손을 잡는 것은 아니다. 유럽은 그 자체로 거대한 시장이고 중국이 협력해야 할 상대다. 유럽 역시 새로운 시장으로서 중국이 필요하다. 몇몇 민감한 사안만 해결되면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으로 본다.” ―공산당 지도부와 친한 것으로 안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최고 지도부가 공개 접종을 하라고 권유할 생각은 없나. “적지 않은 중국인들이 백신을 이미 맞았다. 접종 후 문제가 발생했다는 얘기를 아직까지 들은 적이 없다. 한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산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도부에 공개 접종을 건의해 보겠다. 진지하게 검토해 볼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험에서 전교 1, 2등을 한 중국의 쌍둥이 여중생 자매가 부정행위를 의심받자 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쌍둥이 자매는 시험을 다시 봐 실력을 입증했지만 동생은 하루 뒤 자택 인근 연못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4일 뉴스포털 신랑왕(新浪網)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안후이성 첸산(潛山)시의 한 중학교 2학년생 샤오이(小怡·13) 양이 1일 오후 6시경 집에서 수백 m 떨어진 연못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하루 전 샤오이 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험을 잘 본 것이 잘못이냐”는 글을 남겼다. 자매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지난해 12월 30일 월례시험이 있었다. 동생은 언어 수학 영어 역사 과목 등에서 두루 좋은 점수를 받아 전교 1등을 했다. 평소 자매 모두 공부를 잘했지만 1등은 처음이었다. 특히 ‘도덕과 법(道法)’ 과목에서 동생은 전교에서 유일하게 100점을, 언니 샤오러(小樂) 양도 92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쌍둥이 외에 이 과목에서 90점 이상 받은 학생은 없었다. 그러자 이 과목 교사는 자매의 부정행위를 의심했다. 교사는 시험 당일 저녁 자매 집으로 전화를 해 가족들에게 ‘유출된 시험지로 만든 예상문제를 구입한 것은 아닌지’ 등을 물었다. 하루 뒤엔 샤오이를 불러 “100점을 맞을 수 있는 실력이라는 걸 증명하라”고 했다. 결국 이날 쌍둥이 자매는 시험을 다시 봤다. 결과는 둘 다 98점이었다. 자매의 친척은 “재시험을 보게 한 교사는 부정행위를 기정사실화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공안당국은 수사에 착수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지난해 연말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한 후 부정행위를 의심받은 중국의 쌍둥이 여중생 중 동생이 새해 첫 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앞서 이 자매가 재시험까지 치른 결과 부정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주변의 의혹과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의 예민한 심리를 이해하려는 교사의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4일 신랑왕(新浪網) 등에 따르면 중국 매체에 따르면 동부 안후이성 첸샨(潛山)시의 중학교 2학년 샤오이(小怡·13) 양이 1일 오후 6시쯤 집에서 수 백 미터 떨어진 연못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쌍둥이 언니 샤오러(小樂) 양이 점심 후 두 시간이 지나도록 동생이 보이지 않자 가족들에게 알렸고, 주민들이 합세해 수색에 나선 지 4시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샤오이 양은 극단적 선택 하루 전 소셜미디어에 “시험을 잘 본 것이 잘못이냐”는 글을 남겼다. 쌍둥이가 다니던 중학교는 지난해 12월 30일 월례시험을 치렀다. 그 결과, 샤오이는 언어 수학 영어 역사 등에서 두루 좋은 점수를 받아 전교 1등을 차지했다. 쌍둥이는 평소에도 공부를 잘 했지만 전교 1등은 처음이었다. 특히 ‘도덕과 법(道法)’ 과목에서는 샤오이가 전교에서 유일하게 100점을 받았고, 언니 샤오러의 점수 역시 92점으로 높았다. 쌍둥이를 제외하고 이 과목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이에 해당 과목 교사는 쌍둥이의 부정을 의심했다. 그는 시험 당일 저녁 쌍둥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가족들에게 “유출된 시험지로 만든 예상 문제를 구입했는지” 등을 물었다. 하루 뒤에는 샤오이를 따로 불러 “100점 맞을 실력임을 증명하라”고 심하게 야단쳤다. 결국 이날 오후 쌍둥이들은 모두 재시험을 치렀다. 둘 다 98점을 받아 부정행위 의심은 일단락됐지만 비극이 발생했다. 쌍둥이의 친척 이모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교사는 부정행위를 기정사실화 한 채 아이들을 대했다”며 “샤오이는 자신이 원했던 전교 1등을 하고서도 목숨을 던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교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사고 발생 이후 학교의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학교에서는 샤오이 가족에게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분노한 샤오이 아버지가 담당 교사에게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 역시 “안타까운 일”이라고만 하며 가족을 외면하고 있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성적만 강조하고 청소년 심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는 중국 교육계의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역 교육청과 공안 당국은 합동 수사에 착수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당국의 탄압에도 지난해 초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창궐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던 여의사 아이펀(艾芬·47·사진)이 한쪽 눈을 실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의 동료로 코로나19를 최초 고발한 안과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지난해 2월 코로나19로 숨진 데 이어 아이펀까지 실명하자 양심적 내부고발자의 잇따른 불행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3일 텅쉰왕(騰訊網)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우한중심병원 응급실 주임인 아이펀은 최근 웨이보에 동영상을 올려 “잘못된 수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시력 상실로 현재 병원에서 근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늘 낙관적이고 낙천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람이었지만 시력을 잃은 후 길을 걸을 때조차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야 해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눈 수술을 받았지만 의료 사고 여파로 5개월 후 한쪽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는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번지던 2019년 12월 우한중심병원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잇따라 입원했다는 정보를 병원 의료진의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 리원량이 이 소식을 의대 동창들과 공유하면서 중국 전역에 코로나19 존재가 알려졌다. 중국인이 리원량을 ‘호루라기를 분 사람’, 아이펀을 ‘호루라기를 나눠준 사람’으로 칭송하는 이유다. 당시 리원량은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당국의 징계를 받았다. 아이펀 역시 최근까지 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관련 대외 발언을 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대만 중양(中央)통신 등이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인정하는 데 유독 인색한 나라가 한국이다. 중국산이라면 한두 수를 접고 들어간다. 중국에 살면서 중국 제품을 많이 쓰다 보니 더 잘 알게 됐다. 디자인이나 겉모양은 많이 좋아졌지만 세심함은 아직 떨어진다. 기대를 갖고 구입했다가 실망한 적이 여러 번이다. 그냥 물건도 이런데 몸에 주입하는 백신은 오죽할까. 지난해 마지막 날 중국 정부가 국영 제약회사 시노팜이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중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게까지 중국산 백신 접종을 강요하진 않을는지 걱정도 든다. 중국인들도 자국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크다. 모든 주민 무료 접종을 시작한 홍콩에서도 “백신 선택권을 달라”며 중국산을 거부하는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중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중국은 중국산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세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디테일을 숨기는 것이다. 중국산 백신을 이미 구입한 아랍에미리트(UAE)나 브라질도 “중국 기업의 요청에 따라 세부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는 이미 ‘긴급사용’이라는 명분으로 100만 명 이상이 접종했는데도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의구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물론 백신에 대한 공포가 중국 제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AP통신과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산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한 미국인은 47%에 그쳤다. 절반 이상이 백신을 불신하는 것이다. 과학적이기로 소문난 이스라엘에서도 국민 3분의 1이 접종을 꺼린다는 조사도 나왔다. 이럴 때는 리더가 나서야 한다. 이런 불신을 뛰어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21일 방송과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접종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도 공개 접종했다. 방역 선진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다. 이스라엘 1호 백신 접종자는 네타냐후 총리, 2호는 보건부 장관이었다.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화이자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했다. 중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답은 나와 있다. 이제라도 백신 세부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산 백신을 먼저 맞는 것이다. 최고 지도자의 건강 문제에 민감한 중국 체제의 특성을 감안해 국가 권력 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총리나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맞아도 좋겠다. 권력 서열 1∼7위의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 중 한 명이라도 먼저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는다면, ‘메이드 인 차이나’라도 기꺼이 맞을 수 있겠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당국의 탄압에도 지난해 초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창궐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던 여의사 아이펀(艾芬·46)이 한 쪽 눈을 실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의 동료로 코로나19를 최초 고발한 안과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지난해 2월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진 데 이어 아이펀까지 실명하자 양심적 내부고발자의 잇따른 불행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3일 텅쉰왕(騰訊網)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우한중심병원 응급실 주임인 아이펀은 최근 웨이보에 동영상을 올려 “잘못된 수술로 한 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시력 상실로 현재 병원에서 근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늘 낙관적이고 낙천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람이었지만 시력을 잃은 후 길을 걷을 때조차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야 해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5월 눈 수술을 받았지만 의료 사고 여파로 5개월 후 한 쪽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는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번지던 2019년 12월 우한중심병원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잇따라 입원했다는 정보를 병원 의료진의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 리원량(李文亮)이 이 소식을 의대 동창들과 공유하면서 중국 전역에 코로나19 존재가 알려졌다. 중국인이 리원량을 ‘호루라기를 분 사람’, 아이펀을 ‘호루라기를 나눠준 사람’으로 칭송하는 이유다. 당시 리원량은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당국 징계를 받았다. 아이펀 역시 최근까지 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관련 대외 발언을 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대만 중앙통신 등이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정부가 지난해 12월 31일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의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백신 도입은 2분기(4∼6월)에 시작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모더나와 백신 선구매 계약 체결을 완료해 정부가 총 5600만 명분의 백신을 구매하게 됐다”며 “전체 인구의 100%를 초과해 통상적인 집단면역을 확보하는 데 충분한 물량”이라고 밝혔다. 최종 계약 내용은 청와대가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것과 같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스테판 방셀 모더나 대표이사(CEO)와 통화해 백신 도입 물량과 시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방셀 대표는 “한국이 빠른 계약 체결을 원하면 연내에도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mRNA’ 백신이다. 영하 20도 보관이 원칙으로 1회 접종 비용은 15∼25달러로 알려져 있다.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예방효과가 94.1%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정 청장은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백신 5600만 명분 확보 사실을 알리며 “추가 백신 선구매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는 2, 3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1000만 명분) 백신이 처음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2분기에는 미국 얀센(존슨앤드존슨의 제약 부문 계열사·600만 명분)과 모더나 제품이 도입된다. 화이자(1000만 명분)는 3분기(7∼9월)에 도입된다. 코백스 퍼실리티(1000만 명분)는 언제 어떤 백신이 들어올지 아직 불확실하다. 백신 도입 계획이 완료됐지만 여전히 잡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선 한국이 가장 먼저 도입하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신뢰도 논란이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백신 효과에 대한 의문을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승인 예상 시점을 4월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 시점이었던 2월보다 두 달 늦춰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12월 백신 전체 용량을 2회 접종했을 때 예방률은 62%, 1회 차에 절반을 투여한 후 2회 차에 전체를 접종했을 때 예방률은 90%라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3상 실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용량을 2회 접종했을 때의 예방률은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95%), 미국 모더나 백신(94.5%)보다 훨씬 낮다. 한편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국가의약품관리국이 국영 제약사 시노팜이 개발한 백신을 승인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의 기준에 모두 부합했으며 안정성과 효과 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워싱턴=이정은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2021년 신년사를 통해 중국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경제 성장을 이뤘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2021년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임을 언급하면서 사회주의 국가 완성을 위한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31일 국영 중국중앙(CC)TV 등 여러 관영매체가 동원된 가운데 진행된 신년사 발표에서 “2020년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100조 위안(약 1경67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중국은 올해(2020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는 주요 경제국 중에서도 선두”라고 했다. 또 “중국은 2020년 전면적 샤오캉(小康·비교적 풍족한) 사회를 건설했으며, 빈곤 근절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는 역사적 업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곡물 생산이 17년 연속 좋은 결과를 냈다면서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와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 발사 등 과학 발전의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중국 우한이 지목되기도 했지만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의 친구들과 많은 전화통화를 하면서 팬데믹과 싸우기 위해 단결을 유지하고자 했다”면서 “중국이 코로나19와 싸우면서 인민과 사람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고 통합과 끈기로 대유행병과 맞붙는 서사시적 일대 역사를 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약 7년간의 협상 끝에 유럽연합(EU)과의 투자협정을 체결한 중국의 개혁개방 가속화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개혁과 개방으로 발전 측면에서 하나의 기적을 창출했다”면서 “개혁을 심화하고 개방을 확장하기 위한 보다 굳은 결심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올해 중국은 현대적 사회주의 국가를 완전하게 건설하기 위한 새로운 장정을 시작할 것이라고도 했다. ‘홍콩 국가보안법’과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등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조종엽 기자}

중국은 국영 제약회사 시노팜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긴급사용’이라는 명목으로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제한적으로만 사용했던 백신을 일반 대중에게도 본격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3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국가의약품관리국이 시노팜이 개발한 백신을 승인했다”면서 “시노팜 백신의 예방효과는 79.34%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은 예방효과가 95%,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94.5%였다. 중국 시노팜 백신이 약 15%포인트 낮은 셈이다. 중국 당국은 “시노팜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국가의약품관리국 관리 기준에 모두 부합한다”면서 “안정성과 효과 등을 모두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노팜 백신은 상온에서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이동이 편리하며 생산 단가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상태에서 보관·운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초저온 냉동시설이 없거나 부족한 아프리카 또는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들에서는 예방효과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중국산 백신을 더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