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인

황규인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구독 54

추천

이 세상 모든 질문이 스포츠였으면 좋겠다.

kini@donga.com

취재분야

2026-01-24~2026-02-23
배구47%
칼럼10%
스포츠일반10%
종합경기7%
사회일반7%
해외스포츠7%
스키3%
국제일반3%
경제일반3%
농구3%
  • NFL 톰 브래디의 전설, 막 내리나

    2000년부터 뉴잉글랜드에서만 뛴 톰 브래디(43·사진)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역사상 최고 쿼터백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선수다. 슈퍼볼 정상을 차지한 지난 시즌까지 브래디가 주전 쿼터백으로 나섰을 때 뉴잉글랜드는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30승 10패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나머지 11개 팀 주전 쿼터백 플레이오프 승리를 모두 더해도 26승(23패)이 전부였다. 하지만 5일 뉴잉글랜드의 안방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를 가져간 쿼터백은 ‘초짜’ 라이언 태너힐(31·테네시)이었다. 태너힐은 2012년 데뷔했지만 이전까지는 플레이오프 출전 경험이 없었다. 테네시는 뉴잉글랜드를 20-13으로 물리쳤다. 뉴잉글랜드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패한 건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었다. 브래디는 지난해 여름 뉴잉글랜드와 계약을 2년 연장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단, 샐러리캡(연봉상한제) 때문에 몸값은 추후에 논의하기로 한 상태였다. 미국 언론에서는 이날 패배로 브래디와 뉴잉글랜드가 결별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앞서 열린 또 다른 AFC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휴스턴이 연장 끝에 버펄로를 22-19로 꺾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1-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불멸의 현역’ 애틀랜타 카터

    빈스 카터(43·애틀랜타·198cm)가 처음으로 미국프로농구(NBA)에서 10년대(decade)를 네 번 경험한 선수가 됐다. 카터는 인디애나와 맞붙은 5일 안방경기 때 1쿼터 종료 6분 30초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섰다. 1998∼1999시즌에 데뷔한 카터가 2000년대, 2010년대를 거쳐 2020년대 경기에도 등장한 순간이었다. 애틀랜타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애틀랜타는 전날 보스턴에서 새해 첫 경기를 치렀지만 카터는 출전하지 않았다. 1998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골든스테이트의 지명을 받은 카터는 입단 직후 트레이드됐고 토론토 소속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카터는 ‘에어 캐나다’라는 별명이 말해주는 것처럼 카터는 원래 덩크슛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의 덩크슛을 전국에 보여주기 위해 NBA 사무국이 2000년 올스타전을 앞두고 앞선 2년 동안 중단했던 슬램덩크 콘테스트를 부활시켰을 정도였다. 카터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로 출전해 프랑스의 218cm 장신 프레데리크 베이스를 앞에 두고 보란 듯이 덩크슛을 넣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전성기 시절의 화려했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지만 관록은 사라지지 않았다. 애틀랜타처럼 젊은 팀에서 여전히 카터를 필요로 하는 이유다. 카터를 제외한 애틀랜타 현역 선수 중 4명이 카터가 드래프트된 이후 태어났다. 카터는 지난 오프시즌 애틀랜타와 1년 연장 계약에 합의하면서 NBA 무대에서 22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첫 번째 선수가 되기도 했다. 한편 경기에서는 동부콘퍼런스 최하위 애틀랜타가 인디애나를 116-111로 이겼다. 카터는 18분 2초를 뛰며 3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1-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헹가래가 사라졌다, 대한민국 제2 도시 부산

    “부산에 있는 골칫덩어리는 롯데 자이언츠 하나로 족하다.” 2015년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K리그2(2부)로 강등된 뒤 한 팬이 구단 홈페이지에 남긴 글이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로축구팀이 K리그2로 떨어진 건 처음이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시즌을 K리그2에서 보내고 나서야 올해 K리그1에서 뛰게 됐다. 부산지역의 원조 골칫덩어리(?) 프로야구팀 롯데는 이 기간(2016∼2019년) 657승 29무 689패(승률 0.488)를 기록했다. 10개 프로야구 팀 중 6위다. 광주시 연고의 KIA는 652승 14무 709패(승률 0.479)로 롯데보다 정규시즌 합산 성적은 더 나빴지만 2017년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두 팀 팬들이 지난 10년을 기억하는 방식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부산시 연고 프로스포츠팀이 거둔 최고 성적은 남자 프로농구팀 KT가 2010∼2011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KT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동부(현 DB)에 1승 3패로 패해 챔피언결정전 진출도 못 했다. 결과적으로 인구 300만 명이 넘는 부산시는 지난 10년간 한 번도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배구는 연고 구단이 없음)에서 우승팀을 배출하지 못했다. 세종시를 제외한 광역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 중 2010년대에 챔피언 팀을 하나도 배출하지 못한 곳은 부산뿐이다. 반면 부산시 인구 10분의 1 수준인 충남 아산시는 여자프로농구팀 우리은행이 강원 춘천시에서 연고지를 이전해 온 직후인 2016∼2017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서울 대전 전주는 2010년대에 4대 프로스포츠 챔피언을 7차례씩 배출해 공동 1위에 올랐다. 서울에서는 프로축구 FC서울과 프로야구 두산이 3회씩 우승했고 남자 프로농구 SK가 2017∼2018시즌 정상에 올랐다. 대전에서는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가 5회, 여자부 KGC인삼공사가 2회 우승을 차지했다. 전주에서는 프로축구 전북이 6번이나 챔피언을 차지했다. 전주에 우승을 안긴 나머지 한 차례 주인공은 프로농구 KT가 4강에서 탈락한 2010∼2011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KCC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1-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손흥민 날고 올림픽 불붙고… ‘스포츠 경사’ 넘치는 경자년

    스포츠는 짝수 해가 시끌벅적하다. 이제 막 시작된 2020년도 그렇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연초부터 종목별로 도쿄행 티켓 경쟁이 벌어진다. 토론토의 류현진, 토트넘의 손흥민, 6월 2020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20) 등 밤잠 설치게 할 이벤트도 쏟아진다. 스포츠 팬에게는 원래 스포츠 그 자체가 복(福)이다. ‘독자 여러분 새해에도 스포츠 많이 받으세요’하는 마음으로 새해 스포츠 일정을 정리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류현진, 사이영상에 얼마나 가까울까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올해 사이영상 ‘최후의 3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요. 사이영상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단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합니다. 최우수선수(MVP)나 올해의 신인상, 올해의 감독상도 마찬가지. 먼저 부문별 최고 득표자 3명을 공개한 뒤 순차적으로 최종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올해는 11월 5일 최후의 3인을 소개하고 12일 신인상, 13일 감독상, 14일 사이영상, 15일 MVP 투표 결과를 각각 공개합니다. 따라서 류현진이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하려면 일단 최후의 3인에 이름을 올려야 합니다. 류현진은 올해 14승 3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해 사이영상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고, 다승은 공동 6위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확률은 낮지만, 아시아 출신 투수가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건 올해 류현진이 처음입니다.러닝머신? 머신러닝!과연 류현진이 최후의 3인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 최종 수상자가 될 수 있을까요. 컴퓨터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물론 여전히 머신러닝보다 러닝머신이 익숙한 사람이 더 많겠지만 ‘베이스볼 비키니’ 독자 가운데는 “이런 낱말을 난생처음 들어봤다”는 분은 없을 겁니다. 머신러닝 또는 기계학습은 사람이 공부하는 것처럼 컴퓨터(기계)를 학습시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게 만드는 기술을 일컫는 말입니다. 원래 AI(인공지능)를 개발할 때는 사람이 일일이 규칙을 입력해야 합니다. 이때 머신러닝을 활용하면 컴퓨터가 각종 통계적 기법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G메일은 어떤 e메일이 스팸메일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머신러닝을 활용합니다. 그렇다면 머신러닝을 활용해 사이영상 수상자도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먼저 2009~2018년 최근 10년 동안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총 751명이 남긴 기록을 토대로 컴퓨터에게 공부를 시켰습니다. 컴퓨터가 공부한 기록은 △투구 이닝 △다승 △패배 △‘팬그래프스’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fWAR) △평균자책점 △수비 영향을 제거한 평균자책점(FIP) △탈삼진 △볼넷 △피홈런 △9이닝당 탈삼진(K÷9) △9이닝당 볼넷(BB÷9) △삼진 대 볼넷 비율(K÷BB) △인플레이 타율(BABIP) 등 13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이 13가지 기록별 순위를 토대로 사이영상 수상자를 예상해보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머신러닝에 익숙한 분들에게 말씀드리자면 ‘랜덤 포레스트’ 방식을 활용했습니다).컴퓨터가 예상한 2019년 사이영상 수상자는…그 결과 컴퓨터는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20명 가운데 18명(90%)을 맞혔습니다. LA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 수상자는 전부 정확히 맞혔고, 아메리칸리그에서는 2012년과 2016년이 틀렸습니다. 2012년 사이영상은 데이비드 프라이스(34·당시 탬파베이 레이스)에게 돌아갔지만 컴퓨터는 저스틴 벌랜더(36·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받으리라 예상했고, 실제로는 릭 포셀로(31·보스턴 레드삭스)가 주인공이던 2016년 사이영상도 역시 벌랜더를 수상자로 예상했습니다. 이 두 번은 실제 승부도 박빙이었습니다. 2012년에는 프라이스가 153점, 벌랜더가 149점으로 4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2016년에도 포셀로 137점, 벌랜더 132점으로 5점 차이로 수상자가 나왔습니다. 사이영상은 기자 1명이 1~5위를 정해 투표하면 순위에 따라 7, 4, 3, 2, 1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수상자를 결정합니다. 그러니까 벌랜더가 1위 표를 한 장만 더 받았어도 수상자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컴퓨터가 이런 결정을 내릴 때는 여러 통계적 기법을 활용하게 됩니다. 이번 사이영상 예측 모델은 각 기록에 서로 다른 가중치를 줘 수상자를 예측했습니다. 컴퓨터가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한 기록은 평균자책점이었습니다. 평균자책점이 중요한 정도를 100이라고 하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다승은 61.3이었습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투표인단이 투표 과정에서 평균자책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단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류현진에게 유리한 결과입니다. 평균자책점과 다승 다음으로는 fWAR(42.6), 탈삼진(29.5), FIP(21.8)가 5위 안에 들었습니다. 메이저리그 팬 중에는 “사이영상을 타려면 ‘이닝 이팅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믿는 분이 적잖고, 실제로 ‘200이닝도 못 던진 투수에게 사이영상을 주는 게 옳은가’라는 논란이 일었던 적도 있지만 컴퓨터는 ‘이닝 이팅이 13개 기록 가운데 9번째로 중요하다, 5번째로 덜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역시 182와 3분의 2이닝(내셔널리그 13위) 소화에 그친 류현진에게는 유리한 결과입니다. 이와 같이 어떤 기록이 사이영상 수상에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해 과거 수상자를 예상해냈다면 올해 수상자도 예측할 수 있겠죠. 컴퓨터에게 같은 기록을 주고 올해 수상자도 예측해보라고 했습니다. 그 결과 컴퓨터는 제이컵 디그롬(31·뉴욕 메츠)이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디그롬은 평균자책점(2.43) 2위, 다승(11승) 공동 34위로 류현진보다 순위가 낮지만 fWAR는 7.0으로 내셔널리그 투수 가운데 제일 높고, 삼진도 내셔널리그 투수 가운데 제일 많이 잡았습니다(255개). FIP 2.67도 내셔널리그 2위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류현진은 fWAR(4.8) 5위, 탈삼진(163개) 20위, FIP(3.10) 4위로 디그롬보다 기록이 떨어집니다. 그런 이유로 컴퓨터는 류현진이 디그롬은 물론,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워싱턴 내셔널스)에게도 뒤진 3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컴퓨터 예상 점수는 디그롬 128점, 스트라스버그 93점, 류현진 60점이었습니다. 아메리칸리그는 두 투수가 박빙입니다. 컴퓨터는 게릿 콜(29·휴스턴 애스트로스)이 161점을 얻어 팀 동료 벌랜더(159점)를 2점 차이로 제치고 사이영상을 타리라 예측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이 정도 차이면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컴퓨터가 답을 못 찾을 때는 다시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미국 스포츠 도박 배당률 정보를 소개하는 한 사이트에 따르면 두 후보의 배당률(머니라인)은 콜 -140, 벌랜더 +100입니다. 콜이 사이영상을 탄다는 데는 140달러를 걸어야 100달러를 딸 수 있다는 뜻이고, 벌랜더는 100달러를 걸면 100달러를 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 스포츠 도박사들도 콜이 사이영상을 탈 확률이 더 높다고 보는 겁니다.도박사들 전망은?류현진은 배당률 +1200으로 내셔널리그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9월이 시작될 때만 해도 +150으로 내셔널리그 1위였지만 한 달 사이 5위까지 내려왔습니다. 사람들이 컴퓨터보다 류현진에게 더 ‘짜게’ 구는 셈입니다. 1위 자리를 차지한 건 6월부터 류현진과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인 디그롬(+150)입니다. 이번에도 스트라스버그가 +175로 디그롬 다음입니다. 이어서 잭 플래허티(2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500으로 3위, 맥스 셔저(35·워싱턴 내셔널스)가 +1000으로 4위입니다. 종합하면 컴퓨터나 사람이나 내셔널리그에서는 디그롬,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콜이 올해 사이영상을 탈 확률이 제일 높다고 보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 결과도 그럴까요. 11월 14일이 되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이 기사는 1212호에 실렸습니다》}

    • 2019-11-02
    • 좋아요
    • 코멘트
  • ‘강건너 불구경’ 같던 저출산, 20년새 ‘발등의 불’

    저출산은 ‘도둑처럼’ 찾아왔다. 적어도 신문 기사에서는 그랬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저출산은 일본이나 유럽에서 벌어지는 ‘딴 나라 이야기’에 가까웠다. 그러다 2004년 한국 언론에 저출산에 대한 내용이 가파르게 늘었고 대선 직후인 2008년에야 저출산 대책이 쏟아졌다. 이는 동아일보가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아르스 프락시아’와 함께 1999년부터 동아일보를 비롯한 국내 5개 일간지에 실린 (저)출산 관련 기사 1만7963건을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을 진행한 결과다. 10년 뒤인 2018년 한국은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 0명대로 주저앉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저출산 대표국인 일본보다도 빠르게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저출산 관련 기사에 어떤 낱말이 제일 많이 등장했는지(톱10) 또 이 낱말들이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의미망 분석) 알아봤다.○ 20년 전엔 ‘딴 나라 이야기’였던 저출산 1999년 출산 관련 기사 연관 키워드 톱10에는 ‘성별감별’ ‘성비불균형’(이상 공동 4위) 같은 낱말이 들어갔다. ‘저출산’이라는 낱말 자체는 아예 등장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선진국(2000년 8위), 일본(2002년 10위) 등이 톱10에 올랐다. 키워드에 ‘한국’이 톱10에 진입한 건 2007년(10위)이 처음이다. 당시 한국은 이미 저출산 국가였다. 합계출산율 통계를 찾아보면 2001년 일본(1.33명)과 한국(1.30명)은 별 차이가 없었고 2002년에는 한국(1.17명)이 일본(1.32명)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은 2004년 합계출산율이 1.15명으로 내려가고 나서야 이듬해 9월 대통령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설치했다. 2006년 정부에서 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한 다음부터 12년간 153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이 기간 합계출산율은 1.13명에서 0.98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만 저출산 관련 예산은 30조6002억 원.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32만6900명이니 출생아 1인당 9360만 원을 쓴 셈이다. 정부 대책이 비효율적이었다는 건 의미망 분석을 통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2008년까지 5개 일간지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종합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등 원론적인 내용이 많았다. 부동산, 교육, 노동환경 등 저출산을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키워드가 톱10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14년 이후다. 김도훈 아르스 프락시아 대표는 “20년 전만 해도 저출산에 대한 인식은 ‘강 건너 불구경’에 가까웠다. 분석 결과만 놓고 보면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뒤에도 일단 백화점식 정책 입안에 급급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집과 교육이 문제, 그래서 우리는 연애도 안 한다재미있는 건 2008년까지 없던 '연애'라는 낱말이 2009년 이후 기사 의미망 분석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게다가 '연애'가 '결혼'보다 '저출산'과 거리가 가깝다. 의미망 분석에서는 낱말 사이 거리가 가까울수록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뜻이다.힌트는 온라인 반응에서 얻을 수 있다. 신문 기사가 주로 제도와 정책에 대해 언급한다면 댓글 등 온라인 게시물은 이용자들이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날것 그대로' 표현한다. 육아정책연구소에서는 기사 댓글,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 온라인 게시물 22만7000건에 대해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법을 동원해 저출산 관련 누리꾼 반응을 분석한 뒤 지난해 12월 '4차 산업혁명 시대 육아정책의 이슈와 과제'라는 보고서를 펴냈다.이 보고서를 보면 2014년을 기점으로 부동산과 교육 관련 키워드가 함께 등장하는(주거×교육) 게시물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2014년에는 주거×교육 게시물이 11.3%였지만 2017년에는 22.5%로 늘었다. 2014년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3년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은 2012년보다 1.84% 떨어졌지만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전년도 대비 1.09% → 5.56% → 4.22% → 5.28% 상승세를 이어갔다.지역에 따라서는 아파트값이 비쌀수록 사교육비도 올라간다. 신한은행에서 내놓은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거주하는 고등학생은 월 평균 86만 원을 사교육비로 썼지만 강북 지역 고등학생은 62.8% 수준인 54만 원이 전부였다.젊은 세대는 결혼 후에도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자녀 교육 등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 등을 의식해 결혼은 물론 연애까지 기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 조사에 응한 20∼44세 미혼 남녀 2464명(남성 1140명, 여성 1324명) 중 71%(1750명)는 현재 연애 상태가 아니라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이들 미혼 남녀가 가장 필요한 결혼 지원 정책으로 꼽은 건 '신혼집 마련 지원'(27.9%)이었다. ○ 개인이 체감할 수 있게 정책 바뀌어야 기사가 제도와 정책을 이야기하고 댓글은 경험과 감정을 이야기하는 만큼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낱말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출산이라는 주제에 대해 의미망 분석을 진행하면 기사에서는 ‘건강’ ‘육아휴직’ ‘연령’ 같은 단어가 영향력이 높은(중요한) 낱말로 나타났지만 댓글에서는 ‘인생’ ‘잘못’ ‘피해’ ‘바보’ 같은 낱말이 중요했다. 또 ‘육아’ 관련 기사에서는 ‘교육’ ‘어린이집’ ‘유치원’이 중요한 낱말이었던 반면 댓글에서는 ‘결혼’ ‘인생’ ‘피해’ ‘행복’ 같은 낱말의 영향력이 높았다. 국민이 체감하는 방식으로 저출산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 교수는 “수혜자 중심으로, 수혜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과 사회적 시스템이 정교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도 주변에는 당장 아이를 낳으면 맡아 줄 곳, 키워 줄 사람을 찾아 헤매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이가 많다. 이걸 사회(공공)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더 정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규인 kini@donga.com·강은지 기자}

    • 2019-10-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이 키우려면 10억 있어야” 공무원도 출산 기피

    “아이가 주는 행복을 숫자로 바꿀 순 없죠. 시간을 되돌려도 셋을 다 낳았을 겁니다.”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심모 씨(34)는 다둥이 아빠로 주변 응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에게 아이 셋은 보물이나 다름없다. 심 씨는 자신이 자녀를 셋이나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남들보다 좋은 양육 환경 때문이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부부의 월 소득은 1000만 원에 조금 못 미친다. 장인과 장모가 동거하며 아이 양육을 지원해주고 있다. 그는 “셋째 임신 때의 주변 반응은 둘째 임신 때까지와는 확실히 달랐다”며 “셋째 임신 소식을 주변에 알렸을 때 ‘대체, 어쩌려고 하느냐’는 식의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친구나 동료들에게는 ‘준비되지 않았다면 임신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 7년 차인 다른 대기업 사원 정모 씨(35)는 교육 공무원인 아내와 결혼하기 전부터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맞벌이를 하면 경제적 여유는 있겠지만 아이 성공을 전폭 지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아무 걱정 없이 아이를 지원하고 아이 미래를 보장하려면 10억 원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한국에서 부모의 재력과 권력이 아이 미래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에 결국 무(無)자녀의 삶을 택한 것이다. 그래서 결혼 후 곧바로 정관수술을 받았다.○ 여유 있는 가정에도 출산 기피 확산 동아일보가 임산부의 날(10일)을 맞아 공개한 인터랙티브 사이트 ‘요람에서 대학까지: 2019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baby.donga.com)’에 따르면 아이 양육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은 비단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저출산 현상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부들에게서도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정년과 고액 연봉이 보장돼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국책은행에 다니는 김모 씨도 결혼 전 아내와 자녀를 낳지 않기로 약속했다. 현재 결혼 3년 차를 맞아 양가 부모님에게서 ‘아이를 낳으라’는 극심한 설득 작업에 시달리고 있지만 결심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묻자 그는 대뜸 대학 입학에 활용되는 논문의 가격표를 보도한 뉴스 영상을 기자에게 보여주었다. ‘1저자 등재 조건의 논문 가격은 1200만 원, 2저자 논문은 600만∼800만 원.’ 김 씨는 “부모가 권력과 재력이 있으면 자식의 능력과 상관없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잡는 대한민국 사회에 환멸을 느낀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한국 사회는 지나친 경쟁 사회이자 불공정한 사회”라며 “아이에게 물려줄 권력과 재력이 없는 나에게는 오히려 출산이 무책임한 행위라는 애초의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소득 높을수록 양육비도 더 쓴다 소득이 높은 가구에도 번진 출산 기피 현상은 소득이 높을수록 양육비를 더 쓰는 구조와 무관치 않다. 동아일보가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와 통계청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구축한 ‘요람에서 대학까지: 2019년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에 따르면 소득 수준에 따라 8억 원 이상의 양육비용 차이가 났다. 월평균 소득이 300만 원 미만의 가정은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는 데 평균 1억7534만 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된 반면 소득 600만 원 무려 9억9479만 원을 지출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저출산의 원인이 단순히 양육과 보육 부담에만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출산보다 생존이 우선시돼 결과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2017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 31만 건을 분석한 결과 저출산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된 것이 ‘교육’이었지만 상위 15개 단어에는 ‘양극화’, ‘차별’ 등이 포함됐다. 양육에 들어가는 시간 역시 무시하지 못할 기회비용 중 하나다. 2014년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를 보면 자녀가 없는 여성은 ‘가족 및 구성원 돌보기’에 하루 평균 1시간 7분을 쓴다.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3시간 28분으로 3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반대로 ‘교제 및 여가 활동’ 시간은 4시간 39분에서 2시간 59분으로 2시간 가까이 줄어든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단기간에 변화되기는 힘들다”며 “결국 양육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돼야 출산에 대한 젊은층의 인식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강은지 기자 ▼ “아이 셋, 경제부담 있지만… 돈으로 못바꿀 행복” ▼다자녀일수록 부모 행복도 높아‘다둥이 부모’는 행복하다. 동아일보와 딜로이트컨설팅이 2015년부터 공동 조사하고 있는 행복지수에 따르면 자녀가 한 명 있는 사람(56.92점)은 자녀가 없는 사람(58.76점)보다 행복지수가 낮았다. 하지만 자녀가 2명이 되면 행복지수가 59.03점으로 올랐고 3명일 때는 62.31점까지 치솟았다. 특히 딸이 많을 때(64.38점)보다 아들이 많을 때(65.52점) 아빠의 행복지수가 올라갔다. 큰아들 영욱(6), 쌍둥이 영준 영호(4) 등 세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우태 피트니스센터 ‘핏걸’ 대표(34)는 “아들 셋이면 솔직히 힘들다”고 먼저 털어놓았다. “특히 아빠는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줘야 하기 때문에 운동이 직업인 나도 버거울 때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죠.” 하지만 그는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원래 다니던 직장 월급으로는 아이를 키우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지금의 직업으로 바꿨다. “지금은 세 아들에게 평생 친구를 찾아준 것 같아 흐뭇합니다. 세 아들 역시 나의 평생 친구가 아니겠어요?” 이어 “육아를 문자 그대로 아이 키우기라고 생각하면 힘들어 못 할 것 같다. 부모가 다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도 얼마든 자기 몫은 할 수 있고 함께 힘을 모아 헤쳐 나가면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크게 웃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19-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이 낳아 대학까지 보내려면 직장인 10년치 연봉 쏟아부어야

    “아니, 과소비한 것도 없는데….”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이모 씨(36)는 자신이 유치원생 아들(6)을 키우는 데 지금까지 2억1330만 원을 썼다는 분석 결과를 받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출산 후 조리원도 비싼 곳을 안 가고 각종 육아용품도 대체로 중고 물품을 사거나 물려받아 썼다. 요새 유행이라는 영어유치원도 안 보내고, 국공립유치원은 추첨에서 떨어져 일반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동아일보가 만든 인터랙티브 사이트 ‘요람에서 대학까지: 2019년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를 통해 그는 아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6억5994만 원을 더 쓰게 된다는 전망치를 받았다.○ 근로자 10년 연봉, 고스란히 아이 양육비로 동아일보가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이해 구축한 양육비 계산기 사이트에 따르면 모든 소득 구간의 평균에 해당하는 한 가구가 아이 한 명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킬 때까지 필요한 돈은 약 3억8198만 원으로 집계됐다. 미취학 양육비 6860만 원, 사교육 등을 포함한 교육비로 초등학교 9250만 원, 중학교 5401만 원, 대학교 8640만 원 등이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연 소득이 4003만 원인 처분가능소득 3분위 가구가 이 금액을 사용하려면 9.6년 동안의 소득을 고스란히 양육비에 쏟아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이가 23세가 될 때까지 해마다 같은 금액을 쓴다고 가정할 때 연 소득의 41.5%가 양육비로 나가는 셈이다. 서울만 따로 빼면 4억254만 원으로 늘어난다. 10.1년 치 연 소득이다. 이는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1170가구)와 통계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육아정책연구소 등이 발간한 가구 조사 데이터 및 통계분석 자료 등을 활용해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법을 통해 분석한 결과다. 양육비 계산기를 활용하면 우선 소득의 차이에 따른 자녀 양육비 총액의 평균 금액을 토대로 △출산 △산후조리 △보육 △교육 방식 등 자녀 생애주기별 각종 변수에 따른 양육비를 산출할 수 있다. 정부와 민간 영역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소득이 비슷한 가구가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출산과 육아비용, 초중고교 교육비와 사교육비 등을 입력해 두고 다른 이용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따라서 사이트 이용자가 입력하는 평균 소득이 늘어나면 양육에 수반되는 제반 비용이 늘어나고 총 양육비도 증가한다.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 원 정도인 이 씨의 경우 총 양육비가 8억7324만 원으로 소득구간 평균 가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 씨는 “아들 출산을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아이로 기쁨을 누리고 있다”며 “정부와 사회가 어떤 부분을 배려하고 신경 쓰면 좋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최근 10여 년간 저출산 예산 140여조 원이 투입됐지만 정작 부모들의 정책 체감도가 왜 낮은지에 대한 문제의식도 던진다.○ 전문가들 “보육 교육 부담 줄여야” 전문가들은 이런 경제적인 부담이 출산을 기피하게 하는 요인 1순위로 꼽히는 만큼 자녀의 생애 주기별로 맞춤형 보육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맞벌이인 이 씨 부부는 월 소득 600만 원 이상으로 그나마 아이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겨 보육비용(월 80만 원)을 다소 줄일 수 있었다. 이 씨와 달리 입주 도우미를 쓰는 가구는 대체로 월 220만∼260만 원의 비용을 지출한다. 출산 후 복직하며 입주 도우미를 들인 김효정 씨(35)는 매달 월급의 절반을 그대로 입주 도우미에게 주다시피 하고 있다. 어린이집 역시 오후 6시에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야 하기에 빨라도 오후 8시에 퇴근하는 부부의 근무 특성상 아이를 저녁에 계속 봐줄 도우미가 필요했다. 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이 돌보미 비용은 양육자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라며 “무상으로 지원하는 보육처럼 아이 돌봄도 정부가 포괄하는 공적 서비스로 확대하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영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녀 양육에 비용이 많이 들어 여성들이 원하는 만큼 자녀를 출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가정 양립과 함께 출산과 양육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유영 abc@donga.com·강은지·황규인 기자}

    • 2019-10-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베이스볼 비키니]중고 신인도 상(賞) 받을 수 있잖아요

    저는 올해 한국 프로야구 신인상은 KIA 타이거즈 이창진(28)이 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 이상합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19)이 어깨 부상으로 서둘러 시즌을 마감하자 올해 신인상 경쟁이 사실상 끝났다는 기사가 여기저기서 눈에 띕니다. LG 트윈스 정우영(20)이 올해 신인상 자리를 예약했다는 겁니다.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19)과 함께 두 선수가 시즌 초반부터 신인상 후보 톱3로 떠올랐던 건 사실. 그렇다고 꼭 이 세 선수 중에서 신인상 수상자가 나와야 하는 건 아닙니다.이창진, 신인 타자 가운데 최고 기록2019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규정은 ‘(신인상은) 해당 연도의 KBO 정규시즌에서 신인선수로 출장하여 기능·정신 양면에서 가장 우수하여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에게 시상한다’고 돼 있을 뿐 다른 조건은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신인상 후보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조건은 따로 정해뒀습니다. 당해 연도를 제외하고 여섯 시즌을 넘기기 전 타자는 60타석 이하, 투수는 30이닝 이하를 기록했다면 ‘신인선수’ 자격을 유지한 것으로 봅니다. 이창진도 이 조건에 부합합니다. 이창진은 2014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2차 6라운드 때 롯데로부터 지명받아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8월 12일 1군 데뷔전을 치렀으니까 지난해가 다섯 번째 시즌으로 신인상 기준을 충족하고, 1군에서 총 52타석에 들어섰으니 타석 기준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니 원태인이나 정우영, 또는 두산 베어스 최원준(25) 등 경쟁 상대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신인상을 타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참고로 역대 프로야구 신인상 36명의 평균 나이는 22세였습니다). 6년 차 선수라는 것도 마찬가지. 2002년 1군 데뷔전을 치른 최형우(36·현 KIA)는 2008년 7년 차였지만 당시 신인선수 기준(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6시즌)을 충족했기에 신인상을 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창진은 ‘해당 연도의 KBO 정규시즌에서 신인선수로 출장하여’까지는 ‘세이프’입니다. 이제 ‘기능·정신 양면에서 가장 우수하여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인지 따져보면 됩니다.투타 통틀어도 압도적 성적이창진은 9월 23일 현재 OPS(출루율+장타력) 0.738로 신인선수 조건을 갖춘 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NC 다이노스 김태진(24)이 OPS 0.699로 규정 타석 70% 이상을 소화한 신인선수 중 2위니까 이창진이 적잖은 차이로 앞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서용빈(48·SPOTV 야구 해설위원)의 통산 OPS가 0.738이고 김영직(59·현 휘문고 감독)은 0.698입니다. 게다가 이창진은 신인 타자 가운데 제일 많은 467타석에 들어서면서 이미 규정 타석을 채운 반면, 김태진은 375타석으로 규정 타석 미달입니다. 홈런(5홈런)과 타점(46타점)은 두 선수가 같지만 전체적으로 이창진이 더 꾸준히 출전해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타자에서 신인상 수상자가 나와야 한다면 이창진이 딱 맞는 후보입니다. 투수 쪽에서는 사실 정우영이 역시 신인선수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전상현(23·KIA)과 비교해 크게 앞선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9월 23일 현재 정우영은 4승 6패 1세이브 15홀드에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 중이고, 전상현은 1승 4패 14홀드에 평균자책점 3.28입니다. 정우영이 64이닝으로 전상현(57과 3분의 2이닝)보다 11% 더 던졌지만 LG가 안방으로 쓰는 잠실야구장이 리그에서 제일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딱히 어떤 선수가 낫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 이창진과 이 두 투수의 기록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요. 제가 이용하려는 기록은 승패입니다.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의 뉴스레터 ‘바이 더 넘버스(By The Numbers)’ 2008년 2월호에는 타자 기록을 승패로 바꾸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 글이 실렸습니다. 이 글을 쓴 톰 한라한은 통계 분석을 거쳐 ‘(타점+득점)÷12’는 승, ‘(타수-안타)÷34’는 패로 계산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기록을 이창진에게 적용하면 그는 이번 시즌 9승 9패를 기록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라한이 이 분석을 시도한 건 기본적으로 야구 역사에 이름을 올린 타자와 ‘선발투수’를 비교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베이브 루스(1895~1948)가 타자로 남긴 성적은 투수로 치면 366승(163패)에 해당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겁니다(루스는 투수로도 94승 46패를 기록했습니다). 정우영과 전상현은 전부 구원투수니까 구원투수 성적을 선발투수 성적 범위로 바꾸는 방법도 있어야겠죠. 이에 대해서는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가 제시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정우영은 선발투수로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 8패를 기록한 것과 동급입니다. 전상현도 마찬가지로 8승 8패 투수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 논리를 따르자면 9승을 거둔 선발투수와 비교할 수 있는 이창진이 타자와 투수를 통틀어 올 시즌 제일 뛰어난 ‘기능’을 선보인 신인선수입니다. KBO 공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하는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ins Above Replacement·WAR)를 봐도 이창진 2.35, 전상현 1.05, 정우영 0.47로 이창진이 두 선수보다 확실히 앞서 있습니다. KBO에서 수상 기준으로 제시한 ‘정신’은 어떨까요? 프로야구는 신인선수 자격만 제외하고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도핑(약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행위) 전력도 문제 삼지 않는 리그입니다. 자연히 이창진이 정신적으로 결격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신인상은 그저 최고 신인에게 돌아가는 것이상을 종합해보면 이창진이 올해 신인상을 타는 게 맞습니다. 이창진은 “신인상 자격이 된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벌써 6년 차인데 그동안 뭘 했나’ 반성도 했다. 그러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된 게 어디냐’고 감사하기로 했다”며 “올 한 해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개인 성적보다 ‘팀이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뛰었다. 올 시즌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체력적인 어려움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올해는 지난해 강백호(20·kt 위즈)처럼 압도적인 신인선수가 없어 누가 신인상을 타더라도 ‘함량 미달’ 논란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신인상이 꼭 ‘역대급’ 신인에게 돌아가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그해에 가장 우수한 신인선수를 골라 시상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올해 가장 우수한 신인선수는 이창진입니다. 만약 이창진이 정말 신인상을 타게 된다면 신재영(30·키움 히어로즈)이 2016년 세운 역대 프로야구 최고령 신인상(당시 27세) 기록을 새로 쓰게 됩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오시마 노부오(大島信雄·1921~2005)가 센트럴리그 원년(1950)에 29세로 신인상을 탄 게 최고령 기록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같은 해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탄 샘 제스로(1917~2001)가 최고령 신인상 수상자로, 당시 그는 오시마보다 네 살 많은 33세였습니다.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이 기사는 1207호에 실렸습니다》}

    • 2019-09-29
    • 좋아요
    • 코멘트
  • KBO 감독들 토정비결, 과연 누가 우승컵 들까

    ‘새해가 시작되면 두려움과 기대를 갖고 사주를 보러 가곤 했다. 무엇을 조심해야 할지, 무엇을 계속 힘차게 해나가면 좋을지 남의 입으로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명리학자들은 내 사주를 푼 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들이 격려하듯 혹은 타이르듯 내 인생을 해석하고 예측하는 음성을 듣는 동안엔 어쩐지 뒤가 든든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는 듯했지만 괜찮았다.’(이슬아의 ‘일간 이슬아 수필집’ 중 ‘화살기도’) 그러니까 요즘 가장 핫(hot)하다는 이 ‘신세대 작가’(아, ‘아재’ 냄새~)조차 새해를 시작할 때는 격려와 자극이 필요했던 겁니다. 그 예측과 해석 가운데 ‘나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다고 해도 말입니다. 이런 이유로 야구에 대한 과학적 연구(세이버메트릭스)를 표방하는 ‘베이스볼 비키니’지만 설날 무렵이 되면 ‘토정비결’이라는 유사과학의 힘을 빌려 새해 프로야구 성적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리 미신이라 해도 2000년 넘게 이어져왔다면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비이성적) 생각을 품으면서 말입니다. 다음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의 생년월일을 토대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2019년 기해년(己亥年) 토정비결을 알아본 결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순서는 지난해 팀 순위 역순입니다.NC 다이노스 이동욱마치 두 호랑이가 서로 다투는 격이나 이익은 사냥꾼에게 있도다 兩虎相爭 利在獵夫 올해부터 NC 지휘봉을 잡게 된 이 감독이 (냉정하게 말해) 무명인 것처럼, 운세 풀이도 쉽지 않습니다. 이 감독은 호랑이일까요, 아니면 사냥꾼일까요? 이 감독이 호랑이라면 다른 호랑이 한 마리는 누구일까요? 이 감독이 사냥꾼이라면 호랑이 두 마리는 어디에 있는 어떤 존재일까요? 올해는 이 감독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야구팬들에게 실력으로 소개하는 게 우선일 듯합니다.kt 위즈 이강철천리 타향에서 옛 친구를 만나니 기쁘지 아니한가 千里他鄕 喜逢故人 이 운세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고생을 겪고 있을 때 우연히 귀인을 만나 도움을 받는다는 뜻. 이미 올 시즌 kt에서 뛰기로 한 외국인 선수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쓰면서 팀 분위기가 살아날 거라는 예언은 아닐까요? 이 감독의 운세는 ‘곤고함을 한탄 마라. 마침내는 안락하리라(莫恨困苦 終得安樂)’로 이어집니다.LG 트윈스 류중일바람이 서북쪽에서 일어나니 모자가 어느 곳에 떨어질꼬 風起西北 帽落何處 여기서 모자는 관복을 입을 때 쓰는 사모(紗帽)를 뜻합니다. 그러면 서북쪽은 어디일까요? LG 안방 서울 잠실야구장 서북쪽에는 1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1루 쪽에는 두산 베어스의 라커룸과 구단 사무실이 있습니다(LG는 3루 쪽을 씁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LG는 지난해 두산에 1승 15패로 밀렸습니다. 과연 올해는?롯데 자이언츠 양상문하늘을 나는 기러기가 갈대를 무니 어둠을 등지고 밝은 곳을 향한다 飛雁含蘆 背暗向明 이 운세를 읽고 기러기와 갈매기의 차이에 대해 고찰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운세에는 기러기가 등장하지만 롯데를 상징하는 동물은 갈매기이기 때문이죠.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갈매기는 새우 맛 과자를 좋아하지만, 기러기는 아니라는 엉뚱한 답변이 제일 위에 떴습니다(그러고 보니 이 과자를 만드는 회사와 롯데는 창업주가 형제지간이네요). 결국 14년 만에 다시 롯데를 맡게 된 양 감독이 이 좋은 기러기 운세를 갈매기 운세로 바꿀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삼성 라이온즈 김한수일신이 곤고하니 어느 때나 형통할까 一身困苦 何時亨通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도 김 감독의 운세는 걱정스럽습니다. ‘참과 거짓을 알기 어려우니 의심을 품고 결정을 못 한다(眞假莫測 狐疑難定)’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앞길을 알려면 목성(木姓)을 가진 이에게 물어보라’고 합니다. 나무 목(木)이 들어간 대표적 성은 이(李)씨. 하필 이 팀 ‘레전드’가 이승엽인 게 김 감독에게는 득일까요, 독일까요?KIA 타이거즈 김기태만일 귀인을 만나면 일신이 편안해진다 若逢貴人 一身自安 올해 김 감독의 운세는 ‘독단을 버리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독단적이고 자존심이 강해 매사 생각 없이 일을 벌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으니 쉰다는 마음으로 담담하게 처신함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사방에 떨치려면 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吉星助我 名播四方). KIA는 거꾸로 올해부터 수석코치 자리를 없애기로 했으니 김 감독의 운명은 과연?키움 히어로즈 장정석목마른 용이 드디어 물을 얻어 마셨으니 재수가 형통하리라 渴龍得水 財數亨通 이 팀은 지난해 주전 포수(박동원)와 마무리 투수(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일로 빠진 와중에도 정규리그 4위에 올랐습니다. 결국 두 선수는 무혐의 처분을 받아 이번 시즌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정도면 목마른 용이 물을 얻어 마셨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새로 팀 살림살이를 맡은 임은주 단장을 둘러싼 소문은 흉흉하기만 하니 운세가 좋아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한화 이글스 한용덕황망한 일이 많으니 낮에 산도깨비가 나온다 事多愴忙 晝出?? 이 팀에서 코치를 지낸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팟캐스트 ‘김정준의 야구수다’에서 한화의 키워드로 ‘베테랑’을 꼽았습니다. 지난 시즌 성공에 베테랑이 적잖게 공헌한 것처럼 이번 시즌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 분위기를 보면 한화는 베테랑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인 것 같습니다. 이 어린 선수들이 성장통을 겪을 때 베테랑이 산도깨비가 아닌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한 감독이 어떻게 팀을 꾸려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터.두산 베어스 김태형보름달이 한껏 둥그니 다시 이지러지는 때가 있다 望月圓滿 更有虧時 김 감독이 처음 이 팀 지휘봉을 잡은 2015년 이후 두산은 2위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보름달이 한껏 둥글었던 것. 그러나 이번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안방마님’ 양의지가 NC로 떠나면서 전력 약화가 우려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토정비결은 ‘먼저 얻고 뒤에 찌푸림은 일상다반사’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양의지가 없다고 1등을 못 한다고는 생각 안 한다”며 덤덤한 자세를 보입니다.SK 와이번스 염경엽산에 들어가 범을 잡으니 생사를 판단하기 어렵도다 入山擒虎 生死難辨 원래 이 운세는 매우 무모한 일을 벌이는 상황을 설명하는 표현입니다. 그래도 염 감독으로서는 다른 길이 없었을 겁니다. 우승팀 감독 자리를 이어받는 건 우승해도 본전이라는 뜻입니다. 이미 ‘우승 단장’으로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그가 ‘우승 감독’ 타이틀도 따낼 수 있을까요? 토정비결은 ‘분수 밖의 일을 탐하지 마라. 손해만 있고 이익이 없다(勿貪分外 有損無益)’고 충고하지만 이런 운명에 굴했다면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지 못했을 겁니다.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

    • 2019-02-09
    • 좋아요
    • 코멘트
  • ‘남녀’라는 키워드만 나오면 싸움이 벌어진다

    처음 남녀 성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울시 인구 관련 통계를 보고 나서였다. 한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는 서울에서 20대는 물론, 30대 인구도 여성이 많았기 때문. 통상 ‘좋은 일자리들’이 있다는 서울에 젊은 여성 인구가 남성에 비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도 그럴 것이 여성이 채용 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물론, 일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남성 지원자를 뽑으려고 우대책까지 펴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인 셈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좋은 직장이라 부르는 대기업과 증권사가 몰려 있는 서울의 젊은 인구는 여성이 더 많았던 것. 그렇다면 전국 성비는 어떨까 싶어 통계를 뒤지기 시작한 것이 5월 12일 ‘동아일보’ 토요판에 실린 ‘역전된 성비…그 많던 남자애들은 어디 갔을까’의 기사가 됐다. 실제로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하다던 1980년대 중반,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인구의 성비도 자연 성비에 가깝도록 차츰 조절되고 있다. 기사에는 싣지 못했지만 남녀 성비 불균형은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출생 성비는 자연 성비였지만 10대가 되면서 남녀 성비가 110 대 100까지 벌어지는 세대는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성비는 일정 시간이 흐르며 매번 제자리로 돌아갔다. 특이한 사회 현상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일부 독자에게 이 기사는 다르게 읽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댓글창이 남녀 성대결 장이 된 것. 기사 내용과 관계없는 비방이 오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기사 내용이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가끔 눈에 띄었다. 이에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일부 댓글 내용을 반박하는 글을 실었다. 국내 통계는 물론, 세계 통계까지 사용해 남녀 성비 현상을 분석한 것. 다음은 황 기자의 글 전문이다.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남자가 많아야박세준 기자가 ‘주간동아’ 이번 호에 ‘그 많던 남자애들은 어디 갔을까’라는 제목으로 재미있는 기사를 썼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이 기사를 찾아 읽다 보니 이 기사에 본문만큼 재미있는(?) 댓글이 달렸네요.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여성 성비가 높고, 그렇기 때문에 남성 성비가 높은 경우는 다른 이유들로 인해 비정상적인 상황이지요. 이런 상식 수준의 전제도 없는 논지 전개로 글을 쓰는 기자의 수준도 문제이지만, 이런 글을 데스크에서 거르지 못하는 동아일보의 데스크 수준도 참 안타깝습니다. 어쩌다 동아일보 인력이나 글 수준이 3류 인터넷 매체 수준으로 전락했는지.” 일단 이 기사는 주간동아 기사지만 동아일보에도 ‘[토요기획]어릴 적 모자라던 여자 짝꿍, 커서 보니 남녀 짝이 얼추 맞네’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니 동아일보 데스크 운운한 방향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여성 성비가 높(다)’는 주장은 맞을까요? 원래 남자아이가 더 많이 태어난다? 아닙니다.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가장 최신 시점(2016)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여자아이 1000명이 태어날 때 남자아이는 1073명이 태어났습니다. 물론 전 세계 데이터라고 해서 ‘자연 상태’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각각 인구 13억 명이 넘는 중국이나 인도에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이 아주 심하니까요. 2016년에 여자아이 1000명이 태어날 때 중국에서는 남자아이가 1152명, 인도에서는 1107명 태어났습니다(참고로 한국은 1070명으로 세계 평균보다 3명 적었습니다). 남아선호사상이 여전한 나라에서 남자아이가 많이 태어나는 건 (우리도 경험했던 것처럼) 성별 초음파 검사→딸로 판명→임신중절수술 과정을 밟기 때문. 그렇다면 임신 시점 성별 분포를 알 수 있다면 이를 ‘자연 상태’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015년 4월 12일자에 이를 다룬 연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등에 속한 연구진은 수정 후 3~6일이 지난 배아 13만9704개를 분석해 이 중 50.2%가 남자아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를 1000명 단위로 바꾸면 여아 1000명이 태어날 때 남아 1008명이 태어나는 셈이 됩니다. 이 정도면 거의 일대일이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자연 상태에서도 남자아이가 더 많은 겁니다. 자연스레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여성 성비가 높(다)’는 주장은 힘을 잃고 맙니다. 한국 사람들이 틈만 나면 찾아 비교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어떨까요? 역시 세계은행 자료에서 OECD 평균 출생 성비는 여아 1000명당 남아 1053명(2016년 기준)입니다. 이 정도면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남자아이가 더 많이 태어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실제로 보통은 여아 1000명당 남아 1030~1070명이 태어날 때를 ‘자연 성비’라고 부릅니다. 남자가 더 많이 태어나기 때문에 전 세계 인구 가운데서도 남자가 더 많습니다. 계속 인용하고 있는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 가운데 50.4%가 남자입니다. 그것도 갈수록 남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네, 맞습니다. 남자가 더 많이 죽는다는 점입니다. 50.4%를 역시 1000명 단위로 환산하면 여자 1000명당 남자 1016명입니다. 태어날 때는 여자 1000명당 남자가 1050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 인구 구성에서는 남자가 이보다 더 적으니까요.전 세계 인구 중에서도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한국도 당연히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이 포스트를 처음 쓰게 만든 주간동아 기사에서 인용하면 :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현재 20대 후반~30대 초반 남성의 유년 시절인 1990년 유년기 남아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5.5명으로 여아(21.2명)보다 높다. 이들이 10대가 되면서 남성 사망률은 61.3으로 여성(30.1)보다 배 이상 커진다. (중략) 자살률도 남성이 훨씬 높다. 통계청의 ‘2015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한 남성은 9559명으로 여성(3954명)보다 훨씬 많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로 보면 남성이 37.5명, 여성이 15.5명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네이버에는 이 기사에 “재미있는 기사인 줄 알았는데 남자가 많이 죽어서 성비가 맞춰져 간다는 기사. 살벌하네”라는 댓글을 남기신 분도 계셨는데 살벌한 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이게 ‘자연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남자가 더 많이 죽으니까 더 많이 태어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건데 요즘에는 예전만큼 많이 죽지 않아서 전 세계적으로 남자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거니까요.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사회경제적 환경이 성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미국 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연구팀이 영국학술원을 통해 펴낸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60년 52.7%였던 남아 출생 비율은 1963년 51.0%까지 떨어졌습니다. 1960년에는 여아 1000명당 남아 1114명이 태어났는데 1963년에는 1040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 기간에 중국 역사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사건은 ‘대약진 운동’(1958~62)이었습니다. 이 운동 목표는 ‘잘살아보세’였지만 실제로는 3000만 명이 굶어 죽는 ‘대기근’으로 이어졌습니다. 먹고살기 힘들어지면서 남아 출산이 줄었던 겁니다. 거꾸로 억만장자는 아들을 많이 낳습니다. 엘리사 캐머런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 교수 연구팀이 2009년 1월 14일자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억만장자, 특히 남자 억만장자는 아들을 많이 낳습니다. 남자 억만장자는 자식 중 65%가 아들입니다. 아들이 많은 억만장자라 하면 역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떠오릅니다. 그는 아들만 6명을 뒀습니다(한 명은 생후 10주 만에 숨졌습니다). 생전에 한국 최고 부자였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도 (혼외자 두 딸을 제외하면) 슬하에 8남 1녀를 뒀습니다.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임신 당시 호르몬 분비(부모 모두)가 자녀 성별 결정에 영향을 끼칩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아들을 낳을 확률이 올라가는 식이죠. 그런데 이 남성호르몬은 성취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억만장자는 이런 성취욕이 아주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테스토스테론 분비도 많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많이 낳게 된다는 겁니다. 사람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조지프 가너 미국 스탠퍼드대 의과대학원 박사가 샌디에이고동물원 포유류 번식 기록을 분석한 결과 암컷은 자기 건강 상태와 짝짓기 상태였던 수컷의 계급 등을 고려해 새끼 성별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식 환경이 좋아서 자기 건강 상태가 좋거나 (혹은 동시에) 수컷 계급이 높을수록 수컷 새끼를 많이 낳았습니다.왜 아들이 선택 대상인가이 정도가 되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딸이 아니라 아들을 낳을지 말지 선택해야 하는 걸까요? 그건 자식을 낳는 일이 기본적으로 유전자를 남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딸을 통해 유전자를 남길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확률이 떨어지는 아들이 선택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건 왜 그럴까요? 일단 세상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많습니다. 그러니 남자에게 기본적으로 ‘연애=경쟁’입니다. 게다가 여자보다 남자가 바람을 피울 확률도 더 높습니다. 남자가 실제 성비보다 더 치열하게 경쟁에 매달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경쟁에서 실패하면 유전자를 남길 확률이 제로(0)에 머물 수도 있는 게 아들 인생입니다. 할리우드에서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라는 영화를 만들어도 ‘40살까지 못해본 여자’는 만들지 않는 이유가 다 있는 법입니다. 반면 딸을 통해서는 유전자를 남기기가 상대적으로 쉬워도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기가 어렵습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옛 소련에 살던 바실리예프 부인이 자녀 69명을 낳은 게 역대 최다 출산 기록입니다. 그의 남편은 두 번째 부인을 통해 자녀 18명을 더 얻었습니다. 심지어 1672~1727년 모로코를 다스렸던 물레이 이스마일 이븐 샤리프 술탄은 자녀를 867명까지 두기도 했습니다(예상하시는 것처럼 아들이 525명으로 60.6%였습니다). 요컨대 어떻게든 유전자를 남길 확률을 높이겠다면 딸을 낳는 게 효율적인 선택이지만, 아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아들을 낳는 게 효율을 높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시절 ‘무조건 아들 낳고 보자’는 모드였고 그 결과…. 줄었다는 성비가 1985~1989년생 여자 1000명당 남자 1107명, 1990~1994년생 1056명입니다. 전 세계 통계와 비교하면 1985~1989년생은 여전히 출생 자연 성비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동아일보 기사 제목과 달리 여전히 짝이 얼추 맞지 않고, 여러분이 연애를 못 하는 건 꼭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전국에 계신 모든 총각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5월 12일 토요판 기사에 논쟁적 댓글이 많이 달린 이유는 최근 남녀 성대결 분위기가 심화됐기 때문. 과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디시인사이드’ 등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행되던 여성 혐오에 대한 미러링으로 ‘남성 혐오’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메갈리아’ ‘워마드’ 등 페미니즘을 자처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는 관련 내용을 주 콘텐츠로 세를 넓혀왔다. 여성 가운데 일부를 ‘김치녀’ ‘된장녀’라고 하는 것을 꼬집어 한국 남성을 ‘한남충’(한국 남자와 벌레의 합성어)으로 부르는 식이다. 이 중 워마드는 2015년 메갈리아 운영진이 남성 성소수자 비하 용어 사용을 금지시키자 이에 반발하고 나간 이용자들이 다시 만든 커뮤니티다. 이들은 활동 초기 사이트 메인 화면에 페미니즘이 아닌 여성우월주의와 남성혐오 커뮤니티라고 정체성을 밝혔다. 이후 메갈리아는 활동이 저조해 문을 닫았다.불길에 섶을 지고 뛰어들었다워마드의 미러링은 가끔 정도가 심해 논란이 되곤 한다. 지난해 11월에는 호주의 한 남자 어린이를 성폭행했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고 해당 글 작성자는 호주 현지에서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5월 1일에는 홍익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의 남자 누드모델을 몰래 촬영한 사진이 올라와 10일 경찰이 범인을 검거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논쟁이 커졌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 범죄는 9일 만에 검거하면서 수많은 여성 대상의 불법촬영 범죄는 구속 등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것. 5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여성도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 순간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물이 단순한 인터넷 게시물로 소비되고 신고해도 2차 가해만 돌아온다. 피해자가 여성이면 넘어가고 남성이면 빠르게 수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불법촬영(몰래카메라) 관련 범죄 검거율은 2016년 기준 94.6%이다. 관련 문제로 남녀 논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남녀 성비 관련 기사가 올라오니 댓글창에는 불이 붙을 수밖에 없었다. 한 남성 이용자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은 “한국에서 젊은 남자로 사는 것이 점차 팍팍해진다. 군대도 다녀와야 하고, 위험한 일은 도맡아 한다. 얼마 전까지는 당연한 성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한국 남성 전체가 문제라며 혐오 표현과 범죄를 일삼는 일부 여성들 때문에 화가 난다. 나야말로 한국이 싫어 이제는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반하는 주장의 댓글은 대부분 해외 매매혼 등의 이유로 통계가 왜곡됐다는 주장을 폈다. 다른 누리꾼은 “기자도 어쩔 수 없는 한남. 한남들 매매혼 많이 하는 것은 쏙 빼고 여성이 많아졌다고? 니들이 사온 베트남 여자들은 안 세느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사에도 언급한 것처럼 인용된 통계는 한국에 사는 한국 국적자만 해당한다. 한국인과 결혼하더라도 국적을 취득하려면 귀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남아선호가 처음도 아닌데남아선호사상 탓에 어린 시절 성비가 맞지 않았지만, 결혼 적령기를 전후해 성비가 맞아가는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1980년대 이전에도 남아선호사상이 더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해방 이후 세대 대부분의 남녀 평균 출생 성비는 107 대 100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성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되고 각 세대의 결혼 적령기에 다다르면 성비가 얼추 105~100의 자연 상태를 찾아간다. 남성 사망률이 여성에 비해 높은 것은 전 연령적 현상이기 때문. 1960년에는 5년 전만 해도 110을 넘던 당시 20대 초반 남녀 성비가 106으로 맞춰졌다. 이 성비는 이들이 20대 후반이 된 1965년에는 98.93까지 떨어진다. 조사의 문제인지, 출생 이후 남녀 인구가 꾸준히 늘어 성비가 110까지 오르다 떨어지는 사례도 종종 있다. 대표적인 세대가 해방둥이라 부르는 1940~1945년생이다. 이들의 남녀 출생 성비는 105~107 대 100 정도인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1955년 이들이 10대가 되자 성비는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아이들의 출생 성비만큼이나 큰 격차를 보였다. 10~14세는 110.3, 15~19세는 110.5까지 성비 불균형 현상이 일어난 것.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신고를 늦추던 당시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당시 시대 풍조를 생각하면 남아가 여아보다 좋은 대우를 받았을 확률이 높다. 당시 굶어 죽는 사람도 많던 시절이라 남아가 여아에 비해 많이 살아남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듯 과거에도 기성세대의 남아선호사상으로 젊은 층의 남녀 성비 불균형 문제가 상존해왔던 것. 한편 이들의 성비 조절에는 외부 환경의 변화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베트남전쟁 파병 등을 겪으며 통계상 성비가 조절되는 듯한 모습이 관측된다. 1960년까지 이들의 남녀 성비는 110~109 대 100 정도였으나 10년이 지난 뒤에는 99~106으로 조정됐다.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 2018-05-20
    • 좋아요
    • 코멘트
  • 작년 8월~올해 4월 청와대 청원 17만여건 전수 분석해보니…

    ‘법’, ‘폐지’, ‘처벌’. 지난해 8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키워드는 이 세 가지였다. 10일 동아일보 디지털뉴스팀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의 청와대 청원 17만4545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입법 요청이나 법률의 폐지, 부당행위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적폐청산’ 드라이브와 관련 있는 청원이 많았던 것. 청원 게시판 출범 초기 주를 이뤘던 ‘떼쓰기’식 청원은 점차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인권·성평등’ 분야가 가장 많은 공감 청와대 청원 게시판의 특징은 ‘청원’과 ‘참여’의 구분이다. 청원은 누구나 올릴 수 있지만, 20만 명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낸 청원에 대해서만 청와대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본보가 청원 제목과 참여자 수를 합산해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낸 키워드는 ‘법’(365만5174건), ‘폐지’(344만7800건), ‘처벌’(231만7495건)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원 제목만 조사한 결과 7번째로 많았던 ‘이명박’(7위·9896건)은 참여자 수를 합산한 결과에서는 2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한 청원은 많이 올라왔지만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한 것. 이에 청와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불편하거나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것과 관련한 청원이 많은 참여를 얻는 양상이 뚜렷하다. 일종의 ‘집단 지성’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청원 운용 초기 말도 안 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던 것에 비해 자정 기능이 생겼다는 자평이다. 25만여 명이 참여한 ‘전안법(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 또는 폐지’ 청원과 21만여 명이 공감한 ‘주취감형(술을 먹으면 형벌 감형) 폐지’ 청원이 이런 기류를 반영한 대표적 청원으로 분류된다. 분야별로는 ‘인권·성평등’(394만2202건), ‘문화·예술·체육·언론’(267만7277건), ‘정치개혁’(237만1841건) 분야가 시민들의 참여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청원 게시판은 청원을 올릴 때 16개 분야(기타 제외)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20만 명 이상이 참여해 청와대가 답변을 내놓은 ‘낙태죄 폐지’,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청원이 인권·성평등 분야의 대표적인 청원이다. 청원 게시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민들이 주목하는 이슈의 양상이 청원 게시판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북한 귀순 병사 치료를 계기로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지난해 11월의 청원 게시판 최다 키워드는 ‘권역외상센터’였다. 이런 여론은 야간에도 출동이 가능한 ‘닥터 헬기’의 아주대병원 추가 배치로 이어졌다. 또 정부의 가상화폐 정책이 오락가락했던 1월에는 ‘가상화폐’가,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팀추월 경기의 팀워크 논란이 불거졌던 2월에는 ‘김보름·박지우’가 각각 월별 최다 키워드로 집계됐다.○ ‘청와대가 다 해결해 달라’는 식의 청원도 여전 그렇다고 청와대의 고민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2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원 게시판과 관련해 “고충을 말씀드리자면 (청와대가) 답변하기 부적절한 성격의 문제가 많이 올라온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2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청원 중 ‘국회의원 전원 위법사실 전수조사’, ‘국회의원 시급의 최저시급 책정’, ‘나경원 의원의 평창올림픽 위원직 파면’ 등은 청와대 권한 밖의 청원들이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판결을 맡았던 정형식 부장판사를 파면하라는 청원은 이 청원을 청와대가 법원에 전달해 삼권분립 위반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답변 기준인 ‘20만 명 참여’를 충족시키는 청원이 속속 늘어나는 점도 청와대의 고민이다. 지난해에는 답변 기준을 충족시킨 청원이 6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벌써 27건에 달한다. 또 사회적 혐오나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청원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욕설 및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 내용이 담긴 청원은 삭제하는 규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답변 대상이 늘어나고 있지만 20만 명이라는 기준을 높이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대신 청원 게시판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은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황규인 kini@donga.com·한상준 기자}

    • 2018-05-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언론 일제히 포털 문제점 지적… 네이버 뉴스판엔 한건도 안올라

    24일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1면에 △포털 뉴스장사-댓글조작 방지법 만든다(동아일보) △3野 “포털의 뉴스·댓글 장사 막겠다”(조선일보) △네이버 ‘댓글 장사’ 공론장을 비틀다(한겨레) 등 댓글 여론 조작 사태와 관련해 네이버에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네이버가 편집해 기사 10건을 올리는 ‘네이버 모바일 뉴스판’에서는 관련 기사를 단 한 건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오전 6시, 9시, 낮 12시 등 시간대별 기사 배열 이력을 봐도 마찬가지였다. 네이버 측은 직원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등도 기사 배열에 개입한다고 하지만 네이버의 자의적인 편집이 강하게 반영된 게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네이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대응에서도 열흘 넘게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달 13일, 더불어민주당원이 댓글 조작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온 이래 여론 왜곡 등 각종 비판이 빗발치는데도 네이버에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알림, 해명 자료를 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24일이 돼서야 네이버는 1인당 클릭할 수 있는 댓글 공감 수를 제한(현재 무제한)하고 댓글을 연달아 작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마저도 언론에 흘리듯 나온 얘기다. 과거에는 그러지 않았다. 자사에 불리한 대외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해 왔다. 지난해 특정 대선 후보 인물명 검색 시 자동완성 서비스 오류, 진경준 전 검사장 등 특정인 자녀들에 대한 인턴 특혜 의혹 등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즉각 사과문을 올려 발 빠르게 대처했다. 구글코리아가 ‘구글이 세금을 안 내고 있다’는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의 지적에 반박하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 명의로 7000자 분량의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자사의 상업적인 이익에 핵심적인 댓글 문제가 이슈화되자 우박이 지나갈 때까지 뭉개고 보자는 심리가 발동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네이버의 책임 회피와 미봉책을 되풀이하는 행태는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다. 2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해진 총수는 ‘뉴스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댓글 시스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대한 정비를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진 것이 없다”며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 구조 왜곡이 이번 댓글 조작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2004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뉴스 댓글을 신설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트래픽을 많이 유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해 왔다. 2007년 댓글 추천 기능을 공감·비공감으로 세분했고 2012년 댓글 순서를 최신순, 답글 많은 순서로 나눴다. 2013년에는 공감 수에서 비공감 수를 뺀 ‘호감순’ 기준을 추가했고 2015년에는 댓글이 보이는 초기 설정 기준(디폴트값)을 최신순에서 호감순으로 바꿨다가 2017년 6월에는 공감 비율순(공감 수 비율이 높은 순서로 나열)을 추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네이버가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질타가 끊이지 않자 네이버는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댓글을 순공감순(공감 수가 높은 순서로 나열)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댓글의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지 않은 탓에 이번에 드루킹, 서유기 같은 여론 조작 세력의 놀이터가 되고 말았다. 또 네이버는 올해 3월 외부 자문기구인 ‘댓글정책이용자패널’을 발족해 댓글 관련 정책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이슈가 생길 때마다 네이버가 네이버뉴스편집자문위원회, 기사배열공론화포럼, 스포츠이용자위원회 등 외부 기구를 양산하며 비판의 화살을 바깥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패널 구성원도 개인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운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송시강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외부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네이버가 사실상 스스로 언론 역할을 하려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며 “뉴스 기사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기성 언론과의 소통을 통해 네이버가 유통 과정에서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분 등을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상반기(1∼6월) 중 토론회를 열어 뉴스 배열 원칙과 알고리즘 공개 수준, 이용자 인식 등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내놓겠다”고 말했다.신무경 yes@donga.com·김성규·황규인 기자}

    • 2018-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평창기간 환자 7000여명… 설상대회 경험 적었지만 부상자 신속 후송 호평”

    겨울올림픽은 눈과 얼음의 축제다.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눈과 얼음이 차고 미끄러운 성질을 버리는 건 아니다. 차고 미끄러우면 다치는 사람이 나오게 마련.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올림픽 현장에서 다친 사람은 총 7000명이 넘는다. 평창 올림픽 최고의료책임자(CMO)를 맡은 이영희 연세대 원주의료원장(61·사진)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보통 겨울올림픽 때는 올림픽 패밀리가 1만 명이 넘게 의료진을 찾는데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라 아직 정확한 숫자는 밝히기 어렵지만 이 중 30% 정도(2000여 명)가 선수라고 보면 된다. 나머지는 운영요원과 자원봉사자, 관객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 인원에는 부상자뿐 아니라 감기 같은 내과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도 들어간다. 종목별로는 설상인 스노보드 경기장에서 중증 부상자가 제일 많이 나왔다. 이 원장 병원은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발생한 부상 케이스를 총 11건 받았고 그중 6건을 수술했다고 한다. 이 원장은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현장 처치부터 1차 처치(경기장 의무실), 병원 이송, 처치까지 모든 과정이 매끄럽게 이뤄져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 원장은 대회 CMO를 맡으면서 경험 부족을 걱정했다. 의료 수준은 최고였지만 각 경기장 상황별 대처 노하우가 부족했다. 2016년에 테스트이벤트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한국은 올림픽 기준을 충족하는 설상(雪上) 대회를 한 번도 치른 적이 없었다. IOC와 FIS는 경기장에서 부상자가 나왔을 때 필수적인 수술 같은 ‘확정적인 처치’까지 1시간 이내가 걸려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 원장은 “테스트이벤트 때 설상 경기장에서 직접 헬기를 띄우니 헬기 바람에 입간판과 시설물이 모두 무너지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이 때문에 해외 의료진에게 응급의료 지원을 위탁하는 게 낫겠다는 제안도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버릴 수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각종 테스트이벤트 때 다양한 리허설로 실전 경험을 쌓는 등 열심히 준비한 덕에 4년 전 소치 때보다 중증 환자가 많이 발생했는데도 신속하게 (부상 선수를) 이송하고 말끔하게 수술에 성공해 각 국가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자평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18-0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돌부처’ 오승환, 토론토 갈 듯

    ‘돌부처’ 오승환(36·사진)이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캐나다 스포츠 매체 ‘스포츠넷’에 따르면 토론토와 오승환은 1년 200만 달러(약 21억5000만 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 양쪽은 신체검사 이후 계약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토론토는 오승환에게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2019년에도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베스팅(vesting) 옵션도 제시했다. 베스팅 옵션은 부상이 의심되는 선수와 계약할 때 구단이 제시하는 카드 가운데 하나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텍사스와 2년 계약을 맺었지만 텍사스는 신체검사 결과 팔꿈치에 문제가 있다며 계약을 취소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오승환의 에이전트는 “단순한 염증일 뿐이다. 던지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18-0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상 최다 6개 종목서 메달

    한국은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단일 겨울올림픽 최다 메달 획득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따냈다. 이전까지는 8년 전 밴쿠버 대회 때 따낸 14개(금 6, 은 6, 동메달 2개)가 최고였다.메달 종목도 다양해졌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까지 한국이 메달을 따낸 종목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3종목뿐이었다. 평창에서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스노보드, 컬링 등 4개 종목에서 사상 첫 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올림픽 한 대회에서 6개 종목 메달을 따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18-0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쇼트트랙 金 24 > 양궁 金 23

    역전에 능한 한국 쇼트트랙은 역시 쏜살보다 빨랐다. 쇼트트랙이 양궁을 제치고 한국 최고 올림픽 ‘효자 종목’이 됐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일 2018 평창 겨울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따낸 올림픽 금메달은 총 24개로 늘어났다.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한국이 양궁에서 따낸 금메달은 이보다 1개 적은 23개다. 만약 한국이 22일 쇼트트랙에 걸려 있는 금메달 3개(남자 500m·계주, 여자 1000m)를 싹쓸이한다면 이 차이는 4개로 벌어진다. 그렇다고 양궁이 계속 뒤처져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났을 때는 양궁이 다시 최다 금메달 종목 자리를 되찾을 수도 있다. 혼성 단체전 추가로 올림픽 양궁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그로부터 다시 2년 후 베이징 겨울올림픽 때는 쇼트트랙이 권좌를 되찾아도 놀랄 일이 아니다. 한국이 두 종목에서 계속 정상급 실력을 유지한다면 2년마다 이렇게 엎치락뒤치락할 확률이 높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18-02-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컬링 스톤, 세계서 가장 단단한 英화강암으로 만들어

    1998년 나가노 대회 때부터 겨울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컬링에는 늘 ‘얼음 위의 체스(Chess on Ice)’라는 설명이 따라다닌다. 실제로 체스와 컬링은 머리를 잘 써서 공격과 수비를 적절히 조화해 전술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경기 도중 크게 뒤진 쪽에선 패배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체스는 두 선수가 한 수씩 주고받고 컬링은 한 엔드(end) 안에서 번갈아 투구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올림픽 때는 10엔드(혼성은 8엔드)가 한 경기다. 한 팀 선수 4명이 연속해 두 번씩 총 8번 스톤을 굴리면 한 엔드가 끝난다(혼성은 보통 5회 투구가 1엔드). 컬링에서는 하우스(house) 중심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스톤(사진) 한 개가 체스에서 ‘킹’ 노릇을 한다. 티(tee)라고 부르는 이 중심의 가장 가까이 스톤을 안착시킨 팀만 각 엔드에서 하우스 안에 있는 스톤 개수만큼 점수를 가져갈 수 있다. 거꾸로 각 엔드에서 패한 팀 점수는 무조건 제로(0)다. 선수 등 전문가끼리만 이해하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컬링 경기를 보다 보면 각 팀 선수가 ‘헐’, ‘얍’, ‘업’처럼 외치는 걸 들을 수 있다. 헐 또는 하드(hard)는 ‘서두르다(hurry)’를 줄인 말로 스톤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빗자루처럼 생긴 브룸(broom)을 빨리 얼음판 위에 문지르라는 구호다. 얍(yap)도 같은 뜻이다. 거꾸로 업(up)은 비질을 멈추라는 뜻이다. 브룸을 문지르면 스톤 방향과 속도가 바뀐다. 이 비질이 보기에는 쉬워도 운동량은 결코 적지 않다. 전 컬링 국가대표 신미성 씨에 따르면 평균 2시간 30분 내외가 걸리는 10엔드 경기의 총 운동량은 약 30km를 빠르게 걷는 수준이다. 브룸 한 자루 가격은 20만 원 정도로 일반적인 예상보다 비싸다. 머리 부분을 특수 소재로 만들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경기 때 신는 컬링화도 켤레당 50만 원 안팎으로 신발 가게에 흔한 스니커즈와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가격이 나간다. 컬링화 한쪽 바닥은 프라이팬 등을 코팅할 때 쓰는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테플론)’으로, 한쪽 바닥은 고무로 만든다. 그래도 이 둘이 스톤 가격(약 125만 원)은 못 따라간다. 올림픽 때 쓰는 스톤은 영국 스코틀랜드 지역 무인도 에일서크레이그섬에서 캐낸 화강암으로 만든다. 이 섬은 철새 도래지라 10년에 한 번 정도만 채굴할 수 있다. 푸른빛이 감돌아 ‘블루 혼(Blue Hone)’이라고 부르는 화강암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돌로 습기에도 강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18-02-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운의 스키황제’ 히르셔, 평생 소원 풀다

    ‘스키 여제’가 린지 본(34·미국)이라면 ‘스키 황제’는 마르첼 히르셔(29·오스트리아·사진)다. 히르셔는 2011∼2012시즌부터 6년 연속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스키 월드컵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2017∼2018시즌 역시 1위다. 히르셔는 세계선수권대회 정상도 여섯 번 차지했다. 이렇게 완벽한 그에게 딱 한 가지 부족한 게 있었으니 바로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히르셔는 처음 출전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는 대회전에서 기록한 4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2014년 소치에서도 은메달(회전)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평창이 그에게는 더욱 잊지 못할 대회가 될 것 같다. 자신의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히르셔는 13일 강원 정선군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알파인스키 남자 복합 경기에서 활강과 회전 합계 2분06초52로 1위를 차지했다. 히르셔는 먼저 열린 활강에서는 1분20초56으로 12위에 그쳤지만 주 종목인 회전에서 45초96을 기록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히르셔는 “사실 2주 전까지도 복합 종목에 출전하지 말고 (본인이 강점을 보이는) 대회전이나 회전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큰 기대 없이 출전한 종목이었는데 금메달을 목에 걸게 돼 초(超)행복(super-happy)하다. 무엇보다 ‘멍청한 질문’과 작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멍청한 질문은 스스로에게 ‘올림픽 금메달이 없어도 완벽한 선수 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던 걸 뜻한다. 히르셔는 18일 대회전, 22일 회전에서 또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날 은메달과 동메달은 모두 프랑스 선수 차지였다. 알렉시 팽튀로(27)가 2분6초75로 2위, 빅토르 뮈파장데(29)가 2분7초54로 3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18-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연두교서 분석해보니…‘55번’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30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연방 하원 본회의장에서 신년 국정연설(연두교서)을 했다. 1시간 20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단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였다. ‘미국인(American)’이 55번, ‘미국(American)’ 27번, ‘위대한(Great)’ 13번 등의 순이었다. 가장 중요한 청중인 미국인들에게 ‘올인’한 것이다. ‘세계(world)’는 단 10번 등장하는데 그쳤다.한국을 뜻하는 ‘Korea(n)’은 7번 등장했다. 관련 키워드는 역시 북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애인 지성호 씨(36)의 탈북 과정을 소개하는 등 북한 이야기에 총 475단어를 할애했다. 취임 첫 해 주요 업적으로 꼽은 이슬람국가(IS) 소탕에 302단어를 쓴 것과 비교하면 불안한 북한 상황에 어느 정도 무게를 두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란(48단어)과 아프가니스탄(34단어)에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18-01-31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