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104

추천

도시라는 정글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합니다. 도시를 산책하고 탐사하는 즐거움을 함께합니다.

raphy@donga.com

취재분야

2026-05-24~2026-06-23
여행45%
경제일반13%
사회일반10%
문화 일반10%
미술7%
종교3%
인공지능3%
지방뉴스3%
요리/음식3%
칼럼3%
  • 유병언 장녀 송환재판 선고 佛법원 12월 17일로 연기

    프랑스에서 체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섬나 씨(48)의 범죄인 인도 재판 선고가 다음 달 17일로 연기됐다. 섬나 씨는 ‘악인의 변호사’로 유명한 파트리크 메종뇌브 씨 대신 다른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한 사실이 확인됐다. 프랑스 파리 항소법원 재판부는 5일 열린 공판에서 한국 정부에 강제노역 개념을 설명하고 유 씨의 범죄 혐의사실 추가 증거 및 예상 형량을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0일까지 자료가 도착하면 이를 검토한 뒤 같은 달 17일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섬나 씨 재판에는 먼저 선임된 메종뇌브 변호사 대신 에르베 테밈 변호사가 변론을 맡았다. 테밈 변호사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화장품업체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 사건, 프랑스 고위층의 무기 판매 사건인 ‘앙골라 게이트’ 등을 맡은 거물급 변호사다. 테밈 변호사는 이날 “만일 섬나 씨가 한국으로 송환된다면 강제노역에 처해질 수 있으며 세월호 참사의 희생양을 찾는 분위기에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만일 외국에서 돈이 횡령됐다는 주장이 제기될 때마다 피고인을 외국으로 인도한다면 매일 모든 사람을 송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사는 “한국은 북한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유 전 회장이 설립한 프랑스 법인인 ‘아해프레스 프랑스’ 관계자뿐 아니라 유 씨의 남편과 아들로 추정되는 한국 남성 2명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푸틴, 2년연속 세계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올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연속으로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계에서 46번째, 여성 중에는 5번째로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됐다. 올해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러시아로 병합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포브스는 “아무도 푸틴을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아무도 그를 약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프란치스코 교황,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5위에 올랐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6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최고경영자(7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8위)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52위에서 6계단 오른 46위를 차지했다. 여성 정상만 놓고 보면 메르켈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31위)에 이어 세 번째 순위다. 포브스는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진핑 주석과 같은 세계 지도자들을 바쁘게 만나고 있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49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63위로 평가됐다. 이 외에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공동 35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0위,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45위에 각각 올랐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크라 동부 2곳 親러정부 출범… 내전 재개 일촉즉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남부와 동부지역 주요 도시에 병력 증강을 명령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안보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병력 증강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노리는 남부 마리우폴, 베르단스크과 북동부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는 반군이 점령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 분리주의자들이 2일 자체 선거를 실시한 데 이어 4일 선출된 대통령들이 공식 취임한 뒤 나왔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국가를 세우려는 시도에 제재 방침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9월 체결한 평화협정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평화협정의 결과로 반군 점령지역에 부여한 자치권을 취소하고 전기와 가스 공급을 끊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와 반군은 9월 초 휴전에 합의하고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날 포로셴코 대통령 회견에 앞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대통령에 취임한 반군 지도자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평화협상을 할 준비는 됐지만 정부는 이미 도네츠크가 다른 국가임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군 통제 아래 있는 도네츠크 일부 지역도 자신들의 영토라며 이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옌스 슈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신임 사무총장은 4일 “러시아군이 오늘 두 지역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며 군대를 우크라이나 국경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평화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서방의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1-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의료혜택 늘고 삶의 질 높아져… 동독지역 기대수명 ‘껑충’

    1989년 11월 9일 밤 12시 무렵. 옛 동서독을 가르던 국경 검문소가 개방될 것이라는 소문에 수만 명의 동독인이 베를린 장벽으로 몰려들었다. 위협을 느낀 동독 군인들이 국경 문을 열자 동독 주민은 ‘자유’와 ‘희망’을 외치며 서베를린 쪽으로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일부는 손에 망치를 들고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을 부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0세기 최고의 ‘대격변’ 사건으로 꼽히는 베를린 장벽 붕괴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독일의 통일은 동유럽 공산주의 체제 붕괴와 냉전 종식으로 이어졌다. 또 분열됐던 유럽이 통합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 7일 베를린 시내에는 장벽 붕괴 사반세기 만에 다시 분단의 상징물들이 세워진다. ‘리흐트그렌체’, 즉 8000여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들어 있는 헬륨 풍선으로 만든 ‘빛의 국경’이다. 장벽이 서 있던 약 12km 구간에 설치되는 이 풍선은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일인 9일 밤 베를린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 연주와 함께 하늘로 날려진다. 자유와 통일을 축하하는 의미다.○ “통일독일은 인류의 거대한 실험실” 미국 보스턴글로브는 베를린 장벽의 건설(1961년)과 붕괴(1989년)는 “인류의 거대한 실험실”이었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분단과 통일은 이데올로기와 경제, 지배체제의 변화가 주민의 삶을 어떻게 극적으로 변화시켰는지를 연구할 수 있는 생생한 실험실이었다는 것. 독일 통일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동독지역 주민의 기대수명이 늘어난 점이다. 독일의 막스플랑크 인구통계학연구소(MPIDR)는 지난 25년 동안 동독지역 주민의 기대수명이 남성은 평균 6.2년, 여성은 4.2년 늘어났다고 밝혔다. 통일 직전인 1988년 기준으로 동독인의 평균수명은 서독인보다 여성은 3년, 남성은 2년 6개월 더 적었다. 1989년 통일 이후 이 격차는 점차 좁혀져 2011년 기준으로 서독지역 여성은 1개월, 남성은 14개월을 동독인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MPIDR 측은 “동독인의 기대수명 연장은 정부체제의 변화 속에 생활환경과 의료서비스의 개선이 얼마나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남한 남자의 기대수명은 77.8세, 북한 남자의 65.6세보다 12.2세 더 길었다. 통일 뒤 북한 주민들도 수명이 연장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베를린 장벽 붕괴로 국경이 사라졌지만 동서독 지역 간에는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 독일 정부가 지난달 펴낸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보고서는 “독일은 동독지역 인프라 투자와 경제성장에서 커다란 진전을 보였지만 동독지역 생활수준이 서독의 3분의 2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주간지인 디 차이트 인터넷판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동서독 간 생활수준 격차를 통계자료와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동독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서독의 66%에 머물고 있다. 또 지난해 동독의 실업률은 10.3%로 통일 뒤 가장 낮았다. 하지만 서독 실업률 6%에 비해서는 2배에 가깝다. 동독 젊은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아 서쪽으로 대거 이동하는 바람에 동독지역은 인구 고령화에 시달린다. 동독 인구는 1991년 1807만 명에서 지난해 1629만 명으로 줄었다. 동독의 부족한 젊은 인력은 폴란드와 체코에서 충원되고 있다.○ 동서독 유산이 서로 영향 준 통일 독일 동독 시절 유산의 영향으로 서독보다 더 좋은 지표를 보이는 분야도 있다. 영유아(0∼2세)를 위한 보육시설과 독감 예방주사 접종률은 동독이 서독보다 월등하게 높다. 예를 들어 동독에서는 3세 미만 영유아의 50%가량이 종일 보육시설의 돌봄 혜택을 받고 있지만 서독에서는 그 수치가 24%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과거 공산당 정권시절 동독 여성은 대부분 직장을 다녔기 때문에 보육 시스템과 예방접종을 국가가 책임져 왔기 때문이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는 서독이 동독을 흡수 통일한 것으로 인식됐지만 25년이 지난 현재 독일은 동독의 유산을 많이 받아들여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은 동독 출신으로 통일 독일의 국가지도자가 된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 사민당과 대연정을 실시한 메르켈 총리는 가족수당, 은퇴연금, 최저임금제 도입 등을 통해 집권 기독교민주당(CDU)을 사회적 유대감과 정부 지원에 좀 더 관대한 정당으로 변모시켰다. 또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군사동맹 관계에서도 더이상 고분고분하지 않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고 러시아와도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맺었다. 반면 동독에서 극우정당과 네오 나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우려를 낳고 있다. WP는 “많은 사람이 서구 자본주의 환상에서 깨어났지만 공산주의의 부활을 바라는 이는 없다. 극우 정치인들이 재빠르게 빈 공간을 채워가고 있다”고 경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1-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체르노빌 사고때 방사선 노출 많을수록 갑상샘암 심해져”

    사상 최악의 핵 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사고 때 방사선에 심하게 노출됐을수록 갑상샘암이 전이되는 등 병세가 악화되는 비율도 높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가 처음으로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역학(疫學) 및 생명통계학과의 리디아 자블로츠카 부교수를 제1저자로 하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1일 이 논문을 미국 암학회 공식 저널인 ‘캔서(Cancer)’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낙진으로 아동 또는 청소년 시절 방사선에 피폭된 1만2000명의 병력을 상세히 추적했다. 그 결과 사고 직후 측정 결과로부터 추정된 갑상샘 방사선 피폭선량이 클수록 암세포의 공격적 특질이 강하다는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실증적 방법을 통해 입증해냈다. 원전 사고와 갑상샘암 환자의 관련성은 체르노빌 원전사고뿐만 아니라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현에서도 나타나 사고 이후 50명이 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갑상샘암 판정을 받았다. 자블로츠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후쿠시마에서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된 이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노출된 이들이 가장 위험하다”며 이들은 갑상샘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캔서 편집진은 사설에서 “체르노빌 사고 이후 방사선에 의해 유도된 갑상샘암은 여전히 중요한 공공보건 이슈로 남아 있다”며 “방사선 노출과 관련이 있는 종양이 훨씬 빠르게 전이된다는 사실을 알고 고위험 집단에 속하는 환자들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1-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르키나파소 군부 쿠데타… 49세 중령 과도정부 수반에

    세계 극빈국 중 하나인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27년간 집권했던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63)이 5선 연임을 노리다 실각했다. 부르키나파소 군부는 1일 이사크 지다 중령(49·사진)을 과도정부 수반으로 추대했다. 최정예 대통령 경호실의 2인자인 지다 중령은 콩고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콩파오레는 1987년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에 오른 뒤 7년 임기로 2번, 5년 임기로 2번 등 4차례 재선되며 27년간 대통령 자리를 지켰다. 그는 2015년 선거에 다시 출마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중임 제한을 철폐하는 헌법 개정안 표결을 시도하다 수만 명의 시위대가 의사당과 정부청사에 불을 지르며 반대 시위를 벌였고 결국 쿠데타로 이어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1-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특파원 칼럼/전승훈]프랑스 공화국의 離乳

    프랑스어에서 ‘삶을 만끽하다(Profiter de la vie)’란 말을 할 때는 ‘이득을 보다(Profiter)’란 단어를 쓴다. 삶을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서 누릴 수 있는 모든 문화적 기회와 복지 혜택을 꼼꼼히 챙겨 ‘이익’까지 보라는 의미다. 프랑스에서 이익을 챙기는 한 방법은 아이를 낳는 것이다. 임신부터 출산 육아까지 각종 지원금이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자녀가 2명이면 소득과 관계없이 월 129유로(17만6000원), 3명이면 295유로의 가족 수당이 나온다. 개학 때가 되면 학용품 구입 보조금도 지급된다. 다자녀 가족은 세금도 감면된다. 이 때문에 외국인 이민자들이 취업을 못해도 자녀만 많이 낳으면 먹고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이민정책 반대를 선동할 때 주로 이용하는 레퍼토리다. 기자도 올 여름방학 때 아이를 공립초등학교에 보내면서 ‘삶의 혜택’을 실감했다. 두 달간 학교에 개설된 여가활동 센터에서 특별활동 교사들이 하루 종일 아이들을 데리고 파리의 박물관 견학, 체스와 축구교실, 수영과 음악 강습, 숲 속 산책 등 매일 색다른 체험을 하도록 해주었다. 만일 부모가 과외나 학원에 일일이 등록한다면 수백만 원이 들어갈 만한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수업료뿐 아니라 입장권, 교통요금, 피크닉 도시락과 간식까지 모두 정부 예산으로 지원됐다. 공교육이 무료인 것은 알았지만 한국에서 사교육 영역으로 분류되는 예체능 과외까지 공짜라니 놀라웠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오노레 도미에의 ‘공화국’이란 그림에는 두 명의 아이가 ‘프랑스 공화국’을 상징하는 여성의 젖을 빨고 있다. 이처럼 아기는 나라가 키워준다는 인식이 강한 프랑스에서 여성들은 아기 낳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의 출산율은 1인당 1.36명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프랑스는 평균 2.01명으로 유럽 최고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너무 과한 것이 병이 됐을까. 1974년부터 한 번도 균형재정을 짜본 일이 없는 프랑스 정부는 유럽연합으로부터 적자예산 감축 권고를 받고 내년 예산안에서 가족수당을 7억 유로 삭감하고 출산휴가 감축을 발표했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지난 20년간 우리는 능력 이상을 지출해 왔으며 이제는 바꾸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복지 확대에 앞장서온 좌파 사회당 정부가 이유(離乳·젖떼기)에 나선 것은 아이러니다. 특히 부유층까지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의 상징이었던 가족수당을 소득별로 차등 지급하는 것은 70년간 어떤 정권도 손대지 못했던 사안이다. 호화로운 사생활로 유명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도 임기 도중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딸을 낳았을 때 출산·육아수당을 일반 서민과 똑같이 받아 논란이 됐다. 프랑스의 보편적 복지는 한국에서 무상 급식과 보육 논란이 일 때마다 계속 인용되기도 했다. 프랑스는 수출 지향 경제인 독일과 달리 인구 성장을 바탕으로 한 내수를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왔다. 또 높은 출산율은 고령층 지원을 위한 부담을 덜 수 있는 버팀목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출산장려정책의 필요성에 좌우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은 보편적 복지에는 점점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언론에서도 무분별한 현금 지원보다는 직장맘을 위한 보육시설 확충이 더 급하다고 지적한다.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을 보이는 한국도 효율적인 출산장려정책을 깊게 고민해야 할 때다.전승훈 파리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1-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러 핵폭격기, 하루새 유럽영공 19차례 침범

    장거리 전략 핵 폭격기와 전투기 등 20여 대의 러시아 군용기가 잇따라 유럽 영공과 접경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벌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의 군사훈련은 28, 29일 북해와 대서양, 흑해와 발트 해 등에서 24시간 동안 펼쳐졌다. 나토는 성명에서 이 시간 동안 러시아 군용기가 유럽 영공을 침범한 횟수가 19차례 이상에 이른다고 밝혔다. 28일 오전 3시경 북해 인근에 4대의 Tu-95 장거리 전략 핵 폭격기와 4대의 공중급유기 등 8대의 러시아 군용기가 나타나 노르웨이 해 쪽으로 비행하자 노르웨이 공군 F-16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해 이들의 진로를 가로막았다. 러시아 군용기들이 본국을 향해 기수를 돌렸으나 러시아 전략 핵 폭격기 2대는 계속 비행해 영국 영공 쪽으로 접근했다. 이에 영국 공군 타이푼 전투기들이 발진했다. 러시아 핵 폭격기들이 계속 남진해 이베리아 반도 쪽으로 접근하자 이번엔 포르투갈 공군 F-16 전투기들이 발진해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핵 폭격기들은 항공관제관이 보내는 어떠한 무선 호출에도 반응하지 않았고 무선응답기를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나토 측은 밝혔다. 같은 시간 발트 해 부근에서도 러시아 전투기 7대가 출현해 나토 리투아니아 기지에서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했다. 터키의 전투기들도 흑해를 건너 자국 영공을 향해 접근하는 러시아 전투기 4대를 감시하기 위해 이륙했다. 나토 관리들은 이 사건들이 지난 10여 년 동안 일어난 러시아의 영공 도발 사건 중 가장 심각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나토는 올해 러시아 전투기를 쫓아내기 위해 나토 전투기가 100회 이상 긴급 발진했다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3배나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05세 ‘영국판 신들러’

    제2차 세계대전 직전 유대인 어린이 669명을 나치의 학살 위협으로부터 구해 ‘영국판 신들러’로 불리는 남성이 체코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올해 105세의 영국인 니컬러스 윈턴 경은 28일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훈장 수여식에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으로부터 정부 최고훈장인 ‘백사자 국가훈장’을 받았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1938년 런던에서 29세의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던 윈턴 경은 체코슬로바키아 동부의 한 유대인 난민캠프에서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독일계 유대인인 그는 자비를 털어 어린이 구호작전을 긴급히 추진했다. 그는 유대인 어린이 호송을 위해 영국에서 입양 가정을 모집했고 1939년 3∼8월 8차례에 걸쳐 어린이 669명을 프라하에서 런던까지 기차로 수송했다. 그로부터 70년이 흐른 2009년 9월 4일 런던의 리버풀 스트리트역으로 1930년대 모델을 그대로 본뜬 증기기관차 한 대가 들어왔다. 당시 윈턴 경 덕분에 목숨을 건졌던 사람과 후손들이 기차에서 내려 그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포옹을 했다. 체코 프라하역에는 윈턴 경을 기리는 동상이 세워졌다. 윈턴 경의 선행이 알려진 것은 1988년 아내 그레테 씨가 집 다락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서류가방 때문이었다. 가방에는 남편이 구한 유대인 어린이들의 명단과 이들이 쓴 편지들이 보관돼 있었다. 윈턴 경은 이 일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아내의 설득으로 그해 BBC방송에 당시 구했던 ‘어린이들’과 함께 출연해 그때 일을 회고했다. 그는 2003년 3월 영국 여왕으로부터 ‘경’ 작위를 받았다. 체코 정부는 이날 훈장 수여식을 위해 거동이 불편한 윈턴 경에게 전용기를 제공했으며 80대에 접어든 당시 어린이들도 참석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프란치스코 교황, 과학 포용 “진화론-창조론 충돌 안해”

    ‘세상은 신(神)이 창조한 것인가, 아니면 우주의 빅뱅(대폭발)을 통해 탄생한 뒤 생명체가 진화해 온 것인가.’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기독교와 현대과학의 오랜 논쟁이었던 ‘창조론’과 ‘진화론’이 모순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황은 28일 바티칸에서 열린 교황청 과학원 회의에서 “생명이 진화를 통해 발달했다는 생각이 가톨릭의 (창조론) 가르침과 충돌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같은 선언은 “빅뱅과 같은 복잡한 과학이론 뒤에도 신의 뜻이 있다. 기독교인들은 우주가 우연히 만들어졌다는 사고를 거부해야 한다”는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의 설교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서의 창세기를 읽다 보면 하느님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지팡이를 든 마법사처럼 여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교황은 “과학자들은 빅뱅으로 인한 우주의 시작과 생명의 진화론을 믿지만 이 또한 하느님 계획의 일부”라고 말했다. 교황은 “오늘날 우주의 기원이라고 간주되는 빅뱅은 신성한 창조주 역할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필요성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빅뱅은 ‘사랑의 원리’인 신의 계획에 따라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진화론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교황은 “진화는 원천적으로 진화할 존재의 창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창조 개념과 대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은 생명을 창조했고 생명은 각자에게 부여한 규칙에 따라 발전 성숙해 사명을 완수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가톨릭교회는 과거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를 탄압한 뒤 자리 잡아온 반과학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창조론을 고수해 온 개신교에 비해 가톨릭은 상대적으로 진화론에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교황 비오 12세가 1950년 진화론을 인간 발달에 대한 타당한 과학적 접근이라고 밝혔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1996년 “진화론이 가톨릭 교리에 모순되지 않는다. 진화는 가설 이상의 이론”이라고 인정했다. 조반니 비그나미 이탈리아 천체물리학회 회장은 “교황의 선언은 인류가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의 직접적인 후손이라는 점을 확인한 매우 중요한 발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IS, 기자출신 英인질 ‘코바니 전투홍보 동영상’에 동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와 터키 접경 지역인 코바니를 배경으로 영국인 인질을 찍은 새로운 동영상을 공개했다. IS가 27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5분 30초짜리 동영상에서 영국인 사진기자 존 캔틀리 씨(사진)는 검은 옷을 입고 코바니 시가지를 배경으로 리포트 형식으로 발언했다. 캔틀리 씨는 IS가 코바니 공격에 실패했다는 서방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IS가 코바니의 동남부 대부분을 장악했다. IS의 승리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영상에는 ‘IS 군대의 무인기’가 촬영했다는 자막과 함께 파괴된 코바니 시가지의 모습도 담겼다. 프리랜서 사진 기자인 캔틀리 씨는 영국 선데이타임스, 선데이 텔레그래프, 프랑스 AFP통신 등에 사진을 제공해 오다 2012년 11월 시리아 북부에서 납치됐다. 그는 함께 납치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처럼 참수되는 대신 최근 IS의 선전 영상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IS의 메시지를 서방에 알리는 ‘선전용 입’으로 이용되는 것이다. CNN 국가안보 분석가 피터 베르겐은 “캔틀리 씨가 마치 CNN 특파원이 외국의 한 도시에 서서 뉴스를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는 그가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佛 펠르랭 장관 “2년간 소설책 한권도 못읽어”

    한국인 입양아 출신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장관(42·사진)이 최근 2년간 소설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고백해 논란이 일고 있다. 펠르랭 장관은 이달 초 프랑스 작가 파트리크 모디아노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프랑스 문학의 영향력과 활기찬 생명력을 보여준 쾌거”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그는 26일 프랑스 카날플뤼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디아노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펠르랭 장관은 인터뷰 도중 기자로부터 ‘모디아노의 소설 중에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장관으로 일해 온 지난 2년간 많은 서류와 신문기사를 읽었지만 즐거움을 위한 독서는 거의 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펠르랭 장관의 이 발언은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프랑스 작가 타르 벤 젤룬은 “우리는 문화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개탄했다. 반면 주간지 르푸앵은 사설에서 “그녀의 솔직함은 우리를 위선에서 구해주었다. 과도한 업무로 읽는 즐거움을 뺏긴 장관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고 옹호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佛 좌파정부, ‘보편적 복지’ 가족수당 수술

    프랑스가 70년 만에 소득 구분 없이 모든 국민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 시스템에 칼을 대고 나섰다. 좌파 사회당 출신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내년 7월부터 가족수당(allocation familiale)을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고 18일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1940년대 프랑스에 가족수당 제도가 도입된 이후 자녀가 있는 가정은 소득과 관계없이 같은 수당을 받았다. 현재 2명의 자녀가 있는 부부는 매달 129유로(약 17만6000원), 자녀가 3명이면 295유로, 4명이면 461유로의 가족수당을 받는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터는 부부 소득을 합해 월 6000유로(약 820만 원)가 넘으면 수당을 절반만, 소득이 8000유로(약 1090만 원) 이상이면 4분의 1만 받는다. 6000유로 이하의 가정은 그대로다. 프랑스 전체 가정의 12%가 수당이 감소하게 돼 정부는 연간 7억 유로의 재정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가족수당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출산장려 정책’으로 각광받아왔다. 또 소득별 연령별로 차등지급하는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 시스템으로 한국에서 ‘무상보육’ ‘무상급식’이 쟁점화될 때마다 옹호론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인한 재정 악화가 70년 만에 발목을 잡았다. 프랑스는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3%로 예상돼 유럽연합(EU) 재정기준(3% 이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프랑스 대형 노조인 노동총동맹(CGT)은 “보편적 복지에 대한 공격이며 사회안전망을 크게 흔들 것”이라고 사회당 정부를 비난했다. 중도우파 대중운동연합(UMP) 소속 발레리 부아예 의원도 “이데올로기적 목적을 내세워 평등의 원칙을 훼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미뤄진 가톨릭 혁명… 동성애-이혼 ‘판도라 상자’ 다시 닫았다

    동성애와 이혼 등에 관대한 태도로 선회하려던 로마 가톨릭교회의 시도가 보수파의 반대로 아슬아슬하게 무산됐다. 18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마무리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는 이날 최종 보고서에서 동성애자를 환대하고 이혼·재혼자도 영성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던 중간보고서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이날 시노드에 참석한 180명의 주교들은 최종 보고서에 동성애, 이혼 등의 문구를 넣을 것인가를 묻는 투표에서 118명이 찬성, 6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주교회의 보고서 채택 요건은 참석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2표가 모자라 부결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주교 시노드는 13일 발표한 12쪽짜리 중간보고서에서 ‘동성애자에게도 가톨릭 신앙공동체를 위한 은사(恩賜·gifts)와 자질(qualities)이 있다’며 교회가 동성애자와 이혼자,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과 그 자녀들을 환대해야 한다는 문구를 포함시켰다. 가톨릭계 보수파는 “교리를 저버린 역사상 최악의 보고서”라며 반발했다. 이에 교황청은 최종 투표를 앞두고 ‘동성애 성향이 있는 남녀를 존중하는 태도로 대해야 한다’는 문구로 완화해 절충을 시도했으며 교회 교리상 결혼은 남녀만 할 수 있다고 못 박기로 했다. 그러나 결국 동성애, 이혼 등과 관련한 문구는 최종 보고서에서 모두 빠졌다. 뉴욕타임스는 “2주간의 시노드 동안 결론은 얻지 못했으며 교계 내의 진보와 보수세력 간의 깊은 분열만 확인시켰다”고 해석했다. BBC는 “동성애자와 이혼한 사람에게 더욱 자비로운 태도를 보이도록 설득하려던 교황의 시도가 ‘퇴짜’를 맞았다”고 표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시노드 마지막 날 회의에서 “이번 회의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교회의 분열이 있던 것처럼 이야기하거나 상상한다”며 “하나 된 교회를 유지하는 것이 교황의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우리는 1년 동안 가족들이 직면해야 하는 많은 어려움과 도전들에 구체적 해결책을 찾고 여러 아이디어를 숙성할 시간이 있다. 시노드가 열렸던 이곳과 소그룹 등에서 논의된 모든 것을 정리한 보고서도 1년간 고민해 보자”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교황청은 시노드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각 교구에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내년 10월 시노드에서 성(性)과 가정 문제의 최종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미국의 가톨릭 전문지인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는 “이번 시노드 최종 보고서에서 동성애자 문제 등이 제외됐지만 교회에서 이 문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된 것 자체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리이며 그가 바랐던 것”이라고 평가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다 위에 ‘루브르 박물관’ 짓고 역사적 걸작 장기임대… “예술의 메카로” 아부다비의 야심

    레오나르도 다빈치, 반 고흐, 클로드 모네, 앙리 마티스 같은 거장들의 명화(名畵)가 한꺼번에 프랑스를 떠나 중동의 모래사막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건축 중인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은 내년 12월 개관 때 전시할 프랑스 박물관의 명화 300점을 15일 공개하고 일부를 보여주는 ‘맛보기 전시’를 시작했다. ‘밀라노 귀족부인의 초상’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5점의 다빈치 작품 중 하나다. 고흐의 ‘자화상’, 모네의 ‘생라자르역’,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은 오르세 미술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은 베르사유 궁전, 앙리 마티스의 ‘매그놀리아가 있는 정물’은 퐁피두센터의 소장품이다. 루브르 아부다비에 작품을 빌려주는 프랑스 박물관은 13곳에 이른다. 대부분의 명화는 중동 지역에서 최초로 전시된다. 프랑스 출신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루브르 아부다비는 돔형으로 바다 위에 떠 있는 형상의 초현대식 건물이다. 아부다비 정부는 30년간 작품을 전시하는 조건으로 프랑스에 10억 유로(약 1조3514억 원)를 지불했다. 2007년 계약 당시 ‘루브르’라는 명칭 사용권만으로 5억2000만 달러(약 5535억 원)를 냈다. 이 박물관은 페르시아(아라비아) 만 바다 위에 떠 있는 사디야트 아일랜드(행복섬)의 문화지구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 섬에는 루브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건축가 프랑크 게리가 디자인한 구겐하임 미술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퍼포밍 아트센터’, 영국 대영박물관과 협력해서 짓고 있는 자예드 국립박물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해양박물관’도 2017년까지 속속 개관할 예정이다. 아부다비 프로젝트는 스페인의 문화 전략 모델을 따라가고 있다. 스페인은 낙후된 공장지대였던 빌바오에 구겐하임 박물관을 지은 뒤 도시가 탈바꿈했다. 셰이크 술탄 알 나히야 아부다비 관광협회장은 “바그다드, 베이루트, 카이로에 있던 중동의 문화 중심지를 아부다비가 대체할 것”이라며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우선 “문화를 돈으로 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막의 오아시스에 세운 아부다비는 자기 정체성이 없어 ‘이탈리아 피렌체’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집트의 문화평론가 유세프 이브라힘은 ‘뉴욕 선’지에 “엄청난 오일달러를 쏟아 부어 남의 ‘영혼’을 산다고 해서 문화가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보수적인 이슬람국가에서 현대미술의 대담한 파격을 용인할 수 있느냐는 점도 관건이다. 일단 프랑스의 대여 작품 중에서 누드화나 종교화 등은 제외됐다. 또 대규모 건설현장에 동원된 외국인 노동자들이 겪는 노예노동에 대한 비난도 크다. 하지만 탈레반, 이슬람국가(IS)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문화 파괴주의(반달리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세계문화와의 교류 노력은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다. 대규모 박물관 개관으로 이슬람 여성들에게 일자리가 대거 창출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자엔 브리스톨 자예드대 교수(인류학)는 “아부다비의 문화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것”이라며 “에미리트의 역동적인 변화는 새로운 문화유산을 창조해낼 것”이라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말랄라 “끝이 아닌 출발점”… 탈레반 “날카로운 칼 준비”

    지구촌이 파키스탄의 10대 여성 인권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양(17)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는 가운데 파키스탄탈레반(TTP)은 유사프자이 양에게 살해 가능성을 암시하는 경고를 보냈다. 영국 버밍엄 에지배스턴 여고에 다니는 유사프자이 양은 10일 수업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 상은 단지 목에 걸거나 집에 간직하는 메달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힘이 나게 하고 용기를 북돋워 준다”며 “내게 노벨평화상은 끝이 아닌 출발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인도의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인 카일라시 사티아르티 씨(60)와 논의했다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함께 12월 10일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외교전문 잡지 포린폴리시는 “노벨위원회가 파키스탄 무슬림 10대 소녀인 유사프자이 양과 인도 힌두교도인 사티아르티 씨에게 평화상을 공동 수여한 것은 양국의 분쟁 종식과 평화의 계기도 될 수 있는 절묘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최연소 노벨상 수상 소식에 세계 지도자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노벨상 선정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수상을 축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노벨위원회가 모든 젊은이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는 일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일깨웠다”고 말했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여성 권리 확대만 한 도구가 없다”며 반겼다. 캐나다 정부는 22일 자국을 방문할 예정인 유사프자이 양에게 명예시민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TTP의 강경 분파인 ‘TTP 자마툴 아흐라르’의 대변인은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된 10일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말랄라 같은 사람은 우리가 이교도의 선전 때문에 단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슬람의 적을 위해 날카롭고 번득이는 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말랄라는 총과 무력 충돌에 반대하는 언급을 많이 했으나 노벨상을 만든 사람이 바로 폭발물의 창시자임을 모르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유사프자이 양은 TTP의 만행을 고발하다 2012년 하굣길에 보복성 저격으로 머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영국에서 수차례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이후 TTP의 거듭된 살해 위협에도 여성과 아동의 교육받을 권리를 외쳤고 올해 노벨평화상의 주인공이 됐다. TTP는 평범했던 시골 소녀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가 되기까지 본의 아니게 큰 기여를 한 셈이어서 그의 수상에 강력 반발하는 것으로 보인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첫 사망자 돌본 女간호사 ‘양성’… 공포 확산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2차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텍사스 보건당국은 12일 에볼라에 감염됐다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숨진 토머스 에릭 덩컨 씨를 돌보던 텍사스 건강장로병원의 여성 간호사가 예비 조사에서 에볼라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10일 미열을 느껴 병원에 격리된 뒤 검사를 받아왔다. 이 병원은 덩컨 씨가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입원해 있다가 9일 만에 사망한 곳이다. 아프리카 국가가 아닌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환자에게서 직접 옮은 것으로 확인된 첫 사례다. 보건당국은 이 간호사가 덩컨 씨를 돌볼 때 방역복을 갖춰 입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2차 감염자가 처음으로 확인됨에 따라 에볼라 공포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간호사를 다시 검사한 뒤 최종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11일부터 뉴욕 JFK공항에서 에볼라가 심각한 서아프리카에서 입국한 승객들의 체온을 재는 검사를 시작했다. 영국도 앞으로 히스로와 개트윅 공항, 유로스타 터미널에서 승객들을 대상으로 체온 검사를 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서아프리카 3개국에 있는 자국민에게 출국을 권고했다. 라이베리아에 파견된 유엔 평화유지군은 의료진 1명이 최근 에볼라 감염 판정을 받은 뒤 그와 접촉한 평화유지군 41명을 관찰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진 환자는 10개월 만에 4000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7개국에서 8399명이 에볼라에 감염돼 4033명이 숨졌다고 10일 발표했다. 치사율은 48%다. 국가별 사망자는 라이베리아가 23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에라리온이 930명, 기니가 77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유엔의 데이비드 나바로 에볼라 대책 조정관은 이날 유엔 총회에서 “에볼라 감염자가 3, 4주마다 2배로 늘어나고 있다”며 에볼라 대응 노력을 지금보다 20배 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에볼라 백신, 인간대상 첫 임상시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에볼라 백신 임상시험이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미국 메릴랜드의과대와 서북부 아프리카 말리 백신개발센터 측은 9일 말리에서 근무 중인 의료 노동자 3명에게 에볼라 백신을 접종했다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NBC는 이번 임상시험이 감비아에서도 곧 시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험용 에볼라 백신은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공동 개발했다. NIH는 앞서 침팬지를 대상으로 에볼라 백신 임상시험을 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백신 임상시험은 모든 의학적 윤리적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시험에 성공해도 상용화까지는 통상 6∼11개월이 걸린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방역복 46도 열기보다… 해줄 것이 없다는 게 더 고통”

    “닥터 라고티에르, 택시가 도착했습니다.”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 광장 인근에 있는 ‘국경 없는 의사회(MSF·M´edecins Sans Fronti`eres)’ 본부. 안내방송이 오후의 정적을 깼다. 로비 한구석에 앉아 있던 라고티에르 박사(50)가 커다란 트렁크 2개를 들고 일어섰다. 그는 기자에게 “오늘 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곳은 내전 중이라고 들었는데 위험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며 무덤덤하게 덧붙였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그는 10년 전부터 MSF 소속으로 활동해왔다. 1년에 한두 차례씩 휴가를 활용해 콩고민주공화국 아프가니스탄 기니 등 분쟁지역에 4∼6주간 환자를 돌보고 돌아왔다. 분쟁지역에 파견된 MSF의 외과의사는 현지 병원이나 임시 진료소에서 24시간 대기하면서 하루에도 20건씩 수술을 한다. 그는 “원래 여행과 도전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곳에 간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1971년 나이지리아 내전을 계기로 프랑스의 의사, 기자들이 모여 처음 설립했다. 199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 단체의 주축은 의료 시스템이 무너진 가장 위험한 지역에서 최후까지 남아서 환자의 생명을 돌보는 의료진이다. 이들은 전 세계 68개국에서 400개가 넘는 프로젝트에 투입돼 있다. 구호요원으로 활동하는 의료진은 3만2000명에 이른다. 최근 MSF의 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확산되는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이다. 이 단체는 올해 3월부터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에 들어가 치료센터 5곳을 열고 병상 480개를 설치했다. 현지에 파견된 2000여 명의 구호요원들은 목숨을 걸고 에볼라 감염자를 돌보고 있다.섭씨 46도의 방역복 입고 사투 “병원은 이미 환자들로 꽉 차 새로 들어오는 환자들은 복도에 눕힐 수밖에 없었어요. 센터 곳곳에는 사람들의 신음과 비명으로 가득 차 있었죠. 환자들의 피와 토사물 냄새는 끔찍했죠. 치료센터 곳곳에 스며든 시신 냄새로 숨쉬기도 어려워요.” 미국 출신 수질환경·보건위생 전문가인 캐서린 데디외 씨(43·여)는 최근 5주간 라이베리아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겪은 경험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할 당시 중국과 홍콩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단체에서 함께 일해 온 동료와 결혼해 현재 파리에서 살고 있다.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 있는 에볼라 치료센터는 축구장 4배 정도의 크기. 올해 3월에 120병상으로 개원했고 현재 800개 병상으로 늘리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데디외 씨는 동료 의료진의 감염을 통제하기 위한 책임자로 일했다. 그는 “에볼라는 환자의 체액과 직접 접촉하면 감염되기 때문에 의료진은 1인치의 피부도 노출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라이베리아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완전 방수 소재의 방역복 안의 온도는 섭씨 46도까지 치솟는다. 또 안경을 쓴 사람은 90%에 이르는 습도 때문에 반드시 서림방지용 스프레이를 뿌려야 한다. 데디외 씨는 “방역복을 입고 처음 15분은 그냥 덥기만 했는데 나중엔 지독한 두통까지 밀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센터에 가는 사람은 꼭 양말을 충분히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온몸에서 흘러내린 땀으로 젖은 양말을 제때 갈아 신지 않으면 발에 물집이 잡혀 퉁퉁 붓는다는 것이다. 서아프리카로 가는 MSF 직원들은 모두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1박 2일간 특별훈련을 받고 있다. 지원자들은 염소 소독 방법부터 시신을 안전하게 묻는 법까지 이론 교육을 마친 뒤 가상의 긴급 치료센터에서 실제 상황과 똑같은 훈련을 받는다.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장갑, 고글, 마스크, 모자, 앞치마, 부츠 등 8단계로 겹쳐 입은 방역복을 벗는 순간이다. 특히 노란색 전신 방역복에는 감염된 혈액이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손을 대지 않고 옷을 벗어야 한다. 초보자는 얼굴에 땀을 흠뻑 쏟아내면서 손을 쓰지 않고 방역복을 벗느라 30분 넘게 발버둥을 치기도 한다. 하루에도 4, 5번씩 이 과정을 반복한다. 데디외 씨는 방역복에서 해방되는 순간을 “마치 머리 위로 한 통의 물을 퍼붓는 듯한 시원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 방역복은 한 세트에 약 70유로(약 9만3800원). MSF가 최근 주문한 방역복은 2만5000벌. 이는 라이베리아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두 달간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에볼라 치료를 위해 파견되는 MSF 국제의료팀은 4∼6주 활동 뒤 교대한다. 건강과 감염을 우려해서다. 의료진은 항상 ‘2인 1조’로 움직이며 환자를 대할 때 동료가 실수하지 않는지 서로 감시하고 체크한다. 지금 의료진은 에볼라 치료제가 없어 환자를 돌보는 데 한계에 부닥친다. 고글과 마스크까지 쓰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역복을 뒤집어썼지만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이들을 좌절에 빠지게 한다. 우주복 차림의 의사들은 미소를 짓거나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환자를 위로해줄 수 없다. 심지어 환자의 심장 고동 소리와 폐 호흡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시에라리온에 파견됐던 미국 출신 의사인 더글러스 라이언 씨(52)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들에게 다가가 만져주는 일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발병 뒤 며칠 동안 아무도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이 없어 극도의 공포감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3월 에볼라 확산 이후 최소 300명의 의료진이 에볼라에 감염돼 그중 절반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MSF 스태프 중에서도 14명이 감염됐고 그중 8명이 목숨을 잃었다. 감염자는 대부분 현지 채용 인력이었으며 국제 스태프 중에는 지난달에 처음으로 프랑스의 여성 간호사가 감염돼 본국으로 송환됐다. MSF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의료진은 대부분 치료센터가 아닌 숙소 인근 마을에서 에볼라에 감염됐다.‘정치적 중립성’은 안전의 보루 MSF에 지원해도 뽑히기는 무척 까다롭다. 의사는 자격 취득 뒤 2년 이상의 경력이 필수다. 영어에 능통해야 하며 파견 지역에 따라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의 외국어도 구사해야 한다. 전체 직원의 44%는 물류지원, 행정, 식수 및 위생 관리요원과 같은 지원 분야에서 뽑는다. MSF 프랑스 지부는 스태프의 한 달 월급이 1013∼1446유로(약 135만∼193만 원) 선이다. 월급은 전문성과 경력, 출신 국가별로 약간씩 다르다. 파견지까지의 왕복 항공료, 현지 숙식비, 건강보험, 사전교육비, 예방접종비 등은 별도로 제공된다. 1년에 25일은 유급휴가를 받기도 한다. 현재 MSF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은 26명이다. 이 조직에서는 신속성이 생명이다. 파리 본부에는 20명의 ‘긴급대응팀’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48시간 이내에 지구상 어느 곳이든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내과의사, 간호사, 외과의사, 마취과의사, 약사, 물류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리비아에서 내전사태가 발생했을 때 MSF는 사흘 만에 3명으로 구성된 선발대를 보냈다. 모든 도로가 통제돼 이들은 보트를 타고 리비아의 미수라타 해안에 도착했다. 이후 2, 3일 만에 브뤼셀 본부에서 19명의 국제 스태프로 구성된 긴급대응팀도 보트를 이용해 도착해 병원을 열었다. 긴급대응팀은 두 달간 1200명이 넘는 여성과 어린이를 치료하고 525명의 부상자를 수술한 뒤 현지 정부에 병원시설을 넘기고 철수했다. MSF 활동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는 ‘정치적 중립성’이다. MSF는 활동 예산의 80%가량을 민간 기부를 통해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와 인종, 종교를 초월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1982∼94년 MSF 회장을 맡았던 로니 브로망 씨(64)는 “우리 단체는 반군이든, 난민이든, 탈레반이든 간에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고 분쟁 현장에서 모든 환자들을 치료해준다”며 “이러한 ‘정치적 중립성’은 어디서든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도처에서 위험이 도사린다. 소말리아에서는 현장 활동가들이 2008년에 3명, 2011년에 2명이 잇따라 숨지면서 모든 의료진이 철수했다. 2004년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현장 활동가 5명이 숨져 5년간 진행해왔던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2011년 10월에 케냐의 난민캠프에서는 현장 활동가 2명이 납치돼 1년 반이 넘도록 인질로 잡혀 있다가 풀려났다.삶과 죽음의 치열한 현장으로 가는 이유 대부분의 국가에서 최고의 안정된 삶을 보장받는 의사들이 왜 이렇듯 힘들고 어려운 일에 자원하는 것일까. 브라우만 씨는 “절망에 빠진 이들을 구하면서 인도주의 윤리를 실천하는 행복감과 새로운 문화에 접하는 지적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라고티에르 씨는 “프랑스에서는 내 전문인 복부수술밖에 할 수 없는데 분쟁지역에서는 모든 외과수술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는 큰 도전 기회”라고 말했다. 이 단체에서는 의사뿐만 아니라 영양학자, 공중보건 전문가, 행정·물류전문가들도 긴급 구호 업무에서 귀중한 경력을 쌓는 기회를 얻는다. 영국 출신의 보건위생 전문가인 코키 밴더벨드 씨(55·여)는 에볼라센터 파견을 제안받았을 때 솔직히 자신도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라이베리아에 도착한 뒤로 때때로 ‘약간의 열’이 느껴져 한밤중에 일어나 체온을 재보기도 했다. 목이 약간이라도 아프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는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숨진 환자의 시신을 비닐백에 담아 옮기는 일을 도왔다. 그는 수많은 시신을 옮기면서 ‘언젠가는 내 순서가 돌아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죽음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됐던 그는 유언장까지 미리 작성해두었다. 그에겐 자녀와 손자가 있다. 그는 “물론 나는 언제까지나 그들 삶의 일부이길 원한다”며 “지난 12년 동안 내 인생을 바쳐왔던 이 일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데디외 씨는 “MSF에서 활동하면서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다”며 “사람에 대해 더욱 깊이 배우고 내가 잊고 지내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글로벌 북 카페]佛대통령과의 사생활 시시콜콜 담아 출판계 석권… 영화판권 구입 경쟁도

    프랑스에서 9, 10월은 출판계의 대목으로 꼽힌다. ‘문학의 개학(rentr´ee litteraire)’이라 불리는데 올해도 607종의 책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요즘 출판계가 울상이다. 9월 5일 발간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전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 씨(49)의 회고록 ‘이 순간을 감사해요(Merci pour ce moment·사진)’의 돌풍이 계속돼 신작 책들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서점 주인들이 “명예훼손 여지가 있고 혐오감을 준다”며 판매 거부를 밝혔다가 독자들로부터 “서점이 책을 검열하느냐”는 빈정거림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이 출간됐을 때 여론조사를 한 결과 프랑스인의 3분의 2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발간 첫날의 판매기록은 영국작가 E 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보다 3배나 높았다. 이후 한 달 만에 54만 부가 팔려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 책은 올랑드 대통령과의 9년간의 연애 관계, 엘리제궁에서의 18개월, 올 1월 이별 후의 사적인 이야기를 낱낱이 드러냈다. 책 제목 ‘이 순간을 감사해요’는 두 사람이 사랑을 시작했을 당시 올랑드 대통령이 보낸 문자메시지다. 트리에르바일레르 씨는 그동안 보관해온 수백 개의 문자메시지를 바탕으로 책을 썼기 때문에, 올랑드 대통령은 이 책에 대해 별다른 항의도 못했다. 영미권 언론에서는 프랑스의 기존 가치관을 ‘배신’한 이 책의 성공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프랑스인은 정치인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관음증처럼 즐기는 것은 앵글로색슨의 문화로 치부해왔기 때문이다. 트리에르바일레르 씨는 책에서 ‘가난한 사람’을 위한다는 사회당 출신의 올랑드 대통령이 사실은 가난한 사람들을 경멸했다고 폭로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 씨는 프랑스 서부 도시 앙제에서 장애인 아버지와 아이스링크 매표소에서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트리에르바일레르 씨는 책에서 “올랑드가 나를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 나오는 ‘코제트’라고 불렀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이 빠진 사람들(les sans dents)’이라고 조롱했다”고 썼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트리에르바일레르 씨는 인세 수입으로 130만 유로(약 17억5200만 원)를 벌어들였다. 곧 영문판이 출간될 예정이고,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서 판권 구입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출마할 당시 신고한 재산은 117만 유로(약 15억7700만 원).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올랑드에게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고 모욕을 당한 트리에르바일레르 씨가 책 한 권으로 올랑드보다 더 부자가 돼 복수에 성공했다”고 평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 씨가 ‘2탄’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출판계에 나돌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의 전 동거녀이자 ‘사랑의 라이벌’이었던 세골렌 루아얄 환경장관에 대한 폭로가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