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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올해 안에 서울 강북지역에 소상공인들의 창업 공간인 ‘파트너 스퀘어’ 2곳을 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연합회, 네이버와 13일 업무협약(MOU)을 맺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네이버는 파트너 스퀘어를 열고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와 장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2013년부터 전국에 총 4곳의 파트너 스퀘어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2020년부터 대전에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공간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네이버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소상공인사이버평생교육원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네이버 쇼핑 플랫폼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맞춤형 기획전도 연다. 가칭 ‘소상공인 창업명인 100명에게 듣는다’라는 제목의 프로그램도 만들어 네이버TV에서 방영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자발적 상생협력을 더욱 활성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베트남 호찌민의 ‘고기 하우스(Gogi House)’. 지난달 18일 저녁식사 시간 즈음에 방문한 이 식당 입구에는 경복궁 경회루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이곳은 삼겹살과 떡볶이 등 대중적인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다. 식당 안에는 베트남 사람들로 가득했다. 고기를 주문하자 종업원이 한국식 고기 불판 밑에 숯을 넣어줬다. 이어 상추와 김치 등 각종 야채들이 밑반찬으로 나왔다. 한국인이 하는 한식당처럼 보이지만 베트남 대기업인 골든게이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한식당이다. 지난해 4월 기준 베트남 전국에 60개나 있다. 현지 교민인 김모 씨(50)는 “한국인이 하는 한식당에 비해 밑반찬 수가 적은 대신 가격이 저렴하고 현지인이 많다”고 말했다. K푸드가 동남아 등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현지 기업들도 한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9월 KOTRA는 ‘한국어 간판의 인기 한식당, 주인은 베트남인’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고기 하우스 외에도 킹 비비큐(King BBQ) 등 현지인이 하는 한식당을 베트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 음식점은 다소 비싼 가격 때문에 현지인들이 즐겨 찾지 않는다고 한다. 현지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베트남인들의 K푸드 인기를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인기 비결로는 △눈앞에 있는 불판에서 조리하고 △단체식사에 맞고 △뷔페 형태라 각종 음식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CJ그룹 베트남법인 관계자는 “K푸드를 선보이는 베트남 기업들은 한국 프랜차이즈 컨설턴트에게 상담을 받고, 요리사도 한국인을 고용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한 뒤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아세안 시장에서 좀 더 K푸드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의 프리미엄 전략 외에 현지인의 소비 여력에 맞는 사업을 병행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베트남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의 배달 서비스 시장은 매년 11% 안팎으로 고공 성장 중이다.호찌민=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원래는 만두를 쪄서 먹었죠. 그런데 1년 전에 한국 음식을 접하고 나선 구워 먹어요.” 지난달 18일 오후 6시경 방문한 베트남 호찌민시의 한 가정집. 3층 건물인 이 집 주방에서 레민응옛 씨(42)가 저녁식사를 준비하며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를 굽고 있었다. 베트남은 중국 식문화의 영향으로 오랫동안 만두를 쪄서 먹었다. 한국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찐만두가 아닌 군만두를 먹는 베트남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날 레 씨의 남편, 아들과 친척들까지 총 5명의 식사에선 한국식 불고기와 김치도 밥상에 올랐다. 컨설팅회사 임원인 남편 레콩탄 씨(47)는 반주로 한국 소주를 곁들였다. 레 씨는 “한 달에 한 번 하는 회사 회식에서도 한국 식당을 즐겨 찾는다”면서 “한국 음식과 한국 제품은 맛도 좋지만 위생적으로도 안심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식품 안전’ 내세워 베트남 공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93억1000만 달러(약 10조 원)로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보따리상들이 소규모로 수출하던 산업이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이다. K푸드 수출국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 베트남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트남 식품 시장은 꾸준히 연 6%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7.08%의 성장률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도 6%대 중반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성장률로 각광받는 베트남에서는 최근 식품 위생 문제가 주요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베트남 보건부 식품안전국에 따르면 2015∼2016년 베트남에서 식중독으로 인한 사망자는 한 해 20명이 넘었다. 지난해 상반기(1∼6월) 베트남 정부가 35만1130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식품안전 조사를 했는데 적발된 기업이 19.5%(6만8362곳)에 이르렀다.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식음료품의 95%가 가판대 등 전통적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식품 기업들은 식품 안전을 내세우며 베트남 식탁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올해 베트남에서 비비고 만두로만 400억 원의 매출을 전망하는 CJ제일제당은 얼마 전 현지 전통 절임류 음식인 ‘드어까이’를 출시했다. 배추를 절여서 만드는 드어까이는 베트남에서 즐겨 먹는 반찬이다. CJ제일제당은 엄격한 품질관리를 내세우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시장조사 결과 드어까이의 80%가 전통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어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손쉽게 구하고, 입맛에 맞는 K푸드 지난해 K푸드 베트남 수출액은 5억9000만 달러(약 6954억 원)로 2017년 대비 21.6% 성장했다. 지난달 18일 찾은 베트남 호찌민의 일본계 대형마트인 이온몰에선 만두와 라면 등 K푸드를 손쉽게 볼 수 있었다. 시식 행사가 진행 중인 김치는 판매대가 따로 마련돼 있었다. 낌히엔 씨(25·여)는 “집에서 고기를 먹을 때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며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 한식을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K푸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인들이 좋아하는 야채인 고수를 넣은 고수김치를 팔고 있다. 1995년 베트남에 진출한 오리온은 2017년 단맛을 좋아하는 베트남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 빵 속에 카카오를 많이 넣은 ‘초코파이 다크’를 선보였다. 롯데리아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라이스 메뉴를 개발했다.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베트남 기업이 한국 기업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사례도 있다. 호찌민 도심에 있는 CJ푸드빌의 뚜레쥬르 1호점은 2007년 문을 열 당시 한국의 발레파킹 모델에서 착안해 무료 오토바이 발레파킹을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프리미엄 베이커리 체인으로 인정받는 뚜레쥬르에서 선보인 무료 발레파킹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나상천 CJ푸드빌 베트남 법인장은 “뚜레쥬르의 무료 발레파킹 전략 이후에 이 일대 카페는 모두 무료 발레파킹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전역의 뚜레쥬르 매장은 34곳으로 내년까지 최대 50여 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은 국토의 상당 부분이 바다와 접하고 있어 인근 아세안 국가로 물류를 운송할 때 장점이 크다. 높은 성장률 외에 이런 지리적 여건을 보고 테스트베드 형태로 베트남에 진출한 뒤 다른 동남아 국가로 확대하는 기업들이 많다. 베트남에는 CJ와 오리온 등이 세운 현지 공장이 있는 배경이다. 지난해엔 KOTRA가 동남아 본부를 싱가포르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했다.호찌민=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에서 상품을 결제해서 선물했더라도 이를 받은 사람이 다운로드하지 않으면 구매자가 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조정 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A 씨가 제기한 조정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모티콘을 사서 선물했다. 결제 직후 자신이 사려던 이모티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결제취소와 환급을 요청했다. 업체에선 “선물을 한 사람이 아닌, 받은 사람이 취소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A 씨는 “어머니는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미숙해 취소 요청이 어렵다”며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선물을 받은 사람이 다운로드하기 전까지는 결제한 사람에게 철회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철회 기간은 결제 후 7일 이내다. 위원회 관계자는 “A 씨의 어머니가 이모티콘을 다운로드하거나 받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는 A 씨라고 봤다”고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에서 상품을 결제해서 선물했더라도 이를 받은 사람이 다운로드하지 않으면 구매자가 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조정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A 씨가 제기한 조정에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모티콘을 사서 선물했다. 결제 직후 자신이 사려던 이모티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결제취소와 환급을 요청했다. 업체에선 “선물을 한 사람이 아닌, 받은 사람이 취소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A 씨는 “어머니는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미숙해 취소요청이 어렵다”며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선물을 받은 사람이 다운로드하기 전까지는 결제한 사람에게 철회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철회 기간은 결제 후 7일 이내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A 씨의 어머니가 이모티콘을 다운로드하거나 받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는 A 씨라고 봤다”고 밝혔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소상공인 3명 중 1명은 최근 사업을 전환하거나 아예 접는 것까지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은 올해 들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소상공인들이 점차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소상공인 경영애로 실태 및 정책과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도소매, 음식·숙박, 개인서비스 업종 소상공업체 500곳 가운데 168곳(33.6%)이 최근 1년 내 사업 종목 바꾸기나 휴·폐업을 생각해 봤다고 응답했다. 특히 연매출 규모가 5000만 원 미만인 업체의 경우 44.0%가 폐업 혹은 휴업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 악화로 폐업마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놔도 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폐업을 고려한 소상공인의 63.1%(이하 복수응답)가 매수자가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이어 △폐업 후 생계 유지 부담(58.9%) △권리금 회수 어려움(41.1%) 등을 들었다. ‘폐업 후 계획이 있는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36.3%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경영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소상공인 77.4%가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연매출 3억 원 미만인 소상공인들의 경우 응답자의 80% 이상이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해 소규모 사업장들의 타격이 더 컸다. 매출 감소 폭도 가팔랐다.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한 업체 가운데 42.9%가 지난해보다 20∼40% 매출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미래 경영 상황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2분기(4∼6월) 이후 경영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59.6%)이 절반을 넘었다. 경영 상황이 호전될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호전 불가(53.4%) △2022년 이후(21.1%) 등의 응답이 많았다. 소상공인들은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 부진’(8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제품·재료비 원가 상승(27.8%) △동일 업종 소상공인 간 경쟁 심화(27.3%) 등도 주된 이유로 들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의 51.8%는 ‘자금 지원 확대와 세 부담 완화’가 가장 절실하다고 답했다. 이어 △대기업의 소상공인 영역 진출 제한(25.2%) △물류 및 상권 환경 개선 등 인프라 지원(16.6%) 등을 희망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설문 결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며 “내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80%에 가까운 소상공인들이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교적 영세한 규모의 소상공인들이 겪는 고통이 더 컸다. 이 때문에 최근 1년 동안 휴업이나 폐업을 고민했다는 소상공인들도 3분의 1에 달했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는 500개 소상공인 업체를 대상으로 한 ‘소상공인 경영애로 실태 및 정책과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19~26일 진행된 이 조사에서 소상공인 77.4%가 지난해보다 올 들어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1년 매출이 3억 원 미만인 소상공인들의 경우 응답자의 80% 이상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한 해 매출이 10억 원이 넘는 소상공인의 경우 60.9%만이 매출이 줄었다. 전반적으로 소규모 사업장들의 매출이 더 타격을 입은 것이다. 매출 감소폭도 가팔랐다.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한 업체 가운데 42.9%가 지난해보다 20~40% 정도 매출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그 뒤를 20% 이하(33.6%) 등이 이었다. 소상공인들은 이같은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부진(83.5%)’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제품·재료비 원가 상승(27.8%)’, ‘동일업종 소상공인 간 경쟁 심화(27.3%)’ 등도 주된 이유로 꼽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 휴업이나 폐업을 고민하는 회사도 상당수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회사 중 33.6%가 최근 1년 새 휴·폐업 혹은 사업 종목을 바꿀 것을 생각했다. 특히 1년 매출 규모가 5000만 원 미만인 업체의 경우 44.0%가 폐업 혹은 휴업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매출 10억 원 이상인 업체보다 28.8%포인트 높은 것이었다. 하지만 경기악화로 폐업도 마음대로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 사람이 없는 것이다. 폐업을 고려할 때 가장 큰 문제로 63.1%가 가게의 매수자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이는 폐업 후 생계유지 부담 때문에 폐업을 못한다는 비율보다 4.2%포인트 많았다. 소상공인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지원 확대와 세부담 완화가 가장 절실하다(51.%)고 답했다. 이는 대기업이 소상공인 영역에 진출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25.2%)는 답보다 2배 수준이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소상공인들의 현실이 생각보다 더 나빴다”면서 “내수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청년 창업보다 40대 안팎의 경력자 창업이 훨씬 성공률이 높습니다. 청년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중장년 창업 활성화가 중요합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만난 이정동 대통령경제과학기술특보(52·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력자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 1월 대통령에게 산업 현장의 흐름을 조언하는 특보 자리를 맡아 문재인 대통령과 처음 만나 자리에서도 경력자 창업 얘기를 꺼냈다. 이 특보는 “산업화 2세대이자 글로벌 첫 세대인 40대 전후의 인력이 우리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놓쳐선 안 된다”며 “제조업인 조선업에서도 설계할 때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데 조선업 설계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은 AI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조선업을 잘 아는 경력자”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40, 50대 중장년층이 갖고 있는 경험과 네트워크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해 창업해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트업 업체 ‘밀리의 서재’를 예로 들며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를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하는데 아이디어에 기술을 접목해 사업화시키는 능력은 20대보다는 연륜 있는 40대가 유리하다”며 “해당 업종에 전문성을 지닌 중장년층이 해박한 아이디어를 내서 이를 제품화까지 끌고 나갈 확률이 높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40대 중반의 창업성공률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그가 중장년 창업의 성공 사례로 제시한 ‘밀리의 서재’ 창업자는 서영택 대표(53)로 웅진씽크빅 등에서 책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해 왔다. 밀리의 서재는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내면 제공하는 전자책(e북)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서비스로 최근 구독 경제의 대표 모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한국도 미국 국방부처럼 4차 산업혁명 등 혁신기술의 경우에는 공공부문이 다 하기보다는 민간에 적극 수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쪼개서 민간기업들에 중복으로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중복되더라도 프로젝트를 잘게 나눠 많은 기업이 연구해야 혁신기술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기업가들의 책임이 줄어 창업이 더욱 활발해진다”고 했다. 혁신을 방해하는 규제에 대해서는 “일단 신산업을 성장시킨 후 결과물을 본 뒤에 규제해도 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다른 선진국들이 했던 성공방식을 주로 따라가는 방식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사전적 규제가 가능했지만 이젠 ‘추격자’로는 더 이상 성공하기 힘든 시대가 왔다. 그는 “새로운 산업의 영향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며 “이젠 누구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일단 신사업을 마음껏 하게 해주고 이 과정에서 필요하거나 놓친 부분이 있다면 그때 규제 여부를 검토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신산업 육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금융 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택담보대출로 매출을 올리는 시대에서 탈피해 새로운 기술을 잘 이해하고 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역할을 금융회사들이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은행 등에 그동안 나오지 않은 새로운 기술(예를 들어 테슬라) 관련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가면 대출받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미래 기술을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한국 금융이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대통령에게 “한국 사회가 혁신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있도록 정부가 해줬으면 하는 일을 주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2년 넘게 중단됐던 롯데그룹의 중국 선양(瀋陽) 롯데월드 공사가 중국 당국의 재개 허가를 받았다. 1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선양 롯데월드 공사를 다시 시작해도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롯데는 ‘선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4년 5월 백화점과 영화관 등을 먼저 열고 이후 롯데월드(16만 m²)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이 한창이던 2016년 11월 중국 당국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서 공사를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달 중순부터는 공사 재개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방콕의 명동’이라 불리는 시암의 한 쇼핑몰인 시암센터 입구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가 입점해 있다. 이 브랜드의 콘셉트인 ‘공주의 방’으로 꾸며진 매장에는 평일 오후에도 다양한 화장품을 체험해 보는 젊은 고객들로 북적였다. 지난달 19일 이곳에서 만난 대학생 우사 담락 씨(21)는 “이모 추천으로 18세부터 에뛰드하우스 제품을 쓰기 시작했는데, 가격이 비싸지 않고 품질이 좋다”며 “친구가 여드름 피부에 좋다고 추천한 이니스프리 화장품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세안의 화장품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0%씩 성장할 정도로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KOTR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K뷰티의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국가의 화장품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10∼14%에 이르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화장품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국가도 2020년까지 연평균 4∼8%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에서 가장 큰 시장은 태국이다. 인구가 6800만 명에 달하는 태국의 화장품 시장은 약 6조 원에 이른다. 방콕에서 만난 20∼50대 여성들은 K뷰티(한국 화장품) 입문 계기로 ‘지인 추천’과 ‘입소문’을 꼽았다. 방콕의 라네즈 매장에서 판매사원으로 근무하는 파킨 태차차나파 씨는 “설화수 같은 고급 브랜드 제품은 라메르(미국의 자연주의 화장품)와 샤넬에 비교될 정도로 사용만족도가 높은데 가격경쟁력도 있어 많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방콕 시내에서 가장 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시암파라곤 백화점. 이곳에 있는 LG생활건강의 후 매장에서 만난 티타난 낫타나왓 씨(40)도 “해외 브랜드 화장품을 쓰다 친구 소개로 한국 화장품을 쓴 지 4개월이 됐다”며 “서양 제품보다 내 피부에 더 맞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피부 잡티가 사라졌다. 한국인처럼 쫀득한 얼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백화점의 설화수 매장에서 만난 차야낫 베얌마하몽로 씨(33)는 “윤조에센스와 자음생크림을 써서 피부톤이 밝아졌다”며 “내 추천으로 엄마에 이어 여동생, 남동생까지 설화수를 쓴다”고 말했다. 매장 직원은 차야낫 씨 가족은 연간 35만 밧(약 1266만 원) 이상 구매하는 최우수(VIP) 고객이라고 귀띔했다. K뷰티 브랜드들은 지인 추천과 입소문을 중요시하는 태국 문화에 맞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체험 공간이 많은 현지 화장품 편집숍 ‘이브앤보이’에 입점한 설화수는 보다 많은 사람이 써볼 수 있도록 설화수 미니어처(30mL) 제품을 특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현지법인의 이영재 차장은 “가족적 유대감을 중시하고 나와 친숙한 사람의 말을 믿고 따르는 경향이 높은 태국인에서는 한 번이라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17일 베트남 호찌민의 한 화장품 편집숍에 입점한 애경산업의 ‘AGE 20’s(에이지투웨니스)’ 매장은 20대 베트남 여성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을 묻자 매장 직원은 ‘에센스 커버 팩트’를 꼽았다. 쿨링 기능이 함유된 이 제품은 베트남의 더운 기후와 맞아 ‘아이스팩트’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매장에서 만난 튜이티엔 씨(22)는 “선블록을 얼굴에 여러 겹 바르면 답답하고 피부 노화가 빨리 오는데 이 에센스 팩트는 하나만 발라도 자외선이 차단되고 수분감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몇 해 전만 해도 아세안 국가 여성들은 덥고 습한 기후 탓에 피부 화장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았다. 팩트 제품을 쓰더라도 마무리는 보송보송한 파우더로 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팩트를 비롯해 각종 에센스와 세럼 등 ‘쫀득한’ 피부를 돋보일 수 있게 하는 화장품이 아세안 지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토너 에센스 크림 정도에 그쳤던 화장 단계가 5, 6단계에 이를 정도로 많아진 것도 달라진 점이다. 스킨푸드, 네이처리퍼블릭 등의 태국 총판을 맡고 있는 정성훈 씨는 “하얀 피부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아세안 국가 사람들에게 화이트닝과 링클케어 등의 K뷰티 제품도 경쟁력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류의 영향으로 확산된 K뷰티는 이제는 그 자체가 아세안이 관심을 가지는 주요 한류 콘텐츠로 위상이 올라갔다. 최근 발간된 ‘2019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태국에서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호감도는 드라마(83.5%)에 이어 뷰티(79.3%)가 가장 높았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예능(82.4%) 다음으로 뷰티(82.3%) 분야의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방콕=염희진 salthj@donga.com / 호찌민=황성호 기자}

GS25가 가정의 달을 기념해 5월 1일부터 ‘와인의 여왕’으로 불리는 와인 샤토 마르고 2000년산(사진)을 한정 예약 판매한다. 이번에 판매되는 와인은 총 20병이다. 병당 가격은 99만 원이다. 와인은 생산되는 해마다 품질이 다른데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 생산된 2000년산은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와 와인 전문 매체인 와인스펙테이터 등은 샤토 마르고 2000년산에 모두 100점 만점을 줬다. GS25는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프랑스의 와인 저장고에 있던 이번 와인을 항공편으로 수입했다. 와인을 구매한 고객들은 다음 달 17, 18일 중 원하는 날을 선택해 배송받을 수 있다. GS25는 샤토 마르고 외에도 몬테스알파 등 프리미엄 와인 6종을 3만1000원에서 6만9000원대에 선보인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CJ그룹이 유망한 스타트업 등 작은 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유통과 마케팅에 강점이 있는 사업 역량을 활용해 잠재력 있는 작은 기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프로덕트 101’은 지난해부터 CJ그룹이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진행하는 중소기업 발굴육성 프로젝트다. 다음 달 2일까지 2기 참가 희망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CJ그룹은 사업 성과와 성장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11개의 기업을 선발한다. 최종 선정된 기업은 상품 특성에 맞게 CJ ENM 방송 간접광고(PPL), 올리브영 입점 기회 등 실질적인 매출 성장과 마케팅 강화를 위한 지원을 받게 된다. 이 같은 지원은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1기 ‘프로덕트 101’에 선정된 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105% 올랐다. 총 15억 원의 해외 수출 실적에 투자유치금액은 약 37억 원에 이른다. 현재는 CJ ENM 올리브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 ‘마음에 들어’ PPL, 올리브영 온·오프라인 입점 등 후속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CJ그룹은 ‘프로덕트 101’을 올해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참가 기업 수를 확대하고 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서류심사를 통해 먼저 200개의 기업을 선발한 뒤 5월 유통 관련 교육과 품평회를 연다. 이를 통해 국내외 판로지원 기업 101개를 선정해 각 제품 특성에 맞는 유통채널을 골라 시장 가능성을 검증한다. 유통 채널은 기존 CJ ENM 오쇼핑부문의 TV 홈쇼핑 방송과 올리브영 매장에서 더욱 확대된다. CJ ENM 오프라인 매장인 ‘스타일온에어’, CJ ENM의 디지털커머스, 올리브영 온라인몰로 유통 채널이 다양화되는 것이다. 유통채널별 지원 기업 수도 확대할 예정이다. 중간평가 기능을 하는 ‘CJ 유통 연합 품평회’는 ‘셀렉션 데이’로 바뀐다. 단순히 MD들이 제품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 고객품평단 참여를 통해 소비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로 만들 예정이다. 유통·마케팅 관련 강연회와 다중채널네트워크(MCN) 크리에이터들의 토크콘서트 등 부대행사도 다양하게 개최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작은 기업과 소비자 간 접점을 확대하는 페스티벌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셀렉션 데이를 통해 해외 진출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20개 기업은 9월 CJ ENM이 개최하는 페스티벌인 ‘2019 KCON 태국’에 참가해 제품을 홍보하고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해외진출 기회를 준다. 지난해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KCON에 참가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22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러블리페이퍼’ 사무실엔 폐박스가 가득했다. 4명의 젊은이들이 폐박스를 일정한 크기로 잘랐다. 여러 장 겹친 후 그 위에 광목천을 덧댔다. 코팅 역할을 해주는 제소를 바르자 누런색의 폐박스가 새하얀 캔버스로 변신했다. “이 캔버스를 작가들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작가들이 그림을 그려 다시 저희에게 보내요.” 박스를 자르던 김인용 씨(25)가 얼굴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는 올 초부터 이곳에서 캔버스를 만들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러블리페이퍼’는 폐지를 줍는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저소득층 노인에게서 일반 폐지보다 20배 비싼 가격으로 폐박스를 사들인 후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재능기부 작가들의 그림을 그려서 판매한다. 그 수익으로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다. 김 씨는 “다양 한 일과 직업이 있겠지만 혼자서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살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나와 공동체의 성공, 함께 이뤄져야” 취재팀이 3, 4월 기성세대와 달라진 청년들의 ‘성공 법칙’을 알아보기 위해 심층 인터뷰한 20, 30대 중 상당수는 자신의 성공이 지역사회나 공동체와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공의 기준을 경쟁과 승리, 재산, 명성, 명예 등의 키워드로 설명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공존이나 공생, 배려, 공정, 환경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성공 기준으로 삼았다. 3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퇴직한 후 2017년 전남 목포로 향한 박명호 공장공장 대표(32)가 그런 사례다. 박 대표는 현재 목포시 중앙동에서 ‘괜찮아 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목포 시내 빈집과 여관 터를 개조한 후 청년들에게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다. 현재까지 60여 명의 청년이 이곳에서 거주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이곳을 거친 청년들은 목포 내 각종 공방이나 식당을 여는 등 동네를 발전시킬 각종 사업체를 설립하고 있다. 박 대표는 “주변 사람들과 공생하고, 함께 성공하는 법을 알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이런 청년들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와 함께 청년 452명에게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웃, 지역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63.1%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정해야 성공도 의미가 있어” 이런 청년들의 태도에 기성세대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90년대생들은 자기중심적이다 못해 이기적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겪어보면 의외로 공익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청년세대의 이런 흐름은 빈곤에 대한 경험이 없는 그들의 성장 배경에서 싹이 텄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갖춰진 환경에서 자랐다”며 “그러다 보니 가난했던 경험을 토대로 물질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았던 기성세대와 달리 탈물질적 가치에 삶의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많다. 명문대 출신인 고귀현 씨(32)는 6년 전 남미 배낭여행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길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가난한 어린이와 여성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한 끝에 남미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국내에 납품하는 사회적 기업 ‘크래프트링크’를 설립했다. 그는 “현지보다 두 배 정도 더 비싼 가격에 수공예품을 사들여 현지 여성들의 소득 수준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변호사 서국화 씨(34)는 동물권 연구 변호사단체 ‘PNR’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내 일도 바쁘지만, 동물을 위한 법률 개선에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공을 공동체의 성장과 연결시키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인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조영복 부산대 경영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보다 쉽게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또 해결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나보다는 우리’를 외치는 청년이 늘어났다”며 “기성세대는 이런 청년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내 삶의 주인은 나” “행복한 일 하는게 성공” ▼달라진 청년들의 말말말 “더 이상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 맞추지 않을 겁니다. 내게 중요한 가치를 지키며 살 거예요.” 대기업 8년 차인 정혜은(가명) 씨는 동아일보 창간기획 ‘“부장님처럼 살기 싫어요”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 대나무숲에 e메일을 보내 이전과 달라진 다짐을 밝혔다. 정 씨는 “기사를 보며 기성세대의 기준대로 살고 싶지 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면서 “나 역시 안정성과 높은 연봉이라는 기준에 맞춰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삶의 목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재 퇴사학교에서 삶의 목적과 방향을 고민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작더라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며 살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 5회 시리즈 연재를 위해 만난 청년들은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공통된 시각을 갖고 있었다. 기성세대의 필승 성공법칙이던 명문대 졸업, 대기업 입사, 전문직 취업은 더 이상 청년들에게 행복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이해하면서도 나만의 성공 기준을 찾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2회 ‘부모가 정해놓은 성공 공식을 거부하다’ 편에 소개된 ‘딸기 농부’ 이하영 씨(21)는 기성세대 성공의 척도인 ‘엄친아·엄친딸’에 대한 생각을 묻자 “농업계 엄친딸이 되면 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남자 유치원 교사 김건형 씨(32)는 “기성세대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내가 행복한 일을 하는 게 성공”이라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만의 성공 기준을 세우고 행복을 찾는 청년의 모습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면서 “기성세대가 이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할 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최지선 기자(국제부)}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 CJ ENM이 올해 ‘케이콘(KCON) 100만 관객 시대’를 열고 역대 최대 규모로 케이콘을 연다. 특히 올해 7월 ‘KCON 2019 NY’의 경우 미국 뉴욕에 있는 세계적 랜드마크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과 ‘제이컵스 K 재비츠 컨벤션 센터’로 개최 장소를 확대 이전한다. 로스앤젤레스(LA)의 케이콘은 행사 날짜를 늘려 역대 최대 규모의 케이콘으로 진행한다. CJ ENM은 올해 케이콘 일정을 발표했다. 5월 일본(도쿄)을 시작으로 7∼8월엔 미국(뉴욕, LA), 9월에는 태국(방콕) 등 총 4개 지역에서 개최한다. 케이콘은 개최 8년 만에 전 세계 누적 관객 1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해는 개최지별 한류 특성에 맞춰 프로그램 일부를 브랜드화한 ‘케이콘 스핀오프형’ 프로그램을 ‘KCON GIRLS’, ‘KCON ROOKIES’ 등으로 나누어서 선보인다. CJ ENM은 올해 낮 동안 개최되는 컨벤션 프로그램 중 일부를 브랜드화한다. 지난해 9만4000명이 몰린 ‘KCON 2019 LA’는 8월 15∼18일 LA 스테이플스센터서 열린다. 올해는 개최 일수가 기존 3일에서 4일로 늘어난다. 컨벤션 프로그램 브랜드화의 일환으로 신인 케이팝 아티스트를 쇼케이스 형식으로 현지에 소개하는 KCON ROOKIES를 신설한다. K뷰티, K푸드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한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작년 동남아시아 최초 케이콘 진출로 화제를 모았던 ‘KCON 2019 THAILAND’는 지난해 대비 2배 규모로 9월 28∼29일 태국 방콕 임팩트 아레나 및 임팩트 국제전시장에서 열린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더 이상 기성세대처럼 살지 않겠다고 외치고 나선 청년들. 그들이 새로 쓰는 성공의 법칙에선 ‘공존’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이웃, 지역, 공동체. 그리고 환경과 동물까지도 함께 ‘동행’ 하는 삶을 추구한다. 청년들은 이제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은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는 말한다. 많은 청년들이 사회적 기업과 환경·시민단체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위해 뛰고 있다.》22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러블리페이퍼’ 사무실엔 폐박스가 가득했다. 4명의 젊은이들이 폐박스를 일정한 크기로 잘랐다. 여러 장 겹치게 한 후 그 위에 광목천을 덧댔다. 코팅 역할을 해주는 젯소를 바르자 누런색의 폐박스가 새하얀 캔버스로 변신했다. “이 캔버스를 작가들에게 보냅니다. 그러면 작가들이 그림을 그려 다시 저희에게 보내요.” 박스를 자르던 김인용 씨(25)가 얼굴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는 올 초부터 이곳에서 캔버스를 만들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러블리페이퍼’는 폐지를 줍는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저소득층 노인에게서 일반 폐지보다 10여배 비싼 가격으로 폐박스를 사들인 후 캔버스를 만들고 그 위에 재능기부 작가들의 그림을 그려서 판매한다. 그 수익으로 저소득층 노인을 돕는다. 김 씨는 “다양한 일과 직업이 있겠지만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나와 공동체의 성공, 함께 이뤄져야” 취재팀이 3, 4월 기성세대와 달라진 청년들의 ‘성공법칙’을 알아보기 위해 심층 인터뷰한 20, 30대 중 상당수는 자신의 성공이 지역사회나 공동체와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공의 기준을 경쟁과 승리, 재산, 명성, 명예 등의 키워드로 설명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공존이나 공생, 배려, 공정, 환경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성공기준으로 삼았다. 3년 간 다니던 대기업을 퇴직한 후 2013년 전남 목포로 향한 박명호 씨(32)가 그런 사례다. 박 씨는 현재 목포시 중앙동에서 ‘괜찮아 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목포 시내 빈집과 여관 터를 개조한 후 청년들에게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다. 현재까지 60여명의 청년이 이곳에서 거주하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이곳을 거친 청년들은 목포 내 각종 공방이나 식당을 여는 등 동네를 발전시킬 각종 사업체를 설립하고 있다. 박 씨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공생하고, 함께 성공하는 법을 알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이런 청년들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와 함께 청년 452명에게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웃, 지역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63.1%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정해야 성공도 의미가 있어” 이런 청년들의 태도에 기성세대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90년대 생들은 자기중심적이다 못해 이기적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겪어보면 의외로 공익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청년세대의 이런 흐름은 빈곤에 대한 경험이 없는 그들의 성장배경에서 싹이 텄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갖춰진 환경에서 자랐다”며 “그러다보니 가난했던 경험을 토대로 물질적 가치를 성공 기준으로 삼았던 기성세대와 달리 탈물질적 가치에 삶의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많다. 명문대 출신인 고귀현 씨(32)는 6년 전 남미배낭여행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길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가난한 어린이와 여성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한 끝에 남미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국내에 납품하는 사회적 기업 ‘크래프트링크’를 설립했다. 그는 “현지보다 두 배 정도 더 비싼 가격에 수공예품을 사들여 현지 여성들의 소득 수준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변호사 서국화 씨(34)는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내 일도 바쁘지만, 동물을 위한 법률 개선에 목소리 내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공을 공동체의 성장과 연결시키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인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조영복 부산대 경영대학 교수는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보다 쉽게 사회적 문제를 인지하고 또 해결에 나설 수 있게 되면서 ‘나보다는 우리’를 외치는 청년이 늘어났다”이라며 “기성세대는 이런 청년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삶의 주인은 나” 달라진 청년들의 모습 ▼ “더 이상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 맞추지 않을 겁니다. 내게 중요한 가치를 지키며 살 거예요.” 대기업 8년차인 정혜은 씨(가명)는 동아일보 창간기획 ‘“부장님처럼 살기 싫어요”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 대나무숲에 e메일(youngdream@donga.com)을 보내 이전과 달라진 다짐을 밝혔다. 정 씨는 “기사를 보며 기성세대의 기준대로 살고 싶지 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면서 “나 역시 안정성과 높은 연봉이라는 기준에 맞춰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삶의 목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재 퇴사학교에서 삶의 목적과 방향을 설계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작더라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며 살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 5회 시리즈 연재를 위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청년들에게는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기성세대의 성공법칙이던 명문대 졸업, 대기업 입사, 전문직 취업이 더 이상 청년들에게 행복을 보장하지 못했다.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이해하면서도 나만의 성공 기준을 찾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2회 ‘부모가 정해놓은 성공 공식을 거부하다’ 편에 소개된 ‘딸기 농부’ 이하영 씨(21)는 기성세대 성공의 척도인 ‘엄친아·엄친딸’에 대한 생각을 묻자 “농업계 엄친딸이 되면 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남자 유치원 교사 김건형 씨(32)는 “기성세대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내가 행복한 일을 하는 게 성공”이라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만의 성공기준을 세우고 행복을 찾는 청년의 모습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면서 “기성세대가 이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할 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 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 최지선 기자(국제부)}

‘중국인이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명하다. 향항(香港·홍콩) 주민의 98% 이상이 중국인이니까 하루에 향항에서 도살하는 돼지 수는 미국 시카고의 경우보다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향항에 돼지를 수출하려다가 중공 측의 덤핑으로 업자가 손해만 보았던 실례가 있다.’(동아일보 1967년 9월 9일 횡설수설) 중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의 역사는 길다. 반세기 전에도 주요 무역 물자로서 신문에 등장했을 정도다. 이번에는 덤핑이나 무역의 문제가 아니라 돼지 질병 때문에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중국에서 발병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때문이다. ○ 치사율 100% 동물 질병, 중국서 발생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돼지 사이에 전염이 되고,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다. 현재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도살처분밖에 없다.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고, 해당 바이러스가 있는 고기를 먹어도 무해하지만 돼지에겐 치명적인 병인 셈이다. 주로 아프리카와 유럽 등지에서 지금까지 발생해왔던 까닭에 국내엔 그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병이 중국 남부에 있는 하이난(海南)섬에서 발생한 뒤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처음 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이달 22일까지 129건의 감염 상황이 발생했고 현재까지 폐사시킨 돼지가 102만 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 결과 올해 1분기(1∼3월) 사육 돼지 수가 1억8000만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줄었다. 돼지고기 생산량도 1463만 t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25% 감소했다. 중국인들에게 돼지고기는 다른 고기로 대체될 수 없을 정도로 필수품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생전 가장 즐겼다는 음식도 돼지고기를 이용한 ‘훙사오러우(紅燒肉)’였다.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이달 1∼11일 중국 시장에서 돼지고기 1kg의 도매가격은 20.3위안(약 3500원)으로 지난해 4월 평균에 비해 22.6%가 올랐다. ○ 하반기 국내서도 가격 급등 가능성 다행히 국내 소비자의 식탁엔 아직까진 별다른 영향은 없다. 국내에 중국산 돼지고기는 수입되지 않는다. 중국의 돈육산업이 국내 검역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돼지고기 시장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산은 미국과 유럽산이 대부분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3월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소폭 올랐지만 평소처럼 나들이 행렬이 많아지는 등의 계절적 요인이지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영향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글로벌 돼지고기 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가격이 급등할 조짐이 보인다. 중국의 돼지가 대거 폐사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네덜란드 라보은행에 따르면 중국 사육 돼지의 절반 가까이가 폐사할 수 있고, 이는 세계 돼지고기 공급 부족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하반기(7∼12월)엔 국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1∼6월)엔 수입을 한 재고가 남아 있어 가격이 비교적 안정되지만 하반기엔 이 물량이 부족해진다는 것.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하반기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12.7% 오른 kg당 4800원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에서 소비가 많은 삼겹살과 앞다리살은 중국에서도 최근 수입량이 급증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삼겹살은 중국에서도 두 번째로 소비가 많은 부위인 데다 올 들어 중국의 수입량이 1년 전보다 10.1% 증가했다. ○ 방역 뚫리면 한국도 문제 더 큰 문제는 방역이다. 치료제가 없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국내에 상륙하면 중국의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달 9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정부부처가 국내에서 발병하지도 않은 가축 질병에 대해 담화문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심각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국내에 들어와 확산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경계를 조금만 풀면 언제 확산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돼지뿐만 아니라 돈육 상태에서도 존재한다. 소시지로 만들어도 몇 주 동안은 살아남는다. 중국산 돼지고기 식품이 국내에 들어오는 순간 병균이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퍼지는 중이다.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9일 전북 군산시 군산항으로 입국한 한 중국인의 피자 돼지고기 토핑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류영수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아프리카에만 있던 이 질병이 유럽으로 퍼진 것도 비행기 등을 통해 음식 상태로 확산됐다”며 “국내에 조금이라도 퍼지면 돈육산업이 초토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의 야생동물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야생 멧돼지 역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숙주가 될 수 있다. 동유럽 국가에서 야생 멧돼지가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유입 경로로 지목됐던 선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의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비무장지대(DMZ)를 통한 확산도 안심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황성호 hsh0330@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세종=최혜령 기자}

매출이 2017년 기준 76억 원에 불과한 바이오리더스는 올 3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세계 5대 기초과학연구소로 꼽히는 이스라엘의 바이츠만연구소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바이오리더스는 항암 유전자인 P53과 관련해 바이츠만연구소가 그동안 연구한 성과를 제공받고, 이를 임상을 통해 제품으로 구현하기로 했다. 김치형 바이오리더스 이사는 “회사 직원 65명 가운데 26명이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이라며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출신 박사도 있는 등 회사 연구진의 우수성을 바이츠만연구소가 인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오리더스는 R&D에 힘을 쏟으면서 매출 다각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바이오리더스는 청국장에서 추출한 균을 배양해 화장품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김 이사는 “통상 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개발까지 버는 돈 없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지속성을 위해 화장품 등을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매출이 늘면서 바이오리더스는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급성장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 리스트에 올랐다. 22일 중소벤처기업부는 바이오리더스 등 200개 회사를 ‘2019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2011년 시작된 글로벌 강소기업 제도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선정해 글로벌 시장의 히든 챔피언으로 키우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지원한다. 지난해 매출이 최대 1000억 원인 기업 가운데 수출액이 500만 달러(약 57억 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올해는 바이오리더스 외에 음주측정기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인 센텍코리아, 친환경 흡수식 냉동기를 개발하는 월드에너지 등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뽑혔다. 이번에 지정된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67억 원으로 최근 3년(2015∼2017년) 동안의 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23.7%였다. 중기부 관계자는 “바이오리더스는 지속적으로 신약 개발을 했고, 월드에너지는 매출의 약 5.9%를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뽑힌 기업들은 4년 동안 총 2억 원의 해외마케팅 비용을 지원받는다. 지자체는 인력 양성과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당 3000만 원 안팎을 준다.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는 대출을 받을 때 이자 감면 등의 혜택이 있다. 바이오리더스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설명할 기회가 많아 마케팅 비용이 절실했는데 이번 지원을 통해 숨통을 틔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뽑혀 지원받은 1043개 기업 가운데 62개 기업은 중기부가 선정하는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월드클래스 기업은 매출이 최대 1조 원이면서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20% 이상이어야 한다. 62개사의 2017년 말 평균 수출액은 2700만 달러(약 307억 원)였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이 더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일하면서 즐거운 순간요? 일을 재미로 하나요?”(40대 중견기업 부장 A 씨) 8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취재팀은 ‘나는 일하면서 ○○ 순간만큼은 즐겁다’라는 문구가 적힌 보드판을 들고 3시간가량 거리를 누볐다. ‘재미’와 ‘일’의 상관관계에 대한 직장인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점심을 먹으러 무리 지어 나온 직장인들은 보드판 답을 채워 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퇴근’ ‘점심시간’ ‘상사의 외출’ 등을 적었다. 고민 끝에 ‘無(없다)’라고 쓴 직장인은 이렇게 말했다. “일하면서 재미도 얻을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성공한 인생이죠.” ‘회사는 동아리가 아니다’, ‘일에서 재미 찾을 생각 마라.’ 부장님이 젊은 사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내키지 않은 일도 소처럼 성실히 하는 게 기성세대의 태도였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다르다. ‘좋은 대학→대기업→승진→정년’이란 기존의 성공 공식을 거부하고 일에서 ‘재미’를 찾아 성공을 거두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 재미가 밥 먹여 줍니다 취재팀이 만난 청년들은 “월급을 많이 받는 삶보다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는 삶이 곧 ‘성공’”이라고 말했다. ‘덕업일치(취미와 일의 조화)’ ‘재미주의자’ 같은 신조어의 배경이다. 19일 오후 4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해성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을 하기 위해 숨을 고르는 학생들 틈에서 송지훈 군(17)은 교실을 빠져나갔다. 오후 8시에 예정된 유튜브 개인방송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굣길에서 그는 “오늘은 무슨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웃기지”라고 연신 중얼거렸다. 송 군은 개인방송 BJ(진행자)와 유튜버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유명 BJ의 개인방송에 출연했던 게 인생을 바꿨다. 시청자들이 ‘웃기다’며 연신 댓글을 다는 것을 보며 ‘이게 내 일이다’란 확신이 들었다. 방송 시작 8개월째인 그의 유튜버 구독자는 1만 명에 이른다. 송 군은 “‘공부 안 하냐’며 비난하던 어른들도 이젠 내 목표를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덕업일치의 꿈을 이미 실현한 청년들도 있다. 인기 온라인 웹툰업체 레진코믹스에 다니는 손이경 씨(33)는 “재미가 밥은 먹여 주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한 그는 일본 만화를 읽기 위해 일어를 공부했고, 그 영향으로 한국외국어대 일어과에 진학했다. 대기업을 준비하는 동기들과 달리 그는 첫 직장으로 소규모 웹툰 제작사를 선택했다. 레진코믹스 이직 후 한국 웹툰 수출 업무를 맡고 있다. 손 씨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은 건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송주현 씨(33)는 ‘음식’ 알리기를 직업으로 삼았다. 그는 음식 정보 배우기에 큰 즐거움을 느껴 식자재 유통업체 마켓컬리에 입사해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취재팀이 이달 초 청년 452명에게 ‘○○ 없이 살기 싫다’를 물어보니 “‘재미’ 없이 살기 싫다”(44.0%)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단순히 재미 좇았다가 시간 낭비 될 수도 청년들의 이런 흐름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재미만 좇는 것이 아닌지 걱정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한 신입사원의 근속연수는 ‘1년 5개월’에 불과했다. 30년 넘게 지방 공기업에서 근무했던 김상만 씨(59)의 아들은 대기업에 다니던 중 연극극단에 들어가겠다며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김 씨는 아들을 만류했다. 아들은 4년 넘게 월 100만 원을 받으며 극단 생활을 하다가 서른 중반을 넘겨 다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김 씨는 “아들 인생을 되돌리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재미를 느낀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끝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성대모사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후 온라인 크리에이터 기획사를 하는 김봉제 온웨이즈 대표(33)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남들보다 월등히 잘해야 직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직업을 선택하면 ‘덕업일치’에 실패할 수도 있다. 안성민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은 “적당히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다가 크게 후회할 수 있다”며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꾸준히 실력을 키워야 ‘덕업일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따분하면 고통… 직장 고를때 재미 중시” 77% ▼본보, 청년 452명 설문조사“행복 얻기위한 자아실현 도구 여겨 기업도 업무 맡길때 자율 중시를”“재미가 없다면 매일, 매일이 고통스러울 것 같다.” 동아일보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이달 1∼4일 진행한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설문조사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얘기다. 청년 452명에게 “당신이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재미’가 얼마나 중요하냐”고 물었더니 350명(77.4%)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중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130명(28.8%)이었다. “거의 중요하지 않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청년(5.8%)은 극히 드물었다. 기성세대는 일과 재미를 분리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일에서 재미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박하리만큼 강하다. 직업에 대한 가치관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에게는 직업이 먹고살기 위한 수단”이라며 “반면 청년세대는 행복이라는 가치를 얻기 위해 일을 하다 보니 직업을 자아실현의 도구로 여긴다”고 말했다. 청년세대는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직장생활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란 세대다. 자주 야근하는 아버지를 보며 직업을 가지면 회사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진 않지만 그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기 싫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3년 차 직장인 조모 씨(31)는 “직장엔 계속 있어야 하는데, 일에 재미가 없으면 동기부여 자체가 안 된다”며 “즐겁게 일할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이제 기업이 청년들에게 업무를 맡기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입사원이라도 작지만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를 맡긴 후 알아서 하도록 자율과 권한을 줘야 동기부여가 돼 즐겁게 일하게 되고 성과도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창간기획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은 기성세대와 달라진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나무숲 e메일’(youngdream@donga.com)을 개설했다. 자신의 다짐을 비롯해 부모나 직장 상사, 정책담당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요구사항, 도움이 필요한 내용 등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최지선 기자(국제부)}

“일하면서 즐거운 순간이요? 일을 재미로 하나요?”(40대 중견기업 부장 A 씨) 8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취재팀은 ‘나는 일하면서 ○○순간만큼은 즐겁다’라는 문구가 적힌 보드판을 들고 3시간 가량 거리로 누볐다. ‘재미’와 ‘일’의 상관관계에 대한 직장인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점심을 먹으러 무리 지어 나온 직장인들은 보드판 답을 채워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퇴근’ ‘점심시간’ ‘상사의 외출’ 등을 적었다. 고민 끝에 ‘無(없다)’라고 쓴 직장인은 이렇게 말했다. “일하면서 재미도 얻을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성공한 인생이죠.” ‘회사는 동아리가 아니다’, ‘일에서 재미 찾을 생각마라.’ 부장님이 젊은 사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내키지 않은 일도 소처럼 성실히 하는 게 기성세대의 태도였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다르다. ‘좋은 대학→대기업→승진→정년’이란 기존의 성공공식을 거부하고 일에서 ‘재미’를 찾아 성공을 거두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 재미가 밥 먹여 줍니다 취재팀이 만난 청년들은 “월급을 많이 받는 삶보다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는 삶이 곧 ‘성공’”이라고 말했다. ‘덕업일치(취미와 일의 조화)’ ‘재미주의자’ 같은 신조어의 배경이다. 19일 4시 전주 완산구 해성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을 하기 위해 숨을 고르는 학생들 틈에서 송지훈 군(17)은 교실을 빠져나갔다. 저녁 8시에 예정된 유튜브 개인방송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굣길에서 그는 “오늘은 무슨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웃기지”라고 연신 중얼거렸다. 송 군은 개인방송 BJ(진행자)와 유튜버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유명 BJ의 개인방송에 출연했던 게 인생을 바꿨다. 시청자들이 ‘웃기다’며 연신 댓글을 다는 것을 보며 ‘이게 내 일이다’란 확신이 들었다. 방송 시작 8개월째인 그의 유튜버 구독자는 1만 명에 이른다. 송 씨는 “‘공부 안 하냐’며 비난하던 어른들도 이젠 내 목표를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덕업일치의 꿈을 이미 실현한 청년들도 있다. 인기 온라인 웹툰업체 레진코믹스에 다니는 손이경 씨(33)는 “재미가 밥은 먹여주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한 그는 일본만화를 읽기 위해 일어를 공부했고, 그 영향으로 한국외대 일어과에 진학했다. 대기업을 준비하는 동기들과 달리 그는 첫 직장으로 소규모 웹툰 제작사를 선택했다. 레진코믹스 이직 후 한국 웹툰 수출업무를 맡고 있다. 손 씨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은 건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송주현 씨(33)는 ‘음식’ 알리기를 직업으로 삼았다. 그는 음식 정보 배우기에 큰 즐거움을 느껴 식자재 유통업체 마켓컬리에 입사해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취재팀이 이달 초 청년 452명에게 ‘OO없이 살기 싫다’를 물어보니 “‘재미’없이 살기 싫다‘(44.0%)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단순히 재미 쫓았다가 시간 낭비 될 수도 청년들의 이런 흐름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재미만 쫓는 것이 아닌지 걱정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한 신입사원의 근속연수는 ’1년 5개월‘에 불과했다. 30년 넘게 지방 공기업에서 근무했던 김상만 씨(59)의 아들은 대기업에 다니던 중 연극극단에 들어가겠다며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김 씨는 아들을 만류했다. 아들은 4년 넘게 월 100만 원을 받으며 극단 생활을 하다가 서른 중반을 넘겨 다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김 씨는 ”아들 인생을 되돌리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재미를 느낀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끝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성대모사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후 온라인 크리에이터 기획사를 하는 김봉제 온웨이즈 대표(33)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남들보다 월등히 잘 해야 직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직업을 선택하면 ’덕업일치‘에 실패할 수도 있다. 안성민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은 ”적당히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다가 크게 후회할 수 있다“며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꾸준히 실력을 키워야 ’덕업일치‘를 실현할 수 있다“며 고 말했다. ▼“재미가 없다면 매일, 매일이 고통스러울 것 같다.”▼ 동아일보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이달 1~4일 진행한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설문조사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얘기다. 청년 452명에게 “당신이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하는데 ‘재미’가 얼마나 중요하냐”고 물었더니 350명(77.4%)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도 130명(28.8%)이었다. “거의 중요하지 않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청년(5.8%)은 극히 드물었다. 기성세대는 일과 재미를 분리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일에서 재미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박하리만큼 강하다. 직업에 대한 가치관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에게 직업을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라며 “반면 청년세대는 행복이라는 가치를 얻기 위해 일을 하다보니 직업을 자아실현의 도구로 여긴다”고 말했다. 청년세대는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직장생활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란 세대다. 자주 야근하는 아버지를 보며 직업을 가지면 회사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진 않지만 그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기 싫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3년차 직장인 조모 씨(31)는 “직장엔 계속 있어야 하는데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동기부여 자체가 안 된다”며 “즐겁게 일할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이제 기업이 청년들에게 업무를 맡기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입사원이라도 작지만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를 맡긴 후 알아서 하도록 자율과 권한을 줘야 동기부여가 돼 즐겁게 일하게 되고 성과도 극대화 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창간기획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은 기성세대와 달라진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나무숲 e메일’(youngdream@donga.com)을 개설했다. 자신의 다짐을 비롯해 부모나 직장 상사, 정책담당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요구사항, 도움이 필요한 내용 등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 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 최지선 기자(국제부)}
“창업자에게 정부가 들이대는 첫 잣대가 뭔지 아세요? 바로 나이입니다.” 지난해 7월 영어교육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한 홍모 씨(52)는 정부의 지원 사업을 따내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중견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에서 20년 동안 일하며 시중은행 첫 모바일뱅킹 앱을 만들 정도로 전문가지만 창업 시장에서는 찬밥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취미 삼아 만든 영어 받아쓰기 웹 서비스는 구글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그도 다섯 번 만에 겨우 정부 지원을 받았다. 그는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지냈지만 나이 때문에 탈락을 거듭하면서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고, 불안과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에서 경험이 많은 중년층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정부에서 발표한 ‘2019 창업지원사업 통합공고’에서 창업기(사업화 시기)에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 27개(총예산 5130억7000만 원)를 분석한 결과 총예산의 40.8%에 해당하는 2094억1000만 원의 사업에 중년층은 지원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지원 사업에서도 나이가 많으면 가점을 받지 못하고 운영자금 혜택도 못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년에 지원되는 예산은 적은 반면 2018년 통계청 기준으로 국내 창업자의 대부분(66.4%)은 40대 이상인 실정이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압축성장을 겪은 한국은 서구에 비해 은퇴 시기가 빠르다”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은 그들의 경험을 창업시장에서 사장되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