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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흔히 보는 이앙기 같은데 사람의 조종 없이 혼자 정확하게 모를 심어준다니 신기해요.” 전시장 가운데에 자리잡은 이앙기를 구경하던 10여 명의 관람객들은 놀란 표정으로 이앙기를 들여다봤다. SK텔레콤과 대동공업이 함께 만든 이 이앙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동통신기술을 활용해 상용화된 자율주행 농기계다.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정교하게 모를 심을 수 있다는 설명에 관람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드론 5G 기술 이용한 농업의 미래 체험 30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2019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는 혁신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농업의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자율주행 이앙기는 인공위성 신호와 이동통신 전용 통신망에서 얻은 위치정보를 이용해 정밀한 모심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에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던 실시간위치측정(RTK)기술을 활용했다. 논바닥은 일반 도로와 달리 바닥이 고르지 않고 고인 물 때문에 시야도 확보되지 않아 경로가 틀어지거나 빈틈이 생길 우려가 많다. 하지만 RTK 기술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열을 맞춰 모를 심을 수 있고 오차 범위를 2㎝ 내외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으로 농약을 살포하는 농업 방제용 드론도 눈길을 끌었다. 드론 제조업체인 ‘순돌이드론’은 자동살포 비행제어시스템을 탑재해 9920㎡(약 3000평) 면적을 10분 안에 방제할 수 있는 드론을 선보였다. 내연기관을 동력으로 2시간 연속 작업할 수 있어 약 6만6116㎡(약 2만 평) 논밭을 한 번에 방제할 수 있는 드론도 소개됐다. 첨단농업기술을 둘러본 관람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활용방안을 고민했다. 40대가 되기 전 귀농하는 것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중이라는 이창민 씨(35)는 “농업은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편견이 많은데 드론과 5G 기술을 농사에 적용하는 것을 보니 한층 자신감이 생겼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경재배시스템과 한국형 스마트팜도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지팜’이 선보인 수경재배용 스마트팜 시설과 푸드컴퓨터 ‘그로우봇’은 실시간으로 기온·습도 등 데이터와 작물 사진을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는 기술을 갖췄다. 이지팜은 이 데이터와 이미지로 생육상태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농촌진흥청이 선보인 ‘한국형 스마트 온실’ 부스에서는 보온커튼과 보광등이 갖춰진 유리온실을 직접 보고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풍수해와 병충해 등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시스템도 선보였다. 기후변화에 자동으로 대처해 온실 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은 특히 창농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서 주목받았다. ● 일대일 창업컨설팅에 눈길 전국 89개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부스에서는 전문상담사들이 지역별로 맞춤 귀농귀촌 상담을 진행했다. 실제 농장을 빌려주고 원하는 작물을 직접 생산, 수확해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경기도의 공공실습농장 ‘창농팜’에는 30~40대 예비 농업인들이 몰렸다. 지난해부터 농업교육을 받으면서 창농을 준비중인 이영선 씨(39)는 “농업인 선배와 일대일 매칭을 해주고 창업 컨설팅을 해주는 점이 끌렸다”고 말했다. 은퇴 후 귀농을 준비하는 50~60대의 발길도 이어졌다. 올해로 2년째 A FARM SHOW를 찾았다는 박인형 씨(64)는 “작물 재배법이나 판로 확보방법 등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이 와 닿았다”면서 “참여 지자체도 많아지고 볼거리도 더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또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경규 농촌진흥청장, 김낙순 한국마사회장,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이용범 국립농업과학원장, 허태웅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임영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 이종옥 한국농어촌공사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참신한 아이디어가 가득…농업벤처 일군 젊은 사장님들 만나보니▼‘2019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박람회’에는 농업벤처를 일군 젊은 ‘사장님’들도 대거 참석했다. 2전시장에 마련된 청년 농업벤처 부스에는 블렌딩 소금, 반려동물 맞춤형 음식 등 참신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청년 창업인들의 상품을 보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다. 30일 청년 농업벤처 부스에서 만난 박지영 요리노리 대표(30)는 소금에 갖가지 맛을 더한 블렌딩 소금을 판매하고 있었다. 보통의 소금에 와인 토마토 시트러스(감귤류) 와사비 맛을 입혀 색다른 소금을 만들어냈다. 사업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채 안 됐지만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하루 약 40건의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박 대표는 “요리사로 일하다 새로운 맛의 식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택했다”며 “토마토와 귤 등을 말려 가루를 낸 뒤 이를 소금과 섞는 작업을 거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버터 등 다른 식재료도 새로운 맛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연구 중이다. 최상호 올핀 대표(41)는 3년째 반려동물 맞춤형 음식 컨설팅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컨설팅 업체에 다녔던 그는 반려동물 시장의 무서운 성장세를 본 뒤 ‘전공’을 살려보기로 했다. 최 대표는 “털과 분변을 이용해 반려동물 하나하나의 건강상태를 분석한 뒤 필요한 영양분을 추려 맞춤형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며 “필요한 재료가 국내에 없으면 해외에서 직접 공수해 음식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서초구에 있는 올핀 연구소의 정기 고객 수는 130명에 이른다. 김한별 대표(26)는 서울시로부터 청년창업비를 지원 받아 화훼트럭 사장님이 됐다. 화훼트럭은 푸드트럭처럼 각종 행사장을 다니며 꽃과 식물을 판매하는 이동형 꽃가게다. 지난해 12월 문을 열어 현재 매출은 월 1000만 원에 이른다. 김 대표는 “온라인을 이용해 꽃 택배 일을 하다가 오프라인 매장에도 도전하고 싶어 화훼트럭을 운영 중”이라며 “밤도깨비 야시장이나 식물원 등을 다니며 직접 손님과 만나 꽃을 파니 온라인 판매와는 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29일 513조5000억 원에 이르는 ‘초(超)슈퍼 예산안’을 편성한 것은 재정을 마중물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할 뿐 아니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대외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확장적 재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나랏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슈퍼맨’ 역할 요구 받는 정부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 투자 등에서 부진을 겪으며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을 풀어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려는 이유다. 그간 한국 경제를 떠받들던 수출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1∼20일 수출 역시 전년 대비 13% 이상 떨어져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자 기업 투자도 주춤해졌다. 설비투자는 올해 2분기(4∼6월)까지 5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당분간 수출과 투자가 살아날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은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며 2분기 성장률이 27년 만에 최저치였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본 수출 규제 등 돌발적인 위험 요소도 산적해 있다. 국내에선 일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경제의 허리 격인 30, 40대 고용이 부진에 빠지면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 법인세 19% 감소, 비어가는 나라 곳간 정부는 이 같은 글로벌 경기 하강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감내 가능한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평균과 비교해 국가채무비율 등이 양호한 만큼 예산을 최대한 동원해 경제 회복에 투입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초슈퍼 예산’으로 주요 재정건전성 지표는 일제히 사상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다. 버는 돈보다 써야 할 돈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번 예산안이 국회에서 확정되면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 740조8000억 원에서 805조6000억 원으로 64조8000억 원 증가한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7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국가채무가 차지하는 비율은 39.8%로 올해(37.1%)보다 2.7%포인트 늘어난다.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와 올해 30조 원 안팎이던 적자국채 발행한도는 60조2000억 원으로 껑충 뛴다. 대내외 경제 여건의 악화로 법인세수가 18.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입이 달리자 적자국채를 대거 발행해 쓸 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치인 72조1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GDP 대비 적자 비율은 ―3.6%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간다. ○ ‘국가채무비율 40% 초반 관리’ 목표 무산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9% 선에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 44.2%로 오른 뒤 2023년에는 46.4%까지 상승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부는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국가채무비율을 40%대 초반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 목표가 흐지부지됐다. 문제는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 모멘텀이 부족한데도 정부는 2021년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혁신성장 정책의 성과가 나타나 세수가 늘고 재정이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세수 전망은 내년 한국 경제가 2.6% 성장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일부 투자은행 전망처럼 2%대 초반으로 성장률이 하락하면 세수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부 재정 투입이 성장률 상승과 세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숫자를 예측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실제로는 국가채무비율 등이 50%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현실적인 예측과 전망을 통해 국민에게 정확한 재정 상황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최혜령 기자}
내년 예산안이 10년 만에 처음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재정’으로 편성된다. 추락하는 성장을 떠받치려면 재정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만 나랏빚이 26조 원 늘면서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800조 원을 넘어서게 됐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43조9000억 원(9.3%) 늘어난 513조5000억 원으로 편성해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 증액률이 올해(9.5%)에 이어 2년 연속 9%대에 이르면서 예산 규모가 초(超)슈퍼급으로 불었다. 내년 예산안은 복지 교육 산업 환경 등 12개 전 분야에서 작년보다 지출 규모가 늘어났다. 혁신성장 경제활력 포용기반 국민안전 국방외교라는 ‘다섯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취지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6대 분야 100개 소재·부품의 자립화에 2조1000억 원이 투입된다. 복지 분야에서는 3000억 원을 들여 구직자 20만 명에게 월 50만 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준다. 내년 총수입은 482조 원으로 총지출보다 31조5000억 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적자재정은 2010년(―2조 원) 이후 처음이다. 법인세가 올해보다 14조8000억 원 감소하는 등 경기 부진으로 세수가 전반적으로 줄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내년에 3.6%로 늘어난 뒤 2021년부터 3년 연속 3.9%를 보일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추산했다. 국가채무는 역대 최대 규모인 805조6000억 원에 이르고 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4.2%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일시적으로 적자가 늘더라도 재정으로 경제성장, 세수 증대의 선순환 구조를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최혜령 기자}
정부가 29일 513조5000억 원에 이르는 ‘초(超)슈퍼 예산안’을 편성한 것은 재정을 마중물로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할 뿐 아니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대외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확장적 재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나랏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재정건정성이 급격히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슈퍼맨’ 역할 요구 받는 정부 현재 한국경제는 수출, 투자 등에서 부진을 겪으며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을 풀어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국민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려는 이유다. 그간 한국 경제를 떠받들던 수출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1~20일 수출 역시 전년 대비 13% 이상 떨어져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자 기업 투자도 주춤해졌다. 설비투자는 올해 2분기(4~6월)까지 5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당분간 수출과 투자가 살아날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며 2분기 성장률이 27년 만에 최저치였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본 수출규제 등 돌발적인 위험 요소도 산적해 있다. 국내에선 일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경제의 허리 격인 30~40대 고용 이 부진에 빠지면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최대 2.5%로 설정한 지 약 두 달 만에 “목표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며 한 발 물러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 법인세 19% 감소, 비어가는 나라곳간 정부는 이 같은 글로벌 경기 하강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감내 가능한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평균과 비교해 국가채무비율 등이 양호한 만큼 예산을 최대한 동원해 경제 회복에 투입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초슈퍼 예산’으로 주요 재정건전성 지표는 일제히 사상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다. 버는 돈보다 써야 할 돈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번 예산안이 국회에서 확정되면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 740조8000억 원에서 805조6000억 원으로 64조8000억 원 증가한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7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국가채무가 차지하는 비율은 39.8%로 올해(37.2%)보다 2.7%포인트 늘어난다.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와 올해 30조 원 안팎이던 적자국채 발행한도는 60조2000억 원으로 껑충 뛴다.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법인세수가 18.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입이 달리자 적자국채를 대거 발행해 쓸 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치인 72조1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GDP 대비 적자 비율은 ―3.6%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간다. ● ‘국가채무비율 40%초반 관리’ 목표 무산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 선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 44.2%로 오른 뒤 2023년에는 46.4%까지 상승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부는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국가채무비율을 40%대 초반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 목표가 흐지부지됐다. 문제는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 모멘텀이 부족한데도 정부는 2021년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혁신성장 정책의 성과가 나타나 세수가 늘고 재정이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조차 건정성 지표가 목표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부 재정 투입이 성장률 상승과 세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숫자를 예측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실제로는 국가채무비율 등이 50%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현실적인 예측과 전망을 통해 국민에게 정확한 재정 상황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510조 원대의 ‘슈퍼예산’을 편성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어려워진 경제에 정부가 재정 마중물을 대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다. 다만 증액되는 예산의 약 절반가량이 복지 예산이고 공무원 보수인상률이 2017년 이후 최대를 나타내는 등 ‘경제활력’과 거리가 먼 예산이 대거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예산보다 43조9000억 원(9.3%) 늘어난 513조5000억 원의 2020년 예산안을 편성해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확장 재정을 펼쳤던 2009년(10.6%) 이후 예산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올해(9.5%)에 이어 2년 연속 9%대 인상률이다. 예산의 구성은 사회안전망 확충과 혁신성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 가장 많이 늘어나는 예산은 보건·복지·노동 분야로 올해(161조 원)보다 20조6000억 원 늘어 총 181조6000억이 편성됐다. 전체 예산에서 복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5.4%로 역대 최대다. 핵심소재부품장비 예산을 2조1000억 원 배정하는 등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도 예산안에 담겼다. 데이터 네트워크 시스템반도체 등에 4조7000억 원을 배정해 혁신성장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확장적 재정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60조2000억 원으로 올해(33조8000억 원)보다 78.1% 늘어난다. 전체 국가채무에서 적자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47.0%에서 49.3%로 증가한다. 내년 법인세가 올해보다 18.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수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적자국채를 통해 부족한 세입예산을 채우는 것이다. 정부는 일시적인 재정적자 확대를 감내해서라도 ‘적극재정-경제성장-세수증대’의 선순환 구조를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2020년 예산안도 감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확장적 기조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올해 ―1.9%에서 내년에 ―3.6%로 악화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7.1%에서 39.8%로 상승.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2019~2023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3년 관리재정수지비율은 ―3.9%, 국가채무비율은 46.4%로 올라간다. 다만 이 같은 확장적 재정 기조에서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경제성장’과 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예산 항목들도 포함돼 있어 재정 분배의 선택과 집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쌀 직불금 예산은 1조4000억 원에서 2조2000억 원으로 8000억 원 확대된다. 이 경우 농가의 약 96%의 소득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쌀 생산이 과잉인 상황에서 직불금 규모를 늘리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2017년 이후 최대인 2.8%로 책정됐다. 늘어나는 예산은 1조9000억 원이다. 이는 내년에 늘어나는 환경 분야 예산인 1조4000억 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0년 예산안이 경제강국 구현의 발판이 되고 국민의 생활, 삶, 복지, 안전을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올해부터 내년까지 주택 미분양 물량이 최대 3만 채에 이를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미분양 물량이 늘면 건설업계는 물론 건설업계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도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단기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일 ‘우리나라 주택 공급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2020년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3만51채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5월 현재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8858채인데 2년간 약 1만2000채가 늘어나는 것이다. KDI는 2015년부터 주택 공급이 수요를 웃돌며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2015년 정부가 인허가를 내준 주택공급 물량은 76만5328채로 기초주택수요보다 약 35만8000채 많았다. 기초주택수요는 인구 증가 등으로 늘어나는 가구 수와 지은 지 오래돼 사라지는 주택 수를 더한 수치다. 2016년에는 주택공급물량이 기초주택수요보다 32만2000채, 2017년에는 29만6000채 많았다. 2015년부터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것은 2000년대 초중반 지정된 택지지구 내 주택 공급이 특정 시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주택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공급이 크게 늘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우리나라 주택 공급의 특징은 4, 5년마다 급등락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2015∼2017년에 급증한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정부의 주택공급계획물량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준공 후 미분양이 늘며 2011년과 같은 건설경기 절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2007년 주택 공급이 늘며 준공 후 미분양이 많아지자 건설사들은 할인분양이나 임대 등으로 물량을 소화했다. 하지만 2011년 손실을 감당할 수 없었던 145개 건설사가 부도를 내는 등 건설경기가 얼어붙었다. 송 연구부장은 “공급 확대가 전세금 하락으로 이어져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생길 수도 있다”며 “전세 관련 대출 및 보증기관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로 미국의 경제 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 단계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GSOMIA 협정 재연장을 요구해 온 미국이 자동차 관세 부과나 환율조작국 지정 등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재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홍 부총리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연장)종료가 결정됐다”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GSOMIA 파기로 일본의 추가 경제 보복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홍 부총리는 GSOMIA 파기로 일본과의 대화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의 규제 조치를 대화로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이 사태가 매듭지게 하면서도 긴 호흡을 가지고 부처간 추가 대책을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GSOMIA 연장을 요구해 온 미국이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자동차 관세 부과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의 반응을 보면서 대응하겠지만 그 단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선 “현장에서 소재부품 조달 차질 등 기업의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있을 수 있는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응책과 지원방안을 마련해 민관합동 대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2건의 수출허가를 냈지만 일본 정부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홍 부총리는 “경제를 경제 외적인 목적으로 흔들면 자율과 창의라는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예산안에 대해 홍 부총리는 “올해보다 9% 초반대 증가한 약 513조 원 수준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며 “내년 세입여건이 안 좋은 만큼 적자부채발행 규모는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내년에 500조 원이 넘는 ‘슈퍼 예산’ 편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증가분의 절반가량이 복지사업에 투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정을 마중물로 성장잠재력을 키우려 해도 한번 늘리면 줄이기 힘든 복지의 함정에 빠져 확장적 재정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재정 당국과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예산안’을 510조 원대 규모로 편성하기로 하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예산안은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내년 전체 예산 규모는 올해보다 40조 원(9%) 남짓 늘어난 510조 원대다. 이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은 182조 원으로 올해 복지 예산(161조 원)보다 21조 원 늘어난다. 전체 예산 증가분의 절반가량이 복지에 투입되는 구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추가로 크게 늘어나는 복지사업은 없지만 기존에 만들어진 복지정책을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 돈이 든다”고 했다. 복지 예산 증액 규모는 2010년에는 10조 원 정도였지만 2018년 15조2000억 원, 2019년 16조1000억 원 등으로 크게 늘고 있다. 전체 예산에서 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7.7%에서 2019년 34.3%로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는 처음으로 3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사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내년 정부 예산 가운데 정부가 반드시 써야 하는 의무지출 비율이 51%가 됐다. 재량껏 쓸 수 있는 재정보다 많아진 셈이다. 정부가 혁신성장에 예산을 대거 투입하려 해도 복지 고정비가 계속 증가하는 구조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내년 예산은 경제활력 뒷받침, 사회안전망 강화, 국민편익 증진의 3개 카테고리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 활력위해 재정 늘린다면서… R&D 예산비중은 되레 축소▼ 내년 예산안에서 복지 예산 비중이 35%로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는 것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각종 수당사업 등 복지혜택을 꾸준히 늘렸기 때문이다. 복지 사업은 한번 만들면 덩치를 줄이기 어렵고, 고령화 추세에 따라 수혜 대상이 확대되면서 사업 규모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연구개발(R&D)과 기업 지원 등 경제 활력 지원예산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고 있다. ‘슈퍼 예산’을 편성해도 재정을 마중물로 국가경쟁력을 키우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수당 지원금 늘며 의무지출 비중 50% 돌파 지난해 9월 신설된 아동수당과 내년 7월 도입되는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은 현 정부에서 새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복지 정책이다. 저소득층 구직자들에게 최대 6개월간 월 50만 원을 지원하는 이 제도는 지원 규모가 내년 35만 명에서 2022년까지 60만 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은 내년 5040억 원에서 2022년 약 1조 원까지 증가한다.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주던 아동수당은 다음 달부터 만 7세 미만으로 확대된다. 올해 예산만 해도 2조1600억 원에 이르지만 내년에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공적연금은 고령화 때문에 그대로 둬도 지원액이 늘어나는데 정부가 지원 대상을 더 늘려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대상자는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4년 7월 423만8547명에서 올해 5월 기준 523만1688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9월 최대 지급액을 25만 원으로 올린 데 이어 올해 4월 소득하위 20% 이하는 30만 원까지 지급액이 늘었다. 이에 기초연금 예산은 7조8497억 원에서 올해 11조4745억 원으로 불어났다. 내년에는 소득하위 40%까지 최대 30만 원을 받게 된다. 지난달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7589억 원)를 찍은 구직급여는 하한액이 최저임금과 연동돼 있어 정부가 따로 손을 대지 않아도 매년 오르는 구조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급격히 뛰며 구직급여 하한액은 2017년 하루 4만6584원에서 올해 6만120원으로 2년 만에 약 29% 늘었다. 이 밖에 중위소득, 근로자 월평균소득 같은 소득 기준을 잣대로 수급자를 선정하는 사업이 많아 전체 소득이 오르면 수급대상이 늘어나는 사업도 많다. 정부 관계자는 “정권 초기 3년간 사회안전망 확충에 집중한 결과 신규 사업을 크게 벌이지 않아도 대규모 예산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 R&D 예산 비중 점점 감소 정부와 국회는 내년에 510조 원이 넘는 ‘슈퍼 예산’을 구상 중이다.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민간의 성장 창출력이 떨어진 만큼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여당 일부에서는 최대 530조 원까지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정부는 재정건전성 등을 이유로 9%대 인상률 범위 안에서 예산을 증액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각 부처가 정부에 요구한 예산 인상 수준은 6.2%였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일본 수출 규제까지 맞물리자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해 수준(9.5%)으로 예산 증가율을 맞췄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10.6%)에 육박하는 예산 증가율이지만 복지 예산이 빠르게 늘어나며 정작 혁신성장을 위한 예산 투입은 미미한 수준이다. R&D 예산은 내년에 약 22조 원으로 올해보다 2조 원가량 늘어난다. 정부는 올해 대비 10% 가까이 R&D 예산을 늘렸다고 하지만 전체 예산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0% 이후 줄곧 감소 추세다. 내년에는 올해 R&D 비중인 4.4%보다 더 감소해 4.3%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불황으로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예산을 편성하다 보니 복지 예산을 대느라 정작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돈이 부족한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복지비용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정부가 세수 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예산 편성의 주안점을 복지와 성장 가운데 어디에 둘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주애진 jaj@donga.com·송충현 기자}
국내에서 재활전문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 A 씨는 최근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지역에 5층짜리 상가 2채와 아파트 1채를 구입했다. A 씨는 해외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이 세무당국에 알려지면 소득과 자산 규모가 드러나 세무조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꼼수’를 쓰기로 했다. 해외 부동산 대금을 송금하면서 은행에 신고하는 절차를 고의로 생략한 것이다. A 씨는 말레이시아 부동산 알선 업자가 차명으로 한국에 만든 환치기 계좌로 계약금과 중도금 3억7000만 원을 빼돌렸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A 씨처럼 말레이시아 경제특구인 조호르바루 지역의 상가와 전원주택 등을 구입하며 외국 부동산 취득 신고를 하지 않은 고액 자산가 146명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조호르바루는 싱가포르와 국경이 맞닿아 있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싱가포르의 약 20% 수준으로 낮다는 점 때문에 한국인 구매 수요가 비교적 많다. 당국은 최근 말레이시아 주택가격이 오르며 한국 부유층의 부동산 쇼핑이 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통해 이들을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146명이 취득한 해외 부동산 가격은 약 1000억 원 규모다.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불법 송금한 금액만 135억 원에 이른다.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와 중견기업 대표, 대기업 임직원 등 자산가들이 주로 탈세 혐의를 받고 있다고 관세청은 밝혔다. 이들은 세무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불법 송금한 금액 중 절반 이상인 70억 원을 환치기 계좌를 통해 거래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알선 업자가 친인척 명의로 6, 7개의 계좌를 만들면 한국 투자자들이 이 계좌로 1000만∼2000만 원씩 나눠 돈을 보내는 식이다. 직접 현금다발을 들고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현지에서 돈을 전달한 사례도 있었다. 50대 주부 B 씨는 21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구입한 뒤 가족, 친구와 말레이시아에 여행 가는 것처럼 꾸며 2억8000만 원의 현금을 밀반출했다. 관세청은 부유층이 탈세를 위해 해외 부동산 구입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본다. 해외 부동산을 몰래 구입하면 국내 소득을 해외로 분산해 소득 규모를 줄일 수 있어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상가를 매입한 뒤 상가 임대로 수입을 올려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국내에서 빼돌린 돈으로 구입한 해외 부동산을 그대로 자녀에게 물려줄 경우 상속·증여세도 피할 수 있다. 관세청은 10억 원 초과 고액 투자자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소액투자자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려면 은행에 반드시 신고해야 하며 적발되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처벌을 받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1조7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3대 신산업에는 3조 원의 재정을 지원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혁신성장 확산·가속화 전략’을 내놨다.이는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성장 동력이 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재정 마중물로 경제의 활로를 뚫으려는 것이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홍 부총리는 “경제의 성장 동력을 찾고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데이터 네트워크 AI 등 핵심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하고 전 산업으로 혁신을 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7200억 원을 투입해 행정기관에 민원용 채팅로봇을 설치하는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행정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업이 AI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지원을 늘리고 2023년까지 AI 인재를 20만 명 육성하는 등 물적·인적 인프라 확대에 나선다.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작한 5세대(5G)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선정해 내년에 7000억 원을 집중 투자한다. 경복궁 등 주요 관광지에 5G를 기반으로 한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5G를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확산에 예산이 투입된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시스템반도체 예산은 올해 726억 원에서 2300억 원으로 늘리고 바이오헬스와 미래차에도 각각 1조2800억 원과 1조49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정부는 이 같은 사업비를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 뒤 국회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국내에서 재활전문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 A씨는 최근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에 5층짜리 상가 2채와 아파트 1채를 구입했다. A씨는 해외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이 세무당국에 알려지면 소득과 자산규모가 드러나 세무조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꼼수’를 쓰기로 했다. 해외 부동산 대금을 송금하면서 은행에 신고하는 절차를 고의로 생략한 것이다. A씨는 말레이시아 부동산 알선업자가 차명으로 한국에 만든 환치기 계좌로 계약금과 중도금 3억7000만 원을 빼돌렸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A씨처럼 말레이시아 경제특구인 조호바루 지역의 상가와 전원주택 등을 구입하며 외국부동산 취득신고를 하지 않은 고액자산가 146명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조호바루는 싱가포르와 국경이 맞닿아 있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싱가포르의 약 20% 수준으로 낮다는 점 때문에 한국인 구매 수요가 비교적 많다. 당국은 최근 말레이시아 주택가격이 오르며 한국 부유충의 부동산 쇼핑이 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을 통해 이들을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146명이 취득한 해외부동산 가격은 약 1000억 원 규모다.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불법 송금한 금액만 135억 원에 이른다.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와 중견기업 대표, 대기업 임직원 등 자산가들이 주로 탈세 혐의를 받고 있다고 관세청은 밝혔다. 이들이 세무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불법송금한 금액 중 절반 이상인 70억 원을 환치기 계좌를 통해 거래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알선업자가 친인척 명의로 6, 7개의 계좌를 만들면 한국 투자자들이 이 계좌로 1000만~2000만 원씩 나눠 돈을 보내는 식이다. 직접 현금다발을 들고 말레이사아로 출국해 현지에서 돈을 전달한 사례도 있었다. 50대 주부 B씨는 21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구입한 뒤 가족, 친구와 말레이시아에 여행가는 것처럼 꾸며 2억8000만 원의 현금을 밀반출했다. 관세청은 부유층이 탈세를 위해 해외 부동산 구입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본다. 해외 부동산을 몰래 구입하면 국내 소득을 해외로 분산해 소득 규모를 줄일 수 있어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상가를 매입한 뒤 상가 임대로 수입을 올려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국내에서 빼돌린 돈으로 구입한 해외 부동산을 그대로 자녀에게 물려줄 경우 상속·증여세도 피할 수 있다. 관세청은 10억 원 초과 고액 투자자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소액투자자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려면 은행에 반드시 신고해야 하며 적발되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처벌을 받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내년에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를 핵심 인프라로 분야로 선정해 1조7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산업에는 3조 원의 재정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2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성장률 하락이 우려되자 혁신성장 분야에 재정 마중물을 대 경제의 활로를 찾겠다는 판단이다. 홍 부총리는 “경제의 성장동력을 찾고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도약시키겠다”며 “1단계로 데이터 네트워크 AI(인공지능) 등 DNA 분야 핵심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하고 2단계로 3대 신산업에 재정투자해 전 산업으로 혁신을 확산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데이터기반 공공서비스와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 등에 7200억 원을 투입해 국민 민원용 챗봇, 개인맞춤형 국민 비서 서비스 등 민원 행정을 개선할 예정이다. AI 핵심 원천기술 개발 지원 등 관련 연구개발(R&D)에 1900억 원, 광주에 AI중심 융복합 단지 조성 등에 14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특히 5G를 전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분야로 지정하고 내년에 7000억 원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존 3+1 전략투자 분야에서 핵심인재 양성을 5G로 대체하며 5G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4월 세계 최초 상용화를 계기로 초석을 다진 만큼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가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5G기반 SOC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대표 관광거점 및 주요 문화유산을 5G 기반 콘텐츠로 제작하는 등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에 재정을 투입한다. 시스템반도체 예산은 올해 726억 원에서 내년 2300억 원으로 늘려 테스트베드 장비를 개선하고 반도체 개발을 전주기 지원할 계획이다. 바이오헬스는 1조1112억 원에서 1조2800억 원으로, 미래차는 9118억 원에서 1조4900억 원으로 확대해 R&D와 인프라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 외에도 스마트산단, 스마트팜, 드론 등 신산업을 육성하고 5년간 AI 인재 20만 명을 육성하는 등 혁신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AI 대학원 과정을 현재 3개에서 8개로 확대하고 올해 하반기에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을 5개 추가해 총 40개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을 운영한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경기 고양장항지구와 수원당수지구에 2021년까지 행복주택과 신혼희망타운 1만3000채를 공급한다. 대전 원신흥동 등 58개 국유지를 대학생 기숙사 부지로 제공하고 국유지 사용 기간을 최장 30년까지 늘려줄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20일 구윤철 2차관 주재로 제20차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0년도 국유재산 종합계획’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국유재산종합계획은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을 거쳐 다음 달 3일까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 계획은 국유지 개발로 경제활력을 높이고 국민 편익을 늘리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복지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경기 고양시와 수원시에 행복주택과 희망타운을 공급한다. 국유지를 대학생이 사용하는 기숙사 건립 부지로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유지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 중 5곳 이상의 토지개발 후보지를 지방자치단체와 발굴해 공공과 민간의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창업기업과 국내 유턴기업이 국유지를 장기 임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30년 이상 노후된 국유 임대건물 1300여 개는 국유재산관리기금을 활용해 리모델링한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내년부터 단독주택이나 소형 빌딩을 상속하거나 증여할 때 내는 세금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시세의 60%를 밑도는 기준시가로 상속·증여세를 내지만 앞으로는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통해 과세표준(과표·세금 물리는 기준금액)을 시세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19일 경제 부처에 따르면 국세청은 내년부터 일반건물의 상속·증여세를 부과할 때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과표를 정할 방침이다. 단독주택이나 소형 빌딩 같은 일반건물은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과 달리 건물의 크기와 유형이 제각각이라 정확한 시세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세무 당국은 기준시가를 토대로 과표를 산정했다. 기준시가는 국세청이 매년 산정 방법과 기준을 고시한다. 올해는 m²당 신축가격기준액 71만 원에 구조와 용도, 토지 공시지가에 따라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최용준 세무법인다솔WM센터 세무사는 “아파트의 경우 증여하는 단지와 유사한 매매 사례를 찾기 쉬워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한다”며 “일반건물은 비슷한 매매 사례를 찾기 어려워 기준시가를 실거래가 대신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정부와 세무당국은 기준시가를 실거래가 대신 사용해 과표를 산정할 경우 실제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본다. 이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이 꼬마빌딩(소형 상가건물) 등 일반건물을 증여하거나 상속하면서 세금을 줄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기준시가 대신 감정평가를 새로 해 시세와 비슷한 수준의 과표를 정한 뒤 세금을 부과하도록 한 것이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의 우병탁 팀장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A건물의 기준시가는 21억 원이지만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한 과세표준은 38억 원으로 높아진다. 이를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세금은 종전 6억4020만 원에서 13억7255만 원으로 7억3000만 원(114%)가량 높아진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기준시가 11억2000만 원 상당의 단독주택을 감정평가하면 과표가 23억 원으로 늘어난다. 증여세 부담은 약 4억6000만 원 증가한다. 세무당국은 원칙적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건물에 모두 감정평가를 적용해 상속·증여세를 물릴 계획이다. 다만 행정력의 한계를 감안해 일정 가격 수준 이상인 고가 일반건물을 대상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꼬마빌딩이나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비싼 경우가 많은데도 실거래가를 비교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세금을 적게 내 왔다”며 “감정평가를 거치면 실제 시세와 거의 유사하게 과세표준을 구할 수 있는 만큼 과세 형평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방침을 공식 발표하기 5일 전 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규제하면 무역 자유화를 저해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것임을 알고도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6월 26일 ‘2019년 연례 불공정무역 보고서’에서 “안전보장을 이유로 수출 제한 예외를 쉽게 인정하면 자유무역 질서가 형해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보를 명분으로 자유무역의 예외를 자주 허용하면 자유무역이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각국의 안전보장에 관한 판단을 존중하고 재량권이 인정돼야 한다”면서도 “안보 예외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것은 특정 국가가 예외 조치를 남용할 수 있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외 규정이 남용되면 세계 무역을 위축시키고 다자간 무역체제에 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 보고서를 낸 뒤 5일 만인 지난달 1일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3개 소재에 대해 안보를 이유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안보를 이유로 한 수출 규제 예외 조항을 비판한 논리를 펼치고선 이를 한국을 대상으로 스스로 깨뜨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의 안전보장 무역관리는 안보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과잉 수출 규제이고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11조’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GATT 11조 1항은 회원국이 수출 허가를 통해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통상추진위원회를 열고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돼 신흥시장 개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으로 올해 2분기(4~6월)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기획재정부가 평가했다. 정부가 4월 이후 5개월 연속 경기 상황을 ‘부진’ 상태라고 판단한 것이다. 기재부는 16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2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이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경제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그린북에서도 정부는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지만 수출 및 투자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경기가 급속히 나빠졌던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인 올해 4월 처음으로 그린북에 ‘부진’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이후 5개월 연속 그린북에 경기가 부진하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2005년 3월 그린북 발간 이후 가장 오랜 기간(5개월) 연속으로 경기가 부진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4, 5월에는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가 부진하다고 판단했고 6~8월에는 수출과 투자 부진을 언급했다. 민간 연구기관에 비해 경기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정부조차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그린북 내 표현을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부진이라는 표현이 2005년 이후 최장인 것은 맞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경기 위축, 침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7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주요 경제지표들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6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9.3% 줄었고 건설투자는 같은 기간 6.3% 감소했다.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동반 하락해 6월 현재까지 100을 밑돌고 있으며 소비자심리, 기업심리도 모두 위축돼 있다. 경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미만이면 하강 흐름을 나타낸다. 정부는 “투자 수출 소비를 살리기 위해 가용한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1년 6개월 만에 최대치인 29만9000명에 이르렀다.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데다 작년 7월 신규 취업자가 5000명에 그쳐 수치상 고용 실태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크다. 반면 7월 기준 실업률은 19년 만에 가장 높았고 15∼29세 청년실업률은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용의 질이 개선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만9000명 늘었다. 이런 증가폭은 지난해 1월(33만4000명)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지난해 9만7000명에 머물렀던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들어 7월까지 평균 22만 명으로 많아졌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아직 고용 여건이 불확실하긴 하지만 노동시장이 전반적으로 활력을 보이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 취업자가 33만8000명으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년 전보다 약 20만 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관광 경기가 살아나며 숙박음식업 취업자가 201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 이상 증가했다. 공공일자리 등이 포함된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14만6000명 늘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의 일자리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제조업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과 전기장비의 업황이 나빠지며 9만4000명 줄었다. 지난해 4월 이후 16개월째 이어지는 감소세다. 통계청은 일본과의 무역 분쟁이 고용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업황 부진으로 영향을 받은 도소매 취업자는 8만6000명 줄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7만7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15∼29세가 1만3000명 늘고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30대(―2만3000명), 40대(―17만9000명) 일자리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노인 일자리가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셈이다. 65세 이상 취업자 수 증가폭은 21만1000명으로 두드러지게 증가한 반면 30, 40대 일자리는 2017년 10월부터 22개월째 동반 감소 중이다. 실업률은 3.9%로 7월 기준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올해 들어 6월까지 실업률이 줄곧 4%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수치다. 실업자 수는 5만8000명 늘어난 109만7000명으로 집계돼 1999년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8%로 1999년(11.5%)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달 고용률은 61.5%로 1년 전과 비교해 0.2%포인트 늘었다. 통계청은 실업률과 고용률이 함께 오르고 있는 것은 일자리 시장이 활력을 찾아 구직활동에 나서는 인구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구직 활동에 나선 이들 중 일부는 취업자로 유입이 되고 나머지는 실업자로 남아 고용률과 실업률이 함께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냥 쉬고 있는 인구가 209만4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고 잠재구직자 등을 반영한 확장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고용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라고 강조한 것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의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수출 보복 조치가 우리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보다는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크다고 보고 그런 불안감을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산업 구조 개편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기초가 튼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무디스에 이어 며칠 전 피치에서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두 단계 높은 ‘AA―’로 유지했고 안정적 전망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었으나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성장세는 건전하며, 낮은 국가부채 비율에 따른 재정건전성과 통화·금융까지를 모두 고려하여 한국 경제에 대한 신인도는 여전히 좋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무디스의 평가와 외평채 발행 성공 사실 등을 근거로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우리 경제의 튼튼한 기초체력을 확인받은 결과”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자세하게 경제 상황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것은 한일 갈등과 관련한 시장의 불안감을 막겠다는 의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대통령이 직접 나서 우리 경제에 대한 확신을 국민에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문 대통령은 부품·소재 분야에 대한 산업구조 개편의 의지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기득권과 이해관계에 부딪혀 머뭇거린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들의 소극적 행정을 지적하며 부품·소재 국산화와 신산업 육성 등 경제 극일(克日)을 위한 신속한 대책 마련을 당부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 야권과 경제계 일각에서는 “민생 경제의 어려움과 동떨어진 인식”, “청와대가 보고 싶은 내용만 본다” 등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무디스,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이 재정건전성과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피치는 “글로벌 경제 둔화 및 미중 무역 긴장으로 한국의 성장 모멘텀이 상당히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또 6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0%로 하향 조정했던 피치는 9일에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다. 여기에 수출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렇게 좋은 것들만 많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부분을 함께 헤쳐 나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것도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것.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국민의 체감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생활 SOC 투자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의미다.한상준 alwaysj@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정부와 여당이 내년에 확장 재정을 펴기로 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올해보다 60조 원가량 많은 530조 원 규모의 초(超)슈퍼예산을 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경기 상황과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지만 국가 재정에 무리가 될 수 있어 정부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총선을 겨냥한 예산 풀기라는 지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2020년도 예산안 비공개 당정협의’에서 내년 예산 규모를 대폭 늘려 확장적 재정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논의 과정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은 예산을 최대 530조 원까지 늘리자는 의견을 정부 측에 냈다. 이는 올해 본예산 469조6000억 원보다 13%가량 많은 것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예산을 지나치게 확대하면 재정건전성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올 5월 각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총지출 요구 규모는 498조7000억 원이었다. 이를 토대로 기재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약 8∼9% 늘어난 510조 원 안팎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은 매년 ‘1조 원+α(알파)’ 규모로 편성하되 ‘α’에 해당하는 예산 규모를 초반에 최대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됐다. 내년부터 1∼2년 동안 최대 7조 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연구개발(R&D) 예산은 내년에도 증가세를 유지하는 대신 효율성을 높여 집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날 당정청이 개최한 일본 수출규제 대응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는 1조7000억 원에 이르는 소재·부품·장비 관련 연구개발(R&D)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이달 중 면제하기로 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국가재정법상 300억 원 이상 사업은 예타를 거쳐야 하지만 소재·부품·장비 관련 R&D 사업은 ‘긴급상황’으로 보고 바로 사업을 시작하도록 예타를 면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정청은 소재·부품특별법 전면 개편 작업 때 장비 분야까지 포함한 법 개정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해 9월 초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또 화학 섬유 금속 세라믹 등 4대 분야의 실증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테스트베드(시험환경) 구축을 9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한국 경제에 큰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한은 총재까지도 포함하는 범정부 차원의 긴급상황 점검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기자}
반도체 D램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계기술 등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지금은 이런 기술 유출 시 ‘1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게 돼 있지만 형벌의 하한선이 없어 징역기간이 1, 2년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13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유출방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2020년 6월부터 국가핵심기술을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해 해외로 유출하면 3년 이상 유기징역의 처벌을 받는다. 현재는 국가핵심기술과 일반산업기술 모두 해외 유출에 대해 15년 이하 징역의 처벌을 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3년 이상으로 하한선을 둬 징역 1, 2년으로 상대적으로 가볍게 처벌받는 경우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처벌 수준을 강화한 것이다. 국가핵심기술은 기술적 경제적 가치가 높아 해외로 유출되면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되며 반도체 7개, 디스플레이 2개, 자동차 철도 9개 등 총 64개가 지정돼 있다. 외국 기업이 국가핵심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경우에는 모두 정부에 신고하도록 규정이 바뀐다. 그간은 국가연구개발자금을 지원받아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을 가진 기업을 M&A할 때에만 신고하게 돼 있다. 이 밖에 국가핵심기술을 무단 도용하거나 유출하면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된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