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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탄력세율이 현행 30%에서 2024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50%로 확대되고, 근로자 식대에 적용되는 비과세 한도는 현재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높아진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일부 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일부 개정안,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 통과에 따라 휘발유·등유·중유·LPG 부탄 등 유류세 탄력세율과 개별소비세 탄력세율은 2024년 말까지 현행 30%에서 50%로 확대된다. 정부는 이날 개정안 처리에 따라 유류세를 최대폭으로 인하하면 휘발유 기준 세금은 리터당 최대 148원 내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점에 50% 탄력세율을 적용하겠다”며 “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마무리해주면 실제 물가 상황과 재정·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는 이날 내년 1월 1일부터 근로자 식대 비과세 한도를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식대 비과세 한도는 지난 2003년 이후 19년째 동결 상태였지만, 최근 급격히 물가가 오르며 근로자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것을 고려해 비과세를 한도를 확대했다. 또 국회 비상설 특별위원회 인선도 마무리 됐다. 연금개혁 특별위원회는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정치개혁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위원이 위원장으로 이끌게 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다루는 형사사법체계개혁 특위 위원장에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선임됐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정부의 초등학교 취학 연령 하향 조정 방안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민을 패싱한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라며 “영유아 발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사회적 합의를 철저히 무시한 채 졸속으로 추진했다”고 했다. 강 의원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박순애 교육부장관에 대한 교육 전문성 우려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독단적이고 주먹구구식 정책을 하는 대통령과 교육부장관은 즉각 사과하고 철회하라”고도 했다. 당권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교육은 백년대계인데, 이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교육청과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 없는 사안을 발표하면 일선 학교 현장과 가정의 혼란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해당 정책이 정작 맞벌이 부부의 현실과 동 떨어져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의원은 “교육부는 맞벌이 부부 증가를 이유로 들지만, 현실은 학교 수업시간이 짧은 상황에 아이가 학업이 끝나면 돌봄교실, 태권도, 미술학원, 피아노학원 등을 ‘뺑뺑이’ 돌려야만 한다”며 “육아부담을 이야기할 꺼면 학제 개편 이전에 맞벌이 부부의 노동시간부터 단축시켜야 한다”고 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장경태 의원은 “경찰장악, 극우인사 채용, 정치보복 등 현재 윤석열 정부 실정을 감추기 위한 시선 돌리기용 정책 추진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방안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아이들의 지능과 성장 내용,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 등을 생각하면 취학연령을 낮춰서 해결하는 게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며 “다만 교육 마스터플랜이 있는 것인지, 교사 수급은 어떻게 하고, 현행 6·3·3학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모든 초중고 교사 및 대학과 연계된 교육정책을 왜 하나만 던져놓고 이야기 하냐”고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로 내정된 이태규 의원은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대가 계속 바뀜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체제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고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공청회나 토론회 같은 공론화와 숙의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 씨(46)의 개인카드가 법인카드 바꿔치기 과정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A 씨 명의의 개인카드가 성남 등지에서 사용된 뒤 취소됐고, 다음 날 김 씨의 수행비서인 배모 씨(46)가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씨는 법인카드 한도 규정 때문에 개인카드 여러 장을 돌려가며 먼저 계산하고 나중에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했는데, 이 과정에서 A 씨의 개인카드도 활용된 것이다. 경찰은 이 의원 집에 배달된 물품 결제 내역에 A 씨의 카드가 사용된 것을 확인하고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 씨가 최근까지 살다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다가구주택 건물은 2014년부터 배 씨가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2018년 전역한 뒤 지난해부터 경기도 산하 기관에서 일해 왔다고 한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의혹과 관련한 죽음은 벌써 네 번째”라며 “정치를 계속하고 싶다면 의혹부터 해명해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원내대표 출신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저승사자라도 보는 듯한 오싹함마저 느끼게 된다”고 적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여당이 ‘야권 갈라치기’를 위해 해당 사건을 쟁점화하는 것으로 보고 공개 대응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관련 경찰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A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을 두고 “저승사자 보는 듯하다”며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의혹과 관련한 죽음은 벌써 네 번째”라며 “지난해 말 대장동 관련 수사 중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지난 1월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제보자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적었다. 이어 “이 의원이 떳떳하다면 왜 극단적 선택이 끊이지 않는 것이냐”며 “정치를 계속하고 싶다면 이런 의혹부터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도저히 우연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든, 마치 저승사자라도 보는 듯한 오싹함마저 느끼게 된다”며 “이 의원과 김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엄중한 진실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여당이 ‘야권 갈라치기’를 위해 해당 사건을 쟁점화하는 것으로 보고 공개대응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언론노조가 문재인 정부 때 적폐몰이로 공영방송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방송 관할 상임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첫 전체회의에는 여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하며 시작부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與 “공영방송이 민주당 선거캠프 노릇”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더불어민주당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운운하지만 민노총이 직원들을 장악했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까지 영구 장악하겠다는 저의가 숨어있는데 어떻게 보냐”며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민노총 노조가 장악한 공영방송이 민주당 선거캠프 홍보팀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물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알박기 인사’ 논란에 휩싸인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거론하면서 “한 위원장과 정 위원장이 충실히 했어도 불공정 방송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MBC와 KBS 사장의 사퇴도 요구했다. 박 의원은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관련 MBC 보도를 예시로 들며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이면 귀순은 여행’이라는 헤드라인을 사용했는데 MBC가 좌파진영 비호에 몰두해 인권을 유린한 것”이라며 “박성제 MBC 사장은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KBS 사장 후보자 등록 당시 허위 내용을 기재한 의혹으로 KBS 노동조합에 고발당한 김의철 사장 관련 논란도 언급하며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방송을 특별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 장악하고, 실제로 방송 내용이 그런 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KBS 수신료를 반강제적으로 징수를 하니 불만이다.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하지 않겠나”라는 박 의원의 질의엔 “어느 정도 한전의 전기요금에 붙여가지고 받는 것을 일종의 편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상견례를 겸해 열린 과방위 첫 전체회의에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불참하면서 ‘반쪽’으로 열렸다. 국민의힘 과방위 관계자는 “이날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민주당에 전달했는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강행했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과방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을 언급하며 “조속히 법을 통과시켜 방송이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野, 박순애 첫 국회 신고식이날 대정부질문에는 국회 공백 사태 속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신고식을 치렀다. 민주당 서동용 의원은 박 부총리의 쌍둥이 아들이 입시 컨설팅 학원에서 학교생활기록부를 첨삭 받았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논란이 된 학원에 가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박 부총리는 “제가 많이 바빠 자녀들 학원 다니는 걸 잘 못 챙겼다”며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부총리는 자녀의 생활기록부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성인이 된 자녀에게) 얘기는 해보겠지만 아마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본인의 숭실대 및 서울대 교수 임용과 승진 심사에 제출된 연구물과 연구업적 목록을 제출하라는 요청에도 “학교와 협의해 보겠다”고만 답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언론노조가 문재인 정부 때 적폐몰이로 공영방송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방송 관할 상임위원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첫 전체회의에는 여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하며 시작부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與 “공영방송이 민주당 선거캠프 노릇”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더불어민주당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운운하지만 민노총이 직원들을 장악했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까지 영구 장악하겠다는 저의가 숨어있는데 어떻게 보냐”며 “지난 대선 기간동안 민노총 노조가 장악한 공영방송이 민주당 선거캠프 홍보팀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물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알박기 인사’ 논란에 휩싸인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정연주 통신심의위원장을 거론하며 “한 위원장과 정 위원장이 충실히 했어도 불공정 방송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MBC와 KBS 사장의 사퇴도 요구했다. 박 의원은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 관련 MBC 보도를 예시로 들며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이면 귀순은 여행’이라는 헤드라인을 사용했는데 MBC가 좌파진영 비호에 몰두해 인권을 유린한 것”이라며 “박성제 MBC 사장은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KBS 사장 후보자 등록 당시 허위내용을 기재한 의혹으로 KBS노동조합에 고발당한 김의철 사장 관련 논란도 언급하며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방송을 특별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 장악하고, 실제로 방송 내용이 그런 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KBS 수신료를 반강제적으로 징수를 하니 불만이다. 국민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하지 않겠나”라는 박 의원 질의엔 “어느 정도 한전의 전기요금에 붙여가지고 받는 것을 일종의 편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상견례를 겸해 열린 과방위 첫 전체회의에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불참하면서 ‘반쪽’으로 열렸다. 국민의힘 과방위 관계자는 “이날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민주당에 전달했는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강행했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과방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을 언급하며 “조속히 법을 통과시켜 방송이 정쟁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 野, 박순애 첫 국회 신고식 이날 대정부질문에는 국회 공백사태 속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신고식을 치렀다. 민주당 서동용 의원은 박 부총리의 쌍둥이 아들이 입시 컨설팅 학원에서 생활기록부를 첨삭 받았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논란이 된 학원에 가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박 부총리는 “제가 많이 바빠 자녀들 학원 다니는 걸 잘 못 챙겼다”며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부총리는 자녀의 생활기록부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성인이 된 자녀에게) 얘기는 해보겠지만 아마 어려울 것”이라고 사실상 거부했다. 본인의 숭실대·서울대 교수 임용과 승진심사에 제출된 연구물과 연구업적 목록을 제출하라는 요청에도 “학교와 협의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는 표현을 쓴 장면이 포착돼 파장이 일고 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당 문제는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해 왔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여과 없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尹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바뀌니 달라져”국회 사진기자단은 26일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휴대전화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을 포착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의힘이 최근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맞불을 놓는 동시에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불거진 경란(警亂)을 조기 진압하는 데 앞장섰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체리 캐릭터가 엄지를 들어 보이는 이모티콘 메시지를 권 원내대표에게 보냈다. 메시지가 공개된 후 논란이 커지자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가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선배 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오랜 대선 기간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저를 위로하며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며 “우발적인 상황에서 언론에 노출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野 “尹, 이준석 징계 배후 의구심” 맹공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표현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당원들을 만나는 지방 순회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된 지 35분 만에 페이스북에 울릉도 사진을 올리며 “최근에야 울릉도 순환도로가 완공된 것처럼 지금까지 도서 지역에 대한 투자는 항상 더디게 진행되었고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썼다. 550자 분량의 글에 정치적 메시지는 없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 이후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이 대표 입장에선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불편했던 관계가 그동안 공식화되지 않았다가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조오섭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생 챙기기에 분초를 다퉈도 부족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 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말이냐”고 날을 세웠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오늘 주고받은 문자를 보니 이 대표를 징계하고 내치는 데 (윤 대통령이) 배후 역을 맡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고 쏘아붙였다. 그런 가운데 권 원내대표가 이날 윤 대통령에게 “강기훈과 함께”라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입력하는 장면도 포착돼 강 씨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1980년생인 강 씨는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9년에는 우파 성향 정당인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했고 대표까지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을 주축으로 결성하려던 ‘민들레’(가칭) 모임이 명칭과 성격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다음 달 중순경 출범한다. 친윤 색깔이 비교적 옅은 중진 의원을 내세워 친윤 세력화라는 당 안팎의 비판은 피해 갈 것으로 전해졌다. ○ ‘민들레’ 간판도 바꿔 달기로공동 간사를 맡기로 했던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8월 전후로 공부 모임을 출범하려고 논의하는 중”이라며 “민들레라는 이름이 나쁜 것도 아닌데 자꾸 부정적인 이미지로 덧씌워져서 다른 이름을 쓸지 의견을 수렴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에 참여하기로 했던 한 의원은 “아직 어떤 이름을 새로 쓸지 거론된 것은 없다”면서도 “혁신 등 거창한 명칭 대신 열린 마음으로 민심을 경청하겠다는 생각 등을 반영해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당과 정부, 대통령실까지 아우르는 오픈 플랫폼을 지향했던 모임 성격도 오해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 당내 다른 공부 모임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이미 안철수 의원이나 김기현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의원들이 부처 장관이나 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논의하는 방식의 공부 모임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방식이 되지 않겠느냐”며 “비공식 당정 협의체라는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지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들레 모임에 대해 “공식적 당정 협의체와 별개로 (정치적) 의도가 있는 모임은 발족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 尹정부 정책 지원에 초점 맞출 듯한 차례 논란에도 공부 모임을 재차 출범시키려는 배경에는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인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모임에선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민생 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정책을 개발해 정부에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계파 모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모임 불참 선언을 했던 만큼 불필요한 논란을 다시 일으키지 않겠다는 것. 이철규 이용호 공동 간사 체제도 백지화하고 계파색이 옅은 재선 또는 3선 의원이 대표를 맡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는 표현을 쓴 장면이 포착돼 파장이 일고 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당 문제는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해왔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여과 없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尹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바뀌니 달라져” 국회 사진기자단은 26일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휴대전화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을 포착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의힘이 최근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맞불을 놓는 동시에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불거진 경란(警亂)을 조기 진압하는데 앞장섰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체리 캐릭터가 엄지를 들어 보이는 이모티콘 메시지를 권 원내대표에게 보냈다. 메시지가 공개된 후 논란이 커지자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가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 선배 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오랜 대선 기간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저를 위로하며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며 “우발적인 상황에서 언론에 노출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野 “尹, 이준석 징계 배후 의구심” 맹공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표현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당원들을 만나는 지방 순회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된 지 35분 만에 페이스북에 울릉도 사진을 올리며 “최근에야 울릉도 순환도로가 완공된 것처럼 지금까지 도서 지역에 대한 투자는 항상 더디게 진행되었고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썼다. 550자 분량의 글에는 정치적 메시지는 없었고, 지역 현안에 대한 내용만 언급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 이후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이 대표 입장에선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불편했던 관계가 그동안 공식화되지 않았다가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권력 장악에만 몰두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민생 챙기기보다 당무 개입이 우선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민생 챙기기에 분초를 다퉈도 부족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말이냐”고 날을 세웠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무게감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한심한 날”이라며 “오늘 주고받은 문자를 보니 이 대표를 징계하고 내치는 데 (윤 대통령이) 배후 역을 맡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고 쏘아붙였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을 주축으로 결성하려던 ‘민들레’(가칭) 모임이 명칭과 성격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다음 달 중순경 출범한다. 친윤 색깔이 비교적 옅은 중진 의원을 내세워 친윤 세력화라는 당 안팎의 비판은 피해갈 것으로 전해졌다. ● ‘민들레’ 간판도 바꿔달기로 공동 간사를 맡기로 했던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8월 전후로 공부 모임을 출범하려고 논의하는 중”이라며 “민들레라는 이름이 나쁜 것도 아닌데 자꾸 부정적인 이미지로 덧씌워져서 다른 이름을 쓸지 의견을 수렴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에 참여하기로 했던 한 의원은 “아직 어떤 이름을 새로 쓸지 거론된 것은 없다”면서도 “혁신 등 거창한 명칭 대신 열린 마음으로 민심을 경청하겠다는 생각 등을 반영해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당과 정부, 대통령실까지 아우르는 오픈 플랫폼을 지향했던 모임 성격도 오해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 당내 다른 공부 모임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이미 안철수 의원이나 김기현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의원들이 부처 장관이나 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논의하는 방식의 공부 모임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방식이 되지 않겠느냐”며 “비공식 당정 협의체라는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지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들레 모임에 대해 “공식적 당정 협의체와 별개로 (정치적) 의도가 있는 모임은 발족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 尹정부 정책 지원에 초점 맞출 듯 한 차례 논란에도 공부 모임을 재차 출범시키려는 배경에는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인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모임에선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민생 회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정책을 개발해 정부에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계파 모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모임 불참 선언을 했던 만큼 불필요한 논란을 다시 일으키지 않겠다는 것. 이철규 이용호 공동 간사 체제도 백지화하고 계파색이 옅은 재선 또는 3선 의원이 대표를 맡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미 당정 관계자들을 초청하는 형식의 공부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안 의원은 이날 세 번째 ‘민·당·정 토론회’ 모임을 열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는 상황을 감안해 ‘과학적 방역과 백신주권’을 주제로 토론을 열었다.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과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을 초청했다. 김 의원도 27일 ‘혁신24, 새로운 미래’ 4차 모임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 한반도 정세와 새로운 대북정책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돼야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민들레가 명칭과 성격을 바꿔서 출범하기로 했지만 당권 경쟁 구도에 접어들면 친윤 세력화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경찰 중립성을 지키고자 하는 서장들(의 회의)을 쿠데타에 비교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적반하장이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경찰은 총과 탄약을 들고 정보를 독점한 13만 명의 거대한 공권력이다. 이런 공권력이 노골적으로 견제를 거부한다면 쿠데타일 뿐.”(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을 놓고 여야가 25일 전면전에 돌입했다. 특히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하나회의 12·12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도 “부적절한 집단행동”이라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며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전두환식 경찰 통제” 대 “경찰판 하나회”민주당은 이 장관의 ‘쿠데타’ 발언을 집중 성토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을 향해 “판사 출신 (이 장관의) 인권 의식이 이 정도 수준이어서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행안부 장관이 수사 지휘까지 하겠다는 것이 전두환 정권식 시스템이고 민주주의 후퇴, 인권 약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화살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겨눴다. 우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회의 한 번 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가능한지, 아직 임명받지 않은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런 행위를 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전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임명 후 첫 브리핑에 나서 경찰서장 회의를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직접 올라탄 것”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한 이들을 겨냥해 “본질은 항명을 모의하는 ‘경찰판 하나회’”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최고위 회의에서도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 지원 부서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누가 봐도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이라며 “국민 혈세로 월급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을 향해 “대기발령이 아닌 파면 대상”이라고 적었고, 조해진 의원은 “사태가 광우병사태를 닮아간다”고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실도 그렇고 정부가 너무 거칠게 다루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 경찰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대정부질문에서도 ‘쿠데타’ 설전여야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도 이 장관의 ‘쿠데타’ 발언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법 위반도 없는데 (회의를) 해산하려고 쿠데타, 내란에 비유했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이 “내란이란 말은 쓰지 않았다”고 하자 박 의원은 “(쿠데타와 내란이) 다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장관은 ‘서장 회의가 이전 평검사 회의와 어떻게 다르냐’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질문에는 “경찰은 검찰과 다르게 언제든지 강제력과 물리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이 ‘쿠데타’ 발언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여야 공방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쿠데타란 표현을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민주당 이해식 의원의 질문에 “전혀 없다”며 “오히려 경찰국을 만들지 않는 것이 행안부 장관의 직무유기”라고 답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쿠데타 비유를 비판하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 “(경찰서장 회의는) 상사 명령에 불복한 것으로 우리 국가 유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장관의 비유는) ‘대단히 심각하고 국가를 흔들 수 있는 일’이란 표현으로 생각한다”며 이 장관을 옹호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경찰 중립성을 지키고자 하는 서장들을 쿠데타에 비교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적반하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경찰은 총과 탄약을 들고 정보를 독점한 13만 명의 거대한 공권력이다. 이런 공권력이 노골적으로 견제를 거부한다면 쿠데타일 뿐.”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을 놓고 여야가 25일 전면전에 돌입했다. 특히 이날 오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도 “부적절한 집단행동”이라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경찰장악 음모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며 총력대응을 예고했다. ● “전두환식 시스템” 대 “경찰판 하나회”민주당은 이 장관이 경찰 회의를 전두환 신군부 당시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빗댄 것을 집중 성토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을 향해 “말을 심하게 한다. 판사 출신 (이 장관의) 인권 의식이 이 정도 수준이어서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행안부 장관이 수사 지휘까지 하겠다는 것이 전두환 정권식 시스템이고 민주주의 후퇴, 인권 약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쿠데타 세력처럼 구는 것은 윤석열 정부”라며 “권력의 길들이기에 어떠한 반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전두환식 경찰 통제”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을 비롯해 류삼영 울산 중부서장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에 대한 화살을 윤 대통령으로 직접 돌리고 있다. 우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회의 한 번 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가능한지, 아직 임명받지 않은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런 행위를 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전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임명 후 브리핑에 나서 경찰서장 회의를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당 내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 저지 대책위원회’를 당 차원 기구로 격상하고 다음달 4일 열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때 제대로 따져 묻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도 ‘쿠데타’라고 규정하며 대통령실 적극 엄호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불법적 행위를 하면서 의인이라도 되는냥 행세하고 있다. 그러나 본질은 항명을 모의하는 ‘경찰판 하나회’”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도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 지원 부서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누가 봐도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이라며 “국민 혈세로 월급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했다. 다만 강대강 대치 움직임 속 당 내부에서도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대통령실도 그렇고 정부가 (경찰을) 너무 거칠게 다루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 경찰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대정부질문에서도 ‘쿠데타’ 설전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도 이 장관의 ‘쿠데타’ 발언을 집중 추궁했다. 박주민 의원은 “법 위반도 없는데 해산하려고 쿠데타, 내란에 비유했다”며 “내란은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서장 회의에서) 내란 목적이 뭐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 장관이 “위험성을 말한 것”이라며 “내란이란 말은 쓰지 않았다”고 하자 박 의원은 “(쿠데타와 내란이) 다르냐”고 언성을 높였다. 다만 이 장관도 “모든 경찰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이번 사태에 연루된 경찰관들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묵묵히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경찰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 장관은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이 경찰 수사를 간섭하고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의에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개별적으로 수사에 관해 관여하거나 지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와 근로자 간 협상이 파업 51일째인 22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대우조선 추산 8000억 원대의 피해를 남기고 경찰 공권력 행사 직전까지 가면서 노정(勞政)갈등 양상으로 비화될 뻔한 거제 옥포조선소 1독의 선박점거 농성 사태도 일단락됐다. 이날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와 대우조선 사내협력사협의회(협력업체 측)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경까지 교섭 재개와 정회를 거듭하며 막바지 협상을 진행한 끝에 ‘임금 4.5% 인상’을 골자로 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는 폐업 하청업체 4곳의 근로자들을 다른 하청업체가 고용승계하도록 노사가 최대한 노력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교섭 막바지 핵심 쟁점이 된 민형사상 손해배상을 제소하지 않기로 한 부분은 공개 합의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양측은 이 부분에 대한 ‘비공개 합의서’를 작성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여기엔 이미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 진정 및 형사소송 건은 유지하되 추가 민형사 소송은 제기하지 않기로 한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노조는 합의 이후 발생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민사책임을 지기로 했다. 피해를 입은 원청 대우조선과 하청지회 간 합의가 진행됐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우조선은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손배소 제기가 불가피하지만 소 제기 대상을 집행부 5명으로만 한정한다는 내용을 하청지회 측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발표한 정부 입장문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노사분규를 해결한 중요한 선례를 만들었다”며 “불법 점거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형사 사건은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지회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고용부 관계자는 “교섭 타결과 별개로 현재 경찰과 고용부에 접수된 재물손괴, 업무방해 등 형사사건은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타결에 대해 “정부는 노사관계 개혁의 첫걸음이 산업현장의 법치주의 확립에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파업 투쟁은 사회적 승리를 거둔 것”이라며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범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고 했다.‘추가 손배소 않겠다’는 조항 비공개… 노사갈등 불씨 남아[대우조선 하청노사 협상 타결]승자 없이 패자만 남은 파업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파업사태가 대우조선, 하청업체, 근로자, 지역사회 모두에 피해를 남기고 22일 마무리됐다. 재계와 노동계 모두에서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양측이 끝까지 대립했던 ‘민형사상 소송 면책 여부’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살려두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노조원 평균 인상률 못 미치는 4.5%에 합의대우조선 사내협력사협의회와 하청지회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4.5%로 최종 합의했다. 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 파업에 들어갈 당시만 하더라도 ‘임금인상률 30%’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선박 점거 농성에 따른 대우조선과 지역사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요구안이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파업에 참가한 하청지회 소속 근로자는 21개 협력업체의 120여 명이다. 대우조선 협력업체 직원 전체 1만2000여 명 중 98%는 파업 전 이미 개별 임금 협상을 끝낸 상태였다. 이들의 임금 인상 수준은 대부분 4∼8%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하청지회 측은 51일간 파업을 하고도 비노조원들의 평균 인상률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받아든 셈이다. 폐업 협력업체에 소속된 하청지회 조합원들의 고용승계에 대해선 ‘계약종료회사 노동자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고용하기 위해 노사는 최대한 노력한다’는 문구를 별도 합의서에 명시했다. 공개된 ‘노사 합의서’에는 내년 설부터 명절과 하계휴가 때 각각 50만 원, 4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과 ‘성과금은 대우조선해양 노사협상 결과에 따른다’ ‘근로계약 기간은 1년을 기본으로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별도 합의서’에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와 노동자 임금체계 개편 등 노사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제반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가칭’ 상생협력 TF팀을 구성 운영한다”고 넣었다.○ 8000억 원대 피해, 손배소로 갈등 이어질 수도51일간의 파업으로 인해 대우조선은 총 8165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매출 감소 6468억 원, 고정비 지출 1426억 원, 지체보상금 271억 원 등이다. 여기에 조선소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독이 마비되는 것을 본 해외 선사들이 선뜻 대우조선에 건조 물량을 발주할지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또 선박 인도 지연에 따른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 하락도 우려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후 새로운 인수 후보자를 찾는 데도 이번 파업이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하청지회 집행부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발했다. 파업이 끝난 만큼 지금까지의 피해를 산정한 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손해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경영진이 명백한 피해를 입고도 이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 조치될 가능성이 커서다. 대우조선이 하청지회가 요구 조건으로 내건 ‘부제소’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다. 협상에 관여한 인사에 따르면 협력업체들과 하청지회는 추가 손배소 등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비공개 합의서를 만들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 인사는 “업체별로 비공개 합의서에 서명을 받는 중”이라고 했다.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판단으로 (손배소 문제는) 과제로 남겼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합의에 대해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권수오 대우조선 협력사협의회장(녹산기업 대표)은 협상 타결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정부가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나오니까 하청지회 측도 불법적인 행위가 계속되는 게 불리하다고 느끼면서 결국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1독을 점거했던 하청지회 조합원 7명은 모두 점거를 풀었다. 대우조선은 하청지회의 점거 농성이 풀리자마자 곧바로 완성된 선박의 진수 작업에 돌입했다. 하계휴가 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8일부터는 건조 작업이 정상화될 예정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거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거제=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파업사태가 대우조선, 하청업체, 근로자, 지역사회 모두에 피해를 남기고 22일 마무리됐다. 재계와 노동계 모두에서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양측이 끝까지 대립했던 ‘민형사상 소송 면책 여부’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살려두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노조원 평균 인상률 못 미치는 4.5%에 합의대우조선 사내협력사협의회와 하청지회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4.5%로 최종 합의했다. 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 파업에 들어갈 당시만 하더라도 ‘임금인상률 30%’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선박 점거 농성에 따른 대우조선과 지역사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요구안이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파업에 참가한 하청지회 소속 근로자는 21개 협력업체의 120여 명이다. 대우조선 협력업체 직원 전체 1만2000여 명 중 98%는 파업 전 이미 개별 임금 협상을 끝낸 상태였다. 이들의 임금 인상 수준은 대부분 4∼8%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하청지회 측은 51일간 파업을 하고도 비노조원들의 평균 인상률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받아든 셈이다. 폐업 협력업체에 소속된 하청지회 조합원들의 고용승계에 대해선 ‘계약종료회사 노동자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고용하기 위해 노사는 최대한 노력한다’는 문구를 별도 합의서에 명시했다. 공개된 ‘노사 합의서’에는 내년 설부터 명절과 하계휴가 때 각각 50만 원, 4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과 ‘성과금은 대우조선해양 노사협상 결과에 따른다’ ‘근로계약 기간은 1년을 기본으로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별도 합의서’에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와 노동자 임금체계 개편 등 노사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제반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가칭’ 상생협력 TF팀을 구성 운영한다”고 넣었다.○ 8000억 원대 피해, 손배소로 갈등 이어질 수도51일간의 파업으로 인해 대우조선은 총 8165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매출 감소 6468억 원, 고정비 지출 1426억 원, 지체보상금 271억 원 등이다. 여기에 조선소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독이 마비되는 것을 본 해외 선사들이 선뜻 대우조선에 건조 물량을 발주할지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또 선박 인도 지연에 따른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 하락도 우려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후 새로운 인수 후보자를 찾는 데도 이번 파업이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하청지회 집행부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발했다. 파업이 끝난 만큼 지금까지의 피해를 산정한 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손해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경영진이 명백한 피해를 입고도 이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 조치될 가능성이 커서다. 대우조선이 하청지회가 요구 조건으로 내건 ‘부제소’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다. 협상에 관여한 인사에 따르면 협력업체들과 하청지회는 추가 손배소 등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비공개 합의서를 만들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 인사는 “업체별로 비공개 합의서에 서명을 받는 중”이라고 했다.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판단으로 (손배소 문제는) 과제로 남겼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합의에 대해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권수오 대우조선 협력사협의회장(녹산기업 대표)은 협상 타결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정부가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나오니까 하청지회 측도 불법적인 행위가 계속되는 게 불리하다고 느끼면서 결국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1독을 점거했던 하청지회 조합원 7명은 모두 점거를 풀었다. 대우조선은 하청지회의 점거 농성이 풀리자마자 곧바로 완성된 선박의 진수 작업에 돌입했다. 하계휴가 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8일부터는 건조 작업이 정상화될 예정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거제=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파업 50일째인 21일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와 근로자 간 협상은 임금 인상률에선 타협점을 찾았지만 손해배상 소송 청구 문제로 진통이 거듭됐다. 이날 조선업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사내협력사협의회(협력업체 측)가 제시한 올해 임금 4.5% 인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청지회가 협력업체들과 대우조선에 손해배상 관련 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걸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협력업체들과 대우조선으로서는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소 제기 대상을 하청지회 집행부 5명으로 한정하는 것으로 좁혀 해결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테이블에선 5명에게만 소를 제기하면 배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표류하는 가운데 경찰이 공권력 투입을 검토하고 나서자 노동계가 크게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을 투입하면 정권 퇴진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정규직 노조)는 금속노조 탈퇴를 위한 전체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투표 결과는 22일 오후에 나온다.대우조선 막판 협상… ‘노조 집행부 5명한정 손배소’ 대안 떠올라 노사 ‘임금 4.5% 인상’은 의견 모아하청노조 “임금 인상안 크게 양보… 사측, 손배청구-고발 취하를” 주장협력사-대우조선 “처벌없이 끝내면 나쁜 선례 남고 배임” 수용불가 고수쌍용차, 당시 금속노조 손배소 진행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의 임금단체협상이 재교섭 일주일째를 맞은 21일 ‘민형사상 소송 면책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됐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와 협력사는 전날(20일) 오후 11시 반까지 이어지는 마라톤협상 끝에 ‘임금 인상 4.5%’를 인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하청지회는 이날 “임금 인상 요구안을 크게 양보한 만큼 손해배상 청구와 형법상 업무방해죄 고발을 취하하고 이후 추가 제소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력사 대표들과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받아들이긴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섰다. 불법 파업이 아무런 처벌 없이 끝나면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고, 업무상 배임죄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날까지 파업에 가담한 조합원이 소속된 22개 협력사 측이 하청지회에 제기한 민형사상 소송(고발)은 대여섯 건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업무를 방해하고 욕설에 협박까지 했던 직원들이 어떠한 자기반성도 없이 교섭을 마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협력업체들이 협상에서 무제소를 약속한다고 해도 하청지회엔 더 큰 걸림돌이 남아 있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손해배상 청구는 불가피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날까지 대우조선해양이 입은 손실액은 7000억 원이 넘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이자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측은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로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불가능해지면 결국 회생 절차 신청 등의 방법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법원이 회생 가능성을 따져 기업회생 절차를 밟거나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이에 따라 협상 과정에서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되 그 대상을 하청지회 집행부 5명으로 한정하는 대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경우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문가 해석도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원청인 대우조선도 이 같은 조건에 일정 부분 동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타협이 이뤄진다 해도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대우조선 주주사나 다른 협력사들이 소를 제기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배임죄는 형사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이 같은 합의가 법적 책임을 완전히 해소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배임죄는 형사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대우조선이 정부나 산업은행과 협의를 통해 무제소를 선택한다 해도 경영진이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대우조선 경영진은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하면 형법상 배임죄는 물론이고 손배소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공권력이 투입되고서야 마무리됐던 ‘쌍용자동차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쌍용차는 2009년 77일간 지속됐던 파업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노조원 개인과 금속노조에 손배소를 제기한 바 있다. 이 중 금속노조에 대한 30여억 원의 손배소는 취하하지 않았고, 아직 대법원 선고를 남겨두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거제=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거제=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파업 50일 째인 21일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와 근로자 간 협상은 임금 인상률에선 타협점을 찾았지만 손해배상 소송 청구 문제로 진통이 거듭됐다. 이날 조선업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사내협력사협의회(협력업체 측)가 제시한 올해 임금 4.5% 인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 활동, 단체교섭권 인정 등과 관련한 기타 사안들도 양측 이견이 좁혀졌다. 그러나 하청지회가 협력업체들과 대우조선에 손해배상 관련 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걸면서 협상 타결이 미뤄지고 있다. 협력업체들과 대우조선으로서는 피해 복원도 중요하지만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오히려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이 표류하는 가운데 경찰이 공권력 투입을 검토하고 나서자 노동계가 크게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자총연맹(민노총)은 이날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서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을 투입하면 정권 퇴진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정규직 노조)는 금속노조 탈퇴를 위한 전체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투표 결과는 22일 오후에 나온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거제=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정부가 공권력 행사로 파국을 만들면 즉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윤장혁 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대우조선 망치는 금속노조 물러나라. 불법 파업 공권력으로 정리하라.”(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및 회사 임직원)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이 49일째 이어지면서 노동계 내부의 ‘노노(勞勞)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는 20일 오후 2시 반부터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조합원 5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영호남권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금은 투쟁해야 할 때’ 등의 팻말을 들고 정문에서 서문까지 1.9km 구간을 행진했다. 이에 맞서 대우조선 거제 공장 안에선 정규직 임직원 등 4000여 명(경찰 추산)이 하청업체 노조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우조선 직원들은 ‘낄 때 안 낄 때 구분 못 하는 금속노조 물러가라’며 상급 교섭단체인 금속노조를 비판했다. 또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대) 농성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대편에서 행진한 양측은 공장 서문에서 만났고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욕설이 오갔지만 경찰과 회사 측이 양측을 분리해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20일 오전에는 대우조선 사무직 직원이 1독 농성 현장 바로 옆에서 ‘맞불 농성’도 시작했다. 한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파업 현장을 방문해 하청업체 노사 협상을 중재했다. 양측은 임금인상률 등에 대해선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하청업체 노조 측이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오후 7시 반부터 늦은 밤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이 장관은 ‘사태 해결을 돕겠다’며 거제 인근 호텔에서 늦은 시간까지 대기했다. 정부는 엄격한 법적 대응을 재차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제주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행사에 참석해 “거대 노조의 불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날 공권력 투입을 시사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은 공권력 투입 가능성에 대해 “더 답변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거제 옥포조선소앞 勞勞 갈등 현장금속노조 조합원 ‘총파업 결의’ 집결… “노조 목소리 외면하는 尹정부 심판”대우조선 지회 “불법점거 중단하라”… 사무직 직원, 25m 선반 올라가 농성경찰 8개중대 배치해 돌발상황 대비… 현수막 훼손-직원 폭행도 발생대우조선, 오늘 금속노조 탈퇴 투표 20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오후 2시가 가까워오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 5000여 명(경찰 추산)이 ‘영호남권 총파업 결의대회’를 위해 속속 집결했다. 비슷한 시간 옥포조선소 내부에선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와 사무직 직원 4000여 명이 모였다.○ “윤석열 정부 심판” vs “불법 점거 중단”이날 하청업체 노조의 파업이 49일째 이어지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안팎에선 노노(勞勞) 갈등으로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금속노조는 이날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조(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와 연대투쟁을 벌이겠다며 서울과 거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윤장혁 위원장은 거제 결의대회에서 ‘지금이 투쟁해야 할 때’라는 문구가 걸린 단상에 올라 “윤석열 정부에 대해 심판 투쟁할 것을 이 자리에서 결의한다”고 선언했다. 서울 등 수도권 금속노조 조합원 약 5000명(주최 측 추산)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용산구 삼각지역까지 행진한 뒤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하청업체 노조의) 주장을 들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불법 집회로 낙인을 찍고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며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와 사무직 직원들은 조선소 안에서 파업 중단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하청지회가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1독(dock·선박건조대)은 대우조선의 심장”이라며 “대우조선 2만 구성원의 심장에 비수를 꽂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금속노조가 결의대회 후 조선소 서문 앞으로 행진하고, 대우조선 임직원들도 조선소 내에서 서문 쪽으로 이동하면서 양측 간 거리는 20m까지 줄었다. 다만 경찰과 대우조선 측이 서문을 봉쇄하면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조합원이 서로를 향해 욕설을 주고받고 사진을 찍으면서 한때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경찰은 양측이 모두 해산한 오후 5시 20분까지 8개 중대 670여 명을 배치해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대우조선 사무직 직원 ‘맞불 농성’하청업체 노조 파업을 둘러싼 노노 갈등은 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임계점을 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9일 오후 9시 36분경 대우조선 직원 A 씨는 술에 취해 금속노조 등이 조선소 내에 설치한 현수막 17개를 커터로 훼손했다. 그러자 이를 목격한 하청지회 조합원 B 씨가 A 씨를 폭행해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A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B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29일째 하청업체 노조원들의 농성이 이어지는 옥포조선소 1독에선 20일 오전 7시 20분경부터 대우조선 사무직 직원의 ‘맞불 농성’이 시작됐다. 사무직 직원 C 씨는 하청업체 노조원이 고공농성 중인 현장과 격벽을 사이에 두고 25m 높이의 철제 선반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C 씨가 농성 중인 하청업체 조합원들을 향해 “물 들어온다, 배 띄우자, 하청노조 물러나라”고 외치자 한때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대우조선지회는 21∼22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금속노조 탈퇴 여부를 결정한다. 조합원 절반 이상이 투표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는 금속노조에 가입한 지 4년 만에 다시 탈퇴하게 된다. 경찰은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공권력 투입 수순으로 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전담 수사팀 수사 인력을 보강하고 안전진단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진입로가 좁고 현장에 시너 통이 여럿 반입되는 등 대형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진입 방법 등을 두고 여러 시나리오를 짜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거제=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거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거제=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외부 식당에서 먹으면 한 끼에 1만 원 넘게 드는 곳이 적지 않은데, 구내식당은 값도 싸고 메뉴도 다양하게 바뀌잖아요. 건강에도 좋고요…” 서울 광화문 회사 주변 식당 점심메뉴 가격이 최근 너무 올라 구내식당을 자주 간다는 한 직장인의 말이다. 직장인들에게 점심값은 민감한 이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직장인들은 점심을 매일 사먹어야 한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감이 상대적으로 크다”라고 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하는 등 물가 급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점심값 부담이 커지자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이에 따라 비교적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이나 패스트푸드를 선택하는 이들과 함께 구내식당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구내식당 이용객 증가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국내 한 대형 급식업체의 수도권 오피스 구내식당 4, 5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5%, 19.4% 증가했다. 업체 관계자는 “4월부터 재택근무에서 출근으로 전환한 회사가 늘었다. 여기에 최근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직장인들의 구내식당 이용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직장인들에게 ‘맛집’으로 이름난 서울의 구내식당 10곳을 7∼13일 방문해 평가해봤다. 각 구내식당들은 위치한 층과 테이블 구성, 창문의 유무 등 공간적 요소부터 반찬의 가짓수나 음식 간의 세기, 식혜 등 후식의 제공 여부 등에서 차별화 요소를 갖고 있었다. 마치 시골집 음식 같은 푸근한 식당이 있는가 하면 간단한 반찬을 여럿 내놓는 데 주력한 구내식당, 반찬의 가짓수를 줄이는 대신 가격대를 5000원 이하로 맞춘 곳 등으로 다양했다. 평가에는 기자와 함께 맛집 평가 애플리케이션(앱) 망고플레이트의 우수 리뷰어 ‘홀릭’ 1∼3명이 동행했다. 평점은 ‘해당 지역 주민이나 직장인들이 오기 좋다’는 ★, ‘가깝지 않은 지역에서도 와볼 만하다’는 ★★, ‘구내식당 수준을 초월했다’는 ★★★ 등으로 매겼다. 물론 기자와 ‘홀릭’들의 주관적 평가다. 또 각 구내식당의 가격과 메뉴 등은 업체 측의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세종대 학생회관 식당 4300원 소금구이덮밥-5500원 육회비빔밥 “최고 평점” ○ ‘구내식당 수준을 초월’ “여기는 보통의 구내식당이랑 비교하면 안 되겠는데요. 소금구이덮밥은 왜 인기가 많은지 먹어보니 알겠네요. 진짜 맛있어요.”(40대 홀릭 ‘글쟁이’) 광진구 세종대 학생회관 구내식당은 여러 매체를 통해 정평이 난 곳이다. 기자와 홀릭 1명이 모두 별 3개를 줬다. 동행한 홀릭 ‘글쟁이’는 “참신한 메뉴와 착한 가격, 맛을 모두 갖춘 곳”이라며 “푸드코트 형태로 운영되는 매장 4곳에서 다양한 메뉴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시그니처 메뉴’로 꼽히는 소금구이덮밥은 4300원으로 저렴한 편인데도 고기 누린내가 없고 간도 입맛을 돋울 정도로 적당했다. 제육덮밥과 불고기덮밥의 중간 정도인 느낌이었다. 육회비빔밥 역시 55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기가 넉넉히 담겨 있었다. 이 식당은 앱으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해 키오스크에서 줄을 안 서도 된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김치나 나물, 장국은 손님이 직접 가져와야 했고, 음식이 비교적 맵고 단 편이었다. 명동성당 가톨릭회관 조미료 맛 안나는 계란찜-미역국… “혀와 속이 편안” ○ ‘혼밥’해도 좋을 편안한 분위기 “밖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쾌적하네요. 구내식당은 지하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1층이라 창밖을 볼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맛은 집밥처럼 편안한 느낌입니다.”(20대 홀릭 ‘Nyn’) 중구 명동성당 가톨릭회관 구내식당은 수수한 외관을 닮은 편안한 맛이 강점이었다. 기자와 홀릭 2명으로부터 각각 별 3개, 2개, 2개를 받았다. 성당 부속건물 구내식당인데 비교적 손님의 연령대가 높아서인지 오이지와 계란찜, 미역국 등이 간이 세지 않고 조미료 특유의 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홀릭 ‘글쟁이’는 “혀와 속이 편하다”라며 “명동 복판에 위치했는데 이 가격(5500원)에 이 정도 맛은 경쟁력이 충분하다”라고 평가했다. 메뉴는 한식과 일품 두 가지로 운영되고 있다. 외부인은 원래의 점심 시작 시간에서 45분 뒤인 낮 12시 15분부터 이용이 가능한데, 일품의 경우 다 떨어져 주문할 수 없을 때도 적지 않다고 한다. 강남구 학동로 강남세무서 7층 구내식당도 조용히 밥을 먹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기에 적합하다. 20대 홀릭인 ‘Seyeon. Y’는 “동태매운탕 국물이 맑고 깔끔하다. 조미료 맛이 안 나고 재료에서 신선함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강남구 코엑스 구내식당 ‘오크우드 카페테리아’와 서대문구 케이티앤지 서대문타워의 ‘NH 카페테리아’는 주변 직장인이 워낙 많이 찾는 명소다. ‘혼밥’을 해도 전혀 부담이 없다. ‘Seyeon. Y’는 오크우드 카페테리아에 대해 “넓고 부담 없는 분위기에 기사식당 느낌도 난다”고 평가했다. 구로구 ‘행복한 한식부페’ 다양한 메뉴에 후식도 장점… “집밥 느낌 나는 뷔페” ○ 다양한 반찬과 후식 소규모 정보기술(IT) 회사 등이 몰려있는 구로구는 개별 회사들이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 대신 빌딩마다 자리 잡은 최대 300석 규모의 한식뷔페 식당들이 구내식당 역할을 한다. 회사원들은 회사가 식권을 대량으로 구매해 지급하는 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부는 선호하는 메뉴에 따라 식당을 옮겨 다니기도 한다. 대륭포스트타워 7차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해피타임’은 기자와 홀릭 3명으로부터 평균 별 2개 반을 받았다. 일단 음식 맛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30대 홀릭 ‘예랑’은 “50, 60대 이모님들의 손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식당”이라며 “후식으로 직접 담갔다는 효소 음료를 마련한 것에서도 좋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했다. 다만 대량으로 조리하다 보니 구이나 볶음의 특유의 맛이 다소 부족하고, 고기에서는 약간의 잡내가 느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가격(6000원) 대비 푸짐함도 장점이었다. 평가단이 방문한 날 식단은 잡곡밥·백미밥, 삼겹살철판구이, 소떡소떡, 두부조림, 김치콩나물국, 야채스틱과 쌈, 나물, 냉모밀소바, 과일, 포기김치, 그린샐러드, 후식차 등이었다. 구로구 ‘런치투게더’와 ‘행복한 한식부페’도 다양한 메뉴와 후식, 친절한 서비스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대 홀릭 ‘하루별’은 런치투게더에 대해 “씩씩하게 인사하는 사장님과 직원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메뉴도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것들이었다”고 평했다. 홀릭 ‘글쟁이’는 “솜씨 좋은 주부가 만든 것 같은 소소한 가정식 느낌”이라고 했다. 용산고속철도 승무사업소 고슬고슬한 밥맛 일품… “용산역사 전망은 덤입니다” ○ 더 싼 곳 찾기 쉽지 않은 구내식당 용산구 용산역 아이파크몰 5층 주차장 한쪽에는 용산고속철도열차 승무사업소 입구가 있다. 입구로 들어가니 한국철도공사 직원들을 위한 구내식당이 나왔다. 여기서는 외부인도 4800원에 식사를 할 수 있다. 대량 조리의 특성상 구내식당에서는 찐밥이 나오는 게 보통인데, 이 식당은 밥이 고슬고슬한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음식의 간도 자극적이지 않았다. 용산역사 내부가 보이는 좌석에서 식사를 하며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다만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인지 아무래도 반찬에 고기류가 적었다는 점, 식기 반납 전 흐르는 물에 한번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다소 아쉬웠다. 20대 남성 홀릭 A 씨는 “가격대를 생각하면 메뉴 하나하나가 맛이 꽤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30대 홀릭 ‘써니♡’는 “가격은 착하지만 주 반찬의 양이 너무 적었다”라고 지적했다. 홀릭 ‘예랑’은 “단가를 500∼1000원 정도 올리는 대신 단백질 메뉴를 추가하면 어떨까 싶다”라고 했다. 성동구 성동세무서 구내식당도 4800원이다. 세무서 건물 꼭대기 층에 자리해 전망도 좋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다만 홀릭 ‘글쟁이’는 “스파게티 소스나 크림수프가 너무 묽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많이 사용하는 돼지고기, 무 가격이 작년 이맘때보다 각각 40%, 90% 올랐어요. 메뉴를 대체하려고 해도 닭고기 가격이 35%가량 올라 쉽지 않습니다.” 국내 한 대형 급식업체 관계자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늘고 있어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급식업계가 구내식당 매출 및 이용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을 수 없는 건 재료 값 인상 탓이다. 기업 구내식당을 위탁 운영하는 급식업체는 보통 식단가(밥값)를 연간 계약으로 정한다. 그러나 최근 물가 급등의 영향으로 식용유와 돼지고기, 김치, 계란 등 필수 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제조원가도 크게 상승했다. 과거에는 물가가 오르면 저렴한 수입 재료로 대체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오른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가 악화돼 수입 재료가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남 나주시에서 급식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정해진 식단가 안에서 메뉴를 짜는 일이 쉬운 적은 없었지만 요즘은 식단 짜기가 정말 어렵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돌아본 서울의 구내식당 10곳 중 2곳은 견디다 못해 이달 1일부로 가격을 500원씩 인상한 상태였다. 고질적 구인난 또한 급식업계의 고민이다. 업계에서는 조리 인력 한 명당 약 40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본다. 하지만 현실에선 한 명이 60∼70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인력 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조리원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식소를 운영하는 A 씨는 “조리원을 정규직으로 뽑는 경우 지원자가 확실히 많다”라며 “처우 개선이 구인난의 타개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사람이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그의 과거 현재 미래 즉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이라는 시(詩)가 있다.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39·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5일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은 데에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부모, 공동연구를 통해 수학의 즐거움을 알려준 동료들, 관심 갖는 연구의 길을 걷도록 독려해준 스승, 그리고 ‘엄청난 우연과 직관과 노력’의 영향이 작용했다. 허 교수의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지도교수였던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치원 참관수업에 갔는데 다른 아이들은 글쓰기를 했더라고요. 그런데 준이는 (한글을 잘 몰라) 이름만 써 놓고 있었어요. ‘이’는 ‘ㅣㅇ’로 써 놓고…. 여러 번 가르쳐줬는데 잘 모르더라고요.” 한국계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39)의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67·사진)는 6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준이는 어릴 적) 어수룩한 편이었다. 그래서 좀 답답했다”고 회상했다.○ “수학 직접 가르쳤는데 못 따라와”허 명예교수는 한때 아들을 영재로 키우겠다는 욕심을 낸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저도 수학 전공인 만큼 중학교 때 직접 데리고 수학을 교육시킨 적이 있다”며 “과학고등학교에 가고 국제올림피아드에서 메달을 따는 것에 욕심을 냈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은 기대했던 만큼 따라오지 못했다. 허 명예교수는 “아버지한테 수학을 잘하는 인상을 줘야 하는데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나 싶다. 심리적 반발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 대신 아들은 창의적인 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허 명예교수는 “윷놀이나 사다리타기 같은 게임을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어 변형시키면서 놀았는데 준이는 창의적으로 변형시키는 습관을 보였다”고 했다. 버섯을 수집·촬영해 분류하는 등의 ‘프로젝트’에서도 재미를 느끼는 모습이었다. 허 교수는 “아들이 창의적으로 놀도록 더 권하고,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허준이 교수는 중학생 시절에는 글쓰기에 빠져 지냈다. 허 교수는 “아들은 시를 잘 썼고, 소설도 썼다”며 “아내(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명예교수)의 전공 분야인만큼 함께 보며 칭찬이나 비판을 했다”고 돌이켰다.○ “자퇴도 새 아이디어, 아이를 자유롭게 놔줘야”허준이 교수가 상문고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르겠다고 했을 때도 허 명예교수는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했다. 허 명예교수는 “준이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수업) 50분, (쉬는 시간) 10분을 반복하는 것을 진득하게 참아내지 못했다. 가혹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었기에 집에서 공부하는 것도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자퇴한 아들은 당시 집에서 멀지 않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독서를 많이 했는데 이는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허 명예교수는 어떻게 하면 허준이 교수 같은 자녀를 키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상당히 자유롭게 놔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는 절대적으로 사교육에 반대한다. 선행학습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다양성이 인간의 가치를 부여할 것인 만큼 일타강사의 명료하고 효율적인 일방통행식 강의 대신 유연하고 자유롭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허 명예교수는 선배 수학자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저도 열심히는 했지만 준이 같은 경지에 이르지 못한 만큼 선배로선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다만 “(아버지로서는) 지금까지처럼 일상 속에서 꾸준히 정진하고 두 아이도 잘 키우는 균형잡힌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