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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보유국 인정과 군축 협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미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현 상황에서 (대북) 정책 변경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부 전문가가 북한 비핵화 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만큼 북한을 암묵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군축 협상을 통해 핵전쟁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방안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앞서 보니 젱킨스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지난달 28일 대담 행사에서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군축은 언제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핵 협상을 위해 고위 당국자를 포함한 협상단 방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미국이 북한에 전달한 대화 제안에 고위급 협상단 방북 구상이 포함됐다는 점을 공개한 것. 앞서 제프리 드로렌티스 미 유엔 주재 부대사는 6월 유엔 총회에서 미 고위 당국자가 북한에 대화를 제안하는 친서를 직접 보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우리는 북한에 직접 (방북) 의사를 전달했지만 북한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북한 비핵화 목표 현실성에 대한 회의론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엘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타임스재단 주최 화상 대담에서 “현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을 크게 기대하지 않으며 (상황이) 낙관적이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후커 전 보좌관은 2018,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 2차 북미 정상회담 실무를 담당했다. 후커 전 보좌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 리비아의 교훈을 다시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옛 소련 해체 후 핵무기를 폐기했지만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역시 핵무기를 폐기한 뒤 반(反)정부 시위로 정권을 잃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최고지도자 사례를 본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그는 ‘북한 지도부가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김(위원장)이 아직 바이든 행정부에서 얻어낼 게 있다고 생각하면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를 완전히 등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석유업계가 고유가로 천문학적 이익을 얻고 있다며 휘발유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횡재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급등으로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빨간불이 켜지자 민심 회복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 연설에서 “석유업계의 이익 규모는 터무니없다. 이 이익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횡재”라며 “전쟁 중 기록적인 횡재를 얻은 기업은 경영진 및 주주의 사리사욕을 넘어 행동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초과 이익에 대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민주당 일각에서 엑손모빌, 셸 등 대형 석유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가격 인하를 압박하면서도 이중과세 비판 등을 의식해 횡재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 위험 등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대책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횡재세 카드를 꺼낸 것이다. 다만 공화당의 반대로 이 세금이 실제로 도입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민주당은 상하원에서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지만 하원에서는 공화당에 다수당 지위를 넘겨줄 것으로 관측된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까지 차지할 가능성까지 나왔다. 공화당 측은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에너지 업계를 공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화당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유기업들의 연합체인 미국독립석유사업자협회(IPAA)는 “대통령은 ‘비난 게임’을 중단하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석유 및 가스업계 노동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8일)에서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탈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하원 선거 판도에서 우세인 공화당이 상원 격전지에서 민주당을 빠르게 추격하며 중간선거 무게추가 서서히 공화당으로 기울고 있다. 민주당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등 현직, 전직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상원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격돌하는 등 이번 주말이 선거 판세를 가름할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 격전지에 부는 ‘레드웨이브’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 상원 선거 격전지 중 3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우세이지만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은 이 4곳 중 2곳 이상만 승리하면 민주당과 50석씩 양분한 상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으며 주도권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NYT 조사에 따르면 네바다에선 캐서린 코테즈 메스토 민주당 후보와 애덤 랙설트 공화당 후보 지지율이 47%로 같았고, 조지아에선 래피얼 워녹 현 상원의원(49%)이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46%)를 3%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에선 낙태권 폐지를 찬성해온 워커 후보가 과거 여자친구에게 낙태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그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며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선 줄곧 큰 우세를 보이던 존 피터먼 민주당 후보(49%)와 메멧 오즈 공화당 후보(44%)의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까지 줄었다. 피터먼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심장마비 증세를 일으켜 건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선거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이날 오후 10시 반 기준으로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승리할 확률을 50 대 50으로 예측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민주당 승리 확률을 55%로 봤지만 거센 ‘레드웨이브(red wave·공화당 바람)’ 속에 우위를 빠르게 잃어가고 있다는 것. CNN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상원 전체 100석 중 공화당 49석, 민주당 48석, 경합 3석으로 보고 있다. 하원 선거에선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공화당이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19석에서 우위라며 공화당 승리 확률을 82%로 내다봤다.○ 바이든-오바마 대 트럼프 유세 격돌위기를 맞은 민주당은 상원 격전지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를 공화당에 넘겨줄 경우 2024년 대선 판세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 펜실베이니아는 미시간 등과 함께 당초 민주당의 아성으로 분류됐으나 제조업 쇠락과 함께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옮겨간 지역. 2016년 대선에선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러스트 벨트’에서 패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역전극을 허용했다. 반면 조지아는 공화당 우세였으나 2020년 대선에선 바이든 대통령 승리의 발판이 된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은 5일 펜실베이니아에서 함께 유세에 나선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같은 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아 공화당 후보 지원에 나선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 대선 승리의 핵심이던 펜실베이니아가 내년 상원을 누가 주도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사람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양방통행을 (허용)하면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합니다.” 세계적인 군중 관리 전문가인 키스 스틸 영국 서퍽대 객원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 “고밀도의 군중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전 조치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군중 사고 법 전문가 트레이시 펄 미국 오클라호마대 로스쿨 교수도 “사전 계획만 제대로 돼 있었어도 충격적인 인명 손실을 거의 확실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너무 비극적”이라고 했다. ① “양방통행 허용이 치명적 위험 초래”인터뷰에 응한 해외 전문가 3명은 △좁은 골목에서 양방통행 허용 △고밀도 군중의 동선을 예상해 흐름을 바꿈으로써 골목 진입 사람 수를 줄이는 안전조치 부재 △비상출구 확보 실패가 얽혀 참사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스틸 교수는 “경찰 등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한 군중 관리 교육이 필수적이다. 유럽과 미국은 주요 행사 시 군중 관리 전문가가 경찰과 함께 사고에 대비한 동선 관리를 사전에 계획한다”고 했다. 그는 대형 참사가 자주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의 순례지 동선 개선 프로젝트를 비롯해 2011년 윌리엄 왕세자 결혼식, 주요 올림픽 행사 때 군중 관리에 참여한 전문가다. 메카로 향하는 자마라트 다리에서 수백 명 규모의 압사 참사가 종종 일어난 뒤 순례자들이 특정 위치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현상을 완화해 병목현상을 풀어주자 참사도 일정 기간 멈췄다.② “골목 진입 예상해 군중 흐름 바꿨어야”스틸 교수는 “이태원 참사는 갑자기 뛰어가다 발생하는 ‘스탬피드(stampede·우르르 몰림)’ 현상이 아니었다. 단순히 군중 흐름을 조절하고 (좁은 골목 같은) 특정 공간에 진입하려는 사람의 수를 줄이면 예방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 노팅힐 카니발 축제, 캐나다 오타와의 ‘캐나다 데이’ 축제가 모두 좁은 공간에서 진행되지만 전문가들이 군중의 예상 동선을 토대로 예방 조치를 취해 사고가 없었다”고 했다. 군중 관리 관련 컨설팅 기업인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스트래티지의 폴 워테이머 최고경영자(CEO)는 “군중의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군중이 처한 환경이 사고 발생을 좌우한다”며 “이태원 참사 당시 군중의 흐름을 바꿔 주는 안전 조치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979년 미국 신시내티 콘서트 참사를 직접 겪은 이후 군중 관리 컨설팅사를 창업해 40년간 주요 공연의 안전 프로젝트를 맡아 왔다. 그는 “과거에 사고가 없었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단지 운 좋게 나쁜 일을 피했던 것일 뿐”이라고 했다.③ “비상출구 지점 여러 개 열어 놨어야”“이태원 참사 영상을 살펴봤습니다. 출구 지점을 여럿 확보했다면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었을 겁니다.” 펄 교수는 “주최자가 없는 비공식적인 축제라도 이런 축제가 매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면 당국은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m²당 7명 이상 밀집되면 중상,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며 “통제요원들은 출구 지점을 줄여 출입을 통제하고 싶어 하지만 군중이 급증하면 (출구 부족이)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과학기술로 군중을 통제해 온 서울에서 어떻게 이토록 비참한 실패가 발생했는지 사람들이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이태원 참사와 닮은꼴’… 1993년 21명 압사 홍콩, 일방통행-비상로 확보 등… 군중관리 매뉴얼 도입 해외 전문가들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1993년 발생한 홍콩 번화가 란콰이퐁 새해 전야 참사와 닮았다고 지적했다. 군중 관리 전문가인 키스 스틸 영국 서퍽대 객원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본보 인터뷰에서 “경사진 골목에서 군중이 반대 방향으로 서로 오가다 순식간에 (압사) 위험 부담이 커졌다는 점에서 비슷한 사례”라고 말했다. 홍콩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란콰이퐁은 비탈진 좁은 골목 사이사이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바, 클럽이 몰려 있다. 1993년 새해 전날, 이곳에 2만여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21명이 사망하고 62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홍콩 당국은 1993년 참사 이후 군중 관리 매뉴얼을 도입했다. 사람들이 한쪽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줄을 세우고, 주변 도로를 통제해 인파가 특정 골목에 한꺼번에 몰리는 병목 현상을 방지하도록 했다. 일방통행 안내 표시와 함께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응급 상황 때 이용할 수 있는 비상로를 확보하는 매뉴얼도 마련해 올해도 시행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30일∼이달 1일 주변 도로 차량을 통제하고, 인파가 더 몰리면 추가로 다른 도로도 통제할 수 있다고 미리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차우윙이 홍콩 센트럴 지역 경찰청 부청장은 “시민들도 인내심을 갖고 경찰의 통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이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52 전략폭격기(사진) 6대를 호주 최북단에 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만 침공과 북한의 전술핵 선제공격 위협을 견제하고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지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 ABC방송은 31일 미 공군이 호주 틴들 공군기지에 B-52 전략폭격기 6대를 운용할 수 있도록 공군기지 확장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틴들 공군기지는 미국이 올 들어 대규모 공군 급유시설과 해군기지를 건설 중인 북부 다윈항 인근에 있다. B-52는 B-1B 랜서,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B-52는 공대지 핵 순항미사일과 최대 22Mt(1Mt은 TNT 100만 t 폭발력)급 수소폭탄은 물론이고 유사시 적 지휘부를 제거할 수 있는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탑재할 수 있다. 최대 항속거리가 1만6232km에 달해 B-52가 호주 북부에 배치되면 대만해협은 물론 북한 전역이 작전 거리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공군은 ABC에 “미 공군 폭격기 배치는 적들에게 미국의 치명적인 공군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B-52 호주 배치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 베카 와서 연구원은 “중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둔 전략폭격기를 배치하는 것은 대만에 대한 어떤 행동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핵태세보고서(NPR)에서 핵 무력 증강에 나선 중국이 대만 등을 상대로 핵 선제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이 최근 호주와 일본 미군 기지에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북한 핵 위협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일본에 공격용 드론(무인항공기) MQ-9 리퍼를 처음으로 배치했다. 일본은 북한과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에 토마호크 미사일 추가 구입 요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내놓은 국가국방전략(NDS)에서 “한미일 3자 또는 호주까지 포함한 4자 간 정보 공유 및 협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이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52 전략폭격기 6기를 호주 최북단에 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만 침공과 북한의 전술핵 선제공격 위협을 견제하고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지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 ABC방송은 31일 미 공군이 호주 틴달 공군기지에 B-52 전략폭격기 6대를 운용할 수 있도록 공군기지 확장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틴달 공군기지는 미국이 올 들어 대규모 공군 급유시설과 해군기지를 건설 중인 북부 다윈항 인근에 있다. B-52는 B-1B 랜서,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B-52는 공대지 핵 순항미사일과 최대 22Mt(1Mt은 TNT 100만t 폭발력)급 수소폭탄은 물론 유사시 적 지휘부를 제거할 수 있는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탑재할 수 있다. 최대 항속거리가 1만6232㎞에 달해 B-52가 호주 북부에 배치되면 대만해협은 물론 북한 전역이 작전 거리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공군은 ABC에 “미 공군 폭격기 배치는 적들에게 미국의 치명적인 공군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B-52 호주 배치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 베카 와서 연구원은 “중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둔 전략폭격기를 배치하는 것은 대만에 대한 어떤 행동도 대응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핵태세보고서(NPR)에서 핵 무력 증강에 나선 중국이 대만 등을 상대로 핵 선제공격(first use)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이 최근 호주와 일본 미군 기지에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북한 핵 위협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일본에 공격용 드론(무인항공기) MQ-9 리퍼를 처음으로 배치했다. 일본은 북한과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에 토마호크 미사일 추가 구입 요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내놓은 국가국방전략(NDS)에서 “한미일 3자 또는 호주까지 포함한 4자 간 정보 공유 및 협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분야에서도 핵심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담당 차관은 27일(현지 시간) 미국 싱크탱크 신안보센터(CNAS) 행사에서 바이오기술 및 양자 컴퓨팅 등에서 추가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에 대해 “만약 내기를 한다면 거기에 돈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바이오기술 등에 대해 “내 레이더 안에 있다”며 “매주 직원들과 규제 조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발표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서 240일 이내 미국 기술을 활용한 해외 바이오산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보고하도록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및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대한 대규모 수출 규제에 이어 바이오 분야에서도 중국에 대한 강도 높은 수출 통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중국인들의 행동이 바뀔 때까지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수출 통제는) 무역에 미치는 영향에 관계없이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행정부는 동맹국들을 규제에 동참시키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며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모두 (동맹국과) 통화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성사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초 발표한 반도체 규제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이 동참 의지를 표명해 줄 것을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파란색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앞을 보시고 주의해서 이동해 주세요.” 30일 오후 일본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교차로. 일본에서 핼러윈에 가장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이곳에 오후 6시가 지나자 지붕에 전광판이 설치된 경찰차가 교차로 횡단보도에 정차했다. ‘DJ(디스크자키) 폴리스’로 불리는 질서 유지 담당 경찰이 차 지붕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속사포처럼 행인들에게 호소했다. 도쿄 시부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29일과 이날 인파 수만 명이 몰렸다. 하지만 별다른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다. 사고 방지를 위해 경찰이 실시간으로 질서를 유도했고 지방자치단체는 1개월여 전부터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사람이 몰리면 언제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걸 염두에 두고 철저한 질서 유지와 강력한 통제를 벌이고 있다. ○ 日, 1개월 전부터 캠페인… 술 판매 중단시부야에 해가 지고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자 교차로에 ‘DJ 폴리스’가 등장했다. 빨간불에 한 행인이 건너려고 할 때 DJ 폴리스가 곧바로 “아직 빨간불입니다. 돌아가세요”라고 외치자 그는 머쓱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파란 신호등이 들어오자 DJ 폴리스는 “혼잡 사고 방지를 위해 교차로에 서 있지 마세요. 곧 빨간불로 바뀝니다”라고 안내했다. 다른 경찰관들은 연신 호루라기를 불었다. 이날 시부야에는 사람 목소리보다 경찰의 안내 방송과 호루라기 소리가 훨씬 크게 들렸다. DJ 폴리스는 2013년 6월 브라질 월드컵 예선전 당시 시부야에 인파가 몰리자 한 경찰이 경찰차 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클럽 DJ처럼 재치 있는 말투로 질서를 유도한 게 시초다. 반응이 좋아 경시청이 아예 DJ 폴리스 전담 조직을 설치해 2020 도쿄 올림픽 등 주요 스포츠 행사, 이벤트 때 활용하고 있다. 이날 시부야 일대는 어느 때보다 엄중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일본 경시청은 경찰 350명을 동원해 파란 신호등이 들어올 때마다 경찰통제선(폴리스라인) 비닐 끈으로 횡단보도에서 건너는 사람들이 엉키지 않도록 유도했다. 시부야구는 구청 직원과 민간 경비업체 100명을 동원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시부야는 2018년 핼러윈 때 흥분한 젊은이 10여 명이 트럭을 뒤집는 난동을 부리는 등 사건이 발생해 핼러윈에 대한 경계감이 강하다. 하세베 겐 시부야구청장은 “일률적으로 오지 말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바보 같은 소동은 벌이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부야구는 1개월 전부터 거리 곳곳에 ‘매너를 지키는 사람이 시부야를 지키는 사람’ 등의 포스터 500장을 내걸었다. 28일부터 11월 1일까지를 구 조례로 ‘길거리 음주 금지 기간’으로 지정해 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을 단속했다. 상당수 음식점에서 술 판매를 중단했다. ○ 美, 대규모 행사 12∼18개월 전부터 경비 계획미국은 핼러윈 기간 교통사고가 평소보다 43% 증가하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면서 최근 들어 교통 금지구역을 지정하는 도시가 늘었다. 뉴욕시는 이번 핼러윈 기간 100곳의 거리에 교통을 제한해 ‘차 없는 거리’를 운용했다. 뉴욕시는 2017년 핼러윈 기간에 한 트럭이 자전거도로를 덮쳐 8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퍼레이드 등 행사 시 경찰 배치를 대폭 확대했다.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시는 올해 핼러윈 기간 2마일(약 3.2km) 구간에 자동차 진입을 차단했다. 코네티컷, 콜로라도, 매사추세츠 등도 도심 일부 거리에 차량 도로를 폐쇄했다. 미국 법무부는 대규모 행사는 12∼18개월 전부터 경비 계획을 세우도록 권고한다. 미국에서는 미 방화협회가 마련한 ‘인명 안전코드(NFPA 101)’가 보편적인 안전 기준으로 여겨진다. 대규모 군중이 밀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압사 사고 등에 대한 대비 규정이 포함됐다. 지난해 개정판에는 △특정 규모 이상의 행사장에서는 관중 밀도가 0.65m²당 1명 이하로 유지돼야 하고 △사고 발생 시 군중이 분산 대피할 수 있도록 출구를 적절히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프랑스 정부는 2017년부터 행사 주최자는 군중이 많이 모일 가능성이 높으면 행사 3, 4개월 전부터 지방 당국과 논의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하고 있다. 홍콩의 이태원이라 불리는 란콰이퐁 경찰은 이번 핼러윈 기간 매뉴얼에서 인파가 몰리면 시민들을 지정된 거리에 줄을 세워 이동시키도록 했다. 1993년 핼러윈 당시 21명이 사망한 사고 이후부터 이 매뉴얼을 적용하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최악의 압사 사고로 이어진 ‘이태원 참사’에 세계 각국 정상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 비극적인 시기에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질(바이든 대통령 부인)과 나는 한국인들과 함께 슬퍼하고 부상자들이 조속히 쾌유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애도의 글을 올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한국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애도의 의미로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3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태원에서 발생한 매우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젊은이를 비롯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은 것에 큰 충격을 받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이렇게 어려운 때에 한국 정부 및 국민에게 재차 연대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도 애도를 표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희생자 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면서도 이번 사고에서 중국인들이 사망하고 다친 것을 거론하며 “한국이 모든 노력을 다해 치료하고 사후 처리를 잘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한글과 프랑스어로 동시에 “이태원 참사에 서울 시민들과 한국 국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프랑스는 여러분 곁에 있다”라고 썼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한 모든 한국인과 현재 (참사에) 대응하는 이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애도를 표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보낸 조전에서 “깊은 조의를 전한다”고 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서울에서 일어난 비극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폴란드의 1단계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자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수주 경쟁을 벌였던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선정됐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8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및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원전 프로젝트에 안전한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랜홈 장관은 “러시아에 대서양 동맹이 하나로 뭉쳐 에너지 공급을 다변화하고 에너지 무기화에 대항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명한 메시지”라고 화답했다. 폴란드 1단계 원전 사업은 400억 달러 규모로, 정부가 주도해 6∼9GW(기가와트) 규모의 원전 6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 3곳이 경쟁해왔다. 한수원은 이번 사업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폴란드 원전 건설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수출 협력에 합의한 가운데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폴란드 원전 수출 협력을 논의해왔다. 웨스팅하우스는 해외 원전 건설 사업 경험이 적어 시공 능력이 한수원에 비해 떨어진다는 게 국내 원전 업계의 평가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웨스팅하우스가 미국에 짓고 있는 원전에 국내 기업의 핵심 기기들을 공급받았던 만큼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 등을 국내 기업이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민간 에너지 기업 주도로 짓는 4기의 2단계 원전 건설사업의 경우 한수원을 사업자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수원은 폴란드 공기업 및 민간 기업 주도의 원전 사업을 추진 중이고 폴란드 대표단이 곧 방한해 원전 협력 관련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 침해 및 미국의 수출통제 규제 위반 가능성을 들어 한수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 향후 원전 수주 경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파란색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앞을 보시고 주의해서 이동해 주세요.” 30일 오후 일본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교차로. 일본에서 핼러윈에 가장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이곳에 오후 6시가 지나자 지붕에 전광판이 설치된 경찰차가 교차로 횡단보도에 정차했다. ‘DJ(디스크자키) 폴리스’로 불리는 질서 유지 담당 경찰이 차 지붕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속사포처럼 행인들에게 호소했다. 도쿄 시부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29일과 이날 인파 수만 명이 몰렸다. 하지만 별다른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다. 사고 방지를 위해 경찰이 실시간으로 질서를 유도했고 지방자치단체는 1개월여 전부터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사람이 몰리면 언제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걸 염두에 두고 철저한 질서 유지와 강력한 통제를 벌이고 있다. ● 日, 1개월전부터 캠페인…술 판매 중단 시부야에 해가 지고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자 교차로에 ‘DJ 폴리스’가 등장했다. 빨간 불에 한 행인이 건너려고 할 때 DJ 폴리스가 곧바로 “아직 빨간불입니다. 돌아가세요”라고 외치자 그는 머쓱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파란 신호등이 들어오자 DJ폴리스는 “혼잡 사고 방지를 위해 교차로에 서 있지 마세요. 곧 빨간 불로 바뀝니다”라고 안내했다. 다른 경찰관들은 연신 호루라기를 불었다. 이날 시부야에는 사람 목소리보다 경찰의 안내 방송과 호루라기 소리가 훨씬 크게 들렸다. DJ 폴리스는 2013년 6월 브라질월드컵 예선전 당시 시부야에 인파가 몰리자 한 경찰이 경찰차 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클럽 DJ처럼 재치 있는 말투로 질서를 유도한 게 시초다. 반응이 좋아 경시청이 아예 DJ 폴리스 전담 조직을 설치해 2020 도쿄 올림픽 등 주요 스포츠 행사, 이벤트 때 활용하고 있다. 이날 시부야 일대는 어느 때보다 엄중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일본 경시청은 경찰 350명을 동원해 파란 신호등이 들어올 때마다 경찰통제선(폴리스라인) 비닐 끈으로 횡단보도에서 건너는 사람들이 엉키지 않도록 유도했다. 시부야구는 구청 직원과 민간 경비업체 100명을 동원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시부야는 2018년 핼러윈 때 흥분한 젊은이 10여 명이 트럭을 뒤집는 난동을 부리는 등 사건이 발생해 핼러윈에 대한 경계감이 강하다. 하세베 겐 시부야구청장은 “일률적으로 오지 말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바보 같은 소동은 벌이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부야구는 1개월 전부터 거리 곳곳에 ‘매너를 지키는 사람이 시부야를 지키는 사람’ 등의 포스터 500장을 내걸었다. 28일부터 11월 1일은 구 조례로 ‘길거리 음주 금지 기간’으로 지정해 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을 단속했다. 상당수 음식점에서 술 판매를 중단했다. ● 美 “0.65㎡당 1명 이하” 압사사고 예방 규정 미국은 핼러윈 기간 교통사고가 평소보다 43% 증가하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면서 최근 들어 교통 금지구역을 지정하는 도시가 늘었다. 뉴욕시 이다니스 로드리게스 교통장관은 핼러윈 기간 100곳의 거리에 교통을 제한하고 경찰 배치를 대폭 확대했다. 뉴욕에서는 2017년 핼러윈 기간 한 트럭이 자전거 도로를 덮쳐 8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퍼레이드 등 행사 시 경찰 배치를 대폭 확대했다.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핼러윈 기간 2마일(약 3.2㎞) 구간에 자동차 진입을 차단했다. 코네티컷, 콜로라도, 메사추세츠 등도 도심지 일부 거리에 차량 도로를 폐쇄했다. 미국 법무부는 대규모 행사는 12~18개월 전부터 경비 계획을 세우도록 권고한다. 미국에서는 미 방화협회가 마련한 ‘인명 안전코드(NFPA 101)’가 보편적인 안전 기준으로 여겨진다. 당초 화재 피난 매뉴얼로 만들어졌지만 대규모 군중이 밀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압사 사고 등에 대한 대비 규정도 포함됐다. 지난해 개정판에는 △특정 규모 이상의 행사장에서는 관중 밀도가 0.65㎡당 1명 이하로 유지돼야 하고 △사고 발생 시 군중이 분산 대피할 수 있도록 출구를 적절히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프랑스 정부는 2015, 2016년 빈발한 테러 사건으로 안전 강화 필요성이 커지자 2017년 ‘문화 행사 안전 및 보안 관리’ 지침을 마련했다. 행사 주최자는 군중이 많이 모일 가능성이 높으면 행사 3, 4개월 전부터 지방 당국과 논의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군축 협상 가능성에 대해 “미국의 대북정책은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일축했다. 보니 젱킨스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이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군축은 언제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자 진화에 나선 것. 하지만 미국 내에서 북한과 군축협상을 통해 핵전쟁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미국이 이스라엘, 인도처럼 사실상 북핵을 암묵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젱킨스 차관의 군축협상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제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으며, 우리는 북한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관여하길 촉구한다”며 “우리는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대북 관여를 위한 최선의 방법에 관해 계속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드라 벨 국무부 군축·검증·준수 담당 부차관보도 같은 날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대담에 참석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됐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북한이 (대화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외교적 해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젱킨스 차관의 발언이 북한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군축협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한 것.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로이터에 “(젱킨스 차관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함정에 빠졌다”며 “군축과 위험 감소(risk reduction)와 관련해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는 것에 동의하기만 하면 된다고 제안하는 것은 끔찍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군축 협상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권리가 있느냐는 문제에서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보유해야 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협상을) 이동시킨다”이라며 “김 위원장이 위험 감소 문제와 관련해 주한미군 철수보다 더 원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진화에도 미국 내에선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CNN은 29일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며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미국에 위험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시아에서 핵 군비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한국과 일본, 대만의 자체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CNN은 “더 나은 접근법은 북핵 프로그램을 이스라엘, 인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암묵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국장은 CNN에 “미국은 두 나라(이스라엘, 인도)와 정치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합의했다”며 “그게 미국이 북한과 협상에서 도달하고 싶은 지점일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27일(현지 시간)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군축 (협상이)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하면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핵무기를 감축하는 대신 한미 연합훈련 등을 축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군축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보니 젱킨스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사진)은 이날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대담에서 이같이 말하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화기를 들고 ‘군축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고 한다면 ‘안 돼’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원하는 군축이) 무엇인지 대화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핵 군축 협상에 대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또 미국이 북한과 핵 군축 협정에 나선다면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또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리처드 하스 미 싱크탱크 외교협회(CFR) 회장이 19일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에 군축 협상 제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는 등 군축 협상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실제 젱킨스 차관은 27일 “전통적 군축 협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감소(risk reduction)에 대해서도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혀 핵무기 감축 보상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 태세를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발표한 국가국방전략(NDS)과 핵태세보고서(NPR),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어떤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전략폭격기 등 핵전력을 계속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2주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강원 통천 일대에서 이날 오전 11시 59분부터 낮 12시 18분까지 쏴 올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은 고도 24km로 약 230km를 날아갔다.바이든 정부 첫 ‘북핵 군축론’… “김정은 핵쓰면 정권 종말” 경고도 美 “北과 군축협상 가능” 美 일각 “비핵화 실패” 군축 거론… 군사훈련 중단 가능성도 제기美, 국방전략-핵태세보고서… 中-러 이어 北 3번째 위협 평가“中 대만에 핵공격 할수도” 지적도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도 ‘조건 없는 대화’ 제안을 고수해 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북-미 군축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 대북정책의 무게중심이 비핵화 협상에서 한반도 군사적 충돌 위험 감축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대화에 나선다면 핵무기 감축을 조건으로 미국도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 동시에 북한을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 번째 위협으로 간주한 바이든 행정부는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생존 가능한 시나리오는 없다”며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北과 군축, 위험 감소 모두 논의 가능”보니 젱킨스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이날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대담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군축과 군사적 충돌 위험 감축이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군축은 언제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 핵개발을 보상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북한과의 군축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최근 미 조야에 ‘북한 비핵화 실패론’이 조금씩 퍼지며 군축 협상 관련 언급이 늘고 있다. 리처드 하스 미 싱크탱크 외교협회(CFR) 회장은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 핵·미사일을 축소하는 군축 제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젱킨스 차관은 군축의 의미에 대해 “넓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군축의 목적과 의도는 투명성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도 포괄적인 군축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도 군축이 뭔지 (북한과) 다른 의견이 있었다”고 말해 군축 논의에는 핵무기가 포함돼야 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두 국가가 대화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군축뿐만 아니라 위험 감소 등 전통적 군축 협정으로 이어지는 군축의 모든 다른 요소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군축 협정에 포함되는 군사훈련 중단을 비롯한 적대 행위 중지 등도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유엔사령부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중-러 한반도 개입 우려에 美 “억지력 딜레마”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국가국방전략(NDS)과 핵태세보고서(NPR)를 통해 “핵무기를 사용하면 김정은 정권에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선제 핵 공격까지 위협하는 북한이 대화 대신 군사행동을 선택하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반격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NDS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북핵 위협을 언급하며 “북한은 중국 러시아 같은 수준의 경쟁자는 아니지만 미국과 동맹국에 억제 딜레마를 제기한다”며 “한반도 위기는 다른 핵보유국의 개입과 더 광범위한 분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내 군사적 충돌 상황 시 중국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 때문에 핵우산 등으로 반격하는 것을 주저하는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확장 억지 강화 및 한국 일본 호주와의 정보 공유를 강조하며 “정기적으로 고위급 회담을 여는 것은 물론이고 위기 대응 협의를 개선하기 위한 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핵우산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과의 고위급 협의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NDS는 중국을 가장 심각한 도전, 러시아를 즉각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미국과 동맹국은 점점 더 현대화되고 다양한 핵 역량을 보유한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무기 현대화와 동맹 규합을 통해 핵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상대하는 양면 분쟁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지도부가 핵 강압과 제한적 핵무기 선제 사용을 비롯해 목표 달성을 위한 더 넓은 범위의 전략을 세울 수 있다”며 대만 통일을 위한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27일(현지 시간)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군축 (협상이)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하면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핵무기를 감축하는 대신 한미 연합훈련 등을 축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군축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대담에서 이같이 말하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화기를 들고 ‘군축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고 한다면 ‘안 돼’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원하는 군축이) 무엇인지 대화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 군축 협상은 통상 핵보유국끼리 핵전쟁 위험을 낮추기 위해 동시에 핵무기를 줄이는 협정을 위한 협상이다.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핵 군축 협상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또 미·북이 핵 군축 협정에 나선다면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또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실제 젠킨스 차관은 이날 “전통적 군축 협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감소(risk reduction)에 대해서도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혀 핵무기 감축 보상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 태세를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발표한 국가국방전략(NDS)과 핵태세보고서(NPR),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어떤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전략폭격기 등 핵전력을 계속 전개할 것”이라며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고위급 회담을 열고 위기 대응 협의를 개선하기 위한 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주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이날 오전 11시 59분부터 오후 12시 18분까지 쏴 올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은 고도 24㎞로 약 230㎞를 날아갔다. 올 들어 북한이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통천에서는 2019년 8월 SRBM인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도 발사됐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도 ‘조건 없는 대화’ 제안을 고수해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북미 군축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 대북정책 무게중심이 비핵화 협상에서 한반도 군사적 충돌 위험 감축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 북한 비핵화 실패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북한이 대화에 나선다면 핵무기 감축을 조건으로 미국도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 동시에 북한을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 번째 위협으로 간주한 바이든 행정부는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생존 가능한 시나리오는 없다”며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北과 군축, 위험 감소 모두 논의 가능”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이날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대담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관리하기 군축과 군사적 충돌 위험 감축이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군축은 언제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북한 핵개발을 보상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북한과의 군축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아 왔다. 젠킨스 차관은 군축의 의미에 대해 “넓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군축 목적과 의도는 투명성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도 포괄적인 군축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도 군축이 뭔지 (북한과) 다른 의견이 있었다”고 말해 군축 논의에는 핵무기가 포함돼야 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두 국가가 대화 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군축뿐만 아니라 위험 감소 등 전통적 군축 협정으로 이어지는 군축의 모든 다른 요소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군축 협정에 포함되는 군사훈련 중단을 비롯한 적대 행위 중지 등도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물론 유엔사령부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군축 협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은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조건 없는 대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러 한반도 개입 우려에 美 “억지력 딜레마”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국가국방전략(NDS)과 핵태세보고서(NPR)를 통해 “핵무기를 사용하면 김정은 정권에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선제 핵공격까지 위협하는 북한이 대화 대신 군사 행동을 선택하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반격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NDS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북핵 위협을 언급하며 “북한은 중국 러시아 같은 수준 경쟁자는 아니지만 미국과 동맹국에 억제 딜레마를 제기한다”며 “한반도 위기는 다른 핵보유국 개입과 더 광범위한 분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군사적 충돌 상황에 중국 러시아 개입 가능성을 우려해 핵우산 등으로 반격하는 것을 주저하는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확장억지 강화 및 한국 일본 호주와의 정보 공유를 강조하며 “정기적으로 고위급 회담을 여는 것은 물론, 위기 대응 협의를 개선하기 위한 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핵우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과의 고위급 협의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NDS는 중국을 가장 심각한 도전, 러시아를 즉각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미국과 동맹국은 점점 더 현대화되고 다양한 핵 역량을 보유한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무기 현대화와 동맹 규합을 통해 핵 강대국 중·러를 동시에 상대하는 양면 분쟁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지도부가 핵 강압과 제한적 핵무기 선제 사용을 비롯해 목표 달성을 위한 더 넓은 범위 전략을 세울 수 있다”며 대만 통일을 위한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군이 ‘하늘 위 암살자’로 불리는 공격용 드론(무인항공기) 리퍼(MQ-9)를 일본에 배치하고 공식 작전에 들어갔다. 리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군은 세계 최고 군용 무인기로 꼽히는 리퍼를 우선 북한의 고강도 도발 움직임 및 중국군의 대만해협 동향 정찰에 활용할 방침이다. 미 해군의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SSN-761·6000t)도 최근 일본 요코스카항에 도착했다. 미국이 북한에 핵실험을 할 경우 고강도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늘 위 암살자’ 北·中에 경고 메시지미 공군은 319원정정찰대대가 23일(현지 시간)부터 일본 가노야(鹿屋) 해상자위대 항공기지에서 작전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319원정정찰대대는 리퍼 운용 부대다.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가노야 항공기지는 대만이 있는 동중국해는 물론이고 한반도와 가깝다. 가노야 기지에서 평양은 약 950km 떨어져 있다. 리퍼의 항속거리(5900km)와 무장능력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지역 대부분이 작전 범위에 들어간다. 길이 11m, 날개 폭 20m인 리퍼는 고도 약 7600m 상공에서 이동해 상대편이 식별하기 어렵다. 레이저 유도 헬파이어 미사일 14발, 레이저 유도 폭탄 2발,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완전무장 상태에서도 14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최첨단 관측·표적 확보 장치(MSTS) 등으로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어 위험인물 제거 작전에 쓰여 왔다.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에도 활용됐다. 한국군 관계자는 “리퍼는 적국 수뇌부나 테러조직 지휘부의 제거(암살) 작전에 주로 투입된 점에서 북한도 관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는 일본에 1년간 배치될 예정이지만 한반도와 대만해협,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서 중국군 정보 수집을 위해 영구 배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美 “北 7차 핵실험 대응 수단 많아” 미 7함대도 25일 핵추진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가 18일 요코스카항에 기항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미 해군이 이례적으로 주요 확장억제 전력인 핵공격잠수함의 한반도 인근 전개를 공개한 것은 북한에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사거리가 3100km인 토마호크 미사일 수십 발을 탑재한 스프링필드는 동북아 해상 어디에서 쏴도 북한 전역 핵심 표적을 몇 m 오차로 타격할 수 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에게 동원할 수 있는 많은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크라이나가 ‘더티봄(dirty bomb·재래식 폭탄에 방사성물질을 결합한 무기)’으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한 뒤 러시아에 공격 책임을 전가할 것이라고 러시아가 26일(현지 시간) 주장하고 나섰다. 연일 우크라이나의 ‘더티봄’ 공격 주장을 펼치다가 이날 3대 핵전력을 동원해 핵전쟁 훈련까지 펼친 러시아가 구체적인 공격 방식까지 거론한 것이다. 더티봄의 원전 공격 주장은 핵 공격에 비견되는 참사를 의미한다.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가 더티봄 공격을 감행한 뒤 우크라이나 공격이라 주장하고 이를 전술핵 사용 빌미로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러 “가짜 러시아 로켓으로 더티봄 사용”26일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러시아 언론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더티봄으로 가짜 러시아 로켓을 만들어 체르노빌 원전을 공격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우크라이나 국영 로켓 업체) 유지마시 전문가들이 이미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본떠 가짜 미사일을 만들었다”며 “탄두를 방사성 물질로 채운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군이 체르노빌 원전 출입금지 구역에 쏠 것”이라고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에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원전 공격 책임을 러시아에 전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리아노보스티에 “우크라이나 당국은 서방과 우크라이나 언론에 미사일 잔해들을 공개하면서 러시아의 핵 공격 혐의를 납득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가 파괴적 테러 행위를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예방 차원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독려하기 위해 세계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주장했다.○ 美 “러시아가 하려는 일로 다른 국가 비난”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더티봄 사용 계획 주장을 ‘가짜 깃발’ 작전이라며 비판해 온 미국은 ‘더티봄 원전 공격 계획’ 주장에 대해 ‘무책임한 날조’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 대담에서 러시아의 주장을 “또 다른 날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는 자신들이 의도하는 행위를 다른 이에게 돌리고 있다”며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러시아가 하려는 일로 다른 국가를 비난하는 것은 전형적인 러시아 전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나 더티봄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사용한다면 상당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고 러시아는 적절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는 26일(현지 시간) “조만간 한국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진행할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폴란드의 민간 주도 원전 사업자로 한수원을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신 부총리는 이날 “정부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와 병행해 진행되는 또 다른 원전 건설 프로젝트도 가까운 장래에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신 부총리가 언급한 새로운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민간 에너지기업 제파크가 주도하는 사업이다. 폴란드 정부가 추진 중인 원전 6기 규모의 루비아토프-코팔리노 사업과는 다른 별도의 원전 건설 사업이다.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의 독자 원자로 수출에 대해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폴란드 정부가 한국과의 원전 협력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셈이다. 폴란드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신 부총리는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한수원과 폴란드전력공사(PGE), 제파크의 협력의향서(LOI) 체결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신 부총리는 정부 주도 원전 사업에 대해선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사업자가) 될 것이라는 조짐이 많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군이 ‘하늘 위 암살자’로 불리는 공격용 드론(무인항공기) 리퍼(MQ-9)를 일본에 배치하고 공식 작전에 들어갔다. 리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군은 세계 최고 군용 무인기로 꼽히는 리퍼를 우선 북한 고강도 도발 움직임 및 중국군의 대만해협 동향 정찰에 활용할 방침이다. 미 해군의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SSN-761·6000t)호도 최근 일본 요코스카항에 도착했다. 미국이 북한에 핵실험을 할 경우 고강도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늘 위 암살자’ 北·中에 경고 메시지 미 공군은 319원정정찰대대가 23일(현지 시간)부터 일본 가노야(鹿屋) 해상자위대 항공기지에서 작전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319원정정찰대대는 리퍼 운용 부대다.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가노야 항공기지는 대만이 있는 동중국해는 물론 한반도와 가깝다. 가노야 기지에서 평양은 약 950여km 떨어져있다. 리퍼의 항속거리(5900km)와 무장능력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지역 대부분이 작전 범위에 들어간다. 길이 11m, 날개폭 20m인 리퍼는 고도 약 7600m 상공에서 이동해 상대편이 식별하기 어렵다. 레이저 유도 헬파이어 미사일 14발, 레이저 유도 폭탄 2발,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완전 무장상태에서도 14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최첨단 관측·표적 확보 장치(MSTS) 등으로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어 위험인물 제거 작전에 쓰여 왔다. 2020년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에도 활용됐다. 미 공군은 리퍼를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과 중국군의 대만해협 침공 준비 움직임 정찰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관계자는 “리퍼는 적국 수뇌부나 테러조직 지휘부의 제거(암살) 작전에 주로 투입된 점에서 북한도 관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는 일본에 1년간 배치될 예정이지만 한반도와 대만해협,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서 중국군 정보 수집을 위해 영구 배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군은 2020년 중국을 겨냥해 처음으로 리퍼를 투입한 훈련을 진행했다.● 美 “北 7차 핵실험 대응 수단 많아” 미 7함대도 25일 핵추진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가 18일 요코스카항에 기항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미 해군이 이례적으로 주요 확장억제 전력인 핵공격잠수함의 한반도 인근 전개를 공개한 것은 북한에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사거리 3100km 토마호크 미사일 수십 발을 탑재한 스프링필드는 동북아 해상 어디에서 쏴도 북한 전역 핵심 표적을 몇 m 오차로 타격할 수 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에게 동원할 수 있는 많은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는 대만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심화하는 데 초(超)집중(laser focused)하고 있습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700m가량 떨어진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국제무역센터’에서 열린 ‘대만 엑스포 2022’ 개막식 연설에서 머리사 라고 미 상무부 부장관은 이같이 강조했다. 라고 부장관은 “대만은 무역 파트너이자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투자 국가”라며 “미국과 대만은 파트너십을 통해 강해지고 있으며 서로의 경제 안보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대만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기업 엑스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72년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르는 미국과 외교관계가 단절돼 밀려났던 대만이 최근 미중 갈등 속에 정치 외교는 물론이고 경제에서도 미국과 밀착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까지 떨어졌던 대미 수출은 15%까지 상승하며 중국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최첨단 반도체 생산국으로 ‘실리콘 방패’를 앞세운 대만과 미국의 경제 관계는 미중 갈등이 고조될수록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이른바 ‘칩(chip)4’라고 알려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에 대만을 참여시킨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미-대만 21세기 무역 이니셔티브 협정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중국 반도체 규제, 대만에 기회” 대만 엑스포 2022에는 반도체와 미래형 자동차, 사이버 보안, 건강관리(헬스케어)같이 대만이 앞세우고 있는 산업 분야 84개 기업이 참가했다. 제임스 황 대만 대외무역개발위원회(TAITRA) 회장은 “대만은 미국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이번 엑스포에는 대만의 최고 기술과 비즈니스 솔루션을 가져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엑스포에 참가한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 윈(win)반도체 데이비드 댄질리오 선임 부회장은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협력에 대해 “대만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댄질리오 선임 부회장은 “이미 포천지 선정 500위 안에 드는 여러 미국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있다”며 “더 많은 미국 기업이 대만 기업과 손을 잡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대만은 지난해 기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비중이 전체 반도체 수출의 62%에 이르지만 댄질리오 선임 부회장은 “중국 시장이 큰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미국과의 반도체 협력에도 중국이 대만의 반도체 수출을 방해하려는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미국의 반도체 규제로 중국의 기술 추격을 따돌리고 2, 3세대 앞선 기술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의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스마트 자동차와 의료 분야 기업들도 대거 엑스포에 참여했다. 이 분야들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2기 출범 후 대만 정부가 6대 핵심 전략사업으로 선정해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엑스포를 계기로 열린 스마트모빌리티포럼에서 티머시 드레이크 ITS 부회장은 “대만의 가장 중요한 산업은 정보통신기술”이라며 “우리는 미국 스마트 모빌리티 공급망에서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가 됐다”고 강조했다.“대만 기업, 중국 탈출 이미 시작” 미국과 대만의 경제 밀착은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8년 이후 본격화됐다. 2018년 760억 달러 수준이던 미국과 대만 무역 거래액은 2020년 900억 달러로 늘어난 뒤 지난해에는 1141억 달러로 급증했다. 3년 사이에 무역 거래가 50% 증가한 것. 이 같은 증가 추세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업의 대만에 대한 수출 주문 총액은 2001억 달러에 이른다. 반면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 비중은 2018년 21.6%에서 올 상반기 17.3%로 크게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도입된 중국 제품에 대한 무역301조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화웨이 수출 통제, 바이든 행정부가 단행한 반도체 및 핵심 기술 수출 규제와 미 의회의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 등으로 중국과의 무역 거래가 줄어든 혜택을 대만이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미중 무역갈등은 중국이 떠오르며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가던 대만 경제에 결정적인 반등의 기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 들어 세계 각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동안 대만은 중국의 반대로 주요국과 FTA를 맺지 못했다. 그러자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1%에서 2015년 1.4%까지 떨어졌다. 반작용으로 대만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4.4%에서 2015년 41.8%까지 치솟으며 중국에 대한 급격한 경제 종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미국이 대만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대만 기업의 중국 이탈이 본격화되는 등 대만의 높은 중국 경제 의존도에도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5일 대만 기업 경영자 52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대만 기업 25.7%가 이미 생산시설 일부를 중국 밖으로 옮겼으며 33.2%는 이전(移轉)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대만 기업 경영자 76%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美-대만 무역협정 타결 가시화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올 8월 협상에 착수한 미국과 대만의 무역협정 체결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샤오천중 대만 협상 대표는 이달 18일 홍콩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무역협정 11개 요소 중 일부 논의는 매우 성숙된 상황”이라며 “내년 말 발효를 목표로 올해 안에 조기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대만 무역협정에는 농업 분야에 대한 미국 시장 진입 확대와 함께 디지털 경제, 환경과 노동 등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핵심 내용들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대만이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경제협력체에 포함되는 셈이다. 후쥔리 대만 국립 양밍자오퉁대 교수는 SCMP에 “협정 조기 타결은 대만이 더욱 미국에 가까워질 것을 보여준다”며 “대만은 경제 외교 국방 등에서 미국과 다차원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8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도 미국과 대만의 밀착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원 중간선거에서 현재 우세를 보이고 있는 공화당은 대만을 비(非)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하고 대만경제문화대표부를 대만대표부로 격상시키는 ‘대만정책법’에 찬성하는 등 대만과의 관계 강화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현대차그룹은 신공장을 통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권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5일(현지 시간)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서배너시 브라이언 카운티의 전기차 전용 신공장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조지아 신공장은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며 “전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조지아주의 전례 없는 경제 성과다. 현대차그룹의 투자가 현대차그룹과 조지아주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공장 부지에서 기공식이 진행된 뒤 서배너시에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도 함께 열렸다. 현대차그룹은 5월 6조3000억 원을 들여 미국에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시설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착공은 내년 상반기(1∼6월) 중 시작될 예정이며, 2025년 상반기 생산이 목표다. 현대차 울산공장(500만 m²)의 두 배 이상인 1183만 m²의 부지(축구장 1657개 넓이)에 연간 전기차 30만 대 양산 규모로 계획됐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3개 브랜드 전기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 조지아주는 신공장 건설에 맞춰 일자리 창출에 따른 소득 공제, 재산세 감면 등 여러 인센티브를 단계별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방 정부는 발전소 용지 및 도로 건설 비용 중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핵심 거점으로 삼아 2030년 미국에서 전기차 84만 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323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현실화한다는 방침이다. 목표 시장 점유율은 12%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1∼9월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4만7095대다. HMGMA는 향후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량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미국 정부가 8월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도입해서다. 한국 정부는 현대차 조지아 신공장이 가동되는 시점까지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반응은 미지근한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냈지만 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 공장은 내가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발표된 것”이라며 “기공식이 당초 계획보다 몇 달 앞당겨져 흥분된다”고 밝혔다. 또 IRA와 연관지어 “이것(미국 내 투자)이 2년 동안 우리가 통과시킨 역사적 법률의 핵심”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공화당이 의회에서 이를 폐지하는 일을 물리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기공식에 참석한 조태용 주미 대사는 “(IRA의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는) 한미 협력이나 조지아주를 위해서도 좋지 않으며 소비자 선택을 제한해 기후변화 대응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